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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등장한 열차 등급 내지 차급은 버스로 치면 시외/고속버스와 대등한 격인 '일반열차'이다. 우리나라 말고 외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일반열차는 1435mm 표준궤 기반이다. 일제 시대 때 금강산선에서 잠시 직류 3000V짜리 전철이 운행되기도 했지만 해방 후에 교류 25000V 가공전차선 방식이라는 전철 규격이 마련되었다.

문맥에 따라서 일반열차는 KTX 같은 고속철도 열차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일반열차 안에서의 차종 등급의 차이를 나타내는 문맥에서만 성립한다. 운임 체계라는 문맥에서는 고속열차 역시 기존 재래선 열차보다 임률이 더 높은 일반열차의 최상위 등급일 뿐이다. 이 점에서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그 뒤 1974년에 서울 지하철이 수도권 광역전철과 직통하는 형태로 개통하면서 편의상 '도시철도'라고 일컬어지는 새로운 운임 등급과 차량이 등장했다.
도시철도는 (1) 시내/광역버스와 환승 할인이 되는 독자적인 운임 체계를 사용하며, (2) 승강장이 고상홈 형태이고, (3) 내부 좌석이 앞을 보는 게 아니라 옆을 보는 형태로 길게 놓였고 (4) 지정석이 전혀 없는 자유석이라는 차이가 존재한다.

여기에 쓰이는 차량은 궤간과 덩치는 일반열차와 별 차이가 없었다. 단지, 광역전철 말고 순수 지하철은 전기 규격만 직류 1500V라는 고유한 더 작은 규격을 사용하게 되었다.
일반열차 중에서는 격이 제일 낮은 통일호와 비둘기호가 이런 입석 통근형에 근접했었다. 하지만 얘들은 본격적인 도시철도용 전동차와 시설이나 위상이 완전히 같지는 않았으며 전기로 달리지도 않았다.

그 뒤 서울 말고 타 지방의 지하철에는 이 차량보다 폭이 수십 cm 남짓 더 작은 '중형' 전동차라는 게 등장했다. 기존의 서울 지하철 차량은 '대형'인 셈. 우리나라에 등장한 최초의 중형 전동차는 부산 지하철 1호선이다. 그 뒤 대구 1~2, 인천 1, 광주 다음으로 대전 지하철이 국내에 개통한 마지막 중형 전동차 도시철도이다.

그 뒤 2010년대부터는 이것보다도 규모가 더 작아진 '경전철'이 등장했다. 대전 지하철 전동차까지는 차량의 폭이 약간 크냐 작냐의 차이가 있지만 중전철이었다. (重전철 中형 전동차, 또는 大형 전동차)
경전철은 쇠바퀴 또는 고무바퀴 버전으로 나뉜다. 쇠바퀴 버전은 궤도는 기존 철도와 완전히 동일하고 전기 규격이 직류 750V 제3궤조 집전식으로 더 작아졌다. 위에 전선이 치렁치렁 매달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

2.
일반열차보다 규모가 작은 이런 도시철도는 정말로 지방 지하철이라는 좁은 의미의 '도시철도'가 있는가 하면, 도시와 도시 경계를 넘나드는 광역전철도 있다. 버스에도 시내버스와 시외· 고속버스의 사이에 광역 좌석버스가 있듯이 말이다.
공항철도는 일반 완행열차는 광역전철에 가깝고, 직통열차는 일반열차에 가까운 위상이다.

일반적으로 광역전철은 그냥 코레일이 운영하고 지방 지하철은 각 지방의 공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요즘 추세는 꼭 그렇지 않다.
공항 철도는 공기업과 사기업을 정말 복잡하게 오락가락 하면서 경영 주체가 바뀌어 왔으며, 신분당선은 사기업이 운영하는 광역전철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 했다.

요즘 광역전철은 찔끔찔끔 급행 운행뿐만 아니라 용문 대신 지평 시종착(하루 4회 중앙선), 상봉 대신 광운대 시종착(하루 단 2회 경춘선), 왕십리 대신 청량리 시종착(하루 8회던가 분당선)처럼.. 극히 드물게나마 최대한 더 길게 운행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서울 지하철에서도 장암 같은 역은 열차 운행이 매우 뜸한 곳이긴 하지만 하루 운행 횟수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 건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공항철도가 마곡나루-김포공항은 서울 지하철 9호선과 비슷하게 따라가듯, 신분당선은 정자-미금 구간은 기존 분당선과 나란히 따라간다는 유사점이 있다.

다음으로 수도권의 경강선이나 부산의 동해선 광역전철은 깔끔하게 코레일 단일 관할인 반면, 서해선은 운영사가 '소사원시운영'을 비롯해 여러 계층으로 복잡하게 나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에 광역전철이 개통한 것 자체가 무려 2016년 말부터로 너무 늦은지라(동해선), 광역전철에 대한 개념이 정서적으로 좀 생소하다. 그래도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수도권 같은 대형 전동차를 구경할 수 있게 된 건 흥미로운 일이다.

서울 메트로는 도철과 통합되어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관할하는 매우 거대한 지하철 회사가 됐는데.. 9호선의 2~3단계 연장 개통 구간과 심지어 부산-김해 경전철까지 자회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한 도시의 지하철 회사가 다른 지역의 지하철에까지 손을 뻗치는 건 비행기 국제선에다 비유하자면 항공 자유화 협정의 단계수가 쭉 올라가는 것 같은 모습이다. (A국의 항공사가 B국 국내선 노선까지 개설해서 영업??)

그러고 보니 부산-김해 경전철은 성격상 광역전철인데 중전철이 아닌 경전철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한편, 경전철이라고 해서 옛날 구식 철도처럼 협궤를 쓰지는 않는다. 궤간은 표준궤인데 차량의 축중 하중이 얼마 이상/이하인지에 따라 말 그대로 경전철과 중전철을 구분할 뿐이다.

* 참고로, 1435mm 표준궤다, 762mm 협궤다 하는 기준은 왼쪽 궤조의 맨 오른쪽 끝에서.. 오른쪽 궤조의 맨 왼쪽 끝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그런데 궤조 하나의 단면은 그냥 | 같은 세로줄이 아니라 일종의 工자 모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工을 구성하는 | 세로줄 자체는 간격이 1435mm보다 약간 더 벌어져 있다. 이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요즘 부설되는 표준궤 철도에서 양 工의 실제 간격은 얼마나 될까? 그에 대해서는 자료를 얻기가 의외로 어렵다. 工의 부위별 크기 자체도 딱 통일된 게 아니어서 그냥 정하기 나름인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9/04/27 08:37 2019/04/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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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인선 특급

작년(2017년) 7월 7일부터 경인선엔 일반적인 급행을 넘어 그거보다도 정차역이 적은 일명 '특급'이 운행되기 시작했다.
사실 경인선에는 지난 2010~2012년 사이에 일명 '급행A'라는 이름으로 역사상 최초로 특급의 전신이 잠시 운행되었다가 곧 없어진 적이 있는데, 그게 5년 남짓 만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그때와 지금의 특급 정차역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지금 매우 인상적인 것은 구로-용산 구간에서도 여러 역들을 건너뛰고 노량진· 신도림· 구로에만 정차한다는 것이다. 즉, 노량진과 신도림 사이의 대방· 신길· 영등포는 스킵이다.
그리고 기존 급행이 정차하는 역곡도 건너뛰어서 구로 다음의 정차역은 무려 부천이다.

물론 특급은 거의 1시간에 1대꼴로만 다니기 때문에 경부선 천안 급행에 준하는 간격이다. 그리고 이른 아침과 저녁에는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대에 이 열차를 탈 수는 없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느껴진다.
운행이 뜸한 전동차도 순위를 매기면 상위권은 얼추 이렇게 분류 가능할 것 같다.

  • 하루 다섯 손가락 안의 횟수: 서울-천안 급행 (하루 단 3회), 중앙선 지평 (하루 단 4회)
  • 1시간에 0.n대급: 광명 셔틀. 그리고 최근에 연장된 분당선 청량리-왕십리 구간 (평일 한정 하루 9회)
  • 1시간에 1대꼴: 경의선 신촌-지상 가좌, 용산-천안 급행, 광주 지하철 녹동
  • 1시간에 2~3대: 1호선 종점들 (신창, 소요산), 경의선 서강-지하 가좌, 중앙선 덕소 이후 용문까지

이거 다음으로는 1시간에 4~5대 꼴로 서울 7호선 장암, 서동탄, 경의중앙선 (경의선은 DMC 이북부터, 중앙선은 덕소까지), 경춘선, 1호선 천안 정도가 오를 듯하다.

2. 강남의 지하철역 배치

서울 강남의 삼성동 일대에 횡축으로 지하철들이 들어선 걸 보면 꽤 흥미롭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가장 아래에 가장 먼저(1980년대) 생긴 2호선은 쿨하게 두 블록 간격으로(거의 1.3km!) 선릉과 삼성 역이 들어섰다.
  • 그 다음으로 생긴 7호선은 어정쩡한 거리의 구간에 굳이 역을 여러 개 만들지 않기 위해 청담 역을 엄청나게 길게 만드는 꼼수를 썼다. 그렇기 때문에 '청담역 사거리'라는 이름의 교차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그 반면 가장 나중에 생긴 9호선은 중간에 역을 하나 더 만들었다. 코엑스에 가려면 당연히 삼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봉은사가 코엑스에서 더 가까워졌다.

위의 그림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더 아래의 대치동· 개포동을 지나는 3호선과 분당선도 9호선처럼 각 블록마다 일일이 역을 다 만들었다. 3호선은 그렇다 치더라도 분당선은 광역전철인데도 도시철도 수준으로 역을 너무 많이 만들어서 비판받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성북· 강북구에 비해서 강남구는 지하철역이 정말 많긴 하다.

그리고 봉은사는 원래 서울 도심과는 전혀 관계 없는 조용한 오지 언덕에 자리잡은 절이었는데.. 강남 지역 개발과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덕분에 초대박 난 사례임이 틀림없다.
분당선 구성 역 덕분에 초역세권이 된 옆의 전통사, 그리고 처음부터 서울 종로 한복판에 자리잡은 조계사 뺨치는 입지를 갖추게 됐다.

