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용 코딩용 글꼴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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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urier, Courier New

고정폭 타자기 스타일 서체의 원조이다. 16비트 시절부터 정말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지금은 그만큼 너무 낡은 구닥다리가 되기도 했다. 그 시절에 나온 프로그램 개발툴의 에디터들은 기본 폰트가 전부 Courier 계열이었다.

Courier는 비트맵 글꼴이고, New 버전은 트루타입 글꼴로 Windows 3.1부터 도입됐다. 동일한 크기에서 두 폰트는 모양이 서로 미묘하게 다르다. 작은 크기에서도 New 버전은 또 전용 비트맵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모양이 아주 균형잡힌 편인데, 그건 비트맵이 아니라 힌팅의 결과이다.

2. Fixedsys

Courier는 알파벳/숫자가 정사각형에 가까운 납작한 모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꼴의 metric 기준으로 한글이나 한자를 찍으면 그런 글자는 가로로 너무 납작해진다.
그 반면 Fixedsys는 한글· 한자 같은 전각문자가 정사각형이고 영문은 반각 비율로 찍힌다. 다시 말해 얘는 전각문자와 같이 잘 어울리는 코딩용 비트맵 글꼴이다.

Visual C++ 4~6의 경우, 영문 Windows에서 설치하면 텍스트 에디터의 기본 글꼴이 Courier로 잡혔으며(New가 아님), 그리고 대화상자의 글꼴이 MS Sans Serif로 지정됐다.
그러나 한중일 Windows에서 설치하면 텍스트 에디터의 기본 글꼴이 Fixedsys가 됐고, 대화상자의 글꼴은 큼직한 System으로 지정됐다.

이것은 Windows 3.x 시절에 영문판은 프로그램 그룹의 텍스트가 System보다 더 작은 MS Sans Serif였지만 한중일에서는 동일하게 큼직한 System으로 지정됐던 관행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래식 Windows GDI 말고 WPF나 DirectWrite 같은 최신 UI/그래픽 엔진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에서는 트루타입 글꼴 말고 Courier이나 Fixedsys 같은 비트맵 전용 글꼴은 이제 사용하지도 못한다. (가령, Visual Studio 2010 이상)

3. 돋움체

2000년대 이후에 나온 Visual Studio들은 한국어판을 설치하면 텍스트 에디터의 기본 글꼴이 이걸로 설정된다. 이 전통이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뭐, 얘는 무난하긴 하지만 너무 개성이 없고 밋밋하다는 게 흠인 듯..

4. Lucida Console

한 Windows 2000쯤부터 추가된 것 같다. 납작한 Courier New의 대체제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5. Lucida Sans Typewriter

Lucida Console보다 세로로 더 길쭉해서 한글· 한자와 잘 어울린다. 전반적인 모양도 미려하면서 너무 튀지도 않고, 비트맵이건 ClearType이건 어느 힌팅에도 잘 맞고.. 개인적으로 이 폰트를 굉장히 좋아한다. 거의 15년이 넘게 Visual Studio의 텍스트 글꼴로 사용하고 있다.
단, 얘는 Windows에 기본 내장돼 있지 않다. MS Office를 설치해야 한다.

6. Consolas

Windows Vista에서 처음 도입된 깔끔한 글꼴이다. 얘는 힌팅이 오로지 ClearType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저게 없는 환경에서는 글자가 작은 크기에서 흐릿하게 뭉개지고 별로 보기 좋지 않다.
Lucida Sans Typewriter보다 납작하지만 그래도 Lucida Console보다는 길쭉하다.

7. Cascadia Mono/Code

언제부턴가 Windows 10에 요런 폰트가 추가돼 있더라. MS Office 번들은 아닌 듯..
모양을 튀게 만들려고 노력한 티는 나지만 개인적으로는 Lucida나 Consolas의 아성을 넘을 퀄리티는 아닌 것 같다. 9포인트는 너무 작고, 10포인트는 너무 큰 것도 아쉬운 점임.
다만, 꽤 다양한 굵기 바리에이션이 제공된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여담

  • 요즘 코딩용 글꼴은 Courier 시절 같은 타자기 스타일을 탈피하여 불변폭이면서도 필기체 같은 느낌을 넣고, 한편으로 1 l I 같은 글자는 더 확실하게 구분 가능하도록 OCR용 폰트 같은 변화도 주는 것 같다.
  • '궁서체'도 한글은 좀 뜬금없지만 영문· 숫자는 의외로 타자기 자형과 비슷해서 코딩용 폰트로 쓸 만하다..;;
  • 그리고 맥OS에 있는 Monaco도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Windows 동네에서는 쉽게 구경할 수 없는 듯..

Posted by 사무엘

2020/12/19 08:33 2020/12/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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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익명 2023/07/25 23:20 # M/D Reply Permalink

    Cascadia 폰트는 Windows Terminal 번들이라고 하네요...
    https://github.com/microsoft/cascadia-code

    굵기 바리에이션은 요즘 폰트 개발 툴들이 (Fontlab 7, Glyphs, ...) Variable font에 대응하면서 예전보다 굵기 파생하기가 용이해진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1. 사무엘 2023/07/26 10:22 # M/D Permalink

      그렇군요~~!
      힌팅이라든가, 한 원천을 기반으로 다양한 굵기를 파생시키기.
      폰트에서 뭔가 자동화가 가능할 것 같은데 미묘하게 안 돼서 수작업이 동반되던 것들은
      AI빨도 있고 해서 다들 본격적으로 자동화되는 것 같습니다. ^^
      요즘 마소에서는 Visual Studio 2022를 통해서도 Cascadia를 아주 강추하면서 권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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