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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상 4~5월은 밖에서 자기 너무 너무 좋은 시기이다.
밤 기온 5~10도는.. 새벽엔 좀 쌀쌀하긴 하지만 침낭이나 담요를 덮으면 아주 따뜻해지고 딱 좋아진다. 전자기기가 퍼지지 않고, 모기 없고, 키우는 식물이 얼어 죽을 정도도 아니고.. 정말 최고이다.
요즘이야 밤에도 15~20도 부근이니 얇은 침낭이나 이불 하나만 덮은 채 아예 옷을 벗고 자도 된다. 보온 장비가 전혀 필요하지 않아서 짐 부담이 제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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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난 이렇게 자야 좀 발 뻗고 잔 것 같다.
덥고 갑갑한 콘크리트 건물은 인간이 자라고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냥 수도, 전기, 화장실, 빨래, 와이파이 보급하라고 있는 곳일 뿐.
주변 사람들이 내게 하는 아침 인사가 “잘 잤냐”가 아니라 “어젠 어디서 잤냐”로 바뀐 지 오래다. ㅋㅋㅋㅋㅋ 심지어 일요일에 만나뵙는 교회 목사님까지!!

오늘은 지난 한두 달 동안 내 취미와 관련하여 수집한 유튜브 영상과 언론 보도들을 늘어놓아 보련다.

※ 특이한 차박러 아저씨

1. 버스 (EBS, 2021/9/16 방영)

우와 이 아저씨 완전 대박인데..????
혼자 버스를 한 대 구입해서 집으로 개조하고, 시골 공터 자기 아지트에다 세워 놓았다. ㄷㄷㄷㄷㄷ
그리고 텃밭에서 "호박"도 키우고 수박도 키운다.

뭔가 내가 동경하는 형태의 삶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다.
이런 덕질도 돈이 없으면 못 할 텐데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내력이 있는 분인지 궁금하다.
나도 저런 데서 글 쓰고 코딩 하고 호박과 멧돼지를 간간이 키우고 있으면 참 행복할 것 같다. ^^

2. 새한 덤프 트럭 (MBN, 2019/9/27 방영)

전라도 어딘가에 초록색 새한 8톤 덤프 트럭이 2010년대에도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차주가 저런 분이었구나~~!!!!
최대한 차 번호를 가린 채로 촬영했지만 저 차 번호는 이미 진작부터 다 알려지고 퍼져나가 있다. =_=;;

저 아저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가족을 떠나서 혼자 저 차에서 산댄다.
밤에 차에서 자고, 짐받이 위에서 라면 끓여 먹고, 비 오면 위에 천막도 치고..
역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다 골라서 하고 계시는구나~!!
산에서 텐트 치고 사는 거 아니면, 저렇게 살아 보는 것도 좋지.
그것도 1977년에 구입해서 등록한 40년 넘게 묵은 등록문화재급 올드카에서 말이다.;;; (저 다큐는 2019년에 촬영)

주변에서 사람들이 하도 몰려다니며 "이 차 시동은 걸려요? 가기는 가요? 부품은 어디서 구해요?" 달라붙는 사람이 많아서 제발 관심 끄고 그런 거 묻지 말라고, 기웃거리면서 구경하지 말라고 차 문에다가 경고문을 써 붙여 놨댄다.
강원도에서 제무시 트럭 끌면서 통나무 나르는 분 중에는 이런 특이한 분이 없는지 궁금하다.

※ 텐트

3. 여고생 기숙사 앞, 밤마다 교장이 텐트 치는 사연 (☞ 링크)

지방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기숙사 경비 인력을 못 구해서 심야 시간대엔 교감과 교장이 직접 경비를 시작했댄다.
그런데 교장은 여학생 기숙사 안에 들어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밤엔 기숙사 입구에서 텐트를 치고 지내게 됐다고.. ㅠㅠㅠㅠㅠ

어디 명품이나 최신 스마트폰, 어린이집이나 주차 자리처럼 예약 접수가 폭주하는 곳에서 사람들이 죽치고 앉아 기다리는 경우는 있다. 아침 일찍 창구가 열리자마자 바로 들어가려고 전날 밤부터 돗자리 깔거나 심지어 텐트까지 치고 진을 치는 거다.
그런데 저 경우는.. 좀 웃프달까;; 그런데 건물 주위에다 텐트 숙직실을 세팅해 놓고 당직을 선다니.. 나도 해 보고 싶다~~ ^^

※ 사건 사고

4. '비바크' 하던 50대의 참변…멧돼지 착각한 엽사 총에 사망 (☞ 링크)

파주에 산다는 어떤 50대 남성이 전국 각지를 떠돌면서 자연 속에서 텐트 없이 노숙 비바크를 즐겼다.
그는 지난 3월 말엔 멀리 의성까지 가서 공터에서 잘 자고 있다가 멧돼지의 공격을 당한 게 아니라...
자신을 멧돼지로 오인한 엽사의 총에 맞아 죽었다. =_=;;

엽사는 목표물을 놓친 줄로만 알고는 현장을 확인도 안 하고 그냥 가 버렸다. 저 사람 시체는 나흘이나 지나서야 다른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고 한다.
와 살다 살다 별 희한한 소식을 다 듣네. ㅠㅠㅠㅠㅠㅠㅠ 얼마나 장거리 사격을 했길래? 산탄총이 아니라 무슨 군용 소총을 쐈냐?
엽총 쏘는 게 무슨 미사일이라도 날리는 거냐? 자기 눈으로 확인이 안 되는 곳에다가 오사· 오폭을 하게?

정말 공감 가는 취미 활동을 하다가 비명횡사한 저 아재분을 추모하는 바이다.
멧돼지 그렇게 많이 잡아도 ASF는 근절되지도 않고 갈수록 남하하고 있더구만.. 이제는 애꿎은 멧돼지는 그만 잡고 백신이나 만들어서 뿌려야 된다는 주장이 관련 학계에서 제기되는 중이더라.
힘내라, 귀여운 멧돼지들아~! 너흰 죄가 없단다.

딱 1년 전, 작년 4월 29일엔 서울 구기 터널 인근 북한산 기슭에서 멧돼지 오인 총기 인명 사고가 났었다.
70대 택시 기사가 잠시 소변을 보던 중에 근처의 엽사에게 사살 당했다. =_=;;

5. 강가에서 차박하려던 부부 폭우에 실종‥결국 숨진 채 발견 (☞ 링크)

아이고~ 혼자도 아니고 부부가 자연을 즐기는 참 훌륭한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무슨 참변이냐..ㅠㅠㅠㅠ
미래가 창창한 30대 젊은 부부가 그 오지인 울진, 봉화를 일부러 찾아가서 맑은 물 맑은 공기를 즐기려 했는데 말이다.
저 비박 아재만큼이나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 수 없다.

계곡 물 코앞에다 차를 대고 옆에 텐트를 쳤는데.. 다들 기억하시다시피 지난 어린이날 연휴 주말엔 전국에 비가 많이 내렸다.
저기도 물이 많이 불어나자 저 사람들도 뒤늦게 위험을 느끼고 텐트를 걷고 현장을 나가려 했다.
그런데 오가는 길목에 계곡물을 가로질러야 하는 구간이 있었고, 거기도 물이 왕창 불었다. 결국 거기를 건너던 중에 물이 급류에 휩쓸렸던 것 같다.

지난 2014년 8월에 이런 부류의 차량 급류 사고가 청도(승용차)와 창원(마을버스)에서 각각 한 건씩 났던 게 생각난다. 그때도 차량 탑승자들이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이건 무슨 터널 안 화재처럼.. 차량을 탈출해도 어차피 목숨 부지할 방법이 없었다.

이 사고의 경우, 남편 시체가 하필이면 영동선 철길 교량 아래에 놓이는 바람에 열차 타고 창밖 바라보던 승객이 발견을 하고 경찰에 신고했댄다.
비 많이 내릴 때 그것도 물에 잠기는 길까지 거쳐서 계곡 바로 코앞까지 차를 끌고 간 건 많이 위험하긴 했다. ㅠㅠㅠㅠ

Posted by 사무엘

2023/05/24 19:35 2023/05/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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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세계

1. 색 나열

가시광선이라는 전자기파는 파장에 따라서 빨주노초파남보... 이런 경이로운 색깔을 인간의 눈에다가 꽂아 준다. 이런 색깔 나열은 여러 분야에서 유형이나 등급을 구분하는 용도로 쓰인다.

단적인 예로, 태권도 띠는 "하양 - 노랑 - 초록 - 파랑 - 빨강 - 검정" 순으로 등급이 올라간다. 내 기억으로 옛날에 카트라이더 게임의 면허증 색깔도 이와 같은 순서로 쪼렙에서 만렙으로 올라갔었다. 만렙은 무지개색이던가..??
서울 버스의 색깔도 "노랑 - 초록 - 파랑 - 빨강"의 순으로 단거리-지선 지향이 장거리-간선 지향으로 달라진다.
이런 것 말고도..

전쟁터에서 발생한 대량의 부상병을 분류하는 표식(트리아지)에는 파랑이 없다.

  • 하양: 전문 의료진이 없이 간단한 응급처치만 하고 내보내면 됨
  • 초록: 하양보다는 더 크게 다쳤지만, 그래도 위급하지 않음. 좀 방치해도 생명에 지장 없음.
  • 노랑: 초록보다는 좀 더 주의 관찰이 필요하고 조만간 제대로 치료를 해 줘야 됨
  • 빨강: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환자. 관심과 치료 최상위.
  • 검정: 이미 사망했거나 치료 불가능/무의미/가망없음.

자동차 번호판은 이런 식으로 색깔 구분이 있다.

  • 하양: 자가용..?
  • 노랑: 영업용 (바사아자 + 배)
  • 옅은 파랑: 순수 내연기관이 아닌 친환경 자동차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 수소..)
  • 남색: 외교

번호판에는 반대로 초록색이 없구나..;; 오히려 옛날에는 자가용의 번호판이 죄다 초록색 배경이었는데 요즘은 싹 없어졌다.
다음으로 죄수복은.. 옷 자체의 색깔뿐만 아니라 명찰(번호표)의 색깔에 의미가 담겨 있다. 어찌 보면 부상병 분류 트리아지와 성격이 비슷해 보인다.

  • 하양: 특이사항 없는 일반적 잡범, 또는 미결수
  • 노랑: 살인· 강간 급의 흉악 중범죄자, 혹은 교도소 내부에서 요주의 인물
  • 파랑: 마약사범. 약쟁이;;
  • 빨강: 사형수

끝으로, 불 끄는 소화기도 용도별 색깔 구분이 있다.

  • 하양(A): 일반 화재용
  • 노랑(B): 유류 화재
  • 파랑(C): 전기 화재

요즘 시판되는 어지간한 소화기들은 ABC 세 유형에 모두 대응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빨강은..?? 소화기 자체가 시뻘겋기 때문에 저 유형 표시에는 빨강이 없다. 이거 뭐 전기가 마약사범에 대응하는 건가..?? -_-;;;

어떤 경우든 흰색은 특이사항이 없는 가장 쉽고 일반적이고 무난한 상황을 나타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전쟁터에서 백기가 "교전 의사 없음 / 항복"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유치장이 비어 있으면 경찰서에서 백기를 걸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노랑은 약간 특수한 경우, 그리고 파랑은 많이 특이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도인 것으로 보인다.

