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근황: 바다와 호박

올해는 근황 넋두리 카테고리에 아직까지 글이 하나도 없었구나.
2026년 상반기 동안에도 참 많은 뉴스들이 정신없이 스쳐 지나갔다.

서울에는 멧돼지가 전멸한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웬 이화여대 부근에 한 아이가 출몰했었다.
멧돼지가 얼마나 먹이가 없었으면 북한산에서 인왕산과 안산(무악산)까지 건너 왔나 싶다.
일본의 곰에 비하면 멧돼지 정도면 정말 온순한 놈 축에 들 것이다.

그 밖에 5월 중순엔 갑자기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와서 고생이 심했다. 그나마 찜통더위가 아니고 열대야는 없었던 게 천만다행이다.

광주에서는 정말 천인공노할 묻지 마 범죄가 벌어져서 아무 죄도 없는 여고생이 희생됐다.
난 정말 흉악범들 다 사형 집행만 해 주면 그 대통령인지 정당인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지지하고 "내 세금 다 가져라~!" 그럴 텐데.. 그럴 날은 딱히 올 것 같지 않다. ㄲㄲㄲㄲ

아이고~ 얘기가 또 옆길로 새고 있다만, 어쨌든 이 글에서는 오랜만에 쉬어 가는 차원에서 풍경 사진이나 몇 장 투척하도록 하겠다.

1. 강릉 바다

본인은 여친-와이프와 함께 살게 되면서.. 차 끌고 국내 오지를 돌아다니며 텐트 숙박을 하는 통상적인 휴가 여행을 안 하게 됐다. 그런 휴가 여행은 2023년에 간 게 마지막이고 그 뒤로 맥이 끊겼다.
그 대신 매년 6월쯤에 당일치기로 강릉-양양 사이의 동해 바다를 잠깐 보고 오는 게 루틴이 됐다. 2024년에 경포, 2025년에 하조대.. 이 블로그를 뒤져보면 나와 있다.

그랬는데 올해는 사정이 생겨서 강원도를 평소보다 이른 4월 말쯤에 미리 다녀왔다. 경포보다 살짝 북쪽인 사천진을 개척했는데.. 항구(어항)도 있고 해수욕장도 있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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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녁에 사천진항에 도착했다. 전망 좋은 횟집에서 물회와 회덮밥을 시켜서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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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식당 입구는 온통 길고양이들 천지였다. 요 두 아이들 말고도 까망이와 삼색이도 있고, 개체수가 최하 5마리 이상은 됐다.
우리 와이뿌는 허겁지겁 차로 돌아가서 츄르를 갖다줬다. 뭐, 보아하니 횟집의 직원들도 종종 회 잔반을 갖다주고 있고, 얘들은 그 덕분에 굶지는 않을 듯하다.

그런데 이튿날 낮에 이 식당에 다시 보니, 고양이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 딴 데 순찰 나갔나? 여기에는 밤에만 찾아오는지? 우리도 의문을 품으며 이곳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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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와 노란 모래밭을 보면 기분이 참 좋다.
이 날은 아직 5월도 되지 않았고 심지어 평일이었다. 하지만 해변에는 놀러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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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맑디맑은 고퀄 바닷물은 인천 앞바다 같은 황해에서는 구경하거나 경험할 수 없을 것이다. 황해는 모래나 자갈이 아니라 그냥 온통 진흙 뻘밭이어서..;;
물놀이를 못 한 게 아쉬웠다.

2. 경주 바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주말을 끼고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 다녀왔다.
나이가 70 중후반으로 들어서니 본인 쪽이든 처가 쪽이든 부모님들이 모두 아프신 데가 늘고 병원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 간다. 살아 계실 때, 의식이 있고 자력 이동 가능하고 자식들을 알아볼 수 있을 때.. 더 늦어지기 전에 최대한 잘해 드리고 효도하는 수밖에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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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왔으니 부모님을 모시고 경주에 있는 바다도 찾아갔다. 나정 고운모래(감포) 해변은 늘 변함없이 잘 있었다.
날씨가 맑아서 지난번 강릉 사진보다 풍경이 더 시원스럽고 예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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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물이 정말 맑고 시원해 보였는데.. 들어가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참고로 이때 현장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날씨도 더운 편이었다. 하지만 바닷가는 바닷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거의 에어컨 바람 급으로 시원했었다.

바다 얘기는 아니고 따로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경주 지역이 소나무 재선충이 여전히 심각한 상태인 듯했다. 이 푸른 5월에 그것도 활엽수도 아닌 상록 침엽수인 나무가 시뻘겋게 단풍이 들어 있다니..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외관상 시뻘겋게 됐을 정도면 그 나무는 이미 다 말라 죽은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조치도 소용없다고 한다. 이건 뭐 돼지 구제역이나 ASF와 비슷한 급의 재앙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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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번에는 나정에서 더 남쪽으로 봉길 해수욕장을 지나서, 심지어 월성 원자력 발전소까지 비껴서는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라는 곳을 찾아갔다. 경주에 나름 이런 관광 시설도 만들어져 있구나~!
저 멀리 콘크리트로 돔과 솥뚜껑 같은 구조물이 바로 월성 원전의 원자로이다. 원전 실물을 현장에서 이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는 건 개인적으로 거의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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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절리라는 게 제주도에만 있는 지형인 줄 알았더니 여기서도 볼 수 있구나~~!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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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는 유리창을 통해서만 바깥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사진도 막 깨끗하게 찍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어디냐;;
앞으로 몇 달 동안 무더위 때문에 고생할 일만 남았는데 그때는 이런 동해 바다 생각이 더 절실하게 날 것 같다.

3. 호박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얘기를 안 했을 뿐, 올해도 호박 농사는 어김없이 시작됐다.
딱 지난 4월 5일 식목일 일요일에 호박씨를 심고 물을 줬었다. 작년이나 심지어 재작년 말에 도축했던 늙은 호박의 안에 들어있던 씨앗을 그대로 썼다.

아직 날이 쌀쌀해서 그런지 얘들은 꽤 오랫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랬는데 그로부터 2주가 넘게 지난 4월 22일에 처음으로 싹이 하나 올라왔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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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4월 26일엔 1호 말고도 곳곳에서 이렇게 싹이 거짓말처럼 올라오기 시작했다.
위의 사진에서 우측 하단에 떡잎 크기가 제일 큼직한 아이가 새싹 1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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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새싹 1호는 이제 떡잎 다음으로 첫 본잎이 돋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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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본잎이 눈에 띄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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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주일이 경과한 5월 17일, 아이는 무섭게 자라서 잎이 이 정도로 커졌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덩굴손이 나오면서 길이가 왕창 길어지지 싶다.
날씨가 더운 게 우리 같은 사람은 싫지만 식물은 싫지 않은가 보다. 비가 한번 쭉 내리면 식물들이 잘 자라고, 그 뒤로 날씨가 더우면 식물들이 또 잘 자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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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로부터 또 1주일 이상 뒤, 5월 24일 이후에는..
진짜로 여기저기서 덩굴손이 뻗기 시작했으며, 기존 잎들도 미치도록 더 커졌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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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지난 5월 초에는 작년에 본인이 따로 구입해서 지금까지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마지막 늙은 호박'을 도축해서 하늘의 별로 보냈다.
이 호박은 정말 훌륭한 호박, 좋은 호박, 모범 호박이었다.
본인이 장만했던 호박 중에 어떤 것은 금방 물러지고 상해서 오래 보관하지 못했다. 어떤 것은 내부가 너무 축축하거나 너무 건조했고, 과육이 맛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생긴 것부터가 적당한 크기(지름 28cm)에 적당한 무게(4.3kg), 적당히 쭈글쭈글, 적당히 허옇게 된 게 굉장히 호감형인데..
상태가 정말 안정적이었다.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거의 반 년 동안 일체의 변화 없이 꿋꿋이 자리를 잘 지켰다. 더 오래 놔 둬도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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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갈라 보니 역시 너무 습하지도 너무 마르지도 않고, 싹이 터 버린 씨도 별로 없고.. 죽을 쑤어 보니 맛도 괜찮고, 모든 것이 양호했다.
그래서 이 호박이 2025 시즌의 마지막 호박으로 내 기억에 남게 되었다. 올해 가을에는 또 좋은 호박을 구입하고, 또 직접 수분해서 수확도 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6/05/29 08:35 2026/05/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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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씨와 계절 변화

시간이 참 빨리 지난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8이 공개된 지 2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곧 있으면 결혼 1주년이 된다.
작년에는 추석 때 너무 더워서 동해 바다에서 물놀이를 했던 게 기억에 선하다.
그런데 올해는 추석을 비롯해 10월 초가 무슨 여름 장마철 같았다. 뭔 가을에 비가 이렇게 미치도록 내렸는지~~~ =_=;;

강릉은 치수 정책에 문제가 있었는지 9월까지만 해도 기록적인,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었다.
오봉 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부근까지 떨어져서 단수에 제한급수를 하고, 심지어 시 차원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소방차와 헬기까지 동원해서 물을 끌어 오겠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바다에서 논 후에 샤워용으로 끼얹을 물조차 아깝다고 해수욕장의 운영을 중단할 정도였다.

그랬는데.. 그 뒤로 비를 몇 번 맞고 나니 저수율은 50~60%로 거짓말처럼 껑충 뛰었다. 10월 장맛비를 맞으니 저수율은 80~90%에 달하고 오히려 물이 넘쳐서 방류를 할 지경이 됐다.
일부 강릉 시민들은 타 지역으로부터 지원받은 생수들을 도로 유료로 되팔아서 빈축을 샀다.
나중에는 오히려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일조량이 부족하고 습해져서 농사를 망칠 지경이 됐다. 어쩜 이렇게 날씨가 극과 극으로 바뀌었나 모르겠다.

