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썰렁 개그

1.
"Coffee or tea?"라는 질문에 고객이 대답한다. "OR!"
이건 최 불암 시리즈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일화이다.
OR도 커피나 차처럼 아이템 중의 하나라면, 단어를 발음하는 억양부터가 다를 텐데 최 불암이 그걸 인지하지 못한 건 아쉽다. ㅋㅋㅋㅋ

2.
"How would you like your steak, sir?" (고객님, 스테이크는 어떻게 해 드릴까요?)
요즘이야 한국에도 서양식 스테이크를 파는 패밀리 레스토랑 문화가 발달한지라, 이 질문이 Rare, medium, well-done 같은 익힘 등급을 묻는 것인 줄 다들 안다.
하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고, 문맥을 모르던 한국인이 아주 당당하게 "Large, please." (큰놈으로! / 많이 주셈)라고 응답하여 웨이터를 폭소하게 만들기도 했다.
본인도 익힘 등급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영어 회화 학원에서 처음으로 배웠다.

3.
"도대체 Any라는 키가 어디 있지?" (Press any key -_-)는 영어권에서 정말 그럴싸한 개그인가 보다. 심지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의 테란 캠페인 대사에도 등장한다.
한국어는 그럴 수가 없는 게, '를'이던 목적격 조사가 '나'로 바뀌는 덕분에 any가 Any라는 키가 아니라 진짜 말 그대로 '아무 키'라는 뜻을 더욱 분명히 해 준다.

요즘은 응용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가 바뀌어서 any key를 누를 일이 별로 없어진 것도 사실. GUI 환경에서 대화상자나 각종 에러 메시지 박스는 엔터나 ESC, space 같은 소수의 특정 키를 눌러야 없어지기 때문이다. Press any key는 다분이 도스 내지 command prompt 시절의 잔재이다.

4.
이건 영어 자체와 관련된 개그는 아니지만... 유명한 얘기이므로 소개한다.
1999년에 서강 대학교에서 있었던 실화라고 한다. 본인 역시 고등학교 시절에 PC 통신으로 처음으로 접했으니,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도.

어느 영어 회화 수업에서 교수가 깜짝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상황 설정에 따른 영어 회화 실력으로 점수를 주고 그걸로 중간고사를 대체한다고 급선언.
"다음... 김 군하고 최 군이 나와서, 미국에서 있을 법한 상황에 대해 나름대로의 실력을 발휘해 보게. 김 군은 미국에 관광차 찾아간 한국인, 그리고 최 군은 미국에 사는 현지인. 자, 시작해 볼까? 제한 시간은 3분."

최 군과 김 군의 등은 이미 무너진 제방이었고, 머릿속에선 현기증마저 느낄 때, 김 군이 재치를 발휘했다.

김 군(한국인 관광객): Excuse me, can you speak Korean?
최 군(미국 현지인): Yes, I can.
김 군: 아 한국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자유의 여신상 가려면 어떡해요?
최 군: 네, 저기서 녹색 버스 타구 4정거장 가서 내리세요...
김 군: 감사합니다.
최 군: 별 말씀을 ... 타국에서 모국인에게 그정도는 해야죠..안녕히 가세요.

교수: -.-;;; 미국에서 있을 수 있는 상황으로 인정한다.

강의실은 뒤집어졌고...
교수님은 앞으로 저 방식을 패러디하는 학생은 F에 처한다는 저작권 보호성 경고까지 덧붙였다.

그후, 최 군과 김 군은 A와 A+를 받았다는데...
성적이 다른 이유는 현지인의 한국어 실력이 이민자치고는 너무 능숙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함. ㄲㄲ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10/11/01 13:29 2010/11/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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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면서 든 생각

국어학이란 게 어떤 학문인지, 말뭉치(코퍼스) 연구라는 게 어떤 건지 슬슬 적응이 돼 간다. 또 여기가 사전 연구 전문이다 보니, 평소에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국어사전이라는 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심지어 예문은 어떻게 뽑고 예문에 들어가는 철수, 영희 같은 명칭은 어떤 원칙으로 뽑는지 같은 것도 세부 사항을 그쪽 일을 하는 친구들에게서 들으니 재미있다.
코퍼스는 한글 사용 빈도 파악과 글자판 연구에도 사용 가능할 듯?

1.
본인이 생각하는 사전 표제어 기록 (이의 제기 환영)

백과사전에서 풀이가 가장 긴 단어: 대한민국 (우리나라의 역사, 지리, 분야별 현황 등이 죄다 좌르륵~)
혹은 United States (위와 비슷한 이유로), human (인간의 모든 것 ㅋㅋㅋ)

한영사전이나 국어사전에서 풀이가 가장 긴 단어: 보다 (see, seem 등~~)
영한사전에서 풀이가 가장 긴 단어: have

2.
영어에 '모르다'를 뜻하는 한 단어짜리 동사가 없다는 건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다.
'-에 무지한' 정도에 해당하는 형용사는 있지만, "어서 불어 / 난 모른다!"를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는 한 단어는 없다. 기껏해야 do not know.
아마 영어는, 뭔가를 모른다는 건 마치 뭔가가 '없는 것'처럼 상태일 뿐이지 '알다'처럼 정식으로 동사가 될 자격은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다못해 forget도 아니고.. 한자에서도 '모를 X' 같은 글자는 본 기억이 없다.

