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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신학 용어들

1. 인내(perseverance)

100여 년 전에 영국의 위대한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Endurance라는 이름이 붙은 배를 타고 남극까지 갔다가 죽을 고생을 하고 돌아왔다. 배의 이름이 '인내'라는 뜻인데 선장이 배의 이름값을 톡톡히 치렀다.

그런데 2021년 초에는 비슷하게 '인내'라는 뜻이지만 스펠링은 다른 Perseverance이라는 이름의 미국 우주 탐사선이 화성에 착륙했다.
굳이 순우리말로 바꾸자면 하나는 참음이, 다른 하나는 견딤이 정도 되겠다. RSA 암호화도 로컬라이즈 하자면 무슨 박이정, 김이박 암호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듯이 말이다.;; (그냥 자기 성 이니셜..)

요런 태양계 시뮬레이터(☞ 링크)를 돌려 보면, 2020년 9~10월.. 요 때가 지구와 화성이 제일 가까워지는 때임을 알 수 있다. 화성 탐사선은 2020년 하반기 동안 그 타이밍에 맞춰 최단 시간 최단 거리로 화성에 도착하는 경로를 타고 날아갔다.

더 찾아보자면.. 1988~1990년 사이에는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진짜로 얼추 가깝게 일렬로 늘어서 있어서 보이저 2호 탐사선이 이들을 나란히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해서는 그런 거 전혀 없었으며, 뉴 호라이즌스는 오로지 명왕성만을 향해 9년 동안 외로운 항해를 했던 것이다. 뭐 그건 그렇고..

난 칼빈의 5대 강령 중 마지막인 '성도의 견인'이 perseverance가 아니라 preservation인 줄로 막연히 알고 있었다.;;
저 견인이 불법주차 차량 견인 할 때의 견인일 리는 없겠지만.. -_-;; (그런데 끌어당겨서 이끌어 주신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도..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저게 구원의 영원한 보장하고도 관계 있는 강령이니 보호 preservation이 심상 면에서 어울리지 않는가?
견인 할 때 '인'은 참을 인 짜였나 보다. 뜻이 직관적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는 아니다.

영어로도 인내 하면 patience나 아까 저 인듀어런스가 더 친숙하지, perseverance는 좀 생소하다. 에디슨의 명언에 등장하는 perspiration처럼 pers*로  시작하는 어려운 단어의 양대 산맥인 것 같다. 그래도 perseverance도 성경에서 엡 6:18에 딱 한 번 나오긴 한다.

2. 상징

우리나라 헌법은 그 유명한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시작한다.
이 나라의 총체적인 정체성을 규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니 제일 먼저 제1조에 나온다. 이 조항 때문에 대한민국은 민족 정서나 정통성만 옛 조선을 계승할 뿐, 정치 모델은 조선과는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어느 법학자가.. 자기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헌법 제1조가 제일 사이다 같고 후련하고 자랑스럽다고 회고했던 바 있다. 심지어 이 조항에 곡을 붙인 민중가요도 있다..;;

그런데 일본 헌법은..;; 덴노, 천황부터 나온다.
“제1조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그 지위는 주권을 가진 일본국민의 총의로부터 나온다.”
이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상징’이라는 단어가 거듭해서 쓰인 유명하고 인상적인 문장 예시인 것 같다.

그런 것처럼.. 신약 교회에서 행해지는 침례, 그리고 주의 만찬에서 쓰이는 빵과 포도즙은.. 그 자체가 다른 종교적인 효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그냥 ‘상징’일 뿐이다~!
오늘날 일본 천황이 정치적인 권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듯이 말이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외치면서 옛날 같은 또라이 짓을 또 반복하지 못하도록 힘을 빼 놓음)

3. 살, 뼈, 피

성경에서 육체의 구성요소로서 살(flesh)과 나란히 언급하는 유의어로는 뼈와 피가 있다.

: 아담이 이브에 대해서 한 말이 "내 살 중의 살, 뼈 중의 뼈"였다(창 2:23). 예수님의 말씀 중에도 있다. "영에는 살과 뼈가 존재하지 않는 반면..." (눅 24:39).
또한, 마귀가 가장 악랄한 육체 고문 얘기를 꺼내면서 뼈와 살을 거론하기도 했다(욥 2:5). 그러니 김 성모 만화에조차 뼈와 살을 분리해 주겠다는 대사가 들어간 것이지 싶다.

: 이건 기독교 신자에게는 주의 만찬 때문에 아주 유명할 것이다. 그리고 엡 6:12에서 "우리는 살과 피와 맞붙어 싸우는 게 아니며"라고 언급되었다.
그 밖에 살과 피는 하나님의 왕국을 상속받을 수 없으며(고전 15:50), 예수님의 정체에 대해서 정확하게 간파할 능력도 없는 존재라고 나온다(마 16:17).

하긴, 성경적으로는(그리고 아마 의학적으로도 실제로) 육체의 생명이 피에 있으며, 생물학적으로 피가 만들어지는 곳이 뼈(골수)이다. 그러니 살과 뼈와 피는 마치 몸, 혼, 영만큼이나 거의 삼위일체 급으로 서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존재인 듯하다. 정확히는 몸(살-뼈-피), 혼, 영 이런 관계가 되겠다.

자매품으로는 skin and flesh가 있고, 물과 피도 있다. 물과 피는 요일 5:6,8의 그 삼위일체 구절, 그리고 요 19:34에서 예수님이 옆구리가 창에 찔리면서 흘러나온 체액이라고 언급되었다.
세상 관용어 중에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 "내 눈에서 눈물이면 니 눈에서는 피눈물"(!!) 같은 말이 있으니.. 물의 대구· 반의어로는 불뿐만 아니라 피도 임팩트가 꽤 크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살 - 피 - 물 - 불" 이렇게 뭔가 의미가 연결된다.

4. man과 virgin

영어에서 man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주변 문맥에 따라서는 woman의 반의어인 남자라는 뜻도 있고, child/kid의 반의어인 성인이라는 뜻도 있다. (대표적으로 고전 13.. "내가 커서 어른이 된 뒤에는 초딩의 길을 버렸노라")
물론 요즘이야 의미를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면 male이나 adult 같은 단어가 대신 쓰이며, 성별 구분 없는 사람이라는 뜻을 강조하려면 person이 투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옛날에는 성인 남자만이 진정한 능력과 책임감을 갖춘 사람으로 취급돼서 그런지 구분의 필요성이 현대보다 덜했는가 보다.

man이 남자에서 출발한 '사람'이라는 뜻이라면, virgin은 여성에서 출발한 '미혼자, 동정'이라는 뜻이다. 미혼 여성이니까 처녀라는 뜻이 굉장히 강해지지만 virgin은 넓은 의미에서는 꼭 여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령, 계시록 14장에 나오는 14만 4천 명의 사람들은.. 여자와 관계를 맺지 않았지만 virgin이라고 지칭되었다.
성경이 레즈비언-_-;;;을 말할 리가 없는 이상, virgin은 그냥 동정이라는 뜻이다.

man과 virgin 모두 성경에서도 중요하게 쓰이는 단어인데.. 관계가 이렇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5. 이론 (theory) -- 창조

세상에는 자연의 기원과 관련하여 성경과 과학이라는 토끼 두 마리를 모두 잡으려 하는 진영이 있다. 본인은 이와 관련하여 "(1) 세상은 절대자가 치밀하게 설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연히 저절로 생겨날 수는 없다"와, "(2) 우주 및 지구는 나이가 수천 년 남짓하며 젊다"를 구분해서 생각한다. 둘은 마치 인공위성과 우주 발사체만큼이나 주 관심사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1)은 솔직히 자연과학의 연구 방법론으로 증명이나 반증할 수 없다. 그리고 신만 개입하면 되니 유신론적 진화론도 가능하고 연대기에 막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2)는 일단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대두된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지구와 우주의 나이가 얼마나 되냐, 방사성 연대 측정법에는 오류가 있느냐 하는 문제는 신의 존재 여부를 배제하고 과학만으로 얼마든지 따져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창조론은 진화론과 달리, 과학적 연구방법론을 갖추지 못한 신앙 신념 주장일 뿐이고 과학 이론이라고 불릴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이야 말할 것도 없고 (2)조차도 과학적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고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각종 위키 사이트에서는 이 학설(?)이 창조론이 아니라 '창조설'이라고 등재돼 있다. theory가 아니라 doctrine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이 아니라 신학이나 철학의 영역으로 분류한다.

세계사에서 "먼로 독트린"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이다. "유럽은 아메리카 대륙에 신경 끄고 간섭하지 마라" 이건 그냥 선언이고 정의일 뿐, 논리를 따지고 논쟁할 대상은 아니다. 세상은 우연히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으며 하나님에 의해 의도적으로 설계됐다는 성경의 진술 역시, 저 먼로 대통령의 연설만큼이나 선언, 학설 떡밥, 주장, 종교 교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신의 창조를 믿는 사람이 애시당초 창조론이니 창조설이니 하는 용어에 꼭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일례로, 내가 노아의 홍수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가장 큰 이유는.. 성경에 쓰여 있고, 예수님이 그걸 역사적 사실이라고 언급하고 인용했고, 성경 기록이 충분히 정확하게 잘 보존되고 전수됐기 때문이다. 무슨 인공위성 지도를 보니 아라랏 산 정상에 방주 잔해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성경에도 피에 대해서라든가 위생 관념 같은 일부 진술은 과학적으로 옳고 명백히 시대를 앞섰던 것이 있다. 이에 대한 지식은 성경에 대한 얼토당토않은 모함 험담 따위를 반박하고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성경이 하나님의 존재를 과학적 방법론으로 입증하는 책인 건 결코 아니다. 자기 신앙을 과학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는 내 경험상 별 영양가 없다. 내게는 노아의 방주 흔적이 현장에 남아 있는 것보다 킹 제임스 성경이 무오하게 전해져 온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이다~!

쟤들은 신이 존재하는 과학적 증거 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는 배제하고..;; (1)이 아니라 (2)라도 제대로 공략해야 할 것이다. 통상적인 연대 측정법을 과학 실험을 통해 부정하고 모든 지질 변화를 노아의 홍수 하나만으로 설명하면서 지구와 우주의 나이가 젊다고 주장하기라도 한다면.. 그건 과학 이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과학 분야는 아니지만 옛날에 고고학자 헤이에르달이 몸소 뗏목만으로 바다를 건너서 자기 학설을 입증했듯이 말이다.

