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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프로그래밍 언어)계에서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는
자동차 엔진으로 치면 로터리 엔진, 발전소 업계로 치면 핵융합 발전 같은 뭔가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아직 좀 시궁창인 그런 떡밥스러운 영역으로 간주되는 것 같다.

전산학을 전공해서 PL 수업을 들은 분이라면 이미 잘 아시겠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란 크게 절차형과 선언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절차형은 튜링 기계라는 컴퓨터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여 메모리로부터 값을 읽은 뒤 연산을 수행해서 값을 변경하고, 메모리 위치도 바꾸는 절차를 순차적으로 일일이.. 즉 HOW 위주로 기술하는 언어이다. 정보 올림피아드 경시부가 다루는 것은 응당 절차형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작성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덧붙이자면 튜링 기계에다가 데이터뿐만 아니라 코드, 즉 상태 변환 로직까지 동일한 메모리에다 올려서 해석하는 계산 모델이 바로 오늘날 컴퓨터의 근간이 된 프로그램 내장형, 즉 폰 노이만 모델이다. 자동차 엔진로 치면 정말 외연 기관에서 흡입-압축-폭발-배기 4행정 내연 기관으로 변모한 수준의 발전이 아닌가 싶다.)

한편, 선언형은 우리가 원하는 솔루션의 정의 내지 조건이 이러하다.. 라고만 써 주는 형태의 WHAT 지향형 언어이다. 그러면 컴퓨터가 알아서 문제를 풀어 낸다.
따지고 보면 데이터베이스 질의어인 SQL은 DLL, EXE 같은 실행 파일을 만드는 용도의 언어가 아닐 뿐이지 아주 대표적인 선언형 언어이다. 복잡한 DB에서는 질의어를 만드는 것도 굉장히 복잡한 일이 되며, 두 DB간의 JOIN은 어떻게 시키고 어느 구문부터 풀이해서 최적의 성능으로 질의를 수행할지 결정하는 것도 아주 어려운 축에 든다. 이런 거 성능 소요 시간을 몇 % 단축시키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내면, DB를 연구하는 전산학과 대학원 연구실에서는 그게 곧바로 논문감이 된다.

흔히 인공지능 문제 풀이형 언어로 알려져 있는 프롤로그도 선언형 언어이다. 이건 진짜 여러 변수들을 선언한 뒤 변수들간의 인과관계를 쭈욱 나열해 주면 이를 바탕으로 언어 런타임이 문제의 답을 찾아 낸다.

까놓고 말해 절차형 프로그래밍 언어로 "아인슈타인의 퍼즐" 같은 걸 풀려면, 프로그래머가 재귀호출에 각종 백트래킹 알고리즘을 직접 구사해야 하니 앞에서 말했던 정보 올림피아드 경시부 급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프롤로그에서는 "영국인.집 = 빨강, 스웨덴.애완동물 = 개" 이런 식으로 단서만 주어진 규칙대로 쓴 뒤 쿼리를 날리면 금붕어를 기르는 사람의 국적을 구할 수 있다.

아마 네모네모 로직이나 스도쿠 같은 것도 해답이 갖춰야 할 조건을 명시하는 것만으로 바로 풀 수 있지 싶다. 단서들을 바탕으로 뺑뺑이를 돌리는 추론 과정은 언어 런타임 내지 엔진이 해 준다.
대학 학부 시절, OR개론 수업 때 잠시 접했던 선형계획법 문제 풀이 프로그램인 k-opt도 역시 지정된 문법에 따라 변수와 부등식들을 써 놓고 최소화/최대화 조건을 명시하면 프로그램이 해를 찾아 주니.. 일종의 선언형 프로그래밍 언어 런타임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절차형 언어의 컴파일러는 최적화를 하는 게 기계어 코드 생성이나 멀티코어 병렬화 같은 아주 미시적인 것과 관계가 있는 반면, 선언형 언어의 수행 방식을 최적화하는 것은.. 거시적인 알고리즘 전략까지 결정해야 하니 더욱 까다로울 것이다. 미시적인 건 해당 언어 엔진이 아주 정교하게 구현되어 있지 않은 이상 신경 쓰기 힘들다.

앞서 언급한 SQL이나 프롤로그는 선언형 프로그래밍 언어 중에서 일종의 '논리 지향'인 물건들이다. 그런데 선언형의 하위 범주로는 '함수 지향',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게 있다. 이게 절차형보다는 좀 더 수학자스러운 형태로 컴퓨터를 부려먹는 방법을 기술하는 방법론이라고 한다. (함수형이 여느 절차형 프로그래밍과 계산 능력이 동등하다는 것은 튜링 기계와 람다 대수가 동치라는 것이 증명됨으로써 알려져 있다.)

순수한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에서는 지저분한 대입 연산이 없고 한번 생성된 값은 변경 없이 계속 그 값으로 남아 있다. 새로운 값이 계속 생성될 뿐이다. 사실 문자열을 이런 사고방식으로 처리하는 라이브러리나 언어, 프레임워크에서는 이미 있는 문자열을 변경하는 게 굉장히 어렵기도 하다. Windows RT의 String 클래스도 그랬던 걸로 기억..

함수형 언어에서는 대입이 없으니 응당 뺑뺑이 loop도 있을 수 없다. loop을 대신하는 것은 재귀호출이다! loop조차도 기존 값을 계속 바꾸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값을 자꾸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는 뜻이다.
처음에 해답의 범위가 0부터 100 사이에 있었다면 그 다음 턴에는 0부터 50 (log n 시간 복잡도), 혹은 0부터 99로 자가호출이 이뤄지고, 이것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반복된다. 왜냐하면 이 문제의 솔루션이 바로 그런 형태로 귀납적으로 정의돼 있기 때문이다. 팩토리얼이든, 두 수의 최대공약수이든, 정렬이든 다른 무엇이든.

이 패러다임에서는 함수가 다른 여느 데이터와 완전히 동일한 수준으로 다른 함수의 인자가 될 수 있고, 특히 이름 없이 함수의 몸체만을 여느 값처럼 달랑 전해 줄 수 있고, 다른 함수로부터 합성되고 유도된 새로운 함수가 함수의 리턴값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함수가 동작하는 데 필요한 주변 문맥은 클로저라는 물건이 알아서 다 처리해 준다.
C/C++의 함수 포인터에 머리가 굳은 프로그래머라면 calling convension은 무엇인지, this 포인터가 포함된 멤버 함수인지, pointer-to-member라면 다중 상속으로 인한 부가 오버헤드는 없는지 같은 디테일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질 것이다.

함수형 언어에서 if문은 응당 자기 자신도 조건이 만족하는 쪽의 값을 되돌리는 함수 형태이다.
그러나 if는 조건이 만족하는 쪽만 '계산'이 행해질 터이니 if(a) b; else c; 를 나타내는 if(a, b, c)는 통상적인 함수 호출 func(a, b, c)와 의미상으로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다. 예약어로 따로 해석되고 취급을 받아야 할 듯하다.

물론 이런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컴파일러가 최적화해 줘야 하는 것, 그리고 언어 런타임이 해 줘야 하는 오버헤드가 적지 않다. 끝없이 새로운 값을 생성해 내더라도 이제 참조가 끝나서 더 쓰이지 않는 값은 GC가 알아서 제거해 줘야 하고, 재귀호출, 특히 tail recursion 정도는 알아서 메모리 복잡도를 O(n) 급으로 늘리지 않는 일반적인 loop처럼 돌아가게 컴파일러나 런타임이 최적화를 해 줘야 한다. 함수를 값처럼 부드럽게 다루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단순 함수 포인터 이상의 추상화 계층이 필요하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X라는 함수가 있는데.. 얘는 a라는 인자를 받고는,
b라는 인자를 받아서 a에다가 b를 더한 값을 되돌리는 Y라는 함수를 되돌린다고 치자.
결국 Y는 X라는 함수가 호출될 때 전달되었던 매개변수 내지 그때 생성된 X 내부의 지역 변수에 의존하여 동작하는데..
나중에 Y가 단독으로 호출될 때는 X라는 함수는 실행이 끝나고 그 문맥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어찌하리?
이런 딜레마를 피하기 위해 C/C++ 언어는 애초에 함수 안에 함수를 만드는 걸 지원하지 않는 쪽으로 설계되었으며, C++의 functor 같은 것도 전부 자기가 자체적으로 데이터 멤버를 갖고 있는 객체 형태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아무리 대입이 사이드 이펙트가 남는 지저분하고 기피되어야 하는 연산이고.. 다른 모든 연산을 loop 대신 재귀호출로 때운다 해도.. 당장 외부 파일/키보드로부터의 input은.. 대입 연산 없이는 감당이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리고
return t1.len() > t2.len() ? t1: t2
처럼 그 재귀호출의 결과값을 취사 선택하는 간단한 판단을 위해서라도 임시 변수에 대입하는 것 정도는 근본적으로 전혀 없을 수가 없다.
어디 그 뿐이랴. 대용량의 단일 데이터를 대상으로 여러 함수들이 포인터만 주고받으며 동작하다 보면, 한 함수가 자기 argument 안에 입출력 대상인 모든 데이터를 집어넣는 것은 무리가 있다.

허나 함수형 프로그래밍이 성능면에서 불리한 요소만 있는 건 아니다. 대입으로 인한 side effect 같은 게 없으니 소스 코드의 정적 분석은 더 용이할 것이고 병렬화 등 입맛에 맞는 최적화에도 더 유리할 것이다. 애초에 선언형 프로그래밍 언어는 구체적인 실행 방식은 그런 똑똑한 컴파일러나 언어 엔진에게 맡기고 있으니까.
이러니 PL 분야를 연구하는 전산학자나 수학 덕후들이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에 더욱 열광하는 듯하다. 저런 패러다임이 응집도· 결합도 같은 소프트웨어 공학적인 측면에서 더 깔끔한 코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덤이다.