사실, 영어에는 '없다'라는 깔끔한 단어도 없다. 그냥 없는 주체 앞에다가 no를 붙여서 There is no X 또는 No X exists 정도로 표현되는 게 고작. 그런데 반대로 한국어는 nothing이나 void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추상적인 명사 단어가 없다. 無는 접사에 더 가깝다.

3.
한국어에서 '뛰다'가 어째서 run도 의미하고 jump도 의미하는지는 오랫동안 본인의 의문점이었다.
마치 '푸르다'가 어째서 blue도 의미하고 green도 의미하는지 의아했던 것처럼 말이다.

단군의 후손들은 파랑과 초록도 구분 못 하는 색맹이었단 말인가? 어떻게 들판도 푸르고 하늘과 바다도 동시에 푸를 수가 있을까?
'푸르다'는 관용적으로 blue와 green을 싸잡아 일컬을 수 있게 놔 둔다 치더라도, '파랗다'는 blue로 완전히 굳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움직여도 되는 신호등 색깔은 파란불이 아니라 초록불이나 차라리 푸른불로 표현을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

어쨌든 '뛰다'도 그렇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단어이다. 물론, 달릴 때는 걸을 때와는 달리 두 다리가 동시에 공중에 떠 있는 타이밍이 있다. 그 점에서는 run이 jump와도 공통점을 지닌다.
이것도 '뛰다'는 무조건 jump로, run은 '달리다'로만 강제로 구별을 시켜 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해 봤는데, 쉽지 않은 문제이다.
마치 '손뼉을 치다'와 '박수를 치다'는 뉘앙스가 서로 완전히 다른 단어인 것처럼, '달리다'가 어울리는 상황과 '뛰다'가 어울리는 상황이 좀 구분이 되는 것 같아서이다.

4.
결정적으로는,
"한 대 맞고 두 대 친다"
"햇볕도 안 들고 양지바른 곳"
"서양 갑옷이 묘하게 존재감 있는 이런 요가 교실은 싫어"

같은 명문장들에 대해서도 이건 부사어, 이건 관형어, 이건 서술절 등 문법 구조와 parse tree가 그려진다. 저런 대사가 예문으로 잔뜩 수록되어 있는 문법 책이 있다면, 저런 대사 패러디가 수록되어 있는 성경 만화만큼이나 행복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

5.
우리말에서 '저지르다'는 뭔가 나쁜 일을 벌이고 사고를 친다는 뜻의 타동사이다. 저지른 대상을 목적으로 받는다.
영어로는 주로 commit에 대응한다. 다만, commit 자체는 '저지르다'보다 뜻이 훨씬 더 넓은 말이기 때문에 위임하는 것도 commit이고, 소스 코드를 저장소에다 반영하는 동작도 commit이라고 한다.

실수부터 시작해 살인, 간음, 반역, 폭력, -질, -짓, -죄, -악, 비리, 불효, 과오, 만행 등 거의 모든 나쁜 짓이 '저지르다'의 목적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자살'을 저질렀다고는 안 한다. 그냥 '자살'을 한다고만 하지. 정작 영어로는 정확하게 commit suicide라고 하는데도 한국어에는 그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표현이 없으니, 이는 특이한 면모가 아닐 수 없다. (뭐, 영어로도 suicide 자체만으로 '자살하다'라는 자동사가 될 수도 있긴 함)

내가 짐작하건대 한국어의 '저지르다'에는 "나쁜 짓을 하고도 당사자가 그 행위의 영향을 받지 않고 멀쩡하게 남아 있는 경우"라는 뉘앙스가 내포된 것 같다. 자살은 분명 나쁜 짓이지만, 당사자가 죽어 버린다는 점에서 다른 악행과는 차이가 있다.

6.
이 외에도, 한국어로는 컴퓨터 내지 인터넷에다가 바로 '하다'를 붙이지만, 영어는 do가 아닌 use가 쓰인다.
그러고 보니 한국어에는 운동 경기에다가도 '하다'를 붙이기 때문에 영어 직역투로 '축구를 논다' 이렇게 말하면 전형적인 번역투 비문이 된다. 실제로 한국어 배우는 영어권 사람이 초창기에 자주 저지르는 실수라고 함.
영어로는 산은 높다(high)고 표현하지만 건물은 마치 사람의 키처럼 tall이라고 표현한다.
open/close(열다, 닾다, 펴다, 덮다, 다물다, 감다...)라든가 wear(입다, 쓰다, 끼다, 신다...)의 표현 차이는 그야말로 판타지 수준.

같은 의미를 전달하더라도 단어와 단어가 결합하는 선호도는 언어에 따라 편차가 꽤 큼을 알 수 있다.
학부 시절엔 이런 생각은 혼자 머릿속에서나 해야 했는데, 여기 와서는 언어 현상에 대한 생각을 과 친구들이나 교수님과 마음껏 주고받을 수 있어서 참 좋다.
학부를 전산학 전공한 것도 후회 없고, 대학원으로 지금 과에 간 것도 잘 갔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28 08:52 2010/10/2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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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문맥 의존성

1.
- 나는 네가 좋다.
- 라면은 삼양이 맛있다.

2.
- 나는 학생이다.
- 나는 자장면이다. (너는?)
- 물은 셀프이다. -_-;;

3.
- 영수는 철수도 못 이긴다.
- 철수는 영희도 못 이긴다. (누가 누구보다 힘이 세다는 건지?)