2. 각각의 색

(1) 하양

세계사를 통틀어 볼 때 정말로 조선만 유난히 흰색과의 접점이 컸는지 궁금하다.
평민 백성들이 농사 지을 때도 흰 옷, 양반 선비들 두루마기도 흰 옷.. 물론 임금은 빨강 같은 컬러풀한 복장이며, 다른 벼슬아치들이나 포졸, 군인들 옷 역시 유색이지만 말이다.

백의민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며, 도자기도 고려 때 청자이다가 조선에서는 백자로 바뀌었다고 그런다.
국까· 국혐 진영에서는 가난해서 염색을 할 여유조차 없어서 흰 옷으로 때우던 걸 무슨 순결이니 고결이니 정신승리 하는 거라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누런 베이지나 아이보리도 아니고 쌩 화이트야말로 옷이건 도자기건 구현하기가 더 어려운 고난이도인데, 이건 문화 수준이 상승한 거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근데 한편으로는.. 무슨 청색 LED도 아니고 백색이 뭐가 그리 대수이겠나? 진실이 무엇이건 조선이 문화 차원에서 백색을 의도적으로 선호하기는 했던 것 같다.

(2) 초록

이거 좀 놀라운 사실인데.. 인간은 원색들을 다 균일하게 인식하는 게 아니다. 초록색을 더 많이 편향적으로 인식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산술적으로는 균일하게 가시광선의 파장을 변화시켜 보면.. 빨-주-노는 작은 영역의 변화만으로 굉장히 금방 지나가는 반면, 중간 초록색은 더 많은 영역에서 오랫동안 비슷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파-남-보는 또 금방 지나가는 편..

그래서 각종 그래픽 툴에서 색깔 팔레트 내지 색깔 선택 대화상자, 색공간 차트를 보면.. 초록색이 다른 색보다 영역이 더 넓은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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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RGB 값을 흑백으로 디더링 할 때, G에 부여되는 가중치가 가장 크다. 공식이 하나로 딱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거의 3:6:1로 분배되는 게 일반적이다. 초록색이 가장 밝은 색으로 취급된다는 뜻이다.

옛날에.. 24비트나 32비트 트루컬러가 등장하기 전에 16비트 하이컬러라는 게 잠깐 등장한 적이 있었다.
팔레트가 쓰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든 천연색을 몽땅 자유자재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뭔가 특이한 모드인데..
RGB를 각각 5비트씩 할당하고 1비트는 남겨 놓는 게 일반적이었다. 아니면 초록색에다가만 1비트를 더 줘서 5-6-5를 구성하곤 했다. 초록색이 특별 취급을 받은 게 이 때문이다.

(3) 빨강

우리나라 태극기는 건국 이래로 수십 년 동안 동일한 형태가 쓰이다가 1997년 9월경에 살짝 개정된 바 있다. 태극 무늬의 청색· 홍색이 좀 더 산뜻한 색조로 바뀌었다.
옛날 태극기의 빨강은 주홍 scarlet에 더 가까웠다(왼쪽). 그러나 지금은 진홍 crimson에 더 가까워졌다(오른쪽). 빨강이 다 똑같은 빨강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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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옛날 태극기는 우리나라가 아직 못 살던 시절 내지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을 나타내고, 새 태극기는 말석 끄트머리나마 선진국 진영에 들어간 위상을 나타내는 것 같다. OECD 가입만 해도 1년 남짓 전인 1996년 가을이지 않던가?

그리고 성경에서 이렇게 주홍과 진홍을 나열하면서 빨간색을 대비시킨 유명한 구절이 떠오른다. 바로 사 1:18이다. "{주}가 말하노라. 이제 오라. 우리가 함께 변론하자. 너희 죄들이 주홍 같을지라도 눈같이 희게 될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리라."

3. 염색

색을 내는 액기스라고 해야 하나.. 이런 물질은 다른 매개유체에 녹는 염료, 아니면 그 자체를 바르는 안료로 나뉜다.

(1)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실용적인 안료로 개발된 색은.. '프러시안 블루'라고 한다. 1700년대 프로이센 왕국 사람이 발견해서 저런 이름이 붙었는데.. 철이 산화철이 되면 보통 붉은색이 되는데, 저렇게 시안(CN) 화합물과 결합하면 파란 계열이 되는가 보다. 다만, cyan이라는 청록색이 저 물질과 관계가 있지는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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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 블루는 색깔도 예쁘고 저렴하고 만들기 쉽고 독성도 없어서 실생활에서 아주 널리 쓰였다. 프로이센 육군의 제복으로도 당장 이 색깔이 들어갔고, 작은 세포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한 염색용으로도 쓰고..
옛날에 '청사진'이라는 걸 만들 때 입혀지는 파란색도 이 안료와 관계가 있다. 다만, 청바지의 청색은 이 안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2) 한편, 영국군은 전통적으로 '레드 코트', 즉 빨강이 유명하다.
이 색은 깍지벌레로부터 얻은 '코치닐' 색소 기반이다. 즉, 인공이 아닌 천연 안료인 셈인데, 저 시절에는 그게 적당히 간지 나면서 값도 저렴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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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인공 무기물 안료 중에서는 산화철뿐만 아니라 카드뮴이 들어간 '카드뮴 레드'가 빨간색 물감으로는 고급으로 쳐진다고 들었다.
허나, 카드뮴이 잘 알다시피 인체에 아주 해로운 금속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미술 전공자나 쓰지 초-중등 교육 수준에서는 볼 일이 없을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05/19 08:35 2023/05/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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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보호에 대해서

1. 다음은 아주 정상적이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동물 보호 사례일 것이다.

  • 진짜 처벌하고 잡아내야 할 밀렵이나 잔인한 동물 학대 현장을 고발함
  • 길고양이 상습 살해범을 집요하게 추적해서 잡음
  •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지만) 다른 맹수들이 무차별 보복 학살당하는 걸 막기 위해, 소수의 알려진 식인 맹수 개체를 먼저 앞장서서 잡아 없앰

2. 다음은 좀 논란거리에 가깝다.

(1) 개고기 반대
내 개인적으로.. 개고기를 막 좋아하고 즐겨 먹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개 잡는 것만 특별히 더 잔인하다고 보는 건 역시 반대다. 돼지나 소도 생물학적으로 그 정도 감성과 지능은 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개나 고양이를 인간과 더 친밀한 애완동물이라고 여기는 정서 그 자체가 잘못된 것 역시 아니다. 그건 나도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고기는 저 두 이념이 충돌해서 발생하는 논란거리이다.

다만, 오늘날 개고기는 특별히 반대 운동을 할 필요도 없이 더욱 수요가 줄고 사양 산업이 되고 도태하는 중이기도 하다.;;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 굳이 이런 보신탕을 찾아 먹으면서 몸보신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합법화나 규모의 경제의 혜택을 받지 못해서 막 저렴하지도 않으니, 가성비조차 별로 맞지 않다.

(2) 갑각류나 어류도 고통 없이 잡아야 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물고기를 산 채로 바닥에 패대기쳐 잡는다거나, 낙지나 조개조차 산 채로 불에 올려서 먹는 건 비위에 거슬린다. 차라리 바로 단칼에 썰어서 즉사시키고 회를 만든다면 모를까..
그런데 저것들을 일체의 고통 없이 잡느라 맛이 떨어지거나 수산물 값이 왕창 오르게 된다면 그건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난 거기까지는 선뜻 공감이 되지 않는다.

3. 끝으로, 이건 동물 보호라고 볼 수 없으며, 공권력으로 물리 치료나 금융 치료, 아니면 아예 정신 감정을 시켜야 할 미친 짓일 것이다.

  • 개 물림 사고나 갑툭튀 교통사고를 유발해 놓고는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식으로 우기기
  • 아예 고깃집 앞에서 육식 반대 시위 (극단적인 채식주의)
  • 브리짓 바르도 아지매의 망언 (동물 보호도 아니고 그냥 인종 우월주의에 입각한 거의 정신병임-_-.. 개고기는 그냥 구실일 뿐)

이상.. 이 주제는 이렇게 등급이 딱 정리되지 않겠나 싶다. ㄲㄲㄲㄲㄲ
동물을 잡을 때 잡더라도 살아 있을 때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복지를 보장해 주고, 유흥 쾌락용으로 학대하지 말며, 식용이나 연구 목적으로 죽일 때는 단칼에 빨리 보내 주고, 동족이 보는 앞에서 죽이지 말라..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이다. 곤충 이상으로 빨간 피가 흐르는 고등한 동물 정도라면 말이다.

단지,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 일체의 살생을 하지 말라느니, 아예 동물을 인간과 동급으로 취급해서 단위조차 '마리'가 아니라 '명'이라고 하라느니.. 그건 미친 정신병임이 틀림없다. -_-;;;
난 그냥 애완동물이지, 반려동물이라는 말도 개인적으로 좀 거북하게 느낀다. 동물이 무슨 배우자 반려자와 같은 급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 나머지 얘기들

1.
맹인 안내견 같은 동물은 애완용이 전혀 아니며, 얘야말로 진짜로 반려동물에 가까운 필수품이다.
얘는 자동차로 치면 긴급자동차나 장애인 탑승 차량과 같으며, 생명 직결 개인 의료기기에 준하는 취급을 받는다. 법적으로 온갖 특례를 받기 때문에 어지간한 동물이 못 들어가는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 다 들어갈 수 있다.
고양이나 돼지를 이런 식으로 훈련시킬 수는 없고, 개의 특정 품종만이 이렇게 육성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런 안내견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공공장소에 들여보내는 것은 운전 연습 도로 연수 중인 차량만큼이나 배려와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2.
매스컴 타고 형사 처벌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동물 학대를 저질러서 처벌받는 사람들의 범행 동기는 대체로 다음 중 하나로 정리되는 것 같다.

  • 감정형: 지 기분 꼴리는 대로. 마침 앞에 연약한 강아지나 고양이가 있으니까 때리고 밟고 던지고 죽이면서 화풀이
  • 경제형: 위의 경우와 달리, 딱히 감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동물을 처리하는 시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인도적인 방법을 동원한다. 주로 농촌 얘기이다.
  • 신념형: 캣맘 같은 동물 보호 운동하는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경고하려고..

경제적인 이유를 뺀 나머지 이유는 진짜 그냥 싸이코패스이다. 동물한테 그런 짓을 할 정도이면 사람도 그렇게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을 상대로 흉악한 범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어떤 사회의 선진화 척도를 보려면 최상이 아니라 최하가 어느 수준인지를 확인해 봐라. 화장실 위생을 살펴보고, 동물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보아라" 부류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다만, 나치 독일이 히틀러 총통의 주도 하에 세계에서 거의 최초로 현대적인 동물 보호법을 제정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동물을 보호하면서 인간은 가스실로 보낸 건 특별하게 비뚤어진 신념이 작용했기 때문에 벌어진 좀 예외적인 사례에 가깝다.

3.
동물은 자기 한 끼를 해결할 만큼만 다른 동물을 죽이고는 그치는 반면, 인간은 먹지도 않을 거면서 전쟁을 벌여 수많은 동족을 잔인하게 죽인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식량을 저장· 축적할 줄을 알고 또 식욕보다 더 고차원적인 욕심도 잔뜩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보다 더 크게 살륙을 저지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은 전쟁을 벌일 때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이나 항복한 포로, 어린아이는 어지간해서는 죽이지 않고 보호한다. 사냥꾼도 최소한의 윤리 의식이 있다면 새끼 밴 암놈은 도의적으로 잡지 않는다.

