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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캠핑

2022년 올해가 저물어 간다.
2022년은 21세기 이래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새 버전 소식이 한 번도 없었던 최초의 시기이다.
일종의 휴양· 요양을 한 셈인데.. 거듭 말씀드리지만 개발 중단은 절대 아니고 개발할 것 리스트가 한가득 쌓여 있다.
개인적으로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다시 일을 할 예정이다.

전쟁 때문에 에너지와 식자재 물가가 많이 올라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세계적으로 적지 않을 것이다. 내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모든 방문자께서 편안한 잠자리에서 따뜻한 밤을 보내시기를 개인적으로 기원한다.
그러나 만약 아직 그리하고 계시지 못한다면 나처럼 해 봐도 좋을 것 같다. ^^

유난히 따뜻했던 11월이 지나고, 지난 11월 30일부터는 밤 기온이 서울 기준 -5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기습 한파가 찾아왔다.
그 날 밤에 본인의 무장은 텐트, 두꺼운 담요, 패딩 잠바, 침낭 두 겹이었다.
밖엔 강풍이 휘몰아치고 물병에 담긴 물이 꽁꽁 얼었지만, 이불 속 침낭 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따뜻했다.
"추위가 뭐야? 먹는 거야?" 생각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너무너무 따뜻하고 포근하고 아늑하게 잘 자고 아침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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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잘 잤냐 하면.. 밤 11시쯤 눈 감았다가 뜨니 새벽 5시 반이었다. 피로가 싹 가시고 정신이 맑아져 있었다.
내 경험상, 무장이 부족하면 새벽 2~3시쯤 깨거나, 하체 쪽이 추위에 떨게 된다. 특히 발가락 말이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 절대적인 무장 자체가 부족: 날씨 예측 실수, 또는 자전거 타고 멀리 나간 상태여서 무장을 충분히 많이 실을 수 없었음
  • 처음 잠들던 때는 별로 안 추워서 무장을 안 하다가 나중에 추워져서 무장이 뚫림

그러나 저 때는 작정하고 처음에 잠들 때부터 중무장을 했기 때문에 밤중에 무장이 뚫리는 일도 없었다.
따뜻한 공간에 여유가 있어서 이불 속에다 노트북과 호박 한 덩이까지 같이 보온을 시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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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기습 한파의 바로 전날 밤은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10도를 훌쩍 넘어 있었기 때문에 그냥 고가도로 아래의 공원 벤치에서 이렇게 잤었다. 보온은 별로 필요 없고 비만 피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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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같은 시간대의 기온이 전날 대비 15도가 넘게 곤두박질쳤으니.. 날씨도 고삐 풀린 듯 급발진과 급제동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내 입을 돌아가게 만들려면 동장군이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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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건.. 날씨도 따뜻하고 비도 안 와서.. 그냥 공원 풀밭에서 텐트도 안 치고 자연을 즐기며 잤을 때의 모습이다. ^^
나는 1년 중 과반.. 6~70%는 늘 밖에서 자고 이걸 지난 수 년 동안 반복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와 매뉴얼이 있다.

1. 대원칙
일단 밖에서 자기로 했으면 친환경 최소주의 이념에 입각해서 텐트와 침낭과 담요로 간단하게.. 100% 내 체온과 근성만으로 자연을 즐기고 쉬었다가 돌아오는 게 좋다.
온갖 장비빨에 살림살이를 통째로 옮기는 듯한 캠핑은.. 내가 보기엔 그닥 바람직한 캠핑이 아니다.

  • 자고로 보일러라는 건 몸을 씻을 물을 데울 용도로만 사용하는 거다. 실내에서 단순히 공기나 바닥을 데우는 건 낭비다.
  • 자동차의 기름은 무조건 차를 가게 하는 데만 쓰여야 한다. 차 시동을 걸어서 엔진을 공회전시키면서 히터를 튼다니 그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캠핑을 못 하는 조건은

  • 열대야: 그냥 집에서 선풍기· 에어컨 틀고 자는 게 나음
  • 나쁨 이상 수준의 미세먼지: 야외 공기가 너무 안 좋음

그 반면, 무조건 반드시 밖에 나가는 조건은 기록적인 강추위 또는 폭우이다.

3. 밖에서 텐트 치고 하룻밤 자고 나서는 텐트를 싹 걷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야 된다. 누가 여기에 텐트를 치고 갔다는 티를 안 내는 게 정상이다.
쓰레기를 잔뜩 버리고는 안 치우는 놈, 텐트를 안 걷고 알박기 하는 놈들은 캠핑계의 상도덕을 모르는 몰지각 몰상식한 또라이들이다. 정말 공개적으로 거듭 거듭 씹고 욕과 비방을 퍼부어 줘야 된다.
이런 애들 때문에 훌륭한 캠핑 장소들이 다 출입금지 주차금지 걸리고 유료화되고 인심이 야박해지는 거다.

4. 개인적으로 제일 김빠지고 힘빠지는 소식은..
텐트 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누가 죽었다는 소식이다. 도대체 난방을 왜 하냐..??
그냥 자기 체온만으로 버티면 절대로 저렇게 될 일 없다.

5. 과거 기억에 남는 캠핑은..

  • 호우경보가 내려졌는데 출입 통제를 무시하고 안에 들어가서 강가에서 텐트. 수위가 내가 있는 곳에 근접할 정도로 굉장히 올라가서 흥미진진했음. 당연히 아무 탈 없이 무사 귀환.
  • 한겨울 -15도. 꽁꽁 얼어붙은 강물과 눈 위에다 텐트 치고 캠핑. 폰과 노트북은 다 퍼지고 차 시동도 제대로 안 걸렸음. 딴 덴 다 괜찮은데 발가락이 정말 시렵고 따가웠음.
  • 산속 군용 벙커에서 캠핑.
  • 600m 남짓한 높이의 산 정상에서 캠핑. 야간 산행을 하는 팀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상에 올라왔다가 텐트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내려간 듯했음.
  • 어느 무덤 옆에서 캠핑. 평평한 풀밭이 있어서 텐트 치기 좋았음.

세상에 신학, 목회 권유도 받고 기인 엽기 유튜브 권유도 동시에 받는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_-;;
글쎄.. 이 나이에 결혼이나 해서 곱게 가정을 꾸려도 시원찮을 판에 혼자 튀는 짓을 비디오로 찍어서 유포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난 아무도 유튜브 안 하던 시절, 무려 2008년에 새마을호 Looking for you 영상을 독보적으로 올리긴 했었다.
마치 컴퓨터과학자 도널드 커누쓰 할배가.. 무려 1970년대에 이메일이라는 걸 썼고 정작 1990년대 이후부터는 안 쓰는 것처럼... 나도 유튜브 동영상을 비슷한 시기와 방식으로 활용했던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2/12/07 08:35 2022/12/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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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사고

1. 사고 개요

지난 10월 30일 아침엔 우리나라 전국민이 정말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소식을 접하며 일요일을 맞이했다.
할로윈, 그것도 마스크를 안 써도 되는 자유로운 할로윈을 기념해서 이태원 클럽 일대에 10만 명에 가까운 젊은 청년들이 몰려와서 파티를 벌이며 놀았다. 그런데 발 디딜 틈도 없이 혼잡하고 비좁은 경사 골목길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대규모 압사 사고가 났다.

앞쪽 사람이 밀려 넘어지면서 뒤쪽 사람들에게 몇 겹으로 깔렸다. 이 때문에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밟혀 죽고 부상자도 이와 비슷하게 발생했다. 무려 1960년의 서울 역 압사 사고가 어설픈 풋 사과로 밀려났을 정도로..
사상자는 대부분 20대였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았다.

총기 난사나 폭탄 테러가 아니고 건축물 붕괴나 추락, 화재 따위도 아니고 미치광이 차량 돌진도 아니고..
주변 시설이나 지형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채, 오로지 인간이 자기들끼리 깔고 깔려서 이렇게 많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다니..
나라에서는 소방 대응 단계를 최고로 올리고 이태원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난리가 났다. TV에서도 뉴스 속보와 특보를 내보내며 하루 종일 이 사고만 보도했다. 이 소식은 외신까지 타면서 세계로 전파됐다.

이때 현장이 얼마나 혼잡한 생지옥이었냐 하면.. 발이 둥둥 뜬 채 주변 군중에게 떠밀려서 이동하는 지경이었고, 사람이 숨을 들이쉴 수 없어서 말을 못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거 무슨 물에 빠진 것도 아니고.. 그리고 발이 둥둥 뜬다는 곳의 원조는 평일 출근 시간대에 신도림 역 환승 통로가 아니었던가? =_=;;

소지품이 땅에 떨어지면 그건 그냥 포기해야 했다. 주우려고 고개를 숙였다가는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꼴랑 1제곱미터 면적 안에 사람이 15명? 엥...??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극단적인 상황임이 틀림없다.

근데 이 할로윈 파티는 주최 측이라는 게 존재하는 정식 행사나 집회가 아니어서 책임소재를 따지기도 더 난감했다. 교황 방한 행사라든가 여의도 불꽃 축제, 태극기 집회 같은 부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2. 할로윈

할로윈인지 핼러윈인지는 수십 년 전 라떼만 해도 영어 회화 학원에서나 배우는 마이너한 이벤트였다. 재꼴랜턴이라는 건 파닉스 영어 교재의 밖에서는 볼 일이 없던 단어였고.. 그랬는데 그게 갑자기 우리나라에까지 퍼져서 무슨 발렌타인 데이, 빼빼로 데이 같은 문화가 됐다. 이런 건 꼭꼭 챙겨서 놀아야 애들 집단에서 인싸가 될 수 있다.

