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험상 4~5월은 밖에서 자기 너무 너무 좋은 시기이다.
밤 기온 5~10도는.. 새벽엔 좀 쌀쌀하긴 하지만 침낭이나 담요를 덮으면 아주 따뜻해지고 딱 좋아진다. 전자기기가 퍼지지 않고, 모기 없고, 키우는 식물이 얼어 죽을 정도도 아니고.. 정말 최고이다.
요즘이야 밤에도 15~20도 부근이니 얇은 침낭이나 이불 하나만 덮은 채 아예 옷을 벗고 자도 된다. 보온 장비가 전혀 필요하지 않아서 짐 부담이 제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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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난 이렇게 자야 좀 발 뻗고 잔 것 같다.
덥고 갑갑한 콘크리트 건물은 인간이 자라고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냥 수도, 전기, 화장실, 빨래, 와이파이 보급하라고 있는 곳일 뿐.
주변 사람들이 내게 하는 아침 인사가 “잘 잤냐”가 아니라 “어젠 어디서 잤냐”로 바뀐 지 오래다. ㅋㅋㅋㅋㅋ 심지어 일요일에 만나뵙는 교회 목사님까지!!

오늘은 지난 한두 달 동안 내 취미와 관련하여 수집한 유튜브 영상과 언론 보도들을 늘어놓아 보련다.

※ 특이한 차박러 아저씨

1. 버스 (EBS, 2021/9/16 방영)

우와 이 아저씨 완전 대박인데..????
혼자 버스를 한 대 구입해서 집으로 개조하고, 시골 공터 자기 아지트에다 세워 놓았다. ㄷㄷㄷㄷㄷ
그리고 텃밭에서 "호박"도 키우고 수박도 키운다.

뭔가 내가 동경하는 형태의 삶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다.
이런 덕질도 돈이 없으면 못 할 텐데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내력이 있는 분인지 궁금하다.
나도 저런 데서 글 쓰고 코딩 하고 호박과 멧돼지를 간간이 키우고 있으면 참 행복할 것 같다. ^^

2. 새한 덤프 트럭 (MBN, 2019/9/27 방영)

전라도 어딘가에 초록색 새한 8톤 덤프 트럭이 2010년대에도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차주가 저런 분이었구나~~!!!!
최대한 차 번호를 가린 채로 촬영했지만 저 차 번호는 이미 진작부터 다 알려지고 퍼져나가 있다. =_=;;

저 아저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가족을 떠나서 혼자 저 차에서 산댄다.
밤에 차에서 자고, 짐받이 위에서 라면 끓여 먹고, 비 오면 위에 천막도 치고..
역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다 골라서 하고 계시는구나~!!
산에서 텐트 치고 사는 거 아니면, 저렇게 살아 보는 것도 좋지.
그것도 1977년에 구입해서 등록한 40년 넘게 묵은 등록문화재급 올드카에서 말이다.;;; (저 다큐는 2019년에 촬영)

주변에서 사람들이 하도 몰려다니며 "이 차 시동은 걸려요? 가기는 가요? 부품은 어디서 구해요?" 달라붙는 사람이 많아서 제발 관심 끄고 그런 거 묻지 말라고, 기웃거리면서 구경하지 말라고 차 문에다가 경고문을 써 붙여 놨댄다.
강원도에서 제무시 트럭 끌면서 통나무 나르는 분 중에는 이런 특이한 분이 없는지 궁금하다.

※ 텐트

3. 여고생 기숙사 앞, 밤마다 교장이 텐트 치는 사연 (☞ 링크)

지방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기숙사 경비 인력을 못 구해서 심야 시간대엔 교감과 교장이 직접 경비를 시작했댄다.
그런데 교장은 여학생 기숙사 안에 들어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밤엔 기숙사 입구에서 텐트를 치고 지내게 됐다고.. ㅠㅠㅠㅠㅠ

어디 명품이나 최신 스마트폰, 어린이집이나 주차 자리처럼 예약 접수가 폭주하는 곳에서 사람들이 죽치고 앉아 기다리는 경우는 있다. 아침 일찍 창구가 열리자마자 바로 들어가려고 전날 밤부터 돗자리 깔거나 심지어 텐트까지 치고 진을 치는 거다.
그런데 저 경우는.. 좀 웃프달까;; 그런데 건물 주위에다 텐트 숙직실을 세팅해 놓고 당직을 선다니.. 나도 해 보고 싶다~~ ^^

