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그리고 수학의 정석

최 불암이 학교에서 <수학의 정석> 책을 주워 왔다.
그는 책을 주인에게 찾아 주려고 교내에서 방송을 했다. "수학의 정석 책을 어디어디에서 습득하였으니 잃어버리신 분은 와서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설정상 최 불암은 교사였던 듯)
그런데 하루를 기다렸는데도 찾아가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다시 방송을 했다. "책에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주인이 누군지 아니 빨리 찾아가세요."
그래도 찾아가는 사람이 없어서 최 불암은 그 이튿날, 마이크를 대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야, 홍 성대! 너 책 빨리 안 찾아갈 거야?"

.
.

본인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수학의 정석> 실물을 접하기 전에, 초딩 시절 이 개그를 통해서 그 이름도 유명한 홍 성대 씨에 대해서 존함을 듣게 됐다. 삼류만화 패밀리에서는 그가 정석교 교주로 묘사된 바 있다. "싸인과 코싸인과 탄젠트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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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수분해..!!
대충 저런 만화 되시겠다. ㄲㄲ 출처는 작도닷넷의 삼류만화 아카이브.

홍 씨는 서울대 수학과 재학 시절이던 무려 1960년대 중반에 <수학의 정석>을 집필하여, 본인의 지금 나이 때 이미 백만장자가 되었다. 수학 과외를 뛰다가 자기가 직접 책을 지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서울대 수학과라는 것만으로도 비상한 머리의 소유자인 데다, 그 나이에 벌써 떼돈까지 벌었으니 공부 더 계속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ㅜ.ㅜ 30도 안 된 나이에 수학 교재를 집필할 생각을 했던 것에 대해, 그때 자기는 정말 여간 똘끼가 충만한 상태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그는 그 당시를 회상한다고 한다.

<수학의 정석>은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 돼 있다.
워낙 크게 성공한지라 이분은 1981년에 전주에 상산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나중엔 모교인 서울대에다가도 건물까지 한 채 지어 기증했다. 정석의 힘.. ㄷㄷㄷ;;

슬하에 딸이 있다. 따님은 서울대 수학과 박사를 마친 후 고등 과학원 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수학과 교수가 되었다. =_=;; 물론 부친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채용된 거라는 게 서울대 측의 설명이다.
서울대 수학과 박사 -> 고등 과학원 -> 교수 하니까 생각나는데, 이건 퍼즐 관련 저술과 온라인 활동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경남대 박 부성 교수도 동일하게 거친 진로이다. 가히 브레인들..;;

아울러, 따님의 사위는 서울대 수학과 석사 출신이니, 이 정도면 그야말로 뼛속까지 수학 덕후 가문. 저런 분들에 비하면, 코레일 기관사 철덕 커플은 아주 평범한 정상인이고 양반일 것이다..
수학자라고 해서 설마 진짜로 "탄젠트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로그"라고 기도를 할-_- 리는 없겠지만, 그들이 어떤 점에서 덕후인지에 대해서는 아래의 유명한 조크에 단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천문학자와 물리학자, 그리고 수학자가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그들이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는 검은 양 한 마리를 보았다. 그러자 천문학자가 말했다.
"그것 참 신기하군.  스코틀랜드 양들은 죄다 검은색이잖아?"
물리학자가 천문학자의 말을 반박했다.
"그게 아니야.  스코틀랜드산 양들 중에서 일부만이 검은색이라 해야지."
이들의 말이 한심하다는 듯, 수학자는 하늘을 잠시 쳐다본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자네들은 너무 성급한 판단을 내린 거야. 스코틀랜드에는 적어도 몸의 한쪽 면 이상의 면적에 검은 털이 나 있는 양이 적어도 한 마리 이상 방목되고 있는 들판이 적어도 하나 이상 존재한다고 해야 말이 되는 거라구!"


