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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카메라

요즘은 아시다시피 스마트폰에 카메라 렌즈도 하나로 모자라서 둘 이상이 달리며, 이걸로 사람 눈과 뇌가 하는 것처럼 원근감까지 기계가 인지하는 지경에 도달했다.
하긴, 모니터와 TV는 종횡비가 진작에 다 와이드로 바뀌었는데 카메라로 찍는 사진의 종횡비는 여전히 4:3이 기본인 게 좀 답답하게 느껴진다. 카메라 렌즈의 화각이 커지고 렌즈가 여러 개 달리기까지 한다면 한번에 더 넓은 풍경을 길쭉하게 사진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화소 수나 후보정 기능뿐만 아니라 본인이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는 기능은.. 사진의 흔들리는 걸 걱정할 일이 예전에 비해 매우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건 소프트웨어적인 흔들림 보정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옛날에 덜 스마트하던 디카는 사진이 흔들려서 망치는 일이 흔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그마한 화면으로는 찍었던 사진이 흔들렸다는 걸 인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사진을 찍은 현장에서 흔들림을 감지했으면 곧장 다시 찍기라도 했을 텐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사진을 PC로 옮겨서 큰 모니터 화면으로 본 뒤에야 흔들리는 걸 알게 됐다면 허탈함 그 자체이다. 위조지폐를 현장에서 바로 적발하지 못하고 은행에 입금할 때에야 뒤늦게 알아챈 것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나마 재래식 디카가 스마트폰보다 나은 점은 배터리 용량이 더 많고, 안 쓸 때는 꺼 놨다가 나중에 켤 때 부팅이 필요 없이 즉시 켜져서 ready 상태가 된다는 점, 비슷한 체급일 때 zoom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점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앞으로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도.. PC에서 마이크 꽂아서 2채널 스테레오 음향을 한번에 입력해 넣는 방법은 생길 기미가 없는지 궁금하다.

2. 휴대전화

라떼는 말이야..

  • 체크카드: 신용카드 = 피처폰: 스마트폰 과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특히 둘 다 왼쪽에 비해 오른쪽(신용, 스마트..)은 영업사원들이 기를 쓰고 팔려고 안달 나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 인류 역사상 전화기가 크기가 가장 작던 때는 폴더폰 시절일 것이다. 그러다가 요즘 스마트폰은 화면과 배터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좀 커져 있다.
  • 폴더폰 시절에는 전화기를 통째로 거치대에 꽂아서 배터리 충전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ㄷㄷㄷ 기억하시는가? 그리고 2000년대엔 충전 단자를 통일한답시고 한때 24핀짜리 표준 단자가 제정되기도 했었다.
  • 그렇게 전화기가 자그맣고 별 기능이 없던 시절에는 배터리를 한번 충전해서 2~3일은 기본으로 썼다. 통화를 안 하고 있으면 무려 1주일 가까이 가는 물건도 있었다.

먼 옛날에 사람들이 뭔가 자원이 남은 비율 퍼센티지를 신경 쓰던 것이 30여 년 전엔 Windows 3.x/9x의 시스템 리소스 퍼센티지였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의 최고 관심사는 폰의 배터리 퍼센티지일 것이다.;;
그 밖에..

(1) 전화기에서 스피커폰은 귀를 송수화기에다 대지 않아도 통화를 들을 수 있게 하는 무척 편리한 기능이다. 하지만 이때 기기에서 내는 수신음이 또 마이크를 통해서 송신되고, 그게 또 수신되어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현상이 무한 반복되면서 소리가 울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건 통신 기기에서 굉장히 고전적으로 유명한 문제이다. 자기가 받은 소리가 중복 송신되어서 울리지 않게 하는 건 echo 제거(echo cancelling) 기술이라고 따로 있다. 보통은 받는 쪽에서 echo 제거를 적용해야 보내는 쪽에서 echo를 듣지 않게된다.
뭔가.. 헬리콥터에서 로터가 돌면서 동체까지 돌아가는 현상을 상쇄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꼬리날개, 반대 방향 로터 등..)

(2) 내가 말하지 않고 듣고 있을 때는 내 쪽의 불필요한 소음이 상대방에게 전혀 송신되지 않게 하는 일종의 mute(마이크 끄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내 쪽에도 상대방에게 들리기를 원하지 않는 배경 소리 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뭔가 전화기를 무전기에 가깝게 사용하게 되는 듯하네..

(3) 자동차 번호판이 공간이 부족해서 자릿수가 하나 확장됐고, 인터넷 주소도 공간이 부족해서 IPv6가 등장했는데.. 휴대전화 번호도 마찬가지다. 010 다음의 8자리는 좀 간당간당해 보이는데 이건 어째 공간을 확장한다는 말이 없는 것 같다.

(4) 스마트폰은 앞서 언급했던 디지털 카메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휴대용 전자기기들의 역할을 흡수하고 대체했다. mp3 플레이어, 전자 사전, 계산기 따위는 얄짤없지만, 그나마 독자적인 역할이 있어서 완전한 상위 호환 대체가 어려운 건 손목시계이다.
스마트폰은 이것저것 기능이 많아지다 보니 보다시피 옛날 폴더폰이나 어설픈 피처폰 시절에 비해 덩치가 꽤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얘는 과거의 회중시계의 대체제이지, 이대로 손목시계를 대체하기는 난감하다. 그 분야는 스마트워치라는 물건이 따로 만들어져 나오게 됐다.

3. 소프트웨어

  • 지난 2009년은 코드소프트와 티맥스 윈도우,
    2016년은 서든어택 2 (온라인 게임), 그리고 갤럭시 노트 7 (스마트폰)이 업계 최악의 굴욕 흑역사로 기록됐다.
  • 2021년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접고 철수한 해, 인텔에서 비운의 IA64 프로세서를 드디어 20여 년 만에 완전히 단종시킨 해, 그리고 30여 년을 존속했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된 해가 되었다.
  • 또한, 2020년대가 되니 애플에서는 PowerPC, x86에 이어 CPU 이주를 또 시도하고 있고.. Windows와 macOS 모두 메이저 버전이 10에서 11로 올라갔다.;;

2010년대 중후반에 컴터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깊게 느낀 변화는 다음과 같다.

  1. 플래시가 순식간에 웹에서 싹 퇴출되고 사라짐. 브라우저들에서 지원도 끊김.
  2. 왕년에 스타와 워3, 디아블로를 만들었던 그 천하무적 제작사가 정말 급속히 몰락하고 망조가 듦.
  3.  IE 브라우저가 이제 완전 퇴출 직전임. 얘 없어진 뒤에도 공인인증서 로그인과 은행 돈거래가 가능하려나..??

(1) 플래시 액션스크립트는 전부 천하무적 html5 자바스크립트로 바뀌어서 오늘날까지 건재한다. 이젠 웹브라우저가 그 자체만으로 가상 머신에 반쯤 운영체제처럼 돼 버렸다.
플래시에서 원래 주전공이던 벡터 애니메이션 대신 웬 동영상(flv)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유튜브가 플래시 없이 html5 기반으로 바뀐 것, 인터넷 지도와 구글 어쓰가 아무런 플러그인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구동되기 시작한 것.. 모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플래시는 vb6에 대응하고, html5는 vb.net에 대응하는 것 같다.

(2) 게임 업계는 정말 영원한 강자란 없는 것 같다. 이드 소프트, 세가의 스즈키 유, 오리진의 울티마 만들었던 그 우주먹튀 뭐시기.. (아! 리처드 개리엇) 등등.. 한때의 스타 개발자가 언제까지나 계속 스타이지는 못한 것 같다.
지금은 FPS고 RTS고 나올 거 다 나오고 나서 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 이젠 현질 아이템 장사 말고 다른 돈 버는 방법이 남아 있을까..?? 궁금하다.
뭐 몇 년 전에 리니지 M은 돈을 빗자루로 긁어모으면서 그렇게도 성공했다고는 하더라;;

(3) 20여 년 전엔 마소 IE의 독점 불공정 끼워넣기 때문에.. 수장인 빌 아저씨는 평생 먹을 욕을 이 시기에 다 쳐먹었다. 카피레프트 안티 마소 진영으로부터는 완전 뿔 달린 악마 취급까지 받았다.
사실 더 옛날에, 1994~95년경엔 빌 아저씨가 msn으로 세계를 정복할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어림없는 얘기. 인터넷의 물결을 막을 수 없으니 다음으로 브라우저 독점을 생각했었으나 그 계획은 2004년 파이어폭스 0.8, 2008년 크롬과 함께 완전히 물 건너갔다. 넷스케이프가 이루지 못한 일을 쟤들이 대신 해냈다.

그리고 지금이야.. 웹브라우저 점유율을 제일 많이 떼어간 건 모바일이다. 마소가 범접하지 못한 완전히 다른 플랫폼..
10여 년 전에는 마소에서도 고인물 썩은물인 IE 6을 퇴출시키려고 난리였는데, 이제는 IE 자체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1/12/03 08:34 2021/12/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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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예 vs 실리

(1) 롤스로이스: 한때는 구매자에게 차값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엄근진한 사회 지위 등, 엄청나게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했다. 심지어 엘비스 프레슬리한테도 "당신 같은 딴따라는 이런 고매한 차가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퇴짜 놨을 정도였다. 이런 사람이 굳이 롤스로이스를 몰려면 중고차를 알아봐야 했다.
==> 지금은 그딴 거 없고 아무나 돈만 내면 살 수 있다. "돈만 내면"...;;

(2) 스위스 은행: 그 어떤 국제기구나 공권력이나 수사기관에게도 예금자의 개인 정보를 절대로 넘겨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구린일을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출처가 떳떳하지 못한 돈을 여기에다 예치해 두곤 했다.
==> 스위스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국제 추세를 거스르면서 혼자 독고다이는 못 하며, 은행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수사에 협조해 주고 있다.

(3) 남성상: 과거에는 영국 신사, 조선 양반/선비 같은 이미지가 좋은 이미지였다.
==> 오늘날은 그런 거 없고 나쁜 남자 마초 상남자가 좋은 편이다. (절대적인지는 모르겠지만)

(4) 기네스북: 과거에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연속살인범 우 범곤, 세계에서 가장 오래 강제로 잠을 안 잔 기록(266시간??) 같은 것도 실려 있었다.
==> 이제는 범죄 행위 내지 사람 건강을 망치거나 동물 학대를 조장하는 기행의 기록은 받아 주지 않는다.

(5) 복싱: 과거에는 선수가 바닥에 대짜로 완전히 뻗어서 기절하지 않은 한 무조건 경기 진행이었다. 그래서 "제 발로 링을 내려오거나 들것에 실려 내려오너라" 급으로.. 선수들이 승부욕 때문에 선뜻 gg를 치지 않고 벽에 기대어 있다가 계속 얻어터져서 사망· 중상 같은 사고가 나기도 했다.
==> 사고가 몇 번 난 뒤, 지금은 경기 시간 단축되고 라운드 수가 더 줄고 휴식 시간 늘고, '스탠딩 다운' 판정에다가 선수 주치의의 재량으로 경기를 임의로 종료시킬 수도 있게 하는 등.. 온갖 안전장치들이 추가됐다.