반대로 야생동물의 세계에서는 그런 배려 따위 없다. 오히려 연약하고 사냥하기 더 쉬운 새끼를 더 집중적으로 잡아먹는다. 임신한 암놈이 잡아먹히면 안의 태아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 보너스이다.;;;
물론 짐승이야 오로지 본능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니, 여기에 무슨 가치 판단을 하고 선악을 따지는 건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오히려 인간도 너무 굶주리면 천륜이고 인륜이고 뭐고 다 저버리고 생존을 위해 닥치는 대로 잡아먹게 되는데, 야생동물의 저런 행동은 딱 그런 유형임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동물 보호 이념이 이런 생태에 개입할 필요는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

4.
하나님의 말씀과 뜻이 담긴 성경이야 사람과 짐승은 다르며 육식도 당연히 적극 인정하는 논조이다. 구약 시대에는 심지어 식용이 아니라 속죄제 명목으로 어린양을 잔뜩 잡아서 피를 뽑아내고 고기를 불태우게 했다.
그렇다고 해서 구약 성전의 뒷마당에 어린양들을 기리는 위령비 같은 거 만들라는 말은 하지 않으셨다. 그런 어린양이 불쌍하면 진짜 어린양이신 예수님 믿고 죄나 짓지 않고 살면 된다.

동물에 대해서 필요 이상의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성경에도 어느 정도 동물에 대한 복지와 배려는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소가 구덩이에 빠져서 못 나온다면 안식일에라도 즉시 사람을 동원해서 건져내야 할 것이고(눅 14:5), 어미의 젖으로 새끼 염소를 삶지 말며(출 23:19, 34:26; 신 14:21).. 곡식 밟는 일을 하는 소의 입에다 마개를 씌우지 말라는 명령도 있다. (신 25:4)

곡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일하게 할 정도이면 다른 분야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일지도 인간의 지능으로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심지어 이 명령은 이례적으로 신약 성경에서 말씀 사역자· 목회자가 받는 보수를 논할 때도 비유로 인용돼 있을 정도이다. (고전 9:9, 딤전 5:18)

Posted by 사무엘

2023/05/11 19:35 2023/05/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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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멧돼지를 새끼 때부터 데려 와서 키우고 있다는 사람을 취재한 방송은 어지간한 건 다 유튜브를 통해서 봤다.
허약하다고 새끼들 사이에서 낙오된 새끼를 우연히 주운 거, 또는 어미가 포획되어서 남은 새끼.. 보통은 이 두 범주를 벗어나지 않더라.

국내에서 제일 오래되고 유명한 사례로는 부산에서 멧돼지를 타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기까지 한 그 할아버지(2005년 KBS2 주주클럽 보도)일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멧돼지를 무려 세 마리를 데려 와서 같이 썰매 끌고 밭도 갈게 한 사람이 있었다.

이런 사례가 더 있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봤는데, 놀랍게도 2010년 9월에 보도된 게 있었다. 단, 유튜브에 올라온 지는 몇 달 밖에 안 돼서 본인이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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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 지점. 아이고 꿀꿀이 귀여워라~ㅠㅠㅠㅠ^^
방영 당시에 나이가 이미 7살에 달했고 무게는 300kg이나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료값이 꽤 들었을 듯.. ^^
고기용으로 대규모로 사육되고 도축되는 돼지들이 거의 반 년밖에 못 산다는 걸 생각하면 쟤는 꽤 팔자 좋게 잘 살았다..;;

보다시피 쟤는 털이 시커멓게 북슬북슬 났지만 멧돼지보다는 집돼지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 이유를 정확하게 집어서 말은 못 하겠지만 왠지 그렇다. 측면을 볼 때는 멧돼지 같은 반면, 얼굴 정면은 집돼지 같다.

이런 잡종 도야지를 가리키는 비공식 명칭으로 ‘집멧돼지’라는 말도 있다고 그런다. 농장에서 키우는 멧돼지일수록 더욱 그런 경향이 있는 듯..
멧돼지가 털이 북실북실하면 양(!!!)처럼 보이기도 하고.. 쟤는 얼굴이 뭔가 하마 같기도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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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먹방.
저 유튜브 영상은 돼지에다가 호박까지 같이 나오니 내가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
주인이 밭에서 호박도 키우는 것 같더라. 동그란 애호박을 하나 따서 주자 도야지는 그걸 한입에 바로 씹어 먹어 버렸다.

그나저나 주인 양반이 이 도야지의 이름을 ‘누렁이’라고 지었나 보다. 엥, 도대체 왜?? 누렁이는 진짜로 털색이 누런 삽살개나 도사견의 이름으로 많이 쓰이지만 쟤는 색깔이 누런 것 같지는 않은데? 호박도 아니고..? 저 작명 이유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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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쉴 새 없이 먹어댄다. 그런데 귀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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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이 도야지가 좀 사고를 쳐서 혼나고 삐쳤는지, 호박밭 한구석에 들어가서 짱박혀 버린다. 아이고 포즈 한번 보소.. ㅋㅋㅋㅋ 어째 이런 대박 자태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을까?
도야지에 대한 애정이 솟아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걸 생각하면.. 개 잡아먹는 것만 특별히 더, 돼지 잡아먹는 것보다 더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내친 김에 한번은 인터넷 서점에서 멧돼지와 관련된 문학 작품들을 찾아봤다. 다음 7개인데..

1. 유아용 그림책
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2011, 30p)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2016, 40p)
배고픈 멧돼지(2022, 40p)

2. 초딩 저학년용 동화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2015, 92p)
심쿵! 송추골 멧돼지 5남매(2018, 52p)

3. 초딩 고학년: 대장 멧돼지 곳니(2020, 176p)
4. 청소년 소설: 멧돼지가 살던 별(2022, 184p)

보다시피, 대상 독자와 분량, 난이도의 차이가 있다.
지면 대부분이 그림이고 글은 별로 없는 유아용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멧돼지가 포획돼서 죽는 것도 나오고 인간과 멧돼지의 공존 가능성을 고민하는 길고 어려운 소설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관점의 차이가 있다.
"멧돼지가 쿵쿵.."은 유일하게 멧돼지가 배은망덕한 악역으로 묘사된다. "팥죽과 할머니"라는 전래동화에서 팥죽이 호박죽으로, 악역인 호랑이가 멧돼지로 바뀐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멧돼지를 완전히 죽이지는 않으며, 혼쭐 내고 쫓아내기만 하는 걸로 끝난다. 그리고 주인공인 애들이 큼직한 늙은 호박을 타고 날아가는 판타지스러운 장면도 나온다.. ^^

그 반면, 나머지 책들은 멧돼지를 마냥 적대시하지 않는다.
얘들도 환경 파괴로 인해 집과 먹이를 잃은 피해자라는 거, 악의적으로 사람들 사는 곳에 가는 게 아니라는 거..
얘들도 기본적으로 사람을 두려워하며, 날뛰는 건 진짜 굶주리고 패닉에 빠져서 이판사판 날뛰는 거라는 거.. =_=;;
멧돼지의 현실적인 관점에서 얘기를 풀어 나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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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는 제목만 봐도 저런 뉘앙스가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그림체가 전원적이고 멧돼지가 뭔가 순둥순둥한 곰처럼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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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멧돼지.. 지침서"는 멧돼지 입장에서의 생존 요령 가이드이다. "너무 무리하지 말 것", "집이 없어졌으면 당황하지 말고 새 집을 찾아 나설 것" 이런 식.. =_=;;; 해학괘 재치가 느껴지지만 약간 웃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러 그림책들 중에서 멧돼지가 제일 귀엽게 그려진 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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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배고픈 멧돼지"는 뭔가 "멧돼지가 쿵쿵.." 같은 산골 마을 분위기인데, 그래도 . 그림체는 꽤 단순투박해 보인다. 나름 제일 최근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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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골 멧돼지 5남매"는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재직 중인 연구원으로부터 자문까지 구하면서 멧돼지의 실제 생태, 그리고 현장에서 만났을 때의 바람직한 대처 요령도 깨알같이 수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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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멧돼지 곳니"는 멧돼지들 내부에서의 서열 싸움이라든가, 자기들의 적인 사냥개와 다투는 얘기까지 나오는 듯하다.
그리고 끝으로 "멧돼지가 살던 별"이 내가 찾아본 책들 중에서는 제일 고난이도이다. 난개발로 인해 집을 잃는 가난한 세입자들, 그리고 가정폭력까지..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집과 새끼를 몽땅 잃은 멧돼지의 비극에다 투영시켜서 묘사했다. 리뷰나 줄거리가 아니라 실제 본문을 읽어 보고 싶어진다.;;

이상이다.
옛날에 "은비까비" 만화영화에서 "은혜 갚은 산돼지"야말로 역대 창작물들 중에서 멧돼지를 제일 좋게 묘사했지 싶다.
김 우진의 1920년대 희곡 "산돼지"도 있고.. 이때는 멧돼지가 아니라 산돼지라는 명칭도 종종 쓰였었다.

우리나라가 무슨 아프리카 사바나도 아니고, 소의 야생 버전인 들소 따위가 산에 우글거리지는 않는다.
애완동물인 개· 고양이의 야생 버전인 늑대· 이리, 살쾡이가 야생에서 심각하게 불어나서 해를 끼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돼지만은 가축과 별개로 이런 야생 버전들이 늘어나서 인서울에서까지 날뛴다니 참 신기한 노릇이다.

우리 도야지들.. 어디에 있든 꿋꿋하게 잘 살아남아서 다산하고 번성하고, 인간한테 잡히면 맛있는 돼지고기로라도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
인간들은 다른 건 몰라도 제발 산에서 도토리까지 다 쓸어 가는 짓은 좀 하지 말자.
그나저나 돼지열병(ASF)은 좀 가라앉았나 모르겠다. 이게 걱정이네.. ^^

Posted by 사무엘

2023/04/26 08:35 2023/04/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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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의 특성

오늘은 오랜만에 돼지 이야기를 좀 하겠다.
호박은 개인적으로 직접 키우기도 하니 이 블로그에 올릴 이야깃거리와 실물 사진이 종종 새로 생긴다. 그러나 멧돼지는 내가 직접 보거나 키우지 못하는 녀석이니 사육 근황을 올릴 것도 없고, 돼지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밖에 늘어놓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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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울나라 축산 과학원에서 지난 2008년에 한국 토종 흑돼지를 유전자 차원에서 복원해 냈다는 '축진참돈'이라고 한다. (축산업을 진흥하는 진정한 돼지) 돼지가 어째 저렇게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지 모르겠다~!!
예전에 했던 얘기도 있지만, 도야지는..

- 흔한 통념 정도처럼 뒤룩뒤룩 살 찌고 비만이 심하거나 불결한 동물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잡식성으로 이것저것 아무거나 '돼지 같이' 잘 먹는 건 사실이다.

- 번식력이 탁월해서 한 번에 새끼를 무려 10마리 가까이 낳는다. 10여 년 전, 국내에서 구제역 때문에 돼지를 씨를 말리는 수준으로 살처분했어도 개체수가 곧 원상회복됐다. 그리고 코끼리나 코뿔소나 호랑이 말고 야생 멧돼지가 멸종 위기라는 말은 내가 딱히 들어 본 적 없다.
뭐, 멧돼지를 걱정 말고 안심하고 잡아 죽이고 학대하라는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돼지류가 생존력과 번식력이 타 동물들의 평균 이상이란 건 엄연한 사실이다.

- 얘들은 신체 구조상 고개를 위로 들지 못한다. 평생 하늘을 영영 못 본다고 한다. 근데 돼지만 이런가..???

