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10년 전의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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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T(모델명)라고 불리는 이 골동품은 지금으로부터 100~110년 전, 1910년~192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자동차였다.
얘는 자동차 기계 기술뿐만 아니라 철저한 산업공학 방법론도 적용되어 만들어졌다. 그래서 세계 최초의 서민 자가용 국민차로 엄청 저렴하게 많이 대량 생산 보급되었다.
1차 대전이 끝나고 대공황 직전까지 1920년대 미국 황금기의 역사를 포드 T 없이 논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가 마이카 시대이고 일본은 1960년대였던 반면, 천조국은 1920년대가 그러했다.
한반도에서 일제 시대 문화 통치 이러던 시절에 천조국에서는 서민들이 주식 해서 돈 불리고, 라디오 장만하고 포드 T 자가용을 뽑았었다는 거다.
뭐, 엔진이 4기통 2900cc 배기량으로 200마력이 아니라 20마력이었다는 건=_=;;; 100년 전의 시대상이라는 걸 감안하고 넘기도록 하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던 순종 어차 캐딜락이 8기통 5100cc 배기량으로 31마력이었으니 배기량 대비 출력이 서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 110년 전 자동차는 오늘날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핸들과 브레이크만 비슷할 뿐, 운전하는 게 훨씬 더 복잡하고 더 어려웠다.
차체 밖에 있는 크랭크를 돌려서 시동 거는 건 경운기와 비슷했다.
악셀 페달이 없고 스로틀 레버로 엔진 출력을 조정하는 건 오토바이나 경비행기와 비슷했다.
얘도 표면적으로는 페달이 세 개 있지만.. 좌 클러치와 우 브레이크 말고 중앙의 페달은 후진 모드 전환 페달이었다.;;
가속을 위해서 연료와 공기를 적절히 배합하는 거, 시동을 걸기 위해 외력을 엔진에다 전할 준비를 했다가 내리는 거.. 이런 절차들이 다 자동화돼 있지 않아서 일일이 수동 제어를 해야 했다. 그런데 변속은 달랑 2단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 MZ 세대의 C++ 프로그래머는 뭐 세그먼트가 어떻고 메모리 모델이 어떻고 far/near 포인터가 어떻고 하는 16비트 잔재 같은 건 전혀 모를 것이다.
총기에다 비유하자면.. K2, M16 같은 현대의 소총만 쏴 본 사수는 총구에다가 직접 화약과 쇠구슬을 넣던 구닥다리 전장식 머스킷을 격발할 수 없을 것이다. 총처럼 생겨도 다 같은 총이 아니다.
그것처럼 오늘날의 운전자한테 덥석 포드 T를 몰아 보라고 하면 당연히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옛날에 천조국에서는 여성 주부들도 이런 자동차를 몰고 마트 가서 장도 잘 보고 왔다고 한다.;;
1930~40년대쯤 돼서는 자동차의 타이어가 이때보다 더 굵직해지고, 필러도 더 두꺼워지고.. 변속기도 3단 정도가 등장하고 평지에서 시속 100 정도도 낼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서민형 양산형 자동차가 말이다. 그 시절에도 카레이싱이란 게 있었고, 특수한 경주용 머신들은 훨씬 전부터 이미 100~150을 찍었기 때문이다.
키만 돌리면 시동이 걸리는 전자식 스타트 모터, 원시적인 형태의 자동변속기, 엔진 노킹을 막아 주는 유연휘발유(무연이 아니라)는 1920년대에 발명됐다.
후륜구동보다 더 만들기 어려운 전륜구동은 1930년대에 유럽에서 처음으로 발명되고 실용화됐다.
안전벨트나 ABS 같은 건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 이후에나 슬슬 보급됐고, 일부 기술은 비행기에 있던 것이 자동차로 전파되기도 했다.
2. 자동차의 구동축
후륜구동 승용차는 뒷좌석에 타 보면 구동축이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바닥 중앙이 볼록 삐져나와 있다.
개인적으로 먼 옛날 어린 시절에 포니 택시를 탔을 때, 그리고 커서 직장 생활 하면서는 아주 가끔 높으신 분의 고급 외제차를 같이 탈 일 있을 때에나 요런 삐죽 튀어나온 부위를 구경했었다. =_=;;
오늘날이야 어지간한 서민들이 모는 승용차는 몽땅 다 전륜구동으로 바뀌었으니 저런 구동축을 볼 일이 없다.
전륜과 후륜은 이런 내부 말고도 외부에도 자잘한,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전륜은 구동축인 앞바퀴가 엔진룸 뒤의 앞좌석 도어 쪽에 최대한 밀착해 있는 반면.. 후륜은 그렇지 않다.
앞바퀴와 앞좌석 도어 사이에 한 뼘 이상 공간이 있으면 후륜차.. 이 공식이 얼추 잘 맞는다. (아래 그림에서 A는 전륜, B가 후륜)

- 기아 K7과 K9
- 기아 오피러스 vs 쌍용 체어맨
- 현대 그랜저 vs 대우 슈퍼 살롱/임페리얼
- 현대 포니 vs 포니엑셀(프레스토)
- 에쿠스 1세대 vs 2세대
이렇게 비슷한 차급과 비슷한 시기이면서 구동축 위치만 다른 차들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얘는 공간이 있는 걸 보니 후륜이겠군" 하고 고개를 들어 보면 진짜로 제네시스 아니면 독일제 대형 외제차이더라.;;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하느냐 하면.. 전륜구동은 앞바퀴를 무거운 엔진의 바로 뒤에다 배치하려 하기 때문이다. 접지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후륜구동은 구동축이 엔진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 빙판길에서 맥을 못추는 거고.. 전륜구동 정도로 냅두는 게 적당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차를 앞으로 굴려 주는 구동축이 엔진보다도 앞에 있으면 구동축이 혼자 헛돌기 너무 좋아 보인다. 안 그래도 앞으로 가속을 하면 무게중심이 더 뒤로 쏠릴 텐데.