원래 할로윈의 본고장인 천조국에서도 이 날은 그냥 초딩 얼라들이 귀여운 귀신 분장을 해서 이웃집을 돌면서 trick or treat! 이러면서 재롱 부리고 사탕이나 얻어먹는 날이었다.
그런데 그게 울나라에서는 얼라가 아니라 20대 청년들이 코스프레 해서 클럽에서 술 마시고 춤추며 노는 날이 됐다. ㄲㄲㄲㄲ

일본도 서양 문화 동경하고 귀신 좋아하는 코드가 맞아떨어져서 할로윈 같은 거 아주 좋아할 것 같은데..? 거기는 분위기가 어떤지 모르겠다. 할로윈의 본동네 애들이 보고도 경악하지 않을지??

물론 예수 믿는 사람이야 할로윈의 반기독교적인 기원과 유래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에 의도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며, 본인 역시 그 입장에 동의한다.
10월 말쯤이면 늙은 호박 하나 장만해서 호박죽이나 맛있게 쑤어 먹을 시기이지 않겠는가? 이 사랑스러운 호박한테 그저 못생겼다는 프레임도 모자라서 흉측한 귀신 얼굴이나 새긴다니.. 나로서는 분통 터질 노릇이다.;; (글쎄, 이 따위 용도로라도 호박을 잔뜩 많이 구매하느라 호박 농가의 매출이 늘었다면 다행이지만, 아예 식용이 아닌 할로윈 전용 호박 품종을 따로 만들어서 재배하는 건 반대 소신)

깐깐한 신자는 할로윈이 아니라 성탄절조차도 실제 예수 탄신일이 아니고 기원이 태양신 숭배라면서 세상 분위기에 놀아나지 않는다. 그러니 하물며 할로윈이야 뭐.. 날짜가 루터의 종교개혁일과도 겹치니 더욱 배척할 수밖에 없다.

아 그러고 보니.. 굳이 기독인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언제부터 우리 민족이랑 아무 상관 없는 저딴 얄팍한 서양 귀신놀이 상술에 놀아나고 있냐? 전통 명절 하나 제대로 안 지키면서..?" 이런 보수적이고 좀 꼰대적인(?) 생각으로 인해 할로윈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뭐 그건 그렇다만..

한 가지 생각할 점은.. 할로윈 때 흥청망청 노는 애들이 다~~ 그 할로윈/반기독교 정신에 진지하게 동조해서 노는 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성탄절 이브 때 흥청망청 노는 애들이 예수 탄생을 동조하고 기뻐해서 노는 게 전혀 아니며, 광복절 폭주족들이 조국의 광복을 축하해서 날뛰는 게 전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아해들한테는 성탄절이건 할로윈이건 유래나 의미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그냥 노는 날 명분이 필요했던 것일 뿐이다. ㅡ,.ㅡ;;
도대체 할로윈이 울나라 울문화랑 무슨 관련이 있다고 저렇게까지 몰려가서 미친 듯이 노는 건지.. 스트레스가 그리도 많이 쌓였는지는 솔직히 본인도 이해가 잘 안 가지만 말이다.
과연 내년엔 이태원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흥청망청 할로윈 파티가 또 열리고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들지 궁금하다.

3. 불순불온 정치 선동이 제발 근절되기를

꽃다운 나이의 수많은 청년들이 정말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고로 저렇게 많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건 국가적인 비극인 건 맞다. 허나.. 이와 관련해서 본인이 정말 듣고 싶지 않은 말이 있다.

(1) 그노무 대통령 때문, 서울시장 때문이다 부류의 미친 정치병.
안전 통제를 강화했으면 안 그래도 검찰총장 출신 대령통의 공안시국이라고 욕했을 거면서.

(2) 이게 다~~ 악하고 음란 퇴폐적인 할로윈 문화에 대한 ㅎㄴㄴ 심판이다.. 지긋지긋한 종교병.
할로윈을 종교적으로 반대하는 건 반대하는 거지만, 재난 사건 사고를 자꾸 그렇게 갖다붙이지 말라고.
지금까지 이런 식의 경솔한 발언들이 야기했던 부작용과 어그로에 대해서 아직도 깨달은 게 없냐..?
이럴 때 보통은 눅 13:4-5를 생각하면서 자중하는 게 더 건전한 대응이다.

내가 보아하니 종교병 병크가 터진 건 별로 없었다. 그 대신 벌써부터 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는 못된 악귀들이 내 예상보다 더 일찍 더 대규모로 날뛰기 시작한 것 같다.
한 건 거하게 터졌으니 이 개새X들은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든 정부와 여당과 경찰을 욕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지들이 지지하는 정치인 시절에 온갖 대형 화재와 사건 사고들이 터졌을 때는 입 한번 뻥긋하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좀 민망하지 않냐?

벌써부터 촛불시위 하겠다는 놈들.. 이것들은 진짜 인간도 아니다. 내전 벌여서라도 이런 놈들을 다 청소해야 이 나라가 살 수 있지 싶다. 광우뻥과 세월호 때 한번 데였으면 됐지 사람들이 설마 두 번 속을까보냐?
왜,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면서 시위하던 모 장애인 정치 단체가.. 자기랑 아무 상관도 없던 어느 장애인 가족이 반지하방에서 폭우 때 죽으니까 그걸 추모한다고 난리였었다. 그거랑 딱 같은 유형의 시체 장사이다.

저것들이 또 뭐라고 지껄였더라? "경찰이 마약 단속이나 대통령 경호 따위에만 너무 치우쳐서 진짜 필요한 군중 통제에 인력이 투입되지 못했다"....;;;
대통령이야 지들이 원래부터 싫어하니까 그렇다 치지만.. 마약.. 저 많은 인파가 밀집해서 노는 이태원 클럽이야말로 마약 단속을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당신, 마약이 나라 근간을 무너뜨리는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모르냐? 사람 혈압 올리고 암 유발시키려고 정말 아무 개소리나 의식의 흐름대로 쳐 씨부리는 것 같다.

4. 과다한 미화를 하지 말고 감성팔이와 남 탓 좀 하지 말길

사고로 죽은 청년들에 대해서 "쳐 놀다가 잘 죽었다"처럼 비난· 비하를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건 개념 밥 말아먹은 인간말종 짓거리이다.
그러나 이 사람들을 무슨 나라를 구하다가 순국 순직한 사람만치 떠받들고 애도할 필요도 없다. 인간들이 왜 이렇게 균형을 안 맞추는지 모르겠다.

어떤 사망자의 모친이 "아니 애들을 무슨 그런 좁은 곳에 몰아넣어서..."라고 통곡했다. 자녀를 잃은 것은 슬프고 애석한 일이지만, 그 자녀는 무슨 군대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게 아니다! 그 좁은 곳에 가라고 정말 아무도 전혀 강요하지 않았다. 제 발로 간 거지.. =_=;;;

사상자· 피해자가 아니라 희생자라고 불러야 된대.. 이건 뭔 유체이탈 화법이야..??
영어로는 victim 한 단어이지만 우리말로는 뉘앙스와 어감에 따라서 뜻이 더 세분화돼 있다.
정말 악의적인 범죄를 당해서.. 아웅산 폭탄 테러로 순직한 관료라든가, 007편 격추, 858편 테러에 당한 정도는 돼야 희생자이지.. 이태원 압사 사고는..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어감으로는 희생자는 아니다. -_-;;
옛날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나 삼풍 백화점 victim한테 희생자라는 워딩이 선뜻 통용됐던가..? 그렇지 않다.

"예고된 참사" 이딴 소리도 쌍팔년도와 90년대까지 진짜로 나라 시스템이 미개하고 후진적이고 비리와 부실공사가 넘치던 시절에 통용되던 클리셰이지.. 이젠 지겹지도 않냐? 그리고.. 이미 다 예고되고 예견 가능했으면, 할로윈 분위기를 즐겁게 잘만 보도하던 이전 보도 자료는 또 뭐가 되는 건데?
지금은 저건 정치병이랑 결합해서 남에게 떼쓰고 징징대는 수단으로(나이 20~30씩이나 쳐먹고도!), 그리고 누구 하나 마녀로 몰아서 조지는 광기로 굉장히 이상하게 변질된 비중이 더 크다.

군대에서 누가 고참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자살했으면.. 그 유가족에게 보상을 하고 가해자를 잡아 처벌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렇게 죽은 병사를 굳이 계급 특진을 시키고 육군장을 치러서 예우하고 현충원에다가 안장할 필요까지는 없다. 내 말 틀렸는가?

지금 벌어지는 일도 저런 부류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안전 통제 규제를 하겠다고 하면 공안시국이라고 난리 쳤다가, 사고가 나면 국가 탓 남 탓 떼쓰는 이 고약한 관행은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이런 사고가 퍼졌을 때 나도 화내지 않고 순수하게 피해자만 생각하면서 슬퍼하고 안타까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07 08:35 2022/11/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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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관련 논란들에 대해

예전에 했던 말들이 대부분이지만, 주요 개념들을 오랜만에 다시 요약· 정리해 본다.

1. 페미??

난 페미인지 뭔지 걔네들이 뭐 하는 집단인지 잘은 모른다. 하지만..

  • 겉으로 주둥이로 아가리로만 양성 평등
  • 별 시덥잖은 걸 갖고, 혹은 정말 보편적이고 별 무리 없는 성 역할이나 구분까지 몽땅 성차별이라고 생트집. 남녀네 여남이네.. 전쟁 때 남자는 사격 훈련 받고 총 쏘고, 여자는 구급법 배워서 응급치료 하는 것도 성차별이게??
  • 그래 놓고 권리나 보호 챙길 때만 무조건 여성 우선

이 따위로 나오는 인간들이라면 페미건 메갈이건 워마드건 뭐건 갈기갈기 박살을 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들이 하는 말에서 스스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옛날 사회에 여성에 대해서 일면 부당한 차별이 있고 유리천장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19~20세기 사이에 남녀 차별 때문에 부당하게 고생했던 여성 과학자/수학자 얘기 이런 것이 클리셰로 남아 있다.
그리고 전근대 시절에 출산과 육아, 남편 내조라는 고귀하고 숭고한 여성의 역할을 "집에서 밥이나 할 것이지" 같은 열등하고 천한 것으로 여기고.. 아내를 무슨 하인쯤으로 취급한 못돼먹은 관습이 있었다. 이런 것이야 물론 타파해야 하고 인식을 고쳐야 할 것이다.

