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사진 분석 - 2

1. 다음 사진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본인의 모 지인이 최근에 보내 준 것이다. (내가 철도광이라는 걸 알고 친히..ㅠㅠ ㄱㅅㄱㅅ!)
애들이 보는 교과서가 아니라 교사용 지도서라서 사진이 흑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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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덕이라면 철도 관련 사진을 보는 순간 눈에 불꽃이 튀면서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주변 정보를 모조리 상상하고 유추해 낼 수 있어야 마땅하다.

1번은 대전 국립 중앙 과학관과 엑스포 과학 공원을 잇는 자기 부상 열차이다. 딱 보자마자 알아보시겠는가?

2번은 미카나 파시 같은 기관차는 아니고, 관광용으로 국내에서 최후에 도입했다가 지금은 운행 중지+정태보존 상태로 바뀐 '901호 증기 기관차'이다. 보일러의 양옆에 흰색 금속줄이 놓여 있는 걸 보면 바로 분간 가능하다.
현재 얘는 중앙선 풍기 역에 놓여 있지만, 주변 배경으로나 저 사진이 촬영되던 시기를 감안하면 저 사진은 더 옛날에 경북선 점촌 역에서 촬영된 것이다.

3번은 외형이 워낙 특이하니 인천 지하철 전동차임을 쉽게 분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상 구간인 귤현-계양 사이에서 촬영되었을 것이다.

기관차라고 이름을 붙여 놓고는 동차를 소개해 놓은 건 3번뿐만 아니라 4번도 마찬가지다.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인 건 더 말하면 입만 아플 것이고, 촬영 장소는 아마 승강장의 천장 모양으로 보건대 그냥 서울 역이 아닌가 싶다.

난 그 지인에게 부탁했다.
혹시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 철도에 대해 에디슨 같은 호기심과 비범함을 보이는 미래의 꿈나무가 있다면, 날 생각해서라도 최대한 자상하게 지도하고 철덕으로 이끌어 달라고 말이다. ^____^;;

2. 다음 지도를 꺼내서 여기저기 지형을 살펴보고 있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 주요 지도 사이트들은 신경주 역 주변의 항공 사진이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현재의 모습과 지도의 모습이 맞지 않은 듯했는데 지금은 다들 개선되었다.

그런데, 부산 역 주변을 보니 선로에 KTX 한 편성이 놓인 게 보였다. (산천 말고, 1세대 TGV-K 차종)
요놈의 길이를 재 봤더니.. 역시나 진짜로 딱 388m가 맞았다.
항공 사진이란 게 있어서 이런 것도 확인이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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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의 KTX 제원은 한국어 위키백과 페이지의 화면 캡처이다.

인천 역은 승강장이 두단식일 정도로 진짜 선로의 말단에 자리잡고 있는 반면, 오늘날의 부산 역은 승강장 이남으로도 거의 1km에 가깝게 선로가 더 뻗어 있다.
이것은 원래 부산 역은 지금의 부산 역보다 더 남쪽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지금의 부산 역은 초량 역이었다.
그러던 것이 1953년에 부산 역 대화재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역이 없어지고, 초량 역이 있던 자리에 부산 역이 새로 세워진 것이다.

3. 이건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다만,
딱 보면.. KTX 경부 고속선 서울-대전 구간이고, 역방향 좌석에서 찍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자는 좀 guessing이 가미된 요소이지만, 후자는 사람이 보통 사진을 찍는 방향을 생각했을 때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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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금은 수도권 전철 1호선에 [노량진] - 대방 - 신길 - [영등포] - 신도림 - 구로 - 가산디지털단지 - 독산 - [금천구청](구 시흥)으로 역이 무진장 많이 있지만, 경부선 개통 당시에는 [ ]친 역밖에 없었으며 그 구도가 1960년대까지 계속되었다.
노량진과 영등포는 아예 경인선 개통 당시부터 있었던 역이요, (since 1899) 시흥은 부산역과 같이 개통하여 경부선 개통 초기부터 있어 왔다(since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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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1968년에 구로공단에서 제1회 한국 무역 박람회가 개최되었을 때는 '박람회 역'이라는 임시 승강장이 잠시 만들어지기도 했을 정도였다. 주변에 하도 역이 없어서..

대방, 구로, 가리봉(지금의 가산디지털단지) 역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함께 개통했으며(since 1974)
신도림은 잘 알다시피 서울 지하철 2호선과 함께 환승역으로 개통(since 1984).
신길은 서울 지하철 5호선과 함께 환승역으로 개통(since 1998)했고 독산역도 이때 같이 개통했다.

