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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세계

1. 색 나열

가시광선이라는 전자기파는 파장에 따라서 빨주노초파남보... 이런 경이로운 색깔을 인간의 눈에다가 꽂아 준다. 이런 색깔 나열은 여러 분야에서 유형이나 등급을 구분하는 용도로 쓰인다.

단적인 예로, 태권도 띠는 "하양 - 노랑 - 초록 - 파랑 - 빨강 - 검정" 순으로 등급이 올라간다. 내 기억으로 옛날에 카트라이더 게임의 면허증 색깔도 이와 같은 순서로 쪼렙에서 만렙으로 올라갔었다. 만렙은 무지개색이던가..??
서울 버스의 색깔도 "노랑 - 초록 - 파랑 - 빨강"의 순으로 단거리-지선 지향이 장거리-간선 지향으로 달라진다.
이런 것 말고도..

전쟁터에서 발생한 대량의 부상병을 분류하는 표식(트리아지)에는 파랑이 없다.

  • 하양: 전문 의료진이 없이 간단한 응급처치만 하고 내보내면 됨
  • 초록: 하양보다는 더 크게 다쳤지만, 그래도 위급하지 않음. 좀 방치해도 생명에 지장 없음.
  • 노랑: 초록보다는 좀 더 주의 관찰이 필요하고 조만간 제대로 치료를 해 줘야 됨
  • 빨강: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환자. 관심과 치료 최상위.
  • 검정: 이미 사망했거나 치료 불가능/무의미/가망없음.

자동차 번호판은 이런 식으로 색깔 구분이 있다.

  • 하양: 자가용..?
  • 노랑: 영업용 (바사아자 + 배)
  • 옅은 파랑: 순수 내연기관이 아닌 친환경 자동차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 수소..)
  • 남색: 외교

번호판에는 반대로 초록색이 없구나..;; 오히려 옛날에는 자가용의 번호판이 죄다 초록색 배경이었는데 요즘은 싹 없어졌다.
다음으로 죄수복은.. 옷 자체의 색깔뿐만 아니라 명찰(번호표)의 색깔에 의미가 담겨 있다. 어찌 보면 부상병 분류 트리아지와 성격이 비슷해 보인다.

  • 하양: 특이사항 없는 일반적 잡범, 또는 미결수
  • 노랑: 살인· 강간 급의 흉악 중범죄자, 혹은 교도소 내부에서 요주의 인물
  • 파랑: 마약사범. 약쟁이;;
  • 빨강: 사형수

끝으로, 불 끄는 소화기도 용도별 색깔 구분이 있다.

  • 하양(A): 일반 화재용
  • 노랑(B): 유류 화재
  • 파랑(C): 전기 화재

요즘 시판되는 어지간한 소화기들은 ABC 세 유형에 모두 대응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빨강은..?? 소화기 자체가 시뻘겋기 때문에 저 유형 표시에는 빨강이 없다. 이거 뭐 전기가 마약사범에 대응하는 건가..?? -_-;;;

어떤 경우든 흰색은 특이사항이 없는 가장 쉽고 일반적이고 무난한 상황을 나타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전쟁터에서 백기가 "교전 의사 없음 / 항복"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유치장이 비어 있으면 경찰서에서 백기를 걸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노랑은 약간 특수한 경우, 그리고 파랑은 많이 특이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도인 것으로 보인다.

2. 각각의 색

(1) 하양

세계사를 통틀어 볼 때 정말로 조선만 유난히 흰색과의 접점이 컸는지 궁금하다.
평민 백성들이 농사 지을 때도 흰 옷, 양반 선비들 두루마기도 흰 옷.. 물론 임금은 빨강 같은 컬러풀한 복장이며, 다른 벼슬아치들이나 포졸, 군인들 옷 역시 유색이지만 말이다.

백의민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며, 도자기도 고려 때 청자이다가 조선에서는 백자로 바뀌었다고 그런다.
국까· 국혐 진영에서는 가난해서 염색을 할 여유조차 없어서 흰 옷으로 때우던 걸 무슨 순결이니 고결이니 정신승리 하는 거라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누런 베이지나 아이보리도 아니고 쌩 화이트야말로 옷이건 도자기건 구현하기가 더 어려운 고난이도인데, 이건 문화 수준이 상승한 거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근데 한편으로는.. 무슨 청색 LED도 아니고 백색이 뭐가 그리 대수이겠나? 진실이 무엇이건 조선이 문화 차원에서 백색을 의도적으로 선호하기는 했던 것 같다.

(2) 초록

이거 좀 놀라운 사실인데.. 인간은 원색들을 다 균일하게 인식하는 게 아니다. 초록색을 더 많이 편향적으로 인식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산술적으로는 균일하게 가시광선의 파장을 변화시켜 보면.. 빨-주-노는 작은 영역의 변화만으로 굉장히 금방 지나가는 반면, 중간 초록색은 더 많은 영역에서 오랫동안 비슷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파-남-보는 또 금방 지나가는 편..

그래서 각종 그래픽 툴에서 색깔 팔레트 내지 색깔 선택 대화상자, 색공간 차트를 보면.. 초록색이 다른 색보다 영역이 더 넓은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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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RGB 값을 흑백으로 디더링 할 때, G에 부여되는 가중치가 가장 크다. 공식이 하나로 딱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거의 3:6:1로 분배되는 게 일반적이다. 초록색이 가장 밝은 색으로 취급된다는 뜻이다.

옛날에.. 24비트나 32비트 트루컬러가 등장하기 전에 16비트 하이컬러라는 게 잠깐 등장한 적이 있었다.
팔레트가 쓰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든 천연색을 몽땅 자유자재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뭔가 특이한 모드인데..
RGB를 각각 5비트씩 할당하고 1비트는 남겨 놓는 게 일반적이었다. 아니면 초록색에다가만 1비트를 더 줘서 5-6-5를 구성하곤 했다. 초록색이 특별 취급을 받은 게 이 때문이다.

(3) 빨강

우리나라 태극기는 건국 이래로 수십 년 동안 동일한 형태가 쓰이다가 1997년 9월경에 살짝 개정된 바 있다. 태극 무늬의 청색· 홍색이 좀 더 산뜻한 색조로 바뀌었다.
옛날 태극기의 빨강은 주홍 scarlet에 더 가까웠다(왼쪽). 그러나 지금은 진홍 crimson에 더 가까워졌다(오른쪽). 빨강이 다 똑같은 빨강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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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옛날 태극기는 우리나라가 아직 못 살던 시절 내지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을 나타내고, 새 태극기는 말석 끄트머리나마 선진국 진영에 들어간 위상을 나타내는 것 같다. OECD 가입만 해도 1년 남짓 전인 1996년 가을이지 않던가?

그리고 성경에서 이렇게 주홍과 진홍을 나열하면서 빨간색을 대비시킨 유명한 구절이 떠오른다. 바로 사 1:18이다. "{주}가 말하노라. 이제 오라. 우리가 함께 변론하자. 너희 죄들이 주홍 같을지라도 눈같이 희게 될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리라."

3. 염색

색을 내는 액기스라고 해야 하나.. 이런 물질은 다른 매개유체에 녹는 염료, 아니면 그 자체를 바르는 안료로 나뉜다.

(1)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실용적인 안료로 개발된 색은.. '프러시안 블루'라고 한다. 1700년대 프로이센 왕국 사람이 발견해서 저런 이름이 붙었는데.. 철이 산화철이 되면 보통 붉은색이 되는데, 저렇게 시안(CN) 화합물과 결합하면 파란 계열이 되는가 보다. 다만, cyan이라는 청록색이 저 물질과 관계가 있지는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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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 블루는 색깔도 예쁘고 저렴하고 만들기 쉽고 독성도 없어서 실생활에서 아주 널리 쓰였다. 프로이센 육군의 제복으로도 당장 이 색깔이 들어갔고, 작은 세포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한 염색용으로도 쓰고..
옛날에 '청사진'이라는 걸 만들 때 입혀지는 파란색도 이 안료와 관계가 있다. 다만, 청바지의 청색은 이 안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2) 한편, 영국군은 전통적으로 '레드 코트', 즉 빨강이 유명하다.
이 색은 깍지벌레로부터 얻은 '코치닐' 색소 기반이다. 즉, 인공이 아닌 천연 안료인 셈인데, 저 시절에는 그게 적당히 간지 나면서 값도 저렴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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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인공 무기물 안료 중에서는 산화철뿐만 아니라 카드뮴이 들어간 '카드뮴 레드'가 빨간색 물감으로는 고급으로 쳐진다고 들었다.
허나, 카드뮴이 잘 알다시피 인체에 아주 해로운 금속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미술 전공자나 쓰지 초-중등 교육 수준에서는 볼 일이 없을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05/19 08:35 2023/05/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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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보호에 대해서

1. 다음은 아주 정상적이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동물 보호 사례일 것이다.

