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근래에 꽤 재미있는 영상을 봤다.
이름하여 '음악의 변천사'.. 이 주제로 이 영상 하나만 있는 건 당연히 아니고 여러 개가 굴러다닌다.

이걸 보니 "오 그렇군..!" 무릎이 쳐지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역사 수천 년 동안 음악이라는 건
오랫동안 장송곡 아카펠라에다가 단선율 붙인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다. 악기의 음색이나 음계도 지역별로 파편화가 심했다. 고대/중세의 그레고리안 성가도 다 이런 스타일이지 않았던가?
그러다가 르네상스 시대부터는 음악이란 게 교회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좀 더 파격화 세속화가 이뤄졌다. 사람들 코러스가 더 화려하고 웅장해지고 예뻐졌고 피리 소리가 더 예뻐졌다.
그 뒤 17세기 바로크 정도부터 바이올린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악기 소리가 들리고 악기가 더 다양해지고, 요런 유럽 음악이 타 지방 민속 음악과는 차별화된 독보적인 면모를 갖추게 됐다.
1700~1800년대가 딱 클래식이다. 교회 찬송가도 대부분 이 시기 곡들이다. 처음에는 작곡가도 당대 귀족들처럼 치렁치렁 가발을 쓰고 있었다가(바흐, 모차르트) 후대 인물부터는 그런 게 없어진다는 것도 포인트..
1800년대 후반, 낭만주의의 끝물쯤 되면 음색은 클래식이지만 좀 더 격식이 풀리고 선율이 자유로워진 것 같다.
1900년 초중반부터는 그냥 귀족들이나 듣는 라이브 교향곡이나 오페라/뮤지컬 음악뿐만 아니라!! 음반에 담긴 가요나 영화 음악도 등장한다.
20세기 중반에 와서는 재즈에다 락이며 힙합도 등장한다. 실용음악이란 게 클래식과 완전히 분리되고 양지로 나와서 별개의 영역으로 전문화된다.
1970~80년대, 전자악기며 MIDI, 컴퓨터 음악이 등장한 뒤부터는 판도가 또 확 달라진다. 요때 음악부터 디지털화가 됐고, 1990년대엔 그 다음으로 영상까지 CG가 등장하니 말이다.
현대의 인류는 그야말로 지난 5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조상들이 겪지 못했던 음악의 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단조에 단선율 장송곡 노동요를 크게 벗어나지 않던 음악이 나중에 왕족 귀족 후원 받아서 명맥을 유지하는 클래식이니 교향곡으로 바뀌고, 나중에는 이거 자체가 엄청 돈 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바뀌면서 비틀즈, 마이클 잭슨, 서태지, 강남 스타일 뭐 이런 걸로 바뀌었다. 정말 상전벽해 그 자체이지 않은가?
또한 음악을 널리 공유하고 퍼뜨리는 기술도 상상을 초월하게 발달했다.
소리바다가 없어진 대신에 유튜브로 그냥 아무 음악이나 다 찾아 들을 수 있다..;; 새로 출시되는 음반뿐만 아니라 옛날에 발매됐던 음반까지 몽땅 다 아카이빙까지 하고 있으니 실로 무서운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출판물의 폰트라든가 자동차 디자인, 건물 모양, 사람들의 옷차림(특히 여성)을 보고서 우리는 대충의 연대기를 알 수 있다. 반대로 시대극의 고증 정확성도 판단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음악 스타일도 시대별로 개성이 아주 명확하기 때문에 연대기의 판단에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다. 1500년대에 루터가 지은 “내 주는 강한 성이요”만 해도 그 시절엔 정말 격식파괴 그 자체인 강렬한 CCM이었다는데 말이다.
음악의 유형 내지 역사와 관련하여 본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1. 락과 힙합
(1) 마초 백인 아저씨가 치렁치렁 장발에다 바이크 운전자 같은 가죽잠바 차림에,
일렉기타 들고 찌링찌링 소리와 정신없는 드럼 비트에 맞춰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거랑....
(2) 농구 유니폼 같은 차림의 흑형이 세 손가락으로 xyz축 삿대질 하면서
적당한 비트에 맞춰 "헤이 요 왓썹 피스~~!!" 이러고 롸임 맞춰서 재잘재잘 랩 하는 거.
야외에서는 붐박스 들고 비보이 댄스, 실내에서는 LP판떼기 들고 디제잉.
이 둘은 영역이 서로 많이 다른 거구나.. 이놈의 음알못 ㅋㅋㅋㅋㅋ


그래서 일본 환타 CF에서는 A반 카와장 선생과 F반 DJ 선생이 제각기 나왔던 것이었다. ㅋㅋㅋㅋㅋ

흑인들이 흑인영가, 째즈(루이 암스트롱!!)에 이어서 힙합까지 만들어 낸 건가? 대단하다.
저게 원래 자기네들 커뮤니티에서는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같은 전통민요 노동요가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에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나돌았던 병맛 Visual Studio 2005 CM쏭 링크를 걸어 본다. ㄲㄲㄲㄲㄲㄲ 가사에 "고객 / 고개, 팀장 / 심장, 후배 / 두 배" 롸임도 나름 절묘하게 들어가 있다! ㅠㅠㅠㅠ