허나, 한편으로 그때는 유리바닥도 명백히 있었다. 타이타닉 호 침몰 사고 때 죽은 사람의 성비만 해도 양성 평등이 절대로 아니었다.
유리천장이 없어지면 유리바닥도 없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그냥 평범하게 사는 대다수 여성들에게 돌아올 것이고 가정 파괴로 돌아온다. 이건 명백한 팩트이다.

지난 쌍팔년도 정도까지.. "여성도 사회진출 할 수 있습니다", 남녀 모두한테 기술과 가정 모두 가르치고, 사관학교에서 여자 생도 받고..
명절 때 여성들만 집에서 개고생하는 거 문제라고 시정.. 이 정도까지가 적당하지, 그 이상은 점점 선을 넘는 것 같다.
소수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명제 자체가 부정되기란 불가능하다~!

세상에 "미성년자와 여성은 갱내 근로 금지"(근로기준법 제72조)가 성차별이라고 트집 잡는 페미는 없을 것이다.
스포츠 육상과 구기 종목에서 남녀를 구분해서 따로 기록을 매기는 걸 성차별이라고 이의 제기하는 페미는 없을 것이다.
데이트 비용을 무조건 1:1 더치로 부담하자고 주장하는 페미는 더욱 없을 것이다.
아이고 이 정도 말만 한 거 갖고도 나 꼰대 한남충이려나? 이대남은 나이 때문에 해당되지 않고.. -_-;;

NL인지 좌빨인지 아무튼 그쪽 특징 중 하나가 개량한복에 수염이라면,
저쪽 집단의 특징 중 일부로는 이름에 부모의 성 한꺼번에 병기=_=가 있는 듯하다.
빨갱이들이 자본가와 로동자 계급 갖고 갈등을 부추긴다면 저쪽 집단은 남녀 성별을 갖고 우열 계급 갈등을 부추긴다. 분야만 다르지 방법론은 동일해 보인다.

(아, 아니.. 설마 했는데 진짜로 정치병까지 결합한 페미도 있는 듯하다.
성별 싸움만 하는 줄 알았는데 웬 한미 연합 훈련을 반대하는 여성 단체 말이다.
이 정도면 진짜 선 넘는 사회악 쓰레기들인 듯.. 그냥 죽어야 낫는 정신병이지 싶다. ㅡ,.ㅡ;; )

2. 동성애

  • 종교적으로는 죄악이고, 보건· 생리 관점에서만 봐도 자기 몸의 뒷구멍을 망치는 짓이다.
  • 성병· 에이즈에 걸리는 건 동성애 자체보다는 난교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염에 가깝다. 세상에 평생 한 동성하고만 '하는' 동성애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동성애를 반대하기 위해 굳이 레위기니 로마서니 신의 창조 질서 운운하면서 종교색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그냥 객관적으로 진짜 몸 망치고 건강 망친다는 것만 가르치면 된다.
마치 이슬람을 반대하기 위해서 굳이 경전 들이대고 예수 운운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정치적으로 상호주의를 위반하는 제일 독단적이고 위험하고 막돼먹은 집단이라고 비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 진영 국가들 중에 동성애 자체 때문에 박해가 행해지는 곳은 전혀 없다.
글쎄, 1940년대에는 사우디 같은 이슬람 독재 꼴통 국가가 아니라 무려 영국에서도 동성애가 죄여서 앨런 튜링 같은 영웅조차 곤욕을 치렀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까지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분류하기는 했던 것 같은데.. 이마저도 한참 전에 그런 분류가 폐지됐다.

그 동네에서 시위를 하는 애들은 동성애를 할 자유나 권리를 쟁취하려고 싸우는 게 절대 아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동성 결혼에다가도 평범한 남녀 결혼과 동일한 육아 복지 혜택을 줘라, 동성애 성병도 동일한 의료보험 혜택을 줘라, 게이 목사도 교회에서 '성경 교리 차원에서' 차별하지 마라..." 이렇게 세금이 드는 추가적인 복지와 인권을 요구하는 거다!! 쉽게 말해 뱃대지 부른 투정.

이걸 반대하는 걸 무슨 이기적이고 사랑이 없네, 차별주의자 종교 근본주의 꼴통이네 등등의 개소리로 프레임 씌우는 수작에 절대 속지 마시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시길 바란다.

정상인이라면 결혼한 이성 사이의 애정 행각이라도 공공장소에서 안 한다. 하물며 더 민망하고 더 흉측한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걸 혐오하고 반대하는 건.. 공중도덕 통념상으로 아주 당연하고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고 보니 게이 축제랑 전장연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는 뭔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비슷하게 민폐 끼치고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듯하다.

게이들은 남자-남자나 여자-여자끼리 결혼을 시키려 하고, 페미는 남녀 자체는 안 건드리는데 웨딩드레스 색깔의 흑백을 성별 반전시키거나 아예 둘 다 똑같이 회색으로 바꾸려는 애들인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27 08:35 2022/10/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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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근황 -- 나머지

7. 호박밭 근처의 생태

다음은 본인이 개인적으로 호박을 키우는 아지트의 근처에서 본 자잘한 동물/곤충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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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풀숲에서 텐트를 치고 자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달팽이가 텐트의 표면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야 최대한 다 떼어내긴 하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달팽이를 집에까지 데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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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곤충 커플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필이면 남의 텐트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번식 행위를 하고 있었다.;;
도의적으로 3분 동안 기다려 줬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꼼짝도 안 하고 있고, 그 당시 나도 어서 텐트를 걷고 집으로 복귀 후에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얘들을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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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건 도대체 무슨 애벌레인 걸까..??
애벌레 실물을 본 걸로는 정말 역대급 크기였다. 징그럽기도 하고.. 참고로 위의 사진 기준으로 왼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왼쪽이 애벌레의 앞쪽인가 보다. ㄲㄲㄲㄲㄲㄲ
자 눈금을 함께 대고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쉽다.

여담이지만, 비가 한번 내리고 나면 밭 주변의 포장된 자전거 도로는 밟혀 죽은 지렁이 시체들로 쭉 도배되곤 한다.;;;
도대체 어디에 짱박혀 있던 지렁이들인지, 비만 내리면 왜 기어나오는지...? 땅을 파고 들어갈 수도 없는 위험한 포장 도로로는 도대체 왜 가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저 애벌레도 그 꼴 나지 않고 무사히 흙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흙이 물에 완전히 잠겨 버리면 농작물 식물의 뿌리도 숨을 못 쉬어서 익사한다고 한다. 하지만 불어난 강물에 파묻히는 급의 침수가 아니라, 식물이 멀쩡히 버텨내는 평범한 비라면 지렁이도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닐 텐데 말이다.

본인은 육교 위에서도 지렁이 시체를 본 적이 있다.;; 거기는 어째 왜 어떻게 올라간 걸까?? 거기는 흙도 없는데!!
마치 고가도로 위에서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 시체와 비슷한 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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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강물 밑바닥을 옆으로 기어가던 게들인데.. 신기해서 한 놈 사진을 찍었다.
바다뿐만 아니라 민물에도 게에 속하는 동물이 살기는 하는가 보다. 물속이 뿌얘서 선명도를 보정하고 나니 무슨 흑백 사진처럼 돼 버렸다. ㄲㄲㄲ

폭우가 쏟아져서 강이 범람하고 강물 주변이 다 휩쓸려 가거나 식물들이 진흙을 뒤집어썼는데..
그래도 한두 주 뒤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물가가 다시 풀이 무성해지고 녹색천지로 바뀌곤 한다.
식물의 생명력이란 게 이런 거구나..!!

물론 그렇게 아무렇게나 잘 자라는 식물은 오로지 자기 생존과 번식에만 최적화돼 있다. 인간에게 유익한 열매를 생산하는 식물은 아니다. 그러니 이런 것들은 그냥 잡초라고 불린다.;;
하지만 그래도 그런 잉여스러운 잡초들이라도 뿌리를 내려서 흙을 붙잡고 있어야 강물이 범람했을 때 주변 지역이 물에 덜 휩쓸리고 초토화가 덜 될 수 있다.
소리쟁이와 가시박은 강변 어디에나 퍼져 있는 끈질긴 잡초인 것 같다.

8. 외박

지난 9월 말엔 큰 일교차에 늦여름 더위가 계속되면서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강물도 많이 마르고 줄어들고 수위가 낮아졌다. 일부 수심이 얕은 바닥은 수면 위로 드러나기까지 했다.
본인은 하루는 그렇게 튀어나온 모래톱 위에서 혼자 하룻밤 잤다. 텐트는 없이 침낭만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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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이렇게 자야 좀 잠다운 잠을 잔 것 같다. 모래는 정말 푹신하고 편안했다.
새벽 5~6시 사이에만 해도 긴팔에 점퍼에 침낭을 다 뒤집어써도 추웠으나.. 해가 뜨면서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서 점퍼 벗고 팔까지 걷어붙여도 될 정도가 됐다. 그 당시에 아침 5시부터 7시 사이의 기온 변화는 정말 드라마틱했었다.