- 더울 때 체온 유지하려고 개가 혓바닥을 내밀고 헥헥거린다면(땀을 못 흘림).. 도야지는 진흙 목욕을 즐긴다.

- 지능이 높다. 사람 기준으로 IQ를 매기면 약 80 정도에 해당되며 돌고래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능이라든가 냄새 맡는 성능은 개보다 더 나으면 낫지 못하지는 않으며, 헤엄도 잘 친다. (성능이라고 하니까 무슨 동물보다는 기계 같네..^^ 낡은과 늙은의 차이처럼.)
돼지 박물관에 가 보니 관람객이 우리 쪽에 접근만 하면 먹이 주는 줄 알고 다들 바싹 몰려와서 기다리는 게.. 굉장히 웃겼다.;; 이런 것도 돼지에게 지능과 학습 효과가 있으니까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 단, 높은 지능과는 별개로, 고집이 굉장히 세고 말 그대로 '저돌적'이고..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질러대고 주둥이로 무언가를 계속 파헤쳐서 탐색하거나 섭취하려는 본능은 어찌 못 한다. 개와는 달리 체계적인 훈련이 배변 말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도야지가 가축을 넘어 애완용으로 그닥 대중화되지 못하는 주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한다. 워낙 빨리 자라서 사람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너무 크고 무거워진다는 문제도 있고 말이다.

- 하긴, 도야지는 소리도 별로 이쁘지 않다. '꿀꿀'은 굉장히 왜곡 미화 보정된 의성어일 뿐이며, 현실에서는 '꽥꽥 끼엑~~' 진짜 돼지 멱따는 소리에 가까운 괴성이다.

- 돼지의 장기는 크기가 좀 크다는 점만 빼면 놀랍게도 인간과 아주 흡사하다. 즉 돼지 배를 갈라서 본 것과 사람 배를 갈라서 본 것이 거의 똑같댄다. 그러니 장기 이식 수술 같은 거 실험 실습을 돼지를 상대로 한다.
옛날에 단두대가 발명되던 당시에 임상실험=_=도 돼지를 상대로 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검색해 보니 그렇지는 않고 양 시체를 갖고 했댄다.

- 시커먼 털에 엄니도 달린 멧돼지랑.. 털 없는 집돼지는 아종 수준의 바리에이션일 뿐이며 서로 교잡 가능하다. 유전자가 서로 "호환"된다.
밤에 야생 멧돼지 수컷이 돼지 농장 축사에 몰래 침입해서 거기 암퇘지와 짝짓기를 하는 바람에 멧돼지와 집돼지 잡종이 뜬금없이 태어난 경우도 있댄다. 털은 시커먼 멧돼지 같은데 코나 귀 모양은 집돼지 같은 '집멧돼지'랄까. 새끼가 태어난다니 일면 좋지만, ASF 방역의 입장에서는 이건 굉장히 위험천만한 현상이긴 하겠다.

- 새끼들을 잔뜩 데리고 다니는 성체 멧돼지는 100% 무조건 암컷이다. 수컷은 짝짓기 때만 암컷을 찾아왔다가 그 뒤로는 혼자 유유자적 한다나..??

- 소는 가죽이 유명해서 자동차 시트나 구두를 만들 때 쓰이는 반면, 돼지는 털이 유용하게 쓰인다. 과거엔 칫솔을 비롯한 각종 브러시류들이 돼지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 멧돼지는 주둥이가 깡패이다. 두더지는 앞발로 땅을 파고 말은 뒷다리로 걷어차는 위력이 괴수인 반면, 멧돼지는 코를 벌름거리는 주둥이로 냄새도 맡고 땅도 파고 들이받기 공격도 한다.
앞의 사냥개를 주둥이로 턱 후리자 사냥개가 그냥 공중으로 붕 날아가서 근처의 나뭇가지에 걸렸다는 일화도 있다. 덩치 큰 수컷 성체 멧돼지의 경우, 주둥이로 1톤에 가까운 힘까지 낸다고 한다. 굳이 엄니가 없어도 매우 위력적이다.

- 야생 성체 멧돼지는 뱀을 가볍게 잡아먹을 수 있다. 독사가 물어 봤자 돼지의 두꺼운 가죽과 지방층을 뚫을 수 없기 때문에 독이 혈관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DMZ wild인가 거기 다큐 프로를 보니, 멧돼지가 뱀을 그냥 국수 면발 흡입하듯이 후루룩 잘 먹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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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좁은 농장 축사에서 꼼짝달싹 못 한 채 사료와 항생제 떡칠이 돼서 딱 6개월 동안 몸집만 키우다가 바로 도축되는 식용 돼지랑..
허기진 채 황량한 야산을 방황하다가 인간들 주거지에까지 내려와서 날뛰던 끝에 사살되는 멧돼지..
누가 그나마 더 나은지, 누가 더 가련한 처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ㅠㅠㅠ

(2) 구제역은 뭐고 ASF(아프리카돼지열병)는 뭔지 모르겠다. 모두 사람에게는 무해한데..
구제역은 돼지뿐만 아니라 소도 영향을 받는 반면, ASF는 돼지 전용인 듯하다. 구제역 시절엔 야생 멧돼지를 잡네 마네 하는 얘기는 없었는데 말이다.
식당에서 삼겹살 1인분 가격이 8천 원 남짓이던 시절이 그립다.;;

(3) 민가에까지 내려오는 멧돼지는 진짜 첩첩산중에서 사는 다른 멧돼지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도태된 놈이라고 그런다.
인간이 자꾸 산 깎고 도로 닦고 집을 지으니 멧돼지가 살 공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얘들의 스트레스가 늘어날 수밖에 없겠다.

(4) 멧돼지를 하도 많이 잡아서 이제 2020년대쯤부터는 서울 시내에서는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뉴스 보도가 거의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2021년 가을쯤에 오동 근린공원(북서울 꿈의 숲 일대)에서 멧돼지가 발견됐고 엽사가 잡으러 나섰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크게 탔었다. 하지만 그 뒤로 잡았다는 소식은 없고 그대로 허탕친 것 같다. (☞ 링크) 얘는 애초에 전국구 뉴스가 아니어서 유튜브에 딱히 동영상 보도 자료도 없다.

그 뒤 2022년 8월경엔 멧돼지 한 마리가 불암산에서 내려와서 중계동의 어느 은행 ATM 부스에 들어갔다가 갇혀서 사살됐다. (☞ 링크)
에휴, 들어간 거면 들어간 거지 뭐 ‘돌진’이냐.. 대놓고 사람을 해친 것도 없구만 괜히 쓸데없이 애꿎은 멧돼지를 완전 상종 못 할 위험한 괴수로 프레임 씌우려고..;;
서울에 아직 야생 꿀꿀이 도야지가 있기는 한 것 같다. 지난해 10월에는 창덕궁 후문에서 또 멧돼지가 나타나서 포획됐었으며, 올해 1월 5일에는 부암동 길거리에서 큼직한 놈이 하나 길거리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5) 그런데 지난 여름에 옥천에서는 밭을 보호하고 멧돼지 잡으려고 설치한 전깃줄에 정작 전깃줄을 설치한 당사자와 딸 두 명이 나란히 감전사하는 안타까운 참변이 발생했다.
그리고 엽사가 사람을 멧돼지로 오인하고 쏴 죽이는 사고도 2022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무려 세 번이나 났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깜깜한 밤에 혼자 사냥개의 도움 없이, 열화상 카메라도 없이 그냥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나는 쪽으로 냅다 총질을 한 듯하다.. 이거 무슨 군대에서 미사일 쏘는 것도 아니고..  -_-

두 건(7월 말 양산, 11월 서산)은 피해자가 근처의 동료 엽사였지만 다른 하나(4월 말)는 정말 뜬금없이 으슥한 북한산 기슭에서 잠시 소변이나 보던 택시 기사였다..;; 가해자는 징역은 아니고 금고형을 1년 8개월 남짓 선고받았다.

(6) 독일 사람인지...??
시골에서 방목하며 키우는 멧돼지만 전문적으로 올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풀밭을 날뛰고 진흙 목욕을 즐기고 나뭇잎을 뜯어먹는 도야지...
우왓.. 이거 뭐야.. 바로 구독 누르고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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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난 돼지가 좋고 멧돼지가 좋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민가에까지 내려왔다가 인간의 손에 장렬히 산화했느냐? 흑흑.. 슬프다. 시골에서 내가 입양해서 키우고 싶기도 하고.. 아들 청년 압살롬을 잃은 애비 다윗의 심정이 이러했을 것 같다.
시내나 건물 안에서 날뛰는 멧돼지 쟤들도 대체로 겁 먹은 공황 상태이거나, 아니면 너무 배고파서 자포자기 이판사판이어서 자제력을 잃어서 사고를 치는 것이다. 여러 모로 가련한 상태이다.

난 산에서 멧돼지한테 공격 당해서 다친다 해도 이건 영광스러운 상처이지, 신고하지도 않고 그 돼지한테 책임을 묻지도 않을 것이다.
아 물론 다른 사람을 해친 멧돼지를 포획하는 걸 개념 없이 반대하고 막지는 않는다.
예전에 왜.. 어느 초딩을 공격한 정도를 넘어 아예 잡아먹으려 했던 그런 개는 당연히 안락사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인서울에서 멧돼지 다음으로 웬 너구리들이 주변 사람들을 공격해서 다치게 한다고 하니, 멧돼지만 잡는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게 아닌 셈이다.

(8) 성경에도 멧돼지가 나오긴 한다. 시 80:13에서 딱 한 번.. 아가서에서 나오는 여우(아 2:15)와 더불어, 농작물을 망치는 유해동물의 양대산맥이다. ㅋㅋㅋㅋ
그래서 종교 개혁 당시에 교황 레오 10세는 루터를 저 구절에서 모티브를 따서 멧돼지 같은 놈이라고 디스했었다.
고매하신 교황 성하께서 쌍욕을 직설법으로 퍼부은 건 아니고.. "주여.. 주의 포도밭을 웬 숲속의 멧돼지들이 파괴하려 하나이다~~ㅠㅠㅠㅠ"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시편 22편 12~13 같은 분위기 나게.. =_=;;

아울러, 베드로가 본 행 10:12의 보자기 환상에는 도야지도 당연히 포함돼 있었을 것이다.
"일어나 잡아먹어라~!! 하나님이 깨끗하게 하신 것을 니가 감히 속되다고 판단하지 마라!!" ^___^
돼지를 잡아먹을 땐 잡아먹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엔 최대한 잘 먹이고 잘 대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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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흔히 도토리가 다람쥐의 먹이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다람쥐보다도 도토리를 더 좋아하는 동물은 돼지이다. 멧돼지도 포함..
멧돼지가 자꾸 인간 거주지로 내려오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산에서 산나물이나 도토리 같은 걸 더욱 무단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추운 겨울에 야생동물들이 먹어야 할 먹이를 빼앗지 말라~!!

임산물의 무단 채취는 국유림이건 사유지이건 불문하고 형사 처벌될 수 있다. 어지간해서는 그냥 과태료이겠지만, 상습· 조직적으로 대규모로 했다면 징역· 벌금 급으로 갈 수도 있다. (산림보호법 제54조, 5년 이하 징역, 5천만원 이하 벌금) 의외로 처벌이 세다.
이건 실수로 낸 산불보다도 형량이 더 세다. (동법 제53조, 3년 이하 징역, 3천만원 이하 벌금. 물론 일부러 불지른 방화 산불의 형량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러니 산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쓰레기 투기 금지는 말할 것도 없지만 취사 금지, 무단 경작 금지에 이어 '임산물 채취 금지'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떤 곳에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가 규칙인데, 어떤 곳에서는 "야생동물의 먹이를 빼앗지 마시오"라니 참 가지가지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3/02/22 08:35 2023/02/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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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존엄사 논란

1. 사형 제도

일본은 자유 시장 경제, 정교분리, 민주주의 등등을 받아들인 선진국(OECD니 G20이니) 중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2020년대 현재까지도 흉악범에게 사형을 아주 활발하게 선고하고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좋은) 나라이다. 유럽 연합하고는 추세가 완전 정반대이다.