그래도 여름 동안 미칠 듯한 무더위에 시달리다가 요즘 같은 날씨를 맞이하니 좋긴 하다. 이제 땀을 흘릴 일도,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 일도 없어졌으니 말이다.
난 오랜 경험상 낮 최고 기온이 15도 아래로 내려가야 복장이 완전 긴팔로 바뀔 듯하다.
그리고 낮 최고 기온조차 영하일 정도가 돼야 마시는 커피가 아아에서 따아로 바뀌더라;;

내가 밤에 집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것만으로도 밖이 굉장히 추워졌음을 뜻한다.
예전에 한겨울에 텐트 치고 난방 없이 겨울 침낭만 덮고 따스하게 자던 시절이 그립다. ^^

2. 프로그램 개발

예전에 1년에 2~3번 정도 날개셋의 버전업이 가능하던 시절에는 말이다. 새 버전의 나오고 2~3개월 정도 지나면 다음 버전 개발 근황이 올라오곤 했다.
이젠 그런 속도를 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새 버전 개발이 찔끔찔끔 진행돼 왔다.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구현한다기보다는 이미 구현돼 있는 기능들을 보강하는 것 위주이다.

일단 유니코드에 한중일 통합 한자가 D 이후에도 엄청 많이 추가된 걸 반영했다. 요즘 Windows 11 기준으로는 J는 아니고 I까지 폰트가 제공되는 듯하다. (SimSun-ExtG) 어쨌든 이젠 U+2xxxx뿐만 아니라 U+3xxxx에도 글자가 있는 지경이 됐다.

내 프로그램도 이를 감안하여 문자 영역이나 글꼴 본뜨기 정보가 보완됐다. 그리고 '부수로 한자 입력'도 E에서 I까지 약 23000여 자의 한자를 추가로 조회해서 입력할 수 있게 했다.
이제 유니코드에는 BMP 영역에 28000여 자에다, 확장 B~D가 47000여 자, E~I가 23000여 자여서 이걸 모두 합하면 거의 10만 자에 달한다. ㄷㄷㄷㄷ

그 밖에도..

(1) 편집기의 텍스트 통계 기능에, 분량이 가장 많은 줄이 몇째 줄이고 길이가 얼마인지도 표시하게 했다. 텍스트를 줄 단위로 처리할 일이 있을 때 이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대소문자 변환' 필터에는 대소문자를 그렇게 바꾸면서 Caps lock 램프도 변환 방식과 동일하게 바꾸는 옵션을 추가했다. 가령, '모두 대문자로'를 선택했다면 Caps lock이 켜지며, '대소문자 맞교환'을 선택하면 Caps lock도 toggle로 바뀐다.

(3) '복합 낱자 입력 로직 생성기'는 날개셋 프로그램 전체를 통틀어서 '마법사' UI가 제공되는 드문 기능인데.. ctrl과 함께 이전/다음 버튼을 누르면 맨 처음/맨 마지막 페이지로 이동하게 했다.
그리고 '허용 한글 제약' 관련 데이터 파일이 생성됐더라도 대화상자를 취소를 눌러서 닫아서 파일이 더 사용되지 않는 경우, 대화상자가 종료될 때 그 파일을 지우게 했다.

이런 식으로 자잘하게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많다.
지난 10.8에서는 비록 마이너한 구성요소이지만 '입력 패드'의 완성도를 올리는 내부 개선이 많이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변환기'도 자잘하게 개선을 많이 하려 한다.

텍스트 데이터 변환의 경우 옛한글이 하나라도 존재해서 실제로 뭔가 변경이 발생했을 때만 파일을 건드린다거나, 파일이 아니라 디렉터리를 지정해서 파일을 통째로 다 변환한다거나... 변환이 다 끝나고 나서 생성된 파일을 탐색기로 표시해 준다거나.. 생각해 놓은 것이 여럿 있다.

오히려 외부 모듈이 지난 10.8때도 그렇고 뭔가 진지하게 작업을 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기술적인 난이도가 제일 높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쯤 딱 11.0을 내고, 타자연습도 4.1이 나왔으면 좋겠다.

3. 범죄단지

올해 10월은 동남아 모 국가에서 버젓이 활약하던 범죄단지가 오랫동안 뉴스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건 정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영화 범죄도시의 다음/후속 시리즈는 과연 뭘 소재로 해서 만들어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감독 아저씨 얘기에 따르면 무려 8편까지 만들려고 한다던데...)
이 정도면 영화가 현실 고증이나 미래 예언을 잘 한 걸 넘어서 현실이 영화를 초월해 버린 게 아닐까 싶다..;;

앙코르 와트나 보고 오고 말던 곳이 그야말로 악마의 소굴로 바뀌었구나.
어쩐지, 거기는 뱅기에서 내려서 입국할 때부터 담당 직원한테 웃돈 뇌물을 안 주면 통과를 안 시켜 주더라. (10년 전에 관광 갔을을 때 기준) 나라의 싹수가 노랗다.
몇 년 전에 서 세원이나 BJ아영 같은 사람이 거기서 객사한 것도 예삿일이 아니었었다.

보통은 사람을 고수익 알바로 꼬드겨서 국내에서 주로 하는 짓거리는 다단계 사기이고.. 보이스피싱은 대륙에서 조선족들이나 하는 걸로 본인은 알고 있었는데.. 저거 하나만 갖고 기업을 만들었구만.
중공은 세계의 공장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세계에 민폐 끼치면서 악한 것도 많이 퍼뜨리는 것 같다. 쟤 덕분에 반일 감정조차 많이 희석됐을 정도이다.

아시다시피 저기서 한국인이 마냥 피해자이기만 한 건 아니다. 저기서 범죄에 가담하는 걸 시종일관 거부한 사람은 아주 운 좋게 구출된 극소수 케이스를 제외하면 도저히 목숨을 부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기서 다른 호구 피해자(자국민!)를 꾀어서 데려오는 실적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아서 말뚝 박고 완장 차고 간부가 된 한국인도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대포통장 명의를 제공해 준 사람도 찾아내야 한다.
이런 걸 가려내는 건 뭐 해방 이후 친일 부역자를 가려내고 단죄하는 것과 비슷한 절차가 될 것 같다. =_=;;

그런데 이 범죄단지 사태와 관련해서 매스컴을 탄 우리나라 국가안보실장의 이름이 '위 성락'이라니..;;; 범죄도시와 싱크로율이 대박이다.
그러고 보니 오징어 게임을 주최하는 기관도 현실에 존재한다면 완전, 정말, 영락없이 완벽하게 범죄단지라고 할 수 있겠다. 끌려온 사람들한테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같은 일만 시키지 않을 뿐, 사지로 몰아넣고 죽고 죽이게 만드니 말이다.

4. 호박 농사

그리고 끝으로, 근황 얘기에 호박이 빠지면 섭섭할 테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는 농사 결과가 초라했다. 열매를 딱 하나, 단 하나밖에 못 얻었다. ㅠㅠㅠ 아래 사진은 이 아이의 성장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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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와이프와 함께 살고 거주지도 예전과 달라진 관계로, 총각 시절처럼 모처에서 무단경작은 더 못 한다. 그리고 실내 재배도 못 한다.
베란다에서 상자로 네댓 포기 정도만 키웠는데, 4월에 키웠던 아이들은 한번 이사를 가는 과정에서(신혼집...^^) 너무 많이 다치고 죽고 한 포기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결국 나머지 애들은 무려 8월 초에 다시 심었다(새 호박).

그나마 옛 호박이 10월 초에 암꽃을 먼저 피우긴 했는데, 얘는 주변에서 수꽃을 구하지 못했고 본인도 여러 사정상 아침에 얘 곁에 있지 못해서 수분을 못 시켰다. 그 뒤로 옛 호박은 다시는 암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 뒤 새 호박에서 암꽃이 핀 것은 본인이 필사적으로 딴 데서 수꽃을 꺾어 와서 인공수분을 성공시켰다. 늦둥이 잉태 성공..!

하지만 문제는 이미 10월 중순이라 때가 너무 늦었고, 날씨가 급속히 추워졌다는 것이다.
호박이들은 성장이 멈춰 버렸고, 서서히 기력이 쇠하고 죽어가기 시작했다.
새 호박에서 암꽃이 두 송이 더 펴서 수분을 해 줬지만 얘들은 열매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미 맺힌 이 열매도 더 커지지 않고 오히려 속이 물렁물렁해지기 시작했다. 얘는 저 상태로 따서 국에다가 넣어서 와이프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지금 집에 있는 호박들은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추위를 언제까지 버티고 살아남는지 관망이나 하는 상태가 됐다.
내년에는 여기서 농사를 다시 제대로 지어 볼 생각이다. ㅠㅠㅠ
그래도 날씨가 따뜻하고 호박이들이 잘 살던 시절에는 이렇던 시절도 있었다. 아래 사진은 9월 중순 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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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은 흙이 있는 땅에다 덩굴을 늘어뜨려 놓으면 족족 줄기뿌리가 박힌다.
반대로 높이 걸어놓으면 덩굴손이 나와서 주변의 아무거나 꽉 감아서 붙잡는다.
그래서 어떤 경우든 호박 덩굴을 나중에 딴 데로 옮기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진다.
호박이가 있어서 올해도 본인은 행복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5/10/30 08:35 2025/10/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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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과 시사 관련 생각

2025년이 상반기가 벌써 1달 남짓밖에 안 남았다.
날씨가 엄청 많이 더워져서 이제 새벽과 이른 아침에도 반팔이 일상이 됐다. 실내에서는 선풍기와 에어컨도 필수..
그런데 이 와중에 4월과 5월 내내 금/토요일만 골라서 비가 왔던 것 같다. 신기한 노릇이다.
다만, 5월 20일을 전후한 기습 폭염은 개인적으로 정말 고통스러웠던 시기였다.

