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톰 아저씨의 오두막 (1852)

이 소설은 흑인 노예 제도가 있던 19세기 미국의 역사를 바꿔 놓은 엄청난 명작 화제작 문제작이었다. 작가는 '해리엇 스토(우)'라는 이름의 목사 사모이다.
주인공인 톰은 흑인 노예이지만 기독교 신앙으로 똘똘 뭉친 초 대인배 성인군자이다. 그는 처음에는 선한 백인 집안에 소속돼 있었지만, 거기 가세가 기울면서 하필 악한 백인에게 팔려 간다.

그 악한 주인도 톰이 일꾼으로서 아주 유능하다는 건 금세 알아본다. 그래서 그는 톰에게 완장을 씌워 주고는 동료 동족 노예들을 줘 패고 학대하면서 군기 잡고 관리하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톰은 이에 불응한다.
단순히 어렵고 힘든 일이나 주인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면 자기 목숨을 걸고라도 하겠지만, 저런 반인륜적인 명령은 따를 수 없다고 말이다.

톰은 그 댓가로 자기가 악한 주인에게 직접 잔인한 폭행을 당하고 죽도록 얻어터진다. 그는 뒤늦게 찾아온 옛 주인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기력이 다해 죽고 만다. 그런데 그는 죽어가는 와중에도 악한 주인을 미워하거나 저주하지 않고 그를 위해서도 중보 기도를 한다.

이야~ 신파가 통하던 낭만주의 시절에 이런 소설이 하나 있었으면 독자들이 다들 울고불고 했지 싶다.
뭐, 19세기 중반이면 서구 제국주의 열강 사이에서도 노예 제도는 거의 끝물을 경험하고 있었다. 아 물론 인종 차별과 식민지 착취는 당연히 있었지만, 최소한 국가 차원에서 휴먼 노예를 대놓고 경매장에다 진열하고 값을 흥정하고 사고 파는 짓거리는 없어졌다는 뜻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거.
노예 제도를 옹호했던 미국 남부라고 해도, 실제로 흑인 노예를 거느릴 경제력이 되는 계층은 아주 소수의 농장주 지주 급 금수저들뿐이었다. 그때 성인 노예 1인은 요즘으로 치면 고급 승용차나 상용차(트럭..)에 맞먹는 비싼 가격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남부 농촌 사람들이라고 해서 집집마다 흑인 노예 한둘씩 데리고 있었던 게 절대 아니다. 월급 주고 부리는 가정부 메이드랑 헷갈리지 마시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예도 없는 흙수저 주제에 남부 사람들이 노예 제도 수호를 위해 남북전쟁 때 기꺼이 참전한 이유는..
"내가 비록 직접 노예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남의 노예라도 몽땅 해방돼 버려서 나랑 동급의 신분이 되는 건 용납할 수 없지!" 이런 심리 때문이었다고 한다. -_-;;;

암튼.. 이렇게 남북전쟁까지 촉발시킨 이 소설의 제목은 Uncle Tom's Cabin이고, 부제는 Life among the lowly (밑바닥 인생)이었다.
이게 우리나라엔 이 광수(19xx 일제 시대), 계 용묵(1954) 같은 소설가에 의해 번역되어 소개됐는데..
이때는 소설 제목이 "검둥이의 설움"....;;;;이라고 붙여졌다!! ㄷㄷㄷㄷㄷ 원제와 부제 내용을 저렇게 적당히 섞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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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군자 톰이 일체의 물리적인 저항· 항쟁 없이 거의 순교자처럼 죽는 슬픈 소설을 읽고 숙연해져 있었는데 그 당사자가 한낱 검둥이래~ㅠㅠㅠ 완전 현타 온다.
지금은 한국어 검둥이도 영어 ni***와 맞먹는 인종차별 멸칭으로 전락했으니 말이다.. 거 참 '동무, 빨갱이' 이런 단어처럼 멀쩡한 단어가 어감이 타락해 버렸다.