6. 이론 (theory) -- 간극

다음으로.. 창 1:1-2 사이에 긴 간극이 있다는 성경 해석 체계를 '간극 이론'이라고 한다.
간극이야 애초에 자연과학이 아니라 성경을 성경으로 풀이하는 연구방법론으로서 자기 도메인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theory라고 불리는 것에는 논란이 없다.

그런데, 간극을 교리적으로 확고하게 믿는 사람들의 반응은 "그건 당연한 성경적 사실이지, 무슨 따지고 논쟁하고 따지고 반박할 여지가 있는 이론이란 말이냐?"이다. 즉, theory라고 불리는 것조차 부당하다고 여기며 그냥 gap fact라고 부른다.

간극 이론은 천문학이나 지질학에서 말하는 긴 연대기와는 전혀 무관하다.
"물은 언제 창조됐고 천사들과 루시퍼는 언제 창조됐냐? 성경을 성경으로 풀이해 봐도 6일 창조 도중은 절대 아니어 보이는데? 그렇다고 6일을 제멋대로 늘어뜨릴 수는 없으니 답은 결국 그 이전 세상밖에 없구나" 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과학의 긴 연대기와 일치하는 건 그 다음으로 그냥 덤일 뿐이다. 과학부터 먼저 생각한 뒤에 성경을 거기에 끼워 맞춘 게 절대로 아니다.
창조과학 진영에서 젊은 지구의 증거를 일부 들이대는 건.. 만약 정말 과학적으로 타당하다면 그건 6천여 년 전 6일 재창조의 얼마 안 되는 흔적일 것이다.

3과 4를 종합하자면.. 창조설 내부의 분파로 간극 이론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이게 이 문제의 가장 합리적인 해답이다. 물론 나 같은 신자의 신념에 따르면 창조와 간극 다 그냥 팩트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1/07/19 08:35 2021/07/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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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징

중앙(55), 중부내륙(45), 혹은 종축에 비해 인지도가 훨씬 떨어져서 이름도 기억 안 나는 30, 40 같은 횡축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국내 고속도로의 원조 대부인 경부 고속도로를 달려 보면.. 경부의 압도적인 특징이 곧바로 느껴진다.

(1) 일단, 차로가 많고 엄~청 넓다. 어지간한 구간들은 다 8차로이고 서울 부근에서는 심지어 10차로까지 있다. 그러니 파란 차선 버스 전용 차로도 볼 수 있다.
다른 고속도로들은 길가나 나들목 주변, 휴게소 주변이 오지 깡촌인 편인데 경부의 수도권 구간은 거기까지도 온통 건물이 지어졌고 방음벽이 쳐져 있다. 특히 수원 IC나 죽전 휴게소 주변은 뭐.. 도시 고속화도로이지, 고속도로의 주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 그리고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경부는 거리 대비 놀라울 정도로 고가, 터널이 적고 평지 위주이다. 지금처럼 무식하게 산을 직선으로 뚫을 정도의 넉넉한 기술과 자금이 없던 시절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터널은 영동-옥천-대전 사이에 집중되어 있고 그나마 경상도에는 전체를 통틀어 어째 겨우 150미터 남짓한 길이의 경주 터널 딱 하나가 있을 뿐이다.

고속도로보다 훨씬 더 먼저 만들어진 경부선 철도만 해도 부산이나 구미 일대에 터널이 종종 등장한다. 후대에 선형 개량하면서 만든 터널 말고, 오리지널 단선 시절에도 남성현, 왜관 터널 같은 게 있었다(지금은 쓰이지 않고 관광지, 와인 창고 등으로 개조).

경부 고속도로는 그것보다도 터널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그나마 만들었던 터널 중에 엄청나게 고생하며 힘들게 만들었던 놈이 바로 당재 터널이며, 걔는 30년 남짓 쓰이다가 해당 구간 자체가 경부 고속도로에서 은퇴하게 됐다.

(3) 경부 고속도로의 개통 이래로 40년 가까이 오리지널 4차로였던 영천-경주-울산 구간이 지난 2010년대 말에야 6차로로 확장됐고, 경부에서 2021년 현재 최후까지 4차로로 남아 있는 도저히 경부 같지 않은 구간은 옥천 주변이 유일하다.

그나마 평지 구간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2003년경에 고가와 터널로 대체됐던 구간은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4차로로 봉인되어 남을 것 같다. 오죽했으면 중부 고속도로(35)도 고가를 확장할 수는 없어서 옆에 제2중부(37)를 또 만들었으니 말이다.

옥천에는 경부 고속도로 옛 구간, 그리고 경부 고속철도도 대전 시내 구간이 완공되기 전에 쓰였던 연결선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교통 관련 레거시들이 명물이라고 홍보해서 철덕 교통덕 관광을 유도해도 될 것 같은데..

한편, 경주 터널도 처음에는 2차로짜리 터널 두 개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그건 이제 상행만이 독점해서 사용한다. 하행은 새로 뚫은 3차로짜리 터널이 담당하게 됐다.
상행과 하행 터널이 건설 시기가 거의 5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게 인상적이다. 그리고 상행은 마지막 차로 하나가 사실상 남기 때문에 그건 실선을 그어 놓고 갓길로 활용한다고 한다.

2. 고속도로의 노래

고속도로의 노래라는 게 있다. 요즘 세대들이 알 리가 없겠지만 사실은 본인조차도 당대에 들어 본 적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대한뉴스 경부 고속도로 준공 소식에서 흘러나오던 BGM이 바로 이것이다. (☞ 링크) “아침 햇볕 신선한 푸른 하늘 ... 천리를 주름잡는 고속도로”

그런데 이게 동요 가을길(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 가을길은 비단길 ☞ 링크)과 미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 처음에 박자는 다르지만 "미미미 미파솔" vs "미미미파 솔솔솔" 약간 비슷한 멜로디로 올라감.
  • 높은음/낮은음 합창이 꾸며져 있고 파트별로 "랄랄랄라라" 나뉘는 부분이 있음.
  • 인도와 차도라는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길을 소재로 하고 있음.

이런 점에서 혹시 동일 작곡자의 곡이 아닌가 의문도 들었지만 그렇지는 않네.
물론 전자는 그냥 자연 환경에 대한 서정적인 노래인 반면, 그야말로 조국 근대화와 번영 프로파간다가 노골적으로 쫙~~ 깔렸다는 차이가 있다. =_=;;;

그래서 "가을길"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아니고 아마 라떼 기준 내 기억으로 4학년 이상의 중-고학년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화음 합창이라는 게 이렇다는 것을 거의 처음으로 알려 준 굉장히 예쁜 노래였다고 기억에 남아 있다.

뭐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 하나 겨우 스스로 만들어 낸 거 갖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난리를 치던 동안..
천조국은 고속도로야 이미 몇십 년 전에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아 놔서 이름 없이 번호로 분류해야 할 지경이며 최초가 뭔지는 기억도 안 나는 상태였다. 그리고 저 때는 아예 인간을 달로 보낸 걸 경축했더라만..
그래도 산업화 근대화라는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했어야 했다.

3.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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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천하의 경부 고속도로가 꼴랑 4차로에 중앙분리대가 없거나 풀밭이었다니..
서울 톨게이트가 저렇게 차로 수가 적고 좁았다니..
자동차들 연식을 보면 80년대도 아니고 확실히 70년대이긴 한데 사진이 컬러라니..!!
여러 모로 멋지고 진귀한 기록들이다. ^^;; 원판은 흑백인데 인위로 상상해서 색을 입힌 건 아니기를 바란다.

4. 순직자의 후손, 한국 도로 공사

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경부 고속도로 건설 중 순직자 77명 중에..
후손이 선친의 뜻을 이으려고 도로공사에 취업한 사례도 있었구나! (김 기일 씨. 한국 도로공사 1989~2021 재직 후 부장으로 정년퇴직) 게다가, 유공자 자녀라는 특혜 같은 것도 없이 평범하게 공채 뚫고 들어갔던 모양이다. (☞ 관련 링크)

철도 쪽에야 걸출한 철도 명문 가문을 개척한 김 재현 기관사의 후손들이 있다. 30도 못 된 나이로 6· 25 전쟁 때 대전 부근에서 순직했지만(윌리엄 딘 소장 구출 특공대를 수송하기 위해 열차 운전) 현재 외손자 홍 성표 씨까지 코레일 소속 기관사가 돼 있으니 말이다.
그것처럼 고속도로 분야에 비슷한 사연을 지닌 후예가 있(었)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도로공사는 국내의 모든 고속도로들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국도나 지방도처럼 전국의 다른 모든 도로들은 그 도로가 지나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반면, 고속도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경부 고속도로만 해도 법적으로는 양재 IC 이남만이 한국 도로공사에서 관리하는 최대 시속 100~110짜리 진짜 고속도로이다. 그 이북은 그냥 강변북로 같은 시속 80짜리 서울 시내 관할의 자동차 전용 도로일 뿐이다. 정식 명칭은 '경부 간선 도로'.

단지, 폐쇄식 톨게이트가 있는 곳과 버스 전용 차로가 적용되는 곳이 법적인 고속도로의 시종점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운전자들에게 혼동의 여지가 있다. 양재 IC는 1987년 11월, 지금의 서울 톨게이트가 성남 궁내동에 세워지기 전에 최초의 서울 톨게이트가 있던 곳이기는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16 08:34 2021/07/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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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별한 직업들

의사

  • 다른 여느 가게들은 사장이 잠시 자리를 비워도 직원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의원에서는 의사인 대표 원장 당사자가 없으면 영업을 전혀 할 수 없고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따로 봉직의를 고용하지 않은 한)
  • 이 의약분업 체계에서 자기가 먹을 약을 자가처방 할 수 있다. 의사끼리는 반드시 다른 의사로부터 처방전을 받아야 된다거나 하지 않는다.

교사

  • 학교에서 애들과 내내 부대껴야 한다는 특성상, 점심 시간도 근무 시간으로 인정이다. (그 대신 점심 시간에도 학교 밖을 나갈 수 없음) 안 그래도 일찍 출근하는데 이 덕분에 더욱 일찍 퇴근 가능하다.
  • 형사상의 죄를 지었을 때 대통령, 외교관, 국회의원 급의 불체포 특권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애들 가르치는 중에 교내에서 체포되지는 않는다. (맛이 완전히 가서 애를 칼로 찔러 죽이기라도 하는 등의 위급 현행범이 아닌 한) 제자들 앞에서 교사의 최소한의 위신이 법으로 보장된다.