  • 진짜 처벌하고 잡아내야 할 밀렵이나 잔인한 동물 학대 현장을 고발함
  • 길고양이 상습 살해범을 집요하게 추적해서 잡음
  •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지만) 다른 맹수들이 무차별 보복 학살당하는 걸 막기 위해, 소수의 알려진 식인 맹수 개체를 먼저 앞장서서 잡아 없앰

2. 다음은 좀 논란거리에 가깝다.

(1) 개고기 반대
내 개인적으로.. 개고기를 막 좋아하고 즐겨 먹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개 잡는 것만 특별히 더 잔인하다고 보는 건 역시 반대다. 돼지나 소도 생물학적으로 그 정도 감성과 지능은 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개나 고양이를 인간과 더 친밀한 애완동물이라고 여기는 정서 그 자체가 잘못된 것 역시 아니다. 그건 나도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고기는 저 두 이념이 충돌해서 발생하는 논란거리이다.

다만, 오늘날 개고기는 특별히 반대 운동을 할 필요도 없이 더욱 수요가 줄고 사양 산업이 되고 도태하는 중이기도 하다.;;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 굳이 이런 보신탕을 찾아 먹으면서 몸보신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합법화나 규모의 경제의 혜택을 받지 못해서 막 저렴하지도 않으니, 가성비조차 별로 맞지 않다.

(2) 갑각류나 어류도 고통 없이 잡아야 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물고기를 산 채로 바닥에 패대기쳐 잡는다거나, 낙지나 조개조차 산 채로 불에 올려서 먹는 건 비위에 거슬린다. 차라리 바로 단칼에 썰어서 즉사시키고 회를 만든다면 모를까..
그런데 저것들을 일체의 고통 없이 잡느라 맛이 떨어지거나 수산물 값이 왕창 오르게 된다면 그건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난 거기까지는 선뜻 공감이 되지 않는다.

3. 끝으로, 이건 동물 보호라고 볼 수 없으며, 공권력으로 물리 치료나 금융 치료, 아니면 아예 정신 감정을 시켜야 할 미친 짓일 것이다.

  • 개 물림 사고나 갑툭튀 교통사고를 유발해 놓고는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식으로 우기기
  • 아예 고깃집 앞에서 육식 반대 시위 (극단적인 채식주의)
  • 브리짓 바르도 아지매의 망언 (동물 보호도 아니고 그냥 인종 우월주의에 입각한 거의 정신병임-_-.. 개고기는 그냥 구실일 뿐)

이상.. 이 주제는 이렇게 등급이 딱 정리되지 않겠나 싶다. ㄲㄲㄲㄲㄲ
동물을 잡을 때 잡더라도 살아 있을 때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복지를 보장해 주고, 유흥 쾌락용으로 학대하지 말며, 식용이나 연구 목적으로 죽일 때는 단칼에 빨리 보내 주고, 동족이 보는 앞에서 죽이지 말라..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이다. 곤충 이상으로 빨간 피가 흐르는 고등한 동물 정도라면 말이다.

단지,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 일체의 살생을 하지 말라느니, 아예 동물을 인간과 동급으로 취급해서 단위조차 '마리'가 아니라 '명'이라고 하라느니.. 그건 미친 정신병임이 틀림없다. -_-;;;
난 그냥 애완동물이지, 반려동물이라는 말도 개인적으로 좀 거북하게 느낀다. 동물이 무슨 배우자 반려자와 같은 급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 나머지 얘기들

1.
맹인 안내견 같은 동물은 애완용이 전혀 아니며, 얘야말로 진짜로 반려동물에 가까운 필수품이다.
얘는 자동차로 치면 긴급자동차나 장애인 탑승 차량과 같으며, 생명 직결 개인 의료기기에 준하는 취급을 받는다. 법적으로 온갖 특례를 받기 때문에 어지간한 동물이 못 들어가는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 다 들어갈 수 있다.
고양이나 돼지를 이런 식으로 훈련시킬 수는 없고, 개의 특정 품종만이 이렇게 육성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런 안내견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공공장소에 들여보내는 것은 운전 연습 도로 연수 중인 차량만큼이나 배려와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2.
매스컴 타고 형사 처벌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동물 학대를 저질러서 처벌받는 사람들의 범행 동기는 대체로 다음 중 하나로 정리되는 것 같다.

  • 감정형: 지 기분 꼴리는 대로. 마침 앞에 연약한 강아지나 고양이가 있으니까 때리고 밟고 던지고 죽이면서 화풀이
  • 경제형: 위의 경우와 달리, 딱히 감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동물을 처리하는 시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인도적인 방법을 동원한다. 주로 농촌 얘기이다.
  • 신념형: 캣맘 같은 동물 보호 운동하는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경고하려고..

경제적인 이유를 뺀 나머지 이유는 진짜 그냥 싸이코패스이다. 동물한테 그런 짓을 할 정도이면 사람도 그렇게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을 상대로 흉악한 범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어떤 사회의 선진화 척도를 보려면 최상이 아니라 최하가 어느 수준인지를 확인해 봐라. 화장실 위생을 살펴보고, 동물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보아라" 부류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다만, 나치 독일이 히틀러 총통의 주도 하에 세계에서 거의 최초로 현대적인 동물 보호법을 제정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동물을 보호하면서 인간은 가스실로 보낸 건 특별하게 비뚤어진 신념이 작용했기 때문에 벌어진 좀 예외적인 사례에 가깝다.

3.
동물은 자기 한 끼를 해결할 만큼만 다른 동물을 죽이고는 그치는 반면, 인간은 먹지도 않을 거면서 전쟁을 벌여 수많은 동족을 잔인하게 죽인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식량을 저장· 축적할 줄을 알고 또 식욕보다 더 고차원적인 욕심도 잔뜩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보다 더 크게 살륙을 저지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은 전쟁을 벌일 때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이나 항복한 포로, 어린아이는 어지간해서는 죽이지 않고 보호한다. 사냥꾼도 최소한의 윤리 의식이 있다면 새끼 밴 암놈은 도의적으로 잡지 않는다.

반대로 야생동물의 세계에서는 그런 배려 따위 없다. 오히려 연약하고 사냥하기 더 쉬운 새끼를 더 집중적으로 잡아먹는다. 임신한 암놈이 잡아먹히면 안의 태아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 보너스이다.;;;
물론 짐승이야 오로지 본능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니, 여기에 무슨 가치 판단을 하고 선악을 따지는 건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오히려 인간도 너무 굶주리면 천륜이고 인륜이고 뭐고 다 저버리고 생존을 위해 닥치는 대로 잡아먹게 되는데, 야생동물의 저런 행동은 딱 그런 유형임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동물 보호 이념이 이런 생태에 개입할 필요는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

4.
하나님의 말씀과 뜻이 담긴 성경이야 사람과 짐승은 다르며 육식도 당연히 적극 인정하는 논조이다. 구약 시대에는 심지어 식용이 아니라 속죄제 명목으로 어린양을 잔뜩 잡아서 피를 뽑아내고 고기를 불태우게 했다.
그렇다고 해서 구약 성전의 뒷마당에 어린양들을 기리는 위령비 같은 거 만들라는 말은 하지 않으셨다. 그런 어린양이 불쌍하면 진짜 어린양이신 예수님 믿고 죄나 짓지 않고 살면 된다.

동물에 대해서 필요 이상의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성경에도 어느 정도 동물에 대한 복지와 배려는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소가 구덩이에 빠져서 못 나온다면 안식일에라도 즉시 사람을 동원해서 건져내야 할 것이고(눅 14:5), 어미의 젖으로 새끼 염소를 삶지 말며(출 23:19, 34:26; 신 14:21).. 곡식 밟는 일을 하는 소의 입에다 마개를 씌우지 말라는 명령도 있다. (신 25:4)

곡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일하게 할 정도이면 다른 분야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일지도 인간의 지능으로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심지어 이 명령은 이례적으로 신약 성경에서 말씀 사역자· 목회자가 받는 보수를 논할 때도 비유로 인용돼 있을 정도이다. (고전 9:9, 딤전 5:18)

Posted by 사무엘

2023/05/11 19:35 2023/05/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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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격세지감

요즘은 컴퓨팅 환경에서 웹과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지다 보니..
맨날 컴퓨터를 끼고 살면서도 통상적인 드라이브 - 디렉터리 - 파일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고 그런다. 내 컴 하드의 Program Files 디렉터리 밑에다가 프로그램을 복사해 넣는다는 개념을 알지 못한다.

요즘 꼬마들이 전화기 픽토그램(☎)을 보고 이게 뭔지 이해를 못 한다거나, 플로피디스크를 보고는 저장 아이콘 3D 프린팅이라고 생각한다는데.. 그건 약과다.
얼라들이 아니라 이공계 석박사급 대학원생조차 그런 경우가 있다고 말이다. 물론 전공이 컴공이 아니고, 그저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모를 뿐이다. 머리는 다 갖춰져 있으니 조금 가르쳐 주면 금세 깨우친다.

