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

지금으로부터 한 달쯤 전, 지난 제헌절 무렵에 본인은 아내와 함께 매일 진행하는 성경 통독이 '에스라'에 진입해 있었다. 즉, 바빌론 포로기 종료와 예루살렘 귀환 시기이다.

에스라기 3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려 70년 만에 고향으로 귀환했다. 그래서 제단부터 만들어서 의식율법을 다시 시행하고, 뒤이어 성전도 재건하기 시작했다.
성전 기초가 놓이자 사람들이 너무 감격해서 환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참회의 통곡도 했다. 아주 어린 시절에 솔로몬의 성전을 어렴풋이 본 적 있었던 노인들이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그런데..
그 무렵에 방영됐던 SBS 꼬꼬무 232화는 참 공교롭게도 재건과 정반대인 철거를 다뤘다. 바로 1995~96년에 진행됐던 조선총독부 청사의 철거 말이다. 이것도 지금으로부터 무려 30여 년 전의 일이 됐다.

조선총독부 청사는 10년 가까이 건축한 끝에 1926년에 완공됐다. 그게 광복 50주년, 그리고 완공 얼추 70년 만에 드디어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철거된 것이다.
"역사 바로 세우기" 명목으로, 1995년 광복절에 지붕 맨 꼭대기의 첨탑 하나만 먼저 크레인으로 들어서 뜯어냈다. 이게 철거의 첫단추를 끼운 퍼포먼스였다.

에스라서에서는 성전 재건의 기초가 놓일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저렇게 감격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식민 지배의 원흉 본부 건물의 철거가 시작됐을 때 사람들이 감격하고 환호하고 난리였었다.
두 사건이 서로 굉장한 대척점? 안티테제를 형성하는 것 같다.

꼬꼬무를 보니 그 당시에 첨탑을 끌어내리기 위해 대형 크레인을 현장 부근에 미리 설치한 것, 건물의 내부에서 보관 중이던 수많은 문화재들을 미리 대피시킨 것(그 당시엔 조선총독부 청사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어서..) 등 숨겨진 비화가 많이 있었다.

조선총독부 청사는 경복궁과 너무 가까이 있는 관계로, 섣불리 폭파 같은 과격한 방법으로 해체하기는 어려웠다. 중장비를 동원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뼘 한뼘 조심해서 뜯어내다가.. 1년쯤 뒤, 마지막 남은 자그마한 벽면만 역시 상징적인 차원에서 폭파해서 무너뜨렸다고 한다.
제일 먼저 뜯어냈던 첨탑은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의 야외 전시장으로 옮겨져서 처참하게 낡아 가는 중이라고 꼬꼬무에서 언질을 줄 법도 한데.. 이에 대한 언급은 더 없었다.

난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는 찬성이고 잘했다는 소신이다. 웬만하면 보존해서 다른 건물로 사용할 법도 하지만, 쟤는 용도뿐만이 아니라 위치도 광화문과 경복궁 사이에 너무 안 좋은 구도로 있었다. 옛 서울 역 건물 같은 건물이 아니다.
그나저나 조선총독부가 무슨 종로 경찰서 같은 시설도 아닌데, 지하에 웬 유치장이나 고문실 같은 방이 있었는지는 좀 의문이다. 총독부 청사의 지하엔 위급 상황에서 VIP의 피신용 패닉룸 벙커 같은 거나 있는 게 자연스럽지 않겠나?

2. 친일파(?) 금수저 가문 출신 여배우

난 누군지도 몰랐는데 최근에 참교육 드라마 때문에 얼굴 알게 된 어느 예쁘장한 여배우가 말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굉장한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람은 정말 엄청난 가문 출신이었구나.;;;
별 생각 없이, 정말로 모르고 내뱉은 말 때문에 당사자도 엄청 골치 썩었고, 소속사라든가 그녀와 계약 맺었던 기업들도 "아이고 두야" 하며 뒷목 잡았지 싶다.

저 정도면 집안 조상님이 그냥 먹고 살려고 어쩔 수 없이 일제에 소극적으로 순응하고 부역한 수준을 넘어서기는 하는 것 같다.

