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건강· 의학 관련 인식의 변화

(1) 옛날에는 "난 평생 병원이라고는 한 번도 간 적 없을 정도로 팔팔하고 건강했다구!" 라는 말이 긍정적인 심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게 "평생 병원이라고는 한 번도 안 갔을 정도로 건강 관리를 안 했구나!"라는 부정적인 심상이 됐다.

(2) 옛날에는 좀 아파도 근성으로 깡으로 버티고, 학교건 직장이건 콜록거리면서도 출근· 출석하고 개근하는 게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일단 무조건 출석도장부터 찍고 나서 그 다음에 진짜 도저히 못 버티겠으면 조퇴를 하든가 했다.
그러나 요즘은 콜록거리면서 출석해 있는 건 소음 유발이며, 남한테까지 병을 옮기는 민폐짓이다. 아프면 알아서 푹 쉬는 것이 매너와 센스로 취급된다.

(3) 옛날에는 장애인이나 정신병에 대한 인식이 밑바닥 시궁창 그 자체였다. 꾀병 겁쟁이 의지박약 같은 것에 대한 인식이 정말 최악이었다. 그런 건 게으름과 거의 동급으로 취급됐었다.
그러나 요즘은 정신과 치료 내지 상담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거의 없어졌다.

(4) 옛날에는 의학 기술로 불치 아니면 완치지, 완치라는 게 없이 약 먹으면서 평생 관리해야 되는 지병이라는 개념이 좀 생소하고 낯설었다. 에이즈나 고혈압 같은 거 말이다.
하긴, 옛날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도 새 버전이 나와서 업그레이드를 하면 했지, 한번 구매하고 설치한 제품을 또 계속 업데이트 받는다는 개념도 없다시피했다. 인터넷 같은 사기적인 소프트웨어 유통망이 없었던 탓이 컸지만..
그래서 사람이고 소프트웨어고 다 뭔가 완제품보다는 '반제품'에 더 가까운 취급을 받는다.;;

(5) 피부의 때라든가, 포경수술, 자외선에 대한 인식도 쌍팔년도 대비 많이 바뀌었다.
때는 박박 밀어서 무리하게 벗길 필요가 없는 존재이며.. 포경수술도 이제는 꼭 할 필요가 없는 과거의 유물이 됐다.
자외선도 비타민 D 합성보다는 피부를 노화시키고 망가뜨리는 해악이 더 부각되고 있다. 담배에 대한 인식만 바뀐 게 아니다.

2. 고혈압에 대한 인식

-- “음, 머리가 깨질 듯이 너무 아프군.. (I have a terrific headache)” 꽈당 - 1945년 4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
-- “아이고 내 머리야 머리야!!” (왕하 4:19. 성경에서 수넴 성 과부의 외아들이 죽기 직전)

기록에 따르면, 루스벨트는 1931년, 50대 초반의 나이로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에는 혈압이 140/100이어서 고혈압 초창기였다고 한다.
그 혈압은 갈수록 올라가서 10년 뒤, 미국이 태평양 전쟁에 참전할 즈음에는 188/105까지 올라갔고..

1944년에는 환갑을 넘긴 대통령 각하가 몸 상태가 이미 엉망이었다고 한다.
눈에 띄게 수척해져 가고 얼굴은 창백하고 입술은 시퍼렇고,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확 차고..
혈액을 통한 산소 공급이 잘 안 되는 게 명백했다. 이 와중에 혈압은 226/118을 찍었다.

그러다가 루스벨트가 돌연사한 당일 아침에 측정한 혈압은 무려 300/190이었다고 한다. 사인은 대뇌출혈. 이제는 몸이 도저히 못 버텨서 뻗어 버린 거다. 컴퓨터로 치면 down, crash..
저 사람은 대공황부터 세계대전까지 겪느라 살인적인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모양이다. ㅠㅠㅠ
저땐 아직 혈압계만 있고 오늘날 같은 효과 좋은 혈압약이라는 게 없었던 듯. 그러니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라는 초VIP조차 건강이 저런 식으로밖에 관리되지 못했다.

음, 그러고 보니 고혈압은 뭐고 협심증은 뭐지..??
협심증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갑자기 쥐어 짜듯이 그렇게도 아파 견딜 수 없다가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로 빠지는 거라고 한다.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물질이 원래 폭발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데, 정말 뜬금없게도 심장의 과부하를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저게 협심증에 대처할 ‘시간’을 벌어 주는 응급처치약으로 쓰인다.