지난 1980년대부터 컴퓨터라는 게 그저 정부 기관과 기업, 연구소에서나 사용하는 비싸고 귀한 물건에 머물지 않고, 개인별로 구비 가능한 업무 도구 내지 장난감 수준으로 대중화됐다.
8비트 시절엔 얘는 그냥 베이식 프로그래밍 환경 아니면 혼자 하는 게임기였다. 그러다가 16비트 시절엔 게임에 덧붙여 워드(아래아한글) 내지 PC 통신 단말기가 됐다.

이제는 인터넷 단말기 내지 온라인 게임기로 변모한 것 같다. 그 역할도 단순히 유튜브 보거나 음악 듣고 위키 읽고 은행 돈거래 하는 정도는 폰이 흡수해 버렸고, PC는 복잡한 키 조작이 필요한 업무나 게임 전담이다.
이런 와중에 파일 시스템이라는 걸 모르고 정보 저장 매체 실물이란 걸 모르는 세대도 등장했다는 게 참 흥미롭다. ㄲㄲㄲㄲ

2. 스마트폰이 PC와 다른 점

  • 노트북 PC보다 더 고도화된 첨단 배터리, 디스플레이, CPU 기술이 모두 융합한 덕분에야 탄생한 물건이다.
  •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켜져 있고 사용자가 늘 갖고 다닌다. 카카오톡 메신저에 PC용 메신저처럼 이 사용자는 "오프라인, 바쁨, 부재" 이렇게 상태를 표시하는 기능이 없다는 걸 생각해 보자.
  • 냉각팬이 없다. PC와 완전 동급의 범용적인 컴퓨팅은 못 한다. 이 때문에 동영상 같은 것도 하드웨어 차원에서 특화된 전용 포맷만을 원활하게 재생할 수 있다.
  • 마우스 포인터 hovering이라는 인터페이스가 없다. PC에서는 아주 흔한 툴팁이라는 UI 요소가 있을 수 없다.
  • 프린터나 유선 랜과의 접점이 없다. 하물며 물리적인 보조 기억장치와는 더욱..
  • USIM이라고 붙박이 사용자 정보가 있다. 이거 덕분에 사용자 인증 절차가 PC에 비해 더 단순해질 수 있고, 모바일 뱅킹이 PC 인터넷 뱅킹보다는 덜 번거롭다.
  • 프로그래밍 세계가 PC보다는 지저분한 레거시가 훨씬 없고 깔끔하다. 8비트/16비트 같은 건 경험한 적 없다. 그건 모바일이 아니라 아예 임베디드겠지.

3. 무선 인터넷의 통신 모드 전환

요즘 전화기로 인터넷을 할 때는.. 와이파이를 쏴 주는 친숙한 장소에서는 그 와이파이에 붙어서 교신을 하고, 그렇지 않은 임의의 장소에서는 자기가 가입한 요금제대로 데이터를 까서 교신을 하는 게 보통이다. 후자는 LTE니 5G니 하는 기술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화기 역시 등록된 와이파이가 잡히는 곳에서는 거기에 자동으로 접속한다. 하지만 주인님이 밖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거기 신호가 너무 약해지고 가망이 없어지면 자기 데이터를 깐다. 그러다가 다시 와이파이가 잡히면 모드가 거기로 바뀐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와이파이에서 데이터로 넘어가는 민감도가 너무 낮은 게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한 10초~20초 이상은 인터넷이 먹통이 된 뒤에야 뒤늦게 "모바일 데이터에 접속합니다" 이러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기본적으로 와이파이를 쓰되, 와이파이가 조금이라도 헬렐레 거리면 바로 데이터 써라~~"
"최대한 데이터 요금을 아껴라~ 한 30초는 기다렸다가 정말 연결이 구리는 게 확실시될 때만 데이터 써라~~"
이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다. 뭔가 설정을 통해 customize 가능했으면 좋겠다..

이건 자동차 운전으로 치면 자동 변속기의 변속 타이밍/알고리즘과 비슷한 것 같다.
"낮은 rpm에서도 고단으로 최대한 빨리 변속해라. 도저히 가속이 안 되고 차가 못 버틸 때만 불가피하게 저단으로 내려가라. 나는 연비가 중요하다"
"ㄴㄴ~ 밟았을 때 차가 빨리빨리 잘 튀어나가고 잘 가속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회전수를 3000rpm 이상은 올라갔을 때에나 고단으로 변속해라."

이런 것처럼 말이다.

4. 기타

  • 각종 쇼핑몰들은 웹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거길 폰으로 접속할 경우, 꼭 자기 전용 앱을 깔아서 보라고 권유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게 PC로 치면 ActiveX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정확히 같은 개념이다~! 그리고 이건 귀찮다. -_-;;

  • 꼬불꼬불 유선전화기는 가정용으로는 퇴출됐지만 인터폰이나 회사 사내 전화기로는 유효하다.
    비슷하게 사용자 상태가 표시되는 PC용 메신저도 가정용으로는 스마트폰 메신저에 밀려 퇴출됐다. (away, offline 상태 표시 없음) 하지만 사내 업무용 메신저는 전통적인 형태가 여전히 유효하다.

  • 웹페이지를 열어 놓고 딴 앱을 쓰다가 한참 뒤에 그 브라우저로 돌아왔을 때.. 쓸데없이 reload를 좀 안 해으면 좋겠다. 그냥 예전에 표시해 놨던 페이지를 다시 보여줄 수 없나?
  • 스마트폰의 메모장 같은 텍스트 편집 UI에는 undo 기능이 없는지 궁금하다.;;

  • 로그인 기능이 있는 각종 웹사이트들은 id가 틀렸는지 비번이 틀렸는지 따로 정확하게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ID 또는 비번이 잘못됐습니다" 이러지 말고. =_=;; id를 입력하자마자 바로 튕기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 저런다고 특별히 보안이 위험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 텔레비전과 유튜브의 화질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향상되고 있는 와중에, 전화기의 음성 통화는 예나 지금이나 음성에만 특화된 8000hz급의 초저화질이다. 뭐, 전화 통화하면서 주변 음악을 들려줄 일이 딱히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의외의 면모인 것 같다.

  • 은행 사이트들은 언제쯤 IE 외의 브라우저에서도 접속이 가능해질까? 차라리 폰이 나은 지경이 되고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3/04/29 08:35 2023/04/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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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멧돼지를 새끼 때부터 데려 와서 키우고 있다는 사람을 취재한 방송은 어지간한 건 다 유튜브를 통해서 봤다.
허약하다고 새끼들 사이에서 낙오된 새끼를 우연히 주운 거, 또는 어미가 포획되어서 남은 새끼.. 보통은 이 두 범주를 벗어나지 않더라.

국내에서 제일 오래되고 유명한 사례로는 부산에서 멧돼지를 타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기까지 한 그 할아버지(2005년 KBS2 주주클럽 보도)일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멧돼지를 무려 세 마리를 데려 와서 같이 썰매 끌고 밭도 갈게 한 사람이 있었다.

이런 사례가 더 있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봤는데, 놀랍게도 2010년 9월에 보도된 게 있었다. 단, 유튜브에 올라온 지는 몇 달 밖에 안 돼서 본인이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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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 지점. 아이고 꿀꿀이 귀여워라~ㅠㅠㅠㅠ^^
방영 당시에 나이가 이미 7살에 달했고 무게는 300kg이나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료값이 꽤 들었을 듯.. ^^
고기용으로 대규모로 사육되고 도축되는 돼지들이 거의 반 년밖에 못 산다는 걸 생각하면 쟤는 꽤 팔자 좋게 잘 살았다..;;

보다시피 쟤는 털이 시커멓게 북슬북슬 났지만 멧돼지보다는 집돼지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 이유를 정확하게 집어서 말은 못 하겠지만 왠지 그렇다. 측면을 볼 때는 멧돼지 같은 반면, 얼굴 정면은 집돼지 같다.

이런 잡종 도야지를 가리키는 비공식 명칭으로 ‘집멧돼지’라는 말도 있다고 그런다. 농장에서 키우는 멧돼지일수록 더욱 그런 경향이 있는 듯..
멧돼지가 털이 북실북실하면 양(!!!)처럼 보이기도 하고.. 쟤는 얼굴이 뭔가 하마 같기도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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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먹방.
저 유튜브 영상은 돼지에다가 호박까지 같이 나오니 내가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
주인이 밭에서 호박도 키우는 것 같더라. 동그란 애호박을 하나 따서 주자 도야지는 그걸 한입에 바로 씹어 먹어 버렸다.

