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 : 1 : 2 : 3 : 4 : 5 : 6 : 7 : 8 : ... 17 : Next »

1. 호흡

척추동물 급 기준으로 육상 생물은 폐(허파)로 호흡하고, 수중 생물은 아가미로 호흡을 한다는 것이 통념이다. 양서류 같은 수륙양용 하이브리드 중에는 피부 호흡이 가능한 녀석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보조 수단일 뿐이다.

그래서 폐로 호흡하는 동물이 물에 통째로 처박히면 폐에 물이 들어가 버리고 곧 익사한다. 성경에서 노아의 홍수 때 "코로 숨쉬는 동물들이 몽땅 다 죽었다"(창 7:22)라는 진술이 있는데, 이게 바로 폐호흡을 말할 것이다.
반대로 아가미로 호흡하는 어류가 물 밖으로 나와 버리면.. 얘 역시 팔딱팔딱 몸부림 치다가 곧 죽는다(아가미가 말라 버리면 숨을 못 쉼). 이건 무슨 死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어떤 육상 동물은 폐 기반이고 물 속에서 호흡을 할 수 없지만 숨 참기의 달인이다. 가령, 하마만 해도 거구를 이끌고 물 속에서도 수십 분을 견딜 수 있다. 악어도 이에 준하는 스킬이 있기 때문에 물에서 그렇게 잘만 지낼 수 있다.

이 분야의 본좌는 고래일 것이다. 지느러미 달린 해양 생물인 주제에 호흡은 공기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니 이거 참 불안해서 어떻게 사나..?? 그러니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꼭 올라와서 산소를 충전한 뒤에 다시 바다로 내려간다.
육상 동물이 주기적으로 물 마시러 물가로 꼭 와야 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이다.

고래는 심지어 뇌 구조가 2교대 듀얼코어(...)여서 잠을 자는 중에도 양 뇌가 번갈아가며 불침번을 선다. 그래서 잠을 자면서도 필요하다면 산소 충전하러 수면으로 부상했다가 다시 잠수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고래는 완전히 물 밖으로 나와서도 살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질식사를 하지는 않겠지만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탈 나고, 대형 고래는 너무 무거운 장기한테 짓눌려서 꼼짝달싹 못 하고 죽는다고 한다.
철도 차량이 레일 위에서는 자동차보다 훨씬 더 무거운 상태로도 잘만 달리지만, 레일을 벗어난 상태에서는 그 가냘픈 쇠 바퀴로 지표면을 한 발짝도 제대로 달릴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특성에다가 비유가 가능할 듯하다.

자, 이렇게 공기 폐호흡을 하면서 물에서 활동하는 동물은 저런 식으로 핸디캡을 극복하며 지낸다.
그런데 아가미 호흡을 하는 어류 중에는.. 좀 다른 방식으로 핸디캡을 지닌 녀석이 있다.

대표적으로 상어.. 얘들은 아가미의 근육이 미약해서 주변에 물이 끊임없이 흘러야만 호흡이 가능하댄다. 주변에 물이 흐르든지, 아니면 자기가 끊임없이 물을 헤쳐서 움직이든지.. 둘 중 하나는 갖춰져야 한다. 가만히 정지해 있으면 호흡을 할 수 없어서 익사(질식사)한다.
이는 마치 비행기가 주변 공기가 흘러야만 이륙할 수 있고, 자전거가 계속 달려야만 쓰러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상어뿐만 아니라 일명 참치라고 불리는 다랑어꽈 물고기들도 이런 제약이 존재한다고 한다. 자는 중에도 계속 이동해야 한다. 고래가 수면(?) 중에 수면(!!)으로 수직 이동을 한다면, 얘들은 수중에서 수평 이동을 해야겠다.

그래서 지느러미만 짤린 채 방생된 상어는 물 속에서도 데굴데굴 구르면서 악을 쓰다가 질식사한다고 한다. 상어는 참치와 달리 살은 그닥 맛있지 않은지.. 잡혀 죽어서 통째로 냉동되는 게 아니라, 샥스핀 재료만 채취된 뒤 그냥 버려지는가 보다. 이러니 샥스핀은 잔인한 음식이라고 동물 보호 운동 진영에서 비판한다.

2. 식용

(1) 고래는 과거 쌍팔년도 무렵엔 멸종 위기 운운하면서 국제적으로 포경 금지 협약이 맺어지기도 했다. 모든 종인지 일부 종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은 개체수가 많이 늘어서 위기를 좀 벗어났지 싶다. 그러고 보니 육상 대형 동물인 코끼리도 상아 때문에 많이 남획되고 멸종 위기였는데.. 바다 버전인 고래도 비슷한 수난을 겪은 것 같다.

고래 포획이 줄어든 것에는 고래기름 등 여러 부산물들이 다른 저렴한 화학 물질로 대체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석탄· 석유가 삼림을 가장 크게 보호해 준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래도 지금도 고래를 마음대로 잡아도 되는 건 여전히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의로 적극적으로 포획하지 않고 우연히 자연사· 사고사한 고래 사체를 발견한 것에 대해서만 임의 처분을 허용한다. 그 고래로 만든 고래고기는 자가처분을 해도 되고 심지어 가공 후 판매해도 된댄다.
멧돼지 같은 야생 동물을 포획한 건 자가처분만 되지 판매는 금지인데, 이와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 고래가 사냥된 건지 딴 데서 죽은 건지를 공무원이 판별하는 게 금방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정상· 합법적으로 유통된 고래고기라면 근본적으로 신선한 형태는 존재 불가능이다.
고래고기라는 게 무슨 참치회 급으로 맛있는 고기도 아닌데, 상태마저도 신선하지도 않은 냉동 일색이라면.. 수요가 많아지고 시장이 커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냥 개고기와 비슷한 마이너 장르의 고기로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 그리고 다음으로 다랑어.
다랑어와 달리 '참치'는 남북 분단 이후, 1950년대 리 승만 시절에 남한에서만 따로 만들어진 용어이다.
그리고 회는 아니지만 국내에 참치 통조림이라는 것도 1980년대 이후 5공 시절이 돼서야 역사상 최초로 등장했다.
국내에서 자체 자본과 기술로 원양어업이란 걸 첫 시작한 게 1970년대이고, 동원 산업에서 국민 소득과 소비 수준을 감안했을 때 참치 통조림이라는 걸 개척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참치라 하면 여러 모로 근현대적인 뉘앙스가 풍긴다. ^^
마이카 승용차나 컬러 TV, 퍼스널 컴퓨터만큼이나 참치 통조림이라는 건 박통 시절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전대갈 시절에야 등장했다. 하물며 통조림보다 훨씬 더 고급인 회는..??

보통 생선회라고 하면 광어나 우럭, 방어 같은 걸 떠올리는데.. 참치회는 씹는 느낌과 맛이 다르고 장르가 약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전자가 병원의 다른 평범한 진료과라면, 후자는 치과.. 처럼 뭔가 독보적인 존재감이 느껴진다. =_=;;

참치는 저런 광어· 우럭과 달리 몸체가 크고, 아주 먼 곳에서 잡아 오며 양식이 안 된다. -50도급에서 꽁꽁 얼어붙은 참치를 수송하고 절단하는 건 완전 극한직업이라고 소개됐었다. 이건 돌덩어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신체에 잘못 맞으면 인대나 뼈가 바로 나간댄다.;;

일본은 국제법까지 어겨 가며 고래를 세계 곳곳에서 그리도 많이 잡는 나라로 욕 먹어 왔는데 고래뿐만 아니라 참치에도 환장하는 걸로 유명하다.
오죽했으면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에서도 "이모코는 스나(마구로가 아니고?)를 좋아해, 베게의 속에는 참치로 입빠이"이런 대사가 있었다. ㄲㄲㄲㄲㄲㄲ

내가 일본 TV 방송을 즐겨 보지는 않지만, 뭐 하나 우연히 채널 돌릴 때마다 꼭~~ 낚싯대 하나 들고 마구로 잡으러 망망대해로 떠난 노인 다큐가 방영되는 편이었다. "노인과 바다" 소설이 어째 일본에서 출간되지 않았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참치횟집에서 주기적으로 참치 해체 쑈를 하는 건 당연히 꽁꽁 얼려서 장거리를 수송해 온 참치를 해동해서 분해하는 것이다. 잡는 곳의 특성상 참치는 활어회라는 게 사실상 존재 불가능한데..
일본에서는 일부 갑부 동호인을 중심으로 참치 활어회를 찾아 먹는 모임이 있다고 한다. 망망대해에서 어느 어선이 참치를 잡았다고 위성 전화로 연락을 날리면.. 회원들이 헬기를 타고 그리로 날아가서 그놈을 회 쳐 먹는다고.. 당연히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이 깨지기 때문에 재드래곤이나 건물주, 톱스타 배우 급의 VIP들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다.

(3) 고래건 참치건, 그 먼 거리를 거쳐 수송된 생선이 이렇게 저렴할 수 있다니, 이건 첨단 교통수단과 냉동 시설이 인류에게 내려준 큰 복임이 틀림없다.
그나저나, 이런 고래나 참치와는 달리 상어 요리는 일본보다는 중국의 괴식 별미 요리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그래서 북괴 김 정일도 평범한 참치회 부류가 아니라 샥스핀을 먹고 싶다고 난리를 쳤지 않았나 싶다. ㄲㄲㄲㄲㄲ

원양어선으로 저런 비싸고 맛난 생선만 들여오는 건 아니다. 싸구려 햄을 만들 때 저질 잡육이 쓰이는 것과 비슷하게, 어묵을 만들 때는.. 외국 현지에서는 먹지도 않는 별 맛 없는 듣보잡 생선을 정말 덤핑 처분 급의 싼 가격으로 왕창 많이 실어 와서 투입한다. 이러니 어묵이 값이 왕창 저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회덮밥 재료로 쓰이는 횟감도 저렴하고 급 낮은 건 무슨 듣보잡 냉동 상어고기라고 들은 것 같다.
고등어 회는 무슨 돼지고기 육회와 비슷한 취급인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23/12/14 19:35 2023/12/14 19:35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241

1. 우편

제복 입고 국가와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일을 하는 공무원 3세트로 군인, 경찰, 소방관이 있다. 이들은 전쟁 나도 하는 일이 완전히 동일하며, 그렇기 때문에 별도의 예비군 훈련이라는 게 없다.
그 대신 여기 종사자들은 근무 중에 긴급피난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단순 산업재해 차원이 아닌 순직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들 다음으로 생각할 만한 업종으로는 우편 공무원이 있다. 편지와 소포는 국가 공권력이 보증하여 배달되는 물건들이다. 그 어떤 전쟁, 사변, 천재지변 와중에도 어지간해서는.. 정말 나라가 통째로 쫄딱 망하지 않는 한 배달된다. 단순 민간 사기업 택배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어느 나라건 우편물은 인명만큼은 아니어도 다른 화물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지고 최우선으로 취급된다.
비행기로 수송했다면 도착 후에 제일 먼저 꺼내어진다. 배로 나르던 중에 배가 침몰하게 생겼다면 다른 화물들부터 먼저 포기한 뒤에 제일 마지막 순간까지 끌어안고 있는다.
특급 우편물을 수송하는 차량이라면 출동 중인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와 동급인 긴급자동차로 인정되기도 한다.

