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천 공항 고속도로의 독특한 점
고속도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라도 신호대기 없이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곳이며, 물류· 산업 도로의 성격이 강하다. 그야말로 국토의 대동맥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는 강철 코일을 실은 트레일러, 기름을 잔뜩 실은 유조차, 컨테이너를 하나 짊어진 트레일러, 승용차를 5대쯤 실은 카캐리어 등..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하고 험악하게 생긴 차량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건 고속도로가 대도시 고속화도로와도 사뭇 다른 면모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평택-안성(40) 고속도로를 달려 보니 정말 대형차의 기상이 느껴졌다. 이 많은 트레일러들은 다 평택항을 오가는 화물 셔틀일 것이다.
인천공항(130) 고속도로는 인천을 경유해서 나름 황해 바다 쪽으로 가는 선형임에도 불구하고, 저런 대형차는 타 고속도로들 대비 눈에 훨씬 덜 띈다. 그도 그럴 것이 얘는 공업단지나 항만이 아니라, 공항으로 가는 도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화물이 아니라 여객이 주 수요처이다.
그리고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영종도 구간에서 '공항입구 JC'는 딴 '고속도로' 노선과 교차하는 곳이 아닌데도 IC 나들목이 아니라 대신 JC 분기점이라고 분류되어 있다.
여기서 고속도로와 연계되는 '영종해안북로'라는 도로를 고속도로와 대등한 도로라고 보고 이 지점을 분기점이라고 정의한 것 같다. 얘도 자동차 전용이고 전용 나들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긴, 공항입구 JC의 바로 근처에 금산 IC가 있고 둘은 1.5km 남짓한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금산 IC에서 고속도로와 만나는 도로는 진짜 평범한 시내 도로인 자연대로이기 때문에 공항입구 JC하고는 주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공항철도의 영종도 구간 중에서 주변이 가장 번화하고 많이 개발돼 있는 곳은 단연 운서 역 주변이다. 그런데 여기는 공항 고속도로가 바로 코앞에 지남에도 불구하고 나들목이 없고 다들 분기점밖에 없다. (공항입구 JC, 공항신도시 JC)
그래서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해서 먼저 연결 도로를 타야 하고(영종 IC, 운서 IC, 운북 IC 등), 그러려면 가까운 거리도 엄청 멀리 빙빙 우회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몹시 비효율적이라 느껴진다.
끝으로, 공항 고속도로에 포함돼 있는 영종대교는 복층 형태이다. 중부 고속도로는 수도권 구간이 제1과 제2로 나뉘어 있고 노선의 번호까지 다른 반면(35, 37).. 저거는 도로가 아닌 교량 차원에서의 바리에이션이다.
평소엔 더 넓고 하늘도 볼 수 있는 상부로 다니면 된다. 하부는 4차로밖에 안 되고 차로가 더 좁기도 해서 차가 상부처럼 빨리 달릴 수 없다.
그러나 햇볕이 너무 강하거나 비가 내리면, 혹은 상부에서 사고 정체가 발생한다면 하부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부는 공항철도 열차라든가 주변 바다 경치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좋다.
2. 경부 고속도로의 특이한 차로
우리나라 고속도로 중 일부에는 특별히 유의해야 할 특별한 차로가 두 종류 있다.
하나는 맨 왼쪽(1차로)의 버스 전용 차로이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 끝(n차로)의 소형차 전용 가변 갓길 차로이다. 전자는 202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경부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듯하고, 후자는 경부뿐만 아니라 60 서울-춘천 구간에서도 시행 중이다.
전자는 주말· 공휴일에는 서울 양재에서 대전 신탄진까지이고, 평일에는 경기도 오산까지 적용되니 가변적이다.
적용 시간도 24시간 무조건은 아니고,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이다. 단, 설· 추석 등의 연휴 기간에는 새벽 1시까지 연장 적용된다. 룰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지난 2017년에는 영동 고속도로의 수도권· 경기도 구간에서 주말 한정으로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됐었으나.. 결과는 영 시원찮았다. 그래서 2024년 6월부로 완전히 폐지됐고, 얘는 오로지 경부만의 전유물이 됐다.