3. 지하철 소프트 환승 예외

현재 서울· 수도권의 대중교통 통합 요금제는 잘 알다시피 버스와 버스(같은 번호끼리는 제외), 버스와 지하철 간의 환승 할인(30분 이내)은 인정하지만 지하철과 지하철 간의 환승은 인정되지 않는다. 지하철에는 애초에 하드웨어적인 환승 통로가 있으니 카드를 찍을 필요 자체가 없으며, 굳이 별도의 조건부 환승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다.

지하철 간의 환승 할인도 기술적으로 구현하려면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 단지 할 필요가 없으며, 한번 예외를 만들었다간 형평성 차원에서 여기저기 다 열어 줘야 되기 때문에 그게 번거로우니 안 할 뿐이다.
물론 용산(1)-신용산(4) 같은 경우는 버스 한 정거장 거리도 안 되고 해 줬으면 싶기도 하다.

지금이야 환승 통로가 뚫렸으니 의미가 없어졌지만.. 옛날에는 지상 청량리(지금의 경의· 중앙선)와 지하 청량리(1)도 서로 별개의 역이었으며 환승이 안 됐었다. 사람이 승차권을 일일이 개표하던 시절에는 승차권에다 특수한 표시를 해서 두 청량리 간에 상호 소프트 환승이 가능하게 유도리를 봐 줬을 정도였다. 자동차로 치면 외곽순환 고속도로의 청계 TG 영수증을 제시할 경우, 경부 고속도로의 판교 TG에서는 통행료 추가 징수를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이패스가 있으면 이런 거 다 자동으로 처리됨)

아무튼, 지금도 우리나라 전철에서 지하철의 환승은 무조건 전용 통로를 이용하는 것만이 원칙인데, 여건상 전용 통로가 갖춰지지 못했을 때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소프트/간접 환승 예외를 인정한다. 그래서 노량진 역이 1호선과 9호선 환승 통로가 없던 시절에 지하철 간 환승 할인이 인정되었으며, 현재는 유일하게 경의선 서울 역과 타 노선 간의 환승만이 예외로 남아 있다. 공항 철도도 전용 환승 통로가 뚫린 뒤부터는 간접 환승이 막혔다.

옛날에 노량진과 서울 역 딱 둘밖에 없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만...
지금은 카드를 찍고 나갔다가 5분 안으로 그 동일한 게이트로 다시 들어갈 때는, 환승 횟수가 1회 차감되지만 기본 요금 재부과는 없는 유도리도 추가되었다.
글쎄, 없는 것보다는 나은지 모르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반대편 승강장 횡단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생활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화장실 다녀오는 것 정도만 가능하고 그나마도 남자 소변 한정일 것이다. 서울 지하철이 지하철을 카드 찍고 나갔다가 그대로 다시 들어가는 쪽은 정책이 엄격한 편이다.

4. 중복 구간과 연속 환승역

수도권 광역전철과 지하철에서 둘 이상의 노선이 나란히 지나면서 환승역도 연달아 만드는 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청량리-회기 (1 vs 중앙): 지상/지하 청량리, 국철/지하철 청량리 등으로 구분하다가 2010년에부터 정식 환승 통로가 생겼다. 물론 청량리는 환승 거리가 회기보다 훨씬 더 길다.
  • 상봉-망우 (중앙 vs 경춘): 역간거리가 좀 짧긴 하다. 상봉은 그나마 두 노선의 승강장이 가까이 붙은 편이지만 망우는 선로 수가 매우 많고 전철 승강장이 양 끝에 있어서 환승 거리가 길다.
  • 동대문역사문화-을지로4가 (2 vs 5): 얘는 5호선이 꼬깃꼬깃 굴곡져 있기 때문에 둘 다 평행이 아니라 수직 교차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 신용산-서울역 (1 vs 4): 4호선이 미군 기지를 피해서 만들어지느라 1호선과의 어설픈 중복 구간을 형성했다. 그래도 1호선의 수요를 분산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 효창공원-공덕 (6 vs 경의): 옛 용산선 구간을 따라 경의선과 공항 철도가 복층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여기는 지하철 6호선조차도 동일 노선을 그대로 따라가니 무려 3중복이다. 그래도 공항철도는 급행을 표방하느라 효창공원 역엔 서지 않는다.
  • 수색-DMC: 원래 경의선 수색 역이 먼저 있었는데 거기서 어중간하게 떨어진 곳에 지하철 6호선이 또 수색이라는 이름의 역을 독자적으로 만들었다. 마치 경의선 신촌과 2호선 신촌처럼 말이다. 그런데 경의선까지 수도권 전철로 들어오면서 지하철 수색은 DMC로 이름이 바뀌고, 기존 수색도 역이 유지되면서 굉장히 가까운 중복역이 생겨 버렸다.

5. 서울 지하철의 선형과 연장 가능성

서울 지하철 중 순환선이거나(2호선) 이미 광역전철들과 얽힐 대로 얽힌 다른 1기 지하철들을 제치고 5호선 이후부터 살펴보면..
5호선은 Y자 분기 굴곡(배차간격 너무 길어짐)에다 강북 도심에서도 1· 2호선과 차별화하기 위한 온갖 굴곡으로 가득하다. 6호선도 은평구와 용산구의 지하철 소외 지역을 일부러 들쑤시느라 굴곡이 심하며, 서쪽 끝은 아예 단선 루프로 매듭 지어져 있다(매듭을 역행하기가 매우 불편)
8호선은 남쪽의 성남 구시가지를 경유하느라 선형이 분당선에 비해 좋지 못하다.

그나마 선형이 전반적으로 곧은 축에 드는 지하철은 7호선과 9호선이다. 얘들은 정말 잘 만들었고 승객들이 터져난다. 특히 7호선의 경우 인천 서쪽 끝까지 계속해서 연장 떡밥이 나돌고 있을 정도이다.
다만, 이렇게 서쪽으로 잘 나가고 있는 7호선과 달리, 9호선은 서쪽 연장 없이 김포시와의 연계는 별개의 김포 경전철로 귀착된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9호선은 공항 철도와의 직통 운행은 어째 성사되려나 모르겠다. 직· 교류 겸용 차량이 필요할 텐데..

그리고 노선이 굴곡졌다 해도 5호선은 상일동 지선이 하남시로 연장되고 있고, 8호선도 암사 이북이 구리시로 연장 중이다. 8호선은 복정-산성 사이라든가 모란 종점 근처에 역을 하나 더 만들 생각도 있는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1/16 08:34 2019/01/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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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철도 근황

2018년 하반기 현재, 우리나라의 고속철 운행 동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먼저, 호남(2015)에 이어 평창과 강릉까지도 전용선(경강선) 노선이 개통했다. 덕분에 청량리, 양평, 원주도 KTX가 서는 역이 되었다. 경강선은 기존의 영동· 태백선과 달리 무궁화-새마을 같은 일반열차가 아예 다니지 않는다. 느린 열차가 달리기에는 아까운 선로이니..

그 반면, 인천 공항까지 직통으로 가던 KTX는 폐지됐다. 올림픽도 끝난 와중에 수요가 전무하니 말이다. 더구나 일관되게 동-서 횡축 이동인 강원도라면 모를까, 남부 지방에서 이용하기에는 서울 역 경유 공항 행은 동선이 너무 안 좋다. 누차 말하지만 광명 역에서 인천대교와 비슷한 선형으로 공항을 갈 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때 공항 철도 검암 역이던가 거기에 KTX 정차 대비를 위해서 저상홈도 만들고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필요 없어졌다. 앞으로 공항 철도는 KTX가 아니라 서울 지하철 9호선과의 직통 운행 대비나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서울 1기 지하철 이래로 직-교류 겸용 전동차가 또 등장하게 되겠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고속철 노선은 강원도 노선을 제외하면 얼추 X자 모양을 하고 있다. 하부의 V자는 각각 영남 방면과 호남 방면이다. 영남은 부산뿐만 아니라 포항 방면으로도 나뉘고, 호남은 목포와 여수로 또 나뉘긴 하지만 그건 일단 논외로 한다.

그리고 상부의 V자는 각각 서울 방면과 수서 방면이다.
수서 고속철(SRT)이 개통하기 전에는 전국의 모든 고속철 열차들이 대전 이북부터는 한데 몰렸다. X가 아니라 뒤집힌 Y자 모양이었던 셈.
그 상태로 금천구청 이북부터는 고속철이 일반열차들과도 합류하기 때문에 저기는 최악의 선로 용량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사실, (1) SRT가 개통하기 1년 남짓 전에 고속철의 운행에 숨통을 먼저 터 준 것은 (2) 대전· 대구 시내 잔여 구간의 개통이었다.
이 과업까지 완수된 뒤에야 경부 고속철은 운행 계통이 일체의 병목 구간 없이 기존 경부선과 완전히 분리되었으며, 말단뿐만 아니라 중간에서도 일반열차와 스레드 동기화 보조를 맞출 필요 없이 원활히 운행을 할 수 있게 됐다. 더 곧은 길에서 더 빠르게 달려서 운행 시간이 몇 분 단축된 건 덤이다.

그래서 오늘날 KTX는 위의 두 조치 덕분에 일반열차와 부대끼는 걱정은 별로 할 필요가 없다. 이제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KTX가 한데 몰리는 유일한 구간은 오송-평택 사이이다.
요즘 고속철은 전반적으로 승객 많고 장사가 잘 되고 있다. 선로 용량이 부족해서 열차를 더 투입하지 못하고, 자리가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그러니 저 병목 구간도 2복선으로 확장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있다.

느린 일반열차와의 분리로도 모자라서 이제는 유사 구간을 달리는 고속철의 운행 계통까지 완전히 이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이런 변수도 있다. (1) SRT 전용선인 지하 고속선은 훗날 고심도 광역 급행 전철(GTX)도 사용할 예정이라 한다.

(2) 그리고 SRT 고속선과 기존 경부 고속선이 합류하는 지제 인근에는 심지어 경부선 기존선과 경부 고속선을 연결하는 선로까지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래서 수원 역을 경유한 KTX가 대전까지 계속해서 느린 기존선으로 가는 게 아니라, 거기서부터 곧장 고속선으로 합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훗날 수인선에도 KTX가 들어갈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건 꼭 필요한 조치라 하겠다.
전국의 광역시들 중 대전은 유일하게 공항이 없고(대전 대신 청주..), 울산은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으며, 인천은 유일하게 KTX가 없다. 공항 가는 KTX가 없어지는 대신 미래에는 수인선 구간으로 인천을 경유하는 KTX가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떼제베 KTX로 달랑 서울-부산만, 그것도 대구-부산은 아직 통째로 기존선으로 오가던 1단계 개통이 엊그제 같은데..
2010년대부터는 2단계 구간 개통 이후로 마산, 포항, 여수(엑스포 때문) 등 온갖 노선들이 많이 생겼다. 굵직한 고속선이 새로 생긴 것도 호남, 수서, 경강 이렇게 3개이며, 포항까지 치면 4개이다.

