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과 일본: 절대 잊지 않는다
본인이 개인적으로 미국에 대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바로.. 치욕은 무슨 수를 써서든 무조건 갚아 온 근성이다.
(1) 태평양 전쟁 시절, 진주만 공습을 당하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맨 먼저 둘리틀 특공대를 보냈다. (카미카제 특공대가 아니라..)
치사하게 비무장 민간인들이나 학살하면서 화풀이를 한 게 아니다. “저놈들도 우리와 똑같이 예상치 못한 데서 뒤통수를 맞는 기분을 느끼게 해야 한다, 심은 대로 거두게 해야 한다” 이렇게 정말 고차원적으로 보복을 했다는 게 포인트이다!
그 뒤, 미쿡은 진주만 공습에 참여했던 일본 항모를 미드웨이에서 기어이 다 격침시켜 없앴다. 그리고 이듬해엔 진주만 공습을 기획했던 적장인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도 끈질기게 추적해서 끝내 제거해 버렸다. 이런 게 천조국의 저력이었다.
(2) 냉전 시대에 스푸트니크 쇼크를 한번 당한 뒤에는 달에 인간을 보내 버려서 결국 소련을 꺾었다.
(3) 9· 11 테러를 당한 뒤에는 무려 10년 가까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복수의 칼을 간 끝에 빈 라덴도 없애 버렸다.
미국도 인간이 사는 곳이니 언제나 완벽하지는 않다. 누구와 경쟁하거나 싸울 때 방심하다 실수하고 병크를 저지르고 선빵도 맞곤 했다.
그러나 미쿡은 그 실수로부터 반드시 배우고 교훈을 얻고, 앞으로 같은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에 정말 무서울 정도로 진심이었다. 예로부터 미쿡의 초월적인 저력은 이런 데서 발휘되곤 했다.
그리고 미국은 자국의 이름을 걸고 전투에 참여했다가 전사한 군인이라면 그야말로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유해를 추적해서 무조건 찾아 오는 걸로도 유명하다. 소방관이나 군인을 예우하는 관행 역시 대단하고 부럽기 그지없다.
다음으로 일본은..?? 미국과 같은 분야는 아니지만
(1) JAL123편 추락(비행기, 1985)이라든가 후쿠치야마 선 탈선 사고(전철, 2005)를 잊지 않는다
(2) 한국의 이 수현 씨(2001)를 잊지 않는다~~!!!
처럼 중요한 사건 사고를 골수까지 새기고 영원히 간직하는 쪽으로 진심이다.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
일본 항공에서는 JAL123 사고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새파랗게 젊은 신입 사원들한테도 사고기의 잔해를 보여주고 희생자 묘비를 참배 시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자고 정훈(?) 교육을 시킨댄다.
JR 서일본의 자국어 홈페이지에는 후쿠치야마 선 사고에 대한 사과문이 현재까지도 그냥 영구박제돼 있다.
의사자 이 수현 씨야.. 이제 한국에서도 잊혀져 가지만 일본에서 더 기억하고 계속 추모하고 있다. 이 사람 덕분에 한일 관계가 개선됐고 이 씨의 어머니가 일본에서 쏟아져 돌아오는 감사 격려 편지를 읽으려고 일본어를 독학했을 정도라고 한다.
이런 거 보면 일본인들이 정말 선진적이고 의식이 깨어 있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 더 옛날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나 기억은 좀 별개의 영역인 것 같다. 특히 정치인들의 처신과 반응은 더욱 말이다.;;;
2. 일본(+ 미국)의 선진적이고 부러운 사회 관행
(1) 한국에서는 시내버스가 파업을 하면 버스가 운행을 중단하고 멈춰서 버려서 일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시내버스가 파업을 하면 버스가 운행을 하는데.. 운임을 안 받고 아무나 공짜로 버스를 태워 준다고 한다. 즉, 시민들에겐 아무 피해를 주지 않고 버스 회사 경영진들만 엿먹인다!
(2) 한국에서는 범죄자 놈들 얼굴을 가려 주고 경찰· 형사들은 생얼을 노출시킨다.
