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고향집에 있는 부모님께서 사용하시는 PC는 내가 쓰는 PC보다야 훨씬 더 구닥다리 기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펜티엄 3에 램은 192MB인 윈도우 2000/ME급 사양이었다. 완전 골동품..;;

그런데 컴퓨터에 이상이 생겨서 서비스를 받고 났더니, 도대체 누구에게서 서비스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컴퓨터에 윈도우 XP가 깔려 있었다.;;
잘 알다시피 XP는 못해도 램이 256MB 정도는 돼야 쓸 수 있는 덩치이지 않은가. 부팅에서부터 간단한 인터넷 확인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본인의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했다.

결국 본인은 내가 대학 학부 시절에 쓰던 펜티엄 4 + 램 512MB짜리 컴으로 PC를 교체해 드렸다. 부모님이야 진짜로 간단한 인터넷 접속 + 워드 작업밖에 안 하시기 때문에 기계가 물리적인 고장만 안 난다면 이 컴을 앞으로 10년-_-은 더 쓰실 법도 해 보였다. 한때 내가 개인 작업용으로도 쓰던 컴이었으니, 인계 당시 최적화는 잘 되어 있었고 윈도우 XP의 체감 속도는 씽씽 날아다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언제부터인가 고향에 가서 확인해 보니, 악성 코드가 덕지덕지 달라붙어서 컴의 성능을 다 깎아먹고 있었다.
부팅 직후에 시작 메뉴를 열어서 웹브라우저를 띄울 때 운영체제가 굼뜨는 모습이 꼭 옛날의 램 192MB짜리 컴을 쓰던 것과 비슷했다. 램이 그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컴에서 말이다.;;

시스템 정보 → '로드된 모듈'을 보면 정체 불명의 이상한 dll이 explorer.exe 내지 iexplore.exe에 달라붙어 있었고, 파일을 지우고 레지스트리를 아무리 정리해도 이런 파일은 재부팅 후에 잡초처럼 계속 생겨나곤 했다.
USB 포트로 메모리 스틱이나 외장 하드를 이 컴에다가 꽂았다가 빼서 확인해 보면, 역시나 루트 디렉터리에 이상한 exe와 autorun.inf가 생겨 있었다.

나는 이런 부류의 악성 코드들이 운영체제에 어떤 방식으로 기생하는지, 어떻게 전염되는지 기술적 디테일을 전혀 알지 못한다.
내 컴퓨터에 지금까지 그런 것들이 침입한 적이 없으며, 내가 스스로 대처한 경험이 없다. 난 내 컴에 백신도 전혀 안 깔고 지낸다.

저런 악성코드를 완전히 뿌리뽑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본인은 집 컴의 C:를 그냥 밀어 버리고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했다. 사실, 컴퓨터의 상태가 굉장히 안 좋기도 했다.
마침 내가 대학 시절에 만들어 놨던 윈도우 XP sp0(-_-) 원본 씨디가 있어서 그걸 썼다.
XP sp2 통합 씨디 이미지를 갖고 있긴 하지만, 또 씨디 굽기가 귀찮아서..;;
허나 그것이 본인에겐 고난의 시작이었다..;;

운영체제 자체의 설치는 40분 남짓한 시간 만에 별 탈 없이 됐다.
그래픽 카드는 nVidia GeForce의 완전 구닥다리 초창기 모델이어서 그런지, 별도의 드라이버를 설치할 필요조차 없이 운영체제가 알아서 잡아 줬다.
원래 그래픽 카드가 잡혀 있지 않으면 그냥 800*600 슈퍼 VGA의 제일 기본 VBE 모드만 가능하다. 그것보다는 약간 나아진 셈이다.

그리고, XP 이전 2000 이하의 OS는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를 설정 안 하거나 안전 모드로 부팅한다거나 하면, 아예 640*480 16컬러 VGA밖에 지원되지 않았으니 그 시절은 참 어지간히도 암울했었다. 단, 덧붙이자면, 9x 계열과는 달리 2000은 원시적인 16컬러 VGA에서도 화면이 바뀌는 곳에서 마우스 포인터가 깜빡거리는 현상이 없던지라, 얘는 하드웨어 제어를 어떻게 하는지 본인은 개인적으로 궁금증이 들곤 했다. 이것이 NT 커널의 위력인가..?

