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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내일로 티켓 여행기

새 홈페이지에다 이 귀한 자료를 내가 아직 올리지 않고 있었구나.
병특 회사에 다니는 중이던 2007년, 본인은 나이가 만 24세였던 덕분에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일로 티켓 여행을 즐겼다. 지금으로부터 딱 4년 전에!

사실은 내일로 티켓 자체가 그때 처음으로 생겼었다. 본인은 ISEF 참가 1세대일 뿐만 아니라 내일로 티켓 1세대. ㄲㄲㄲ
그 후로 코레일이 내일로를 정책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내일로 UCC 공모전을 하고, 하계뿐만이 아니라 동계 내일로도 시행하고, KTX 내일로에다 일반 내일로도 2회에 한해 KTX 운임 50% 할인까지 도입했지만 내 때는 처음이라 그런 게 없었다.

그때는 정말 꿈같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보이저 호가 우주의 사진을 찍어서 지구로 전송하듯, 미지의 세계를 철도로 탐사하면서 수많은 사진, 동영상을 찍었다. 여행 경로 구상과 모든 계획은 내가 직접 했고, 나중에는 내일로 티켓 여행을 떠나는 후배에게 코치도 해 줬다.

내일로 티켓을 이용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목걸이 명찰 형태의 티켓을 받는다. 이거 무슨 대회, 학회, 워크숍 같은 데에 등록하고서 받은 명찰처럼 느껴지지 않는지? 마치 한국의 모든 철도역이 대회장이 된 것 같다. 실제로 여행 기간 동안 본인의 모습은, 미리 정해진 오전· 오후 일정대로 철도 워크숍에 참석한 기자 내지 연구원 같았다.

7일 중 4일은 주말+제헌절+회사 연차를 이용해서 연달아 여행을 즐겼고, 나머지 3일은 일종의 번외편으로 회사 퇴근 후에 밤에 또 기차를 타고 왔다. 수원까지만 갔다 오거나, 심지어 광주까지 갔다가 새벽 상행 열차를 되돌아온 후 바로 다시 출근-_-, 그리고 주 간선이 아닌 경춘선만 타고 돌아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티켓을 사용했다. ^^;;

귀차니즘에 입각하여 하이라이트 중의 하이라이트 사진만 첨부한다. 지금 나이가 되는 후배 여러분들은 나중에 나이 들어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일로 여행을 가고 특히 새마을호를 많이 타 두기 바란다. 내가 다 생각이 있어서 이런 충고를 하는 거다. ㄲㄲ

차창 밖으로 바다를 볼 수 있는 동해남부선 해운대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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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철 2호선의 북서쪽 구간은 낙동강+경부선과 나란히 달리기는 하지만 서울과는 달리 고저 차이가 존재하며, 광역전철 직결 운행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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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에서 경치가 제일 빼어난 곳.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마곡 역 승강장 사진과 더불어 2007년에 본인이 남긴 명장면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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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선으로 진입하는 열차 안에서 경부선과 경부고속선을 나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이 날 유난히도 날씨가 참 좋았다. 그리고 최강 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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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산과 강, 들판뿐이던 영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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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과 태백선이 합류? 분기? 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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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티켓의 대단원을 찍은 곳! 이 마석 역은 본인이 방문한 후 얼마 되지 않아, 그리고 경춘선 전철이 개통하기 한참 전에 이미 선로가 이설되면서 철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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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이곳에 올린 사진들에 딱히 워터마크를 넣는다거나 내 꺼라는 티를 안 냈다. 우클릭을 막지도 않고..
한국 철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미래의 철덕 꿈나무들에게 동기와 자극을 주기 위한 비영리 목적이라면, 누구라도 마음대로 퍼 가고 사용해도 좋다. 새마을호 덕후인 사무엘 님이 찍은 거라고 출처 밝혀 주면 Thank you이지만, 강요는 안 함..;; 자기가 찍은 거라고 거짓말만 안 하면 된다.

사실, 웹에 올리기 위해 해상도를 팍 낮춘 것만으로도, 디카 원본 사진에 비해서 엄청나게 품질을 저하시킨 것이다.
원본 사진을 누가 갖고 있는지만 대조해 봐도 사진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는 바로 판가름이 날 테니, 인터넷 상으로 그렇게 저작권 따지지는 않을 생각.

Posted by 사무엘

2011/07/12 08:11 2011/07/1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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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지대 답사

독자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본인은 지독한 철도 덕후이다.
하지만 자가용이 있다면, 철도가 닿지 않는 오지를 다녀 보고 싶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런 곳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행정구역상 분명 서울인데도 높은 빌딩과 아파트들은 온데간데없고, 푸른 들판과 비닐하우스와 화훼 단지, 단독주택들이 즐비한 흠좀무스러운 곳이 있다. 그린벨트라고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다.

본인은 대학 시절에 인터넷 신문에서 '지하철 타고 다니는 어느 농부'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이건 '소리 없는 아우성'만큼이나 얼마나 안 어울리는 조합인가? 화제의 인물은 집이 광명시에 있어서 7호선 역세권인데, 잘 알다시피 천왕 역 일대가 허허벌판이다 보니까 근처에서 농사를 짓고 산다고 한다. ㅎㄷㄷ;;
또한, 강서구의 마곡 역 일대는 아예 지하철역의 개통마저 10년이 넘게 무산시켰을 정도로 대표적인 미개발 지역이었다. 1990년대에 고 건 서울 시장이, 후세를 위해 택지 개발을 보류했기 때문.