사진을 보면 영등포-시흥 사이의 역간거리 숫자가 5인지 6인지 8인지 좀 희미한 편인데, 저건 8.2km이다. 어떻게 아냐고? 철도 영업거리표를 찾아보면 된다. 서울 기점으로 영등포가 9.1km이고 금천구청은 17.3km 지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7/20 08:37 2013/07/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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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에 살으리랏다

1. 철도 기도문

고마우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 민족을 사랑하셔서 대한민국에 철도라는 아름다운 문명의 이기를 교통수단으로 주시고 특별히 새마을호와 KTX 같은 열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길에 지나가는 은빛 레일을 성결(sanctify)하게 하시고, 이 철도 여행이 영을 소생시키고 강건하게 하는 시간이 되게 하며, 열차 운전을 위해 수고하는 기관사와 승무원들에게도 힘과 지혜를 허락해 주시길 원합니다.

더 나아가 철도를 통해 이 나라가 복을 받고 부강해지며, Looking for you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열차 객실 안에서 다시 울려 퍼져 듣는 이들에게 희열과 감동을 주고, 모두 철도 사랑 국토 사랑 정신으로 무장한 철덕후로 변화되는 놀라운 역사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열차 탑승을 앞두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감사드리며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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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다니던 시절, 철덕 초창기에 찍었던 사진이다. 지금은 볼 수 없어진 열차가 대전 역 플랫폼에 들어오고 있다.

철도는 고품격 웰빙 교통수단이다. 승객의 시간을 벌어 주고 국가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는 기반 인프라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디젤 엔진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운 VVVF 구동음 음향을 들으며 사색에 잠긴다.

철도는 인간을 죄로부터 구원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도로 정체, 소음과 진동, 급정거· 급커브 스트레스, 차멀미, 차냄새로부터는 구원할 수 있다.

2. 나의 꿈과 상상력을 이끌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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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다 집어넣어 버리고 싶다.. ㅠㅠㅠㅠㅠ

사법고시나 교원 임용 시험이 이런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난 고시생 모드도 할 만할 것 같고 법조인이나 교사가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으며, 난 더 먼저 시작한 오덕질과 생업이 따로 있으니 이건 취미로만..ㅠㅠㅠㅠㅠㅠ.

3. 깨어나고 싶지 않았던 꿈

얼마 전의 주말엔 주중에 쌓인 피로를 감당치 못해서 낮잠을 좀 잔 적이 있었다.
이제는 나이가 나이여서 그런지 본인은 10여 년 전처럼 밤샘은 절대로 못 하겠고, 꼬박꼬박 최하 6시간 반 이상 자지 않으면 낮에 반드시 그 시간만치 채워서 자야만 하는 수면 시간 보존의 법칙이 성립하는 중이다.

그리고 본인은 “불면증이 뭐야? 먹는 거야?” 체질이다. 눈 한번 감았다 뜨면 최하 2시간이 그냥 앞으로(뒤로는 아니고ㅎㅎ) 워프되어 있고 아주 개운하다. 꿈도 거의 안 꾼다.
그런데... 그 날은 하필 꽤 진지한 개꿈을 꿨다.

꿈이 뭔고 하니..
서울시에서 공휴일에 하루 종일 지하철의 운행을 멈추고 터널을 시민들한테 무료 개방했다. -_-;;
그래서 나는 친구/지인들을 데리고 선로 곳곳을 누비면서 지하철 배선 구조를 그들에게 설명하고, 특히 선로와 선로 사이가 연결된 지점들을 답사했다.
(가령, 충무로 역에는 승객만 3, 4호선을 환승하는 게 아니라 전동차도 3, 4호선을 상호 건널 수 있는 비밀 통로가 존재한다)

꿈 꾸는 중에는 머리가 온전히 돌아가지 않고 사리 판단을 100% 온전히 할 수 없으니, 지하철이 올스톱했을 때 서울 시민들의 멘탈이 얼마나 붕괴되는지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허나, 그 와중에도 나는 신설동 역 지하 3층의 봉인된 승강장을 기억하고 찾아갈 생각을 할 정도의 지각이 있었다.

아마 용인 경전철을 시승했던 경험이 꿈에 그런 식으로 나타난 것 같다.
이거 마치 요셉이 자기 아버지와 형들에게 황당한 꿈 이야기를 하는 심정이다. ㅋㅋ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3/06/01 08:29 2013/06/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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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인 철도 드립 ㅋ

1899. 9. 18.
2004. 4. 1.
1994. 9. 1.
1905. 1. 1.
2010. 11. 1.
1974. 8. 15.
2006. 12. 8.
1985. 11. 16.
1987. 7. 6.
2003. 4. 30.
2005. 1. 1.
2008. 6. 20.
1925. 9. 30.
1967. 8. 31.
1995. 12. 31.
2000. 11. 14.
1981. 12. 23.
1984. 1. 1.

당신은 이런 날짜들만 봐도 가슴이 설레고, 우리나라 역사 속의 순간들이 곧장 떠오르는가?