하긴, 듣자하니 옛날에 미국인지 유럽인지 '우편마차'에서는 우편물뿐만 아니라 은행 현금도 수송했다고 한다. 그래서 짐을 지키기 위해 샷건 든 경비원이 반드시 동승했다고..
그 유명한 타이타닉 호도 정식 타이틀은 'RMS 타이타닉'으로, RMS는 '영국 왕실 우편선'이라는 뜻이다. 승객뿐만 아니라 국제 우편 화물을 잔뜩 실었었는데.. 얘들은 불행히도 배달되지 못했다.

난 수십 년 전 어느 미드에서 주인공이 편지를 잘못 쓴 채로 우체통에 넣어 버리고는 그걸 도로 회수할 수 없냐고 집배원에게 읍소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있다. 이거 무슨 송금을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 요청은 거절됐다. 이때 집배원의 답변이 걸작인데, "편지가 우체통에 들어가고 집배원의 손에 놓인 순간부터는 배달될 때까지 국가 소유, 정부 소유"라고.. 그러니 당신의 사사로운 요청은 들어 줄 수 없댄다.

일개 초병이라도 근무 중에는 주변의 그 누구에게라도 반말로 신원 확인을 요구할 수 있고, 일개 순경이라도 주변의 교통법규 위반하는 사람에게 범칙금을 물리고 불심검문을 실시할 수 있다. 그것처럼 일개 우체부 집배원 아저씨라도 접수된 편지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절대적인 공권력을 집행하는 거다.

이 정도 권위와 신뢰가 있기 때문에 우체국에서는 필요한 경우 보낸 편지에 대해 ‘내용증명’이라는 보증까지 겸해 주는 것이다. 이건 인터넷 이메일, 카톡보다 더 공신력이 있기 때문에 주로 민사 소송에서...
"너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은 하는데, 어쨌든 난 최후통첩 보냈다? 나중에 딴 소리 하기 없기다? 오리발 내밀기 없기다?" 이러는 용도로 쓰인다. =_=

뭐 요즘은 우체통도 공중전화 부스만큼이나 보기가 몹시 힘들어져 있다.;;
그리고 우체국도 은행이나 택배업을 일부 담당하고, 말단의 단순 노동 업무는 다들 민영화나 비정규직=_=들한테 위탁하면서 21세기에 살아남으려 하는 것 같다.
우체국 예금은 사실상 국가 공인 은행이다 보니, 5천만 원 한도의 예금자 보호 수준이 아니라 모든 예금이 언제나 안전이 보장된다고 한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말이다. 물론 안정적인 대신 금리도 왕창 낮겠지...ㄲㄲㄲ

2. Undo

요즘 세상은 전반적으로 실수에 더 관대해지고 무엇이든 철회, 취소, undo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려 애쓰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 카카오톡을 포함해 각종 메신저 프로그램에는 말을 보냈던 걸 도로 취소하는 기능이 도입되었다. 이게 처음부터 있었던 기능이 아니다.
  • 웹브라우저는 '닫아 버린 탭을 다시 여는 기능'이 필수이다. 단순히 컴퓨터가 비정상 종료됐을 때 이전에 작업 중이던 문서를 복구하는 기능과는 성격이 다르다.
  • 금융권에서는 심지어 착오 송금을 철회하는 기능까지 도입하려 한다. 우와, 성능 오버헤드와 비용이 장난 아닐 거 같은데?
  •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이 물건을 잘 받았으면 '구매 확정' 버튼을 가능한 한 어서 눌러 달라고 괜히 징징대는 게 아니다. 한편으로, 자동차를 새로 구입했으면 정식 등록을 하기 전에 임시 번호판을 달고 있는 동안.. 귀찮더라도 이 기간(열흘이던가)을 최대한 오래 뽕 뽑으면서 차를 꼼꼼히 테스트해 보는 게 적극 권장된다.
  • 이메일도.. 구글이나 네이버 등, 같은 서비스 사용자끼리 주고 받았고 수신자가 아직 읽지 않았다면, 발송 취소 기능이 알음알음 들어가 있다. 이건 비표준 싸제 구현인데, 가까운 미래엔 이메일 프로토콜 차원에서 취소 기능이 표준 규격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때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undo라는 건.. 한 조작만으로 워낙 많은 픽셀들이 한꺼번에 바뀔 수 있는 그래픽 프로그램에서나 직전 1단계에 한해서 존재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PC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무제한에 가까운 다단계 undo가 각종 업무용 프로그램에 도입됐다.
이런 트렌드를 주도한 업체 중 하나가 바로 마소였다. 아래아한글은 그 장수만세 안정판인 97까지만 해도 이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았다. 최근에 지운 텍스트를 3단계까지만 아주 제한적으로 재현해 주는 짝퉁 기능만 있었을 뿐이다.

옛날 쌍팔년도 시절엔 컴퓨터 게임도 말이다.. 요즘 같은 친절한 튜토리얼을 일일이 넣기에는 컴터 메모리고 용량이고 여건이 안 됐다. 정품을 사서 종이 매뉴얼을 보든지 아니면 잡지나 PC통신으로 공략집이라도 찾아 보지 않는 한, 한 치의 자비심 없이 "모르면 죽어야죠"가 기본이었다.
미스 나면 HP 깎이는 거 없이 한 방에 픽 죽고, 그 레벨을 처음부터 또는 한참 먼 과거의 check point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일상이었다. 바로 직전에서 저장했다가 불러오는 것도 없고.. 그러던 트렌드도 참 많이 바뀌었다.

그러니 울나라는 수능날에 시간 빠듯한 수험생들을 공권력까지 나서서 수송해 주는 것엔 과잉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 관대한 것 같다. 이러다가 수험생을 수송하는 차량을 긴급자동차로 인정할 기세다. =_=;;; 원래는 수능 문제지를 시험장으로 수송하는 보안 차량 정도나 긴급자동차로 취급하는 게 정상이 아니겠나.

다만, 과거에 벌어졌던 집단 컨닝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제출하지 않은 핸드폰이 적발된 것에 대해서는 실수건 고의건 진짜 딱딱하게 무자비 무관용이다. 아예 완전히 꺼져 있었고 고의성이나 컨닝 가능성이 없는 억울한 애까지 무조건 올해 시험 무효 처분을 내리고 있다. 이런 애들이 전국에서 매년 10여 명씩은 발생하는가 보더라.
내 개인적인 생각은 지각하는 애들에 대한 과도한 배려를 조금 걷어서 핸드폰 적발에다가 융통성을 얹어 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휴~ -_-;;

세상 모든 일이 손쉽게 undo가 가능하면 참 편리하고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말은 뱉었다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한번 엎지른 물은 5천 년 전이나 지금의 최신 과학 기술로나 다시 주워 담는 게 불가능하다. 동물이건 식물이건 한번 죽어 버린 뒤엔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특히 국방이나 의료가 mission critical한 분야이며, 책임감이 막중하고 만년 전문직 소리를 듣는 것이지 싶다.

컴퓨터에서는 데이터베이스가 대표적인 분야일 것이다. DB는 성능 오버헤드를 감수하고라도 롤백 가능하게 처음부터 트랜잭션을 걸어 놓은 게 아니라면, operation들이 기본적으로 greedy하고 파멸적이고 비가역적이다. 엑셀 시트 고치는 것하고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이렇듯, 제아무리 가상현실이 어떻고 게임이 어떻고 해도.. 인생은 실전이다. undo가 불가능한 비가역적인 프로세스가 많다는 거. 현실의 전장은 게임의 전장보다 TTK가 훨씬 더 짧다는 걸(일격에 꽤꾸닥 즉사),
자기가 아무리 몰랐어도, 자기가 아무리 최선을 다했어도.. 규정에 어긋나거나 자기 공적이 입증이 안 되는 등.. 여타 외부적인 요인이 엇갈리면 실격 처리되고 아웃되고 공적이 인정되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의외로 기독교의 구원관이 이런 쪽으로 많은 통찰이 담겨 있다.

3. 사법 체계

(1) 나라 정체성

성경의 십계명(출20)을 보면, 맨 처음에 이 법의 제정자가 누구이고(= 하나님) 어떤 존재인지를 밝힌다. 그 뒤 자기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 내란), 그것들의 형상을 만들지 말고 이상한 걸 하나님이라고 떠받들지 말라고(= 얼추 외환) 제일 먼저 규정한다.

그럼 우리나라 헌법은? 우리나라는 신이나 군주나 다른 인간을 신성시하지는 않는다. 그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국가 정체성만을 제일 먼저 규정하고 못 박는다. 국교나 귀족 신분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헌정 체제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선언할 뿐이다. 그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이런 정체성을 제각기 완전히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부정하는 집단들이 좀 있는 것 같다. 종북 빨갱이, 여호와의 증인, 그리고 대한제국 황실 복원 지지자. =_=;;;
그나마 종북 빨갱이를 제외한 나머지 집단은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고 혼자만 뻘짓을 하는 것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에서도 강경하게 소탕· 해산하려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역적이라는 말만 삭제했을 뿐, 내란과 외환이 가장 치명적인 범죄라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다.

(2) 재판 위의 재판

다른 재판들이 사람이 법을 어겼는지를 판단하는 거라면, 헌법재판은 법 자체가 최상위법인 헌법의 취지와 부합하는지를 판단한다. 세부적인 하위법이 상위의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법이 규정하는 법리 이념을 충족하느냐..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만 하는 건 아니지만.. 가장 큰 존재 의의는 아무래도 이런 '메타재판'임이 틀림없다.
대법원은 이런 헌법재판소와 달리, 그냥 여느 평범한 민· 형사 재판들 중에서 지방 법원에서 1심, 2심만으로 끝나지 않은 진짜 골치 아픈 전국구 최종 보스만을 처리할 뿐이다.

한편, 특별검사(특검)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일반적인 형사 소송을 수행하는 검찰 자체, 또는 검찰에 압력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높으신 다른 고위 권력자가 권력형 비리를 저질러서 수사 대상일 때만 조직되어 시한부로 활동한다. 오옷~
특검이 뜨는 상황은 뭔가 암행어사 출두 같기도 하고, 무슨 계엄이나 긴급명령 같은 분위기도 느껴진다.

4. 형벌

(1) 형사처벌과 함께 선고된 각종 자격정지나 면허 취소 등의 처분은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교도소 실형을 살고 나온 '뒤'부터 적용되는 뒤끝이다. 성범죄자 신상 공개 기간, 전자발찌 착용 기간 등과 동일한 맥락이다. 법이 이런 기본적인 사항까지 헛점투성이인 건 아니다. 단지, 징역 복역 기간은 미결수로 구속돼 있던 기간을 포함해서 산정해 줄 뿐이다.