악성 코드 없이 광속으로 반응하는 청정 OS를 써 보는 기쁨도 잠시. 새 OS는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20세기의 유물로 전락한 전화 걸기 대화상자가 뜨는 걸 보고 경악했다.
어라? 네트워크가 전혀 설정되어 있지 않았고, 장치 관리자에 가 보니 이더넷 컨트롤러의 드라이버가 정체 불명이라고 찍혀 있었다.

본인의 컴퓨터 하드웨어 지식은 “요즘은 랜 카드나 사운드 카드는 다 마더보드 내장인데 OS가 알아서 다 잡아 주지 않나?”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두 가지 카드는 다음과 같았다.

1. 2001년에 나온 구닥다리 SP0이어서 못 잡는 것이 아닐까? SP2를 따로 설치하면 아마 자동으로 잡힐 것이다. (잘 알다시피 윈도우 XP SP3은 SP1 이상을 요구하며, SP0에서 바로 설치 못 함)
2. 아니면, 이 컴퓨터의 랜 카드의 메이커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Realtek 브랜드의 드라이버 아무거나 설치해 주면 될 것이다.

사실, 최신 운영체제는 무엇보다도 최신 하드웨어의 지원 능력면에서 구버전보다 우월하다. 이 점에서는 심지어 과거의 윈도우 ME도 98 SE보다 훨씬 더 낫다. 98만 해도 드라이버를 따로 설치 안 하면 USB 메모리조차 인식을 못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50여 MB에 달하는 SP2 설치 파일을 다른 곳에서 애써 복사해 오고, 내가 아는 랜 카드 드라이버를 몇 개 구해서 설치해 봤다. 하지만 두 시도 모두 실-_-패로 끝났다. 특히 SP2는 이 운영체제가 어둠의 경로-_-로 설치된 거라는 걸 알기라도 했는지 제품 시리얼 번호를 갖고 트집을 걸면서 더 진행을 거부하였다.

이런 와중에 새 OS는 설치된 지 불과 몇십 분 만에 또 악성 코드에 감염됨으로써 나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인터넷이 아예 안 되는 컴퓨터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는가...????

범인은 아까 그 프로그램들을 복사· 설치하기 위해 꽂은 어머니의 USB 메모리였다. 그 메모리는 이미 예전 컴퓨터로부터 악성 코드가 묻을 대로 묻어 있었을 것이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USB 메모리의 autorun을 실행하지 않게 하는 윈도우 보안 패치는 생각보다 한참 뒤에 발표되었다. 그리고 이 컴퓨터의 OS는 업데이트 하나 없는 XP sp0으로, 온갖 보안 결함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호구이지 않던가. 이런 우라질레이션..;; -_-;;

도대체 CD롬도 아니고, 디스켓이나 다름없는 USB 메모리를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autorun이 돌아가게 해 놓은 친구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기능을 넣었는지 모르겠다.. 키보드 입력을 버퍼 크기 제한도 없이 받아들이는 C언어의 gets 함수만큼이나 보안 면에서 멍청하고 위험한 디자인이 아닌가?

그런 주제에 윈도우 XP의 설치 프로그램은 설치 도중에 자기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에 대해서 '가장 강력하고 보안이 뛰어나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으니 그 어이없음에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뭐, 10년 전에 그랬다는 소리니까 봐 주자.;; 9x 계열이 갖고 있던 자유도와 유닉스 계열의 엄격함과 탄탄함(robustness)은 동시에 충족될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이념이니까 말이다.