대학교 전산학과에서는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로 보통 Scheme을 실습하는 편이다. 본인도 먼 옛날 학부 시절에 '프로그래밍의 이해(PP)'라는 과목을 통해 그 물건을 접했으며, 그걸로 무슨 다항식의 곱셈을 하는 프로그램도 숙제로 만들고 여러 덕질을 했었다. 함수형 언어의 진짜 본좌라고 일컬어지는 Haskell 같은 건 난 모름.;;

여담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온갖 복잡한 괄호가 배배 꼬여 있는 Scheme 코드는.. 언어학에서 문장 구문 분석을 괄호로 표현해 놓은 것과 사뭇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S (NP .. ) (VP ...)) 이러는 식.
Schme에서는 S 대신에 define, lambda, if 따위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는 본인은 <날개셋> 한글 입력기 개발에 도움이 안 되는 건 진짜 생까고 무시하던 시절이어서 그 코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 왜 괜히 계산 과정을 이 따위로 어색하게 표기를 하는지..??
그건 사칙연산 같은 기초적인 연산자조차도 통상적인 표기법이나 우선순위를 깡그리 무시하고 정말로 오로지 함수 위주로.. 프로그래밍이, 아니 계산(computing)이라는 작업 자체를 몽땅 주어진 규칙대로 피연산자들을 처리해서 reduce하는 과정이라고 극도로 추상화한 귀결일 것이다. 일종의 발상의 전환인 것이다. car, cdr 명령이 튜링 기계로 치면 메모리 셀을 이동하고 값을 읽는 동작에 해당할 것이다.

단, Scheme도 마냥 순수 함수형 언어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경우 대입 연산이 있을 수 있고 일부 절차형 패러다임 구문을 집어넣을 수도 있다. 마치 C#에서 부분적으로 unsafe, unmanaged 코드를 집어넣듯이 말이다.
그리고 반대로 C++ 역시, 기본적으로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주류로 내세운 절차형 언어이지만 최근에는 함수형 프로그래밍 패러다임도 받아들여서 람다 함수를 기존 함수 포인터나 functor의 대용으로 쓸 수 있게 되었듯이.. 요즘 언어들의 대세는 자기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다른 패러다임에서도 유용한 건 적극 받아들이는 것인 듯하다.

과연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가 그저 대학교 과목에서나 잠깐 접하고 마는 떡밥 내지 PL 분야의 연구자들만 쓰는 도구 수준을 넘어.. 현업에서 적극 즐겨 쓰이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지금 현업에서 전혀 안 쓰인다는 말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수학 덕후, 컴덕후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상이 강한 편이니 말이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함수형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을 실현해도 될 정도로 요즘 컴터 환경이 좋아지자, 각종 언어들에도 이 패러다임이 적극 많이 도입되고 이게 유행을 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담으로, 람다 대수를 고안한 앨론조 처치는 family name이 어째 '교회'다..;; 독실한 신자 가문이기라도 했나 싶은 잡생각이 든다.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 이름 없는 함수에서 재귀호출을 해야 할 때 함수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this, self 같은 키워드는 없는가 싶다.
이 의문은 C++에서 람다 함수가 추가되었을 때부터 여러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으며, std::function에다가 자신을 저장한 뒤, 그 변수명을 캡처로 도로 넘겨 줘야만 재귀호출이 가능하다. Scheme 역시 일단 def로 자기 이름을 지은 뒤, 그 이름을 호출해 줘야 된다.

재귀호출을 그렇게도 좋아하는 함수형 언어가

[](int x) { return x<=1 ? 1: this_func_itself(x)*(x-1); }

개념적으로 this_func_itself에 해당하는 키워드 같은 건 정말 없는 건지 신기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4/12/28 08:39 2014/12/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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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옛날 GWBASIC 추억 얘기를 또 늘어놓아 보겠다. 예전에 했을 법도 해 보이는데 여러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니 안 한 것 같다. 베이직 얘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건 한 2년 만의 일이다.

GWBASIC은 초딩이었던 본인을 프로그래밍의 세계로 이끈 추억의 장난감이다.
본인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가 다른 전자 기기와는 뭔가 차원이 다른 대단한 물건이라는 걸 실감했다.
텔레비전은 오로지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는 물건인 반면, 컴퓨터는 내가 직접 명령을 내려서 모니터에 찍히는 글자의 색깔을 바꿀 수 있고, 내가 원하는 화면을 구성할 수 있고, 그림도 그릴 수 있고 소리도 내고 파일로부터 정보를 읽고 쓰면서 뭔가 '나만의 능동적인 세계'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은 딱히 머리가 빨리빨리 잘 돌아간다거나 수학 덕후 최적화 덕후 기질이 있지는 않았다. 단지, 새로운 세계를 표현하는 것 자체에 집착했다. 그래서 정보 올림피아드도 경시에서는 영 재미를 못 보고 그 대신 공모 부문에서 다 입상했다.

GWBASIC은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대화식 구조라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다. 행번호에 GOTO문 남발은 굉장히 기괴하고 거추장스러운 개념이긴 하지만, 행번호가 없는 명령은 곧장 실행되고, 행번호가 붙은 명령은 메모리에 등록되어서 나중에 행번호 순으로 한꺼번에 실행된다는 그런 발상은... 참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듯하다. RUN, MERGE, DELETE, CHAIN처럼 기억된 프로그램 자체를 확장하거나 바꾸는 명령이 있다는 것도 기괴하고 말이다.

GWBASIC에는 프로그램을 불러오거나 저장하는 명령으로 LOAD, SAVE가 있다. 그런데 GWBASIC은 좀 특이한 게, 여느 프로그래밍 툴처럼 소스 코드를 plain text로 저장하는 게 아니라 내부 바이너리 바이트코드로 저장하는 게 기본 옵션이다. 바이트코드는 같은 소스를 저장했을 때 plain text보다 크기가 작고, 로딩/저장 속도도 더 빠르다는 이점이 있다.

세월이 워낙 많이 흘렀기 때문에 지금은 그 바이트코드의 포맷이 다 알려져서 인터넷에 굴러다닌다. 포맷이 정식으로 공개된 건지 아니면 해커들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해서 알아낸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소스 코드를 볼 수 있게 저장하려면 SAVE"파일이름", A라고 뒤에 A를 덧붙여야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P라는 옵션이 있다. P 옵션은 A와는 반대로 소스 코드를 내부 바이너리 코드로 저장하되 그걸 XOR 기반의 간단한 암호화까지 해서 저장한다.
P 옵션으로 저장된 소스는 불러와서 실행은 가능하지만, LIST로 내용을 열람하거나 코드를 수정할 수 없다. 따라서 비록 GWBASIC에 소스 코드를 EXE로 컴파일하는 기능은 없지만, 다 만든 프로그램을 남에게 인계할 때는 P 옵션으로 저장된 프로그램 파일을 전해 주면 소스 코드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말이다.

그러나 그 시절의 GWBASIC에 무슨 전문적인 코드 암호화나 난독화 기능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겨우 그 정도의 허접한 보호 기능은 당연히 뚫리고도 남았다.
P 옵션의 암호화 방식도 다 알려져 있고, GWBASIC의 버그를 이용하여 보호 기능 자체를 뚫어 버리는 방법도 존재한다. 이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베이직 프로그래머들 사이에 나돌던 공공연한 비밀 테크닉이었다.

자, 0xFF 문자 2개로 구성된 2바이트짜리 파일(가칭 UN.BAS)을 만든다. 간단하지만 키보드로 바로 입력할 수 없는 문자이긴 한데.. 헥사 에디터를 쓰든지 아니면 GWBASIC 자체를 이용해서 이런 파일을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짜서 돌려도 된다.

그 뒤, P 옵션이 붙은 임의의 소스를 LOAD한 뒤, 그 상태에서 UN.BAS를 뒤이어 LOAD하고 나면..
기존 소스의 프로텍션이 풀리고 LIST 열람이 가능해지는 걸 볼 수 있다. 마법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뿐만이 아니다.
NEW를 입력해서 기억되어 있던 소스를 다 지운 뒤에도 UN.BAS를 LOAD하면.. 방금 지워졌던 소스가 되살아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도대체 어째서 가능할까? (UN.BAS는 0xFF 0xFF일 뿐, 저 소스 코드 자체가 들어있는 거 절대 아님.. -_-)
사실, GWBASIC은 내부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바이트코드를 디코딩해서 LIST로 출력하고 소스 코드를 고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를 간단한 boolean 변수 하나로만 판단하는 듯하다. 저장할 때 XOR 인코딩 여부 역시 그 변수로 판단하며, 불러올 때의 XOR 디코딩 여부는 파일 앞부분에 있는 헤더로 판단한다.
그러니, 그 메모리 주소의 값만 바꿔 버리면 프로텍션을 곧바로 풀 수 있다. GWBASIC의 보안 체계는 근본적으로 허술했던 것이다.

그리고 GWBASIC의 고유 파일 포맷에 따르면, 프로텍션이 걸리지 않은 파일은 0xFF로 시작하고, 걸린 파일은 0xFE로 시작한다.
그러므로 0xFF 0xFF 2바이트짜리 파일은 GWBASIC으로 하여금 프로텍션 플래그는 해제하지만 그 뒤에 거의 즉시 파일이 끝나 버리기 때문에 메모리 상의 다른 소스 코드는 건드리지 않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원래는 그렇게 파일이 갑작스럽게 끝났을 때의 처리를 GWBASIC이 깔끔하게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졸지에 프로텍션만 풀어 버리는 게 가능한 듯하다.
NEW를 한 것까지 어떻게 undo를 하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런 게 오늘날의 소프트웨어 보안 용어로 치자면 일종의 버그이고 exploit이다.
만약 GWBASIC이 Windows, Office, Visual Studio처럼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제품이고 GWBASIC이 세계 기업들의 돈줄을 좌지우지하는 솔루션이었다면 이건 뭐 당장 긴급 업데이트/패치감이 됐을 것이다. 회사의 자산인 소스 코드가 간단한 해킹으로 죄다 유출되게 생겼으니 말이다.

업데이트 명분으로 맨날 귀가 따갑도록 나오는 “악의적으로 조작된 파일을 열 경우 임의의 코드가 실행... 까지는 아니어도 뭐가 어찌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이 Microsoft 모 제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문구가 가리키는 게 바로 이런 거다.
자그맣게 조작된 파일이 GWBASIC의 저장 프로텍션을 풀어 버리니, 이 꼼수가 보안의 관점에서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되어서 문득 글을 써 보았다.

옛날에, 286 XT/AT를 갖고 '교육용 컴퓨터' 이러던 시절에는 단색 그래픽 모드에서 동작하는 여러 '교육용 소프트웨어'들도 있었다. CAI라고 들어 보셨는가?
'약수와 배수', '컴퓨터 개론' 같은 타이틀이 있었는데, 개중에는 정말 놀랍게도 GWBASIC으로 개발된 것도 있었다.
물론 런타임인 GWBASIC.EXE와 소스 코드들은 다 파일 이름과 확장자를 교묘하게 바꿨고, 실행은 CAI.BAT라는 파일로 했다.