(2) 여권/비자 박탈 및 재발급 불허, 지상파 출연권 박탈(출연금지), SNS 계정 생성 금지는 형사 처벌은 아니지만 인생에 굉장한 불이익을 끼치는 페널티이다. 조리돌림이나 신상 공개와는 방식이 다른 명예형의 일종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남에게 영향 끼치는 것을 금지하는 처분은 성범죄자뿐만 아니라 빨갱이들한테도 적용해야 하지 않나 싶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기술로만 먹고 살아야지, 남을 가르치고 사람에게 권위를 행사하는 직업은 절대로 갖지 못하게 해야 한다. (교사, 성직자, 법조인 따위)

(3) 사형수는 미결수가 아니다. 형이 확정은 됐지만(= 기결) 그냥 집행이 안 된 좀 애매한 존재들이다.
무기금고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한 번도 선고된 적이 없는 사문 형벌이다. 내란죄는 무기금고의 선고가 가능한 반면, 외환죄는 무기징역만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3/12/06 08:35 2023/12/06 08:35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238

1. 수명

지금으로부터 불과 수십~수백 년 전만 해도 인간들은 정말 간단한 안전 장치가 없어서 정말 간단한 사고만으로도 죽고.. 저렴하게 보충 가능한 무슨 영양분이나 약, 백신이 없어서 간단한 상처만 입고도 세균 감염 때문에 죽고, 간단한 병에만 걸려도 죽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겨우 '종기'가 동서양의 수많은 왕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괴롭히고 죽게 했는지를 생각해 보자. 평민이 아니라 군주.. 당대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던 사람을 말이다.
충치나 잇몸병도 치료 안 하고 극단적으로 방치하면 독소가 뇌까지 가서 사람이 얼마든지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니 "현대인들은 옛날처럼 결핵, 콜레라, 장티푸스, 파상풍, 전염병으로 죽지 않으니, 끝에 가서 암에 걸려 죽는 편이다"란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후진국형 감염병 전염병 → 성인병 → 암의 순으로 병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

이렇듯, 옛날엔 의료 보건 위생이 열악하고 영양 상태가 열악했기 때문에 사람이 장수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먼 옛날 성경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노아의 홍수 이전에는 사람이 900살이 넘게 살았는데, 그 뒤부터는 사람 수명이 급격히 짧아져서 100을 넘기가 어려워졌다. 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후세들이 단명하는 걸 보고 이러다 인류가 멸망하는 거 아니냐고 굉장히 놀라고 겁먹었지 싶다.;; 요즘 저출산을 걱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고대 과거에도 이 역경을 딛고 8, 90까지 사는 용자도 가끔은 있었다. 신체의 면역력이 최강이었던 듯? 그리고 옛날에도 암 걸려 죽는 사람도 없는 건 아니었다.
조선 시대엔 사람이 나이 80인가 90을 넘으면 노비여도 해방시켜 주고 왕이 찾아가서 어르신~ 굽신거리며 인사를 했다고 그런다. 창세기 끝부분에서 파라오가 야곱 옹을 찾아가서 인사하던 장면이 생각나는군.

2. 동물로부터 옮는 병

개, 돼지, 소와 얽힌 무서운 병이 하나씩은 다 있는 것 같다.
광견병은.. 치사율이 99.99%에 달하는 정말 무서운 병인데 그나마 백신이 인류를 구했다. 증상은 물과 빛에 접촉하는 게 고통스러워진다니, 식물과는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것 같다.

광우병은 병의 명칭이 정확하지 않고 환자도 극소수라는 논란이 있지만, 어쨌든 일단 걸리면 뇌가 망가지면서 죽는 무서운 병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현재까지 전무하며, ‘프리온’이라는 원인 물질이 기존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영국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병이 왜 미국산 소고기로만 불똥이 튀었는지는 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

저런 병들에 비해, 구제역이나 돼지열병은 종간장벽에 걸려서 사람한테는 딱히 해를 끼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한번 발생했다 하면 불쌍한 돼지들이 몽땅 다 매몰 살처분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큰 손해를 끼치기는 한다.
2010~11년경에 한번 대판 난리를 겪은 뒤, 요즘은 우리나라에 구제역 백신은 꼬박꼬박 다 맞힌다고 한다. 돼지들을 정상적으로 키우지 않고, 원가 절감을 위해 너무 좁고 열악한 곳에서 면역력도 약한 채로 항생제 꼬라박고 살만 찌우며 사육하는 게 문제라고 그런다.

3. 에이즈

그리고 끝으로 에이즈..;;
에이즈는 인체의 면역을 무너뜨려서 다른 기회질병들을 왕창 일으킴으로써 사람을 죽게 만드는.. 다시 말해 딴 질병들을 끌어들이는 ‘메타질병’(!)이다.
그 기작을 일으키는 병원체 바이러스는 HIV라고 부르고, 이놈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증상들 일체를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 AIDS라고 부른다. “HIV에 감염된 뒤에(양성 판정) 인체가 놈을 이기지 못해서 AIDS가 발병하기까지는 수 년에서 십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관계다.

이렇게 사람이 면역 무장이 해제되고 나면 평소에는 절대 안 걸릴 감기나 호흡기 질병, 폐의 아주 자잘한 염증만 갖고도 사람이 픽 쓰러지고 훅 가게 된다. 그리고 자잘한 피부 질환들도 컨트롤이 안 돼서 그대로 도지고 시뻘겋게 흉측하게 변한다. 방사능 피폭 때문에 온몸이 총체적으로 망가지고 서서히 죽는 것과.. 분야와 방식은 다르지만 결과물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에이즈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피나 정액 (+ 모유, 질액)처럼 일상적으로 쉽게 나오지는 않는 찐한-_- 체액을 통해서만 전파된다. 땀, 대소변, 타액, 비말, 눈물, 콧물, 입김 정도로는 절대 전파되지 않는다.
우한 괴질 COVID19는 사람 비말에 담겨서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그래서 전세계 사람들이 활동을 중단하고 마스크 쓰고 얼마나 삽질해야 했던가? HIV는 전혀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공기 중에서 단독으로는 얼마 못 살고 죽는다.
그러니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는 ㅋㄷ을 착용하라고 그러지, 마스크를 착용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HIV는 피를 통해서 전해진다고는 하지만 의외로 모기에게 물려서 감염되지는 않는댄다.
말라리아 ‘균’은 모기의 체내에 무사히 머무르고 살아 있지만, HIV 바이러스는 종간장벽에 걸리는지 모기의 면역 체계를 뚫고 들어가지 못한댄다.
오 개인적으로 궁금했는데 그렇구나.. 그 하찮은 미물 모기한테도 면역이라는 게 있구만. -_-;;

에이즈의 기원은 아프리카에서 인간이 어떻고 원숭이가 어떻고 그런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인간이나 원숭이의 생태가 열악했던 건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런 병이 왜 하필 1980년대가 돼서야 뿅 나타났는지 진짜 기원과 발생 배경은 여전히 수수께끼 미스터리라고 한다.

이렇듯, 에이즈는 평범하게 건강· 영양 관리 안 하거나 보건 위생이 불결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다. 하필 피와 정액만 저렇게 저격하는데 정작 모기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고. 증상이 정말 끔찍하고 무섭고, 아직까지도 치료법은 많이 발달했지만 근본적인 바이러스 퇴치는 못 하고..
그래서 당시엔 사람들이 이걸 20세기 흑사병, 세기말 신의 징벌 급으로 생각하면서 두려워했다. 진짜 특이한 병이기는 하다~!

모든 게이들이 에이즈 환자인 건 아니고, 모든 에이즈가 동성애 때문에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동성애가 에이즈 감염을 늘린다는 건.. 마치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만큼이나 통계적으로 팩트이다. 이에 대한 필요 이상의 확대해석이나 혐오발언은 자제해야겠지만 일단 현실은 그렇다.
오죽했으면 쌍팔년도 시절에 에이즈를 지칭하는 비공식 코드명이 ‘게이들이 걸리는 괴질’ GRID인 적도 있었다. 뭐, 1970년대에는 미국에서도 동성애를 아직 정신병으로 규정했을 정도니까.. 이것조차도 동성애를 아예 형법상 범죄로 규정했던 더 옛날에 비해서는 인식이 많이 달라진 거다.

(1940년대에 앨런 튜링이.. 천재 머리로 2차 세계 대전의 승전에 기여하고 세계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이익을 당했던 걸 생각해 보자. 사우디아라비아나 우간다 같은 나라가 아니라, 서구 열강이던 영국에서 말이다.)

에이즈는 그 특성상 성행위뿐만 아니라 수혈을 통해서도 전파되고, 무슨 유전병마냥 산모를 따라 태아가 그냥 모태로부터 감염된 채로 태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상적인 병원에서는 주사기를 절대로 재사용하지 않으니 그럴 일이 없는데.. 한 주사기를 여러 명이서 돌려 쓰는 뒷세계 약쟁이들 사이에서 바로 저런 이유 때문에 에이즈 감염이 잦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말에 내국 자국민 중에서 최초의 에이즈 감염자가 확인됐다. 1985년은 아직 국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이었다. 젊은 청년이 연고가 없는 아프리카 지역에 간 건 놀러 간 게 아니라 일하고 외화 벌러 간 것이었다. 그런데 어딜 잘못 삐끗하는 바람에 병이 옮은 듯..
그 환자는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2011년도의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50대 중반의 나이로 생존 중이라고 한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에이즈도 고혈압이나 당뇨 정도의 위험도로 많이 내려간 듯하다. 물론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HIV는 무슨 광견병 바이러스 같은 놈은 아닌지라, 감염자의 80% 정도는 꾸준히 약 먹고 몸 상태 관리하면서 잘 생존해 있다고는 한다. 통계를 검색해 보니 2020년대에 국내의 에이즈 환자는 1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문제는 감염자가 매년 1000여 명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 이것도 마약 사범의 증가만큼이나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매년 드는 그 비싼 약값(그것도 나라에서 보장해 주는!!)이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20 08:35 2023/11/20 08:35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232

음식, 동식물 생태 등

1. 육식

사람은 고기를 먹지 않으면 제대로 살 수 없는데, 정작 사람이 잡아먹는 소는 풀만 먹고도 어떻게 그 큰 덩치와 힘을 내는지.. 풀에서 사람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무슨 힘의 원천을 얻는지 참 신기하기 그지없다. (돼지는 잡식이니 논외)
물론 소나 코끼리 같은 동물은 이렇게 살기 위해 소화 기관이 정말 복잡 정교하며, 풀잎이라는 것도 영양분 밀도가 그렇게 높은 물질이 절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덩치 큰 초식 동물은 풀을 하루 종일 지독하게 많이 먹어야 한다.

초식동물들도 본능에 다른 동물 사냥이 입력되어 있지 않고, 앞발이나 이빨 구조가 남 목덜미를 물어뜯는 것에 최적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걔들이 육식을 아예 절대 못 한다거나, 고기가 들어갔다간 탈 나고 죽기라도 하는 건 아니다.
이미 잘 요리돼 있는 고기라든가 곤충 같은 거 주면 거부하지 않고 먹는다. 그리고 초식동물은 식물에서는 좀체 얻을 수 없는 소금을 따로 얻으려고 그렇게도 난리를 치고 환장한다고 한다.

신의 창조를 믿는 기독 신자들은 생물의 진화이라는 말만 나오면 아주 경계하고 싫어하는 편인데..
사실 최초의 생명 기원이야 어차피 신의 창조를 과학으로 증명도 할 수 없고 부정도 할 수 없다. 그쪽은 아무나 아무렇게나 믿기 나름이다.

그 대신, 이미 있는 생명의 분화, 변화는 심지어 성경에도 있다. 나중에 사자가 초식동물로 바뀔 거라는 거.. 반대로 과거에 자연 세계가 타락하면서 약육강식 살육이 시작되고 식물에서 독이 나오기 시작한 거.. 그런 게 신이 처음부터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게 아니라면 그것부터가 그냥 진화의 산물이다. 딴 걸 진화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과학적으로 증거가 있고 심지어 성경조차 말하고 있는 현상을 다 부정할 필요는 없다.