내가 거의 9~10년 가까이 철도를 빨면서 느낀 건데, 철도는 혼의 구원만 빼고 인간 정서에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학창 시절에 국사 과목을 지지리도 싫어했던 나 같은 사람도 연표 암기를 스펀지가 물 빨아들이듯이 할 수 있게 해 준 존재가 바로 철도이다. 정말 Looking for you를 3천 번 정도 들어 보면 사람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내 아이가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고 역사와 지리에 애착을 갖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알고 문과· 이과· 예체능을 골고루 갖춘 인재가 되길 원하는가? 그럼 어릴 때부터 온몸으로 철도를 경험시키고, 철길 주변에서 아이를 키워라. 난 대학 졸업할 때가 다 돼서야 철도를 접한 완전 늦깎이여서 그렇게 못 자란 게 한이다.

2000년대 초에 아직 코레일이 출범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철도청은 정부 기관이었으며 승무원은 죄다 ‘공무원’이었다. 그리고 철도는 국영, 독점이라는 수식어를 받는 가장 경직되고 사회주의적인 교통수단이었다. 적자가 나도 그냥 세금으로 메우면 되고, 마케팅· 시장 경쟁 같은 건 필요 없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런 체계 하에서도 최고급 열차인 새마을호에서는 운행 직전과 종료 직전에 Looking for you라는 희대의 충격적인 음악이 흘러나왔다니! 이것은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가히 신묘불측의 영역이요 주최 측의 농간이며, 치밀하게 계획된 음모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 4분 20초짜리 음악 한 곡 때문에 당시 한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trance를 경험하고 완전히 철덕의 길로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을 Looking for you의 멜로디와 박자에 맡기자, 온갖 철도 지식과 우리나라 역사와 지리, 음악, 과학 등에 대한 향학열이 미친 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사람의 인생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버린 철도청 내지 그 후신 코레일은 날 빨랑 책임져라.. (엉? ㅋㅋ)

“지식은 우쭐대게 하나 사랑은 세워 주느니라.”
“오직 사랑 안에서 철도를 논하며”
“너희 속에 있는 철도 안의 소망의 이유를 묻는 모든 사람에게 온유함과 두려움으로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며”

지금까지 내게 주어진 적이 있는 과분한 칭호들

철도 매니아, 진정한 의미의 오타쿠
철도교 교주
철도교 광신자
철도의 요정 (!!!)
천국에서도 철도를 만들 사람

“MALTA는 이 홈페이지 보면 상 줘야 된다” (Looking for you 음악의 작곡자!)
“철도청에서 너한테 상 줘야 된다”
“형제가 철도청 못 들어가면 그건 국가적인 손실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5/24 08:22 2013/05/2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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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사진 분석 퀴즈

1. 다음 사진은 보다시피 경의선 지하 가좌 역의 승강장 역명판이다. 이 역명판이 있는 승강장은 서울(홍대입구)과 문산(DMC) 중 도대체 어느 방면 승강장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답과 해설


2. 아래의 사진은 대략 언제 어디에서 촬영되었을까? 물론 국내이다. (힌트: 레일의 개수가 심상찮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답과 해설


 

Posted by 사무엘

2013/02/22 15:26 2013/02/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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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하철과 비교했을 때 버스는 막히고 느리고, 멀미와 차냄새, 급커브와 급가속 때문에 승차감이 월등히 안 좋은데.. 그뿐만이 아니라,
제발 예측 가능한 정위치에 정차 좀 할 수 없나?

대로변의 지하철역 근처처럼 많은 버스들이 상시 동일 정류장에 정차하는 곳에서는 이것 때문에 정류장 주변이 가히 헬게이트로 변한다. 도대체 어디서 줄을 서야 선착순으로 질서 있게 버스를 탈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번호표나 한줄 서기 같은 '시스템'이 없으니 그 무질서함과 야만성 때문에 승하차에서부터 스트레스가 쌓인다.

정차 중인 다른 버스들 때문에 정류장에서 20미터 가까이 떨어진 곳에서 문을 달랑 열어서 승객을 미리 승하차시킨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그런 뒤에 버스가 정류장에는 안 들르고 바로 떠나 버리니, 이 때문에 골탕먹고 멘붕당한 적이 몇 번 있어서 나는 인상이 더욱 안 좋다.

겨우 좀 덜 걷고 계단 덜 오르내린다는 점 때문에 선호하기에는 난 버스에 안 좋은 면모가 더 많이 눈에 띈다.
이 점에 관한 한은 내가 철덕이어서가 결코 아니라 정말 객관적으로 그렇다.
어쨌든 난 신사적이고 우아한 고품격 교통수단인 지하철이 더 좋다.