이런 예를 통해 알 수 있듯, 한국어는 정말로 문맥 의존적인 언어이다.
보조사 '는/은'은 주격 조사처럼도 쓰이고 목적격 조사처럼도 쓰인다. 그래서 3번 같은 모호성도 발생하게 된다.
보어도 주어와 동일한 '이/가' 주격 조사를 받는다는 것과, '와/과'가 and뿐만이 아니라 with로도 해석된다는 것도 난해한 점.

국어 문법 수업을 들으면, 국어 문법에 대해서 용법을 칼같이 정확하게 알게 되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증명을.. 듣는 게 아니라,
이런 건 학계에서도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고 답이 없고 100% 떨어지지 않는다는 식의 말만 주로 듣게 된다. ㅜ.ㅜ

결국 한국어는 형태론이나 통사론을 넘어서 화용론까지 가서 각 단어의 의미와 문맥을 파악하지 않으면
제대로 구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기계적인 형태소 분석으로는 대략 GG.

프로그래밍 언어에서는 C/C++이 문맥 자유 문법이 아니라 문맥 의존 문법이어서 구문을 분석하기 다소 난해한 언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AA bb(cc); 가 각 토큰의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함수 선언도 되고 객체 선언도 되며, (A)+B에서 A가 typecasting도 되고 피연산자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영어로 치면 and, with, to 같은 전치사의 의미가 뒤에 받는 단어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의미가 뒤죽박죽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헐..
한글은 배우기 쉽고 기계화에 용이한 문자이다. 그러나 한국어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꽤 배우기 어렵고 의미를 분석하기 난해한 언어일 것 같다.

영어는 전에도 언급했듯이, 음운 체계와 어순이 완전 이질적인 것과 언문 일치가 막장이어서 처음에 철자법이 좀 까다로운 것만 빼면, 언어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언어가 아니다. 굴절도 다른 유럽 언어들만치 대책 없는 수준이 아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영어는 어떤 경우에도 모호성이 없고 만능이냐 하면 그런 것도 물론 아니지만..!
(영어의 전치사 용법도 요즘은 많이 문란해져 있긴 하다)

한국어의 문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영어 문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말:

1.
- 나는 철수를 만났다 / 나는 철수와 만났다
하나는 그냥 우연히 마주쳤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볼일이 있어서 약속을 잡고 만났다는 뉘앙스를 더 풍기게 되지만, 용법이 100%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다.

- 나는 연세대를 갔다 / 나는 연세대에 갔다
하나는 그냥 그 장소로 이동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이 학교에 입학했다는 뉘앙스를 더 풍기는 것 같다.

2.
"물은 셀프"를 콩글리시가 아닌 실제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아시는 분? ㄲㄲㄲㄲ
하긴, 미국은 사람이 서비스를 하는 업종을 이용할 땐 팁을 주는 게 당연시되고 있고 그게 아니면 주유조차도 운전자 자율 주유가 보편화해 있는 나라이다 보니, 저런 표현 자체가 문화 특성상 별로 필요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
마치 우리나라의 아파트나 고속도로와 100% 정확하게 대응하는 영어 표현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울러 저런 문화적 차이 때문에, 미국은 긴 시간 동안 꼼꼼한 사람의 일대일 서비스가 필요한 이발/미용업의 이용료가 굉장히 비싸다고 들었다. 듣기로 성인 남자 기본컷이 20$가 넘는다고..;;

Posted by 사무엘

2010/10/05 10:59 2010/10/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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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어와 영어가 서로 정반대인 관념 중에 대표적인 예로는 부정문에 대한 응답 방법이 있다.

"너 숙제 안 했지?"에 대한 대답이 한국어는 "아냐, 했단 말이야."인 반면, 영어로는 "Yes, I did"로 긍정 의문에 대한 대답과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국어의 관점에서는 거 참 희한한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영어에도 무조건 상대방의 말 자체에 대한 긍정과 부정을 뜻하는 감탄사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Then Sarah denied, saying, I laughed not; for she was afraid. And he said, Nay; but thou didst laugh. (창 18:15) 안 웃었는데요. / 아냐, 너 아까 방금 분명히 웃었어.

킹 제임스 성경은 yes/no보다 yea/nay(예이/네이)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마 5:37의 "오직 너희 의사 표시는,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하라."에서도 yea/nay이다.

2.
이에 덧붙여 또 중요한 차이로 '가다'와 '오다'가 있다.

"너 빨리 이리 와 봐."에 대한 대답으로 한국어는 "지금 가는 중이야"인 반면, 영어로는 "I'm coming"이다.
영어는 남이 내게 come이라고 지시를 내렸으니, 나는 거기에 순응하여 그에게 come한다고 기계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한국어의 '오다'는 오로지 나에게, 화자에게 상대방이 움직여 가까이 간다는 뜻이다. '오다'의 주체가 '나'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come이 성경 번역에서도 굉장히 어려운 요인 중 하나가 된다. 문자 그대로 죄다 '오다'라고 번역하면 우리말 어법에 어긋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같은 영어 성경 중에서도 킹 제임스 성경은 come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걸 go나 enter로 바꿔 버린 경우가 적지 않다.

3.
이렇게 단어 자체에 '나'라는 객체가 수반된 비슷한 예로는 불완전 동사인 '달다'가 있다.
sweet나 equip 말고 give이다. '다오', '달라', '도(사투리-_-)'로만 활용되는 그 이상한 단어 말이다.
불완전 동사가 '가로다', '더불다', '달다', '데리다' 말고 또 뭐가 있더라?
이 '달다'는 '주다'와 의미상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남으로 하여금 특별히 '나에게' 뭔가를 주기를 원한다는 아주 이기적인 뉘앙스로 쓰인다. '주다'라고만 하면 내가 남에게 베푸는 뉘앙스가 풍기지 않는가?

