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세상엔 "니 남대문 열렸다, 니 이빨에 고춧가루가 잔뜩 꼈다~
오랫동안 안 씻어서 그런지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입냄새 발냄새가 심하다" 처럼..
당사자는 스스로 자각할 수 없지만 주변에 민폐는 분명 끼치고 있고, 이 상태로 어디 파티나 높으신 분 만나러는 절대 갈 수 없고..
지적하는 사람도 참 민망하고, 당장 "듣기에는 기분 나쁠 수 있지만" 그래도 알려는 줘야 되는.. 그런 게 있다.
그리고 인간이 죄인이라는 지적도, 이 상태로는 죽으면 지옥 간다는 것도 예수 믿어야만 구원 받는다고 복음을 전하는 것도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하는 지적이다..!
이런 식으로.. 복음과 관련된 성경 원리를 세상 다른 물건이나 시스템에다 적절히 빗대서 설명하면 복음을 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1.
Chick 출판사에서 복음 전도용으로 만든 만화 전도지 중에 The long trip라고 꽤 유명한 전설적인 작품이 있다. 국내의 어느 미디어 선교팀에서는 얘를 무빙툰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에다가 올리기도 했다. "씨 뿌리는 자"에서 모티브를 딴 Sower TV라는 유튜브 채널이다. (☞ 링크)
만화 스토리가 "이 주인공(존)은 커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제 인생이 앞으로 40년 남았습니다. / 중년이 되었고 자녀도 많이 컸습니다. 이제 10년 정도 남았네요." 이렇게 전개되는데..
10년 남았다고 해 놓고는 그로부터 1년 뒤에 주인공은 사고로 꽥 죽어 버린다. 구원 못 받은 채로.. 요게 꽤 참신한 점이다.
남은 시간 카운트다운을 하고 나중에 꽝 사고가 터지는 게 마치.. 유튜버 다큐9분의 항공 사고 재구성 영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예제: 대한항공 801편 추락 사고 편 링크)
다큐9분은 특유의 BGM이 있는데, 이걸 저 This was your life 무빙툰에다가 넣으면 비슷한 느낌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잘 날 것 같다.
2.
어떤 사람은 "당신은 예정 섭리를 강조하는 칼빈주의냐, 아니면 자유 의지를 강조하는 알미니안주의냐?"라고 신학 노선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십자가 이전(= 구원받기 전)엔 알미니안주의이고, 그 뒤부터는 칼빈주의입니다."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뭐 그런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답변이 있느냐?"란 반문엔 "댁이 먼저 이상한 질문을 했으니까 그렇죠"라고 받아치고.. =_=;;
엄밀히 말하면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는 진리라는 큰 그림의 서로 다른 부분만을 집어서 말하고 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말이다.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느냐는 질문에 전자는 코만 만져 보고는 길쭉한 뱀 같다고 말하고, 후자는 다리만 만져 보고는 굵직한 건물 기둥 같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님이 인간을 택하시는 것도 맞고, 인간도 하나님을 선택하는 게 맞다. 둘 다 상대방을 선택해야 된다. 특히 구약에서 맨날 하나님 편이냐 바알 편이냐 진영 논리 편가르기 하듯이 말이다.
자유 의지를 너무 고려하지 않고 전부 예정과 섭리로 치부해 버리면 죄악도 전부 하나님의 섭리가 되며, 죄에 대해서 인간의 책임이라고는 없게 된다. 아니, 일일이 주변에 복음 전하고 말씀 선포하러 나갈 필요조차 없어져 버린다.
그렇다고 인간의 행동과 자유 의지만 너무 강조하다 보면 행위 구원 내지 구원 상실 같은 또 다른 이상한 오류에 빠질 수 있으며,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무효화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그러니 이건 바르게 나눠서 분간할 필요가 있다.
3.
휴먼버그 대학교 영상툰은 요즘이야 그냥 허구의 야쿠자 시리즈로 정체성이 바뀌었지만, 처음엔 세상 곳곳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단편 스토리 위주였다. 그런데 이건..? (☞ 링크)
어떤 바보가 국민연금 안 내고 존버하다가 갖고 있던 재산을 전부 압류 당하고 뺏기게 된다는 얘기이다. 주인공이 월급쟁이 회사원이 아니라 알바생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처음에 전화와 엽서가 왔는데 무시했더니 '특별 독촉장'이라는 게 왔다"
"인터넷으로 물어 보니 대부분 '낼 필요 없다'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독촉장을 무시하고 며칠 후 연금 관계자가 압류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서류가 왔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결국..
"당신이 내지 않은 국민연금 미납분을 보충하기 위해 재산을 압류한다고 사전 통지가 있었습니다!"
"... 당신이 뭐라고 생각했든 관심 없습니다. // 당신은 뭔가 착각을 하고 있군요. 연금은 단순히 개인의 적립금이 아닙니다."
담당자의 눈은 무서울 정도로 냉정했고 내가 하는 말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에서 무책임한 글들에 놀아난 내가 너무 바보였다. 세상을 너무 몰랐다.
난 경제알못 돈알못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제도에 대해서 잘은 모른다.
단지, 물가가 계속 오르고, 저출산에 노인이 너무 많아지고, 옛날처럼 막 경제가 성장하고 투자해 대고 통화량이 증가하던 시즌도 끝났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가성비 효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그것만으로 노후대비가 "충분치 못하게" 된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다.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 때문에..!!!
그 이상으로 무슨 본전도 못 건질 거라느니, 국민연금이 님하의 돈을 일부러 악의적으로 떼먹는다는 얘기는 검증되지 않은 괴담 음모 선동인 것 같다. 은행보다 니 집 안방 금고가 더 안전하다는 식의 얘기처럼 들린다.
이 자리에서 국민연금의 효용이나 정치적 의미에 대해서 논평하고 싶지는 않다.
허나, 저 영상툰은 얘기 전개 방식이 기독교 복음 전도 만화의 클리셰를 놀라울 정도로 빼닮은 거 같다. -_-;;;
독촉창을 무시하는 건 전도지와 거리설교를 무시하는 거고,
재산 압류 당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건 죄 가운데 죽어서 지옥 가는 거고..
백보좌 심판석에서 듣는 말도 딱 저거 판박이.. "당신이 뭐라고 생각했든 관심 없다. // 나는 너에게 지금까지 무수히 많이 경고를 미리 해 줬다. 하지만 니가 그걸 다 무시했다."
당연히 저런 스토리 전개에도 논리적인 헛점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세상에는 제아무리 내 신념과 내 방식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어도 기본적인 규칙을 안 지켰기 때문에 그게 싹 다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거, 인터넷 넷심 집단지성을 마냥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건 성경이 아니라 일개 병맛 휴먼버그조차도 분명하게 교훈을 주는 것 같다.. ^^
휴먼버그는 배후에 도대체 무슨 돈줄이나 수익 모델이 있어서 이 방대한 분량의 영상툰을 유튜브에다 공짜로 뿌리고 외국어로 번역까지 하는 걸까..??
야쿠자를 너무 긍정적으로 묘사하던데. 악당들은 다 야쿠자에서도 파문당하고 짤렸거나, 야쿠자가 아닌 한구레(준폭력단) 양아치들이라고 몰아세우던데.. 혹시 야쿠자가 자기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제작비를 지원해 주기라도 하는가 싶다. ^^
그래도 휴먼버그는 코로나 시절에 방역 시책을 적극 권장하기도 하고, 세상 공권력에 적극 순응하는 친정부(?) 모범 시민 성향이었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