저 매트는 이렇게 자고 일어난 뒤에도 밑바닥에 흙이 거의 묻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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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10월 3일, 서울에 비가 하루 종일 쏟아지자 시내의 하천들이 몽땅 수위가 올라갔다. 본인이 며칠 전에 이용했던 숙소도 싹 물에 잠겨 사라져 버렸다. ㅋㅋㅋㅋㅋ
이때는 비 한번 정말 시원스럽게 잘 내렸다. 오랫동안 많이 세차게 내리긴 했지만 그래도 도를 넘는 폭우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때는 침수 피해나 도로 통제 같은 건 없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20 08:35 2022/10/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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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근황 -- 호박

올해 2022년도 벌써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지난 9월까지는 늦여름이 오래 지속되면서 낮 기온이 20도 후반까지 치솟았는데.. 얼마 전 개천절에 비가 한바탕 내린 뒤부터는 이제 진짜 여름이 끝나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아이고, 한글 입력기 개발을 너무 오랫동안 쉬긴 한 것 같다.
이미 버그 신고도 몇 개 받은 게 있고, 편집기에 UI를 자잘하게 고치고 새 기능을 넣은 것도 있다. 이 일을 내려놓거나 포기한 건 아니지만 지금도 계속 호박-_-, 캠핑, 연애 등 다른 개인사를 직장과 병행하느라 올해는 날개셋 새 버전이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좀 높아졌다. 2022년이 거의 안식년처럼 됐다.

오늘은 이런 근황을 글과 사진 기록으로 좀 남겨 보았다. 써 놓고 보니 또 대부분이 호박 이야기이고, 한 달 전에 올렸던 호박 근황과 비슷한 패턴이 돼 버렸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호박 이야기부터 좀 하겠다.

1. 내가 키우는 올해의 마지막 호박

올해는 내 개인 농사는 6월 말과 8월 초, 두 번이나 터진 폭우와 그에 따른 대규모 침수 피해 때문에 별 재미를 못 봤다.
조금 아슬아슬한 곳에 심은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테러를 당해서 뽑혔고..=_=;;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안정된 곳에 심었던 아이는 사람 대신 강물이 휩쓸어 가 버렸다.

그래서 열매를 만진 건 쬐끄만 애호박 몇 개, 그리고 실내에서 CD 크기 남짓한 늙은 호박 하나 만든 게 전부가 됐다.
작년에는 폭우 같은 단절이 없었다. 덕분에 11월에 호박들이 모두 얼어 죽은 마지막 순간까지 열매를 수십 개나 구경하고, 열매를 도둑맞은 것만 10여 개는 됐을 것 같은데.. 올해는 일이 그렇게 흘러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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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아이들은 8월 폭우 이후, 8월 중순쯤에.. 열매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고 그냥 10월까지 2개월 시한부 인생을 전제로 하고 또 심은 것이다.
그래도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덩굴이 이렇게 뻗어 나간다.

내 경험상 밤 기온 5도가 마지노 선이다. 이 정도 되니까 호박이 못 견디고 잎이 슬슬 냉해를 입더라. (새카맣게 변하고 말라 죽음)
그리고 기온이 내려가면 호박들이 성장 모드를 영양에서 생식으로 바꿔서 갑자기 막 암꽃 씨방을 무리해서 짜내서 만들어 피우기 시작한다.

밤에 이 호박들을 비닐 씌우고 뿌리 주변에다 핫팩 같은 거라도 던져주고 싶은데.. 이 짓을 겨울 내내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_=;;
한두 포기 정도 스티로폼 화분에다 옮겨 담아서 따뜻한 실내로 가져오지 않는 한, 얘들을 더 살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런 온도로 인한 제약이 없더라도, 호박은 반 년 이상 살고 수명이 간당간당해지면 자연스럽게 잎들이 누래지다 못해 갈변하고 시들고 빠지면서 앙상한 줄기만 남는 것 같다. 사람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때는 줄기도 평소처럼 초록색에 털이 북슬북슬 난 게 아니라, 반쯤 나뭇가지 같은 누런 갈색이다. 그렇게 그냥 죽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상태로 아주 오래 놔둬 보면 그 줄기 마디에서 또 초록색 새순이 자그맣게 돋을 때도 있다. 자기들도 나름 살려고 최대한 노력은 하는데.. 그게 과연 어디까지 얼마나 갈지? 이러는 시기와 조건은 전적으로 해당 식물 마음대로인 것 같다.

2. 남이 키우는 호박

집 주변에서 남이 키운 큼직한 호박이 하나 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우왓~ 잘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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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집뿐만 아니라 본인의 직장 근처 근린공원에도 누군가가 호박을 몰래 심어서 키웠었다. 점심시간 때 산책하러 나가서 얘들 꽃 핀 걸 보는 게 낙이었는데.. 얘는 딱히 암꽃이나 열매는 못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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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0월쯤 되니 이 두 곳 모두 호박 덩굴을 걷어내는 것 같았다.

3. 남이 파는 호박

8월 중순쯤엔 갓 수확한 늙은 호박이 도매 시장에 처음으로 올라오더니, 9월부터는 늙은 호박이 제철을 맞이했다.
이제 인터넷 주문을 하지 않아도, 가락시장까지 멀리 원정 가지 않아도.. 집 근처 재래시장과 채소 가게에도 큼직한 아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몹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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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의 형태로 판매되는 '조선호박/일반 호박'은 수요가 마이너하다 보니 수입산이란 게 없고 100% 국산이다. 농가의 입장에서는 늙은 호박은 수입산으로 인한 가격 변동이 없다는 메리트가 있는 셈이다.

그 반면, 단호박은 1년 내내 아무 마트에서나 파는 친숙한 채소가 된 관계로, 국산만으로는 수요 대처가 안 된다. 여름에는 국산이 유통되지만, 겨울에는 남반구 국가 수입산이 공급된다. 국내에서 힘들게 비닐하우스 만들고 난방 때서 호박 키우는 것보다, 그냥 사 오는 게 더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4. 내가 산 호박

지난 8월에 산 4.5kg짜리 호박은 본인의 바깥 나들이와 산책, 캠핑, 심지어 데이트 때도 수시로 따라 다니며 바깥 바람을 쐬었다.
한참을 들고 다니다가 의자에 앉아서 짐을 내려놓으니 팔이 후들거리고 아~ 이제 좀 살 거 같았다.
단독 군장 행군 생각이 나더라. >_< 운동을 너무 게을리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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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얘를 들고 다니다가 노트북 가방을 들어 보니..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순간적으로 "어, 내가 가방에 노트북을 안 넣고 나왔나??" 착각을 했다. =_=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다.
지름이 40cm를 훌쩍 넘고, 무게가 11.5kg에 달하는 역대 제일 크고 무거운 호박을 동네 채소 가게에서 득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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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하단의 작은 호박이 이미 지름이 25cm에 달하는데.. 좌측 상단의 큰 호박들은 덩치가 얼마나 될지 짐작해 보시라. 우측 상단의 호박은 무게가 13.5kg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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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트에 앉은 아이 셋의 무게를 합하면 거의 30kg이나 된다. =_=;;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그 가녀린 덩굴에서 이렇게 크고 무거운 열매를 만들어 낸다는 게 경이롭기 그지없다.
수시로 꺼내서 아이의 주름을 쓰다듬으니까 훈훈하고 기분이 좋다.

5. 내가 먹은 호박

이렇게 호박들을 갖고 놀다가.. 요 며칠 전엔 제일 먼저 구매했던 8월자 늙은 호박 하나를 도축해서 오랜만에 죽을 쑤어 먹었다.
호박의 멋을 즐기는 기간은 한 달 이상이지만, 호박의 맛을 즐기는 기간은 길어야 1주일 남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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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에는 애호박과 호박잎이 들어가고, 옆에는 늙은 호박 호박죽도 같이..
인간에게 큰 이로움을 주는 호박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저녁을 먹었다.
한편으로.. 이 4.5kg짜리 자그마한 호박 하나도 껍질 까고 써느라 이 정도로 애 먹었고, 죽이 이만치 많이 나왔는데..
나중에 13kg짜리 거대한 호박은 어떻게 분해하지..?? 벌써부터 ㅎㄷㄷ한 생각도 들었다;;.

6. 여담: 호박 모양 쿠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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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할로윈 시즌이랍시고 쿠션/베개도 이렇게 생긴 물건이 만들어져 있구나.. 완전 내 취향 저격이다..!! ^^
할로윈용 서양 펌킨보다는 식용 늙은 호박 고증에 충실한 모양이었으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호박은 호박이니 이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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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쿠션 호박이고, 오른쪽은 진짜 호박이다. ㄲㄲㄲㄲㄲㄲ

요즘 밖에서 자기 정말 좋은 시기이다.
텐트는 바람을 막아 주고 침낭은 추위를 완벽하게 막아 준다.
요즘 날씨를 표현할 형용사로는 '아름답다, 원더풀' 같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너무 좋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7 08:34 2022/10/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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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교회와 작은 교회

1. 작은 교회: 회중 찬송

본인은 하루는 창립된 지 몇 년 되지 않은 서울 교외의 자그마한 교회에 초대받아 가서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여기는 인원이 30~40명 될까말까한 정도였는데.. 우와~ 본인이 2000년대부터 거쳤던 교회들 중에서 인원수 대비 찬송 부르는 소리가 제일 크고 우렁찼었다.
그러니 나까지 기분이 좋았다. 여긴 너무 작아서 성가대가 따로 있지도 않은 곳인데..!!

분위기가 좋으니 나는 오랫동안 봉인됐던 옛날 버릇이 저절로 나오기 시작했다. 1절만 익숙한 멜로디 파트로 부른 뒤, 2절부터 n절까지는 테너 파트로 선로를 갈아타서 화음을 넣었다. 멜로디는 남들이 충분히 크게 잘 부르고 있으니까..
즉석 화음을 도대체 얼마 만에 넣어 보는지? ^^

이전에 다녔던 교회에서는 내가 직접 강단에 서서 찬양 인도를 했다. 내 마음대로 화음을 넣을 수 없고 언제나 주선율 파트만 불러야 했다.
그 반면, 대형 교회는.. 찬송가 책 따위 없고 가사만 대형 스크린에다 띄워 준다. 게다가 찬양팀의 악기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니, 개인의 화음 따위는 반대편 극단의 이유로 인해 아오안이고 묻혀 버린다.

