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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의 역사

<사진으로 보는 한국 철도 역사>
이런 책이라도 있으면 당장 사겠다.
풍부한 역사 검증에, 사진에, 주제별 색인까지!

어쩌다 비슷한 주제의 책을 검색해 보면 전부 철도청 시절의 정부 간행물이고, 지금은 다 절판되고 없다. ㄱ- 어쩜 이 분야로 자료가 왜 이리 열악한지 모르겠다.

앞의 글은 지하철 글이고 이번에는 어제 철도 연표를 뒤져 본 기억으로 새마을호의 역사만을 종합해 보고자 한다. 새마을호 애호가라면 이 날짜들을 꼭 기억하라.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함과 동시에 관광호가 새마을호로 명칭 변경하여 운행 시작.
새마을호가 무궁화호, 통일호 같은 명칭보다 먼저 생겼다는 뜻이다. (밑줄 그으시길. ㄱ-) 나머지 명칭은 거의 10년 뒤인 84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명칭 공모를 83년 7월 4일에 했다.

1979년 1월 12일. 서울-경주 새마을호 운행 시작. 포항, 울산으로는 아직 안 갔다. 이때 새마을호는 지금 새마을호의 좌석이나 외형이 아니었다.

1983년 7월 1일. 열차 시각표를 전면 개정하여 운행 시간 단축. 다른 문헌을 종합하면, 이때 서울-부산 새마을호의 운행 시간이 4시간 40분이 되었다. 성능 좋은 특대형 기관차의 도입과 경부선 선형 개량 덕분에, 한창 열차 속도가 빨라지던 시절이었다.

1984년 8월 31일. 경부선 서정리-천안 구간에서 새마을호 150km/h로 시운전 성공. 역사적인 기록이다. 이곳은 지금까지도 KTX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선형이 가장 좋으며 열차가 가장 빠르게 전속력으로 달리는 구간이다. 철도 기술 연구소 연구진의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런데 저런 말만 불쑥 있지, 이때 뭘 구체적으로 개선해서 속도를 끌어올렸는지 내용이 없던 게 아쉽다.

1985년 11월 16일. 83년에 이어 또다시 열차 시각표가 전면 개정된다. 지난해의 시운전 결과를 적용하여 열차 운행 시각은 더욱 단축되었으며 KTX 개통 직전까지 가장 빠른 시간인 서울-부산 새마을호 4시간 10분이 이때 달성되었다.

1987년 7월 6일. 오늘날 새마을호의 프로토타입인 전후동력형(PP) 디젤 동차가 운행되기 시작함. 대우 중공업에서 생산한 6량짜리 동차가 그 시초이다. 그 후 불과 사흘 뒤인 8월 9일부터는 주말에 중련편성 운행도 시작했다.

흔히 혼동하기 쉬운데, 새마을호의 과거의 트레이드마크이던 시속 150km 주행 및 서울-부산 4시간 10분 달성은 PP의 운행보다 먼저 별개로 일어난 사건이다. PP가 이를 최초로 달성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기 바란다. 마치 공 병우 박사가 한글 타자기 자체를 최초로 발명한 분이 아닌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1988년 언젠가부터, 새마을호 기내지인 레일로드가 비치되기 시작함.
1989년 10월 22일. 서울-울산 간 새마을호 운행 시작

1991년 11월 25일, 수도권 전철의 확장 공사로 떠들썩하던 바로 그 때 장항선에도 새마을호가 운행되기 시작

1992년 6월 30일, 새마을호의 차기 구도로서 고속철 기공식이 거행됨. (참고로 알아 두셈)
1992년 10월 1일. 서울-마산 간 새마을호 운행 시작

1993년 5월 1일. 포항까지 가는 새마을호 운행 시작. 아마 이것이 발전하여 이내 울산-포항 중련편성 새마을호가 되지 않았나 싶다.

1995~97년 사이에 새마을호의 도색이 노랑-초록으로 바뀌었다. 철도청 연표에 왜 이런 기록이 없는지 궁금하다.

1998년 8월 1일. 새마을호 안내방송에 일본어가 추가되었다.

1999년 12월 1일. 전국 철도역사에서 대합실, 승강장이란 말이 사라지고 맞이방, 타는곳 등으로 바뀌었다. 이때 용어 개편을 단행했는데, 이걸 잘 했다고 철도청은 한동안 이 오덕 선생님 같은 우리말 운동 진영에서 꽤 칭찬 받았다. 새마을호와는 관계가 없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다시 소개함.