요컨대 과거에는 지금보다 체면, 위신, 명예를 따지는 성향이 더 컸고 "안 되면 되게 하라, 이기든가 죽어라" 근성과 의지드립을 더 강조했다.
오늘날은 그때보다 실리, 인권을 더 따지는 편이다. "이길 수 없으면 살아서 돌아오기라도 해서 후일을 기약하자" 같은 관점이 된 것이다.
"죽음으로 책임지고 속죄하자" vs "그런다고 상황이 더 나아지는 건 없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살 사람은 살자"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2. 폭력

옛날은 사람들의 사는 방식이 지금보다 더 살벌하고 전투적이었다. 법을 어겼을 때의 형벌이 지금보다 더 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까운 면모도 컸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애들이 일찍부터 깍듯이 예의를 지키고 철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안 그러고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깝죽댔다가는 바로 쳐맞았으며, 심하면 자기 밥과 목까지 날아갔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꼭 일진 양아치들이 있었다. 그때는 체벌이 훨씬 더 심했고 교사가 학생을 폭행하는 데도 아무 제약이 없었건만.. 그런 강력한 교권을 동원해서 진짜로 섬멸해야 할 교내 불량배들을 제대로 단속하지는 않았는가(혹은, 못했는가) 보다.
군대에서는 좀 만만하고 약점 잡기 쉬운 애들이나 고문관한테 구타와 가혹행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심하게 행해졌으며.. 그게 군기 잡는다는 명목으로 간부들에 의해 묵인되기까지 했다.

동네의 체육관? 무술 업계(?)에서는 무협지에서나 보던 ‘도장 깨기’ 관행이 진짜 존재했다. 관장이라는 양반이 동네 양아치한테 두들겨 맞았다는 소문이 퍼지면 그 사람은 쪽팔려서라도 밤에 짐 싸서 딴 동네로 몰래 이사를 가야 했다.

바로 이런 풍조의 강화 심화 버전을 상상해 보면, 과거에 서양에는 결투가 있었고 조선에는 석전(!!)이란 게 있었던 배경을 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3자가 참관하는 정식 결투에서 상대방을 죽인 것은 살인이 아니라 합법 무죄였다.

석전에서 남에게 돌 던져서 대가리 깨뜨리고 죽인 것 역시 합법이었고, 이때는 심지어 상대편 진영 집을 터는 것까지도 허용됐다. 군인이 전쟁터에서 적군을 죽인 것과 동급이라는 것이다!
그런 시절에 지금 같은 과학 기술이 있고 여건만 갖춰졌다면 심지어 오징어 게임 같은 것도 합법으로 운영됐을 수도 있다.

3. 인권

옛날은 “인생은 실전이야 이 존만아” 관념이 훨씬 더 강했다. 그리고 ‘갑’과 ‘을’의 권익이 상충하고 둘 다 챙길 수 없었을 때는 명백하게 을이 일방적으로 희생됐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은 진짜 말 그대로 죽어야 했다. 사람을 고의로 죽인 흉악범은 자기도 목이 날아갔다.
  • 실수로 불을 내서 마을 전체를 태워먹은 사람은 처형 당하거나 평생 노예로 일하며 죄값을 갚아야 했다. 신분도 대물림되는 마당에 빚이야 당연히 대물림됐다.
  • 노예들을 배로 수송할 때는 전부 꽁꽁 결박을 했다. 사고가 나서 배가 침몰이라도 하면 그들은 그대로 같이 익사해야 했다.;; 정말 비인도적이고 잔인하지만 그렇다고 노예를 일일이 구조할 수 없으며, 탈출하게 내버려둘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죄수가 탈출하면 죄수 관리를 제대로 못 한 간수가 자기 목숨을 대신해야 했다. 이건 성경에도 나오는 관행이다(행12:19, 행16:27, 행27:47).
  • 우리나라도 6 25 때 전국의 형무소 죄수들을 제대로 이감 수용할 수가 없으니.. 죄질이 가벼운 죄수는 그냥 가석방하고, 중범죄자나 좌익사범 같은 위험한 죄수는 그대로 다 총 갈겨서 죽여 버렸다. 군대에서 즉결처분뿐만 아니라 이런 잔혹한 일도 벌어졌었다.

하지만 요즘은 인권 의식(?)이 워낙 발달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사형 집행을 안 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채무도 말이다. 상속을 포기하거나 파산 선언을 하면 된다.
경제적으로 여러 불이익이 뒤따르며 현재의 자기 재산이야 다 공개되고 압류당하고 탈탈 털리지만.. 그래도 자기 능력이 되는 한도까지만 갚으면 되며, 무슨 신체 부위를 판다던가 본인 및 처자식을 노예로 팔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 보면 세상이 야만에서 문명으로 바뀐 것 같고 인권이 향상된 것 같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이 “제로썸 게임”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사형 집행을 안 해서 가해자의 인권을 챙겨 주면, 결국 가해자의 엄벌을 원하는 피해자 내지 유족의 인권이 처절하게 유린당하고 말살된다. 여기에 대해서는 인권팔이 위선자들이 한 마디도 입도 뻥긋 안 한다.

채무자 인권만 챙기느라 걸핏하면 채무를 탕감해 주고 배째가 가능하게 해 놓으면.. 결국 성실하게 빚 갚는 사람만 바보 되고 경제 모랄빵이 벌어진다. 그리고 예전과는 반대로 채권자가 돈을 못 받아서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채권자나 땅 주인 집 주인 기업주가 몽땅 다 샤일록 같은 놈일 거라는 인식도 프레임이고 거짓 선동일 뿐이다.

비정규직을 없애겠답시고 법을 무시하고 얼치기로 그 애들을 정규직으로 승격시키면.. 그럼 피똥 싸게 공부해서 공채 뚫고 정규직 입사한 애들이나 임용 합격해서 정교사가 된 애들은 뭐가 되는가? 이런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나오는 노예나 죄수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먹고 살 만하고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나라 체제가 안정되고 사회 안전망 복지 인프라가 잘 돌아가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 인권을 챙길 여유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다시 옛날 같은 열악하고 처절한 위기 상황이 닥치면.. 아무리 인권 인권 거리더라도 범죄자의 인권과 선량한 일반 시민의 인권을 다같이 챙길 수 없어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회 시스템이 달라지고 사람들의 윤리관 사회관 같은 게 달라졌더라도 인간이 겪고 있는 문제나 딜레마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건 아니라는 걸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 문제를 해결한 듯하지만 그 문제가 형태만 바뀌어서 다른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게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통찰이 없이, 절대악은 그대로 놔 두고 필요악만 나쁘다고 없애자고 선동하는 애들은 절~~대로 선한 결과를 산출한 적이 없었다. 이런 것에 절대로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4. FPS 게임에 비유

FPS 게임에는 time to kill TTK라고..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 내지 필요한 히트수라는 개념이 있다.
단칼에, 총 한 방 잘못 맞으면 바로 훅가는 건 TTK가 짧은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러 발 때려야 되는 건 반대로 TTK가 긴 것이다.

TTK가 너무 짧으면 대부분의 뉴비들은 그냥 맵에 spawn되자마자 누가 쏜지도 모르는 총에 맞아서 바로 뒤지고 흥미를 잃기 쉽다. 그러나 고수도 재수 없으면 실수로 언제든지 훅갈 수 있으니 처신을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초반에 살아남은 소수의 초보가 드물게나마 뽀록으로 선빵을 날려서 고수를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TTK가 길어지면.. 그 누구라도 한 방 맞는다고 바로 죽지는 않고 반격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여건과 기회가 비교적 공평해지고 안전해진다. 그러나~ 이런 여건에서는 기습 뽀록이 안 통하며, 초보가 고수를 이기는 건 확실하게 거의 불가능해진다.
극단적인 예로, 성경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일격에 바로 쓰러뜨리지 못해서 골리앗의 반격을 허용했다면 그 다음 스토리가 어찌 됐을까? 바로 이런 이치이다.

이제 FPS를 현실 인생에다가 투영해 보자. 초보/고수를 흙수저 금수저에다 비유하고, 킬 올리는 걸 각종 성공이나 출세, 신분 상승 따위에다 비유해 보자면..
세상의 사회 시스템이라는 FPS는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갈수록 TTK가 짧았다가 더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여~~러 정황상 말이다. TTK 값이 바뀜으로서 발생하는 장단점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라떼는 말이야 더 가난하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 버티고 성공했어" 이런 부류의 아재스러운 조언은..
TTK가 짧은 게임에서 살아남아서 고수를 여차여차 끝에 잡았다는 유형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사람도 노력을 안 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만의 운도 있었고, 지금 TTK가 긴 시스템에서 적용 가능하지는 않은 면모도 있다는 것이다.

(현실의 전장이야.. 눈부시게 발전한 무기들 덕분에 TTK가 엄청나게 짧다. 총이건 폭탄 포탄이건 한 방 맞으면 그냥 죽는 게 아니라 시체도 못 찾는 처참한 꼴로 죽는 게 태반이다. 군함을 수리하는 정비함이라든가 갑옷 같은 게 괜히 없어진 게 아니다.
TTK가 짧을수록 현실 군대 반영 FPS이고, 길수록 과거 Doom 스타일의 비현실적이거나 캐주얼한 영웅 원맨쑈 FPS 장르가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21/11/18 08:35 2021/11/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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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국을 나타내는 한자 접사

한(韓 한복, 한류, 한식, 한옥, 한의원... 3인칭)이나 국(國 국악, 국궁, 국어, 국사, 국산... 1인칭)은 뭔가 우리 것, 고유한 것을 나타내는 접사 역할을 한다. 어떨 때 '한'이 붙고 어떨 때 '국'이 붙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원칙이 없는 것 같다. 또한, 요즘은 알파벳 K도 K방역, K팝... -_- 이런 식으로 비슷한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이와 달리, 나라 이름과 별개로 외국을 나타내는 한자 낱글자도 있다.

(1) 양(洋): 우리 전통 문물이 아닌 서양 문물을 포괄적으로 나타낸다. 그래서 양복, 양놈-_-, 양잿물, 양주, 양담배, 양말 같은 여러 파생어들이 존재한다.
참고로, 양말 할 때 '말'은 '버선 말'(襪)인데, 한국어에서 사실상 양말에서밖에 쓰이지 않는 굉장히 생소하고 난해한 한자로 보인다. 마치 '가방/구두'가 외래어라는 관념이 거의 없어졌고 '무덤/주검'을 '묻/죽+엄'이라고 쪼개서 생각하는 관념이 거의 없어진 것처럼.. '양말'은 '양+말'이라고 쪼갤 여지가 거의 없어져 있다. '양복-한복'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2) 왜(倭): 일본을 지칭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시대의 트라우마가 워낙 심한 관계로 왜색, 왜놈, 왜구 등의 부정적인 심상이 압도적이다. 단, 일본 음식은 어째 나라 이름이 붙어서 '일식'이라고 부르는 편이다.

(3) 호(胡): 중국 중에서도 특히 청나라를 가리킨다. 호떡, 호주머니 같은 의외의 단어가 원래 중국물 출신이어서 그런지 호짜가 붙어 있다.
그리고 채소 '호박'은 한반도 유래 시기와 경로를 추적해 보건대 胡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단, 이 어원이 국어사전에 반영되어 있지는 않다. 그리고 '호빵'은 호떡이나 胡와 관계 없는 상표명이다.

2. 어휘

난 개인적으로 덩굴채소 박이 '朴'에서 유래된 한자어라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수박'의 수는 명백히 水일 테니 '박'도 한자어이지 않을까?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 그러고 보니 덩굴 채소를 글자로 표현하려면 부수가 草 계열이어야지, 木이 배당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채소 '박'은 순우리말이고, 보석 호박 amber만이 한자로 등재돼 있다(琥珀). 걔는 보석이니 글자의 부수는 다들 玉이다.
보석 호박과 늙은 호박이 모두 주황색 계열인 건 꽤 흥미로운 우연인 것 같다.