미국은 주마다 상황이 케바케이니 여기서는 잠시 논외로 하자. 중국은 뭐.. 애초에 민주 국가가 아닌 거고.
일본이 다른 것들은 인권 인권 거리면서 다 풀어지고 널널해졌지만 저건 여전히 자기네 전통과 정체성을 지키는 것 같다.
싱가포르가 그 국력과 지위에 걸맞지 않게 태형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중국이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고 사형도 시원스럽게 때리는 걸 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도 중국 좀 본받아야 된다고 성토하는 편이다. 하지만 사실은 중국을 배우기에 앞서 일본부터 좀 본받아야 할 것이다.

일본은 4킬 이상이면 정말 극단적인 미친 특례 상황이 아니면 무조건 사형, 2~3킬이면 불륜 보복이나 수십 년을 견디다 못한 간병 살인(중증 치매· 자폐· 조현병 따위) 정도로 현저한 참작 사유가 없는 한 사형,
1킬은 재범· 극도로 잔인한 수법· 전혀 납득되지 않는 반사회적 동기일 때만 사형.. 이런 식으로 킬수에 따른 양형 기준까지 정착돼서 수십 년째 일관되게 시행 중이다. 1960년대에 제정된 일명 '나가야마 기준'인데, 나름 일리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는 사형 제도가 명목상 존재하며, 사형이 확정됐으면 6개월 이내에 집행해야 한다고 법에 규정돼 있다(형사소송법 제465조). 근데 1990년대 말부터는 이걸 사문화시키고 집행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의 사형 폐지국이 됐다.
그런데 일본은 사형 집행을 하긴 하는데.. 6개월이 아니라 수~수십 년을 가둬 놨다가도 아무 때나 예고 없이 갑자기 하는가 보다. 일본엔 이렇게 사형 집행 시설이 있는 형무소가 전국에 딱 7곳 있다고 한다.

사형수를 쓱 끌어내서 교수대에 매단 뒤, 스위치 3개를 교도관 3명이 동시에 누른다. 교수대를 실제로 동작시키는 장치는 그 중 한 곳에만 랜덤하게 연결돼 있다. 이는 총살형을 집행하는데 실탄과 공포탄이 사수마다 랜덤하게 섞여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스위치를 누르는 일에 참여한 교도관 3인은 그 집행 이후로 당일은 바로 퇴근이랜다. 그리고 사형 집행 특별 수당도 우리 돈으로 10~20만 원가량 나온다.

물론 일본 내부에도 좌파나 인권 단체들이 사형 제도 폐지 운동을 꾸준히 벌인다. 그러나 그게 아직까지 주류 여론은 아니다. 30년, 50년 뒤에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사형 집행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교정직 공무원에 지원을 하지를 말아야 할 것이다. 그건 개인적인 보복이 절대 아니고 국가가 피해자 유족의 보복을 대신 집행하는 것이 아닌가?
낙하산 공수 훈련을 무서워서 못 하는 사람이라면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사관학교에 가지 말아야 하고, 해부 실습을 비위 상해서 못 하는 사람은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의대에 가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

이런 일본과 달리.. 소말리아 해적들을 망망대해에 혼자 떨궈 놓을 정도로 무자비한 러시아조차도 자국에서 공식적으로 법적으로는 사형 제도가 없다. 구소련이 러시아로 바뀌면서 그게 폐지됐기 때문이다.
그 대신 거기는 흑돌고래인지 백돌고래인지, 깔끔한 사형이 차라리 더 나을 지경인 끔찍한 중범죄 교도소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푸틴 마음에 안 드는 야당 총수나 유명인사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거나, 교통사고를 가장해서 골로 갈 뿐이다.;; 걔들은 나름 "거짓말은 안 한다" 스킬에 능한 것 같다.

사형 제도 하니까 생각나는 게 더 있다.
옛날 조선을 굉장히 혐오하는 분들은 조선 정치인들이 남자다운 결투 하나 없이 맨날 당파싸움 벌이고 남을 꼰지르고 역모로 몰아서 사형시키는 비열한(?) 짓만 했다고 조선을 까는 편이다.
근데 이건 좋게 보면.. 조선은 엄청 굳건하게 법치가 정착됐고, 정적을 죽여도 형식적으로나마 늘 법대로 죽였다는 말도 된다.

타겟이 아예 군주라면..?? 영국과 프랑스는 자기 군주를 사형에 처했던 하극상 이력이 있다. (찰스 1세, 루이 16세..)
미국은 링컨에 케네디를 포함해 몇 명 더.. 대통령이 암살 당한 적이 있었다. 흠~ ㅎㅎ
우리나라는 군주나 국가원수가 자국민에게 ‘암살’ 당한 건 고려 공민왕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그 다음은.. 무려 박 정희.. 조선 시대엔 이런 사례가 전무했던 걸 보면 왕권이 강하긴 했던 것 같다.

2. 존엄사

옛날에는 저런 사형 집행에서 평등과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서 단두대라는 처형 기계가 발명된 게 논란이 됐다.
저 시절엔 요즘과 달리, 사형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전혀 없었다.
흉악범 정치범을 사형에 처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이치이니 패스인데, 근데 “어떻게 귀족이 천한 평민 쌍것들하고 감히 동일한 방식으로 처형 당할 수 있단 말이냐? 그건 너무한=_= 거 아니냐?”가 파격적인 논란거리였을 뿐이다.

하긴, 2차 대전 전범 재판 때만 해도 어떤 전범은 군복에 총살형 요청이 거절되고 죄수복에 교수형이라는 통보를 받자, 너무 절망한 나머지 차라리 숨겨 놓은 독약으로 먼저 자살을 했을 정도였다. 죽는 방식을 갖고도 명예를 따지는 사람들은 엄청 많이 따진다.

그런데.. 오늘날은 “자기가 죽고 싶을 때 존엄하게 죽는 것도 인권이다~!! 웰빙뿐만 아니라 웰다잉도 중요하다”고 그런다.
예수쟁이들이야 구원받는 걸 웰다잉이라고 말하겠지만, 내세에 대한 관념이 없는 세상 사람들은 그냥 죽는 타이밍과 방식에 대해서만 존비를 따질 뿐이다.

외국의 어떤 의사는 비활성기체를 잔뜩 주입해서 사람을 고통 없이 몇 분 만에 싹 편하게 골로 보내 준다는 자살 장치를 발명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단두대가 충격적인 논란거리였다면, 지금은 이런 자살 장치가 비슷하게 논란거리인 듯하다.

옛날에는 보다시피 사형 제도에 훨씬 더 우호적이었고 자살은 무조건 금기시였다.
그러나 요즘은 사형에는 가중치가 줄어들고, 자살이나 안락사에 좀 더 실드가 쳐지고 있다.
무작정 의지드립이 아니라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까지 했냐? 이판사판 남까지 다 죽여버리면서 동귀어진한 게 아니라 혼자 곱게 자살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쪽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낙태에 대해서만 pro choice인 게 아니라 존엄사에 대해서도 pro choice인 것이다.

글쎄.. 현대 의학이 인간의 수명을 크게 늘려 줬지만 이거 무슨 “원숭이의 손”도 아니고 젊은 시절의 건강과 기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장수는 아닌 경우가 많다. 정말 아무 의미 없이 심장만 억지로 고통스럽게 뛰게 하는 연명 치료는 돈은 돈대로 깨지면서 그냥 고문일 뿐인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락사가 전면 자유화되고 합법화돼 버리면.. 이건 죽고 싶지 않은 노인들한테도 “에휴~ 자식들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면 나 같은 건 빨랑 나가 뒤져 줘야지” 같은 무언의 부담과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고, 거의 현대판 고려장이나 나치 T4 프로그램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그러니 그건 좀 위험하다.

허나, 앞으로 극심한 저출산에다 보건 의료 발달 때문에 사회에 노인이 왕창 많아질 것이고, 50년 전에 만들어졌던 후한 복지 제도로는 이 많은 노인들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지는 때가 분명 올 것이다.
이러면 나라에서는 인권 인권 하면서 역설적으로 도저히 답 없는 상태의 노인.. 특히 병든 미혼 독거노인들에게는 존엄사도 알음알음 주선하고 밀어붙이게 될지 모른다.

지하철 노인 무임 폐지보다는 차라리 저게 더 먼저 실현될 수도 있다. 1+1+1+1+1..의 총합을 줄이는 방법이 0.8+0.8+0.8+...보다는 1+1+0+0+1 ... 로 가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 내가 보기엔 그렇다.
지금은 고령자에게 운전 면허 반납만 권장하지만, 그때는 생명 반납까지 권유를..?? 에휴~ 그런데 이것도 다 인간의 자업자득이다.

존엄사는 안락사보다 더 적극적인 개념이다. 뇌사를 심폐사로 인정할지의 여부하고는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약간 비슷한 맥락의 논란거리라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기회가 되면 글로 또 다루도록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3/01/22 19:35 2023/01/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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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비용 치르기

자동차의 불법 주차 문제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문제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눈에 현물이 보이는 컴퓨터 하드웨어나 자동차야 당연히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물건이라는 것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돌아가는 무형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도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상품이라는 것, 그리고 땅값 왕창 비싼 곳에서 자동차가 상당한 공간을 점유하는 데도 비용 지출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단속만 없다면 불법을 저지르기도 훨씬 더 쉽다. 간단히 프로그램 파일을 복사하는 것이나 길가에 슬쩍 차를 세워 버리는 건.. 가게에 침입해서 컴퓨터나 자동차를 훔쳐서 튀는 것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가히 비교가 되지 않으니 말이다. 결국은 이건 시민 의식이나 법 집행 시스템이 얼마나 성숙했느냐에 따른 문제로 귀착되는 것 같다.

2. 본보기

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법을 어겼을 때의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의를 응징하고 바로잡기 위해서 사람들이 당장 자기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비합리적인 수고도 얼마든지 감수하며, 그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관념이 있어야 하리라 여겨진다.
가령, 내 돈 100원을 꿀꺽 먹은 공중전화나 자판기를 시정하기 위해서 1천, 1만 원의 시간과 노력과 금전 비용을 소모하며 민원 넣고 난리 치는 비합리적인(?) 사람이 일상적으로 배출되는 게 정의로운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리암 니슨이나 차 태식 같은 아재가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유괴범들은 징역보다 무서운 전기/네일건 고문과 사적 보복이 두려워 범죄를 꺼리게 되며, 덕분에 그 아재 같은 피지컬을 갖추지 못한 아빠들도 덤으로 안심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된다. 백신만 집단면역 효과를 내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을 넘어 국가로 가면 이 원칙이 더 절실해진다. 이러니 정상적인 나라라면 소말리아 해적한테는 인질 몸값을 호락호락 주면서 타협 거래를 하지 않는 거다. 반대로 소말리아 해적도 러시아 같은 무지막지한 나라의 선박은 안 건드린다.
동일한 맥락에서, 북괴하고도 돈 퍼주는 거래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거다. 법과 상식이 안 통하고 힘에 굴복하는 것밖에 모르는 놈들한테는 저렇게 하는 게 정의 구현이다.