내가 화음을 넣자 뒷자리의 어떤 자매님도 테너 파트를 부르기 시작해서 저절로 2성부가 형성됐다.
이런 분위기가 참 정겹고 좋았다. 여기 목사님도 아주 흡족한 표정이셨다.
심지어 내가 강단에서 직접 찬양 인도를 했던 이전 교회도 내 경험상 이 정도로 훈훈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회중 찬송이 일상적으로 박력이 있는 곳이야말로 작지만 강하고 본질에 충실한 교회이지 싶다. 제식 군기가 확 잡혀 있는 사기 충만한 군대와 같은 느낌이랄까..

요즘은 옛날 같은 무지막지한 거리 두기나 백신 패스 따위가 없어지고 실내 마스크 외에는 일상에 아무런 제약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교회는 한번 무너졌던 주일학교와 성가대 인프라가 다시 회복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2. 큰 교회: 찬양

물론, 대형 교회는 교회 음악/찬양 인프라가 아무래도 작은 교회보다 훨씬 더 우월하다. 목사 1명이 아는 찬양의 범위와, 전문 음악 사역자가 아는 찬양의 범위가 어찌 쨉이 되겠는가..;;
청년부 예배 때는 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생소한 신세대 곡들을 불러 댄다. 요즘은 CCM이라는 바닥을 누가 주도하고 있고 누가 신곡을 만들고 번역하는지..?? 본인은 HTML 지식과 CCM 배경 지식이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서 멈춰 있어서 그게 궁금하다. -_-;;

대형 교회는 예배를 연령대별로 다양한 시간대에 나눠서 시행하는 게 가능하다. =_=;; 이게 바람직한 현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오전 9~11시 사이엔 여기도 의외로 클래식한 찬송가와 1980~90년대 비교적 오래된 CCM을 부르는 편이더라.

한번은 여친 교회의 오전 예배에서 최 덕신의 "세상의 유혹 시험이 내게 몰려 올 때에.."(주를 찬양)와 "마음이 어둡고 괴로울 때"(기도)가 흘러나와서 굉장히 반가웠었다. 이런 곡을 내가 공예배 때 소리 내어 부른 건 아마 평생 처음이거나 최소한 21세기 이래로는 처음이지 싶다.

본인은 이걸 중3이나 고1 사이에 다녔던 교회의 중고등부 선생님에게서 맨 처음으로 소개받았고, 그 뒤에 최 덕신/주찬양 음반을 통해서 음원도 접했다. 그야말로 마르고 닳도록 들었기 때문에 머릿속에 반주와 전체 가사가 자동 완성된다.
다행히 교회에서도 3절에서 조가 올라가는 것까지 음반과 똑같이 부르더라. 나도 신바람 나서 힘차게 같이 불렀다.

다만, 일반 기성교회에서는 반대로 내가 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즐겨 부르는 곡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가령, 론 해밀턴 아저씨 곡들 대부분이라든가(“전능하신 우리 주 하나님 Rejoice in the Lord” 정도만이 고작?)
Wonderful grace of Jesus(놀라운 주의 은혜)라든가 And can it be that I should gain 같은 곡은 모르는 건지..? 이런 건 침례교에서만 알려져 있는 건가 싶다.

그리고 회중 찬양 대신 성가대만 지나치게 현란 화려하고, 심지어 불신자 음악인을 섭외해서 성가대를 운영하는 건 아무래도 본질을 벗어난 처사이고 잘못된 것 같다. 예배가 겉만 번드르한 공연, 쇼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3. 큰 교회: 주차 요원

자기 땅과 건물이 있는 큰 교회는 필연적으로 방문하는 성도들의 주차 문제를 자체적으로 신경 쓰게 된다.
그런데.. 교회 입구에서 주차 안내 및 차량 통제 봉사를 하는 분은 정말 엄청난 인내와 섬김과 헌신을 실천하는 것 같다. 이건 예배당 청소와 대등한 레벨이지 싶다.
혼자 교회에 남들보다 훨씬 일찍 와서 밖에서 재미없고 골치아픈 궂은일을 해야 하고 예배 시간도 앞부분을 일부 깨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거 무슨 백화점이나 마트 주차장에서 최저 시급 받으면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회를 섬긴 것을 주님께서 기억해서 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보상해 주신다~~ 라는 관념이 없이는 이런 일을 오래 지속적으로 할 수 없을 것이다.

하루는 여친이 다니는 모 대형 교회의 주차장에 들어가려는 중이었는데.. 주차 안내 요원이 각 차들을 “여기서 방향 바꿔서 후진으로 들어오셔서 저 XXXX 차 앞에 세워 주세요” 이런 식으로 일일이 통제하고 있었다.
본인은 후딱 차를 돌려서 그 말대로 잽싸게 주차를 한 뒤, 안내 요원에게도 수고 많고 고맙다고 축복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안내 요원은 뜻밖에도 내게도 운전 잘한다고.. 말귀를 바로 알아듣고 그 공간에서 바로 차를 쏙 신속하게 잘 집어넣어 주시니, 통제하기 편해서 좋았다고 칭찬을 했다. ㅠㅠㅠ
여성 운전자는 그렇게 말하면 제대로 못 알아듣고, 좁은 공간에서 여러 차들이 엉켜서 애먹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이다. 아~ 이런 것도 주차 안내 요원의 고충이겠구나 싶었다.

주차 요원 말고도, 큰 교회는 예배 마치고 나서 사람들이 예배당을 빠져나갈 때, 장로급 어르신들이 출입문이나 계단 한켠에 미리 줄지어 서서 사람들에게 매번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게 있다. 이것도 깨알같은 수고가 필요한 섬김일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9/16 08:35 2022/09/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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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본인 주변의 사람들의 가족 계획을 살펴보면 다음 다섯 카테고리 중 하나로 딱 떨어지는 것 같다. (1) 미혼이고 평생 독신 / (2) 결혼만 한 뒤 애는 없이 딩크 / (3) 자녀 1명 / (4) 자녀 2명 / (5) 자녀 3명
이거 무슨 -∞, 0, 1, 2, 3 같은 느낌인데.. 이혼· 사별했다거나, 자녀를 4명 이상 낳았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가장 많은 건 (3)번, 자녀1이다.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다른 나라들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극심한 저출산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합계 출산율이 몇 년 전에는 1.0 밑으로 내려갔고 0.9, 0.8을 거쳐서 지난 2022년 2사분기에는 0.75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급기야는 2021년을 기점으로 나라의 인구가 진짜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출산은 없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사망이 그렇게도 많았다고 한다.
어느 지역은 상조업자들이 주문이 폭주해서 장례 하나 치르려면 몇 주를 대기해야 할 지경이 됐다나 어쨌다나.. 내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나라가 전체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지경이 됐다.;;

지난 2020년 말이 건국 이래로 역사상 인구가 "제일" 많았던 최정점이었다. 대략 5184만이었다. 5200만의 코앞까지 갔는데.. 5200을 넘기지는 못하고 이제 감소하는 거다.
지금은 아주 서~~~서히 감소이지만, 그 뒤로 몇십 년 뒤엔 수습 불가능한 급격한 감소가 예상된다. 이민을 왕창 받아들인다거나, 한국으로 귀화하는 외국인이 폭증하는 그런 이변이 없는 한 말이다.

해방 이후로 남한 한정 2천만 남짓하던 인구가 거의 15년 주기로 1천만 명씩 증가해 왔는데, 1980년대 4천만에서 5천만이 되는 데는 30여 년이나 걸렸다.
2012년 6월에 5천만을 넘고 나서는 국내 등록 자동차 수 2천만 대 돌파가 2014년 말,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 돌파가 2013~14년 사이.. 이런 기록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2012년 이후로 10년이 채 되지 않아 인구 증가가 완전히 끝났다. 지금 이 나라는 성장 동력이 멈췄고 미래가 없고 아주 서~~서히 죽어 가고 있는 거다.;;

서울 인구는 지난 2016년에 이미 1천만 아래로 내려갔는데.. 남한 전체 인구는 10~20년쯤 뒤에 "5천만대 붕괴, 4천만대로 원상복귀" 이런 게 분명 대대적으로 보도될 것이다.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추월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비슷한 시기에 다른 방면의 인구 기록을 찍는 중이다. 그러니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 여러분들은 역사적인 지금 이 순간을 잘 기억해 두시길 바란다.

나도 아직 여친만 있는 미혼인 주제에 더 할 말은 없다만, 도대체 뭐가 어디부터 잘못되고 틀어졌는지 갈피를 못 잡겠다. 너무 비싼 집값? 온통 싱글 비혼을 조장하는 분위기? 극심한 남녀 갈등? 비현실적으로 너무 높아진 눈높이? 이거 전부 다??

글쎄, 지금으로부터 50년쯤 전엔 울나라가 컬러 텔레비전조차 미풍양속을 해치고 빈부격차 불평등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 나랏님이 수입이나 생산을 허락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나 소나 혼자 유유자적하고 덕질 여행 여가를 즐기고 워라벨 즐기고, 돈 모아서 외국여행 가고 옷 사고 차 사는 거 보여주는 유튜브가 넘쳐난다. 드라마는 온통 상위 1% 이내의 연예인 재벌가 갑부들 전문직들의 일상밖에 안 나온다.
굳이 생생하게 보여줄 필요가 없는 영상 같은데 올컬러 디지털 4K 화질로 보여준다.;;

어째 이렇게 극과극일 수가 있을까..??
옛날에 도대체 돈 들여서 가족계획 같은 걸 왜 했나 모르겠다.. 했더라도 늦어도 박통 시절이 끝이다. 1980년대 5공 시절 초기에 즉시 완전히 폐지했어야 했다.

