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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레일 일반열차 시각표의 경부선 하행을 보면,
아침 9시 40분에 출발하는 서울 발 포항 행 새마을호 1041 열차가 있다.
알 만한 분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이 열차의 전신은 그 유명한 울산· 포항 분리(경주에서) 복합 편성 새마을호로, KTX 개통 전에는 번호가 그냥 7x대였다. 그러던 것이 두 계열은 완전히 따로 찢어지면서 제각기 다른 운명을 맞이하였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동선이 괜찮은 편인 울산 행은, 부전으로 운행 거리가 연장되고 약간 증차도 되었다. 그 반면 포항 행은 하루 2회의 희귀열차 신세를 면치 못하고, 사실 포항 역을 출발하는 대부분의 서울 방면 열차는 동대구 셔틀 수준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래도 서울-포항 직통 새마을호는 예전처럼 경주 역까지 깊숙하게 들어갔다가 후진해서 나오는 삽질이 사라지고, 서경주(구 금장) 역만 거치게 동선이 약간 개선되기도 했다.

한편, KTX 2차 개통 후 서울-부전 직통 열차도 모조리 동대구-부전 셔틀로 전락했다. 그러나 포항-서울 새마을호는 포항이 KTX의 혜택을 전혀 못 받는 덕분에 아직까지 건재하다. 2012년 현재, 경주에서 서울로 한번에 가는 새마을호는 서경주 역을 찍는 이 열차 하루 두 편밖에 없다. 신경주 역에 1시간에 1대꼴로 KTX가 정차해 주고 있으니, 재래식 장거리 열차는 경영 방침상으로도 많이 남겨서는 안 될 일이다.

동해남부선의 복선 전철화 이설 공사가 모두 끝나고 현재의 경주 역이 사라지는 날이 오면(아마 2015년 전후해서), 그 새마을호도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아니, 그때쯤이면 지금 새마을호 열차들의 내구연한 자체가 끝나 있을 것이다. 아마 마지막 새마을호의 퇴역식 때는 전국에서 철덕들이 바글바글 몰릴 것이다.

이렇게 경부선 경유 동해남부선 방면 새마을호 얘기를 본인이 꺼낸 이유는, 지금 1041의 스케줄이 보기에 참 안습해서이다.
과거에 새마을호는 정차를 좀 하더라도 서울-대전이 보통 1시간 40~45분대였고, 1시간 50분은 가히 마지노선이었다.

그런데 지금 1041은 서울 9:40에, 대전 도착이 무려 11:44이다! 현재 서울-대전이 2시간을 경과하는 유일한 새마을호이다.
소요 시간이 가히 무궁화호급이며, 이는 지난 2004년에 KTX 개통 직후에 일반열차가 몇 달간 최악의 막장 정차 시각표로 운행되었을 때에나 볼 수 있던 소요 시간이다. 사실은, 1041보다 정차를 더 하는 1023 같은 열차도 그만치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왜 1041만 유난히도 느린 폭탄 열차가 된 걸까? 이럴 때 철덕의 마음에서는 의문이 꽃핀다. “왜??”
아무리 악한 현 세상이고(갈 1:4) 지금이 영적으로 마지막 시대라 해도, 새마을호가 서울-대전이 2시간이 넘는다는 건 죄악에 가깝지 않은지? -_-;;

본인은 그 이유가 KTX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일단 KTX 개통 후, 서울-영등포가 10분이 넘어서 무려 13분까지 걸리는 열차가 시각표에 등장했다. 이건 두말 할 나위도 없이 영등포 역에서 후속 KTX를 기다리고 먼저 보내 주느라 늦는 열차이다. 예전에는 서울-영등포는 통상 8분이면 충분했고, 요즘은 그것도 못 지키겠는지 10분대로 현실화한 듯하다. KTX가 더욱 자주 운행될수록, 이 지점에서의 병목으로 인해 일반열차의 운행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KTX가 지연되면 그게 일반열차에까지 누적된다.

1041은 자기보다 5분 나중에 출발하여 뒤쫓아오는 KTX를 영등포 역에서 먼저 보내 주는 듯하다. 무슨 열차냐고? 서울 9:45, 부산 11:58인 서울-부산 무정차 KTX 제1열차이다.

그런데 KTX를 먼저 보내 주는 열차는 얘만 있는 게 아닌데, 1041은 수원 이남부터도 왜 이렇게 주행 속도가 느릴까?
그 이유는 이제 영등포-수원 경유 KTX의 등장 때문으로 보인다. 즉, 기존선을 달리는 KTX의 주변 열차들은 알아서 대피하고 굽신굽신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일반열차의 소요 시간이 더욱 증가한다. 귀하신 KTX님은 끽해야 영등포나 수원에서밖에 정차를 안 하니까.

서울 10:20, 수원 10:48, 대전 11:55인 KTX 353 열차가 있다. 얘는 대전에 도착할 때까지 1041을 중간에 추월을 하는 것도 아니고 1041보다 10분 남짓 뒤에 대전에 도착한다. 하지만 고속선과 기존선 사이의 열차 스레드 동기화 차원에서 부근의 1041도 진행 속도가 늦춰진 걸로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새마을호의 서울-대전 1시간대 붕괴 현상은 이렇게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1041이 얼마나 느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다. 1041은 자신보다 딱 5분 먼저 서울 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 1271 열차를 대전까지 가도록 추월을 못 한다! 무궁화호급 새마을호라는 걸 웅변으로 입증하는 셈이다.

겨우 5분 간격으로 서울에서 무궁화호를 쫓아가는 새마을호는, 정차역수의 차이로 인해 예전 같았으면 평택이나 천안, 정말 못해도 조치원쯤에서 무궁화호를 진작에 추월하는 게 당연지사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1041은 대전까지 지난 옥천에서야 1271을 간신히 추월하게 된다. 이것도 안습 그 자체이다. 아무래도 KTX 때문에 일반열차들이 운행을 보수적으로 하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이상, 사무엘 님의 철도 평론이었다. 다음은 열차 관련 TRIVIA들.

1. 작년 가을엔 어느 일본인 관광객 여남은 명이, 10분 뒤에 출발하는 서울 9:55발 KTX 303열차를 타고 천안아산 역에 갔어야 했는데 실수로 서울-부산 무정차 1열차를 탄 적이 있었다(서울 9:45 발). 결국 해당 열차 기관사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열차를 그들의 목적지인 천안아산 역에다 잠깐 세워 주고 말았다. 이 때문에 열차는 15분 가까이 지연됐고... 다른 승객들 민폐는 얼마나 됐을까? -_-  게다가 후속 KTX들과 주변의 일반열차들의 연쇄 지연은? -_- 그런 분통 터지는 일이 있었다.

KTX는 이 글에서 귀가 따갑도록 언급돼 있듯, 통과 우선순위가 최상이며 KTX가 지연되면 일반열차들까지 지연이 먹이 사슬처럼 쌓이게 된다. 그런 책임감을 생각해서라도 코레일은 공과 사를 구분하고, 저러지 말았어야 했다.
하긴, 우리나라는 승객의 막장짓에 지하철까지 역주행을 한 적이 있을 정도이니, 행정에 너무 우격다짐이 잘 통하고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고 원칙이 없다. 정치와 외교까지 저러니까 북한도 우리나라를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폭력 시위대에 공권력이 굴복하고,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하고, 북한의 생떼 요구에 굴복하고... 그러는 식.

2. 열차 시각표를 보면 아침 11시와 정오 사이에 KTX가 없는 걸 알 수 있다. 내가 아마 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지 싶은데, 이때는 잠시 고속선 선로를 정비하느라 의도적으로 열차 운행이 없는 것이다. 주말 임시 열차도 없이 열차 운행이 진짜 하나도 없는 걸 보면, 선로 정비가 심야뿐만 아니라 낮에도 꼭 필요는 한가 보다.