소스 코드를 열어 보니 당연히 프로텍션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본인은 저 테크닉을 이용하여 프로텍션을 풀고 코드를 열람해 보기도 했다. 분량이 상당히 방대했으며 지금 다시 봤으면 여러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발견했을 법도 해 보지만, 본인은 그 당시엔 프로그래밍 실력의 부족으로 인해 그다지 충분한 재미를 못 봤다.

그 느리고 허접한 GWBASIC으로 자체 한글 출력과 그것도 모자라서 입력까지 구현했는데 과연 어떻게 구현했을지가 궁금해지지 않는가?

GWBASIC의 후신인 QBasic이야 고릴라 내지 NIBBLES 같은 예제 게임 프로그램이 MS-DOS 5.0에 같이 곁들여 제공되기도 했다.
순수 GWBASIC으로 근성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먼 옛날에 무슨 허접한 자동차 경주 게임 같은 걸 본 게 마지막이다. 각 스테이지의 이름은 태양계의 행성 이름이었는데... 기억하는 분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상용 제품인 QuickBasic도 GWBASIC의 전통을 이어받아 소스 코드를 자기 고유 포맷으로 저장하는 기능이 있었다. 물론 GWBASIC과 호환되는 포맷은 아니었다. 그리고 축소판인 QBasic은 그런 기능이 없다.
지금은 '큐베'라고 하면 음악 DAW 프로그램인 큐베이스(Cubase)가 먼저 떠오르는 세상이 됐으니 이것도 격세지감이다.

* 그리고 GWBASIC과 관련된 추가 여담.
IBM PC(=도스)용으로 이식된 GWBASIC이야 기본 프롬프트가 Ok이지만, 더 구닥다리 8비트 롬 베이직 같은 걸 보면 프롬프트가 READY인 경우가 있다. 빌 게이츠 아저씨가 GWBASIC을 최초로 만들 때 원래 의도했던 메시지는 ready였다고 한다.
그 사고방식은 오늘날 같은 Windows+GUI 시대에까지도 남아 있다. Excel이나 Visual Studio, 심지어 MFC 기본 어플이.. 내부적으로 더 처리할 메시지가 없이 사용자의 입력만 기다리는 idle 상태로 진입했을 때 아래의 상태 표시줄에 나타나는 메시지는 바로 Ready이며, 우리말로는 그냥 '준비'이다.

그랬는데 ready가 ok로 바뀐 이유는.. 메모리를 단 3 바이트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뿌우우... 묵념.

단, Ok도 다 대문자 OK도 아니고, 대문자 O에 소문자 k로 정해진 이유는 본인으로서는 지금도 알 길이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4/10/15 08:23 2014/10/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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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에서 구조체나 클래스는 통상적으로 global scope에서 선언되거나 기껏해야 다른 클래스 내지 namespace의 내부에서 선언된다. 즉, 어차피 비실행문들만 있는 곳에서 선언되는 편이다.
그러나 실행문으로 이뤄져 있는 함수 안에서 이들을 새로 선언하는 것도 문법적으로 가능하다. 다시 말해, 변수를 선언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변수들의 type을 결정하는 구조체나 클래스를 즉석에서 선언해 쓰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다른 곳에서 두고두고 재사용하는 구조체가 아니라 함수 한 곳에서 튜플 같은 형태로 잠깐만 사용하고 마는 구조체라면, 이런 식으로 함수 안에서 간단히 선언해서 사용하면 좋다. 하긴, 그러고 보니 struct, class, union, enum뿐만 아니라 typedef도 실행문과 비실행문 문맥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물건이다.

함수 안에서 클래스 같은 걸 따로 선언하는 건 C#에서는 가능하지 않으며 C++만의 전유물인 듯하다.
이렇게 함수에서 선언된 자료형은 유효 범위도 마치 지역변수처럼 그 함수 안으로 완전 local하게 한정된다. 그래서 각종 IDE 같은 데에 명칭이 뜨지도 않는다. 지금부터는 이와 관련해서 좀 더 기괴한 이야기들을 풀어 보겠다.

1. 무명 자료형

C/C++에는 '이름 없는' 구조체/클래스/공용체 따위의 개체가 있을 수 있다. '이름 없는' 함수 그 자체만의 선언은 지원되지 않아서 함수형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이 도입된 C++0x 이후에서야 람다와 함께 등장한 반면, 이름 없는 복합 자료형이라는 개념은 있었던 것이다.

class {
public:
    int x,y,z;
} obj;

C#이나 자바 스타일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C/C++은 자료형의 선언과 해당 자료형에 속하는 변수의 선언을 동시에 할 수 있다. class OBJ { ... } a,b,c; 도 OBJ a,b,c;나 심지어 int a,b,c;와 개념적으로 같다.
class, struct, enum, union 등을 선언한 뒤에는 닫는 중괄호 다음에 세미콜론을 반드시 붙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름 없는 자료형은 자료형의 선언과 함께 변수 선언도 같이 해 주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차이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얘는 이름이 없는 일회용 자료형인 고로 그 자료형을 선언하는 구문이 끝난 뒤에는 그걸 지칭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변수가 단 하나라도 같이 선언돼 있어야 나중에 C++11의 auto 라도 써서 그것과 동일한 자료형의 변수를 추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무명 자료형이라는 개념은 대개 한 자료구조 내부에서 구조체와 공용체를 섞어 가며 쓸 때 유용하지만, 그렇잖아도 일회용 성격이 강한 local 자료형에서도 더욱 의미가 있다. 굳이 이름을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생각하는 복합 자료형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쓰게 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local뿐만 아니라 global scope에서도 무명 자료형을 얼마든지 선언해서 쓸 수 있다. C/C++의 오묘한 면모 중 하나이다.

2. 함수 안에 함수

C/C++은 복합 자료형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무명으로 선언할 수 있고, 그 안에 또 다른 복합 자료형을 nested된 형태로 선언하고 집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실행되는 코드의 집합인 함수를 그렇게 일종의 값처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지는 않았다.

함수 자체를 다른 함수에다가 전달하는 것은 그나마 함수 포인터가 있으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건 자료형, 함수명 등에 대한 작명이 필요하며 기계 중심적이고 융통성이 부족했다. 또한 함수 안에다가 또 일회용으로 간단히 쓰고 마는 함수를 잠깐 선언하는 것도 가능치 않아서 global/class scope 차원에서의 선언이 필요했다. 남는 건 매크로 함수밖에 없지만 이게 얼마나 구조적으로 허접한 물건인지는 역시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수준이고.

void func()
{
    void simple_func(int x) { }

    simple_func(0);
    simple_func(1);
}

nested function은 C와 파스칼의 큰 차이 중 하나이기도 했다. 파스칼은 지원하지만 C/C++ 계열은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가변 길이 배열만큼이나 언어 차원에서 결코 지원되지 않을 금기 봉인 사항이기라도 한가 궁금하다. 다만, 옛날에 gcc던가 극소수 C 컴파일러에서 확장 옵션을 통해서 nested function을 지원하는 걸 본 것 같다.

물론, 중첩 함수를 써서 할 수 있는 일은 중첩 함수라는 개념이 없이도 완전히 똑같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등가 교환이 가능하다. 마치 클래스에서 public과 private 구분을 해 주든, 아니면 전부 싸잡아 public인 struct로 코드를 작성하든.. 이것은 코드의 유지 관리의 편의성 내지 정보 은닉하고만 관계가 있지 프로그래밍 언어의 구조적인 계산 능력과는 무관한 것하고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C/C++은 nested 함수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은 듯하다. 정수 타입에 subrange 같은 개념도 없을 정도이니 뭐~

지금이야 람다 덕분에 함수 안에 함수의 선언이 사실상 가능해졌다. 캡처 같은 새로운 개념도 같이 도입됐다. 하지만 이건 일반적인 함수와 개념적으로 같은 물건은 아니다.
C++에서는 (1) 중첩 namespace 안에 들어있는 함수가 얼추 비슷한 개념일 수 있으며, 이것 말고도 좀 더 직접적으로 함수 안에 함수를 만드는 것이 편법 우회 경로로 가능하다. (2) 바로 함수 안에 클래스를 선언하고 멤버 함수를 정의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int main(int argc, char* argv[])
{
    class A {
    public:
        static void Func() { puts("function inside function"); }
    };
    A::Func();
    return 0;
}

특히 static 함수는 this 포인터를 사용하지도 않으니 진짜로 일반 함수와 다를 바가 없다.
함수 안에다 구조체를 정의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완전한 형태의 클래스를 정의하고 멤버 함수를 정의하는 것까지도 가능하다니 놀랍지 않은지?

단, 이런 지역 클래스에서 멤버 함수를 선언할 때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제약이 하나 걸린다. 함수의 몸체는 반드시 그 클래스 안에서 저렇게 정의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아까 무명 자료형에서 변수 선언을 바로 안 해 줄 때처럼 경고가 뜬다.

비주얼 C++의 경우 일단 C4822 경고만 뜨고 그걸 실제로 호출까지 한 경우 링크 에러가 났지만, 요즘은 그 즉시 C3640 에러도 같이 나오는 듯. 링크 에러가 더 친절하게 컴파일 에러로 바뀌었다.
클래스의 밖인 그 함수 몸체 안에서 또 void A::Func() { } 이런 식으로 함수 몸체를 따로 정의하는 건 문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이유로 인해, 지역 클래스는 static 멤버 함수는 가질 수 있는 반면 static 멤버 변수(=데이터)는 가질 수 없다.
그건 함수 안의 일반 static 변수와 같은 취급을 받으려나 궁금했는데, 만들어 보니 그건 언어 문법 차원에서 허용되지 않으며 곧바로 컴파일 에러가 난다. static const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름 없는 클래스도 static 멤버 변수를 사실상 가질 수 없을 듯하다. 사실, 이름 없는 클래스에다가 그런 것까지 바라는 것 자체가 변태 도둑놈 심보이긴 하다. ㅎㅎ
멤버 함수야 몸체를 클래스의 선언부 안에다 강제로 집어넣는 식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static 변수는 결국 클래스 밖에서 따로 정의를 해야 하는데, 클래스 이름이 없으니 정의를 할 수 없어서 링크 에러가 나기 때문이다.
이거 정말 복잡한 문제다. C++이 C#/Java하고는 다른 독특 기괴한 면모가 이런 데서 또 발견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4/07/25 08:32 2014/07/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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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본인은 회사 업무를 위해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어느 암호화 알고리즘 소스를 프로젝트에다 붙여 쓴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곧장 문제가 발생했다. 본인이 맡은 부분은 Windows용 클라이언트인데, 같은 소스를 사용하는 다른 플랫폼 클라이언트 내지 서버와 교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결국은 문제의 코드를 별도의 콘솔 프로그램 프로젝트로 떼어서 따로 돌려 보니, 문제의 원인은 그 암호화 알고리즘에 있음이 밝혀졌다. 같은 소스를 빌드해서 돌렸는데 결과가 서로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게다가 Visual C++로 빌드하는 같은 Windows용 프로그램도, 알고 보니 debug 빌드는 결과가 옳게 나오는데 release 빌드만이 문제가 있었다!

debug와 release가 서로 다르게 동작하는 프로그램은 십중팔구가 멀티스레드 race condition 아니면 단순 초기화되지 않은 변수 때문이다. 물론 이 코드는 스레드를 따로 만들지는 않으니 의심 부분은 응당 후자. 이거 또 남이 짜 놓은 복잡한 코드에서 꼭꼭 짱박혀 있는 버그 찾느라 무진장 고생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몇 시간 동안 디버깅을 진행했다.

release 모드로 빌드된 프로그램은 함수 인라이닝과 각종 최적화 때문에 debug 빌드처럼 한 라인씩 엄밀하게 step in이 되지 않으며 변수값 조회도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니 도대체 언제부터 두 빌드의 변수값이 달라지는지 printf 신공을 펼치면서 꽤 어렵게 문제 원인을 추적해야 했다.