‘내과 박원장’ 웹툰엔 ‘소대광’이라는 의사가 과로에 시달리다가 심장에 무리가 갔는데.. 비상 상황에서 이걸 못 먹어서 목숨을 잃는 장면이 나온다. 굵은 손가락으로 정말 쌀알만 한 약 한 톨을 집다가 놓쳐서 날려먹었다..;;;

옛날에는 이 지병이 있던 아버지가 문맹이어서 “뚜껑을 누르고 돌리면 약병이 열립니다” 이 문구를 못 읽고 니트로글리세린 약병을 개봉하질 못해서 안타깝게 운명했다고 회고하는 내용인 수필도 발표된 적이 있었다. =_=;; (오 천석, <아버지의 손>)
심지어 그 약의 제조사에서는 “어린이· 아기가 함부로 갖고 장난치지 못하게 최신 최첨단 안전장치가 적용됐다”면서 약병의 구조를 자랑하고 있었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사람은 피가 제대로 못 돌면 큰일난다. 그러니 익수자를 건져도 인공호흡조차 필요 없고 이젠 오로지 심폐소생술만 할 정도이다.
그리고 몸을 꼿꼿하게 펴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당연한 말이지만 피를 잘 통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긴, 피뿐만 아니라 전기가 흐르는 전선도 배배 꼬고 묶어 놓지 않는 게 권장된다.

3.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

옛날에는 영양 보건 인프라가 열악해서 영유아 사망률이 매우 높았다. 출산 과정에서 산모가 죽는 일도 지금보다 훨씬 더 흔했다.
오늘날이야 저런 일은 매우 감소했지만 그 대신, 그 대신..

결혼 늦어지고 출산 늦어지고.. 산모가 30대 중후반이나 심지어 40대에 육박하는 노산이 늘면서 또 다른 부작용이 속출하는 중이랜다.
다른 질병 감염은 없지만 그냥 착상이 잘 안 되고, 기형아가 태어나거나 아예 유산돼 버리는 빈도가 급격히 치솟았다.

이게 업계에서는 이미 공공연하게 통용되는 상식 팩트랜다. (학교나 군대에도 띨띨한 애들이..)
매우 불편한 진실이지만 정치적으로 뭔가 선동할 껀덕지는 없으니 언론이나 파파라치 유튜버들은 이런 얘기를 일절 함구한다.

현대의 보건 의학이 외부로부터 세균 감염이나 바이러스 침투는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생체 기능 자체가 늙고 저하되고 죽어 버리는 걸 막거나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마치 탈모가 불치병인 것과 같은 맥락에서 말이다.

인간의 의술로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늙고 죽어 가는 속도를 약간이나마 늦추는 게 전부이다. 과학은 성경의 기적 같은 부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한 문제를 해결했지만 또 다른 부작용 때문에 골치를 썩는 게 많은 것 같다!

하긴, 옛날에는 영양실조 면역력 저하 때문에 가벼운 병에 걸려 죽은 사람, 마데카솔· 후시딘이 없어서 상처가 패혈증으로 도져서 죽은 사람, 겨우 결핵에 걸려 죽은 사람, 콜레라· 장티푸스에 걸려 죽은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이러니 유 일한 같은 사람이 조선 땅의 열악한 현실을 보고는 제약 회사와 공장을 자국 땅에 차린 것이었다.

항생제로 세균을 극복하고, 백신으로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비누와 염소 계열 세제로 위생을 개선하니 인간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후진국형 질병을 다 극복하고 나니까 인간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관문이 암이나 성인병 부류인 것 같다.

- 에이즈가 기회질환으로 사람을 죽인다면, 당뇨는 합병증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차이가 있다. 고혈압도 합병증이 문제인 듯하다.
- 언론에도 자주 나오는 식중독의 양대 산맥은 살모넬라 균 vs 노로 바이러스인 것 같다.

- 중환자와 응급환자는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병이나 상처의 규모가 커서 많은/빡센 치료를 해야 하는 거랑.. 간단한 치료이더라도 당장 1분 3분 안에 하지 않으면 죽는 위급한 상황은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엄청 무거운 죄를 지어서 교도소에서 평생 썩어야 하는 죄수랑, 잡법이지만 교도소에서 자잘한 사고 많이 치고 수형 성적이 개판인 죄수가.. 관점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 우리나라의 보건 의료 정책과 법률이 현실을 반영해서 좀 유도리 있게 바뀌기는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이런 쪽의 인식도 좀 선진화될 수 없을까..??
돈이 저절로 펑펑 솟아나는 것도 아닌데 아무 무의미한 연명 치료는 진짜 중단해야 할 것이고, 의료진들한테 자율과 재량은 없이 규제와 책임, 처벌만 지우는 관행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 안 그러면 지금 같은 의료 인프라가 절대로 유지되지 못할 테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5/12/27 08:35 2025/1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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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님'을 붙일 것인가

대한민국의 기독교 신자들은 관례적으로 ‘예수’라고 안 하고 꼭 ‘예수님’이라고 부른다. (예: 기도를 끝낼 때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마 불자들은 비슷한 논리로 ‘부처’ 대신에 ‘부처님’이라고 하지 싶다.