또한 차량과 내부 시스템도 굉장히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KTX라는 명칭은 차급(무궁화/새마을 대비), 차종(떼제베, 산천 등), 운영사(코레일 vs 수서 SR) 등 다양한 맥락에서 무엇을 식별하는 명칭인지를 꼼꼼히 따져야 하게 됐다. 이렇게 한국 철도는 오늘도 변모하고 있다.

지금은 완전히 퇴역한 지 5년이 훌쩍 넘었지만,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동차(일명 DHC)는 처음 도입되었던 당시부터 이미 떼제베의 외형을 참고하여 만들어졌다는 게 흥미롭게 느껴진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와 관련된 대우 중공업 관계자의 내부 증언이 전해지는 게 있다. 물론 이건 1990년대에 고속철 차량이 떼제베로 결정된 것과는 무관하고 시기적으로 앞선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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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8/10/05 08:34 2018/10/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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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동과 부강 역 인근의 비밀 선로

경부선 성환 역은 동쪽 인근의 학정리 야산을 다 점유하고 있는 군부대 탄약창으로 이어지는 선로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대전 근처의 영동 역도 서쪽으로 거대한 탄약창으로 이어지는 선로가 있다. 육군 종합 행정 학교가 영동 제일 요양 병원 근처로 이전해 오긴 했는데, 탄약창은 그것보다 더 북쪽에 있는 별개의 부대이다.

한편, 부강 역은 가까운 동북쪽으로는 철길이 아니고 도로이지만, 거대한 컨테이너 화물 기지가 있고, 또 뭔가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어 보이는 코렁시설이 있다. 단순 화물 기지이기만 했으면 저렇게 민간 지도에서 가려지고 숨겨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2010년에 '부강화물선'이 개통하여 민간 지도에도 보이는 화물 기지가 있다.

저기는 세종 자치시 중심부와 꽤 가까우며 바로 옆에 호남 고속선이 지나는 게 흥미로운 형태이다. 나름 물류 허브도 추구하는 것 같다.

2.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동쪽 지선

서울 지하철 5호선은 강동 역 이후로는 잘 알다시피 상일동과 마천 방면으로 Y 자 모양으로 노선이 갈라진다. 역 수는 마천 지선이 좀 더 많다.
상일동 지선: 고덕 차량기지가 지나는 관계로 서울 지하철 5호선 중 가장 먼저 개통한 구간이다(왕십리-상일동).
서울 지하철 2호선이 군자 차량기지를 끼고 신설동-종합운동장이 가장 먼저 개통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때는 성수 지선이 2호선의 본선이었음)

2010년대에 들어서 두 지선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마천 지선은 기존 지하철의 연장 건설로 인한 환승역이 생겼다. 오금이 3호선과 환승되고, 그리고 앞으로 올림픽공원은 9호선과 환승될 예정이다.
그 반면, 상일동 지선은 노선 자체가 하남시 쪽으로 더 연장되어 길어질 예정이다. 환승역이 생기는 것과, 노선이 더 연장되는 것 중 어느 게 더 호재일까?

상일동 지선은 서쪽이 한강으로 막혀 있어서 타 노선과 환승이 될 여지가 없는 반면, 마천 지선은 동쪽이 청량산으로 막혀 있어서 자기 자신이 더 연장될 여지가 없다. 무척 독특한 차이점이다.

상일동 쪽은 한강과 가까우며 명일 공원, 길동 공원, 고덕산 이렇게 언덕과 근린공원이 많다. 그런데 '굽은다리'라는 역은 도대체 무슨 다리가 굽었다는 말인지 모르겠으며, '고분다리'라는 명칭과도 맞물려서 초행 방문자를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댄다.

마천 쪽은 둔촌동이라는 역명도 그렇고 왠지 '둔촌 이 집' 선생을 기리는 흔적이 눈에 띈다. 후손들이 자기 선조를 띄워 주려고 많이 노력을 한 것 같다. '둔촌'은 강서구의 '등촌'과는 전혀 무관한 명칭이다.

마천역은 처음 만들던 당시에는 특전사 부대와 군인 아파트 보안 때문인지 지금의 오금로· 마천로 큰길 쪽으로 출구를 못 만들고 마천 초등학교 쪽의 엉뚱한 골목길에다가 출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군부대가 몽땅 이전하고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큰길 쪽에 지하철 출구가 만들어지지 못한 게 안타까운 지경이 됐다. 사실, 지금 용산구에 있는 미군 기지가 대거 이전하고 나면.. 미군 기지 때문에 잔뜩 굴곡지고 왜곡돼 있는 기존 서울 지하철들의 선형도(특히 4호선) 눈에 더욱 띌 것이다.

3. 크게 뒤집어엎어진 서울 지하철 계획

서울에 지하철에는 원래 이렇게 계획되었다가 대판 갈아엎어져서 사라진 흑역사가 두 건 정도 존재한다.

(1)
하나는 1970년대, 양 택식 서울 시장 시절에 나왔던 구 1기 지하철 계획이다. 강남이나 여의도 따위 안중에 없이 강북 사대문 안만을 염두에 둔 방사형으로 5개 노선을 계획했다. 특히 5호선은 천호대로와 종로를 직결 운행했으며(나중에는 송파대로와 성남대로까지!!), 종로 구간은 1호선과 복복선 선로를 나란히 달릴 예정이었다.

그렇게 계획이 추진되어서 일단 서울 지하철 1호선이 갖은 난관을 뚫고 잘 개통했다. 그랬는데.. 1974년 광복절, 육 영수 여사 피격 사건이 터졌다. 그래서 양 시장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어야 했을 지하철 개통식은 아주 침통한 분위기에서 치러져야 했으며, 박 대통령도 참석을 못 했다.

생각을 해 보시라. 옛날 대한뉴스 영상을 보면 2호선 때 전대갈부터 시작해 1990년대 분당선 때(김 영삼)까지만 해도 지하철· 전철이 개통하면 대통령이 친히 와서 시승을 하고 관계자들 노고를 치하해 주는 게 관행이었다. 하물며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의 개통은 경부 고속도로의 개통에 준하는 기쁘고 뜻깊은 일이거늘, 그 당시의 기록 영상을 보면 정작 1호선 개통 때 박 대통령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영부인이 총을 맞았으니 거기 갈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양 시장은 경질됐다. 운이 참 더럽게 없는 것 같다. 후임 구 자춘 시장은 1호선이야 이미 완공돼 버렸고 어차피 구간도 종로밖에 없으니 그렇다 치지만 나머지 1기 지하철 계획을 싹 갈아엎어 버렸다.
그는 서울을 다핵도시로 키울 생각을 하고 20분 만에 선을 쭉쭉 그어서 이례적인 지금의 2호선 순환선 디자인을 확정했다.

오늘날 서울 1기 지하철들은 초기 지하철이다 보니, 얕긴 하지만 추후 건설된 지하철들과 환승이 막장인 편이다. 1기와 2기끼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서울 지하철 최초의 환승역인 신설동 역까지 잠실 역에 준하는 평행형 승강장 막장환승인 이유는 이렇게 지하철 건설 계획의 리부트와 단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 계획대로 1호선과 5호선의 환승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 뒀던 신설동 역 지하 3층 유령 승강장이 버려지게 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2)
다음으로 대판 나가리 난 중대 계획은.. 짐작하셨겠지만 3기 지하철 계획이다. 이건 1990년대 초중반에 계획이 나왔지만 몇 년 못 가 외환 위기· IMF· 긴축 재정으로 인해 흑역사로 전락했다.
지하철 건설 기술과 노하우가 그럭저럭 축적되다 보니, 2기 지하철들은 미래에 또 건설될 3기 지하철과의 환승을 미리 대비까지 하면서 건설되었다. 그런데 그것들이 상당수 활용되지 못하게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렇듯, 지하철 건설 역사 한 분야만 봐도 사람 일이라는 건 가까운 미래조차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앞에서 언급된 양 택식 서울 시장만 해도 지하철 잘 만들어 놓고는 개통식 당일에 저런 일이 터질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환승 대비를 해 놓은 것으로는 7호선 논현(11호선), 6호선 녹사평(11호선), 8호선 몽촌토성(9호선, 색깔띠까지) 등 내가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여럿 있다. 그나마 여의도는 십자형 환승역으로 예상이 정확하게 잘 적중했으며, 오금과 가락시장도 3호선의 남쪽 연장에 대비한 설계가 계획대로 쓰였다. 9호선이 연장되어 8호선과 만나는 건 당초 계획됐던 몽촌토성이 아니라 석촌이 당첨됐다.

3기 지하철 계획 중 기존 노선의 연장(3호선 오금, 7호선 부평구청)과 9호선 신규 건설만이 살아남았다. 이들은 2009~2012년 사이에 완공됐다. 10호선은 서울 외곽 내지 시외 구간만이 변별성을 인정받아 광역전철 신안산선으로 대체됐으며, 그야말로 2020년대 중반은 가야 결과물이 나올 듯하다.

11호선도 남쪽의 서울 외곽· 시외 구간만이 원형 그대로 살아남아서 사철 광역전철인 신분당선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북쪽은 아직 논현까지 올라오지 못한 상태이다.
12호선은 서울 최초의 경전철로 대체되었는데, 원래 계획되었던 왕십리 환승은 가망 없고 신설동에서 시작한다.

요약하자면 구 1기 지하철은 그냥 나가리 났다. 3기 지하철은 일부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일부 구간이 서울 지하철이 아니라 민자 광역전철이나 경전철이라는 생소한 형태로 부활했다.