하긴, 1950년대 동시기엔 미국에서도 담배 광고에 방긋 웃는 아기 얼굴이 들어갔고, "의사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최고의 담배!!" 이 짓거리가 행해졌다.
그리고 남편이 가장의 권위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마누라라도 볼기를 패서 훈육해야 하는지를 갖고 신문에서 독자들끼리 논쟁을 했었다. 그만큼 그때와 지금은 시대가 사람들 상식과 통념이 서로 극단적으로 달라졌다. (☞ 이전 글 )

우리나라는 지리적 배경 때문에 히틀러나 나치에 대한 반감은 서구권보다 덜하고, 인종 갈등도 미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옛날에 김 태영 국방부 장관이 재임 중에 "아프리카는 온통 밀림 속에서 무식한 흑인들이나 뛰어다니는 곳이다"라고.. 가히 "민중은 개돼지"를 능가하는 말실수를 했던 바 있다.. 제주 해군 기지가 필요하다고 설득하던 중에 저런 말이 도대체 왜 튀어나온 걸까? =_=

그래도 저것도 그냥 해프닝으로 끝났다. 저 말 때문에 저 사람이 옷 벗고 커리어 끝장나거나, 밤에 골목길에서 칼빵 맞는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우리나라도 수십 년 전에 LA 폭동 때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지만.. 그게 딱히 인종차별이나 흑인 혐오 정서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그냥 전반적으로 무덤덤한 거다. '흑형' 정도면 중립적이거나 오히려 긍정적인 말 아닌가? =_=

다 좋은데.. 애들 보는 멀쩡한 동화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피부색은 좀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_=;;;;;;;;; 특히 요즘 D모 사 작품들 말이다. =_=;;

2. 장발장 (1863)

아이고, 톰 아저씨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다.
톰 아저씨로부터 10년쯤 뒤에는 프랑스에서 '빅토르 위고'라는 대문호가 그 이름도 유명한 '장발장'이라는 소설을 발표했다.

'장발장'은 거기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고, 소설의 원제는 '레 미제라블' -- 비참한 사람들이다. 이거 마치 노래에 대해서 "가사 첫 줄 vs 원제"와 비슷한 관계이려나?
톰 아저씨 소설의 부제에도 the lowly 밑바닥 하층민라는 단어가 있기는 하다만, 장발장은 아예 '비참한, 가련한'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소설을 어린 시절에 요약본 동화로만 접한 사람은 그냥 생계형 잡범 누범이 어느 성직자의 도움으로 개과천선해서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가 됐다~~ "끝" 이렇게만 생각할지 모른다. 솔직히 나도 그 정도밖에 모른다.
하지만 이거 원작은 1000 페이지를 넘는 대하드라마 급 장편 소설이랜다. 혁명기 시절의 프랑스 역사를 미주알고주알 다루면서 서민들의 비참한 삶과 동심파괴 면모들을 그대로 고발하고 폭로했다고 한다.

'장발장'... 이름으로나 캐릭터로나 머리가 더부룩한 '장발'-_-;;;인 떡대 남자가 떠오른다만..
살아 온 배경은 완전히 다르지만 이 사람하고 톰 아저씨도 접점이 완전히 없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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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10년대에 최 남선이 번역해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고 한다. 그 긴 원판을 몽땅 번역한 건 당연히 아니고 요약본일 텐데... 이 양반은 제목을 "너 참 불쌍타"라고 붙였다.;;;; 그래, 비참하고 가련한 사람들이니까 불쌍하지. ㅠㅠㅠㅠㅠ

3. 옛날 영화 제목의 음역· 번역

(1) The Sword And The Sorcerer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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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워드 ㄷㄷㄷㄷㄷㄷㄷㄷ..!!!
뭔가 스물스물 스웜 sworm 같다. ㅋㅋㅋㅋㅋㅋㅋ

(2) The Hidden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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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토에서는 단모음인데 우리나라에서 장모음을 쓰는 게 DirectX (다이렉트/디렉트) 같은 것도 있다만.. 하이든은 너무했다 ㅠㅠㅠㅠㅠㅠ
작중의 외계 악마가 락 음악이 아니라 서양 클래식을 좋아할 것 같다 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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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영어로 저렇게 "동사의 과거분사형"만 꽝 박아놓은 제목은 우리말로 직역이 난감하다.
그래서 Frozen은 겨울왕국이라고 좀 의역됐고, Taken은.. 걍 테이큰이라고 음역됐다.

(3) The Hitman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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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번역도 다른 영단어로 하다니 참 난감하다.
히트맨은 암살자~~ 이런 뜻이다만, 스트롱맨은 도대체 뭐냐.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네놈을 살려 두긴 '쌀'이 아까워!!"도 백미다. 너무나 한국적으로 광고카피를 만들었다.

이렇듯, 소설이고 영화고 제목을 우리말로 꽤 창의적으로 옮긴 사례들을 나열해 보니 참 재미있고 병맛스럽다. 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5/04/02 19:35 2025/04/0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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