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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의 철도 무용담

친구들 만나러 가는 약속이 있어서 온수 행 전동차를 탔습니다.
자리가 생겨서 거기 앉아 노트북을 켜고,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제 홈페이지의 철도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기사 번역인 <한국의 특급열차 새마을호>, 그리고 서울 지하철 상식 페이지는 언제 봐도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낍니다.

그런데 잠시 후 본인의 옆자리에 새치가 좀 많은 한 외국인 중년 남성이 앉았습니다. 그는 내 컴퓨터 화면을 좀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얼마 안 가 내게 Excuse me와 함께 말을 걸었습니다.

지금 정확한 영어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대략 이런 대화였습니다.

“님 혹시 철도 업계 종사자나 관련 학과 전공자에요?”
“아니요, 저는 그냥 우리나라 철도/지하철 매니아랍니다. 여기 사진들도 다 제가 직접 찍은 거고요.”
“오, 참 뜻밖이네요. 나는 토목공학 전공해서 님이 보시는 화면에 좀 관심이 가더군요. 물론 여기서는 그냥 학원 영어 강사만 하고 있지만.”

그러고 나서 일사천리였습니다.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의 차이, 가장 깊은 역, 서로 좋아하는 서울 지하철 노선에 대해서 그냥 술술 프리토킹이 오갔습니다. 서울 지하철 시스템에 대해서 저한테 강의를 하라고 하면 한국어, 영어 불문하고 1시간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ㄱㅅ!

“서울 지하철은 시설이 참 깔끔하고 좋더군요. 그나저나 님은 진짜 지하철 회사 취직해서 기관사 해도 되겠어요.”
“하하. 기회만 된다면요. ^^”

그 사람도 KTX는 타 봤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전엔 새마을호가 정말 본좌였다고 소개하면서 저 외국인 신문 기사를 보여 줬습니다.

“이게 외국인이 한국의 새마을호를 타 보고 쓴 기사에요. 아주 귀한 자료여서 제가 오른쪽에다 한국어로 번역도 했죠.” http://moogi.new21.org/railroad/news.htm
“오~ 님은 철도뿐만 아니라 영어 스킬도 상당히 뛰어난 거 같습니다.”

한참을 얘기를 나눈 뒤, 그 사람은 건대입구 역에서 Bye~란 인사와 함께 내렸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심지어 우리 교회에 온 외국인 선교사하고 교제할 때도 여기 지하철 얘기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더 났으면 객실 음악 얘기까지 할 수도 있었겠지요!

영어로 꼭 얘기하지 않으면 입이 근질거려 견딜 수 없는 소재가 하나 생기면, 영어 공부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어학은 동기 부여가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23 01:19 2010/01/2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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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을 없애고 프로그램 관련 사항을 이제 메일로만 받으면서 며칠 지내 봤는데..
역시 여전히 좀 2% 부족한 걸 느낀다.
가칭 "<날개셋> 한글 입력기 사용자 모임" 같은 게시판형 커뮤니티가 있긴 있어야 할 것 같다.

1. 단순 사용법 질문 내지 건의
일반적인 상황에서 무슨 글자가 입력 안 되거나 글자판 전환이 안 된다는 식의 문의는 버그가 절대 아니고 단순 사용법 문의이다.
기능 제안, 건의도 여기에다 포함시킬까?

2. 버그 신고
프로그램이 뻗는다거나 이런 상황에서 MS IME와 다르게 동작한다는 걸 보고하는 일체의 상황

3. 자료실
다른 사용자들은 내가 만든 각종 글자판이나 입력 설정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고,
나는 <날개셋> 새 버전의 불안정 베타판이나 패치 같은 임시 자료를 올림

4. 프로그램 UI나 설명서에 존재하는 오타/깨진 링크 신고
소스 코드를 고치는 게 아니라 데이터 파일만 패치하면 되는 일체의 이슈들

포털 사이트 카페를 이용하는 게 제일 간단하고 좋긴 한데.. 컨텐츠들이 대형 포털 사이트에 종속되고, 글 올리려면 특정 포털 사이트 아이디가 있어야 한다는 게 흠임. 뭐 그 정도는 카페를 무료로 운영하는 데 드는 최소한의 대가 정도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커뮤니티를 만들 거면 저 정도로 번듯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문제는 내가 그렇게까지 전문적인 카페를 운영할 여건은 안 된다. 애초에 게시판을 없애고 메일로 바꾼 것도, 내가 인터넷 쪽으로 신경 쓰는 시간을 좀 줄이려는 의도였기 때문이다.

저런 커뮤니티를 만들면 운영은 다른 사람이 좀 했으면 좋겠다. 공개 게시판이 생기는 순간 일단 관리자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이다(특히 익명 글쓰기가 가능한 게시판은 더욱 커짐).
나보다 답변 설명도 사근사근하고 친절하게 잘 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용 경험이 있어서 사용자가 처한 상황이 이런 거라는 걸 풀이도 잘 해는 사람.. -_-
나는 오로지 새 버전 기술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게 말이다.

진짜 더 욕심 부리면, 다른 프로그래머 고용해서 리눅스나 맥 같은 여타 플랫폼 포팅도 하고..
이러려면 창업을 해야 된다. 창업 하면 생각나네, 타자 게임도.. <날개셋> 타자연습과 연계해서 어떻게 좀.. -_-;; 그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이로구나.

