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일 찬송가에 수록된 제일 최신곡

한때 우리나라 교회에서 널리 쓰인 찬송가는 잘 알다시피 558곡짜리 통일 찬송가였다.
(난 21세기 새찬송가라는 건 진지하게 사용하고 분석해 본 적이 없어서 얘에 대해서는 뭐라 단정적으로 말을 못 하겠음. 그래서 라떼 옛날 것 기준으로..)

통일 찬송가는 편찬 위원들의 창작곡을 일부러 집어넣은 것을 제외하면, 수록곡들 중에 제일 최근에 만들어진 것은 1938년작인 “온 세상 위하여” 정도였다. (명목상 이것보다 미묘하게 더 최근인 곡도 있긴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추후 다루도록 하겠음)

요컨대 이 클래식 찬송가들은 대체로, 사실상 전부 다 2차 세계 대전 이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핵무기, UN 따위의 등장 이전 말이다.
난 개인적으로 저것들이 등장하기 전과 등장한 후의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관과 생활 방식은 서로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음악 자체만 해도.. 내가 잘은 모르지만 국민악파니 신고전주의니를 거친 뒤, 20세기 중반쯤부터는 이전보다 훨씬 더 실용/세속 영역에 속한 '현대 음악'이 주류로 등장했다. 통상적인 클래식 장르는 뭔가 매니악한 별개의 영역으로 바뀌었다.

성탄절을 소재로 하는 노래들도 1940년대쯤부터 예수 성탄 찬송보다는 세속적인 캐롤로 확 바뀌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the Christmas song 등..
한때는 롤스로이스가 엘비스 프리슬리한테도 “당신 같은 딴따라한테는 우리 차의 품격이 어울리지 않습니다”라고 퇴짜 놓고 차를 안 팔았을 정도였던 것 아시는가? (그래도 나중엔 결국 팔았다고 함)

그리고 분야를 완전히 바꿔서 과학 쪽으로 가면.. 지금 지구의 대기는 이산화탄소 농도만 증가한 게 아니라 방사능도 전지구적으로 극미량이나마 증가해 있다고 한다. 원자폭탄 투하와 각종 핵실험 때문에..
물론 그게 인체에 당장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그 정도 변화에도 민감한 초정밀 기계를 만들 때는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오죽했으면 1945년 이전에 만들어진 강철이 필요하다고 태평양 전쟁 때 가라앉은 일본 전함의 잔해 고철을 끄집어내서 재활용할 정도라고 한다. 바닷물 속에 쳐박혀 있으면 다른 방식으로 부식될지언정, 방사선으로부터는 완벽하게 차폐를 받기 때문이다.
인간의 과학 기술은 공기 중에 정말 새 발의 피만치도 들어있지 않은 방사능을 감지하고, 방사성 원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도 하고, 납 성분도 덤으로 감지해서 무연 휘발유까지 만드는 경지에 도달해 있다.

지질학에서 6500만 년 전, 46억 년 전 할 때의 before present 기준 연도는 바로 이런 관측이 시작된 시기 근처인 1950년 1월 1일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것처럼.. 195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찬송가들은 1945년 이전에 만들어진 철과 비슷한 대표· 상징적인 의미가 영적 분야에 있는 것 같다.
다만, 아까도 언급했듯이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산마다 불에 탄다 고운 단풍에” 같은 창작곡은 1967년작이다~~ ㅎㅎ

2. 앨버트 심슨, Once it was the blessing

앨버트 심슨은 찬송가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를 작사한 캐나다의 목사, 신학자이다.
이 사람이 작사한 찬송가 중에는 저것 말고도 "Once it was the blessing"이라는 게 있다.

"한때는 난 오로지 복만 잔뜩 받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합니다.
한때는 난 '필'에 꽂히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말씀을 더 좋아합니다.
한때는 열심히 간구 기도하면서 내가 하나님을 이용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하나님이 날 사용해 주시길 원합니다.
...
한때는 내 혼자 뭘 열심히 해 보려 애쓰고 낑낑댔지만 지금은 난 그분 안에서 평안합니다.
모든 것이 그분께 속해 있고 그분이 모든 것이십니다."


송 명희 시 같은 대구로 가득하면서 신앙 생활과 영적 성숙의 본질이 잘 담긴 굉장히 훌륭한 시임이 틀림없다.
본인은 몇 년 전에 울 교회의 주보를 통해서 이 시를 처음으로 접했다. 담임목사님께서 엄청난 학구파 독서광에 거의 걸어다니는 신앙 서적 검색엔진 급이신 분이어서..; 온갖 출처로부터 신앙 생활과 관련된 유익한 글이 있으면 일부 excerpt를 소개하곤 하셨기 때문이다.

난 신앙 서적 검색엔진은 아니지만 회중 찬양 선곡과 인도 짬이 10수 년.. 내 찬송가 책이 다 낡고 성경책 이상으로 너덜너덜할 정도로 책을 많이 뒤진 상태였다. 걸어다니는 찬송가 검색엔진은 얼추 된다.
우리 교회에서 사용하는 '복음 찬송가' 책에 저 시와 비슷한 내용의 가사가 담긴 신곡을 본 적이 어렴풋이 있었다. 직접 불러 보거나 들은 적 없이, 악보를 눈으로 대충 읽고 지나갔던 기억만으로 말이다.

그걸 찾아냄으로써 "768장 복을 바라던 나 주를 바라고"가 울 교회에서 회중 찬송 때 최초로 소개되었다. 요런 것도 찬양 인도자가 경험하는 작은 보람이다.

기존 통일 찬송가에도 "은혜 구한 내게 은혜의 주님"이라고 곡이 실려는 있지만..
얘는 가사가 굉장히 딴판으로 번역되는 바람에 사람이 성숙하여 정반대로 바뀌었다는 원문의 저런 반전 역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은혜를 구했더니 은혜, 신유를 구했더니 신유..;;;; 바뀐 게 없잖아~~ ㅋㅋㅋㅋㅋ

3. 웬일인가, 웬 말인가

우리말 찬송가 중엔 ‘웬일~’ 이렇게 놀라움, 경악을 뜻하는 ‘웬’이라는 글자로 가사가 시작하는 곡이 두 개 있는데.. 작사자는 서로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멜로디가 동일하다. 가사가 5절까지 있는 것까지도 같다~!
하나는 “웬 말인가, 날 위하여 주 돌아가셨나”라고 예수님이 감히 나 같은 죄인을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어 주셨다니~! 그렇게 감격하고 놀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다른 하나는 “웬일인가, 내 형제여”라고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 “너 그렇게 안 믿다가 죽어서 지옥 가겠구나, 마귀를 좇고 재물만 좇다가 나중에 쫄딱 망하겠구나, 불에 활활 타겠구나, 인실X을 체험하겠구나..;;” 이렇게 경고하는 굉장히 부정적인 내용이다. 찬송가에 속해 있지만 내용은 찬양이라기보다는 복음성가에 더 가깝다.

게다가.. 찬송가 가사라는 게 보통은 한국어 번역이 영어 원문보다 더 부드럽게 희석되고 미화되는 편이다. 영어에서 hell이 있다 해도 그대로 번역 안 하는 편인데..
“웬일인가 내 형제여”는 한국어 가사가 영어보다도 ‘지옥’이 더 많이 나온다~! 이건 굉장히 이례적인 번역 스타일인 것 같다.

이 정도로 청자에게 부정적인 경고, 책망조의 가사는 개인적으로 딴 데서는 주찬양 1집 “참 소경” 정도밖에 못 봤다.
“(말 못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를 못 하는 사람이 벙어리, 앞 못 보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 소경 등등등~) 당신은 소경이 아닌가 / 당신은 병신이 아닌가” 이런 가사이다.;; 이건 가사가 노래 없이 시의 형태로 먼저 존재했다는 걸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나저나 영어 찬송가는 tell과 롸임을 맞춰서 hell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웬일인가..”뿐만 아니라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도 딱 저 롸임이 존재한다~!

4.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이 유명한 찬송가는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서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기 때문에 내력이 좀 복잡한 곡이다. 깔끔하게 단일 작사자나 작곡자에 의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원곡은 스웨덴 민요 멜로디에다가 언어조차도 영어가 아니었다고 한다. 독일어와 러시어 가사부터 먼저 있다가 나중에 영어 번역이 몇 가지 나왔으며, 가사는 3절까지 있던 것이 추후에 4절이 추가됐다.
이 때문에 이 곡은 처음 1, 2절은 자연의 모습을 보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편 8편 같은 분위기이지만 3절은 "살아 계신 주" 같은 예수님의 구원 사역 얘기, 그리고 4절은 무려 재림 얘기까지 기독교 교리가 두루 등장하게 된다.

우리나라엔 1949년작 영어 가사가 채택되어 있다. 이거 가사를 번역한 사람이 4절을 추가하고 멜로디를 개작도 한 모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곡은 연식에 비해 최종 작사· 작곡 연도가 2차 세계 대전까지 지난 굉장한 현대라고 기재되어 있다.
게다가 영어 가사만 바리에이션이 있는 게 아니다. 한국어 번역도. 가톨릭 쪽 번역과 개신교 쪽 번역이 서로 나뉜 상태이다.

이 곡의 영어 가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2절에서 "그랜저"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것이다.
grandeur는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의 이름으로나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웅장함, 장관' 이런 뜻을 지닌 보통명사이기 때문이다. When I look down from lofty mountain grandeur.. 그랜저가 저렇게 쓰인 걸 본인도 난생 처음 봤다.

그랜저는.. 한때 지존파의 살생부에 이 차의 차주가 올라가 있을 정도였고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물음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 이런 정신나간 CF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고급차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그랜저가 30년 전만치 고급차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도 여전히 아무나 탈 수 있는 서민형 차는 아니다.

5. 샤론의 꽃 예수

멜로디가 굉장히 예쁜 곡답게, 현대에 속하는 1920년대에 발표된 곡이다.
얘는 4개의 절로 된 가사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성결교의 4대 강령과 순서대로 대응하는 것 같다. 중생, 성결, 신유, 재림. 그래서 신유에 해당하는 3절을 보면 얘는 찬송가 중에서는 흔치 않게 “질병을 고쳐 주소서”라는 간구가 들어있다~!