의사는 안과, 치과, 내과, 외과 등 무슨 세부 전공을 선택하든 인체의 모든 부위에 대해 일단 공부는 한다. 그러니 국시에 합격해서 의사 면허를 받았다면, 인체의 모든 부위에 대해 진찰을 하고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으며, 의료 시술을 하고 약을 처방해도 된다. 사람의 사망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

법적으로는 그렇지만 요즘 의사가 한둘이 아니고, 의대에서 다 배울 수 없는 미묘한 의술 노하우도 한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자기 전문 주전공만 담당하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임용 시험은 어떤 형태인가 모르겠다. 과학교육과는 무엇이고 물리/화학/생물교육과는 무엇인지? 과학교육을 전공한 중등 교사는 법적으로는 물리, 화학, 생물, 지학을 다 가르칠 수 있지만 고등학교 이상부터는 자기 담당 과목만 가르치는 건지? 의사의 진료 과목과 비슷한 관계일 듯하다.

의사와 교사 말고 사회 안정을 위해 필요한 직업들은(군인, 경찰, 소방관)..

  • 아무리 탈권위 시대니 뭐니 해도 계급장 달린 제복을 입는다.
  • 전쟁 중에도 자기 보직이 그대로 유지된다(예비군 소집이나 군수업체 근무 따위 없음).
  • 근무 중에 긴급피난이 허용되지 않는다. '순직'을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음.
  • 대형 교통수단의 대표도 이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다. 특히 선장..

2. 장관급과 차관급

  • 전국 각지의 시장, 군수들은 차관급 예우를 받으며 심지어 그 위의 도지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서울 시장은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 전국 각지에 있는 교육대학교들의 총장은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 교원대학교의 총장은 지방 거점 국립 종합대의 총장과 동일한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이와 비슷하게.. 타 공항들은 한국 공항 공사 관할이지만 인천 공항은 단독으로 전용 공항 공사가 있다.
그리고 서울대는 다른 지거국과는 다른 예우를 받는지 모르겠는데.. 지금은 애초에 별도 법인으로 독립해 버렸으니 상황이 좀 달라졌다.

3. 교도소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미결수/기결수, 사형수가 법적 의미와 지위가 모두 다르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것처럼 유치장, 구치소, 교도소도 모두 용도가 다른 시설이다.
그런데 최종 테크인 교도소도 다 같은 교도소가 아니며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 것이 전국 각지에 하나씩 있다.

  • 김천에 유일하게 소년 교도소 (소년원이 아님)
  • 청주에 유일하게 여성 교도소
  • 천안에 유일하게 외국인 교도소
  • 이천에 유일하게 군 교도소
  • 여주에 유일하게 사립 민영 교도소(소망)
  • 청송에.. 제일 엄격한 흉악범 장기수 특화인 경북북부 교도소

아울러, 현재 인서울인 유일한 교도소는 서울 남부(구로구 소재)이다. 송파구에는 유일한 인서울 ‘구치소’가 있으며, 이것들 다음으로는 의왕에 서울 구치소, 안양에 안양 교도소가 있다.

그리고 교도소를 학교에 가깝게 약간 열화시킨 소년원이라는 시설이 있는 것처럼.. 교도소의 '정신병원' 열화 버전도 있다.
얘의 공식 명칭은 '치료감호소'이다. 학생이 아닌 성인이 심각한 죄를 짓긴 했는데 이 사람이 정신이나 지능이 죄값을 온전히 치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저기로 가게 된다.
국내에는 공주시에 전국 유일의 치료감호소인 '국립 법무 병원'이 있다.

4. 도박과 보험

도박은 할 거면 생돈을 날린 게 아니라 희망 고문 비용과 게임비, 서비스료, 딜러 인건비를 지불한 거라고 봐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보험도.. 보험금을 탈 만한 사고를 당하지 않은 채 보장 기간이 만료됐다 하더라도 생돈을 날린 게 아니다. 그 동안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전환하여 마음 편하게 지낸 것 자체가 제 값을 한 것이었다.

이게 무의미한 생돈 낭비라면 경찰, 군대, 소방서를 유지하는 데 드는 세금도 아까우며, 대문의 자물쇠, 자동차의 안전벨트나 에어백도 장착할 필요가 없는 낭비일 것이다.

5. 이발

그러고 보니 이발소는..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자영업 서비스업인 것치고는 그래도 마스크 벗을 일, 입 벌릴 일은 전혀 없다. 온라인 비대면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며, 시종일관 동일한 주기로 이용해야 한다.

물론 이발은 안 하면 생명에 지장이 가는 의료 급의 무조건 필수는 아니다. 정 불가피하면 집에서 가족 도움으로 바리깡 자가이발..로 때울 수도 있다.
그러나 무슨 로빈슨 크루소나 필리핀 밀림의 일본군 패잔병처럼 사는 상황이 아닌 한, 이발소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문명 사회에서 대놓고 생깔 정도의 선택 옵션 잉여도 절대 아니다.

그러니 이발소는 우한 폐렴과 거리 두기로 인한 타격이 타 업종--식당, 카페, 학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거라는 게 내 뇌피셜이다. 이발과 비슷한 유형의 업종인 목욕탕보다도 상황이 훨씬 더 낫다.

또한, 이발은 산업 곳곳에 뻗쳐 있는 무인화의 손길에서도 열외돼 있다.
형태가 뻔히 정해져 있는 남성 군인 머리 스포츠 컷은 뭔가 마음만 먹으면 자동 이발 머신이 만들어질 것 같기도 하다만.. 딱히 그럴 기미는 안 보인다.

글쎄, 기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인건비가 지금보다 훨씬 더 폭등해서 남자 스포츠 컷 유인 이발비가 5~10만원 정도 하는데 기계로는 1~2만원대로 가능..!!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무인 이발 기계는 그닥 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다.
여성은 미용실을 한번 이용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겠지만, 그래도 긴 머리의 특성상 남자만치 1~2달에 한 번꼴로 자주 가는 건 아니라고 들었다. 그럴 필요도 없을 테고..

그러니.. 이발· 미용업은 막 창의적이고 떼돈을 버는 업종은 아니겠지만, 그 특성상 시대의 변화를 크게 타지 않고 기본적인 안정성은 보장된다는 게 특징이라 하겠다. 다만, 개업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레드오션화는 감내해야 할 것이다.
만약 기본 컷이 기계화· 자동화된다면 인간 이발사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커스텀 헤어 디자인 쪽으로 역할이 더욱 전문화· 특화되는 쪽으로 생존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안 그래도 이발소는 남자의 기본 커트만 담당하지만, 미용실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성의 다양한 머리 손질까지 다 담당해서 이발소의 상위 호환처럼 된 듯하다. 그냥 목욕탕과 찜질방의 관계처럼 말이다.;;
다만, 미용실은 이발소 같은 면도는 안 해 주는 것 같다.

6. 손으로 글씨를 쓰는 직업

지금 같은 고성능 컴퓨터와 미려한 글꼴이 없던 시절에는 손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에 대한 수요가 사회적으로 아주 많았다. 종이 인쇄물이 대부분이겠지만 간판, 표지판 내지 영상 자막 쪽의 수요도 있었다.

타자기나 복사기, 등사기가 없었던 먼 옛날에는 책이나 문서를 베껴 써 주는 필경사라는 직업도 있었다. 이건 방대한 텍스트를 오류 없이 신속 정확하고 보기 좋은 글씨로 베껴야 하기 때문에 나름 전문직이었다.
한편으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디지털 서체는 굉장히 투박하고 못생겼었기 때문에 영상에서 배우 이름이나 프로 이름 같은 것은 그냥 손글씨 내지 붓글씨 캘리그래피로 표시하곤 했다. 이런 건 예술의 영역이니 필경사와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지금이야 붓글씨 손글씨를 닮은 미려한 글꼴들이 워낙 많으니 인쇄물이나 영상에서 순수 손글씨는 전혀에 가깝게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우리나라 정부에만 해도 인사혁신처에 상장과 임명장을 손글씨로 써 주는 부서가 있으며 full time으로 고용된 전담 필경사가 소수나마 있다고 한다.

옛날에 초등 교육 수준에서는 교과서에서 “글씨는 자신의 얼굴/인격입니다. 글씨를 바르게 써 봅시다” 이렇게 지시했던 것 같다. 이게 더 전문화된 게 서예일 것이다.
동양은 한자 때문에 문자 자체가 큼직하고 획이 많아서 필기구는 좀 가느다란 걸 썼어야 했는데.. 여전히 붓을 쓴다. 필기구나 글자의 형태로나 둘 다 그림과 문자의 구분이 모호했던 셈이다. 진작부터 펜을 썼던 서양과 대조된다.

아, 그나저나 도로의 바닥에다가 차선 도료를 이용해서 글자나 숫자를 그리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손글씨의 범주에 들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13 08:34 2021/07/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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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관찰

1. lose와 miss

의미와 심상이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가령, 목적어가 the chance라면.. 기회를 잃건 놓치건 그 말이 그 말인 것처럼 들린다. 버스나 열차를 놓쳐서 탑승하지 못했다고 말할 때도 두 동사를 모두 쓸 수 있다.

그런데 lose는 ‘잃다/잃어버리다’를 넘어 승부에서 패배한다는 뜻을 포함한다. 즉, win의 반의어뻘 되는데..
miss는 뭔가를 향해 쐈지만 과녁을 빗맞히는 것, 빗나가는 것, 실수한다는 뜻 쪽으로 간다. lose하고는 다르다.

이렇게 의미가 분화된 두 단어는 나중에는 좀 생뚱맞은 뜻까지 갖게 된다. 먼저 miss는.. '뭔가가 없어서/뭔가를 할 수 없어서 유감이다, 서운하게 생각한다, 그리워한다'라고.. 원래 뜻으로 인해 유래된 감정까지 나타낸다. I missed you so much.. 이건 의미가 분화된 과정은 이해가 되지만 심상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뒤바뀐 게 이례적인 것 같다.

한편, lose는.. 도망을 잘 쳐서 자기를 쫓아오는 적을 멀리 따돌리고 떨쳐냈다는 뜻으로 쓸 수 있다. “Did we lose them?" 이건 우리말로 직역하기가 좀 그렇지만, "이제 저놈들 완전히 따돌렸지? / 우릴 안 쫓아오지?" 정도의 뜻이다. 그 특성상 영화 같은 데서 종종 쓰인다. lose가 일반적으로 손실, 패배 같은 굉장히 애석하고(sorry) 부정적인 뜻임을 감안하면 꽤 의외이지 않는가?