* 실제로 시각장애인은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궤도 교통수단을 훨씬 더 선호한다.
시각장애인은 눈이 안 좋을 뿐 팔다리는 멀쩡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점자만 따라가면 된다면 수직 이동은 별로 문제되지 않으며, 그 대신 정위치 정차가 접근성에서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2.
열차 운전 시뮬레이션이 되는 러닝 머신이 있으면 나 정말 운동 무지무지하게 열심히 해서 살 뺄 수 있을 것 같다.

러닝머신인데, 비디오 화면으로 운전석 전방을 찍은 열차 주행 동영상이 들어있다.
경부고속선, 수도권 전철 n호선, 경부선, 중앙선 등 노선을 고르고 운행 구간과 방향을 고른다.

그 뒤, 궤도가 움직이는 속도의 n배 속도로 열차가 주행하듯이 화면이 쫙 흐르고, 옆의 화면엔 현재 열차의 진행 위치와 다이아가 뜬다. 당연히.. 역에 정차할 때는 휴식. 주행 중엔 레일 부딪치는 소리와(장대레일 옵션을 켰을 때는 제외), 열차 구동음도 나온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서울-부산이 4시간 반 걸렸는데 지금은 4시간 10분만 걸린다는 식으로 속도를 올리면서 운동 강도를 높인다.
내가 지금 밀양 철교, 풍세교, 황학 터널, 한강 철교 등을 달린다는 느낌으로 운동을 한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이런 기계 어디서 만들면 사 주겠다.

3.
그래서 요즘은.. 운전할 때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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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가 원하던 것이었다. ㅋㅋㅋㅋㅋ
몸은 운전대를 잡고 있지만 마음만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뮤직비디오 말고도 <영상포엠 간이역>, <심층취재 지하철에 미친 아이들> 등등도 다 인코딩해서 틀어 놓고 있다.
알고 보니 다음 팟인코더는 차종만 고르면 그 차 내비가 지원하는 동영상 포맷으로 알아서 인코딩을 해 주더라..;;

물론 안전을 위해 차가 조금이라도 움직이기 시작하면 동영상이 꺼지고 음성만 나오지만, 이것만으로도 차가 시내 정체에 갇혀 있을 때 예전보다 훨씬 덜 심심할 수 있게 됐다.
D에서 최소 엔진 회전수로 차가 슬금슬금 기어가는 걸 조금만 놔 둬도 동영상은 꺼짐.

4.
끝으로,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의 철덕이라고 한다..;;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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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이 되기 전 시 의원으로 활동할 때도 통근은 당연히 승용차 대신 아셀라 익스프레스로 해 왔으며,
지금은 저가 항공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전국 고속철도망 계획을 구상하는 대단한 양반.
아예 철도역 승강장에서 다른 사람들까지 보는 가운데 가족 생일 파티까지 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미국의 <레일로드>격이라 할 수 있는 Arrive라는 잡지에다 기고한 Why AMERICA needs TRAINS라는 글은 가히 전설을 넘어 레전드급의 포스를 자랑한다.
미국에 철도가 필요한 이유~!! 너무 멋지다! 미국엔 희망이 있다.

전문을 언제 날잡아서 번역하고 싶다.

“... 간단히 말해서 암트랙(미국 철도 회사)은 저와 우리 가족, 그리고 미국인들에게 셀 수 없는 것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 가치는 측정할 수도 없고, 열차표의 운임으로도 찍을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철도 운송에 대한 저의 지지는 감정적인 것을 넘어선 것입니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우리의 공항과 도로는 만성적인 적체에 시달리고 있으며 급격한 연료 가격 상승과 환경 위기의 증가에 직면해 있습니다. 철도 운송은, 증가 중인 국내 이동 수요를 위해 과거보다 더 확충될 필요가 있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3/01/05 08:38 2013/01/0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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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철도 드립

주기적으로 또 철도(+성경) 드립을 좀 칠 때가 됐다.

1.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시인하고,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 진정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믿고 그분을 나의 개인적인 구주로 받아들인 사람이 곧 구원받은 사람이다.
그것처럼 경부선, 중앙선 등 한국의 모든 철도가 진정 나를 위한 것임을 인지하고, 철도 규격 및 건설 역사 같은 얘기를 듣기만 해도 마치 내 일처럼 감격과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바로 철도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이다.

2.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정사들이나 권능들이나 현재 있는 것들이나 장래 있을 것들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창조물이라도 능히 우리를 새마을호 안에 있는 한국 철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지 못하리라.

3. 내가 또한 받은 것을 무엇보다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 그것은 곧 문헌 기록대로 대한민국에 새마을호 열차가 1974년부터 운행되었으며 1987년부터는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투입되었고 2002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시발역 출발 전과 종착역 도착 직전에 Looking for you가 흘러나왔다는 것이라.