그런데 성경에는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렇게 접사 ‘님’이 붙지 않은 경우가 있다. 특히 개역, 한킹 같은 옛날 20세기 성경 말이다.
찬송가 가사에도 “예수 따라가며”, “예수여 예수여 나의 죄 인하여” 등 가끔은 이 접미사가 생략된 게 있다.

난 옛날에, 지금보다 권위주의 유교 사상이 더 강했을 옛날에 성경 및 찬송가 번역자가 예의를 모르고 싸가지가 없어서 ‘님’을 생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께서’를 붙인 것만으로도 높임의 의미가 들어갔다고 본 거겠지.
“예수께서 가라사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되”보다 훨씬 더 간결하고 운율 잘 맞고 매끄럽게 읽힌다.

이제 와서 익숙한 찬송가 가사의 강박/약박 내용어/기능어 배치와 운율까지 깨뜨리면서 억지로 ‘님’을 첨가해서 수정하는 것에도 개인적으론 반대 소신이다. ‘님’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암튼 그건 그런데..

그래서 요즘 나오는 성경 역본들은 본문에도 ‘님’이 추가되는 추세이다. 다만, 번역 방침이 그렇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님’을 넣지 않아야 마땅할 것이다.

(1) ‘그분’이 아니라 ‘이름’ 자체만을 가리키는 경우: 수태고지 “아이의 이름을 예수라 하라” / 십자가 명패 “이 자는 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 / 예수라는 이름 앞에 모두 무릎을..

(2) 적대진영의 대사: “내가 예수도 알고 바울도 들어 봤는데.. 네놈은 도대체 뭐임?” (사도행전 19장 그 유명한..)
저거는 부정한 악령의 말이다. ‘예수님’ 이렇게 해 놓으니 꽤 어색하다.

(3) ‘여호수아’의 헬라 표기인 예수. 행 7:45, 히 4:8
이거는 킹 제임스 기반 역본들에만 존재하는 특징인데.. 님 붙일 필요가 전~~혀 없다. 특히 후자 히브리서는 진짜 예수님과 달리 안식을 못 줬다는 문맥이다!
근데 모 민간 군소번역 중에는 이것도 예수님이라고 옮긴 사례가 있더라.

그러니 ‘님’을 안 붙여도 상관없고, 붙일 거면 제대로 봐 가면서 붙여야 된다는 것이다.
마치 아예 한글로만 써 놓으면 상관없는데, 한자를 병기했는데 틀려 버리면 병기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효과가 날 수 있다.. 이런 것이다.

아, 하나 더. 가나의 혼인 잔치 요 2:5의 경우, 예수님을 높이는 스타일로 번역하면 “그분께서 무어라 말씀하시는지”라고 마리아도 예수님을 높여서 번역하는 편이고..
좀 인본주의적으로 어머니가 아들을 거론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저 사람이 시키는 대로”라고 번역하는 편이다. 한국어는 이런 것도 갈린다.

2. 맞춰/맞혀

신 19:5는 산에서 벌목 중에 도끼를 잘못 놀리는 바람에 옆의 사람을 사고로 죽였을 때... 즉 과실치사와 도피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부분을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우리말 성경들은 "도끼가 자루에서 쓰윽 빠져나가 이웃을 맞춰서 죽게 하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더라. 오리지날 개역성경 이래로 개역개정, 그리고 킹 제임스 계열인 한킹과 흠정역, 표준역까지 모두 동일하다.

그러나 이건 도끼가 다른 사람 머리를 명중한.. 다시 말해 투사체가 목표물에 닿은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맞춰서'가 아니라 '맞혀서'가 돼야 한다. 발음은 동일할지라도 말이다.

'맞추다'와 '맞히다'는 “내가 문제를 얼마나 맞혔는지 확인하려고 답안지를 정답지와 맞춰 봤다(대조)”, “총은 영점을 잘 맞춰(세팅) 놔야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이런 관계이다.
다시 말해 맞추는 건 맞히기 위한 준비나 풀이 과정에 가깝다. 아니면 맞혔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는 절차랄까? 비슷한 상황에서 쓰이니 헷갈리기 쉽지만, 동일한 표현은 분명 아닌 셈이다.