KTX 2차 개통 직후에 서울-부산 새마을호가 완전 전멸하다시피한 적이 있었는데(지금은 반발로 인해 그때보다는 다시 생겨남), 그때 하루 두 편 남았던 새마을호는 하나는 딱 저 시간대에 다니는 놈이었고, 다른 하나는 밤차였다. KTX가 없는 시간대에만 딱 투입한 셈이다.

3. 그래도 아직 천안 역 무정차 통과 열차가 전멸하지는 않고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게 용하긴 하다. 예전에는 밤차 새마을호가 하나 천안 통과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서울 8:43 발 동대구 행 1021열차가 천안을 무정차 통과하는 유일한 열차이다.
개인적으로는 대구 역도 좀 한두 개는 통과 열차 좀 넣어 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동대구 역이 있고 거리도 용산-영등포만큼이나 굉장히 가까운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1/15 08:38 2012/01/1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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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연장 개통

신분당선이 개통한 지 딱 두 달 뒤, 구(舊) 분당선도 보정 아래로 세 역--구성, 신갈, 기흥--이 연장 개통했다. 분당선이 이제 거의 민속촌 근처까지 내려갔다.

분당선!
노 태우 정권 시절에 건설된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성남시 분당구를 서울과 잇기 위해 건설된 광역전철이다.
직통 운행하는 여타 지하철이 없이 100% 코레일 관할인데 지상이 없는 100% 지하 구간이고, 생긴 건 지하철처럼 생겼으면서 직류가 아닌 교류 전기를 쓴다는 점에서 옛날부터 굉장히 이색적인 전철 노선이었다.

맨 처음에 1994년에 수서-오리 구간이 개통한 게 원조이다. 그러던 것이 2003년에 서울 시내의 수서-선릉이 개통하였고, 200x년대 중후반엔 오리 이남으로 죽전과 보정 역이 찔끔 개통했다. 그리고 보정은 차량 기지 내부에 있는 임시역이었다.

그 후 1994년으로부터 무려 17년이 지난 2011년에 그나마 연장다운 연장이 이뤄졌다. 이거 뭐 김 일성이 죽은 해에 1차 구간이 개통하고, 그의 아들이 죽은 해에 또 이렇게 대규모 연장 구간이 개통한 건 그냥 우연의 일치일 것이다. 우연이고말고. ㄲㄲㄲㄲ

임시 보정 역은 진짜배기 지하 보정 역으로 이설되었고, 이제 분당선의 지상역은 죽전 역만 유일하게 남게 되었다. 하지만 분당선의 북쪽 말단으로 계획되어 있는 왕십리 역은 지상에 중앙선과 나란히 만들어질 예정임. 죽전 역은 분당선의 20세기 구간(수서까지만)과 21세기 구간을 가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죽전은 보정보다도 나중에 개통한 역인데 어째 존재감이 커졌다.

직통 운행을 하는 전철 노선 구간에 무려 17년의 간극이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뭐, 전철 1호선은 워낙 역사가 길고, 또 지상이니까 제외한다 치지만 지하철은 1기 지하철과 3기 지하철이 공존하는 3호선(수서-오금) 내지 앞으로 개통할 7호선 연장 구간에서나 그 정도 간극을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일까? 분당선은 오리 이북과 보정 이남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분당선은 개통 초기부터 시끄러운 소음철로 악명을 떨쳤다. 그나마 지금은 노력을 해서 옛날보다 많이 감소한 것이다.
20세기 구간은 장대 레일도 아니어서 레일의 덜컹거림과 터널 소음이 다 들리는 반면, 21세기에 개통한 신규 구간은 조용함 그 자체이다. 타 보면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다. 철덕이라면 “분당선이 이렇게 조용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경의선이나 중앙선에서나 볼 수 있던 컬러 모니터(단순 저색상 LED가 아니라) 달린 최신형 동글이 전동차가 이제 분당선에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를 위해 기존 중앙선 전동차가 8량이던 게 소리소문 없이 6량으로 더 줄어든 것 역시 감안할 점임. 분당선도 20세기 구간은 역들이 아예 10량 기준으로 맞춰져 있었지만 21세기 구간은 많아야 8량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20세기의 코레일 광역전철들은 특히 지하 구간의 경우 승강장 벽면에 벽화(?)가 많은 편이었는데(과천선, 일산선 구간 등을 보라) 요즘 개통하는 역들은 그런 건 없고 그냥 평이한 코레일체+석재 인테리어이다. 기존 지하철 인테리어도 아니고, 9호선 같은 서울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분당선 같은 파격적인 디자인은 더욱 아니다.
경춘선· 경의선에서 보던 그런 느낌이 분당선의 지하 구간에서 그대로 재연됐다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한때 오리 역은 수도권 전철의 지하 구간에 있는 국내 유일의 쌍섬식 역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쪽 종점인 기흥 역도 쌍섬식이다. 분당선은 아래로 계속 더 연장될 것이기 때문에 이 역도 2폼 3섬식으로는 안 하고 아예 쌍섬식으로 만든 듯하다. 그러니 이 역을 보면서 옛날에 분당선의 남쪽 종점이 오리 역이던 시절을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분당선에 부분적이나마 급행 전동차가 다닐지는 미지수이다. 철도 동호계에서 유명한 떡밥이다. 하지만 선릉 이북의 서울 시내 구간은 도로가 비좁은 관계로 대피선(= 쌍섬식급 승강장)이 확실하게 없을 것으로 보이니 아쉽다. 전통적으로 지상 도로도 횡축보다는 종축이 좁기도 하고 말이다.
참고로 신분당선은 역 자체가 적을 뿐이지 딱히 완급 운행은 없으며 운행 계통은 단순하다. 완급 결합까지 다 무인 운전으로 해낸다면 운영 시스템이 칭송받아도 좋을 듯하다.

분당선의 남쪽 연장 구간은 신분당선의 승객을 늘리는 데도 일조할 것이고, 또 용인 경전철과의 연계도 해내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하지만 후자는 흑역사화의 위기에 처해서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여담이다만, 이 분당선 연장 개통 때문에 어차피 노선도가 업데이트되어야 할 타이밍에 맞춰, 경원대 역이 드디어 가천대 역으로 개명되었다. 경원 대학교가 가천 대학교 경원 캠퍼스로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1/03 19:27 2012/01/0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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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의 특징

자칭 철도 분석 전문가 사무엘 님이 진단한, 신분당선의 특징.

1. 눈에 확 띄는 홍색 노선색

1990년대엔 서울 지하철 1호선이 회색(국철) + 홍색(순수 지하철 구간)으로 구분하여 노선도에 표기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관행이 없어지면서 수도권 전철에서는 한동안 홍색을 볼 수 없었다. 인천 지하철, 공항 철도, 경의· 경춘· 중앙선 등등은 모두 청색이나 옥색 계열을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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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혹시 9호선이 홍색을 쓰지는 않을까 논의된 적이 있었지만 9호선의 노선색은 금색이라고 쓰고 커피색, 황토색, 똥-_-색이라고 읽는, 6호선과 비슷한 색깔로 정해졌다. 공교롭게도 6호선과 9호선은 각각 강북과 강남 전용으로 서로 환승이 되지 않으니 딱히 혼동될 우려는 없긴 함.

대구 지하철이 1호선에서 홍색이라기보다는 적색에 가까운 붉은 색을 처음으로 시도한 후, 수도권에서는 신분당선이 붉은 노선색을 물려받았다. 어쨌든 튀는 건 사실이다.