뭐, 본인 근황을 오랜만에 전하자면.. 결혼한 지 어언 반 년이 지났고, 여왕님과 함께 잘 지내고 있다.
다 좋은데 유일하게 애로사항 문제점은 할일들이 너무 많이 쌓이고 밀려서 미칠 지경이라는 거..
개인적인 글쓰기와 프로그램 개발 아이템들이 너무 밀려서 다른 건 엄두를 못 낼 지경이다.

여러 아는 분들로부터 이런저런 유익한 책을 번역+요약해 달라, 이런저런 한글 개량 시스템을 구상 중인 게 있는데 함 검토를 해 달라~~ 요청을 받은 게 있긴 한데.. 내가 내 앞가림도 못 하는 중이다. 그분들께는 그저 죄송한 마음이다. 언젠가는 살펴보겠지만 당장 가까운 미래 며칠 안으로는 못 하겠다.

"그럼 너님은 요즘 도대체 뭘 하고 무슨 낙으로 지내냐? 우선순위가 더 높은 일들이 뭐냐?"라고 물으신다면..
오늘 소개하는 근황글과 사진이 답변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이게 전부라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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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매일 밤마다 밖에 나가서 텐트 치고 '야영'은 못 한다. 하지만 주말에 돗자리와 텐트를 챙겨서 집 주변의 공원으로 소풍은 가끔 간다. 여왕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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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11월에 도입했던 호박이들을 지난 4월 중순에 드디어 모두 도축했다~!
특히 저 큼직한 짙은 초록색 호박은 본인 집에 5개월 가까이 보관되어 있던 아이였다.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내부 상태도 아주 좋았다. 물러지거나 상하는 기미는 전혀 없고.. 4월이 아니라 5월과 그 이후까지 반 년 넘게 놔 둬도 됐을 것 같았다.

내가 비슷한 시기에 구매했던 딴 호박 중에는 집에 가져오자 두세 주를 못 버티고 물러지기 시작한 애도 있었는데..
상태가 어쩜 이렇게 복불복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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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올해 2025년에도 호박 농사가 시작됐다.
이제는 예전처럼 강가까지 멀리 나가서 심는 무단경작은 못 하고.. 집 베란다에다가 스티로폼 화분을 세팅해서 호박씨를 잔뜩 심었다.
씨를 수십 개를 심어도 몇 주째 싹이 날 기미가 안 보이길래 올해는 호박 농사가 물 건너가나 싶었다.
그랬는데 한참 전에 심었던 씨가 지난 4월 23일쯤부터 갑자기 무더기로 싹이 돋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식물의 씨앗이라는 건 무작정 따뜻하고 물기만 있다고 싹트는 게 아니라고 한다.
일정 기간 동안 일정 기온 이하로 왕창 추운 기간을 겪고 나서 "그 다음"부터 따뜻해진 게 감지돼야 싹이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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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트리거가 없으면 식물은 혹독한 겨울이 완전히 가기 전에 고개를 잘못 내밀었다가 얼어죽을 것이다. 오오~~ 나름 이런 알고리즘까지 구현돼 있다니 참 신기하다.
그런데 몇 년 전엔 난 겨울에 따뜻한 실내에서 호박을 키우고 열매도 얻은 적이 있었는데.. 그 씨앗들은 내부 상태가 어떻게 프로그래밍 돼 있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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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4월 26일, 5월 2일에는 각각 저렇게 됐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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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5월 15일.. 어버이날 이후부터는 떡잎에 이어 본잎도 확연하게 큼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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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첫 싹이 돋은 지 한 달 정도 지난 5월 22일. 이제는 호박잎을 따 먹어도 될 정도가 됐다.
이제 잎을 한번 딴 뒤엔, 장기복무자 몇 포기만 남기고 나머지는 예편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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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상에.. 성인 나이트클럽이 저렇게 늙은 호박을 차에다 얹어 놓고 광고하는 건 처음 본다. 호박 부동산뿐만 아니라 호박 나이트도 있구나. ㅋㅋㅋㅋㅋㅋ
어째 마케팅을 저런 식으로 할 생각을 했나 모르겠다.
호박이랑 성인들 유흥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독특하고 특이하고 튀고 부각돼 보이는 건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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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다음으로 동물...!!!!
우리 부부는 작년에 잠깐 함께했던 고양이 '앨리'를 기리기 위해..
길고양이가 종종 드나드는 주변 창고에다 길고양이 쉼터를 세팅했다. 거기에다 주기적으로 물과 사료를 갖다놓기 시작했으며, CCTV도 설치해서 꼬냉이들 동향을 관찰했다. 일명 앨리 기념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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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어린이날에.. 정말 전무후무하게 고양이들이 무려 네 마리나 한꺼번에 들어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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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요 검은 턱시도 고양이가 한 마리 들어와서 맹활약을 하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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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요렇게 검은 고양이 두 마리가 들어오기도 하고, 젖소 고양이가 추가된 세 마리가 호텔을 찾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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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꼬냉이는 건식 사료 파이터인가 하면, 어떤 꼬냉이는 트릿(건조시킨 닭 가슴살 간식)만 먹는다.
어떤 꼬냉이는 여기 밥은 안 먹고, 캣닢이 묻은 스크래처와 장난감만 미친 듯이 비비면서 뒹굴곤 한다.
이런 거 지켜보는 게 뭔가 인생의 낙이 됐다.
내가 원래는 멧돼지를 좋아했는데 멧돼지는 이렇게 골목길을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으니 말이다.;;;

* 나머지 요즘 드는 생각들

(1) 우리나라는 뻘짓 하다가 임기 중에 탄핵 파면으로 짤린 대통령이 결국 두 사람이나 배출됐다. =_=;; 그래서 선거철이 예정보다 또 일찍 찾아왔는데..
어휴 내 개인적인 소신은 어지간해서는 이 선거 비용을 그냥 산불 피해 복구에나 보태지 하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2) 지하철 요금이 2년 만에 오를 예정이다. 이건 2023년부터 계획됐던 것이니 뭐 어찌할 순 없다.
몇 년 뒤에 대중교통 요금이 또 오른다면 그때는 기본요금은 냅두고 임률이 오를 법도 해 보인다.

(3) 요즘 우리나라는 싱크홀 사고 때문에 난리이다. 신안산선 건설 현상에서 큰 사고가 났었고, 서울 지하철 9호선의 동쪽 연장 구간은 지반이 약해서 계속 저런 위험 징후가 나타나는가 보다.
다리가 무너지고 가스가 폭발하고 백화점이 붕괴했던 30년 전 김 영삼 시절에도 이렇게 땅이 푹 꺼지는 사고는 없었는걸 말이다.

서울 시내 전체에서 싱크홀 취약 지점에 대한 데이터가 있기는 한데 나랏님이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해서 고의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돈다. 이거 마치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EDR 자료를 일부러 공개하지 않는다는 말만큼이나 정말 사실인지 궁금하다.

(4) 백 종원 아저씨는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난 3~4월 동안 갑자기 왜 집중적으로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서 악재에 시달렸는지 모르겠다. 저 사람도 지금까지 마냥 선하게만 사업을 하고 갑부가 된 건 아니었는지?
한편, 허 경영은 드디어 사기극의 꼬리가 밟혔는가 보다.

(5) 지난 2005년 4월인가 요한 바오로 2세 이후로 교황의 부고를 참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교황이라는 건 전근대 시절부터 존재한 종신직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특성상 세습직이 아니고 선출직인 것이 참 특이하게 느껴진다. 역시 20년 전 코미디 영화인 ‘유로트립’에도 교황 선출 씬이 있었지 말이다.
글쎄, 요 비슷한 시기에 왕중왕(..), 본회퍼 같은 종교 장르의 영상물들이 여럿 등장하기도 했다.

(6) 오랫동안 무고 누명 때문에 심하게 마음고생 했던 뽀빠이 이 상용 씨가 5월 초에 세상을 떠났다.
난 어린 시절엔 오랫동안 ‘뽀식이 이 용식’하고 저 사람이 굉장히 헷갈렸고 개인적으로 구분에 어려움을 느꼈었다. 이름과 별명에서 일부 일치하는 글자들 때문이었던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5/05/26 08:36 2025/05/2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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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억 정리: 고양이와 호박

2025년이 시작된 지 벌써 세 주 가까이 지났다.
본인은 와이프 덕분에 어느 때보다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블로그가 글이 끊기고 얼어붙어 버렸지만.. 그래도 여기 주인장은 잘 살아 있다. 한글 입력기 관련 문의와 연락은 여전히 들어오고 있고, 후원도 틈틈이 들어오는 중이다.

세벌식 자판에 관심을 갖고 내 프로그램을 사용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올해엔 입력기와 타자연습이 새 버전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2021년 이후로 버전업이 끊긴 타자연습은 프로그램 안정성과 관련된 심각한 버그가 발견된 게 있다. 꼭 업데이트를 해야 하게 됐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막간을 이용해서 작년 말의 덕질 추억을 전하도록 하겠다. 못해도 한두 달 전에는 올렸어야 할 글인데.. =_=;;

1. 고양이

작년 8월 중순쯤부터 거의 100일 가까이 우리 부부와 친하게 지냈던 그 검은 턱시도 꼬냉이 말이다. 우리는 그 아이에게 '앨리'라는 이름을 붙였었다. alley cat 할 때의 그 alley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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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는 우리가 신혼여행을 가느라 집을 1주일째 비웠을 때도 우리집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주 정도 지난 작년 12월 초,
본인이 새 직장 출근을 앞두고 부부끼리 2박 3일 정도 또 짤막한 여행을 갔던 어느 날..
새벽 3시쯤에 집을 나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자취를 감췄다.