2. 곤충들이 원래 있는 곳

꿀벌이나 모기 같은 벌레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가 건물 옥상 정원까지 날아오는 걸까? 특히 집단 생활을 하는 꿀벌은 어느 벌집 기지에서 출발했는가? 이런 곤충들은 냄새 맡는 능력이 인간의 몇 배인가..??? 참 궁금하다.
인간이 까마득한 우주 천체를 발견하고 전자기학을 발견하고 온갖 비과학적인 미신들을 타파한 와중에도 자연발생설은 19세기 중후반까지 굉장히 오랫동안 남아 있다가 부정됐다는 걸 생각해 보자~!

손을 씻어야 한다는 거, 구더기는 파리의 유충이라는 거, 길거리에서 함부로 침 뱉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생물의 세계는 미시적으로 파고들기가 꽤 어려운 영역이었다.

3. 음식물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라는 건 악취 나고 벌레가 꼬여서 깔끔하게 처분하기가 몹시 난감하다. 너무 썩지 않아서 골칫거리인 플라스틱하고는 반대편 극단으로 골칫거리이다만, 그렇다고 의료 폐기물 급으로 위험한 건 아니다. 분해되는 중간 과정이 짧고 굵게 혐오스러운 게 문제일 뿐, 분해와 재활용 자체는 그럭저럭 잘 된다.

봉투가 다 찰 때까지 음쓰를 (1) 냉동실에다 보관하는 건.. 당장 악취와 벌레는 예방할 수 있지만 냉동실에 같이 보관하는 다른 음식들의 위생에 대단히 ‘매우’ 나쁘다. 그렇기 때문에 권장할 만한 방법이 못 된다.

물컹물컹하고 자잘한 찌꺼기 정도는 (2) 변기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음쓰를 즉시 없앨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이건 기름기나 찌꺼기가 하수도관을 막히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별로 권장되지 않는다. 변기에다가는 원래 넣으라고 있는 배설물과 토사물-_-, 화장지만 집어넣는 게 좋다. -_-

음쓰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자그마한 전용 음쓰 봉투에다가 넣어서 배출한다.
여기에다가는 사람이 명백히 먹을 수 있는데 남았거나 상해서 버리는 것들만 버려야 한다. 사료나 퇴비로 만드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포장지는 말할 것도 없고, 음식에 포함돼 있었더라도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부위들은 몽땅 걸러내야 한다. 뼈, 뿌리, 껍질 같은 건 음쓰가 아니라 일반 쓰레기이다.

그런데 과일 껍질 중에는 사람이 전혀 못 먹는 게 아니어서 무슨 교차로 노란불이나 맞춤법 띄어쓰기 사이시옷처럼 굉장히 애매한 경우가 있다. 가령, 귤 껍질은 법적으로 일쓰가 아니라 음쓰라고 한다.
사과 껍질은 먹어도 귤 껍질을 먹는 사람이 도대체 누가 있나? 내 주변에서는 귤 껍질을 일쓰 종량제 봉투에 넣었는데 그게 나중에 걸려서 과태료를 문 경우가 있었다. -_-

이런 애매한 경우에 대해서는 그런 악랄한 단속질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단속을 할 거면 일쓰를 특별한 쓰레기인 음쓰에다가 넣은 걸 더 단속해야지, 애매한 음쓰를 더 범용적인 일쓰에 넣은 건 큰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char*를 void*에다 대입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식당에서는 회전률을 떨어뜨린다고 1인 단독 식사를 막을 게 아니라 1인석을 준비해서 돈을 더 벌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식당 말고 카페야 원래부터 1인 이용이 흔하지만 거기서는 개념 없는 카공족이 문제다. 그런 건 흡연실과 마찬가지로 반쯤 스터디 카페 같은 곳을 따로 만들어서 요금을 더 받고 서비스를 더 주든지 해야 할 것 같다.

그런 것처럼 음식물 쓰레기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처리하기가 참 난감하고 까다로운 구석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습기 빼고 부피 줄이고 냄새 없애서 버리기 좋은 형태로 가공해 주는 기계도 이미 나와 있긴 하지만 1인 자취생이 장만할 정도의 크기와 가격은 아닌 것 같다.
이런 거 잘 해결하는 게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3/10/20 08:35 2023/10/20 08:35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221

단체· 조직에 대해서

1. 사단법인과 재단법인

학교나 기업이 아니고 종교도 아닌 무슨무슨 협회, 사회 단체 시민 단체들 말이다. 이런 걸 법에서는 법인이라고 부른다. 성경에서 말하는 '자연인'은 구원받지 못하고 본성에만 속한 사람을 말하는 반면, 법에서 말하는 '자연인'은 저런 법인의 반의어로서 단체· 조직이 아니라 생물학적 사람 개인을 뜻한다.

그런데 법인들이 다 같은 게 아니어서 어떤 건 사단법인이고 어떤 건 재단법인이다.
수십 년 전 철도청 시절에 열차 안에서 간식 카트를 굴리던 ‘홍익회’야 아무래도 퇴직· 상이 철도 종사자들의 재취업 알선과 복지가 목적이니 재단인 듯하고.. 지금은 존재는 하는지 모르겠다. ㅡ,.ㅡ;;

도산 안 창호 선생이 설립했고 지금도 살아 있다고는 하는 흥사단은.. ‘사단’으로 끝나서 그런지 사단법인이다. ㅋㅋㅋ
내가 학창 시절에 관심을 가졌던 한글 한국어 관련 단체 중에서는.. 세종대왕 기념 사업회는 사단법인이라고 일찌감치 대놓고 적혀 있었다.

그 반면, 한글학회는 의외로 재단법인이다. 한글재단이라는 단체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학회는 사단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아니군. 둘 다 재단법인이고 인터넷 사이트만 hangeul.or.kr과 hangul.or.kr로 미묘하게 달랐다.
그러고 보니 2004년 초에 한글 학회 회장이던 허 웅 선생이, 그 해 말엔 한글 재단 이사장이었던 한 갑수 선생이 나란히 별세했다. 그때 그쪽 업계는 굉장히 슬픈 분위기였었다.

컴퓨터 쪽이야 곧바로 떠오르는 자유 소프트웨어 foundation... 머시기는 재단법인이다.
법과 제도를 검색해 보면 사단법인은 사람이 중심이고 영리와 비영리가 모두 존재 가능한 반면, 재단법인은 재산이 중심이고 비영리로만 존재 가능하댄다. 그 밖에 이사회가 있느냐, 설립자에 의해 임의 해산이 가능하냐 그런 차이가 있는데..
그 단체를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돌아가는 차이를 모르겠다. 운영하고 직원들 월급 주는 방식이라든가 세금 매기는 방식이나 다른 거겠지?

진짜 뜬금없는 개드립 갖다붙이기인 거 알지만.. 이거 뭐 옛날 컴퓨터에 있었던 직렬 포트와 병렬 포트, 네트워크 TCP 패킷과 UDP 패킷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ㅡ,.ㅡ;;

2. 조직의 운영

어지간한 조직들은 그 조직을 대표하고 조직의 실제 임무를 총괄하고 지휘하는 우두머리가 있는가 하면, 그 안에서 구성원들을 조율하고 여러 행정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우두머리가 있다.
그 개념이 병원에서는 원장 의사와 수간호사, 군대에서는 중대장과 행보관(궁극적으로는 장교와 부사관), 학교에서는 교장과 교감, 교회에서는 목사와 집사, 선박에서는 선장과 기관장(또는 객실 승무원 사무장)으로 실현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조직의 크기가 작거나 사람이 짬과 계급이 낮고 전문성이 덜할 때는 한 대표가 두 분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 그러나 조직 규모가 커지고 세분화· 전문화되면 한쪽 대표가 다른 쪽 대표의 역할을 대체하기가 난감해지고 분업이 필요해진다.

항공법에 따르면 대형 여객기는 승객 50인마다 1명꼴로 객실 승무원을 둬야 한다고 어디선가 봤다.
그런데 교회에서도 집사는 대예배 최대 출석 인원 기준으로 50명마다 1명꼴로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3. 조직의 과거

(1) 현재 일본 항공(JAL)의 CI는 빨간 학인데.. 얘는 1958년에 제정했던 옛날 CI이다. 2000년대 초에 잠시 CI를 바꿨다가 2011년에 옛날 것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글쎄, 우리나라 대한 항공의 경우, 1990년대 후반에 유난히 사고가 잦아서 2000년대 초부터 경영 혁신을 감행했던 적이 있다. 이웃 JAL은 그로부터 10년쯤 뒤인 2000년대 중후반에 경영 실적이 많이 악화됐던 것 같다. 심지어 승무원들이 자사 유니폼을 헐값에 처분한 게 굴러다닐 정도였다고 하니..

그래서 쟤들은 "초심으로 돌아가자, 허리띠 졸라매자, 우리 리즈 시절을 기억하자" 차원에서 옛날 CI로 복고한 것 같다.
대한 항공이야 1983년 007 피격의 트라우마 때문에 옛날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폐기했다. 지금의 하늘색 도색도 그 일 이후에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로고타입만은 옛날 안티크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는 듯하다.

(2) 한편, 우리나라 국정원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원훈을 수 년 주기로 자주 바꾸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정권의 입김을 많이 타는 부서여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랬는데 2022년에는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는지 옛날 1960년대 중앙정보부의 원훈을 다시 채택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 유명한 문구인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말이다. 일본항공의 사례와 국정원의 사례가 서로 뭔가 비슷한 것 같다.

여담이지만, 지난 2008년부터 2010년대 초까지는 국정원 원훈이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었던 적이 있다.
글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를 수정한 건지는 모르겠다만, 국정원이 무슨 대학교나 종교 단체도 아니고 '진리'보다는 '진실'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야 병식아, 진실의 방으로"처럼 말이다. ㄲㄲㄲㄲ
성경적으로는 진리는 자유뿐만 아니라 사랑과도 어울리는 경우가 있다.

4. 조직의 흑역사

(1) 현대 일본은 '자위대'라고 군대나 다름없는 조직을 버젓이 보유하고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태평양 전쟁의 원죄 흑역사 때문에 '일본군'이라는 말은 차마 못 붙이고 있다. 헌법 차원에서 정규군의 보유가 금지되었다.

얘들은 무슨 위장조차 안 하고 파란 전투복에 흰 탱크 몰고 다니는 UN 평화유지군 같은 처지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뭔가 다른 방식으로 여느 정규군에 비해 큰 제약을 받는다.
오로지 선빵 맞고 침략을 당한 뒤에야 반격할 수 있고 오로지 자국 내에서의 방어만 가능하다. 침략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무기 수출도 안 되기 때문에 자국에서 생산한 무기는 내수로만 다 소모해야 한다. 외국에 파병도 못 보낸다.