2000년 2월 10일, 철도청에서 6 sigma 경영방침을 선포함

2000년 6월 1일. 그렇다. 새마을호 객실 내부에 세계 최초로 영상정보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그 전에는 객실에 그냥 자막이 흘러나오는 전광판만 있었는데 모니터로 다 대체된 셈이다.
영상 서비스는 그 후로 약 7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아마 Looking for you도 2002년부터 06년까지 4년 남짓한 시간 동안 새마을호에서 들을 수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 이런 UI 쪽으로는 공식 문헌이 전무하며, 경험담으로 추측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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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3:19 2010/01/1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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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의 굴곡 포인트

※ 1호선: 서울로 들어가는 경로 자체가 영등포 쪽으로 우회입니다. 물론 광역전철 말고 지하철 구간은 종로라는 큰 길을 따라 건설되어서 곧은 편이지만, 시청-종각만이 거의 90도로 꺾는 급커브입니다. 동아일보 사옥 아래를 피하느라 그렇게 됐다고 합니다.

※ 2호선: 순환선이기 때문에 생기는 커브를 제외하면 직선 구간은 그런대로 곧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 3호선: 교대-고속터미널을 경유하느라 ㄷ자 모양의 괴이한 커브가 생겨 버렸죠. 일산선 구간도 삼송-원당 쪽을 경유하느라 오리지널 경의선에 비해 굴곡이 너무 심합니다.

※ 4호선: 과천선 구간의 경마공원-대공원 경유가 굴곡을 만들고 있고, 용산-서울역 1호선과의 중복 구간도 일종의 굴곡 우회 경로입니다. 남산 아래를 뚫고 도심으로 바로 직행하는 전철 노선이 아쉽습니다.

※ 5호선: 2호선과 겹치는 강북 도심 구간은 매우 심한 굴곡 커브가 이어집니다. 신금호까지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광화문까지 북쪽으로 올라가죠.
오로지 1호선과의 환승을 위해 건설된 신길 역도 긴 환승 통로에 상당한 굴곡이 진 곡선역이 됐습니다.
끝으로, 김포공항도 예외가 아니어서 인근역과 거의 예각을 이룰 정도로 큰 굴곡입니다.

※ 6호선: 마포구에서 지하철이 왼쪽으로 살짝 꺾게 만든 장본인은 상암동의 월드컵 경기장입니다. 6호선 건설 당시, 월드컵 경기장의 건설 예정지가 뒤늦게 그렇게 확정되자 황급히 노선을 바꾸느라 꽤 곤혹을 치렀다고 합니다. 그 대신 택지 개발 계획도 취소되고 월드컵 경기장 후보지에서도 탈락한 5호선 마곡 역은 미개통 노는 역이 되고 말았지요.

※ 7호선: 강남 구간에 고속터미널-상도가 국립묘지를 피해 가는 우회 구간입니다. 직선 구간은 9호선이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 8호선: 분당선과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남쪽에 남한산성을 경유하는 괴상한 굴곡 노선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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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3:11 2010/01/1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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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신설동 지선

성수: 대합실(매표소, 개집표기가 있는 층)까지도 계단으로 오르고, 거기서 또 계단으로 승강장에 올라가서 타는 고가역입니다.

용답: 대합실은 지상이고, 계단으로 승강장까지 한 층만 올라가서 탑니다. 높이가 낮아졌죠.

신답: 대합실과 승강장이 모두 같은 층 지상입니다. 신설동 방면은 계단 이용할 필요도 없이 승강장에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성수 방면 승강장만 육교로 건너갑니다.

용두: 드디어 지하이지만, 대합실과 승강장이 같은 지하 1층에 있고 얕습니다.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는 지하도로 있습니다.

신설동: 대합실 지하 1층, 1호선 승강장 및 환승 통로가 지하 2층이고 2호선은 지하 3층에 있어서 더욱 깊어졌습니다. 더 깊은 곳에 유령 승강장도 있죠?

※ 신도림-까치산 지선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신도림은 지하 2층으로 일단 얕습니다.

중간에 양천구청처럼 자연 채광역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5호선과 같은 층인 까치산 역이 무지막지 깊다는 거겠죠?
물론 그건 다른 이유는 없고 주변이 언덕 때문에 높아서 깊어진 거라고 합니다.
5호선 서쪽은 원래 환승역도 없고 얕은 편이거든요?

※ 지하철을 건설할 때, 건물 아래나 강 아래를 지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단순 도로가 아닌 고가 차도의 아래를 지날 때도 무척 난감해집니다.
제일 돈 적게 드는 개착식 공법(간단하게 위에서부터 땅을 파헤치는)을 쓸 수가 없죠.