뿅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 뒤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제 발로 다른 나와바리로 떠났는지, 아니면 누구 다른 집사의 손에 거둬져 들어갔는지, 아니면 최악의 경우 어디선가 병이나 사고로 객사했는지.. 알 길이 없다. 설마 굶어 죽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ㅠㅠㅠㅠ

이제 막 정이 들려고 했는데 이렇게 사라져 버리니 아쉽고 안타까웠다.
와이프의 작업실 주변에는 얘 말고도 다른 길고양이들이 많다. 특히 저런 검은 고양이, 턱시도 고양이가 많다. 다들 사촌 이내의 혈연관계이기라도 한 건 아닌가 모르겠다만..
하지만 턱시도에 이어서 턱수염까지 있는 고양이, 그리고 이건 후천적인 요인이겠지만 꼬리가 없는 고양이는 앨리가 유일했다.

더 결정적으로는..
그 많은 고양이들 중에서 앨리처럼 사람에게 친근하게 굴고 애교 부리고.. 우리집 안에 기를 쓰고 들어오려고 애쓰는 고양이는 없었다. 앨리가 전무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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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에 대뜸 들어와서 소파 위에 저렇게 벌렁 드러눕는 기백 한번 보소..!!
이불 위에서는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꾹꾹이질도 하더라. =_=;;

지금까지 정말 이런 꼬냉이가 없었다. 쟤는 여느 길고양이는 아니고, 어디선가 집고양이 경력이 있는 녀석인 듯했다.
다른 길고양이들은 우리 같은 닝겐이 가까이 접근하기만 해도 필사적으로 잽싸기 달아나기만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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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는 박스도 어찌나 좋아하던지... =_=;;;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얘가 없어지기 1주일쯤 전, 11월 말쯤부터는
얘를 집안에 데리고 와서 머리를 쓰담쓰담 하는데.. 눈 지그시 감고 그르르르릉 '골골송'을 예전처럼 즐겨 하지를 않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보통은 머리만 쓰다듬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골골송이 나왔는데 그때는 얘가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글쎄, 앨리가 우리 부부를 마냥 편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기라도 했나 모르겠다. 청소기 소리에 트라우마라도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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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슷한 시기인 지난 11월 27일, 서울 시내에 정말 뜬금없이 폭설이 쏟아졌을 때 말이다.
본인은 현장에 없었고 우리 와이프는 볼일 때문에 작업실을 비우고 나가려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때 우리집 주변에 있던 앨리가 와이프를 알아보고는.. 불쑥 튀어나와서 정말 주변에 다 들리도록 울부짖었다고 한다. 냐옹냐옹 수준이 아니고 꺄아아아 발악하듯이. =_=

고양이는 차갑고 축축한 눈 밟는 걸 정말 싫어해서 이런 날은 어디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는데..
그런데 와이프 역시 그때는 얘를 집안에 혼자 들여놓는다거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부득이하게 얘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뭐 그날 당장 앨리에게 큰일이 생긴 건 아니었지만.. 그로부터 1주일 남짓 뒤에 얘는 사라졌다.
그런 일이 있었다. ㅠㅠㅠㅠ 아무리 생각해도 앨리 같은 꼬냉이는 태어나서 정말 처음이었다.

2. 호박

지난 2021년부터 2024년은 내 인생에 호박이 큰 존재감을 차지했던 기간이었다. 호박이 있어서 그동안 행복했다.
글쎄, 결혼을 한 올해부터는 기껏해야 집 베란다에서 스티로폼 화분으로 조그맣게 키우는 거나 가능하지, 예전처럼 강가 무단경작까지는 못 할 것이다. 붙박이 텃밭에서 제대로 키우는 건 20여 년 뒤에 은퇴해서 시골에 간 뒤에나 가능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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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호박들을 차례로 도축하고 죽을 쑤어서 잘 먹었다.
좌측 하단에 있는 저 아이를 혹시 기억하시는 분?
작년에 8월 말에 집 옥상에서 땄던 제일 튼실한 성공작 호박이다. 그래서 얘는 제일 늦게까지 놔 뒀다가 거의 4개월 만에 도축했다.

얘는 크기 대비 무게가 묵직하고, 외형도 쭈글쭈글하고, 주름 쪽에 흰 가루 같은 것도 맺히고..
도축해 보니 적당히 축축하면서 향긋한 냄새에.. 정말 교과서적인 완벽한 호박이었다.

옆의 두 호박은 선물 받은 것이고 옥상 호박보다도 더 오래된 아이였다. 그런데 정말 아무리 오래 놔 둬도 외형이나 상태가 변하지를 않아서 진짜 호박이 맞기는 한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얘들 역시 도축해 보니 속이 좀 마르기는 했지만 품질이 아주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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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말, 교회 부근에서 이렇게 호박탑을 쌓아 놓고 채소를 파는 분이 있었다. 본인은 커다란 초록색 호박을 샀다. 쟤도 겉은 초록색이어도 속은 주황색으로 잘 익어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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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까지만 해도 대형 마트에서 이렇게 늙은 호박들이 진열된 걸 볼 수 있었는데.. 1월에는 이런 풍경이 거의 사라진 것 같다.
본인은 이런 호박이 참 좋다. 내 방에 네댓 개가 놓여 있다.

그런데 늙은 호박이란 게 저렇게 4개월~6개월을 거뜬히 버티는 아이가 있는 반면, 어느날 순식간에 흐물거리면서 물러지고 상하고, 심하면 검게 썩는 아이도 생긴다. 이게 참 케바케이기 때문에 호박들 상태 점검을 수시로 꼼꼼히 해야 한다.

본인 역시 구매한 호박을 다 먹지 못하고 이렇게 버린 게 있다.
그래도 호박은 먹을 때뿐만 아니라 관상용으로 놔 두는 동안에도 제 값을 하고 있으니.. 그렇게 버린 게 막 심하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은 호박이라는 채소를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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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들이 있던 시절이 그립다~~~!!

Posted by 사무엘

2025/01/21 08:35 2025/01/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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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말 근황

요즘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다.
글이 마를 일이 없을 거라 여겨졌던 내 블로그가 예약분이 다 고갈됐고.. 새 글이 1주일을 넘어 열흘씩이나 끊겼다.; 으악 세상에, 이건 지구 멸망 급의 이변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은 글감이야 많다. 기승전결 형식을 갖추고 이 블로그 글 스타일로 다듬는 게 금방 되지 않을 뿐이지.

연애와 결혼이란 게 사람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가 보다.
솔까말 지난 몇 달은 내 개인 일과 대신 여친, 아니 약혼자, 아내(진)와 늘어지게 놀고 추억 만드는 것에 1순위로 시간을 할애해 왔다. 많이 돌아다니고, 생전에 안 보던 일본 애니들도 잔뜩 보고.. 그랬더니 시간이 너무 순식간에 잘 간다. ^^ (물론 순수하게 놀기만 한 건 아니고, 각종 결혼식 준비도.. =_=;;)

평생 영원히 이런 식으로만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올해 이 기간과 앞으로 한동안은 여친한테 더 집중할 것이다. 본인은 그에 대한 후회가 없다. 금덩이를 주고도 못 구할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녀를 나이 40이 넘어서야 만나게 됐기 때문에. 이제 다음달 초에 결혼 예정이다.

뭐, 10월도 벌써 다 가니 반려동물과 반려식물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호박 농사는 이제 끝물이고, 그 대신 올가을에 혜성처럼 등장한 꼬냉이를 더 많이 소개하도록 하겠다.

1.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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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하순에 맺혔던 12호 열매는 이렇게 무럭무럭 잘 자랐다. 위의 사진은 각각 9월 25일, 9월 30일, 10월 2일, 10월 8일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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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이 아이는 지난 한글날 연휴를 즈음해서 애호박 상태일 때 땄다. 수분 성공 후 약 3주 동안 저 정도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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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 옥상 아지트에서 얻은 마지막 호박은 바로 저 13호였다. (10월 13일에 개화)
10월이 넘어가고 날씨가 추워지자 호박이들이 암꽃을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만들기 시작했다.
11호 이후에 12호가 피는 데 50일, 12호 다음으로 13호가 피는 데 3주 반..

수꽃은 펜촉이 생기고 나면 거의 하루나 이틀 만에 바로 피는 반면, 암꽃은 호박의 입장에서 만들기도 더 어려운지 피는 데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린다.
다만, 이틀 사흘이 넘게 펜촉에 노란색이 깃들지를 않고 있으면 그거는 꽃이 못 핀 채 시들어 버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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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10월 15일과 10월 17일의 모습이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호박이들이 수명이 다해서 그런지.. 이 13호는 예전의 호박처럼 무럭무럭 잘 자라지 못했다.

13호가 피던 당시에 얘 말고도 곳곳에 암꽃 씨방이 생기고 있었고, 무려 14~16호 후보 암꽃이 하루 이틀 간격으로 계속 피기도 했다. 심지어 씨방과 꽃은 아주 크고 튼실했다. 본인은 12호와 13호에다가 했던 것처럼 꽃가루를 묻혀 줬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수분을 전혀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수분이 실패했고, 열매가 더 자라지 못했다.
심지어 17호 후보도 있었는데, 얘는 꽃이 피지 못한 채 그대로 시들어 떨어졌다. 13호를 끝으로 호박들이 명줄이 다하기라도 하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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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3호는 농사를 끝내고 호박들을 정리할 때 요 줄기째로 통째로 땄다. 내 주먹보다도 작고, 양파나 귤과 비슷한 가냘픈 애호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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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날씨가 잠깐 아주 추워졌을 때 폈던 호박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내 경험상 호박꽃들도 노란색이 덜 배고 아주 창백해지더라.
그런데 그날 이후로 날씨 자체는 낮 기온이 20도 중반까지 올라가면서 호박들이 아주 못 살 지경은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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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 10월 중순쯤에 꽃이나 열매 말고 그냥 평범하게 호박 키우던 모습이다.
올해도 호박이 있어서 내 인생이 즐거웠다. 건물 옥상에서 호박 키우는 건 이제 올해가 마지막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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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건물 옥상 말고 다른 야생(?)에다 몰래 심었던 호박이들이다.
테러를 많이 당해서 10월 초까지만 해도 저랬던 게 죽고 쪼그라들어서 결국 저 지경이 됐다.