그만큼 수학을 하는 사람들은 뭐든지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만 표현하는 엄밀한 용어를 쓰는 걸 좋아한다는 뜻이다. 사고 체계가 그런 쪽으로 철저히 단련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진술을 명제라는 형태로 받아들이고 for all, given, such that, at least 같은 표현과, lemma, definition, theorem 같은 용어를 좋아한다. 저건 굳이 수학 전공이 아니더라도, 이공계 출신이기만 해도 충분히 수긍이 갈 것이다. 미분 귀신, 적분 귀신 개그류와 더불어..;; ㄲㄲㄲ
설마 홍 성대 씨가 자녀 가정 교육도 저런 식으로 시켰을까?? ^^;;

영어는 교육 과정이 유행을 많이 탄다. 단적인 예로 성문 종합 영어는 오늘날에 옛날 정도의 인지도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수학은 정말 왕도가 없고 절대불변 보편적인 진리를 다룬다. 성경과 비교했을 때, 수학은 선악이라든가 영적인 가치가 없는 진리라는 게 다를 뿐이다. 그래서 정석이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랑받는 게 아닐까 한다. 수학에는 다른 과목들이 넘볼 수 없는 '포스'가 있다.

그래서일까? 각종 매체에서 학교의 수학 선생은 인간미가 없고 뭔가 정상이 아닌 무지막지한 이미지-_-로 묘사되어 있다.
한 10년 전 PC통신 시절에 히트 쳤던 박 상욱 씨의 <구타교실>1)이라는 소설을 보면, 인간 백정 구타 기계인 똥행패 선생은 체육 선생이 아니며 하다못해 과학 선생도 아니다. 수학 선생으로 설정되어 있다. 아래의 그림은 이 소설을 만화화한 <구타닷컴>2)의 표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똥행패가 어떤 인간인가? 빠따를 때리며 손에 전해져 오는 감촉만으로도 바지 원단의 재질은 물론 엉덩이의 두께까지 파악해 내는 구타 컴퓨터가 아닌가. ㄲㄲㄲㄲ (소설 중에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주인공의 담임 선생이 왜 수학 선생으로 설정되었겠는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수학과는 달리, 삐딱 나간 제자를 교화하고 헌신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은 내가 아는 한 언제나 음악 선생이다. 도덕 선생도 아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코러스>, <홀랜드 오퍼스>가 좋은 예이며, <구타교실>에서도 그나마 정상인인 여선생은 음악 선생으로 나온다. ^^;; 이렇듯 각 과목에는 인간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색깔이 존재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요즘 교사 임용 시험 경쟁률이 살인적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영어는 워낙 잘 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으며, 암기 위주인 과목들도 다들 달달 외우면서 피튀기게 경쟁하다 보니.. 특히  TO가 적은 마이너 과목들은 실수로 한두 개 틀리면 바로 떨어지고, 실력이 아니라 국가 유공자 가산점 빨로 당락이 결정될 정도라고 한다. 직업으로 치면 마치 식당이나 택시 기사처럼, 진입 장벽도 낮고 망하기도 쉬운 그런 직종 같다.

그러나 수학은? TO가 많으나 과목 자체가 워낙 어렵고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까놓고 말하자면 100점 만점에 6, 70점만 넘어도 안정된 합격권이라고 들었다. 정말로 실력으로 진검 승부가 가능한 순수 머리 싸움 과목이다. 그런데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입상자라고 해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학 미적분을 술술 풀어내는 건 아니니, 이것도 흥미로운 면모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둘은 서로 다루는 분야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정올 경시와 공모가 다른 것만큼이나 서로 다를 것이다.

지금 정석 책 다시 꺼내서 공부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 같다. 홍 성대 같은 분 완전 부럽.. ㅜㅜ 하지만 매체에서 수학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로 묘사되어 있는 음악도, 근간을 이루는 이론을 파고들어 보면 수학적으로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는 게 역설이라 하겠다. Looking for you 분석하면서 이런 거 많이 생각해 봤는데... 먼 미래에 기회가 되면 글로 또 다루도록 하겠다. ㅋㅋㅋ

Notes:
1) 본인의 고등학교 시절에 재미를 북돋웠던 PC 통신 소설이 둘 있는데 하나는 앞서 언급한 <구타교실>이고 또 하나는 <환상의 테란>. 후자의 경우는 스타 1.08 패치가 나오면서 일종의 현실화까지 되었다. 그런데, 프로게이머 중에 변 형태라는 선수가 등장할 줄이야! (똥행패의 본명)