사용자 지원은커녕 앞으로는 개발도 더욱 시간 없어서 못 할 판인데
역시 혼자서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건 한계가 크다.

덧붙이자면, 그래서 요즘 소프트웨어 개발은 다들, 과금 체계가 확실한 다른 분야로 빌붙는 양상으로 가는 듯하다.
예를 들면 온라인 게임, 임베디드, 혹은 하드웨어에 따라 붙는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라든가.. 특정 전문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주문형이나 미들웨어 쪽.
그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이미 시장을 꽉 선점한 대기업이 아니면 뭐.... ^_____^

Posted by 사무엘

2010/01/22 11:22 2010/01/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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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경 통독 내력

※ 1독 (1998. 10. 28 완료)
그 전부터도 성경을 한번 쭉 읽긴 해야겠다는 부담감은 갖고 있었지만, 미처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세벌식 연습과 더불어 마음을 강하게 먹고 실행에 옮겼다. 개역 성경 본문에다 각종 관주와 주석, 해설이 딸려 있는 <아가페 큰글 성경>을 읽었다.

그 당시는 아무 신학 배경도 없고 성경을 혼자서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지식 수준이었으니, 이게 무슨 말인지는 온통 해설과 주석에 의존해야만 했다. 비록 다음 장을 읽으면 앞 장 내용을 까먹는 악전고투를 하면서도, 어쨌든 태어나서 꾸준히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을 완독하기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예후, 히스기야 같은 사람 이름은 이 때 이미 익숙해졌다.

※ 2독 (2000. 5. 21. 완료)
이듬해에는 드디어 영어 성경에 도전해서 그 이름도 유명한 NIV를 다 읽었다. 아직 비록 킹 제임스 성경을 모르던 시절이었지만, 각종 성경 책명과 인명/지명, 신학 용어의 영어 표기에 익숙해짐으로써 훗날 KJV를 읽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죽임 당하신 어린양’은 영어로 killed를 안 쓰고 slain을 쓴다는 걸 처음 알았고, crucify, atonement 같은 단어도 이때 알게 됐다. 사도행전이 무척 재미있는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각 책들이 분위기별로 차이에 대해서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쓰는 신세계역(NWT)이 성경을 어떻게 변개했는지를 NIV와 대조하면서 분석했다. 이로써 본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성경을 두 번 완독했다.

※ 3독 (2004. 3. 6. 완료)
본인은 대학에 가서는 한동안 성경과는 동떨어진 방황하는 삶을 살다가, 킹 제임스 성경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인생의 일대 격변을 겪었다. KJV는 그저 400년 전에 출간된 ‘개역성경’의 영문판뻘 되는 성경인 줄 알았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2독 이후로는 현대어 위주로 여러 다양한 성경이나 읽어볼까 하다가 그 계획은 전면 수정되었다. 3독은 2003년부터 시작했는데, 영어 킹 제임스 성경과 기존 성경을 일일이 대조하고 메모하고 영어 단어장까지 만들면서, 지금까지 본인이 행한 통독 중 가장 꼼꼼하게 읽었다. 본인이 지금 갖고 있는 성경 지식의 상당수가 이때에 축적되었다.

※ 4독 (2006. 12. 22. 완료)
영어는 시간 관계상 보지 않고 우리말 흠정역 성경만으로 3독보다는 가볍고 빠르게 읽었다. 다만, 이때는 누나와 함께 번갈아가며 ‘낭독’을 했다. 덕분에 이때 우리 누나도 난생 처음으로 나와 함께 성경 1독에 성공했다.
이때쯤부터 드디어 이스라엘 주요 족장의 가계도, 사복음서의 구성별 차이 같은 게 슬슬 머리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 5독 (2007. 10. 3. 완료)
한국어, 영어를 거의 섞어 가며서 읽었다. 일과가 끝나고 남은 시간에 성경을 읽는 게 아니라, 성경부터 읽고 다른 일과를 진행하는 습관이 붙기 시작했다. 1~3독 때와는 달리, 특별히 성경을 읽었나 하는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도통 기억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소선지서의 각 책 내용도 머릿속에 남기 시작하고, 성경의 어느 책 어느 부분 하면 대충 무슨 내용인지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 6독 (2008. 9. 21. 완료)
5독과 동일한 페이스로 영어 문장을 다시 독해하며 읽었다. ‘성경 지도’가 전보다 더욱 선명해졌다.

※ 7독 (2009. 11. 17. 완료)
가장 최근에 성경을 통독한 기록이다. 여전히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었나? 예전엔 이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좀 느낌이 다르구나’ 하는 면모를 발견하면서 놀라곤 한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통상 1년 1독 속도로 성경을 읽고 있는데, 이를 좀더 올릴까 고민 중이다. 하지만 영어 성경은 조금 해 봤는데 증속이 여전히 무리이다. -_-;;
그리고 7독이 끝난 후, 아직까지 8독을 시작하지는 못하고 통독이 중단된 상태이다. 4독째부터는 거의 1년에 한 번꼴로 거의 쉬지 않고 성경을 많이 읽어 왔는데 그 페이스가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

바깥에서 온통 세상적인 고민, 번뇌-_-, 육신의 욕망에 노출되어 살다가 매일 짧게나마 세속적인 현대 영어가 아닌 킹 제임스 영어에 발을 담글 필요가 있으며, 인간의 욕심이 아닌 하나님의 사고방식에 내 머리를 동기화시키는 작업이 크리스천에게 꼭 필요하다. 그게 꾸준히 진행되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나의 영적 상태는 알게 모르게 차이가 벌어지게 마련이다.