하지만 완전히 죽은 줄 알았던 줄기에서 그래도 용케 새순이 돋아서 파릇파릇하게 또 자라 있는 게 기특하다.
얘는 꽃이나 열매를 더 바랄 수는 없고, 길어야 2~3주 더 버티다가 11월의 추위 속에 장렬히 최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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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호박 다음으로는 고양이..
지난 9월부터 찔끔찔끔 내 근황글에 등장하기 시작한 그 턱시도 턱수염 꼬냉이는 우리 커플을 자기 전담집사로 간택했고=_=;; 완전히 상팔자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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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낮에는 혼자 자기 나와바리를 쭐래쭐래 돌아다니다가 저녁과 우리 작업실로 돌아와서 자는 게 일상이 됐다.
얘는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딴 길고양이들과는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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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닝겐들 앉는 소파 위를 점령해서는 온몸을 비틀며 난리를 쳤다.
너무 포근해 죽겠다고 아주 그냥 웅변을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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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얘를 실내까지 상시 들여놓지는 못한다. 그 대신 신발장 현관에다가 꼬냉이를 위한 편의시설을 좀 설치해 놨다.
사람 입장에서는 신발 발꼬랑내가 진동하는 마굿간 같은 곳이지만, 길고양이의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도 호텔 특실이 따로 없을 것이다.

바깥은 춥고 바람 들어오고 사람이나 자동차나 심지어 멍멍이들도 수시로 돌아다닌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여기는 얼마나 따뜻하고 아늑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겠느냐 말이다.
얘도 밖에 나가서는 주변의 다른 길고양이들과 접촉을 하는 것 같던데, 그때는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를 나눌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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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쯤 전과 달리, 일단 얘가 물을 잘 마신다. 정작 지금보다 훨씬 더 더웠던 초창기엔 물을 입에도 안 대는 것 같더니만 태도가 달라졌다. 우리와 많이 친해지고 가까워지고 경계심을 더 해제한 것 같다.
  • 우리 앞에서 눈 지그시 감고 눕는다거나, 저주파의 '그르르르르릉' 소리를 자주 내기 시작했다. 이 역시 이곳을 아주 편하게 생각하고 있고, 여기에 있으니 기분 좋다는 걸 뜻한다고 한다.
  • 그리고 이놈의 츄르.. 이젠 츄르 스틱만 봐도 환장을 한다. 애가 벌떡 일어나고 눈빛과 표정이 달라진다. 츄르는 정말 고양이의 마약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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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님이 평소에 반려묘 유튜브를 즐겨 보는 편인데.. 어쩌다 보니 우리도 그 영상 내용을 얼추 실습을 하게 됐다. =_=;;
글쎄, 난 저 꼬냉이가 야생 본능을 발휘해서 벌레라든가 쥐(!!!)도 잡고, 심지어 보은 차원에서 우리한테 그런 거 선물도 좀 줬으면 싶다. 그래야 사료값을 하는 것이고 인간의 입장에서 고양이 키우는 보람을 느끼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친님은 그런 건 사양하더라. 댓가를 바라는 것 없이 고양이에게 오로지 내리사랑만을 베푸는 것 같았다. ^^

우리가 신혼여행을 가면 거의 1주일 가까이 얘를 집에 들여다놓지 못할 텐데.. 그때는 평소처럼 집 근처 야생에서 잘 생존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10/27 08:35 2024/10/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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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근황

벌써 10월이 됐다. 두 주 남짓 전에 근황글을 올리고는 얼마 안 되어 또 근황 업데이트를 하게 됐다. =_=;;
본인은 연매와 결혼 준비 중이고 호박 농사도 잘 짓고 있다. 2024년과 그 이전.. 신혼집과 약혼자가 생긴 지금과 그 전은.. 생활 방식이 서로 너무 달라져 버렸다. 정말 꿈만 같다. 이전엔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지경이다.

올해는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갑자기 지정돼서 놀게 됐다. 그렇잖아도 회사에 따라서는 개천절과 주말 사이의 금요일인 10월 4일을 전사 휴무(각자 연차 써서)로 지정한 곳이 있다. 그런데 10월 1일과 2일까지 연차로 연결하면 사기적인 연휴를 만들 수 있을 듯하다.

(막간을 이용해 정치 얘기를 좀 꺼내자면.. 윤통의 재임 기간이 이제 과반이 지난 듯하다.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고 특히 야당 그 정신나간 후보의 당선을 막은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정말 훌륭한 기여를 했다.
그 사람 덕분에 나라의 여러 부분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도 지난 몇 년간 이념 걱정, 정치 얘기를 꺼낼 일 없이 정말 편안히 지낼 수 있었다.

다만 영부인의 논란거리는 나도 차마 실드를 칠 수 없고, 의료 쪽은 왜 저리 깽판을 치는지 그건 우려스럽다. 의대 증원 갖고 욕 먹는 걸 예전 MB 시절 4대강이나 미국산 쏘고기 때문에 욕 먹는 것과 동급으로 칠 수 있는지?
나야 의료 행정 쪽은 문외한이기 때문에 뭐라 주장을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우려스럽긴 하다. 저 두 가지만 빼면 난 정치 쪽은 딴 불만이 없다.)

뭐 그건 그렇고.. 본인은 지난 추석 때는 처가(진)까지 포함해서 고향을 두 군데 다녀오면서 양가 부모님을 뵈었다.
올해는 주말과 명절이 이어져서 연휴가 길었으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근데 다들 아시다시피 올해 9월은 추석을 포함해 셋째 주가 다 지나도록 날씨가 어찌나 더웠는지... 80년이 넘는 관측 사상 제일 더운 9월을 기록했다. 추석 때 열대야와 폭염경보를 접하다니 살다 살다 별꼴을 다 본다.
9월 중순에 8월 중순 날씨가 계속됐고, 이건 추석이 아니라 그냥 하석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지금이야 밤에 10도대 중후반, 낮에 20도대 중후반이니 그런 미친 무더위는 끝났다. 추분이 지나서 낮 길이도 엄청 짧아진 게 느껴진다.
하지만 낮에는 여전히 땀 나고 덥고 실내에서 에어컨이 필요한 건 여전하다. 단지, 더워도 기분 좋게 덥고.. 아침과 밤에 시원해졌기 때문에 견딜 만할 뿐이다.

이번 여름에 살인적으로 더웠던 것처럼 올해 겨울은 반대로 엄청 혹독하게 추울 거라는 분석을 벌써부터 한 사람이 있다. 과연 그 전망이 적중할지 지켜봐야겠다.

1. 파는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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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고향 재래시장 곳곳에서 이렇게 호박이들이 쌓인 걸 볼 수 있어서 몹시 좋았다.
늙은 호박뿐만 아니라 동그란 풋호박도 잔뜩 담긴 게 정말 사랑스러워 보였다.
호박은 사랑이다~!! 집집마다 안방에 한두 개 갖다놓으면 미관에도 좋고 힐링이 된다. 내게는 늙은 호박이 뭐 복조리니 dream catcher이니 하는 물건 역할을 하고도 남는다.

2. 해수욕

추석 때 도대체 해수욕이 웬말이냐.. 햐 올해는 더워도 너무 더웠다. 이런 날은 물놀이를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다. 계곡과 바다 중에 고민하다가 바다를 골랐고, 경주 감포에 있는 나정 고운모래 해수욕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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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와~~ 여긴 정말 대박이었다.
진흙탕 없이 깨끗한 자갈 바닥에다, 물은 시원하고.. 해질녘인데도 발등까지 다 보일 정도로 맑았다. 흐리고 탁한 영종도 해수욕장 바닷물과는 차원이 달랐다.

저런 바닷물에 몸을 담그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시원함과 상쾌함이 느껴졌다. 하루 종일 흘렸던 땀이며, 고속도로에서 저속 차량 때문에 쌓였던 짜증을 바닷물에 모조리 흘려보냈다. 수십 km를 달려서 감포까지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3. 키우는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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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 호박이들이 축 늘어지고 제대로 못 자랐던 이유도 너무 더웠기 때문인 듯하다. 계절이 바뀌자 얘들은 다시 새순이 쭉쭉 돋기 시작했고 꽃도 예전처럼 자주 피우기 시작했다.
흰 줄무늬가 그어진 싱싱한 잎을 봄과 초여름에나 보다가.. 지금 다시 보니 몹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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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8월 초 이후 무려 50일 만에.. 암꽃이 하나 활짝 폈다. 얘를 주변의 다른 호박에서 수꽃을 꺾어 와서 수분시켰더니 수분 성공.. 그래서 제12호 열매가 탄생했다. 만세~!!!
수분된 지 하루 만에 옆으로 뻗었던 줄기는 아래로 축 내려갔다. 그리고 이 아이는 1주일쯤 뒤, 귤 정도 크기까지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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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9월 초에 암꽃이 잔뜩 폈었는데 지금은 타이밍이 좀 늦어졌다.
앞으로 기온이 더 내려가고 추워지면 호박들이 암꽃을 더 피울 것이다. 얘 이후로 13, 14, 15호 열매도 계속 맺혔으면 좋겠다.