"저 사람에게 빵을 다오"라고 하면 뭔가 이상하고 어색하다. "저 사람에게 빵을 주게/주시오/주세요"라고 하거나 아니면 "내게 빵을 다오", "우리에게 빵을 달라"라고 해야 말이 된다.

흔히 한국어는 압존법이란 게 있을 정도로 최대한 청자 위주로 언어가 구성돼 있다고들 한다..
내가 언급하는 사람이 나보다 높더라도, 청자보다는 낮은 사람이라면 반말이 허용된다.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오십니다"가 아니라, "할아버지, 아버지가 옵니다"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오다-가다'의 관계를 살펴보면, 한국어도 청자가 아닌 나 위주, 화자 위주의 사고방식이 배인 것도 분명 있다. 그래서 '달다' 같은 단어도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적인 친분 사이가 아닌 공식 석상에서는 압존법이 꼭 적용되는 것도 아니라는데? KBS 한국어 능력 시험 공부하면서 교재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있다. 가령, 할아버지/아버지가 아니라 사장/과장이라거나(자기는 대리-_-) 할 때 말이다. 이래서 한국어는 어렵다. -_-;;

끝으로, 성경 번역에서 유명한 토착화 표현을 덧붙이며 글을 맺는다.

(1) "누가 너를 데리고 오 리를 끌고 가면 십 리를 가 주어라"(마 5:41)가 영어로 원래 무엇인지가 아는가? 1 mile과 2 miles이다. 5리(약 2km)가 1 마일(약 1.6km)보다는 약간 더 긴 거리이다. ^^;;
(2) "장가 가고 시집 가기"는 영어로는 "결혼하거나 혼인 당하거나"(marry / be given in marriage / be married to)가 된다. -_-;; 성경에서 여자가 시집 가는 건 언제나 marry의 수동태로 표현되어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8/10 08:37 2010/08/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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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잡설

서로 완전히 다른 주제의 글들의 모음인데, 분량상 귀찮아서 한데 뭉뚱그려 올린다. -_-;;

1.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영어의 3대 요소

- 관사: 딴 거 필요없고.. 어떨 때 the를 붙이고 어떨 때 안 붙이나? 불특정 개념을 단수로 일컬을 때와 그냥 싸잡아 복수로 지칭할 때의 미묘한 어감 차이는? 생각만 해도 머리에 쥐 난다.
- 시제: 어떨 때 과거형을 쓰고 어떨 때 완료형을 쓰면 되겠는지가 제일 알쏭달쏭하다. 관사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이런 걸 거의 따지지 않으나 불행하게도 영어에서는 저게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 전치사: 한국어는 간단하게 '-에', '-에서', '-으로'로 딱 떨어지는 게 영어는 정말 헷갈린다. in, on, at 또는 by, with 같은 걸 잘 분간해서 쓰는 사람이라면 영어 걱정 확실하게 놓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미국인은 wear 하나로 끝나는 동사를 끼다, 입다, 쓰다.. 이런 걸 어려워하려나?

2.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일단 손가락 터치를 주 입력 장치로 사용하는데, 단순 마우스 포인터와는 달리 잘 알다시피 멀티터치가 지원된다. 즉, 둘 이상의 손가락을 동시에 대서 움직인 것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덕분에 타자의 경우 동시치기가 실현 가능하겠다. 그리고 악기를 흉내 내는 앱을 스마트폰으로 만들 수 있다. 피아노 건반도 있고 손으로 조작하는 어지간한 현악기나 타악기도 구현 가능하다.

윈도우 7에서는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모니터로부터 그런 동작을 인식하는 메시지와 API가 추가되었다. 이건 문자 입력에도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인데, 본인은 아직 그걸 접해 보지 못했다. 윈도우 7은 당장 그림판부터가 멀티터치를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 손가락으로 색칠을 동시에 하면 그렇게 그려진다. 무척 신기했다.

설마 태블릿처럼 압력까지 인식 가능하려나? 그러면 악기 앱의 경우 소리의 강약도 변화를 줄 수 있고 그래픽 앱이라면 색깔의 강도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상당히 응용 가능성이 많으며, 기존의 마우스 부류의 입력 장치와는 또 차원이 다른 HCI(인간과 기계 사이의 의사소통)의 통로를 제공할 것 같다.
물론 hovering이 안 되고 누른 것만 인식된다는 특성상, 기존 포인팅 장비를 완전히 대체하고 흡수할 것 같지는 않지만.

스마트폰녀 동영상을 보고 생각나서 끄적인 뻘글이다. -_-;; 어쩜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잘 부르고.. 부럽네. ^^;;; 하지만 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냥 노트북만 끼고 사는 걸로 충분하다.