  • 고종 황제도 치료했었다고? 그 신분과 능력으로 아예 고종의 암살에나 관여하지 않았으면 다행이고, 그리고 칼빵 맞고 실려왔던 이 완용 대감님한테도 당대 최고의 의술을 베풀면서 치료했었네?
  • 소록도에서 근무했었다고? 그때 거기서 일했던 의사들은 여수 애양원에서 나병 환자 섬겼던 손 양원 목사와는 영 딴판인 일을 했던 거 같은데?
  • 내선일체 모범 가정이라고 신문에 소개된 게 무슨 1940년대였으면 나도 이해한다. 근데 이거 뭐 민족말살이니 문화통치니 아무것도 없고 3· 1 운동도 일어나기 전 1916년에 벌써 대문짝만 하게 소개된 거면..

나도 반일정신병 극혐하는 소신이고, 이딴 일 갖고 미개한 연좌제는 절대 반대한다. 하지만 조상의 저 행적 자체를 "그 시절에 친일 안 한 사람 어딨냐" 그러면서 다 물타기 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진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소설 "꺼삐딴 리" 이 인국 박사의 판박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의사는 환자가 누구건 의술을 베풀어야지, 매국노라고 치료도 하지 말아야 하냐" 이렇게 반문하는 혹자가 있는데.. 이건 좀 논점일탈이다. 이때 이 완용은 평범하게 다치거나 아픈 것도 아니었고, 의거에 의한 저격을 당한 상태였다.
의료인으로서 매국노도 치료한 것 자체를 반인륜 반민족 행위로 간주해서 후세가 단죄하는 것까지는 에바라고 쳐도, 그건 자랑스럽게 떠벌릴 이력도 절대 못 되지 않겠는가?

문 재인이 변호사 시절에 페스카마 호 흉악범들 옹호했던 것도 직업적으로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었다. 하지만 정치 성향에 따라서는 그의 그런 과거 행적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그들은 그런 견해를 가질 권리가 있다.
하물며 이 완용을 치료했다는 의사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편견을 갖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얼마든지 그럴 수 있지, 이걸 반일정신병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
무슨 빨간 대게 그림을 갖고 욱일기라고 트집 잡는 짓거리야 진짜 반일정신병이겠지만.. 이건 그와 다른 상황인 것이다.

아 물론 당연히.. 후손인 저 여배우 당사자가 뭘 직접적으로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다.
성형 의혹도 아니고 사생활 스캔들도 아니고, 마약 도박 음주운전 아니고, 과거 학폭 가해자 내력이 폭로된 것도 아니고 그런 부류는 전혀 아니긴 한데..

다만,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 인기로 먹고 사는 직업을 선택했는데 괜히 할 필요 없는 말을 스스로 늘어놓는 바람에 커리어에 약간 태클 걸리고 흑역사 논란거리 스크래치가 추가된 건 누구라도 실드 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정서법의 여파를 한동안 좀 감내를 해야 할 것 같다. -_-;;;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가지고 자랑했으면, 마찬가지로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비난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게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 하겠다.

당장 대놓고 몰락했다기보다는, 더 몸값 올라가고 더 출세할 기회가 꺾인 거지.
그래도 아까도 말했듯이 이게 무슨 활동 중단에 자숙까지 할 심각한 허물은 절대 아니니,
이 참에 어디 좋은 일 하는 단체에 기부 많이 하거나, 역사 관련 영화· 드라마에 선역으로든 악역으로든 쿨하게 출연료 안 받고 출연하거나.. 이런 걸로 얼마든지 퉁치고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 저 사람이 부디 이 상황을 지혜롭게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난 예전에도 글로 몇 차례 썼지만, 한국이 해방된 건 100% 전적으로 미국 덕분이지 국내의 독립운동가들은 하나도 기여한 게 없다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본을 패퇴시키고 몰아낸 건 미국의 군사력, 특히 그놈의 원자폭탄이다. 그러나 우리 쪽에서도 그렇게 죽을 힘 다해서 독립 의지를 표출하고 호소하지 않았다면.. 일본이 패전한 뒤에도 그게 한국의 해방· 독립으로 이어지지 못했을 수 있었다. 아니 최악의 경우는.. 아예 같은 추축국 진영으로 취급 받고 더 큰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었다.