4. 미래의 간선 철도: 경강선, 강원선, 중부내륙선

우리나라는 1970년대의 태백선 이후로 지방에 장거리 간선 철도 건설의 맥이 끊기다시피했다. 그 뒤로 생긴 철도들은 다 수도권 광역전철이나 공항 철도가 아니면 다 기존 철도의 선형을 유지한 고속화나 복선· 전철화, 선형 개량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10년대 중후반에 가서는 서쪽으로는 소사-원시선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철도 소외지이던 강원도에 철도다운 철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횡축으로는 경강선이요, 종축으로는 동해선이다.

2018년 현재 경강선은 두 파트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원래 '성남여주선'이라는 이름으로 판교-이매-여주를 이으며 현재 통근형 전동차가 다니는 그 광역전철 노선이다. 다른 하나는 원주에서 분기하여 영동 고속도로와 유사한 선형을 타고, 기존 태백선보다 더 북쪽인 평창-강릉 방면으로 가는 준고속선이다.

얘는 물론 평창 동계 올림픽 때문에 만들어졌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나름 '동서 고속철' 역할을 잘 감당할 것이다. 영동 고속도로는 이미 2001년에 온통 고가 놓고 터널 뚫어서 지금과 같은 깔끔한 형태로 잘 개통했건만 철도가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낙후해 있었다.

원주 서쪽의 중앙선 철도는 이미 진작부터 복선 전철화가 완료됐으며, 선형 개량을 통해 열차의 주행 속도가 경부선 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서울에서 강원도로 가기 위해 경유해야 하는 곳이 먼 옛날의 영주(영동선!)에서 제천(태백선)을 거쳐 원주로 점점 더 짧아졌다.

미래에, 대략 2020년대 중반쯤엔 경강선은 여주와 원주 구간이 한데 연결될 것이며, 더 나아가 판교 이후의 서쪽으로도 더 확장돼서 광명을 찍고 시흥시 월곶까지 갈 것이다. 중간에 성남, 의왕, 안양 사이 구간은 나름 외곽순환 고속도로와도 비슷한 선형이 된다는 게 아주 흥미롭다. 그래, 거기도 철도가 진작에 필요했다.
이렇게 된 이상 쭉쭉 서쪽으로 가서 제2경인 고속도로처럼 인천 공항까지 가 버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

경강선은 그렇고.. 종축으로 동해선은 먼저 부산 시내 기장군 정도 구간이 전면적인 선형 리모델링과 동시에 광역전철로 탈바꿈했다. 서울· 수도권 광역전철이 등장한 지 무려 40여 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과거에 동해남부선이라고 불리면서 포항 북부에서 끊겼던 철길은 계속 북상할 것이다. 그래서 영덕과 울진에 역사상 최초로 철도가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지금 영동선의 지선으로 취급되고 있는 삼척선과 만나고, 이것까지 동해선으로 흡수되어 동해 역까지 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동해-강릉도 전부 동해선으로 흡수되고 영동선은 영주-동백산-동해 구간만 불리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강릉 이북으로 최북단의 제진 역 구간은 동해중부선이라는 명칭으로 불렸으니, 국도 7호선에 상응하는 길다란 종축 철도는 일관되게 동해선이 되는 게 자연스럽겠다.
이렇듯, 경강선과 동해선 모두 말단에 광역전철 구간이 있으면서 나머지 강원도 방면 구간은 찢어진 채로 공사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 까먹을 뻔 했는데... 경강선은 여주와 원주로 가는 중에 부발 역 일대에서 중부내륙선이 분기하기도 할 예정이다. 얘는 충주(충북선)와 문경(문경선)을 경유하면서 점촌· 김천(경북선)과 연결된다. 현재의 말 그대로 영남대로 내지 중부내륙 고속도로와 얼추 비슷한 선형이 되는 셈이다.

지금이야 안 그래도 좁은 땅에 이미 건설된 도로와 철도도 많다. 그러니 옛날에 경부선과 경부 고속도로를 처음 만들 때처럼 총력전 치르듯이 일을 추진할 필요는 없고, 이미 있는 구간에서 뭔가 아쉽다 싶은 missing link만 찔끔찔끔 잇는 식으로 길을 만드는 게 추세이다. 고속도로도 갈수록 세 자릿수 번호가 늘어고 있듯이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03/22 08:35 2018/03/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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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철도 동향

1. 수서 고속철

작년 말엔 잘 알다시피 서울의 동남부를 지나는 수서 발 수도권 고속철이 개통했다. 얘는 지금까지 개통해 온 호남, 전라, 공항선, 동해선, 경전선 KTX와는 달리 서울 구간에서 완전히 새로운 선로를 사용하며, 운영 회사도 코레일이 아닌 다른 기업이다. 결정적으로 차량 역시 KTX가 아닌 SRT라는 다른 이니셜을 쓴다.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 온 코레일 관할의 고속철도와는 조금 다른 고속철이 또 하나 생긴 셈이다.

서울 강남과 성남시 일대는 구한말 때부터 철도가 놓였던 서울 강북의 구시가지와는 달리 전통적으로 철도 불모지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여기도 드디어 장거리 간선 철도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열차는 수서부터 평택까지 40km가 넘는 구간을 온통 고가가 아닌 지하로 다니다가 지제 역 이남에서부터 기존 고속선과 합류하여 천안아산 방면으로 간다. 경부고속선은 천안 이북에서는 수도권 고속선과 갈라지고, 이남에서는 호남 고속선과 갈라지는 형태가 됐다.

수서 고속철은 기존 경부선을 전혀 경유하지 않는다. 얘 덕분에 경부선 금천구청 이북의 기존선에 여유가 좀 생겼으며, 호남· 전라· 장항선이 철수했던 서울 역은 KTX 개통 이후 거의 10여 년 만에 다시 경부 이외의 타 노선 열차들을 부분적으로 취급하게 될 거라고 한다.
수도권 고속철 선로는 고심도 급행 광역전철(일명 GTX)과도 공유 예정이라고 하지만 GTX는 아직까지 진척이 없다. 이매-판교 사이에, 그리고 구성 역 근처에 또 신설한다는 말이 있는 역은 GTX 역을 말한다.

뭐 그렇다고 해도 코레일과 SR (SRT 운영사)의 관계는 대한 항공과 진에어의 관계 비슷한 정도밖에 되지 않아 보인다. 대한 항공 vs 아시아나 같은 거창한 걸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공항 철도는 명목상 다른 회사이긴 하지만 여전히 코레일과 더 가까이 있는 어정쩡한 관계인 걸로 안다.

2. 서울 메트로와 도철의 합병

고속철에는 경쟁사가 등장했지만, 서울 지하철은 경쟁 구도와는 정반대로 서울 메트로와 서울 도시철도 공사의 합병이 올 5월쯤에 결정되었다. 대통령 선거 다시 하는 시기와 비슷하게 됐구나. 이로써 1~8호선의 관할 기관이 하나로 합쳐지게 됐다. (9호선은 여전히 혼자 독고다이 체제)

하긴, 한 도시의 지하철 노선에 사기업도 아니고 동일 업종의 공기업이 둘씩이나 있는 건 좀 흔한 모습은 아니긴 했다. 회사가 완전히 하나가 돼 버리면 중복 투자가 줄어들고 경영 효율이 올라갈 것이다. 서울 말고 타 도시들은 '교통 공사'라는 이름으로 지하철 운영사와 시내버스 운영사까지 하나로 통합된 사례도 있으니 말이다. 다만, 운영사의 통합으로 인해 파업에 상대적으로 취약해지지는 않겠나 하는 약간의 우려도 있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의 지리적인 통합 본진은 서메 쪽이 아닌 도철 쪽으로 결정됐는데, 이 역시 신의 한수가 가미된 통찰이다. 어차피 도철 본사의 근처에는 도철이 아닌 서메 소속의 '군자 차량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외곽이 아닌 시내 중심부에 지하철 회사 본사가 있고 차량기지까지 있으니 최적의 입지 조건이 아닐 수 없다.

3. 부산-울산 광역전철 1차 구간(부전-일광)

파업 때문에 한 50일 정도 딜레이를 먹는 악재를 겪었지만, 그래도 2016년을 넘기지는 않고 간신히 개통했다. 부산의 북쪽 외곽인 기장군에 있는 일광 해수욕장을 전철 타고 찾아갈 수 있게 됐다.
4량 편성에 노선색은 군청색, 서울을 지나지 않는 광역전철이라는 점에서는 경강선과도 심상이 비슷해 보인다. 아니, '코레일 블루'라고 불리는 저 군청색은 전국 어디서든 코레일 관할의 광역전철을 나타내는 디폴트 대표색이 된 건지도 모른다.

서울-수도권 광역전철이 1974년 개통인데 다음으로 부산은 이거 뭐 40년을 훌쩍 넘겨서야 광역전철이 생기는구나. 그래도 지하철이나 광역전철 말고 경전철은 반대로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시작해서(4호선, 김해) 의정부와 용인, 대구 등을 거쳐 서울로 역수입되는 중이다.

4. 새마을호의 추억

과거에 비둘기호는 정선선에 최후의 열차가 다니다가 2000년 11월, 01년도 수능 바로 전날에 마지막 운행을 하고 퇴역했다.
객차형 통일호는 과거에 KTX의 개통과 함께 여러 노선에서 동시에 사라졌고(경춘선, 중앙선 등)..
동차형 통일호인 통근열차는 현재 전국에서 딱 한 군데 경원선에만 다니고 있다. 이것도 수 년 뒤에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연천까지 연장되면 사라질 것이다.

무궁화호야 제일 보편적이고 흔한 등급이며 ‘누리로’가 근본적으로 무궁화호를 대체하는 컨셉도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망할 일이 없다. 하지만 새마을호는 KTX 같은 상위 열차와 대체 전동차들의 등장으로 인해 지위가 굉장히 위태로워져 있다.
경부선 같은 주요 간선은 ITX-새마을로 완전히 대체됐으며, 재래식 새마을호는 객차형만 남아서 유일하게 장항선에서 명맥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가 적당히 길고 그나마 전철화가 안 된 덕분에 아직까지 살아 있는 거다.

한 계급의 열차가 최후까지 운행되던 곳이 정선선, 경원선, 장항선의 순으로 변화한다니 흥미롭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이란에서 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45명 가까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다.
이건 고장으로 멈춰 서 있는 열차를 후속열차가 발견을 못 하고 들이받은 전형적인 신호 시스템 미비 후진국형 철도 사고이다. 화재까지 발생했다.
그런데 객차를 보아하니 우리나라에서 내구연한 경과로 인해 퇴역하고 2014년에 저기로 수출된 새마을호 객차(아마도 동차형)랜다. 친근한 저 창문 모양만 딱 봐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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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늘과 땅은 사라져도 새마을호 객실에서 울려퍼졌던 Looking for you의 기억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shall not pass away).