천호대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 보면, 강동 역에서 서울 지하철 5호선은 상일동과 마천 방면으로 꺾어지지만, 가던 방향으로 하남시 쪽으로 계속 진행하면 드디어 시가지가 끝나고 별천지가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강남만치 금싸라기 땅과(2, 3, 7, 9호선과 분당선 지하철!) 미개발 지역의 격차가 심한 곳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은 그린벨트로 묶여서 시간이 정지해 버린 시골 마을인데, 거기도 듣자하니 부자들이 많이 산다고 하더라. 굳이 미어 터지는 서울 도심에서 지지고 볶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 없으신 분들. =_=;;

그런데, 미국 LA에 가 보니까 일반 서민들이 다 그런 시골 마을에서 살던데... ㅠ.ㅠ
집집마다 차고가 있고 가족 구성원이 제각기 자가용을 가지고 있다. 아파트라고 해 봤자 달랑 2~3층짜리 공동 주택인데, 좀 빈민이나 아직 경제 기반이 부족한 신혼 부부들이나 사는 곳이고.. -_-;;; LA 시내는 땅값이 너무 비싸서 다들 베드타운 위성도시에서 사는데, 외곽에서 시내로 매일 서울-대전뻘 되는 거리를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게 일상사라고 한다. 이런 게 역시 잘 사는 대륙 국가의 기상이다. -_-
그냥 대륙도 아니고(중국은 뭐.. -_-), 그냥 잘 살기만 하는 나라(일본은 국가가 잘 사는 것만치 서민이 잘 사는 나라는 아님)도 아니고, 잘 사는 대륙 국가가 말이다.

뭐 어쨌거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홀연히 답사를 다녀왔다. 세곡동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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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언제까지나 개발 제한 구역일지는 모르겠다. 서울에 녹지대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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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한적한 골목. 내가 몰고 온 차도 저 차들 중에 있다. ^^;;
내 차 남 차를 떠나서, 공공장소에서 차 번호는 남의 초상권이나 주민 등록 번호만큼이나 유출하거나 침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므로 모자이크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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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그런데 주차 문제는 좀 심각할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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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성남시 내부이지만, 분당과는 달리 경부 고속도로 서쪽에 있는 성남시 고등동, 신촌동은 역시나 도시 분위기와는 거리가 너무나 먼 곳이다. 군사 시설인 서울 공항까지 있다 보니 더욱 개발 제한이 심할 것 같다. 이 크고 아름다운 도로는 널널하기 그지없어서 차들이 쌩쌩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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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항은,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민간 지도에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군사 시설이다. 그래서 청와대처럼 청색 기와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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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장을 지나서 양재 IC와 가까워지면서 시골이 아닌 서울 분위기가 나고, 차들이 급격히 늘어난다. 양재 IC 근처에는 현대와 기아 사옥이 나란히 들어서 있는데, 마치 대전 역 근처에 있는 코레일· 철도 시설 공단 쌍둥이 건물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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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항과 세곡동 일대의 한적한 도로와는 달리, 경부 고속도로는 평일 낮에도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서울을 빠져나가는 차들은 답이 없는 지경이다.
경부 고속도로는 딱 양재 IC 이남부터가 도로 공사 관할이고, 그 이북은 서울시 관할이다.

운전을 해 보니까 참 재미있다.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 차를 매일 몰아야 한다면 스트레스 받고 피곤할 거고, 차량 유지하느라 돈도 딥다 많이 깨지겠지만, 1주일에 한 번 남짓 취미로 하는 거라면 이보다 즐거울 수 없을 것이다.
틈나는 대로 이런 그린벨트라든가 철도 중앙선 구간의 간이역을 자가용으로 답사해 보고 싶다. 내가 사는 곳이 그래도 동부이다 보니 하남, 구리, 양평 같은 곳에 관심이 간다. 서울은 동남부가 철도 인프라가 유난히 열악하기도 하니..

서쪽의 김포는 전형적인 도농 복합 도시인 것 같다.
양평은 한강 상수도를 보존해야 한다는 명목 때문에 강력한 개발 제한이 걸린 곳이다. 그래서 서울과 상당히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휴양· 관광 도시 역할이나 하게 될 듯하다.

본인의 고향인 경주는 잘 알다시피 문화재 보존 떡밥 때문에 아파트나 상업용 건물의 층수 제한이 걸려 있었다. 좀 과장 보태자면, 건물 지으려고 땅만 팠다 하면 각종 유물이 줄줄이 출토될 지경이었으니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있었겠나? 그래서 소중한 문화재들이 정작 건설업자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고 한다.

박통 하면 흔히 오로지 경제 개발, 성장주의만 떠올리기 쉽지만, 그는 서울의 과포화와 지나친 팽창을 염려하고 경계도 했으며, 요즘 용어로 표현하자면 행정수도 이전도 구상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행정력을 동원해서 서울 같은 대도시의 어느 구역 이상부터는 개발을 금지하고 녹지로 남기는 그린벨트를 조성했다.