자, 이런 구간을 달릴 때 반드시 유의하고 골수에 새겨야 할 금언이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죽어도 절대로.. 버스 전용 차로 쪽으로 핸들을 꺾지 말아야 한다. 졸다가 전방에 막히는 구간을 뒤늦게 발견해 버려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차라리 그냥 앞차만 꼬라박는 게 낫다. 버스 전용 차로 차선은 그냥 죽음의 선이라고 각인이 돼야 한다.
서울· 수도권 구간의 버스 전용 차로에는 말 그대로 대형 버스들이 우글거린다. 대형 트럭이 아니다.
뒤에서 달려오던 버스와 사고가 나면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다칠 수 있고.. 대인은 대물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취급된다.
과실치사상으로 인한 금고 형량은 사람 죽인 숫자에 정비례해서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행정 처분인 벌점은 사망· 중상· 경상의 수효에 정비례해서 올라간다!
버스 운전사들 역시 옆 차로는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이 안심하고 시속 110씩 쭉 밟으면서 달리는 게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철도 차량이나 긴급자동차에 준하는 특권이 주어져야 한다.
무단으로 튀어나온 차 때문에 사고가 났다면 버스는 무과실이고 저 차가 무조건 100이 보장돼야 한다. 기왕 버스 전용 차로를 만들었다면 이렇게 운영해야 하지 않겠는가?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수송 효율이 더 높은 버스를 우대해서 교통량을 조절하는 시스템이라면, 가변 갓길 차로는 정반대로 소형차 자가용들을 위한 공간을 더 터 주는 시스템이다. 경부 고속도로는 왕창 넓을 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을 구경할 수 있는 독특한 고속도로이다. 그나저나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상습 정체는 도대체 어떡해야 해소할 수 있을지..????
3. 강원도로 가는 고속도로의 터널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횡축 고속도로는 영동(50)과 서울-양양(60) 이렇게 둘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들을 짧은 시간 간격으로 나란히 주행해 보니.. 같은 고속도로여도 둘의 퀄리티가 서로 적지 않게 차이가 나는 게 느껴진다.
영동은 나름 2000년대 초에 대대적으로 선형이 개량된 바 있다. 그래도 서울-양양에 비하면 커브나 경사가 훨씬 더 심하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단순 국도가 아니라 고속도로 규격을 만족하는 완만한 선형이겠지만 말이다.
서울-양양은 길이 곧고 좋은 대신, 태백산맥을 넘는 구간이 그야말로 온통 터널, 터널, 또 터널이다. 영동은 해당 구간이 터널보다는 고가 위주였던 걸로 기억한다.
50과 60은 건설된 시기가 그렇게 길게(30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자본과 기술 배경이 이렇게 달라졌다는 게 인상적이다.
강원도 가는 길 말고도 2010년대 이래로 우리나라에는 아차산 터널, 강남순환로, 제2경인 고속도로의 의왕 구간처럼 산이나 도심을 지하로 관통하는 긴 터널길이 부쩍 늘었다. 서울 말고 남쪽의 울산-밀양 사이 14번 고속도로도 그야말로 20km에 달하는 구간이 몽땅 터널이던데..
이 긴 구간을 몽땅 실선으로 차선을 그어 놓은 건 도대체 무슨 심보인가 싶다. 2km가 넘는 터널은 안에 차선을 점선으로 바꾸고 차로 변경과 추월을 좀 허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터널 앞에서 차들이 쓸데없이 브레이크를 밟아서 유령 정체가 유발되는 게 정말 심각한 지경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앞차는 브레이크를 밟은 게 아니라 헤드라이트를 켰을 뿐인데.. 후미등이 켜진 걸 브레이크등으로 오인해서 차들이 연쇄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것도 있는 것 같다.
터널이 많아지는 것에 걸맞게 유령 정체를 예방하기 위한 계도와 홍보, 운전 습관 개선, 운전 문화의 선진화가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