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철도

192~30년대에 일본 도쿄 시내 모습을 보면.. 1920년대의 뉴욕처럼 벌써부터 마천루에다 자동차가 길거리를 가득 메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단하다. 빽빽한 건물들에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노면전차들이 다니고 인력거들이 분주히 오간다.

그런데 그 중에서 본인이 보고 굉장히 놀란 광경은 바로.. 그때 이미 도시 한복판을 고가로 지나는 철도가 있었고 그 위로 증기 기관차가 칙칙폭폭 다니더라는 것이다. 한반도에서는 일제 시대 전체를 통틀어 경성에서도 철길이 고가로 입체교차 하며 다니는 구간이 만들어진 적은 전혀 없었으니 매우 신기한 노릇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원하는 것과 정확하게 같은 풍경은 아닌데.. 교량 말고, 시내에서 증기 기관차가 고가 위를 달리는 것 말이다)

증기 기관차가 다니는 시절이라면 다른 철도 시설도 단선 비전철화에 평면교차가 당연시될 텐데, 쟤들은 증기 기관차로도 열차를 벌써부터 저렇게 빡세게 굴렸는가 보다.
그러니 1930년대에 경부선 서울-부산을 증기 기관차만으로 무려 6시간 40분을 찍었던 것이다. 그것도 단선으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저 정도 철도 시설은 해방 이후 할배를 넘어 박통 때에나 구경할 수 있었는데, 박통 시절에 일본은 아예 신칸센을..;;; 뭐 그랬다.

2. 기업

일본에는 도요타, SONY, 미쓰비시, 히타치, 혼다, 이스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게임기, 철도 쪽 기업이 있다. 이들만치 유명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들어 본 적이 있는 특이한 기업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일본전산: 모터 제작 전문이라고 한다. 선풍기, 세탁기, 심지어 교통수단 안에 들어가는 큼직한 녀석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를 동작시키는 모터, 휴대전화에서 진동 모드를 구현하는 모터처럼 엄청 섬세하고 작은 것까지도 만든다.
얘는 창립 초창기부터 직원 채용 방식과 경영 방침이 아주 독특한 걸로 유명했다. 지원자들에게 아무 예고 없이 도시락을 달랑 준 뒤, 밥을 제일 빨리 먹은 사람을 합격시켰다거나, 목소리 큰 사람, 오래달리기 깡다구가 있는 사람을 뽑기도 했다.

어설프게 시험 점수 좋은 거 하나만 믿고 고자세인 사람이 아니라, 당장 좀 어눌해도 자기를 뽑아 준 회사에 고마워하고 끈기와 집념이 있고 충성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았다. 그 뒤 회사에서 필요할 때는 물론 "안 되면 되게 하라" 불굴의 공밀레 근성으로 직원을 갈아넣을 땐 갈아넣더라도, 그들에게 최고의 복지와 종신 고용을 보장했다. 그렇게 해서 세계의 정밀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모터들을 석권했다고 한다.

(2) 화낙(FANUC): 얘는 공작 기계, 산업용 로봇.. 다시 말해 물건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물건을 만드는 로봇을 만드는 회사이며, 역시 이 바닥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일본 제조업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기술에 목숨 걸면서 보안에 극도로 민감해서 본사와 공장은 외진 후지 산 숲속에다 같이 꿍쳐 놨다. 추가적인 공장도 외국에는 절대로 만들지 않고 사내 통신도 종이와 팩시밀리에 의존한다고 한다.

위의 두 회사 모두 1970년대에 창립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가 무슨 기계류를 자체 개발하려 하는데 "n% 이내의 핵심 부품과 무슨무슨 공정을 국산화하지 못해서 아직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말이 있다면.. 그게 바로 일본의 이런 회사가 주인공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참 강렬해서 기억에 남아 있는데, 나치..!! (3) 나치-후지코시라는 일본 회사도 산업용 로봇, 공작 기계 제조이니 화낙이랑 업종이 비슷한 것 같다. NAZI..는 아니고 NACHI인데, 이름이 일본어로 무슨 뜻인지, 아니면 다른 단어의 이니셜인지는 잘 모르겠다. =_=;
하긴, 일본은 1930년대에 나치 독일 청소년들과 친교 맺으면서 "반자이~ 힛토라 유겐토~~ 반자이 나치스!!" 이런 가사의 노래도 만들어서 불렀던 나라이다. 끼리 끼리 논다고~;;

3. 삼청교육대의 학교 버전

세계 어디에서나 옛날에는 지금보다 닥치고 근성, 정신력, 끈기, 의지를 강요하고.. 좀 나쁘게 말하면 약육강식에 무식한 똥군기와 까라면 까, 폭력적인 생명 경시 성향이 사회 분위기에 짙게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그 정도가 세계 평균보다 더했던 것 같다.

그게 지금의 일류 선진국 일본을 만드는 저력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을 골병 들게 만들기도 했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까지는 공중도덕 미덕인데, 그게 지나쳐서 남과 다르면 그냥 곧바로 비국민 왕따 이지메..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우리나라도 그런 일본을 벤치마킹 하면서 단기간에 성장했으니, 순기능과 역기능이 둘 다 일본의 7~80%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5공 시절에 삼청교육대가 있었다지만 일본은 10대 애들이 다니는 교육기관이 삼청교육대 같은 곳이 있었다. =_=;;
대표적인 예가 쌍팔년도 시절의 '닛세이가쿠엔' 고등학교..;; 여기는 다른 학교에서 감당이 안 되는 양아치들을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일체의 자유 시간이 없고 라디오· TV· 신문 금지.. 남자애들은 거의 삭발 수준으로 머리 밀고 입학.

사소한 규율을 어기면 혹독한 체벌에다 걸핏하면 단체 기합..
특히 압권인 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전교생이 청소 명목으로 고래고래 고함 지르면서 걸레질을 미친 듯이 하고, 심지어 변기를 맨손으로 닦아야 했다. 자세한 건 이런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하시길..

교장이 "인간은 생활 방식을 개조해야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 땀흘리며 일해야지 인생의 참맛 의미를 알 수 있다.." 이런 신념의 추종자였다고 하는데.. 내가 알기로 캄보디아의 인간 백정 폴 포트도 거의 똑같은 소리를 지껄이면서 생사람을 잡았다.;;;;
심지어 아우슈비츠 수용소 입구에는 "Arbeit Macht Frei 로동이 자유를 선사한다"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지 않던가..?? 다들 근로· 노동의 의미를 심각하게 모욕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저기서 못 견디고 탈출하거나 자살하는 애도 있었다. 그리고 애들 저렇게 굴려 봤자 어차피 학업 성적이나 대학 진학률은 개판이었다.
저긴 정말 삼청교육대나 소년원이나.. 아니면 옛날 PC통신 소설 "구타교실"에 나오던 M고 같은 학교였다만..
1980년대 말, 설립자가 죽고 일본 천황이 바뀌었을 즈음엔 저기도 그래도 평범한 일반 사립 고등학교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토츠카 요트 스쿨'이라는 곳도 요트 선수 교육을 빙자해서 문제아를 줘 패면서 더 잡는 시설로 악명을 떨쳤다. 여기도 요트 선수 출신인 설립자가 "애새끼는 닥치고 빡세게 굴려야 잡생각 하지 않고 나태해지지 않고 강하게 큰다" 이런 사고방식을.. 교육생 중에 사망· 부상· 실종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굽히지 않았다.;;;

Posted by 사무엘

2023/09/06 08:35 2023/09/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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