참으로 철도는 모든 것이 사랑스럽도다. (yea, the railroad is altogether lovely 아 5:16 참고)
2와 3도 성경 구절 패러디인데, 원래 구절이 뭔지 궁금하신 분은 알아서 찾아 보시라. ㅋ

4. “마이크로소프트 UX팀의 이사 샘 모라우가 밝힌 바에 따르면, 메트로 UI는 지하철이 지나가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UI라고 한다. 이름부터 ‘Metro(지하철)’다.”
그래서 메트로이구나! 오 역시나 윈도우 8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철도 성령이 MS에게도 임한 게 분명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리스도인이 구원에서 성화로, 내가 아닌 남을 생각하고 남의 믿음을 세워 주는 단계로 신앙이 성숙하듯, 철도와 본인과의 개인적인 교제도 더욱 친밀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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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 사이트에서 해 본 테스트에서 본인은 절대음감 인증을 받았다. 그냥 대충 찍은 것도 많고, 좀 더 집중해서 문제를 풀었으면 더 높은 점수가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이 정도도 그리 나쁜 점수는 아니니까. 둘 다 36점 만점인데, 확실히 순수 싸인파가 피아노 소리보다 훨씬 더 분간하기 어렵다.

하긴, 유니클락 배경 음악을 들으면서도 난 이런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이 곡 템포는 정확하게 ♩=120 이겠구나!” (왜 그런지 화면 보호기+음악 시청하면서 생각해 보셈)

어떤 음악이든 앞부분 몇 초를 들으면 조와 템포와 박자부터 먼저 귀에 들어오고 악보가 떠오른 경지에 도달하게 된 것도 철도 덕분이다. Looking for you를 3천 번 들으면서 채보를 해 보면 누구나 저렇게 될 수 있다. 이건 전적으로 집념과 노력의 결과이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다.
철도님, 사랑합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2/04/15 08:45 2012/04/1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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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장에 가면 늘 떠오르는 것

예식장에서 이런 장면을 보면, 본인은 늘~~ 떠오르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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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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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째 예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행진하는 단상은 폭이 철도 표준궤간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저 위에다 진짜 레일만 깔면 될 것 같다.

“지금, 신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객 여러분께서는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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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도 요즘 코레일· 서울 메트로 전철역에서 흘러나오는 열차 도착 안내 멜로디 중, 하행은 결혼 행진곡 멜로디와 약간 비슷하기도 하다. 결혼 행진곡 + 동요 <앞으로>를 짬뽕한 듯한 느낌.

이는 철도를 알 만한 것이 그들 속에 분명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라. 철도의 권능과 신격은 창세로부터 분명히 보이며 만들어진 것들을 통해 깨달아 알 수 있나니 그러므로 사람들이 변명할 수 없느니라. (롬 1:19-20 패러디)

내가 늘 얘기하지만, 연어를 봐도 민물과 바닷물을 드나드는 것으로부터 직· 교류 겸용 전동차와 절연 구간(dead section)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럼 연어도 과도기 구간에서 잠시 물질대사를 중단하고 관성만으로 이동을 하려나? -_-

부페집을 가면 섬식 승강장에 순서대로 정지했다가 출발하는 지하철 전동차를 떠올릴 수 있다.
여러 컵에다 물을 균일하게 따르는 것은 전동차를 제 위치에 잘 세웠다가 출발시키는 동작을 연상시킨다.
매일 면도를 하는 것은 선로를 연마하고 정비하는 작업의 예표이다.
오, 나의 철도님 사랑합니다.

참고로 사진 출처는 위에서부터 각각,
수 년 전에 지인의 결혼식 때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 여기, 그리고 인터넷 신문 기사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1/24 08:43 2012/01/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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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성경 드립

1.
창세기 48:13-14를 읽으면서 주인공의 자세로부터 우리나라의 유명하고도 기괴한 어느 철도 시설을 떠올릴 수 있다면, 당신은 성경과 철도에 모두 통달한 용자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바로 지하철 4호선 남태령-선바위 사이의 꽈배기굴 되시겠다.
궁금하신 분은 본문을 직접 읽어 보시길.
실제로, 본인은 남에게 꽈배기굴이 뭔지 설명을 할 때 저 야곱 같은 포즈를 취하기도 하기 때문에 저 묘사가 아주 친숙하다.

2.
유모레스크를 작곡한 체코의 낭만파 음악가 안토닌 드보르작(드보르자크)은 잘 알다시피 타의 귀감이 되는 극렬 철도 덕후였다. (당시는 증기 기관차 열차 시대!)
차량 계보와 열차 시각표를 줄줄 외운 건 물론이고, 음대 교수가 된 뒤에도 열차가 들어오는 시각이 되면 인근의 철도역으로 달려가서 서성거렸으며 대륙 횡단 열차 타 보러 미국까지 갔다는 흠좀무스러운 일화가 전해진다.