그 와중에 이렇게 남녀들 눈을 비현실적으로 높여 놓고 쓸데없는 남녀 갈등만 실컷 조장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를 사회적 예우가 없이 오로지 희생에 의무만 있는 개 호구 바보 병신 머저리 똘추짓, 남과 상대 비교 스트레스 유발자로 만들어 놓으면.. 출산율은 수직으로 곤두박질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전쟁 폐허, 가난과 굶주림, 북괴의 안보 위협, 인구 대비 교통사고 사상자 1위, 쓰레기 배출 1위 등등 온갖 위험요소나 불명예들을 잘 극복해 왔는데 과연 저출산 1위까지도 극복해 낼까...?? 하~ 모르겠다. 이건 저런 것들하고는 성격이 좀 다른 문제여서 말이지..?
심지어는 1940년대에 대다수의 조선인들이 이제 자기가 일제로부터 해방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과 동급으로, 저출산 문제는 해결 불가능이고 이제 다 끝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오존층 파괴니 석유 고갈이니, 3차 세계 대전이니 온갖 극단적으로 비관적인 전망 관측들이 지금까지 그렇게 호락호락 적중하지도 않았었다. 벌써부터 심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에 나라에서도 도저히 못 버텨서 언젠가는 지하철 노인 무임 폐지, 징벌적 독신세(!!), 현대판 고려장 등..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막장 정책이 나오고 기존 복지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뒤엎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최소한 교권 붕괴를 견디다 못해 학교에서 무슨 배틀로얄이 시행될 가능성보다는 훨씬 더 현실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애를 낳고 싶게 만드는 당근 정책보다는 애 안 낳는 사람을 조지는 채찍 정책이 만들기가 더 쉬우니 말이다. -_-;;
그러니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너무 놀라지는 않게 대비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도 많이 다산(!!)한다는 무슬림 가정이 과연 우리나라 같은 집값과 물가에서도 왕창 숫자를 늘릴 수 있을까..??

뭐, 지금과 반대로 무작정 많이 낳던 옛날도 마냥 좋지만은 않았던 게..
그때는 여성 인권이나 장애인 인권이 지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헬이었다. 여자가 애 못 낳는 건 이혼 사유였고 독신자나 이혼 돌싱인은 완전 사회적 죄인 취급이었다.
인간이 어떤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 완전히 깔끔하게 해결하기보다는 반대편 극단의 또 다른 문제 부작용을 남기는 식인 경우도 많다. 사형 제도 폐지가 과거의 사형 제도 오남용과 동급으로 나쁘듯이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9/14 08:36 2022/09/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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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이 키우는 호박

누가 자기 집에다가 이렇게 호박을 키우고 있는 걸 우연히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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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하늘을 향해서 줌까지 당기면서 찍다 보니 역시 폰 카메라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화질은 메롱이지만 호박은 대롱대롱.
저렇게 호박을 잘 키운 사람이 부럽다. 구경하는 사람까지 힐링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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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3월 말쯤에, 얼어 죽지 말라고 아직 비닐에 싸여 있던 그 가녀린 호박 모종은..
이제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호박 덩굴로 변모해서 주변 흙과 담장을 몽땅 뒤덮어 버렸다. 아아~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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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까지 일반 호박이건 단호박이건, 탁구공이나 구슬처럼 생긴 동글동글한 씨방 정도만 봐 왔다. 그런데.. 이런 것보다 훨씬 더 납작하고 쭈글쭈글한 그 '정통 늙은 호박'은 씨방부터가 저렇게 납작하고 쭈글쭈글 주름이 져 있는가 보다.
이런 건 남이 키우는 호박을 통해서 접하게 됐다. ㄷㄷㄷㄷ

2. 내가 키운 애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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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집 건물 근처의 화단에서 몰래 키운 호박으로, 생후 10일 남짓일 때의 모습이다.
모처럼 화단에서 암꽃이 폈는데, 그 당시엔 하필 주변에 수꽃이 핀 게 없었다. 그래서 본인이 아까 저 남이 가꿔 놓은 호박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큼직한 수꽃을 긴급 수송한 뒤, 인공수분을 시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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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암술은 표면이 매끈한데, 암술이 누런 가루가 덕지덕지 묻은 수술처럼 보일 정도로 수술을 비벼서 꽃가루 범벅을 만들어 줬다. 그래서 수분이 성공하고 열매가 맺힌 것이다.

그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귤 크기를 넘어가고, 사과 내지 배와 비슷한 크기가 됐다.
바닥이 흙바닥에 직접 닿지 말라고 아래에다가는 스티로폼 그물을 깔아 줬다.
위에다가는 여기에 호박 열매가 맺히고 있는 걸 숨기기 위해 다른 호박잎을 덮어 줬다.
그게 마치 요를 깔고 이불을 덮어 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잘 자라 우리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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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키우던 장소의 사정으로 인해.. 생후 2주 남짓 만에 따게 됐다.
생후 2주짜리 애호박과, 예전에 본인이 득템한 생후 2개월짜리 자가재배 늙은 호박을 나란히 늘어놓아 보았다. 자르니 내부 단면이 서로 이렇게 차이가 난다.
둘을 나란히 도축해서 각각 조림과 죽을 만들어 먹었다. 겉은 단단하고 속은 신선하고 상태가 아주 좋았다.

사실, 저 늙은 호박은 따고 나서도 거의 3주를 놔 두면서 애지중지 갖고 놀았다. 교회에 갈 때도 가져갔다. 너무 만져서 표면이 반들반들 윤이 날 정도였다.;;
그래도 쟤를 한없이 놔둘 수는 없고 떠나보낼 때가 됐으니 이렇게 처분을 하게 됐다. 사실 더 오래 놔둬도 됐을 것 같지만.. ^^

사람이 겉에서 호박 뿌리에다가 물과 비료를 주고 잎에다가 햇볕을 마음껏 쬐어 주고, 암꽃에다 꽃가루를 묻혀 주면.. 호박은 열매를 맺어서 사람이 먹을 수 있고 재귀적으로 자가생산까지(=씨) 가능한 신비로운 물건을 3D 프린팅해 준다~!!
아담한 싸이즈이지만 과육 두툼하고 씨앗도 있고 늙은 호박으로서 갖출 건 다 갖춰져 있었다. 호박죽 딱 두 그릇 분량이 나왔다.

3. 이상한 호박

요즘 비 한번 줄기차게 많이 내리는구나~
근데 세상에 이런 꽃도 피네.. 호박꽃의 플러그가 이렇게 생겼을 수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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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이 일반적인 수꽃처럼 하나가 아니라, 암꽃처럼 여러 갈래이다. 그리고 꽃가루가 묻은 짹과 그렇지 않은 짹이 저렇게 섞여 있다.
이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뒷부분에 씨방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얘는 전체적으로는 암꽃이 아니라 수꽃이긴 하다.
혹시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게이의 꽃 버전인 건가?? =_=;;

참고로 햇볕 내지 영양이 부족하고 땅이 안 좋아서 제대로 못 자란 호박에서는.. 꽃가루가 없다시피해서 고자나 마찬가지인 수꽃이 피기도 했었다.
식물에도 동물과 얼추 비슷하게 이런 성 관련 속성이 존재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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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은 한 뿌리에서 암꽃 수꽃이 저렇게 따로 핀다마는,
은행나무는 아주 이례적으로 자웅이주라고 하지?? 아예 뿌리 차원에서 암놈 숫놈이 따로 있는..
그래서 열매 악취가 안 나려면 암나무 숫나무를 가까이 섞어서 심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어린 묘목 상태일 때는 성별 구분이 의외로 어렵다고 그런다.

4. 소생하는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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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박 덩굴은 한때 꽃까지 여러 송이 피울 정도로 한동안 잘 자라고 있었으나, 어느날 밑동만 남고 줄기가 몽땅 잘려 버리는 테러를 당했다. 살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져서 혼자서만 측은히 여기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일이 벌어지고 열흘 남짓 지나니 그 짤막한 밑동에서도 아주 자그마한 초록색 새 생명의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우와.. +_+

굵직한 밑동과 뿌리가 죽지 않으니 이렇게 살아나기도 하는가 보다. 가슴이 다 뭉클했다.
다만,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비를 너무 많이 맞거나, 침수돼서 흙탕물에 파묻히면 밑동이 연해지면서 말라 죽기도 하더라. 호박이 천하무적은 당연히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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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 6월 말, 강가 둑에 심겼다가 폭우 침수 때문에 진흙을 잔뜩 뒤집어썼지만.. 그 와중에도 곳곳에서 새순을 만들어 내며 살려고 몸부림쳤던 호박의 흔적이다. 이 진흙은 물만 끼얹는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어서 않아서 일일이 다 씻어낼 수도 없다. 흙투성이가 된 잎들은 그냥 서서히 말라죽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이 호박은 며칠 뒤 더 심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부 물에 휩쓸려 내려가 버렸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여기는 다시 잡초들로 뒤덮이고 언제 홍수가 있었냐는 듯이 녹색 천지로 바뀌었으니 야생 자연이라는 건 참 오묘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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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박도 저 폭우 때 침수 피해를 입어서 잎과 줄기의 상당수가 흙에 파묻혔다. 하지만 심긴 지점이 강에서 상대적으로 멀고 높았던 덕분에 완전히 죽지는 않고, 최소한의 덩굴과 잎 몇 포기만 겨우 건졌는데..
그로부터 한 달 남짓 만에 얘는 덩굴 전체를 카메라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로 왕창 성장하고 부활 소생에 성공했다.

5. 내가 구매한 호박

우리나라는 8월 중순쯤이면 국내 재배된 늙은 호박이 처음으로 수확되고 시장에 나오는가 보다. 단호박도 아니고 늙은 호박을 딱히 수입해 온다는 얘기는 없으니까..