2. 무인 운전

예전 글에서 언급했듯, 신분당선 전동차는 국내 최초로 운전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완전 무인 운전인 중전철이다. (무인 운전 “경전철”은 부산에 이미 있음) 그래서 열차를 타면 앞과 뒤의 전망이 훤히 보여서 너무 좋으며, 맨 앞 칸에 승객이 몰린다. 인천 공항 내부의 무인 운전 셔틀 전철인 스타라인을 타면서 느꼈던 감동이 그대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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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기관사가 없을 뿐이지 승무원 자체는 한 명이 객실 내부에 상주하며, 상황에 따라 차내 육성 안내방송도 한다.

열차 안의 모니터에서는 현재 열차의 주행 속도와 다음 역까지 남은 거리가 미터 단위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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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 철도들의 폐색 방식이 큼직한 구역 단위로 열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1폐색 1열차 통제를 하는 반면, 신분당선은 발달된 RF-CBTC (무인 운전 + 무선 통신 기반 이동 폐색식) 신호 시스템을 채택하여, 모든 열차의 위치가 미터 단위로 세밀히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덕분에 동일 구간 사이에 열차를 더욱 촘촘이 배치할 수도 있다.

이 신호 시스템이 후지고 똑똑하지 못하면, 앞 열차가 출퇴근 시간 때 조금만 지연되어도 뒤 열차는 걸핏하면 “열차 신호 대기 관계로 천천히 운행 중입니다” 크리를 먹는다. 일반 자동차도 GPS로 내비에서 위치가 m 단위로 실시간으로 파악되는 경지에 이르렀는데, 궤도 위밖에 달리지 않는 철도는 더 똑똑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3. 지하철체와 형형색색 컬러 테마

신분당선의 비주얼 UI는 우릴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서울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덕분에, 서울 지하철 9호선이나 3호선 연장 구간과는 역 내부 인테리어가 전혀 다르다(난 개인적으로 그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안 좋아한다-_-). 어차피 신분당선은 우측통행도 아닐 정도로 서울+지하철과는 뿌리가 다르긴 하다만, 이 정도로 파격적일 줄은 몰랐다.

신분당선에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재래식 서울 지하철 전속 서체(초롱테크 개발)가 다시 등장했다. 1990년대 중반의 서울 2기 지하철 이래로 전국의 지하철에서 찾을 수 없던 그 추억의 서체 말이다.
그리고 노선색이 홍색이랍시고 모든 역에 다홍색 띠만 도배한 게 아니라, 각 역마다 테마를 정하고 그 테마에 맞는 서로 다른 색깔을 부여했다. 게다가 각 역마다 온갖 기하학적인 인테리어까지! 철도역을 마치 예술 작품처럼 꾸며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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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지금 있는 각 역마다 개성을 너무 많이 부여해 놓으면, 나중에 역을 추가하기가 힘들 텐데.

4. 요즘 대세는 사철, 급행화

신분당선은 구 분당선보다 역 수가 훨씬 더 적다. 그리고 노선의 선형도 경부 고속도로를 따라 곧게 나란히 이어지기 때문에, 경부 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근처인 정자에서 강남까지 겨우 16분밖에 안 걸린다.

쏟아지는 차들로 인해 만성적인 정체 몸살을 앓고 있는 경부 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 양재IC 사이를 생각하면, 이는 정말 시간 혁명이 아닐 수 없다. 도심 한복판의 서울 역에서 김포 공항까지 딱 20분 주파를 달성해 낸 공항 철도의 위엄에 필적할 만하다.

신분당선의 1차 개통 구간을 공항 철도의 1차 개통 구간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재미있지 않은가?

- 강남(환승) → 양재(환승) → 양재 시민의 숲 → 청계산입구 → (꽤 긴 거리) → 판교(본사가 있는 곳) → 정자
- 김포공항(환승) → 계양(환승) → 검암(본사가 있는 곳) → (꽤 긴 거리) → 운서 → 공항 화물 청사 → 인천 공항

신분당선은 건설과 운영이 100% ‘싸제’인 최초의 철도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건설이 아닌 운영만 싸제인 경우인데, 지금은 운임도 기존 지하철과 완전히 동일하게 매겨지고 있다. 자기네만 따로 비싼 운임을 부과하려 했으나, 서울시로부터의 압력 때문에 깨갱 한 후 저렇게 운영하는 것임.

공항 철도는 처음엔 100% 싸제였으나, 쌓이는 적자 때문에 운영 주체가 코레일로 인수되면서 요금 체계도 좀 하이브리드 형태가 됐다. 서울 포함 내륙 구간은 기존 지하철 운임 체계에 흡수된 반면, 영종도로 가는 곳은 그렇지 않다.

이런 전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분당선은 진짜 자신만의 운임 방식을 최초로 시행하였으며, 기본요금도 900원보다 훨씬 더 비싼 1600원에서 시작한다. 버스로 치면 진짜 빨간색 광역 버스 같은 위상. 이런 독자적인 요금 체계를 쓰는 전철이 자꾸 등장하면서 정기 승차권의 위상이 좀 애매해져 있다. 공항 철도와 신분당선은 현재 자기만의 정기권 체계를 따로 세워 놓은 상태이다.

5. 기타 잡설

- 양재 시민의 숲 역은 인근에 윤 봉길 의사 기념관과 서울 교육 문화 회관 같은 주요 장소가 존재하며,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 희생자 위령탑도 거기 근처에 있다. 부역명이 ‘매헌’인데, 이는 아주 이례적으로 지역명이나 근처의 기관명이 아니라, 윤 의사의 호이다.
경춘선 김유정 역과, 안산선 상록수 역(최 용신)에 이어 셋째로, 위인을 컨셉화한 전철역이 또 등장했다. 고인이 생전에 남긴 걸로 알려진 유명한 문구가 역 승강장에 새겨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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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산입구 역은 신분당선의 역들 중 역세권이 가장 없고 가장 한적하고 잉여력이 강한 서울 교외의 역이다. 인테리어도 산과 숲 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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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분당선 전동차는 6량 1편성이며, 구동음은 요즘 새로 도입되는 전동차들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

- 역 내부엔 역 주변 안내도가 없는 것 같다. 모니터로만 표시를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 스크린도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차가 도착할 때 요즘 트렌드인 멜로디 대신 재래식 경보음이 들린다.
게다가 이때 화면에 뜨는 문구는.. “열차가 곧 도착하니, 승객 여러분은 스크린도어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아놔 이건 좀 시대에 맞지 않은 과잉 안내 같은데? 개통 후 나중에 다시 가 보니, 과잉 안내 멘트는 없어졌다.

Posted by 사무엘

2011/12/03 08:35 2011/12/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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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출입구 이야기

성경 66권 중에는 장(chapter)이 하나밖에 없는 책이 있다. 구약 중엔 오바댜서가 유일하고 신약에는 요한이서, 요한삼서, 빌레몬서, 유다서가 있어서 총 다섯 권이다. 그래서 그런 책의 구절을 표시할 때는 장의 표기를 생략하기도 한다. 창 10:1은 창세기 10장 1절이지만, 유 7은 유다서 (1장) 7절 같은 식.

자, 그런데 지하철역 중에도 그런 레어템이 있다. 바로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역이다.
보통 사람과 만날 약속을 잡을 때는 'xxx역 n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고 말하는데, 이런 역에서 위치를 설명할 때는 'xxx역에서 내려서 나오라'고만 말해도 된다.