그 대신 朴은 '후박나무'를 가리킨다.
우리나라 울릉도의 유명 특산물로 오징어뿐만 아니라 호박엿이 전해지는데.. 이것도 '후박엿'이라는 전혀 다른 재질의 엿이 잘못 전해진 거라고 한다. 호박으로 죽은 쑤어 먹지만 웬 엿까지 만드는 걸까..??

그런데 원래 존재하지도 않던 호박엿이 워낙 유명해지니, 울릉도에서는 뒤늦게 진짜로 호박 성분이 들어간 엿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라도에 뜬금없이 짜장면집들이 잔뜩 들어선 것처럼 말이다.

3. 성경의 용례

난 어떤 새로운 문물에 관심이 생기면 이에 대해서 어학 사전과 백과사전을 찾아보고, 관련 최근 신문 기사를 찾아본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성경에 비슷한 용례가 있는지도 찾아본다.

성경에는 덩굴 뻗는 박 종류 채소 gourd가 딱 두 번 나온다.
먼저,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그늘을 제공해 줬다가 싹 걷어가서 현타를 선사하는 교보재로 사용하신 그 덩굴이 대표적이며.. (욘 4)
열왕기하 4장에서 국을 끓여 먹었다가 사람들이 배탈이 났고 엘리사가 정체불명 마법의 가루를 넣어서 해독한 채소도 요런 야생박이다. (왕하 4:39-4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담으로, 성경에서 그냥 돼지(pig, swine) 말고 야생 멧돼지(boar)는 딱 한 번 나온다. 흥미롭다. "숲에서 나온 멧돼지가 그것을 피폐하게 하고 들의 들짐승이 그것을 먹어치우나이다" (시 80:13)
멧돼지는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농작물을 파헤쳐 먹으며 민폐 끼치는 짐승이었는가 보다. 저기서는 타겟이 포도나무이다.;;

vine은 덩굴이라는 큰 뜻이 있으면서 통상적으로 더 좁은 포도나무(grapevine)라는 뜻을 갖는 것 같다.
earth (땅 - 지구), man (사람 - 남자), day (날 - 낮)처럼 영어에는 이런 다의어가 여럿 있는 것 같다. 한국어는 '이름'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성명 full name 또는 성을 뺀 first name만).

4. 품종

사람이 어떤 물건이나 분야에 덕질을 시작하면 제일 먼저 생기는 변화가 뭐냐 하면, 종류를 세밀하게 분간하는 눈썰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가령, 다 똑같은 자동차나 열차, 총기 따위가 아니다. "요런 건 언제쯤 어느 제조사에서 생산된 것이기 때문에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드라마에 등장하는 건 고증오류이다, 저 장면에서는 요런 게 들어가는 게 맞다" 어쩌구저쩌구를 논하게 된다.

그런 것처럼 호박은..?
작고 짙은 녹색인 (1) 단호박이 있고, 초록색에 가지처럼 길쭉한 (2) 애호박류가 있다. 얘들은 누렇게 변색되지 않는다.
그 반면, 제일 큼직하고 납작 둥글고 누런 늙은 호박으로 바뀌는 그 일반적인 호박은 (3) 맷돌호박 또는 청둥호박이라고 불린다.
본인은 이 개념이 최근에야 제대로 정립됐다. 그리고..

(1) 맷돌호박은 단호박 애호박과는 달리, 열매가 맺힌 뒤에도 한참을 놔둬서 늙은 호박으로 누렇게 숙성된 뒤에 수확하는 게 정석이다. 그래야 맛도 좋고 무엇보다 개월 단위로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어쩐지 맷돌호박은 그 모양으로 초록색인 모습 사진은 인터넷을 아무리 검색해도 좀체 나오질 않는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맷돌호박이 제 모양이 형성되기 한참 전에, 아직 시퍼렇고 작고 동글동글 단지처럼 생겼을 때 미리 따기도 하는가 보다. 얘는 '풋호박'이라고 한다. 내가 올해 땄던 대부분의 일반 호박(?)은 이런 풋호박 형태였던 셈이다.
풋호박은 빨리 생산되긴 하지만 늙은 호박보다 유통기한이 훨씬 짧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풋호박은 뭐고 애호박은 뭔지 관계가 헷갈리는 편이었다.

(3) 끝으로, 똑같이 누래지는 일반 호박이라도 동양계와 서양계는 외형이 서로 미묘하게 다르다.
서양 호박은 동양 호박보다는 덜 납작하고 가로 세로 종횡비가 좀 더 정사각형에 가까운 것 같다. 매끈한 공에 좀 더 가까우며 사람 머리통과 비슷하게 생겼다.
그렇기 때문에 얘에다가 눈코입 구멍을 내서 Jack-o'-lantern이라는 것도 만들 수 있다. pumpkin이라는 영어 단어는 바로 이런 호박을 가리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박의 세계란 게 이런 것이구나..
그래도 개인적인 생각은 사랑스러운 호박 갖고 하필 괴물 얼굴이나 만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11/12 19:34 2021/11/1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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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관련 메모

1. 식물처럼 생겼지만 식물이 아님

생물이라고 하면 동물 아니면 식물 둘로만 나뉜다고 생각하기 쉽다.
다리나 지느러미가 달려서 자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면 동물이고, 뿌리를 내리고 땅에 붙박이로 고정돼서 이동하지 못하면 식물.. 이건 대체로 얼추 맞긴 하지만 100% 맞는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현실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하다.

단적인 예로, 버섯과 미역은 통념과 달리 식물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버섯이야 균류이니까 그렇다 쳐도, 미역· 김· 다시마 따위는 초록색에 광합성까지 하는데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식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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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초'와 '해조류'는 생각보다 차이가 굉장히 더 크다. 해초는 물 속에서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꽃도 피고 꽃가루를 뿌리기 때문에 명백히 식물이지만 미역 같은 해조류, 바닷말은 관다발이 없고 뿌리· 줄기· 잎의 구분이 없다. 뿌리처럼 생긴 건 몸체를 단순히 바닥에 고정시키는 역할만을 한다.

그러고 보니 맛있게 먹는 새까만 김이 도대체 잎인지 줄기인지는 본인도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홍조류인지 녹조류인지 이런 것들은 동식물 구분이 엄밀하게 적용되기도 전의 더 원시적인(?) 생물이라고 분류된다.

하긴, 광합성이란 게 식물의 매우 중요한 특징이긴 하지만 극소수의 예외가 있다.
저런 해조류는 말할 것도 없고, '유글레나'라는 짬뽕도 있기 때문이다. 얘는 엽록소를 가지고 광합성을 하는 식물 특성과, 입이나 수축포를 가지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 특성을 모두 지닌 특이한 놈이다.

2. 과잉 주입

식물을 잘 키우려면 햇볕과 햇빛을 많이 쬐어 주고 물을 잘 줘야 한다. 그런데 단순 관상· 조경을 넘어서 열매를 수확할 목적으로 키우는 식물이라면 신경을 좀 더 써야 한다. 수분(꽃가루받이)을 자연적으로나(꿀벌~!) 인공적으로 해 주고, 영양분 공급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 줄 필요가 있다.

영양분 공급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흙보다 더 기름진 정도인 상토라는 걸 뿌리 주변에 부어 주기도 하고, 아니면 영양분의 농도가 훨씬 더 높은 비료를 투입하기도 한다. 식물의 종류와 발육 시기별로 이런 걸 투입하는 매뉴얼이 다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단순 상토 말고 비료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런 주의 사항이 존재한다. 식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되라고 만들어진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식물의 뿌리에 절대로 직접 닿게 살포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건 농알못 일반인에게는 직관적으로 공감이 가지 않는 주의 사항이다.

비료는 사람으로 치면 음식을 넘어 영양제나 약에 가까운 물질이며, 영양분의 농도가 굉장히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식물한테 직접 닿으면 삼투 현상 때문에 그 식물이 오히려 영양분이 털리고 말라 죽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바닷물을 마실 때 벌어지는 현상과 비슷하게 말이다.

그리고 북극곰의 간도 비슷한 예가 될 수 있겠다. 비타민 A가 풍부하긴 한데, 풍부한 정도를 넘어서 농도가 너무 높다. 사람이 그 간을 바로 먹으면 다른 독이 아니라 그 과잉 비타민이 중독 증세를 일으켜서 피부가 벗겨지고 중병에 사망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한때는 이게 극지방에서 ‘북극곰의 저주’라고 일컬어졌을 정도였다.
뭔가를 갑자기 너무 많이 먹었을 때 탈이 날 수 있는 건 동물이나 식물이나 비슷하게 존재하는 특성인 것 같다.

3. 잡초

농사라는 건 정말 잡초와의 끝없는 싸움이다. 동식물을 막론하고 식용 부위를 많이 만들어 내도록 품종 개량 최적화된 놈은 그렇지 않은 야생보다 생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난 뽑아도 뽑아도 끈질기게 자라나는 잡초계의 본좌로 쑥밖에 몰랐는데.. 올가을부터는 잎이 길쭉하고 호리호리한 요놈이 제철 만나서 날뛰는 것 같았다. 야생 잡초 업계의 신흥 강자 다크호스 갑툭튀한 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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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느낌상, 푸른 풀밭치고 이거 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각종 야산과 공원 풀밭, 그리고 우리 호박밭의 호박 덩굴 사이에도 어찌나 많이 불쑥 끼어들었는지..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었다.

한 놈은 줄기만 자르는 게 아니라 시범타로 작정하고 뿌리를 완전히 뽑아 봤는데.. 뿌리가 얼마나 깊고 흙을 어찌나 강하게 꽉 움켜쥐고 있던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줄기는 힘을 약간 줘도 쑥쑥 잘 뽑히는 편이지만, 뿌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고서야 이놈의 이름은 '소리쟁이'이고, 그래도 식용/약용?으로 쓸모가 전혀 없는 놈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4. 천사채와 회전초

횟집에서 생선회를 사 먹으면 회가 담긴 접시의 아래에 허연 면발 같은 게 장식용으로 쫙 깔려 있는 편이다. 식용 불가 같지는 않지만, 아무 맛이나 감흥이 없으니 굳이 먹고 싶지는 않다.
알고 보니 얘는 '천사채'라고 불리는 가공식품이다. 원래 다이어트용 건강 식품으로 만들어진 건데, 회 밑밥 용도로 즐겨 쓰이게 될 줄은 몰랐다고 개발자조차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천사채 이전에 회 밑밥으로 쓰인 건 무채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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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채는 앞서 식물로서의 정체성이 의심된다고 이 글에서 언급했던 다시마, 우뭇가사리 같은 '해조류'를 증류 가공해서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양념과 함께 약간만 추가 조리를 하면 잡채(당면) 형태로 만들 수 있다. 그럼 얘는 살 찌게 만드는 탄수화물/당분 덩어리는 아니겠다.