아울러, 영어 가사는 똑같이 my life이지만 1절은 중생(거듭남)이라는 갓 구원 문맥이기 때문에 “내 생명”이고, 2절은 그 뒤의 성화되어 가는 모습(성결) 문맥이기 때문에 “나의 삶”인 것도 주목해 보자.
아 2:1 rose of Sharon은 ‘무궁화’라고 통용되는 단어인데.. 정작 무궁화를 국화로 쓰고 있는 나라에서는 장미나 무궁화도 아니고 수선화라고 더 널리 알려져 있다. ㅎㅎ

이렇듯, 어떤 찬송가는 아주 원론적이고 무난한 메시지만 있는 게 아니라 특정 노선이나 교파의 교리를 좀 더 부각시킨 경우도 있다. 이러니 종말이나 천국을 소재로 한 찬송가는 가사를 쓰기가 난감해진다.

그런데.. “주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대로 이 거역하는 인생을 은혜로 택했네 … 자랑하지 않게 함이요, 하나님 은혜로… 하나님의 선물!” 요 곡은..
개신교/기독교라면 차이가 존재할 리가 없는 구원과 은혜라는 공통 교리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예정론 냄새가 같이 느껴지는 듯하다. 하지만 이 정도는 꼭 장로교가 아니어도 크게 신경 안 쓰고 부르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30 08:33 2021/07/3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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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pen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유명 라이브러리들

  • OpenGL: 3차원 그래픽. (DirectX만이 직접적인 경쟁자로 남아 있는 듯..)
  • OpenCV: 2차원 래스터 그래픽에서의 영상 처리. 뽀샵질 보정, 사물 윤곽 인식 따위
  • OpenMP: 병렬처리 프로그래밍. 단순히 함수· 클래스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래밍 언어 자체의 확장까지 수반한다.
  • OpenSSL: 각종 보안/암호 키 교환 프로토콜 구현, 해시· 암호화 함수들과 제반 연산 기능(큰 정수) 컬렉션

또 뭐가 있을까?
얘들은 각자 자기 분야에서 유구한 역사와 압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데다, 엄청 방대한 기능들을 무료로 덥석 제공한다. 다양한 언어와 플랫폼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최신 알고리즘이 수시로 반영되어 추가되고, 최신 하드웨어의 명령어에 맞게 최적화와 검증도 잘 돼 있다. 그야말로 더 바랄 게 없는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내부 동작 원리를 공부를 하는 게 아닌 이상, 누군가가 현업에서 저런 기능들을 굳이 처음부터 다시 구현할 필요는 없다. 방대한 라이브러리의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는 최소한의 부담만이 있을 뿐.

유닉스에 대해서 누가 말했던가..? "유닉스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grep 등의 각종 명령어와 유틸리티, 정규 표현식 따위..), 유닉스가 제공하는 기능을 결국은 스스로 직접 또 만들게 될 것이다"라고..;; (reinvent the wheel) 그런 것처럼 말이다.

다만, Open이라는 단어가 붙었고 사용이 무료라고 해서 반드시 오픈소스이기까지 하지는 않은 것 같다. 가령, OpenGL이 오픈소스이고 git 저장소가 있다는 얘기는 난 못 들었다.
그리고 폰트 렌더링 분야의 본좌 라이브러리는 이름이 FreeType이다. OpenType은 라이브러리가 아니라 폰트 파일 포맷 규격의 명칭이다.

지금 국내의 오픈소스 진영엔 libhangul이라고 한글 입력 오토마타를 구현해 놓은 라이브러리가 있고 그걸 유수의 공개 한글 IME들이 사용하고 있다. 얘들은 초창기에 이름이 '열린 한글 프로젝트'였던 것 같은데 지금도 그러한지 궁금하다.

한때 '열린 한글'은 1990년대 말에 아래아한글이 개발 중단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 다같이 힘을 합쳐서 아래아한글의 클론을 오픈소스 형태로 밑바닥부터 만들어 봅시다~!!" 이런 프로젝트의 명칭으로 쓰이기도 했었다..;; 거의 IMF 금 모으기 운동 같은 발상이었다.

이제는 마소에서 개발한 제품조차도 about이나 acknowledgement 화면에.. 제품 내부에 사용된 각종 오픈소스 프로젝트들 목록이 뜨는 날이 올 것 같은데...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나는.. 정작 내 한글 입력기부터가 오픈소스가 아니며 기존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것도 전혀 없다..;; )

2. GWBASIC 소스 공개!!

작년에는 마소에서 GWBASIC의 원본 소스 코드를 공개했다. 오오 +_+ (☞ 링크)
마소에서는 진작부터 MS-DOS와 Word의 옛날 초창기 버전의 소스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본인이 직접 써 본 기억이 없는 너무 옛날 버전이어서 그다지 감흥이나 공감이 없다.

그에 비해 GWBASIC은 본인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잔뜩 깃든 물건이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돌리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접하는 느낌이 다른 제품들의 소스와는 사뭇 다르다.

  • Syntax error, Missing operand, Illegal function call, FOR Without NEXT (한글판은 "문법이 틀렸읍니다, 피연산자가 없읍니다, 기능호출 사용이 잘못되었읍니다" 등등..) 같은 친숙한 에러 메시지 문자열들은 GWDATA.ASM에 있다. 전설적인 Ok 프롬프트 값도 저기에 정의돼 있다.
  • 그래픽 모드에서 이차차분 알고리즘으로 원을 그리는 함수, 재귀호출로 flood fill을 수행하는(PAINT 문) 함수는 ADVGRP.ASM에 구현돼 있다.
  • MOTOR문은 하는 일 없이 에러만 내뱉는 것 같았는데, GIOCAS.ASM을 보니 실제로도 그러하다. 저건 카세트 테이프의 잔재일 뿐, 16비트 PC용인 GWBASIC에서는 하는 일이 원래 없다.

  • F1에 LIST부터 시작해 TRON, TROFF, KEY, SCREEN 0,0,0을 기본 배당하는 테이블은 GWRAM.ASM에 있고..
    Alt+A에 AUTO부터 시작해 BSAVE, COLOR, ... 등을 배당하는 테이블은 IBMRES.ASM에 있다.
  • 소스를 저장할 때 SAVE에다가 P 옵션을 줘서 어설프게 암호화 프로텍션을 거는 부분은 GIODSK.ASM, DISKCOM.ASM을 참고하면 될 듯하다.
    암호화된 파일과 그렇지 않은 파일이 첫 바이트 0xFE 또는 0xFF로 구분된다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
  • PLAY문에서 A~G 등 각종 문자열들을 해석하는 부분은 GWSTS.ASM을 보라. "MUSIC MACRO LANGUAGE"라고 주석이 돼 있다.

  • 부동소수점 연산?? 요즘처럼 전용 CPU 명령어 한 방으로 끝나는 시절이 아니었으니 전부 자체 구현이다.
    빌 게이츠가 왕년에 직접 고안했다는 MBF 부동소수점의 구현부가 바로 MATH1/2.ASM에 있다. 삼각함수, 로그도 내부적으로 테이블을 내장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직접 계산한다.
  • 난수를 생성하는 RND 함수의 공식은 MATH1/2.ASM에 있다. 그 유명한 Donald Knuth 아재의 책을 참고해서 구현했다고 주석에 적혀 있다.

아아..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어셈블리어 코드를 읽을 수 있다면 흥미로운 유물들이 넘쳐날 것이며 아는 만큼 보일 것이다. 내가 읽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님..;;
GWBASIC은 아무래도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와는 좀 동떨어진 구석이 있지만, 그 옛날에 대화식 프로그래밍 환경이라는 걸 만들 생각을 한 건 충분히 참신하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뉴비 프로그래머들을 위해서 FAQ를 아주 자상하게 써 놨다. 이런 질문의 답변까지..;;

  • 아니, 오픈소스라면서 확장자가 C/CPP인 파일이 왜 하나도 안 보이나요?
  • C 파스칼 놔두고 왜 이렇게 알아보기 어려운 언어로 코딩을 했나요?

저 때는 고급 언어 컴파일러들이 엄청나게 비쌌고, 생성하는 코드의 성능이 좋지 못했다.
빌 게이츠와 그 일당들은 20대 나이 때, 지금보다 컴퓨터가 훨씬 더 열악하고 비싼 기계이던 시절에 여느 평범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딴 프로그램을 만들고 돌리는 가상 머신급의 프로그램을 한땀 한땀 어셈블리어로 코딩해서 돌리고 납품하고 팔아먹었다는 거다.
그리고 한 언어의 인터프리터로서의 기능이 다 들어있던 GWBASIC.EXE의 크기는 실행 파일 압축 따위 없이도 겨우 6만 바이트 남짓밖에 안 했다는 거다.

이건 16비트 x86이 다른 CPU 아키텍처와 비교해 봐도 명령어 배치가 이례적으로 굉장히 조밀하기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메모리 아끼기 위한 CISC 방식의 승리인 셈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27 19:36 2021/07/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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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열차 등의 특이점

1. 통상적인 위치와 형태로 만들어지지 않은 지하철역

지하철역이라는 건 ‘대로’급 큰길의 특정 지점에 출입구가 만들어지며, 보통은 길과 길이 만나는 교차로에 만들어지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이런 통념을 깨는 역도 소수나마 존재한다.

(1) 4차로밖에 안 되는 아담한 크기의 도로에 지하철역이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종점 부근이나 지형이 특이한 곳에는 지하철이 2차로 골목길 아래로 지나기도 한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면목-사가정 사이.. 여기는 지상에서 땅을 파헤치는 개착식은 엄두를 낼 수 없고 그냥 지하에서 땅굴을 파서 길을 냈을 것이다.

그리고 6호선 독바위 역, 5호선의 마천 종점 부근도 좁은 골목길이다. 특히 마천의 경우 그나마 큰길이 있는 오금로-마천로를 일부러 회피하고 엄한 곳에다 역을 힘들게 만든 것에 가깝다. 지하철을 만들던 당시에는 그쪽에 군부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2) 7호선 청담 역은 단일역만으로 학동로의 한 블록(약 600미터;; ) 거리를 몽땅 커버하는 형태로 엄청 길게 만들어졌다. 역을 양 교차로에 두 개 만들고 이들을 지하 상가 통로로 한데 연결한 게 아니라, 중간에 단일역이라니.. 참 특이하다. 그래서 환승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출입구도 종로3가 급으로 엄청 많다.

