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4일에 전쟁 기념관에서 열린 <북한 실상 바로 알기> 특별 교육 프로그램 시리즈 중 하나에서 강의를 들은 내용을 요약하고 나의 의견을 추가하였다.

0. 들어가는 말

- 전반적으로 신앙 간증 집회 분위기 반, 예비군 가서 듣는 안보 강연 같은 분위기 반이었다.
- 탈북자들이 하나같이 중국을 거쳐서 먼 길을 우회한 끝에 한국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당연히... 대놓고 휴전선을 넘어서 남하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전투기 째로 휴전선 넘어서 귀순하든가)

1. 북한 내부 사회 구조

- 북한군은 병이 10년이고 간부는 그보다도 더 긴 어마어마한 의무 복무 기간을 자랑하는데, 군생활 동안 일반 정기 휴가가 없다... 캐안습. (포상 휴가만 있음)
- 북한에도 투표가 있긴 하다. 김 일성· 김 정일 얼굴 액자가 놓여 있는 투표소에 들어가는데, 투표 용지에다 투표자의 이름과 생일을 적고 투표를 해야 한다. ㅋㅋㅋㅋㅋㅋ 익명 비밀 투표 따윈 없다.
- 북한에서는 평양 거주 핵심 계층이 아니면, 통행증 없이는 시· 도도 못 드나든다. 비행기, 열차 같은 교통수단은 사실상 고위 간부 가족이나 외국인 전용이다.
- 김 대중· 노 무현 정권이 퍼 줬던 어마어마한 양의 물자들은 전부 다 핵 실험 자금으로 간 건 아니겠지만, 군대로만 갔지 어쨌든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간 건 절대 아니라고 한다. (북한에는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물자를 시골 구석구석까지 보내 줄 도로 인프라도 없다.)
- 평민들은 총칼과 폭력으로 악랄하게 통제하고, 간부들끼리는 정치 장교를 둬서 서로 밀고와 배신이 가능하게(= 단합을 못 하게) 아주 마귀적인 시스템을 잘 갖춰 놨다고 한다. 북한이 내부 사정이 저렇게 막장인데도 호락호락 혁명이나 봉기가 안 일어나는 이유가 이것 때문임.

2. 북한 사람들의 심리

- 북한 사람들이 김씨 부자를 찬양하거나 애곡하면서 오버액션 하는 건 한 80%는 진심이고, 20%만이 생존하기 위해 마음에 없는 연기를 하는 거라고 한다. 남한이 자기네보다 잘 산다는 정보도 이미 퍼져 있지만, 뼛속까지 세뇌된 거짓 교리의 힘도 만만찮다고 한다.
- 당에서 하도 “미제를 죽입시다 미제는 나의 원쑤”만 세뇌시키니까 한 탈북자가 어렸을 때 자기 어머니에게 “왜 그래요? 미국 사람도 다 나쁘지는 않지 않나요?” 이렇게 진짜 궁금해서 질문을 했는데... 곧바로 귀싸대기가 날아오고 맞아 죽을 뻔 했다고-_-;;. 주체사상 앞에서는 천륜이고 뭐고 없다.
- 그래도 북한도 변화가 아주 없는 건 아니어서 이불 뒤집어쓰고 몰래 한국 가요와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북한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안 그래도 국가가 국민들을 제대로 먹여 살리지도 못하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당보다 나' 생각이 퍼지고 있고,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남한 사정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을 무척 불편하게 여긴다.

3. 대학 교육

- 북한의 대학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진학하는 건 한정돼 있고, 먼저 군대나 직장 근무 후에 재교육 차원에서 들어가는 비중이 높다고 한다.
- 아무나 대학에 못 가고 출신 성분과 계급이 중요하지만, 김일성대 리과대학이나 김책 공업 종합 대학 같은 일부 이공계 대학은 오로지 실력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역시 공돌이는 어디서나 필요하니까 말이다. -_-;; 북한에서 핵 무기와 미사일을 연구하는 사람이 누구이겠는가?
- 일단 대학에 가면 개인이 떠안는 등록금 부담은 없지만, 거의 전원 기숙사 생활, 학급제, 모든 수업에 지정 좌석제 때문에 사실상 고등학교 생활의 연장선이다.
- 학생들은 방학 때는 수시로 군사훈련이나 각종 행사에 동원된다. 과거에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교련 과목 따위와는 스케일이 넘사벽 급. 매스게임이나 90도 다리 꺾기 제식 훈련을 하는 애들도 군인만 있는 게 아니라 상당수가 학생들이라고.
- 학비 부담 없고 개인 자유도 없는 건 무슨 사관학교 같은 컨셉이다..? -_- 그럼 거기는 진짜 사관학교는 어떤지, 그리고 대학원 진학은 어떻게 하는지가 궁금해졌으나 분위기 상 연사에게 차마 더 물어 보지는 않았다.

4. 결론

- 나라 없는 설움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안다. 그리고 자유의 소중함도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북한은 정말 말 그대로 자유가 없는 나라이다(집회와 결사, 사상과 종교, 거주지 이동 등).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 국내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빨갱이' 종북주의자들을 보는 탈북자들의 심기도 편할 리가 없다.
- 연사들은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고 들으러 찾아온 사람들에게 무척 고마워하면서 관심을 호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북한의 현실을 알고 남에게 전해 주고 경각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 참석자 중에는 내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갖고 질문을 진지하게 하고 오후 강의까지 듣는 것을 대견스럽게 여기는 분이 계셨다.