그나저나 주인 양반이 이 도야지의 이름을 ‘누렁이’라고 지었나 보다. 엥, 도대체 왜?? 누렁이는 진짜로 털색이 누런 삽살개나 도사견의 이름으로 많이 쓰이지만 쟤는 색깔이 누런 것 같지는 않은데? 호박도 아니고..? 저 작명 이유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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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쉴 새 없이 먹어댄다. 그런데 귀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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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이 도야지가 좀 사고를 쳐서 혼나고 삐쳤는지, 호박밭 한구석에 들어가서 짱박혀 버린다. 아이고 포즈 한번 보소.. ㅋㅋㅋㅋ 어째 이런 대박 자태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을까?
도야지에 대한 애정이 솟아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걸 생각하면.. 개 잡아먹는 것만 특별히 더, 돼지 잡아먹는 것보다 더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내친 김에 한번은 인터넷 서점에서 멧돼지와 관련된 문학 작품들을 찾아봤다. 다음 7개인데..

1. 유아용 그림책
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2011, 30p)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2016, 40p)
배고픈 멧돼지(2022, 40p)

2. 초딩 저학년용 동화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2015, 92p)
심쿵! 송추골 멧돼지 5남매(2018, 52p)

3. 초딩 고학년: 대장 멧돼지 곳니(2020, 176p)
4. 청소년 소설: 멧돼지가 살던 별(2022, 184p)

보다시피, 대상 독자와 분량, 난이도의 차이가 있다.
지면 대부분이 그림이고 글은 별로 없는 유아용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멧돼지가 포획돼서 죽는 것도 나오고 인간과 멧돼지의 공존 가능성을 고민하는 길고 어려운 소설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관점의 차이가 있다.
"멧돼지가 쿵쿵.."은 유일하게 멧돼지가 배은망덕한 악역으로 묘사된다. "팥죽과 할머니"라는 전래동화에서 팥죽이 호박죽으로, 악역인 호랑이가 멧돼지로 바뀐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멧돼지를 완전히 죽이지는 않으며, 혼쭐 내고 쫓아내기만 하는 걸로 끝난다. 그리고 주인공인 애들이 큼직한 늙은 호박을 타고 날아가는 판타지스러운 장면도 나온다.. ^^

그 반면, 나머지 책들은 멧돼지를 마냥 적대시하지 않는다.
얘들도 환경 파괴로 인해 집과 먹이를 잃은 피해자라는 거, 악의적으로 사람들 사는 곳에 가는 게 아니라는 거..
얘들도 기본적으로 사람을 두려워하며, 날뛰는 건 진짜 굶주리고 패닉에 빠져서 이판사판 날뛰는 거라는 거.. =_=;;
멧돼지의 현실적인 관점에서 얘기를 풀어 나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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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는 제목만 봐도 저런 뉘앙스가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그림체가 전원적이고 멧돼지가 뭔가 순둥순둥한 곰처럼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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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멧돼지.. 지침서"는 멧돼지 입장에서의 생존 요령 가이드이다. "너무 무리하지 말 것", "집이 없어졌으면 당황하지 말고 새 집을 찾아 나설 것" 이런 식.. =_=;;; 해학괘 재치가 느껴지지만 약간 웃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러 그림책들 중에서 멧돼지가 제일 귀엽게 그려진 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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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배고픈 멧돼지"는 뭔가 "멧돼지가 쿵쿵.." 같은 산골 마을 분위기인데, 그래도 . 그림체는 꽤 단순투박해 보인다. 나름 제일 최근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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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골 멧돼지 5남매"는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재직 중인 연구원으로부터 자문까지 구하면서 멧돼지의 실제 생태, 그리고 현장에서 만났을 때의 바람직한 대처 요령도 깨알같이 수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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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멧돼지 곳니"는 멧돼지들 내부에서의 서열 싸움이라든가, 자기들의 적인 사냥개와 다투는 얘기까지 나오는 듯하다.
그리고 끝으로 "멧돼지가 살던 별"이 내가 찾아본 책들 중에서는 제일 고난이도이다. 난개발로 인해 집을 잃는 가난한 세입자들, 그리고 가정폭력까지..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집과 새끼를 몽땅 잃은 멧돼지의 비극에다 투영시켜서 묘사했다. 리뷰나 줄거리가 아니라 실제 본문을 읽어 보고 싶어진다.;;

이상이다.
옛날에 "은비까비" 만화영화에서 "은혜 갚은 산돼지"야말로 역대 창작물들 중에서 멧돼지를 제일 좋게 묘사했지 싶다.
김 우진의 1920년대 희곡 "산돼지"도 있고.. 이때는 멧돼지가 아니라 산돼지라는 명칭도 종종 쓰였었다.

우리나라가 무슨 아프리카 사바나도 아니고, 소의 야생 버전인 들소 따위가 산에 우글거리지는 않는다.
애완동물인 개· 고양이의 야생 버전인 늑대· 이리, 살쾡이가 야생에서 심각하게 불어나서 해를 끼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돼지만은 가축과 별개로 이런 야생 버전들이 늘어나서 인서울에서까지 날뛴다니 참 신기한 노릇이다.

우리 도야지들.. 어디에 있든 꿋꿋하게 잘 살아남아서 다산하고 번성하고, 인간한테 잡히면 맛있는 돼지고기로라도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
인간들은 다른 건 몰라도 제발 산에서 도토리까지 다 쓸어 가는 짓은 좀 하지 말자.
그나저나 돼지열병(ASF)은 좀 가라앉았나 모르겠다. 이게 걱정이네.. ^^

Posted by 사무엘

2023/04/26 08:35 2023/04/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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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앵남 역

먼 옛날에 우리나라 전라남도 화순군 앵남리에는 ‘앵남’이라는 이름의 경전선 간이역이 있었다. (지난 2008년에 완전히 폐역돼서 지금은 없음)

이 역은 적자가 너무 심해서 이미 쌍팔년도 시절부터 철도청 정직원들이 철수해 버리고 관리와 운영을 포기했다. 그런데 쌍팔년도 즈음에 이 미정 씨라는 26세 여성이 늙은 부친의 권유로 이 역의 관리를 시작했다. 학교 졸업 후 타지에서 직장을 다니던 중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부친과 오빠 다음으로 이 일을 물려받은 거라나..??

열차가 오는 시간대에 열차 승차권을 위탁 판매하는 게 주 업무이지만.. 역내 접객과 주변 청소 같은 일체의 잡무도 몽땅 담당하게 됐다. 열차가 없는 시간대엔 집안일 돕고 마을 농사일도 거들고..
이분은 젊은 청년을 찾기 힘든 시골 깡촌에서 처녀 역장님이라고 불리며 오랫동안 칭송받았다고 한다.

이 미담은 1989년 10월 18일자 대한뉴스 1771호 “이런 일 저런 일”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통해 전국에 소개되었으며.. (☞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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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듬해 “월간 샘터 제21권 5호(1990년 5월호)”에도 “전남 화순의 앵남역장 이 미정 - 징검다리역 처녀역장”라고 또 자세히 소개되었다.
그렇잖아도 2010년대 초에 코레일에서는 간이역 명예역장이라는 제도를 잠시 시행했었다. 저런 분이야말로 이런 명예역장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인물이었을 텐데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것이 참 아쉽다.

그 뒤로 저분이 어찌 됐는지 근황은 전해지는 바가 없다. 남자 잘 만나서 결혼하셨으려나? 저분은 지금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2. 경주 직업 전문학교

자 그리고 지난 2022년 8월 22일엔 KBS 인간극장에서 비슷한 미담이 또 소개됐다. 이번엔 위치가 내 고향과 같은 경주이다.
박 소정 씨. 부친 박 성환 씨는 공돌이로 자수성가해서 정말 좋은 뜻으로 경주 직업 전문학교라는 걸 설립했는데, 그만 2020년 초에 지병으로 쓰러지고 때마침 우한 괴질이 창궐해서 학교 운영이 어려움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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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타지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던 딸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학교 행정 업무뿐만 아니라 수강생들 코치에다, 거기서 가르치는 각종 중장비의 운전 시범까지 일당백을 담당하면서 거기 원래 직원들과 수강생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아버지 간병도 당연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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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력이 좋은 분 같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거 관련 자격증도 이미 4개나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트럭· 버스 운전을 넘어 포크레인· 지게차 운전 같은 분야에도 금녀의 벽 따위는 없는 듯하다. 용접이나 배관 같은 업종은 어떨지 모르겠다.
(☞ 관련 영상 / 관련 보도 1 / 관련 보도 2 )

이 일화는 “외모보다 더 고운 심성을 가진 소정 씨 '참 예쁜 그녀'”라는 타이틀로 한 번이 아니라 시리즈로 꽤 길게 방송을 탔는가 보다. 8월 22일부터 26일까지 5393~5397화.
세상엔 이런 훈훈한, 존경스러운 사람도 있다.