5. 정태보존된 재래식 열차들

내가 철도 박물관을 마지막으로 찾아간 때가 2013년경이었는데 그때 이후로 철박에는 새로운 유물 차량이 더 추가되었는가 보다.
먼저, 지금의 경복호 이전에 대통령 전용 열차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일명 ‘특별동차’이다. 경복호가 새마을호 DHC의 파생형이라면, 이 특별동차는 전신인 DEC의 파생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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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이 승만 시절의 옛날 객차형 열차도 아니고 이런 동차형 열차도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1969년에 도입했다고 하니까 시기적으로는 DEC보다 훨씬 더 일찍 도입된 것이고 차라리 옛날 관광호와 비슷한 연배이다. 철박에서 이거 전시 기념 행사는 2015년 5월 4일에 치러졌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무궁화호 디젤 동차라고 불리는 NDC도 현업에서 완전히 은퇴한 뒤 2015년 저 비슷한 시기에 철도 박물관에 하나 들어갔다. 얘 역시 아주 희귀한 차종으로, 한때는 철도청장 내지 코레일 사장 전용 열차로 쓰이는 편성도 있었다고 한다.
DEC는 새마을호로 도입됐다가 무궁화호로 강등됐고, CDC는 통일호(통근열차)에서 보기 드물게 무궁화호로 승격된 반면, NDC는 도입부터 폐차 때까지 시종일관 무궁화호로만 쓰였다는 차이가 있다.

철도 박물관에 컨텐츠가 추가되었다니 기쁘다.
그나저나 새마을호 디젤 동차는 철박에 없고 웬 경부선 청도 역 한켠에 동력차와 객차가 하나 보존되어 있다. 거기가 철도가 강세인 동네이기도 하고.
그리고 중앙선 풍기 역에 901호 증기 기관차가 정태보존 중이다. 철박에 있는 기관차는 아마 파시 형이지 싶다. 이런 정보도 어디 한데 모아 놓고 공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6. 철도 차량 주행 시험장

자동차야 개발 과정에서 테스트를(특히 고속 주행) 위해 사용되는 주행 시험장 트랙이 있다. 현대 자동차의 경우 기본적으로 울산에 있고 화성시 남양 연구소에 더 큰 시험장을 보유하고 있어서 항공 사진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심지어 미국의 모하비 사막에도 국내의 시험장보다도 훨씬 더 거대한 시험장이 있다.
철도 차량은 새로 개통하는 노선에서 시운전을 하는 식으로 주행 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굳이 특정 철도 노선에 구애받지 않고 개발하는 차량 자체에 대한 주행 시험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선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철도 차량을 위한 전용 시험선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라남도에 원래 화물 철도로 계획했던 대불선을 시험선으로 활용해 왔다. 믿기 어렵겠지만 신분당선 전동차도 개통 전에 여기서 테스트를 받았다. (당장 떠오르는 차량이 신분당선 전동차여서..) 화물 열차가 다니라고 전철화까지 한 철도인데 정작 화물 수송용으로는 안 쓰여서 잉여로 전락했지만, 그 대신 다행히 다른 용도를 찾은 셈이다.

그러나 여기는 처음부터 시험선으로 만들어진 선로가 아니다 보니 시설이 아무래도 미흡하고 고속 주행이 어려웠다. 결정적으로 선로가 순환선 형태도 아니기 때문에 양 말단에서는 방향을 전환해야 했고 몇 바퀴 뺑뺑이를 돌며 테스트를 할 수도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2018년 개통을 목표로 여객 철도도, 화물 철도도 아닌 철도 차량 전용 시험선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 위지가 어디냐 하면 오송 근처이다. 안 그래도 거기 근처에는 대전-천안 시험선이 건설되던 당시부터 쓰였던 레일 공장과 차량 기지도 있고, 경부선 기존선과 고속선, 충북선까지 다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이들 내부를 선으로 연결하면 순환선을 만들기 아주 좋다.
국내의 고속선 선로 중에서 시험선 명목으로 제일 먼저 건설이 시작된 구간의 주변에, 아주 흥미로운 특수 목적 철도가 새로 만들어진다니 기대된다.

7. 안전벨트가 없는 교통수단

고속철 얘기부터 시작해서 박물관과 과거 추억의 열차 얘기까지 골고루 늘어놓게 됐다.
본인은 얼마 전엔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좌석에 앉고 나니 복부에 아무 압박이 없는 느낌이 굉장히 이상하고 어색했다.
얼마 못 가 좌석 주변을 손으로 더듬으며 안전벨트를 찾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정도 폭과 간격인 좌석은 고속버스나 비행기의 좌석과 굉장히 비슷하게 느껴져서 말이다.

난 택시를 타도 벨트부터 착용하는 드문 승객 중 하나다. 아니, 택시에서는 매우 높은 확률로 내가 스스로 운전할 때보다 더 아찔한 기동과 과격한 G를 경험하는 편이니, 방어 기질이 발휘되어 적극적으로 벨트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철도가 전국 방방곡곡에 깔려 있어서 평소에 열차를 많이 타고 다녔으면 나에게 이런 강박관념이 생길 일이 없었을 것이다. 철도는 안전벨트를 구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가감속 하며 매우 안전하고 웰빙스러운 교통수단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서 고속철을 어서 타 보고 싶다. 율현 터널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무척 궁금하다.
대학 시절에 신화 창조의 비밀 다큐에서 고속철 대전-천안 시험선 건설 에피소드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비슷한 길이의 고속선이 이제 고가로도 모자라서 올지하로 뚫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수서 고속철 타고 부산 가서 부산-울산 광역전철을 시승하고 오면 즐거운 철도 답사가 되겠다. 둘은 비슷한 시기인 2016년 12월에 개통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평창 가는 철도도 가까운 미래에 완전 개통하겠지.. 이거 준비하느라 중앙선도 서울 수도권 구간은 3, 40여 년 전에 경부선이 한창 고속화하던 것처럼 이제야 선로를 개량하고 열차 주행 속도가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뿐만 아니라 서쪽의 신안산선과 소시-원사선도 어서 개통해야 하지 않겠는가. 광주에 이어 시흥, 김포 같은 곳에도 어서 철도가 들어가야 한다.

이것들을 증언하는 철도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반드시 속히 개통하리라.”

Posted by 사무엘

2017/03/13 08:35 2017/03/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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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선(성남여주선) 개통

나나나 나나나나나.. 널 좋아한다고
나나나 나나나나나.. 널 사랑한다고 ♪

즐거운 소식은 마음까지 적셔 준다.
몸 속으로 보내는 은빛 메시지
내 혼과 함께 달리는 철도. 성남여주선.

성남여주선(경강선)이 드디어 개통했다.
얘의 성격을 살펴보자면, 여느 지역의 지하철 내지 도시철도가 아니다. 다른 지하철 노선과 연장 직통 운행하지도 않는다. 신분당선이나 서울 지하철 9호선, 공항 철도나 수도권 고속철처럼 코레일의 자회사라든가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로운 회사가 운영하는 게 아니며, 순수하게 코레일 본가의 관할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미 있는 철도를 복선전철화하거나 리모델링· 고속화한 것도 아니고 없는 길을 완전히 새로 낸 것이다. 이건 1970년대의 태백선 이후로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뭐, 경강선의 부분집합 전신에 근접하는 놈이 수려선이라고 먼 옛날에 있긴 했다. 협궤인 데다, 폐선되고 없어진 것도 1970년대라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수려선은 수원-용인-이천-여주 순으로 길이 나 있었다. 용인 경전철은 얘의 선형을 아주 약간만 계승했지만, 근본적으로 경전철이라는 한계가 있으니 장거리 교통수단 역할은 못 한다.
그러나 이번에 개통한 경강선의 성남-여주 구간은 중전철에다 일반열차가 다니는 것까지 염두에 둔 full scale 철도이다. 그리고 수원· 용인까지는 가지 않고 광주-이천-여주의 순으로 길을 쫙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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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과 신분당선은 다 빨강· 노랑 계열의 노선색인데.. 완전 딴판인 보색인 파란색으로 '이매'라는 역명판이 당당히 등장한 걸 보니 처음엔 적응이 안 됐다. 내가 갑자기 색맹이 되기라도 한 건지, 일종의 문화 충격마저 느껴졌다. 경강선의 이매 역엔 '성남 아트 센터'라는 부역명이 병기돼 있지 않다.

판교야 처음부터 건물 부지의 정중앙에(교차로 중앙이 아님), 마치 여의도 역(5호선+9호선)처럼 신분당선+경강선과의 환승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지만.. 이매는 분당선 것조차도 처음엔 존재하지 않다가 지하를 뒤늦게 파내서 꽤 힘들게 중간 추가한 역이다. 위치의 특성상 인근의 야탑과 서현에 비해 한적하고 2006년 10월 현재 아직까지 스크린도어조차 없을 정도로 인적이 드물고 투자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렸던 역이었는데, 이젠 졸지에 환승역으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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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크린도어가 없는 역을 찾기가 더 어려운 지경이구만 저기는 아직..;;
열차가 가까이 진입하는 걸 직접 보니 스크린도어 없던 시절엔 겁 나서 지하철을 어떻게 이용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가까운 미래에 이제 이 역에도 스크린도어가 생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칭찬할 만한 점이 하나 더 있으니, 판교와 이매 모두 경강선과의 환승이 괜찮은 편이다. 고저 차가 크지 않았으며, 계단만 오르내리니 곧장 타 노선 승강장이 나왔다. 막장환승이 아니어서 첫인상이 좋았다.
판교뿐만 아니라 이매에서도 환승을 위해서는 비록 운임이 추가로 붙지는 않지만 게이트에 카드를 일단 찍긴 해야 하더라. 완전히 동일한 회사(코레일) 구간끼리인데도 환승 게이트가 존재하는 게 이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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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은 안내 전광판의 타이포그래피에 심하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굴림체를..;;
또한 열차 위치를 안내하는 꼬마열차 그림도 표시가 그리 정확하지가 않았다. 굼벵이처럼 찔끔찔끔 움직이다가 갑자기 확.. 이건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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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와 이매를 제외하고 경강선의 나머지 역들은 기본적으로 지상 고가이다. 하지만 중간에 산을 가로지르는 터널을 엄청나게 많이 지나며, 초월 역은 역사 건물은 지상이고 선로는 반지하였던 걸로 기억한다.
광주까지 벗어나서 이천· 여주 정도 가면 대부분의 구간이 지상으로 바뀌고 논밭까지 슬슬 나오기 시작하더라.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이야 터널 같은 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 긴 경부선 철도도 천안 이남 대전 근처는 가야 처음으로 터널이 등장한다. 그에 비해 21세기에 만들어진 경강선은 대놓고 얼마나 험준하게 건설됐는지를 알 수 있다. 경부선이 지금 같은 근성으로 건설됐으면 서울-부산을 그냥 최단거리로 잇기 위해 대전 따위는 안중에 없이 충주 상주를 곧장 경유해서 만들어졌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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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렸지만 초록색이 알록달록하게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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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역은 쌍섬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이름을 자동차 고속도로 IC 이름뿐만 아니라 철도역 이름으로도 접하게 되니 기쁘다. 얘가 경춘선으로 치면 평내호평처럼.. 광역철도와 일반 장거리 간선철도의 경계를 이루는 구간이 아닌가 싶다.
현재 경강선 전철은 4량 1편성으로 개통했으며, 일반 시간대에 1시간에 3대꼴로 운행되고 있다. 위상이나 배차간격은 여러 모로 경춘선과 아주 비슷하다.