적을 싸워서 제압했다면 beat them일 것이다. win은 목적어 없이 단독으로 '이기다', 아니면 상(prize)을 타거나 경기(contest)에서 우승했다는 뜻으로는 쓰지만 경쟁자나 적을 목적어로 받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말과 차이가 있다.
lose 역시 단독 아니면 경기나 싸움이 목적어였다면 '지다'인데, 적을 목적어로 받으면 저렇게 따돌렸다는 뜻이 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면 되겠다.

2. 조동사

영어의 조동사들은 중학교 수준에서 배우고 넘어가는 기본 단어이다. 한국어에는 문법 형태만 따지자면 보조 용언이란 게 조동사와 비슷하지만, 영어 조동사의 의미를 딱 한 단어로 대체하는 물건은 없다.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 -해도 된다' 등등 덕지덕지 풀어서 써야 하다 보니, 이럴 때는 영어가 꽤 간편하고 부러워 보인다.

하지만 영어 역시 동일 단어가 뜻이 굉장히 다양하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요" 같은 지저분한 구석이 있어서 형태가 완벽하지만은 않다. 내가 영어 모국어 화자였더라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일단, may와 must를 생각해 보자. 얘들은 추측이라는 의미와 권한/의무라는 의미에 형태적인 구분이 없다.

  • MAY: 해도 좋다(허락) / 그럴 수도 있다(확률, 추측) + (문어체로 도치되어) .. 이렇게 하기를 (축복, 기원)
  • MUST: 반드시 해야 한다(강요) / 반드시 이럴 것이다(확률, 추측)

must의 경우, have to라는 대체제가 있다. 얘는 강요라는 뜻만 담당한다.
그리고 부정문은 must not과 do not have to가 모두 가능한데, 전자는 전체 부정(반드시 하지 말아야 한다)이고 후자는 부분 부정(꼭 할 필요는 없다)으로 의미가 나뉜다. 참 신기한 노릇이다. must는 다른 조동사들과 달리 과거형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생각할 점이고..

다음으로 can과 will을 생각해 보자.

  • CAN: 할 수 있다(가능. be able to)
  • WILL: 할 것이다(미래. be going to, be about to)

여기까지만 보면 별로 어려울 게 없어 보이는데.. 이것들이 과거형으로 바뀌고 의문문에 쓰이면 뉘앙스가 미묘하게 차이 나는 청유/부탁이 될 수 있다.
한국어는 보조 용언 '주다' 내지 '달다'(불완전)가 있어서 자기를 위한 부탁의 뜻을 꽤 분명하게 표시할 수 있는데, 영어에는 저런 조동사, 그리고 부사/감탄사 please가 붙어서 부탁의 뜻이 가미되는 셈이다.

조동사들 중에 제일 제멋대로 독고다이로 노는 놈은 단연 shall일 것이다.
요놈의 제일 기본적인 용도는 will보다 더 고전 문어적인 느낌으로 미래의 일, 다짐, 예언, 지침을 표현하는 것이다.

“Thou shalt not kill”은 “너는 살인하지 않을 것이다”가 아니고, 그렇다고 대놓고 명령조의 “살인하지 말라”도 아니며, “살인하지 말지니라” 정도가 적당한 번역일 것 같다. 영어 성경에 나오는 shall은 will과 비슷해 보이지만 한편으로 must의 자리도 넘보니 will 그 이상의 뉘앙스가 담겨 있다.

의문문에서는 거의 관례적으로 we에만 붙어서 “우리 ~할까?”라는 용도로 쓰이고, 대답은 let's ~로 끝난다.
그리고 과거형은 거의 must와 비슷한 강한 확신이나 명령이 되는데, have 완료형과 즐겨 붙어서 “~했어야만 했다” 이런 꼴로도 잘 쓰인다. 묽은 황산이 진한 황산으로 바뀌면 성질 자체가 좀 달라지듯이 shall은 이런 식으로 굉장히 므흣한 면모가 있다.

그나저나 let us go (우릴 가게 해 줘)와 let's go (우리 가자)가 차이가 나는 건 우리말로 치면 '도트, 네트'와 '닷, 넷'이 차이가 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3. 운율

성경에서 마 7:13은 그 유명한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그 문은 넓고 그 길이 넓어 거기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이다. 영어로는 우아하게 도치법이 적용되어 "... wide is the gate, and broad is the way, that leadeth to destruction ..."인데..

난 이 문장을 읽으면서 뭔가 옛날에 유선 전화 송수화기를 들고 너무 오랫동안 지체할 때(대략 20~30초 이상..?) 흘러나오는 오류 메시지와 운율 면에서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dialing is too late, please call again. ...???... 다시 걸어 주십시오." 이거 말이다. 요즘도 유선 전화기에서는 들을 수 있으려나?

요즘은 개인적으로 유선 전화 자체를 접할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컴퓨터에서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만큼이나 보기가 매우 어려워져 있다.
그나저나 wide is the gate랑 dialing is too late를 생각해 보시길.. 좀 비슷한 운율이 느껴지지 않는가..? 영어에 rhyme이란 개념이 괜히 존재한 게 아닌 것 같다.

전화를 끊고 다시 걸라는 에러 메시지는 영어 문장 세 개, 그리고 우리말 문장 하나로 구성돼 있었다. 마지막 영어 문장은 1990년대의 내 영어 청취 실력으로는 알아들을 수 없어서 내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다만.. 이런 건 딱히 구글 검색으로도 나오지 않더라.

4. wake와 wait, a-변종

영어의 wake와 wait는 서로 발음이 비슷하면서 매우 간단하고 기본적인 동사 단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글쎄.. wake는 대부분 wake up이라는 명령 형태로만 쓰는 것 같다.
wait는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정도의 자동사가 기본이고.. 누구를 기다린다고 할 때는 반드시 wait for의 형태가 된다.

그런데 이 두 단어는 모두 앞에 a가 붙은 awake, await라는 변종이 존재한다.
await는 그냥 wait가 아니라 귀한 손님, 혹은 게임에서 최종 보스 같은 거물이 "너를 맞이할 것이다" / "귀하신 분이 납신다" 이런 뉘앙스가 들어간다. 게다가 완전한 타동사이기 때문에 for 없이 목적어가 바로 붙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녀와 야수 만화영화에서 tale as old as time을 앞두고 나온 대사 "Your lady awaits", 그리고 게임 퀘이크에서의 메시지 "Shub-Niggurath awaits you"가 기억에 남아 있다.

다음으로 wake는.. awake뿐만 아니라 waken도 있다. 그리고 awake와 waken은 모두 동작이 아닌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도 된다. 그러고 보니 live(동사/형용사)와 alive(형용사)하고도 비슷한 관계인 것 같네..

어떤 동사는 한국어로 치면 '주다'와 '달다(다오)'처럼.. 주체나 객체가 특정 인칭(나 또는 타인)에 특화된 경우가 있다. wake의 변종들도 이런 경우인 게 아닐까?
여호와의 증인 간행물인 '깨어라'는 wake up이 아니라 awake라는 것도 생각할 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10 08:36 2021/07/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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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아카라이브 냥드립 채널에서 누군가가 성경 창세기의 소돔 이야기를 만화로 각색해 놓은 것을 봤다. 굉장히 재미있게 잘 그려 놔서 본인은 아놔..ㅠㅠㅠㅠㅠ 현웃 하면서 봤다. (☞ 링크)
신성모독적인 요소 없으면서 적당히 오덕과 비속어와 개그 패러디 코드가 들어있는 요런 스타일의 만화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소돔잘알인 롯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뉴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여기 계시다간 직장 활동에 문제가 생깁니다. / 백수인데 / 그 직장 말고" ㄲㄲㄲㄲㄲㄲㄲ
  • "소돔인의 패악질을 본 천사들은.. 이 새끼들은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 "븅신같은 ㄴ이 하지 말라는 짓은 꼭 해 가지고.. 보고 싶다 썅년아!!" (롯.. 자기 부인을 잃은 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와.. 소돔과 고모라를 석기시대로 되돌려 준 천사가.. 알고 보니 커티스 르메이 아재였어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단, 우리엘..?? 그런 이름은 성경에 없음)

1.
저기서 의미심장한 관찰은..
"노아 때처럼 대홍수를 터뜨릴까요? / ㄴㄴ. 다시는 물로써 심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 않느냐"이다.
실제로 성경적으로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 심판은 규모와 수위 면에서 서로 대등한 twin을 형성한다. 예수님도 노아의 날과 롯의 날을 대조해서 언급하셨고, 베드로후서 2장에서도 노아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 심판이 나란히 나온다.

게다가 생각해 보면.. 이들은 사건 이후에 자녀가 애비를 상대로 민망한 짓을 했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노아의 홍수 이후에는 노아의 아들 '함'이.. 그리고 소돔과 고모라 멸망 이후에는 롯의 딸들이 말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굉장히 동심파괴적인 요소이다.
단, 전자는 애비가 스스로 술 마시고 취해 자빠졌고, 후자는 딸들이 애비한테 술을 강제로 먹였다는 차이가 있다.

이런 창세기의 사건들과 달리, 베드로후서 3장에 나오는 불 심판은 규모와 차원이 완전히 다른 심판이며.. 그 이전의 물의 넘침도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더 큰 심판과 간극을 암시한다.

2.
성경을 좀 읽은 사람이라면 창세기 19장뿐만 아니라 사사기 19장에서도 소돔 고모라와 거의 판박이 장면이 또 나온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에 자기 딸을 내어 주겠다니 저런 막장 쓰레기 애비가 있나”라고 읽을 게 아니라 그 반대다. 집단 동성애 광기가 얼~~~마나 흉측하고 끔찍하고 차마 형용조차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짓이었으면 정상적인 애비가 자기 친딸을 희생양으로 치러서까지 수습하고 무마하려 애썼을까..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버스를 제어하지 못해서 운전사가 불가피하게 주변의 누구를/어디를 치느냐 고민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자기 친자식을 선택하는 상황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차라리 내 딸을 줄 테니, 같은 남자끼리는 제발 그러지 마세요~ 평범한 강간 범죄자가 될지언정 인간이기를 포기하지는 마세요” 말이다. 비역질은 무슨 인권 라이프스타일 따위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사기 19장에서는 결국 남성 손님 대신 그 손님의 첩이 폭도들에게 끌려 나갔다. 남색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첩은 밤새도록 온갖 학대를 당한 뒤 이튿날 아침에 결국 죽었다.;;

3.
마지막으로, 이 만화에서 기독교 교리 차원에서 약간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딸을 팔아먹긴 했지만 소돔 기준으로 '그나마' 의인이었던 롯을 살리기 위해" 부분이다.
이건 100% 정확한 진술이 아니다.