문제의 범위는 많이 좁혀졌다. stack이나 heap 메모리를 초기화하지 않고 쓴 경우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었다. 마치 난수 씨앗처럼 초기의 동일한 input으로부터 일련의 output들이 계산을 통해 파생되는데, 언제부턴가 두 빌드가 생성해 내는 변수값이 미묘하게 서로 달라지는 게 보였다. 저 동일한 input 말고 계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정말 없는데? 왜 값이 달라지지..?

그리고 결국은 설마 하던 녀석이 사람을 잡았다는 걸 알게 됐다. 문제의 함수는 바로.. 이것이었다!

unsigned long Rol(unsigned long x, long y)
{
    if (y % 32 == 0) {return x;}
    else {return ((x << y)^(x >> -y));}
}

저 간단한 함수의 실행 결과가 release 빌드와 debug 빌드가 서로 달랐다. 비주얼 C++ 2012, 2010, 2003 전부 공통으로.
암호화 알고리즘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그 이름도 유명한 비트 회전(bit rotation)을 구현한 함수인데..
비트를 음수 shift하는 연산은 좀 생소해 보였다.

본인은 15년 가까이 C/C++ 프로그래밍을 해 오면서 지금까지 막연히 A<<-B = A>>B, A>>-B = A<<B이지 않으려나 생각해 왔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컴퓨터의 구조적인 특성상 나눗셈에서 피연산자의 부호에 음수가 섞이면 몫과 나머지의 부호가 수학에서 생각하는 직관적인 형태로 구해지지 않는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만, 비트 shift에도 그런 특성이 있구나.

음수 shift의 결과는 언어 스펙 차원에서 undefined인 모양이다. 진짜 말 그대로 A=A++처럼 '그때 그때 달라요'인 듯.
중의적인 코드를 컴파일러마다 제멋대로 번역하는 것 자체를 모조리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건 최소한 '이식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라도 띄워야 하지 않나 싶다.

실제로 위의 함수를 실행하면

Rol(0xBE9F8300, 1);
Rol(0xEC6BFC33, 1);
Rol(0xFC58371A, 1);

의 함수값은 release 빌드에서는 각각 0x7D3F0600, 0xD8D7F866, 0xF8B06E34이 나온다.
그러나 debug 빌드에서는 0x7D3F0601, 0xD8D7F867, 0xF8B06E35가 나오며, 이게 맞는 값이다. release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하 자리 1비트를 누락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후의 암호화 결과가 몽땅 틀어지는 건 당연지사.
설상가상으로 xcode에서는 더 이상한 결과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유명 암호화 라이브러리가 왜 저렇게 이식성 없는 연산을 썼는지 난 잘 모르겠다. 음수 shift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을 기대한 건지?
저 문제를 우회하느라 지금까지 머리로만 알고만 있었지 실무에서 쓸 일이 전혀 없으리라 생각했던 테크닉을 쓰게 됐다.
소스 코드의 특정 구간에 한하여 최적화를 잠시 끄는 #pragma optimize("", off) 되시겠다.

bit rotation은 bit shift에다가 한쪽 끝에 있는 비트들을 따로 반대편 끝에다 shift시켜서 얹어 준다는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32비트 부호 없는 정수 기준으로, 작은 자리수가 큰 자리로 이동하는 왼쪽(<<) rotation을 나보고 구현하라면 이렇게 짜겠다.

UINT Rol2(UINT x, int y)
{
    return (x<<y)|(x>>(32-y));
}

32라는 숫자가 보기 싫으면 sizeof 등을 써서 다른 방식으로 바꾸면 되고.
그리고 이렇게만 짜도 컴파일러는 이 연산 전체의 의미를 알아보고 당연히 rol이라는 '비트 왼쪽 회전'이라는 '한 인스트럭션'으로 최적화해서 번역해 준다. bit shift인 shl, shr만큼이나 rotation도 굉장히 기계 친화적인 동작이며, 전용 명령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저 공개 라이브러리 함수는 Visual C++ 컴파일러가 rol이라고 최적화하지 않는다.

아마 -n shift는.. 전체 비트수에 대한 보수(32-n)만치 shift하는 것과 같다고 전제를 한 듯하다.
그리고 or 대신 xor을 쓴 것은 그게 컴퓨터 구조 차원에서 기계어 코드 길이가 더 짧거나 속도가 조금이라도 더 빨라서 그런 듯하다. 필요하다면 x=0조차도 x^=x로 표현하는 게 컴퓨터 세계이니 말이다.

결국은 음수 처리까지 정확하게 해서 shift든 rotation이든 -n만치 하는 건 반대편으로 n만치 하는 것과 같은 게 보장되는 함수를 만들려면..
if문을 써서 처리를 완전히 따로 하고 <<, >> 자체에는 어떤 경우든 음수 shift가 존재하지 않게 하는 게 이식성 면에서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보인다. 흥미진진한 경험을 한 날이었다.

Posted by 사무엘

2014/06/15 08:36 2014/06/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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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ne의 대체제

확실히 #define은 다른 걸로 대체 가능할 때는 가능한 한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C++은 용도별로 다음과 같은 다양한 대체제를 제공한다.

1. 매크로 함수의 대체제: 인라인 함수로 대체 가능하며, 템플릿까지 동원하면 매크로 함수 만만찮은 유연한 메타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또한 한 함수 안에서만 지엽적으로 반복되는 루틴을 정리하려면 C++0x부터는 람다 함수를 쓸 수도 있다.

2. 매크로 상수의 대체제: 정수의 경우 enum을 쓰면 같은 성격의 여러 심벌들을 한데 묶어 놓을 수도 있어서 좋다.
그리고 문자열은 그냥 const char/WCHAR 형태의 전역/클래스 static 변수로 처리함. 선언과 정의가 따로 존재해야 해서 불편할 수 있으나, 이것은 선언부에다 값을 다 집어넣고 확장 문법인 __declspec(selectany) extern const 를 지정해서 해결할 수도 있다.

아무 통제도 없이 너무 일방적으로 효력이 나타나는 #define보다는 저런 대체제들이 type-safety와 엄격한 scope 검증이 보장되기 때문에 "훨씬 더" 깔끔하다. 가능한 한 전처리기보다는 컴파일러에게 일을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내가 만든 명칭이 매크로로 이미 존재하여 딴 걸로 치환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컴파일러가 자꾸 이상한 난독증을 보이며 에러를 뱉는 것 때문에 빡친 경험이 있는 사람.. 주변에 의외로 많다. ㅎㅎ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제가 존재하지 않아서 #define을 불가피하게 써야만 하는 경우는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if #elif #endif 같은 조건부 컴파일 변수 지정

2. 함수 형태를 갖추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너무 간단한 로직. 디버그 빌드에서도 독립된 함수 호출이 아니라 언제나 인라이닝이 반드시 보장되기를 바라는 부분

3. 호출하는 함수나 지정하는 변수 이름을 말 그대로 간단히 치환만 시키기를 원하는 경우

4. 대체제의 문법적 한도를 넘는 과격한 구문 치환을 해야 하는 경우. 특히 #나 ## 같은 연산자를 동원해서 완전히 새로운 토큰을 만들어 내야 할 때

5. __LINE__, __FILE__, __TIME__ 같은 빌드/디버그 정보를 그때 그때 삽입하고 싶을 때

6. 정수와는 달리 부동소숫점과 문자열은 여전히 #define이 유용한 경우가 있다.
부동소숫점은 enum이 지원되지 않고 static const 멤버도 클래스 선언부에서 바로 값 지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걸 지원하는 컴파일러도 있긴 하나, 일단은 비표준임)
문자열은 매크로 상수의 경우, concatenate(연결)되는 문자열의 일부가 되는 게 가능하다. const 상수는 그렇지 않다.

#include와 #define이 너무 지저분하고 컴파일 시간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며 없애자니.. 위와 같은 용도까지 부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이긴 하다.

여담으로..
근래엔 남이 만든 코드를 읽다가 IID_PPV_ARGS라는 매크로를 보고 감탄하여 내가 짠 기존 코드에다가도 다 리팩터링을 해서 적용해 놨다.

CoCreateInstance와 IUknown::QueryInterface 때 꼴도 보기 싫던 void ** 형변환을 없애 주는 매우 편리하고 유용한 물건이다. COM이 등장한 건 무려 20년이 넘었고 C++에 템플릿이 추가된 것도 만만찮게 오래 됐을 텐데 이 매크로는 무려 Windows 7의 플랫폼 SDK에서야 정식 등장했다는 게 놀랍다.
매개변수 2개를 하나로 줄이는 역할까지 하니 이 정도라면 컴파일러가 아니라 전처리기 매크로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긴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4/04/01 19:20 2014/04/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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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더 기괴하고 잉여력마저 의심되는 오버로딩

(1) 비트 연산자도 아니고 논리 연산자 && || !는 오버로딩할 일이 거의 없으며, 각종 C++ 디자인 패턴 책에서도 오버로딩을 권하지 않는 물건들이다. 그 연산자를 건드릴 게 아니라 개체를 건드리는 게 순리이다. 논리 연산자들이 취급할 수 있는 정수나 boolean 값으로 형변환하는 연산자를 제공하는 게 이치에 맞다.