지하역보다는 지상역이, 그리고 한적하고 접근하기 영 좋지 않은 지형에 만들어진 역일수록, 또 단순 시종착역일수록 출구 수가 적어지고 심지어 1개밖에 없는 경향이 있다.
다만 요즘은 지상의 일반 철도역도 선로 이쪽편과 저쪽편에서 모두 접근 가능하게 출입구를 최소한 2개 이상 만드는 게 관례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법칙도 잘 통하지 않는다. 동부와 서부 출입구가 모두 존재하는 오늘날의 서울· 대전 역을 생각해 보자. 바다를 끼고 막다른 곳에 지어진 인천 내지 부산 역 정도나 출입구가 하나뿐이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 2호선 신답: 한적한 지선의 지상역이기도 하고, 뒤로는 청계천이 지나기 때문에 출구가 한 쪽밖에 없다. 인근의 용답 역은 청계천을 건너는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서 출구가 2개이지만 이 역은 그렇지 않다.
- 3호선 학여울: SETEC때문에 만든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종의 잉여역. 출입구도 거기 들어가는 통로밖에 없고, 주변역과의 거리도 600m 남짓이다. 하지만 코믹월드가 열리는 날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급이 된다고 함.
- 5호선 마곡: 주변 도로는 국도 6호선이자 크고 아름다운 8차선짜리 공항로. 주변이 개발되면 출구가 더 생길 여지는 있다.
- 6호선 독바위: 언덕 위이고, 주변은 꼬불꼬불한 2차선 도로. -_-

가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덧붙여 7호선 장암, 분당선 보정, 경인선 인천, 경원선 소요산 같은 말단의 지상 종착역들도 출구가 하나뿐이다.

출구 개수 얘기를 좀 더 하자면,
환승역은 출구 개수가 늘어날 확률이 커진다.
그래서 출구가 무지무지하게 많은 역의 대표적인 예로 종로3가 역이 잘 알려져 있다. 왕십리 역도 드디어 코레일의 민자역사까지 건설되면서 출구 수가 크게 늘었다.
7호선 청담 역은 한 역이 두 역 역할을 하게 만들려고 역을 이례적으로 쫙 늘어뜨려서 건설한 관계로, 단일 노선역치고는 출구 개수가 굉장히 많다.

다만, 현재 전국의 지하철 중에서 출구 수가 가장 많은 역은 무려 23개의 출구를 자랑하는 대구 지하철의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 역이다.
지표면으로부터 가장 깊은 역 기록도 이제는 서울· 수도권 전철이 아니라 부산 지하철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3호선 만덕)

환승역이라고 해도 두 역이 동시에 건설되어서 환승 거리가 짧고, 한 역이 다른 역의 중심에 완벽하게 포개지기라도 하면 지상의 출구 개수가 그렇게 늘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첫 사례가 충무로 역이고, 복정 역도 환승역임에도 불구하고 출구가 4개밖에 없다.

끝으로, 지하철역은 응당 자동차가 씽씽 다니고 사람이 많이 보이는 번화가와 큰길에 건설되는 것이 통념일진대, 그 통념을 깨는 사례가 존재한다.

신길 역은 애초에 역세권이 아니라 오로지 환승을 위해서 억지-_-로 건설된 만큼, 1호선과 5호선 모두 원래 역이 있을 만한 곳에 있지가 않다. 1호선 신길 역만 해도 신길 역 주변과, 인근의 영등포· 노량진 역 주변의 도로 선형이 어떤가 차이를 생각해 보자.
더구나 5호선 신길 역은 전용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고(3번 출구), 게다가 나가 보면 승객을 반기는 것은 엄한 주택가와 골목뿐이다.

비슷한 예로 3호선 잠원 역도 유명하다.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겼지만 아파트 단지 내부의 2차선 도로 아래에 역이 만들어져 있다. 아파트 거주민 말고는 이용할 사람이 없는데다, 인근의 신사와 고속터미널 역에 밀려서 이용객 수는 매우 적음. 게다가 인근역과 거리도 아주 가깝다..

* 뭐 어쨌든... 이런 식으로 출입구뿐만이 아니라 서울 시내에서 역간 거리가 1.5km가 넘는 역, 지하 통로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 역(종각-종로3가, 고속터미널-반포 등) 등 글쓸 거리는 많은데 시간이 없다. -_-;; 오 나의 철덕 근성이여. -_-

Posted by 사무엘

2011/11/19 08:35 2011/11/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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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철도 개통 트렌드

※ 부산 4호선 (2011. 3. 30. 개통)

부산은 표준궤 중전철인 지하철 1~3호선도 제각각 차량의 규격이 완전히 다른데, 전국 최초로 경전철 시대도 열었다. 원래 3호선의 지선으로 계획되었다가 4호선으로 승격(?)된 이 노선은 철바퀴가 아닌 고무 바퀴+무인 운전+제3궤조 집전 방식을 도입하여 여타 중전철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궤도가 차량을 지탱하는 방식부터가 기존 철도와는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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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8량, 2호선 6량, 3호선 4량으로 편성 당 차량수가 꾸준히 감소한 것과는 달리, 이 4호선 경전철은 6량 1편성이다. 그리고 노선은 지상과 지하가 거의 반반씩 섞여 있다.

용인 에버라인과는 달리 비수도권에서 신규 경전철 사업을 개통으로 골인까지 잘 이끌어내어 잘됐다.

※ 김해-부산 경전철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11. 9. 9. 겨우 개통)

2량 1편성의 경전철이지만 부산 4호선과는 시스템이 완전히 다르다. 표준궤와 철바퀴인 것은 기존 철도와 동일하나, 무인 운전과 제3궤조 집전 시스템은 요즘 경전철 트렌드를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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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간 지상 고가이다. 경전철치고는 노선 길이는 20km를 넘어서 약간 긴 편이며, 이례적으로 도시와 도시를 넘나드는 광역 성격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게다가 중간에 김해 공항도 경유하니 공항 철도의 성격까지!

부산 4호선은 건설과 운영이 공기업인 부산 교통 공사에 100% 관할인 반면, 이 노선은 여러 기업의 손길이 컨소시엄 형태로 닿아 있다. 위탁 운영 회사 중에는 심지어 서울 메트로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듣자하니, 이 노선은 현재 전국에서 노인 무임 우대가 없는 유일한 철도라고 한다.

※ 신분당선 (2011. 10. 28. 개통)

대구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분당선이 경부 고속도로라면, 신분당선은 대구-부산 민자 고속도로쯤 되겠다. 다만, 신분당선의 선형은 상당수 경부 고속도로를 따라 그대로 밑으로 지난다는 게 흥미로운 점. 전구간 지하이고, 광역전철의 특성상 좌측통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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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경전철이 아니다. 표준궤 6량 1편성, 교류 25000V짜리의 대형 전동차로, 기존 분당선 전동차와 동일한 스펙이다. 집전 방식 역시 전통적인 팬터그래프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철이 여타 전철과 크게 다른 점은, 전동차에 운전실조차 존재하지 않는 무인 운전인 최초의 중전철이라는 것!

경전철이 아닌 중전철의 완전 무인 운전은 이미 1990년대의 서울 2기 지하철이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차마 아직까지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때는 2인 승무를 1인 승무로 줄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파격적이었으니까.;;
이런 첨단 신호 시스템을 첫 도입한 덕분에, 신분당선은 비록 다른 선로 스펙이 일치한다고 해도 여타 광역전철과의 직결 운행은 곤란할 것이다.

신분당선은 건설과 운영 모두 100% 싸제이다. 공항 철도는 코레일에 인수되었고 9호선은 사철로 간주되기는 하지만 건설 주체는 싸제가 아니기 때문.
신분당선의 노선색으로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지하철 구간에서만 과거에 쓰던 색이었으며 9호선이 쓸 수도 있었던 색인 붉은색을 물려받았다.