※ 사건 사고

4. '비바크' 하던 50대의 참변…멧돼지 착각한 엽사 총에 사망 (☞ 링크)

파주에 산다는 어떤 50대 남성이 전국 각지를 떠돌면서 자연 속에서 텐트 없이 노숙 비바크를 즐겼다.
그는 지난 3월 말엔 멀리 의성까지 가서 공터에서 잘 자고 있다가 멧돼지의 공격을 당한 게 아니라...
자신을 멧돼지로 오인한 엽사의 총에 맞아 죽었다. =_=;;

엽사는 목표물을 놓친 줄로만 알고는 현장을 확인도 안 하고 그냥 가 버렸다. 저 사람 시체는 나흘이나 지나서야 다른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고 한다.
와 살다 살다 별 희한한 소식을 다 듣네. ㅠㅠㅠㅠㅠㅠㅠ 얼마나 장거리 사격을 했길래? 산탄총이 아니라 무슨 군용 소총을 쐈냐?
엽총 쏘는 게 무슨 미사일이라도 날리는 거냐? 자기 눈으로 확인이 안 되는 곳에다가 오사· 오폭을 하게?

정말 공감 가는 취미 활동을 하다가 비명횡사한 저 아재분을 추모하는 바이다.
멧돼지 그렇게 많이 잡아도 ASF는 근절되지도 않고 갈수록 남하하고 있더구만.. 이제는 애꿎은 멧돼지는 그만 잡고 백신이나 만들어서 뿌려야 된다는 주장이 관련 학계에서 제기되는 중이더라.
힘내라, 귀여운 멧돼지들아~! 너흰 죄가 없단다.

딱 1년 전, 작년 4월 29일엔 서울 구기 터널 인근 북한산 기슭에서 멧돼지 오인 총기 인명 사고가 났었다.
70대 택시 기사가 잠시 소변을 보던 중에 근처의 엽사에게 사살 당했다. =_=;;

5. 강가에서 차박하려던 부부 폭우에 실종‥결국 숨진 채 발견 (☞ 링크)

아이고~ 혼자도 아니고 부부가 자연을 즐기는 참 훌륭한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무슨 참변이냐..ㅠㅠㅠㅠ
미래가 창창한 30대 젊은 부부가 그 오지인 울진, 봉화를 일부러 찾아가서 맑은 물 맑은 공기를 즐기려 했는데 말이다.
저 비박 아재만큼이나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 수 없다.

계곡 물 코앞에다 차를 대고 옆에 텐트를 쳤는데.. 다들 기억하시다시피 지난 어린이날 연휴 주말엔 전국에 비가 많이 내렸다.
저기도 물이 많이 불어나자 저 사람들도 뒤늦게 위험을 느끼고 텐트를 걷고 현장을 나가려 했다.
그런데 오가는 길목에 계곡물을 가로질러야 하는 구간이 있었고, 거기도 물이 왕창 불었다. 결국 거기를 건너던 중에 물이 급류에 휩쓸렸던 것 같다.

지난 2014년 8월에 이런 부류의 차량 급류 사고가 청도(승용차)와 창원(마을버스)에서 각각 한 건씩 났던 게 생각난다. 그때도 차량 탑승자들이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이건 무슨 터널 안 화재처럼.. 차량을 탈출해도 어차피 목숨 부지할 방법이 없었다.

이 사고의 경우, 남편 시체가 하필이면 영동선 철길 교량 아래에 놓이는 바람에 열차 타고 창밖 바라보던 승객이 발견을 하고 경찰에 신고했댄다.
비 많이 내릴 때 그것도 물에 잠기는 길까지 거쳐서 계곡 바로 코앞까지 차를 끌고 간 건 많이 위험하긴 했다. ㅠㅠㅠㅠ

Posted by 사무엘

2023/05/24 19:35 2023/05/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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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근황과 잡설

1. 올해 결산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우한 폐렴의 창궐 때문에 교회 예배가 중단· 축소되고 올림픽이 연기됐으며, 미세먼지가 없는데도 전국민이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다니게 됐다. 오죽했으면 거리 설교를 하고 전도지를 뿌릴 때도 마스크를 같이 나눠줄 정도였다. 한편으로 백 선엽 장군과 이 건희 회장의 부고가 전해지기도 했다.