반일정신병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할배를 좋아하는 우파일 텐데.. 저런 식의 '독립운동 뻘짓론'을 리 승만 할배가 들었다면.. 아마 땅을 치고 통곡하거나, 격분해서 무덤에서 벌떡 일어났지 싶다.
할배는 미국을 상대로 그놈의 알량한 광복군 병력을 거짓말로 뻥튀기까지 하면서 "우리도 일본을 상대로 싸울 수 있다~ 우리도 연합국의 승전에 밥숟가락 얹었다" 필사적으로 호소했던 사람이었다!

3. 성경이 말하는 독립과 자유

이번 광복절의 다음날엔 본인이 다니는 교회에서 설교 제목부터가 “그리스도인의 독립과 자유”였다.
성경 본문은 그 유명한 갈 5:1 “다시는 속박(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이 구절이 제일 좁은 의미에서 말하는 건.. 구원에 관한 한 다시는 할례니 안식일이니 하는 율법주의로 돌아가지 말라는 경고이다.
하지만 이건 비유대인에게는 막 심각하게 와 닿지는 않는 주제이다. 적용 범위를 신약의 범위에서 조금 넓히면.. 기껏 구원받았더니 도로 육신의 죄악된 생활로 돌아가지 말라~~ 까지도 포함된다.

더 나아가, 옛날에 할배 대통령은 “우리는 일제로부터 너무나 어렵게 힘들게 해방됐고, 공산당으로부터도 자유를 끝내 지켜냈다. 우리는 이제 문화, 경제, 군사 등 어느 분야에서든 절대로 종의 멍에를 메지 말아야 한다. 내가 우리 민족에게 남기는 유언은 갈 5:1”이다.”라는 요지로 말하기도 했었다. 물론 이건 기독교 교리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제일 넓은 영적 적용일 것이다.

아무튼.. 이런 배경이 있으니 본인도 오후에 준비 찬송을 인도할 때는 자유가 들어간 곡들을 쭉 검토하고 골라 봤다.
0순위로 곧바로 무조건 바로 떠오르는 건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함은 보혈의 능력” 되시겠다.
“속죄하신 구세주를 내가 찬송하리라”도 좋은 예시이다. “내게 자유 주시려고 주가 고난 당했네”가 있다.

“놀라운 주의 은혜” Wonderful grace of Jesus에는 setting my spirit free와 giving me liberty가 나란히 나온다. 우리말에는 “참 자유 주신 주” 정도로 들어갔다.
그리고 “놀라운 주의 은혜”와 “주 보혈로 날 구해 준” And can it be that I should gain의 가사에는 둘 다 쇠사슬이 끊어졌다는 묘사가 있다.

  • Chains have been torn asunder, giving me liberty
  • My chains fell off, my heart was free (사도행전 12장, 감옥에 갇혔던 베드로가 풀려나는 장면을 대놓고 오마주..)

하지만 우리말 번역 가사에는 이런 것들이 빠졌다.
우리말 찬송 중에 뭔가 쇠사슬이 끊기고 풀렸다는 묘사가 있는 곡은.. 찬송가라기보다는 캐주얼 복음성가 후크송(?)에 더 가까운 “나 자유 얻었네 너 자유 얻었네 우리 자유 얻었네”가 전부인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6/08/17 19:35 2026/08/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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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에 대한 여러 생각

1. 자유

(1) 자유는 정치적인 것, 영적· 종교적인 것(성경 로마서와 갈라디아서) 등 영역이 문맥에 따라 다를지언정,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고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다. 인간이 짐승처럼 먹고 자고 싸고 번식만 하면서 그저 오늘만 사는 동물이 아닌 한 말이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빈말이 결코 아니다. freedom과 liberty의 차이는 마치 love와 charity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2) 그러나 좋은, 선한, 진짜 자유가 있는 한편으로 악한, 가짜 자유도 있다. 가령, 죄로부터의 자유는 좋은 것이지만 죄를 마음껏 짓는 자유, 남의 자유를 침해하는 자유는 나쁜 것이다. 자유라는 건 오· 남용되기 쉬우며, 나쁜 자유를 저지하느라 좋은 자유까지 같이 박탈당하곤 한다.