5. 추가 잡설

- 6· 25뿐만이 아니라, 강화도 조약 이래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수난의 근· 현대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북한이든 일본이든 맨날 외세를 탓하고 원망만 해서는 아무 발전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과거사를 존재감 없이 묻어 두고만 살 수도 없는 노릇. 가끔 이렇게 옛날에 있었던 끔찍한 비극에 대해서 자극 충전을 받는 날도 필요하다.
- 그런 의미에서…
6· 25 이전부터 북한이 남한의 건국을 방해하고 좌익 불순분자들을 선동하여 온갖 추악한 난동을 저지른 건 싹 외면하고, 6· 25 때 미군이나 국군이 민간인을 일부 오인해서 죽인 것만 들추면서 역사를 왜곡하는 불순한 부류들이 성경 변개자만큼이나 더욱 싫어진다. ㅡ,.ㅡ;;

Posted by 사무엘

2012/09/16 19:33 2012/09/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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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 2012/09/17 00:21 # M/D Reply Permalink

    역시... 핵은 공돌이를 갈아넣어 만드는군요 T.T

  2. Lyn 2012/09/17 00:21 # M/D Reply Permalink

    근데 10년 복무면 결혼은 언제하나요?

    1. 사무엘 2012/09/17 07:04 # M/D Permalink

      1. 진짜 말 그대로 갈아 넣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도 이공계들 처우가 열악하다고 하지만 저쪽 동네는 인권이란 게 아예 없잖아요.

      길게는 얘기 안 하고요, 김일성대 출신 공돌이의 특정 학번 거의 전체가 제 명에 못 살고 갔다고 전해지죠(방사능 피폭 때문에..).
      전 태일? 삼성 전자 반도체 근로자 백혈병 사망? 북한의 인권 유린 앞에서는 그저 닥버예요.

      최정예 브레인들에 대한 공밀레가 저 정도인데, 그 밑에서 일하는 단순 노동자들에 대한 취급은 넘사벽급 아래.
      그리고 그나마 국가에 의해 이용당하는 사람이 저 정도 취급인데, 하물며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잉여 떨거지(수용소에 끌려간 반동분자 죄수들)들에 대한 인권은? 상상에 맡깁니다.

      2. 별 수 있나요. 제대 후에 결혼해야죠.. ^^
      어차피 고등학교 졸업 후 20세가 채 되기도 전에 군 입대를 하기 때문에 결혼이 그렇게 늦어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래도 우리나라 청년들의 결혼 연령이 더 높죠..;;

      3. 그나저나, 우리나라 같으면 공공시설의 복구나 대규모 대민 지원은 공무원들을 시켜서 하거나 아니면 그냥 현역 군인들을 동원하잖아요?
      북한은 그런 거 없습니다. 군인은 원래 봉이고, 걸핏하면 예비역이나 대학생, 아니면 주민들까지 다 주말에 추가 동원해서 작업 시킵니다.

  3. 사무엘 2012/09/17 07:05 # M/D Reply Permalink

    북한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저런 배째라 식 국가 시스템의 막장스러움과 기괴함과 사악함에 질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애초부터 친일(?) 독재와 부정부패로 시작했다고 우리나라 체제에 불만과 피해의식을 갖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정부패를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기라도 할 수 있는 '올바른 이념과 방향'으로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북한 주민들이 근성이 없어서 혁명이나 봉기를 못 하는 게 아니에요.

    저런 깡패 국가를 코앞에 두고도 반대로 국민에게 이토록 많은 자유를 주는 민주주의를 그나마 그 정도의 시행 착오와 정말 최소한의 기본권 제한만으로(국가 보안법이라든가..) 실현한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세상에 도대체 속을 데가 없어서 종북주의자들의 역사 왜곡과 선동에 속아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4. 주의사신 2012/09/17 08:55 # M/D Reply Permalink

    1. 다시 한 번 적게 되네요.

    "김씨 조선은 망하는 것이 한민족의 발전과, 인류의 진보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입니다."


    2. 예전에 한 목사님이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을 한 2주 정도 수학여행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1주일정도는 지옥으로, 남은 1주일정도는 천국으로 보내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그러면 수학 여행 후에는 복음을 열심히 전하게 되지 않을까요?"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들 한 달 정도 북한에 수학 여행 보내고, 먹을 것 안 주면, 아마 다시는 그런 짓 못할 것입니다.

    1. 사무엘 2012/09/17 09:43 # M/D Permalink

      공감..!
      세상의 다른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들은 이미 망했거나 아니면 어떤 형태로든 개방도 해서 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는 반면, 김씨 조선만은 끝까지 내부적으로 썩고 곪아 가면서 밖으로는 공갈· 범죄만 일삼으면서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국제 민폐짓을 가지가지로 하고 있습니다. 개방과 협력과 상생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것엔 답이 없죠.

      우리가 인터넷 같은 열린 공간에서 북한 비판과 김씨 부자 욕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것--아무런 신변의 위협 없이--도 따지고 보면 60여 년 전, 6· 25 전쟁 때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우리나라를 피흘려 지켜 낸 덕분입니다. 그 은혜에 정말 감사해야 합니다.
      상식적으로 건전한 국가관· 사회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국가 보안법이고 국정원이고 뭐고 걸릴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에 반해... 종북주의자들은 다른 말이 필요 없고 그냥 북으로 가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발...

  5. Lyn 2012/09/17 09:55 # M/D Reply Permalink

    건전하다 해도 그네누나 아빠한텐 얄짤없던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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