3. 불가피한 상황

세상의 보편적인 법은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이라는 걸 인정한다.
자기가 목숨을 부지하려고(= 죽지 않으려고) 정말 어쩔 수 없이 남을 해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으며, 비슷한 맥락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아서 억지로 범죄에 떠밀려서 가담한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를 법률 용어로는 '위법성 조각 사유 성립'라고 말하는 듯한데.. 물론 이런 극단적인 예외를 입증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질병을 입증해서 군 면제 받는 게 쉽지 않듯이 말이다.

이런 식이라면.. 너무 배고프고 굶어 죽기 직전이어서 눈이 뒤집힌 나머지, 남의 음식을 집어먹은 사람도 이론적으로는 용서될 수 있다.
하지만 평시에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나라에서는 그 정도로 막장 상황에 몰린 사람 자체가 극도로 드물며, 또 절도죄를 저지를 체력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진짜로 굶어 죽기 직전 상태는 아님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이건 여느 정당방위 긴급피난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고 하겠다. 허나, "사흘 굶고 도둑질 안 하는 사람 없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니, 이렇게 진짜로 굶주린 좀도둑은 정상이 참작되기는 할 것이다. 마치 "긴 병에 효자 없다"처럼 말이다.

4. 신고의 의무, 불고지죄

의사는 자신이 맡은 환자의 신체· 건강 상태 같은 개인 정보를 외부에 절대로 누설하지 말고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한다. 이것이 직업 윤리이고 법적 의무이다.
단, 환자에게서 총상이나 아동학대 정황을 발견했다면 이를 경찰에 무조건 신고해야 한다. 이 또한 의무이다.

비슷하게.. 웹하드· 클라우드 사업자라면 업로더가 보관하는 데이터를 절대로 검열하거나 유출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온갖 음란물· 불온물 등등을 제치고 아동 포르노는 발견 즉시 무조건 신고하게 되어 있다. 이건 너무 선을 넘는 막장짓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들에서 법이 그렇게 정해져 있다. 이건 마치 서류 복사를 하는 기계나 사람이 위조지폐를 만들려는 정황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 같다.

그 외에, 술이나 음란물이나 마약 같은 물건은 소지만 해도 죄, 소지는 자유이지만 판매· 유통하면 죄(미성년자에게 술) 등, 나라마다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민주 인권 국가에서라도 죄질이 악랄하고 매우 안 좋은 일부 죄에 대해서는 무죄 추정 원칙을 포기하고 그냥 걸리면 무조건 처벌, 미수도 처벌을 넘어서 신고하지 않고 묵인한 것만으로도 '불고지죄'로 처벌.. 이렇게 독하게 취급하는 게 있다. 그런데 시민들을 감시· 통제를 많이 하는 사회주의 비민주 국가에서는 국가 존립이 아니라 단순 정치와 관련된 별 희한한 행위까지 이런 식으로 검열하고 감시하기도 한다.

5. 죄를 지은 동기

같은 살인죄로 감방에 들어왔어도.. 신입 죄수가 이런 식으로 신고를 한다면 어떨까..??

  • 중증 치매/자폐 앓는 부모/자식을 10년을 간병하다가 도저히 참다못해서 차라리 교도소 가기로 작정하고 목 졸라 죽였다
  • 내 딸 죽인 데이트폭력 살인범을 법이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니 억울해서 밤에 찾아가서 차로 치고 밀어버렸다
  • 김 구 선생 암살범을 내 손으로 패 죽였다
  • 우리 나와바리를 침범하는 상대방 조직원들을 몽땅 칼빵 놓고 보스의 목을 땄다

감방 분위기는 싸~해질 것이고 주변 죄수들이 그 사람 털끝만큼이라도 못 건드릴 것이다. 오히려 그 사람이 그 감방의 왕고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딩 유괴살인으로 왔다고 하면 그냥.. 정반대 분위기가 되는 거다. 이런 죄수는 감방에서도 딴 죄수나 교도관으로부터 완전히 찐따 호구 동네북으로 전락이다.

인지상정이라는 게 죄수들 사회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죄수들끼리도 인간 취급 안 하는 더 나쁜 죄인이란 게 있다. -_-;;

6. 가족

우리나라의 법은 혈연 가족 관계를 여느 인간 관계보다 더 밀접하고 특별한 것으로 보고 이를 존중한다.
예를 들어.. 보통은 수배된 범죄 피의자를 숨겨주고 도피를 도와주는 건 그 역시 범죄로 간주되어 처벌된다. 하지만 그 피의자의 가족이 당사자 편을 들어서 저렇게 해 준 것에 대해서는 죄를 묻지 않는다.

물론, 사회 공익을 위해서는 가족이라도 그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족도 범죄자를 숨겨 주기보다는 자수를 권유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미국에서는 유나바머가 동생의 신고와 제보로 잡혔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 박 나리 양 유괴 살인 사건은 가해자의 부친이 적극적으로 신고해서 잡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차마 그러지 못하고, 가족이 최소한 공범 가담까지는 아니고 당사자를 숨겨 주기만 한 것은 국가 공권력이라도 묵인하고 눈 감아 준다. 피도 눈물도 없이 인륜을 송두리째 부정하지는 않는다.
매체에서 어떤 애새끼가 대놓고 자기 부모를 어디 고발하는 장면을 딱 생각해 보아라. 골수 세뇌 사이비 종교나 공산당 빨갱이 집단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맥락에서 존속 살인은 일반 살인보다 더 무겁게 처벌된다. 마치 군대에서 상관 살해가 더 무겁게 처벌되는 것처럼 말이다.
단, 현행법은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구성원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게 아니다. 존속(부모 쪽)을 비속(자녀 쪽)보다 더 '존귀하게' 취급한다. 다시 말해 다른 모든 정황이 동일하다면 아이가 부모를 살해한 것이 부모가 아이를 살해한 것보다 형량이 더 무겁다. 애초에 존과 비라는 글자에서부터 그런 뉘앙스가 대놓고 담겨 있다.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는 건 결과만 보자면 정말 상상도 못 할 극악무도한 패륜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나뉘는 것 같다. '돈 때문에'는 어처구니없는 사유이지만, 'xxx를 견디지 못해서'는 일면 수긍이 가는 안타까운 사유인 듯하다.

  • 어린 자녀가 부모로부터의 학대를 못 견뎌서 -- 주취 가정폭력이나 지나친 학업 성적 압박, 집착
  • 다 큰 자녀가 부모의 노답 질병(특히 치매 같은..)을 도저히 견디지 못해서
  • 개차반 니트 백수 자녀가 단순히 돈 때문에 (유흥자금-_-)
  • 다 컸고 사회적 지위에 문제가 없는 자녀라도 진지하게 돈 때문에 (유산 상속 관련)

하지만 오늘날은 가족이라고 특별하게 취급하고 봐 주거나 가중 처벌하는 걸 없애는 쪽으로 법리가 바뀌어 가는 추세이다. 애초에 가족이라는 조직의 정의 자체도 굳이 남자와 여자가 천년가약 맺고 친자식 낳아서 형성된 조직이 아니라.. 그냥 뜻 맞는 사람끼리 동거하면 동성이건 제3의 성끼리건 전혀 무관하게 형성 가능하고, 그러다가 수틀리고 안 맞으면 언제든지 해체도 가능한 가볍고 부담 없는 모임으로 바뀌어 간다.

명절들은 전통적으로 원래 하던 이벤트가 다 사라지고 그냥 해외여행 가고 노는 날로 바뀌었다. 간통죄라는 게 없어지고 동성 결혼도 법적으로 인정된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가~ 족같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러면 서로 피곤할 일 없고 육중한 책임감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 없고 가정 폭력도 없을 것 같고 좋긴 한데.. 뭔가 종족 보전과 번성도 안 될 것 같다. >_<;; 옛날 사람들이 바보여서 그렇게 무뚝뚝하고 고지식하게 산 게 아니었다.

7. 사회악

술이나 성, 폭력이 관여하는 통상적인 중범죄를 차치하고, 집과 차와 관련하여 없어져야 할 3대 사회악은 이런 것인 듯하다.

(1) 전세 사기: 빌라왕 같은 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하지..?? 부동산 바닥에서 카드 돌려막기나 폰지 사기, 유령 회사 같은 부류를 구사한 건가..??
(2) 중고차 사기: 하도 악명 높아서 침수차 부활을 엄벌하고 근절하겠다고 나랏님이 칼을 빼 들었는데.. 처벌만 강화한다고 호락호락 척결할 수 있겠는지는 모르겠다.

(3) 달리는 대형 트럭에서 부산물이 떨어져나오는 일체의 사고들: 결박 불량 낙하물, 판스프링 짝대기, 터진 타이어 등등등.. 일부는 드디어 중과실에 추가되기도 했지만 아직도 날벼락 맞는 차가 종종 나온다.
과적은 걸리면 운전자뿐만 아니라 그렇게 시킨 놈도 처벌.. 이런 식으로 단속해야 하지 않을까?

집은 부동산이지만 자동차는 준부동산 정도로 취급된다.
자동차, 텐트, 집은 모두 장기 무단 방치되고 있는 물건들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제아무리 사유재산이라 해도 소유주가 관리를 안 하고 기약 없이 방치한 게 있으면 공권력을 동원해서 더 일찍 더 강하게 처분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사무엘

2022/12/29 08:35 2022/12/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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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소출

1. 기름

땅이 영양분이 많아서 식물이 잘 자라고 농사를 짓기 좋은 상태이면 우리는 그걸 '비옥하다' 내지 '기름지다'라고 묘사한다. 여기서는 기름지다는 게 진짜로 미끌미끌 oily하다는 게 아니며, 마치 '젖과 꿀이 흐른다'와 같은 비유적인 의미이다.

그러나 식물은 포도당만 만드는 게 아니라 문자적인 기름인 식물성 지방을 생산해 낸다. 그러니 땅콩 같은 기름기 자르르한 견과류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식물 씨앗들로부터도 기름을 추출할 수 있다. 물론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엄청 많이 빡세게 짜야 하지만 말이다.

나무 중에서는 소나무가 유난히 기름이 잘잘 흐르는 녀석인가 보다. 송진을 가공해서 송근유나 타르 같은 것도 만든다. 소나무는 이런 특성으로 인해 불에도 특별히 활활 아주 잘 타며, 다른 나무들보다 산불에도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한다.

음식 맛을 돋구는 양대 속성이 '짜고 기름진 것'인데, 짠 건 식물과 완전 상극이지만 기름진 건 식물에서도 그럭저럭 찾을 수 있는 특성인 것 같다.
단, 지방을 넘어서 단백질은 콩 같은 특수한 작물에서나 더 제한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그건 진짜 동물성 고기를 먹어야만 제대로 섭취 가능할 듯하다.

2. 마약

요즘은 우리나라가 과거 같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유명인사와 일반 서민을 불문하고 마약 사범이 늘고 있으며, 외국에서 교묘하게 몰래 들여오려던 마약이 세관을 통해 적발되는 양도 갈수록 증가 중이라고 한다.

가성비 좋은 국산 대체품이 흔해 빠져서 외국에서 많이 사 올 필요가 전혀 없는 물건인데 왜 이렇게 많이 사 오는지를 의심해서 뜯어 봤더니 안에 마약 가루..;;
심지어 커피믹스.. 뜯었다가 다시 봉인한 흔적이 미세하게나마 보여서 재개봉하니 안에 역시 마약 가루..