벧후 2:7에서 롯이 의인이었다고 말하는 건.. 롯이 소돔의 돈고춘 새키들에 '비해서' 의인이었다는 게 아니라, 완전히 구원받아서 예수님의 의가 대신 전가된 수준으로 의인이었다는 뜻이다. 현실에서는 여전히 육신적이었고 소돔과 고모라에 제 발로 가서 고난과 삽질을 자처했고 민망한 흑역사를 남겼지만.. 죄인 신분은 아니라는 그런 차원이다.

  • 구약에서 완전 개망나니처럼 살았지만 신약에서 입 싹 씻고 의인 보정을 받아 있는 인물은 무조건 구원받은 사람이다. 삼손, 롯.. (단, 사울은 이런 레퍼런스가 신약에 존재하지 않아서 긴가민가)
  • 그 반면, 신약에서도 대놓고 부정적으로 언급된 구약 인물은 지옥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카인, 이세벨, 발람.
  • 그리고 신약에서 최후가 안 좋은 사람(아나니야와 삽비라, 데마 등), 구약에서 벌을 받아 그냥 목숨을 잃은 사람(웃사 등)은 단순히 그 사실만으로 구원 여부를 단정지을 수는 없으며, 내 생각에는 구원은 받았으리라고 추측한다.

그러고 보니 롯은 부인과 사위와 전재산 다 날리고 나서 결국 텐트.. 아니, 동굴로 들어가서 야인 생활을 시작했구나! 포도원 농부라도 된 노아보다 더 막장으로 전락하긴 했다.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1/07/07 19:35 2021/07/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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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 십용사

본인은 작년 말쯤에 본인과 같은 진영에 속한 이웃 교회 형제들과 교제할 일이 있어서 화성 동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반원 모양의 방사형으로 만들어진 시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외곽의 도로에는 웬 '십용사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흠, 육탄 십용사 멤버 중 일부가 이 지역 출신이기라도 했나 보다.

3년쯤 전에 도로명을 통해서 우연히 이 윤탁 한글 영비를 알게 된 것처럼.. 도로명을 잘 지은 게 나름 지역 역사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저기는 아예 육탄 10용사 기념 공원까지 길목에 있는 걸 봤다. 다만, 시간과 동선 관계상 개인적으로 들러 보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군사 정훈 차원에서 기리는 여러 인물과 사건들 중, 육탄 10용사는 극히 드물게, 거의 유일하게 6 25 사변 "이전"의 굉장한 옛날이 배경이어서 이질적이다. 1년 남짓 전이던 1949년 5월, 지금 같은 휴전선이 아니라 38선이 아직 유효했고 개성 시내가 남한 땅이었던 시절이다.

문제는.. 38선에 따르면 개성 시내는 남한이지만, 바로 북쪽의 고지대인 송악산 중턱과 정상이 북한 땅이어서 남한이 방어하기가 매우 불리했다는 것이다. 북괴는 6· 25를 벌이기 전부터 여기에서 수시로 툭탁거리고 국지전 시비를 걸면서 남한을 귀찮게 했다. 그래서 그걸 견제하려면 북괴가 송악산의 남쪽 기슭에 만들어 놓은 벙커라도 파괴해야 했다.
(뭐, 그 시절 용어로는 벙커 대신 러시아어 '토치카'가 더 즐겨 쓰인다. 휴전선의 길이도 킬로미터가 아니라 꼭 155 '마일'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 특공대에 자원해서 혈혈단신으로 괴뢰의 토치카를 수류탄으로 까 버리고 전세를 뒤집고 송악산 고지의 탈환에 큰 공을 세운 용사들이 열 명이었고 '육탄 10용사'라고 전해진다. 이들은 적진에서 장렬히 산화했다고 한다.
그러니 나라에서는 이 사람들을 진정한 군인 애국자라고 아주 성대하게 기념했다. 동상 만들고 노래 만들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이름을 딴 군부대와 상 등도 제정하고 별 짓을 다 했다.

전쟁터라는 게 한 사람의 뻘짓 때문에 수십 명이 몰살당할 수 있고, 반대로 한 사람의 희생 덕분에 수십 명이 목숨 건질 수도 있는 동네이다. 그리고 옛날에는 지금보다 인명 경시 풍조가 더 심했으며, "이기든지 죽든지", 멸사봉공 진충보국 같은 관념이 더 강했다는 것도 감안할 점이다.

하지만, 저 사람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송악산 기슭과 개성 시내는 6 25 전쟁 때 결국 지못미가 돼서 완전히 북한으로 넘어갔다.
게다가 저 사람들도 죽은 게 아니라 작전에 실패했으며, 전부나 일부가 포로가 되어 북으로 끌려갔다는 증언이 훗날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북한의 대남 방송에서도 육탄 10용사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어느 병사가 출연해서 자기 고향과 가족 인증을 했댄다..;;

너무 옛날 일인지라 이제 와서 정확한 진실을 알기는 난감하다.
다만, 북한에서 존재를 인정하고 언급한다고 해서 걔네들 말이 언제나 다 맞는 건 아니다.
북한에서 뜬금없이 효순이 미선이 자리를 만들고 추모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걔들이 무슨 대공 안보 관련 사건에 휘말렸거나 미군의 '악질 범죄'에 희생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무슨 광주에 투입됐던 대남 공작원의 묘지인지 위령비인지를 만들었다면서 5 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 걔들은 자기와 아무 관계 없는 4 19 의거나 6 29 민주항쟁 등도 자기들이 이용할 가치가 있으면 제멋대로 기념하고 선동 자료로 써먹는다.
그리고는 정작 진짜로 침투했던 대남 공작원이나 6 25 공산군 병사들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면서 존재를 부정하고 유해를 가져가지 않는다.

즉, 이런 쪽으로는 북괴의 대처가 일관성 없이 제멋대로인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쟤들의 반응만을 직접적인 근거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 육탄 10용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정황상 그 시절에 10명의 특공대가 조직돼서 폭탄을 들고 송악산 고지를 향해 달려갔다는 사실 자체는 팩트이지만.. 그 이상 정확한 사건의 결말을 알기는 어려워 보인다. 거기가 무슨 철원 백마고지마냥 6 25 때 피로써 수복해 내서 지금 전해지는 영토인 것도 아니고, 또 지금이 옛날처럼 카미카제 같은 전술이 마냥 미화되는 시기인 것도 아니니..

그러니 육탄 십용사는 문자적 적용보다는 '영적 교훈'이 더 의미를 갖는 영역인 것 같다. 북괴 몰아내고 개성 시내를 대한민국 국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해당 장소에 대한 고증과 재조사 발굴이 대대적으로 필요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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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현충원에 있는 육탄 10용사 현충비. 굉장히 옛날(2007년!)에 찍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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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1/07/05 08:35 2021/07/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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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좋다

1. 산, 차박, 텐트에 이어 멧돼지

이 블로그는 평소에 온통 긴 글, 진지한 글밖에 안 올라오는 편인데.. 오늘은 오랜만에 블로그 주인장의 개인 취향과 관련된 뜬금없는 소리를 좀 늘어놓도록 하겠다.
본인은 5년쯤 전부터 등산을 시작하면서 자연인 야인의 생활이랄까.. 이런 것에 재미를 붙였다.

집 대신 차에서 자기 시작했고, 그 뒤엔 차에서 내려서 텐트에서 자기 시작했다.
이 넓고 적막한 공간을 그저 지나쳐 버리는 게 아니라 여기서 밤을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나야 예수 믿는 사람이니, 무작정 속세를 떠난 도인 도사 같은 걸 지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경에도 엘리야나 요한 같은 야인이 있다. 그건 충분히 동경할 만하다.
이렇게 캠핑을 즐기면서 취향이 바뀐 것이 바로.. 멧돼지에 대한 호감이다.;;

산에서 잔다고 하니까 주변으로부터 한결같이 돌아오는 반응은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호랑이가 사라진 뒤부터 멧돼지가 생태계의 최대 포식자가 되긴 했다. 흠, 코뿔소도 아니고 멧돼지라니..
그런데 사진으로 자꾸 보니 언제부턴가 그냥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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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무 도야지가 살이 참 토실토실하다. ^^;;
멧돼지라고 하니까 6 25 노래 가사에 나오는 '멧도적 오랑캐'가 연상되기도 한다만, 그래도 멧돼지는 불의의 역도들은 아니지.

영화 대사 중에서 ‘멧돼지’가 나오는 걸 생각해 보면.. 별로 긍정적이지는 않다. ㅠㅠ

  •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주인공 일행이 고고장에 몰래 놀러 갔는데 어느 체대생 누님이 햄버거(!!)에게 빡쳐서 “이 멧돼지 같은 자식”이라고 욕을 한다.
  • 그리고 <범죄도시>에서도 위성락이 체포된 뒤에 마석도 형사에게 “야이 멧돼지 같은 xx야~”하면서 도발하다가 배빵을 당한다.;;

내가 기억하는 건 이 정도..?
난 저 캐릭터들처럼 뚱뚱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멧돼지가 좋다.;;
이건 내가 돼지고기를 음식으로서 아주 좋아하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감정이다. ^^

2. 돼지 관련 어린이용 매체

돼지와 관련해서 문득 30년도 더 전 옛날 추억을 끄집어내 본다.
본인은 초등학교(그 당시엔 국민학교)에 입학하고서 얼마 뒤에 시에서 개최한 동화 구연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거기서 저학년부 금상을 탔다. (대상은 없고 금상이 1등) =_=;; 입상 비결은 특별한 거 없고 그냥 동화책 테이프에서 들은 대로 똑같이 연기와 감정 표현을 한 것이 전부였다.

그때 구연했던 동화는 ‘아기 돼지 삼형제’였다.
아기돼지 삼형제를 읊었던 그 어린이는 커서 야생 멧돼지를 동경하는 어른이 된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기돼지 삼형제’ 동화의 작가는 그림이나 안데르센 같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영국의 ‘조셉 제이콥스’라는 19세기 민속학/인문학자였다. ‘제이콥스’라는 이름은 꽤 특이해서 내 기억에 각인돼 있었다.