물론, 그린벨트 구역에 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게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며, 어떤 면에서는 그게 재산권을 침해하는 악법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대단히 아이러니한 사실은, 주로 진보 진영에서(=박통을 욕하는 편인) 그린벨트 정책을 환영하고 박통의 업적이라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보수 진영에서 그 정책을 비판한다고. 서로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형태라든가 처지가 달라서 그런 것 같다. -_-;;;

차를 굴리기 시작했으면, 여친 사귀어서 태우고 다니면서 근처 맛집이나 좋은 데이트 코스 답사를 하는 게 보통일 텐데 나는 드라이브도 완전 오덕스러운 스타일로 하는 거 같다. ㅠㅠㅠ Looking for you와 Oh Glory Korail 들으면서 차 운전하는 재미를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겠는가? -_-;;;

Posted by 사무엘

2011/05/09 08:54 2011/05/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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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투어

본인, 요즘 너무 바빠서 몸이 힘든 것만 빼면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좋은 상태이다.
오늘 드디어 <날개셋> 한글 입력기 6.0의 '코딩'이 모두 끝났다! 한동안 자체적으로 여러 테스트를 하고, 지금까지 구현한 기능들을 도움말로 문서화만 하면 진짜 끝이다.

그런데 이거 좀 하다 보면 학교 과제의 압박이 찾아오고, 그거 끝내고 숨 좀 돌리려고 하면 회사일이 급 바빠지고..;; 이리저리 심하게 치이는 느낌이다. 회사를 언제까지 이렇게 다닐 수 있을지는 장담을 못 하겠다. 어차피 박사 과정까지 이런 상태를 유지시켜 줄 리도 없을 테고.

그런 와중에도 짬을 내서 학부 모교에 좀 들렀다. 대학원에 간 이래로 이번이 두 번째이다. 볼일이 좀 있어서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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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시작하여 학교를 가로지르는 간선 도로. 연세대로 치면 백양로에 해당한다. 하지만 카이스트의 도로가 훨씬 더 넓은 데다 교통량도 더 적다는 건 주지의 사실. 그래서 카이스트는 도로 곳곳에 달리는 차량의 속도를 표시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연세대도 카이스트처럼 서쪽에 쪽문이 있고, 비록 카이스트의 엔드리스 로드만치 길고 아름답지는 않지만 거기로 오솔길이 나 있다. 이 점에서는 지형이 두 학교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서울대나 고려대하고보다야 서로 닮은 구석이 좀 있으니까..;;

차를 가지고 들어가려면 주차권부터 뽑아 가야 하는 땅 좁은 인서울 대학들과는 달리, 카이스트는 외부 차량도 간단한 신원 조회만 받은 후 진입 가능하다. 곳곳에 주차된 차들로 북적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딱히 대외 행사가 있는 날만 아니라면, 카이스트 내부는 어디든지 차 세울 곳 고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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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소속된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에 '갈 뻔 했던' 대학원.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저기는 근본적으로 내 적성이 아니었으며, 떨어지길 잘 했다.
저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카이스트에서 나름 가장 학과간 협동과정스러운 대학원이며, 자교생보다는 외부 학생들이 많이 온다. 인문계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예체능 쪽 사람까지.

내가 지원했을 때만 해도 저기는 경쟁률이 꽤 됐고, 여전히 인기가 좋은가 싶었는데... 그런데 최근에 주변 학생에게서 얘기를 들어 보니, 정체성의 위기라고나 할까, 당초 의도했던 학과간 융합이 원활히 잘 되지 못하고 교내 분위기가 딱히 좋지는 않다고 하더라. 이대로 가다간 심하면 전산학과로 도로 흡수될지도 모른다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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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의 전통적인 건물은 딱 두 가지 타입이다.
주로 북쪽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 아니면 주로 강의동인 하늘색 타일 건물. 그리고 건물 높이는 4~5층 남짓. 이게 철도로 치면 간이역 같은 정취를 느끼게 한다.
다만, 요즘은 온통 이질적이고 굉장히 높은 건물도 많이 생겨 있다.

난 저 길쭉한 기계공학동 보면 KTX 천안아산 역이 떠오르곤 했다.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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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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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남표 총장을 비판하는 대자보는 여전히 학부 식당 맞은편 게시판에 걸려 있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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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당은 입학식과 졸업식뿐만이 아니라, 아예 카이스트 정식 입학 전부터 기관 토플을 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한 장소이기도 하니 학생들에게 친숙할 수밖에 없다.
창의학습관이 2004년경에 생기기 전엔 기초 필수 과목들의 시험(중간· 기말)을 치는 장소이기도 했다.
카이스트는 매주 대강당에서 금요 문화 행사가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정작 본인은 재학 시절에 그런 데에는 거의 못 갔다.