‘싸제’ 철도여서 그런지 역내 인테리어도 서울 디자인 가이드라인과는 무관한 형형색색의 파격적인 독자 노선을 갔다. 초롱테크 지하철체가 21세기에 다시 부활한 것은 굉장한 충격이다. 여러 모로 흥미롭다.

※ 용인 경전철 에버라인 (??)

예정대로 개통했으면 한국 최초의 경전철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수익성 보장 문제 때문에 개통이 끝없이 연기되어 나락으로까지 추락해 있는 비운의 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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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간 지상 고가이다. 부산 4호선 경전철과는 달리, 바닥에 표준궤 선로는 놓여 있는 형태. 고무 바퀴도 아니고, 그러면 선로와 차륜은 김해-부산 경전철과 비슷한 수준인가 보다(더 기술적으론 선형 유도 모터(LIM) 방식이라 함). 경전철이 다 그렇듯이 등판능력과 가감속력은 중전철을 압도한다.

에버라인에 도입되는 차량은 좀 특이한 게, 편성이란 게 없이 그냥 1량 1편성이고, 그 차량 하나가 거의 중전철 이상으로 폭과 길이가 큼직하다. =_=;; 물론 무인 운전이고.

이례적으로 역에 스크린도어는 설치되지 않았다. 선로 추락 사고가 나도 겨우 1량짜리 차량 정도면 충분히 금방 비상 정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본 모양.

※ 결론

-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국내 메이저 경전철에 대해 잘 정리를 해 주신 한 우진 님의 글 클릭하여 참고하라.
- 이렇듯 경전철들은 스펙이 완전 제각각이다. 요즘 개통하는 전철은 무인 운전이 대세이다 보니, 앞뒤 모습을 훤히 볼 수 있다.
- 표준궤 기반의 재래식 철도가 C++ 기반 native 코드라면 경전철은 자바/C#의 바이트코드 기반 managed 코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담이다만, 올해 중· 후반을 기점으로 도철(SMRT)은 전동차 내부의 전광판과 역 승강장 내부의 전광판이 구형 LED이던 게 다 컬러 LCD 모니터로 교체가 끝난 모양이다. 다만, 승강장 내부의 LED 전광판을 제거하지는 않은 상태.
신형 모니터는 오고 있는 열차 위치를 표시하는 기능이 상당히 부정확한데 이건 언제쯤 개선되려나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1/11/04 19:18 2011/11/0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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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노선하고, 그 노선을 상징하는 전동차는 서로 일대일관계가 딱히 성립하라는 법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 관계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서울 지하철을 예로 들어 보자.

1호선 하면 떠오르는 터줏대감 차량은 누가 뭐래도 히타치 사의 저항 전동차이다. 바로 이것! (장소: 철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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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에 도입된 저항 방식 전동차라고 하여 철덕들 사이에서는 ‘초저항’이라고 불린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지하철의 역사를 간직한 차량이 아닐 수 없다.
운전석의 중앙에 저렇게 문이 달린 게 당시 일본의 유행이었다고 한다. 물론 일본은 지하철이 죄다 협궤인 관계로, 저런 커다란 전동차는 만들어서 수출만 했을 뿐 본토에서 굴리지는 않았다.

1974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그 오리지널 전동차는 이미 2000년대를 전후해서 모두 퇴역했다. 하지만 차량과 편성수의 증결로 인해 동일한 스펙으로 나중에 도입된 전동차는 2000년대 중· 후반까지 간간이 명맥을 유지했다.
철도청(현 코레일) 소속 차량은 파란색, 서울 지하철 공사(현 서울 메트로) 소속 차량은 빨간색 도색이었다는 건 상식.

2호선은 유일한 순환선인 데다, 승강장에 가장 늦게까지 구닥다리 플랩식 전광판이 남아있었고 차량도 2호선에서밖에 볼 수 없는 레이템이었다. 게다가 외곽이나 강변이 아니면서 지상 고가 구간이 간간이 있다는 점도 2호선을 더욱 특색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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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에서만 볼 수 있던 터줏대감 차량은 역시 MELCO 쵸퍼 전동차이다. 사실은 2005년부터 도입된 신형 전동차도 한동안 유니크 아이템이긴 했다.

3호선 하면 떠오르는 건 단연 배불뚝이 GEC 쵸퍼 전동차. 객실 내의 천장에 모니터가 달려 있던 유일한 차량이었다. 지금처럼 서울 메트로 자체 방송이 나간 게 아니라 새마을호처럼 코모넷이라는 외주 업체가 방송 컨텐츠를 따로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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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전동차는, 3호선과 같이 동시 건설 중이던 4호선에도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4호선은 과천선과 직결되고 GEC 쵸퍼 전동차는 교직 겸용이 아니었던 관계로 얘는 2호선에 일부 대체 투입되었다.

그래서 본인의 기억 속엔, 서울 지하철들 중 유일하게 4호선만 차량의 개성이 가장 희미하다. 다른 호선들은 개통 초기에 어떻게 생긴 전동차가 다녔는지 본인이 분명히 아는 반면, 4호선은 잘 모르겠다.

현재는 100% VVVF인 건 확실하고, 그냥 1호선에서 볼 수 있는 코레일/서울 메트로 VVVF 차량의 subset이 다니는 듯. 단, 1호선엔 없는 애드립도 있는데, 서울 메트로가 굴리는 차량 중 대우 중공업 제조 차량은 7호선 1차 도입분 차량과 동일한 시끄러운 GEC 알스톰 구동음이 난다는 게 특색이다. 1호선에는 그런 차량이 없다.

다음으로 세월이 흘러 2기 지하철 시대가 열린다.
5~8호선 전동차는 차량 프레임은 표준화 내지 단일화가 되어서 다 똑같다. 그래서 1~4호선과는 달리 5~8호선은 이례적으로 외형이 천편일률적이다. 애드립을 찾자면 전면부의 색깔띠의 모습이 5호선만 6~8호선과는 차이가 있으며, 통유리가 7, 8호선의 2차 도입분 차량부터 도입되었다는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또, 6호선 전동차만 객실 내부에 쇠기둥이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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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선은 전면부의 두 겹짜리 색깔띠가 아래로 삐치지만, 5호선만 한 줄이고 앞에 '서울도시철도'라는 문구까지..)
물론, 외형은 비슷해도 under the hood는 여전히 제각각인지라 전동차 구동음은 노선별로 화려하기 그지없다. 본인은 ‘VVVF의 향연’이라는 표현을 쓰고자 한다.

5~8호선만이 2011년 현재까지 전동차의 순혈주의(?)가 가장 잘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이 질서도 7호선 연장으로 인한 3차 도입분 전동차가 들어오면 다소 흔들리게 될지 모르겠다.

끝으로 9호선 전동차는 전국의 다른 전철 노선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외형을 하고 있다. 동글이를 좋아하는 요즘 추세에 걸맞지 않게 외형이 좀 각진 느낌을 준다. 그리고 헤드라이트는 아예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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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차량은 조향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자동차와 같은 주황색 깜빡이(방향 표시등)는 전혀 의미가 없으며,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진과 후진을 완전히 동일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자동차로 치면 헤드라이트 겸 후진 경고등(white)이, 브레이크 경고등(red)과 나란히 놓이게 된다.
그런데 9호선 전동차는 이 둘이 나란히 놓인 게 아니라 완전히 따로 놓였다는 게 인상적이다.