굳이 논리 연산자를 오버로딩해 버리면, 일단 언어가 원래 제공하는 단축연산 기능이 사라지게 된다. 즉, A && B에서 A가 이미 false이면 B의 값은 아예 계산하지 않고 함수를 호출하지도 않는 것 말이다. 오버로딩된 함수는 논리 연산자라도 언제나 A와 B의 값을 먼저 계산한 뒤에 실행된다.

(2) 어떤 개체가 메모리에 차지하는 주소를 얻어 오는 기능은 그 어떤 타입이나 클래스에 대해서도 절대불변으로 동작해야 하는 기능이지 않은지? 마치 개체의 고정된 크기를 얻어 오는 sizeof 연산자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의 단항 & (address-of) 연산자는 오버로딩 가능하다!

class Foo {
    //...
public
    int operator&() { return 0; }
};

void Bar(Foo *p)
{
    //...
}

이렇게 선언하거나 더 얄밉게 연산자 함수를 아예 private로 감춰 버리고 나면,
지역변수나 클래스/구조체의 멤버로 직접 선언된 Foo 개체는 Bar라는 함수에다 넘겨주는 게 불가능해진다. =_=;;;

Foo a; Bar(&a);

이런 테크닉이 무슨 필요나 의의가 있는지는 난 잘 모르겠다.

전통적인 &는 변수의 주소라는 R-value만 되돌리는 연산자인데, 이를 오버로딩하면 &는 참조자 같은 걸 되돌릴 경우 L-value를 되돌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그 값에 대해서 또 주소를 얻는 &를 적용하는 게 덩달아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경우 &&를 연달아 쓸 수는 없으며, & &a 같은 식으로 토큰을 분리해 줘야 한다. 예전에 중첩 템플릿 인자를 닫을 때 > 사이에 공백을 넣어 줬던 것처럼 말이다.

(3) 게다가, 우선순위가 가장 낮으며 그저 여러 연산자들을 한데 나열하는 역할만을 하는 콤마 연산자도 오버로딩 가능하다! (,는 오버로딩 없이도 원래 아무 피연산자에 그 어떤 타입이 와도 무조건 괜찮은 유일한 이항 연산자임)
콤마는 함수 인자 구분용으로도 쓰인다는 특성상, 이 연산자는 가변 인자 함수 호출을 흉내 내는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list, 3, 2, 1, 8, 4; 이라고 써 주고 list.add(3); list.add(2); ...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걸 남발하는 건 좀 사악한 짓인 듯.

(4) 기괴한 오버로딩의 진정한 종결자로 내가 최후까지 남겨 둔 건 바로 ->* (pointer-to-member) 이다. 얘는 유사품인 ->하고는 오버로딩을 하는 방식이 사뭇 다르다!
-> 연산자가 아무 인자가 없는 멤버 함수인 반면, ->*는 단 하나의 인자를 받는다. 그 인자는 아무 타입이나 될 수 있으며, ->* 연산자 함수 자체도 다양한 타입으로 오버로딩될 수 있다. 가령,

POINT& operator->*(int x) { return m_pt[x]; }

이렇게 오버로딩이 된 클래스가 있다면

(obj->*0).x = 100;

이런 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0이 연산자 함수의 인자로 전달된다. 0뿐만이 아니라 당연히 int 변수 n 같은 것도 줄 수 있다. .이나 -> 연산자 다음에는 구조체/클래스의 멤버가 뒤따라야 하는 반면, .*이나 ->* 연산자 다음에는 임의의 타입에 속하는 value가 올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는 가리키는 대상 포인터이지만 .*는 대상으로부터 얻을 오프셋 자체가 고정이 아니라 동적이며, ->*는 대상과 오프셋이 모두 동적임을 뜻한다.

struct A { int x,y; };

struct B { A m_Obj; };

이렇게 A를 멤버로 갖는 B라는 클래스가 있다고 치자.
클래스의 멤버 포인터는 클래스에 종속적이다.
그러므로 클래스 B에 대해서 A에 소속된 멤버 포인터를 적용하고 싶다면 ->* 연산자를 오버로딩하여 다음과 같은 연산자 함수를 써 주면 된다.

int& operator->*(int A::*t) { return m_Obj.*t; }

그러면

B bar;
int A::*temp = &A::x;

bar->*temp = 100;
bar.m_Obj.*temp = 100;

위의 두 구문은

bar.m_Obj.x = 100;

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실무에서 이걸 오버로딩할 일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멤버 변수가 저렇고, 멤버 함수의 포인터에 대해서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생략하련다.
C++의 세계가 더욱 심오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4. C++ 연산자 오버로딩의 한계

(1) 당연한 말이지만 원래 C++ 언어에 없는 새로운 토큰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가령, @, ** 같은 듣보잡 기호를 연산자로 정의할 수는 없다. 특히 *는 포인터의 연쇄 역참조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 같은 건 C++에서 절대로 토큰으로 쓰일 수 없는 문자열이다.

(2) .(구조체 멤버 참조) .*(멤버 포인터) ::(scope) ?:(조건 판단. 유일한 삼항 연산자) sizeof 연산자는 의미가 완전히 고정되어 있으며 재정의할 수 없다.

(3) C/C++이 원래 정의하고 있는 연산자의 우선순위와 피연산자 결합 방향을 변경할 수는 없다. 그리고 built-in type에 대해 이미 정의되어 있는 연산의 의미를 재정의할 수도 없다.

이런 모든 구체적인 디테일들을 다 명시해야 한다면 C++의 참고용 매뉴얼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두꺼울 수밖에 없겠다는 게 실감이 간다.

Posted by 사무엘

2013/07/17 08:36 2013/07/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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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C++에서 기초적이면서도 아주 심오하고 기괴한 문법 중 하나인 연산자 오버로딩에 대해서 좀 살펴보도록 하자.
정수, 포인터 같은 기본 자료형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만든 임의의 개체도 연산자를 통해 조작할 수 있으면 천편일률적인 함수 호출 형태보다 코드가 더 깔끔하고 보기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물론, 아무 논리적 개연성 없이 오버로딩을 남발하면 코드를 알아보기 힘들어지겠지만 말이다.

C++은 연산자 오버로딩을 위해 operator라는 키워드를 제공한다. 그리고 개체에 대한 연산자 적용은 연산자 함수를 호출하는 것과 문법상 동치이다(syntactic sugar). 가령, a+b는 a.operator +(b) 또는 ::operator +(a,b)와 동치라는 뜻이다. 연산자 함수는 표준 규격이 없이 C++ 컴파일러마다 제각각으로 제정한 방식으로 심벌 명칭이 인코딩된다.

앞에서 예를 들었듯이 연산자 함수는 클래스에 소속될 수도 있고, 특정 클래스에 소속되지 않은 중립적인 전역 함수로 선언될 수도 있다. 클래스의 멤버 함수인 경우 this가 선행 피연산자에 포함된 것으로 간주되어 함수의 인자 개수가 하나 줄어든다. 연산자 함수는 명백한 특성상 default 인자를 갖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

한 클래스와 관련된 처리는 당연히 가능한 한 클래스의 내부에서 다 알아서 하는 게 좋다. 그러니 전역 함수 형태의 연산자 함수는 이항 연산자에서 우리 타입이 앞이 아니라 뒤에 나올 때 정도에나 필요하다. 가령, obj+1이 아니라 1+obj 같은 형태일 때 말이다. 그리고 이 전역 함수는 당연히 클래스의 내부에 접근이 가능해야 연산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므로 보통 friend 속성이 붙는다.

연산자가 클래스 함수와 전역 함수 형태로 모두 존재할 경우엔 모호성 에러가 나는 게 아니라 전역 함수가 우선적으로 선택되는 듯하다. a+b에 대해서 ::operator +(a,b)와 a.operator +(b)가 모두 존재하면 전자가 선택된다는 뜻. 언어의 설계가 원래 그렇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본인은 연산자 오버로딩을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분류해 보았다.

1. 쉽고 직관적인 오버로딩

(1) 사칙연산, 대입, 비교, 형변환 정도가 여기에 속한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사칙연산을 재정의함으로써 C++에서도 문자열을 +를 써서 합치는 게 가능해졌다(동적 메모리 관리까지 하면서). 그리고 복소수, 유리수, 벡터 같은 복합적인 수를 표현하는 자료형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 내부적으로 포인터 같은 외부 리소스를 참조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memcpy, memcmp 알고리즘으로는 대입이나 비교를 할 수 없는 클래스의 경우, 해당 연산자의 오버로딩이 필수이다. 이 역시 문자열 클래스가 좋은 예이다. 대입 연산자는 복사 생성자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대입 연산자는 생성자와 역할이 비슷하다는 특성상, 연산자들 중 상속이 되지 않는다. 모든 클래스들은 상속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만의 대입 연산자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단, 순수 대입인 = 말고 +=, -= 같은 부류들은 상속됨.

(3) 비교 연산은 같은 클래스에 속하는 여러 원소들을 다른 컨테이너 클래스에다 집어넣어서 순서대로 나열해야 할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전통적인 C 스타일의 비교 함수보다 훨씬 더 직관적이다.

(4) 형변환 연산자야 상황에 따라 어떤 개체의 형태를 카멜레온처럼 바꿔 주고 개체의 사용 호환성을 높여 주는 기능이다. 포인터나 핸들 하나로만 달랑 표시되는 자료형에 대해서 자동으로 메모리 관리를 하고 여러 편의 기능을 수행하는 wrapper 클래스를 만든다면, 본디 자료형과 나 자신 사이의 호환성을 이런 형변환 연산자로 표현할 수 있다.
문자열 클래스는 const char/wchar_t * 같은 재래식 문자 포인터로 자신을 자동 변환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MFC의 CWnd도 이런 맥락에서 HWND 형변환을 지원하는 것이다.

(5) 한편, 비트 연산자는 산술 연산보다야 쓰이는 빈도가 아무래도 낮다. 비트 벡터나 집합 같은 걸 표현하는 클래스를 만드는 게 아닌 이상 말이다.
단, 뭔가 직렬화 기능을 제공하는 스트림 개체들이 << >>를 오버로딩한 것은 굉장히 적절한 선택인 것 같다. MFC의 CArchive라든가 C++의 iostream 말이다. input, output이라는 방향성을 표현할 수 있고 또 비트 shift라는 개념 자체가 뭔가 '이동, 입출력'이라는 심상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연산자들보다 적당히 우선순위가 낮은 것도 장점. 하지만 산술 연산 말고 비교나 비트 연산자는 <<, >>보다도 우선순위가 낮으므로 사용할 때 유의할 필요가 있다.