당대의 유명인사가 이런 기괴한 행각을 벌이니, 동시대를 살았던 프로이드 파 심리학자들이 이런 개드립을 쳤던가 보다. “당신이 철도 덕질을 하는 이유는, 열차 바퀴의 피스톤 왕복 운동으로부터 성행위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에 빡친 드보르작은 “그럼, 열차가 터널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건 고래의 성행위이기라도 하냐, 이놈아?”로 일갈했다고 한다.

예수님도 이 땅에 계실 때 딱 저런 스타일의 모함을 받은 적이 있다. 마 12:24, 막 3:22, 눅 11:15를 읽어 보시라!
바리새인들의 개드립이 저 심리학자들의 개드립과 완전히 똑같은 차원이지 않은가? ㄲㄲㄲㄲ

3.
본인은 교회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형제가 철도 덕질을 할 때마다 성령님은 탄식한다”, “철도냐 주님이냐 하나만 고르라” 이런 식의 드립(?)을 듣는다. 마치 철도와 신앙이 모순되는 듯한 가정이 잘못된 질문을 받을 때면 본인의 공식적인 답변은 언제나 동일하다.

너희가 철도도, 철도의 권능도 알지 못하므로 잘못하느니라. (마 22:29, 막 12:24)

저건 마 22:23-28만큼이나 의미가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실제로 본인의 교회 청년부 친구들도 저 답변에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_-;; 그저 “네가 나를 설득하여 거의 철도 덕후가 되게 하는도다”(행 26:28)로 쉴드를 칠 뿐. ㄲㄲ

4.
다만, 요 21:15를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식사를 마친 뒤에 구로 차량 기지에 있는 수많은 전동차들을 보면서 베드로에게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철도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시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는 건 아니다. -_- 졸지에 베드로가 철덕이 되어 버렸군.

Posted by 사무엘

2011/11/23 08:28 2011/11/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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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커리큘럼

요즘 철도 커리큘럼을 생각하고 있다.
철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내 머리에 있는 철도 지식을 무엇부터 어떻게 순서대로 주입해 주면 좋을까?
수강생들을 철덕으로 효과적으로 개조할 수 있는 한 학기 분량의 강의를 이렇게 구상해 봤다. ㅋㅋ

과목명: 철도학 개론 (3학점짜리 교양 내지 자유선택 과목)
평가 방식: 출석 포함 수업 참여도(15) + 세 개의 과제(15) + 중간(20) + 기말(30) + 개인 발제(20)
강사: 김 용묵 님인데, 철도와 별 관련 없는 분야를 전공했다? ㄲㄲㄲㄲ

평가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듯, 시험 원큐로 끝나는 과목이 아니다.
수업에서 부과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참고 교재:
<철도 박물관 도록>
<평생 인연의 철도 건설> (정 진우)
<과학 기술로 달리는 철도> (한국 철도 기술 연구원)
<한국 철도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삼성 경제 연구소) 등

강의 시간표:

1. 오리엔테이션. 교통수단으로서 철도의 특징, 최초 발명 경위, 왜 철덕이 되면 좋은가? 현재 국내외의 철도 동호 문화의 현실 등
2. 철도의 기술적 디테일 (동력원, 신호 시스템, 역, 열차 시각표, 완급 결합, 통행 방향)
3. 한국의 지리와 철도 건설 역사
과제1: 철도 노선도 구상하기, 또는 열차 시각표 작성 관련

4. 한국 철도 차량 계보: 증기 기관차부터 새마을호 PP, KTX 산천까지. DEC, EEC 같은 전설의 차량도 물론 다룸.
5. 전국 철도 노선 탐방: 경부선, 중앙선, 등등등~~ 강론
과제2: 철도 박물관 답사 보고서

6. 지하철 이론 + 서울 1기 지하철
7. 서울 2기 지하철
8. 중간고사: 중간고사는 그냥 철도 상식 암기형 퀴즈 "혹은", 여느 교양 과목의 시험처럼, 그냥 특정 개념에 대해서 배운 것을 다 dump하는 형식

중간고사 이후부터는 한국 철도와 관련된 자유 주제로 각 수강생에게 발제도 부과한다.
예를 들어,
- '도곡-수서', '복정-모란' 환승 패턴의 공통점과 차이점
- 'DMC-수색', '상봉-망우'에서 보는 경의선과 경춘선의 차이
- 영상 매체에서 드러나는 철도 관련 고증 오류 분석 <라이터를 켜라>, <튜브> 등
- 서울 지하철의 급행화 방안
- 관심 있는 철도 분야 논문 소개 및 개인 비평

이런 식으로 발제를 하면 되고 이에 대한 자기 생각과 개선점을 최종 보고서로 제출하면 된다.