내가 철덕이다 보니 1은 개인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전부터(수 년 이상 전) 알고 있었던 얘기인데.. 비슷한 다른 사례가 또 발견되어 한데 엮어서 언급할 수 있게 됐다. 두 일화 사이에는 30년이 넘는 간극이 존재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3/04/10 08:35 2023/04/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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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역 특성

1. 경부선 철도 연선의 도시들

우리나라는 경부선 라인에 광역시 대도시들이 콕콕 박혀 있어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이러는 노래도 있다.
일본의 도카이도 신칸센이 도쿄-나고야-오사카-교토를 줄줄이 잇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런데 경부선 라인의 대도시들 중에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대도시인 '-주' 지명이 전혀 없는 게 참 신기하다.

제일 먼저 대전이야.. 원래는 이름에 대놓고 '밭'이 있을 정도로 깡촌이었다. 그랬는데 뜬금없이 철도가 생기고 호남선과 분기까지 되면서 정말 개천에서 용이 나 버렸다.
일제의 입장에서는 철도 건설비를 절약하려고 산을 최대한 피해서 평지를 찾다 보니 상주-충주-용인 대신 이쪽까지 우회한 것이었다.

부산은 우리나라의 직할시/광역시 1호인 데다 서울 다음의 대도시인데도 불구하고 구한말까지는 의외로 굉장한 듣보잡이었다.
일본인들이 드나드는 관문 통로가 아니었으면 그 지역은 절~~대로 지금의 부산 같은 도시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까놓고 말해.. 을미사변이 벌어졌을 때만 해도, 민비를 살해한 일본 자객 일행은 인천항으로 들어왔다. 걔들이 중국에서 출발한 것도 아니고, 조수 간만의 차이를 이용해서 상륙작전을 벌인 것도 아닌데 굳이 인천항을 이용한 이유는.. 한반도에 제대로 된 육로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경부선 철길이 있었으면 걔들도 당연히 부산으로 입국했을 것이다.

부산이라는 이름 자체가 조선 시대엔 없었고 그냥 중심부만 '초량'이라고 불리는 정도였다.
일제 시대엔 부산 역이 지금의 부산 역보다 더 남쪽 바닷가 근처에 있었고, 열차 시각표에 일본 본토 연락선 셔틀의 시각표도 같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서울-경성 방향이 아니라 부산 방향이 '상행'이었다..!!

끝으로, 대구도... 정말 믿어지지 않지만 철도가 없던 시절엔 달구벌이 경주, 상주, 진주보다 더 작았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오히려 중앙선에 경주, 영주, 원주 이렇게 '주'짜 지명이 3개나 있다. 하지만 중앙선은 경부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해 있다.
상주, 충주, 공주.. 이런 곳은 철도 간선에서 열외되면서 대전, 대구에 비해 정말 처참해졌다.

한때는 철도가 침략의 상징이라고 여겨졌지만 조선인들도 자기 지역에 철도가 있어야 하겠다는 자각을 하게 됐다.
일제 시대에 조선인 스스로 자주적으로 주체적으로(!!) 놓은 거의 유일한 철도는 바로 구 경춘선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은 1940년대 일제 말기가 다 돼서야 생겼다.

2. 광역시들

우리나라의 6개 광역시 중..
울산은 지하철이 없고 대전은 공항이 없고(그 대신 청주..), 인천은 아직까지는 KTX가 없다.
광주는 타 대도시에 비해 유명 브랜드 쇼핑몰 같은 게 없거나 개수가 빈약하다고 한다.
대구와 부산만이 그런 나사 빠진 게(?) 없는 광역시인 듯하다.

그리고 대전은 전국에서 중전철 도시철도가 마지막으로 건설된 광역시이며(그 이후엔 다들 경전철만),
울산은 우리나라 역사상 마지막으로 광역시로 승격된 도시이다(1997). 그래서 울산은 직할시 시절을 유일하게 겪지 않았다.
울산 이후로 수원이나 고양 같은 대도시는 더 가벼운(?) 특례시라고만 불리며, 여전히 주변의 '도'에 소속되어 있다.

아울러, 6개 광역시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곳(부산 울산 인천)과 그렇지 않은 곳(대구 대전 광주)으로 딱 반반씩 나뉘기도 한다.

3. 서해안의 유일한 명소

  • 우리나라 서쪽의 황해는 동해보다 물이 탁해서 해수욕장으로서의 인기가 아무래도 덜하다. 그래도 황해에서 딱 하나 전국구 급으로 유명한 해수욕장은 아무래도 대천이 유일하다.
  • 동해안이 아니라 서해안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영광 한빛이 유일하다.
  • 당진의 왜목마을은 서해안 베이스이지만 동쪽으로 살짝 돌출된 해안선이 있어서 일출과 일몰, 월출까지 볼 수 있는 특이한 곳이다.

4. 외세 침략의 잔재

우리나라에 외세로부터 당한 침략의 상징 내지 흔적으로 남은 시설은.. 철원 로동당사(북괴), 조선총독부 청사 첨탑(일제), 그리고 더 옛날 삼전도비(청-_-) 같은 게 있다.

그런데, 일본과 관련해서는 전국 곳곳에 적산가옥이 아직 남은 게 있고, 또 왜성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옛날 임진왜란 시절에 왜군이 우리나라 남부 지방의 강가나 바닷가에서 자기 스타일로 성을 쌓고 버텼던 흔적이라고 한다. 오오~
울산, 부산, 양산, 창원, 거제 등.. 여러 지역에 생각보다 널리 분포해 있다.
심지어 일본의 역사학자들이 자기들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의 왜성을 찾아온다고 한다. 자기네 본토에는 옛날 성곽이 별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건 자랑스러운(?) 문화재가 아니니 일부러 막 띄우고 세금 들여서 복원까지 할 필요는 없다. 허나, 반대로 일부러 부수고 없앨 필요도 없으며, 최소한의 보존과 관리만 하면 될 것 같다.
뭔가 이런 유형의 옛날 유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던 적이 전혀 없는데 신기하다. 청도에서 옛날 경부선 터널을 봤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5. 문화 유적

(1) 경주에서 황룡사의 재건· 복원이 오랜 떡밥이라면, 서울에서는 서대문(돈의문)의 재건· 복원이 오랜 떡밥인 것 같다.
서대문은 주변이 너무 많이 개발돼서 부지를 확보하는 것부터가 문제이다. 황룡사는 주변이 온통 허허벌판이니 부지 걱정은 없는 반면,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과 정보가 부족한 게 애로사항이다.

(2) 지난 2011년, 이 명박 시절에 우리나라에서 문화 유적들의 명칭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던 것 같다.
경주 안압지가 '동궁과 월지'라고 완전히 변경된 게 이때였고, 인서울이던 서울 성곽도 '서울 한양도성'으로, 삼전도비도 '서울 삼전도비'라고 명칭이 정착됐다.

(3) 과거에 리 승만 할배 대통령이 다른 많은 문화 유적들을 놔두고.. 왜 하필 남한산성에 꽂혔었는지는 참 의문이다. 무슨 계기로??
오죽했으면 1950년대 중반에 남한산성 주변에 큰길을 내고 거기에다 자기 호를 이름으로 붙였다(우남로). 그리고 남한산성을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허나 우남로라는 도로는 근처의 헌릉로와 합쳐졌으며, 국립공원 시스템도 1960년대에 완전히 재개편됐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 할배의 흔적이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현재 남한산성은 국립이 아닌 도립공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3/29 08:36 2023/03/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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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출판사의 추억

옛날에 '동아 출판사'는 다방면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국내의 출판 문화를 이끌었다.

1. 전과

초딩용 월간 학습지 '이달 학습'
교학사 '표준 전과'와 더불어 '동아 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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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라는 단어는 대학 시절에는 '전공을 바꿈'이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사회인이 된 뒤엔 중범죄 형사 처벌 내력이라는 뜻으로 통용되는데..
초딩 시절에는 이게 전과목 학교 공부 내용을 보충하는 참고서 내지 백과사전이라는 뜻이었다.

교과서에 대해서 교사한테 '교과과정 지침서'라는 매뉴얼이 존재한다면, 학생한테는 전과가 있는 셈이다.;;
초등이기 때문에 두꺼운 책 한 권으로 전과목 커버가 가능한 듯하다. 초등에서는 교사 한 명이 전과목을 가르치는 것처럼 말이다.

중등 정도만 돼도 공부할 거리가 너무 많고 어려워지고 세분화되고, 애들의 진로도 서서히 갈리기 때문에 교육 과정 전체에 대한 1인 1책 몰빵이 곤란하다.
사실은 그 전에 초딩 고학년부터도 내 기억이 맞다면 전과가 두세 권으로 나뉘곤 했다. '국산사자 / 예체능'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지금이야 정보의 바다 인터넷 검색에다 숙제까지 해 주는 네이버 지식인까지 있으니 '전과'라는 게 쌍팔년도 시절에 비해서는 훨~~씬 덜 필요해져 있다. 그래도 요즘도 초딩용 동아 전과가 출간되고는 있는가 보다.