대면 예배가 없는 동안 본인은 올해는 여행을 좀 더 많이 다닐 수 있었다. 블로그에 대대적으로 사진을 올리며 소개한 바와 같이 총 세 번 다녀왔다.

  • 춘계: 동부 남양주 지역 답사. 운길산 등산
  • 하계: 무려 3박 4일 동안 중부와 영남 지방 종합 답사.
  • 추계: 수인선, 서해선, 항동 철길을 두루 살펴본 경기도 서부 철도 종합 답사

2. 텐트 야영

본인은 저렇게 작정하고 여행을 떠나지 않을 때도, 심지어 직장 출근을 하는 평일에도 밤에는 대부분 집 있고 차 있고 노트북 있는 노숙자로 지낸다. ㅎㅎ
좋은 날씨에 야영을 하지 않는 건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아무 야외 오지라도 이 작은 텐트만 펼치면 포근하고 따뜻하고 아늑한 개인 공간 밀실이 만들어진다는 게 내게는 소확행으로 느껴진다.
남들은 캠핑을 가서 또 노는 활동을 하지만, 본인은 캠핑을 간 것 자체가 유흥이다.

내가 밖에서 못 자는 조건은 딱 둘: (1) 열대야 무더위, 그리고 (2) 나쁨 이상 수준의 미세먼지이다. 폭설 폭우 혹한은 정반대 완전 땡큐 조건이다.
침낭을 두 겹으로 걸치니 바닥의 냉기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발도 안 시렵고 정말 따뜻했다.
핵심은 따로 난방을 전혀 가동하지 않고 밖에서 쾌적하게 지내는 것이다.

그 반면, 내게 집 건물이란..

  • 전기, 가스, 수돗물, 와이파이의 보급처
  • 용변, 샤워, 빨래 공간
  • 주민 등록을 위한 법적 주소 제공지

정도의 의미만을 지니는 듯하다. 딱히 몸 누이고 쉬는 공간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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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에서 기슭까지 주차 걱정 없이 차로 접근 가능하고, 적당히 으슥하고 각종 법에 대놓고 저촉되지 않는 좋은 산은 매우 드물다.
언제 산에서 멧돼지라도 좀 만났으면 좋겠다. 그럼 반갑게 인사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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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왕숙천 강변이다. 여기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이 당시엔 아침에 일어나 보니 텐트에 이슬뿐만 아니라 서리까지 내려 있었다. 그리고 근처에 나 같은 텐트족이 한 명 더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밤새도록 낚시를 하다가 잠드신 듯하다. ㅎㅎ

개인적인 로망은.. 강변이 아니라 강 하중도에서 숙박해 보는 것이다.
내가 어촌에서 살았으면 어선 한 척 장만해서 배에서 자거나, 아니면 남해안이면 매일 무인도에 가서 텐트 치고 자고 오지 싶다.
아니면 북한산이나 북악산 중턱에서 김 신조 코스프레를 해 봤으면 싶다. 텐트 다음으로는 비트를 파고 자는 것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3. 북악산 개방

북악산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훑을 때 대략 "일반 구역 - 북악스카이웨이와 팔각정(자동차 지향) - 철조망 - 한양도성 구간과 정상(보행자) - 철조망 - 청와대"의 형태로 구간이 나뉜다.
그래서 남쪽의 청와대는 철조망에 사실상 이중으로 둘러져 있으며, 한양도성 구간은 남북 양쪽으로부터 격리돼 있다. 여기에 들어가려면 해가 떠 있는 동안 안내소 세 곳(창의문/말바위/숙정문) 중 하나를 반드시 거쳐서 이름과 연락처 까고 명찰 목걸이를 받아야 했다.