천사채라고 하니까 미국 서부 사막에서 수시로 굴러다니는 회전초..와 뜬금없이 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세상에 종자를 이런 식으로 퍼뜨려서 번식하는 엽기적인 식물도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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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회의 친척뻘인 일식 초밥을 사 먹으면, 거기도 정치를 알기 어려운 밑반찬이 같이 나오곤 한다는 게 흥미롭다. 대표적으로 마늘처럼 생겼는데 마늘 맛은 나지 않는 그 무언가 말이다. 얘는 락교, 염교, 돼지파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다른 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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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1/11/10 08:35 2021/11/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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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2021년에 또 30여 년 전의 고전 게임인 페르시아의 왕자를 소재로 글을 써 올리게 되다니.. 감격스럽기 그지없다.
이번에는 이 게임에서 주인공의 적으로 등장하는 검객, 경비병들에 대해 외국 사이트에서 분석한 데이터를 본인의 경험과 곁들여서 소개하고자 한다. 갑자기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싶어졌다.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에는 가시, 칼날, 절벽처럼 주인공의 체력을 깎아먹거나 주인공을 즉사시키는 트랩들이 여럿 존재한다. 검객은 그런 트랩들과 달리 유일하게 생명체이다.
조던 메크너가 열심히 코딩을 하다가.. 게임이 더 다이나믹하고 재미있기 위해서는 '전투'라는 요소가 필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검객을 구현했다고 한다. 이건 유명한 일화이다.

본인은 어린 시절에 이들을 knight를 연상시키는 기사라고 부르곤 했다. 하지만 얘들에 대한 공식 명칭은 guard(s), 즉 경비병에 가깝다. 검객이라고 하니까 무슨 일본 시노비나 암살 자객 같은 느낌이 들고.. 앞으로는 그냥 간단하게 적병이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은 칼싸움 동작을 "휘둘러 찌르는 공격 아니면 막기"라는 두 종류로 극도로 단순화시켰다. 남의 공격을 평범하게 막으면 대미지를 입지 않는 대신, 찌르는 사정거리 밖으로 살짝 후퇴도 하게 된다. 물론 칼빵을 맞아도 후퇴..

막으면서 잽싸게 공격을 시도하면 뒤로 밀려나지 않으면서 적에게 반격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적도 그걸 막으면서 반격하고 나도 또 막고 반격하면.. 뭔가 그럴싸한 칼싸움이 연출된다. 자신과 상대방이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지도 이 싸움의 진행에 영향을 끼친다.
그렇게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컴퓨터 적병이 반드시 맞고 뒤로 밀려나는 것으로 순환이 끝난다. 재미를 위해 알고리즘이 주인공의 필승으로 귀결되게 구현돼 있는 것 같다.

이 게임이 무슨 대전 액션 시뮬레이션은 아니니, 현실의 칼싸움처럼 이동과 공격을 동시에 한다거나, 상하 좌우 다양한 방향으로 칼을 휘두르고 기상천외한 부위를 찌르고 서로 칼날을 부딪친 채로 힘싸움을 하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절에 칼싸움이라는 걸 이렇게 단순화된 형태로 구현한 것만으로도 굉장히 참신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플랫폼 아케이드 장르의 게임에 공격뿐만 아니라 '방어'라는 기동이 존재하는 물건 자체가 매우 드무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 게임은 적병들의 AI를 나름 다양한 난이도로 구현하는 섬세함까지 보였다.
1편에서 레벨 1에 나오는 적병, 그리고 2편에서도 레벨 1, 궁전 옥상에서 마주치는 적병은 난이도가 최하이다. 칼을 휘둘러 찌르는 것만 반복하고 있으면 알아서 다가와서 칼 맞고 꽥~ 죽어 준다. 그러나 이렇게 너무 쉬운 적병은 그 다음 레벨부터는 결코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

그 다음 레벨부터 나오는 적병들은 내가 칼을 쉬지 않고 휘두르는 동안에는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조금 뜸을 들여야만 접근하며, 그렇게 다가올 때 공격을 몇 번 성공시키면 적병이 죽는다. 페르시아의 왕자 1편은 대부분의 적들을 이 테크닉만으로 해치울 수 있다.

그런데 레벨 4쯤 되면 적이 약간은 더 똑똑해진 것 같다. 내 공격을 호락호락 맞아 주지 않고 막는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져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막고 나서 내게 반격도 한다.
게다가 레벨 6에 나오는 그 '뚱보', 그리고 최종 보스인 Jafar는 공격 키만 사용해서는 해치우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내 공격을 90% 이상의 확률로 막고는 반격을 하기 때문이다. 나도 '막기'와 '공격'을 뒤섞으면서 난전을 벌여야만 놈을 때릴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구현돼 있을까?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은 소스가 공개되어 있다지만 너무 옛날 애플 II 어셈블리어여서 분석이 상당히 난감하다.
하지만 제작자가 이것 말고도, 타 플랫폼 포팅 작업 때 참고하라고 내부 알고리즘 기술 문서를 만들었던 것도 공개한 게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얘는 2000년대 이후부터는 이미 레벨 에디터까지 다 만들어져 있다.

이것들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적병들의 AI는 다음과 같은 형태라고 한다. (☞ 문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레벨 1에만 나오는 제일 쉬운 적병의 skill은 0
  • 나머지 레벨 2에서 11 사이에 나오는 일반적인 적병들의 skill은 1부터 4까지 4등급으로 나뉜다. 참고로 레벨 3에서 등장하는 해골의 skill은 2로, 그냥 평범한 편이다.
  • 레벨 6에 나오는 뚱보의 skill은 5이다.
  • 레벨 8의 첫 부분에만 나오는.. 스스로 공격을 절대로 하지 않는 특이한 적병의 skill은 7이다.
  • 레벨 12에서 등장하는 그림자 인간/도플갱어의 skill은 3이다.
  • 그리고 최종 보스인 쟈파의 skill은 9이다.
  • 0부터 11 사이의 skill 코드 12개 중, 나머지 값들은 쓰이지 않았다. (6, 8, 10, 11)

저 문서에서는 게임의 인트로 화면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때 잠깐 등장하는 데모 플레이의 칼싸움도 5, 즉 레벨 6 뚱보의 skill이라고 말한다. (무슨 근거로?)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데모에서 왕자(주인공)와 적병의 스킬이 각각 10과 11, 또는 11과 10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단 페르시아의 왕자 원판 소스에서 "10: kid (demo) / 11: enemy (demo)"라는 문자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 10과 11이 AI 인덱스를 가리키는 게 아닐까..?

또한, 데모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으면 주인공과 적병의 칼싸움 결과는 그때 그때 다르다(난수를 잘 사용하는군!!). 하지만 주인공은 이길 때보다는 질 때가 훨씬 더 많다. 주인공은 적병보다 반격을 당해 칼빵을 맞는 경우가 더 잦으며, 심지어 계속 뒤로 밀려나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처참하게 죽기도 한다. 최소한 이 두 사람의 skill이 동일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인해 본인은 skill 테이블에서 정말로 미사용인 것은 6과 8 둘뿐이라고 생각한다만.. 이 역시 추측일 뿐이다.

적병의 AI를 결정하는 변수들은 다음과 같다. 어떤 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만 어떤 건 제대로 문서화돼 있지 않아서 알기가 어렵다. 제일 이해하기 쉬운 방어 관련 변수부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방어 확률(blockprob): 주인공의 공격에 얻어맞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막을 확률. 레벨 1의 적병은 그런 게 전혀 없어서 우리의 공격에 반드시 당한다. skill 1,2에서는 150/255(대략 60%), 3,4는 200/255(78%)이라고 한다.
    뚱보와 쟈파는 100%로 무조건 막는다. 그래도 가끔은 쟤들에게 막기 없이 공격을 성공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살짝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쟤들이 이동이 덜 끝나고 미처 방어 기동을 하기 전에 찌르기가 먹혔기 때문에 그렇다.

  • 방어 후의 재반격(restrikeprob) 확률: 우리 역시 막기 기동을 쓰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칼싸움의 체감 난이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변수이다. skill 0~2의 적병은 재반격을 전혀 하지 않으며, 3,4는 극히 드문 빈도로 재반격을 한다. 그 반면, 뚱보와 쟈파는 매우 높은 확률로 재반격을 하며, 쟈파는 100% 반드시 반격한다.

다음으로 공격 관련 변수이다.

  • 공격 영역에 들어올 확률(advprob): 주인공을 향해 사정거리 안으로 진격해 올 확률..이라기보다는 속도이다. 이건 적병들의 난이도별로 딱히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데, 딱 하나 튀는 놈은 바로 레벨 8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그놈이다. 얘는 확률이 0이기 때문에 절대로 먼저 들어오지를 않는다. 주인공이 칼을 완전히 집어넣어야만 들어오기 때문에 이때 다시 칼을 꺼내서 공격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치고 들어가서 공격을 막고 반격해야 한다.

  • 공격 확률(strikeprob ??): 주인공이 사정거리 안에 있을 때 공격을 할 확률 내지 속도인데.. 이게 적병들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무엇을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얘도 레벨 8의 그 특이한 적병만이 이번엔 반대로 유난히 높은 값을 갖고 있다.

그 외에도 이런 게 있다.

  • 칼 맞은 뒤의 refractory 시간(refract timer): 공격을 당하고 나서 움찔 하는 시간으로, 얘 역시 그렇게 유의미한 동작 차이를 만들지는 않는다. 얘가 10으로 설정된 적병은 20으로 설정된 적병보다 칼에 맞은 뒤에도 좀 더 빨리 앞으로(하지만 주인공의 칼에 맞지는 않는 거리로) 다가온다.

  • 방어가 impair되는 확률(impblockprob ??): 제일 미스터리한 놈이다. 심지어 기술 문서나 소스 코드에 설명도 전혀 되어 있지 않고 대놓고 존재감이 없다. 상급 몬스터로 갈수록 값이 커지는 걸 보니 뭔가 좋은 속성 같은데, impaired block이라는 말은 핸디캡을 나타내는 부정적인 의미인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제일 쉬운 skill 0짜리 적병은 주인공이 제자리에서 방어 없이 칼을 휘두르고만 있어도 알아서 달려와서 칼 맞고 죽어 주는 유일한 놈이다. 언뜻 보기에 여기에 해당하는 듯한 특성은 advprob이 최대치인 255인 것이다. 그런데 얘는 뚱보, 쟈파 등 다른 악당들의 AI도 최대치 255이기 때문에 유일한 변별 요소가 되지 못한다. 쟤만 blockprob이 완전히 0인데 여기에 그 동작 특성도 포함돼 있는 건가 궁금해진다.

아 그리고 impblockprob 말이다. 문득 드는 생각은.. 주인공과 적병이 계속 막고 치고 난전을 반복하고 있다가 결국 적병이 힘이 밀려서 맞고 나가떨어질 확률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값이 클수록 오래 버티는 걸까..?? 즉, 쟈파나 뚱보 정도는 돼야 의미를 지니는 변수라 하겠다. 이건 외국의 페르시아의 왕자 해킹 커뮤니티에도 나와 있지 않는 내 추측이다.

게임에 칼싸움도 모자라서 이 정도로 다양한 적병 skill을 대여섯 개 남짓한 변수값의 조절만으로 구현한 거라면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페르시아의 왕자 1의 데모 진행 장면. 이 데모 레벨은 실제 게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2편도 게임 실행 후 키를 누르지 않고 스토리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으면 플레이 데모가 나오기는 한다. 얘는 실제 게임의 레벨 1에서 시작하는데, 왕자는 얼마 가지도 못하고 그 쉬운 적에게도 거의 자살 급으로 칼에 맞아 허무하게 죽어 버린다. 2편이 데모의 퀄리티가 1편의 것보다 더 부실하다.)

페르시아의 왕자 1편은 보스급 몬스터인 뚱보와 쟈파만이 막고 치는 고급(?) 스킬이 필요한 반면, 2편은 빨간 궁전에 나오는 새대가리 적병들이 모두 그 정도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2편은 한 화면에 적병이 여러 명 한꺼번에 등장할 수도 있고, 싸우다가 자리를 바꿔서 회피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고, 막고 치면서 싸우다 보면 서로 가까워지다가 좌우 자리를 바꾸기도 하는 등.. 전투 요소가 1편보다 훨씬 더 강화되었다. 그리고 최종 보스는 칼싸움이 아니라 장풍을 맞혀서 죽이는 것으로 게임 진행 방식이 달라졌다.