2. 아까 것보다는 좀 더 생소하고 어려운 오버로딩

(1) 필요한 경우, operator new와 operator delete를 오버로딩할 수 있다. 물론, 객체를 생성하고 소멸하는 new/delete 본연의 기능을 완전히 뒤바꿀 수는 없지만, 이 연산자가 하는 일 중에 메모리를 할당하여 포인터를 되돌리는 기능 정도는 바꿔치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C/C++ 라이브러리가 기본 제공하는 heap이 아닌 특정 메모리 할당 함수를 써서 특정 메모리 위치에다가 객체를 배체하고 싶을 때 말이다.

특히 new/delete는 여러 개의 인자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연산자 함수이다. size_t 형태로 정의되는 메모리 크기 말고 다른 인자도 받는 다양한 버전을 만들어서 new(arg) Object; 형태의 문법을 만들 수 있으며, 이때 arg는 Object의 생성자가 아니라 operator new라는 함수에다 전달된다. (delete 연산자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만..;;)

그리고 이놈은 전역 함수와 클래스 멤버 함수 모두 가능하다. 클래스 멤버 함수일 때는 굳이 static을 붙이지 않아도 이놈은 static이라고 간주된다. 당연히.. malloc/free 함수의 C++ 버전인데 this 포인터가 전혀 의미가 없는 문맥이기 때문이다..

사실, C++은 단일 개체를 할당하는 new/delete와 개체의 배열을 할당하는 new []/delete []도 구분되어 있다. 후자의 경우, 생성자나 소멸자 함수를 정확한 개수만치 호출해야 하기 때문에 배열 원소의 개수를 몰래 보관해 놓을 공간도 감안하여 메모리가 할당된다.
그러나 이것은 언제까지나 컴파일러가 알아서 계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열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메모리 할당/해제 함수의 동작이 딱히 달라져야 할 것은 없다. 굳이 둘을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나 모르겠다.

(2) ++, --는 정수나 포인터 같은 아주 간단한 자료형과 어울리는 단항 연산자이다. 그런데 개체의 내부 상태를 한 단계 전진시킨다거나 할 때... 가령, 연결 리스트 같은 자료형에서 iterator를 다음 노드로 이동시키는 것을 표현할 때는 요런 물건이 유용하다. 난 파일 탐색 함수를 클래스로 만들면서 FindNextFile 함수 호출을 해당 클래스에 대한 ++ 연산으로 표현한 적이 있다. ㅎㅎ

++, --는 전위형(prefix ++a)과 후위형(postfix a++)이 둘 존재한다. 후위형 연산자 함수는 전위형 연산자 함수에 비해 잉여 인자 int 하나가 추가로 붙는다. 그리고 후위형 연산자는 자신의 상태는 바꾸면서 바뀌기 전의 자기 상태를 담고 있는 임시 객체를 되돌려야 하기 때문에 처리의 오버헤드가 전위형보다 더 크다. 아래의 코드를 참고하라.

A& A::operator++() //++a. a+=1과 동일하다.
{
    increment_myself();
    return *this;
}

A A::operator++(int) //a++.
{
    A temp(*this);
    increment_myself();
    return temp;
}

보다시피, 전위형과 후위형의 실제 동작 방식은 전적으로 관행에 따른 것이다. 전위형이 후위형처럼 동작하고 후위형이 전위형처럼 반대로 동작하게 하는 것도 프로그래머가 마음만 먹으면 엿장수 마음대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수의 경우 프로그래머가 for문 같은 데서 a++이라고 쓴다 해도 똑똑한 컴파일러가 굳이 임시 변수 안 만들고 ++a처럼 최적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오버로딩한 연산자는 실제 용례가 어찌 될지 알 수 없으므로 컴파일러가 선뜻 최적화를 못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a=a++의 실행 결과는 컴파일러의 구현 내지 최적화 방식에 따라 들쭉날쭉 달라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장 비주얼 C++와 xcode부터가 다르다!) 또한 a가 일반 정수일 때와, 클래스일 때도 동작이 서로 달라진다. 이식성은 완전히 안드로메다로 간다는 뜻 되겠다. 더구나 한 함수 호출의 인자 안에서 a와 a++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 어떤 값이 들어가는지는 같은 컴파일러 안에서도 debug/release 빌드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런 모호한 코드는 작성하지 않아야 한다.

(3) 포인터를 역참조하는 연산자인 * ->는 원래는 포인터가 아닌 일반 개체에 대해서 쓰일 수 없다. 그러나 C++은 이런 연산자를 오버로딩함으로써 인위적인 '포인터 역참조' 단계를 만들 수 있으며, 이로써 포인터가 아닌 개체를 마치 포인터처럼 취급할 수 있다. 형변환 연산자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C++ STL의 iterator가 좋은 예이고, COM 포인터를 템플릿 형태로 감싸는 smart pointer도 .을 찍으면 자신의 고유한 함수를 호출하고, ->를 찍으면 자신이 갖고 있는 인터페이스의 함수를 곧장 호출하는 형태이다.
-> 연산자는 전역 함수가 아니라 인자가 없는 클래스 멤버 함수 형태로 딱 하나만 존재할 수 있다. 다음 토큰으로는 구조체나 클래스의 멤버 변수/함수가 와야 하기 때문에 리턴 타입은 구조체나 클래스의 포인터만이 가능하다.

(4) []도 재정의 가능하고 심지어 함수 호출을 나타내는 ()조차도 연산자의 일종으로서 재정의 가능하다!
[]의 경우 클래스가 포인터형으로의 형변환을 제공한다면 정수 인덱스의 참조는 컴파일러가 자동으로 알아서 그 포인터의 인덱스 참조로 처리한다. 그러나 [] 연산자 함수는 굳이 정수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특히 hash 같은 자료구조를 만들 때 mapObject[ "H2O" ] = "산소"; 같은 구문도 가능해진다. 단, 진짜 고급 언어들처럼 인자를 여러 개 줄 수는 없다. map[2, 5] = 100; 처럼 할 수는 없다는 뜻.

()도 사정이 비슷한지라, 클래스가 함수 포인터로의 형변환을 제공한다면 굳이 () 연산자를 재정의하지 않아도 개체 다음에 곧장 ()를 붙이는 게 가능은 하다. 그러나 그 함수 포인터는 this 포인터가 없는 반면, () 연산자 함수는 this를 갖는 엄연한 멤버 함수이다.
함수 포인터로의 형변환 연산자 함수는 언어 문법 차원에서 토큰 배열의 한계 때문에 대상 타입을 typedef로 먼저 선언해서 한 단어로 만들어 놔야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3/07/15 08:35 2013/07/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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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이 짠 레거시 코드를 업무상 들여다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건데,
아래의 코드는 비주얼 C++에서는 컴파일되지만 gcc 계열의 다른 컴파일러에서는 컴파일되지 않는다.

class A {
public:
    class B;
};

class A::B {
public:
    A::B() { }
};

일단, 클래스 내부의 하위 클래스를 저런 식으로 forward 선언했다가 나중에 다시 선언하는 문법 자체를 본인은 직접 구사한 적이 전혀 없었다.
그랬는데, 어찌된 일인지 생성자 함수를 선언할 때 클래스 A까지 다 써 주는 것을 비주얼 C++은 허용하지만 다른 컴파일러들은 그러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 이와 관련된 표준 규정은 없는지 궁금하다.

2.

Lyn Tono 님의 블로그를 보다가, 평소에 미처 생각도 못 했던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여 이곳에다가도 소개하겠다.

void foo() { puts("global function"); }

template<typename T>
class C {
    T m;
public:
    //static이든 아니든 사실 상관은 없음
    static void foo() { puts("Member function"); }
};

template<typename T>
class D: public C<T> {
public:
    void bar() { foo(); }
};

위와 같은 함수와 템플릿 클래스를 선언한 뒤 D<int> q; q.bar(); 라고 실행하면,
비주얼 C++에서는 클래스에 소속된 foo 멤버 함수가 불리지만, 역시 gcc 계열의 다른 컴파일러에서는.. 놀랍게도 global 함수가 불린다!
이건 우선순위 문제도 아닌지라, global 함수를 없앤다고 해서 멤버 함수가 차선으로 지명되지도 않는다. 그 경우에도 클래스 멤버는 존재가 무시되고 그냥 컴파일 에러가 난다. -_-;;

그렇다. 템플릿 클래스는 기반 클래스의 멤버 지명이 비템플릿 클래스처럼 그렇게 쉽게 되질 않는다.
this-> (멤버. 심지어 this 포인터가 존재하지 않는 static 함수이더라도) 혹은 :: (전역)을 명시적으로 써 줘야 한다.

내가 생업을 위한 코딩을 하는데 비주얼 C++을 벗어날 일은 거의 없지만, 저 상황에서 당연히 멤버 함수가 불릴 거라고 예상한 게 다른 컴파일러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겠다.

3.

예전에 비주얼 C++이 지원하는 for each 문에 대해 소개를 했었고, 친절하게 의견을 남겨 주신 김 진 님으로부터 다른 컴파일러에도 range-based for 문에 대한 비슷한 문법이 존재한다는 보충 설명도 들었다.

그런데 비주얼 C++의 경우, for each() 내부에서 중괄호 없이 if...else문을 썼는데, else부터가 왜 인식이 안 되지? 최신 2012까지도. 아무래도 버그가 아닌지 의심된다. 아래의 예들을 보시라.

for(i=0; i<10; i++) if(a) b(); else c(); //원래 OK

for each(auto i in container) if(a) b(); else c(); //ERROR: 이것만 안 될 이유가 없잖아? 왜? 게다가 인텔리센스 컴파일러는 이를 에러로 지적하지 않음.

for each(auto i in container) { if(a) b(); else c(); } //중괄호를 해 주면 OK

for each(auto i in container) a ? b(): c();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것도 OK

for(auto i: container) if(a) b(); else c(); //xcode의 이 문법도 당연히 아무 문제 없이 OK. 참고로 비주얼 C++도 2012부터는 for each뿐만 아니라 이 문법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else문에 이상이 없다.

웹 표준만큼이나 C++ 표준도 세밀한 부분에서의 이행 여부가 컴파일러마다 케바케인 것 같다.
옛날엔 IE6이 웹 표준을 안 지킨다고 욕 얻어먹은 것만큼이나 VC6도 C++ 표준 미준수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for 문 안에서 선언한 변수의 scope 문제가 제일 유명하고 말이다.

