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 우중(전 대우 그룹 회장) 씨는 경기고 출신인데 학창 시절에 좀 '놀아서' 서울대는 못 가고 연세대 상경과에 갔다고 한다.
2. 도올 김 용옥 박사(인문학자, 방송인)도 역시 학창 시절에 일탈도 하고 패싸움도 일삼을 정도로 좀 '놀았고', 특히 수학이 완전 바닥을 기는 바람에 서울대를 못 가고 고려대에 갔다고 한다.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형들은 다 KS(경기고-서울대) 라인에 교수가 돼 있는데 자기만 가문에서 학벌이 가장 안 좋아서 컴플렉스가 있었고 함. 그것이 훗날 그의 '학위 수집증' 기질에 영향을 준 것 같다.
3. 김 진우 교수(일리노이 주립대 언어학 명예교수, 연세대 석좌교수)는 학창 시절에 공부를 굉장히 잘 했고 원래 서울대 언어학과를 가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Catch Me If You Can 같은 영화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교통· 통신이 열악하던 옛날에, 하나밖에 없던 서울대 지원서가 어이없는 이유(가정사 관련..)로 소실되는 바람에 서울대에 지원 자체를 못 하고 차선책으로 연세대 영문학과에 가게 됐다고.
그래도 그 덕분에 최 현배 박사도 만나고, 지금은 서울대 대신 연세대 라인 인맥에 합류. 이분은 모교인 연세대에도 언어학과를 개설하고 싶어하는 1人이시라 한다.
4. 오 준호 교수(KAIST 전자공학)는 우리나라 최고의 로봇 전문가이고, 사람들로 하여금 '카이스트' 하면 '휴보 로봇'이 떠오르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어릴적부터 기계 덕후였고 뼛속까지 공돌이였다. 당사자의 회고에 따르면, 공부에는 한동안 손을 놓고 지내다가 고등학교 때 수학에서 극한이라는 개념을 배우면서 공부에 순식간에 물미가 텄고, 교육과정을 다 따라잡았다고 한다. 흠좀무.
그러나 대학은 서울대 대신 연세대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독일어를 도저히 못 해서였다고 한다. -_-;;
좀 노느라 서울대를 못 간 바람에(3은 제외) 대신 간 학교가 연세대· 고려대급이라니 오늘날의 수험생들에겐 참 경악스럽긴 하지만,
옛날에는 대학 진학률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고 지방 국립대의 위상도 높았으며, SKY 그룹 안에서도 학교간 지원자의 학력 격차가 지금보다 더했음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오늘날처럼 재수· n수가 보편적으로 통용되던 시절은 더욱 아니었고.
당연한 말이지만, 기업인인 1을 제외한 2~4는 모두 석· 박사는 외국에서 마쳤다.
그리고 4번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게 있는데, 외국에도 역사적으로 라틴어 때문에 학력 발목이 잡힌 유명인사가 꽤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나,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처럼.
끝으로, 본인은...
학부는 당시 정보 올림피아드 입상 실적을 가장 많이 인정해 주던 곳으로 가고,
대학원은 적성에 맞는 과를 찾다 보니,
서울대하고는 둘 모두 인연이 없게 됐다. ㄲㄲ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