2) 교실이 닷컴으로 바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그 당시가 한창 닷컴 기업 vs 굴뚝 기업 운운하면서 개나 소나 닷컴 붙이는 게 유행이던 시절이어서... 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0/12/03 08:52 2010/12/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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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0/12/03 09:48 # M/D Reply Permalink

    1. 정석 서문에 보면 딸 얘기와 사위 얘기가 나옵니다.

    많은 학생들이 자식 자랑이 심하다고 그 페이지만 버린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2. 정석은 "이를테면"이라는 말이 정말 많이 나오는 책으로도 유명합니다.


    3. 재수 시절 수학이 뭔지, 학문이 뭔지 저에게 가르쳐주신 강필 선생님은 정석을 엄청 싫어하시더군요...

    "xxx하면, yyy해라"가 많아서 그렇다고 하십니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만을 가지고, 모든 수능 문제를 풀어 내시는 분이시니까요...

    그 분께 배우고 나니, 지금도 수학 문제 풀다 보면 이런 얘기를 합니다.

    "교과서의 기본이잖아!", "발견적 추론하면 되지!", "연산 능력이 점수를 좌우한다!"

    http://www.dahora.co.kr 을 가시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수리 영역을 학생들은 어렵게 풀었는데, 홀로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평가원은 쉽게 낸다고 열심히 쉽게 낸 거야. 그런데 학생들이 다같이 안 풀어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뿐. 그러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를 밝혀야 해"

    1. 저... 2010/12/03 15:26 # M/D Permalink

      "교과서의 기본이잖아!", "발견적 추론하면 되지!", "연산 능력이 점수를 좌우한다!"

      이 문단과

      "평가원은 쉽게 낸다고 열심히 쉽게 낸 거야. 그런데 학생들이 다같이 안 풀어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뿐. 그러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를 밝혀야 해"

      이 문단.... 잘 이해가 안 가요... 설명 좀...ㅠㅜ

    2. 주의사신 2010/12/03 20:34 # M/D Permalink

      1. 교과서의 기본 :

      저는 수능 수리 영역 공부 이후로 안 풀리는 문제가 있을 때는 항상 교과서에서 어떻게 이야기했던가 떠올리곤 합니다. 교과서를 다시 한 번 읽어 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하면 80% 이상의 문제는 다 풀리는 것 같습니다.

      2. 발견적 추론 :

      교육과정평가원 수능 출제 매뉴얼의 용어입니다. 새로운 형식의 문제를 만났을 때, 나열하기, 관찰하기 등등을 통해서(직접 문제를 조금 변형시켜 보면서) 문제가 묻고자 하는 것과 문제 해결의 핵심을 찾아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a n+1 = 2 * a n + 2의 경우 a1부터 하나씩 넣어가면서 이게 어떤 규칙을 갖는가 보는 것입니다.

      3. 연산 능력이 점수를 좌우한다. :

      말 그대로입니다. 계산을 못하면 수학 점수가 잘 안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계산을 해야 하고, 공간도형 문제 같은 경우에는 계산만 가지고도 풀 수 있어야 합니다.

      4.
      수능과 관련해서 평가원은 항상 "쉽게 낸다"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점수를 보면 쉽게 낸 것 같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그럼 평가원은 거짓말을 한 걸까요?
      아닙니다. 그곳은 그런 거짓말을 할 곳이 아닙니다. 진짜로 쉽게 낸다고 냈는데, 이상하게 학생들이 못 푸는 것입니다.(평가원이 학생들의 실력을 지나치게 높게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평가원이 쉽게 냈다는 것도 사실이고, 학생들이 쉽게 냈다는 그 쉬운 문제를 쉽게 못 풀고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그 선생님께서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이 되며, 이 반복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중이십니다.
      http://dahora.co.kr/bbs/board.php?bo_table=rest_san&wr_id=5893 에 그런 고민이 묻어나 있습니다.