끝으로, 저 문서에서 special color와 one extra health는 칼싸움 skill과 무관한 boolean 값이며 큰 의미는 없다.
페르시아의 왕자 1편의 경우, 각 레벨별로 모든 적병들의 기본 HP가 정해져 있어서 동일한데, one extra health가 true인 skill이 지정된 적병은 HP가 그 기본값보다 1 더 많게 된다.
이 비트가 true인 skill은 4가 유일하다. 즉, 보스가 아닌 졸개 중에서 칼싸움을 약간 잘하는 놈이 HP도 1 더 많은 것이다.

그래서 레벨 4에서는 후반부에 HP가 4인 적병이 처음으로 등장하며(기본값 3), 레벨 5에서는 HP가 4부터 시작했다가 나중에 5로 늘어난다.
skill 4인 적병은 던전 레벨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궁궐 레벨에만 존재한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레벨 4~5, 10~11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11/07 08:35 2021/11/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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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노래, 작곡가 이야기

1. 오 브레넬리 (스위스 민요? ☞ 듣기)

본인은 음악 취향이 굉장히 단순한 편이다. 뭔가 꽂혀서 좋아하는 노래 내지 음악은 찬송가/CCM 아니면 Looking for you 철도 BGM 이 두 장르에 대부분이 쏠려 있다. 여기에 속하지 않는 동요, 가곡, 방송 BGM 중에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드물다.

그런데 이런 노래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멜로디가 특이하게 아름답고 우아해서 기억에 남아 있는 것 중 하나는 일명 ‘오 브레넬리’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그 노래이다. 세상 어느 노래가 후렴이 저런 발랄한 “야~호, 오 트랄랄라~~” 형태이겠는가..;;

원래 스위스 민요라고 하는데 완전히 요들송 스타일은 아닌 거 같고, 결정적으로 정작 그 본가에서는 저 노래가 별 존재감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멜로디에 비해 가사는 출처가 불명확하고 정말 별 것 없어서 각 나라별로 로컬라이즈된 가사 바리에이션이 많다. 심지어 일본어 가사가 더 널리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옛날 8비트 MSX 시절에 “요술나무”라는 게임이 이 노래를 BGM으로 썼었다.
그러고 보니 “남극탐험”의 BGM은 스케이터 왈츠이고, “덱스더(테그저)”는 게임 오버 때 월광 소나타..

이렇듯, 1980년대의 일본 게임들은 자작곡 대신 서양 클래식 음악을 BGM으로 쓴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래로 서양 문물을 온몸으로 갈망하고 탐닉했던 나라이니 저런 것도 수긍이 간다.
1980년대 제미니 자동차 CF에서도 라데츠키 행진곡과 ‘오 샹들리제’ 같은 곡이 흘러나왔고, 배틀로얄 병맛 영화에서도 방송 때 뜬금없이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나 베르디 레퀴엠(!!) 같은 클래식 BGM이 연주돼 나왔었다.;; 그래, 일본은 그런 걸 좋아하는 나라이다~!

2. 모든 분수가 흐르면 (Wenn alle Br[ue]nnlein fließen 독일 민요 ☞ 듣기)

본인은 1990년대 중반쯤에 고려 페인트 CF를 TV에서 본방으로 본 이래로, 25년이 넘게 저거 BGM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저 CF는 고려 페인트 특유의 도미노 CF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었는데.. 뭔가 화사함,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BGM 노래의 정체를 오랫동안 알 길이 없었다.
수 년 뒤에 독일어를 접하면서 저 노래도 처음에 '데얼, 베얼' 이러고 끝에 '엔, 젠' 거리길래.. 가사가 독일어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측만 했을 뿐이었다.

그랬는데.. 유튜브 동영상에 올라온 댓글을 통해 드디어 곡명을 알게 됐다. 이제 속이 다 후련하다~!!!
검색을 해 보니 악보도 잔뜩 튀어나온다. 악보를 읽어보니 내가 기억하는 그 멜로디가 맞다.
하지만 저 CF와 같은 Ab 장조 악보는 하나도 없다. 악보들은 저것보다는 조가 더 낮다. 아마 저 음원은 빈/리베라 같은 소년 합창단에서 부른 게 아닐까 생각된다.

고려 페인트는 한 90년 92년? 그때부터 저런 도미노 쓰러뜨리기 시리즈 CF를 선보였다.
그 당시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소한 첫 작품은 1만 개가 넘는 도미노 블록을 직접 세팅하고 실제로 원큐에 쓰러뜨리면서 CF를 찍었다고 한다. 즉, CG가 아니었다.
하지만 나중에 도미노로 실사 사진까지 재연한 건 아무래도 CG였지 싶다.

끝으로, fließen이라는 동사를 보니 이 미륵의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 (Der Yalu Fließt)가 문득 떠오른다.
그리고 독일어라 하니까 선천적 얼간이들에서 작가가 어느 취객으로부터 히틀러 연설을 들었다는 일화가 떠오른다. St[ae]rke liegt nicht in der Verteidigung sondern im Angriff (국력은 방어가 아니라 공격으로부터 나온다) 이거 말이다. ㅋㅋㅋㅋ
일개 웹툰이 이 문구를 국내에 많이 퍼뜨려 줬었다.

3. 손에 손 잡고 (☞ 듣기)

그리고 1988년 우리나라 서울 올림픽의 주제가였던 이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약 빤 노래를 상영하면서 올림픽을 치른 적이 있었단 말인가..??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이 정도면 국뽕에 취해도 합법일 것 같다.

이 노래는 작사자와 작곡자가 서로 다른 외국인이고, 한국어 가사를 작사한 사람은 또 따로 있다(서울대 미학과 김 문환 교수.. 지금은 이미 작고). 노래를 부른 사람은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교포였다. 스케일이 여러 모로 국제적이다.
심지어 영어 노래를 부른 남자는 따로 있었다고 작곡자인 모로더가 2013년엔가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기도 했는데.. 대회가 끝난 지 워낙 긴 시간이 지난 뒤였으니 별다른 파장은 없었다.

내가 바로 떠오르는 비슷한 사례는 영화 아저씨에서 "I got it. I don't know. He looks different" 같은 람로완의 짤막한 영어 대사를 말한 사람도 저 배우 본인이 아니라 별도의 성우라는 것 정도이다. 게다가 "손에 손 잡고"의 경우, 내가 느끼기엔 영어 목소리도 한국어 목소리와 음색이 거의 차이가 안 나는데 말이다.
영어권에서 오래 산 교포면 영어도 잘 할 텐데 왜 굳이 다른 성우를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

현대 자동차 포니를 설계한 디자이너, 그리고 "손에 손 잡고"의 작곡자는 모두 이탈리아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고, 의도적으로 세계화 국제화를 염두에 둔 작품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작곡자 조르지오 모로더는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선율을 만들기 위해 한국 민요와 유행가들을 수백, 수천 곡 들으면서 연구했다고 한다. 나는 Looking for you만 3천 번을 들었는데 저런 프로 거장들은 이보다 더한 노력을 한 셈이다.

단, 일반인이 "손에 손 잡고"를 노래방에서 부르려면 음원의 원래 조인 Eb로는 어림도 없으니 거의 반토막에 가까운 A조, Bb조 급으로 조를 낮춰야 할 것이다.
이 정도면 느낌이 완전히 다른 노래가 돼 버리겠지만 어쩔 수 없다. 원래 조로 불렀다가는 후렴에서 무려 높은 Bb 음과 맞닥뜨리게 될 테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올림픽과 엑스포 모두 너무 고퀄의 선례를 남겨 버렸다. 원래 올림픽은 개최국 해당 지역의 지방 정부가 관여해서 생각보다 조촐하게 치르는 편이었는데.. 갈수록 지방 정부가 아니라 중앙 정부의 개입 비중이 커지고 개회· 폐회 행사도 거창해졌다.
미국이 "1960년대 안으로 인간을 달에 보내라"에 미쳐 있었다면, 우리나라는 "1980년대 안으로 올림픽을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라" 이게 각자 그 여건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역작이었던 듯하다.

서울 올림픽은 9~10월 가을에 개최된 마지막 올림픽이다. 그 뒤의 올림픽들은 '하계'라는 취지에 더 맞게 지금처럼 7~8월 여름에 개최되고 있는데.. 운동 경기가 열리기엔 이때는 너무 덥지 않은가 생각된다.
그리고 한편으로 서울 올림픽은 폐막 직후에 같은 도시에서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이 곧장 개최되는 첫 선례를 남긴 대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호돌이에 비해 곰두리는 존재감이 훨씬 없어 보이긴 한다.;;

4. 기억에 남는 작곡자들

(1) 찬송가 "어서 돌아오오"와 "눈을 들어 하늘 보라"(믿는 자여! 어이할꼬~~)에서 멜로디의 작곡자.
"지금까지 지내 온 것"에다 그.. "복의 근원 강림하사"(D장조) 멜로디 말고, 뭔가 흥겨운 느낌이 나는 '솔솔 도도 레도레 미~도~' 그 멜로디의 작곡자.
동요에서는 "송이송이 눈꽃송이", "펄펄 눈이 옵니다", "모두 모두 자란다",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어머님 은혜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멜로디의 작곡자.

그 엄청난 주인공은 박 재훈(1922-2021)이라는 목사 겸 작곡가이다. 이분은 지난 8월 초에 캐나다에서 소천했다. (☞ 관련 소식)
세상 언론에서는 이분을 동요 작곡자라고 소개한 반면, 기독교계 언론에서는 찬송가 작곡자라고 소개했다.

이분은 우리나라가 해방된 뒤에는 왜색 없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동요가 있어야 된다면서, 주변에서 동시집을 구해 와서 마구 곡을 붙여 발표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2년경의 사실상 마지막 언론 인터뷰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 "엄마 엄마 이리 와 요것 보셔요"가 떠오른다고 회고했었다.
본인은 저 노래는 본인의 어린 시절에 동네마다 있었던 이동식 목마 트럭의 BGM으로 들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에서 접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2)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MBC "경찰청 사람들"의 오프닝 주제곡을 작곡한 사람이..
"여명의 눈동자"의 그 오프닝 주제곡도 작곡했었구나..! 최 경식.. 세상은 넓고 음악 쪽도 천재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의례와 의전 BGM을 작곡한 이 교숙, 그리고 반도체 박사로서 영상 음악 작곡 쪽도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던 안 지홍(M, 제3~5공화국, 베스트극장 등)과 더불어 잊을 수 없는 분 같다.

(3) MBC 창작 동요제의 1983년 첫 대회에서 금상 우승을 차지한 작품은 잘 아시다시피 '새싹들이다'였는데..
이 곡을 현장에서 불렀던 이 수지 양은 그 뒤 1988년(고1!!), 1994년(대학생), 2002년(성인..)에도 몇 차례 출연해서 이 바닥 대선배로서의 역량을 뽐냈다고 한다. 오오~~
나이가 든 뒤에는 음역이 변했는지 조를 약간 낮춰서 '새싹들이다'를 부르곤 했다. (F장조에서 Eb 장조)

그 뒤에는 결혼해서 애도 낳고 평범하게 살고 있어서 근황이 더 검색되지 않는다. 이 노래를 작곡하고 지도했던 교사도 진작에 정년 퇴임했다.
저분은 1972년생으로, 서울 올림픽 개회식 매스게임에 동원됐던 고등학생들(1987년 고1, 1988년 고2)보다 딱 1년 어린 연배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11/04 08:36 2021/11/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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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상화

배우는 원래 없는 감정을 있는 것처럼 잘 몰입해서 연기하는 게 주업이었다.
그런데 CG가 발달하면서 드라마· 영화 배우에게 추가적으로 꼭 필요해진 능력은.. 없는 물건이나 배경을 있는 것처럼 인지하고 훼이크 치는 스킬임이 틀림없다.

