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E-only 사이트들

세상엔 아직도 크롬/파폭 같은 비 IE 브라우저에서는 웹사이트 레이아웃이 깨진다거나, 특히 플래시 메뉴 같은 걸 클릭해도 반응이 없는 안습한 웹사이트가 적지 않다.
사실은 플래시가 아닌 메뉴 중에도 비 IE에서는 동작하지 않는 게 있다.
이런 건 주로 무슨 표준을 안 지키고 뭘 잘못 만들어서 그런 건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하다.
ActiveX 같은 걸 쓴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바스크립트 같은 다른 계층의 문제일 것이다. 네이티브 코드를 실행 안 하면 절대 안 되는 상황도 아니며, 코드를 약간만 수정해 주면 의외로 금방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 보이는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2. 이런 메뉴 디자인은 최악

그리고 이건 브라우저 호환성 문제는 아니고 웹 디자인과 관련된 다른 얘기.
마우스로 어떤 메뉴를 가리키고 있으면 하부 메뉴가 아래에 뜨고, 그 하부 메뉴를 클릭했을 때 다른 웹페이지가 뜨는 구조인 플래시 메뉴를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다. 그런데, 하부 메뉴가 세로가 아니라 주 메뉴와 같은 형태인 가로로 길쭉하게 나타나는 사이트가 많다. 가령,

[ 회사소개 ] | 제품소개 | 커뮤니티 | 사이트맵
회사는  / CEO 소개 / CI 소개 / 조직 구성 / 찾아오시는 길

같은 식.
그런데 굉장히 불편할 때가 언제냐 하면,
마우스 포인터가 { 회사는 ... 찾아오시는 길 } 이라는 하부 메뉴 영역의 위나 아래로 조금만 벗어나도 그 하부 메뉴가 싹 사라져 버릴 때 말이다. -_-++++++;;;

자, [회사소개]를 가리켰다가 저 끝의 [찾아오시는 길]을 선택하는 게 아주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세로로 길쭉해서 하부 메뉴가 가로와 세로로 모두 충분히 공간이 있다면 모를까 저건 좀...;;;
[조직 구성]까지 갔다가 실수로 마우스 포인터를 아래로 옮기면 하부 메뉴가 사라져 버리고, 그럼 다시 [회사소개]를 가리키러 마우스 포인터를 옮기는 삽질을 해야 한다.
그런 메뉴는 좀 하루빨리 시정됐으면 좋겠다.

3. ActiveX

인터넷 세계에서 평생까임권을 획득한 존재이다. 물론 ActiveX의 존재라든가 취지 자체가 악의 축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좀 억울한 면, 오해가 있는 면도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 상으로 동영상 하나 보려고 해도, 아니면 게시판용 위지윅 HTML 에디터를 좀 붙이려고 해도 온갖 듣보잡 ActiveX 없이는 안 됐었다.
동영상이야 플래시가 2005년쯤부터 완전히 접수해서 여타 플레이어들을 발라 버린 덕분에 게임이 끝났다. 사실은 플래시 자체도 ActiveX이지만 이 녀석은 쓰임이 워낙 범용적이고 전세계 PC에 널리 퍼진지라 예외로 인정되는 인터넷 필수 구성 요소가 되었을 뿐이다.

그 반면 HTML 에디터는 무척 놀랍다. 블로그의 등장과 이것 때문에 평범한 양민이 HTML 코딩으로 홈페이지 만들 일이 완전히 없어졌으며, 덕분에 로컬 환경에서 네이티브로 동작하는 웹에디터는 떡실신하고 만 것이다. 간단한 HTML 위지윅 에디터는 심지어 비주얼 스튜디오 같은 개발툴조차 내장하고 있다. 그러니 기존 웹에디터는 아예 웹사이트 관리자 아니면 HTML 기반 도움말 저작도구로 더 전문적으로 변모하지 않으면 안 되게 구도가 바뀌었다.
요즘은 게시판 하나 만들려고 해도 HTML 에디터는 필수이다. 그런 점에서 그냥 plain text 입력 폼만 덩그러니 뜨는 제로보드 4는 엄청 캐안습 구닥다리이다.