개역성경이야 워낙 오래됐으니 그렇다 치지만 그게 개역개정이 나올 때도.. 한킹이나 흠정역이 여러 번 교열되고 심지어 표준역이 나올 때도 이 구절은 바뀐 적이 없었다는 게 참 신기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맞춰'와 '맞혀'의 차이에 대해 둔감한 건지도 모르겠다. 마치 '부딪치다'와 '부딪히다'처럼 말이다.

3. 듣기만 해도 알아들을 수 있게 번역해야

본인의 오래된 지론인데 말이다.
성경은 가능한 한 동음이의어가 없게, 낭독만 들어도 알아듣는 데 99% 이상 지장이 없게,
텍스트는 한자나 아라비아 숫자 같은 타 문자의 보조 없이 한글(+ 공백, 문장부호)을 쭉 늘어쓴 것만으로도 독해하는 데 지장이 없게 번역해야 하지 않나 싶다.

가령, 사자는 그냥 lion을 나타낼 때만 쓰고, 메신저를 뜻하는 사자는 '전령' 같은 다른 말로 바꿔야 할 듯하다.
'악의'는 아기와 발음이 겹치기 때문에 '악의적' 또는 다른 유의어로 바꾸는 게 더 좋게 들린다.

그리고 '네'는 같은 문맥에서 '너의'도 되고 숫자 4도 될 수 있어서 매우 심각한 모호성이 존재하는 관형어이다. 한국어의 구조 차원의 에러, 버그, 결함이 아닐지? 안 그래도 '내'와 '네'조차 발음 구분이 안 되는 지경인데.
'내/네'는 my라는 뜻으로 굳히고, thy는 '너의'라고 풀어 써 주는 게 현실적으로 덜 어색하고 제일 자연스럽겠다.

아울러 첫날/천 날은 일천 날, 첫째 날 정도로 구분해 주고,
낫게/낮게 → 나은 걸로, 낮은 걸로.. 풀어 줘야 하지 않을까? 이런 건 한자로 해결 가능한 동음이의어도 아니다!

flying → 활용형이 그냥 '나는'이 돼 버려서 이것도 체언과 분간이 안 되고 말이 굉장히 보기 안 좋다.
'비행하는'으로 완전히 대체 가능한 것도 아니고 '날으는'을 허용하든지 뭐 어찌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다. 심지어 '날으는'조차도 '나르는'과도 구분이 안 되어 완벽한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우리말은 한글 특유의 모아쓰기 특성 덕분에 띄어쓰기를 안 해도 어지간해서는 알아보는 데 큰 지장이 없다. 그리고 적당히 붙여 쓴 게 전체 의미를 한 덩어리 단위로 묶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가끔은 정말로 헷갈릴 때가 있다. '삶은 달걀'(boiled / life is) 같은 예도 있고, 또 '바라바라 하는', '바보'(행 13:6), '노'(렘 46:25)처럼 짧아서 헷갈리는 고유명사도 있다.

헷갈리는 한자어에 대해 괄호+한자 병기를 하기에 앞서, 헷갈리는 고유명사에 대해 별도의 표시가 훨씬 더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옛날에는 고유명사들을 별도의 폰트로 표기하기도 했지만 컴퓨터 시대에 서식이 없는 텍스트에서는 그런 걸 어떻게 표현할 텐가? 이런 게 숙제라는 것이다.

저런 문제에 비해서 뭐 "강하고 담대하라"가 비표준어이니까 "마음을 강하게 먹고 담대해져라" 이렇게 늘이는 거는 훨씬 후순위의 문제이다. 그것만 물고 늘어지고는 '거룩하다'는 '거룩하라'라고 잘도 쓰더구만? 형용사· 명사 품사통용은 어차피 절대적인 답이 없는 문제이다.

예전에도 몇 번 했던 말이지만 난 인터넷, 네티즌 이런 말을 어설프게 순화하는 것보다, 장(페이지/챕터) 같은 말을 더 잘 분간되는 말로 바꾸는 게 현실적으로 훨~~씬 더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5/12/14 08:35 2025/12/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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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지금으로부터 한 달쯤 전, 11월 8일부터 10일엔 결혼 1주년 기념 여행을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와~ 유부남 된 지 벌써 1년이 경과했구나.
뱅기로 딱 2시간, 시차는 딱 1시간 차이 나는 진짜 중국, 찐 중국 섬나라를 갔다.
여기는 낮에는 20도 후반, 밤에는 20도 초반.. 우리나라로 치면 9월 초-중순 정도 같은 더운 날씨였다.