경춘선 일대는 북한강이 지나가며, 한강 상수원 보호를 위한 개발 제한이 걸려 있다. 거기는 천상 레저· 관광 철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광주시 일대는 그냥 산 같은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서울이나 성남으로 가는 교통이 불편했을 뿐이다. 그 걸림돌이 해소되고 교통만 편리해지면 거기도 아파트가 잔뜩 지어지고 앞으로 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니 이천· 여주까지는 몰라도 광주 곤지암 정도까지만 가는 열차는 앞으로 더 자주 운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편성당 차량도 적어도 6량급으로는 증결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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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강선을 달리는 전동차는 좌석에 난생 처음 보는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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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으로 벼가 익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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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을이 하루아침에 광역전철 역세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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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강선은 영릉이라고 불리는 '세종대왕릉'을 철도로 접근 가능하게 해서 소위 한글 운동 진영으로부터도 큰 주목을 받게 됐다. 본인도 유일하게 이 역에서는 내려서 주변 지역을 살펴봤다.
역의 내부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내용이 벽에 걸려 있고, 역의 일부 외벽에도 한글 자모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다만, 역에서 영릉까지 걸어서 가는 것 역시 여전히 무리다. 서울대입구 역에서 서울대를 가는 것보다도 더 멀고, 오이도 역에서 실제 오이도까지 가는 것과 비슷하다. 3~4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버스 같은 추가 교통수단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9월 말 현재, 역 주변엔 아무것도 없고 이제 막 인근 도로의 확장 공사가 한창이더라.

원래 역명도 간단하게 '영릉'이라고 붙이려 했으나, 한글 단체에서 정말 끈질기게 태클을 걸어서 끝내 '세종대왕릉'이라고 이름을 바꾼 거라고 한다.
내가 알기로 역대 조선 왕들의 무덤은 그냥 인서울 내지, 좀 멀리 있으면 남양주쯤에 있는 게 전부인데.. 세종대왕은 워낙 넘사벽급의 성군이었던지라 멀찍이 떨어진 명당에 엄청 크고 화려하게 무덤을 꾸민 듯하다.

사실, 영릉을 찾아가는 데는 이 세종대왕릉 역보다도 다음 종점인 '여주' 역이 차라리 더 나을 정도라고 한다. 거기가 더 번화가이고 버스도 더 많이 다니기 때문.
여주 역은 장암이나 소요산 역처럼 그냥 단선 승강장 형태였다. 열차는 특별히 인상선을 타지 않고 들어온 형태 그대로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갔다(오리카에시). 과거의 수려선 여주 역과는 당연히 동일 위치가 아니며, 더 남쪽 외곽에 있다.

세종대왕릉과 부발 역 사이에는 철길이 또 하나 가로질러 갔는데, 이건 차량기지 겸 중부내륙선으로 가는 선로라고 한다(양 진로로 추가 분기함). 경강선 전동차는 이 기지에서는 경정비를 받고, 중정비는 여전히 죽전 인근의 분당 차량기지에서 같이 받는다.

이렇게 답사를 마친 뒤, 본인은 여기까지 온 김에 지금까지 가 보지 못한 신분당선 정자 이남 연장 구간도 시승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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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도 종점인 광교(경기대) 역 근처에서는 유일하게 지상으로 나온다.
얘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방이 보이기 때문에 어린애들도 몹시 신기해하는 게 보였다. 신분당선이 미래의 철덕 꿈나무를 양성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으면 좋겠다.

또한, 경강선은 이렇게 공사가 착착 진행되어 영동 고속도로와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대체하는 철도가 어서 생겼으면 좋겠다.
비단 경기도만이 아니다. 부산-울산 광역전철도 개통이 임박했다. 11월 중순쯤 개통해서 올해 하반기에 드디어 수도권이 아닌 지방 광역시 권역에 중전철 형태의 통근형 궤도 교통수단이 등장할 예정이다.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6/10/11 08:30 2016/10/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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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도시들의 경전철

서울시는 지난 2009년에 첫 개통한 지하철 9호선을 마지막으로, 중전철 형태로 건설하는 도시철도 지하철은 이제 없을 예정이다. 요즘 서울 주변에 중전철로 건설되는 도시철도들은 엄밀히 말하면 다 광역전철로, 건설 주체가 서울시가 아니다. (성남여주, 원시소사, 신분당, 신안산 등)

한편, 서울 바깥의 사정을 살펴보면, 2005년에 개통한 부산 지하철 3호선은 건설될 때부터 모든 역들에 스크린도어가 같이 설치된 최초의 지하철이다. (스크린도어 없이 완공된 마지막 지하철은 2004년의 광주 지하철) 대구 지하철 2호선은 같은 2005년에 부산보다 아주 약간 일찍 개통했지만 스크린도어 규격이 갖춰지지는 않았다.

그 이듬해인 2006년에 대전 지하철 1호선이 개통했다. 2005년을 전후하여 비슷한 시기에 개통한 부산3, 대전, 광주 지하철은 모두 한국형 표준 중(重)전철의 '중(中)형 전동차' 모델을 그대로 도입한 형태의 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외형이 다들 비슷하다. (서울은 대형 전동차)

자,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중형 전동차 기반의 중전철이 개통한 것은 현재로서는 2006년 대전 지하철 1호선이 마지막이며, 이거 이후로 우리나라에 그런 체급의 지하철 내지 도시철도가 개통한 건 지금까지 없다(기존 노선의 연장은 제외). 2000년대 후반부터 개통하고 있는 전철들은 다 '경전철'이다. 통상적인 중전철보다 체급이 더 작고 수송력이 더 적고 건설· 운용 비용도 덜 드는 물건이다.

중전철은 1435mm 표준궤 쇠바퀴에다가 전기 규격도 직류는 1500V, 교류는 25000V로 딱 통일이 돼 있지만 경전철은 그런 표준이 정해진 게 없어서 규격의 파편화가 굉장히 심했다. 그나마 오늘날은 "철제 차륜은 1435mm 표준궤, 고무 차륜은 1700mm 광궤" 정도의 규격은 통일이 됐다.

참고로 경전철이라고 해서 무슨 협궤를 쓴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옛날 수인선 협궤 디젤 동차는 열차 덩치나 수송량으로 보면 영락없는 경전철 급이지만 걔는 애초에 동력원부터가 전철이 아니었고.. 오늘날의 우리나라 철도는 협궤하고는 어떤 형태로든 인연이 전혀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제 인천 지하철까지 2호선이 개통했으니 오늘은 전국의 경전철들에 대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쭉 정리해 보겠다.

1. 개통 시기
한때는 수도권에서 의정부 경전철과 용인 경전철이 국내 최초의 경전철이 될 뻔했다. 하지만 다 수익성과 관련된 어른들의 사정이 너무 복잡해서 연기에 연기를 거듭했으며, 이 때문에 경전철 최초 개통의 영광은 수도권이 아닌 부산이 뺏어 가 버렸다. 한때 3호선의 지선으로 계획했던 4호선, 그리고 김해 경전철이 모두 2011년 봄과 가을에 차례로 개통했기 때문이다.
그 뒤 의정부 경전철이 2012년 7월에 부랴부랴 개통했고 용인 경전철은 2013년 4월이 돼서야 개통했다. 대구 3호선과 인천 2호선은 각각 2015년 4월과 2016년 7월에 뒤를 이었다.

2. 궤간
철차륜을 쓰는 용인, 김해, 인천 2호선은 표준궤를 쓰고 있다. 부산 4호선은 고무차륜인 관계로 1700mm 광궤 기반. 의정부 경전철은 고무차륜인데, 1700 표준이 제정되기 전에 건설된 관계로 1620mm 궤간을 혼자 쓰는 처지가 되었다. 고무차륜 경전철은 레일도 철이 아니라 콘크리트이다.
대구 3호선은 잘 알다시피 국내 경전철 중 최초로 도입된 모노레일이다. (궤조가 아래 중앙에..) 모노레일이지만 차체의 폭은 중전철 중형 전동차에 뒤지지 않는다.

3. 전원
경전철답게 중전철 직류의 절반인 직류 750V를 쓰며, 전부 제3궤조 집전식이다. 즉, 모든 경전철들은 중전철과는 달리, 공중에 전차선이 주렁주렁 달린 게 없으며 직교류 겸용 전동차 같은 것도 없다. 기존 일반 전기철도와 직통 운행하는 것은 물론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대구 3호선 모노레일은 어찌 된 일인지 전기 규격이 중전철 지하철과 같은 규모인 직류 1500V라고 한다.

4. 영업거리
다들 10~20km대이다. 하지만 김해 경전철(23.4km)은 부산과 김해를 연결하고 공항까지 연계하는 만큼 거리가 제법 되며, 대구 3호선(23.9km)과 인천 2호선(29.2km)도 상당히 긴 편이다.

