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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3/13 한강의 하중도들 by 사무엘

한강의 하중도들

섬이라고 하면 보통은 망망대해의 한가운데에 외로이 솟은 섬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강이나 호수에도 섬이 있을 수 있다. 가령, 남이섬은 북한강에 놓여 있는 꽤 큰 하중도이며, 현재는 유료 유원지로 꾸며진 사유지이다.

1. 선유도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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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상수도 정수 시설이 있었고 그게 지금은 무슨 툼 레이더 맵 같은 기묘한 지형을 지닌 '선유도 공원'으로 잘 변모해 있다.
양화대교가 얘의 동쪽 끝부분을 스쳐 지난다. 그리고 강남의 양화 한강 공원에서도 별도의 다리를 통해 여기로 접근할 수 있다.

2. 노들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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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유지였다가 서울시에서 땅을 사들였다. 그런데 그 뒤에 얘를 그냥 무인도로 놀린 건 아니고, 최소한의 산책로만 뚫어서 생태 공원을 만든 것도 아니고.. 여기에다 뭔가를 만들려는 사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랫동안 갈팡질팡했다.
한강대교가 노들섬의 정중앙을 관통한다. 현재는 다리의 서쪽 구간은 적당한 상업 시설과 풀밭, 산책로가 꾸며졌고 동쪽 구간에는 좀 더 야생스러운 숲이 조성된 것 같다. 뭐, 적절한 활용인 것 같다.

선유도는 육지에서 가까운 편인 반면, 노들섬은 강의 정중앙에 있어서 육지에서 좀 멀다.
노들섬 내부에도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공간이 매우 작기 때문에 사실상 작업· 업무 차량 전용이라고 봐야 한다. 인근의 강북 이촌 한강 공원 주차장에다 차를 세우고 걸어 오는 게 속 편하다.

3. 밤섬 (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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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교가 관통하는 하중도로, 한강의 하중도들 중에서 제일 신기한 놈이지 싶다.
얘는 위의 선유도· 노들섬보다 훨씬 더 크고 조선 시대엔 실제로 입주민이 있어서 뽕나무 농사까지 지었다고 한다. 본토와의 왕래는 물론 나룻배로 했고..
그러나 이 섬은 1960년대 말에 안보상의 이유가 아니라 그냥 강물 선형의 변경과 도시 개발 명목으로 무인도로 처리됐다. 주민들은 내륙으로 강제 이주 당했으며, 섬은 한번 폭파까지 됐다고 한다.

그랬는데 현재는 퇴적물이 또 쌓이면서 섬이 폭파 이전 시절보다 덩치가 더 커졌다. 이런 게 자연의 회복 능력인 건지..?? 그 위에 울창한 숲도 꾸며져서 철새 도래지 내지 천연 자연 생태의 보고처럼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얘는 위의 두 섬과는 달리, 공원 형태로도 일체 개방하지 않는 무인도로 꽁꽁 봉인되어 있다. 서울의 DMZ처럼 남겨 두려는가 보다.

지난 2009년에는 "김씨 표류기"라고 꽤 참신한 소재의 영화가 개봉했었다. 주인공이 한강으로 투신 자살을 시도했는데 실패하고, 어쩌다 보니 근처의 밤섬에 기어 들어가서 혼자 살게 된다. 망망대해 무인도도 아니고 서울 한강 한복판의 무인도에서 야인처럼 산다니 정말 낭만적이지 않은가?? 나도 한번 그렇게 살아 보고 싶다.ㄲㄲㄲㄲㄲ

소재 설정뿐만 아니라 영화로서의 작품성도 뛰어났는지.. 비록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마치 "지구를 지켜라"처럼 재평가도 받고 있는 듯하다.
그러고 보니 식인 멧돼지가 나오는 '차우'도 2009년작이고, 일제 강점기 대체역사물인 '로스트 메모리즈'도 2009년작이니.. 이때 어째 국내에서 뭔가 참신한 영화들이 여럿 만들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은 2009년 당대에는 이런 작품들을 전혀 접해 보지 못했다.