2호선 아현 역이 그런 경우라고 하더군요. 중앙을 파헤치지 못하고 양 옆으로 공사를 하느라 터널도 단선 쌍굴이 되고, 무엇보다도 8호선 산성 역처럼 상· 하행 승강장이 단선으로 완전히 분리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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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3:05 2010/01/1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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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선과 복선의 차이

철도에서 단선과 복선은 선로 용량 면에서 서로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단선은 잘 알다시피 마주 오는 열차의 정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일부역에서 교행을 해야 합니다. (기다렸다가 맞은편 열차를 먼저 보내고 진행)
그렇기 때문에 열차가 근본적으로 빠르게 통과할 수 없으며 선로 용량에 매우 큰 제한이 걸립니다.
옛날에 신호 설비마저 열악했을 때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비효율적인 열차 운행 시각표를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열차 속도는 더욱 느렸고 배차간격은 더욱 길어야만 했습니다.

정확한 선로 용량은 대피선이 얼마나 자주 있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아무리 고가감속 차량에 최첨단 신호 설비를 갖추더라도 단선에서 편도 기준 30분 이하의 배차간격은 도저히 무리입니다. 그 이하는 어차피 복선화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그 짧고 열차 운행도 뜸한 편인 지선 구간도 괜히 복선으로 건설된 게 아닙니다.

현재 한국 철도에서 단선 구간인 경춘선, 장항선의 평균 편도 배차간격이 4, 50분대인데, 이게 단선으로서는 거의 한계에 달하는 선로용량으로 운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연도 밥 먹듯이 하고 있으며, 현재 복선 전철화 공사가 한창인 것입니다.
요즘 건설되는 철도는 도로와 경쟁하려면 쫙 펼쳐진 직선 고가 터널에 장대레일, 복선 전철은 필수입니다.

그 반면 복선에서는 30분이 아니라 3분 간격으로 열차를 통과시킬 수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이 좋은 예이죠. 물론 그 정도라면 복선으로도 감당 못 할 선로 용량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 그만치도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아주 일반적으로는 복선의 선로 용량은 단선의 5~7배에 달한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복선 철도는 간단하게 한 선로가 한 방향으로만 운행 가능하게 신호를 정하는 게 매우 직관적이고 용이한지라, 전통적으로 좌측통행 또는 우측통행 이런 한 방법만으로 선로를 이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필요에 따라 건넘선을 따라 선로를 바꿔 가며 어느 방향으로도 열차가 운행 가능하게 좀더 융통성 있는 신호 체계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한 쌍의 선로가 아니라, 단선 병렬이라는 개념으로 바뀌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복선화한 철도는 물론 경부선입니다. 일제 강점기엔 경부선이 경의선과 직결하여 중국까지도 갔기 때문에 경의선도 복선화해 있었지만, 이내 국토가 분단되면서 경의선은 단선으로 줄었다가 (전쟁물자 -_-) 지금 다시 복선 전철화 공사 중입니다. 경부선은 이미 80년대에 수도권 전철 구간이 2복선으로 확장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경인선은 60년대에 복선화해서 전동차 운행이 시작됐다가 21세기에 들어서야 전구간 2복선으로 확장됐습니다.

충북선은 여객이 아닌 화물 수송 때문에 일찌감치 복선 전철화했습니다.
호남선은 KTX 개통에 발맞춰 복선 전철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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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3:03 2010/01/1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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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류와 교류가 바뀌는 전동차 사구간

※ 교류 전기

양 극, 즉 전류의 방향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기. 건전지는 +, -에 맞게 제대로 넣어야 하지만 콘센트 꽂을 때는 방향 같은 개념이 없는 게 이것 때문이죠.
교류 전기는 변압이 자유롭습니다. 전기 활용의 자유도를 직류보다 훨씬 더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변압기를 통해 고압 송전이 가능하고, 고압 송전이 가능하다는 말은 송전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교류 전기는 그 특성상 송전선 부근에 전자파로 인한 유도 장애가 발생하여 취급이 까다로우며(지하에 매설된 인근 전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음), 전동차마다 제각기 별도의 변압 시설을 갖춰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뻘 되는.
여러 모로 교류는 지상의 장거리 철도에 적합합니다. 한국의 표준궤 전기철도는 60Hz 25000V짜리 교류 전기를 씁니다. 광역전철 전동차, 전기 기관차, KTX 포함.