역사적으로 최초의 증기 자동차라 일컬어지는 퀴뇨의 삼륜차(1770)는 FF였다. 아예 물탱크가 통째로 앞바퀴보다 앞에 배치돼 있었다. 그 프랑스에서 전륜구동 나중에 승용차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게 흥미롭다.
그 반면, 최초의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라 일컬어지는 다임러 모터바겐 삼륜차는 RR에 가까웠다. 엔진과 구동축이 모두 뒤에 있고 앞바퀴로는 조향만 했으니까.
그런 초창기 이후엔 현대적인 자동차들은 FR이 대세가 됐다. 그러다가 20세기 중후반쯤부터 승용차는 FF, 대형 버스는 RR로 분화됐고, 그 사이 대형 승용차나 트럭, 소· 중형 승합차만이 FR을 고수하게 됐다.
그런데 여느 차가 아니라 굴절버스조차도 엔진과 구동축이 중간의 꺾인 부위보다 더 뒤에 있는 건.. 뭔가 역학적인 순리를 거스른 것이고 엄청난 기술의 산물인 것 같다. 잭나이프 현상을 어찌 제어하려고?
마치 우주왕복선이 역학적인 순리를 거슬러서 엄청 어렵게 만들어진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발사체의 앞이 아니라 위에다가 payload를 얹고도 수직· 수평 비행 때 모두 균형을 맞추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륜구동 승용차라는 '시트로엥 트락숑 아방'을 보면.. 앞바퀴의 배치가 의외로 전혀 전륜구동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건 엔진의 실린더들이 요즘 전륜구동 차들처럼 진행 방향 기준 수직이 아니라.. 평행으로.. 나란히 배치됐기 때문이다.
전륜구동이라면 보통은 엔진이 수직(가로)으로 배치되며, 그게 몽땅 앞바퀴보다 앞에 놓이곤 한다. 실린더 배치가 수직(세로)이면 크랭크축은 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직관적인 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평행(세로) 배치이면 실린더가 진행 방향과 동일하게 나란히 놓이고, 크랭크축과 바퀴 사이의 방향을 바꿔 줘야 한다. 이건 후륜구동과 더 잘 어울린다.
옛날에 대우 자동차는 V형도 아닌 직렬 6기통 엔진으로 전륜구동을 구현한 적이 있다. 특히 아카디아의 경우 전륜구동이면서 전륜답지 않게 앞바퀴와 앞문 사이에 틈새도 있는 편이었는데, 이 역시 엔진이 평행 배치되어 있어서 저런 모양이 가능했다.
전륜, 그리고 직렬 6기통.. 이건 전부 엔진 공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이걸 전부 구현해 낸 건 마치 동력분산식 철도 차량에서 정화조 화장실까지 구현한 누리로 전동차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
3. 30여 년 전

아아아~~ 옛날에 대형 트럭· 버스의 이마 부위에 달려 있던 자그마한 불빛 3인방은.. 속도 표시등이었구나..!
저건 뭐 차폭등도 아니고 용도가 뭘까 궁금했는데 근래에야 처음으로 알게 됐다. ㅠㅠㅠ
시속 100을 넘어가면 중앙의 적색까지 포함해서 모든 램프가 켜진다. 그래서 자기가 과속 중이라는 걸 주변으로 자진신고 해 준다.
저건 당연히 무인 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던 낭만적인 시절의 산물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저거 장착이 의무였다가 2000년대에 와서 폐지됐다.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제도를 우리나라도 따라했던 거라고 한다.
오늘날 속도 표시등 대신 저런 대형차(4.5톤 이상 트럭)에 존재하는 규제는 아예 속도 리미터(최대 90)라든가 유로6 배기가스 규제이다.
차주의 입장에서는 성능이나 연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안전이나 환경 쪽=_-) 이런 잉여 장비는 몰래 떼 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런 걸 적발하라고 자동차 검사라는 게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하긴, 대형차와 관련해서는 아래의 아이템들도 아련한 추억이 돼 있다.
(1) 현대 8톤 트럭
그냥 '5톤 트럭 + 가변축 + 과적'이라는 꼼수에 밀려서 사라진 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아예 11.5톤 트럭을 쓰고 말지(1종 보통 면허로 운전 가능한 가장 큰 차), 8톤은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다만, 대우 8톤 트럭은 지금도 있다.
(2) 고속버스 타이어에 은색 휠캡
고급 승용차에 엔진룸 후드 오너먼트(체어맨, 에쿠스 등등..)가 있다면 고급 버스에는 휠캡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샌가 사라지고 없어졌다.
Posted by 사무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