1968년 1· 21 김 신조 사태의 트라우마 때문에 청와대 주변 산들은 오랫동안 몽땅 락이 걸렸었다.
그러다가 1993년 김 영삼 대통령 취임과 함께 무궁화 동산과 인왕산이 개방됐다. 단, 월요일은 입산 금지이고, 주요 포토 라인엔 군경 감시요원이 배치되어 등산객이 청와대 방향으로 사진을 찍는 걸 막았다.

2000년대(07~09)에 와서는 인왕산에 이어 북악산도 북악스카이웨이뿐만 아니라 청와대에 가까이 있는 한양도성 구간이 해금되고 일반 구역에 있는 “김 신조 루트”와  우이령길까지 개방됐다. 비슷한 타이밍에 전국의 국립공원들이 무료화되기도 했다.
단, 북악산의 한양도성 구간은 아침과 낮 시간대에만 명찰 목걸이를 받아서 드나들 수 있다는 제약이 걸렸다. 인근의 북한산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등산로를 벗어나서는 안 되고 아무데서나 야영을 하면 안 된다는 제약이 있지만, 북악산은 그런 것과 무관하게 그냥 보안 때문에 저런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그러다가 지금 대령통의 집권기인 2018~19년쯤엔 인왕산에 있던 감시요원들이 없어졌다. 그리고 북악산의 목걸이는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개인 정보까지 수집하지는 않고 그냥 드나드는 인원 집계만 하는 출입 태그로 바뀌었다.

이런 단계를 거쳐 지난 2020년 11월부터는.. 산중턱의 북악스카이웨이에서 한양도성 청운대 - 곡장 사이를 오가는 등산로가 추가로 개방됐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실상 단절돼 있던 두 영역에 대한 이질감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한양도성 쪽의 등산로도 성 안쪽과 바깥쪽(북쪽) 양쪽으로 뚫리게 되었다. 등산과 캠핑을 좋아하는 본인 같은 사람에게는 이건 분명 호재이다.

다만, 한양도성과 이들 등산로는 출입증 명찰이 필요한 구역인 건 변함없기 때문에, 청운대와 곡장이라는 안내소가 추가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 작은 북악산에 존재하는 안내소는 무려 5개로 늘었다. 이게 국립공원 산으로 치면 출입구에 존재하는 탐방 지원 센터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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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안내소는 북악스카이웨이 쪽에 마련돼 있고, 주변에 주차 공간도 좀 있다. 바로 옆에는 군부대가 있으며 원래는 이 안내소가 있던 곳도 군부대 부지였다. 그래서 옛날 로드뷰에서는 이 지점이 온통 흐리게 표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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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곡장 안내소는 한양도성 쪽에 가까이 있으며, 북악스카이웨이 쪽에서는 아주 자그마한 철제 출입문하고만 연계된다. 곡장 안내소로 가는 출입문에서 북악 팔각정까지의 거리는 5~600m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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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안내소에서 한양도성까지는 굉장히 가까워서 거의 10분 남짓 계단을 오르면 도달한다. 그렇잖아도 여기는 한양도성과 북악 스카이웨이가 굉장히 가까이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중간에 과거의 군견 훈련장이었다는 부지도 지나게 되는데, 이는 마치 우이령길에서 과거의 유격장 부지를 지나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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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 시장의 자살 사건 이후로 몇 달 만에 북악산이 또 언론에 오르내리게 됐다.
이번 등산로 개방 덕분에 차로 북악산의 백운대 정상까지 가는 게 아주 수월해졌다. 창의문 안내소에서부터 근성으로 한양도성 계단을 오르던 시절과 비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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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대 안내소에서 출발해서 한양도성 - 곡장 - 곡장 안내소를 찍고 다시 청운대 안내소로 돌아오는 데 3~40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말 무난한 산책이었다. 산 속 나뭇잎들은 단풍이 들어서 울긋불긋하고 경치가 좋았다.
이 정도면 별도의 여행/등산 카테고리의 글로 올릴 분량도 아닌 것 같아서 그냥 근황/잡설 글에다가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관심 있으신 분은 여기 등산 및 산책하러 가 보시기 바란다.