뭐, 손바닥 펴서 앞에 가상의 벽면을 두드리는 흉내를 낸다거나, 손동작만으로 줄다리기 흉내를 내는 건 일반인들도 흔히 하는 장난이다. 그리고 기상 캐스터도 시퍼런 크로마 키 가림막밖에 없는 공허한 세트 안에서, 머릿속으로만 가상의 지도를 떠올리면서 여기저기를 혼자 가리키며 예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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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TV 드라마 "딸부잣집"의 오프닝 직전에 잠깐 나오던 무선 줄다리기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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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실사 영화의 촬영 장면 중 하나..)

하지만 전문적인 연기자는 더 정교한 동작을 소화해야 한다. 그것도 모션 캡처 장비를 치렁치렁 착용한 상태로 말이다. 공허한 세트에 있지만 지금 배를 타고 있거나 뉴욕 길거리 한복판에 있거나, 치열한 전장이나 우주 공간에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해야 하니 이것도 만만찮은 감정 노동일 것이다. 자기 내면뿐만 아니라 외부 배경까지 가상화를 해야 한다.;;

로보캅 같은 영화가 요즘 만들어졌다면 주연 배우는 센서가 달린 쫄바지 쫄티 차림으로 연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쟤는 무려 1980년대 말 작품이니.. 그 금속 분장이 레알 현물이었다. 분장을 걸쳤다가 벗는 수고도 장난이 아니었고, 분장의 무게도 무시 못 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Dead or alive, you're coming with me!"라는 로보캅의 대사는 아저씨에서 "결론부터 말할게. 넌 내가 잡는다."라는 치곤 형사의 대사와 아주 비슷해 보인다.

2. 무인화

비행기 조종사의 자리를 무인기가 조금씩이나마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요즘은 사이버 모델이 다시 등장해서 인간 배우의 역할을 제한적이나마 대신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신한 라이프' CF에서 여성 사이버 모델 '로지'(오로지;;)가 전격 출연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웬 예쁘장한 무명 신인 모델이 격렬한 댄스를 선보였는가 싶었는데.. 이 처자는 실존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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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모델이라는 건 먼 옛날인 1990년대 중후반에도 미국, 일본 같은 나라에서 등장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담이니 루시아니 이러면서 데뷔했었지만.. 그때는 기술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해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망했다.
비주얼도 사실감이 부족하고 엉성하고, 또 출연 영상 한 회분을 만드는 데 드는 난관과 비용도 너무 커서 채산성이 안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 이상 시간이 지나니 CG 기술은 그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눈부시게 발달했다. 실사와 구분이 어려운 디테일을 자랑하는 사이버 모델이 진짜 사람처럼 격렬하게 댄스를 추는 영상을 훨씬 더 저렴하고 빠르고 쉽게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3D 그래픽 좀 만지려면 비싼 워크스테이션 급 컴터가 필수였다지만.. 요즘은 일반 PC가 그런 영역까지 진작에 다 흡수했으니 말이다.

사이버 모델이 출현할 거라는 건 이미 1990년대의 컴퓨터 잡지들에서도 예견했었다.
사이버 모델은 현실 연예인 같은 높은 인건비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고, 건강 문제 없고 요즘 같은 코로나19 영향도 전혀 받지 않을 것이며, 자기관리 실패 스캔들을 일으키지도 않을 테니..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눈독을 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이버 모델이 충분히 연기 잘 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말이다.
1990년대에는 아이디어가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감이 있었던 반면, 지금은 그때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

3. 몰입

자동차건 비행기건 자율 주행 기술이 현업 자동차 운전사나 비행기 조종사의 직업을 완전히 빼앗을 날은 아직은 요원하다. 기계 번역이 인간 전문 통번역사의 밥줄을 완전히 빼앗을 날 역시 가까운 미래엔 없을 것이다. 이 점에서는 사이버 모델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의 연예인들은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고도로 전문화된 업종의 종사자이다. 혼을 담은 연기를 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배역의 정체성을 그야말로 세뇌에 가깝게 주입하고 연습한다.
가령, 학대 범죄 피해자를 연기한다면 진짜로 밥을 굶고 얻어맞기도 하면서 범죄 피해를 경험하고.. 여느 운동 선수 만만찮게 키와 체중을 조절하고.. 실존했던 역사 인물을 연기한다면 그 인물의 모든 생애와 심리를 미주알고주알 공부한다.

이런 사례들이 한둘이 아니다.
예전에 일본 SEGA에서 버추어 파이터를 처음으로 개발할 때, 프로젝트 책임자이던 스즈키 유는 자기부터 중국 소림사에 가서 직접 무술 수련을 받으면서 격투 동작을 연구했음은 물론이거니와, 휘하의 팀원들끼리도 서로 개싸움이라도 시키고 주먹과 발로 때리고 맞게 하면서 게임 개발의 감을 잡게 했다지 않는가..??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 보니 모탈 컴뱃이야.. 2D 시절에는 액션 배우의 실사 연기를 그대로 따서 만들어지기도 했고..
물론 게임 개발은 연기하고는 약간 영역이 다르지만, 어쨌든 이런 것들도 이 정도로 장인 정신을 동원해서 개발하고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굳이 영화· 드라마를 위한 연기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옛날에 김 대중 대통령이 남북 정상 회담 때문에 김 정일을 만나기 전에..
국정원에서 자체적으로 김 정일을 카케무사 내지 도플갱어 급으로 시뮬레이션( ...;; )한 북한 전문가를 양성해서 대통령을 독대하면서 리허설 예행 연습을 시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 사람은 북한에 대한 첩보란 첩보는 다 공부하면서 자기 원래 정체성을 삭제하고 북한 수괴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했다고 한다.
글쎄, 오늘날 같은 엄청난 머신러닝과 AI 기술이면 기계가 사람의 인격을 흉내 내는 것까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이건 그래도 AI 덕분에 의사· 판사 같은 직업이 필요 없어지는 정도까지는 돼야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4. 유행어

  • 김 영철: 4딸라 /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는가?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에서!)
  • 김 광규: 아부지 뭐 하시노??
  • 김 희원: 방탄유리 -_-;;;

어떤 배우가 단순히 흥행 대박 난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정도를 넘어서, 이렇게 국민 명대사의 주인공으로 각인되는 건 정말 엄청난 행운일 것이다. 사이다 아니면 병맛 중독성 중 하나 이상은 만족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명대사라는 게 해당 작품이 갓 상영됐을 때는 별로 주목을 못 받다가 뒤늦게 조명되어서 뜨는 경우도 있다.

<태조 왕 건>이나 <야인시대>가 본방 나오던 시절엔 코흘리개였거나 심지어 태어나지도 않았던 애들도 김 영철의 별명이 4딸라와 궁예인 걸 알 정도이다.
김 희원은 이제 자기 평생에 방탄유리-_-를 능가하는 다른 무언가는 더 나오지 않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댄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18 08:35 2021/10/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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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가

2021년 현재, 우리나라의 서울 지하철과 버스의 기본 요금은 2015년 이래로 6년째 동결돼 있다. 그 동안 경기도 버스나 신분당선 같은 주변의 다른 물건들은 한두 차례 요금이 올랐지만 서울만은 주변에 끼칠 여파를 고려해서 요금을 강제로 찍어누르고 있는 듯하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기름값이 상반기에 비해 싸진 것은 호재이지만 좌파 정권 집권 이후 급격히 상승한 인건비, 그리고 우한 폐렴 창궐은 경영 관점에서 악재라 하겠다. 전염병만 아니었으면 19~20년쯤에는 서울도 요금을 인상을 했지 싶다.

그런데 대학교 등록금은 서울 대중교통 요금을 능가하는 지경으로.. 지난 2010년대 내내 거의 10년 가까이 유의미한 인상이 없었다! 신기하지 않은가?
그동안 점심 밥값이나 이발비는 성큼성큼 올라서 전자는 5~6천원이던 것이 이미 8천원대가 일반이 됐고, 성인 남자 평범한 스포츠형 이발비도 9천~1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하물며 그런 거 말고 아예 집값은...?? 에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러나 대학교 등록금은 인상을 거의 금기시 죄악시하는 방향으로 여론 분위기가 흘러가면서 인상할 엄두를 못 내는 지경이 된 것이다. 안 그래도 애들 대비 학교가 너무 많아져서 상위권이 아닌 대학들은 경영이 어려운 지경인데.. 고충이 많지 싶다.

2. 쓰레기 배출

자가용을 몰다가 주차를 한번 잘못 하면 과태료 명목으로 생돈 몇만 원을 뜯길 수 있다. 물론 불법 주정차도 잘하는 짓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 한번 끌고 나갔다가 실수로 차라리 택시 타는 게 더 나았을 정도의 금전 출혈이 발생해 버린다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살림살이를 하는 주부도 딱 정확하게 이런 식으로 생돈 몇만 원을 뜯길 수 있다. 바로 쓰레기를 잘못 버렸을 때이다.

일반 쓰레기를 지정된 유료 종량제 봉투에 넣지 않고 슬쩍 버린 것이라든가, 심지어 집안 쓰레기를 작정하고 지하철역 승강장 쓰레기통에다가 상습 대량 투기한 정도의 얌체 진상 민폐짓이라면 반드시 잡아내서 금융 치료를 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가족이나 지인이 걸린 사례를 생각해 보면 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귤 껍질을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에다 몇 개 좀 넣었다고 과태료..
일반 쓰레기인지 재활용인지 매우 애매한 딱딱하지 않은 비닐 기반 포장지 같은 게 종량제 봉투에 들어갔다고 과태료.
주변에서 들은 실제 사례다. 이건 너무 융통성 없는 어거지 같다.

주변 CCTV를 분석하는 건 물론, 쓰레기를 일일이 뒤져서 영수증 같은 개인 신상 정보를 찾아내서 이 쓰레기를 누가 버렸는지 색출해 낸다고 한다. 쓰레기 봉투가 무슨 자동차는 아니니, 자체적으로 개인 정보가 담겨 있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군대에서 필적감정으로 소원수리자를 색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걸렸겠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건 교통법규 위반 익명 신고로 걸린 것보다 더 섬뜩하고 기분 나쁠 수 있다.

재활용이나 음식물 같은 특별 쓰레기에다가 일반 쓰레기를 집어넣는 것은 특별 쓰레기의 재활용 효율을 저해하는 짓이니 더 적극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차피 모든 쓰레기들의 상위 호환인 일반 쓰레기에다가 특별 쓰레기가 좀 섞여 들어가는 것은 그렇게까지 과태료 먹이면서 저지할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쓰레기 봉투 자체도 정당하게 내돈내산이지 않은가.