이미 시스템 정보에는 악성 코드 DLL이 올라가 있었고, 레지스트리에서는 역시 정체 불명의 실행 파일이 시작 프로그램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탐색기에서 드라이브를 열 때의 동작 방식도 이상하게 바뀌었다.
악성 코드를 없애려고 운영체제를 재설치했는데 일이 꼬여서 이렇게 되었고 랜 카드도 전혀 잡히지 않았으니, 본인은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SP2가 적용된 윈도우 XP 원본 씨디를 또 만들었다. 귀찮아서 안 하려 한 짓을 결국은 하게 됐다. 그리고 그걸로 XP SP0을 밀고 윈도우를 또 새로 설치했다. 그래서 악성 코드는 노아의 홍수와 같은 심판으로 또 없애 버렸지만, SP2로도 랜 카드는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참다못해, 이놈의 랜 카드의 정체가 뭔지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의 케이스를 개방해야 했다. 랜 카드는 ASUS 마더보드 내장형이었는데, 모델명별로 자기만의 랜 카드 드라이버가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장치 관리자에서 드라이버를 이걸로 업데이트하자 드디어 네트워크 설정이 잡히고 인터넷이 되기 시작했다. 휴우... 이런 경험은 난생 처음이었다.

인터넷이 되니 이제 큰 불은 껐다. 다른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 위해 가상 CD 구동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그리고 구닥다리 IE6을 당장 IE8로 교체했다. 세상에 컴퓨터 역사상 굴지의 IT 기업들이 앞장서서 “고객님, 제발 이 버전 쓰지 말고 업그레이드 하세요!”라고 하소연을 하고, 너무 오래 살아남아서 죽지 못해 사는 좀비처럼 된 소프트웨어가 IE6 말고 또 있을까?

비주얼 C++ 6도 너무 오래 살아 있는 소프트웨어이긴 하지만, 일단 이건 불특정 다수가 쓰는 프로그램은 아니고. 그런데 요즘은 어느샌가 IE 7마저도 이제 지원 안 할 거니까 업글하라고 눈칫밥을 주는 웹사이트가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

IE 7이나 8을 XP에서 첫 설치하려면 무슨 IME의 동작과 관련된 운영체제 패치부터 먼저 설치해야 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IE는 잘 알다시피 문자 입력과 관련된 괴이한 현상이 심심찮게 존재하는데, 역시 서로 민감한 부위를 건드리긴 하는가 보다.
플래시 메모리에 묻어 있는 악성 코드도 못 걸러내는 주제에, 웹브라우저가 자동 다운로드 기능을 차단하는 건 본인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불편했고 헛다리 짚는 듯한 느낌이었다. 필요한 팝업창을 차단해서 불편한 것보다 더 불편했다.

이런 식으로 컴퓨터를 대강 세팅했다. 고향에서 맨날 밥만 얻어먹고 가는 게 아니라 이번엔 고향집 컴퓨터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아버지 차에다가 내 돈으로 기름도 몰래 채워 넣는 등, 이쁜 짓(?)도 좀 하고 왔다. ^^;;
허나, 내년 설날에 고향에 가 보면 또 컴퓨터에 악성 코드가 덕지덕지 묻어 있을 것 같다. -_-;;; 혹시 부모님 직장의 컴들은 이미 다 오염돼 있지는 않나 모르겠다. 여쭤 보니 운영체제도 비스타/7이 아니라 XP라던데.. 더욱 걱정된다.

글을 맺으며..;;

1. 이번 일을 계기로, 보안 패치 없는 윈도우 XP는 정말 쓰레기라는 걸 체험했으며, 컴퓨터 환경에 따라서는 랜 카드도 저렇게 잡아 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2. 옛날에 윈도우 9x는 설치 GUI가 아예 윈도우 3.x 엔진 기반이었다. 그리고 9x만의 특징인데, 오래 쓰다 보면 가끔 메뉴의 ▶ 모양이라든가 윈도우의 버튼들이 숫자· 문자로 바뀌는 기괴한 버그가 나타나곤 했다. 아무리 옛날에 PC 환경이 열악했다고 해도, 그런 허접하고 불안한 운영체제를 어떻게 몇 년간 썼는지 놀랍기 그지없다.

3. 악성 코드는 정말 구제역 같은 느낌이 든다. 컴퓨터 보안 쪽으로 더 알고 싶다.

4. 윈도우 비스타가 깔린 본인의 컴은 데스크톱과 노트북 모두 3~4년째 OS의 재설치 없이 악성 코드 청정 지대이며, 이상 무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10/11 19:25 2011/10/1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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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1/10/11 20:05 # M/D Reply Permalink

    1. 헉! 윈XP가 이렇게 허술했다니! Terrible~!!=_=;
    그렇게 좋게만 보이던 것이라도 정말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역설적 진리가 마음을 후벼파는군요..