  2. 김기윤 2010/12/03 11:18 # M/D Reply Permalink

    1. 저는 어떤 책이든 서문이 있으면 읽는 편입니다. 물론 주의사신님이 언급하신 자식 자랑(....) 도 물론 봤구요.. (...) 대단한 집안이다, 생각했죠 -.-

    2. 수학 선생은 무지막지하다.. 라고 하니 떠오르는건 정글고.. (거기도 무지막지합니다..)

    3. 지금 정석 책 꺼내서 다시 공부하라 해도.... 문제는 제쪽 분야(..)는 이미 미분/적분과 연관이 깊어서 금방금방 할 듯 싶습니다. ...... 그런데 고등학생때는 분명 미적/확통/이산수학 중 택1이었는데 대학교 오니까 셋 다 해야 하고, 셋 다 써먹어야 하는 이 상황은.. (....)

  3. 사무엘 2010/12/03 15:41 # M/D Reply Permalink

    주의사신: 맞습니다. 딸과 사위 자랑은 7차 교육 과정 개정판의 서문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걸로 유명하죠.
    정석이 워낙 지존의 책인 만큼, 수학에 대해 자신만의 개성과 주관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호불호도 분명하게 갈리는 듯합니다.

    김기윤: 원래 컴퓨터가 연속을 표현하지 못하는 기계이다 보니, 전산학은 미적분 해석학 쪽보다는 이산수학, 확률, 통계 쪽과 더 친하지요. 하지만 몰두하시는 관심 분야가 물리 시뮬레이션 쪽이라면 가히 모든 분야가 필요합니다. ㅋㅋ
    정글고 보충 설명은 감사합니다. ^^;;

  4. spartan 2010/12/04 02:25 # M/D Reply Permalink

    브레인과 덕후는 불가분의 관계...?
    하긴 세상은 뭐든지 결과로만 말하니까요.

    실패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 성공하면 어쩌실거요?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지.
    아 그 CF BGM 정말 대박이던데. 언제 다운이라도 받아놔야겠습니다

  5. 김재주 2010/12/04 04:43 # M/D Reply Permalink

    그 환상의 테란 작자분은 mbc게임이던가.. 아무튼 게임방송 작가를 맡아 일하시다가 그만두고 불멸의 게이머라는 소설을 쓰셨습니다.

    pgr21.com 연재 게시판에서 검색하면 바로 나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

  6. 사무엘 2010/12/04 23:22 # M/D Reply Permalink

    spartan: 머리도 좋은 데다가 공부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일반인들이 도저히 당해 내지 못하겠죠.

    김재주: 오홋, 그분이 또 다른 작품도 저술하셨군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

  7. 김재주 2010/12/06 02:22 # M/D Reply Permalink

    환상의 테란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필견하시기 바랍니다.

    작가의 필력이 지난 세월동안 상당히 많이 좋아져서
    너무 유치하지도 않고 뭐 생각할 만한 점들도 많고..

    1. 사무엘 2010/12/06 13:13 # M/D Permalink

      앞부분 이미 좀 봤는데.. 벌써부터 흥미진진해 보이네요. ^^;;

  8. 김재주 2010/12/06 19:08 # M/D Reply Permalink

    pgr21버전을 다시 봤는데 이 사이트가 서버이전을 하면서 각 화의 중간에 내용이 짤리는군요. 워낙 길기도 하니;;

    여기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http://gallog.dcinside.com/iiireturn

  9. 인민 2011/08/28 20:26 # M/D Reply Permalink

    1. 학교에서 이거(정석교 만화) 가르쳐 줬더니 전부 뿜었음 ㄲㄲ

    2. 김기윤님이 앞에서 설명하셨는데 정글고등학교(지금은 끝나 버린) 에서도 수학선생은 참치회를 준비하는 자상한 선생님(?)

    3. '검은 털' 부분에 대해서는 '검은 털'이 정의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패스.
    그리고 솔직히 말이 너무 많아지는데... 스코틀랜드에는 적어도 한 쪽 면에 검은색(정의를 했다고 가정) 털이 나 있는 양이 적어도 한 마리 존재한다고만 하면 끝나지 않나요?