(2) 우리나라 '삼성 물산 건설 부문'도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 -_-;; 엄연한 건축 건설 회사이지만 30여 년 전에 너무 크게 사고 쳤던 흑역사 때문인지 국민 정서상 '삼성 건설'이라는 이름을 아직까지도 못 붙이고 있다. (경부선 철길 노반을 제멋대로 파헤치다가 열차를 통째로 전복시켰던.. -_-)

씨 프린스 호, 서해 훼리 호, 세월호, 남영호, 무슨무슨 호 등.. 어지간한 해양 사건 사고들의 명칭에는 사고를 낸 배 이름이 꼭꼭 붙는 편이다. 그런데 유독 '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만 지역명만 붙고 선박이나 사고 주체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 당시에 배후에서 언론 통제가 빡세게 되긴 했던 모양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3/10/15 08:35 2023/10/15 08:35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219

인체의 특성 이야기

1. 대미지 컨트롤

인체는 어떤 나쁜 환경이나 대미지에 오래 노출돼서 몸이 다치고 상했더라도, 치료한답시고 그 반대편 상황에 곧장 성급히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는 특징이 있다.

동상을 입었더라도 그 부위를 갑자기 뜨거운 물 같은 데에 집어넣지 말아야 한다.
화상을 입었더라도 그 부위를 갑자기 얼음물 급의 찬물에 풍덩 집어넣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미지근한 물에다가 오래 담가서 냉찜질을..)

아주 오랫동안 굶어서 죽기 직전인 사람한테 갑자기 밥과 고기를 많이 먹이는 짓은 금물이다. 그러면 몸이 그걸 못 받아들여서 토사곽란을 일으키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탄광 매몰이나 삼풍 백화점 붕괴 같은 사고 때문에 10일 넘게 암흑 속에 갇혔다가 구조된 사람들은 눈을 가린 채로 나온다. 갑자기 빛에 노출되는 것도 눈에 안 좋다고 들었다.

피부가 쇠붙이에 깊숙이 심하게 찔렸다면 그 이물질을 함부로 빼내지 말아야 한다.
어디 무거운 물체에 오랫동안 깔려서 깔린 부위가 괴사할 지경이 됐지만, 그 물체를 함부로 치우지 말아야 한다. 깔린 부분에만 고여 있던 독소가 온몸으로 퍼져서 압좌 증후군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의료 보건 업종이 일이 힘든 것 같다. 각종 금단증상이라는 것도 각종 나쁜 중독이나 자극이 갑자기 없어졌을 때 더 심해진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고..
사람이 밥을 먹는 과정은 자동차 연료통에다가 기름을 꿀꿀 집어넣는 게 아니라,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는 것과 더 비슷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2. 유아 기억상실증

"사람들은 대부분 3살 이전 시기를 기억하지 못한다. '유아 기억상실증' 때문이다. 유아 기억상실증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흔한 현상으로, 삶의 초기 3~5년 정도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사람이 떠올릴 수 있는 생애 최초의 기억은 대략 3살부터 3살 반 정도에 형성된다."

이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나도 저기에 정확하게 해당된다.
나도.. 거의 86~87년 사이가 마지노 선이고 그 이전은 선사시대-_-이다.
아부지가 내게 나이를 물으셨는데 내가 제대로 대답을 못 하니 "넌 4살"(한국식이겠지)이라고 대답을 들었던 게 스스로 인지하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제일 어린 나이이다.

텔레비전으로 본방을 봤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는 제일 오래된 공익광고도 유튜브를 뒤져 보니 86~87년이다. 그때는 TV를 틀면 온통 올림픽 준비하느라 난리이기도 했고 말이다. -_-
난 흑백 TV나 흑백 사진, 중고딩 가쿠란-_- 교복을 주류로 본 경험은 없다. 그리고 당대에 인지했던 제일 옛날 대통령은 딱 노 태우였다.

인간은 아기 때 주변에서 들리는 모국어를 신기에 가까운 능력으로 흡입해서 언어 구사 능력을 갖춘다. 도대체 어떻게 그 나이대에 그게 가능한지는 내가 알기로 과학적으로 여전히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그렇게 언어 습득과 등가교환으로 언어 습득 이전의 옛날 기억은 지워져 버리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걸 생각하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의 의미도 다시 곱씹게 된다.
어차피 기억을 못 하니까 3살 이하 아기들을 마음대로 학대해도 되는 것도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때 부모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받는지의 여부로 그 애의 인격이나 정신 건강이 평생 결정되어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참 신기한 일이다.

갓난아기한테 기계적으로 물리적인 젖과 물만 주고 씻겨 주고 기저귀 갈아 주기만 하고, 아무 관심 안 주고 교감과 애정 표현 안 하고 스킨십 안 해 주면..??
놀랍게도 그 아기는 몇 달 못 가 죽는다고 한다!! 무슨 마루타 생체실험을 한 것도 아니고 법적으로 학대는 절대 안 한 것 같은데, 아기한테는 이것만으로도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먼 옛날에 이런 비정한 실험을 실제로 한 군주 내지 학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건 마치 식물이 햇볕을 못 봐서 죽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아무리 물 많이 주고 땅이 비료로 기름져 있어도 햇볕 없고 통풍이 불량하면..;;

3. 손발가락

'쇠냄새'라는 건 사실 쇠 자체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손으로 그런 금속을 만졌을 때, 손 표면에서 분비되는 고유한 성분이 금속과 닿아 변질되면서 나는 냄새일 뿐이다. 하긴, 그런 미묘한 분비 성분이 있기 때문에 사람 손이 닿는 곳마다 지문 채취도 가능할 것이다.

손가락 발가락은 인체의 말단 부위이다 보니, 질병이나 사고로 일부가 절단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조폭이나 비밀결사 같은 뒷세계에서는 맹세나 징벌· 각인의 의미로 약손가락이나 새끼손가락의 첫 마디를 일부러 자르는 관행도 있다. 그래도 이런 부위는 절단되더라도 지혈만 잘 해 주면 생명에 지장은 없다.;;

잘려서 떨어져나간 그 말단 부위를 잘 챙겨 가서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도로 봉합해서 붙일 수도 있다. 봉합 가능 조건을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좋은 상태에서 치료를 최대한 빨리 받아야 하지 싶다.
당연한 말이지만, 잘린 손발가락이 자동으로 재생되지는 못한다.;; 인체는 무슨 플라나리아나 불가사리, 도마뱀 꼬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재생이 잘 되는 단순하고 물렁물렁한 생물들은 물리적인 절단에 강한 대신, 온도나 주변 염분 농도 같은 게 조금만 틀어져도 바로 녹아 버린다. 용어 좀 쓰자면, '항상성 유지' 능력이 고등한 동물보다 훨씬 못하다. 인체야 상처에다 소금 뿌리면 드럽게 아픈 걸로 끝이겠지만, 플라나리아는 소금 테러만으로도 사람으로 치면 온몸에 염산· 황산 테러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 상황이 될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사고로 멀쩡한 손발가락이 잘리는 거 말고.. 다른 질병이나 세균 때문에 이 말단 부위까지 피가 잘 안 통해서 조직이 괴사하고 썩어서 잘라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조직은 절단하지 않으면 근처의 살아 있는 부위까지 부패균과 독소가 다 퍼지고 썩기 때문이다.

  • 동상: 인체가 견딜 수 없는 저온에 너무 오래 노출돼 있으면 물질대사에 애로사항이 꽃피고 피가 잘 못 돈다. 이 경우 인체는.. 심장에서 멀리 떨어졌고, 없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말단 부위부터 먼저 포기하게 된다.
  • 버거 병: 이번엔 저온이 아니라 혈전 때문에 혈관이 막히고 피가 제대로 못 돌아서 손발이 차가워지고 작살 나는 병이다. 결과는 역시 괴저로 인한 사지 절단..;; 통계적으로 골초 흡연자가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서 상관관계가 명백하나, 그 구체적인 이유인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다 규명되지는 않은 듯하다.
  • 참호족: 1차 세계 대전 참호처럼.. 세균이 득실대는 더러운 진창 똥물에 피부, 특히 발이 너무 오래 노출되면 피부병을 넘어 피부가 썩어들어간다.;;; 이건 습성 괴저이다.
  • 당뇨발: 참호족만 있는 게 아니라 당뇨발도 있다. 혈당 때문에 말초혈관과 신경이 손상돼서 위와 비슷한 결과가 야기되고 발가락이 시커멓게 썩을 수 있다.;;;
요거 말고 또 다른 케이스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러고 보니 동상의 반대편 극단인 화상도 3도 이상을 입으면 당연히 피부 이식 아니면 절단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으로 간다.

Posted by 사무엘

2023/09/30 08:36 2023/09/30 08:36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213

1.
요즘은 아파트 단지나 대학교 캠퍼스들이 다 지상에는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공간을 없애고, 전부 공원이나 산책로를 꾸미는 게 대세이다. 차는 단지 입구에서부터 곧장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 버리며, 지하 주차장은 거의 지하 광장처럼 방대하게 꾸며져 있다.

이렇게 하니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애들이 교통사고 걱정 없이 안심하고 뛰놀 수 있고, 뭔가 환경 친화적이어 보이고 미관에도 아주 좋다. 전깃줄만 지중화한 게 아니라 자동차까지 다 지중화한 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차를 이렇게 몽땅 지하로 보내 버리면 납품· 택배 차량이나 이삿짐 사다리차, 쓰레기차, 불 났을 때 소방차 같은 건 어떻게 출입하나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니 단지 내의 지상에도 정말 최소한의 자동차 출입로는 있어야 할 것 같다. 물론 이 길은 초 비상 긴급 상황에만 개방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일상적인 작업 차량까지 몽땅 지하로 보내려면.. 최소한 지하 1층은 탑차급 트럭도 드나들 수 있도록 천장이 충분히 높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천장이 그렇게 높지 못해서 탑차가 지상으로도 못 들어가고 지하로도 못 들어가서 낭패인 아파트 단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곳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의 높이를 낮춘 ‘저상 탑차’라는 것도 다닌다고 한다.

하긴, 탑차들은 높이가 너무 높아서 이런 차의 뒤에 서면 앞의 신호등도 잘 안 보여서 개인적으로 운전할 때도 마음에 안 들긴 했다. 하지만.. 이건 그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할 사항이 아니다.

탑차가 높이가 충분히 높지 못하면 그만큼 짐을 많이 못 싣는다. 이는 배송 업체의 수송 원가 상승과 수익 약화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높이가 어중간하게 1.2~1.3m밖에 안 되는 화물칸 안에는 배송 기사가 일어서서 다닐 수 없다. 허리를 굽히고 구부정하게 다녀야 하는데.. 무거운 짐을 들고서 이 짓을 하루 종일 하면 이는 택배 기사의 건강에 아주 나쁜 영향을 준다. 흠~

글쎄, 높이 조절이 가변적으로 되는 화물칸은 어째 만들 수 없는지 모르겠다만, 이건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택배 기사의 근무 여건, 지상에 차 없는 주거 환경 등 여러 사람들의 요구 사항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2.
지하철역이나 편의점과 연계해서 마치 물건 보관함처럼.. 익명 택배 수취함 같은 시스템이 발달해야 할 것 같다. 택배 기사는 직접 가기 어려운 곳까지 일일이 힘들게 가지 않아도 되고, 사용자도 집과 직장 신경 쓰지 않고, 개인 정보 유출이나 물건 도난 걱정 없이 택배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더 나아가 택배 수취 본인 확인용으로 며칠 동안만 유효한 간편한 일회용 전화번호나 이름 같은 시스템도 만들면 금상첨화일 듯하다. 불변 고정 전화번호, 휘발성 임시 전화번호, 그리고 영상 노출용 가상의 전화번호.. 이런 게 시스템 차원에서 세분화돼야 할 것 같다. 마치 인터넷 IP 주소처럼 말이다.