4. 병맛 개그

본인은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이라든가 쿵 퓨리(..;;)같은 B급 병맛 개그를 꽤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국내 유튜버들도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패러디와 오마주로 병맛 똘끼 개그물을 많이 만들고 있어서 볼거리들이 넘쳐난다. 정말 천재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그 중에 본인이 주목하는 유튜버는 ‘장삐쭈’와 ‘총몇명’이다.
장삐쭈는 원전에서 소리를 날려 버리고 더빙을 웃기게 하는 반면, 총몇명은 원전에서 영상을 자체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들고 소리는 남겨 놓는다는 차이가 있다. 접근 방식이 서로 정반대라는 것이 흥미롭지 않은가?

총몇명은.. “아버지 뭐 하시노? / 콘덴싱 만들어요! 국가 대표 보일러 경동.. /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이게 정말 인간의 의식의 흐름이라는 게 어느 약 빤 지경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걸작이었다. ㅠㅠㅠ

장삐쭈는.. 여러 주옥 같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일본의 60년대 흑백 애니메이션인 에이트맨을 마개조한 봉팔맨 시리즈를 보고는 그 병맛스러움에 두 손 두 발 다 들어 버렸다..;;
“나를 이길 자 그 무엇인가, 자동차보다 빠르고 기차보다 더 빠른 우리의 친구 봉팔맨”은 머릿속에서 자꾸 자동 재생될 지경이다.

제작자 양반은 나이도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이던데 도대체 어디서 이런 덕력을 갖췄길래 무슨 1963년작 애니까지 찾아 갖고 이딴 더빙을 만드냔 말이다.. ㅡ,.ㅡ;; (에이트맨)
이 정도의 천재성이라면 전업 유튜브질만으로도 먹고 살 자격이 있어 보인다.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12/11 08:32 2020/12/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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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에 석가탄신일, 근로자의 날, 주말, 어린이날이 거의 일렬로 쭉 이어지는 황금 연휴가 있는 편이다. 일본은 4월 29일이 쇼와의 날이라고 해서 자기네 리즈 시절이었던 히로히토 일왕을 기리는 공휴일인데.. 한국은 석가탄신일이 얼추 비슷한 시기에 공휴일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성탄절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1970년대에야 추가된 종교 공휴일이 나름 봄철의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이 기간 동안 너도 나도 외국으로 나가느라 인천 공항은 터져나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더러 외국으로만 나가지 말고 내수 경제도 좀 살려 달라고 나라에서 고속도로 톨비도 면제해 줬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것 없다. 천재지변 급의 재앙 때문에 하늘길이 꽁꽁 묶여 버렸다. 인천 공항은 재작년에 평창 올림픽에 맞춰서 제2 여객터미널까지 당당히 개장했는데 지금 이게 무슨 꼴이냐..;; 안습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국내는 다행히 전염병이 기세가 많이 꺾였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도 완화되었다. 그러니 본인은 이 연휴 기간 동안 하계 휴가에 준하는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컨셉은 "2020년 춘계 황금연휴를 이용한 자연인 체험 -- 북한강변을 중심으로"가 됐다.

생각했던 것만치 멀리 나가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답사했던 적이 없는 장소를 다니면서 자연을 즐기고 왔다. 특히 "하루는 산에서 자고 하루는 강가에서 자기"를 목표로 설정하여 잘 달성했다.
딱 하나 미스는 처음에 떠나는 길에 시간대를 잘못 선택해서 극심한 교통 체증에 시달린 것이었다. 역시 이 시국에 나만 여행을 가는 게 아니었다..;; 평범한 아침 시간대가 아니라 새벽 같은 다른 시간대를 선택했어야 했다.