    2. 형제님은 그러면 과연 언제까지 보안 설비를 안하시고 오셨는지... 궁금하네효...
    .. 흠좀무..

    3. 참으로 악성코드란 컴퓨터 사용자의 마음을 갉아먹는 좀벌레와 같지 싶습니다..
    컴퓨터를 정말 편안하게만 사용하고 싶은뎅... 자꾸 보안 문제가 옆구리를 찌르고...
    저도 사실 그 문제 앞에서는 번번이 넉다운된 적도 있었죠..__;;

    악성 코드란 녀석(-_-)은 V3 같은 일반 백신에서도 잘 안잡힌다고 합니다.
    대신 악성 코드를 잡아내는 특별한 백신들은 유료로 결제하여 치료해야만 고급적인 치료가 이뤄진다는
    단점이 있죠...

    1. 사무엘 2011/10/11 23:22 # M/D Permalink

      저는 컴퓨터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사용하며 (늘 쓰던 프로그램, 늘 가던 웹사이트-_-)
      내가 언제나 내 컴퓨터의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여깁니다.
      또한, 보안 결함의 상당수는 아주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발생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 온지라, 보안 문제 같은 데에 그렇게 큰 경각심을 갖지 않고 지내 왔으며,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윈도우 XP sp0는 해도 해도 너무하더군요. -_-
      랜선 꽂는 순간 패킷에 실려 있는 웜 때문에 시스템 프로세스가 뻗어서 재부팅되기도 합니다.
      Luna 인터페이스가 처음 도입됐을 땐 그야말로 신기하기 그지없는 최첨단 OS였으나, 안정성은 안습한 지경이었죠. sp0 시절엔, 저도 찾아냈을 정도로 황당한 Luna 자체의 버그도 꽤 있었어요.

      플래시 메모리 오토런은 만든 사람 얼굴을 좀 보고 싶을 지경이고.. -_-;;

      악성 코드 없애는 건, 그냥 악성 코드가 침입하기 전 상태로 컴퓨터를 강제로 되돌리는 system restore 부류가 제일 최선인 것 같습니다. 모기 퇴치에 살충제보다는 모기장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고나 할까요?

    2. 가운 2011/10/13 01:24 # M/D Permalink

      악성 코드란 녀석(-_-)은 V3 같은 일반 백신에서도 잘 안잡힌다고 합니다. 대신 악성 코드를 잡아내는 특별한 백신들은 유료로 결제하여 치료해야만 고급적인 치료가 이뤄진다는 단점이 있죠...


      --> 그 백신이 바로 악성코드입니다.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악성코드..

    3. 소범준 2011/10/13 10:57 # M/D Permalink

      가운> 가운 님, 반갑습니다.
      제가 몰랐던 것을 알려주셔서 놀랐습니다.
      요즘 세상엔 믿을 것이 아무것도 없군요.
      덧글 감사드립니다.^^

    4. 박상대 2011/10/13 17:37 # M/D Permalink

      허위백신이 일반적으로 "검사만 무료, 치료는 유료" 형식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검사만 무료, 치료는 유료" 형식이라고
      전부 다 허위 백신인건 아닙니다.

  2. 김기윤 2011/10/12 20:13 # M/D Reply Permalink

    1. 98/XP 시절에 랜카드 잡겠다고 생 쇼-_-하던 시절이 떠오르는군요. 그러고보니 98때는 집에 컴퓨터가 두 대가 있었는데, 인터넷은 따로 사용하지는 않았는데, 허브는 있고, PCI 인터페이스 랜카드를 PC 에 꽂아서 (메인보드 내장이 아닙니다!) 두대를 연결시킨 뒤에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2. 여담으로 그렇게 네트워크 되어있는 시점에서 인터넷을 신청했는데, 케이블 랜카드에서 나오는 랜선을 직접 허브에 꽂으니 한 개의 PC 만 인터넷이 되는 괴현상이..(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하지만)일어나서 한동안 한 대의 컴퓨터만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이었으나, 잉여 랜카드를 이용해서 케이블랜카드->PC A->허브->PC B 를 통한 인터넷 공유 환경 구축에 성공했었습니다(....)