※ 직류 전기

직류는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단순한 전기입니다. 시내 지하철처럼 운행거리가 짧아서 송전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별로 없고, 많은 열차가 조밀하게 운행하는 상황이라면,
대형 중앙 변압기 한 대가 미리 변압해 놓은 저전압을 보내 주는 게 시설 면에서도 값싸고 그 많은 전동차가 제각기 별도로 변압기를 갖출 필요도 없어서 좋습니다. 그래서 대도시 중전철형 지하철은 1500V 직류 전기를 표준으로 씁니다.

※ 수도권 전철의 주요 사구간

1호선 남영-서울역, 청량리-회기
직류와 교류 전기가 바뀌는 구간이어서 잠시 객실 내부의 불이 꺼집니다.
1호선은 10km가 채 안 되는 서울역-청량리 구간만 직류이고 나머지는 전부 지상 교류 구간이죠.

사실 분당선처럼 지하까지 전구간 교류로 만드는 노선까지 있는 마당에, 제 생각에 1호선은 아예 전구간 교류로 만드는 게 더 편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1호선은 이미 천안에서 소요산까지 약 150km에 달하는 초장거리 노선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거기까지는 기술이 안 됐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1호선이라 꽤 얕은 지하에 25000볼트짜리 고압선을 설치하는 건..;; ㅎㄷㄷ
이 지점에서는 전기만 바뀌는 게 아니라 잘 알다시피 코레일 구간과 서울 메트로 구간이 갈리기도 합니다.

4호선 남태령-선바위
1호선과는 달리 지하에 존재하는 사구간입니다. 역시 전기 종류가 바뀌고, 관할 구간과 통행 방향(좌측, 우측)까지 꽈배기굴로 바뀌는 유명한 지점입니다.

한편 1호선은 지하철도 좌측통행을 하고 있죠.
그 반면, 3호선은 90년대 말에 늦게 건설된 국철 일산선 구간이 지하철에 맞춰서 우측통행 직류 전기까지 같이 쓰기 때문에 사구간이 없습니다. 즉, 현재 전국에서 가장 ‘지하철’스러운 광역전철 구간이 일산선인 셈입니다.
1호선과 4호선에는 전기 종류가 다른 구간 때문에 교· 직류 겸용 전동차가 다닙니다. 겸용 전동차는 당연히 교류나 직류 전용 전동차보다 단가가 비쌉니다.

중앙선 용산-이촌
중앙선은 전구간 교류이긴 하지만 아마 상(phase)이 달라서 사구간이 존재한다고도 하고, 또 이 구간을 타 보셨다면 알겠지만 전차선을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다리 아래를 통과하기 때문에 잠시 전기 공급이 중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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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2:44 2010/01/1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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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와 도로의 차이

도로는 과속을 방지하고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 일부러 길을 어느 정도 꼬불꼬불하게 만들기도 해야 하지만,
철도는 지형적으로 가능하기만 하다면, 무조건 곧게만 만드는 게 최고입니다.

철도 차량은 고무 타이어로 다니는 도로 차량보다 동력비가 훨씬 적게 들고 수송력이 월등합니다. 하지만 가감속이 도로보다 매우 더디고, 등판능력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철도는 궤도로만 차량이 다닌다는 특성상, 버스보다도 폭이 더 큰 차량이 도로보다 폭이 훨씬 좁은 선로 위를 다닐 수 있습니다. 즉, 토지 이용면에서 대단히 효율적입니다.

도로는 항공· 해운만치는 아니어도 기상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지만
철도는 사실상 전천후이며, 기상과 가장 무관하게 운행 가능한 교통수단입니다.
멀미 걱정할 필요 전혀 없고, 좌석 안전벨트가 필요없다는 점도 큰 매력.
질량 차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건널목에서 자동차 정도하고 부딪혀 가지고는 승객은 아무런 영향도 가지 않습니다.

철도는 조향(steering)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단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운전을 매우 용이하게 해 주어, 도로를 능가하는 고속 주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선로를 따라 전기 동력원을 손쉽게 공급할 수 있다는 독자적인 장점이 철도의 매력을 매우 높입니다. 이 둘이 연합하여 등장한 개념이 바로 고속철도입니다.
지하철과 고속철도는 사실상 전기철도 기술의 개발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전자: 지하에 매연 없이 고가감속 차량 구현 / 후자: 저렴한 동력원으로 손쉽게 고속 차량 구현

도로는 차들이 진행할 수 있는 방향을 나타내는 비교적 단순한 신호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철도에는 방향은 별 의미가 없고 대신 속도를 제어하는, 비교적 복잡한 다단계 신호/열차 통제 시스템이 존재하며 이에 대해서는 기관사의 고도의 학습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마치 컴퓨터에서 둘 이상의 스레드가 동시에 접근할 수 없는 코드나 리소스를 관리하기 위한 스레드 동기화 오브젝트가 있는 것처럼, 철도에는 폐색 구간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이 구간에는 둘 이상의 열차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도로는 어느 한 곳이 사고나 천재지변 때문에 불통되면 다른 곳으로(고속도로 -> 일반국도 등) 우회가 대부분 가능하지만, 철도는 그렇지 못합니다.