2. 사전

동아 출판사의 설립자(故 김 상문)는 전과뿐만 아니라 사전 덕후였다~! 도서 출판에 뼈를 묻은 경영자로서 책 중의 책, 책들의 왕은 사전이라고 생각했는가 보다. 그래서 애들 학습지에만 만족하지 않고 한국의 브리태니커 같은 걸 만들고 싶어했다.

1980년대 초-중반에 '동아 원색 세계 대백과 사전'은 정말 위대한 업적이었다. 무려 30권에 달하는 전집이었는데, 나중에 보유편도 두 차례나 만들어서 기존 구매자들에게 개별 전달했다. 1990년대 초까지 '애프터서비스'를 해 준 셈이다.
마지막 2차 보유편에는 그 당시 계획 중이던 '서울 지하철 5호선'이 수록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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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지 30년이 훌쩍 지나니.. 본인의 집에 있는 이 책도 겉표지가 다 탈색되고 해지고 종이가 누렇게 바래고 딱 저 꼴이 나고 있다.. ㄲㄲㄲㄲㄲ)

하지만 종이 사전은 서서히 돈 안 되는 사양산업이 돼 갔고.. 동아는 경영난을 좀 겪었는가 보다.
내가 중학생이던 96~97년 사이에 사명이 '두산동아'로 바뀌었고, 이때쯤 설립자가 여전히 '파스칼 대백과 사전'이라는 걸 또 만들려고 투자를 호소하고 애를 많이 썼던 것 같다.

동아는 백과사전뿐만 아니라 어학사전의 편찬에도 관여했다. 기억하시는가? 프라임~!!
1990년대까지만 해도 동아 프라임 영한사전은 명성과 인지도가 아주 높았고, 컨텐츠가 아래아한글 한컴 사전에 수록되기도 했다. 아래아한글 2.5부터 97까지는 영한사전이 프라임 제3판이다가 워디안/20xx 이후부터 엣센스로 바뀌었다.

ㄲㄲㄲ

(본인이 프라임 영한 사전 종이책을 직접 뒤적였던 3판 시절에는 PRIME이라는 글자가 마치 DOOM 게임 로고타입과 비슷한 서체였는데.. 나중에 4판에서는 좀 더 튀는 꼬부랑 서체로 바뀌었다.)

그리고 1999년엔가 국립 국어원에서 편찬한 표준 국어 대사전의 초판도 동아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그 당시 명칭으로는 국립 국어원이 아니라 '국립 국어 연구원'이고, 동아 출판사가 아니라 '두산동아')
허나, 국어사전은 수지가 맞지 않아 손해를 많이 봤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초판의 이후로 표준 국어 대사전은 종이책의 출간이 완전히 중단됐으며, 현재까지 웹을 통해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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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꼴

옛날에 동아 출판사 진영은 의외로 서체 개발에 관심이 있었다. 쌍팔년도까지만 해도 동아 출판사만의 본문용 서체가 있었다. 명조(바탕)이지만 ㅈ의 ㅅ획이 ㅡ의 우측이 아니라 고딕(돋움)체처럼 중앙에서 시작하는 그 엄근진한 서체.. 동아 출판사 본문체가 훗날 'SM 세명조'와 '문화바탕체'로 나뉘어 계승됐다.

내 기억이 맞다면 쟤들은 1990년대 초에 가서는 휴먼편지, 휴먼모음, 휴먼새내기처럼 당대엔 꽤 참신하던 휴먼 컴퓨터 서체를 즐겨 도입해 썼던 것 같다. 지금은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영문-숫자에도 2의 좌측 하단 획을 동그랗게 말았던 특유의 필기체가 있어서 문제집과 학습지에다 사용했었다.

4. 멀티미디어 타이틀

그럼 쟤들이 오로지 종이책밖에 고집하지 않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고 시도도 했었다.
오 성식 생활 영어 SOS가 종이책은 1993년에 '고려원'에서 먼저 출간됐지만, 멀티미디어 CD 타이틀은 바로 동아 출판사의 이름을 걸고 만들어졌다.

그리고 1990년대 말에는 2번에서 언급했던 세계 대백과사전을 CD 타이틀로 제작하기도 했다.
본인은 Windows 3.x에서 돌아가던 저 CD 타이틀을 써 본 적 있다. 종이책에는 없는 동영상 화보가 있기도 한 건 신기했지만, 용량의 한계 때문인지 전반적인 컨텐츠는 종이책보다 간소화되고 부족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상이다.
계몽사, 국민서관, 교학사, 지학사는 지금도 살아 있기는 하다. 앞의 둘은 아동용 도서 전집, 뒤의 둘은 뭔가 초-중등용 학습지 문제집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민중서림은 사전 출판으로 유명했는데 지금 살아 있나? 종이책의 지위와 위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져 버렸으니, 이런 업체들도 사업 방식이 아무래도 쌍팔년도 시절과 같지는 못할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금성 출판사도 있구나. 본인의 기억에 얘는 학습지로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지만, 교과서와 사전을 만든 적이 있었다. (뉴에이스!!!) 사전은 마소 Office 한글판에서 맞춤법 검사기인지 뭔지 사전 DB로 쓰였다고 About 대화상자에 꼬박꼬박 언급되어 있었다.
금성은 전자 제품에서는 삼성과 경쟁하더니(지금의 LG), 서적에서는 동아와 경쟁했던가 보다.

이 와중에 동아 출판사는 아동용 도서, 초-중딩 학습서, 그리고 사전까지 모든 영역을 넘봤었다. 생각해 보니 대단하다.
아 그리고.. 하이탑!!! 영어에 성문, 수학에 정석이 있지만 과학은 뭔가 압도적인 개인 브랜드가 없는 듯한데.. 거기는 동아 출판사가 다시 '동아 출판'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접수하고 있었다.

옛날 오리지널 동아 출판사라고 하면 뭔가 옛날 대우 자동차 같은 생각이 든다. ^^ 참고로 동아일보 신문이나 과학동아 잡지는.. 동아 출판사와 무관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3/03/10 19:35 2023/03/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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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의 특성

오늘은 오랜만에 돼지 이야기를 좀 하겠다.
호박은 개인적으로 직접 키우기도 하니 이 블로그에 올릴 이야깃거리와 실물 사진이 종종 새로 생긴다. 그러나 멧돼지는 내가 직접 보거나 키우지 못하는 녀석이니 사육 근황을 올릴 것도 없고, 돼지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밖에 늘어놓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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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울나라 축산 과학원에서 지난 2008년에 한국 토종 흑돼지를 유전자 차원에서 복원해 냈다는 '축진참돈'이라고 한다. (축산업을 진흥하는 진정한 돼지) 돼지가 어째 저렇게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지 모르겠다~!!
예전에 했던 얘기도 있지만, 도야지는..

- 흔한 통념 정도처럼 뒤룩뒤룩 살 찌고 비만이 심하거나 불결한 동물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잡식성으로 이것저것 아무거나 '돼지 같이' 잘 먹는 건 사실이다.

- 번식력이 탁월해서 한 번에 새끼를 무려 10마리 가까이 낳는다. 10여 년 전, 국내에서 구제역 때문에 돼지를 씨를 말리는 수준으로 살처분했어도 개체수가 곧 원상회복됐다. 그리고 코끼리나 코뿔소나 호랑이 말고 야생 멧돼지가 멸종 위기라는 말은 내가 딱히 들어 본 적 없다.
뭐, 멧돼지를 걱정 말고 안심하고 잡아 죽이고 학대하라는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돼지류가 생존력과 번식력이 타 동물들의 평균 이상이란 건 엄연한 사실이다.

- 얘들은 신체 구조상 고개를 위로 들지 못한다. 평생 하늘을 영영 못 본다고 한다. 근데 돼지만 이런가..???

- 더울 때 체온 유지하려고 개가 혓바닥을 내밀고 헥헥거린다면(땀을 못 흘림).. 도야지는 진흙 목욕을 즐긴다.

- 지능이 높다. 사람 기준으로 IQ를 매기면 약 80 정도에 해당되며 돌고래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능이라든가 냄새 맡는 성능은 개보다 더 나으면 낫지 못하지는 않으며, 헤엄도 잘 친다. (성능이라고 하니까 무슨 동물보다는 기계 같네..^^ 낡은과 늙은의 차이처럼.)
돼지 박물관에 가 보니 관람객이 우리 쪽에 접근만 하면 먹이 주는 줄 알고 다들 바싹 몰려와서 기다리는 게.. 굉장히 웃겼다.;; 이런 것도 돼지에게 지능과 학습 효과가 있으니까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 단, 높은 지능과는 별개로, 고집이 굉장히 세고 말 그대로 '저돌적'이고..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질러대고 주둥이로 무언가를 계속 파헤쳐서 탐색하거나 섭취하려는 본능은 어찌 못 한다. 개와는 달리 체계적인 훈련이 배변 말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도야지가 가축을 넘어 애완용으로 그닥 대중화되지 못하는 주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한다. 워낙 빨리 자라서 사람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너무 크고 무거워진다는 문제도 있고 말이다.