작가의 이름부터가 ‘요셉 야곱’=_=;;이고.. 동화 내용이 뭔가 ‘모래 위에/반석 위에 지은 집’ 같은 인상이 강해서 꽤 성경적인 심상이 느껴지지 않는가?
물론 성경은 집을 지은 터가 차이가 나는 반면, 저 동화는 집에 들어간 건축 자재가 차이가 난다.;;;

저 동화에서 포식자 악역은 늑대인지 이리인지 아무튼 ‘개’과 동물이다. 동양의 전래 동화였으면 ‘고양이’과인 호랑이였을 텐데 이런 차이점이 있다.;; 그러고 보니 새끼 염소들이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동화도 있었는데 서양에서는 이솝 우화의 양치기 소년 이야기 이래로 늑대가 고정 악역인가 보다.

그런데 왜 저 동화에서는 어째 집까지 짓는 주인공이 다른 동물이 아니라 돼지로 지정됐을까? 집을 튼튼히 잘 지어서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뭔가 개미와 배짱이 우화에서 개미와 비슷한 설정인데.. 어쨌든 저 동화에서는 돼지가 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흠, 그리고 “엄마 돼지 아기 돼지”라는 동요도 있다. “토실토실 아기 돼지 젖 달라고 꿀꿀꿀” 이러는 그 오글거리는 노래 말이다. 게다가 후렴은 온통 꿀꿀꿀꿀~만 있다!! ㅋㅋㅋ
현실에서는 엄마 돼지는 집채만 한 덩치에 옆으로 자빠져 있고, 그 옆으로 새끼들 예닐곱 마리가 달라붙어서 젖을 빠는데.. 그 모습은 얼추 이렇다. (어이쿠, 이 사진에는 새끼가 무려 10마리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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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동요는 김 규환(1926-2011)이 작곡했다. 이분은 가을길, 바둑이 방울(딸랑딸랑 딸랑~!)을 작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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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검색을 좀 해 보니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2015)이라는 제목의 창작 동화까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전래동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를 패러디 한 거라고 한다.

끝으로.. 경기도 이천에는 “돼지 보러 오면 돼지”라는 기막힌 이름의 돼지 박물관도 있다. 나중에 저기 가 보고 싶다. (☞ 링크)

3. 멧돼지를 키우는 사람

집돼지도 아니고 야생 멧돼지를 어째어째 하다 보니 시골에서 개인적으로 키우는 사람이 국내에도 몇몇 있어서 매스컴을 탄 적이 있었다.
가장 먼저 무려 2005년, 내가 스펀지에 출연했던 그 시절에 부산 기장군에 이런 분이 있었는가 보다. (☞ 주요 정지 화면, ☞ 방송 내용)

저 할배의 경우, 멧돼지 새끼를 지인한테서 받았고, 키워서 잡아먹으려 했는데 그만 정이 들어서 이렇게 아들처럼 키우게 됐댄다 ㅋㅋㅋㅋ
워낙 엄청난 옛날이어서 영상의 화질은 물론이고 종횡비부터가 지금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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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를 타고 다니다니.. 바로 저거야~~!!!
우와~ 나도 산에서 멧돼지 하나 데려와서 이렇게 교감하고 싶다. 타고 다니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그리고 2016년경엔 영암에서 방송이 하나 더 나갔다. (☞ 방송)
이번 출연자는 영암에서 말을 키우는 분인데.. 어느 사냥꾼 지인으로부터 생후 열흘 남짓밖에 안 된 멧돼지 새끼를 받아서 말들과 같이 키우게 됐댄다.
어미는 안타깝지만 유해조수 수렵 기간에 사냥 당했다고 한다. 그러니 쟨 나름 불쌍한 고아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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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돼지는 역시 어쩔 수 없는 돼지다. 돼지코를 벌름거리면서 음식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아서 찾아간다.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프다고 보채고, 먹을 걸 발견해서 한번 먹기 시작하면 주인이 아무리 제지해도 막무가내..;;

그건 이전 2005년도 방송에서 출연했던 멧돼지하고 완전 똑같다.
저렇게 먹어대니 그 작던 새끼가 저런 엄청난 덩치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완전 귀여워~~~ ㅠㅠㅠ +_+

멧돼지와 집돼지의 외형 차이는 정확하게 무엇일까? 멧돼지는 시커먼 털이 났고 주둥이가 더 뾰족하게 쑥 튀어나온 것 같다.;; 뭐, 일반 집돼지 중에도 시커먼 흑돼지 자체는 있는데, 그렇다고 그게 멧돼지인 건 아니다.
근데 저 영상은 촬영 분량을 만드느라고 저렇게 자유롭게 풀어 준 것이지 싶다. 평소에 저런 멧돼지를 아무 통제 없이 놔 뒀다간 위험하긴 하겠다.. ㅋㅋㅋ

유해조수 명목으로 지정된 기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합법적으로 사살된 멧돼지는 집돼지와 마찬가지로 사체가 식용되기도 한댄다.
농촌에서는 피해 신고를 한 농가에게 단백질 보상 차원에서 주고, 그리고 도시에서는 모처럼 회식이라도 하라고 양로원 노인정 복지관 등에다 기증한댄다.
그럴 여건이 안 되거나 사체의 상태가 심하게 안 좋으면, 여느 로드킬 동물이나 쓰레기를 처리하듯이 그냥 소각 폐기하게 된다.

4. 기타 옛날 회상

(1) 동화 구연 대회가 끝나고 상까지 받았던 날 저녁엔.. 본인은 부모님 및 학교 선생님과 함께 입상 기념으로 어느 고급 레스토랑에서 수프 등 여러 요리가 차례로 나오는 '비프 커틀릿'(일명 비후까스)을 먹었다. 그거 1인분 가격이 딱 5천원이었다.
지금은 직장인의 평범한 식당 점심도 5천원으로는 택도 없고 편의점 도시락조차 4천원을 넘어가고 있지 않은가..;; 그때의 5천원은 요즘 물가로 2~3만원 이상은 너끈히 될 것이다.

(2) 내가 최초로 입학해서 저학년 시절에 다녔던 초등학교는 월성 국민학교였다.
그런데 그.. 1966년 2월에 낙하산 강하 훈련 중에 동료의 기능 고장 낙하산을 펴 주다가 한강 얼음판에 추락사로 순직했던 이 원등 상사(1935-1966)도 경주 출신에 월성 국민학교 졸업생이더라..(1948년) 신기했다.

월성은 이미 1920년대 말부터 있었던 학교인데, 근처에 흥무 초등이 1981년에, 유림 초등이 1993년에 추가로 만들어졌다. 월성은 구시가지와 가까우면서 주변 부지 부족, 문화재 보호 개발 제한 때문에 증축이 안 되어서 결국 학교를 또 만든 것이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02 08:34 2021/07/0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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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역사 인물 관련 메모

1. 나이, 종교

옛날 역사 인물들은 중요한 활동을 하고 행적을 남긴 시기가 굉장히 어리고 젊은 경우가 많다.
일례로, 조선 연산군이 겨우 30 초반의 나이로 요절했다는 걸 알고는 굉장히 놀랐다. 정말 짧고 굵게 깽판 치면서 나라 말아먹다가 갔구나..

그리고 본인은 김 대건(안드레아) 신부가 한 4~50대 나이쯤에 순교한 거라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막연히 생각해 왔다.;;
위인전 삽화에 묘사된 노안 중년 인상으로부터 형성된 편견..;; 종교가 나하고 다르다 보니 그리 깊게 진지하게 살펴보지 않은 것, 그리고 20세기에 우리나라에서 일제나 공산당에게 순교한 목사들의 평균 연령 등을 감안하면 이게 자연스러운 추측이었다.
그랬는데 실제 연표를 보니.. 딱~ 윤 봉길 의사 같은 겨우 20대 중반 나이였다..;;

김 대건은 "가톨릭으로부터의" 개종을 거부하고 순교한 반면,
저 때로부터 300여 년 전, 잉글랜드에서 불운의 9일짜리 여왕이었던 레이디 제인 그레이는 "가톨릭으로의" 개종을 거부하고 성공회를 선택한 대가로 순교했다. 나이는 겨우 18세.. 고3~대1, 유 관순 나이였다.

물론 저 처자의 경우, 종교 때문만은 아니고 정치적으로도 피의 메리 여왕에게 위험한 입지였던 것이 고려됐다. 그래서 눈 딱 감고 종교만 개종하면 목숨을 살려 주겠다고 메리가 제안했는데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김 대건, 제인 둘 다 목이 잘렸다. 전자는 칼로, 후자는 도끼로 잘렸다는 차이만 있을 뿐..;;

요즘은 최악질 흉악범한테도 사형 집행을 안 하고 너무 인도주의적으로 대해 주는데.. 옛날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생사람을 목을 치거나 심지어 불태우던 시절까지 있었다니.. 참 극과 극이 따로 없다. 반대로 그때는 사람들 사고방식이 지금 같은 황금 물질 만능주의가 아니라 뭔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게 더 강하기도 했다.

그리고 옛날에는 가난하고 불편하고 열악한 시절이다 보니 애들이 요즘 애들보다 훨씬 어려서부터 철 들고 어른스러웠을 것이고(그래야만 '생존'을 할 수 있..)
애들 교육도 툭하면 줘 패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잔혹 엄격하고 반인격 폭력적이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자기 신앙을 위해 목숨을 선뜻 바칠 수 있었을까..? 그걸 생각하면 대단하기도 하다.

끝으로 가톨릭이 중세 유럽에서는 남을 박해 '하는' 편이었는데.. 조선이나 일본 같은 극동 아시아로 가면 쟤들도 박해를 '당하는' 쪽에 있기도 했다는 것 역시 생각할 점이다.

2. 지능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 이 방원은 역대 조선 왕들 중 과거 시험(문과) 합격 이력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이건 물론 고려 시절에 응시했던 과거였다.

대한민국 대통령 중 초대인 할배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명예 박사가 아니라 논문을 써서 취득한 정식 박사학위를 소지한 유일한 사람이다. 그것도 자국이 아닌 천조국 일류대에서 취득한 박사이고, 심지어 지도교수조차도 저 제자를 졸업시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천조국 대통령이 됐다.;;; (우드로 윌슨. 할배와 윌슨 모두 각각 자기 나라에서 유일한 레일 박사학위 소지 대통령임)

최 규하는 현재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유일하게 전임 대통령의 임기 중 사망으로 인한 승계를 경험했으며(권한대행), 정당 활동 없이 외교관과 국무위원/총리 커리어만으로 대통령이 된 유일한 사람이다.
하지만 정작 재임 기간은 윤 보선보다도 더 짧았고, 존재감 역시 제일 없다. 죽은 뒤에 개인적인 연고지나 서울 현충원이 아니라 제일 평범하게(?) 규정에 따라 대전 현충원에 묻힌 것으로도 현재까지 유일하다.