나는 신학 지식도 없고 히브리/그리스어도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의 말씀을 절대무오하게 온전히 기록해서 오늘날까지 보존하셨다는 사실을 못 믿을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최소한 신학의 저주 정도에는 안 낚일 자신이 있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판단하고 비평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고 비교하고 분석하고 믿고 따르고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22 01:11 2010/01/22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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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회복>

※ 요약
 
1월 17일 오전 예배 때 우리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소개 받은 독립영화 <회복>(김종철 감독)을 그 날 저녁에 청년부 명의로 단체 관람을 했다. (뭐 그래 봤자 본인 포함해 총 5인이었지만..)
 
정말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은 내용이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런 기독교 컨텐츠가 외국물 번역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으며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일제 강점기 교회 수난사라든가 북한/조선족 지하 교회 이야기처럼 민족주의 정서(?)가 전혀 없이도 이렇게 감명 깊은 영상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이스라엘의 문자적 회복을 믿고 예수님의 전천년 재림을 사모하는 바이블 빌리버라면 누구라도 볼 가치가 있음을 본인의 이름을 걸고 추천하는 바이다.
 
이 정도의 감격은, 본인이 KJV 초창기에 읽은 바 있는 <에큐메니즘의 이상과 우상>(구영재 저) 이래로 처음인 것 같다. 이것도 번역서가 아닌 국내 저서라는 게 믿기 어려운 수준인 책인데, 그 책이 다루는 분야는 유럽의 종교 역사 내지 국제 정세인 반면, 저 영화는 이스라엘이라는 점이 차이이다.
 
※ 첫인상
 
목사님께서 처음에 이 영화에 대해 언급하셨을 때 본인은,
뭐 또 할리우드에서 쉰들러리스트라든가 아니면 비슷한 급의 시사/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나.. 유대인 관련 음모론은 다루나.. 그 정도로 짐작만 했을 뿐, 정보가 없었다.
 
제목이 '회복'이라고 하기에, 주찬양 선교단 극렬 매니아인 본인의 머리에 바로 뜨는 인덱싱 결과는, 그저 10집 앨범 <회복>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니고, 이 <회복>은 놀랍게도 국내에서 제작된 독립영화이다. 감독은 수십 회의 이스라엘 방문 경력을 지닌 이스라엘 전문가였다.
관람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크리스천들이고 교회에서 추천을 받아서 보거나 아니면 아예 단체 관람을 하는 경우였다.
할리우드 영화를 볼 때면 영화 상영 전에 거의 10~15분은 온갖 광고들이 나오는데 역시 독립 영화이다 보니 그런 게 전혀 없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본인은 예전엔 영화관의 내부 모습이 철도역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항과 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상영 도중에 일부 사람들이 나가거나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것(정차역). 들어갈 때 사람이 표를 검사한다는 것, 처음에 비상시 대처 요령이 방송된다는 것 등이 공항 내지 비행기 여행과 매우 비슷하다. ^^ 역시 경험이 안목을 키우는 것 같다.
 
※ 영화 내용
 
예수님을 믿는 어느 유대인 가정이 괴한으로부터 폭탄 테러를 당하는 얘기를 소개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이런 짓은 90% 이상 이스라엘을 싫어하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치부하기 쉬운데 놀랍게도 그렇지 않았다.
폭발 현장을 분석한 결과 이것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군대를 전역한 사람의 소행으로 판명된 것이다.
 
잘 알다시피 이스라엘은 사방이 적국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자까지 군대로 징집해야 할 정도로 국방이 위태롭다.
그런데 서로 그렇게도 사이가 나쁜 이스라엘과 인근 팔레스타인 국가들은 그래도 일말의 공통분모를 공유하는 게 있다. 바로 예수님을 안 믿으며, 기독교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진정한 우군인 크리스천들에 대해서 온갖 나쁜 감정을 갖고 있고 오히려 적군과 그런 사이라니!
마치 빌라도와 헤롯이 전에는 원수였다가 예수님으로 인해 친구가 되었듯이(눅 23:12), 이들 사이의 불의한 동맹은 적그리스도에게 낚여서 그를 메시야로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대다수의 불신자들이 천주교와 기독교를 분간할 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천주교니 개신교 나부랭이 따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그저 구교 신교 할 것 없이 자신들을 예수님을 죽인 민족이라고 정죄하고 괴롭히고, 십자가 내밀면서 못살게 군 코쟁이 원수일 뿐이다. 까놓고 말해 그들은 히틀러도 기독교의 교리대로 유대인들을 학살했다고 믿는다. 그러니 기독교 얼마나 싫어하겠는가?
 
이스라엘 내부에서 정통 유대교는 국교로 강제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 그렇게 메시야를 기다리면서 정통 율법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그들 중 일부가 그렇다는 거지, 이스라엘 내부에도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자유주의자 등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예수를 믿는다고 해서 나라 법에 의해서 박해 내지 벌을 받는 건 아니다. 단지 왕따가 되고 그런 유대교 신봉자들로부터 사회적 배척을 받게 되는 것이다.
배척하는 짓이 너무 오버이다 싶으면 이스라엘 경찰이 출동해서 제지도 하긴 하지만.. 그들도 이런 일에서는 좀 손 떼고 싶어한다.
 