아, one more thing..
카이스트는 강의실 내부에 완전 무료 WIFI가 바로 잡혀서 참 좋다.
연세대처럼 뭐 학번 입력하고 로그인 한다거나 접속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 나부랭이 깐다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1/04/20 18:27 2011/04/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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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

오랜만에 또 디지털 카메라를 PC에다 연결했다.
이번 겨울방학 기간 동안에 싸돌아다닌-_- 흔적을 약간이나마 사진으로 남긴다. 데이트 코스 같은 건 전혀 아니니 오해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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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6일 밤~새벽에 익산 시내의 어느 골목길.
누리로 + 구특전 새마을호를 조합하니 구세대/신세대 열차가 조화를 이루어 가히 환상적인 철도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중부 지방은 눈이 참 많이도 내리고 있었다.
모텔 방을 잡은 후 밖에 나가서 눈사람도 만들었는데,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게 무슨 말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처음에 눈덩이를 뭉치는 게 무척 힘들지만, 일단 어느 정도 규모가 생긴 뒤부터는 굴리기만 해도 알아서 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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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초, 용인 한국 민속촌.
인간문화재가 선보인 외줄타기 공연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날은 비록 바람은 안 불었지만 장갑을 끼고도 손이 시릴 정도로 굉장히 추웠다.
그런데도 공연자는 온갖 아슬아슬한 묘기들을 잘 소화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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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KTX와 고속버스가 한 곳에..!
대구 동부는 간선 교통 연계가 전국에서 가장 잘 되어 있다.
단지, 고속버스 터미널이 회사와 행선지별로 찢어져 있다는 것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괴팍한 점이지만 말이다. 이것도 무슨 어른들의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대구에는 동서남북 사방의 이름이 붙은 시외버스 터미널이 각각 존재하고, 고속버스도 터미널뿐만 아니라 아류격인 서대구 정거장이 하나 더 있다.
시외버스의 경우 서부는 대구 지하철 1호선 성당못 역과, 남부는 2호선 만촌 역과 아주 가까운 반면 동부는 동대구 역 및 고속버스 터미널과 1km 남짓 떨어진 외톨이이다. 그리고 북부는 지하철 연계가 전혀 되지 않는 곳에 있으며, 서대구 고속버스 정거장하고는 600m 정도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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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강릉의 어느 드라이브 코스.
이런 도로는 운전자의 눈요기감으로는 좋지만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좋지 못하다고들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1/02/14 18:29 2011/02/1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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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말, 본인은 학부 졸업과 병특 회사 취직을 앞두고 꿈같은 휴식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3.4의 개발이 한창이었다. (8월 초에 나왔던 3.4가 심한 버그들 때문에 ㅈ망한 후 그 달 하순에 3.41로 바뀌었음)
그런데, 그 여름방학 기간에 카이스트 학부 식당 입구에 당당하게 걸렸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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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예수님을 믿어야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해도 이 사실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기독교 동아리 홍보도 아니고 개인이, 그것도 당시 2학년밖에 안 된 학부 여학생이 자기 실명과 연락처까지 까면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해 놓은 건 처음 봤다. 사진으로 남겨두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가 ‘얼굴 보고’(예쁘면 같이 교회 나가겠다)라고 자보에다 낙서를 해 놨다. ㅋ 나도 저 친구 얼굴 본 적 없다.

카이스트와 연세대를 둘 다 다닌 경험상 느끼는 점인데, 어떤 면에서는 카이스트가 연세대보다 연세대의 설립 취지에 더 부합(?)하는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지난번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기독교 동아리 많지, 채플만 없다 뿐이지 교내 공식 교회(카이스트 교회)도 있지, 창조 과학 연구회 있지...;; 이 얘기를 하면 심지어 기독교인들도 놀란다.
물론 거기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므로 오해하지 말 것.

Posted by 사무엘

2010/11/23 19:33 2010/11/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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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의 추억

살다 보면 집 밖에서 숙박을 하는 건, 흔하지는 않아도 아주 없지는 않은 색다른 경험이다. 업무상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냥 단순히 지인 집에서 자거나 지인이 머무르는 숙소에서 같이 자는 것도 외박에 속할 수 있다.

본인은 일단 두 차례의 미국 여행 때 호텔 투숙의 기억이 있다. 10년 사이에 호텔의 방 열쇠는 1회용 카드 키로--잃어버리거나 심지어 투숙객이 가져가 버려도 아무 상관 없는-- 다 바뀌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대학원 생활하면서 앞으로 또 이런 데 갈 일이 생겨야 할 텐데. =_=;;

그리고 철도 여행을 떠나서 타지에서 외박을 한 적이 있다. 찜질방은 꽤 저렴한 비용으로 개운하게 목욕이 가능하고 수면까지 덩달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뛰어난 외박 장소이다. 그러나 찜질방 수면실은 공공장소인 만큼 개인 공간이 보장되지 않으며, 상대방의 코 고는 소리와 타인의 알람 소리 때문에 쾌적한 수면이 어렵다.

침대에서 푹신하게 제대로 자고 전자 기기를 안심하고 충전하고 컴퓨터 작업까지 하려면, 좀더 비용이 들더라도 개인 공간이 제공되는 숙박 장소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본인은 내일로 티켓 여행 같은 걸 할 때 대도시에서는 찜질방을, 중소 도시나 시골에서는 여관을 이용해 왔다.

2006년에 장항 역 인근에서, 그리고 2007년에 제천 역 인근의 여관에서 투숙한 적이 있다. 2009년 말엔 지인과 또 정동진 여행을 떠나서는 여관에서 서로 침대 위에서 노트북 코딩을 하며-_- 즐거운 밤을 보내..... 려고 했지만, 둘 다 너무 피곤해서 심하게 일찍 잠들어 버렸었다.