아마도 철도의 가장 큰 단점은 유지 보수 비용이 아닐까 합니다.
도로는 한 번 길 닦고 난 뒤부터는, 과적 차량에 의한 표면 파손이나 큰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가 없는 한, 거의 반영구적으로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반면...
철도는 남자가 매일 면도를 하고, 고기 구워 먹으면서 주기적으로 불판 가는 것만큼이나 빈번하게, 차량뿐만이 아니라 레일 자체에 대한 유지보수와 정비가 필요합니다. 깔끔한 레일이 그냥 유지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지하철도 복선 선로만으로는 원천적으로 24시간 운행이 불가능한 교통수단입니다. 뉴욕 지하철은 예비 선로를 번갈아가면서 쓰면서 24시간 운행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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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2:37 2010/01/1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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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에서 1시간 50분의 가치

서울에서 약 1시간 50분 동안 열차로 갈 수 있는 거리는?

경부선 KTX로는 무려 대구까지 갈 수 있습니다. (293.1km)
호남선 KTX로는 딱 익산까지 갈 수 있습니다. (244.5km)
새마을호로는 (서)대전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약 165km)

그 반면,
중앙선 열차로는 원주까지만 갈 수 있습니다. (108.2km)
아니면 춘천까지가 딱 그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92.8km)

중앙선은 경부선에 비하면 완전 시간이 정지해 버린 노선이란 게 틀린 말이 아니죠.
경부선으로는 급행도 아니고 모든 전철역에 정차하는 1호선 완행 전동차를 타도 그 시간 동안 얼추 천안까지는 갈 수 있습니다. (약 9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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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2:28 2010/01/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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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별 전철 배차간격 등급

평일 N/H 기준 배차간격.

A급 약 4분: 서울 지하철 1호선
B급 약 5~6분: 대부분의 서울 지하철 시내 간선 구간 (2~5, 7호선)
C급 약 6~8분: 서울 지하철 6· 8호선, 경인선-의정부 완행
D급 약 8~10분: 분당선, 일산선 대화 행

이제 여기부터는 슬슬 시각표를 확인하고 타야 정신건강에 좋겠죠.

E급 약 10~12분: 경부선 병점 완행, 5호선 상일동· 마천 지선, 과천· 안산선 안산 행, 7호선 장암 행, 2호선 성수· 신정 지선, 경인선 급행
F급 약 15분: 분당선 보정 행, 용산-덕소선
G급 약 20분: 경부선 천안 완행, 오이도 행
H급 약 30~40분: 소요산 행, KTX광명 셔틀
I급 약 1시간: 천안 급행

개인적으로 역마다 이런 정보가 표시되어 있는 노선도를 제각기 만들고 싶습니다.

- 깊이: 5호선이라면 마포, 영등포시장 같은 역은 색깔이 무지 진하고, 발산 같은 역은 옅음
- 승강장 구조: 섬식, 상대식, 2폼 3선식 등
- 구간별 평균 배차간격: 위의 두 요소가 그래프 상에서 vertex에 대한 속성이라면, 이건 edge에 대한 속성이겠죠. A, B급 구간은 아주 진하고 I로 갈수록 옅어집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21 2010/01/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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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의 어제와 오늘

-- 철도 근성 수련을 원하는 후학들을 위해 알기 쉽게 정리한 한국 철도 역사. ㄳ!

경부선은 우리나라 최장거리 간선 철도망입니다. 고속도로와 철도 모두 경인 다음으로 경부가 건설되었습니다.

  서울-대전: 평지입니다. 열차가 가장 빠르게 달립니다. 지금의 KTX 경부 고속선, 경부 고속도로도 쫙 평행하게 달리기 때문에 서로 거의 만나지 않습니다.
  대전-대구: 소백산맥을 넘느라 경부선에서 가장 험준한 구간입니다. 고속도로 건설할 때도 이 구간에서 순직자가 가장 많이 났습니다. 길도 꼬불꼬불하고 고속선, 고속도로, 기존 철길이 막 제멋대로 교차합니다. 특히 김천이 이 세 길이 한데 만나는 곳입니다.
  대구-부산: 병풍처럼 둘러진 산에 낙동강 따라 천혜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경부 고속도로는 아예 경주 쪽으로 가 버리니 볼 일이 없죠.