배척을 어느 정도 받는가 하면, 마을 사람들이 예수 믿는 사람 얼굴을 사진 찍어 간 후 전단지를 마을에다 뿌린다. 이 사람은 요주의 인물이고 '당신들을 설득하여 거의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불순분자이니 조심하라는 내용으로 말이다. 그리고 크리스천의 집 앞에서 농성도 하고, "2천 년 전에 죽은 사람을 숭배하는 우상 숭배자", "당신네 종교 때문에 히틀러는 지금도 외롭지 않을 거다" 같은 폭언 악담도 한다.
심지어는 교회 앞에서 죽치고 앉아 농성을 하거나 예배 진행을 못 하게 난동을 부리고, 예배당을 드나드는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려고 1인 시위, 침묵 시위 별 걸 다 하더라. 그 중에 엄청 과격한 사람들은 아까처럼 폭탄 배달까지..
 
사람이 인간의 육신을 자극하는 종교 하나에 심취하면 저렇게 된다는 걸 느꼈다.
새까만 정장과 모자에 긴 턱수염을 한 랍비 아저씨가 평소에는 그래도 일말의 멋이 있어 보였는데.. 저러는 모습을 보니까 싸이코처럼 보였다. -_-;;
유대교 회당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는데, 거기는 오히려 천주교 성당과 분위기가 비슷해 보였다. 기도문 암송하고, 남녀 할 것 없이 머리에 면사포 뒤집어쓰고..
 
그들은 진짜로 예수님에 대해서는 그냥 2천 년 전에 죽은 사람 내지, 기존 유대교 체계에 반발하여 새로운 종교를 만든 이단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자기네 나름대로 메시야의 조건을 규정해 놓고 있는데, 지금까지 몇몇 랍비는 그 조건 중의 일부만을 충족한 경우가 있으나 완전한 메시야는 아직 안 왔다는 식이다.
신약 성경도 내용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지 않았다. 유대인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도구는 구약 성경뿐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독교와는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유대교 환경에서, 그것도 2, 30년 전만 해도 전국에서 정말 몇백 명에 불과하던 "메시야닉 쥬" -- 예수님을 영접한 유대인 -- 가 지금은 1만 4천여 명 수준으로 불어났다고 한다. 로마서 11장 내용이 진짜 자기네 이야기라는 것을 아는 유대인의 인터뷰를 보게 될 줄이야! 이런 사람들의 영향으로 대환란 때 14만 4천 명의 유대인 환란 성도가 준비되지 않을까 싶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전도지 나눠 주고, 도로변에 현수막을 펼치면서 정말 과감하게 복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방해도 많이 받았다. 예수님의 승천 후, 복음은 지금까지 세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온 거라 한다.
유럽은 이제 교회에 노인들밖에 안 남았고 오히려 아시아에서 역선교를 해 온다. 동방의 예루살렘이라던 한국도 100년 전의 평양 대부흥은 이제 안드로메다로 갔고, 크리스천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러는 중에 정작 예수님을 배척했던 이스라엘이 꿈틀꿈틀 각성 중이다. 정말 이제 이방인 경륜은 끝이 얼마 안 남았다!
 
유대인의 실족과 실패만으로도 이방인들에게 얼마나 큰 유익을 끼쳤는데, 하물며 이들이 나서서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분으로부터 받은 복을 세상으로 나눈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밝아지고 그들은 일등 선민 노릇을 하게 될까? (롬 11:12)
메시야닉 쥬들은.. 자기 동족이 지금까지 이방인들로부터 당한 설움을 이제 자기들한테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을 미워하지 않으며 동족을 위해 기도한다. 그들은 자기를 박해하는 게 신명기 13장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는 신명기 13장이 아니라 신명기 18:15가 적용된다는 걸 증명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역시 유대인들은 지금도 표적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민족인가 보다. 예수님을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꿈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체험으로 표적을 보고 곧장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영화 중에 줄을 잇는다. 영화 앞부분에서 폭탄 테러를 당한 그 사람도 정말 기적적으로 치유를 받았다.
물론 이들이 다 바르게 믿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영화에서 언급되지는 않지만, 예수 믿고 구원은 받았는데 아직 교리적으로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여전히 사도행전 15장처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예수님을 배출하였으나 수천 년을 예수님 없이 지내 온 이스라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새로운 흐름!
모세오경을 골수로 암기하면서 자란 그들이 스스로 홍해가 갈라진 기적이나 여리고 성이 무너진 기적보다 더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유대인의 덕을 본 이방인 중 하나로서, 본인에게 큰 도전과 유익이 되는 다큐멘터리가 아닐 수 없었다.
 
국민 대다수가 영어 무진장 잘 한다는 건 엄청 부러웠다. 예수님이 어떻게 하나님이냐 하는 말싸움까지 유창한 영어로... =_=;;
영화 중에는 예루살렘의 구원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 계속 반복되는데, 원래 오리지널 구절은 이렇다.