2008년 여름엔 카이스트를 방문해서... 이건 외박도 아니고 사실상 노숙을 한 적까지 있다. 강의동 안에서 뒹굴뒹굴 빈둥거리다가(방학이니까 사람 별로 없음) 휴게실 소파에서 누워 자기도 하고, 나중엔 아예 촉촉한 여름 가랑비를 맞으며 바깥 벤치에서 엎드려 자기도 했다. 그 당시엔 '내가 지금 무슨 꼴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재미있는 추억이다. 그때 왜 다른 지인들 방에서 잘 생각을 안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타지에서의 외박보다 어찌 보면 더 흥미로운 것은, 지인 따라 "집 근처 외박"이다.
2005년, 본인은 아직 카이스트 기숙사에서 서식하던 시절이었는데, 어느 날 아는 분이 대전에 볼일이 있다고 찾아오셔서 본인 역시 그분 따라 유성 온천 일대의 모 여관에서 간만에 외박을 했다. 기숙사에서 3km 남짓밖에 안 떨어진 곳에서 그것도 여관 외박이라니? 이런? ㅋㅋ

이건 정확하게 외박이라 할 순 없지만, 학부 졸업을 앞둔 마지막 여름방학 때 어머니께서 오셔서 기숙사 방에서 본인과 같이 잔 적이 있었다. 기숙사에 외부인의 숙박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 싶은데, 슬쩍 그렇게 했다.
방학이어서 룸메이트도 없고 캠퍼스 전체가 황량하지, 각종 물건들은 이미 다 치워서 방도 썰렁함 그 자체, 게다가 그 날 따라 밖에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있었다. 정말로 어디 오지에 야영 간 느낌이었다. 외박은 아니지만 정말 외박 체험이나 다름없었는데, 참고로 말하자면 비슷한 경험을 추석 때 고향 안 가고 기숙사에 남아 있어도 할 수 있다.

서울 안에서는 어느 행사에 초대를 받아 으리으리한 호텔에서 묵은 적이 있다. 광진구 광장동에 쉐라톤 워커힐 호텔이란 게 있다는 걸 본인이 알게 된 건 겨우 1년 남짓 전. 예비군-_- 훈련 때문에 남양주까지 갔다가 하루는 지리도 좀 익힐 겸 전철 대신 버스를 타고 귀가했는데, 구리에서 서울 광진구 시내로 막 진입하는 지점에서 커다란 호텔이 보였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에서 너무 멀지 않고 적당히 외곽이면서 한강도 내려다보이니, 위치가 무척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거기에서 실제로 투숙할 기회를 얻다니! 호텔 침대는 심하게 푹신해서, 그냥 파묻힌 채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 아마 하루 투숙비만 해도 가히 억소리 나는 비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인천 송도 신도시에 있는 송도파크 호텔에서 투숙한 적도 있다. 인천대입구 역 인근은 크고 아름다운 도로와 건물들로 가득하지만, 아직은 사람들이 많이 입주하지 않아 약간의 황량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성경이 말하는 하늘나라, 새 예루살렘에서의 생활이 대략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같은 곳에서 살면서 고통, 고생이란 게 없고, 일상 생활이 행사와 축제로 가득한 곳?
성경에는 거기에 진주로 된 문에다가 황금으로 된 도로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런 곳에 새마을호 같은 열차가 다녀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본인은 병특 시절에 내일로 티켓 내지 회사 복지 카드를 이용하여 순수하게 열차만 타고 온 적이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퇴근 후 바로 서울/용산 역으로 가서 부산/광주까지 간 후(새벽 3~4시 도착), 곧바로 새벽에 출발하는 상행 열차를 타고 서울로 도착한 후 바로 다시 출근... 당연히 그 날 하루는 피곤해서 직싸게 고생했다. -_-;;
기차를 타고 집으로 퇴근한 게 아니라, 기차라는 장소가 퇴근 목적지였던 것이다...;;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묻는다면 본인의 대답은.. "이렇게라도 새마을호 타고 싶어서.."
이것도 열차 안에서 일종의 외박을 한 셈 되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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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2 18:20 2010/10/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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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2010/6/2)

교회 친구들과 함께 모처럼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춘천으로 놀러 갔다 왔다.

닭고기로 이런 요리도 만들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준 별미 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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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 다목적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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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 가는 길목에서 만난 아름다운 폭포.
물을 떠 마시다 보니, 기드온의 300 용사 생각이 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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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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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09:03 2010/06/0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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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여행 (2010/5/14)

회사 워크샵 명목으로 남이섬에 갔다 왔다.
남이섬 방문은 2004년 2월에 고등학교 동기 MT 이후로 6년만에 처음이다. 그 옛날에 처음 갔을 때는

- 얼음 폭포와 타조를 구경했다.
- KTX 개통 직전, 경춘선 통일호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용했다.