2. 성악과 R&B
내가 보기에 성악은 으아아아아아아~ 단음을 귀가 찢어질 정도의 성량으로 크게 내지르는 거고, (박 종호, 조 수미 같은)
R&B는 여러 음을 오르내리면서 우우~우으으으으으으~~~ 아놔 글로 표현할 수는 없는데, 이러는 거 같다. ㄲㄲㄲㄲㄲㄲㄲ (나얼, 박 정현 같은)
가요는 댄스곡과 뮤직비디오의 비중이 커지면서 정작 본질인 노래를 녹음으로 때우는 립싱크 관행이 논란이 됐었다.
그러나 성악은..?? 공연장에 애초에 마이크가 없다~!! 클래식 성악은 마이크나 스피커, 녹음기 같은 음향 장비가 발명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장르이기 때문이다. 립싱크 따윈 상상도 할 수 없다.
3. 리듬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들었던 제일 기괴한 리듬 톱 쓰리는
- 강남스타일(옵, 옵, 옵, 옵.. 오빤 강남 스타일),
- 마카레나(뻡 '뻡 뻡 뻡 뻡... =_=), 그리고
- 주토피아 try everthing (오 오 오 오오~~)
이다.
음높이의 변화 없이 박자만으로 사람을 굉장히 흥겹게 하거나 심지어 긴장· 흥분시킬 수도 있다는 거다.
특히 try everything 저 리듬은 오선지를 생각하면서 들어 보면 점8분음표가 쫙 이어졌다 이러면서.. 나 같은 비전공자한테는 시창이나 채보가 대단히 어렵다.
옛날에 Looking for you에서 반음계 단위로 멜로디가 현란하게 오르내리는 구간을 채보하던 것보다 이 리듬 채보가 더 어렵더라.
컴퓨터로 치면 word 경계에 align이 안 된 메모리에 계속 접근하는 느낌이다. 그러니 한 클럭 만에 처리가 안 되고 여러 클럭이 든다.
음치가 있는 것처럼 길치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악보 읽으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16분음표나 8분음표 박자에 딱딱 맞게 들어가고 발성하는 거.
운전하면서 내비 안내를 읽으면서 여러 모퉁이들 중 어느 쪽에서 오른쪽, 어디에서 좌회전을 맞게 찾아가는 거.
지도 그림과 전방 실제 화면을 맞게 동기화시키는 거. 이것도 뭔가 서로 비슷한 일 같다. ^^
4. 핫한 뮤지션들
(1) 그나저나 브루노 마르스..?? 이 사람이 초대박을 치면서 요즘 그렇게도 잘나가는 뮤지션이구낭.. 여자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본좌이고. 이 사람들은 뭘 그렇게 천재적으로 잘해서 히트곡을 만들어 내고 빌보드 차트에 오르고 떼돈을 번 걸까? 요즘은 음반 판매량도 아니고 음원 스트리밍 조회수와 노래방 로얄티(!!!!)로만 수익이 나올 텐데 말이다.
(2) APT 아파트라는 노래가 작년에 그렇게도 히트였다는데.. 브루노 마르스가 블랙핑크 '로제'라는 한국계 가수와 같이 만들고 부른 곡이다.
얘는 아무래도 술자리 게임 노래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보니 기반 리듬이 심하게 어렵지는 않다.

아 파트 아파트~ 딴 딴딴 딴딴딴.. 이건 굿거리는 아니고 휘모리 장단인데???
물론 이것만 반복되는 건 아니고 바리에이션 리듬도 나온다. =_=;;
(3) 2012년에 말춤으로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싸이는 요즘은 뭐 하고 지내는지.?? 이 사람은 유튜브의 역사상 최초로 32비트 정수 범위를 초과하는 동영상 조회수를 달성했었다!
글쎄, 평생 먹고 살 돈 다 벌었으니 은퇴를 했는지 다른 사업을 하는지.. 모르겠다.
배우 김 희원이 방탄유리의 아성을 또 넘어서기 어렵듯, 저 아저씨도 강남 스타일의 아성을 또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4) 닥터 드레, 이박사...;; 뮤지션들 중에 은근히 박사 호칭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로트'가 복고 유행인지 케이블TV(종편) 위주로 그렇게도 뜨고 있는데, 이런 건 세계화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참, 미국 가요계에는 반대로 우리나라 같은 걸그룹=_=은 없는 듯하다.
5. 보딩뮤직
자동차에서 3점식 안전벨트를 최초로 도입한 제작사는 볼보이지만, 카오디오라는 걸 최초로 장착한 회사는 미국 GM이었다고 그런다. 운전하면서 라디오나 음반도 들으라고 말이다.
현대엔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자가운전하는 게 생활의 일부가 됐다. 그리고 고급스럽거나 장거리· 장시간 가는 대중 교통수단들은 출발 전이나 도착 직전에 적절한 BGM을 넣어 주는 게 승객에게 청각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관행이 됐다. 그러면 그 곡의 작사· 작곡자나 가수에게는 소정의 로얄티가 지급될 것이다.
그래서 '보딩뮤직'이라는 장르가 등장했다. 이건 음악 성향 자체의 역사라기보다는 음악의 활용 역사에 가까운 듯?
거북이 '비행기'는 정말 대놓고 이 용도로 만들어진 노래 같고, 김 동률 '출발', 그리고 이들보다는 최근곡인 볼빨간사춘기 '여행'.. 얘들은 울나라 대한항공의 여객기에서 보딩뮤직으로 사용된 적이 있거나 현재도 흘러나온다고 한다.

그랬는데.. 항공 쪽이 아니라 대한민국 철도청이 이 분야에 의외로 선구안이 있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선보였던 새마을호 Looking for you는 ‘보딩뮤직’이라는 장르에서 세계 음악사에 한 획을 당당히 긋게 되었다. 이때가 정말 리즈 시절이었다.
음악의 역사 얘기를 하는데 Looking for you 얘기를 빼먹는다면 섭섭하지 않겠냐 말이다. ㄲㄲㄲ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