예루살렘의 화평을 위하여 기도하라. 너를 사랑하는 자는 형통하리로다. (시 122:6)

이상 이것으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20 09:44 2010/01/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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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만화 일화 4기

정확하게는 4기가 아니고 플러스라고는 하는데,
1화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과거 씰이라든가 종말, 서유기, 번뇌, 축시의 참배 같은 참신한 히트작은 아니지만,
개그 만화의 필수 요소를 골고루 갖춘 지극히 개그 만화스러운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필수 요소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역사 패러디, 라이벌, ‘쿵~ 따 쿵쿵따~’ 배경 음악, 상대방에 대한 개멸시, 엽기적인 필살기-_-, 개그 만화 특유의 언어 유희, 엽기적인 반전과 어설픈 해피엔딩, 거기에 약간의 변태-_- 코드....

개그 만화가 이런 부류의 만화라는 걸 알리기에는 손색이 없는 구조입니다. ^^;;;

르누와르 로켓에 폭소 작렬.. ㅜ.ㅜ

아무리 라이벌 화가가 얄밉기로서니, 토끼 두 마리에게 구타-_- 당하는 모습으로 자기 그림에다 그려 넣다니.. ㅠ.ㅠ 모 지인의 옛날 닉네임이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이번 기의 OST도 정말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아스트랄한 가사로 등장했는데, 1~3기의 관행을 깨고 이번엔 음악이 단조에서 장조로 바뀌었습니다.
2화는.. 이모코와 쇼토쿠 태자 3기 3화 재탕이던데,
4기 3화는 어떤 내용일지 기다려 봅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9 23:17 2010/01/1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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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컴퓨터 가상화 프로그램으로 VMware와 도스박스(DOSBox)를 애용하고 있다. 순수 도스와 윈도우 3.x까지를 돌리는 데는 도스박스가 독보적인 솔루션인 반면, 윈도우 9x부터 시작해 여타 NT급 운영체제, 리눅스 등을 구동할 때는 VMware를 사용한다.

둘은 구동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른데 이 차이를 세세히 논하기 위해서는 나도 잘 모르는 CPU 계층에서의 난해한 개념 설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 모르더라도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VMware(와 기타 동급의 가상화 프로그램)는 CPU가 하드웨어 차원에서 자체 제공하는 가상화 기능을 적극 활용하여 동작하며 이는 32비트 윈도우 NT급 운영체제가 아주 허접하게 호환성 에뮬레이션 계층으로 제공하는 NTVDM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도스박스는 CPU 동작 자체를 포함해 모든 하드웨어 동작을 소프트웨어적으로 흉내 낸다.

그 결과 둘은 제각기 일장일단을 갖게 된다. D는 동작 방식의 특성상, 태생적으로 성능은 V보다 꽤 뒤쳐진다. 오늘날의 1~2GHz급 초고성능 컴퓨터에서 겨우 90년대 중반, 윈도우 95 출현 직전의 486~펜티엄급 PC의 성능을 낸다. 사실, 도스의 수명은 거기가 끝이었으므로 그 정도만 동작해도 D는 제 할 일 충분히 해 낸 셈이다. 32비트 보호 모드도 지원하여 둠 정도까지는 도스용을 잘 실행해 내지만, 퀘이크까지 되면 차라리 윈도우용으로 포팅된 퀘이크를 돌리는 게 낫다는 뜻.

하지만 D는 소프트웨어 계층이 담당하는 일이 많은 덕분에, V의 방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옛날 하드웨어를, 호스트 컴퓨터의 성능만 좋다면 얼마든지 재현해 낼 수 있으며 컴퓨터 구동 속도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V의 경우 PC 스피커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으며, 위험한 데이브는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금도끼(도스용)는 너무 느릿느릿 실행된다. 이것은 V의 방식으로는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제어를 할 수 없다. 윈도우 3.x를 설치는 할 수 있으나 guest extension(VMware tools)을 제공하지 않으며 겨우 16컬러 VGA에서밖에 사용할 수 없다. 사실 V는 근본적으로 16비트 구닥다리 플랫폼 에뮬이 주된 목적인 제품이 아니다.

그 반면 D는 어떤가? 아예 PC 스피커 소리와 옛날 애드립 소리를 사운드카드로 흉내 내어 준다. 그냥 비프음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를 교묘하게 제어하여 PC 스피커로 얼추 사운드카드 소리를 내던 기법까지 완벽하게 재현된다! 화면/동영상/음성 캡처야 요즘 가상화 프로그램들이 거의 필수로 갖추고 있는 기능이지만, 아예 프로그램이 내리는 미디 명령을 캡처하여 게임 음악의 미디 악보를 저장하는 기능은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흉내 내지 않고서는 구현할 수 없는 기능인 것이다.

없는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로 다 만들어 준다. 일일이 autoexec나 config.sys 튜닝을 하지 않아도 EMS, XMS 같은 메모리 세팅도 다 자동으로 해 주고, 과거의 베사 SVGA 비디오나 미디 카드, 마우스, 심지어 모뎀 따위도 프로그램이 필요로 하면 다 잡아 주니 V와는 비교가 안 되는 그야말로 도스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옛날 잡동사니 드라이버 파일을 뒤지면 윈도우 3.x도 그래픽/사운드 잡아서 쓸 수 있다. 더구나 D는 무려 윈도우 9x에서도 돌아간다!