사고 하나 없이 오로지 차량과 분기점 병목만으로 길이 이 정도로 막히는 건 굉장히 오랜만에 봤다.;; 팔당대교 진입로에는 2~3km에 달하는 차들이 길게 늘어섰다.
명절 귀향· 귀경길이 아닌 상황에서 차 내비 화면에 "2시간 연속 주행하셨습니다. 좀 쉬었다 가세요"가 뜨는 걸 보니 자괴감이 들었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건 마치 우주 로켓이 1단 엔진을 가동해서 지구 대기권을 빠져나가는 것과 같았으며,
서울 교외에서 남양주든 양평이든 가평이든 어디든 가는 건 지구 저궤도에서 3단 엔진을 가속해서 달이든 화성이든 가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서울-남양주가 2시간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일단 서울을 벗어난 뒤부터는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1. 중앙선 구 능내 역

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는 바로 남양주 조안면에 소재한 중앙선 능내 역이었다. 이 역은 중앙선 복선 전철화와 선형 개량(=대대적인 선로 이설)으로 인해 2008년 말에 폐역했지만, 역 주변이 통째로 공원 내지 관광지로 보존 처리되었다.
본인은 다산 유원지는 두 번이나 다녀왔지만, 저기는 지금까지 가 본 적이 없었다. 다산 유원지와 이 정도로 가까이 있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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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내부와 승강장은 지난 2월에 답사했던 화랑대 철도 공원과 여러 모로 비슷한 분위기였다.
단, 여기는 "자덕들의 성지"라는 점에서 화랑대 철도 공원과는 차이가 있었다. 반포 한강 공원이 자덕의 성지인 것처럼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앙선과 경춘선은 모두 복선 전철로 개량되면서 많은 구간이 이설됐는데, 기존 구선로 구간, 특히 강을 따라 달리는 구간은 상당수 자전거길로 리모델링 됐기 때문이다. 능내 역은 이 과정에서 특혜를 입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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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철도 공원이 그렇듯이, 저기 보이는 객차 안에도 카페가 있다. 하지만 본인이 방문하던 당시에는 역시 코로나 크리 때문에 영업이 중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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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에서 역 건물을 바라본 모습이다. 이 시선의 후방으로는 자전거 도로가 나란히 놓여서 자전거들이 씽씽 지나갔으며, 근처에는 자전거 대여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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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근처에는 선로와 자전거 도로, 주차장이 이런 식으로 이어졌다.

2. 물의 정원

능내 역을 답사한 뒤, 다음으로 본인은 북한강을 따라 가평 방면으로 올라가다가 '물의 정원'이라는 강변 공원을 발견하여 거기를 들렀다.
팔당 물안개 공원 같은 곳이 남양주의 북한강 구간에도 있었구나. 다만, 규모는 이게 훨씬 더 작다. 그리고 여기가 팔당 물안개보다는 먼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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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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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좋고.. 아무 데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근사한 풍경화가 나오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넓은 풀밭을 자유롭게 거닐다가 벤치에 앉아 쉬거나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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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내부에는 이렇게 섬 같은 곳을 드나드는 다리가 있었다. 섬 안이나 밖이나 면적은 비슷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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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 장면 남긴다. 본인은 여기서 2시간 남짓 머물면서 신선놀음을 하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해서 등산을 시작했다.

3. 운길산

등산 대상은 큰 고민 없이 의외로 금방 정해졌다.
운길산은 본인의 여행 경로와 가까이 있고 산 중턱의 수종사 부근까지 차를 몰고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상 근처에 평상까지 준비돼 있으니 가히 최적의 장소가 아닐 수 없었다. 덕분에 본인은 첫째 날은 여기서 텐트 치고 잤다.

마침 이 날이 석가탄신일이기도 해서 수종사 주변의 주차장 공터엔 불자들이 등산객 이상으로 아주 많았다. 절과 운길산 역을 오가는 셔틀버스(소형 승합차..)도 다닐 정도였다.
산을 올라간 다음에는 다음날 아침에 내려올 예정이니 본인은 여기서 오늘의 마지막 보급을 받았다. 음료수를 보충하고 전자기기들을 충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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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를 지나고 나니 주변에는 절 방문객이 아닌 등산객만 남고 주변이 썰렁해졌다.
거기서 정상까지 명목상 이동 거리는 800m 남짓에 불과했지만, 고도는 거의 300m 가까이 상승해야 했다. 즉, 등산로가 꽤 가파르고 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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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물의 정원' 쪽을 내려다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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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과 저 멀리 남한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모습이다. 산에서는 이런 넓은 전망을 볼 수 있으니 좋다.

Posted by 사무엘

2020/05/08 08:33 2020/05/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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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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