(3) 6· 25 전쟁에서 남한 대한민국 편을 든 사람들은 단순히 자기 나라, 자기 민족, 자기 가족만 지키려고 싸운 게 아니었다. 바로 북괴라는 악한 공산주의 독재 체제에 맞서 싸운 것이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운 것이다. 즉, 남한은 북한보다 도덕· 윤리적으로 더 우위에 있었고 선의 편, 정의의 편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학교 교과서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슬쩍 빼서 '자유 민주주의'를 그냥 '민주주의'로 바꾸는 식의 불순한 수작을 용납해서는 결코 안 된다.

(5) 단, 이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이 좋은 '자유'라는 단어의 뒤에 뭔가 붙어서 '자유당', '자유주의' 이러면 안 좋은 뜻이 된다는 게 안타까운 점이다. 마치 '권위(주의)'처럼 말이다. '자유주의'는 지켜야 할 최소한의 질서까지 몽땅 제멋대로 무시하고 선 넘는 방종 뉘앙스가 짙고, '자유당'이야 뭐.. 우리나라 초창기에 너무 악행을 많이 저질러서 말이다.
안 좋은 선례가 남으니 훗날 진짜 리버럴한 정당까지 이름을 '자유당'이라고 짓기가 난감해져 있다. 원조 자유당은 리버럴 쪽 성향이 절대로 아니었다.

2. 위인전

위인전이라는 게..
과거에, 애들을 위한 읽을거리 자체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뭔가 "너도 이런 사람의 삶을 본받아라 배워라" 바른생활 어린이 육성 차원에서 읽히는 게 많이 권장되었다.
오죽했으면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공익광고에도 맑고 고운 심성을 가꿀 수 있는 건전(!!) 영상물의 예시로 위인전이 당당히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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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요즘은 사람에 대한 평가 스타일 자체가 마냥 일방적으로 신격화하고 미화하고 띄워주는 게 아니다. "다 똑같은 인간이고 입체적인 면모가 있다" 쪽으로 가는 편이니, 위인전이라는 장르의 약발이 예전만 하지 않다. 그냥 인명사전, 평전이나 읽고 말지.

특히 위인으로 여겨졌던 사람이 실제 업적은 그 정도로 위대한 게 아니었다는 게 알려지기도 하고.. 심지어 추악하고 이중적인 면모, 위선적인 행적 같은 게 훗날 까발려지기도 한다. 그러면 위인전을 읽었던 아이가 커서 배신감과 동심파괴를 경험하게 된다.
노구치 히데요는 말할 것도 없으며, 자기 가정부를 착취했던 마르크스, 자기 애는 고아원에 보내 버린 교육학자 루소, 간디의 사생활.. 이런 건 아주 간단한 예일 뿐이다.

그러면 오늘날 위인전 장르는 아무 쓸모가 없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20세기 후반 이후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전에,

  • 교통 통신 의료 따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불편했고 스마트폰이고 인터넷이고 행정 전산 시스템이 없었던 시절,
  • 사회 보장 복지 제도가 없던 시절,
  •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까딱 잘못하면 쫄딱 망해서 알거지가 돼서 길거리에 떠돌 수 있던 시절,
  • 세계가 지금처럼 긴밀히 협력하는 게 아니라 군비 경쟁을 하고 대판 싸우던 시절,
  • 인종 차별이 있고 여성· 장애인 인권이 개막장이던 시절,
  • 법보다 주먹이 우선인 정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심했던 험악한 시절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그런 시절에도 어떤 사람은 정말 눈물나게 노오오력해서 뭔가를 이뤄 냈다는 것, 그 자체는 과장 미화가 1도 들어가지 않은 팩트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후세가 깨달음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아니며, 지금이 그 시절에 비해 모든 여건이 무조건 절대적으로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때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원천 봉쇄되고 통하지 않는 유도리 꼼수도 많다. (행정 전산화, 각종 안전 시설 강화 등..)
그래서 그때와 지금의 공통점과 차이점, 본질은 동일한 채 형태만 바뀐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의 고뇌를 우리도 느껴 볼 수 있다.