아무튼 D는 참 대단한 프로그램임이 틀림없다.
그러고 보니 굳이 NT 계열로 운영체제가 완전히 넘어가기 전부터도 윈도우 9x 시대가 되면서 디렉터리의 파일들을 정렬-_-해 주는 유틸리티, 그리고 파일 첫 글자를 입력하여 지운 파일을 살리는 undelete 유틸리티는 아련한 추억 저편으로 사라진 것 같다. FAT32를 도입한 윈도우 95 OSR2가 이를 더욱 가속화한 게 아닌가 싶다. 요즘 NT 계열에서 쓰이는 NTFS는 아예 구조적으로 파일이 자동으로 정렬이 유지되는 파일 시스템이다.

그 전의 FAT16은 하드디스크 크기를 겨우 2GB까지밖에 인식 못 했었다. 요즘은 하드가 아니라 램 크기가 수 GB인데! ㅎㄷㄷㄷ FAT16이 MS 도스 4.0에서 처음 도입되어서 그때는 그걸 갖고 “하드디스크 용량 제한이 ‘없어졌다’”라고 말을 붙이곤 했다. (과거의 FAT12는 한술 더 떠서 하드디스크를 32MB까지밖에 인식 못 했음)
하지만 윈도우 9x는 FAT32로도 100수십 GB 이상의 하드는 제대로 인식 못 하니 어차피 요즘 컴퓨터에서는 쓰지도 못한다.

참고로, VMware에다 과거 윈도우 운영체제를 설치해 보면, 2000/ME부터는 사운드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멀티웨이브까지 되는 반면 95/98은 그렇지 못하다. USB 메모리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트레이 메뉴가 추가된 것도, 그리고 미디에 소프트웨어 신시사이저가 기본 내장된 것도 2000/ME부터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윈도우 ME는 같은 9x 계열 중에서 그저 나쁘기만 한 게 아니라 최신 하드웨어의 지원 면에서는 98 SE보다 나아진 점도 분명 있다. 하지만 괜히 도스로 부팅하는 기능만 쏙 빼서, 도스 지원 때문에 윈도우 9x 계열을 일부러 선호하는 사용자들로부터도 외면 받았고, 1년 남짓 XP가 출시되는 바람에 아주 짧은 시간만에 묻혀 버린 비운의 마지막 9x 계열 운영체제로 역사에 기록된 셈이다.

98도 마찬가지. 처음 나왔을 때는 윈도우 95+IE4 통합일 뿐이라고 비아냥거림이 많았지만, 95는 마우스 휠, USB, 멀티 모니터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캐 구닥다리였다. 그런 것들이 도입되고 IME의 문자 입력 프로토콜이 유니코드로 확장된 것만으로도 98은 정말 숨통을 튼 것이었다. 98 SE는 윈도우 9x 계열 중에서는 정말 최장수 안정판이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9 21:10 2010/01/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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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6일 기준,
아침 7시 42~43분 사이.
7~8시에 방송되는 "TBS 서울 광장" 중, 교통 상황에서 스포츠 뉴스로 넘어갈 때
짤막하게 흘러나온 이 멜로디.. TBS(서울 교통 방송 FM 95.1MHz)입니다.

새마을호 로고송이 500% 확실합니다.
처음엔 좀 알쏭달쏭인데 42분 50초 이후부터 굵직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나면서 더욱 분명해지죠.

로고송이 뭔지 모르겠으면 아래의 동영상을 참고하시고..

http://kr.youtube.com/watch?v=hkFEckfCrYc
http://kr.youtube.com/watch?v=k6-C2AWapc4

오늘 아침 먹다가 깜짝 놀랐지 뭐예요.
그 꿈의 멜로디를 이런 데서 듣게 되다니!

회사 도착하자마자 바로 찾아봤습니다.
어쩌면 이 곡의 제목, 작곡자 정보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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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7 21:37 2010/01/1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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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철도 이모저모

김포 공항과 인천 공항을 잇는 소위 ‘공항 철도’는 처음엔 인천의 이니셜이 붙은 IREX라는 브랜드가 붙었다가, 나중에 AREX로 바뀌었다.
첫 개통은 잘 알다시피 지난 2007년에 했는데, 코레일 일색인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등장한 사철인 데다, 위상면에서 철도의 미래를 볼 수 있는(좌석형 고급 전동차, 최신형 인버터 같은) 첨단 철도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 말에 개통한 용산-광명 셔틀 전철만큼이나 공기 수송으로 악명 높았다. 결국 나라에서 적자를 보전하다가 GG를 치고, 공항 철도 운영 회사는 2009년에 코레일의 자회사로 흡수된다.

2차 구간의 개통은 명목상으로는 경부 고속철도 2차 구간과 마찬가지로 2010년, 즉 올해로 결정돼 있다. 2차 구간이 마저 개통하고 나면 김포 공항에서 끊어지던 공항 철도가 서울 역까지 들어오게 된다. 노선 설계 초기엔 용산으로 가는 노선도 검토 중이었는데 용산으로는 경의선이 들어와서 경원선과 직결하게 되고, 경의선 대신에 공항 철도가 서울로 온다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다만 서울 서쪽으로는 서울 지하철 6호선, 경의선, 공항 철도가 경로가 상당히 겹치게 된다.

공항 철도는 6량 1편성이다. 그리고 대구 지하철 2호선과 부산 지하철 3호선하고 동일한 인버터 구동음이 난다. 수도권 통합 교통 카드를 이용하여 탑승이 가능하나, 잘 알다시피 환승 할인은 전혀 되지 않는다. 공항 철도 탑승구를 통과하는 순간 여기부터 요금이 완전히 새로 계산되면서 환승 횟수는 초기화된다.