여기는 자유 민주주의가 통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경찰이나 공항 공무원을 봐도 괜히 위압감 같은 게 느껴지지 않고 마음이 편했다. 대륙ㅈㄱ이나 베트남에 갈 때와는 느낌이 확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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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國, 數學 같은 오리지널 한자를 보는 건 난생 처음..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다.
당장 대한민국에서 지리적으로 제일 가까운 대륙ㅈㄱ과 일본은 오리지널 한자를 공식적으로 쓰지 않는다는 걸 생각해 보시라. 그러니 저게 더욱 신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한자를 일상적으로 쓰질 않으니 한자 폰트에 대한 수요와 공급도 매우 매우 희귀해져 간다. 그러니 그냥 명조, 고딕(바탕, 돋움)이 아닌 폰트는 매우 새롭게 느껴지고.. 딱 보기만 해도 외국 같은 느낌이 든다.
가령, 한자가 둥근고딕/굴림 계열이면 이건 폰트만 봐도 일본어라고 온몸으로 소리치는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제 Windows에서도 굴림과 궁서에다가 그 글꼴 고유의 한자 글립을 좀 집어넣고 바탕/돋움 더부살이를 좀 벗어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이런 건 현실적으로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 모양이다. 뭐 그건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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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찐중국에서 만든 제품으로는..?
옛날에 A4tech라는 스캐너와 그래픽 프로그램(image72) 제조사가 있었고 삼국지 무장쟁패=_= 대전액션 게임,
그리고 탕엥(당영)이라는 기업에서 먼 옛날에 무궁화호 객차를 만들어서 울나라로 납품했던 게 떠오른다. 지금 관점에서는 화장실조차 비산식인 구닥다리이지만 말이다. 의외의 분야에서 접점이 있었다.
(사운드 블래스터 카드는 대만이 아니라 싱가포르 제품이었구낭..)

3.
이 나라에서는 지난 2007년에야 고속철도를 도입했다. 이게 일본 신칸센이 역사상 최초로 해외로 수출된 사례라고 한다.
일본은 이때도 "기술이전 같은 건 없다. 열차 중정비는 일본에 와서 받아라"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대한민국은 10여 년 전에 그 말을 먼저 듣고는 질색해서 일본을 제일 먼저 탈락시키고 프랑스 TGV와 계약한 반면, 찐중국은 애초부터 자체 기술 개발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운용 노하우만 전수받고 신칸센을 도입했다고 한다.
그러다 지금은 일본에서도 중정비 기술까지 넘겨줬다고 그러네..

4.
저 나라에서는 국가원수를 부르는 칭호가 '총통'이다. 엥? 찐중국은 민주주의 국가 아냐?
한국과 일본에서는 '히틀러 총통'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영도자, 수령님 정도나 총통이라고 번역하는 반면, 이 나라에서는 트럼프 같은 대통령 president를 그냥 총통이라고 부른다.

아 그러고 보니 대만은 1949년부터 1987년까지.. 무려 38년 동안이나 계엄 상태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은 70년이 넘게 거의 영구휴전 상태인데 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찐중국도 마냥 자유 민주스럽지는 않았고 진짜 '총통'이 다스리는 것 같은 시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어디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보통은 거기 관광지나 맛집을 찾아보는데 본인은 저런 게 더 관심이 가서 말이다... =_=;;
아무튼 우리 부부는 도심 구경을 한 뒤, 우라이 온천 마을과 거기 휴양지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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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명물은 우육탕이라고 하네.. 와이프가 시내에서 어디 맛집을 찾아내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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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큼직한 강이 흐르고 있는지.. 우라이 온천 마을은 경춘선 강촌 역 주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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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시장은 이런데.. 의외로 야시장 같은 건 없다. 여기는 해가 지고 나면 온통 쥐죽은 듯이 고요해지더라.
밤 유흥을 즐길 거리는 딱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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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고기 소시지가 무척 맛있었다.
타이완 섬 원주민들은 전통적으로 멧돼지를 좋아하고 친숙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 점이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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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다음으로는 호박..
전통시장에서 늙은호박을 파는 걸 딱 한 군데에서 봤다.
시골 마을이면 어디 호박을 심어 놓은 곳이 없나 궁금했지만 딱히 못 봤다. 호박 대신 토란이 여기저기서 많이 자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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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운선낙원이라고 불리는 높은 산 중턱의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잠깐 이용한 셔틀 교통수단이다.
궤간과 크기는 남이섬 꼬마열차와 비슷했고, 차량은 오동도 동백열차와 비슷했다. 운행 거리가 1.5km 남짓밖에 되지 않지만 승강장이 시골 간이역처럼 보이고 본격적인 대중교통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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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이 폭포를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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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도 타고 더 높은 곳으로 쭉쭉 올라가니 운선낙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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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울창한 숲과 폭포와 강을 보시라.. 경치가 정말 대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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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과 둘째 날은 날씨가 아주 맑고 화창했던 반면, 귀국하는 마지막 날에는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이 날은 어차피 야외 관광이 다 끝났으니 날씨가 어떻든 아무 상관 없다. 참 절묘했다.
우리가 묵었던 명월온천(full moon spa)은 온천과 호텔을 겸하면서 객실은 여관보다는 펜션 같고 무척 멋있었다. 대중탕도 있다던데, 차라리 수영장 컨셉이라면 모를까 온천 목욕탕은 객실에 있는 개별탕만으로 충분했다.