분당선 서현과 수내는 길이 아니라 건물의 내부와 아래에 역이 들어섰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지하철 출입구 번호와 건물의 출입구 번호가 상이한 아주 괴상한 구조가 됐다.

그 뒤, 신분당선· 경강선의 환승역인 판교 역도 교차로가 아니라 건물 공간의 정중앙에 있다. 그래서 주변의 버스 정류장이 "판교 역 동서남북편"이라고 다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을 감싸는 건물이 있는 건 아니다. 뭐, 앞으로 지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지하철역도 아주 드문 편이다. 내가 아는 건 3호선 학여울 정도가 유일하다.

2. 존재감 없거나 봉인된 지하철 출입구

(1) 수도권 전철 4호선의 북쪽 종점인 당고개 역은 마지막 5번 출구가 철덕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유명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락없이 영화 아저씨의 "나와라, 죽는다"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좁고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에다, 통로도 엄밀히 말하면 역의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더 가까웠다. 3호선 남부터미널 역의 4-1, 4-2번 출구 같은 느낌??
심지어 이 출구는 안내도에 표시돼 있지도 않았었다(1~4번만..).

그러다가 2010년대 후반이 돼서야 주변의 폐상가 건물들이 다 헐리고 6번 출구까지 생기면서 5번 출구도 회생하게 됐다.
게다가 이 역은 4호선이 산 너머 남양주 별내와 진접까지 연장되면 종착역이 아닌 단순 통과역으로 바뀔 예정이다. 창동 차량기지조차 이전하니까 말이다.

(2) 공교롭게도 같은 4호선의 남쪽 종점인 오이도 역 역시... 마지막 3번 출구는 그냥 버려진 잉여 출구나 마찬가지이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거기는 텃밭과 야산밖에 없는 황무지이다.;;

(3) 분당선 야탑 역은 지상 출입구 말고 근처의 버스 터미널로 직통하는 지하 통로가 만들어져 있긴 했으나, 2000년대 후반까지 모종의 이유로 인해 개방되지 않고 오랫동안 봉인돼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 전부터 옛말이 됐고 2010년쯤부터는 완전히 개방 상태이다.

또 이런 예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별로 생각이 안 난다.
출구가 하나밖에 없는 드문 역은 2호선 신답, 3호선 학여울, 6호선 독바위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 광역전철까지 포함하면 산을 뒤로 낀 한적한 지상 시골역 중에 이런 예가 더 나오겠지만 그건 논외로 하자.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마천, 마곡 역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출구가 1개밖에 없었지만 훗날 공사를 통해 출구가 더 생겼다.

3. 좌석의 테이블 배치 방식

내가 철덕 겸 교통덕으로서 이 주제를 하루 이틀 파고든 게 아니었는데 비교적 최근에야 눈에 띄기 시작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좌석의 뒤쪽에 그물과 테이블이 비치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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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는 기내지가 꽂혀 있는 그물이 좌석의 위쪽에 있고, 테이블은 그 아래에 있다. 그래서 테이블을 펼치려면 아래에 접혀 있던 것을 위로 끄집어내면 된다.
이런 형태의 좌석은 내가 아는 교통수단들 중에서는 KTX만이 유일하다. 산천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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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면, 비행기는 이렇게 테이블이 좌석의 위쪽에 있고, 그물이 그 아래에 있다. 테이블을 펼치려면 스위치를 살짝 돌려서 테이블이 아래로 내려오게만 하면 된다. 차이점이 신기하지 않은가?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SRT도 비행기와 같은 형태로 좌석이 만들어져 있다.

한편, 고속버스는 전통적으로 테이블이 없고 그 특유의 컵 받침대 정도만 있다.
그리고 좌석이 우등 이상으로 안락해져서 간격(피치)이 커지면 테이블은 저렇게 앞좌석의 뒤쪽이 아니라 자기 좌석의 팔걸이나 옆쪽에서 끄집어내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25 08:35 2021/07/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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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한 괴질(폐렴)

2021년도 벌써 절반이 지난 하반기로 접어들었다.
이번 7월은 3년 전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극악의 무더위에다, 급격히 무섭게 확산되기 시작한 우한 괴질 때문에 인해 전국적으로 몹시 힘든 시기가 아닐 수 없었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급이 최고 단계(lev 4)로 올라서 저녁 모임이 사실상 봉쇄돼 버렸으며, 교회 예배도 10%나 20%도 아니고 대면 예배가 또 통째로 금지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 시국에 대해서 요즘 기독교계에는

  • 교회도 방역 시책 꼭꼭 잘 지켜서 괜히 교회에서 확진자 나와서 주변 불신자들한테 욕먹고 간증 상실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비대면 예배는 종교적으로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게 절대 아니다.
  • 우한 괴질은 선동하는 것만치 위험한 게 아니며, 이런 뻘짓 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건 효과도 일관성도 없는 정치방역 방역독재일 뿐이며 더 나아가 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교묘한 기독교 박해이다.

대충 이런 두 시각이 공존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난 편의상 전자를 좌파, 후자를 우파라고 분류한다.

왼쪽으로 도가 지나치면 "우리 문프달님 짱, K방역 짱, 말 안 듣고 방역수칙 안 지키는 놈들만 나쁜놈. 비대면 예배는 제2의 종교개혁" 이런 쳐돌은 짓거리로 빠지며..
오른쪽으로 도가 지나치면 방역 정책의 무능 모순 정치질 비판을 넘어서 거의 백신 = 666, ㅇㅎ 폐렴 = 여느 독감이나 그에 준하는 이상한 음모론 짓거리로 빠진다.
이에 대해 한데 치우치지 않은 좀 정상적이고 건전한 분별이 필요하다.

나는 우리 주님께서 납세를 손수 실천해 보인 정도로.. 교회도 정부의 방역 시책에 따르는 것이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들을 실족시킬까 염려하노니..." (마 17:27) 마태복음 17장 끝부분 이야기를 방역 시책에다 대입해서 읽어 보시라.

방역 시책이 대놓고 노골적으로 "교회만 예배 금지. 엿먹어라~! 성당이나 절이나 다른 집회들은 몽땅 OK" 이딴 식으로 말하지 않는 한, 그리고 우리가 의대 간호대 약대를 나온 의료인이 아닌 한, 일단은 전문가와 행정가의 말에 순응해 봐라.
최소한의 본분은 다하고 나서 그 다음에,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교묘하게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같으면 편파적인 정치 방역을 욕하고 비판하고 집회를 하고 SNS에다 글 올리고 시위를 하든지 말든지 하는 거다.

이게 가장 이성적이고 건전하고 성경적으로나 개인 양심에 거리낄 게 없는 대처가 아닐까 한다.
그냥 정부 시책에만 100% 따라서 비대면 예배를 드리건, 아니면 벌금 먹으면 내고 말지 생까고 끝까지 모이건.. 그건 각 교회들이 재량껏 결정할 사항이다. 옳고 그름을 따질 문제는 아니어 보인다. 한쪽이 믿음이 좋은 게 아니고 다른 한쪽이 마냥 타협하고 믿음을 저버린 것도 아니다. 내가 보기엔 벌써 그 정도 지경까지 된 건 아니다.

옛날에는 거리설교 때문에 교인이 공권력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요즘은 예배 자체 때문에 이런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구나.;; 이게 담대함인지, 아니면 그냥 무례 객기 깽판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2. 옛날 프로그램 수정 내역

사회가 뒤숭숭하지만 그래도 내 개인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다음 버전 개발 근황은 오는 8월쯤에 한번 올라올 것이다. 날개셋뿐만 아니라, 옛날 자료실에 있는 '3차원 그래픽 시연 프로그램'과 '삼각형의 오심 그리기 프로그램'을 약간 고친 소식도 여기서 같이 전하고자 한다.
먼저 전자는.. Shift를 누르고 있는 동안 우버튼+드래그(시점 전환)가 되지 않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Shift는 위/아래 화살표나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서 이동할 때 Z축은 움직이지 않게 한다. 그래서 얘를 누르면 위나 아래를 보는 채로 앞뒤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얘는 이동 말고 시점 전환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기능이니.. 누르든 말든 오른쪽 버튼 드래그는 잘 동작해야 한다.

내가 지난 2010년대 동안 우버튼 드래그가 가능하지 않은 맥북을 사용해서 그런지.. 이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해야 할 필요성은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오심 그리기 프로그램은 벌써 5년이나 전인 2016년 가을에 기능이 많이 추가되고 업데이트 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또 자그마한 기능을 추가했다. 바로 나폴레옹의 정삼각형을 그리는 기능이다.
얘는 그 특성상 삼각형의 무게중심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무게중심과 동일한 색깔로 그려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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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식물

부모님께서 은퇴 후에 여기저기 식물을 심고 가꾸는 것에 재미를 붙여 계시는데..
본인도 그걸 어깨 너머로 여러 번 보면서 조금씩 재미를 붙이고 있다.
정식으로 분양받은 텃밭 말고 옥상 화분, 강가, 산기슭 같은 곳에 몰래 씨를 뿌려 놓은 게 자라는 걸 보면.. 무슨 광주리에 담아서 강에다 띄워 보낸 모세(?) 생각도 나고.. 그래도 줄기가 길어지고 잎이 커지고 꽃도 피는 게 참 경이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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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나름 강가에서 자그맣게나마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땅의 소출이 나왔다. 지름 8cm 남짓이다.
인간이 만든 각종 복잡한 기계류의 전선· 케이블하고.. 식물의 줄기는 구조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그래서 성경에서도 첫 열매, 첫 열매 거리는 것일 테고.. (출 23:16, 잠 3:9 등)
박 넝쿨이 죽어 없어진 것 + 더운 것 때문에 버럭 징징거렸던 요나의 심정이 정말 이해가 된다.