내가 알기로 동식물 생체로부터 유래됐다고 해서 다 음식물 쓰레기인 건 절대 아니다. 정확하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남았거나 변질돼서 못 먹게 된 것만이 음식물 쓰레기이다. 각종 껍질, 뿌리, 뼈 따위는 일반 쓰레기이다.
그리고 플라스틱은 좀 애매한데.. 최소한 딱딱한 상자의 형태만 있는 것만 재활용이고, 그렇지 않은 비닐류 내지 설거지가 난감할 정도로 심하게 더러워진 것은 그냥 일반 쓰레기로 처리한다. 형태가 매우 연약한 상자 형태는 케바케이며, 깨진 유리 조각 따위도 다 일반.

C언어에다 비유하면 특별 쓰레기는 int* char* 따위이고 일반 쓰레기는 void*인 셈이다.
음식물과 플라스틱에 대한 정말 논란의 여지 없는 엄밀한 기준을 홍보· 교육하지도 않고서 쓰레기 좀 섞여 들어가면 분리배출 불량이랍시고 10만원 이하 과태료... 좀 형평성이 어긋난 것 같다.

3. 결혼에 대해서

결혼 내지 이성교제라는 건 형사소송-_-에다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상대방의 신분이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범죄자로 바뀌듯이,
저기서도 상대방의 신분이 썸남 썸녀 맞선 상대방이다가 남친-여친, 약혼남/녀, 최종적으로는 남편 마눌이 되니까 말이다. -_-;;
결혼이란 게 일종의 속박도 수반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싱크로가 잘 맞아 보인다.

수사가 시작되는 게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 시작.. 정도 될까..??
파토 나는 건 시기에 따라 무혐의, 불기소, 무죄 판결 등에 대응하고, 동거는 집행유예...??

그리고 결혼하기 전 솔로인 사람은 차의 기어가 중립에 놓인 상태와 같다.
엔진이 아무런 부하가 안 걸린 자유로운(?) 상태이기 때문에 가속(악셀)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웽~!! 소리와 함께 회전수가 치솟는다. 그러나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그 회전수 역시 아주 신속하게 공회전 상태로 되돌아온다.

그에 비해 결혼하고 처자식이 생긴 사람은 가족 생계라는 엄청난 부하가 걸리고, 운신에 여러 제약이 걸린다. 이건 자동차가 D 상태로 주행이 시작된 것과 같다. 가속 페달을 같은 강도로 밟아도 N일 때만치 세차게 증가하지 못한다. 하지만 주행이 시작되면 엔진만 바퀴를 일방적으로 굴리는 게 아니라, 반대로 바퀴도 엔진을 돌려 준다.

N일 때는 악셀에서 발을 떼자마자 회전수가 다시 곤두박질친다. 그러나 주행 중일 때는 악셀에서 발을 떼도 차가 관성으로 나아가면서 엔진 회전수가 훨씬 더 천천히 감소한다. 요즘 차는 속도가 충분히 높다면 이때 심지어 연료를 차단까지 하는 여유를 부린다. 이런 차이도 미혼과 기혼의 차이와 비슷해 보인다.;;;

(물론 이때 차의 속도 자체는 N에서 100% 타력 주행을 할 때보다는 더 빠르게 감소한다. 엔진이 바퀴를 따라 같이 돌아가는 데 드는 비용은 당연히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오버헤드는 기어가 저단일 수록 꽤 커지기 때문에 이게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엔진 브레이크라는 테크닉으로 통용된다.)

홀몸으로 자유롭고 돈도 벌어서 여유가 있을 때의 신앙보다는.. 결혼을 하고 재정 압박과 여러 제약이 많은 상태에서도 꾸준히 유지되는 신앙이 진짜 그 사람의 신앙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연애와 신혼 초창기의 콩깍지가 평생 결혼 생활의 밑천이 절대 될 수 없는 것만큼이나.. 구원받은 직후의 감격이나 알량한 그 개인 믿음만으로 평생 신앙 생활을 지속할 수는 없다. 새로운 믿음을 계속 공급받아야 한다.

4. 정치/선거

사재를 털어서 뿌리면 선거법 위반 중죄 철컹철컹이지만,
자기 돈이 아닌 세금을 제멋대로 뿌리면 합법 포퓰리즘 복지이다.
이거 무슨 "1~10명을 죽이면 살인마이지만 10만, 100만 명을 죽이면 영웅"도 아니고 뭐냐..

이 말도 안 되는 역설, 역차별, 딜레마, 모순, 모럴 해저드를 추방하지 않고는 우리나라의 정치판에 미래는 없지 싶다.
안 해먹는 놈이 바보 되는 모럴 해저드라는 게 굳이 교통사고 과실이나 보험 분야에만 있는 건 아닌 게 틀림없다.

옛날 1950년대에 우리나라 자유당은 계속 집권하려고 투표 용지 조작, 정치깡패 같은 공작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돈 주고 물자도 왕창 뿌렸다고 들었다.
난 지금이 70년 전에 비해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 '잘' 모르겠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대놓고 정치깡패는 뭐 없다 치자.. 그런데 투표 용지/투표함 조작은.. 흠... 그리고 향응은 형태만 바뀌어서... 읍읍읍~~

5. 코로나19

코로나19의 창궐이 6· 25 사변이라면..
백신 하나 믿고 분위기가 한창 희망적이었던 지난 6월 말은 국군이 평양까지 잠시 수복하고 압록강 물을 떠 왔던 시절과 비슷해 보인다. 그때는 백신 접종자는 각종 모임 시설의 인원수 집계에서 열외시키고 마스크 착용조차 점진적으로 면제하려 했었으니 말이다.

그 반면, 델타 변이는 중공군의 참전에 대응한다. 얘 때문에 감염자를 다시 확 늘어나고 저런 일체의 희망도 싹 사라졌으니 말이다. 이제는 백신 접종자라고 뭐 봐주는 것도 없다.

중공군의 참전을 계기로 전쟁이 고지에서의 장기 소모전으로 고착됐듯, 코로나 방역도 전선이 고착된 채 기약 없는 소모전만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대만, 뉴질랜드, 이스라엘처럼 한때 방역 모범국, 청정국이었던 나라들, 혹은 짧은 시간 동안 백신을 압도적으로 많이 맞혀서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우린 조만간 마스크 벗는다~!”라고 자랑을 쳤던 나라들도 상황이 몽땅 리셋 됐다는 게 섬뜩하기 그지없다. 하물며 'with 코로나' 이거는 뭐 휴전 상태나 다름없는 거고..

변이라는 게 도대체 뭐길래..? 바이러스가 무슨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자가 업데이트 버전업이라도 하는 건가?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본인은 무슨 원숭이가 인간으로 바뀌는 그런 진화를 믿지는 않지만, 저런 건 분명히 진화의 범주에 든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백신은 코로나19의 창궐을 막는 것과 관련해서 상황을 더 좋게 만들면 만들지, 최소한 더 나쁘게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백신을 2차까지 다 맞은 뒤에도 코로나19에 걸려 버리는 정말 운 나쁜 사람이 있고, 부작용이 나타나서 장애를 얻거나 심지어 죽은 사람도 극소수 없지는 않다.

백신의 부작용은 무슨 자동차 급발진과 비슷한 현상 같다. 이게 소비자의 잘못이 아니라 백신/자동차의 결함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게 몹시 까다롭다는 것, 그래도 그 빈도는 극히 드물며, 일반인이 부작용/급발진이 무서워서 백신을 아예 안 맞거나 자동차 운전을 아예 못 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점에서 말이다.

둘 다 지금 시국에서는 현대인의 거의 필수품이기도 하다. 둘 다 그렇게 호락호락 만만하게 만들어지는 건 아니니, 제조사에 대해서 불필요한 괴담 음모론을 믿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이걸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으니.. 접종자 비율을 무슨 하이패스 장착 차량의 비율과 비슷하게 끌어올리려는 것 같다.

각종 음모론들 중에서 지구 평평이나 아폴로 계획 자작극 음모론은 내가 보기에 수준이 제일 낮고..=_=;;
안아키 수준의 일반 백신 음모론은 그 다음으로 저질.
지구 온난화 회의론이나 코로나19 백신 효과 회의론은 심정은 이해가 되는 음모론인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25 08:33 2021/09/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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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학의 날

일제 강점기이던 1930년대에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이 자체적으로 제정해서 기렸던 과학의 날은 무려 찰스 다윈의 기일인 4월 19일이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의 날은 과학기술처의 신설을 기념한 4월 21일이다. 이거 뭐 이스터와 유월절처럼 시기만 비슷할 뿐 유래는 서로 완전히 다른 셈이다.
일제 시대 조선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4월 19일은 뭐.. 의미가 완전히 딴판으로 바뀌었다.

2. 어린이날,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우리나라는 처음엔(무려 1949년부터~!) 성탄절 공휴일만 있다가 1975년부터 석가탄신일도 형평성 차원에서 공휴일로 추가되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1956년부터 5월 8일 어머니날을 시행해 오다가 1973년부터 형평성 차원에서 아버지도 기념 대상으로 추가했다. 그래서 어째 '부모의 날' 대신 '어버이날'이라고 공식 명칭이 바뀌었다.
그런데 외국은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따로 있는 경우가 더 많다니 참 뜻밖이다.

석가탄신일은 명절인 설과 추석 말고 우리나라에서 음력으로 기념하는 유일한 공휴일이다.
어린이날은 명절인 설과 추석 말고 우리나라에서 대체공휴일이 인정되는 유일한 공휴일...이었는데, 올해는 광복절 등의 주요 국경일들이 몽땅 주말과 겹치자 이것들까지 대체 공휴일로 추가되었다. 이전의 박 근혜 시절에는 주말 광복절 부근에 임시 공휴일이 지정된 적이 있긴 했다.

3. 양력과 음력 설

197~80년대까지만 해도 음력 1월 1일과 그 주변이 공휴일이 아니었다니 정말 레알인가..?? 믿어지지 않는다. 난 그 시절을 살았던 세대가 아니어서 말이다.. ㅋㅋㅋㅋㅋ
옛날에 나라에서 설을 양력 1월 1일로 대체하려고 엄청 애썼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오랜 국민 정서를 거스를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옛날에는 민족 정기가 어떻고 신토불이가 어떻고 하던 정서가 강했다. 오죽했으면 운동권 같은 데서도 '음력 설 쇠기'를 주장하고 제안했을 정도였댄다.
결국 음력 설은 1980년대 중후반에 '민속의 날'이라는 정말 희한한 이름을 거쳤다가 1989년부터 3일짜리 공휴일로 부활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한때는 양력 설에 1월 1과 2일 이틀을 쉰 적이 있었다. 그러나 1999년부터는 1월 1일 하루만 쉬게 바뀌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4. 근로자의 날

이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뒤부터 존재감이 느껴지는 휴일이다.
날 자체는 무려 1963년부터 있었지만 지금처럼 국제 표준(?)에 맞춰 5월 1일에 쉬기 시작한 건 무려 1994년부터라고 한다. 이름도 노동절을 일부러 피해서 '근로자의 날'이라고 붙였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일제 시대 대신 '일제 강점기' 정도까지는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고 봐 주겠지만, 이 날을 굳이 '근로자의 날' 대신 '노동절'로 공식 명칭 변경이라.. 이건 우리 정서상 너무 불순하고 노골적으로 선 넘는 짓인 것 같다.

그냥 로동절이라고 하지 그래..?? ㅉㅉㅉ
학교 교과서에 아름다운 순우리말이라고 얼음보숭이.. 는 아니고 동무부터 슬금슬금 넣고 말이야?
'근'과 '로'라는 한자가 무슨 일본어에서 유래됐고 일제 식민지 잔재니 얘기하는 건 너무 작위적이다. 아직도 일제 잔재 타령이냐? 국민학교의 명칭을 바꾼 것 정도로 족하다.