예전에도 몇 번 했던 말이지만, 박 정희가 그 시절에 만주 군관학교에 들어가서 교사에서 군인으로 신분을 업글한 건 요즘으로 치면 그냥 국립대 공대 나와서 대기업 연구소 들어갔는데, 영 마음에 안 들어서 때려치우고 의전이나 로스쿨에 다시 들어간 것과 거의 똑같다.. 이런 정도로 transform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작정 신격화하거나 일방적으로 개새끼로 비하가 가능한 극단적인 인물은 세상에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안목이 있어야 지금 사회에 대한 쓸데없는 불만이나 피해의식도 없어질 수 있고, 이상한 정치 선동에도 넘어가지 않고 평정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영상 매체인 비디오를 바르게 선택, 활용하여 맑고 고운 심성을 가꾸도록 우리 모두가 바른 길잡이가 되어야겠습니다.
한 편의 비디오, 사람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비디오가 아니라 유튜브겠지.. 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3. 협업과 분업, 전문화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이런 초딩 바른생활스러운 문구가 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워낙 복잡다단하고 한 명이 어떤 프로젝트나 시스템에 대한 큰 그림부터 시작해서 미주알고주알 현업 실무 디테일 내지 기계 나사 구조 하나까지 다 이해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데서는 분업이란 게 큰 힘을 발휘하곤 한다.
심지어는 이런 일화도 전해진다. 누구 질문이나 인터뷰에 답을 한 것 같은데..

저는 남들이 선망하는 그 NASA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입니다만..
달로 최단거리로 가는 그 정교한 궤도를 어떻게 계산해서 구하는지,
허공에 발사된 로켓이 얼마나 많은 부품들로 이뤄졌고 도대체 어떻게 제 방향을 찾아서 날아가는지,
무게와 공간 배분을 어떻게 최적으로 뽑아서 달 탐사선을 만들었는지
그런 건 솔직히 저도 하나도 모릅니다. 제가 보기에도 신기해 죽겠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제가 NASA에서 일하는 한,
제가 맡은 전자식 컴퓨터 패널 안의 부품들의 불량 때문에 아폴로 계획이 실패하고 인간이 달에 못 가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다>, 리처드 와이즈먼, 2020 중의 문구를 각색

NASA 공돌이라고 해서 전부 다 천체 궤도역학과 로켓공학의 전문가는 아니다~~ 이런 얘기인데,
뭐, "컴공 평점 4 출신이더라도 PC 조립 따위는 못 할 수 있고 인텔 AMD CPU 덕후인 것도 아니다"하고는 좀 다른 관점의 얘기인 듯하다. ^^

옛날에 "논리야 놀자" 시리즈 책에도 비슷한 비유 일화가 있었다.
장사 안 되어 파리 날리는 어느 중국집에서.. 궁여지책으로 다른 떼돈 버는 유명한 중국집에서 근무하던 아무 요리사 한 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엄청난 거액 연봉에다 파격적인 조건을 동원해서 간신히 스카웃해 왔다.
근데 그 요리사가 출근해서는 일을 하질 않아서 지배인이 질책을 하는데.. 그 요리사 왈, "저는 전 직장에서 파만 썰었는데요..?? 파를 써는 속도와 모양은 세계 기네스북 급이지만 다른 요리는 잘..??" 이었대나..

글쎄, 아무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데려 왔다지만 기본적인 면접도 없이 "너무 아무것도 안 묻고" 사람을 뽑은 것 같다.;;
실제 중국집 요리사 업계가 저 정도로 극단적으로 분업화돼 있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어떤 엘리트 집단에서 아무나 한 명 데려 오면 아무거나 왕창 잘하고 우리 업무에 도움이 되겠지" 이런 생각은 틀릴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 하겠다.

이런 기질은 과학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군대에서도 아주 강조한다.
Starship troopers에서는 프로파간다 선전 영상물에서 정보 병과, 보병, 항공기 조종 같은 병과가 나오면서 군대에서 각자 맡은 임무만 잘 수행하면 "승리는 언제나 우리의 것" 이러고 있고..