1905년 전구간 단선 개통.
일본은 한반도를 영원무궁토록 자기 식민지로 삼으면서 이곳을 대륙 침략의 허브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조선 주권을 빼앗기 전에 철도부터 집요하게 건설했습니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노선이지만, 지름길인 상주, 용인 쪽은 지형이 너무 험해서 피했습니다. 그쪽과 얼추 비슷한 노선인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보십시오. 온통 고가, 터널인데다 전구간 개통도 무려 2004년입니니다. 그 당시로서는 기술로나 돈으로나 엄두를 낼 수 없었죠.

덕분에 김천, 대전, 수원을 경유하게 노선이 결정되었습니다. 특히 대전은 말 그대로 한밭이었다가 순전히 경부선 덕분에 엄청 대박을 보고 발전한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나저나 이 정도 규모의 철도를 놓기 위해 일본의 측량 기사들이 제멋대로 남의 나라 영토와 지형을 허락도 없이 얼마나 철저하고 교묘하게 측량해 갔겠습니까?
거기에다 노동력 착취는 둘째치고, 대대로 살아오던 집이나 밭을 하루아침에 거의 반강제로 헐값에 날린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찮았습니다. 도시화, 산업화가 다 그렇듯이 경부선도 그 당시로서는 이런 흑역사를 남기고서 완공됐습니다.

경부선은 일제 강점기엔 경의선과 직결하여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도 가는 국제 철도의 역할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교통량이 꾸준히 증가하자 1939년 전구간 복선 개통. 일본은 한창 전쟁에 미쳐 있던 차에 이미 또다른 간선인 중앙선을 건설하고 있었습니다. 물자가 부족한 전시인데다 중앙선은 애초부터 험준한 지형에 화물 수송용으로 계획되어서 경부선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하고 굴곡이 심한 노선이 되었습니다. 조금만 언덕 나오면 빙빙 돌아 가고... 평균 운행 시속이 6, 70km밖에 안 됩니다.

그 후 1974년, 서울-수원간 수도권 전철 개통. 그 덕분에, 과거에 증기 기관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수도권 통근용으로 그때까지 운행되던 디젤동차가 서서히 퇴출되었습니다. 동력원만 전기로 바뀐 게 아니라 이 전동차는 서울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과 그대로 직결 운행을 하여 본격적인 지하철 시대도 열었습니다.

  중요한 사실: 개통 당시에는 지금의 중앙선 전철처럼 복선 구간에다 일부 역에 대피선만 설치해서 일반열차와 전동차가 선로를 공유했다는 것. 이때는 역 수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완급 운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옛날에 미국과 소련이 우주 개발 때문에 체제 경쟁을 했던 것처럼 서울 지하철도 북한과의 체제 경쟁의 산물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었습니다.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한 게, 북한에서는 73년에 평양 지하철을 먼저 개통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이미 1920년대에 도쿄 지하철을 개통했으니 우리나라는 고속철은 일본보다 40년, 지하철은 반세기 가까이나 늦은 셈입니다.

1981년 말, 늘어나는 열차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서울-수원 수도권 전철 구간이 드디어 2복선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철도 박물관에 다시 가 본 덕분에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1983년, 새마을호의 서울-부산 운행 시간이 5시간대에서 4시간 40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경부선 어느 구간에 선형 개량을 한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천안-평택 쪽입니다. 현재 경부선, 아니 전국의 일반열차 노선을 통틀어 열차가 시속 140~150km대로 가장 빠르게 달리는 구간이죠. (더 자세한 정보 필요)

1987년, 한국 철도 차량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전후 동력형(PP) 새마을호 디젤 동차가 대우 중공업에서 첫 생산되어 경부선에 투입되었습니다. 스포츠카 같은 날렵한 외형에 디젤 기관차보다 조용하고 가볍고 가속력 좋고, 자체 발전 시설도 있고. 아직 우등 고속이 생기기도 전이었는데 세계 최고급의 호화 인테리어!

저번엔 노선이 개선되고 이번엔 차량이 개선됨으로써 서울-부산 운행 시간이 4시간 10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동대구· 대전만 정차) 비행기 다음으로 빠른 교통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때의 새마을호는 지금의 KTX 이상의 초호화 귀족 열차였습니다. 기내지 레일로드도 88년에 창간했죠.