4.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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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내가 멧돼지를 좋아하는 걸 알고는 여친님이 한사토이(Hansa toy) 멧돼지 인형을 선물로 장만해 주었다. 우와~~~ 멧돼지와 호박이라니!! ^_^
크기는 새끼 같지만 새끼라면 다람쥐 같은 줄무늬가 있어야지. 저건 성체를 묘사한 인형이다. 그리고 한사토이에 멧돼지 새끼 인형은 또 따로 만들어 팔더라.
한사토이는 어린애들 갖고 노는 완구보다는 좀 더 진지하고 현실적으로 동물 박제라든가 인테리어를 추구한 동물 인형을 만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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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지난번에 소개했던 그 검은 고양이와 자주 마주치고 있고 잘 지내는 중이다.
꼬냉이들은 태생적으로 몸에 물이 묻는 걸 싫어하고 심지어 물을 마시는 것조차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대신 자체적인 '그루밍'이라는 테크닉으로 몸을 깨끗하게 유지한다나..?? 개와는 다른 새로운 특성인 것 같다. ㅎㅎ

Posted by 사무엘

2024/10/01 19:35 2024/10/0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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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호박 농사 근황

8월이 가고 9월이 됐지만 날씨가 여전히 너무 덥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
그나마 열대야가 없어졌고 밤과 새벽에 약간 시원해진 것이 일말의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래도 밤에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건 여전하다.
이 와중에 오늘은 호박 농사 소식을 오랜만에 전하도록 하겠다.

지난 7월 말에 암꽃이 여러 송이 연달아 핀 덕분에 8호 이후로도 9호와 10호가 맺혔다. 그리고 내가 직접 수분을 못 했는데 고맙게도 11호가 자연수분으로 추가로 맺혔다~!!

하지만 경사는 여기까지였다. 8월 초의 이 아이들 이후로는 이 호박에서 암꽃이 지금까지 한 달이 넘게 전혀 피지 않았다.
아니, 수꽃도 피는 게 갈수록 뜸해지고 꽃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흐음~ 물은 1~2일 간격으로 충분히 주는 편이었고 이따금씩 비료도 줬는데.. 얘들도 더위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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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8월 11일까지만 해도 이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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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두 주쯤 뒤의 모습이다.
막 대놓고 시들고 죽어가는 건 아니지만, 기세나 생명력이 좀 깎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요즘은 잎들에서 호박잎의 상징인 허연 힘줄 줄무늬가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뭐가 문제인 걸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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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미 소개됐던 8호는 8월 초 당시부터 색깔이 서서히 누래져 갔다.
주름 없는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잘 자랐고 8월 중순 언제쯤엔가 땄다.
8호를 키우던 덩굴은 기력이 다했는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팍 죽어 버렸다. 8호를 배출해 낸 덩굴에게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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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땄던 호박 1,2,3호에다가 8호를 같이 늘어놓은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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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는 지난번 글에서 갓 수분 성공한 초기 모습만 소개됐었는데, 그때 이후로 이렇게 동글동글한 민무늬 모양으로 잘 자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주 남짓 뒤에는 이렇게 사과나 배 같은 모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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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신비로운 건.. 10호였다. 처음에는 9호와 비슷한 동글동글한 모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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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거랑 저게 같은 호박이라는 게 믿어지는가?
8월 4일 다음으로 8월 10일. 개인 사정 때문에 엿새 가까이 현장을 모니터링하지 못하고 있던 사이에.. 이 아이는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바뀌어 버렸다!
비슷한 시기에 수분된 9호와 10호가 외형이 이렇게 서로 극과 극으로 달라지다니..! 변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해서 몹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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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본인이 올해 얻은 호박들 중에서 제일.. 맷돌호박의 FM에 충실한 모양인 것 같다..!!
동글동글하고 납작하고 쭈글쭈글
하고.. 너무 예쁘지 않은가?
심지어 나중에 따 보니 부피 대비 무게(밀도)도 제법 나가고 단단하고 묵직했다.
비록 크기는 이전의 1호, 2호보다 작지만. 정말 역대급 초우량 호박이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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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막내 11호는 8월 10일인데 아직 꽃잎이 붙어 있을 정도이니 제일 늦둥이이긴 하다.
쟤는 1주일쯤 뒤에 저렇게 바뀌었다. 주름이나 무늬는 적당히 이전의 1호나 2호와 비슷한 외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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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에 9호, 10호, 11호를 모두 땄다. 9호는 훨씬 더 늦게 맺힌 11호보다도 크기가 작고 색깔이 허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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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3호와 8~11호를 모두 한자리에 늘어놓아 보았다. 이때는 8월 31일.
4~7호들은 애호박 상태로 일찍 따서 먹었기 때문에 없다. (4호와 7호는 더 자라지 않고 낙과, 5호는 상처 부위 때문에, 6호는 가지 정리하다가 실수로 따서)

25일 이후 1주일 남짓한 시간 동안 10호는 짙은 초록색 기운이 더 빠지고 더 누래진 것을 알 수 있다. 8호는 두 말할 나위도 없고.. ^^
제일 고참인 1호와 2호는 이미 진작에 초록색이 완전히 없어져서 늙은 호박으로 바뀌었다.
이 아이들을 보면 그저 기쁘고 흐뭇할 따름이다. 호박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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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삼아 1호를 드디어 도축해서 호박전을 만들어 먹었다. 과육은 상태가 양호하고 아주 맛있었다.
수분되고 나서 겨우 3주 남짓한 시간 만에 땄지만 속에 씨가 제법 맺혀 있었고, 심지어 한두 개는 열매 안에서 싹이 터 버려서 콩나물로 바뀌어 있기도 했다.
이제 호박을 분해하는 일에 고맙게도 본인의 여친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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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이 새순과 함께 암꽃을 만들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그 시도가 과연 얼마나 성공할까?

10월쯤 돼서 계절이 완전히 바뀌고 날씨가 추워지면 호박들이 자기가 죽을 때가 된 걸 알고 경쟁적으로 몸을 짜내서 암꽃을 피우기는 한다. 그때쯤에라도 얘들이 암꽃을 좀 피웠으면 좋겠다.
튼실한 열매가 하나 맺히면 얘들은 상자째로 실내로 옮겨서라도 11월 이후까지 계속 키울 테니 말이다.

다음 농사 소식글에서는 부디 12호, 13호 소개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참, 여기서 일일이 언급은 안하지만 호박뿐만 아니라 대파와 깻잎도 약간 수확해서 잘 먹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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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농사 얘기는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바야흐로 9월이니 이제 가락시장에서 올해 수확된 늙은 호박을 볼 수 있게 됐다. (사실 거의 8월 중순쯤부터 볼 수 있음)
물론 이런 호박을 동네 채소 가게나 할인마트에서도 보려면 10~11월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시장에서 사 온 호박에 비해 내가 직접 키운 호박은 크기가 참.. 장난감 수준이다.
어떡하면 저렇게 큰 호박을 만들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키워 보고 싶다.

가락시장을 돌아다녀 보면 엄청나게 큰 호박들도 볼 수 있는데, 그건 대체로 판매 중인 상태가 아니다.
열려 있는 가게에 진열된 게 아니라, 문 닫은 가게나 공터에 대충 쌓여 있는 편이다.
그런 호박들은 판매 준비 중인 건지, 아니면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호박을 대량으로 가공하는 다른 업체에다 납품하는 건지.. 모르겠다.
늙은호박은 애호박이나 단호박과는 다른 그 무언가인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18 08:35 2024/09/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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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농사 근황 -- 下

2. 옥상 외의 호박들

본인은 집 옥상 말고도 다른 여러 아지트에 호박을 심었다. 집 옥상 화분에 호박 싹이 너무 많이 나서 몇몇 포기를 옮겨 심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는 호박이 수꽃까지는 폈지만.. 덩치가 막 커진다거나 암꽃이 피지는 못했다. 강변만 제외하고 말이다. 다시 말해 호박 농사가 유의미하게 성공한 곳은 옥상과 강변 두 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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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집 옥상이 아니라 강변 무단경작 현장에서 딱 하나 얻은 열매이다.
타임라인 상으로는 낙과했던 옥상 4호와 비슷한 6월 29일에 인공수분 한 것이 성공해서 열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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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무럭무럭 정말 잘 자라서 큼직해졌다. 옥상 화분이 아니라 야생에서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허옇고 반들반들하던 게 생후 10일쯤부터 색이 짙어지고 쭈글쭈글해지고 뭔가 호박처럼 바뀌었다.
그런데 7월 13일쯤에 찾아가서 흙바닥 부위를 만져 보니 거기는 물러지고 상하고 있었다. 에구.. 밑에 스티로폼 바닥이라도 깔아 줄 걸 그랬나..
결국 얘는 부득이하게 따게 되었다. 크기를 측정해 보니 옥상 1호보다 크고, 2호보다는 작은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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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과육이 아주 탐스럽다~!!^^
여친님이 이 호박으로 맛있는 호박 부침개를 만들어 줬다. 그리고 싱싱한 호박잎을 잔뜩 딴 걸 데쳐서 호박잎 무침도 만들어 줬다. 이건 시금치와 비슷한 맛과 식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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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말고 여기 들판1의 난쟁이 호박은 지난번 근황 때도 소개한 적이 있다.
물과 비료를 더 주고, 무엇보다도 주변의 잡초들을 더 많이 없애 줬어야 했다.
얘도 꽃을 여러 번 필사적으로 피우고 나서는 점점 기력이 쇠하는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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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2. 얘들은 사실, 지난 5월 중순쯤에 심은 아이들이다.
5월 말에야 싹이 나기 시작했고, 6월 중순에도 아직 저 모양이었다.
오랫동안 비실비실한 난쟁이였는데 비료와 빗물의 힘으로 드디어 힘차게 자라기 시작했다. 오른쪽 모양으로.
캬~ 이 둘이 같은 호박 사진이라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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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드디어 꽃도 폈다마는..
얘들은 침입자에 의해서 잎이 여러 장 뜯기는 테러를 당했다. 앞으로 안심하고 농사를 더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야외 무단경작이란 게 보안이 취약한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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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양동이에서 키우고 있던 이 아이들은.. 아무래도 공간이 너무 비좁았던 것 같다.
한참 꽃을 예쁘게 피웠던 게 마지막 유작이 되어 버렸다. 그 뒤부터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없어졌다.