    3. 윈도우의 버튼들이 숫자· 문자로 바뀌는 기괴한 버그..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던 버그 중 하나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썻나 싶습니다. 블루 스크린은 심심하면 뜨고 (...)

    1. 사무엘 2011/10/12 22:47 # M/D Permalink

      기윤 님, 오랜만입니다. ^^
      우리 부모님 세대가 195, 60년대 시절 얘기를 하시는 것처럼 우리는 자녀 세대에게 옛날 PC가 어땠는지 얘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ㄲㄲ

      그 숫자· 문자로 바뀌는 버그는 중학생이던 제게 가히 충격과 공포를 안겨 준 버그였죠.
      안전 모드로 부팅하면서 별별 수를 동원하고 흔들어 주면, 고쳐지는 경우도 있긴 했던 것 같습니다.

  3. 주의사신 2011/10/13 10:01 # M/D Reply Permalink

    1. 과거 Visual Sutdio 2008을 어둠의 경로로 받았다가 악성 코드 3000개를 만나서 이젠 다시 어둠의 경로를 쓰지 않고, 빛의 자녀로 살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썼던 것이 XP sp0였습니다. 이 글을 토대로 생각해 볼 때 어둠의 경로가 문제였던 것이 아니라, xp 자체의 문제였던 것 같네요.

    백신에서 악성 코드가 숨막히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는 것, 공포 그 자체입니다.


    2. 컴퓨터가 너무 느려져서 xp 포맷을 하고, 정겨운 ie6 아이콘을 눌렀는데, 인터넷이 연결이 안 되던 기억이 나네요. 삼성 컴퓨터였는데, 같이 나눠 준 드라이버를 깔아주니 인터넷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Win 7은 그런 것 없이도 잘 잡아주니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3. 지금 이 글도 IE6에서 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IE6이 사라지는 날은 언제 올까요?


    4. 보안 문제 없는 컴퓨터는 천년 왕국에서나 써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나저나 그 때에도 컴퓨터가 있을까요? 뭐 필요하면 누군가가 만들어서 쓸 것입니다.) 인간의 악한 본성이 사라지거나, 그걸 건드릴 마귀가 사라졌을 때에나 바이러스, 웜, 악성 코드가 안 만들어질테니까요.

    다만 천년이 지난 후, 마귀가 잠시 풀리면 또 다시 보안 걱정하면서 살긴 해야겠습니다.

    1. 사무엘 2011/10/13 22:35 # M/D Permalink

      재미있는 체험담과 의견에 감사합니다. ㅋㅋ

      1. 아아.. 그렇다면 정말 XP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XP sp0은 정말 구제불능 인증. -_- 네트웍이나 외부 매체와의 연결을 끊고 혼자 쓰는 고립 PC가 아닌 이상, 쓰는 걸 권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윈2000 쓰던 시절엔 '메신저' 서비스(NT 계열 운영체제가 돌리는 데몬 프로세스 같은 것)를 통해서도 스팸· 광고 메시지가 너무 많이 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그 서비스도 기본적으로 off되어 버렸고요.

      어둠의 경로도, 잘 알려진 곳은 거길 운영하는 사람들이 나름 자기 명예(?)를 걸고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생각만치 위험하지 않습니다. 저의 대학 시절을 통틀어서도 거기로부터 악성 코드에 감염된 적은 없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3. IE6은 이제 공공PC 외에는 다 사라졌을 거다...라고 저는 생각하였습니다만, 최근엔 외근 간 직장의 어느 개발자(다른 직종도 아니고!) PC에서도 IE6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덜덜;;

      4. 컴퓨터는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일단 무한과 영원이라는 하나님의 속성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지요.

  4. 다물 2011/10/27 17:52 # M/D Reply Permalink

    제가 전에도 용묵님께 말씀드린거 같은데.
    백신이 분명히 불편한 점이 있지만 일단 네트워크 선 꼽기 전에 백신 먼저 설치하고 그 다음에 네트워크 연결을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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