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96년이던 걸로 기억한다. 본인이 중학생이던 시절, 경기 과학 고등학교가 TV 방송으로 소개되는 걸 봤다.
'경곽'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교한 과학고이기도 하다. (서울 과학고가 최초가 아니다)
그런데 그 당시 학교의 자랑이랍시고 흘러나온 멘트 중 하나가 무엇이냐 하면, "우리 학교는 인터넷 전용 회선이 갖춰져 있고 전교생이 인터넷 다룰 줄 안다" 였다. ㅜ.ㅜ "전교생이 이메일 계정 갖고 있다"란 말도 했던가?
1993-4년이 CD롬, 사운드 카드를 위시한 멀티미디어 시대였다면, 1996-7년이 이제 막 윈도우 95가 보급되면서 인터넷, 멀티넷 이러면서 제대로 떠들던 시절이었다. ^^;;
요즘은 "전교생에게 노트북 지급하고, 학교 전구역에서 무선 인터넷 된다" 정도는 돼야 자랑거리가 될 것이고, 그게 그렇게 큰 자랑거리도 못 될 것이다.
하긴, 본인도 전화(모뎀)가 아닌 전용선 인터넷 자체를 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접했으며 이메일 계정이란 걸 처음 만든 것도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였다. 중학교 때 PC 통신, 고등학교 때 인터넷, 대학교 때 휴대전화 순으로 문명의 이기를 접해 왔다. 정보 사냥(검색) 대회라는 게 사라진 게 언제쯤이더라? ^^
2.
2002-3년 사이인 걸로 기억한다. 그 무렵에 TV 도전 골든벨 프로를 봤는데, 맨 마지막 50번 문제가 무슨 IT 용어를 묻는 것이었다. 마지막까지 남았던 여학생은 그 문제를 못 맞혔다.
그런데 그 문제의 답은 바로...
'블로그' 였다. ㅜ.ㅜ
그때까지 블로그라는 단어는 본인조차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용어였다. 지금은 블로그도 모자라서 트위터 같은 마이크로블로그까지 등장해 있는데도 말이다. ^^
저 때는 근성 충만한 IT계 초 얼리 어답터, 파워 유저들이나 블로그를 했지, 나머지 대다수는 나모 웹에디터 HTML 글자판때기 코딩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아니면 싸이 내지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같은 것밖에 안 하던 시절이었다. 아울러, 소리바다가 아직 있던 시절.
그러다가 그 비슷한 시기에 네이버에서 지식(인) 검색이라는 걸 만들어서 대박을 냈고,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뒤집어엎었다. 엠파스에서 자연어 처리 / 질문 문장 검색 비슷한 서비스를 하긴 했는데 그걸 네이버가 더욱 발전시킨 걸로 알고 있다. 야후, 알타비스타, 심마니 같은 초창기 검색 엔진들을 다 골로 보냈다.
나중에는 카페, 블로그 서비스까지 만들면서 네이버는 다음 같은 종합 포탈 사이트로 거듭난다. 맞춤형 홈페이지(myhome) 서비스는 꽤 오래 전에 중단했다.
2002-3년이면 아직 구글도 국내에서 파워 유저가 아닌 계층에서는 완전 듣보잡이던 시절이었다. 외국 사이트는 잘 찾았지만, 내 이름을 한글로 쳐 보면, 온갖 인명들을 검색에 걸리라고 일부러 수집해 놓은 쓰레기 성인 사이트들만 잔뜩 뜨던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