셋 다 당대엔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이었다.

3. 경성제대 학생들

인터넷을 뒤지다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1920년대 말의 꽤 흥미로운 사진을 하나 발견하여 여기에 소개한다. 경성 제국 대학 문과의 어느 조선인 학급 학생들의 단체 사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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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은 한반도 최고의 똘똘이 엘리트들이었다.
일제 시대엔 법적으로 ‘대학교’라는 게 한반도에 경성 제국 대학 단 하나밖에 없었으며, 얘들은 바로 거기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조선인이 설립했던 연희, 보성, 명륜, 숭실 등의 전문 학교들은 교육 수준이 대학교에 준하긴 했어도 대학교와 동급이 아니었다. 거기를 졸업한 뒤엔 경성 제대 같은 곳으로 편입을 해서 보충 교육(?)을 이수해야만 완전히 대졸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니 이때 경성 제대 교수와 학생들은 특권 의식이 장난이 아니었지 싶다.

이 사진에서 맨 앞줄 왼쪽.. 즉, 좌측 하단에 있는 사람이 ‘서 두수’였다니 굉장히 흥미롭다. 서 남표 전 카이스트 총장의 부친이고 하버드 대학교 한국어/한국학과 교수를 역임한 그 사람 말이다.
서 두수 말고 내게 익숙한 이름은 이 희승밖에 없다. (사진에서 맨 앞줄 좌측에서 넷째, 우측에서 둘째인 사람) 서 두수(1907-1994)는 이 희승(1896-1989)보다 10살 이상 더 어렸다. 그러고 보니 서 교수는 공 병우 박사와 거의 동시대 동갑내기였구나.

4. 고려 시대

(1) 고려 시대엔 무신 정권 기간이란 게 있었고 몽골의 침입과 원나라 간섭기도 있었다. 조선 정부가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갔다면, 고려 정부는 강화도로 피난을 간 적이 있었다.

(2) 그리고 고려 말기의 거의 동시기에 문 익점은 목화를, 최 무선은 화약을 들여 왔다. 다만, 원나라의 입장에서 목화는 화약만치 수출 금지 품목이 아니었으며, 문 익점이 붓두껍에다가 목화씨를 숨겨서 기적적으로 밀반출한(!!)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3) 유능한 배우가 연기만 잘하지 작품을 보는 안목은 부족해서.. 맨날 엄한 망작 졸작 괴작에만 출연하는 바람에 커리어를 말아먹는 경우가 있다. 문 익점은 격변의 시기에 친원이냐 반원이냐, 정 몽주냐 이 성계냐 같은 정치적인 줄을 매번 잘못 서서 독박을 쓰곤 했다. (파괴왕..;;;)
하지만 반대파가 보기에도 문 익점은 그렇게 정치질을 하는 위험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그냥 관직을 빼앗기는 선에서 그쳤지, 역적으로 몰려 목이 달아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4) 정 몽주는 우리의 흔한 통념과 달리, 밤이 아니라 벌건 백주대낮에 자객의 철퇴에 맞아서 죽었다;;; 선지교/선죽교의 돌바닥에는 정 몽주의 혈흔이 언제까지 남아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루미놀 시약 같은 걸로 검출 가능하려나?
조선은 건국 과정에서 정 몽주나 최 영 같은 사람이 죽었고, 초창기에 왕씨 일가도 조직적으로 학살 당했으며 심지어 왕자들끼리도 숙청이 벌어지는 등 피바람이 많이 불긴 했다.

5. 조선 시대

  • 사후에 '종-조' 같은 시호를 못 받은 왕: 연산군, 광해군
  • 대원군: 자신은 왕이 아니지만 아들이 왕이 되었고 아들 이전에 섭정까지 했던 사람이다. 조선의 역사상 덕흥(선조), 정원(인조), 전계(철종), 흥선(고종) 네 명이 있었는데, 그 중 마지막 흥선대원군이 가장 유명하다.
  • 생전에 퇴위한 상왕: 1~3대(태조, 정종, 태종), 그 다음은 단종(세조에게..), 고종(일제에 의해..)이다. 그나마 태종은 자발적인 퇴위에 가깝다.
  • 사화: 총 네 번 있었다. 무오(1498), 갑자(1504), 기묘(1519), 을사(1545). 다들 조선의 건국 이후 150년 안에 발생했던 이벤트이며, 임진왜란 이전의 일이다. 결투나 자객 암살이 아니라 다들 임금한테 "저놈은 죽이시옵소서" 이러는 형태였다는 게 참.. 지저분해 보인다.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 역사로 치면 긴급조치가 취해진 때, 헌법이 고쳐진 때, 계엄이 선포된 때, 국민투표가 시행된 때 같은 아이템들이다. 흥미롭다.

Posted by 사무엘

2021/06/29 08:35 2021/06/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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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고와 에러

C/C++ 컴파일러가 소스 코드를 컴파일 하는 중에 내뱉을 수 있는 메시지는 흔히 에러 또는 경고라는 두 종류로 나뉜다. 그런데 이걸 더 세분화하면 에러의 앞에는 수위가 더 높은 ‘심각한 에러’(fatal error)라는 게 있다.

얘는 컴파일 중에 컴파일러 자체가 뻗거나 메모리가 부족할 때처럼, 외부 요인에 의해 컴파일이 더 진행될 수 없을 때 나는 편이다. 그런 게 아니면 소스 코드가 문법상으로는 이상이 없지만 각종 수식이나 명칭 선언이 괄호가 너무 깊게 들어가고 복잡할 때, 리터럴 데이터 같은 게 너무 많아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될 때, #include 깊이나 #define 치환 단계가 너무 깊을 때..

한 마디로 컴파일러의 한계 때문에 코드 생성이 안 되는 것이 심각한 에러로 분류되는 편이다. 이건 통상적인 컴파일 에러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참, #include 파일을 아예 찾을 수 없는 것, 그리고 #error로 대놓고 에러를 발생시킨 것 역시 추가적으로 심각한 에러의 범주에 든다.

일례로, int a = 999999999999999999999999; 이런 거야 상수가 너무 커서(32비트 범위 초과) 토큰의 스캐닝 단계에서 튕겼기 때문에 일반 컴파일 에러이다.
하지만 int tbl[] = { 10,45,34,33, ... }; 다음에 숫자가 한 100만 개쯤 있다거나,
char msg[] = "......" \ 이런 리터럴이 100MB쯤 이어져서 컴파일이 실패하는 것은 심각한 에러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괄호들이 닫히지 않은 채로 구문을 종료하는 세미콜론이 나오면 일반 에러이지만.. 그 상태로 파일 내용이 끝나 버리면 보통 심각한 에러로 간주된다.

에러 말고 경고는.. 컴파일러들이 경고를 이미 여러 단계로 분류해 놓은 편이다. 가령, 초기화되지 않은 변수를 사용하는 것은 다소 심각한 수위의 경고이지만.. 선언만 해 놓고 사용하지 않은 변수는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경고이다.

또한 요즘은 정적 분석기가 함수 인자의 annotation까지 참조해서 미주알고주알 지적해 주는 잠재적 오류 가능성도 경고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null 포인터를 참조할 가능성이 있다, 버퍼 오버런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위 말이다.
요즘 세상에 코딩을 글쓰기에다 비유하자면 컴파일· 빌드는 인쇄· 배포에 대응하고, 정적 분석은 맞춤법 검사기와 비슷해 보인다.

2. 빌드 툴들이 말귀를 도무지 못 알아들을 때 확인해 볼 사항

  • 그 소스 파일이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긴 한가? 포함돼 있더라도 혹시 exclude from build 이런 낚시 옵션에 걸려 있지 않은가?
  • 문제의 구간이 #if 조건을 만족하는 구간에 속해 있는가?
  • 명칭이 이상한 매크로 때문에 다른 엉뚱한 형태로 치환되고 있지는 않은가? (주로 C)
  • C++의 경우, 복잡한 namespace나 using 으로 인한 문맥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가?
  • 링크 에러의 경우, extern "C"로 인한 name mangling 방식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가?

3. 빌드 속도

특별히 다른 부하가 걸린 게 없는 멀쩡한 개발자용 평균 사양의 2~3GHz급 컴터에서.. 2000줄 이하의 평범한 복잡도의 C++ 소스 파일이.. (IOCCC 입상작급 기괴한 난독화, 다단계 템플릿, namespace, #define 떡칠, 다중 다단계 상속 등의 남발.. 이 아닌 "평범한". -_-)
그것도 네트웍도 아닌 로컬 환경에서, 더구나 딱히 빡세게 최적화를 걸지도 않은 디버그 빌드가 컴파일하는 데 개당 0.8초 이상씩 걸리는 건.. 본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간주한다. 소스 코드의 #include 구조 및 빌드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precompiled header가 제대로 적용돼 있는지, 덩치 큰 라이브러리 헤더의 연쇄 인클루드와 파싱이 무식하게 매번 반복되고 있지 않은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저건 컴터한테나 인간에게나 좋지 않은 상황이다.
DB 테이블로 치면 primary key 지정이나 인덱싱과 비슷한 최적화가 필요하다.

4. 안드로이드 앱용 JNI 라이브러리의 빌드

(1)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할 때, 겉에서 돌아가는 java 내지 kotlin 코드 기반의 프로그램이야 로컬 환경에서 Android Studio로 간편하게 빌드할 수 있다. 이 IDE는 Windows용과 mac용이 모두 깔끔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이 앱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native code 라이브러리들의 빌드 환경은 내 경험상 mac이건 리눅스건 여전히 유닉스 기반 터미널에 의존하고 있다. Windows에서 바로는 안 된다는 게 특이한 점이다.;; JNI 쪽 빌드도 IDE와 연계해서 같이 되게 할 수는 없는지..

(2) 디버깅도 앱은 breakpoint와 step in/out/over, 지역변수 값 확인, call stack 같은 통상적인 방법론이 IDE 차원에서 모두 지원되는 반면, 그 아래의 라이브러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런 내부 동작은 로그 printf 신공에 의존해서 추적하는 수밖에 없으니 몹시 불편하다.