서울 남산은 꼭대기까지 차도가 닦여 있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자가용은 그 안에 들어갈 수 없다. 노선 버스(01)나 납품· 작업 차량만 드나들 수 있다. 요 몇 년 전에 한강대교 중간에 생긴 노들섬 공원도 부지가 너무 협소한 관계로 작업 차량만 드나들 수 있다.

3.
우리나라의 산은 꼭대기에 군부대(주로 공군 방공부대)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산은 거기까지 차를 몰고 올라가는 길이 어디에든 반드시 존재한다. 비록 민간인이 차 끌고 들어갈 수는 없더라도 말이다.
서울 동대문구엔 배봉산이라는 높이 100여 m짜리의 작은 야산이 있다. 여기 정상에는 오랫동안 군부대가 있다가 없어졌는데, 지난 2018년인가 19년엔 그 자리에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어 넓은 풀밭과 함께 해맞이 공원이 꾸며졌다.

공사가 끝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본인은 배봉산 정상의 그 공원 근처에.. 1톤도 아니고 2.5톤 트럭이 세워져 있는 걸 봤던 기억이 있다. =_=;;
작업을 위해서는 차량과 중장비를 당연히 여기까지 반입해야 했겠지.. 그런데, 이 작은 언덕에서 어느 경로로 저 큼직한 트럭을 몰고 올라온 걸까? 나로서는 짐작이 되지 않았다.

하긴, 봉화산(지하철 6호선 종점 부근의 그 산)도 정상에 매점이 있을 정도인데 거기도 납품 차량이 올라오는 길이 있긴 하지 싶다.
저런 곳까지 길을 어떻게 내며 상하수도 시설은 어찌 만드는지, 그리고 첩첩산중에다 철탑을 만들어서 긴 케이블카나 전깃줄은 어떻게 설치하는지도 참 신기하다~!!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사회 전반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ㄲㄲㄲㄲㄲ
그러고 보니 “저기까지 차체를 도대체 어떻게 집어넣었어?”라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오는 건 자동차뿐만 아니라 포크레인(굴삭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걔들은 집게로 땅을 짚고서 바퀴를 들어올리는 기동까지 하면서 온갖 흙더미나 쓰레기더미 위를 성큼성큼 올라간다고 한다.

포크레인 기사가 되려면 집게를 조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세를 잡는 것도 아주 잘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작은 놈이 아니라 거대한 놈이라면 더욱 말이다.
이거 나름 위험한 일이다. 실제로 삽을 떠야 하는 흙더미 현장으로 올라가는 중에 중심을 잃고 기우뚱 해서 포크레인이 넘어지고, 안의 기사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한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3/09/04 08:35 2023/09/04 08:35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203

쉬는 날, 쉬는 시간대

※ 공휴일

난 우리나라의 각종 제도와 상징에 마음에 안 드는 게 좀 있다고 견해를 피력했던 바 있다.

  • 국가는 너무 밋밋하고 앞부분 박자가 약간 이상해서
  • 지폐 도안은 온통 조선 시대 인물.. 그것도 실학이라도 좀 한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유학자밖에 없어서. 정 약용, 유 일한, 공 병우, 우 장춘.. 이런 사람이라도 좀 넣으라고..
  • 그리고 공휴일은.. 기독교와 불교라는 종교 공휴일을 두느니, 차라리 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가 무슨 국교가 있는 나라도 아닌데 말이다. 일본에서는 '헌법기념일'이 당당히 공휴일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대부터는 이제 대체 공휴일이라는 것까지 도입됐다.
맨 처음에는 논다는 성격이 가장 강한 설, 추석, 어린이날 3타에 시범 적용됐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신정, 현충일, 석가탄신일/성탄절 요 4일을 제외한 나머지 공휴일에 모두 확대 적용되기 시작했고, 2023년부터는 종교 공휴일마저 대체 공휴일 적용을 받게 됐다~!

기묘하게도 우리나라는 개천절-한글날이 6일 간격의 공휴일이고, 성탄절-신정 연휴가 1주일 간격의 공휴일이다. 그리고 그 사이 11월에는 공휴일이 전무하다.
그런데, 작년 2022년에는 전자는 앞뒤 모두 대체공휴일이 적용되는 반면, 후자는 앞뒤 모두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지 않았었다.

먼 옛날, 우리나라에 야간 통금이 있던 시절에는 성탄절과 새해가 나란히 통금이 해제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그거 영향으로 생일이 10월 초~중순인 사람이 더 많을 정도라고 하는데.. ㄲㄲㄲㄲㄲ

본인은 성탄절이 무슨 로마 제국 태양신 숭배와 기독교-이교도 동화 정책에서 유래된 명절이고 예수님의 실제 탄신일이 아니고 어쩌구저쩌구를 강하게 강조하는 교회를 오랫동안 다녔다.
성경에는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부활을 기념하라고 명시했지, 탄생은 별로 말하지 않는다느니.. 크리스마스 트리는 렘 10:3-4나 다름없는 이교도 뻘짓이라느니.. 이런 말도 당연히 머리의 지식으로야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저런 지식적인 사실과 별개로 다양한 기독교파들이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예수 탄신일을 기리고 있다. 성탄절이 하루가 아니라 기간인 곳도 있고, 성탄절이 아니라 '주현절'이라는 걸 지키는 곳도 있다.
이 와중에 교회가 아닌 세상에서 이맘때쯤에 이렇게라도 기독탄신일이라는 걸 챙기고 길거리에서 캐롤 틀어 주고 온갖 반짝반짝 색종이를 붙여 놓는 것 역시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즉, 이런 게 비성경적이기는 하지만 반성경적이라고 매도까지 할 필요는.. 글쎄다.
성경이나 교회와 아무 관계 없는 세상 정치인일 뿐이지만, 몇 년 전 천조국 도람뿌 성님이 “Happy holiday” 이딴 PC스러운 명칭 대신, 기존 관행대로 “Merry Christmas”를 지켜 주겠다고 하니까 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들고 든든했다. 가재는 게 편이고 팔은 안으로 굽는 건가?

※ 시간

1.
은행에는 매일 시스템 점검 및 현금 정산 시간이 있다. 밤 11시 반~자정을 전후한 시간대에는 송금이 잠시 안 된다.
그런데.. 점검을 할 거면 사람이 가장 깊은 잠에 빠지는 보편적인 시간대라고 김 성모 화백도 인정한 새벽 2시 무렵에나 할 것이지, 애매하게 불편한 저런 시간대에 하는 이유는 뭘까..??
이자 계산이 0시 정각 당시의 금액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그런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 시스템 점검과 정산은 무슨 도로 보수 공사처럼 무작정 으슥한 새벽 시간대에 할 수는 없다. 날짜가 바뀌는 시간대 근처에 해야 한다.

2.
우리나라의 고속열차에는 심야열차 같은 게 없다. 우리나라는 고속철이 시속 300으로 5~6시간씩 달릴 정도로 땅이 넓지 못하기 때문이다.
느린 완행 일반열차는 밤새도록 달려서 이튿날 아침에 서울이나 부산에 도착하는 장거리 심야열차가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요즘은 줄어드는 추세이며, 우리나라는 정서적으로 침대차라는 게 생소한 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새벽 1~4시 심야에는 고속철이 운행되지 않는데.. 이때 말고도 아침 11시~정오 부근에 잠깐이나마 열차 운행이 멈추는 시간대가 있다.
아 물론 10시 반에 이미 멀쩡히 출발한 열차가 11시 정각에 무슨 현충일 묵념하듯이 멈춘다는 게 아니다. 저 시간대에는 새로운 열차를 출발시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속철 하행 열차 시각표를 보시라. 저 시간대에는 경부 호남 전라 SRT 등 어느 노선을 봐도 서울 발 열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침 11시 20분 부산 행 KTX/SRT..?? 그런 거 없다.
상행도 비슷하게 아침 11~12시 이상과 미만 사이의 구간에는 부산이나 목포를 출발하는 열차가 없다. 고속버스와는 다른 특성이다.

새벽 심야 말고 이때도 잠깐 전차선을 일부 구간이나마 단전하고 선로를 점검한다고 들었다. 텔레비전으로 치면 정파 시간과 비슷한 셈이다.

중단 없이 24시간 운행되는 지하철은 전세계를 통틀어 뉴욕 지하철이 유일한 건지..?
얘들도 24시간 운행 중에도 선로 정비와 보수를 틈틈이 하느라 애로사항이 많으며, 또 적자 때문에 이 짓을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 때도 있다고 그런다.
코로나 시국 때는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딱 2시간만 쉬다가 첫 차를 바로 쏴 준 적은 있었다고 한다.

3.
우리나라는 원래는 혹한기(12월~2월)와 혹서기(7월)를 제외한 매월 15일 오후 2시가 국가적인 민방위 대피 훈련일이다. 약 20분 동안 공습경보가 울리고 대중교통들이 몽땅 멈추고 자동차들도 잠시 옆에 멈춰 서야 하는데.. 난 태어나서 이 나이 되도록 그런 제도가 있는 줄을 몰랐다. ㄲㄲㄲㄲㄲ 존재감이 전혀 없다.
참고로 요즘 부산의 영도대교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약 15분 동안 올라간다고 한다. ㅡ,.ㅡ;; 새벽 2시 말고 오후 2시는 잠이 아니라 평일 일과 때문에 길거리가 상대적으로 가장 한산(?)한 시간대로 취급되는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8/20 08:36 2023/08/20 08:36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197

이전의 전쟁사 관련 글을 쓰면서 거기에 분류되지 않고 남은 여러 잡다한 아이템들이다. ㄲㄲㄲㄲㄲ

1. 군대가 돌아가는 방식

(1) 정식 군인이 아니지만 군인에 준하는 민간인으로는 사관생도, 군무원 정도가 있다. 이들은 무슨 일을 저지르거나 일이 터졌을 때 군법이 적용될 수 있다.
한편, 정식 장교가 아니지만 장교에 준하는 군인으로는 준위..가 있다.

(2) 대학교는 초중고와 달리, 전학이라는 개념이 없고 편입도 입시를 치러야 들어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편입'이라는 건 멀쩡한 대학교가 없어지는 초 막장 상황 정도는 돼야 벌어진다. 이건 전국적으로 매스컴까지 탈 만한 이벤트이다.
군대의 특별임관은 공산군 탈북자가 자기 계급을 그대로 인정받는다거나, 6· 25 시즌 2 같은 상황에서 아주 특출난 병· 부사관이 현장에서 특례를 인정받아 곧바로 장교로 임관하는 정도의 상황을 말한다. 이 역시 흔한 경우가 아니다.

(3) '소위'는 장교 중에서 제일 쪼렙...이다 보니, 순직한 군인에게 '추서'될 만한 계급은 절대 아니다. 준위나 원사가 순직한다고 해서 소위 계급을 받지는 않는다.
그 반면, 우리나라 군대 역사상 유일하게 죽어서 소위 계급이 추서된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군견 '헌트'였다. 제4 땅굴을 탐사하던 중에 지뢰를 밟고 순직했기 때문이다.