물론, 이 영화는 현실성은 전혀에 가깝게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_-;;
한강 다리 정도의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착수 직후에 충격이나 저온 쇼크 때문에 매우 높은 확률로 곧장 의식을 잃으며, 그대로 익사하게 된다. 자살할 의도가 전혀 없었던 성 재기 아재도 옛날에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가 밤섬으로 불시착은.. 개뿔, 그냥 서강대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밤섬은 무인도이지만 공무원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순찰하고 나무들을 관리하고 새똥을-_- 치우는 등 청소도 한다. 한 사람이 저렇게 오랫동안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저기에 짱박혀 있는 건 절대 가능하지 않다. 열차를 탈취하는 게 현실에서 절대 가능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튜브, 라이터를 켜라).
그래도 저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결국 공무원들에게 들켜서 본토로 송환되긴 하니, 최소한의 현실은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4. 백마도 (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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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선유도처럼 강남 내륙 쪽에 가까이 붙은 자그마한 섬으로, 김포대교의 바로 옆에 붙어 있다. 하지만 이 섬은 생태가 아닌 군사· 안보 명목으로 민간인의 접근이 금지된 무인도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이 섬에 작정하고 군부대가 지어져 있거나 인터넷 지도에서 흐리게 가려졌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반대로 위장을 위해 숲이 울창하게 꾸며져 있다거나 하지도 않다.
언덕 하나만 빼면 섬의 대부분은 그냥 황무지 뻘밭이며, 거기 중앙에 헬리패드가 만들어져 있는 정도이다.

이 섬은 1 21 김 신조 사태를 계기로 1970년쯤에 군사 시설로 둘러싸이고 무인도로 봉인되었다고 한다. 무장공비가 서울로 침투하는 걸 봉쇄하기 위해 청와대 근처의 산들은 몽땅 요새화됐으며, 한강 하류도 온통 철조망이 둘러졌다. 한강 내지 임진강의 하구 끝자락은 강만 건너면 바로 북한 땅이기 때문이다.
이때 백마도는 서울의 적당한 외곽에 있겠다, 적당한 크기에 내륙에서도 그리 멀지 않으니 한강을 경비하는 용도로 찜해지게 됐다.

그나마 2013년부터는 거의 1년에 한 번(하루)꼴로 500명 남짓 예약을 받아서 민간 개방 행사도 하는가 보다. 단, 섬 내부의 촬영은 금지이기 때문에 주변 사진은 언론 보도 자료 말고는 딱히 없다.
요즘이야 북괴가 핵과 미사일로 도발하고 있지, 이렇게 무식하게 침투를 하지는 않으니 1970년대 스타일의 서울 경비는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대비를 전혀 할 필요가 없는 건 또 아니니 원..

백마도의 바로 곁을 지나는 김포대교는 고속도로(수도권1순환) 교량이다. 이 고속도로가 동쪽 고리에서 통과하는 교량은 강동대교이다.
그리고 백마도 일대에는 한강 수중보가 설치되어 있다. 다른 수중보는 잠실대교 부근에 있다. 한강의 수심 유지, 바닷물의 역류 방지 등의 목적으로 설치되었는데, 북괴 잠수함의 침투를 방지하는 목적도 덤으로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5. 보너스: 초평도(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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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한강이 아니라 임진강에 있는 넓은 섬이면서 섬 전체가 천연 습지이다. 먼 옛날에는 여기서 논농사도 지어졌다고 하지만 6· 25 전쟁이 끝난 뒤에는 얄짤없이 무인도로 전락했다. 다만, 강 건너편이 당장 북한 땅이나 DMZ인 건 아니고 그냥 민통선 지역이다. 백마도와는 달리, 이 섬 자체가 무슨 군사 시설로 쓰이고 있는 건 아니다.

남북 통일이 된다면 군사· 안보 위협은 없어지겠지만 자연 상태 보존을 위해서 여전히 무인도 지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량 같은 건 없으니, 이 섬에 접근하는 수단은 어차피 나룻배(...보트)밖에 없다.

이상이다.
산 정상뿐만 아니라 하중도도 군사 시설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 것이 흥미롭다.
한강은 김포 방면의 하류 말고 하남· 양평 쪽에도 하중도가 몇 개 더 있는데, 이런 것들은 국유지 사유지 같은 소유 관계는 어찌 되는지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2/03/13 08:35 2022/03/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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