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분위기 외

회사 외근 업무 때문에 가끔씩 금천구 가산동 쪽을 방문할 때가 있다. 여기는 내가 다니는 교회하고도 아주 가깝다. 하지만, 정확한 연혁은 모르지만 10,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여기 일대는 다 황량한 ‘공장’이었다고 한다.

여기를 둘러보면서 바로 느낀 게 있었다. 교통수단의 소음 때문에 고생 좀 하겠다는 것. 근처에는 경부선 철길이 지나는데(가산디지털단지-독산) 여기는 KTX와 전동차까지 포함해 전국에서 열차가 가장 자주 드나드는 구간이다. 그런데 딱히 방음벽도 없다. 열차가 정말 시도 때도 없이 관통하고 디젤 기관차 소리는 10수십 층짜리 빌딩 안에서도 아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하나 더, 비행기가 있다. 금천구, 구로구 정도가 되면 김포 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들은 굉장한 저공 비행을 하면서 착륙을 준비한다.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여객기가 무려 세 대나 지나는 걸 보기도 했다. 당연히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하긴, 분당도 성남 서울 공항 인근인 편이기 때문에 여객기가 아닌 정체 불명의 비행기가 저공 비행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빈도가 김포 공항 인근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뭐 기차 소리가 자주 들리면 나야 좋다. ^^ 철길 바로 뒤에 집을 장만하고 싶다.
비행기는 개인적인 생각에 이륙할 때 소리가 굉장히 멋있지만, 순항 중일 때의 소리는 별로이다.

덧.
1. 가산디지털단지(1호선)와 독산은 모두 "폼 | | | | 폼"의 형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둘은 경부선이 2복선화한 최소한 80년대 이후에 개통한 역이라고 언뜻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추측은 절반만 맞다. 독산 역은 신길과 같은 시기인 무려 1998년에 개통한 추가역이 맞으나, 가디단은. 1974년 초기부터 가리봉이라는 이름으로 영업해 왔다고 한다. 그럼 역이 완전히 이설 내지 리모델링을 겪기라도 했다는 말인지 궁금하다.

2. 올해 초에 1호선 경부선 구간에 당정 역이 개통한 데 이어, 조금 있으면 병점 차량 기지 내부에 서동탄 역도 개통한다.
3호선 수서-오금 연장에 이어 올해도 여기저기서 개통 소식을 들리는 게 즐겁다. 다음 달부터는 KTX 2까지 바로 투입된다니!
그나저나 고속철 2단계 구간과 경춘선 전철, 공항 철도 2단계 구간은 과연 올해 안으로 볼 수 있으려나 궁금하다.

3. 안전을 빌미로 재미있는 철도 볼거리가 점점 줄어드는 건 좀 아쉽다. 스크린도어가 일반 지하철 승강장의 촬영 범위를 크게 줄여 놓은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전망 좋기로 소문나 있던 버티고개 역과 옥수 역도 이제 예전의 그런 전망이 아니다.
게다가 화재에 취약하다면서 5호선 신금호와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 역 승강장의 암반 인테리어도 철거되었다니 안타까운 소식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2/23 22:19 2010/02/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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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0/02/24 10:20 # M/D Reply Permalink

    제가 어릴때부터 구로구에 살았습니다.
    어쩌다 듣는 비행기 소리는 좋을지 모르지만 매일 듣는 사람들은 학교 수업도 할 수 없고(선생님 말씀하시다 비행기 지나가면 수업이 멈춥니다) 여러가지 불편이 많습니다.

    1. 사무엘 2010/02/24 11:31 # M/D Permalink

      수능 듣기 평가 도중에 비행기 이착륙을 괜히 금지시키는 게 아니죠.
      육상 교통처럼 길가에 방음벽 세워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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