(4) 군인은 나라를 지키는 사람, 외국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영토 분쟁이 진행 중이고 진짜로 군인이 투입되어야 마땅할 것 같은 곳에 군인이 아니라 경찰, 아니면 사실상 군인이지만 눈 가리고 아웅 수준으로라도 '경찰'이 투입되곤 한다.

  • JSA 내지 GP: 여기는 DMZ 내부이다. 북한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서로 좀 싸우지 말라고 국제법상 '비무장 지대'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남과 북 모두, 일반 소총수나 수색대까지는 아니어도 민정경찰이라는 일종의 경찰을 보내서 순찰시키고 있다. 쟤들은 일본 자위대가 군대인 것만큼 군인이다. ㄲㄲㄲㄲㄲㄲ
  • 독도: 이건 무슨 일제 시대 독립 운동도 아니고.. 영토 분쟁 지역이라고 국제 사회에 호소할 가치조차 없다. 당연히 자국 영토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평범한 해안경비대 내지 해경 수준에서 끝이다. 굳이 해군을 끌어들이지 않는다.
    물론 이런 처신은 일본이 무슨 북괴처럼 수시로 무식하게 도발하는 야만적인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

2. 보스와 리더

흔히.. boss 같은 사람이 아니라 leader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이런 요지의 글을 나도 한 10년도 더 전부터 봐 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솔선수범하라~~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 뭔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큰 조직이 돌아가려면 결국은 보고만 받고 지시만 내리는 boss 같은 사람도 여전히 필요하고, 반대로 실무자들을 통솔하는 leader 같은 사람도 필요하다.

상급자도 시간과 체력의 한계가 있는 사람인데.. 최고위 상급자가 모든 걸 일일이 시범 보이고 다 지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슨 북괴 김 정은 현지지도도 아니고..
군대로 치면 boss 대신 commander이겠지.. 중대장 급 이상 지휘관과, 분대장/소대장 지휘자의 차이인 것이다.

엄청난 옛날에 활 쏘고 창검 갖고 싸우던 시절에야 최고위 장수나 무려 왕이 직접 앞장서고.. 심지어 장수들끼리 일대일 맞장만 뜨는 걸로 전투의 승패를 결정 짓기까지 했었다. 군인과 무인의 차이가 지금보다 크지 않았던 것이다. 현대의 전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각종 병기· 무기의 위력이 너무 강해지면서 제아무리 체력 체격 깡패인 사람도 총 한 방 맞으면 무조건 죽게 됐다.
그러니 이제는 아무리 용맹한 병사라도 총알 포탄이 날아오면 닥치고 수그리고 엄폐부터 하게 된다. 이건 그 어떤 격투 무술이나 스포츠에도 없는 기동일 것이다.

거기에다 통신 기술도 발달했으니 최고 사령관 참모진은 이제 벙커만 짱박히게 되었다. 예전의 장수가 하던 "나를 따르라"는 소위· 중위 같은 초급 장교의 몫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 흉기에만 특화된 직책은 특전사 같은 부사관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이다.
boss인지 commander인지가 되기 위해서 그래도 leader의 경험과 자질이 필요하다는 건 변함없기 때문이다.

3. 고전 영화 "빨간 마후라"

미국에서는 1986년에 "top gun"이라고, 대놓고 소련이라고 지목은 안 했지만 어쨌든 가상의 적국을 설정해서 전투기 공중전을 정말 실감나게 잘 묘사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옛날인 1964년에, 1964년작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명작 공군 영화가 만들어진 적이 있다. 바로 "빨간 마후라"이다.

빨간 마후라에서는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최초로.. 공중전 장면이 아주 생생하게 촬영됐다.
그때는 따로 소품이니 세트니 CG니 넣을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 군용기를 띄우고서 날개에다가 그 비싼 카메라를 ON 시킨 채로 달아서 촬영하고..
교전 장면도 공포탄이 아니라 진짜 실탄을 위험 무릅쓰고 갈기면서 찍었다. 군용 실탄이 대량생산 덕분에 차라리 더 저렴하기 때문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6 25 전쟁이라 하면 육군이 후퇴했다가 고지 점령하는 땅따먹기.. 아니면 인천 상륙작전 쪽의 인상만 너무 강한데.
빨간 마후라는 1952년에 '공군'이 세운 탁월한 무공인 평양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을 다뤘다.

전쟁 중엔 적의 보급로를 끊기 위해 교량을 폭파하는 게 중요한 임무로 등장하곤 했다.
2차 세계 대전 영화 중에서도 "콰이 강의 다리"처럼 증기 기관차가 달려오는데 철교를 폭파해서 일본군을 엿먹이는 데 성공한 일화를 다룬 작품이 있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크림대교가 소리소문 없이 폭파된 적이 있었다.

그것처럼.. 6· 25 사변 중에 육군은 이때 이미 휴전선 고지전만 엎치락뒷치락 중이었던 반면,
공군은.. 강릉 기지에서 전투기를 띄워서 평양 적진까지 쑥 날아가서 육지 교량 목표물을 폭격했던 것이다. (저 땐 아직 수원 세류 공군 기지가 아직 없었음. 그래서 더 먼 강릉에서..)

그것도 미군/UN군이 실패했던 임무를 우리 공군이 위험 무릅쓰고 저공 폭격해서 성공하고도 무사히 살아서 돌아왔었다! 단, 영화에서는 신파를 넣으려고 주인공이 피격 당하고 전사하는 걸로 스토리가 바뀌었다.
그리고 그 당시 여건상 어쩔 수 없었던 거..
6 25 당시 국군이 띄웠던 구닥다리 왕복 엔진 P-51 무스탕을 구할 수 없었던지라, 영화에서는 촬영 당시에 현역이던 제트 전투기 F-86이 대신 등장했다.

아~ 그래서 개인적으로 얘는 6 25를 다루고 있다면서 시대가 그 후의 나중을 다루는 것 같고 좀 헷갈렸었다.
"빨간 마후라" 노래는 원래 이 영화의 OST였지만.. 영화와 음악이 워낙 고퀄이었기 때문에 공군에서 얘를 군가로 정식 채택해 버렸다.

영화는 원본 마스터 필름까지 외국으로 수출해 버려서 없어졌다가 나중에 굉장히 어렵게 다시 구하고 복원해서 디지털화한 것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서 이렇게 유튜브로 편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 보기 )

참, 그러고 보니 초딩용 공군 전용 동요도 있었다.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 우리 공군 아저씨 ... 우리의 '희망의 꽃' 대한의 공군" 이렇던가..
'희망의'에서는 박자가 셋잇단음표라는 게 포인트임. 타군에 대해서 이런 노래는 딱히 없는 것 같다.

4. 천조국의 전사 통지 방식

그리고 끝으로.. 미국, 아니 미군은 물리적인 군사력 화력뿐만 아니라, 참전 용사들을 예우하는 수준도 가히 천조국 급인 걸로 유명하다. thank you for your service가 몸에 배여 있다.
미국 국내선 정도이면 기장이 "현재 우리 비행기에는 명예 훈장의 수훈자께서 같이 탑승해 계십니다"라고 자랑을 할 정도이고, 전사자 유해를 같이 운구하고 있다면 도착 공항에 착륙한 뒤에 "참전 용사께서 먼저 하기하도록 승객 여러분께서 기다려 주십시오" 이렇게 안내를 한다.

이렇듯, 예우 대상자의 생사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전사했다면 그야말로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유해를 수습하며, 유족에게 전사 소식을 전하는 방식도 정말 남다르다. 다음 영상을 보자. (☞ 보기 )
이런 소식은 정복 차림의 간부급 군인, 특히 고인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을 발품팔이 시켜서 반드시 대면으로 전한다. 자기 아들이나 남편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뉴스 따위로 먼저 접하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름 최대한 예를 갖춰서 소식을 전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파병 군인을 둔 가정이라면 갑자기 정복 차림의 군인 두세 명이 자기 집을 찾아오는 게 사실상 저승사자의 왕림이나 마찬가지이다.

전사 소식을 들은 유족이 표정이 싹 변하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문을 쾅 닫아 버리거나.. 심지어 물을 끼얹거나 멱살 잡고 쌍욕에 폭행까지 한댄다.
그래도 이 사람들은 일체의 맞대응을 하지 않고 묵묵히 몇 시간 며칠이고 집 문앞에서 기다리고 유족들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 준다.

오히려 유족이 졸도라도 할 경우를 대비해서 집 근처의 가까운 의료시설의 연락처까지 미리 파악해 놓고 찾아간다.
유족이 제정신인 상태에서 전사 사실을 받아들이고 후속 절차에 동의까지 해야 이 사람들의 임무가 끝나기 때문이다.
어디 콜센터 직원이나 카페 알바하고는 차원이 다른 감정노동을 하는 셈이다.

2009년작 영화인 Taking Chance가 이 주제와 관련된 유명한 작품이다.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Chance라는 게 인명이어서 실제 의미는 "챈스 일병의 귀환"인데, "기회 잡기"라는 언어유희를 구사한 것이다.
이건 '영현 봉송'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식만 전하는 전사 통지하고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하지만 전사 통지관 분위기에다가 명예훈장 수훈자의 예우 같은 심상이 더해져서 더 드라마틱한 영화 소재가 만들어진 것 같다. 제일 하이라이트 장면은 전사자 유해를 호송하는 차량의 앞뒤로 다른 민간 차량들이 알아서 헤드라이트를 켜면서 경의를 표하고 에스코트를 하는 모습이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3/07/26 08:35 2023/07/26 08:35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187

1. 광합성

대변은 소변과 달리 생물학적 의미에서의 배설물이 아니라는 건.. 뭐 초· 중학교 수준의 상식이다.
그 뒤 생물에 대해서 공부를 쪼금 더 하면.. 동물이 아닌 식물에 대해서도 직관적이지 않은 의외의 사실을 하나 배우게 된다.

식물이 광합성을 해서 이산화탄소(+ 빛, 물)를 흡입하고 산소와 양분을 만들기는 하는데,
그 산소 O2는 이산화탄소 CO2를 구성하던 산소가 아니라는 거. 물을 구성하던 산소이다.

길바닥에 채일 정도로 널리고 흔해 빠진 잉여 잡초라 할지라도, 초록색 잎이 달린 놈들은 기본적으로 저런 작용을 하는 최첨단 생체 기계이다. 물과 공기(이산화탄소)와 햇볕만으로 산소와 포도당을 만들어 주는 생체 기계가 없다면,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당연히 생존할 수가 없다.
물론 잡초는 그 생산량 규모가 거의 자가생존이나 가능한 정도이고, 농작물 대비 극히 보잘것없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식물의 잎이 누렇게 시드는 건 그 첨단 생체 기계가 녹슬고 고장 나서 광합성을 못 하게 됨을 의미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광합성은 명반응과 암반응이라고 나름 프론트 엔드와 백 엔드의 구분까지 있다. 프론트 엔드에서 물과 빛이 쓰이고(산소 생성), 백 엔드에서 이산화탄소가 동원된다(포도당.. 탄소 고정!). 백 엔드가 수행되기 위해서는 프론트 엔드의 결과물(ATP, NADPH)이 필요하다.

암반응의 구체적인 원리는 무려 20세기가 돼서야 규명됐고, 특별히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신학의 칼빈주의...가 아니고 '칼빈 회로'라고 불린다.
글쎄, 휘발유 엔진과 디젤 엔진 중에서 디젤만이 사람 이름이 붙어 있는 것처럼.. 광합성은 프론트와 백 중에서 백 엔드에 대해서만 사람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열기관 쪽에서는 '카르노 순환'이라는 개념이 있기도 한데.. 순환이건 회로건 영어로는 똑같이 cycle이다.

