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화진포 해수욕장 + 화진포 관광지

주말이 아니라 평일이어서 그런지.. 여기는 크고 유명한 해수욕장임에도 불구하고 해변은 예상 이상으로 사람이 없고 아주 조용하고 황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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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예상 밖의 애로사항으로는.. 이 달밤--이 당시 커다란 보름달이 떴음--에도 바닷가가 하나도 시원하지 않았다. 바다가 지척임에도 불구하고 바람도 전혀 불지 않고 그저 덥기만 했다.
텐트를 세팅하는 동안 땀을 너무 많이 흘렸기 때문에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바닷물에 뛰어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 뒤에 모래와 바닷물을 털어내는 뒷감당이 부담스러운 지경이었기 때문에 못 했을 뿐이다.

새벽에도 이제 땀이나 안 나는 정도이지,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그 대신 습도가 높았는지, 텐트가 밤에 비 대신 이슬 폭격을 맞아서 다 젖었을 뿐이었다. 기온이 별로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이슬이 이렇게 많이 맺힌 건 습도 탓이겠지..;
개인적으로는 이슬 물기라도 수건에다 적셔서 더위를 식히는 데 활용할 수 있었다.

그래도 모래밭은 잔디밭 이상으로 푹신하고, 파도 소리는 자장가처럼 들려서 좋았다. 이런 건 계곡이나 시냇가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다.
여기는 네임드 메이저 해수욕장이어서 그런지 모래밭에서도 공공 와이파이가 잡혔다. 내일은 벌써 연휴 마지막 날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라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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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쯤에 일어나서 날이 서서히 밝아지는 걸 지켜봤다. 그 뒤, 더 더워지기 전인 아침 7시쯤에 물놀이를 시작했다. 이미 6~7시쯤에 해가 뜨자마자 해변을 거니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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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송지호 만만찮게 물이 맑고 얕고 정말 좋았다.
간밤에 너무 더워서 쌓였던 땀과 피로를 속 시원하게 날려 버릴 수 있었다. 이로써 어제부터 오늘까지 송지호, 명파, 화진포 이렇게 해수욕장 3개를 성공적으로 섭렵했다~~ ^^

8시 무렵이 되자 텐트를 흠뻑 적셨던 이슬은 순식간에 증발하고 없어졌다. 밤에도 별로 시원하지 않았는데 이젠 텐트 안에서 지내는 게 도저히 불가능해졌다.
1시간 남짓한 물놀이를 마친 뒤, 텐트를 철수하고 짐을 쌌다. 짐이 워낙 많아서 한번에 다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침구류 같은 건 화장실에 다녀올 때 조금씩 차에다 미리 옮겨 놓기도 했다.

씻고 옷 갈아입고 텐트와 매트에서 모래를 완전히 털어내는 것도 무척 신경 쓰이고 귀찮았다. ㅠㅠ
물에서 나온 직후에는 한동안 덥지 않고 시원하고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러나 뒷정리를 하느라 땡볕 아래에서 오랫동안 있으니 그 보호막이 없어지고, 물놀이 전의 더운 상태로 몸이 되돌아갔다. ㅠㅠㅠㅠ

바다는 계곡에 비해 이런 뒷정리가 참 번거롭긴 하다. 이러니 모래밭 말고 풀밭에 나무 그늘 있는 별도의 바닷가 캠핑장이 장사가 되는 것 같다. 거기는 차와 화장실과 수돗물도 훨씬 더 가까이 있고, 돌아다닐 때 모래 털어낼 걱정도 안 해도 되니까.. 단지, 텐트에서 바다까지의 거리가 더 멀어진다.

아침 9시쯤에 화진포 해수욕장을 빠져나왔다.
본인이 들렀던 해수욕장들은 모두 주차비를 징수한다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차단기까지 동작하면서 주차비를 징수한 곳은 화진포 한 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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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호와 화진포는 육지 쪽에 호수가 있고 바닷가에 자그마한 바위섬이 있는 게 공통점이다.
그래서 화진포의 성(일명 김 일성 별장) 같은 곳에서 바닷가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고개만 돌리면 호수를 목격할 수 있다.
예로부터 돈과 권력 있는 사람들이 괜히 이 오지까지 찾아가서 별장을 만든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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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수와 바다 사이의 캠핑장 구간에는 이렇게 숲길이 잘 꾸며져 있었다. 날씨가 더웠지만 이 기회에 여기 산책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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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후에 공산주의자와 민족주의자 간 내란이 발생할 여지가 없게 해 달라
  • 한반도엔 소련이 개입하지 않고 미국이 단독 진입해야 된다.
  • 북괴는 저렇게 놔 두면 언젠가 반드시 침략해 올 거니까 남한 땅에 제발 일정 수준 이상의 군사력을 남겨놔야 된다. 일본군 무장 해제만이 장땡이 아니다.
  • 우리는 공산당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공산주의를 빙자한 반역 매국질을 반대하는 거다.
  • "아니, 백범 그 양반은 북한과 대화를 하려면 스탈린을 찾아가야지, 왜 김 일성을 찾아가는가?"

