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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7/01 천재들, 취향 존중합니다 by 사무엘 (2)

천재들, 취향 존중합니다

1.
우리에게 아이작 뉴턴은 "사과가 왜 땅에 떨어질까?"에서 시작해서 고전역학을 엄밀하게 정립한 위대한 물리학자, '프린키피아'의 저자, 미적분학의 초창기 선구자 정도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거기서 좀 더 나가면.. 너무 연구에 몰두한 나머지, 계란 대신 회중시계를 끓는 물에다 집어넣어 삶아 버렸을 정도로 초인적인 집중력의 소유자 정도?

이 사람은 수학· 과학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천재였고 덕질을 한 게 많았다.
그는 과학자이기에 앞서 조폐국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었다. 화폐위조범들을 과학적 증거로 잡아내서 기소하고 중형을 때리는 걸 즐겼다. "드디어 정의가 실현되었구나!! ㄲㄲㄲ"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의 우사미 짱 같은 기질이 있었다;;

그는 경제· 금융, 재테크 쪽도 잘알이어서 굉장한 부자였다. 몰빵 투자를 하나 잘못하는 바람에 요즘 대한민국 시세로 수십 억에 달하는 재산을 한순간에 날린 적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 정도로 하루아침에 쫄딱 망한 알거지로 전락하지도 않았다.
"내가 우주 천체의 운동은 다 계산하고 예측해 냈지만 이놈의 사람 심리와 돈의 흐름은 도무지 모르겠다" 라는 명언이 이때 나왔었다. 뭐, 서양은 조선 시대부터 이미 기업이란 게 있고 주식· 선물 거래도 있었다는 게 놀랍기도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뉴턴은 과학, 철학을 넘어 신학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성공회 신자를 표방하면서 확실하게 유신론자이긴 했지만, 자기 식으로 요모조모 따져 가며 독특하게 믿었다.
그는 '아리우스 파' 성향이었는지, 삼위일체를 믿지 않았다. 예수는 신이 아니라 신과의 매개자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렇게도 신학에 조예가 깊었다면서 그럼 요일 5:20 같은 구절은 못 봤나~ 하는 생각이 든다만.. =_=

그리고 그는 더 나아가.. 성경을 열심히 연구하면서 딤전 3:16에 '하나님'이라든가, 요일 5:7 같은 구절은 "원래 성경에 없던 말이 후대에 무단으로 추가된 거다~~ 추적을 해 보니까 무슨 1500년대(자기 기준으로는 겨우 100년 남짓 전) 필사본에서 추가됐다..;;"

즉, 웨스트코트와 호르트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일종의 변개된 성서 본문 옹호를 했다!! 와~ 바로 자기 고국에서 불과 반세기쯤 전에 킹 제임스 성경까지 출간돼 나왔는데 말이다.. =_=;; 킹 유일주의자가 보면 뒷목 잡았을 일이겠다.

2.
20세기 초, 체코의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골수 미친 철덕이었다고 한다.
집채만 한 쇳덩어리가 칙칙칙쉭쉭쉭 소리 내면서 굴러가는 걸 보고는 한눈에 반해 버렸다.
열차 타거나 누구 마중 나갈 일이 없는데도 철도역을 기웃거리면서 열차 지나가는 걸 구경하면서 입 헤 벌린 건 말할 것도 없고..

"내가 다시 인생을 산다면 단순히 기관사 정도가 아니라 증기 기관차를 개발하는 엔지니어 공돌이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내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교향곡을 다 포기해도 좋다" 이런 말까지 공공연하게 했다.
이 사람은 증기 기관차가 아니라 전기 기관차/전동차의 VVVF 구동음을 들었다면.. 그 음향을 응용해서 교향곡 하나 무조건 만들었지 싶다.

3.
한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영국의 그 간호사· 보건행정가)은 골수 캣맘이었다고 한다.
“고양이는 인간보다 연민, 감성이 더 풍부하다! 하트뿅뿅~~” 이랬고, 평생 거의 60마리에 달하는 길고양이들을 돌봤던 것으로 여겨진다.
심지어는 자기 애착 고양이 중 하나에다가는 당대 독일 제국 수상의 이름을 따서 ‘비스마르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나이팅게일은 병원에서 발로 뛰며 부상병들 병수발 한 건 크림 전쟁 시절에 아주 잠깐뿐이었다. 그 뒤로는 "이런 조치를 취했더니 부상병 사망률이 몇 프로 줄었더라" 병원 위생을 개선시키고 정치질 싸움질까지 불사하면서 보건 관련 예산을 타내는 등.. 보건 행정 쪽으로 훨씬 더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허나, 저 사람은 닝겐 환자가 아니라 꼬냉이는 진짜 사랑과 헌신으로 돌봤던 건지도 모르겠다.;;