웹에서 돌아가는 위지윅 HTML 에디터가 정착해 가던 과도기에는 이랬다. 그나마 조금 배려를 했다는 사이트는 IE에서는 full feature 위지윅 에디터가 뜨고, 여타 브라우저에서는 그냥 plain text만 입력할 수 있는 에디터가 떴었다. 본인의 주 메일 계정인 드림위즈의 이메일 작성 UI가 한 2, 3년 전까진 딱 그랬었다. plain text only -> IE만 위지윅 에디터 -> 다 위지윅 에디터의 식으로 발전하여 요즘은 어디서나 위지윅 에디터 제공.

요즘은 저렇게 동영상에, 위지윅 에디터에, 어지간한 암호화까지 웹 표준이 커버하는 분야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웹 상으로 굳이 네이티브 코드를 소환할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상으로 내 컴퓨터 시스템 정보를 표시해 준다거나, 진짜로 키보드 드라이버 차원의 보안을 구현한다거나, 설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 정보를 레지스트리 정보를 통해 파악한다거나.. 그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2000년에 처음 개발된 <날개셋> 한글 입력기 1.x는 무려 ActiveX로 만들어졌었다! -_-;;;
아직 정식 인스톨러 패키지도 없던 시절에 도스창에서 regsvr32 해 주고 <날개셋> 편집기를 구동해서 세벌식 모아치기를 쓰던 시절을 기억하거나 겪어 본 분이 독자 중에 얼마나 있을까? ㅋㅋㅋㅋ
그때 본인은 <날개셋> 자체 에디트 컨트롤을 ActiveX로 만들면 비주얼 베이직이나 심지어 웹브라우저에서도 그대로 연동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시범삼아 그 테크닉을 써 본 것이다. 그때는 아직 인터넷 상으로 ActiveX 컨트롤 자체를 보기 힘들었고 그게 지금처럼 악의 축으로 문제되기도 전이었다. 오픈웹 운동 나부랭이 따위도 없었다. 그랬는데... 세월 참 많이도 흘렀다.
그러다 2.0부터는 그냥 일반 윈도우 컨트롤로 바뀜.

4. 운영체제 재설치

본인은 가상 머신이 아닌 실제로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마지막으로 재설치한 건... 무려 2007년 초쯤이다. 3년이 넘게 윈도우 설치 화면을 볼 일이 없이 지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본인 노트북은 꽤 오래 전부터 CD롬 드라이브가 고장났으나, 이것도 쓸 일이 없으니 고칠 일도 없었다. 요즘 컴퓨터는 아예 USB 메모리로도 부팅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부팅이 가능하려면 파일 시스템 차원에서 프로그램 파일이 아주 특수하게 기록되어 있어야 하지 않나?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윈도우를 재설치하던 3년 반 전에는 XP를 쓰고 있었는데, 그때는 운영체제가 확실하게 맛이 가 있었다. 딱히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에 걸린 것도 아니었는데 언제부턴가 제어판의 일부 구성 요소가 제대로 안 나오고, 뭔가 전반적인 성능이 떨어진 느낌이 들고.. 내가 아무리 컴퓨터 유지 보수를 귀찮아하는 게으른 타입이라 해도 이건 인간적으로 OS를 정말 재설치해야 한다는 신호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그래서 하드를 포맷해 버렸다.

하지만 점점 운영체제의 자가 관리 능력이 향상되면서 하드를 포맷하고 운영체제를 재설치해야 할 일은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비스타를 3년이 넘게 써 보지는 못했으나,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건 느낀다.
다만, 각종 업데이트와 패치를 설치하면서 디스크 용량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면 그때까지 누적되어 있던 온갖 업데이트, 서비스 팩들도 다 원점으로 돌아가니 안습이다. 업데이트 내역만 쉽게 export/import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27 08:37 2010/07/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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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0/07/27 10:44 # M/D Reply Permalink

    오픈아이디는 여전히 안되네요 ㅜ.ㅜ

    전 플래시가 제일 싫습니다.
    액티브 엑스는 보안이 좋아지면서 내가 깔기 싫으면 안깔면 됩니다.

    하지만 플래시는 안깔면 웹페이지 하나 들어갈 때 마다 몇 번이나 취소 단추를 눌러줘야 하니 도저히 안깔고 버티지 못하게 합니다.