정도만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겨울에 이어 이제 초여름 날씨 때에도 가 보니 감회가 새롭다.
경춘선이 끼는 지역은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정말 아름다운 지대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환상적인 경치였다. 마침 날씨도 어쩜 이리도 좋았는지!
이뿐만이 아니라 이번 여행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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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춘선 열차가 아닌 자동차로 간 여행.
- 외곽 순환 고속도로의 성남 IC 이북 구간을 난생 처음으로 구경하고, 더구나 미사 대교로 한강을 건너서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경춘 고속도로까지 처음으로 구경해 봤다(고속국도 60호선). 덕소로 가면서 고속도로가 철길 위로 지나는 것만 봤는데 이제는 우리 도로 아래로 중앙선 철길이 있는 걸 본 것이다.
- 빨간색 교량을 한 경춘선 구 단선 선로와, 이제 새롭게 연두색 고가로 건설되고 있는 경춘선 복선 전철 선로를 선명하게 대조할 수 있었다.
- 소위 경춘북로라고 불리는 46번 국도는 어지간한 고속도로를 뺨칠 정도로 잘 닦여 있었다. 산을 정면으로 뚫은 터널과 아파트들 위로 우뚝 솟은 고가는 마치 외곽 순환 고속도로의 의왕-과천 구간을 보는 느낌이었다. 단, 차선 수는 8차선이 아닌 4차선.

남양주와 가평 일대에는 형형색색의 인테리어를 한 펜션과 모텔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건 군부대. 지나가는 길목에서 말로만 듣던 가평의 야전 수송 교육단(운전병을 양성하는 곳)도 보고, 사격장 근처에서 총소리를 듣기도 했다.

남이섬 내부엔 '유니세프 나눔 열차'라는 웬 협궤 꼬마 열차가 다닌다. 궤간이 정말 실감나게 좁은데, 아마 과거 수인선 협궤와 동일한 궤간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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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얼마나 좋았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가?
아래는 <겨울 연가>던가.. 무슨 드라마를 찍은 장소이기도 하다는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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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선 비전철에 디젤 기관차가 달리던 경춘선이 앞으로는 장대 레일 복선 전철로 거듭난다. 이런 휴양지로 머지않아 전동차가 다닐 걸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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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21:32 2010/05/1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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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테마 여행

재작년, 2008년 삼일절엔 ‘1인 테마 여행’으로 천안에 갔다 왔다. 여기서 테마 여행이란, 목적지가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와 교통수단 시설이 더 중요한 여행을 말한다. ^^;;

그때 천안까지는 완행 전동차를 타고 가고, 천안 역에서 천안아산 역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한 뒤 서울까지는 KTX를 타고 돌아갔다.
서울로 가는 육상 교통이 가장 발달해 있는 천안의 두 대표역의 형태에 대해 굉장히 많은 정보를 얻어서 보람찬 시간이었다. 조용한 역에서 KTX의 천안아산 역 통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KTX의 가속 구동음을 녹음하기도 했다.

작년은 삼일절이 일요일이어서 교회에 가야 했고,
오늘의 테마는 ‘서동탄 역’이었다.
이런 여행 하나하나가 마치 보이저/파이어니어 계획 같은 철도 탐사 임무였다.
최근에 온통 누런 인테리어로 리모델링을 마친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의 승강장을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첫 임무를 시작했다. (서울 지하철 상식 페이지도 업데이트함 ㄳ)

그 후, 금정 역으로 갔다. 피곤해서 4호선 전동차 안에서는 졸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과천선 구간에도 드디어 군청색 배경에 흰 글씨로 신형 코레일체 표지판이 등장했으나, 여전히 코레일 지하 구간은 스크린도어도 없고 옛날 HY울릉도 역명판 글씨가 대세였다.

공휴일이어서 그런지 경부선 전동차는 배차가 굉장히 길었다. 열차를 기다리면서는 미리 가져간 책을 읽고 지나가는 열차 촬영을 했다. 금정 역은 승강장에 바로 화장실이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최근에 개통한 당정 역은 바깥이 붉은 벽돌벽으로 완전히 막혀 있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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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탄 열차는 천안으로 가는 녀석이었기 때문에 수원 역에서 내려서 서동탄 행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 열차를 기다리면서는 수원 역 승강장의 배선도와 지하도/에스컬레이터 구조를 분석했다.

그 후 드디어 도착한 서동탄 행 열차는 놀랍게도 코레일이 아닌 서울 메트로 소속 열차였다. 서동탄 역은 병점 차량 기지 내부에 지어진 임시역이다. 오히려 코레일 소속 열차는 병점에서 완전히 운행을 마친 후 자사의 기지로 정비를 받으러 들어가 버리는 반면, 지금까지 병점까지만 가던 서울 메트로 차량은 종점이 서동탄으로 연장되어 남의 회사 기지 근처에 만들어진 역에 잠깐만 들어갔다가 나오는 형태인 듯했다.

서울 메트로도 출입문을 노랗게 바꾸고 ‘행복열차’ 마케팅을 아주 열성적으로 하고 있었다. 브랜드 선전을 5~8호선 SMRT(도철)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1호선 노선도에서는 사라졌지만 자기네가 사용하는 1호선 원래 노선색은 붉은색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1호선을 운행하는 전체 열차 중에 1/6밖에 차지하지 않는 자기네 차가 걸린 고객 여러분은 행운아라나.. 이런 홍보 문구까지 적어 놨더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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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회사 구간과 직통 운행을 한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SMRT 구간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성이라 하겠다.