3. 고인드립

고인+애드립의 준말인 인터넷 유행어로, 죽은 사람을 쓸데없이 들먹이면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그냥 감성에 호소하는 오류를 조장하는 걸 일컫는 개념이다. 현 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 김 첨지는 오타쿠일 뿐만 아니라 조삼모사 패러디도 구사하고, 술집에서는 친구들에게 아내 '고인드립'까지 쳤는데 이 정도면 그는 21세기 인터넷 유행에 대해 상당한 식견이 있었던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개그 만화 일화 서유기 편의 삼장법사도 저팔계 고인드립을 친다. “뜻있게 죽은 동료로서 저팔계가 마지막 날 한 말을 생각해 보세요.” ㅋㅋㅋㅋ

요즘 도철에서는 신당 역에서 곤충 생태 학습 체험 전시관을 연 모양이던데, “올여름, 곤충 박사가 되어 보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보니, 개그 만화 3기 2화의 변태 고추잠자리 박사가 딱 생각나더이다. 나 개그 만화 너무 많이 본 듯.. ^^;;

Posted by 사무엘

2010/08/06 09:05 2010/08/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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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낚시 영단어

- infinite
수학에서 유한, 무한 같은 건 서로 중요하게 구분되는 개념이다.
본인의 대학 시절엔 infinite를 일일이 '인 파이나이트'라고 읽으시던 이산수학 교수님 강의를 재미있게 들은 기억이 있다. 일본식 발음 같은 느낌이 들었다. energy -> 에네르기, berserk ->  베르세르크처럼. ^^;;;
finite(유한한)는 '파이나이트'이다. 하지만 반의어인 infinite(무한한)는 '인피니트'이다. 접두사 in-의 영향을 받아 장모음 i(아이)가 단모음 i(이)로 축약되기 때문이다.
 
- anxiety
마치 Y가 반자음도 되고 일반 모음도 되는 것처럼, 영어 알파벳에서 X는 카멜레온 같은 면모가 있는 글자이다.
대부분, 특히 음절의 끝에서는 box처럼 [ks](크쓰)로 소리나는 반면
아주 제한적으로 [z]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xylophone 처럼 이런 예는 굉장히 드물다.
 
그래서 아주 웃긴 단어가 있다. anxious(불안해하는)는 '앵크셔스'[ks]이다. 그러나 명사형인 anxiety는 '앵자이어티'[z]가 된다!
본인의 고등학교 시절에, 영어 시간에 실수를 한번 저질러서 "환상의 본토 발음 앵크셔티"가 별명이 되어 버린 친구가 있었다.
 
- sword
옛날에 영화 제목으로 '스워드'가 당당하게 진열된 적이 있었다.
비슷한 철자인 sworm은 '스웜'이다. 그러나 sword는 '스워드'가 전혀 아니며, '소오드'에 가깝다. W는 전혀 발음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무시하고 sord를 읽듯이 읽어야 한다.
 
그러나 어찌하리, 한글로 표기하면 '소드'보다 '스워드'가 훨씬 더 간지(?)가 나 보이는 것을!
게다가 우리는 영어 발음을 한글로 적을 때 장모음 내지 모음 R(혀 굴리는) 표기도 귀찮아서 다 생략하고 지내기 때문에, '소드'라고만 적으면 꼭 sod 같은 단모음 단어처럼 뉘앙스가 아주 가벼워 보이게 된다.
 
이 외에, 같은 단어가 명사일 때와 동사일 때 발음과 심지어 강세 위치가 싹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 present 프"레"즌트, 프리"젠"
- object "아"브직트, 오브"젝"
 
이건 마치 한국어에서 이런 경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type
- 타입: 유형, 스타일
- 타이프: 인쇄 활자 관련 (타이프라이터)
 
dot
- 도트: 말 그대로 점 내지 픽셀. (도트 프린터, 도트 노가다)
- 닷: 인터넷 관련-_-;; (닷넷, 닷컴기업)
 
그러고 보니..
do, come, go, have
영어의 근간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필수 기초 동사들이... 3인칭 단수 변형이나 과거/과거분사가 다 제각기 굉장히 불규칙스럽다는 것도 꽤 흥미로운 사실이다.
 
do는 O 주제에 O 소리가 전혀 나지 않고, does, done 같은 변형에서만 O 소리가 실현된다. do에서 유래된 유닉스 명령어인 sudo는 영락없이 '수도'처럼 보인다.
have는 '헤이브'가 아니며, come도 철자로부터 느껴지는 뉘앙스와는 전혀 다른 단모음 소리 때문에, 본인은 어렸을 때 현재진행형을 comming으로 자주 잘못 적기도 했다. 현재형과 과거분사가 일치하는 A-B-A형 불규칙.
 
현대 영어의 3인칭 단수형인 comes는 '컴즈'이고 음절이 추가되지 않는 반면, 킹 제임스 성경의 3인칭 단수형인 cometh는 '커메쓰'라고 음절이 추가되어 발음된다.
do는 더욱 흥미로워서 킹 제임스 성경에는 doth와 doeth가 모두 존재한다. 전자의 발음은 '더쓰'이지만, 후자는 모음이 추가되어 '두이쓰'가 된다. 즉, 현대 영어의 does  '더즈'와 더 비슷하게 발음되는 단어는 doeth가 아닌 doth인 것이다.