천재지변으로 하루아침에 농사를 망치게 됐다면 농부는 완전 멘붕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풍년이라 해도 전근대 시절 옛날 농민들은 수확한 거 대부분을 세금으로 빼앗기고 가난하게 살아야 했다.;;
그 빈곤의 악순환을 끊어 준 건 누가 뭐래도 산업화 근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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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랬던 호박은 한 달 남짓한 시간 만에 1m가 넘는 넝쿨로 자랐다.
저 작은 상자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지금은 모처에다가 옮겨 심었는데.. 오랫동안 야생과 같은 급으로 햇볕을 못 받고 뿌리를 마음껏 아래로 내리지 못해서 그런지.. 지금도 발육이 좀 부진한 것 같다.

4. 강과 계곡

본인은 2010년대 중후반쯤에 등산에 처음으로 재미를 붙였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다가도 서울 근교의 산들을 오른 사진 기록을 수십 편씩 올렸다.
그 등산 취미가 나중에는 차박과 캠핑으로 미묘하게 바뀌었다. 산을 정상까지 오르는 것보다는 산기슭이나 중턱 적당한 곳이라도 텐트 치고 자는 것으로 목표가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한여름에는 등산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덥다. 열대야가 심하면 등산뿐만 아니라 캠핑도 불가능해지고 그냥 집에서 에어컨 틀고 자는 게 더 낫게 된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자연에 대한 본인의 관심은 산과 평지를 거쳐서 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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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뚝섬 한강 공원에서 오리배를 탄 적이 있었는데 요 근래에는 양화 한강 공원에서도 오리배를 몰아 봤다. 이거 바람 때문에 생각보다 시원하고 좋았다. 평소에 수십 m 이상의 거대한 교량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하던 한강 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일이 언제 있겠는가?

내가 알기로 서울에서 오리배가 있는 한강 공원은 뚝섬, 양화, 여의도 정도이다. 또 더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단, 양화는 내가 갔던 시절에는 전동은 없고 수동 페달만 있어서 주행이 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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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 한강 공원과 가까이 있는 선유도를 나름 보트로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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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물 좀 보소~
요즘 같은 계절에 이런 계곡물이 있으면 난 온몸을 담궈서 자가침례를 행하고, 그걸로 모자라서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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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고 공기 좋은 자연 속에서 버그 하나 잡고 기능 하나 구현하고 갔다.
참고로, 이 사진을 찍어 주신 분은 저런 짓을 도대체 왜 하냐는 송충이 씹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1/07/22 08:34 2021/07/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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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신학 용어들

1. 인내(perseverance)

100여 년 전에 영국의 위대한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Endurance라는 이름이 붙은 배를 타고 남극까지 갔다가 죽을 고생을 하고 돌아왔다. 배의 이름이 '인내'라는 뜻인데 선장이 배의 이름값을 톡톡히 치렀다.

그런데 2021년 초에는 비슷하게 '인내'라는 뜻이지만 스펠링은 다른 Perseverance이라는 이름의 미국 우주 탐사선이 화성에 착륙했다.
굳이 순우리말로 바꾸자면 하나는 참음이, 다른 하나는 견딤이 정도 되겠다. RSA 암호화도 로컬라이즈 하자면 무슨 박이정, 김이박 암호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듯이 말이다.;; (그냥 자기 성 이니셜..)

요런 태양계 시뮬레이터(☞ 링크)를 돌려 보면, 2020년 9~10월.. 요 때가 지구와 화성이 제일 가까워지는 때임을 알 수 있다. 화성 탐사선은 2020년 하반기 동안 그 타이밍에 맞춰 최단 시간 최단 거리로 화성에 도착하는 경로를 타고 날아갔다.

더 찾아보자면.. 1988~1990년 사이에는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진짜로 얼추 가깝게 일렬로 늘어서 있어서 보이저 2호 탐사선이 이들을 나란히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해서는 그런 거 전혀 없었으며, 뉴 호라이즌스는 오로지 명왕성만을 향해 9년 동안 외로운 항해를 했던 것이다. 뭐 그건 그렇고..

난 칼빈의 5대 강령 중 마지막인 '성도의 견인'이 perseverance가 아니라 preservation인 줄로 막연히 알고 있었다.;;
저 견인이 불법주차 차량 견인 할 때의 견인일 리는 없겠지만.. -_-;; (그런데 끌어당겨서 이끌어 주신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도..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저게 구원의 영원한 보장하고도 관계 있는 강령이니 보호 preservation이 심상 면에서 어울리지 않는가?
견인 할 때 '인'은 참을 인 짜였나 보다. 뜻이 직관적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는 아니다.

영어로도 인내 하면 patience나 아까 저 인듀어런스가 더 친숙하지, perseverance는 좀 생소하다. 에디슨의 명언에 등장하는 perspiration처럼 pers*로  시작하는 어려운 단어의 양대 산맥인 것 같다. 그래도 perseverance도 성경에서 엡 6:18에 딱 한 번 나오긴 한다.

2. 상징

우리나라 헌법은 그 유명한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시작한다.
이 나라의 총체적인 정체성을 규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니 제일 먼저 제1조에 나온다. 이 조항 때문에 대한민국은 민족 정서나 정통성만 옛 조선을 계승할 뿐, 정치 모델은 조선과는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어느 법학자가.. 자기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헌법 제1조가 제일 사이다 같고 후련하고 자랑스럽다고 회고했던 바 있다. 심지어 이 조항에 곡을 붙인 민중가요도 있다..;;

그런데 일본 헌법은..;; 덴노, 천황부터 나온다.
“제1조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그 지위는 주권을 가진 일본국민의 총의로부터 나온다.”
이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상징’이라는 단어가 거듭해서 쓰인 유명하고 인상적인 문장 예시인 것 같다.

그런 것처럼.. 신약 교회에서 행해지는 침례, 그리고 주의 만찬에서 쓰이는 빵과 포도즙은.. 그 자체가 다른 종교적인 효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그냥 ‘상징’일 뿐이다~!
오늘날 일본 천황이 정치적인 권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듯이 말이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외치면서 옛날 같은 또라이 짓을 또 반복하지 못하도록 힘을 빼 놓음)

3. 살, 뼈, 피

성경에서 육체의 구성요소로서 살(flesh)과 나란히 언급하는 유의어로는 뼈와 피가 있다.

: 아담이 이브에 대해서 한 말이 "내 살 중의 살, 뼈 중의 뼈"였다(창 2:23). 예수님의 말씀 중에도 있다. "영에는 살과 뼈가 존재하지 않는 반면..." (눅 24:39).
또한, 마귀가 가장 악랄한 육체 고문 얘기를 꺼내면서 뼈와 살을 거론하기도 했다(욥 2:5). 그러니 김 성모 만화에조차 뼈와 살을 분리해 주겠다는 대사가 들어간 것이지 싶다.

: 이건 기독교 신자에게는 주의 만찬 때문에 아주 유명할 것이다. 그리고 엡 6:12에서 "우리는 살과 피와 맞붙어 싸우는 게 아니며"라고 언급되었다.
그 밖에 살과 피는 하나님의 왕국을 상속받을 수 없으며(고전 15:50), 예수님의 정체에 대해서 정확하게 간파할 능력도 없는 존재라고 나온다(마 16:17).

하긴, 성경적으로는(그리고 아마 의학적으로도 실제로) 육체의 생명이 피에 있으며, 생물학적으로 피가 만들어지는 곳이 뼈(골수)이다. 그러니 살과 뼈와 피는 마치 몸, 혼, 영만큼이나 거의 삼위일체 급으로 서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존재인 듯하다. 정확히는 몸(살-뼈-피), 혼, 영 이런 관계가 되겠다.

자매품으로는 skin and flesh가 있고, 물과 피도 있다. 물과 피는 요일 5:6,8의 그 삼위일체 구절, 그리고 요 19:34에서 예수님이 옆구리가 창에 찔리면서 흘러나온 체액이라고 언급되었다.
세상 관용어 중에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 "내 눈에서 눈물이면 니 눈에서는 피눈물"(!!) 같은 말이 있으니.. 물의 대구· 반의어로는 불뿐만 아니라 피도 임팩트가 꽤 크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살 - 피 - 물 - 불" 이렇게 뭔가 의미가 연결된다.

4. man과 virgin

영어에서 man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주변 문맥에 따라서는 woman의 반의어인 남자라는 뜻도 있고, child/kid의 반의어인 성인이라는 뜻도 있다. (대표적으로 고전 13.. "내가 커서 어른이 된 뒤에는 초딩의 길을 버렸노라")
물론 요즘이야 의미를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면 male이나 adult 같은 단어가 대신 쓰이며, 성별 구분 없는 사람이라는 뜻을 강조하려면 person이 투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성인 남자만이 진정한 능력과 책임감을 갖춘 사람으로 취급돼서 그런지 구분의 필요성이 현대보다 덜했는가 보다.

man이 남자에서 출발한 '사람'이라는 뜻이라면, virgin은 여성에서 출발한 '미혼자, 동정'이라는 뜻이다. 미혼 여성이니까 처녀라는 뜻이 굉장히 강해지지만 virgin은 넓은 의미에서는 꼭 여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령, 계시록 14장에 나오는 14만 4천 명의 사람들은.. 여자와 관계를 맺지 않았지만 virgin이라고 지칭되었다.
성경이 레즈비언-_-;;;을 말할 리가 없는 이상, virgin은 그냥 동정이라는 뜻이다.

man과 virgin 모두 성경에서도 중요하게 쓰이는 단어인데.. 관계가 이렇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5. 이론 (theory) -- 창조

세상에는 자연의 기원과 관련하여 성경과 과학이라는 토끼 두 마리를 모두 잡으려 하는 진영이 있다. 본인은 이와 관련하여 "(1) 세상은 절대자가 치밀하게 설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연히 저절로 생겨날 수는 없다"와, "(2) 우주 및 지구는 나이가 수천 년 남짓하며 젊다"를 구분해서 생각한다. 둘은 마치 인공위성과 우주 발사체만큼이나 주 관심사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1)은 솔직히 자연과학의 연구 방법론으로 증명이나 반증할 수 없다. 그리고 신만 개입하면 되니 유신론적 진화론도 가능하고 연대기에 막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2)는 일단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대두된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지구와 우주의 나이가 얼마나 되냐, 방사성 연대 측정법에는 오류가 있느냐 하는 문제는 신의 존재 여부를 배제하고 과학만으로 얼마든지 따져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창조론은 진화론과 달리, 과학적 연구방법론을 갖추지 못한 신앙 신념 주장일 뿐이고 과학 이론이라고 불릴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이야 말할 것도 없고 (2)조차도 과학적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고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각종 위키 사이트에서는 이 학설(?)이 창조론이 아니라 '창조설'이라고 등재돼 있다. theory가 아니라 doctrine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이 아니라 신학이나 철학의 영역으로 분류한다.