공항 철도는 별다른 굴곡도 없고 아주 깔끔한 장대 레일로 열차가 최대 시속 200km까지도 달릴 수 있게 건설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열차는 새마을호는커녕 지하철과 별 차이 없는 80~110km 정도의 속도로밖에 주행하지 않아 느리다. 나란히 달리는 고속도로의 공항 리무진이 열차를 추월할 정도이다. 다시 말해 속도가 문제되고 있다. 하지만 증속도 좀 이용객이 늘고 장사를 할 맛이 나야 논의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폭설 때 도로 교통이 다 마비됐을 때는 그래도 공항 철도가 건설 이래로 승객이 제일 많았다고 하던데... 또한 9호선 덕분에 승객이 또 늘기도 했다.

공항 철도의 1차 개통 구간에는 다음과 같은 역이 있다.

※ 김포공항(지하): 5호선 김포공항보다 한참 아래에 있는 지하 환승역으로,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염두에 두고 건설이 잘 된 덕분에 ‘금정 형’ 환승역이 되었다. 즉, 계단을 이용할 필요 없고 심지어 카드 접촉을 할 필요조차 없이 동일 승강장의 반대편으로 열차를 아주 쉽게 갈아탈 수 있다는 뜻이다. 공항 철도는 수도권 전철과 환승 할인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복정 형’ 환승역이 되지 않은 것은 무척 바람직한 모습이다.
지금이야 이 역이 공항 철도의 종점이기 때문에 한 층은 일반열차 출발, 다른 층은 직통열차 출발이지만 나중에 이 역이 중간 통과역(서울 역이 종점)이 되고 나면 층별 승강장의 용도도 달라질 것이다. 난 아직도 김포공항 역의 정확한 승강장 구조를 잘 모르겠다.

※ 계양(지상): 인천 지하철과의 환승역인 이 역은 김포공항과는 달리 ‘도봉산 형’, 또는 ‘회기 형’ 환승역이다. 즉, 불편한 형태이다. 두 승강장이 지상의 동일 층에 좌우로 평행하게 존재하는 점은 같으나, 서로 다른 회사의 노선끼리 지하도로 환승한다는 점에서 회기가 아닌 도봉산에 더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 귤현에서 끝나던 인천 지하철이 오로지 공항 철도와의 환승을 위해서 차량 기지 인근에(내부는 아님) 이렇게 역을 더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도봉산이 아닌 ‘장암’과 비슷한 면모도 존재한다. ^^
이 역의 주된 목적은 환승이며, 주변엔 다 들판으로 이렇다 할 역세권이 없다. 두 노선을 환승할 때는 응당 게이트를 따로 통과해야 한다.

※ 검암(지상, 쌍섬식): 한참 지상을 달리다가 드디어 기존 철도 환승이 아닌 공항 철도만의 역이 등장한다. 급행 대피 내지 주박용으로 사용하는 선로가 하나 더 있어서 쌍섬식이며 실제로 이 역은 막차 시간대에 주박역이기도 하다. 인근에 공항 철도 본사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더욱 높다. 이 역을 지난 뒤엔 드디어 영종도로 다리를 건너기 때문에 역간 거리가 무려 18km가 넘는다.

※ 운서(지상): 영종도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만나는 이 역은 공항 신도시로 들어서는 관문이다. 비환승 지상역이라는 점에서는 운서와 위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승강장은 그냥 복선 상대식이다.

※ 공항화물청사(지하): 시가지를 통과한 후, 이제 도로 지하로 들어가 공항 근처 접근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역 반경엔 다른 대중교통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화물 청사로 가든, 인근의 여객 터미널로 가든 또 셔틀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만 갈 수 있다. 일반 공항 이용객이 화물 청사에 갈 일이 있나 궁금하다.

※ 인천국제공항(지하): 드디어 공항에 다 왔다. 승강장이 상당히 깊은 곳에 있지만, 천장으로부터 자연 채광이 되는 게 인상적이다. 이 역이 있는 곳은 여객 터미널이 아니라 교통 센터이기 때문에, 리무진 버스처럼 딱 코앞에서 내리는 게 아니다. 여객 터미널까지 또 적지 않은 거리를 걸어야 한다.
미래에 건설될 제2 공항 철도를 염두에 두고 추가 승강장의 부지가 미리 확보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7 02:01 2010/01/1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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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벌식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요?
저는 수천~수만 명 정도 될 거라고 추측하고 있었는데 마침 모 지인은 1만 명 안팎 정도로 추정한다기에 서로 견해가 비슷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게 객관적인 수치가 집계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세벌식 사용자라고 해서 다 온라인 상으로 세벌식을 활발하게 알리고 다니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저의 추정치는 이렇게 조용히 혼자 세벌식 쓰는 사람들을 모두 감안한 것입니다.
세벌식 짬밥이 20년 가까이 되는 분 중에서도 저보다 좀더 낙관적으로 추측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훨씬 더 비관적으로 추측하는 분도 계십니다.