- 하긴, 도야지는 소리도 별로 이쁘지 않다. '꿀꿀'은 굉장히 왜곡 미화 보정된 의성어일 뿐이며, 현실에서는 '꽥꽥 끼엑~~' 진짜 돼지 멱따는 소리에 가까운 괴성이다.

- 돼지의 장기는 크기가 좀 크다는 점만 빼면 놀랍게도 인간과 아주 흡사하다. 즉 돼지 배를 갈라서 본 것과 사람 배를 갈라서 본 것이 거의 똑같댄다. 그러니 장기 이식 수술 같은 거 실험 실습을 돼지를 상대로 한다.
옛날에 단두대가 발명되던 당시에 임상실험=_=도 돼지를 상대로 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검색해 보니 그렇지는 않고 양 시체를 갖고 했댄다.

- 시커먼 털에 엄니도 달린 멧돼지랑.. 털 없는 집돼지는 아종 수준의 바리에이션일 뿐이며 서로 교잡 가능하다. 유전자가 서로 "호환"된다.
밤에 야생 멧돼지 수컷이 돼지 농장 축사에 몰래 침입해서 거기 암퇘지와 짝짓기를 하는 바람에 멧돼지와 집돼지 잡종이 뜬금없이 태어난 경우도 있댄다. 털은 시커먼 멧돼지 같은데 코나 귀 모양은 집돼지 같은 '집멧돼지'랄까. 새끼가 태어난다니 일면 좋지만, ASF 방역의 입장에서는 이건 굉장히 위험천만한 현상이긴 하겠다.

- 새끼들을 잔뜩 데리고 다니는 성체 멧돼지는 100% 무조건 암컷이다. 수컷은 짝짓기 때만 암컷을 찾아왔다가 그 뒤로는 혼자 유유자적 한다나..??

- 소는 가죽이 유명해서 자동차 시트나 구두를 만들 때 쓰이는 반면, 돼지는 털이 유용하게 쓰인다. 과거엔 칫솔을 비롯한 각종 브러시류들이 돼지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 멧돼지는 주둥이가 깡패이다. 두더지는 앞발로 땅을 파고 말은 뒷다리로 걷어차는 위력이 괴수인 반면, 멧돼지는 코를 벌름거리는 주둥이로 냄새도 맡고 땅도 파고 들이받기 공격도 한다.
앞의 사냥개를 주둥이로 턱 후리자 사냥개가 그냥 공중으로 붕 날아가서 근처의 나뭇가지에 걸렸다는 일화도 있다. 덩치 큰 수컷 성체 멧돼지의 경우, 주둥이로 1톤에 가까운 힘까지 낸다고 한다. 굳이 엄니가 없어도 매우 위력적이다.

- 야생 성체 멧돼지는 뱀을 가볍게 잡아먹을 수 있다. 독사가 물어 봤자 돼지의 두꺼운 가죽과 지방층을 뚫을 수 없기 때문에 독이 혈관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DMZ wild인가 거기 다큐 프로를 보니, 멧돼지가 뱀을 그냥 국수 면발 흡입하듯이 후루룩 잘 먹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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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좁은 농장 축사에서 꼼짝달싹 못 한 채 사료와 항생제 떡칠이 돼서 딱 6개월 동안 몸집만 키우다가 바로 도축되는 식용 돼지랑..
허기진 채 황량한 야산을 방황하다가 인간들 주거지에까지 내려와서 날뛰던 끝에 사살되는 멧돼지..
누가 그나마 더 나은지, 누가 더 가련한 처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ㅠㅠㅠ

(2) 구제역은 뭐고 ASF(아프리카돼지열병)는 뭔지 모르겠다. 모두 사람에게는 무해한데..
구제역은 돼지뿐만 아니라 소도 영향을 받는 반면, ASF는 돼지 전용인 듯하다. 구제역 시절엔 야생 멧돼지를 잡네 마네 하는 얘기는 없었는데 말이다.
식당에서 삼겹살 1인분 가격이 8천 원 남짓이던 시절이 그립다.;;

(3) 민가에까지 내려오는 멧돼지는 진짜 첩첩산중에서 사는 다른 멧돼지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도태된 놈이라고 그런다.
인간이 자꾸 산 깎고 도로 닦고 집을 지으니 멧돼지가 살 공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얘들의 스트레스가 늘어날 수밖에 없겠다.

(4) 멧돼지를 하도 많이 잡아서 이제 2020년대쯤부터는 서울 시내에서는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뉴스 보도가 거의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2021년 가을쯤에 오동 근린공원(북서울 꿈의 숲 일대)에서 멧돼지가 발견됐고 엽사가 잡으러 나섰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크게 탔었다. 하지만 그 뒤로 잡았다는 소식은 없고 그대로 허탕친 것 같다. (☞ 링크) 얘는 애초에 전국구 뉴스가 아니어서 유튜브에 딱히 동영상 보도 자료도 없다.

그 뒤 2022년 8월경엔 멧돼지 한 마리가 불암산에서 내려와서 중계동의 어느 은행 ATM 부스에 들어갔다가 갇혀서 사살됐다. (☞ 링크)
에휴, 들어간 거면 들어간 거지 뭐 ‘돌진’이냐.. 대놓고 사람을 해친 것도 없구만 괜히 쓸데없이 애꿎은 멧돼지를 완전 상종 못 할 위험한 괴수로 프레임 씌우려고..;;
서울에 아직 야생 꿀꿀이 도야지가 있기는 한 것 같다. 지난해 10월에는 창덕궁 후문에서 또 멧돼지가 나타나서 포획됐었으며, 올해 1월 5일에는 부암동 길거리에서 큼직한 놈이 하나 길거리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5) 그런데 지난 여름에 옥천에서는 밭을 보호하고 멧돼지 잡으려고 설치한 전깃줄에 정작 전깃줄을 설치한 당사자와 딸 두 명이 나란히 감전사하는 안타까운 참변이 발생했다.
그리고 엽사가 사람을 멧돼지로 오인하고 쏴 죽이는 사고도 2022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무려 세 번이나 났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깜깜한 밤에 혼자 사냥개의 도움 없이, 열화상 카메라도 없이 그냥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나는 쪽으로 냅다 총질을 한 듯하다.. 이거 무슨 군대에서 미사일 쏘는 것도 아니고..  -_-

두 건(7월 말 양산, 11월 서산)은 피해자가 근처의 동료 엽사였지만 다른 하나(4월 말)는 정말 뜬금없이 으슥한 북한산 기슭에서 잠시 소변이나 보던 택시 기사였다..;; 가해자는 징역은 아니고 금고형을 1년 8개월 남짓 선고받았다.

(6) 독일 사람인지...??
시골에서 방목하며 키우는 멧돼지만 전문적으로 올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풀밭을 날뛰고 진흙 목욕을 즐기고 나뭇잎을 뜯어먹는 도야지...
우왓.. 이거 뭐야.. 바로 구독 누르고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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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난 돼지가 좋고 멧돼지가 좋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민가에까지 내려왔다가 인간의 손에 장렬히 산화했느냐? 흑흑.. 슬프다. 시골에서 내가 입양해서 키우고 싶기도 하고.. 아들 청년 압살롬을 잃은 애비 다윗의 심정이 이러했을 것 같다.
시내나 건물 안에서 날뛰는 멧돼지 쟤들도 대체로 겁 먹은 공황 상태이거나, 아니면 너무 배고파서 자포자기 이판사판이어서 자제력을 잃어서 사고를 치는 것이다. 여러 모로 가련한 상태이다.

난 산에서 멧돼지한테 공격 당해서 다친다 해도 이건 영광스러운 상처이지, 신고하지도 않고 그 돼지한테 책임을 묻지도 않을 것이다.
아 물론 다른 사람을 해친 멧돼지를 포획하는 걸 개념 없이 반대하고 막지는 않는다.
예전에 왜.. 어느 초딩을 공격한 정도를 넘어 아예 잡아먹으려 했던 그런 개는 당연히 안락사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인서울에서 멧돼지 다음으로 웬 너구리들이 주변 사람들을 공격해서 다치게 한다고 하니, 멧돼지만 잡는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게 아닌 셈이다.