다만 9호선 전동차는 외형은 독특해도 under the hood는 공항 철도나 여타 지방 지하철과 동일하여, 구동음은 음높이만 다를 뿐 다들 비슷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전동차들 중, 도철의 5~8호선 전동차가 제일 무난하게 생긴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1/10/02 08:21 2011/10/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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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호남 지방에 있는 광주 광역시의 교통 시스템의 특징에 대해 논하도록 하겠다. 물론 철도와 지하철 얘기가 주류이지만 여타 교통수단 얘기도 나올 것이다.

광주에는 원래 경전선과 호남선이라는 두 개의 간선 철도가 지났다.
그러나 경전선은 단선 철길이 시가지를 관통하여 좋지 않다는 지적으로 인해 2000년경에 저 멀리로 이설되었고, 이 때문에 원래 호남선이 아닌 경전선상에 있던 광주 역은 호남선의 지선에 남겨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 지선은 '광주선'이라고 불리는데, 무려 단선이라고 한다.
경부고속선에서 시속 300km로 달리던 KTX도 광주 역 도착 직전엔 그냥 기존선도 모자라서 아예 단선으로 들어간다니 신세가 참으로 안습하다. 물론, 동두천-소요산 구간 같은 말단의 짤막한 단선이고 광주 착발 KTX가 많은 것도 아니니, 교행· 대피 같은 건 없다.

비슷한 작명법으로 명명된 여타 철도 노선과 비교하자면 이렇다.
대구선: 동대구 역에서 분기하여 중앙선의 영천 역을 잇는 지선
대전선: 대전 역에서 호남선 서대전 역으로 가는 지선. 원래는 호남선의 일부였다.
그리고 광주선: 호남선 광주송정 역과 광주 시내의 광주 역을 잇는 지선. 원래는 경전선의 일부이지만 이제는 호남선의 지선처럼 돼 있다. 다만, 지역 대표역이 간선이 아닌 지선상에 있다는 게 광주와 여타 지역과의 차이라 하겠다.

광주 도심에서 가깝지만 지선에 처박혀 있는 광주 역과는 달리,
비록 좀 서쪽 외곽이지만 간선인 호남선상에 있는 광주송정(구 송정리) 역과 그 주변의 지위가 요즘은 크게 올라가 있다.
이런 추세를 만든 데엔 광주 지하철도 큰 기여를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하철 얘기를 해 보자.

광주 지하철은 지난 2004년 4월 말, KTX가 개통한 지 얼마 안 되어 1호선이 드디어 개통했다.
수도권, 부산, 대구에 이어 경부 라인이 아닌 지방 광역시에 생긴 최초의 지하철이다. 건설 시점에서부터 전구간에 스크린도어가 완비된 국내 최초의 지하철이기도 하다. (정정. built-in으로 스크린도어가 갖춰진 지하철은 2005년 하반기에 개통한 부산 3호선이 최초임.)

시스템이 여러 모로 대전 지하철과 아주 비슷하다. 대전 지하철이라 함은, 개통 직전에 시승 행사를 어른들의 사정 때문에 시민들을 초대해서 못 하고 물통을 잔뜩 집어넣어서 했던 걸로 뉴스까지 몇 차례 탔던 그 지하철 말이다. ^^;;

완전히 동일한 전동차에 4량 1편성인 것도 같고, 동일한 동전 모양의 일회용 승차권을 사용한다. 평일 N/H의 배차 간격이 10분인 것도 동일. 두 도시가 규모가 서로 비슷하고 지하철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규모의 노선으로 개통했으니 말이다.
도시의 크기는 광주가 더 크지만, 광주 지하철은 20개역에 20.6km, 대전 지하철은 22개역에 22.7km로 대전 지하철이 약간 더 크다. 그래도 비슷한 규모인 건 사실이다. 심지어는, 원래 무려 5호선까지 계획되었으나 IMF 등으로 인해 현실은 시궁창이 되어 1호선만 개통한 것마저도 비슷한 사정이다.

다만,
1차 개통은 광주(2004)가 대전(2006)보다 일찍 해서 본인은 대전 지하철이 개통하는 걸 못 보고 대전에서 다니던 대학을 졸업할 정도였던 반면,
2차 구간, 다시 말해 전구간 개통은 대전(2007)이 광주(2008)보다 훨씬 더 일찍 해냈다.

그리고 대전 지하철은 구간제 운임을 시행하기엔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1구간과 2구간으로 나눠서 운임을 징수하지만, 광주 지하철은 현재 전구간 균일 운임이다.
원래 구간제를 하다가 다시 균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는 대구 지하철과도 비슷하다. 철저한 거리 비례 운임제가 정착해 있는 서울· 수도권과 크게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보다 두 지하철 사이의 더 큰 차이가 있으니, 바로.. 승객수이다.
대전 지하철은 당시 황금 노선이던 140번 시내버스와 비슷한 선형으로 시청과 대전 역을 15분 만에 연결하면서, 우려와는 달리 본전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승객은 꾸준히 늘어나고 시내버스들도 지하철과 연계 수송을 하는 방식으로 노선이 크게 개편됐다. 덕분에 출퇴근 시간엔 8분, 6분에 이어 5분까지, 평소 배차간격의 절반에 가깝게 증차가 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광주 지하철은? 전국에서 이용객수 꼴찌 지하철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대전 지하철의 5~60% 정도밖에 수익이 안 나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 지하철 중 광주 지하철은, 그 지역의 시청과 대표 철도역 중 어느 곳도 경유하지 않는 최초의 지하철 1호선으로 기록되었다. -_-;; 기괴하다.
본인은 대학 시절에 광주 지하철의 선형을 딱 보고는 첫 순간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을 바로 했다. 사실은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도 아닐 테고.

광주 지하철은 어째 광주 역, 광주 버스 터미널(유스퀘어), 광주 시청을 모조리 남쪽으로 수백 m씩 떨어져 비껴 간다. 조선 대학교하고도 공대는 남광주 역에서 가까운 편이지만, 인문대 쪽은 답이 없다.;;
광주에서 대학을 다닌 지인도, 광주 지하철은 영 좋지 않은 노선으로 만들어져서 타는 사람이 없다고 공감을 하더라.

물론, 광주는 지하철 노선이 하나만 있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는 무척 큰 도시이며, 지하철이 지나 줘야 할 주요 장소가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에서 언급한 시청, 유스퀘어, 철도역 따위는 광주 전체에서 보자면 좀 북쪽에 치우쳐 있다.
광주 지하철은 애초에 최하 3개 이상의 노선을 동시에 건설하기로 계획되었고, 이들이 모두 존재해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에나 1호선의 선형이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구도였다. 그랬는데 아 글쎄 하나밖에 건설이 못 됐으니 비극이다.

뭐 지금의 광주 지하철에도 긍정적인 면모는 있다. 그나마 번화가인 금남로를 경유하며, 2단계 구간은 외곽에 있던 광주송정 역을 지하철 역세권으로 만들어 줬다. 게다가 광주 공항까지 경유한다. 헐..;;
광주 역을 안 지나는 지하철이 광주송정 역과 광주 공항을 지나다니... 시내보다도 외곽의 교통을 더 편리하게 해 준 것 같다.
그러니 비록 동대구 역과 대구 역의 지위 반전만치는 안 되더라도, 광주송정 역의 지위가 크게 오르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KTX가 개통하면서 대구-김포 비행기 노선은 없어졌다. 그러나 광주-김포 노선은 여전히 있다. 두말 할 나위도 없이 KTX가 여전히 매우 느려서 서울-광주가 3시간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구도도 수 년 뒤에 호남 고속철이 전구간 개통하면 바뀔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광주 공항은 지하철 연계도 잘 되어 있으니 말이다.