아아~ 건국 대통령 리 승만 할배는 저 정도로 선각자 초인이었다. 단지, 신이 아니라 인간이었기 때문에 지상락원 유토피아까지는 못 만들고, 그냥 지지고 볶고 흑역사도 있는 현실 속의 최선, 아니면 끽해야 차선의 국가를 세웠을 뿐이다.
귀가를 앞두고 화진포 리 승만 대통령 별장을 오랜만에 다시 들러서 국뽕을 한 사발 충전했다.

미국이 할배의 말을 안 들어서 우리나라가 이 지경이 됐을 뿐만 아니라 자기들도 얼마나 불필요하게 고생하고 삽질을 했나 모른다.
그런데 우리도 가난하고 아무 힘이 없어서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는 처지였으니, 마냥 미국 탓을 할 수는 없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고 한계였으니 말이다.

잠깐만 험악한 막말 좀 하겠다.
리 승만이 분단의 원흉이네, 전쟁 벌여 놓고 튀었네 이 X랄 하는 개새X들,
천안함 함장보고 경계에 실패한 패잔병 씨부리는 씨X놈들. (우리가 군한테 큰 권한을 준 적은 있었냐. 무조건 선빵 맞은 뒤에만 대응 가능하고, 예방 전쟁, 선제공격, 보복 한번 못 한 주제에.. 이건 뭐 군대가 아니라 자위대지..)

그래도 걔들도 인간이니까 먼저 갱생의 기회는 줘야지. 팩트와 정답을 친절히 알려줬는데도 산업화되고 회개하지 않는다면 다 대가리에 총 갈겨서 쏴 X여 버려야 된다.
리 승만 별장에 단체 관광으로 찾아온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좋았다. 이 기붕 별장, 화진포의 성, 화진포 생태 박물관도 다시 들르기는 했는데.. 물론 7년 전 대비 달라진 것도 있지만, 사진 소개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이상이다.
서울로 돌아갈 때는 7번 국도를 따라 남쪽 속초와 양양까지 갔다. 하조대 해수욕장 구경까지 잠깐 한 뒤 서울-양양(60) 고속도로를 전구간 이용해서 귀가했다.
이 도로는 긴 터널이 정말 많았다. 중부나 외곽순환 같은 익숙한 고속도로를 전혀 경유하지 않고 서울 시내로 진입하니 느낌이 색달랐다.

강원도 북쪽 끝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3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것 같았다. 홍천-춘천 사이에서 차가 많아져서 약간 막혔지만 이 정도는 견딜 만했다. 그러나 남양주에 도달한 서종-화도 사이에서 정말 미칠 것 같은 끔찍한 정체의 헬게이트가 시작됐다.

새로 들어오는 차량들, 공간을 차지하는 일부 고장 차량들, 차로가 줄어드는 구간 등의 요인이 겹쳐서 차들이 나아가질 못했다. 차가 제대로 달리지 못하니 에어컨도 찬바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운전이 더욱 괴로워졌다. 바깥 공기는 뜨거운 한증막 같아서 창문을 열 수도 없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여기는 도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상습 정체 구간이랜다. 그런데 어차피 주변의 다른 국도들도 왕창 막히고 있기 때문에 딴 데로 우회할 수도 없고.. 도로가 확장이 어려운 고가· 터널 일색인 데다 민자 구간(경춘)도 섞여 있어서 뭘 어찌하기가 난감한 지경이라고 한다.

뭐 이렇게 휴가를 잘 마치고 돌아왔다. 올해 정도면 2018년 폭염보다 더한 걸까? 무더위가 어서 좀 식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후일담으로 일영· 장흥 계곡이나 안양 병목안 계곡도 가 보고 싶다. 그리고 올해 유일하게 폭염경보가 없었다는 평창 대관령 일대도.. 앞으로 여름에 계속 이렇게 더우면 그런 곳도 차차 개척해 볼 생각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8/17 19:35 2023/08/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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