시간과 체력이 좀 더 있었으면 타이베이에서 대만의 명물인 국립 고궁 박물원을 가 보고, 대만에서 지하철이나 열차도 좀 타 보고, 그러면서 허우통 고양이 마을 정도도 다녀왔을 텐데 그러지는 못했다. 그냥 우라이 온천 마을에서 휴양만 한 모양새가 됐는데.. 휴양을 한 것만으로도 어디냐.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온천 여관에 실제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상이다.
본인은 몇 년 동안 비행기를 탈 일이 없다가.. 결혼을 계기로 아내와 여행을 다니느라 예전보다는 비행기 탑승 경험이 더 생겼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요즘 비행기는 10~20년 전 비행기보다 뭔가.. 박력이 덜한 것 같다. 한두 번이면 기분 탓인가 싶지만, 몇 년째 시종일관 계속 이런 건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륙할 때 엔진의 쿠르르르르릉~~ 소리와 공기 내뿜는 소리가 영 예전 같지 않고 너무 조용해졌다. 녹음을 해 보면 예전엔 파형이 다 뭉개질 정도였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
착륙하면서 랜딩기어가 땅에 닿을 때 쾅 소리와 진동도.. 예전에 비해서는 너무 부드러워지고 약해진 것 같다.

이건 물론 좋은 현상이다. 조종사가 조종을 잘 하고, 비행기 제작 기술이 발달하고 기체의 방음 실력도 향상됐기 때문에 조용해진 것이기는 한데.. 심지어 더 조용한데 엔진의 출력과 효율은 더 올라가 있다.
난 그래도 청각적으로 날 자극하는 게 있던 시절이 더 좋다. 이런 게 있어야 탈 맛이 나지..

지하철 전동차만 해도 1990년대 중반에 VVVF 소자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전동차가 그냥 달리는 현악기 관악기 수준이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제조사별로 개성도 넘쳤다.
그랬는데 지금은 소리가 다들 획일화돼 버리고 결정적으로 음량이 너무 작아졌다. 재미가 없다. 이러면 어린 철덕 꿈나무가 생기기가 어렵다. =_=;;

글쎄, 난 기억이 별로 없지만 자동차에 대해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옛날 카뷰레터 밥통 달렸던 시절의 우두둘툴툴툴~ 자동차 엔진음을 그리워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악셀 페달이 정말 100% 기계적으로 반응하고.. 엔진 브레이크 퓨얼컷조차 없었던 시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5/12/10 19:26 2025/12/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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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콩라인이지만 특이한 인물

성경의 창세기는 바벨 탑 사건 이후 12장부터는 아브라함-이삭-야곱 3대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의 관점이 세상 전체에서 특정 민족으로 범위가 확 좁아진다.
아브라함은 아무 보이는 증거 없이도 하나님 말씀만 따라 뜬금없이 고향을 떠났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은 것'만으로도 의롭다는 인정을 받았다. 야곱은 이스라엘 민족 열두 지파를 만들었다.

그들 사이에 낀 이삭은 애비나 자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삭도 생각보다 굉장히 대단하고 놀라운 구석이 있다.

(1) 이삭은 일단 기적적으로 탄생했다.
아예 처녀에게서 태어난 예수님 정도로 드라마틱한 건 아니지만, 폐경 불임 여성에게서 갑자기 아기가 짠 태어난 것만으로도 21세기 현대 의학으로 불가능한 일이 이뤄진 것이었다. 생명이 없는 목재 지팡이에서 새순이 돋은 것과 동급이다.