본인은 전국의 지하철들 중 광주 지하철만 유일하게 아직까지 한 번도 안 타 봤다. 갈 일이 없으니.. -_-;;
'광주 지하철' 하면 종착역인 녹동 역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장암이나 보정처럼 기지 내부에 설치된 임시역인데, 배차는 장암이나 보정보다 더욱 안습해서 거의 천안 급행이나 경의선 서울-DMC 수준이다. (1시간에 한 대) -_-;; 국내 최초 겸 유일인 로프식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곳이기도 하다.
스크린도어가 없는 기지 종착역인 9호선 개화 역과 비교하자면 일종의 근성.

그럼 끝으로 광주의 도로 사정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겠다.
서울-대전, 서울-청주가 거의 10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다니지만, 광주-서울도 금호 고속이 거의 5분~10분급으로 승객을 수송하고 있다. 철도는 비록 고속철조차도 오송 때문에 선형이 굽은 반면, 도로는 논산-천안이라는 아주 깔끔하게 뻗은 길이 있는 게 매력이라 하겠다.

앞으로 광주의 미래가 볼 만하다. 어쨌든, 외톨이 광주 지하철 1호선을 보조하는 궤도 교통수단이 경전철로든 뭐로든 더 개발되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1/08/27 19:21 2011/08/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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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철도 떡밥

1.

한때는 공항 철도가 코레일에도, 지방 지하철 회사에도 소속되지 않은 순수 사철이라는 큰 의의가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지금은 옛말이고, 공항 철도는 결국 코레일의 자회사로 들어가서 브랜드 이름도 ‘코레일 공항철도’가 되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여러분도 다 잘 알 것이고..;

물론 공항 철도는 시설부터가 좌측통행에 교류 25000V로 만들어졌고, 지하철보다야 광역전철의 성격이 훨씬 더 짙다. 운영면에서는 아예 누리로처럼 일반열차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 차이는 서울 역에 도착하는 서울 지하철의 안내 방송을 들으면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경의선으로는 ‘갈아타세요’라고 방송하는 반면, 공항 철도를 이용하려면 ‘이 역에서 내리세요’라고 방송하기 때문. 마치 KTX나 새마을호를 탈 때처럼 말이다.

이런 일반열차스러운 광역전철이라는 개념은, 가까운 미래에 경춘선에 좌석형 우등 전동차가 도입되면 우리에게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2.

공항 철도의 디자인은 인근의 여러 전철 노선을 떠올리게 한다.
회색 위주의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비슷한 시기에 개통한 9호선과 비슷하다. 그러나 파란 계통의 노선색과 고딕체 계열의 서체는 영락없이 인천 지하철 1호선의 모습이다. 공항 철도의 역 내부에는 서울 남산체 같은 건 전혀 찾을 수 없다.

공항 철도는 각종 전광판 시설은 21세기에 개통한 철도답지 않게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서울 메트로(1~4호선)와 9호선이 각종 올컬러 모니터로 무장하고, 승강장뿐만이 아니라 대합실과 심지어 지하철 진입로에서까지 현재 열차 위치를 보여주는 친절함을 발휘하고 있으나 공항 철도엔 그런 게 없다.
전광판은 오히려 청색이 없는 저해상도 LED에 그냥 옛날 비트맵 글꼴인지라 1990년대의 2기 지하철이나 분당선 같은 노선을 떠올리게 한다.

3.

2009년은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경의선.
2010년은 경부 고속철과 공항 철도의 2단계 구간이 철도계의 주요 뉴스였다면,
2011년의 철도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경전철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겠다.

부산 지하철 4호선이 국내 최초의 경전철로 개통하였으며, 뒤이어 김해 경전철이 개통했다. 사실은 용인 경전철 ‘에버라인’이 개통해야 하는데 이건 정말 안타까운 이유로 인해 개통이 ‘못’ 되고 있다.
이유인즉슨, 개통해 봤자 적자가 날 게 뻔하고 적자는 국가 재정으로 보전해 줘야 하는데, 난 그렇게 못 해 주겠다고 개통 승인을 정부에서 안 하고 있다..;;

사실, ‘구갈’ 역이 용인 경전철과 분당선의 환승역으로 예정되어 있고 둘은 동시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분당선이 예정보다 완공과 개통이 늦어지더니, 경전철까지 개통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어 있어서 현실은 둘 다 시궁창이다.
그러나 앞으로 곳곳에서 다양한 경전철이 등장할 것이고, 나중에는 경전철도 하드웨어적인 규격이 다 통합될 것이다.

4.

지하철역들 중에 밖이 아닌 개표 구역(paid area) 안에 화장실이 있는 건 흔치 않다. 그런데 그 정도를 넘어 아예 승강장에 화장실이 바로 비치되어 있는 역은 매우 드물다. 1호선 금정, 남영, 동묘앞, 2호선 용두, 그리고 광역전철 중앙선의 응봉 정도?
또 아는 분이 있으면 알려 주기 바란다.

5.

다음은 경부 고속철의 토막 상식이다.
풍세교는 서울-대전 사이에 있으며, 고속철 1단계 구간 중 가장 긴 교량이다(6.5km).
황학 터널은 대전-대구 사이에 있으며, 고속철 1단계 구간 중 가장 긴 터널이다(9.97km).
그리고 금정 터널은 대구-부산 사이에 있으며, 고속철 전체 구간에서 가장 긴 터널이다(20km).

이것만 봐도 철도가 건설된 해당 지역의 지형이 어떤지를 대략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서울에서 안양 정도 되는 거리를 북쪽은 그냥 기존선 철도를 이용하지만, 남쪽은 부산 시내를 아예 완전히 지하로 관통해 버린다는 게 신기하다. 중간에 부전 역 아래를 정확히 지나기 때문에 나중에 부전 역 KTX 정차역으로 추가될지도 모르겠다.

서울의 정확히 중심부에 있는 서울 역과는 달리, 부산 역은 너무 남쪽 바닷가에 있기 때문에 모든 부산 시민이 철도의 혜택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고속철 역이 하나 더 있는 것에 대해, 본인은 그렇게 크게 반대를 안 한다. 대구는 동대구 역조차도 접근하기 불편하다고 대구 역에 열차 정차 좀 많이 시켜 달라고 징징대는데...;; ㅉㅉ

Posted by 사무엘

2011/08/15 08:43 2011/08/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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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시철도 공사 이모저모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관할하는 서울 도시철도 공사(SMRT; 일명 도철)는 1994년에 설립되었다. 경쟁사(?)인 코레일이나 서울 메트로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서울에서 가장 방대한 지하철망을 운영하고 있다. 코레일은 운영하는 구간이야 길지만 대부분 광역전철들이니, 서울 ‘안’으로 범위를 한정했을 때 말이다.

서울 메트로는 120개역 137.9km
도철은 148개역 152.0km
(출처: 해당 기관 홈페이지의 운행 현황 자료)
서메의 경우는 1호선의 운영 구간이 10km도 채 안 되는 서울역-청량리뿐이고, 도철은 8호선이 아주 짧은 노선인 게 특징이다. 8호선은 노선 길이가 17.7km로, 공항 철도의 검암-운서 구간보다도 짧다.

도철은 역대 사장들의 이름이 꽤 특이했다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다.
지하철 회사 사장 중에서 가장 튀는 행적으로 가장 압도적인 인지도를 보유했던 음 성직 씨야 그렇다 치더라도, 전임 사장도 제 타룡 씨.. =_=;; 귀화 외국인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코레일 사장은 허 준영· 이 철 이렇게 나름 알려져 있는데 도철과 코레일에 비해서 서울 메트로는 사장이 딱히 언론을 탄 적도 없고 알려진 게 거의 없는 듯. 마치 삼성이 까이는 정도와 LG가 까이는 정도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오늘은 이 도철과 도철 구간 지하철역의 특이점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도철은 경쟁사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이런 흑역사가 과거에 있었다.