5. 지상/지하 분포
모든 경전철이 반드시 지상으로만 다니는 건 아니다. 부산 4호선과 인천 2호선은 지상과 지하 구간이 공존한다. 인천 2호선의 경우, 종점 부근과 인천 아라뱃길을 횡단하는 구간만 지상이고 나머지는 다 지하이다. 지상에서 지하를 오르내리는 선로의 경사가 일반 중전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한 걸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두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경전철들은 전구간 지상 고가이다. 하지만 서울에 건설되는 경전철들 중에는 전구간 지하도 있을 예정이다. 자세한 것은 후술 예정.

6. 차량 편성
"표준궤 철차륜 2량 1편성" 요게 뭔가 표준 레퍼런스인 것 같다. 김해와 인천 2호선이 이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의정부는 고무차륜 2량이며, 대구 3호선 모노레일은 3량이다.
좀 특이한 예외는 용인 경전철로, 무슨 버스처럼 1량 1편성인데 폭은 오히려 중전철 대형 전동차보다도 더 크다. 경전철 도입 초기에 혼자 독자적인 선형 유도 모터 기반의 봄바르디에 차량을 수입해서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산 4호선도 예외적인데, 3호선(4량)보다도 더 많은 6량 1편성을 하고 있어서 경전철 중에 차량 편성이 가장 길다.

7. 운전 형태
2인 승무 이런 건 경전철 세계에서는 완전 사치일 뿐이다.
중전철에서는 현재 신분당선만이 무인 운전을 하고 있지만 경전철들은 전부 무인 운전이 기본이다. 차량 안에서 전방과 후방을 볼 수 있다.
김해와 대구 3호선 같은 일부 노선에서는 그나마 안전 요원이 동승하긴 하지만, 신분당선처럼 전기 철도 운전 면허가 있는 정식 기관사가 아니라 그냥 알바 수준의 저렴한 인력이라고 한다.
용인 경전철의 경우 승강장에 스크린도어조차도 없다. 누가 선로에 떨어지면 즉시 비상 정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또 돈 들여서 마련하지 않은 거라고 한다.

이렇듯, 경전철과 중전철은 외형이나 내부 규격이 많이 다르다. 다만, 이 두 철도 시스템을 법적으로 가르는 근본 기준은 전기 규격이나 궤간 같은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무게, 즉, 축중 하중이라고 한다.

참고로, 서울시도 중전철 지하철만이 건설을 마쳤을 뿐이지 내부에 경전철을 또 만들고 있다.
신설동-우이동선은 서울 지하철 12호선의 후신이기도 한데, 인구 대비 지하철이 4호선밖에 안 지나는 그쪽 동네의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되리라 예상된다. 2량 1편성에 표준궤로, 전구간 지하이고 차량 기지까지도 지하에 있다. 차량 덩치만 작은 평범한 지하철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 복잡한 서울에서 지상/고가 도시철도를 만든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이니까.
왕십리까지 갔으면 좋겠지만 거기가 이미 철도 노선이 4개나 지나고 지상과 지하 구조가 너무 복잡한 동네여서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만들어지고 있는 곳은 남부의 일명 신림선인데, 얘는 의외로 규격이 3량 1편성짜리 고무차륜으로, 규격이 우이동선과는 다르다. 아무쪼록 서울시에서 경전철을 구경하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을 종합하면, 서울-부산-대구의 순으로 개통해 온 기존 중전철 지하철과는 달리, 경전철은 어째 부산-수도권-서울의 순으로 역순으로 개통해 왔다.
그래도 코레일이 운영할 예정인 부산-울산 동해선 광역전철은 경전철이 아니며,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중전철에 그것도 대형 전동차이다. 수도권에 광역전철이 개통한 게 1970년대인데.. 무려 40년이 넘도록 지방에서는 뭘 하고 있었나 모르겠다. 시기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리고 경전철의 규격에 대해서는 "750V 제3궤조, 무인 운전, 철 또는 고무 차륜, 2량 또는 이에 준하는 수의 편성"을 생각하고 있되, 종류에 따라서는 바리에이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면 되겠다. 비록 개통은 선수를 빼앗겼지만 아주 초창기에 추진을 했던 의정부와 용인은 규격면에서 혼자 독특한 면모가 좀 있었다. 허나, 그 뒤에 만들어진 경전철들은 차츰 획일화가 진행되고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6/09/04 08:29 2016/09/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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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신분당선이 용인까지 연장됐고 수인선이 인천까지 연장된 이 와중에 철도 분석 카테고리에 몇 년째 새 글이 없었다니, 믿을 수가 없다.
이번에 게재하는 자료는 수 년 전에 한 번씩 다 다룬 적이 있는 주제이지만, 그래도 최신 정보도 같이 업데이트 했다.

1. 이색 지하철역 열전 몇 가지

승강장은 지상이고, 입구와 통로가 지하인 역은?
구일(경인선 분기 직후의 교량 위에 세워진 역. 경인선 2복선화와 관련된 아주 독특한 내력이 있음), 대방(일반열차 선로가 평지이고, 전철 승강장은 고가이긴 하다만), 반월, (신도림도 해당하지만 지하 환승역)

출구가 하나뿐인 역은?
학여울, 독바위, 반월, 마곡(과거 마천 역이 그랬던 것처럼 출구를 추가로 만들려는 계획은 있는 듯함)

옛날 역명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은?
중앙(바깥에), 신설동(환승 통로 어딘가에 일부러 남아 있음), 야탑(승강장에. 옛날 역번호와 로마자 표기를 볼 수 있음)

2. 역명에 등재된 대학교들

한때, 수도권 광역전철 1호선 회기 역의 부역명은 '경희대앞'이었다. 인근에 경희대 서울 캠퍼스가 있기 때문. 그러나 2009년부터 학교에서 부역명 표기 재계약을 하지 않고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이 부역명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 대신 2012년 말에 개통한 분당선 영통 역이 경희대 국제 캠퍼스와 가까운 관계로 부역명 '경희대학교'를 차지해 있다. 같은 학교가 두 전철역에다 동일 부역명을 번갈아 가면서 쓴 게 흥미롭다.

전철역명의 본좌급인 학교는 역시 부역명도 아니고 주역명으로 '한양대'(2호선)와 '한대앞'(4호선)을 모두 당당히 차지해 있는 한양 대학교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서울 캠퍼스와는 달리, 안산의 에리카 캠퍼스는 전철역에서 그리 가까이 있지 않다.

한양대, 고려대, 숭실대는 지하철 출구가 정문이 바로 이어져 있을 정도로 가까운 학교이다. 서울 근교엔 가천대가 그러하며, 인천에서는 최근에 수인선의 연장 개통 덕분에 인하대도 이 반열에 합류했다.
2호선 신촌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가 적당한 멀리 떨어진 채 비슷하게 인접해 있는 관계로 어느 학교의 부역명도 끼어 들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신촌 일대는 교통이 헬인 관계로, 셔틀버스는 경복궁 역을 경유한다.

광운대는 "시종착역"인 성북 역이 자기 학교 이름으로 개명된 덕분에 학교 홍보 효과 하나는 정말 대박으로 누리고 있다.
중앙대는 원래 7호선 상도 역에 교명을 딴 부역명이 붙어 있었지만, 더 가까운 9호선이 개통한 뒤부터는 흑석 역으로 부역명이 이동했다.

그 반면, 총신대는 '총신대입구-이수' 병크 때문에 이 바닥 사정을 아는 철덕들로부터 두고두고 까이고 있는 중.
그리고 서울대입구 역에서 서울대까지 걸어서 가는 사람은 바보 중의 상바보이고. 서울대라는 이름 인지도가 아니었다면, 위치와 거리만으로는 절대로 저런 이름이 붙을 수가 없었다. 그냥 관악구청 역이 됐지 않겠는가.

3. 전철들의 급행 운행

우리나라의 지하철/전철에서 급행의 원조는 평일에 하루 세 번씩 다니던 서울-수원 급행이었다. 1981년에 서울-수원 2복선이 개통하면서 같이 운행을 시작했다.

그 뒤 좀 더 자주 다니는 급행은 경인선에 등장했다. 이 역시 선로의 2복선화와 함께 운행을 시작했다.
경부선에는 2005년 1월, 병점을 넘어 천안까지 2복선화가 완료되면서 경인선과 비슷한 계열의 용산-천안 급행이 추가로 등장했다. 기존 서울-수원 급행도 천안으로 구간이 연장됨. 기존 급행과는 달리 용산 착발 급행은 서울 시내 구간을 일반열차 선로가 아니라 급행 전동차 선로로 다닌다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별도의 선로에서 상시 운행되는 급행은 경부선과 경인선에만 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2010년대부터는 편도로만(아침엔 상행만, 저녁엔 하행만) 기존선의 일부 구간에서 찔끔찔끔 다니는 급행이 안산선, 경원선, 중앙선, 경의선, 분당선에서 등장했다.

일산선과 과천선은 너무 짧고 딱히 건너뛸 만한 구간이 없어서 그런지 급행 운행이 없다.
경인선에는 한때 급행보다 더 정차역 수가 적은 특급까지 잠시 운행되기도 했지만 없어졌다.
경춘선은 역시 한때는 급행이 존재했으나, 지금은 급행 역할을 ITX-청춘이 대체한 지 오래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광역이 아닌 도시철도에서 대피선을 이용한 급행이 처음부터 계획되고 운행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한때는 개통해 봤자 공기수송일까봐, 지하철의 메리트를 만들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낸 아이디어였으나, 9호선은 예상을 뛰어넘는 대박을 쳐서 극심한 혼잡과 차량 부족을 호소하는 중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도 이제 부천과 인천까지 가는 굉장한 장거리 노선이 됐는데 연장 구간만이라도 급행이 다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신분당선은 일단은 컨셉 자체가 '모든 열차 급행'이다. 하지만 정자 이남부터는 도시철도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간에 자꾸 역이 생기면 완급 구분이 추가될지도 모른다.

공항 철도의 직통열차는 여느 급행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중간의 모든 역을 씹어먹고 진짜 서울 역과 인천 공항만을 찍는다. 이제는 KTX까지 공항까지 가게 됐지만, 그래도 공항 직통열차는 경춘선 급행과는 달리 고유한 자기 역할이 있다 보니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
전철들의 급행 운행에 대해서 이렇게 분석해 보니 재미있다.