일본인지 미국인지 진짜 선진국은 그 반대다. 경찰· 형사들 얼굴을 가리고 범죄자 놈 얼굴은 그대로 노출시킨다.
일본과 미국은 선진국+민주 국가이면서 사형 집행을 활발하게 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3) 일본은 매정할 정도로 책임감이랄까~~ 그런 의식을 밀어붙이는 성향이 강하다.
누가 전철로 투신 자살을 하면.. 그것 때문에 발생한 무수한 철도 운영상의 손실 비용이 유족에게 청구돼 넘어간다. "어차피 가해자도 죽고 없는데 공소권 없음" 끝~~ 이렇게 어물쩡 넘어가지는 않는 모양이다.
(4) 무료 생계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대면으로 아주 번거롭고 불편하게 신청해야 하고 심하면 직원이 "아이구 국민 세금으로 공짜로 먹고 사는 주제에 부끄러운 줄 아쇼" 거의 면박까지 주는 분위기라고 한다.
일본도 처음에는 이쪽 인심이 이 정도로 야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멀쩡히 일할 수 있는데도 이 제도를 악용하고 공짜로 놀고 먹는 인간들이 생기자 정책이 바뀐 거라고 한다.
(5) 한국에서는 대형 해양 사고가 한 건 벌어져서 학생들이 많이 죽자, ... 그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미친 짓거리가 벌어졌었다.
일본에서는 대형 해양 사고가 한 건 벌어지자 학교에 수영장이 설치되고 생존수영부터 열심히 가르치기 시작했다.
미친 근성의 산물인 세이칸 터널도 따지고 보면 해양 사고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일본이 노벨 상을 30명이나 배출하고 그것도 문학이니 평화니가 아니라 알짜배기 과학 분야가 수두룩한 것엔 코리아와 다른 저런 선진적인 의식도 큰 기여를 했지 싶다. 쟤들은 그렇잖아도 춘분과 추분이 공휴일이고(이과), 헌법 제정과 반포일이 모두 공휴일(문과)인 나라이기도 하다.
3. 일본의 바람직한 욕조 수도꼭지
개인적으로는 일본 호텔에서 욕조를 이용해 보고는 다음 두 가지 면모에서 개인적으로 크게 놀랐다.
(1) 물 온도 레버와 수압(수량, 물 세기) 레버가 분리돼 있다.
개인적으로 x, y축으로 모두 돌아가면서 단일 레버만으로 수온과 수량을 모두 조정하게 돼 있는 "조이스틱형" 레버를 싫어한다.
저렇게 해 놓으면.. 샤워 중에 나는 수량만 조절하고 싶은데, 기껏 최적으로 맞춰 놓은 수온까지 더 뜨겁거나 차갑게 바꿔 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 반면, 일본의 수도꼭지는 수온과 수량 게이지가 분리돼 있어서 저런 불편이 없었다. 그리고..
(2) 수압 레버의 상하 방향으로 물 분출 타겟을(샤워기 or 욕조 수도꼭지) 곧장 지정한다.
보통은 별도의 버튼이나 레버 자체의 '눌림 여부'로 타겟을 지정하게 돼 있다. 즉, 수도꼭지라는 장치에 별도의 state가 존재한다.
이러면.. 사용자는 수돗물을 틀기 전에 이 수도꼭지의 상태부터 먼저 확인을 해야 한다.
그걸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수돗물을 틀면 나는 이쪽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데 별안간 위의 샤워기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서 옷 적시고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열도의 수도꼭지는.. 그냥 수량 레버를 '위로' 돌리면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고, '아래로' 돌리면 욕조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온다.
즉, 수도꼭지의 자체 상태를 확인할 필요 없이 내가 직접 타겟과 수량을 동시에 지정할 수 있다. 아주 직관적이고 합리적이다.
이거야말로 정말 바람직한 디자인이 아닐 수 없다. 동일한 수압을 유지하면서 샤워기와 수도꼭지로 번갈아가면서 물을 분출해야 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에다 비유하자면 수도꼭지라는 클래스에다가 물 분출이라는 메소드를 호출하는데, 타겟을 객체 멤버가 아니라 메소드의 인자로 지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역시 일본이구나..! 이런 수도꼭지 하나에도 디자인의 세심함과 센스가 들어가 있구나 싶었다.