그 후, 1999~2002년 그 사이에.. 서울-구로 3복선 개통.  (더 자세한 정보 필요)
만성적인 수송력 부족을 호소하던 경인선이 차츰 2복선 으로 확장되고 급행 전동차가 운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맞물려 경부선과 경인선 전동차가 합류하는 서울 구간의 선로 확장도 필요해졌고, 그 때문에 이 구간은 전국에서 선로가 가장 많고 열차가 가장 자주 다니는 3복선이 되었습니다. 완행 전동차, 급행 전동차, 일반열차 이렇게 한 쌍식입니다.

서울 외곽과는 달리 빽빽한 서울 한복판에서 선로 확장이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 구간은 방향별 복복선 대신 비효율적인 선로별 복복선이 되었습니다. 상대식 승강장이 그대로 쌍섬식 승강장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쌍상대식 승강장이 됐습니다.
게다가 선로를 평행하게 쭉 확장을 못하고 대방-노량진 사이에서 일반열차 선로가 꽈배기굴로 전동차 선로 맞은편으로 옮겨 가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사실 경부선은 최소한 수원까지도 3복선이 되어야 할 정도로 용량이 한계에 달했습니다. KTX와 일반열차, 일반열차와 급행 전동차 사이의 만성적인 신호 대기와 지연을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경인선은 전동차밖에 없는 2복선인데도 워낙 절대적인 수요가 너무 많아서 지옥철이고, 경부선은 수요는 경인선만하지 않지만 일반열차 때문에 전동차가 부족해서 지옥철입니다.

2003년 수원-병점 수도권 전철 개통. 경부선 전철의 남쪽 한계가 30년만에 더 아래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천안-수원간 복복선 및 수도권 전철 공사는 1996년부터 진행되어 왔는데, 가장 시급하던 병점까지 먼저 개통을 한 것입니다. 승객 수요보다도 시설 면에서 훨씬 더 시급했습니다. 수원 역은 지금까지 전동차의 종점임에도 불구하고 전동차 회차 시설이 열악했기 때문입니다.

경부선에서 일반열차는 2복선 선로의 내선에서 달리고, 전동차는 외선에서 달립니다. 수원 역에서 운행을 마친 전동차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선로를 바꿔야 하는데, 한쪽 외선에서 맞은편 외선으로 가기 위해 일반열차의 내선 선로를 평면 교차하며 침범해야만 했습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구조로, 경부선 전동차의 잦은 지연과 신호 대기를 야기했으며 전동차 증차에도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열차를 취급하지 않는 인근 지역에 전동차를 입체 교차로 회차할 수 있는 역을 만들고, 천안 개통에 대비한 추가 차량 기지까지 연결해 놓은 것입니다. 이것이 병점 연장 개통의 의미입니다.

  (사례 연구: 한때 청량리-회기 구간에 승객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악명 높았던 전동차 지연의 원인도 맞은편 용산-성북 경원선 전동차와의 평면교차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그게 용산-덕소 노선이 되어서 교차가 해소됐죠. 그러면 회기에서 성북까지 가는 열차 수가 줄었다는 뜻인데, 그 대신 병점에서 출발한 경부선 전동차가 청량리를 넘어 성북까지 가 줍니다. 단, 천안 발 전동차는 여전히 청량리까지만 가죠.)

2004년, 고속철 개통. 전기로 달리는 KTX가 기존선을 임시로 사용하는 대구-부산 구간이 전철화가 끝났습니다. 고속철 개통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일반열차 감축과 정차역 증가, 그리고 새마을호의 급격한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습니다.

2005년, 9년간의 공사 끝에 병점-천안이 2복선 전철화함과 동시에 수도권 전철 구간이 되었습니다. 수도권 전철 운임으로 천안까지 가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새로 건설된 구간은 전동차 완급 혼합 운행을 위한 대피선도 마련되어 있어 수원 이북보다 수월하게 전동차가 달릴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때 천안-조치원 구간도 전철화가 완료되어 경부선, 충북선, 중앙선의 삼각 전철 노선망이 완성되었습니다.

끝으로 지난 2006년 말에 경부선 전구간이 전철화가 끝났습니다. 이것도 최소한 90년대 말부터 꽤 오래 끈 공사였는데 한국 철도의 오랜 숙원을 이뤘습니다. 지형이 험준한 추풍령 쪽의 선형 개량 공사도 같이 했습니다.
경부선 첫 개통 100년만의 일이고 우리나라 국력과 교통 수요를 감안할 때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사실 고속신선 건설보다도 기존선 전철화부터 먼저 해야 했습니다.