심지어 태평양 전쟁 시절에 그 유명했던 윌리엄 홀시 장군의 Kill japs, kill japs, kill more japs 표지판에도 아래를 보면.. "우리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수행해서 저 쪽발이 원숭이들을 다 박멸해 버리자~ 씨를 말리자~!" 이런 요지의 섬뜩한 문구가 있었다.
"You will help kill the yellow bastards if you do your jobs well" ㄲㄲㄲㄲㄲ

"남일에 오지랖 부릴 필요 없고, 굳이 신이 하는 일의 내부 디테일을 다 알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하라는 것만 잘 순종하고 믿어라. 큰 일 바라지 마고 그냥 니 여건에서 니가 할 수 있는 일에나 최선을 다해라"
어찌 보면 이건 신앙 생활에도 통용되는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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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나의 당심이 궁금하다면 내가 만든 제품을 써 보아라
그래서 이런 자매품도 있다. (북괴 어느 동네 공장 안에 걸려 있는 선전문구 ㄲ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2/09/06 08:36 2022/09/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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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대한 생각

우리나라 내지 이에 준하는 여타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이 국민에게 보장하는 자유는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 제2장에서 신체의 자유, 거주와 이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등이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르며, 남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범죄· 이적 행위· 반역을 조장하거나, 다른 자유 이념과 모순을 일으키는 자유는 자유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우리는 아주 어릴 적부터 사회· 도덕 시간에 배운다.

이런 자유들은 당연한 것 같지만 당연한 게 아니다. 선조들이 피흘려 쟁취한 소중하고 고귀한 이념이다(대표적으로 6· 25!). 또한 이것은 충분한 경제력과 심지어 과학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만 실현 가능하다. 옛날에 먹고 살기가 어렵던 시절에는 사회 보장 제도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었으며, 뭐 하나 잘못 사고 쳤다간 집안이 쫄딱 망하고 처자식이나 자기 자신을 노예로 팔아야만 수습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 누가 무슨 짓을 할지 상대방을 믿을 수도 없는 긴급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모든 자유가 보장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나라는 명목상 미국의 사회· 정치 제도를 벤치마킹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시작했으나, 휴전선 너머 북한의 집요한 방해 공작과 비열한 해코지로 인해, 완전히 이상적인 자유를 실현하는 데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완전 폐쇄적인 선군정치 최적화 병영 국가와, 사회 시스템이 다 개방되어 있는 자유로운 국가가, 서로 인구와 경제력이 비슷하고 다른 변수가 없다면 어디에서 어디로 간첩을 침투시키고 유언비어 퍼뜨리고 심리전을 전개하기가 쉬울 것이며, 무력 충돌이 벌어졌을 때 누가 이길 가능성이 더 높을까?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북한과 관련해서는 불가피하게 기본권을 법으로 크게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 21세기에까지 국가 보안법 같은 구시대 악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21세기에까지 우리나라 체제를 부정하고 김씨 부자에게 이로운 짓을 하는 구시대 악인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며 법에 저촉되어 잡히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일이 아무리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 해도 나치 및 히틀러와 관련된 매체 표현은 무조건적으로 금지하며, 누가 길거리에서 팔 뻗쳐서 “하일 히틀러!”만 외쳐도 잡아 가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정상적인 독일 국민 중에 그걸 보고 무슨 국민 기본권 침해라고 징징대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자, 여기서 표현이라는 말이 나왔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표현의 자유'라는 말이 문자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18조와 21, 22조는 개념적으로 표현의 자유의 범주에 든다고 여겨진다.

본인은 크리스천으로서 표현의 자유라는 게, 사상과 종교의 자유에 동급으로 매우 중요한 자유라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는 크리스천에게 거리 설교 같은 복음 전파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자유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은 남에게 영향을 끼치고 역사하는 신앙이다. 표현의 자유를 배제하고서 사상과 종교의 자유만으로 크리스천 신앙을 다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둘을 서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본인은, 우리나라는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권의 보장이 이미 넘치도록 충분히 아주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체제에 대해 고맙게 여긴다. 지금까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내가 믿는 프로파간다를 주변에 알리거나 교회에서 거리 설교를 하면서 공권력으로부터 구금· 체포의 위협을 느낀 적이 없다. 심지어 정치인들 비판도 아무 문제 없이 했다.

이 명박 정권 때부터 분야별로 온라인 검열이 강화된다면서 사람들이 굉장히 불안해했다. 그러나 난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난 일단 신앙과 관련된 자유가 침해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자유감을 느끼며, 그것만 보장해 준다면 심지어 독재 정권이라 해도 별로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유가 너무 많아서 그걸 오· 남용 하는 부류들이 더 문제라고 난 생각한다.