이런 건 코리아도 좀 배우고 본받아야 하지 않겠나?
4. 일본의 미국 행 똘끼
끝으로, 일본은 미국에 가거나 미국에다 뭔가를 보내는 일에 오래 전부터 특별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다. ㄲㄲㄲㄲㄲ
(1) 1926~1927년 사이, 료에이마루 호 조난 사건.
이건 배수량 42톤짜리 자그마한 어선 통통배였는데.. 조업 중에 엔진이 현장 수리 불가능한 고장이 발생해서 자력 주행이 불가능해졌다. 배는 구조되지도 못하고 해류에 이끌려 망망대해를 무려 10여 개월 동안 항해했다. 배가 저렇게 태평양을 건너던 동안 자국에서는 천황이 다이쇼에서 쇼와로 바뀌었다.
그 배는 좌초나 침몰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 연안까지 무사히 갔다. 하지만 선원 12명은 다 굶어 죽었다.;;;
(2)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44~1945년 사이에 나치 독일은 영국으로 V1이니 V2니 하는 초보적인 수준의 로켓? 미사일?을 개발해서 포탄을 날려 댔다.
일본은 그런 짓까지 할 여력은 안 됐고 또 미국이 워낙 너무 멀기도 했으니 뭘 했느냐 하면.. 풍선에다가 폭탄을 실어서 미국으로 떨궜다. 그 방향으로는 제트 기류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이게 가능했다. (뱅기 타고 동아시아에서 북미로 날아갈 때가 돌아올 때보다 더 빨리 감)
9000여 개 중에서 300개 정도가 실제로 미국까지 갔고, 그 중에 또 아주 소수가 미국 여기저기서 산불을 일으키고 집을 부수고 집적거리는 피해를 입혔다. 이런 테러가 언제 어디서 또 벌어질지 모르니 미국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정치인과 군인을 약간 귀찮게 하는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이건 독일 로켓과 마찬가지로 정확도가 너무 처참했다. 물리적인 피해 규모가 미미하기도 하니 미국에서는 이건 종전 때까지 보도하지도 않고 넘겼다. 이런 허접한 눈먼 폭탄이 정확하게 어디에 떨어져서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를 적국에다 피드백 주지 않기 위해서다.
(3) 그리고 끝으로 지난 1992년 11월경엔 일본에서 ‘스즈키 요시카즈’라고 돈키호테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 진 워렌버핏 같은 똘끼도 있어 보이던 아저씨가 풍선에다 의자를 매달아서 앉고는 바다 건너 미국을 가겠다고 나섰다.
처자식 있는 유부남이었는데 사업이 잘 안 돼서 힘들었던 듯.. 그래서 기구나 비행선을 정식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헬륨 풍선 수십 개를 달아서 그거 타고 멋지게 미국에 가면.. 자기가 유명해지고 후원도 들어오고 돈과 명예를 얻게 될 거라고 굳게 믿게 됐다.;;; 지인과 경찰의 만류를 뿌리치고 비행을 강행했다.
그는 그렇게 3~4km 정도의 고도를 시속 70km 남짓한 속도로 날면서 출발지에서 나름 1600km 가까이 수평비행을 이틀 동안 했다. 하지만 해상보안청의 수색기에 의해 마지막으로 관측된 뒤에는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그 뒤 영원히 종적을 감췄다.
미국에 가지도 못했고, 시체도 발견되지 않았다. 가다가 풍선의 부력이 다해 버려서 망망대해 어딘가에 추락한 듯.
요즘처럼 날렵한 고프로 카메라에다 유튜브와 인터넷 방송이라도 있을 때 저런 기행을 했으면 더 빨리 더 많이 주목받았을지도 모른다만.. 저 때는 방송 매체라고는 아직 큼직한 VHS 테이프와 쏘니 캠코더가 전부였던 시절이다. 아깝네그려~
그래도 풍선에다 폭탄을 실어 나르던 시절에 비해서는 일본이 많이 평화로워졌다.
Posted by 사무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