어떤 마약 수송책은 마약 가루를 콘돔에다 넣어서 아예 삼켜 버린 덕분에 안 들키고 한국에 무사히 들어왔다. 그러나 그 뒤에 콘돔이 체내에서 터지는 바람에 급성 마약 중독으로 사망해 버리기도 했다.
하긴,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장거리 국제선 여객기에서는 어떤 승객이 기내식을 별 이유 없이 거부하고 안 먹으면 요주의 인물로 올리고 살짝 관찰까지 한다고 그런다. 마약을 삼킨 사람은 기내식을 절대 먹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마약을 밖에서 밀수하는 게 아니라 아예 국내에서 대마나 양귀비 같은 마약 원료를 몰래 재배하는 게 걸리기도 한다.
어째 마약은 다들 식물로부터 유래되는 걸까..?? 아예 100% 인공적으로 합성한 화학 마약이 아니면 식물성이지, 동물성 마약이라는 건 내가 아는 한 들은 적이 없다.

어떤 조직은 드론· 항공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마를 아예 실내에서 재배한다고 한다.
하늘이 안 보이는 실내에서 빛과 온도와 습도와 환기를 전부 인위로 조절해서 농사를 지으려면 비용이 정말 장난 아니게 많이 들 텐데..;;

그런데 그 심정이 이해가 되는 게.. 마약은 정말 평범한 식량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비싸다고 한다.
영화 <아저씨>에도 나오는 오 명규 사장의 유언.. "이 속의 필로폰만 정제하면.. 니랑 내랑 평생 먹고 산다~! 엉??"
품질 좋고 약발 강한 마약 가루는 같은 무게의 금의 가격에 필적하고 심지어 더 비싸기도 하댄다. 오 사장의 말은 거짓· 허세· 빈말이 아니며 레알일 가능성이 높다.

호박 심어서 몇 달을 공들여 키워서 늙은 호박 한 덩이를 만들어서 팔아 봤자, 개당 남는 이윤도 아니고 그냥 소비자 가격이 몇천 원에서 1만 몇천 원밖에 안 하는데.. 마약은 정말 차원이 다르구나 싶다.. ^^ 저런 설비 투자 비용 정도는 우습게 건지고도 남기 때문에 저렇게라도 무리해서 대마나 양귀비를 키우는 거다.

식량도 아니고 마약을 만들려고 실내 농사 시설을 구축하다니.. 참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식용이 아니라 할로윈 장식 전용 호박 품종을 개발해서 잔뜩 키우는 것처럼 말이다.

3. 마무리: 호박 예찬

처음엔 호박이 아니라 식물에 대한 보편적인 얘기로 시작해서 글을 썼는데 결국은 또 기승전...호박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호박과 관련하여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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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데 이런 할로윈 호박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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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수감사절 호박을 보는 게 사람 정신건강에 훨씬 더 좋을 것이다. ^^
추수감사절 관련 일러스트 중에 늙은 호박이 안 들어간 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수감사절의 원조인 천조국에서는 칠면조가 이 날의 상징일 것이다. 하지만 울나라는 그런 문화가 없고, 그렇다고 칠면조 대신 치킨을 넣기도 그러니.. 호박이 자연스럽게 상징이 된다.

늙은 호박은 그 크기와 모양과 색깔을 보면 가을과 '추수 감사'라는 컨셉에 아주 잘 부합하는 수확물이다.
우선 엄청 크다..!
물론, 속이 과육만으로 꽉 찬 건 아니다. 중심부는 씨앗과 걸쭉한 펄프만 가득한 빈 공간이 되기 때문에 열매가 무슨 풍선 불듯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래도 크기가 크니 때깔과 비주얼이 간지난다.

동글동글을 넘어서 쭈글쭈글 납작하고 색깔도 저렇게 단풍처럼 붉게 변하고, 겉과 속의 색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골 감성에 동심을 마구 자극하지 않을 수 없다. 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우리말은 '낡음'은 집, 차, 기계 같은 무생물에게 쓰는 말인 반면, '늙음'은 생물에게 쓴다는 미묘한 어감 차이가 존재한다.)

늙은 호박은 정말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채소이다.
호박은 도깨비 귀신 얼굴 새기는 용도가 아니라, 가을 정취를 즐기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죽 쒀서 먹으라고 있는 채소이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늙은 호박을 많이 드시고 가을과 겨울을 든든하게 보내시길 바란다.
내 개인적으로는 호박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서 여친에게 프러포즈도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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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2/12/14 08:35 2022/12/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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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뿌리

  • 식물이 무슨 건물이나 기계라면, 덩굴 줄기는 케이블이고 열매는 뭔가 3D 프린팅 결과물인 것 같다. 꽃의 암술과 수술은 무슨 짹/단자 같다. 그리고 땅 속 뿌리는 응당 지하의 엔진 내지 기계실에 대응하지 싶다.

  • 뿌리 주변의 흙 알갱이에다가 색소를 칠해서, 식물 뿌리가 주변의 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관찰해 보고 싶다. 물과 비료를 준 게 어떤 과정을 거쳐서 흡수되는지, 주변의 흙은 성분이 어찌 바뀌는지 같은 게 궁금하다.

  • 농사를 새로 시작하려고 밭을 다 갈아엎는 건 밭이라는 디스크를 포맷하는 것과 개념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 사람이 일상적으로 식물의 뿌리를 직접 볼 일은 거의 없다. 농사가 끝난 식물을 수확하거나, 아니면 시들고 죽은 식물을 뽑아내서 버리는 마지막 순간에야 뿌리 부위를 잠깐 볼 뿐이다.
    이건 마치 하드디스크를 버리기 직전에 뚜껑을 열어서 돌아가는 내부 상태를 보며 마지막으로 시한부로 잠시 써 보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그 하드는 이제 먼지와 배드 섹터가 쌓이면서 완전히 작살 남)

  • 광합성이라는 건 인간이 개발한 그 어떤 기계/엔진 부류로도 재현하지 못하는 경이로운 화학 반응이다. 글쎄, 인공 광합성이라는 게 연구되는 것도 있긴 하지만, 마치 인공 강우(비)나 인공 배양육(고기)만큼이나 기존 자연의 산물을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당연히 못 되니 말이다.

2. 온도 한계

(1) 식물에게 닿는 물이나 공기의 온도는 식물에 어떤 영향을 줄까? 너무 차거나 뜨거운 물은 어떤 영향을 주나? 궁금하다.
일단, 식물은 동물 같은 단백질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 몸체와 같은 화상이라는 개념은 없다. 건조한 상태에서 불이 붙어서 새까맣게 타면 탔지, 고기 굽듯이 구워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식물은 효소 기반의 물질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동물과 같은 체온이라는 개념도 없다.
강한 햇볕에 고온다습은 인간 같은 동물에게는 최악의 불쾌한 환경인 반면, 식물한테는 광합성에 최고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ㄲㄲㄲㄲ

하지만 식물 역시 지나친 고온이나 저온에서는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그리고 식물도 자외선을 너무 강하게 오래 맞으면 세포가 죽고 탈이 날 텐데 그런 거 영향은 없는지, 오존층이 파괴된 뒤에도 강한 직사광선을 계속 맞아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2) 한편으로, 물이 꽁꽁 얼어서 부피가 늘어난다면야 당연히 세포 조직이 다 터지고 박살 날 것이고 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모든 생체가 공통이다. 그러나 물이 얼 정도는 아닌 저온에서는 메커니즘에 장애가 발생하는 걸까? 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었는데 까먹은 건지, 아니면 그런 것까지 배운 적은 없는 건지 모르겠다.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지어 본 호박을 기준으로 관찰 경험을 얘기하자면..
10~11월이 되어 날씨가 갈수록 추워지면 호박은 예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씨방을 만들고 생전에 보기 힘들던 암꽃을 피우면서 영양성장(길이와 굵기 같은 자기 덩치 키우기) 대신 생식성장(꽃과 열매)을 선택한다. 자기 덩치가 볼품없더라도 무리해서 꽃을 피우더라. 식물한테 그 정도 지능과 알고리즘이 있다.

밤 기온이 0~4도 사이를 오르내리면 꼭 물이 얼지 않더라도 이미 미세하게나마 부피가 커지고 밀도가 낮아지는데.. 이때쯤이면 호박이 못 견디고 냉해를 입었다. 잎이 시꺼멓게 변하고 조직이 물렁물렁해지면서 죽었다.
그리고 냉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시간이 멎은 듯이 뭔가 상태 변화가 없고, 생존 반응이 느려졌다. 꽃이 피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꽃이 폈다가 진 지 며칠이 지나도 금세 시들거나 떨어지지 않고.. 수분되지 못한 씨방도 말라 비틀어져 떨어지지 않고, 그 상태로 있으면서 색깔도 진해지고.. 여름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3. 절단 한계

식물은 아무래도 동물과 같은 고통을 느끼지는 않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잘 키우고 있던 열매라든가 줄기나 잎이 갑자기 쓱 잘려나가면 식물은 어떤 심정을 느낄까? 그냥 동작 중인 컴퓨터에서 랜선이 뽑히거나 USB 메모리를 제거한 거나 다름없는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래도 쟤들도 스트레스는 느끼고, 생존에 위협을 느껴서 성장 방식을 바꾸는 정도의 지능은 있다는데..

그리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한 거.. 쟤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잘리거나 불타고도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지..??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동물은 목이나 심장 같은 급소가 있는데 식물은 뿌리가 급소인 건가..??
식물은 동물과 같은 동작이나 소리 형태의 생존반응이 없다는 게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4. 물

동물과 식물은 모두 물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영양 공급이 끊겼을 때보다 물 공급이 끊겼을 때 더 빨리 죽는다는 건 동일하다.
다만, 식물에게 뿌려 주는 물은 동물이 마시는 물과 같은 급으로 깨끗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애초에 흙 속 뿌리를 통해 흡수되니 흙탕물 따위는 아무 상관 없고, 상한 우유를 헹군 물 같은 것도 식물한테는 수분과 영양분 관점에서 땡큐일 뿐이다.

동물의 입장에서 배탈· 설사· 피부병 등을 일으키는 더러운 부패 세균, 기생충, 수인성 전염병 따위가 식물한테는 종간장벽에 걸려 먹히지 않는다. 식물은 식물한테만 적용되는 병충해가 따로 있을 뿐..
물론 식물도 그런 더러운 물질 자체를 그대로 흡수하는 건 아니다. 시간이 지나서 걔들이 완전히 부패되고 분해되고 난 결과물--거름, 퇴비--을 흡수하는 것이다.

어쨌든 식물은 동물이 배설한 쓰레기를 다시 흡수해서 양분을 만들어 내는 셈이니, 자연의 섭리 물질의 순환에 기여하는 신비롭고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기체(이산화탄소)로나 고체(거름)로나 모두 말이다. 사람이 직접 먹을 수 없고 별 영양가도 없는 일개 잡초라도 최소한 저런 기여는 한다는 것이다.

5. 소금

다만, 식물이 물과 관련된 입력 면에서 마냥 천하무적 만능은 아니다.
저렇게 평범하게 흙이나 더러운 유기물이 좀 섞인 물이 아니라, 바닷물 같은 소금물은 식물에게 그냥 독극물 급이다.