(2) 이삭은 아브라함이나 야곱과 달리, 개명 조치를 받은 게 없다.
아브라함은 개명 후의 이름이 유명하고, 야곱은 개명 전 이름이 더 유명하다. 야곱의 개명 후 이름은 부족· 민족· 국가의 이름으로 확장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3) 그리고 이삭은 외아들로 태어나서 나름 죽다 살아났고, 부모가 정해 준 여자하고만 평생 살았다.
애비 아브라함은 본처와는 그렇게도 자식이 안 생겨서 한때는 몸종 하갈까지 동원할 정도였다.
그러나 본처가 죽고 나서 재혼한 여자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녀가 잔뜩 생겨서 기존의 이스마엘/이삭 구도가 무색할 지경이 됐다. (창세기 25장 앞부분 참고)

아브라함은 재력이 풍부한 족장이었으니 아마 많이 어린 여자와 재혼한 게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추측만 한다.;;
손자인 야곱은? 뭐 처음부터 본처가 친자매 두 명이었고, 거기에다 첩도 있어서 서로 출산 경쟁을 했다.
이런 이야기가 이삭에게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삭은 리브가 말고 다른 아내, 그리고 에서와 야곱 말고 다른 자녀 얘기가 적어도 성경에는 전혀 없다. 전근대 시절의 대가족이 아니라 현대의 핵가족을 보는 것 같다.

(4) 또한, 이삭은 장가를 40세에 갔고 저 쌍둥이 아들들을 60세에 얻었다고 한다.
얘들도 애비인 아브라함 못지않게 무자녀 기간이 길었는데.. 이삭은 아브라함 부부처럼 첩을 동원한다거나 하지 않고 이 문제로 인해 중보기도를 하고 하나님에게 호소를 했다. (창 25:21) 애비보다 믿음이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비록 외국 타지에서 아내를 여동생이라고 속이는 잔머리는 이삭도 아버지를 똑같이 따라했지만 말이다.

2. 외아들을 번제 헌물로 바치는 시험

뭐, 이삭의 삶에서 제일 드라마틱한 순간은 22장 번제물 사건이었을 것이다.
이 장면을 드라마나 영화로 각색한다면 창 22:8의 대사는 이렇게 만들면 딱이지 않겠는가?

“어, 아버지, 오늘은 장작과 불만 챙겨 가고 제물이 없는 거 같은데요?”
“아들아~ 번제물로 쓸 어린양은 하나님께서 직접 예비해 주실.. 아 아니, 하나님이 자신을 어린양으로 예비하실 거야.

성경 번역할 때야 provide himself a lamb 문장이 영어 4형식이니 5형식이니 한 형태만 골라잡아야 하니 논쟁하고 싸운다 치지만.. 관련 2차 창작물에서는 이런 식으로 두 의미를 모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창작물이 성경의 뉘앙스를 반대로 왜곡한다거나, 단순히 성경에 없는 내용을 뇌피셜 창작만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기존 의미를 보충 보강까지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물론 한참 나중에 현장에 도착해서 제단이 다 세팅된 뒤엔 아브라함이
“아들아.. ㅠㅠㅠㅠ (으허허허어어엉) 오늘은 하나님께서 너를 번제물로 바치라는구나!!
이렇게 절규했을 것이다. 이건 거의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이 "너희 중에 한 명이 오늘 밤 나를 배반할 것이다" 이렇게 비통하게 선언하시는 것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 다음은,

"예에에에에...??? (곧 평정심을 되찾고) 네 아버지, 알겠습니다. 그게 하나님의 뜻이라면 기꺼이 따를게요."
(아들의 너무 초연한 모습에 더 ㅎㄷㄷ하면서) "하나님께서 약속을 하신 게 있으니 네가 죽어서 번제물이 되더라도 하나님이 너를 반드시 다시 살려주실 거다. 이 애비는 그렇게 믿는다.. ㅠㅠㅠ 그럼.." (칼을 번쩍 들고 아들을 찌르려고 할 때)

"어이 잠깐 스톱! 아브라함, 아브라함아!" 이러면서 분위기 급반전. 그 이후 이야기는 여기서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을 겪은 아브라함과 이삭이 예배를 마치고 다시 자가용이 있는 곳으로 돌아올 때의 심정은 정말 어땠을까 싶다. 서로 무슨 이야기를 나눴겠는가? 특히 이삭은 그야말로 죽다 살아나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거나 다름없었을 텐데.
이러니 이삭의 인생은 누구누구 예표로 가득하다. 이 사람이 장가 간 것도 평범한 결혼 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창세기 24장이 그렇게도 길게 쓰여 있는 것이지 싶다.

3. 상남자 에서,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overdrive

(1) 앞서 거론된 바와 같이, 이삭에게는 쌍둥이 아들인 에서와 야곱이 있었다. 얘들은 외모와 성격이 극과 극인 걸 보면 생물학적으로 일란성은 아니고 이란성이었지 싶다.