3. 강변의 비극: 제헌절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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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변 호박은 지난번에도 잠깐 소개했었지만 옥상에 있던 아이를 인구 밀도 조절을 위해 흙째로 옮겨 심은 것들이었다.
몇 주 동안은 본가 호박보다 훨씬 비실비실한 난쟁이 지체아 상태였고, 실제로 몇 포기는 적응을 못 한 채 죽기도 했다.
그러나 살아남은 아이들은 6월쯤부터 갑자기 폭발적으로 미친 듯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난쟁이 발육장애를 벗어나서 급기야는 기존 본가 호박보다도 덩치가 더 커졌다. 얘들은 화분 상자라는 제약이 없고 강변에서 야생의 흙 기운을 마음껏 받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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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호박은 지난 제헌절 부근에 서울·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졌을 때 모두 물에 잠겼다. 딱 한 번, 몇 시간 정도 흙탕물에 파묻힌 대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50일 남짓한 짤막한 생애를 마감했다.
거 참, 작년에도 강변 호박이 모두 물에 잠겨 죽은 때가 이때와 거의 일치했다. 이건 제헌절의 저주라고 이름이라도 붙여야 할 것 같다.

작년에는 맺히고 있던 단호박 열매도 같이 침수됐던 걸 나중에 건져서 허겁지겁 먹었다. 열매가 침수됐더니 보통은 쪼갰을 때 열매 내부에서만 나는 향긋한 냄새가 이미 겉에서도 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냄새는 며칠 못 가 강렬해지면서 고약한 악취로 바뀌려 했다.
다시 말해 열매도 절대로 오래 놔 둘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러니 곧바로 요리를 해서 먹었다.

그에 반해 이번에는 유일하게 맺히고 있던 강변 호박 열매를 며칠 전에 미리 땄으니 엄청난 전화위복이 됐다.
강변 호박을 미리 딴 것은 엄청난 전화위복이 됐다. 딱히 호박의 최후를 대비해서 딴 게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조치가 된 것이다.

저 무성했던 덩굴들이 남긴 열매가 겨우 하나밖에 없었다니 그건 좀 아쉽다. 그게 아주 튼실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호박들이 살판 나서 그런지 자기 덩치를 키우는 영양 생장에만 꽂혀 있었나 보다. 아무리 기다려도 암꽃이 덩치 대비 도무지 피질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 무성하던 잎이라도 더 많이 따 먹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침수된 잎은 잎 자체는 아직 시들지 않았더라도, 미세하게 달라붙은 진흙들 때문에 사실상 먹을 수 없다. ㅠㅠㅠ

작년에는 저렇게 물난리가 난 둑에다가 늦둥이 호박을 더 심었다. 무려 7월 하순에 호박씨를 새로 심었으니 얘들이 한창 자랄 때쯤에는 여름이 끝나서 날씨가 추워져 버렸고, 이 아이들은 거의 3개월 정도밖에 못 살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양파에서 배 크기 정도의 애호박은 몇 개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다른 바쁜 일이 너무 많고 거주지도 바뀐 관계로 강가에는 호박을 더 심지 않고 농사를 종결했다.
지금 이 장소에서 호박 농사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4년째 해 오고 있는데,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지난 4년 동안 둑 침수가 없었던 해는 첫 2021년 한 해뿐이었다.

지금 글은 어쩌다 보니 두 파트로 나뉠 정도로 분량이 길어졌다. 허나, 다음 9월쯤에 올리는 호박 농사 근황은 호박밭 자체가 한 군데밖 남지 않았고 1~3호 요리라든가 8~10호, 그리고 그 이후의 1x호 정도 얘기로 분량이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쪼록 호박은 정말.. 사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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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08:35 2024/08/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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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농사 근황 -- 上

0. 들어가는 말

올해는 6월에 벌써부터 살인적으로 덥더니만 반대로 7월은 맑은 날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장마가 끝나고 미칠 듯한 찜통더위가 시작됐고 말이다.
하지만 여름 그까짓 거 금방 지나가지 싶다. 내가 견뎌야 할 무더위의 기간을 생각하면 여름이 길지만, 호박과 함께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름이 막 길지도 않아 보인다.

본인은 올여름 7, 8월 동안은 상견례 준비차 고향 방문, 웨딩 촬영, 교회 수련회만으로 직장 연차 3개가 꽉 찼다. 지난 6월에 한번 강원도를 다녀오기도 했으니 올해는 장거리 하계휴가 여행이 따로 없을 듯하다.
이 와중에 오늘은 막간을 이용해서 지난 7월 한 달 동안 얻은 호박 열매 소식을 좀 늘어놓도록 하겠다.

1. 옥상에서 수확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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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올해 호박을 심어서 열매를 현재까지 총 11개 얻었다.
10개는 집 옥상의 화분에서 얻었고, 나머지 하나는 강변 무단경작에서 얻었다. 옥상 1, 2, 3호는 지난 6월 중순쯤에 수분되어서 지난번 근황글에서도 이미 소개했던 바 있다.

그리고 옥상 2, 3, 7호 이렇게 3개는 자연 수분의 산물이다. 암꽃이 핀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자연 수분이 된 것 같다.
꿀벌이 여러 마리가 건물 옥상까지 찾아와서 호박 덩굴들 주변을 많이 얼쩡거리던데 참 좋은 일을 해 줬다.
다만, 7월 장마 이후부터는 꿀벌이 좀체 눈에 띄지 않아서 자연 수분을 기대할 수 없어진 상태이다. 앞으로 비가 안 오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꿀벌이 또 찾아오려나 모르겠다.

한편으로 내가 직접 꽃가루를 묻혀 줬는데도 열매가 더 맺히지 못하고 수분이 실패한 아이도 세네 개 정도 있었다. 또 기껏 수분이 성공했는데 더 커지지 못하고 낙과해 버린 아이도 있었다(4, 7호).
수꽃보다 훨씬 더 보기 힘든 암꽃이 힘겹게 맺히고 폈는데 수분 실패나 낙과가 발생하면 참 허탈하다. 호박 농사는 정말 운빨 케바케인 듯.. 번호는 최소한 수분이 성공해서 씨방이 더 부풀고 커지는 것이 확인된 단계부터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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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7월 11일에 1호와 2호의 모습이다. 저 사진을 찍고 얼마 후인 17일에 얘들을 땄다.
2호는 올해 수확한 호박 중에 제일 큰 아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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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늠름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이렇게 가만히 놔두고 있으면 쟤들은 차차 늙은 호박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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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는 1주일이 넘게 놔 뒀는데 덩치가 더 커지지 않고, 꼭지가 가늘어지고 말라 가는 듯해서 땄다. 이 정도면 호박 본체로부터 뭔가 공급받는 게 없다는 뜻이므로 딸 때가 됐다.
3호는 처음에는 저렇게 시커먼 색이었지만 그 뒤 3주 정도 시간이 지나자 급격하게 주황색으로 늙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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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는 지난 6월 27일, 내가 직접 인공수분을 한 열매 중에서는 제일 먼저.. 최초로 수분 성공한 아이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씨방이 첫 1~2일 동안 약간 커진 뒤부터는 더 부풀지를 않고 너무 오랫동안 저 상태 그대로였다.
그러다 7월 3일, 툭 건드려 보니 열매는 줄기에서 그대로 떨어졌다. 낙과.. 1주일을 채 살지 못했다. ㅠㅠㅠㅠ

그래도 얘는 수분이 아예 실패한 건 아니며, 저 열매도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작은 애호박이나 마찬가지였다.
수분이 실패하면 씨방이 누래지고 쭈글쭈글해지면서 아주 보기 흉하게 시든다. 얘는 그건 아니었다.
그러니 얘는 번호도 정식으로 부여받았고, 양파 볶음 재료로 잘 쓰여서 나와 내 여친의 배 속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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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 하순에 수분된 저 1~4호 이후로 오랫동안 암꽃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7월 10일 부근에 호박들이 암꽃을 하루· 이틀 간격으로 연달아 피우기 시작했다. 이 5호는 7월 7일 아침에 핀 암꽃을 인공수분 한 것이 성공했다.
쟤들이 전부 같은 호박이라는 게 믿어지는가?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내게 큰 기쁨을 주었다.

보다시피 5호는 약간 납작하게 기형적인(?) 모양이 됐다. 그리고 가운데 부위가 뭐가 닿았는지 색이 갈색이고 썩은 듯했다.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지는 않아서 그냥 놔 뒀지만, 속이 연달아서 썩어 버리면 어쩌나 염려도 됐다.

그래서 2주 정도만 놔 두고 7월 20일에 얘를 땄다. 그래도 주먹보다 커지고 늠름한 모습이었다. 5호는 이렇게 맛있는 애호박 볶음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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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는 7월 9일에 핀 암꽃이 수분 성공하면서 맺혔다.
동글동글한 애호박으로 잘 자라고 있었지만 시든 가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얘가 달린 가지까지 실수로 잘라 버렸다. 그래서 얘는 부득이하게 오래 못 키우고 사과· 배 같은 상태에서 먹게 되었다. 4호와 비슷하게 양파 볶음의 재료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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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는 자연수분 된 것을 뒤늦게 발견한 케이스이다. 그런데.. 얘 역시 저기서 더 커지지 않더니만 낙과해 버렸다. 지난번의 4호보다는 더 커졌지만 6호보다는 작다.
얘는 여친이 요리해 준 비빔국수의 고명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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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8호는 7월 11일에 인공수분으로 태어났다.
처음에 암꽃이 폈던 당시에는 줄기와 씨방이 홀쭉하고 영 튼실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얘가 수분 성공할 거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얘는 그 예상을 정면으로 뒤집고 정말 잘 자라기 시작했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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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홀쭉하다가 나중에는 종횡비까지 바뀌어서 뚱뚱해졌다. 홀쭉한 타원이 원으로 바뀐 것이 느껴지는가?
가만히 놔 두면 선배인 1, 2호에 필적하는 크기가 될 것 같다. 몹시 대견스럽다.