하지만 표준 자체가 모호하거나 아예 커버하지 않고 있는 사항이 있다면 그저 묵념..

여담이지만, 2차원 배열을 순회하는 경우 비주얼 C++의 for each는 배열 안의 각 원소를 하나씩 일일이 순회하는 반면, for(:) 문은 각 배열의 포인터를 변수에다 넘겨 주면서 여전히 1차원적으로만 순회한다는 차이도 있다.

4.

C/C++에서 작은따옴표는 문자 상수를 나타낸다. sizeof('a')의 값이 C에서와 C++에서 서로 다르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작은따옴표 안에 탈출문자가 아닌 일반 문자가 둘 이상 중첩되는 게 문법적으로 가능하며, 에러가 아니다. 그리고 더욱 기괴한 것은, 그렇게 중첩되었을 때 이 문자 상수가 갖는 값은 표준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컴파일러 구현체가 해석하기 마음대로라는 것! 일부러 그렇게 규격을 '미정'으로 남겨 놨다.

대부분의 컴파일러에서는 'ab'를 0x4142라고 합성해서 인식하는 식의 배려는 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애초에 표준 동작이 아니다 보니, 컴파일러의 기반 아키텍처 또는 코드 생성 대상 아키텍처의 엔디언에 따라 세부적인 동작이 달라진다. 다시 말해 이것은 이식성을 전혀 보장받을 수 없는 지뢰밭 같은 테크닉이며, 그렇기 때문에 IOCCC 같은 대회에서 써먹을 수도 없다.

그럴 거면 둘 이상의 문자는 차라리 깔끔하게 경고나 에러 처리라도 해 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수식은 문자 상수로 둘 이상의 문자를 집어넣으면 문법 에러로 간주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3/04/25 08:38 2013/04/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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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CC라고, 사람이 가장 알아 보기 힘들고 충공깽스러운 형태로 작성된 C 프로그램 코드를 접수받는 공모 대회가 있다.
단순 코더가 아니라 전산학 내공과 해커 기질이 충만한 레알 베테랑 프로그래머라면 이미 들어서 알 것이다.

입상작들은 내가 보기에 크게 (1) 아스키 아트형, 아니면 (2) 크기 줄이기 암호형이라는 두 갈래로 나뉜다. 대회에 공식적으로 이런 식으로 참가 부문이 나뉘어 있는 건 아니지만, 여기 참가자들이 추구하는 오덕질의 목표가 대체로 이 둘 중 한 갈래로 나뉘기 때문이다.

전자는 영락없이 아스키 문자로 사람 얼굴이나 문자 같은 그림을 그려 놨는데 그건 컴파일 되는 올바른 C 코드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걸 실행하면 기가 막힌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온다. 간단한 게임이라든가 원주율값 계산 같은 것부터 시작해 심지어 CPU 에뮬레이터나 간단한 컴파일러, 운영체제까지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후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길이를 줄이기 위해 들여쓰기, 주석, 헝가리언 표기법 따위는 다 쌈싸먹고 진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숫자와 기호와 문자로 범벅이 된 코드인데, 빌드해 보면 역시 소스 코드의 길이에 비해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의 동작이 나온다. 자바스크립트 같은 코드를 난독화 처리한 것과 비슷한 형태가 된다.

어떤 언어에서 소스 코드 자신을 출력하는 프로그램을 콰인(Quine)이라고 부른다. GWBASIC이라면 언어에 LIST라는 명령이 있으니 쉽겠지만, 일반적인 컴파일 기반 언어에서는 그걸 만드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IOCCC 대회 입상작 중에는 A라는 코드가 있는데 그걸 실행하면 B라는 소스 코드가 출력되고, B를 빌드하여 실행하면 C라는 소스 코드가 나오고, 다음으로 C를 빌드하면 다시 A가 나오는... 중첩 콰인을 실현한 충격과 공포의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것도 A, B, C는 다 형태가 완전히 다르고 인간이 인식 가능한 아스키 아트! Don Yang이라는 사람이 만든 2000년도 입상작이다.

역대 수상작들을 보면 프로그래머로서 인간의 창의력과 잉여력, 변태스러움이 어느 정도까지 뻗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대회는 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극악의 면모를 시험한다는 점에서 전산학적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다. 들여쓰기와 긴 변수명과 풍부한 주석이 갖춰진 깔끔한 코드든, 저런 미친 수준의 난독화 코드든 컴파일러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아무 차이 없는 똑같은 코드라는 게 아주 신기하지 않은가?

다른 언어가 아니라 C는 시스템 레벨에서 프로그래머의 권한이 강력하다. 그리고 전처리기를 제외하면 특정 공백 문자에(탭, 줄바꿈 등) 의존하지 않는 free-form 언어이며, 언어 디자인 자체가 온갖 복잡한 기호를 좋아하는 오덕스러운 형태인 등, 태생적으로 난독화에 유리하다. 게다가 도저히 C 코드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코드의 형태와 의미를 완전히 엉뚱하게 뒤바꿔 버리는 게 가능한 매크로라는 비장의 무기까지 있다!

심지어는 C++보다도 C가 유리하다. 함수를 선언할 때 리턴 타입을 생략하고 함수 정의에서는 리턴 문을 생략할 수 있다. 가리키는 대상 타입이 다른 포인터를 형변환 없이 바로 대입할 수 있으며, 또한 인클루드를 생략하고 표준 함수를 바로 사용할 수도 있다. C++이었다면 바로 에러크리이지만, C에서는 그냥 경고만 먹고 끝이니 말이다. C의 지저분한 면모가 결국 더 짧고 알아보기 힘든 코드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는 뜻 되겠다.

현업에서는 거의 언제나 C++만 써 와서 잘 실감을 못 했을 뿐이지, C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저 정도로 꽤 유연(?)한 언어이긴 하다. IOCCC 참가자의 입장에서 C++이 C보다 언어 구조적으로 더 유리한 건, 아무데서나 변수 선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겨우 그 정도로는 불리한 점이 여전히 유리한 점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생성자와 소멸자, 오버로딩, 템플릿 등으로 더 알아보기 힘든 함축적인 코드를 만드는 건 상당한 규모가 있는 큰 프로그램에서나 위력을 발할 것이고, 긴 선언부의 노출이 불가피하여 무리일 듯.

옛날에는 대회 규정의 허를 찌른 엽기적인 꼼수 작품도 좀 있었다.
이 대회는 1984년에 처음 시작되었는데, 그때 입상작 중에는 main 함수를 함수가 아니라 기계어 명령이 들어있는 배열로 선언해 놓은 프로그램이 있었다(1984/mullender). 이건 기계 종류에 종속적일 뿐만 아니라 요즘 컴파일러에서는 링크 에러이기 때문에, 그 뒤부터는 대회 규정이 바뀌어 이식성 있는 코드만 제출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4년에는 콰인이랍시고 0바이트 소스 코드가 출품되었다(1994/smr). 소스가 0바이트이니, 아무것도 출력하지 않아도 콰인 인증..;; 이건 충분히 참신한 덕분에 입상은 했지만 그 뒤부터는 역시 소스 코드는 1바이트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되었다. 빈 소스 파일을 빌드하려면 빌드 옵션도 좀 미묘하게 변경을 해야 했다고 한다.

이런 코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변수와 함수를 한 글자로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평범한 계산식을 온갖 포인터와 비트 연산자로 배배 틀기, 숫자 테이블 대신 문자열 리터럴을 배열로 참고하기(가령, "abcd"[n]) 같은 건 기본 중의 기본 테크닉이다. 그리고 그걸 아스키 아트로 바꾸는 능력이라든가, 원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기가 막히게 짜는 기술은 별개이다. 이런 코드를 만드는 사람은 정말 코딩의 달인 중의 달인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회는 전통적으로 외국 해커 덕후들의 각축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2년도 대회에서는 자랑스럽게도 한국인 입상자가 한 명 배출되었는데, 본인의 모 지인이다. 그가 출품한 프로그램은 영어로 풀어 쓴 숫자를 입력하면(가령, a hundred and four thousand and three hundred and fifty-seven) 그걸 아라비아 숫자로 바꿔 주는 프로그램(104357). 코드를 보면 저게 어딜 봐서 숫자 처리 프로그램처럼 생겼는가. -_-

코드를 대충 살펴보면, long long이 바로 등장하는 데서 알 수 있듯, 나름 32비트 범위를 벗어나는 큰 자리수까지 지원한다. 문자열 리터럴을 배열로 참고하는 것도 곧바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옛날의 C 시절에 허용되었던 관행이었다고 하는데, 함수의 인자들을 아래와 같은 꼴로 선언하는 게 이 대회 출품작에서는 종종 쓰인다고 한다.

int func(a,b) int a, char *b; { ... }

하긴, C/C++이 기괴한 면모가 자꾸 발견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a[2]뿐만이 아니라 2[a]도 가능하다든가,
#include 대상으로 매크로 상수도 지정 가능하다든가,
C++의 default argument로 0이나 -1 같은 것뿐만 아니라 사실은 아예 함수 호출과 변수 지정도 가능하다는 것..
switch문의 내부에 for 같은 다른 반복문이 나온 뒤에 그 안에 case가 있다던가..;;

정말 약 빨고 만든 언어에다 약 빨고 코딩한 개발자라고밖에 볼 수 없다.
나로서는 범접할 수조차 없는 이상한 프로그래밍 대회에 한동안 엄청 관심을 갖더니 결국 입상해 버린 그의 오덕력에 경의를 표한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 정도로 소개하고 띄워 줬으니, 그분이 이 자리에 댓글로 소환되는 걸 기대해 보겠다. 아무래도 한국인 다윈 상 수상자가 배출된 것보다는 훨씬 더 자랑스러운 일을 해낸 친구이지 않은가. ㄲㄲㄲㄲㄲㄲㄲ

뭐, 입상했다고 당장 크게 부와 명예가 뒤따르는 건 아니겠지만, 팀장이나 임원이 IOCCC에 대해서 아는 개발자 출신인 회사에 지원할 때 “나 이 대회 입상자요!”라고 이력서에다 써 넣으면 그 이력서의 메리트는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IOCCC 같은 잉여로운 대회에 참가하는 geek 중에는 구글, MS급 회사 직원도 있고, 사실 이런 대회에 입상할 정도의 guru급 프로그래머가 일자리를 못 구해 걱정할 일은 절대 없을 테고 말이다.