하행 열차가 병점 역에서 서동탄 역으로 진입할 때는 교차가 필요 없는 반면, 서동탄에서 병점으로 가는 열차는 경부선 선로를 지하로 관통하여 입체 교차한다. 서동탄 역은 경부선 선로의 동쪽에 있기 때문이다. 그 반면, 천안 역에서는 지하가 아닌 고가로 입체 교차가 일어나며, 방향별 복복선이 역에서는 일종의 선로별 복복선으로 바뀌기 때문에 상행과 하행 모두 경부 본선을 타넘게 된다.
병점 기지로 들어가는 구간은 아파트와 오솔길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폐차를 기다리고 있는 구형 저항 전동차도 모셔져 있고 심지어 누리로 열차도 보였다.

서동탄까지 갔다가 병점으로 되돌아 온 뒤, 병점 역에서 내렸다. 이번 달은 설 연휴 때문에 지하철 정기권이 굉장히 많이 남은 관계로, 이걸 좀 dump하는 임무도 이번 여행에 포함돼 있었다.
그 후 여기서 바로 분당으로 버스를 타고 가려고, 미리 인터넷 지도로 봐 놓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배차 간격이 30분이 넘는 버스랬는데 한 20분 정도 기다린 듯했다. 서동탄-병점 일대에서 판교를 경유해서 정확하게 분당과 성남 시가지까지 가는 버스로 본인의 여행 목표와 정확히 일치했다.

분당선이 수원까지 연장되었다면 이 경로도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철도만으로 이동 가능했겠지만 버스 여행도 아주 가끔은 할 만했다. 낯선 화성/수원/용인 시가지로 깊숙이 들어간 버스는 딱히 고속도로 진입로를 탄 것 같지 않았는데 갑자기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용인-서울 고속도로(171)를 구경했다.

게다가 이 버스 노선은 원래 경부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얼마 전에 노선이 바뀐 거라고 한다. 교통 오지이던 삼성 반도체 일대와 판교 쪽을 경유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붉은 광역 좌석버스는 앉아서 가는 건 좋지만 인클라이닝 시트가 고장 나 있고 역겨운 차냄새 때문에 괴로운 건 여전했다.

화성 북부에서 분당 북부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이 조금 넘었다. 그 후 분당에서 볼일을 좀 본 후 분당선 전철을 타고 수서까지 가서 3호선 연장 구간을 답사했다. 그리고 오금 역에서 5호선으로 합류하는 것으로 오늘의 탐사 일정을 모두 마쳤다.

가락시장과 오금은 명목상으로는 3호선이라는 1기 지하철하고 5, 8호선이라는 2기 지하철과의 환승이지만, 건설 시기 면에서는 3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과의 환승이나 다름없다.

둘 다 L자형 환승이다. 두 노선이 동시에 건설되었다거나 미래의 환승을 염두에 두지 않고 건설되지 않다 보니, 기존 노선을 최대한 안 건드리고 역을 만들면 필연적으로 L자형이 생기게 된다. 3호선은 가락시장과 오금의 최소 환승 지점이 서로 정반대이다. 그리고 두 노선 모두 3호선이 2기 지하철들보다 아래로 지난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정기권도 남아돌고 더 놀고 싶긴 한데, 노트북의 배터리와 본인의 피곤함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_=;; 그 대신 다음 주말엔 광명 역이나 공항 철도 쪽을 가 봐야겠다.
수도권은 전철이 있어서 자가용 없이도 이렇게 바깥 나들이를 재미있고 저렴하게 할 수 있어서 참 좋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01 19:59 2010/03/0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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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답사

2010년 새해!
1월 1일은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고 이튿날 2일은 오후에 잠시 혼자 외출을 갔다 왔다.
눈 덮인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답사하고, 가고 오는 길엔 지하철 전동차 구동음 분석을 했다. 횟수가 좀 남게 생긴 지하철 정기권을 쓰려는(dump) 목적도 있었다. ^^;;

그런데 왜 하필 저기를 갔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그냥 느낌이 저기로 쏠리더라.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된 명소에 가 보고 싶었다.
2007년 현충일엔 친인척 중에 아무도 묻힌 사람이 없는데도 서울 현충원에 혼자 갔다 오기도 했다. 반공 웅변 원고에서나 보던 ‘동작동 국립묘지’를 그때 처음으로 본 것이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 있는 곳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 역 바로 옆. 아마 역사 명소 중에서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 아닐까 한다. 정말 가깝고, 5번 출구로 나가면 언덕 위로 코앞에 보인다. 그리고 인근엔 북한산이 보이며 한성 과학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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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5), 경복궁(3), 독립문(3)처럼 종로 내지 서대문구 일대에는 아주 서울스러운 냄새를 물씬 풍기는 역명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하철 위의 도로는 4차선으로 좁은 편이며, 그래서 3호선은 좁은 도로를 따라 지나는 종축 노선인 특성상 섬식 승강장이 무척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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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와 출구가 따로 있다.
왼쪽의 허연 굴뚝처럼 생긴 초소는 순간 일부 철도역 현재까지 문화 유적으로 보존 중인 증기 기관차 급수탑인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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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원수로 일컬어지는 을사오적들.
이완용의 경우 매국의 대가로 일제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길 가면서 곳곳에서 테러를 당했다. 돌에 맞고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결국은 가슴을 칼에 찔리기도 했다. 목숨은 건졌지만 이 후유증으로 그는 호흡기 쪽 지병을 평생 품은 채 살다가 죽었다. 그 후 일제에 의해 그의 성대한 장례식이 치러지고 묘지가 조성되었지만, 지속적으로 훼묘 사건이 일어났고 이를 보다못한 후손들이 결국 시체를 화장하고 무덤을 없앴을 정도였다.