(1) "노지에서 재배한 늙은 호박이 첫 출하됐다. 서울 가락시장에는 전남지방에서 생산된 늙은 호박이 가을을 알리는 듯 출하돼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호박죽 호박떡 호박진액을 만드는 늙은 호박의 가격은 2000원부터 1만원까지다."
-- 2001년 8월 10일 (☞ 보도 자료)

(2) "경남 하동군은 고품질 맷돌호박이 본격 출하하기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늙은 호박’으로도 불리는 맷돌호박은 지난 8일 첫 수확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수확이 이어질 예정으로 올해 하동군에서는 70여 농가가 330여t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 2019년 8월 9일 (보도 자료)


그래서 본인은 8월 중순쯤 가락시장을 다시 찾아가서.. 꿀단지처럼 생긴 늙은 호박 두 덩이를 득템했다. 하나 무게가 거의 4kg에 달한다. ㄷㄷㄷ
가을 내내 집과 차와 텐트에 비치해서 갖고 놀다가 도축해서 죽 쑤어 먹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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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이니 해남이니 강진이니.. 남부 지방이 햇볕이 많이 내리쬐어서 그런지 호박이 많이 생산되는가 보다.

호박은.. 꼬불꼬불 덩굴도 예쁘고, 꽃도 예쁘고.. 동그란 씨방도 예쁘고,
푸르딩딩 동글동글 애호박도 예쁘고, 쭈글쭈글 납작한 누런 늙은 버전은 더 예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저 평범한 공 모양이기만 했으면 내가 호박에 결코 이 정도로 빠져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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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참외 모양의 애호박도 있지만 말이다. 이건 시장에서 사온 것..ㄲㄲㄲㄲㄲㄲ)
그런즉 애호박, 단호박, 늙은 호박은 언제까지나 인간과 함께 있을 것이로되, 그 중에 제일은 늙은 호박이니라.

Posted by 사무엘

2022/09/11 08:36 2022/09/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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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에 대한 여러 생각

1. 자유

(1) 자유는 정치적인 것, 영적· 종교적인 것(성경 로마서와 갈라디아서) 등 영역이 문맥에 따라 다를지언정,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고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다. 인간이 짐승처럼 먹고 자고 싸고 번식만 하면서 그저 오늘만 사는 동물이 아닌 한 말이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빈말이 결코 아니다. freedom과 liberty의 차이는 마치 love와 charity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2) 그러나 좋은, 선한, 진짜 자유가 있는 한편으로 악한, 가짜 자유도 있다. 가령, 죄로부터의 자유는 좋은 것이지만 죄를 마음껏 짓는 자유, 남의 자유를 침해하는 자유는 나쁜 것이다. 자유라는 건 오· 남용되기 쉬우며, 나쁜 자유를 저지하느라 좋은 자유까지 같이 박탈당하곤 한다.

(3) 6· 25 전쟁에서 남한 대한민국 편을 든 사람들은 단순히 자기 나라, 자기 민족, 자기 가족만 지키려고 싸운 게 아니었다. 바로 북괴라는 악한 공산주의 독재 체제에 맞서 싸운 것이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운 것이다. 즉, 남한은 북한보다 도덕· 윤리적으로 더 우위에 있었고 선의 편, 정의의 편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학교 교과서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슬쩍 빼서 '자유 민주주의'를 그냥 '민주주의'로 바꾸는 식의 불순한 수작을 용납해서는 결코 안 된다.

(5) 단, 이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이 좋은 '자유'라는 단어의 뒤에 뭔가 붙어서 '자유당', '자유주의' 이러면 안 좋은 뜻이 된다는 게 안타까운 점이다. 마치 '권위(주의)'처럼 말이다. '자유주의'는 지켜야 할 최소한의 질서까지 몽땅 제멋대로 무시하고 선 넘는 방종 뉘앙스가 짙고, '자유당'이야 뭐.. 우리나라 초창기에 너무 악행을 많이 저질러서 말이다.
안 좋은 선례가 남으니 훗날 진짜 리버럴한 정당까지 이름을 '자유당'이라고 짓기가 난감해져 있다. 원조 자유당은 리버럴 쪽 성향이 절대로 아니었다.

2. 위인전

위인전이라는 게..
과거에, 애들을 위한 읽을거리 자체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뭔가 "너도 이런 사람의 삶을 본받아라 배워라" 바른생활 어린이 육성 차원에서 읽히는 게 많이 권장되었다.
오죽했으면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공익광고에도 맑고 고운 심성을 가꿀 수 있는 건전(!!) 영상물의 예시로 위인전이 당당히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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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요즘은 사람에 대한 평가 스타일 자체가 마냥 일방적으로 신격화하고 미화하고 띄워주는 게 아니다. "다 똑같은 인간이고 입체적인 면모가 있다" 쪽으로 가는 편이니, 위인전이라는 장르의 약발이 예전만 하지 않다. 그냥 인명사전, 평전이나 읽고 말지.

특히 위인으로 여겨졌던 사람이 실제 업적은 그 정도로 위대한 게 아니었다는 게 알려지기도 하고.. 심지어 추악하고 이중적인 면모, 위선적인 행적 같은 게 훗날 까발려지기도 한다. 그러면 위인전을 읽었던 아이가 커서 배신감과 동심파괴를 경험하게 된다.
노구치 히데요는 말할 것도 없으며, 자기 가정부를 착취했던 마르크스, 자기 애는 고아원에 보내 버린 교육학자 루소, 간디의 사생활.. 이런 건 아주 간단한 예일 뿐이다.

그러면 오늘날 위인전 장르는 아무 쓸모가 없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20세기 후반 이후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 전에,

  • 교통 통신 의료 따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불편했고 스마트폰이고 인터넷이고 행정 전산 시스템이 없었던 시절,
  • 사회 보장 복지 제도가 없던 시절,
  •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까딱 잘못하면 쫄딱 망해서 알거지가 돼서 길거리에 떠돌 수 있던 시절,
  • 세계가 지금처럼 긴밀히 협력하는 게 아니라 군비 경쟁을 하고 대판 싸우던 시절,
  • 인종 차별이 있고 여성· 장애인 인권이 개막장이던 시절,
  • 법보다 주먹이 우선인 정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심했던 험악한 시절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그런 시절에도 어떤 사람은 정말 눈물나게 노오오력해서 뭔가를 이뤄 냈다는 것, 그 자체는 과장 미화가 1도 들어가지 않은 팩트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후세가 깨달음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아니며, 지금이 그 시절에 비해 모든 여건이 무조건 절대적으로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때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원천 봉쇄되고 통하지 않는 유도리 꼼수도 많다. (행정 전산화, 각종 안전 시설 강화 등..)
그래서 그때와 지금의 공통점과 차이점, 본질은 동일한 채 형태만 바뀐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의 고뇌를 우리도 느껴 볼 수 있다.

예전에도 몇 번 했던 말이지만, 박 정희가 그 시절에 만주 군관학교에 들어가서 교사에서 군인으로 신분을 업글한 건 요즘으로 치면 그냥 국립대 공대 나와서 대기업 연구소 들어갔는데, 영 마음에 안 들어서 때려치우고 의전이나 로스쿨에 다시 들어간 것과 거의 똑같다.. 이런 정도로 transform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작정 신격화하거나 일방적으로 개새끼로 비하가 가능한 극단적인 인물은 세상에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안목이 있어야 지금 사회에 대한 쓸데없는 불만이나 피해의식도 없어질 수 있고, 이상한 정치 선동에도 넘어가지 않고 평정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영상 매체인 비디오를 바르게 선택, 활용하여 맑고 고운 심성을 가꾸도록 우리 모두가 바른 길잡이가 되어야겠습니다.
한 편의 비디오, 사람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비디오가 아니라 유튜브겠지.. 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3. 협업과 분업, 전문화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이런 초딩 바른생활스러운 문구가 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워낙 복잡다단하고 한 명이 어떤 프로젝트나 시스템에 대한 큰 그림부터 시작해서 미주알고주알 현업 실무 디테일 내지 기계 나사 구조 하나까지 다 이해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데서는 분업이란 게 큰 힘을 발휘하곤 한다.
심지어는 이런 일화도 전해진다. 누구 질문이나 인터뷰에 답을 한 것 같은데..

저는 남들이 선망하는 그 NASA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입니다만..
달로 최단거리로 가는 그 정교한 궤도를 어떻게 계산해서 구하는지,
허공에 발사된 로켓이 얼마나 많은 부품들로 이뤄졌고 도대체 어떻게 제 방향을 찾아서 날아가는지,
무게와 공간 배분을 어떻게 최적으로 뽑아서 달 탐사선을 만들었는지
그런 건 솔직히 저도 하나도 모릅니다. 제가 보기에도 신기해 죽겠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제가 NASA에서 일하는 한,
제가 맡은 전자식 컴퓨터 패널 안의 부품들의 불량 때문에 아폴로 계획이 실패하고 인간이 달에 못 가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다>, 리처드 와이즈먼, 2020 중의 문구를 각색

NASA 공돌이라고 해서 전부 다 천체 궤도역학과 로켓공학의 전문가는 아니다~~ 이런 얘기인데,
뭐, "컴공 평점 4 출신이더라도 PC 조립 따위는 못 할 수 있고 인텔 AMD CPU 덕후인 것도 아니다"하고는 좀 다른 관점의 얘기인 듯하다. ^^

옛날에 "논리야 놀자" 시리즈 책에도 비슷한 비유 일화가 있었다.
장사 안 되어 파리 날리는 어느 중국집에서.. 궁여지책으로 다른 떼돈 버는 유명한 중국집에서 근무하던 아무 요리사 한 명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엄청난 거액 연봉에다 파격적인 조건을 동원해서 간신히 스카웃해 왔다.
근데 그 요리사가 출근해서는 일을 하질 않아서 지배인이 질책을 하는데.. 그 요리사 왈, "저는 전 직장에서 파만 썰었는데요..?? 파를 써는 속도와 모양은 세계 기네스북 급이지만 다른 요리는 잘..??" 이었대나..

글쎄, 아무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데려 왔다지만 기본적인 면접도 없이 "너무 아무것도 안 묻고" 사람을 뽑은 것 같다.;;
실제 중국집 요리사 업계가 저 정도로 극단적으로 분업화돼 있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어떤 엘리트 집단에서 아무나 한 명 데려 오면 아무거나 왕창 잘하고 우리 업무에 도움이 되겠지" 이런 생각은 틀릴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 하겠다.