4. 철도 터널

요즘 우리나라 철도의 대세는 왕창 깊고 왕창 긴 터널이다. 정말 시원시원하게 팡팡 뚫어 댄다. 철덕들은 반드시 암기하고 숙지할지어다.

(1) 금정 터널: 2010년, 경부 고속철 2차 개통과 함께 우리 곁을 찾아왔다. 부산 북부 노포동에서 부산진 역까지.. 거의 20km에 달하는 부산 시내 종축을 전부 지하로 관통해 버린다. 물론 부산은 어차피 동서를 가로막는 산이 있으니 고속선 역시 많은 구간을 산 아래로 지난다.
서울 쪽은 광명까지 20km를 약간 넘는 거리를 전부 지상의 기존선을 타면서 천천히 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부산은 참 복 받았다. 다만, 부산의 경우 고속선이 울산 쪽으로 우회하느라 근본적으로 거리 페널티가 굉장히 큰 것으로 인해 장점이 상쇄되기도 한다.

(2) 솔안 터널: 우리나라에 최후로 남아 있던 영동선 스위치백을 대체하여 새로 건설된 '루프식 터널'이다. 즉, 얘는 직선으로 빨리 이동하는 게 아니라 고저 차이를 극복하는 게 목적이다. 길이는 16.7km에 달한다. 2012년 6월 말에 개통함.
현재 우리나라에는 얘를 포함해 루프 터널이 총 4개가 있다. 중앙선에 두 군데, 그리고 함백선에 한 군데, 그리고 저것. 그 중 솔안 터널이 그리는 원은 다른 세 터널의 회전 반경보다 훨씬 더 크다.

(3) 율현 터널: 길이로 따지자면 위의 저 두 터널을 아득히 버로우 태우는 괴물이다. 서울 수서 역과 무려 평택에 있는 지제 역 사이의 50.3km를 지하로 연결했다! 작년 6월 말에 개통했다. '율현'이란 수서 역 남쪽으로 자곡· 세곡동의 사이에 있는 서울의 외곽 끝자락 그린벨트 지대이다. 그래도 행정구역상으로는 아직 인서울임.
이 선로는 수도권 고속선과 GTX(고심도 급행 광역전철)가 공유한다. 즉, KTX 산천이라는 장거리 고속열차와 누리로 급의 통근형 열차가 한 선로를 같이 쓴다는 뜻이다. 동일 선로 공유라니, 그 깊은 지하에서 속도 차이도 꽤 많이 나는 열차가 완급 결합을 하면 양쪽 다 선로 용량 제약도 많이 걸릴 텐데, 운영이 잘 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4) 대관령 터널: 평창과 강릉을 잇는 21.7km짜리 터널로,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곧 개통할 원주-강릉선 구간에 속한다. 부산을 관통하는 금정 터널보다 약~간 더 길다. 작년 11월 말에 개통했다.
서울에서 강릉을 가기 위해 먼 옛날에는 무려 영주까지 내려가야 했으나 1970년대에는 분기점이 제천으로 바뀌었고(태백선은 일제 강점기가 아니라 해방 후에 만들어졌음), 이제는 원주로 바뀔 예정이다.

2000년대 초엔 영동 고속도로가 산을 몽땅 타넘는 고가로 다시 만들어졌는데, 철도는 오르막을 오르는 게 힘들다 보니 그냥 닥치고 지하 터널로 아주 완만한 경사를 만들어 냈다.
예전에도 한번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1) 광명 역에서 분기하여 인천대교를 따라 곧장 인천 공항으로 가는 철도가 필요하고, (2) 신분당선은 서울 남산 아래를 지나서 광화문까지 직통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이 없는 게 아쉽다.

Posted by 사무엘

2016/03/09 08:37 2016/03/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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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노트북 PC나 읽을 책을 챙겨 들고 한적한 전철역으로 떠나서 피서를 즐기는 건 수도권 광역전철 역세권에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복이다.

지금까지 경의-일산선, 분당선, 과천-안산선, 서울 7호선, 공항 철도 등 여러 노선을 다녀 봤다. 하지만 1호선과 직결되는 광역전철이나 경춘선은 상대적으로 덜 탔다. 안 그래도 토요일 낮에는 지하철들이 혼잡한 편인데 거기는 특히 너무 혼잡하기 때문이었다.

경춘선은 통일호, 무궁화호를 거쳐 지금은 전동차와 ITX 청춘이라는 실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광역전철이다. 비록 혼잡하고 타러 가기가 힘들고(무려 상봉까지!) 열차가 중앙선보다도 드물게 다니긴 하지만(경의선 서강-공덕의 배차간격과 비슷함), 주변 경치가 워낙 좋기 때문에 한 번쯤은 날 잡아서 다시 시승해 봤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경춘선 중에서도 백양리와 김유정 역에서 내려서 역 주변을 카메라에 담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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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백양리 역 승강장이다. 이 넓은 승강장에 사람이라곤 나밖에 없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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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바깥은 이렇게 생겼다.
주변이 워낙 한적하고 부지가 넉넉하니 광장도 있고 자전거 거치대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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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주차장은 그냥 무료 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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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역 쪽을 대고 바라본 풍경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운치 있어 보이지 않는가?
그나저나 경춘선은 역시 은근히 길더라. 서울-수원 정기권(거리 비례 6단계)으로도 백양리 역까지만 가도 내릴 때 추가 차감이 발생했다.

다음, 김유정 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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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은 원래 신남 역이라고 불렸으나, 근처에 소설가 김 유정 문학촌이 있다 하여 2004년에 역명이 이렇게 바뀌었다. 이 역은 역명판의 한글 서체도 다 코레일체 대신 궁서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역사가 한옥 컨셉의 특이한 형태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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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은 선로가 고가가 아닌 평지에 있다. 그리고 역사에서 승강장으로 갈 때 육교가 아니라 '지하도'를 이용한다. 그래서 전철역이 아니라 시골의 일반열차역 같은 인상이 느껴진다.
세상에 평지 선로 + 지하도 형태인 역은 매우 드물다. 반월, 대방, 구일 정도가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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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전철역이 아니라 시골의 일반열차 철도역처럼 보이지 않는가?
역 주변에도 한옥 스타일의 정자와 뜰이 있다. 경춘선 탐방 때 한번쯤 들러 볼 만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3/08/26 08:34 2013/08/2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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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구성 역

수도권 광역전철 분당선은 혼잡한 서울 시내와 분당 신도시를 지나지만 종종 한적한 곳도 지난다.

구룡은 서울 강남에서 잉여력 높기로 악명 높아서 '굴욕'이라고까지 불릴 정도인 역이다.
이매는 야탑과 서현 사이에 새로 생긴 역인데 출구 근처에 기본적으로 역세권이라 불릴 만한 업무· 상업 시설이 없으며, 길거리에 행인이 거의 안 보인다. 예전에 역이 괜히 없었던 게 아니다.

오늘은 그러한 역들 중의 하나로 '구성' 역을 살펴보겠다.
구성은 죽전 이남의 보정 다음에 등장하는 역으로, 서울-성남-용인을 잇는 대표적인 두 길인 경부 고속도로와 국가 지원 지방도 23호선--이 구간에서는 특별히 용구대로라는 이름으로도 불림--의 사이에 자리잡아 있다. 신분당선 청계산입구 역과 더불어 지하철 출입구에서 경부 고속도로를 곧장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역이기도 하다.

고속도로가 코앞에 보인다는 건 그만큼 역도 한적한 곳에 있다는 뜻이다. 청계산입구 역과 같은 맥락이다.
주변의 분당선 역들이 여느 지하철들처럼 다 용구대로를 따라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구성 역은 용구대로를 한 블록쯤 벗어나서 용구대로와 고속도로의 중간의 어정쩡한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역 주변에 보이는 건 자그마한 개천, 한적한 들판이다.

역이 그렇게 만들어진 이유는 선형 때문이다. 자동차 도로만 따라 남쪽으로 내려갈 경우 교차로에서 급곡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일부 단거리 마을버스만이 일부러 대로에서 벗어나 구성 역 출입구 근처까지 들어갔다가 나오지, 간선 버스들은 그냥 용구대로만 달리면서 구성 역을 비껴 가 버린다.

구성 역은 비록 대로에서의 접근성을 희생했지만 이 때문에 여느 분당선의 역답지 않게 주변이 아주 전원적이며, 공간이 넉넉하여 공영 주차장 같은 시설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역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관계로 다음, 네이버, 구글 등의 지도의 항공 사진들은 다 2013년 7월 현재까지도 역 주변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그냥 허허벌판만을 표시하고 있다. 하긴, 2010년 말에 생긴 신경주 역조차도 항공 사진에서 주변이 제대로 표시되기 시작한 건 정말 얼마 안 됐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본인은 구성 역으로 직접 답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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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에서 내린 후 1번이나 2번 출구로 나가면 이런 지하 마당이 이용객을 반긴다. 고도상으로는 지하여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완전한 지상이 나오지만, 이곳은 하늘 위가 완전히 뚫려 있다. 분위기가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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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으로 나오면 옆엔 좁은 도로가 뚫려 있고, 저 건너편에는 넓은 부지를 이용한 공영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너머로는 그냥 들판이며, 더 건너편은 경부 고속도로이다.
공간이 넉넉한 덕분에 주차장 이용료는 어지간한 상업용 건물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하루 종일 주차해도 6000원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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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라면 역의 좌우로 나 있는 도로로 빙 둘러서 다리를 건너야 옆의 용구대로로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그냥 센터에 있는 샛길을 이용해서 대로로 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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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역 바로 옆에는 신기하게도 역세권 버프를 받은 절이 하나 있다. <전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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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과 대로 사이에는 이런 게 있더라.
포장도 되지 않은 이런 공터는 이미 무료 주차장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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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용구대로는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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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인 용구대로 주변과는 달리, 구성 역 주변은 정말 한가롭고 전원적이었다.
구성 역은 공간이 넉넉하고 부지에 여유가 있는 덕분에 훗날 고심도 급행 전철(GTX) 같은 철도가 건설될 때 환승역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구성 역 주변이 언제까지 이렇게 한가할지는 모르겠는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을 좀 지켜봐야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3/07/31 08:32 2013/07/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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