이삭은 번제물이 되라는 요구에 순응하고 결혼도 100% 전적으로 부모가 정해 준 여자와 했을 정도로 순종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저런 성품과 별개로 상남자 기질도 있었다. 그래서 두 아들 중에서 산적 같은 마초 상남자 기질이 있는 에서를 야곱보다 더 좋아했다.

에서는 창세기 27장에서 아버지 이삭의 부탁을 받고는 짐승 사냥을 하러 평소 애용하는 엽총 샷건을 척~ 메고 오프로드용 SUV를 몰고 떠났을 것 같다. 아니면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터미네이터나 듀크 뉴켐을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 노아는 홍수가 그치고 나서 물이 좀 빠졌는지 주변 상황을 알아보려고 방주 뚜껑을 열고는 드론을 날려보냈을 것 같고, 리브가는 엘리에셀 일행의 차량에다가 세차와 주유를 일일이 직접 해 주는 것 같은가? 에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듀크..??
아 그러고 보니 성경에서는 Duke (족장, 추장, 공작 등등)라는 칭호를 하필 에돔.. 즉, 에서의 후손들에게만 유일하게 쓰고 있다. 창세기 36장이 대표적인데.. 이것도 매우 의미심장한 연결고리인 것 같다!!!

(2) 그 다음으로, 세월이 흘러 창세기 30장 이후로 넘어가서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나는 장면을 읽어보면.. 그는 형에게 환심을 사려고 알라딘 Prince Ali 같은 퍼레이드를 벌이고 별 생쑈를 한다. 그래도 형은 과거의 팥죽 장자권 사취 사건은 쿨하게 잊었는지 동생을 반갑게 대해 줬다.
그 다음에, 이들이 나중에 같이 어디로 가려 할 때 야곱이 한 말 중에는 창 33:13이 있다.

아이고 형님도 아시다시피, 제 일행에는 연약한 어린애들이 많고 가축들도 엄청 많아서요.. '억지로 무리하게 끌고 가다가는' 다들 하루도 못 버티고 퍼지고 죽을 수도 있거든요~~

억지로 무리해서 빨리 몰고 가는 게 영어 성경에서는 overdrive라고 표현되었다. 성경 전체에서 딱 한 번 나오는 단어인데, 이게 자동차 기술 용어로는 다른 의미로 아주 친숙하다.

바로 엔진 크랭크축이 도는 것보다 바퀴 구동축이 더 많이 돌도록 기어비를 설정하는 것..
심지어 크랭크축과 구동축의 직결도 아니고 구동축이 더 많이 도는 걸 overdrive라고 한다. 보통은 변속기에서 최고단 기어가 overdrive 상태이다.

자동변속기는 일반적으로는 엔진의 토크가 허용하는 한 가장 높은 단을 설정한다. 그래야 최저 엔진 회전수(=연료 소모)에서 최고 속도 최고 성능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 이렇게만 하면 차도 힘이 딸리고 가속이 잘 안 돼서 운전자가 답답할 수 있다.

저 창세기에서 오버드라이브의 부작용은 애나 가축이 퍼지고 죽는 것이었는데, 차에서 극단적인 오버드라이브란 정지 상태에서 2단에서 출발 같은 식으로 엔진에 무리를 주고 부르르르 떨리게 하고 심하면 시동을 꺼뜨리는 것이다. 이러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될 것이다. 컴퓨터로 치면 오버클럭에다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서 옛날 자동변속기 차량에는 '오버드라이브를 끄는' 옵션 버튼이 있었다. 이건 최고단을 봉인해서 최대 n-1단까지만, 기껏해야 1:1 직결까지만 변속되게 하는 기능이었다.
개념을 알고 보면 간단한데, 말을 거창하게 '오버드라이브'라고 하니까 뭘 오바한다는 건지 잘 와닿지 않는다.;;

파워 버튼, 오버드라이브 버튼, 2나 L단 이런 게 자동변속기에다가 "무조건 최고단으로만 동작하지 않게 하는" 예외를 제공하려고 존재했던 기능이다. 엔진 브레이크를 써야 할 때, 오르막 오를 때, 앞차 추월할 때처럼 고단보다는 고RPM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부터는 자동변속기도 기술이 발달하고 저것들을 몽땅 통합하는 준수동 스포츠 모드라는 게 등장하면서 자질구레한 버튼들이 없어졌다.
내 차도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보통은 현재 진행 중인 단수가 그대로 표시되는데, 최고단 N단은 N-1단으로 반드시 바뀐다. 이게 개념적으로 '오버드라이브 끄기'를 구현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 상태에서 다시 +를 눌러서 N단으로 되돌릴 수는 있지만..)

이상. 성경과 자동차가 이렇게도 연결된다. ㄲ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5/12/07 08:35 2025/12/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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