그래도 영어 정도의 불규칙과 굴절은 다른 유럽 언어에 비하면 양반이라 함. 프랑스나 독일어는...;; 그나마 영어가 세계 국제어가 된 것에 감사해야 할 판이다. 영어는 국제어로서 손색이 없는 풍부한 어휘, 그리고 매우 작은 문자 집합(A~Z까지 겨우 26자)가 큰 장점이다. 영어의 지위는, 20세기가 다 돼서야 주시경 같은 학자에 의해서 맞춤법이 정립되고 국어사전이란 게 최초로 출간된 지 한 세기도 안 된 한국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는 언문일치에 관한 한은 답이 없는 언어이다. 알파벳이 나름 소리글자라지만 모음이 너무 부족하고, 또 알파벳만 쓸 뿐 표기가 제각각인 언어로부터 어휘가 워낙 많이 유입되다 보니, 철자하고 발음과의 일치는 애시당초 글러먹고 언문일치는 안드로메다로 갔다. 그렇게 언문 불일치로 인한 연상 거부가 너무 심해서 난독증이라는 일종의 지적 장애 환자까지 있다고 들었다. (독해력이 딸리는 인터넷 전투종족인 게시판 트롤의 난독증과는 다른 개념 ^^;;)

Posted by 사무엘

2010/07/12 08:21 2010/07/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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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가 저공비행 후 세계 무역 센터 건물에 자폭 충돌하는...
미국 건국 이래 초유의 대형 테러 참사가 벌어졌을 때의 일이다.

여객기를 이용한 테러였음을 인지한 미국 정부는, 당시 미국 영공을 날고 있는 모든 여객기들로 하여금 지금으로부터 3시간 이내에 인근의 공항으로 비상 착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대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영공으로까지 확대되었으며, 이때 무려 5천여 대에 달하는 비행기들이 비행을 중단해야 했다고 한다.

이들은 긴급 명령을 받고서 인근 공항으로 허겁지겁 다 내려갔는데... 유독 태극 마크가 선명한 대한 항공 소속의 모 여객기만이 215명의 승객을 태운 채 명령을 씹고 나홀로 계속 날고 있었다. 흠좀무. 도쿄를 출발하여 앵커리지로 가던 보잉 747기였다.

이 때문에 테러를 당한 지역인 미국 동부뿐만 아니라 서부도 비상이 걸렸다. 중무장한 F-15 전투기 두 기가 즉시 출격했다. 초음속으로 날아가서 여객기를 따라잡고 바짝 붙었다. 미국 공군 사령관의 명령 한방이면 그 여객기는 테러리스트에게 장악 당한 걸로 간주되어 격추 당할 수도 있었고, 1983년의 피격 사건의 비극이 소련에 이어 미국에서 재연될 뻔했다.

이건 마치 무장 탈영병의 사살을 군대에서 허락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탈영 자체는 비록 무겁긴 해도 사살할 정도로 죽을죄는 아니다. 그러나 개인 무장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항하는 탈영병을 어쩔 수 없이 사살하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테러리스트에게 탈취 당한 비행기는 도심에서 추락하거나 사고를 치면 더욱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조기에 격추하는 것이다. 작년(2009) 성탄절 때 미국 여객기 테러를 시도했던 빈 라덴 배후의 테러리스트도, 다른 때가 아니라 비행기가 딱 미국 시가지 상공에 진입하고 착륙 직전 상태가 됐을 때 폭탄을 터뜨리려 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저런 사람이 버젓이 탑승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니, 911 때 당하고도 미국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뭐, 이제 관광 비자도 면제되고 좀 편해지나 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그 사람 덕분에 미국 가는 절차가 더욱 복잡하고 까다로워졌지만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그래도 다행히 비행기가 격추 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먼젓번의 관제 지시는 씹었지만 그래도 전투기의 “위로, 아래로” 같은 명령에는 순응했기 때문이다. 대한 항공 여객기는 영문을 모른 채 전투기의 인도를 받으면서 캐나다의 어느 작은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보잉 747 같은 초대형 여객기를 취급하기엔 좀 버거운 규모. 이미 다른 수많은 여객기들이 착륙하고 난 뒤였기 때문에 이 여객기가 앉을 공항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때는 이미 대한 항공 여객기가 납치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쫙 퍼진 상태였던지라, 앵커리지는 물론이고 캐나다 공항 인근 주민들이 죄다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여객기는 무사히 착륙했고, 이 비행기를 끝으로 북미 영공은 일시적으로나마 완전 폐쇄 상태가 되었다.

비록 상황은 평화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이 모든 소동과 오해의 원인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리나라 조종사가 영어가 딸려서 비상 착륙 명령을 못 알아들었던 것이다!

평소에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교신이 아니라 처음 듣는 메시지가 긴급한 속도와 억양으로 흘러나오니 조종사는 어리둥절해했다. 게다가 메시지 도중에 hijack transponder 이런 단어가 나오니까 그걸 누르라는 소리인 줄 알고 ‘피랍’ 신고를 두 번이나 하는 센스. ㅠ.ㅠ

납치라는 단어가 뭔지도 모르고서 “납치됐니?” “납치됐어”라고 회신을 해 준 꼴이다. 그러니 미국으로서는 500% 테러리스트 피랍 인증으로 간주하고 전투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아찔한 순간이었겠는가?

국제선 항공업계는 영어 못 알아들으면 영락없이 고문관 신세가 되는 분야임을 입증하는 계기였다.
그 최강의 엘리트 집단이라는 비행기 조종사라고 해서 다 영어 잘 하는 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이 특히 그런 불명예스러운 면모로 인해 영어권 국가들로부터 주목 대상이며, -_-;; 영어 실력이 어느 수준 이상 안 되면 조종사 뽑지 말라고 압력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같은 나라가 아니라 영어와 언어 구조가 비슷한 나라들끼리도, 같은 영어 표현을 알아듣는 방식이 서로 달라서 더 위험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테네리페 참사는 딱 그것 때문에 발생한 사고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 사건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는 사이트를 링크하며 글을 맺는다.
http://iloverossi.egloos.com/tag/911/page/1