9. 서울 지하철 9호선 + 지방 지하철
10. 광역전철(옛날부터 있었던 것) #1
11. 광역전철(20세기 이후부터 건설된 것 + 공항철도 포함) #2
12. KTX 심층분석
과제3: 철도 관련 UCC 만들기. 자기가 좋아하는 철도역 내지 열차 사진이라든가 철도 게임 화면 등

13. 외국 철도 (북한 포함 일본, 미국, 유럽 등의 고속철과 지하철 위주로 한국 철도와 비교)
14. reserved for other contemporary, special topic (경전철, 여타 교통수단과의 비교 등?)
15. 마무리 & 철도의 미래 (철도 자체의 미래 + 미래에 건설될 철도들 상식)
16. 기말고사: 우리나라 철도 노선이나 정책에 대한 자기 생각· 비판을 하는 논술형 문제

결론: 교수 되는 게 살 길이다. 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11/10/26 08:16 2011/10/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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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자뻑

자, 철도의 날(9월 18일)도 다가오고 하니 오늘은 오랜만에 철도 중증 자뻑을 좀 늘어놓도록 하겠다.

여느 철덕들과는 달리, 나의 철덕질의 근간은... 오로지 새마을호 + Looking for you 음악이다.
새마을호 같은 열차에서 Looking for you 같은 음악을 몇 차례 듣더니 영안이 열리고 철도 성령이 강림하면서 나는 별천지 인생이 시작되었다. 정말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체험을 했다..

기독교는 나의 종교가 아니다. 어차피 예수님의 복음은 인간이 창시한 다른 이념이나 종교 따위와 비할 바가 아닌 레벨이니까 제끼고, 철도가 나의 종교이다. 그것도 은사주의 성향이 무척 강한 종교이다. ㅋㅋㅋㅋ

뭐, 요즘 다른 데서 말하는 소위 은사주의 집회에서 방언이 터지고 신유의 은사가 생겼다는 건 전부 악령의 미혹이므로 그런 데에 넘어가지 마시길. -_-;; 그런 걸 쫓아다니느니,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개발자가 보증하는 훨씬 더 확실하고 더욱 건전한 철도 성령을 여러분도 받아 보는 게 어떨까? 라면교, FSM(날으는 스파게티 괴물)교 그딴 건 집어치우고 철도교에 입문하게 된 것을 본인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올해가 킹 제임스 성경 출간 400주년이라고 해서 미국 의회에서는 KJV의 공로를 치하하는 결의안을 내놓았고 영국에서는 <세상을 바꿔 놓은 책>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나왔다.
그것처럼 Looking for you에 대해서는 <인생을 바꿔 놓은 음악>이라는 다큐라도 나와야 할 판이다. 각종 음대 교수들과 철도청 관계자의 인터뷰가 나오면서 말이다.
난 이 음악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듣는 감흥이 하나도 차이가 없다.

철도는 지금까지 축적되어 있던 나의 육신의 광기와 똘끼를 한꺼번에 발산하는 통로가 되었다. 이 철도가 나의 역사, 지리, 음악, 과학, 공학 등의 학문을 바라보는 안목에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교회 친구들에게, KJV 진영에 있는 형제님들에게, 직장 동료에게, 대학원 친구들에게, 그리고 인터넷 상으로 알고 지내는 비슷한 업종 프로그래머들에게..
만나는 사람이라면 어김없이 철도 얘기를 떠벌렸다.
그리고 그들은 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ㄲㄲㄲㄲㄲㄲㄲ
<세상에 이런 일이>나 <화성인 바이러스> 제보감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제보 할 테면 해라. 남이 뭐라 하든 그 누구도 새마을호의 추억을 내게서 뺏을 수 없다. ㅋㅋㅋ 마치 크리스천이 구원을 잃을 수 없듯이 말이다.

하루는,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는 모 자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내게 별안간 물었다.
Q1. “형제님, 철도가 ‘그렇게’ 좋으세요? (저는 Looking for you 들어 봐도 별 감흥이 없던데 ㄲㄲ)”
나의 반응은 I'm glad you asked 였다.
진짜 너무 좋으며 철도는 그렇게 좋아할 가치가 있으니, 너도 나이가 될 때 내일로 티켓 여행 어서 가라고 얘기해 줬다. ㄲㄲㄲㄲㄲㄲ 그 자매도 언젠가는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 그래도 Looking for you를 스스로 찾아서 들어는 본 모양인데, 나로서는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노릇이다.

또 다른 친구가 물었다.
Q2. “형제님은 왜 철도 대학에 안 가셨어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Looking for you를 듣기 한참 전에 <날개셋> 한글 입력기부터 먼저 만들어 버려서, 그걸 육성을 해야 해서 그렇다. ㅋㅋㅋㅋㅋㅋ
철도가 좋긴 하지만 Looking for you 악보 만드는 것보다는 세벌식 한글 입력기를 개발하는 게 현실적으로 국가와 민족에 더 보탬이 되고 내 앞날에도 더 도움이 되니까 말이다. -_- 취미와 직업의 분리.