북한 관련 표현이야 나라에서 하지 말라면 좀 참고 안 하면 되고, 음란물· 성인물이야 어차피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니.. 나라에서 그런 규제를 가하는 사정을 오히려 이해한다. 그런 규제가 무슨 북한 같은 수준의 검열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언론들이 너무 오버를 하고 네티즌들을 막 선동했다.

글쎄, 난 이런 점에서는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의 어찌 보면 좀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난 그게 성경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난 당신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 사상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도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 끝까지 같이 싸우겠습니다.”


그래서 특히 진보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이 말을 자기 블로그에다가도 많이 걸어 놓고, 많이 떠받드는 것 같다.

그런데, 난 양심적으로 저렇게는 못 하겠다.
나더러 그저 소수이고 박해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병역 거부하는 인간들, 동성애자들, 낙태 합법화, 사형 폐지론자들의 말할 권리를 위해 같이 싸우자고? 못 한다. 물론 그들은 어차피 요즘 대한민국에서 박해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고.

크리스천으로서 그런 사람들을 괴롭히고 왕따 시키고 해코지하는 것에야 물론 동참하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 죄의 가시밭길을 가다가 혼자 망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라.
그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의 오류를 지적하면 지적했지,
그들의 표현의 자유의 보장을 위해 싸운다거나 기도해 준다거나(?) 하는 일은 난 할 수 없다. 난 볼테르 같은 대인배가 아니다. 아니, 난 하나님보다 더 대인배여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저렇게 '행동하는 양심'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으로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도 유명하다.
물론, 정치적 무관심을 풍자하는 건전한 메시지가 핵심이며, 평소에 선을 많이 행해 놔야 내가 위급할 때 나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교훈 정도는 나도 잘 안다.

그러나..
공산주의자, 사회민주당원, 노조, 유대인?
그 무엇이 됐든 아무튼 내가 신념적으로 동조하지 않는 그룹이 먼저 쓸려 나갈 때, 내가 굳이 먼저 그들을 위해 같이 나서야 할 필요는.. 솔직히 난 못 느끼겠다.
그들이 남아 있다고 해서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의 '신앙'을 방어해 주는 데 기여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말이다. 오히려 크리스천은 그런 상황에서 마 10:17-20 같은 말씀을 더 떠올려야 하지 않겠는가?

글쎄, 배가 침몰한다거나 화재가 났다거나 해서 사상이고 종교고 나발이고 없이 다같이 죽게 됐을 때야 인간으로서 서로 도와야 한다. 그거야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사상과 종교 자체만이 사람을 가르는 요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자라면서 이런 내 생각이 앞으로 또 바뀌게 될지는 모르겠다. 크리스천 중에서도 교리에 명백히 어긋나지 않는 범위 하에서 세상사의 참여에 굉장히 호의적이며, 각종 사회 운동이나 심지어 파업· 데모에 대해서도 더 열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사실 집회와 결사의 자유 자체가 헌법에 있기도 하니 말이다. 이에 대한 이견과 논쟁은 이 세상이 어차피 제도적으로 성경대로 손쉽게 살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지 않은 이상, 언제까지나 존재할 것 같다.

끝으로, 자유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미국 얘기를 좀 하고 글을 맺겠다.
한쪽에서는, 미국이 점점 법이 바뀌어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고 반기독교 성향으로 가고 있다고 엄청 걱정한다.
거리설교를 했다간 잡혀 가고, 학교에 성경의 개인적인 반입이 금지되고, 교회나 신학교계에서도 이제 동성애를 당당히 반대했다간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게 생겼다고 걱정한다. 특히 흑인 대통령이 부임하면서 그런 추세가 더욱 심해졌다고 그런다.

그러나 크리스천 중에서도 좌성향이 더 강한 다른 한쪽에서는, 저런 것보다는, 여전히 미국의 메이저 교회들이 저지르는 병크와 비리, 그리고 특히 정치 종교 결탁 행위만을 비판하느라 바쁘다. 그런 것들이 나라에서의 크리스천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빌미를 주고 있다고 말이다.

양 극단 중에서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은 모든 면모를 균형 있게 이해하기가 힘든 나라인 한편으로, 대형 교회들의 폐단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 차이 없다는 걸 느낀다.

Posted by 사무엘

2013/03/25 08:38 2013/03/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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