한때는 명문 가문이었나 지금 그의 후손들은 주변으로부터의 살인적인 손가락질과 뭇매를 견디다 못해 다 이민 가고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자세한 내역이 궁금하면 인터넷 검색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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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 항일 분자 같은 제일 악랄한 죄수가 수감된 독방이다. 입구가 무슨 변소처럼 생겼는데 저 안은 변기도 없고 전깃불도 안 들어왔다고 한다. 진짜로 사람 인간성을 황폐화시키는 게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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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는 그 당시 감옥 공간이 부족해서 난리였다. 3.3제곱미터당 7.9명꼴이면.. 모든 인원이 눕기는커녕 제대로 앉기도 힘들 정도로 비좁았다. 수감자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극심했을까? 굶주리고, 전염병 옮고...
“삼천리 강산이 다 감옥인데 나가 봤자 뭘 합니까?” (유 관순, 항고를 거부하면서)
성경은 지옥 역시 끊임없이 커지고 확장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으니, 이것도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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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순환 코스로, 한 건물을 들어가서 나가고 길따라 다른 건물에 또 들어가서 나가는 형태로 꾸며져 있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이다. 이 벽돌들도 다 수감자들의 노역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 한다. 모세 시절에 벽돌 굽는 노역에 강제 동원되었던 이스라엘 노예가 생각난다.

넓은 공터에도 옛날에는 형무소 건물로 꽉 차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해방 후 서대문 형무소는 한동안 대한민국 정부 하에서도 그대로 감옥으로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몇몇 동만 보존하고 나머지는 철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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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이다. 일본군은 장성급이 아니어도 다 모자에 별이 달려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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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를 체포하는 건 누런 군복을 입은 헌병이고, 취조하고 고문하는 건 경찰 내지 사복형사이다.
우리나라도 80년대까지만 해도 고문이라는 게 있었고, 북한엔 지금도 저런다. 탈북 여성 학대 동영상 이런 거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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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기를 때리는 태형. 감옥에서 사고 친 수감자를 응징할 때도 쓰고, 형벌로도 태형이 있었던 모양이다. 김동인의 소설 <태형>을 같이 읽어 보면 당시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사진은 첨부하지 않지만 “고문 체험실”이라고 꾸며 놓은 게 있었다.
무슨 해병대 체험도 아닌데 관람자에게 무슨 고통을 느끼게 해 주는 건 당연히 아니고...
그냥 심의상 좀 잔인한 장면이다 보니,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머리 집어넣고 버튼 누를 때만
사람 고문 장면을 묘사한 마네킹과 비명 소리가 잠시 나오는 장치였다.

스포일링을 하자면, 대사는
“네놈이 감히 대일본제국이 대항하려 들다니. 어서 조직원을 대라!” “난 모른다! 끄아아아악!”
이런 부류이고, 나오는 장면은 손톱 뽑기, 전기 고문, 가시 상자(중세의 철갑 소녀 같은 것임) 정도이다. -_-;;;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딱히 더 비위 거슬리는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노약자 및 임산부는 조작을 삼가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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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증을 거친 건지는 모르겠는데, 재판관이 일본인이 아니라 무슨 포청천 같은 중국인 복장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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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으로 둘러싸인 이 건물은 바로 사형장.
윤 봉길, 안 중근 같은 의사는 총살이었고 어차피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한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이 감옥이 공식적으로 사용한 사형 방법은 교수형이다. 시체를 몰래 반출하는 통로도 있다.

저기야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원혼이 서려 있는 곳이긴 하지만,
요즘은 100년 전과는 반대로, 진짜로 죽여야 싼 놈들 사형 집행을 너무 안 해서 심각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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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일제가 18세 이하 소녀 죄수를 수용하기 위해 신축한 소위 지하 감옥. 유 관순 열사가 투옥되었다 순국한 곳이며, 그래서 유관순굴이라고도 불린다.

다 보는 데 1시간이 좀 덜 걸린 것 같다.
그나마 일말의 기독교적인 배경이 있는 영국이나 미국 같은 나라도 흑인 노예나 인도 같은 식민지를 굉장히 무자비하게 다스렸는데, 하물며 그런 것도 없이 근대화에 성공하여 아주 집요하고 치밀하게 조선을 식민지로 삼은 일제는... 정말 악랄하게 조선을 다스리면서 병참 기지로 삼았고, 항일 독립 운동을 잔인하게 탄압했다.

섬뜩한 형무소 복도를 거닐어 보니 그때의 분위기가 어땠을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천안에 있는 독립 기념관의 축소판 정도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24 21:02 2010/01/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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