이런 기질은 과학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군대에서도 아주 강조한다.
Starship troopers에서는 프로파간다 선전 영상물에서 정보 병과, 보병, 항공기 조종 같은 병과가 나오면서 군대에서 각자 맡은 임무만 잘 수행하면 "승리는 언제나 우리의 것" 이러고 있고..

심지어 태평양 전쟁 시절에 그 유명했던 윌리엄 홀시 장군의 Kill japs, kill japs, kill more japs 표지판에도 아래를 보면.. "우리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수행해서 저 쪽발이 원숭이들을 다 박멸해 버리자~ 씨를 말리자~!" 이런 요지의 섬뜩한 문구가 있었다.
"You will help kill the yellow bastards if you do your jobs well" ㄲㄲㄲㄲㄲ

"남일에 오지랖 부릴 필요 없고, 굳이 신이 하는 일의 내부 디테일을 다 알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하라는 것만 잘 순종하고 믿어라. 큰 일 바라지 마고 그냥 니 여건에서 니가 할 수 있는 일에나 최선을 다해라"
어찌 보면 이건 신앙 생활에도 통용되는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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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당심이 궁금하다면 내가 만든 제품을 써 보아라
그래서 이런 자매품도 있다. (북괴 어느 동네 공장 안에 걸려 있는 선전문구 ㄲㄲ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2/09/06 08:36 2022/09/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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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 몇몇 생각, 여행 등

1. 환절기

이번 주쯤부터 날씨가 갑자기 확 급변해서 굉장히 시원해졌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지 않고, 밤에는 20도 초까지 기온이 내려가니.. 폭염과 열대야가 싹 사라지고 정말 천국이 따로 없는 것 같다. 당연히 캠핑을 하기에도 최적의 환경이 갖춰졌다.

자정 무렵까지만 해도 찬물을 바로 끼얹거나 냉탕에 바로 뛰어들어도 될 것 같았는데
새벽이 되니 급 싸늘해져서 텐트 창문을 닫고 얇은 이불이라도 덮어야 할 지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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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호박호~~~박~~ 행복행복행....복 ㅎㅂㅎㅂㅎㅂ~~!!
텐트 문을 여니까 곧바로 강물이 비쳐 보인다. 내 마음과 멘탈도 힐링힐링.
호박에 대해서는 별도의 근황글에서 추가로 다룰 것이다.
여름이 가는 건 좋지만.. 점차 추워져서 밖에서 호박을 키울 수 없는 시기도 다가오는 건 아쉽다.

2. 잠시 정치 얘기

우리나라가 정권이 바뀐 지 3개월, 100일이 넘었다.
나도 저 사람이 하는 일이 다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 정권의 씻을 수 없는 양대 죄악인 "탈원전과 탈북자 북송"을 딱 정확히 공략하여 수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고맙고 현 정권이 선출된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화이팅이다, 힘내라~!!

그 새X는 절대로 편하게 뒈지게 해서는 안 되고, 어서 국립호텔로 보내야 한다. 하루속히 정의가 구현됐으면 좋겠다. 뭉 다음으로는 찢 차례다.
현 법무부 장관은 사상 건전하고 말빨과 실력도 정말 장난이 아닌 인재이던데.. 5년 뒤에 현 대통령의 후임으로나 등극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을 정말 잘 뽑았다는 건 얼마 전에 북괴도 인증해 주었다. "남조선의 대북 정책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 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와~~ 개인적으로는 현웃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진짜 훌륭한 대통령이라면 북괴가 암살하려고 암살조도 보내고 폭발물도 설치하고,
역적패당이라고 온갖 욕과 저주를 퍼붓고 자기들 선전용 그림 속에서라도 갈갈이 찢어 죽였을 텐데.. 북괴가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점잖아진 듯하다. 아니면 윤이 아직 그 정도로 훌륭한 행적은 못 남겼거나..

10여 년 전에 MB 각하만 해도 얼마나 훌륭한 대통령이셨는가?
그때 개척해 놓은 원전이고 천연가스고 4대강이고.. 나중에야 빛을 발하고 재평가 받고 있다.
이런 분이 아직도 감방에 가 있다니.. 우리나라는 아직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윤의 재임 중에 하루속히 사면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MB 이후로 북괴가 남한 대통령에 대해 대놓고 험악한 말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레카는 여자여서 선을 안 넘은 듯하고.. 다음 뭉은 만만한 개호구니까 무시와 하대만 했지, 굳이 저렇게 저주하고 싫어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윤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끝으로.. 젊은 이공계 엘리트 출신 정치인이라고 기대했던 그 사람은 왜 이렇게 추태 부리면서 몰락하고 망가졌나 모르겠다. 이 정도면 도저히 지지하거나 편 들어 줄 수 없다. 뭐 정치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3. 경주 감포 해수욕장

본인은 올해 하계 휴가는 7월 말, 그리고 광복절 연휴 이렇게 두 번에 나눠서 다녀왔다.
글쎄, 직장 동료들 중엔 한여름 성수기를 피해서 9~10월 초가을에 작정하고 제주도나 외국을 다녀오는 식으로 휴가를 쓰기도 하던데.. 본인은 그냥 더울 때 물놀이를 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휴가를 쓰는 걸 선호한다.

7월 말엔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 영종도를 다녀오고, 8월엔 고향인 경주를 방문했다. 그래서 올해는 나름 황해와 동해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었다.
작년에는 어쩌다 보니 동해 바다에는 못 갔는데 올해 이 한을 풀었다. 그 대신, 올해는 양평· 남양주 쪽에는 못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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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감포의 '나정 고운모래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한 뒤, 바닷가에서 텐트 치고 하룻밤 잠도 잤다.
경주에 해수욕장이 여럿 있긴 한데, 여기가 국도 4호선의 시점 바로 옆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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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도 계곡 물처럼 가슴까지 차는 깊이에서 밑바닥의 내 발등까지 다 뚜렷이 보일 수가 있다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물이 이렇게 맑다니!!
(이 사진은 가슴까지 차는 깊이는 아님. 그 깊이까지는 겁 나서 폰을 못 들고 감ㅋㅋㅋㅋㅋ)
서울에서 제일 가까운 황해 해수욕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수질이다.

거기서는 물이 초록색이고 수중에선 과장 보태면 팔을 뻗어도 손끝이 안 보일 지경이었는데.. (참고로 1950년대 런던 스모그는 물이 아닌 공기가 그런 상태였..)
또한 특유의 비리비리한 바다 냄새도 여기 동해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 해수욕장은 바닥의 재질이 덕지덕지 달라붙는 진흙이 아니라 자잘한 자갈 위주여서 더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바다가 아니라 계곡에 더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서울 사람들이 괜히 저 멀리 동쪽으로 원정 가는 게 아니구나.
한번 눈이 높아지고 나면, 이젠 서울에서 제일 가까운 해수욕장에서는 물놀이를 못 할 것 같다.

이 나이가 돼도 물놀이를 하니까 노무노무 좋았다.
원래 하루는 계곡, 하루는 바다에 가려 했으나.. 그 당시에 남부 지방은 가뭄 때문에 계곡 물이 깡그리 말라 있었다. 그래서 계곡에서는 놀지 못하고 바다에만 다녀왔다.
뭐 얼마 안 있으면 추석 때문에 또 고향에 가게 될 텐데, 그때는 물이 좀 살아 있기를..

4. 양동 마을

그리고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경주 양동 마을에 이번에 드디어 처음으로 다녀왔다.
경주는 아무래도 신라와 관련된 옛날 문화재가 넘쳐나는 곳이지만, 양동 마을은 의외로 조선과 관련이 있는 양반 집성촌이다. 애초에 위치도 서라벌이니 반월성이니 오릉이니 하는 전통적인 신라 도읍 쪽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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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조선 왕조는 이상한 유교 전통에 선비질, 노비 등 온갖 악습과 병신 무능한 관행이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에서 나온 그나마 선한 것, 대단한 것, 유의미한 것, 한때의 구닥다리 레거시가 아니라 오늘날까지 살아서 이어지는 것, '유네스코'라는 국제 기구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1) 고유 문자 한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됐으며, 유네스코에서는 1989년부터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이라는 것을 제정해서 세계에서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상과 상금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안한 상 명칭과 취지, 권위를 저기에서 승인해 준 것이고, 상금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재원을 마련해서 지급한다.

(2) 조선 왕조 실록: 쬐끄만 나라가 500여 년 동안 역사 기록 하나는 굉장히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있는 그대로' 잘 남겼다. 이건 세계 다른 나라들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덕분에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됐다.

(3) 수원 화성: 1700년대 말의 작품이니 별로 오래되지도 않았고, 그나마도 다 파괴된 걸 재건했을 뿐인 보잘것없는 성곽에 지나지 않는데.. '화성성역의궤'라는 건설 매뉴얼 덕분에 재건된 레플리카도 원본과 동일한 권위를 인정받았고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됐다. 기록 유산이 아니라 그냥 유산..

그리고 경주 양동 마을은 여느 민속촌이나 '육영수 여사 생가'처럼.. 당사자들은 떠나 버리고 후대에 재현해 놓은 단순 한옥 껍데기가 아니다. 현재까지도 족보 조작질 없이 진짜 조선 양반 후손들이 문화재급 한옥에서 계속 살고 있다. =_=;; 한국 민속촌이나 안동 하회 마을은 이런 조건까지 만족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양동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통째로 등재됐다. 그냥 단절된 과거 레거시가 아니라 현재까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덕목을 잘 충족하는 세계 유산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매우 우수한 사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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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가 봤는데.. 처음엔 한옥을 보다가 나중에는 호박만 찾아 다니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밭의 곳곳에서 호박이 많이 잘 맺히고 있어서 반갑고 기뻤다.
자.. 이번엔 기승전..철이 아니라 기승전..호 기승전..박이 됐다. =_=;;

Posted by 사무엘

2022/08/26 08:35 2022/08/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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