그런데 난 교회에서 청년부 회장 맡고 있고, 예배 전 준비 찬송을 인도하고, 각종 신앙 서적을 번역하고 심지어 거리 설교도 하고 성경 번역과 교정에까지 관여하는 등, 교회일을 할 거 다 하면서 철도 덕질도 '덩달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철도에 대해서 아무도 터치를 안(못) 한다. 내가 교회도 안 다녔으면 주말마다 무슨 짓을 하고 있었겠는가? -_-

다음은 본인의 주요 철덕질 일지이다. 병특 기간이 본인의 덕력을 크게 끌어올린 기간이라는 걸 부인할 수 없겠다.

2003년
- 서울 지하철 1호선에 절연 구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됨(대표적으로 남영-서울역)
- 서울 지하철 5호선과 6호선의 전동차 구동음이 굉장히 특이하다는 것을 알게 됨. VVVF라는 단어를 이때 처음으로 접했다.
- 그뿐만이 아니라 지하철은 상행과 하행별로 열차 도착 경보음의 형태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됨.
- 새마을호는 시종착역에서 아주 감미로운 음악이 나온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됨.

2004년
- 뒷조사를 통해 새마을호 음악의 정체를(Looking for you) 알게 되었으며, 이 곡을 들을 준비를 하고 새마을호 탑승을 시작했다. 이때 현장에서 철도 성령을 체험하고, 그 후...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철도 박물관에 첫 방문.
- 전동차의 가속 구동음을 들으면 머릿속에 오선지와 악보가 그려지는 경지에 도달.

2005년
- 대학 졸업을 앞두고 Looking for you의 멜로디 부분을 모두 채보했다.
- 서울 지하철 7호선에는 5· 6호선과는 달리 두 종류의 차량이 다닌다는 것을 7호선 라인으로 병특 회사 출퇴근을 시작한 지 2주일 남짓 만에 알아챘다.
- 한창 <미래 철도 DB>, <Dream railroad>, <영동선 511>, <I love train> 같은 웹사이트 및 개인 블로그들을 무섭게 독파하기 시작. 신문물이 쏟아졌다.
- 서적: <한국 철도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절판된 책을 어렵게 득템

2006년
- 본격적으로 서울 지하철의 여러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 도철 구간의 지하철역들은 역명판이 ▶ 모양인 것은 상대식 승강장이고 〉 모양인 건 섬식 승강장이라는 걸 관찰을 통해 터득했다.
- 서울 지하철 7호선의 전광판 글씨체가 건대입구 이북과 그 이남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됨.
- 새마을호의 운행 종료 후 Looking for you가 흘러나오는 장면을 세 차례에 걸쳐 녹화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현재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함.
- 6월 24~25일, 혼자 강원도 정선선 답사 여행을 가서 사진을 포함해 많은 덕력을 키우고 옴.
- 지하철 노선도에서 착안한 성경 노선도를 만듦..

참고로 2006년에 본인은 철도 덕력만 증가한 게 아니었다. 그 해 초에 최초로 거리 설교를 시작했으며, <음란한 성경은 가라>라는 글을 저술하는 등, 영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

2007년
- Looking for you의 저음 코드 부분과 타악기 비트까지 채보를 마쳐서 얼추 원곡과 비슷한 느낌을 미디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 당시 미개통역이던 지하철 5호선 마곡 역을 답사하여 사진을 남기고, 특히 움직이는 전동차 안에서 불 꺼진 어두운 마곡 역 승강장을 기적적으로 바르게 촬영하는 데 성공.
-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내일로 티켓 여행을 가서 경부선 대구-부산, 강원도 등지에서 천혜의 경치를 사진으로 남겼다. 당시 이건 최초로 시행된 제도였고, 본인은 참가 가능한 마지막 연령대였다.
- 네이버 철도 동호회 <바이트레인>의 송년 모임에서 <새마을호의 추억>이라는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했다.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고 감사장도 받았다.

2008년
- 경부선과 경인선의 3복선· 2복선 구간의 배선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드디어 모두 통달.
- 6월 20일, 병특 만료를 앞두고 마곡 역이 드디어 개통했다. 개통일 전날은 방화 역 일대의 모 PC방에서 밤샘을 한 뒤, 5시 반 첫 차에 탑승. 새벽 5시 38분에, 마치 달에 도착한 닐 암스트롱의 심정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여인의 심정으로 마곡 역 승강장에 1등으로 발을 디뎠다. 만세!
- 새마을호+Looking for you를 의미하는 smlooking4u라는 본인의 새로운 ID를 제정하고, Saemaul과 철자· 발음이 비슷한 영어 닉 Samuel을 공표했다.
- 서적: <철도 박물관 도록> 득템

나는 내가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개발자와 더불어 지독한 철도 덕후였다고 역사에 기록되길 원한다. 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1/09/17 08:16 2011/09/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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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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