세계사에서 "먼로 독트린"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이다. "유럽은 아메리카 대륙에 신경 끄고 간섭하지 마라" 이건 그냥 선언이고 정의일 뿐, 논리를 따지고 논쟁할 대상은 아니다. 세상은 우연히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으며 하나님에 의해 의도적으로 설계됐다는 성경의 진술 역시, 저 먼로 대통령의 연설만큼이나 선언, 학설 떡밥, 주장, 종교 교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신의 창조를 믿는 사람이 애시당초 창조론이니 창조설이니 하는 용어에 꼭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일례로, 내가 노아의 홍수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경에 쓰여 있고, 예수님이 그걸 역사적 사실이라고 언급하고 인용했고, 성경 기록이 충분히 정확하게 잘 보존되고 전수됐기 때문이다. 무슨 인공위성 지도를 보니 아라랏 산 정상에 방주 잔해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성경에도 피에 대해서라든가 위생 관념 같은 일부 진술은 과학적으로 옳고 명백히 시대를 앞섰던 것이 있다. 이에 대한 지식은 성경에 대한 얼토당토않은 모함 험담 따위를 반박하고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성경이 하나님의 존재를 과학적 방법론으로 입증하는 책인 건 결코 아니다. 자기 신앙을 과학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는 내 경험상 별 영양가 없다. 내게는 노아의 방주 흔적이 현장에 남아 있는 것보다 킹 제임스 성경이 무오하게 전해져 온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이다~!

쟤들은 신이 존재하는 과학적 증거 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는 배제하고..;; (1)이 아니라 (2)라도 제대로 공략해야 할 것이다. 통상적인 연대 측정법을 과학 실험을 통해 부정하고 모든 지질 변화를 노아의 홍수 하나만으로 설명하면서 지구와 우주의 나이가 젊다고 주장하기라도 한다면.. 그건 과학 이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과학 분야는 아니지만 옛날에 고고학자 헤이에르달이 몸소 뗏목만으로 바다를 건너서 자기 학설을 입증했듯이 말이다.

6. 이론 (theory) -- 간극

다음으로.. 창 1:1-2 사이에 긴 간극이 있다는 성경 해석 체계를 '간극 이론'이라고 한다.
간극이야 애초에 자연과학이 아니라 성경을 성경으로 풀이하는 연구방법론으로서 자기 도메인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theory라고 불리는 것에는 논란이 없다.

그런데, 간극을 교리적으로 확고하게 믿는 사람들의 반응은 "그건 당연한 성경적 사실이지, 무슨 따지고 논쟁하고 따지고 반박할 여지가 있는 이론이란 말이냐?"이다. 즉, theory라고 불리는 것조차 부당하다고 여기며 그냥 gap fact라고 부른다.

간극 이론은 천문학이나 지질학에서 말하는 긴 연대기와는 전혀 무관하다.
"물은 언제 창조됐고 천사들과 루시퍼는 언제 창조됐냐? 성경을 성경으로 풀이해 봐도 6일 창조 도중은 절대 아니어 보이는데? 그렇다고 6일을 제멋대로 늘어뜨릴 수는 없으니 답은 결국 그 이전 세상밖에 없구나" 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과학의 긴 연대기와 일치하는 건 그 다음으로 그냥 덤일 뿐이다. 과학부터 먼저 생각한 뒤에 성경을 거기에 끼워 맞춘 게 절대로 아니다.
창조과학 진영에서 젊은 지구의 증거를 일부 들이대는 건.. 만약 정말 과학적으로 타당하다면 그건 6천여 년 전 6일 재창조의 얼마 안 되는 흔적일 것이다.

3과 4를 종합하자면.. 창조설 내부의 분파로 간극 이론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이게 이 문제의 가장 합리적인 해답이다. 물론 나 같은 신자의 신념에 따르면 창조와 간극 다 그냥 팩트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1/07/19 08:35 2021/07/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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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징

중앙(55), 중부내륙(45), 혹은 종축에 비해 인지도가 훨씬 떨어져서 이름도 기억 안 나는 30, 40 같은 횡축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국내 고속도로의 원조 대부인 경부 고속도로를 달려 보면.. 경부의 압도적인 특징이 곧바로 느껴진다.

(1) 일단, 차로가 많고 엄~청 넓다. 어지간한 구간들은 다 8차로이고 서울 부근에서는 심지어 10차로까지 있다. 그러니 파란 차선 버스 전용 차로도 볼 수 있다.
다른 고속도로들은 길가나 나들목 주변, 휴게소 주변이 오지 깡촌인 편인데 경부의 수도권 구간은 거기까지도 온통 건물이 지어졌고 방음벽이 쳐져 있다. 특히 수원 IC나 죽전 휴게소 주변은 뭐.. 도시 고속화도로이지, 고속도로의 주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 그리고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경부는 거리 대비 놀라울 정도로 고가, 터널이 적고 평지 위주이다. 지금처럼 무식하게 산을 직선으로 뚫을 정도의 넉넉한 기술과 자금이 없던 시절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터널은 영동-옥천-대전 사이에 집중되어 있고 그나마 경상도에는 전체를 통틀어 어째 겨우 150미터 남짓한 길이의 경주 터널 딱 하나가 있을 뿐이다.

고속도로보다 훨씬 더 먼저 만들어진 경부선 철도만 해도 부산이나 구미 일대에 터널이 종종 등장한다. 후대에 선형 개량하면서 만든 터널 말고, 오리지널 단선 시절에도 남성현, 왜관 터널 같은 게 있었다(지금은 쓰이지 않고 관광지, 와인 창고 등으로 개조).

경부 고속도로는 그것보다도 터널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나마 만들었던 터널 중에 엄청나게 고생하며 힘들게 만들었던 놈이 바로 당재 터널이며, 걔는 30년 남짓 쓰이다가 해당 구간 자체가 경부 고속도로에서 은퇴하게 됐다.

(3) 경부 고속도로의 개통 이래로 40년 가까이 오리지널 4차로였던 영천-경주-울산 구간이 지난 2010년대 말에야 6차로로 확장됐고, 경부에서 2021년 현재 최후까지 4차로로 남아 있는 도저히 경부 같지 않은 구간은 옥천 주변이 유일하다.

그나마 평지 구간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2003년경에 고가와 터널로 대체됐던 구간은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4차로로 봉인되어 남을 것 같다. 오죽했으면 중부 고속도로(35)도 고가를 확장할 수는 없어서 옆에 제2중부(37)를 또 만들었으니 말이다.

옥천에는 경부 고속도로 옛 구간, 그리고 경부 고속철도도 대전 시내 구간이 완공되기 전에 쓰였던 연결선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교통 관련 레거시들이 명물이라고 홍보해서 철덕 교통덕 관광을 유도해도 될 것 같은데..

한편, 경주 터널도 처음에는 2차로짜리 터널 두 개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그건 이제 상행만이 독점해서 사용한다. 하행은 새로 뚫은 3차로짜리 터널이 담당하게 됐다.
상행과 하행 터널이 건설 시기가 거의 5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게 인상적이다. 그리고 상행은 마지막 차로 하나가 사실상 남기 때문에 그건 실선을 그어 놓고 갓길로 활용한다고 한다.

2. 고속도로의 노래

고속도로의 노래라는 게 있다. 요즘 세대들이 알 리가 없겠지만 사실은 본인조차도 당대에 들어 본 적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대한뉴스 경부 고속도로 준공 소식에서 흘러나오던 BGM이 바로 이것이다. (☞ 링크) “아침 햇볕 신선한 푸른 하늘 ... 천리를 주름잡는 고속도로”

그런데 이게 동요 가을길(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 가을길은 비단길 ☞ 링크)과 미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 처음에 박자는 다르지만 "미미미 미파솔" vs "미미미파 솔솔솔" 약간 비슷한 멜로디로 올라감.
  • 높은음/낮은음 합창이 꾸며져 있고 파트별로 "랄랄랄라라" 나뉘는 부분이 있음.
  • 인도와 차도라는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길을 소재로 하고 있음.

이런 점에서 혹시 동일 작곡자의 곡이 아닌가 의문도 들었지만 그렇지는 않네.
물론 전자는 그냥 자연 환경에 대한 서정적인 노래인 반면, 그야말로 조국 근대화와 번영 프로파간다가 노골적으로 쫙~~ 깔렸다는 차이가 있다. =_=;;;

그래서 "가을길"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아니고 아마 라떼 기준 내 기억으로 4학년 이상의 중-고학년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화음 합창이라는 게 이렇다는 것을 거의 처음으로 알려 준 굉장히 예쁜 노래였다고 기억에 남아 있다.

뭐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 하나 겨우 스스로 만들어 낸 거 갖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난리를 치던 동안..
천조국은 고속도로야 이미 몇십 년 전에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아 놔서 이름 없이 번호로 분류해야 할 지경이며 최초가 뭔지는 기억도 안 나는 상태였다. 그리고 저 때는 아예 인간을 달로 보낸 걸 경축했더라만..
그래도 산업화 근대화라는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했어야 했다.

3.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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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천하의 경부 고속도로가 꼴랑 4차로에 중앙분리대가 없거나 풀밭이었다니..
서울 톨게이트가 저렇게 차로 수가 적고 좁았다니..
자동차들 연식을 보면 80년대도 아니고 확실히 70년대이긴 한데 사진이 컬러라니..!!
여러 모로 멋지고 진귀한 기록들이다. ^^;; 원판은 흑백인데 인위로 상상해서 색을 입힌 건 아니기를 바란다.