식물은 염분이 흡수되면 성장이 저해되고, 원래 있던 수분을 쭉쭉 빼앗기면서 말라 죽는다. '소금에 절인 채소'처럼 되는 건데 살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렇기 때문에 바닷물에 쩔었던 땅에서는 소금기를 빼내지 않는 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고등한 동물은 그래도 생존을 위해 매일 적게라도 일정량의 소금을 섭취해야 하며, 소금이 너무 부족해도 죽을 수 있다. 그 반면, 동물이 먹이로 삼는 식물은 그런 특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염분과는 그냥 상극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인간이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나 퇴비로 재가공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전처리 중 하나도 염분 제거라고 한다.

아~ 그래서 옛날엔 전쟁 중에 적국의 땅을 황무지· 폐허로 만들려고 소금을 뿌리는 관행이 있었고 그게 성경에도 기록돼 있을 정도이다(삿 9:45; 신 29:23).
그 시절에 그렇게도 비싸고 소중했을 소금을 괜히 땅에다가 퍼붓는(?) 게 아니었다. 한자에도 별도의 부수로 鹵(소금밭/짠밭)라는 글자가 따로 있을 정도이고..

그게 지금으로 치면 무슨 화학 물질 오염이나 방사능 오염 테러와 비슷한 짓이었던 것이다.
(뭐.. 옛날에 학교 운동장 흙바닥에다가 주기적으로 굵은 소금을 살포했던 건 소독이나 흙먼지 방지, 물기가 얼어서 땅이 굳는 것 방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애초에 운동장은 식물 심어서 농사 짓는 곳도 아니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식물에게 소변을 직통으로 싸는 것도 비슷한 이유로 인해 좋지 않다.
소변 성분은 곧바로 식물에게 영양분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며, 발효되고 삭아야 된다. 그리고 그 성분이 희석도 많이 돼야 한다. 안 그러면 바닷물이 해를 끼치는 것과 동급으로 식물이 말라 죽는다고 한다.

그러면 육상이나 민물식물 말고 해초나 해조류는 바닷물고기와 마찬가지로 염분을 걸러내는 필터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어류들이야 물 밖으로 꺼내면 아가미로 호흡을 할 수 없어서 질식해 죽는데 이런 해초류나 수상 식물은 물 밖으로 꺼내면..?? 광합성을 못 하나? 그냥 말라 죽나? 이런 것도 문득 궁금해진다.
육상 식물은 뿌리가 너무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으면 반대로 호흡을 못 해서 죽으니 말이다.

확실히 수중 동물은 딱히 풀 뜯어먹는-_- 초식이란 게 없긴 하다. 굳이 따지자면 뿌리를 내린 식물이 아니라 떠 다니는 플랑크톤 중에 동물성도 있고 식물성도 있는데.. 이거 무슨 기름도 아니고 어떤 기준으로 동식물성이 분류되는지 의문이다. (그냥 광합성을 하는지의 여부인 듯함..)

Posted by 사무엘

2022/12/11 19:34 2022/12/1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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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에 대해서

1. 호박의 유래

우리나라에 그냥 박이나 오이는 삼국시대의 기록도 존재할 정도로 오래되었고 친숙하다. 다음으로 수박은 고려 시대 원 간섭기 정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호박은 1600년대 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정도가 최초이다. 다른 박꽈 식물들에 비하면 생소하고 역사가 짧은 축에 든다. 하긴, 쭈글쭈글한 열매의 모양 하며, 누렇게 변하는 때깔도 기존의 여느 박과는 사뭇 다르다.. ^^

그래서 얘는 그냥 박이 아니라 쭝궈 오랑캐 박이라는 뜻에서 '호'짜가 붙어서 '호박'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호박 호박 호~~~박~~!!!
호박의 전래 시기는 고추 내지 담배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김치는 맨 처음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시뻘겋지도 않았다는 건 다들 아실 테고.. 아울러, 녹말 덩어리 구황 작물인 감자와 고구마는 1700년대 이후로 도입과 등장이 더 늦었다.

그런데 호박 중에 더 작고 쭈글쭈글 주름은 덜하고 고구마 같은 맛이 나는 변종인 '단호박'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에 일본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단호박은 1950~60년 엄청 옛날엔 왜호박이라고 불렸으며, 기존의 일반 호박에는 조선호박이라는 역설적인 명칭이 붙기도 했다. 지금이야 민족 감정 없는 중립적인 명칭인 '단호박'이 잘 정착했지만 말이다.

원래 호박죽은 늙은 호박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요즘은 단호박으로도 호박죽을 많이 만드는가 보다. 가령, 죽 전문 체인점인 '본죽'의 경우, 늙은호박 죽과 단호박 죽을 따로 파는 것 같더니 요즘은 단호박 죽만 취급하는 듯하다.
하지만 두 호박은 죽의 맛이 서로 차이가 있으며, 특히 단호박은 껍질까지 같이 들어갈 수 있다는 미묘한 차이점이 있다. 껍질이 들어가면 죽의 색까지 좀 더 시커매진다.

2. 호박의 영양

수박은 여름에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맛이야 있지만, 성분 대부분이 그냥 물과 당분이다. 오이는 뭐.. 물과 섬유질 덩어리나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그러나 호박은 다른 박꽈 식물들에 비하면 비타민 A를 비롯해 각종 영양분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들어있다. 제철 늙은 호박이 가을 보약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괜히 쥐고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열매만 먹는 게 아니라 씨와 잎, 심지어 꽃까지도 식용 가능하다.

이러니 호박은 사람에게 매우 이롭고 고마운 채소이다. 아무렇게나 심어도 그럭저럭 알아서 잘 자라고, 재배 난이도가 높지 않고, 그러면서 과육의 영양분은 많고 상온에서 몇 달씩 오래 보관도 가능하고..
그저 누렇게 쭈글쭈글 삭는 외형 때문에 못생겼다는 놀림만 받기에는 억울한 감이 많다~!! 세상에 호박 말고 누렇게 쭈글쭈글 삭으면서 영양분은 더 많아지는 매력만점 채소가 또 어디 있을까?

그나저나 호박은 무슨 품종(애/단/늙은)의 무슨 부위(열매/잎)를 먹든지 가열을 해서 먹는다. 삶거나 쪄서 먹지, 생으로 먹지는 않는 듯하다. 그래서 생으로 먹는 수박은 과일인 반면, 호박은 채소에 더 가깝다고 여겨진다.

3. 세계에서 가장 큰 꽃, 잎, 나무, 열매

(1)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꽃은 ‘라플레시아’라고 하는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식물이다. 꽃 단독으로 지름이 1m대에 무게가 10kg이 넘는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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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얘는 왕창 크기만 하지, 한눈에 봐도 꽃잎이 그다지 예쁘지 않을 뿐더러.. 비주얼보다도 냄새가 거의 상한 고기 썩는 냄새 수준이라고 한다. 식물 주제에 무슨 암모니아라도 보유하고 있나?
얘는 꿀벌이 아니라 더러운 파리를 꼬이게 해서 꽃가루를 전달시킨다. 식물 중엔 파리를 잡아먹는 식충식물도 있는데 말이다.. 신기한 노릇이다.

(2)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나무는 ‘자이언트 세콰이어’.. 천조국의 서부에서 서식한다는 그 나무이다. 지름이 6~8m에, 키는 무려 85~100m에 달한댄다.;; 도대체 뭘 먹고 이렇게 커진 걸까..??
이 정도면 산불이 나도 속이 완전히 다 타지는 않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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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계에서 잎이 가장 큰 식물은 육상 중에서는 '군네라 마니카타'라는 브라질 원산지의 작은 나무이다.
수상 중에서는 '아마존 빅토리아 수련'이다. 둘 다 길이/지름이 3m가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어지간한 사람이 위에 올라타도 잎이 찢어지거나 가라앉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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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무거운 열매는 바로 호박이다~!
세상에 그 어떤 과일이나 박꽈의 과채류도(조롱박, 수박, 참외, 오이..) 무슨 400kg짜리, 심지어 1톤짜리 열매를 만들지는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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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에스골 시내에 이르러 거기서 포도 한 송이가 달린 가지를 잘라 두 사람이 막대기에 메고” (민 13:23)
글쎄, 성경에는 포도송이를 무슨 멧돼지 잡아서 막대기에 거꾸로 매달아서 오듯이 수송했다는 얘기가 있다. 포도가 저 정도였으면 호박은 얼마나 더 거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 유사품: 동아? 동과? 동아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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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얘는... 동아? 동과? 동아호박? 헐~ 이런 박도 있었어?
게다가 최소 고려 시대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나라 토종이라고? (☞ 보도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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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호박 말고도 어지간한 호박보다 더 크고 무거운 열매가 맺히는 박꽈가 또 있다니 굉장히 신기하다. 일단 크면 개인적인 호감도가 급상승한다. ^^
누렇게 삭지는 않는 듯하지만, 허연 가루가 앉는 건 호박과 비슷하구나. 단, 얘는 2차원적으로 납작해지는 게 아니라 1차원적으로 길쭉해진다.

호박 매니아로서 이런 것에도 관심이 간다. 요리해서 먹어 보고 싶다.
얘는 전라도 순창, 제주도, 그리고 저 동영상에서 나오는 천안까지.. 나름 다양한 지역에서 재배되고는 있는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인지도가 너무 마이너하다.

우선 동아인지 동과인지.. 동아호박인지.. 명칭부터 좀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우리말에서 '동아'는 동아시아 東亞로 너무 굳어져 버렸으니, 그냥 동과라고 안 할 거면 동아박이나 동아호박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쟤도 생물학적으로 호박의 범주에 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동아줄이 여기서 유래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밧줄은 바+줄인데..??
그리고 동아줄이라는 줄은 왜 하필 해님 달님 전래동화에서만 나오는지도 의문이다.

수세미는 오이와 비슷하게 생긴 박과이고, '울외'도 이 동아호박처럼 길쭉하고 굵고 약간 무 같은 느낌도 드는 채소이다.
박이 오이, 참외, 조롱박에다 호박만 있지는 않더라. ^^

5. 유사품: 가시박

호박의 유사품 중에는 저 동아호박처럼 다른 매력이 있는 아이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고 잡스러운 짝퉁에 가까운 유사품도 있다.
다음 사진을 보자. 강변이나 각종 공원, 황무지 따위에서 굉장히 눈에 많이 띄는 녀석인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얘는 잎 모양이 호박과 좀 비슷하지만 호박이 아니다. '가시박'이라고 하며, 국내에서는 이미 10년도 더 전에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박멸 대상이다.
덩굴 주제에 무서운 번식력으로 주변 가로수고 뭐고 다 감싸고 타고 올라가고 잎으로 뒤덮어 버려서 아래의 식물을 말려 죽인댄다.

얘는 큼직한 박처럼 생긴 열매를 맺지는 않는다. 설마 누가 이런 데에다가도 호박을 몰래 심었나 싶었는데 그럴 리가..
유사품에 주의하자~!! 소리쟁이와 더불어서 잡초에 대한 정보가 내 머리에 하나 더 추가되었다.

이상이다.
또 글이 길어졌는데..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도 10월에 가을 보약인 호박을 많이 드시고 건강하시길 바란다.
좀 민망한 비유이다만.. 인간의 항문은 출력용이지 입력용이 아니다. 그것처럼 늙은 호박은 식용이지, 이상한 도깨비 귀신 얼굴 조각용이 아니다.
이제 이 홈페이지의 첫 화면 대문에다가도 내 취향을 정식으로 당당히 써 놨다.
'좋아하는 것'이 철도에 이어 하나가 더 추가됐다. ^^

Posted by 사무엘

2022/10/29 08:35 2022/10/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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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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