8호 이후로는 덩굴 전체를 통틀어 암꽃이나 열매 소식이 없는 암흑기(?)가 계속됐다.
7월 13일과 7월 27일에 암꽃이 하나씩 피기는 했다. 그러나 꽃가루를 잔뜩 묻혀 줬음에도 불구하고 수분이 실패하고 씨방이 떨어져 버렸다. 하물며 그 사이 2주 동안은 완전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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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요 얼마 전인 7월 29일과 7월 30일에는 기특하게도 암꽃이 한 송이씩 나란히 폈고, 얘들은 고맙게도 모두 수분이 성공해서 열매가 맺혔다. 이렇게 커졌는데 설마 낙과하지는 않겠지? 얘들이 9호와 10호 번호를 부여받았다.

그래서 2024년 8월 현재, 호박 1~3호는 따서 보존 중이고, 4~7호는 따서 먹었다. 그리고 8~10호는 아직 가지에 달려 있는 중이다. 8호는 더 커지는 않거나 줄기가 시들었다면 따도 될 것 같다.
옥상 호박의 열매 얘기가 길어졌으니 나머지 얘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 늘어놓도록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4/08/02 08:35 2024/08/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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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근황: 호박 농사, 연애 등

2024년이 하반기로 들어섰다. 오늘은 오랜만에 내 근황 소식을 분야별로 전하고자 한다.
원래 이맘때쯤이면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다음 버전 개발 근황이 올라오고 신규 개발 아이템만으로 글이 한 편 완성되곤 했는데.. 지금은 딱히 그 방면으로 글을 쓸 게 별로 없다. ㅠㅠㅠㅠㅠㅠ

프로그램 개발 근황 대신, 호박 농사 근황과 딴 얘기가 준비돼 있다.
그리고 개발 근황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받았던 문의 메일들에 대해 총괄적인 소감과 답변을 전하도록 하겠다.

1. 날개셋 한글 입력기 관련

(1) 내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지만, 별 희한한 온갖 오동작 의심 증상에 대한 문의가 종종 온다. 그래도 나를 믿고 문의를 하는 건데 더 도움이 되게 스마트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
버그 신고를 하기 전에 날개셋뿐만 아니라 기존 마소 한글 IME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건지를 살펴봐 주시면 좋겠다. 내가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2) '한글 조합 중에 space 키의 처리 방식' 이거는 정말 이것만을 위해서 응용 프로그램별 전용 보정 옵션을 추가해야겠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이것 관련 문의가 지금까지 한두 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떤 오동작이 마소 IME 기준으로 두벌식이나 세벌식(390/최종은 불문.. 어느 것이건 무관) 중 한 자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99.9% 이것과 관계가 있다. 하나에 맞춰서 동작하게 해 놓으면 다른 방식으로는 오동작이 발생하게 된다. 원래는 오동작이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내 프로그램이 보정을 해서 동작하는 수밖에 없다.

(3) 후원을 해 주신 분들께 늘 감사드린다. 프로그램의 '감사의 글'란에 후원자들을 가나다 순으로 등재하고 있다.

(4) Windows on ARM은 정말 내 주변에서 기기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쓰는 분이 계신지 궁금하다. 나로서는 개발 장비가 없어서 지원을 못 한다. ARM용으로 컴파일 바이너리라도 올려서 관심 있는 사용자가 비공식 배포본이라도 만들 수 있게 할까~ 정도가 고민거리이다.
자, 공적인 얘기, 업무 얘기는 여기까지. 딱히 새로운 얘기가 없기 때문에 그냥 근황 글의 챕터 하나에다 다 때려박아 넣었다. -_-;; 그 다음으로는..

2. 여친과 함께 바다 여행

이 블로그에다가는 처음으로 소식을 전하는데 말이다.
본인은 올해 초엔 평생을 함께할 사랑스러운 여친.. 아니 약혼자, 배우자(진)를 만났다. 연애가 아주 잘 진행 중이고, 올해 하반기쯤에 결혼할 예정이다.
이제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상견례는 어떡하고 새 신혼집에다 세간은 뭘 더 갖다놓을지, 신혼집에서 통근은 어떡하나 같은 얘기도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 여친과 함께 여러 곳을 같이 돌아다녔지만, 이 글에서는 바다 풍경만 약간 소개하도록 하겠다.
지난 현충일 연휴 때는 동해 강릉을 다녀왔다. 그 이름도 유명한 경포 해수욕장.. 바닷물이 정말 맑고 시원하고 경치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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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작년에도 동해를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때는 강릉보다 더 북쪽 위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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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의 소나무숲은 돗자리 깔고 바람 쐬면서 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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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충일 연휴가 끝나고 찾아온 토요일 주말에는 서울에서 가까운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도 다녀와 봤다.
사진을 찍은 시간대가 다르긴 하지만(강릉은 아침, 저기는 저녁) 그래도 여기는 동해보다 물이 훨씬 더 얕고 탁하다는 게 절실히 느껴졌다.

게다가 이때는 간조가 오후 4~5시 무렵, 만조가 10~11시 사이였다 그래서 본인이 물놀이를 했을 때는 아직 썰물이었다.
안 그래도 엄청 멀리까지 나가야 물이 깊고 시원해지는데, 진흙 뻘밭도 있어서 땅과 물 사이를 왕래하기가 더 어려웠다. ^^
정작 밤이 되고 철수하고 귀가할 때가 되니까 물이 서서히 차 오르고 파도도 쳤다. 물놀이를 이때쯤 하면 더 좋았을 텐데.. 이게 동해에서는 거의 발견할 수 없는 황해의 특징이다.

3.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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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호박 농사 근황이다.
본인은 지난 5월 말에는 무성해진 호박 덩굴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꽃과 열매가 맺혔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딧물 피해가 좀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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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원은 곧 이뤄졌다. 6월 초쯤부터 잎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펜촉이 맺히기 시작하더니.. 매일 노란 꽃들이 어김없이 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싹 난 지 거의 50~60일 만의 일이다. 꽃이 피니 꿀벌도 이른 아침부터 어김없이 날아들기 시작한 건 덤이다.

또한, 진딧물도 말이다. 한때는 보다못해 세제 탄 물을 일일이 잎에다 발라 주기도 했는데..
6월쯤부터는 도대체 어디서 찾아왔는지 새빨간 무당벌레도 여러 마리 붙어서 진딧물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오오~~
꿀벌과 무당벌레라니. 호박 키우는 재미가 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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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싹이 너무 많이 나서 하천 둑에다 몰래 옮겨 심어 놓은 애들이다. 위에 애들이 두 주 만에 아래처럼 바뀌었다.
얘들은 옮겨 심기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굉장히 오랫동안 난쟁이 신세였지만.. 새로 뿌리를 내리면서 적응에 성공했다. 그래서 한 달쯤 전부터 드디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본가의 화분 호박과도 덩치가 대등해졌고, 주변의 잡초들조차 역관광 태울 만한 세력을 형성했다~!!! 우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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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도 원래 화분 상자에서 싹을 틔웠지만, 공간 부족으로 인해 저 둑보다는 흙이 열악한 곳에 옮겨 심은 애들이다.
물과 영양의 부족으로 인해 영구적인 난쟁이가 됐지만 얘들도 저 상태로 꾸준히 예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저 상태로 암꽃까지는 무리이겠지만 말이다.

다들 이례적인 초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6월 한 달 동안 잘 자라 줬다. 물론 내가 방치만 한 건 아니고.. 꾸준히 물과 비료를 주기도 했다.

강가에 심긴 호박들은 물을 좀 안 줘도 괜찮았던 반면, 건물 옥상의 갑갑한 화분에 심긴 호박은 바로 전날 물을 줬는데도 걸핏하면 목 말라서 기공을 닫고 잎이 축 쳐져 있곤 했다.
식물이 기공을 닫고 있다는 건 광합성을 못 한다는 거고 양분을 만들지도 못한다는 뜻이니 절대 좋지 않은 상태이다.

이렇게 호박들이 길어지고 굵어지고 잎이 정말 파릇파릇해지고 꽃도 피우기 시작했는데.. 암꽃은 여전히 너무 안 피는 것 같았다.
그나마 암꽃 씨방이 수십 개는 생겼지만 거의 다 암꽃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혼자 누렇게 시들고 떨어지곤 했다.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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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9일에 폈던 암꽃이 수분 성공하면서 새 생명 1호가 저렇게 잉태되었다. ^^ 아~ 얼마 만에 호박 인공수분을 다시 해 보고 열매를 다시 보는지..??
수분이 성공하면 거의 하루나 이틀만 지나도 씨방이 부푸는 게 눈에 띄더라. 사흘 정도면 100% 성공/실패 여부가 결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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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2호와 3호도 맺혔다. 1호, 2호는 이제 어지간한 과일보다 더 커졌고, 동글동글한 형태를 벗어나서 더 납작 쭈글쭈글해졌다.
3호는 모양은 둥글고 예쁜데 더 커지지는 않는 것 같아서 의아하다.
지금 저 호박들을 따면 애호박이고, 그대로 40~50일 정도 두면 색깔이 누렇게 바뀌면서 늙은 호박이 될 것이다.

호박을 한두 포기 심은 게 아닌데, 다음 호박 근황글에서는 열매 소식이 더 전해졌으면 좋겠다. 부디 암꽃이 더 피길.. ^^
저렇게 줄기와 잎이 파릇파릇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일부 잎은 수명이 다해서 갑자기 누렇게 말라 비틀어지면서 시들고, 한 줄기가 통째로 힘 빠져서 죽기도 하더라. 그러면서 또 새 줄기와 잎이 딴 곳에서 나고.. 참 신기한 현상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7/05 08:35 2024/07/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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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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