1. 국산 전동차 609편성: 국산 인버터를 탑재한 전동차를 도입하여 처음으로 시범 운행한 적이 있다. 비록 그 결과가 시원찮아서 첫 시도는 실패로 끝났으나, 이 근성을 이어받아 도철은 훗날 또 SR-001이라는 국산 전동차를 만들어 냈다.

2. 무려.. 무인 운전: 서울 2기 지하철 전동차는 생각보다 무척 똑똑한 신형 차량이다. 1990년대의 새로운 기술 트렌드라 할 수 있는 VVVF 인버터(저항/쵸퍼 대신), LED 표시판(롤지 대신), ATS보다 더 뛰어난 ATC 체계. 그리고 승무원도 2인이 아닌 1인으로 최초로 감소했는데, 사실 이 전동차는 완전 무인 운전도 가능하다. 실제로 5호선 개통 초기에는 무인 전동차를 잠시, 그것도 몰래 운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전자동으로 운행된 열차는 승객에게 심리적인 불안만 준 게 아니라 정지선을 못 맞추고 정차한다거나 사고도 여러 번 일으켰다고 한다. 그래서 무인 운전 떡밥은 쑥 들어갔다. 지금은 부산 지하철 4호선이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는 중.

3. 미개통이었던 마곡 역: 최고의 흑역사. 현재는 9호선의 마곡나루 역도 미개통 무정차 통과역이긴 하지만, 그렇게 된 경위라든가 상황이 마곡 역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4. 총신대입구-이수 싸움: 덕분에, 환승역 주제에 관할 기관별로 명칭이 다른 초유의 역이 생겨 버렸다. 서울 메트로(4호선)는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역명을 즉각 총신대입구로 복귀하였으나, 도철(7호선)은 그렇잖아도 총신대와 훨씬 더 가까운 남성 역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교의 요청을 거절하고 그냥 이수라는 역명을 미는 중이다. 서로 역명을 다르게 쓰고 있는 건 각 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사이버 스테이션(=노선도)을 보면 알 수 있다.

5. 코레일과의 명칭 충돌로 인한 역명 개명: 7호선 광명사거리(광명이던 게 KTX 광명 역 개통으로 인해), 그리고 6호선 DMC(경의선 수색 역 개통으로 인해)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5호선 양평 역은 중앙선 양평 역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개명하지 않고 있다. 위의 두 사례와는 달리, 서울 양평동과 경기도 양평군은 완전히 다른 명칭이기 때문이다.
마치 2호선 신촌과 경의선 신촌이 따로 놀듯이 6호선 화랑대 역도 한때는 경춘선 화랑대 역과 충돌의 여지가 존재하였지만, 경춘선 화랑대 역은 선로가 이설되면서 없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쪽 충돌은 없어졌다.:

도철에는 현재 ‘테마역’이 존재한다.
6호선 녹사평 역은 웬 ‘발명테마역’으로 단장되어 있고, 8호선 몽촌토성 역은 ‘평창 동계 올림픽 홍보역’으로 지정되었다. 테마명이 마치 부역명처럼 역명판에까지 등재되었을 정도. 도철이 철도와 관련된 뭔가 창의적인 운영은 지금까지 제일 잘 했다. 다들 음 사장님의 아이디어겠지.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두 역은 당시 구상 중이던 미래의 3기 지하철과의 환승을 염두에 두고 공간이 좀 넉넉하게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몽촌토성은 승강장의 벽에 아예 환승역 색깔띠를 추가할 공간까지 대놓고 그려 놓은 상태인데...

코레일의 광역전철 구간과 서울 메트로의 지하철 구간이 구분되어 있는 1~4호선과는 달리 5~8호선은 완전히 도철 독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도철의 운영 구간에 서울 시외 구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7호선은 툭 튀어나온 광명시 구간을 잠깐 지나며, 8호선은 아예 성남시 마을 전철 같은 선형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재미있는 문화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서울 지하철에는, 관할 회사를 불문하고 ‘인서울’ 전철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울 전용 정기권이 있다. 그런데 도철은 자기 관할의 역들은 모두 ‘인서울’로 인정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7호선 광명사거리 같은 역에서도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있다.

하지만, 분당선과 8호선의 환승역이며 성남시에 있는 모란 역은, 8호선의 게이트에서는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있지만 분당선의 모란 역에서는 그럴 수 없다. 물론, 8호선 게이트로 들어가서 환승 통로를 이용해 분당선 전동차를 타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분당선이 9호선이나 공항 철도처럼 별도의 운임 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는 노선도 아닌데, 이건 꽤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시설 분리의 필요성 때문에, 모란 역은 복정 역과 달리 두 역이 꽤 떨어진 채로 지어진 것 같다. 복정처럼 두 노선의 역이 완전히 포개져서 한 대합실과 게이트를 공유한다면 관할 회사별로 승객 집계가 안 될 테니까 말이다. 충무로 역은 이런 구조적인 이유로 인해 3호선 이용객이 집계되지 않고 무조건 4호선으로 간주되지만, 어차피 두 노선 모두 100% 서울 메트로 관할이니 문제될 건 없다.

도철의 세력은 7호선의 부천· 인천 연장 구간이 개통하면 더욱 커질 것이며 이때는 운영 구간 재조율의 필요성이 더욱 진지하게 논의될 것이다. 이제 도철도 서울만의 지하철인 시대는 끝나는 셈. 하다못해 9호선도 앞으로 공항 철도와 직통 운행이 계획되어 있는데 2기 지하철에도 직· 교류 겸용 차량까지는 몰라도 2개 이상의 기관과 직통 운영하는 노선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이것저것 말이 많았는데, 어쨌든 본인에게 도철 하면 역시 구동음 독특한 전동차가 많은 노선이라는 게 가장 인상적이다. 앞으로 한 10년, 20년 뒤에도 이 전동차를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1/08/02 08:30 2011/08/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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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철도역

요즘 지어지는 철도역은 온통 ‘유리궁전’이 대세이다. 유리궁전은 일단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천 공항, 서울 역부터 시작해서 요즘은 전철역과 심지어 관공서 건물까지 두루 유행이 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역사적인 의미가 깊은 지역에는 의도적으로 한옥으로, 혹은 완전 한옥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기와지붕을 얹은 형태로 역이 지어지기도 한다.

경주(동해남부선): 경주는 왕년에 신라의 수도이지 않던가. 경주 역은 기와지붕 모양인 대표적인 역이다. 하지만 동해남부선의 이설이 끝나면 지금의 신경주 역에게 모든 지위를 내어 주고 철거될 예정이니 대략 안습임.

영월(태백선): 지붕뿐만이 아니라 건물이 완전히 한옥 인테리어를 하고 있고 역명판도 아예 한자로 써진 무척 독특한 역이다.

전주(전라선): 경주 역과 비슷하지만 더 한옥 느낌이 든다. 여기는 아예 관광 명소인 한옥 마을이 있기도 하니까. 참고로 전주는 경주와 위도가 비슷하기도 하다.

김유정(경춘선): 경춘선의 복선 전철화와 함께 이설된 이 역은 작정하고 영월 같은 본격 한옥으로 지어졌다. 역명판의 글자는 코레일체 대신 궁서체로 인쇄되었다. 전철역 중에서는 최초의 사례이니 무척 흥미롭다.

이외에 남원, 곡성 역도 기와지붕을 한 역으로 알려져 있다. 더 있으려나? 특히 곡성 역은 탑리 역처럼 성곽 형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1/06/14 08:44 2011/06/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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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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