키보드로 한글 타이핑을 할 줄 아는 컴퓨터 사용 인구 중에서 1%가 채 안 된다는 건 확실하고, 0.01~0.1% 정도 되겠죠.
공 병우 세벌식도 비주류 글자판이라는 표본 중에서야 워낙 인지도가 있고 유명해서 각종 운영체제들도 기본 지원해 줄 정도이지만, 전체라는 표본에서는 얼마나 극소수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마치 개인 데스크톱 OS 중에서(서버가 아닌) 리눅스의 차지 점유율과 비슷한 차원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리눅스는 그만치라도 차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거의 기적에 가깝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수준을 믿기 때문에, 세벌식이 이렇게 극소수 얼리 어답터, 파워 유저, 매니아의 글자판만으로도 언제까지나 존속할 거라고 봅니다.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마치 한국어의 미래와도 같죠. 우리나라가 국력이 어느 정도인데, 이제 한국어가 소멸할 걱정은 할 필요 없습니다. 한국어가 무슨 이름 없는 소수 민족도 아니고, 더구나 한글 같은 BMP 영역의 1/5 가까이를 차지하는 어엿한 고유 문자까지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다시 일제한테 주권을 빼앗긴다거나, 다시 북한으로부터 6 25 같은 남침을 당할 확률만큼이나 일어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 한국어야 소멸하지는 않지만 단지 변질될 뿐이죠.)

하지만 아예 얼마 못 가서 몇십 년 안으로 세벌식은 대가 끊길 거라고 생각하는 세벌식 사용자도 봤습니다. ^^;;

2006년 가을이던가요, 그때는 흥미롭게도 우리나라 종교 분포 통계가 통계청으로부터 공식 발표됐었습니다. 그때 기독교가 860만 명이던가로 잡혔습니다. 1천만 기독교인이라는 구호가 설득력을 잃게 됐죠.
더구나 이건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는 자유주의자들을 포함해서 스스로 자기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는 기독교 이단들까지 다 포함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도 사실은 예수 안 믿는 게 왜 죄인지를 알 정도로 확실하게 구원 받은 크리스천은... 의외로 극소수이며, 이건 미국조차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이런 것처럼 세벌식 사용자 통계도 뭔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집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성비, 나이 분포, 사용하는 자판(390/최종)... 생각만 해도 흥미롭지 않겠나요?

아울러, <날개셋> 한글 입력기 사용자의 집합과 세벌식 사용자의 집합 사이에는 교집합이 제법 규모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이 당연히 일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두벌식 쓰면서도 Shift+Space 같은 다른 많은 기능들 때문에 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고, 세벌식 쓰면서도 그냥 MS IME+파워업만으로 만족한다거나 새나루 같은 다른 프로그램을 쓰는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6 19:55 2010/01/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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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번 주말만 넘기고 나면, 제 홈페이지에서 거의 8년간을 가동해 온 제로보드 4는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DB도 다 백업해 놨고요. (제가 개인적으로만 게시판 내용을 소장하고 있을 예정)

아직 홈페이지가 공사 중이지만 막간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두 개 업데이트했습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 5.52
네, 5.51이 나온 후 거의 1개월만에 속성으로 나온 업데이트입니다.
제로보드가 사라지면 지금 플게에 있는 ‘윈도우 7’ 패치 자료도 사라질 텐데, 그 패치를 적용한 새 버전을 어서 올려야겠죠.

한글 입력기 5.5~5.52와 타자연습 3.2/3.21은 서로 전부 API가 호환됩니다. 어느 입력기와 어느 타자연습을 짝지어도 됩니다.

5.52에서는 저 업데이트 외에도, 부수 한자 입력기에 이어서 문자표가 입력 도구로 추가되었으며 글쇠배열 편집기에 ‘영문자’ 글쇠 자동 배당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즉, A를 누르면 그냥 A만 배당되는 게 아니라, capslock이 켜져 있을 때는 a가 입력되게 하는 그 수식을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A~Z 26자뿐만이 아니라 각종 악센트가 붙은 유럽 문자에 대해서도 잘 동작합니다.

저는 이 기능이 진작부터 있는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없더군요. -_-;; 이제 <날개셋>을 이용해서 영문 글자판도 좀더 손쉽게 디자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Colemak이라는 영문 글자판은 난생 처음 보는데, 특별히 우수하다거나 유명하다면 예제 글쇠배열로 추가할 수도 있겠죠(아직은 안 했습니다).

이제 5.52 이후로 한동안 버전업이 없을 것입니다. 윈도우 7 관련 문제 때문에 5.5x가 두 번이나 패치를 겪게 되는군요. 다음 버전은 최소한 5.7이나 5.8 정도가 될 것이고 6.0으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래도 이 새로운 홈페이지와 <날개셋> 최신 버전은 생각만 해도 정말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세벌식 파워업

특별한 건 없고요. 글자판을 바꿨다는 메시지가 화면에 안 뜨도록 하는 옵션을 추가했습니다. /W 스위치에서 X를 추가하면 됩니다. /WX, /W9X 같은 형식.
최근에 프로그램 관련 게시판에서 어느 분이 너무 간절히 요청을 해서... 그렇게 어려운 사항은 아니니 그냥 기능을 넣었습니다.

프로그램들 유용하게 사용하시고요.
제 홈페이지는 이제 첫 화면, 옛날(legacy) 자료실, 블로그라는 세 계층으로 나뉩니다. 새로운 홈페이지에서 새로운 분위기로 온라인 활동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제 홈페이지를 지금까지 늘 찾아 주신 분들의 인사, 그리고 5.52의 간단한 버그 신고 같은 건 일단 이 블로그 포스트의 댓글로 듣고자 합니다. 그럼 많은 코멘트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6 09:11 2010/01/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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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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