이런 대회에 더 관심 있으신 분은, IOCCC의 국내 저변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는 저 친구의 소개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Posted by 사무엘

2013/04/10 19:20 2013/04/1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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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거의 3년 전, 이 블로그가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에 본인은 C++의 매우 기괴-_-한 문법인 다중 상속멤버 포인터(pointer-to-member)에 대해서 제각각 따로 글로 다룬 적이 있었다.
이제 오늘은, 그 기괴한 두 물건이 한데 합쳐지면 언어의 디자인이 얼마나 더 흉악해지는지를 보이도록 하겠다.
그 내력을 알면, C++ 이후의 객체지향 언어에서 다중 상속이 왜 봉인되어 버렸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이미 다 아는 분도 있겠지만 복습 차원에서.

클래스의 멤버 포인터는 그 가리키는 대상이 변수이냐 함수이냐에 따라서 내부 구조가 크게 달라진다는 말을 예전에 했었다. 함수일 때는 포인터답게 말 그대로 실행될 함수의 메모리 위치를 가리키지만, 변수일 때는 이 멤버가 this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수 오프셋에 불과하다. &POINT::x 는 0, &POINT::y는 4 같은 식.
그래서 비주얼 C++은 x64 플랫폼에서도 단순 클래스의 멤버 변수 포인터는 뜻밖에도 8바이트가 아닌 4바이트로 처리한다. UNT_PTR이 아니라 그냥 unsigned int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다중 상속이 동반된 클래스는 '단순' 클래스라고 볼 수가 없어지며, 그런 클래스를 대상으로 동작하는 멤버 포인터는 내부 메커니즘이 굉장히 복잡해진다. 멤버 변수야 오프셋이 바뀌니까 그렇다 치지만, 멤버 함수의 포인터도 데이터 오프셋의 영향을 받는다. 비록 함수 자체는 오프셋을 타지 않고 고정된 메모리 주소이긴 하지만, 멤버 포인터가 어느 함수를 가리켜 부르느냐에 따라 그때 그때 this 포인터를 잘 보정해서 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코드를 생각해 보자.
참고로, class 대신 struct를 쓴 이유는 public: 을 따로 써 주는 귀찮음을 해소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C#은 struct와 class의 용도가 구분되어 있는 반면, C++은 전혀 그렇지 않으므로.)

struct B {
    int valB; void functionB() { printf("functionB: %p\n", this); }
};
struct C {
    int valC; void functionC() { printf("functionC: %p\n", this); }
};

struct D: public B, public C {
    int valD; void functionD() { printf("functionD: %p\n", this); }
};

그 뒤,

D ob;
void (D::*fp)();
printf("this is %p\n", &ob);
printf("sizeof pointer-to-member is %d\n", sizeof(fp));

fp = &D::functionB; (ob.*fp)();
fp = &D::functionC; (ob.*fp)();
fp = &D::functionD; (ob.*fp)();

코드를 실행해 보면, 놀라운 결과를 볼 수 있다.
이제 fp의 크기가 포인터 하나의 크기보다 더 커졌다.
비주얼 C++ 기준으로, '포인터+int'의 합이 된다. 그래서 x86에서는 8바이트, x64에서는 12바이트.

게다가 중요한 건, functionC를 실행했을 때만 this의 값이 달라져 있다는 것이다.
이건 뭐 다중 상속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면모이며, 멤버 함수를 ob.functionC()라고 직접 호출할 때는 컴파일러가 알아서 처리해 주는 기능이긴 하다.
하지만, 직접 호출이 아니라 멤버 포인터를 통한 간접 호출을 할 때는 이걸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

결국은 멤버 함수 포인터 자체에 추가 정보가 들어갈 공간이 있어야 하고, 그 정보는 포인터에다가 함수에 대한 대입이 일어날 때 implicit하게 따로 공급되어야 한다.
다중 상속을 받은 클래스의 멤버 함수를 가리키는 포인터는 this 보정을 위한 정수 오프셋이 내부적으로 추가된다. 이제 fp는 단일 포인터 변수라기보다는 구조체처럼 바뀌었다는 뜻이다.

이 fp에다가 functionB나 functionD를 대입하면 그 멤버 함수의 주소만 대입되는 게 아니라, 숨겨진 오프셋 변수에다가도 0이 들어가며(보정할 필요가 없으므로), functionC를 대입하면 그 주소와 함께 오프셋 변수에다가도 0이 아닌 값이 같이 대입된다. 그리고 실제로 fp 호출을 할 때는 this 포인터에다가 보정이 된 값이 함수로 전달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가상 상속까지 추가된다면?
내가 클래스를 A가 아니라 B에서부터 시작한 게 이것 때문이다. 맨 앞에다가 드디어 다음 코드를 추가하고,

struct A {
    int valA;
    void functionA() { printf("functionA: %p\n", this); }
};

앞에서 썼던 B와 C도 A로부터 가상 상속을 받게 고쳐 보자.

struct B: virtual public A { ... }
struct C: virtual public A { ... }

이것도 물론 추가하고.

fp = &D::functionA; (ob.*fp)();

이렇게 해 보면..
비주얼 C++ 기준 fp의 크기는 더욱 커져서 '포인터+정수 2개' 크기가 된다. x86에서는 12바이트, x64에서는 16바이트.
다중 상속만 있을 때는 함수 말고 변수의 멤버 포인터는 크기가 변함없었던 반면, 가상 상속이 가미되면 변수 멤버 포인터도 이렇게 '크기 할증'이 발생한다. 대입 연산이나 함수 호출 때 몰래 같이 발생하는 일도 더욱 많아지며, 이 현상을 좀 유식하게 표현하면 cost가 커진다.

그 이유는 어렴풋이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 상속이라는 건 말 그대로 기반 클래스의 오프셋이 클래스의 인스턴스별로 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this 포인터 보정이 뒷부분 파생 클래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발생하는 일이라면, 가상 상속 보정은 앞부분 기반 클래스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functionA()도 원래 개체의 주소와는 다른 주소를 받으며, 이것은 functionC()가 받는 주소와는 또 다르다.
다만, pointer-to-member는 가상 함수와는 기술적으로 전혀 무관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가상 함수가 존재하는 클래스라고 해서 오버헤드가 추가되는 건 없다. 함수 멤버 포인터로 가상 함수를 가리키면, 아예 가상 함수 테이블을 참조하여 진짜 함수를 호출하는 wrapper 함수가 따로 만들어져서 그걸 가리키고 있게 된다.

요컨대 비주얼 C++은 단순 클래스, 다중 상속만 있는 클래스, 거기에다 가상 상속까지 있는 클래스라는 세 등급에 따라 멤버 포인터를 관리한다. 다만, 함수가 아닌 변수 멤버 포인터는 가상 상속 여부에 따라 두 등급으로만 나누는 듯하다. 이 정도면, 이 글을 쓰는 본인부터 이제 머리가 핑그르르 도는 것 같다.

이제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C++은 클래스의 명칭 선언만 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class UnknownBase;
class UnknownDerived;

굳이 클래스의 몸체를 몰라도 이 클래스에 대한 포인터 정도는 선언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명칭 선언은 컴파일 때 헤더 파일간의 의존도를 줄이고 모듈간의 독립성을 높일 때 요긴하게 쓰이는 테크닉이다.
다만, 여러 클래스들을 명칭 선언만 하면 이들간의 상속 관계도 아직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기반 클래스와 파생 클래스 사이에 암시적인 형변환이나 static_cast, dynamic_cast 따위를 쓸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이렇게 명칭만 달랑 선언된 클래스에 대해서 멤버 포인터를 선언하면..
컴파일러는 이 클래스가 다중 상속이 존재하는지, 가상 상속이 존재하는지 같은 걸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무식하게 에러 처리하며 멤버 포인터의 선언을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컴파일러는 가장 보수적으로 이 클래스가 어려운 요소들은 모두 갖추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장 덩치 크고 복잡한 등급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나중에 사용자가 추가 인클루드를 통해 클래스의 몸체를 선언하여, 이 클래스는 단순한 놈이라는 게 알려지더라도 한번 복잡하게 결정되어 버린 타입 구조는 다시 바뀌지 않는다.
게다가 이렇게 unknown 클래스에 대한 멤버 포인터는 단순히 '가상 상속 클래스' 등급이 아니라, 메타 정보가 추가로 붙는지 비주얼 C++에서는 함수 기준으로 x86에서 무려 16바이트를 차지하며, x64에서는 24바이트를 차지하게 된다. 포인터 둘, int 둘의 합이다.

printf("%d\n", sizeof(void (UnknownDerived::*)() ));

물론, 멤버 포인터부터가 굉장한 레어템인데, 몸체도 없이 명칭 선언만 된 클래스에 대해서 멤버 포인터를 덥석 들이대는 코딩을 우리가 실생활에서 직접 할 일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딱 machine word와 동일한 크기를 기대했던 멤버 함수 포인터가 3~4배 크기로 갑자기 뻥튀기되고 생각도 못 했던 오버헤드가 추가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비주얼 C++은 역시 비표준 확장을 통해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_single_inheritance, _multiple_inheritance, _virtual_inheritance라고 참 길게도 생긴 키워드.
클래스를 명칭 선언만 할 때

class _single_inheritance UnknownDerived;

이런 식으로 써 줌으로써 “이놈은 다중 상속 같은 귀찮은 요소가 없는 클래스이다. 따라서 얘에 대한 멤버 포인터는 추가 오프셋이 없는 제일 간단한 등급으로 만들어도 OK다”라는 힌트를 컴파일러에다 줄 수 있다.
복잡한 놈이라고 예고를 해 놓고 단순한 형태로 클래스를 선언하는 건 괜찮으나, 간단한 놈이라고 예고를 해 놓고 나중에 다중 상속이나 가상 상속을 쓰면 물론 컴파일 에러가 발생하게 된다.

아마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사람도 스탑 럴커 같은 전술은 생각을 못 하지 않았을까.
저런 판타지 같은 면모는 C++을 설계한 사람이나 추후에 기능을 확장한 표준 위원회 사람들도 생각을 못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비주얼 C++처럼 단순, 다중, 가상으로 세 등급을 나눠서 포인터에다 할증 제도를 넣고, 관련 예약어까지 추가한 건 전적으로 표준이 아니라 컴파일러 구현하기 나름이다.

아, 자세한 건 이 사이트 내용을 좀 공부하고 글을 쓰려고 했는데 도저히 다 읽을 엄두가 안 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알아서 탐독해 보시길.
언뜻 보니, 다중 상속이 멤버 포인터보다 시기적으로 나중에 등장했다. 그래서 둘을 한꺼번에 구현하는 게 이 정도로 복잡하게 꼬인 셈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4/02 08:33 2013/04/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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