4. 순직자의 후손, 한국 도로 공사

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경부 고속도로 건설 중 순직자 77명 중에..
후손이 선친의 뜻을 이으려고 도로공사에 취업한 사례도 있었구나! (김 기일 씨. 한국 도로공사 1989~2021 재직 후 부장으로 정년퇴직) 게다가, 유공자 자녀라는 특혜 같은 것도 없이 평범하게 공채 뚫고 들어갔던 모양이다. (☞ 관련 링크)

철도 쪽에야 걸출한 철도 명문 가문을 개척한 김 재현 기관사의 후손들이 있다. 30도 못 된 나이로 6· 25 전쟁 때 대전 부근에서 순직했지만(윌리엄 딘 소장 구출 특공대를 수송하기 위해 열차 운전) 현재 외손자 홍 성표 씨까지 코레일 소속 기관사가 돼 있으니 말이다.
그것처럼 고속도로 분야에 비슷한 사연을 지닌 후예가 있(었)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도로공사는 국내의 모든 고속도로들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국도나 지방도처럼 전국의 다른 모든 도로들은 그 도로가 지나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반면, 고속도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경부 고속도로만 해도 법적으로는 양재 IC 이남만이 한국 도로공사에서 관리하는 최대 시속 100~110짜리 진짜 고속도로이다. 그 이북은 그냥 강변북로 같은 시속 80짜리 서울 시내 관할의 자동차 전용 도로일 뿐이다. 정식 명칭은 '경부 간선 도로'.

단지, 폐쇄식 톨게이트가 있는 곳과 버스 전용 차로가 적용되는 곳이 법적인 고속도로의 시종점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운전자들에게 혼동의 여지가 있다. 양재 IC는 1987년 11월, 지금의 서울 톨게이트가 성남 궁내동에 세워지기 전에 최초의 서울 톨게이트가 있던 곳이기는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16 08:34 2021/07/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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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별한 직업들

의사

  • 다른 여느 가게들은 사장이 잠시 자리를 비워도 직원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의원에서는 의사인 대표 원장 당사자가 없으면 영업을 전혀 할 수 없고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따로 봉직의를 고용하지 않은 한)
  • 이 의약분업 체계에서 자기가 먹을 약을 자가처방 할 수 있다. 의사끼리는 반드시 다른 의사로부터 처방전을 받아야 된다거나 하지 않는다.

교사

  • 학교에서 애들과 내내 부대껴야 한다는 특성상, 점심 시간도 근무 시간으로 인정이다. (그 대신 점심 시간에도 학교 밖을 나갈 수 없음) 안 그래도 일찍 출근하는데 이 덕분에 더욱 일찍 퇴근 가능하다.
  • 형사상의 죄를 지었을 때 대통령, 외교관, 국회의원 급의 불체포 특권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애들 가르치는 중에 교내에서 체포되지는 않는다. (맛이 완전히 가서 애를 칼로 찔러 죽이기라도 하는 등의 위급 현행범이 아닌 한) 제자들 앞에서 교사의 최소한의 위신이 법으로 보장된다.

의사는 안과, 치과, 내과, 외과 등 무슨 세부 전공을 선택하든 인체의 모든 부위에 대해 일단 공부는 한다. 그러니 국시에 합격해서 의사 면허를 받았다면, 인체의 모든 부위에 대해 진찰을 하고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으며, 의료 시술을 하고 약을 처방해도 된다. 사람의 사망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

법적으로는 그렇지만 요즘 의사가 한둘이 아니고, 의대에서 다 배울 수 없는 미묘한 의술 노하우도 한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자기 전문 주전공만 담당하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임용 시험은 어떤 형태인가 모르겠다. 과학교육과는 무엇이고 물리/화학/생물교육과는 무엇인지? 과학교육을 전공한 중등 교사는 법적으로는 물리, 화학, 생물, 지학을 다 가르칠 수 있지만 고등학교 이상부터는 자기 담당 과목만 가르치는 건지? 의사의 진료 과목과 비슷한 관계일 듯하다.

의사와 교사 말고 사회 안정을 위해 필요한 직업들은(군인, 경찰, 소방관)..

  • 아무리 탈권위 시대니 뭐니 해도 계급장 달린 제복을 입는다.
  • 전쟁 중에도 자기 보직이 그대로 유지된다(예비군 소집이나 군수업체 근무 따위 없음).
  • 근무 중에 긴급피난이 허용되지 않는다. '순직'을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음.
  • 대형 교통수단의 대표도 이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다. 특히 선장..

2. 장관급과 차관급

  • 전국 각지의 시장, 군수들은 차관급 예우를 받으며 심지어 그 위의 도지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서울 시장은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 전국 각지에 있는 교육대학교들의 총장은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 교원대학교의 총장은 지방 거점 국립 종합대의 총장과 동일한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이와 비슷하게.. 타 공항들은 한국 공항 공사 관할이지만 인천 공항은 단독으로 전용 공항 공사가 있다.
그리고 서울대는 다른 지거국과는 다른 예우를 받는지 모르겠는데.. 지금은 애초에 별도 법인으로 독립해 버렸으니 상황이 좀 달라졌다.

3. 교도소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미결수/기결수, 사형수가 법적 의미와 지위가 모두 다르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것처럼 유치장, 구치소, 교도소도 모두 용도가 다른 시설이다.
그런데 최종 테크인 교도소도 다 같은 교도소가 아니며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 것이 전국 각지에 하나씩 있다.

  • 김천에 유일하게 소년 교도소 (소년원이 아님)
  • 청주에 유일하게 여성 교도소
  • 천안에 유일하게 외국인 교도소
  • 이천에 유일하게 군 교도소
  • 여주에 유일하게 사립 민영 교도소(소망)
  • 청송에.. 제일 엄격한 흉악범 장기수 특화인 경북북부 교도소

아울러, 현재 인서울인 유일한 교도소는 서울 남부(구로구 소재)이다. 송파구에는 유일한 인서울 ‘구치소’가 있으며, 이것들 다음으로는 의왕에 서울 구치소, 안양에 안양 교도소가 있다.

그리고 교도소를 학교에 가깝게 약간 열화시킨 소년원이라는 시설이 있는 것처럼.. 교도소의 '정신병원' 열화 버전도 있다.
얘의 공식 명칭은 '치료감호소'이다. 학생이 아닌 성인이 심각한 죄를 짓긴 했는데 이 사람이 정신이나 지능이 죄값을 온전히 치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저기로 가게 된다.
국내에는 공주시에 전국 유일의 치료감호소인 '국립 법무 병원'이 있다.

4. 도박과 보험

도박은 할 거면 생돈을 날린 게 아니라 희망 고문 비용과 게임비, 서비스료, 딜러 인건비를 지불한 거라고 봐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보험도.. 보험금을 탈 만한 사고를 당하지 않은 채 보장 기간이 만료됐다 하더라도 생돈을 날린 게 아니다. 그 동안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전환하여 마음 편하게 지낸 것 자체가 제 값을 한 것이었다.

이게 무의미한 생돈 낭비라면 경찰, 군대, 소방서를 유지하는 데 드는 세금도 아까우며, 대문의 자물쇠, 자동차의 안전벨트나 에어백도 장착할 필요가 없는 낭비일 것이다.

5. 이발

그러고 보니 이발소는..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자영업 서비스업인 것치고는 그래도 마스크 벗을 일, 입 벌릴 일은 전혀 없다. 온라인 비대면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며, 시종일관 동일한 주기로 이용해야 한다.

물론 이발은 안 하면 생명에 지장이 가는 의료 급의 무조건 필수는 아니다. 정 불가피하면 집에서 가족 도움으로 바리깡 자가이발..로 때울 수도 있다.
그러나 무슨 로빈슨 크루소나 필리핀 밀림의 일본군 패잔병처럼 사는 상황이 아닌 한, 이발소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문명 사회에서 대놓고 생깔 정도의 선택 옵션 잉여도 절대 아니다.

그러니 이발소는 우한 폐렴과 거리 두기로 인한 타격이 타 업종--식당, 카페, 학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거라는 게 내 뇌피셜이다. 이발과 비슷한 유형의 업종인 목욕탕보다도 상황이 훨씬 더 낫다.

또한, 이발은 산업 곳곳에 뻗쳐 있는 무인화의 손길에서도 열외돼 있다.
형태가 뻔히 정해져 있는 남성 군인 머리 스포츠 컷은 뭔가 마음만 먹으면 자동 이발 머신이 만들어질 것 같기도 하다만.. 딱히 그럴 기미는 안 보인다.

글쎄, 기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인건비가 지금보다 훨씬 더 폭등해서 남자 스포츠 컷 유인 이발비가 5~10만원 정도 하는데 기계로는 1~2만원대로 가능..!!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무인 이발 기계는 그닥 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다.
여성은 미용실을 한번 이용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겠지만, 그래도 긴 머리의 특성상 남자만치 1~2달에 한 번꼴로 자주 가는 건 아니라고 들었다. 그럴 필요도 없을 테고..

그러니.. 이발· 미용업은 막 창의적이고 떼돈을 버는 업종은 아니겠지만, 그 특성상 시대의 변화를 크게 타지 않고 기본적인 안정성은 보장된다는 게 특징이라 하겠다. 다만, 개업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레드오션화는 감내해야 할 것이다.
만약 기본 컷이 기계화· 자동화된다면 인간 이발사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커스텀 헤어 디자인 쪽으로 역할이 더욱 전문화· 특화되는 쪽으로 생존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안 그래도 이발소는 남자의 기본 커트만 담당하지만, 미용실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성의 다양한 머리 손질까지 다 담당해서 이발소의 상위 호환처럼 된 듯하다. 그냥 목욕탕과 찜질방의 관계처럼 말이다.;;
다만, 미용실은 이발소 같은 면도는 안 해 주는 것 같다.

6. 손으로 글씨를 쓰는 직업

지금 같은 고성능 컴퓨터와 미려한 글꼴이 없던 시절에는 손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에 대한 수요가 사회적으로 아주 많았다. 종이 인쇄물이 대부분이겠지만 간판, 표지판 내지 영상 자막 쪽의 수요도 있었다.