다음은 덧붙이는 아이템들.
1. 고속버스 회사들은 고속도로 통행료를 도로 공사에다 지불한다. 여객 열차를 운영하는 코레일은 선로 사용료를 철도 시설 공단에다 지불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톨게이트만 없을 뿐이지 국제선 항공사들은 영공 통과료를 해당 경유 국가에다 꼬박꼬박 낸다. 이것도 기름값이나 주기료만큼이나 은근히 무시 못 할 비용이다.
한 국가가 걷은 영공 통과료 수입은 아까와 같은 그런 관제 업무에 쓰인다. 우리나라는 최근 천안함 사태 때문에 북한과 사이가 제대로 틀어지고 항공기들의 북한 영공 보이콧 결정이 났을 때, 잠시 북한 영공 통과료에 대한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2. 국제선 비행기의 내부는 법적으로 도착 국가의 영토로 간주된다고 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가 누구라도 자동으로 미국 시민이 될 수 있다면, 미국 행 비행기 안에서 태어난 아기도 미국 시민이 된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사실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03 08:55 2010/07/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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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번역

윈도우 2000부터는 스크롤바에도 우클릭 메뉴가 생겼다. 마우스가 가리키는 특정 지점이라든가 맨 위/아래 지점으로 바로 스크롤이 가능해서 매우 편리하다.
그런데 문제는 병맛 같은 우리말 번역.

위쪽 / 아래쪽 이 무엇인지 짐작하시겠는가?
이게 영어는 Top / Bottom이다. 즉, 스크롤되는 대상의 맨 꼭대기/맨 밑바닥 위치를 가리킨다.
본인은 한국어를 봐서는 도저히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페이지 위로 / 페이지 아래로는 Page up / Page down의 직역이다.
차라리 위쪽 / 아래쪽은 Page up / Page down의 번역으로 더 적절하지 않은가? 아니면 차라리 '한 화면 위/아래' 말이다.
Top / Bottom의 의미를 우리말로 번역하려면 최소한 '가장'이나 '맨', '최' 같은 최상급 부사가 동원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보다 더욱 병맛 같은 번역, 사람 진짜 낚은 번역은 따로 있다.

윈도우 XP와 비스타는 새로운 스타일의 시작 메뉴가 도입되어서 자주 실행하는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메인에 뜬다. 그리고 사용 빈도와 관계없이 언제나 나타나 있길 원하는 프로그램은 거기에 '고정'(pin)이 가능하다.

고정을 할 때는 프로그램 아이콘을 우클릭한 후, '시작 메뉴에 고정'을 누르면 된다.
그런데 이미 고정된 프로그램을 우클릭하면 '시작 메뉴에서 제거'와 '이 목록에서 제거'가 뜬다.
둘 중 하나는 단순히 '고정 상태 해제'이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시작 메뉴에서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한국어만 봐서 뭐가 뭔지 파악하겠는가? (7은 아예 작업 표시줄에 고정이 되므로 해당 사항 없음)

정답을 말하자면 '시작 메뉴에서 제거'가 고정 해제이고, '이 목록에서 제거'가 완전히 제거이다!
도대체 시작 메뉴하고 이 목록의 개념상 차이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_-;;
영어 원문은 엄연히 전자는 Unpin, 후자는 Remove이다. '고정 해제'라고 하면 아무 혼동 없이 알아들을 텐데 왜 번역을 이 따위로 했는지? 2002년에 윈도우 XP를 써 온 이래로 아직까지도 본인은 직접 아이콘을 실수로 없애 버리지 않고서는 분간을 못 한다. MS 제품에 들어있는 제일 엉터리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윈도우 XP sp2가 나오기 전, IE 6의 About 화면을 보면 '승인'이라는 버튼이 있었다. 이게 뭘까요?
영어 원문은 Acknowledgments이다. 이걸 클릭하면 IE 6의 개발자 명단이 애니메이션으로 쭈르륵 나온다. 그렇다. 이건 논문이나 저서(특히 외국물)에서도 볼 수 있듯, '감사의 글' / '만든 사람들' 뻘 되는 의미로 번역해야 맞다.

이때 Acknowledgment를 승인이라고 너무나 사전적인 의미로 번역하는 것은, '만든 사람들' 리스트가 나오는 Credits를 달랑 신용이라고 번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번역가가 이 단어가 쓰이는 문맥과 상황을 알지 못하고, 그냥 수많은 영어 문장/단어 리스트를 보면서 기계적으로 번역해서 그런 것 같다.

저런 오역은 그냥 사람을 낚는 정도이지만, 오역이 사람을 잡을 수도 있다. 오늘날처럼 영어로 무수한 정보와 지식이 쏟아지는 시대엔 영한 사전을 만드는 사람이나 번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22 08:26 2010/03/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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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다른 뜻은 없고, 그냥 웃겨서 소개한다. 아놔... ㅜ.ㅜ
배경 워터마크로 들어가 있는 아저씨 인상이 정말 쩐다. ㅋ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제적으로 골고루 싸가지없게 굴기> ㄳㄳ
우리의 한국어 버전은 좌측 셋째 줄에 있긴 한데,
저건 그냥 shit, darn 같은 감탄사이지, F-word의 번역으로는 j로 시작하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_-;;;

F-word의 동작을 뜻하는 말이 한국어에 놀랍게도 정확하게 존재한다. 흠좀무.
사전에서 꼴뚜기질을 찾아보기 바란다. ㅋ

[명사] 남을 욕할 때에, 가운뎃손가락을 펴고 다른 손가락은 모두 접은 채 남에게 내미는 짓.