암반응 원리를 규명한 멜빈 캘빈은 그 공로로 1961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참고로 바로 이듬해 1962년에 왓슨과 크릭이 노벨 생리학상을 받았다는 걸 생각해 보자. DNA 구조 발견하고서 10여 년 만의 일이다.

통상적으로는 물을 전기 분해하기 위해 드는 에너지가, 그 부산물로 나온 수소가 내는 에너지보다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수소는 그냥 천연가스처럼 석유를 캐면서 덤으로 얻는 지경이며, 수소 연료전지는 진정한 의미에서 화석연료를 탈피했다고 보기도 민망하다. (종이 빨대가 친환경적인 것만큼이나??ㄲㄲ)

그런데 식물은 물을 증발만 시키는 게 아니라 '광분해'를 통해 어째 아예 분자 차원에서 산소-수소로 분해까지 시키는지? 참 신기한 일이다. 물론 스케일이 다르기 때문에 그 메커니즘을 기계의 동력원으로 바로 적용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탄소 고정은 광합성 암반응을 통해 녹색 식물이 보편적으로 행한다. 그러나 질소 고정은 아무 식물이나 못 하기 때문에 식물도 생장을 위해 일부 특수한 박테리아나 비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내가 학창 시절에 지리 역사를 얼마나 싫어했는데 뒤늦게 관심이 생긴 건 철도 때문이다.
내가 학창 시절에 생물을 얼마나 싫어했는데.. >_< 뒤늦게 관심이 생긴 건 호박 때문이다. ^^

2. 식물에게 물 잘 주는 요령

-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물이라는 건 식물의 광합성에서 암반응이 아니라 명반응 때 쓰인다. 이를 감안하면 물은 햇빛이 비치는 아침이나 낮에 주는 게 좋다.

- 흙의 물기가 마를 겨를이 없을 정도로 찔끔찔끔 자주보다는.. 적당히 간격을 뒀다가 한번 줄 때 많이 주는 게 좋다. 이러는 게 식물이 물기를 찾아 뿌리를 내리는 동기도 부여하고 좋다.
식물마다 케바케이긴 하지만, 보편적인 원칙은 식물 주변의 흙이 바짝 말랐다 싶으면 주면 된다.

- 다만, 일단 줄 때는 무식하게 끼얹지 말고 넓은 면적에 살포시 주는 게 좋다. 물뿌리개라는 물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이게 사람이 음식 먹는 것에다 비유하면 꼭꼭 씹어서 천천히 삼키는 것과 같다.

- 자연에서 내리는 비는 자연재해급의 폭우가 아닌 한, 위의 두 원칙에 충실한 기상 현상이다. (한번 내릴 때 많이, 내릴 때는 살포시) 식물에 물 주는 것도 비가 더 자주 내려 주는 것과 비슷하게 수행하면 된다.

- 특별히 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녀석들 말고 일반적인 육상 식물은 육상 동물과 마찬가지로 익사할 수 있다. 감당을 못 할 정도로 물을 너무 많이 줘 버리면 뿌리가 숨을 못 쉬어서 죽는댄다. -_-;; 아니면 축축한 거 좋아하는 곰팡이가 도져서 병충해를 입기도 한다.
직업 농사가 아니라 취미로 식물 가꾸는 사람들은 물을 안 줘서가 아니라 물을 너무 많이/잘못 줘서 식물을 죽이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 식물이 잎이 축 늘어지고 기공을 닫고 있는 건 체내의 물이 부족해서 물을 증발시키는 걸 중단했다는 뜻이며, 이는 광합성을 못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때는 당연히 물을 줘야 한다.
근데 내 경험상 그냥 낮 기온 30도 이상으로 너무 더울 때도 이러고 있기도 한다. 이때는 물을 더 줘도 별 소용 없다. 축 늘어져 있는 게 언제나 죽기 직전 위급 상황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저녁이 되면 다시 잎이 살아난다.

- 그리고 물을 줄 거면 뿌리 부위에다 직격을 하는 게 좋다. 뙤약볕이 내리쬘 때 잎이 물을 맞아서 잔뜩 젖으면.. 물방울이 돋보기처럼 햇볕을 한데 모아서 잎을 미세하게나마 태우고 상처를 낸다. 그리고 그런 물기가 잎에 흰가루 같은 곰팡이성 질병을 야기하기도 한댄다.
비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잎을 젖게 만들기는 한다.. 하지만 비가 내릴 때는 뙤약볕이 내리쬐지는 않으니 저런 문제가 없다. ㄲㄲㄲㄲㄲ

식물은 햇볕이 너무 강할 때 동물처럼 자외선 맞아서 표면이 타고 조직이 상하는 건 없나 궁금했는데.. 저런 사정이 있구나.;;;
사람도 너무 덥고 맹렬한 뙤약볕 아래에서 물놀이를 하면, 물이 더위는 식혀 주지만 자외선은 더 잘 투과시켜서 피부를 태운다고 어디서 봤던 거 같다.

-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예전에 가뭄이 너무 심했을 때 아침 11시부터 저녁 5시인가 대낮에 집 잔디밭에 물 주는 걸 금지했다. 공무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단속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매겼다고..
그 시간대엔 물을 줘 봤자 곧 증발해 버리고 물 낭비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식물을 위해서가 아니라 물 절약을 위해서 저런 고육지책을 시행했던 것이다.

3. 호박 재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식물을 자라게 하는 건 역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강한 햇볕과 충분한 비.. 요 둘인 것 같다. 에어컨이 필요할 정도로 상당히 더워진 5월 말쯤부터 내가 키우던 호박들이 무서운 속도로 커지고 길어지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거의 괴물 수준으로 잎이 커지고 줄기가 굵어졌다. 길이가 30~40cm에 달하는 잎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고 황홀했다. 그리고 이제 좀 덩굴이 옆으로 길게 뻗으려는 기미가 보였다.
종자나 모종을 따로 구매해서 심은 게 아니라, 늙은호박을 사 먹고 안에 있던 씨를 파묻었을 뿐인데.. 심은 지 50일 남짓한 기간 만에 참 많이도 컸다. ^^

호박은 (1) 힘줄 같은 굵직한 흰 줄무늬가 그려진 잎, (2) 가시인지 털인지 까칠까칠하게 난 줄기, (3) 납작하고 쭈글쭈글한 열매가 매력이다. ^^
다만, 한 줄기에서도 줄무늬가 있는 잎과 없는 잎이 동시에 돋는 것 갈다. 그리고 줄기도 처음에는 아무 특징이 없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저렇게 털이 돋고 까칠해지고 확 굵어진다. 그러다가 나중에 뿌리 부근의 줄기는 뭔가 나무처럼 딱딱하게 굳기도 하는 것 같다. 성장 양상이 생각보다 다양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 보니.. 호박잎을 먹기 위해서 뜨거운 물에 데치고 나면.. 이런 흰 힘줄이 없어지는 것 같다~! 표면이 다 시퍼래진다.)

호박을 그저 자라는 비주얼만 볼 게 아니라 열매를 제대로 얻을 목적으로 키우려면.. 뭔가 잘라내고 없애는 것도 적절히 해야 한댄다. 다음과 같이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 처음에 싹이 너무 조밀하게 많이 났을 때, 가망 없는 것들은 솎아내야 한다.
  • 그리고 줄기랄지 순이랄지.. 이것도 마냥 방치하지 말고 어떤 거는 잘라내야 한댄다.
  • 잎만 무성하게 너무 많이 자라면 그것도 잘라내야 한다. 내 경우, 위의 다른 잎들에 가려져서 어차피 햇볕을 많이 못 받는 것 위주로 잘라서 데쳐서 먹곤 했다.

잎이 광합성을 위해서 필요하기는 한데, 너무 많으면 이것도 잎이 소모하는 영양분이 잎이 만들어 내는 영양분보다 더 많아져서 효율이 떨어진댄다. 도대체 어떻게 수위를 조절해야 '적당히'인지.. 이게 참 알기 어렵다.
호박을 마냥 영양성장만 하게 놔두지는 말아야 할 텐데 말이다. 생식성장을 해야 작은 덩치에서도 꽃과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끝으로.. 영양분이라도 너무 진한 액기스를 희석 없이 직통으로 내리꽂는 건 동물· 식물을 막론하고 좋지 않다. 그건 오히려 식물을 말라죽게 만든다. 소변을 식물에게 바로 뿌리는 게 이래서 좋지 않으며(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동급), 비료는 식물 뿌리에 직접 닿지 않게 줘야 한다.
그에 비해 호박은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고, 처음에 심을 때 아예 퇴비에 파묻은 채로 심기도 한다는데.. 다른 식물들보다는 이런 데에도 더 강한 것 같다.

4. 나머지 얘기들

(1) 육지의 아마존 밀림보다도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과 바닷말들이 산소 생산에 기여하는 게 더 많다고 한다. 어떻게 측정한 것이고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심지어 바닷말은 엽록소가 있고 광합성을 함에도 불구하고 식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는데 말이다.
그렇게 산소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바닷물 자체가 이산화탄소를 녹여서 보관해 줌으로써 온실효과를 억제하는 것도 장난이 아니라는데.. 이거 고삐가 풀려서 지구가 불지옥 행성으로 바뀌는 상황을 가정한 SF물이 벌써 15년 가까이 전에 발표됐던 만화 "호텔"이다.

(2) 비가 엄청 많이 내려서 주변이 물바다가 된 것 같은데,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내리쬐면 기껏 떨어졌던 빗물이 삽시간에 증발해서 도로 하늘로 올라가 버린다. 지구에서 물의 순환이란 걸 생각하면 경이롭기 그지없다. 물이 '열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버퍼, 매체로서 지구에 기여하는 바는 실로 막대하다.

그나저나 그늘은 양지 100% 대비 태양열 몇 %만 받고 햇빛은 몇 %만 받으며, 식물의 생장 효율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지 궁금하다. 수성은 태양에서 그렇게도 가까이 있는데도 뒷면 등짝은 -100도대까지 내려간다고 하지 않은가? 물론 거기는 수증기나 공기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온도가 널뛰기하는 거다. =_=;;

(3) 사람이 없어도 2~3일 간격으로 알아서 옆의 식물에다 물을 뿌려 주는 타이머 물컵 같은 거.. 역시 검색해 보니 없을 리가 없다. ^^ 애완용 식물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 이런 게 장사가 될 것 같다.
실내 말고 실외 텃밭에서도 쓸 수 있게.. 기능은 좀 적어도 좋으니 더 싸고 많이 도입할 수 있고 악천후 속에서 신뢰성이 더 강한 녀석이 있으면 좋겠다.

(4) 동물 쪽은 곤충, 식물 쪽은 잡초..가 정말 인류로 하여금 오랫동안 자연 발생설을 믿게 만든 원동력임이 틀림없다.. ^^

Posted by 사무엘

2023/06/15 08:36 2023/06/15 08:36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172

« Previous : 1 : 2 : 3 : 4 : 5 : 6 : 7 : 8 : ... 17 : Next »

블로그 이미지

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6/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942755
Today:
49
Yesterday:
1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