(3) 그래도 이런 라이브러리들은 빌드 시스템이 멀티코어/멀티스레드 환경과 굉장히 잘 연계하는 편이다. 그래서 고성능 빌드 서버에서 make -j8 , -j16 이런 식으로 코어 수를 늘려 주면 빌드 속도가 정말 눈에 띄게 매우 빨라진다.
그런데 이 시설에도 이 기능에도 매우 아쉬운 점이 있는데... 코어 수가 늘어나면 빌드 에러 메시지도 진짜 정신없게 중구난방으로 튀어나와서 확인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Visual Studio처럼 메시지의 앞에 코어 내지 프로젝트의 번호라도 좀 찍어 주면 읽기가 좀 더 수월할 텐데 말이다.
그리고 터미널 접속 프로그램의 본좌인 putty에는 특정 단어나 문자열이 등장했을 때 highlight를 시켜 주는 간단한 기능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putty는 20년이 넘게 0.x대의 버전 번호를 고수하고 있고, 유니코드(W)가 아닌 ANSI API를 사용하는 게 이색적이다.
ANSI API, 0.x 버전, 크로스 플랫폼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는 DOSBOX하고도 무척 비슷하다.

5. 구조체 전방 선언의 부작용(?)

C/C++ 코드에서는 모듈 간의 include 의존도(= coupling)을 낮추기 위해서 자신이 내부적으로 취급하는 구조체는 불완전하게 전방 선언만 명칭만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에서는 전방 선언 구조체의 포인터만 핸들 마냥 갖고 있고, 실제 조작은 실제 내부 구조를 아는 함수의 호출을 통해서를 하는 것이다. 뭐, 이게 C++이 말하는 정보 은닉과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며, 충분히 바람직한 디자인 패턴이다.

하지만 디버깅을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조작하는 함수로 들어가기 전에, 즉 밖에서 breakpoint를 걸었다. 이때도 이 포인터가 가리키는 구조체 내용을 좀 조회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Visual Studio IDE에서 안 돼서 답답했던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구차하게 소스 코드를 고쳐서 디버깅일 때에 한해서 감춰 놓은 내부 구조체 몸체 선언 include를 시키고 싶지도 않다.
특정 상황에 한해서 컴파일 때는 참고하지 않는 다른 소스 코드의 디버깅 정보를 가져오는 기능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6. 나머지

(1) 컴파일러와 링커는 오늘날까지도 환경 변수라는 게 쓰이는 얼마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환경 변수라는 게 명령줄에서 실행 파일을 자동으로 찾는 PATH, 그리고 컴파일러가 사용하는 기본 include 및 라이브러리 디렉터리... 이것 말고는 쓰이는 곳이 정말 드물지 않은가? 자체적인 환경 설정 파일 같은 게 동원될 법도 한데 컴파일러와 링커는 GUI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좀 더 저수준이면서 실행되는 세션별로 사용자가 값을 더 간단하게 변경할 수도 있는 환경 변수를 대신 선택한 것 같다.

(2) 과거에 도스용 Turbo C/C++ 같은 물건은 굳이 프로젝트 파일을 안 만들어도 소스 하나만 단독으로 달랑 열어서는 곧장 빌드해서 돌려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개발툴들은 단순 텍스트 에디터 이상의 매우 복잡하고 방대한 물건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 Hello world! 한 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최소한의 프로젝트 세팅은 한 뒤에야 빌드와 디버깅이 가능하다.

(3) 그리고 요즘 개발툴들은 여러 소스 파일들을 한데 묶은 프로젝트로도 모자라서.. 프로젝트도 여러 개를 한데 묶은 '솔루션, workspace'라는 개념으로 운용된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 정도는 돼야 좀 규모 있는 소프트웨어를 원활히 개발 가능하기 때문이다.

(4) 컴터 프로그램 개발을 하다 보면.. 디버깅 로그가 실시간으로 뜨게 해 놓은 채로 디버기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일정 주기로 결과를 확인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때 프로그램이 출력하는 로그만 넣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로그에다가 인위로 "=======" 같은 가로줄 같은 걸 즉석에서 추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프로그램에서 동작 시험을 여러 번 할 때 로그의 영역을 하기 위해서이다.

(5) 앞으로는 "주 메모리에 로드되어 실행된 프로그램 / 하드디스크에 설치돼 있는 프로그램 / 원본 설치 패키지"라는 소프트웨어의 통상적인 3단계 구분이 더 모호해지고 단순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단 웹 프로그램은 설치라는 과정이 없는 게 확실하며, 메모리 계층에서 보조 기억장치와 주 메모리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도 이런 추세를 더욱 부채질할 테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6/26 08:35 2021/06/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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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관행

1. 향교와 서원

조선 시대엔 '향교'와 '서원'이라는 뭔가 유교 냄새가 나는 공공 교육 시설이 있었다. 이게 뭘 하던 물건이며 둘의 차이점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난 잘 모르겠다. 종교 시설은 아니겠지만 일본의 신사 같은 느낌도 좀 드는데 말이다. 위키를 찾아보니 오늘날로 치면 각각 지방의 국· 공립대 vs 사립대 정도의 위상이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런 게 지금보다 더 많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심지어 조선 정부에서도 많이 정리하고 없앴다. 특히 서원 말이다. 너무 많이 난립하니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나라가 못 돌아갈 지경이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원에 무슨 초법적인 권한이 있기라도 했는지...?

이런 이유로 인해 오늘날은 행정구역상 인서울엔 향교와 서원이 공교롭게도 각각 딱 하나씩만 남아 있다.
먼저 향교는 강서구에 있는 양천 향교가 유일하다. 원래는 인지도가 완전히 듣보잡이었는데 서울 지하철 9호선에 '양천향교'라는 역이 대문짝만 하게 생김으로써 크게 유명해졌다.

이 향교의 위로는 '궁산'이라는 높이 80m 남짓한 언덕이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고층 아파트를 계단으로 오르는 정도의 수고만 하면 금세 정상에 도달해서 넓은 풀밭과 함께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아주 좋다.
다음으로 서원은 '도봉 서원과 각석군'이라는 이름으로 도봉산 기슭에 딱 하나 있다.

본인은 지난 2016년 말에 지하철 7호선의 종점인 장암 역 부근에서 수락산을 올랐을 때 '노강 서원'이라는 걸 본 적이 있었다. 얘는 근소한 차이로 인서울 서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봉 서원과 막 멀지는 않은 거리에 있는 셈이다.
그리고 2017년 여름에 관악산을 올랐다가 과천 시내 쪽으로 하산했을 때는 산기슭에서.. 그래, 과천 향교를 본 적이 있었다. 등산을 다니면서 이런 쪽 견문도 넓어지는구나.

본인은 예전에는 산 속에 벙커를 보고는 별 생각 없이 그냥 지나쳤다. 그러다가 수 년 뒤엔 거길 뒤늦게 다시 찾아가서 안에서 잠도 자고 온 것처럼..왔다.
그런 것처럼 향교와 서원도 처음엔 잘 모르고 사진만 찍어 놨다가 수 년 뒤에 이렇게 존재감을 다시 생각하고 의미를 재발견하게 됐다.

관련 자료를 더 찾아보니.. 전국에 있는 교동· 교촌이라는 지명은 다 향교의 흔적이라고 한다.
음.. 그럼 교촌 치킨도 향교에서 유래된 것이었구나~! +_+ ㅋㅋㅋㅋ

2. 색깔

하양 - 노랑 - 초록 - 파랑 - 빨강 - 검정
이게 뭔가 사람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색깔 별 등급 내지 레벨 대응인 것 같다.
태권도 도복의 띠 색깔이라든가, 카트라이더의 레벨 별 면허증 색깔, 그리고 서울 버스의 등급 별 색깔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무지개 hue 스펙트럼과 얼추 비슷하지만 시작 지점이 빨강이 아니라 노랑인 셈이다.

그런데 옛날 조선 시대에 궁궐에서 관료와 왕이 입었던 한복은.. 하양 - 초록 - 검정 - 파랑 - 빨강 - 노랑의 순으로 격이 올라갔던가 보다. 흠 그것도 아무렇게나 배치한 건 아니었군.

빨강이 격이 높은 색인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임금님 곤룡포는 다 빨강이다.
그리고 성경에서 예수님이 "자칭 유대인의 왕 만세~!" 이렇게 왕 코스프레(?)를 당하실 때 걸쳐졌던 옷도 빨강이었다(마 27:28 등).

그 다음으로 노랑은.. 현대에서는 유치원 초딩, 초보, 조심· 주의의 상징이다. 병아리가 노란색이어서 그런지 스쿨버스나 어린이집 통학 차량도 전부 노랑이지 않은가?
하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노랑이 완전 고급스러운 색일 수도 있어서.. 중국을 포함한 동양에서는 노랑이야말로 황제의 색깔이었는가 보다.

대국을 받들어 모시던 조선에서는 노란색은 감히 입을 수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군에 '원수' 계급은 반영구적인 공석인 것처럼.. 노랑은 그렇게 무기한 봉인돼 있었던가 보다.
그래서 대한제국 때 탈중궈를 선언한 뒤, 끄트머리인 고종과 순종의 어진만이 노란 옷차림이다..;; 헐~

3. 종

우리나라 경주에는 신라 왕조에서 유래된 성덕대왕 신종, 일명 애밀레종이란 게 있다.
그리고 서울에는 조선 왕조에서 유래된 보신각 종(?)이 있다.
전자가 후자보다 시기적으로 600년이 넘게 더 앞섰다. 전자는 국보이고 후자는 보물이다. 하지만 둘은 용도와 심상이 굉장히 비슷하다.

요즘이야 새해가 됐을 때 보신각에서 타종 행사가 열리지만.. 먼 옛날(197, 80년대)에는 에밀레종도 타종했다. 텔레비전에서 서울과 경주의 타종 행사를 나란히 중계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두 종 모두 문화재 보존을 위해 실물을 건드리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가 보신각 종은 1985년부터 국립 중앙 박물관으로 옮겨졌고, 현재는 경주 에밀레종을 복제한 새 종을 거기에다가 달아서 매년 타종하게 됐다.
그럼 경주에 있는 진짜 에밀레종은..?? 공식적으로는 1992년 이후부터 제야 타종을 중단했고, 박물관에서는 녹음된 타종 음향만을 주기적으로 쏴 준다. 이런 관계가 됐다.;;

보신각 종 원판은 상태가 안 좋아서 진짜 박물관에 처박혀서 영구 봉인된 듯한 반면, 에밀레종은 그렇지 않았다. 2003년까지 비정기적으로 타종을 좀 하다가 그 뒤로는 타종이 진짜로 중단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 시국에도 오랜만에 타종한다는 보도 자료가 검색돼 나오지만, 그 뒤에 실제로 했는지는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6/23 19:34 2021/06/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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