    4. IMO는 미적분까지 대놓고 출제를 하게 되면 머리가 너무 아파지겠죠. 그래서 실제로 미적분을 대놓고 씀에도 불구하고 '미적분은 출제 안함' 이라고 해 놓은 것이고요. 그러나 애초에 저는 수준을 딱 정해놓고 그 수준만큼 끌어올리지 않으면 도태당하는 Math Olympiad 부류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네요.

    1. 사무엘 2011/08/28 20:45 # M/D Permalink

      삼류만화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9~10년 전에 유행하던 것이죠. 인민 님 세대는 모를 수도 있겠네요. ㅋㅋㅋ
      사실 미적분 없이 이산수학이나 정수론 쪽에도 정말 판타지 급의 어려운 문제가 많고, IMO도 주로 그런 분야를 다루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희대의 천재 수학 덕후로 명성이 자자한 테렌스 타오(필즈 상 수상자, 현 UCLA 수학과 교수)가 문득 생각나는군요. 인민 님도 아시려나?

    2. 인민 2011/08/28 22:58 # M/D Permalink

      타오 교수나, 김용웅 교수나... 잽부터가 안되는 상대니 괜히 생각하셨다간 제3자가 상처입어요<-어이
      다만 세계적으로 IMO 휩쓸고 다녔던 수학자들이 한결같이 MO 따로 공부하지 말라고 하는데 왜 학원에 다니는지 이상할 뿐이죠.

      흥미로운 사실은, IMO에서 아랍권은 거의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이야 그렇다 쳐도 아랍 이웃인 이란 역시 출제문제가 명성이 있으며, 사람도 거의 상을 싹쓸이합니다. 왜 그럴까요?

  10. 소범준 2011/08/28 18:38 # M/D Reply Permalink

    1. 수학의 호불호를 가르는 본질적인 면모 때문에 제가 한때나마 수학을 좋아했습니다.
    늘 언제나 수학은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질서 논리 정연하게 분명히 밝혀주니깐요.
    그 점만큼은 성경과 같습니다.(마5:37; 약5:12) 캬~~^^

    2. 근데 저한테라도 수학의 정석을 다시 풀라고 하면... 가히 폭발할 수준!!-_-;;
    이젠 죽어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네요.(근데 이상하게 홍 성대씨가 부러워져용~~^^;)

    3. 그래도 미적분을 처음 배웠을 때가 가장 행복했죠.
    성적이 잘 안나왔다는 게 흠이지만...;;

    1. 사무엘 2011/08/28 20:46 # M/D Permalink

      저도 학창 시절에는 수학이 설정하는 각종 가정과 이상한 notation들, 전제조건들 자체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아서 수학에 흥미를 못 뒀습니다. 지금 다시 공부하라면 도전할 의향은 있습니다만...
      솔직히 수학 공부 하는 것보다는, <날개셋> 새 버전을 만드는 게 저의 미래에 더 도움이 되는 투자이기 때문에 제대로 파고들지는 못하고 있죠. -_-

  11. 김동신 2012/10/22 00:37 # M/D Reply Permalink

    고등학교 졸업한지 5년정도 된 ... 새내기(?) 대학생입니다.
    정석 이야기를 보니, 물씬 추억돋는군요 ... 포스트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_~

    고등학교땐 수학이 너무 어려웠는데 ... 컴퓨터 전공을 공부하면서 이산수학이라던가, 공업수학 따위를 공부하다보니 ... 고등학교때만큼 혐오감이 들진 않는것 같습니다. ^_^

    역시 무슨 공부든 강제로 하기보단, 목적과 방향이 있어야, 습득이 잘 되는것 같습니다 ...

    1. 사무엘 2012/10/22 09:37 # M/D Permalink

      처음 뵙는 분이네요, 반갑습니다. ^^
      저도 학창 시절과 대학 진학 후의 관점의 변화가 님의 경우와 동일합니다.
      특히 수학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는 과목일수록, 동기 부여가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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