4.
우리나라에 고스톱이라는 건 정황상 우 장춘 박사가 최초로 퍼뜨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_=
일본 화투 게임 룰을 일부 변형하여 그 이름도 유명한 '고스톱'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고 대한민국 땅에 이걸 퍼뜨린 장본인은....;; 저 사람이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우 장춘은 을미사변에 가담했던 우 범선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일본인이었다.
우 범선은 국모의 원쑤를 갚는다는 명목으로 고 영근에게 곧 암살 당했고, 아들인 우 장춘은 일본인 어머니 편모 가정에서 컸다. 졸지에 과부가 된 그 일본 여인이 나름 조선 혈통의 아들을 대학까지 보내고 위대한 과학자로 키운 것이다.

우 장춘은 어린 시절엔 한국어를 몰랐다. 일본 애들 사이에서 왕따 안 당하고 고등교육까지 받으려면 당연히 완벽하게 일본인 행세를 해야 했다.
그러다가 그는 어른이 된 뒤에야 무슨 모세처럼 한국인 정체성이 생겼다. -_-;; 공 병우 박사가 이 극로 선생을 만나서 뭔가 각성을 했다면, 우 장춘은 김 철수라는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에게서 감화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종전 후엔 일본에 남지 않고 한국에 들어왔으며, 일체의 정치질이라고는 안 하고 죽을 때까지 우직하게 종자 연구만 했다. 국민들이 굶주리는 와중에 잘 자라고 과육 많이 맺는 고효율 종자를 들여오고 개발하고, 자기 생활비 사비로 쓰라고 받은 돈까지 몽땅 다 종자 구입하는 데 썼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이 사람은 연구 말고는 인생에 일체의 재미나 낙이라고는 없는 샌님이 아니었다. 게임 쪽에 은근히 승부욕 있고 화투의 승리 확률을 수학적으로 분석도 했다는 사람이라네.. ㄷㄷㄷㄷㄷㄷ
이거 무슨 세종대왕이 고기를 너무 좋아하고 고기만 잔뜩 먹어대서 비만에 성인병 달고 살았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구한말의 풍운아로 태어나서 농학박사가 되고 다윈 진화론을 보강시키고, 농업 종자를 연구하면서 고스톱까지 만들어 퍼뜨린 우 장춘 박사는 공 병우 박사 못지않게 진짜 대단한 분 같다. ㅠㅠㅠㅠㅠㅠㅠ

* stop의 발음이 우리말에서는 '스돕' (고스돕 =_=)처럼 되고, 영어로는 '스땁'처럼 되는 것 같다. ㅌ을 그대로 발음하기는 불편한지 ㄷ나 ㄸ로 다들 바뀐다.

말이 나왔으니 천재들 얘기를 좀 더 늘어놓고 글을 맺겠다.
만 24세 나이(또는 ±1 부근) 때...

  •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피에타' 조각상을 만들었다.
  • 필립 캐츠는 zip 압축 알고리즘과 파일 포맷을 만들고, pkware라는 회사를 차렸다.
  • 빌 게이츠는 하버드를 잠깐 다니던 시절에 팬케이크 정렬 알고리즘에 대해서 이산수학 학술지 논문을 투고했다.
  • 손 기정 선수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존 카맥은 Doom 게임을 만들었다. 어셈블리어 안 쓰고 C 코드만으로 486 PC에서 텍스처 매핑이 적용된 준 3D FPS 게임을 만들었다.
  • 앨런 튜링은 저 나이 때 "계산 가능한 수에 대하여"라고 튜링 기계 개념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
    과학/철학에서는 "재현 가능, 반증 가능"을 논하고 천문학에서는 "관측 가능"을 논하는데, 전산학에서는 "계산 가능" 그 자체, 또는 "다항식 시간 안에 계산 가능"을 중요하게 따진다.

그리고 이건 머리 천재하고는 약간 다른 영역이지만..

  • 윤 봉길 의사는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천장절 행사 때 폭탄을 던졌다.
  • 김 대건 신부는 24를 약간 초과했지만 비슷한 나이 때 순교했다;;;;

난 벌써 나이가 40을 넘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ㅠㅠㅠㅠㅠ 이 나이 먹도록 뭐 했나.
나는 만 24살 때 뭐 하고 있었지??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인제 버전 4.x이던 초 허접 상태였다. 그 나이대일 때 성경 노선도를 만들었고 Looking for you 악보 채보를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5/07/01 08:35 2025/07/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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