명칭에 관해서는 할 말이 더 많다.
개인적인 소신은 "4 19 의거, 6 25 사변, 여순 반란, 5 16 구국 군사혁명, 4 3 / 5 18 사태" 같은 옛날 용어가 훨씬 더 정확하고 정직하게 만들어진 용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일단 넘기자.

그리고 본인은 근로자의 날은 사기업 생업 현장에 고용돼 있는 사람들이 쉬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나 공공기관이 쉬는 건 반대다.

우리나라는 어째 근로자의 날 부근에 괴이한 사건들이 벌어진 게 몇 건 있었다.
2002년 5월 1일엔 세계 철도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괴이한 3연속 건널목 사고가 났고, 2011년 5월 1일엔.. 기억하시는가? 정말 초 엽기 미스터리인 문경 십자가 시신 사건이 보도되었다.
그리고 2019년 5월 1일 부근엔.. 어느 여성이 부산에서 알몸으로 소화기 난동을 벌였다가 창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었다. 이건 뭐 그냥 우연힐 뿐이겠지? =_=;;

노동자, 로동자와 관련해서는 옛날에 재미있게 봤던 3cf 삼류만화에도 화끈한 컷이 좀 있었다. "죽어라 노동자! 멸공~" ㄲㄲㄲㄲㄲ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국경일과 국경일 노래, 제헌절

우리나라의 각종 기념일들 중에서 격이 가장 높은 날은 아무래도 국경일일 것이다. 여기서 '경'은 꼭 경사스럽다기보다는 중요하다는 뜻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공서에서 국기를 게양하고 나라에서 기념 행사를 열며, 대통령 같은 높으신 분이 연설을 하기도 한다.
뭐, 현충일이나 6 25 사변일도 매우 중요한 날이긴 하지만 그 날은 국경일하고는 약간 다른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해방되자마자 곧장 교육 제도부터 개편해서 왜색을 빼고 자체 교과서를 편찬했다. 일선 학교에서 부를 '졸업식 노래'도 제정해서 1946년에 발표했다. 그리고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하고 관련이 있는 국경일들을 제정한 뒤, 이런 날을 기리는 노래도 만들었다.

국경일들 중에 개천절은 뭐.. 좀 유래가 길고, 한글날은 조선 시대, 삼일절은 일제 시대가 배경이다. 제헌절과 광복절만이 1940년대 후반의 대한민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그리고 한글날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국경일 노래의 가사를 몽땅 작사한 사람은 바로.. 독립운동가 겸 역사학자인 위당 정 인보(1893-1950) 선생이다.

한글(날) 노래의 작사자야 외솔 최 현배 선생이니.. 연세대는 문과대학 건물이 전부 국경일 노래의 작사자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셈이다. (외솔관, 위당관)
그런데 정 인보는 정작 자기가 가사를 써 준 대상인 새 나라에서는 고작 2년 남짓밖에 못 살았다는 게 아이러니이다. (6 25 때 납북되고 얼마 못 가 병사)

국경일 노래들 중에 삼일절과 개천절은.. 흔한 계이름 도가 아니라 솔로 끝난다.
그리고 삼일절과 제헌절은.. 가사 중에 우리나라 인구 수를 의도한 듯한 숫자인데 '삼천만'이 등장한다.

제헌절 노래 가사인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 옛 길에 새 걸음으로 발맞추리라"는..
정말 울컥하고 감격스럽지 않냐..?? 언약에다 old, new 이러니까.. covenant, testament 같은 단어도 떠오르고 무슨 히브리서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

참고로, 공식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남한은 1948년 당시에 인구가 3천은커녕 2천만이 채 안 됐다~!!
6 25 사변 중이던 1952년쯤에 간신히 2천만을 넘었고, 1967~8년 사이에 3천만을 넘었다.
4천만을 넘은 건 1982~83년 사이이고, 2012년경에 5천만을 넘게 됐다.
거의 15년 주기로 인구가 1천만씩 증가해 왔는데, 4천에서 5천은 30년이나 걸리면서 속도가 굉장히 더뎌진 셈이다. 가족 계획의 위력인 건지..??
어쨌든 노래 가사에서 3천만은 그 당시에는 적어도 북한 동포까지 합쳐야 달성할 수 있는 숫자라 하겠다.

개인적인 생각은 제헌절이 아니라 차라리 개천절이나 빨간날에서 뺄 것이지 싶다. 단군이야말로 너무 옛날이고 별 존재감도 없는 인물이구만.. 게다가 개천절은 한글날하고도 1주일이 채 안 될 정도로 가깝기도 하잖아~!
한민족이 반만 년 역사 이래로 도대체 언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같은 법을 가져 본 적이 있었단 말인가? 피똥 싸는 가난을 극복하기에 앞서 이런 법을 처음으로 스스로 제정한 것도 충분히 기쁘고 뜻깊으며.. 대한민국이 한낱 북괴 집단 따위와는 하늘과 땅 급으로 다름을 만천하에 입증하는 날이다.

대한민국의 못돼먹은 '자가 정체성 홀대' 풍조는 지폐에 정작 대한민국 인물이 없는 것 하며, 제헌절 같은 뜻깊은 날을 빨간날에서 쏙 빼 버린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다만, 할배가 있었던 1948년 당시에는 대한민국부터가 연호도 단기 연호를 썼었고, 일제시대 임시정부 기간까지 끌어들여서 건국 30주년 이러면서 연도 부풀리기를 했다는 것 역시 감안할 점이긴 하다~! '쌍팔년도'는 4288, 즉 원래는 1955년을 의미하던 단어였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01 08:35 2021/09/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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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소리들

1. 자동차의 후진 소리

자동차로 후진을 하는데 막 악셀을 밟으면서 사람이 달리는 속도라도 낼 일은 매우 드물 것이다. 공회전 크리핑 속도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악셀을 밟는다면 속력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르막을 후진으로 오르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후진으로 가속을 해 보면.. 차의 엔진음이 일반적인 전진 출발 때와는 약간 다른 걸 알 수 있다. 평범한 부우웅에다가 뭔가 '웨에엥~~' 같은 음향이 섞여 있다. 요놈의 정체는 뭘까..?
바퀴에다 동력을 전하는 방향을 반전시키기 위해 덧붙여지는 기어 장치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 걸까..? 이 부분은 심지어 자동 변속기도 수동하고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자동차와 달리, 철도 차량은 이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얘는 오로지 선로의 앞뒤로만 움직일 수 있는 1차원 교통수단인 대신, 기관차형이건 동차형이건 전진과 후진 자체는 기술적으로 아무 구분이 없다. 아무 방향으로나 자유자재로 동일한 성능과 속력으로 주행 가능하다.

그 대신 철도 차량도 전· 후진을 막 아무 때나 부담없이 금방 쉽게 전환할 수 있지는 않아 보이는데.. 그리고 자동차도 완전히 정지하지 않았을 때 전· 후진을 함부로 전환하는 게 변속기에 좋지 않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2. 버스의 공기 압축기 소리

버스가 신호에 걸려서 몇 분간 엔진 공회전을 하는 걸 들어 보면.. 소리가 단일 균일하지가 않은 걸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까타까타까타까타..' 뭔가 간질이는 듯이 돌아가는 소리가 나다가 기사가 에어 브레이크를 조작해서 '취익~~!' 하고 나면 까타까타 소리가 없어지고 일반적인 웅웅웅웅~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버스건 트럭이건 대형 차량은 소형차와 달리 축축 췩췩 소리를 달고 지내는데, 이건 브레이크가 액이 아닌 압축 공기 기반이기 때문이다. 왜 저렇게 간질거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건 공기 압축기의 동작과 관계가 있긴 해 보인다.

버스나 열차 같은 대형 여객 교통수단들은 문도 자동문인데, 걔들도 압축 공기 기반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거나 닫힐 때 우리에게 익숙한 취익~ 소리가 난다. 뭐,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옛날에 비해서는 그런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말이다.
평소에 문이 열리지 않도록 문을 꽉 잡고 있는 게 압축 공기인데.. 그 동일한 매체와 동일한 원리가 차량 자체를 서게 하고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키는 용도로도 쓰인다는 게 핵심이다.

그나저나 저 까타까타 소리는 시내버스에서만 유난히 자주 들은 것 같다. 똑같이 멈춰 서 있어도 격이 더 높은 광역/고속버스 같은 데서는 별로 못 들어 봤다.

3.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

전쟁터에서 포탄이나 항공 폭탄이 떨어질 때 '피유우우우웅' 휘파람 소리는.. 그 탄두가 바람을 가르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소리는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그건 영화나 게임에서만 일부러 과장 연출을 위해 넣은 100% 허구의 존재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옛날에, 대략 2차 대전 정도의 시절에는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겁을 주기 위해서 쏘는 쪽에서 일부러 그런 음향 장치를 장착하는 게 관행이었다고 한다. "으악 또 공포의 피유유웅 소리!!! 어서 피해!!" 이런 식의 트라우마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미사일도 요격하는 시대인데 저렇게 친절하게 "나 날아간다" 티를 내는 장치를 포탄에다가 장착하는 일은 없다. 적군은 그냥 어디서 언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포탄을 맞고 비명횡사할 뿐이다.
무기 기술이 발달할수록 옛날처럼 자신을 적에게 가까이 드러내고 노출시키면서 싸우는 건 없어지는 법이다. 군인과 무인의 차이는 갈수록 커진다.

4. 비행기 소리

비행기의 터빈 내지 제트 엔진은 자동차의 왕복 엔진(붕붕붕 털털털)과는 소리가 많이 다르다.
1950년대에 제트기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는 이것도 굉장히 신기하고 인상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에 제트기가 쌕쌕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을 정도였다.

육상 교통수단 중에도 탱크는 왕복 엔진이 아닌 가스 터빈의 일종인 터보샤프트 엔진 기반인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탱크의 엔진 소리도 여느 중장비나 건설 기계의 소리와는 달라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다음으로.. 초음속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면서 내는 충격파 소리인 소닉붐은 말 그대로 폭음이다. 화약 같은 걸 터뜨리지 않고 물체가 유체 안에서 고속으로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쾅 소리가 난다는 게 신기하다.

육지의 적을 비살상 제압을 할 필요가 있을 때 전투기를 비교적 저공에서 초음속 비행시켜서 이 소리를 들려주는 전술이 쓰인다. 이것만으로도 어지간한 군인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도망치기 때문이다. 이건 대포 소리로도 오인하기에 손색이 없는 엄청난 폭음이다.

5. 나머지

그 밖에 내가 직접 들어 본 적이 없고 정체가 궁금한 소리로는 이런 게 있다.

  • 강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먼저 발생한다는 굉음: "우르르릉~ 쾅" 천둥 소리가 하늘이 아니라 지하에서 지층이 깨지면서 난댄다.
  • 고압 송전선 주변에서 발생한다는 이상한 소리: 따다다다닥, 혹은 웅웅~윙윙윙?? 교류 전기는 혼자 곱게 흘러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면서 주변에 온갖 영향을 끼치는가 보다. 다만, 과격 환경 운동꾼들이 현상을 왜곡· 과장하는 것도 있다.

영화나 게임에서 전기 지지미 무기를 사용할 때, 혹은 누구를 전기 고문할 때 흘러나오는 '지지지직' 소리는 아무래도 왜곡 과장이 좀 있을 것이다. 영화· 게임에서의 총포 소리는 실제 총포 소리보다 반대로 훨씬 더 부드럽게 축소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24 08:35 2021/08/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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