타자기나 복사기, 등사기가 없었던 먼 옛날에는 책이나 문서를 베껴 써 주는 필경사라는 직업도 있었다. 이건 방대한 텍스트를 오류 없이 신속 정확하고 보기 좋은 글씨로 베껴야 하기 때문에 나름 전문직이었다.
한편으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디지털 서체는 굉장히 투박하고 못생겼었기 때문에 영상에서 배우 이름이나 프로 이름 같은 것은 그냥 손글씨 내지 붓글씨 캘리그래피로 표시하곤 했다. 이런 건 예술의 영역이니 필경사와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지금이야 붓글씨 손글씨를 닮은 미려한 글꼴들이 워낙 많으니 인쇄물이나 영상에서 순수 손글씨는 전혀에 가깝게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우리나라 정부에만 해도 인사혁신처에 상장과 임명장을 손글씨로 써 주는 부서가 있으며 full time으로 고용된 전담 필경사가 소수나마 있다고 한다.

옛날에 초등 교육 수준에서는 교과서에서 “글씨는 자신의 얼굴/인격입니다. 글씨를 바르게 써 봅시다” 이렇게 지시했던 것 같다. 이게 더 전문화된 게 서예일 것이다.
동양은 한자 때문에 문자 자체가 큼직하고 획이 많아서 필기구는 좀 가느다란 걸 썼어야 했는데.. 여전히 붓을 쓴다. 필기구나 글자의 형태로나 둘 다 그림과 문자의 구분이 모호했던 셈이다. 진작부터 펜을 썼던 서양과 대조된다.

아, 그나저나 도로의 바닥에다가 차선 도료를 이용해서 글자나 숫자를 그리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손글씨의 범주에 들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13 08:34 2021/07/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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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관찰

1. lose와 miss

의미와 심상이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가령, 목적어가 the chance라면.. 기회를 잃건 놓치건 그 말이 그 말인 것처럼 들린다. 버스나 열차를 놓쳐서 탑승하지 못했다고 말할 때도 두 동사를 모두 쓸 수 있다.

그런데 lose는 ‘잃다/잃어버리다’를 넘어 승부에서 패배한다는 뜻을 포함한다. 즉, win의 반의어뻘 되는데..
miss는 뭔가를 향해 쐈지만 과녁을 빗맞히는 것, 빗나가는 것, 실수한다는 뜻 쪽으로 간다. lose하고는 다르다.

이렇게 의미가 분화된 두 단어는 나중에는 좀 생뚱맞은 뜻까지 갖게 된다. 먼저 miss는.. '뭔가가 없어서/뭔가를 할 수 없어서 유감이다, 서운하게 생각한다, 그리워한다'라고.. 원래 뜻으로 인해 유래된 감정까지 나타낸다. I missed you so much.. 이건 의미가 분화된 과정은 이해가 되지만 심상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뒤바뀐 게 이례적인 것 같다.

한편, lose는.. 도망을 잘 쳐서 자기를 쫓아오는 적을 멀리 따돌리고 떨쳐냈다는 뜻으로 쓸 수 있다. “Did we lose them?" 이건 우리말로 직역하기가 좀 그렇지만, "이제 저놈들 완전히 따돌렸지? / 우릴 안 쫓아오지?" 정도의 뜻이다. 그 특성상 영화 같은 데서 종종 쓰인다. lose가 일반적으로 손실, 패배 같은 굉장히 애석하고(sorry) 부정적인 뜻임을 감안하면 꽤 의외이지 않는가?

적을 싸워서 제압했다면 beat them일 것이다. win은 목적어 없이 단독으로 '이기다', 아니면 상(prize)을 타거나 경기(contest)에서 우승했다는 뜻으로는 쓰지만 경쟁자나 적을 목적어로 받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말과 차이가 있다.
lose 역시 단독 아니면 경기나 싸움이 목적어였다면 '지다'인데, 적을 목적어로 받으면 저렇게 따돌렸다는 뜻이 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면 되겠다.

2. 조동사

영어의 조동사들은 중학교 수준에서 배우고 넘어가는 기본 단어이다. 한국어에는 문법 형태만 따지자면 보조 용언이란 게 조동사와 비슷하지만, 영어 조동사의 의미를 딱 한 단어로 대체하는 물건은 없다.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 -해도 된다' 등등 덕지덕지 풀어서 써야 하다 보니, 이럴 때는 영어가 꽤 간편하고 부러워 보인다.

하지만 영어 역시 동일 단어가 뜻이 굉장히 다양하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요" 같은 지저분한 구석이 있어서 형태가 완벽하지만은 않다. 내가 영어 모국어 화자였더라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일단, may와 must를 생각해 보자. 얘들은 추측이라는 의미와 권한/의무라는 의미에 형태적인 구분이 없다.

  • MAY: 해도 좋다(허락) / 그럴 수도 있다(확률, 추측) + (문어체로 도치되어) .. 이렇게 하기를 (축복, 기원)
  • MUST: 반드시 해야 한다(강요) / 반드시 이럴 것이다(확률, 추측)

must의 경우, have to라는 대체제가 있다. 얘는 강요라는 뜻만 담당한다.
그리고 부정문은 must not과 do not have to가 모두 가능한데, 전자는 전체 부정(반드시 하지 말아야 한다)이고 후자는 부분 부정(꼭 할 필요는 없다)으로 의미가 나뉜다. 참 신기한 노릇이다. must는 다른 조동사들과 달리 과거형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생각할 점이고..

다음으로 can과 will을 생각해 보자.

  • CAN: 할 수 있다(가능. be able to)
  • WILL: 할 것이다(미래. be going to, be about to)

여기까지만 보면 별로 어려울 게 없어 보이는데.. 이것들이 과거형으로 바뀌고 의문문에 쓰이면 뉘앙스가 미묘하게 차이 나는 청유/부탁이 될 수 있다.
한국어는 보조 용언 '주다' 내지 '달다'(불완전)가 있어서 자기를 위한 부탁의 뜻을 꽤 분명하게 표시할 수 있는데, 영어에는 저런 조동사, 그리고 부사/감탄사 please가 붙어서 부탁의 뜻이 가미되는 셈이다.

조동사들 중에 제일 제멋대로 독고다이로 노는 놈은 단연 shall일 것이다.
요놈의 제일 기본적인 용도는 will보다 더 고전 문어적인 느낌으로 미래의 일, 다짐, 예언, 지침을 표현하는 것이다.

“Thou shalt not kill”은 “너는 살인하지 않을 것이다”가 아니고, 그렇다고 대놓고 명령조의 “살인하지 말라”도 아니며, “살인하지 말지니라” 정도가 적당한 번역일 것 같다. 영어 성경에 나오는 shall은 will과 비슷해 보이지만 한편으로 must의 자리도 넘보니 will 그 이상의 뉘앙스가 담겨 있다.

의문문에서는 거의 관례적으로 we에만 붙어서 “우리 ~할까?”라는 용도로 쓰이고, 대답은 let's ~로 끝난다.
그리고 과거형은 거의 must와 비슷한 강한 확신이나 명령이 되는데, have 완료형과 즐겨 붙어서 “~했어야만 했다” 이런 꼴로도 잘 쓰인다. 묽은 황산이 진한 황산으로 바뀌면 성질 자체가 좀 달라지듯이 shall은 이런 식으로 굉장히 므흣한 면모가 있다.

그나저나 let us go (우릴 가게 해 줘)와 let's go (우리 가자)가 차이가 나는 건 우리말로 치면 '도트, 네트'와 '닷, 넷'이 차이가 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3. 운율

성경에서 마 7:13은 그 유명한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그 문은 넓고 그 길이 넓어 거기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이다. 영어로는 우아하게 도치법이 적용되어 "... wide is the gate, and broad is the way, that leadeth to destruction ..."인데..

난 이 문장을 읽으면서 뭔가 옛날에 유선 전화 송수화기를 들고 너무 오랫동안 지체할 때(대략 20~30초 이상..?) 흘러나오는 오류 메시지와 운율 면에서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dialing is too late, please call again. ...???... 다시 걸어 주십시오." 이거 말이다. 요즘도 유선 전화기에서는 들을 수 있으려나?

요즘은 개인적으로 유선 전화 자체를 접할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컴퓨터에서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만큼이나 보기가 매우 어려워져 있다.
그나저나 wide is the gate랑 dialing is too late를 생각해 보시길.. 좀 비슷한 운율이 느껴지지 않는가..? 영어에 rhyme이란 개념이 괜히 존재한 게 아닌 것 같다.

전화를 끊고 다시 걸라는 에러 메시지는 영어 문장 세 개, 그리고 우리말 문장 하나로 구성돼 있었다. 마지막 영어 문장은 1990년대의 내 영어 청취 실력으로는 알아들을 수 없어서 내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다만.. 이런 건 딱히 구글 검색으로도 나오지 않더라.

4. wake와 wait, a-변종

영어의 wake와 wait는 서로 발음이 비슷하면서 매우 간단하고 기본적인 동사 단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글쎄.. wake는 대부분 wake up이라는 명령 형태로만 쓰는 것 같다.
wait는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정도의 자동사가 기본이고.. 누구를 기다린다고 할 때는 반드시 wait for의 형태가 된다.

그런데 이 두 단어는 모두 앞에 a가 붙은 awake, await라는 변종이 존재한다.
await는 그냥 wait가 아니라 귀한 손님, 혹은 게임에서 최종 보스 같은 거물이 "너를 맞이할 것이다" / "귀하신 분이 납신다" 이런 뉘앙스가 들어간다. 게다가 완전한 타동사이기 때문에 for 없이 목적어가 바로 붙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녀와 야수 만화영화에서 tale as old as time을 앞두고 나온 대사 "Your lady awaits", 그리고 게임 퀘이크에서의 메시지 "Shub-Niggurath awaits you"가 기억에 남아 있다.

다음으로 wake는.. awake뿐만 아니라 waken도 있다. 그리고 awake와 waken은 모두 동작이 아닌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도 된다. 그러고 보니 live(동사/형용사)와 alive(형용사)하고도 비슷한 관계인 것 같네..