중앙, 영동, 태백선 쪽에서나 볼 수 있던 전기 기관차가 서울-부산간 노선에도 투입되어 쌩쌩 달리는 것을 보노라면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낍니다. 가감속력 좋고(지연 만회에도 유리함) 수송원가가 훨씬 더 싸고, 조용하고 운전하기도 관리하기도 더 편해서 기관사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일부 철도매니아들은 경부선 전철화가 고속철 개통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고 경사· 쾌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13 2010/01/1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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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전기 시설

※ 전기 시설

교류 전기 원리의 발견은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전자기 문명을 만들어 낸 주역임이 틀림없습니다.
예전처럼 기껏해야 화학 전지로 몇 볼트짜리 저전압 전류나 일시적으로 장난감 수준으로 만들어 낸 게 아니라 운동 에너지로 마음껏 전류를 손쉽게 대량생산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변압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변압이 손쉽다는 말은 고압 송전이 가능하다는 말이고 그 말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장거리 송전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전기 에너지는 말 그대로 번개 같은 속도로 끊임없이 흘러가 버리며, 화학적인 방법으로 석유만치 충분한 에너지를 단시간에 많이 축적해 놓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 시간은 주유 시간보다 훨씬 길며 축적량도 부족합니다. 전기 자동차가 실용화가 못 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차선으로부터 실시간으로 계속 흐르고 있는 전기를 받아서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4대 교통수단(도로, 철도, 항공, 해운) 중 오로지 철도에만 충분히 승산이 있는 방식입니다. 또한 역으로 철도는 그야말로 전기 철도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제 물 만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송 원가 낮고, 내연 기관보다 동력비 조절이 쉽고, 소음· 진동 적고... 특히 환기 시설이 열악한 지하철에서는 배기가스가 없는 전기 에너지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일한 동력원입니다. 물론 전철은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매우 높다는 단점은 존재하지요.

장거리 송전에 대한 유리함 때문에 일반적으로 간선 전기 철도는 교류 전기를 사용합니다. 이 경우 동력차는 초고압으로 송전된 전기를 자기 용도로 전압을 낮추는 변압기를 자체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컴퓨터에서 파워 서플라이어 같은 부품이 되겠네요.

그 반면, 단거리에서 열차들을 매우 촘촘하게 운행하는 지하철은 송전 손실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그냥 대형 변압기 하나가 만들어 낸 저전압 직류 전기를 바로 보냅니다. 이 경우 전동차들은 변압기를 제각기 갖출 필요가 없으니 경제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고압의 교류 전기는 흐르면서 자기장, 전자기파 등의 side effect를 만듭니다. 고압선 아래에 있으면 뭐 머리가 아프고 TV 화면이 왜곡되고 백혈병에 걸리고.. 말이 많습니다. 지하철에 설치된 교류 고압선은 통신선 같은 다른 도시 지하 기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 모로 직류보다 취급하기 까다로운 셈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기술적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단지 사람이 문제될 뿐입니다.

※ 사례연구

노선이 주로 달리는 곳(지상/지하), 전동차의 전기 종류(교류/직류), 그리고 통행 방향(좌측/우측).

1. 지상,교류,좌측: 경인선, 경부선, 안산선, 경원선, 중앙선 (거의 모든 국철 수도권 광역전철)
2. 지하,교류,좌측: 분당선, 과천선
3. 지하,직류,좌측: 서울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
4. 지하,직류,우측: 서울 지하철 2-8호선 (거의 모든 서울 지하철), 일산선

제일 국철-_-스러운 성향이 1이고, 제일 지하철스러운 성향이 4입니다.
그리고 그 과도기에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2와 3, 그리고 국철임에도 시설이 완전히 지하철에 동화된 일산선입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은 1과 3이 직결 운행하고, 4호선은 2와 4가 직결 운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000
100
110
111
의 패턴이 발견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동차에도 이에 맞춰 교류 전용인 철도공사 전동차, 직류 전용인 지하철 전동차가 있고 교· 직류 겸용 전동차도 있습니다.
겸용 전동차가 단가가 더욱 비쌉니다.

* * * * * * * *

지하철은 하나하나 다 따지고 분석하고 뭔가 재미와 의미를 발견할 만한 "스펙"이 많아요.
승강장, 토목, 전동차, 모터, 전기, 배선 등등등등 ㄳ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09 2010/01/1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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