    막상 깔고나면 플래시 때문에 죽는 오류도 많구요.

    아이폰에서 왜 플래시 안되게 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죠.
    플래시로 만든 메뉴들도 제발 없어졌으면

    1. 사무엘 2010/07/27 17:30 # M/D Permalink

      MSI와 플래시를 싫어하시는 다물 님 ^^;;
      플래시도 점점 능동적인 요소가 많아지고 덩치도 너무 커져서.. 처리하기 골치아픈 존재가 돼 있죠.
      그리고 글에서 언급된 그 정도 메뉴는 이제 플래시 안 써도 어지간한 건 다 구현 가능한 거 같더군요.

    2. 다물 2010/07/28 10:00 # M/D Permalink

      아무래도 관심이 많거나 많이 보는쪽이 되다보니...

      전 MSI나 플래시로 오류 수 없이 겪어 봤습니다.(제 컴퓨터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 컴퓨터이기도 하고)

      인스톨러 안되면 맨날 레지스터리 지우고 있어야 하고(처음에 모를땐 그냥 포맷도 몇 번 했습니다), 플래시 오류나면 웹브라우저 계속 죽으니 요즘도 불여우에서 플래시 충돌 났다는 창을 일주일에 몇 번씩은 보는데 보고 단추는 누르지만 그 외에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죠.

      두 가지 모두 싫어하지만 그게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없으니 투덜만 대고 있는거죠 ㅜ.ㅜ

  2. 삼각형 2010/07/27 10:49 # M/D Reply Permalink

    1. OnlyIE 사이트에서 메뉴의 경우 보통 자바스크립트 문법을 비표준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E가 함수 호출에 ""을 허용하는 등 자바스크립트 문법을 느슨하게(기괴하게) 적용하고 있거든요. 아니면 레이아웃이 깨저서 메뉴를 클릭할 수 없다던가.
    2. 요즘은 하위메뉴 크기를 크게 만들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더군요.
    3. 파이어폭스 사용중이지만, 이제 보안과 관련된 분야 외에는 ActiveX볼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운로드 보안을 위해서 전용 다운로더를 실행한다거나, 해킹 방지 도구, 아니면 게임 인스톨러 같은 것들이요.
    4. WinVista 이상 부터는 제설치 할 일이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XP는 2~3달에 한번 정도였다면 이 녀석은 악성코드 감염 같은 큰 일이 없다면 계속 쓸 수 있을 듯. 지금은 한 10달은 버텼군요.

    1. 사무엘 2010/07/27 17:31 # M/D Permalink

      말씀 감사합니다. 삼각형 님이라면 이 분야로 꼭 식견이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OS 재설치 정말 엄청 자주 하시네요. 짐 싸고 이사를 자주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프로그램들 다시 설치하고 세팅하기가 부담스럽지 않나요?

    2. 삼각형 2010/07/28 18:26 # M/D Permalink

      엄밀히 말하자면 '복구'라고 해야겠죠. 파티션을 통으로 이미지로 떠놓고 다시 복구하는거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쓰는 프로그램만 셋팅하고 다른건 건들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윈도우즈 제설치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Win7에 오고 나서는 이미지 뜨지도 않았습니다. 복구할 일이 없고 시스탬 복원으로 해결되는 정도라서요.

  3. 바보 2010/07/27 14:26 # M/D Reply Permalink

    2번.... 진짜 짜증나죠...

    1. 사무엘 2010/07/27 17:30 # M/D Permalink

      예. 각종 교회나 학교 홈페이지 중에서도 저런 곳 은근히 자주 봤어요. 겪어 본 사람이라면 그 짜증나는 심정을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4. 김기윤 2011/01/18 17:28 # M/D Reply Permalink

    윈도우7 오면서 포맷할 일은 정말 요즘 거의 없어졌습니다. 관리만 잘하면 몇년 써도 멀쩡하게 잘 돌아가죠.

    계정이나 설정과 관련된 문제라면 포맷 필요없이, 계정만 엎어도 왠만한 문제는 해결되더군요-_-;


    ...........하지만 OS가 그래도, 저와 동생의 최초 설치를 위한 포맷을 뺀, 포맷 횟수 차가 5배 이상인걸 생각하면.. 관리능력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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