어떤 동사는 한국어로 치면 '주다'와 '달다(다오)'처럼.. 주체나 객체가 특정 인칭(나 또는 타인)에 특화된 경우가 있다. wake의 변종들도 이런 경우인 게 아닐까?
여호와의 증인 간행물인 '깨어라'는 wake up이 아니라 awake라는 것도 생각할 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10 08:36 2021/07/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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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아카라이브 냥드립 채널에서 누군가가 성경 창세기의 소돔 이야기를 만화로 각색해 놓은 것을 봤다. 굉장히 재미있게 잘 그려 놔서 본인은 아놔..ㅠㅠㅠㅠㅠ 현웃 하면서 봤다. (☞ 링크)
신성모독적인 요소 없으면서 적당히 오덕과 비속어와 개그 패러디 코드가 들어있는 요런 스타일의 만화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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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돔잘알인 롯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뉴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여기 계시다간 직장 활동에 문제가 생깁니다. / 백수인데 / 그 직장 말고" ㄲㄲㄲㄲㄲㄲㄲ
  • "소돔인의 패악질을 본 천사들은.. 이 새끼들은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 "븅신같은 ㄴ이 하지 말라는 짓은 꼭 해 가지고.. 보고 싶다 썅년아!!" (롯.. 자기 부인을 잃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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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소돔과 고모라를 석기시대로 되돌려 준 천사가.. 알고 보니 커티스 르메이 아재였어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단, 우리엘..?? 그런 이름은 성경에 없음)

1.
저기서 의미심장한 관찰은..
"노아 때처럼 대홍수를 터뜨릴까요? / ㄴㄴ. 다시는 물로써 심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 않느냐"이다.
실제로 성경적으로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 심판은 규모와 수위 면에서 서로 대등한 twin을 형성한다. 예수님도 노아의 날과 롯의 날을 대조해서 언급하셨고, 베드로후서 2장에서도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 심판이 나란히 나온다.

게다가 생각해 보면.. 이들은 사건 이후에 자녀가 애비를 상대로 민망한 짓을 했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노아의 홍수 이후에는 노아의 아들 '함'이..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 멸망 이후에는 롯의 딸들이 말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굉장히 동심파괴적인 요소이다.
단, 전자는 애비가 스스로 술 마시고 취해 자빠졌고, 후자는 딸들이 애비한테 술을 강제로 먹였다는 차이가 있다.

이런 창세기의 사건들과 달리, 베드로후서 3장에 나오는 불 심판은 규모와 차원이 완전히 다른 심판이며.. 그 이전의 물의 넘침도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더 큰 심판과 간극을 암시한다.

2.
성경을 좀 읽은 사람이라면 창세기 19장뿐만 아니라 사사기 19장에서도 소돔 고모라와 거의 판박이 장면이 또 나온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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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자기 딸을 내어 주겠다니 저런 막장 쓰레기 애비가 있나”라고 읽을 게 아니라 그 반대다. 집단 동성애 광기가 얼~~~마나 흉측하고 끔찍하고 차마 형용조차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짓이었으면 정상적인 애비가 자기 친딸을 희생양으로 치러서까지 수습하고 무마하려 애썼을까..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버스를 제어하지 못해서 운전사가 불가피하게 주변의 누구를/어디를 치느냐 고민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자기 친자식을 선택하는 상황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차라리 내 딸을 줄 테니, 같은 남자끼리는 제발 그러지 마세요~ 평범한 강간 범죄자가 될지언정 인간이기를 포기하지는 마세요” 말이다. 비역질은 무슨 인권 라이프스타일 따위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사기 19장에서는 결국 남성 손님 대신 그 손님의 첩이 폭도들에게 끌려 나갔다. 남색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첩은 밤새도록 온갖 학대를 당한 뒤 이튿날 아침에 결국 죽었다.;;

3.
마지막으로, 이 만화에서 기독교 교리 차원에서 약간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딸을 팔아먹긴 했지만 소돔 기준으로 '그나마' 의인이었던 롯을 살리기 위해" 부분이다.
이건 100% 정확한 진술이 아니다.

벧후 2:7에서 롯이 의인이었다고 말하는 건.. 롯이 소돔의 돈고춘 새키들에 '비해서' 의인이었다는 게 아니라, 완전히 구원받아서 예수님의 의가 대신 전가된 수준으로 의인이었다는 뜻이다. 현실에서는 여전히 육신적이었고 소돔과 고모라에 제 발로 가서 고난과 삽질을 자처했고 민망한 흑역사를 남겼지만.. 죄인 신분은 아니라는 그런 차원이다.

  • 구약에서 완전 개망나니처럼 살았지만 신약에서 입 싹 씻고 의인 보정을 받아 있는 인물은 무조건 구원받은 사람이다. 삼손, 롯.. (단, 사울은 이런 레퍼런스가 신약에 존재하지 않아서 긴가민가)
  • 그 반면, 신약에서도 대놓고 부정적으로 언급된 구약 인물은 지옥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카인, 이세벨, 발람.
  • 그리고 신약에서 최후가 안 좋은 사람(아나니야와 삽비라, 데마 등), 구약에서 벌을 받아 그냥 목숨을 잃은 사람(웃사 등)은 단순히 그 사실만으로 구원 여부를 단정지을 수는 없으며, 내 생각에는 구원은 받았으리라고 추측한다.

그러고 보니 롯은 부인과 사위와 전재산 다 날리고 나서 결국 텐트.. 아니, 동굴로 들어가서 야인 생활을 시작했구나! 포도원 농부라도 된 노아보다 더 막장으로 전락하긴 했다.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1/07/07 19:35 2021/07/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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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 십용사

본인은 작년 말쯤에 본인과 같은 진영에 속한 이웃 교회 형제들과 교제할 일이 있어서 화성 동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반원 모양의 방사형으로 만들어진 시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외곽의 도로에는 웬 '십용사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흠, 육탄 십용사 멤버 중 일부가 이 지역 출신이기라도 했나 보다.

3년쯤 전에 도로명을 통해서 우연히 이 윤탁 한글 영비를 알게 된 것처럼.. 도로명을 잘 지은 게 나름 지역 역사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저기는 아예 육탄 10용사 기념 공원까지 길목에 있는 걸 봤다. 다만, 시간과 동선 관계상 개인적으로 들러 보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군사 정훈 차원에서 기리는 여러 인물과 사건들 중, 육탄 10용사는 극히 드물게, 거의 유일하게 6 25 사변 "이전"의 굉장한 옛날이 배경이어서 이질적이다. 1년 남짓 전이던 1949년 5월, 지금 같은 휴전선이 아니라 38선이 아직 유효했고 개성 시내가 남한 땅이었던 시절이다.

문제는.. 38선에 따르면 개성 시내는 남한이지만, 바로 북쪽의 고지대인 송악산 중턱과 정상이 북한 땅이어서 남한이 방어하기가 매우 불리했다는 것이다. 북괴는 6· 25를 벌이기 전부터 여기에서 수시로 툭탁거리고 국지전 시비를 걸면서 남한을 귀찮게 했다. 그래서 그걸 견제하려면 북괴가 송악산의 남쪽 기슭에 만들어 놓은 벙커라도 파괴해야 했다.
(뭐, 그 시절 용어로는 벙커 대신 러시아어 '토치카'가 더 즐겨 쓰인다. 휴전선의 길이도 킬로미터가 아니라 꼭 155 '마일'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 특공대에 자원해서 혈혈단신으로 괴뢰의 토치카를 수류탄으로 까 버리고 전세를 뒤집고 송악산 고지의 탈환에 큰 공을 세운 용사들이 열 명이었고 '육탄 10용사'라고 전해진다. 이들은 적진에서 장렬히 산화했다고 한다.
그러니 나라에서는 이 사람들을 진정한 군인 애국자라고 아주 성대하게 기념했다. 동상 만들고 노래 만들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이름을 딴 군부대와 상 등도 제정하고 별 짓을 다 했다.

전쟁터라는 게 한 사람의 뻘짓 때문에 수십 명이 몰살당할 수 있고, 반대로 한 사람의 희생 덕분에 수십 명이 목숨 건질 수도 있는 동네이다. 그리고 옛날에는 지금보다 인명 경시 풍조가 더 심했으며, "이기든지 죽든지", 멸사봉공 진충보국 같은 관념이 더 강했다는 것도 감안할 점이다.

하지만, 저 사람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송악산 기슭과 개성 시내는 6 25 전쟁 때 결국 지못미가 돼서 완전히 북한으로 넘어갔다.
게다가 저 사람들도 죽은 게 아니라 작전에 실패했으며, 전부나 일부가 포로가 되어 북으로 끌려갔다는 증언이 훗날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북한의 대남 방송에서도 육탄 10용사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어느 병사가 출연해서 자기 고향과 가족 인증을 했댄다..;;

너무 옛날 일인지라 이제 와서 정확한 진실을 알기는 난감하다.
다만, 북한에서 존재를 인정하고 언급한다고 해서 걔네들 말이 언제나 다 맞는 건 아니다.
북한에서 뜬금없이 효순이 미선이 자리를 만들고 추모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걔들이 무슨 대공 안보 관련 사건에 휘말렸거나 미군의 '악질 범죄'에 희생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무슨 광주에 투입됐던 대남 공작원의 묘지인지 위령비인지를 만들었다면서 5 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 걔들은 자기와 아무 관계 없는 4 19 의거나 6 29 민주항쟁 등도 자기들이 이용할 가치가 있으면 제멋대로 기념하고 선동 자료로 써먹는다.
그리고는 정작 진짜로 침투했던 대남 공작원이나 6 25 공산군 병사들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면서 존재를 부정하고 유해를 가져가지 않는다.

즉, 이런 쪽으로는 북괴의 대처가 일관성 없이 제멋대로인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쟤들의 반응만을 직접적인 근거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 육탄 10용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정황상 그 시절에 10명의 특공대가 조직돼서 폭탄을 들고 송악산 고지를 향해 달려갔다는 사실 자체는 팩트이지만.. 그 이상 정확한 사건의 결말을 알기는 어려워 보인다. 거기가 무슨 철원 백마고지마냥 6 25 때 피로써 수복해 내서 지금 전해지는 영토인 것도 아니고, 또 지금이 옛날처럼 카미카제 같은 전술이 마냥 미화되는 시기인 것도 아니니..

그러니 육탄 십용사는 문자적 적용보다는 '영적 교훈'이 더 의미를 갖는 영역인 것 같다. 북괴 몰아내고 개성 시내를 대한민국 국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해당 장소에 대한 고증과 재조사 발굴이 대대적으로 필요하지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 현충원에 있는 육탄 10용사 현충비. 굉장히 옛날(2007년!)에 찍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사무엘

2021/07/05 08:35 2021/07/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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