한국에도 저런 문화가 존재했다는 뜻일까?
본인 기억으로 한국에 '뻑큐, 엿먹어' 같은 욕설이 등장한 건 90년대 초중반부터이다. 숏다리, 롱다리 이런 말과 비슷한 시기이거나 더 나중에 접했다. 초등학교 시절엔 그런 게 없었다.

욕설의 어원은 크게 질병-장애 / 동물 / 성 이렇게 세 갈래로 나뉘는 듯하다.
국제어 영어의 위상을 힘입어 '꼴뚜기질'까지 국제적인 욕설로 등극하고 있는 중이다. -_-
하지만 영어의 종주국에서 F-word는 정말 성적인 의미까지 가미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끔찍한 욕설이라는 걸 잊지 말자.

Posted by 사무엘

2010/03/09 13:37 2010/03/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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텝스 또 친 소감

두 주 전에 텝스 시험을 쳤는데, 2년 전에 학교에서 응시한 기관 텝스 때에 비해서 점수가 50점이 넘게 "하락"했다. 멍.... =_=

듣기: 뒷부분으로 가니까 내가 지금 영어를 듣고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로 멍... 총알 같은 속도와 모르는 단어들 때문에 내용을 전혀 못 알아들은 문제도 속출했다. 영어 공부 의욕마저 대략 상실. 내가 실력이 떨어졌다기보다는 2년 사이에 텝스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 -_-;; 아니면 기관 텝스하고 정식으로 치는 텝스 사이의 gap이 크던가.

==> 결과: 완전히 파토를 친 줄 알았지만, 듣기는 2년 전에도 원래 워낙 못 했었기 때문에 하락의 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음. 다행.

문법: 삽질을 너무 했다. 앞부분은 별다른 트러블 없이 한 것 같았는데 슬슬 시간에 쫓기기 시작했고, 게다가 마지막의 어려운 세 문제.. 즉 장문에서 문법이 틀린 문장을 찾는 건.. 아무리 문장을 뚫어지게 들여다봐도 문법이 틀린 놈이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대략 패닉. 여기서 점수 다 깎였지 싶다. 나중에는 앗차 답이 이거였는데! 한두 문제는 뒤늦게 답을 찾아냈지만, 시간에 쫓겨 미처 수정도 못 하고 틀린 답안을 그대로 제출하는 삽질까지 했다. ㅠ.ㅠ

==> 결과: 예상했던 수준대로 점수 하락. 그래도 문법은 워낙 배점이 낮아서 그렇게 큰 데미지는 아님. 나름 문법은 자신 있다고 생각해 온 나의 자존심에 상처. -_-;;

어휘: 이제야 듣기와 문법에서 받았던 데미지를 극복하고 평상시 페이스를 되찾았다. 쭉쭉 읽다 보면, 답이 이것밖에 없다는 게 금세 찾아졌다. 이상하고 모르는 생소한 단어는 의외로 맨 뒷부분에 잠깐밖에 안 나왔고 양이 적었다. 시간도 그렇게 부족하진 않았다.

==> 결과: 완전 극과 극. 2년 전에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고 점수도 제일 안 나온 분야를 이번에 압도적으로 제일 잘 했다. 문법 점수가 까내려간 것보다 이거 점수의 상승폭이 더 컸다. =_=;;

독해: 도대체 문장을 봐도 하얀 건 종이, 검은 건 글씨.. 무슨 소재에 대해 다루는 글인지 앞이 캄캄할 때가 좀 있었다. 왜 이렇게 빨리빨리 머리에 들어오질 않을까?
하지만 어휘 때부터 회복한 컨디션을 바탕으로 최대한 빨리 넘기면서 풀었다. 머뭇거리질 않았다. 시간 조절 성공. 뒷부분의 어색한 문장 찾기 문제도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2년 전과 비슷한 점수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다.

==> 결과: 망했다. 그때보다 몇 문제 더 틀린 듯한데, 일단 문제 수에 비해 배점이 매우 높은 분야이고 2년 전에 워낙 만점에 가깝게 잘 쳤다 보니, 이번 점수 하락에 제일 기여한 주범은... 앞부분에서 말아먹었다고 생각한 듣기도 문법도 아니요 독해 분야가 됐다.

내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했고 2년 전에 당당히 1+ 등급이 나왔던 문법과 독해의 등급이 싹 까내려가고, 어휘만 급상승한 이상한 시험 결과가 나왔다.:
물론 나도 평소실력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컨디션 조절 워낙 못 했고 삽질에 패닉을 거듭하긴 했지만,
"이건 내가 변한 게 아니라 시험이 변한 거다" 에 한 표 던진다. -_-;;;

물론 지금 점수만으로도 국내 어딜 가더라도 영어로 밥벌이 하는 직종만 제외하면 입시, 입사 스펙 따위를 걱정할 필요는 없긴 하다. 하지만 역시 텝스 800에 토익 900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_-

하긴 평생에 해외에 나가 생업에 종사해 본 적이 없고, 20대 나이 이후로 공부다운 공부 한 번 한 적 없으며, 미드나 CNN 방송, 영어 팝송, 영화 따위와도 담을 쌓고 지내 온 주제에 이런 영어 시험에서 대박이 나길 바라는 것 자체가 도둑놈 심보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정말 영어 쓸 일 없다. 그리고 영어는 역시 한국인에게 어려운 언어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2/20 09:31 2010/02/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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