(8) 성경에도 멧돼지가 나오긴 한다. 시 80:13에서 딱 한 번.. 아가서에서 나오는 여우(아 2:15)와 더불어, 농작물을 망치는 유해동물의 양대산맥이다. ㅋㅋㅋㅋ
그래서 종교 개혁 당시에 교황 레오 10세는 루터를 저 구절에서 모티브를 따서 멧돼지 같은 놈이라고 디스했었다.
고매하신 교황 성하께서 쌍욕을 직설법으로 퍼부은 건 아니고.. "주여.. 주의 포도밭을 웬 숲속의 멧돼지들이 파괴하려 하나이다~~ㅠㅠㅠㅠ"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시편 22편 12~13 같은 분위기 나게.. =_=;;

아울러, 베드로가 본 행 10:12의 보자기 환상에는 도야지도 당연히 포함돼 있었을 것이다.
"일어나 잡아먹어라~!! 하나님이 깨끗하게 하신 것을 니가 감히 속되다고 판단하지 마라!!" ^___^
돼지를 잡아먹을 땐 잡아먹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엔 최대한 잘 먹이고 잘 대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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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흔히 도토리가 다람쥐의 먹이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다람쥐보다도 도토리를 더 좋아하는 동물은 돼지이다. 멧돼지도 포함..
멧돼지가 자꾸 인간 거주지로 내려오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산에서 산나물이나 도토리 같은 걸 더욱 무단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추운 겨울에 야생동물들이 먹어야 할 먹이를 빼앗지 말라~!!

임산물의 무단 채취는 국유림이건 사유지이건 불문하고 형사 처벌될 수 있다. 어지간해서는 그냥 과태료이겠지만, 상습· 조직적으로 대규모로 했다면 징역· 벌금 급으로 갈 수도 있다. (산림보호법 제54조, 5년 이하 징역, 5천만원 이하 벌금) 의외로 처벌이 세다.
이건 실수로 낸 산불보다도 형량이 더 세다. (동법 제53조, 3년 이하 징역, 3천만원 이하 벌금. 물론 일부러 불지른 방화 산불의 형량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러니 산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쓰레기 투기 금지는 말할 것도 없지만 취사 금지, 무단 경작 금지에 이어 '임산물 채취 금지'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떤 곳에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가 규칙인데, 어떤 곳에서는 "야생동물의 먹이를 빼앗지 마시오"라니 참 가지가지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3/02/22 08:35 2023/02/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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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 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손 원일 제독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해군 병 출신인 부친으로부터 참 부담스러운 이름을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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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원일은 독립운동가 겸 대한민국 초대 해군 참모총장.. 그야말로 해군의 창설자 내지 아버지다. ㄲㄲㄲㄲㄲ 관심 있는 분이라면 저분은 투스타 신분으로 미국 가서 극한의 심리전 흥정 딜을 벌여서 가격을 후려친 끝에 각종 군함과 무장을 똥값 헐값에 도입해 온 에피소드를 아실 것이다.

이런 준비 덕분에 6 25 사변 초기에 울나라가 본토에서 참패와 후퇴가 이어지던 동안, 바다에서는 대한해협 해전에서 대승해서 북괴의 내륙 침투를 저지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전쟁 내내 재해권은 우리 아군이 차지할 수 있었다.


이분은 해군 사관학교를 나와서 저 손 제독처럼 해군 장교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우수한 성적과 근무 실적으로 진급도 금방 금방 하면서 아주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2010년의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싹 바뀌게 되었다.

이거 무슨 인디애나폴리스 호 피격의 조선판도 아니고.. 패잔병, 패장, 임무 소홀/실패..?? 함장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제일 나중에 정당하게 구조됐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세월호 선장마냥 혼자 빠져나왔다는 식의 망발.. 정말 말도 안 되는 개 헛소리들을 일일이 상대해야 했다.

그는 이 정신병자 미친놈들을 몽땅 다 소송으로 대응해서 참교육 시켰다. 전우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이 인생 최대의 과제가 돼 버린 것이다.
특히 지난 2021년 6월에 휘문고의 어느 또라이 교사를 데꿀멍 시킨 일화가 유명하다. 저분은 2021년 2월에 대령 진급과 함께 예편했으니, 저건 민간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졌던 일이다.

2.
지난 2002년엔 아폴로 계획 자작극 음모론자이던 어떤 스토커가 무려 11호 승무원 출신인 버즈 올드린(닐 암스트롱 다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면서 어그로를 끌었다. “당신이 달에 진짜로 간 거면 어디 성경책에다 손 얹고 맹세해 봐라~ 용용~ 이 거짓말쟁이 사기꾼놈아!” 이랬다.

허.. 올드린은 11호 착륙 당시에 “저희는 달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지구의 각지에서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여러분은 하시던 일을 잠시만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을 심사숙고하면서 각자의 방법으로 ‘감사’를 같이 표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말을 했던 사람이었다.

1948년 울나라 제헌국회 때 리 승만 의장이 애드립으로 감사 기도 요청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
다만, 반 년 전 아폴로 8호 때는 창세기 1장 애드립 낭독이 논란이 돼서 이번엔 종교색을 빼고 ‘각자의 방법으로’라고 표현만 바꿨을 뿐이다. 그는 정말 독실한 신자였기 때문에 달에서 개인적으로 몰래 주의 만찬까지 진행했었다..!! (대외적으로는 성찬식..)

근데 성경에 대고 맹세, 사기꾼? 처음엔 이 사람도 그냥 정신병자 취급하면서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지만 이 새X가 계속 길을 막고 선을 넘으며 모욕적인 도발을 일삼으니 참다못해 70대 나이로도 죽빵을 날리게 됐다.
한국 같으면 폭행죄로 기소됐겠지만, 정당방위를 높게 평가하는 천조국에서는 “이 정도면 아예 폭행을 대놓고 유도한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기소조차 하지 않고 무혐의 방면됐다.

자, 저 버즈 올드린의 심정과(달 착륙), 손 원일 함장(천안함 폭침)의 심정이 비슷했을 것이다..!! 내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솔직히 이건 타이슨 핵이빨이나 박 찬호 가위차기 같은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이 참고 더 점잖게 대응한 것이었다.
참고로 버즈 올드린은 아폴로 11호 승무원 3명 중에서 2023년 현재까지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사람이다. 생존했을 뿐만 아니라 90대의 나이로.. 한 달쯤 전(2023년 1월)엔 리 승만-프란체스카를 능가하는 연하의 여자와 네 번째 결혼까지 했다~!! ㄷㄷㄷㄷㄷ
그 반면, 가장 유명한 암스트롱은 2012년에, 사령선 조종사인 콜린스는 2021년에 세상을 떠났다.

3.
다음으로, 국내엔 손 원일의 이름을 딴 인물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월북 독립 운동가인 박 헌영의 이름을 딴 인물도 있다. 임 헌영..;; 이 사람은 본명이 따로 있다가 훗날 스스로 개명한 것이다.

이 사람은 교사 출신으로 문학 평론 쪽으로 일하다가 나중엔 민족 문제 연구소, 친일 인명 사전.. 이름만 들어도 성향이 짐작이 되는 진영에서 뼈를 묻으며 지냈다.
군사 정권 시절엔 감방을 들락거리기도 했고 정부로부터 사찰 감시도 받았다고..

행적이 입체적이고 진짜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 시대를 잘못 만난 풍운아, 선친일 후항일이 낫냐 선항일 후친일이 낫냐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물..
그 많고 많은 일제 시대 인물 중에 하필이면 남한과 북한으로부터 모두 버림받았고 재평가 가능성도 없는 최악의 인물의 이름을 땄을까? 취향이 참 이상한 것 같다.

하다못해 손 원일의 부친인 손 정도 목사는 남한의 입장에서도 독립 운동가였을 뿐만 아니라 북한으로부터도.. 김 일성 수령의 옛 스승이었다고 예우받고 인정받는 사람이다. 이건 당연히 현재 북괴의 정치나 이념과도 전혀 무관한 옛날 일이다.

마치 중국에서 ‘쑨 원’이 중공과 대만 모두에게서 인정받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도 민족이니 통일이니가 좋으면 차라리 저런 사람이나 재조명할 것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고 보니 친일파니 어쩌니 하는 저 바닥에는 독립 기념관 관장을 역임한 김 삼웅이라는 사람도 있고, 광복회 회장을 역임한 김 원웅이라는 사람도 있다. 인상이 좀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물론 그닥 긍정적인 인상은 아니다. -_-;; 도 넘는 반일 정신병은 이제 좀 그만..

Posted by 사무엘

2023/02/20 08:34 2023/02/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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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500년대 전반기에 잉글랜드에서는 그 이름도 유명한 헨리 8세라는 군주가 재위했다. 그는 '수장령'이라는 걸 선포하며 자기 나라를 종교적으로 로마 교황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떼어 놓았다.
뭐, 루터처럼 무슨 "오직 성경으로, 오직 믿음으로" 이런 거창한 신념 때문은 아니고, 교황이 자신의 이혼을 승인해 주지 않고 어영부영한 것에 대한 불만과 반발이 크게 작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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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거쳐 간 마누라가 한두 명이 아니었고(6명), 심지어 그 중 두 명은 자기 손으로 사형에 처하기까지 했다.;; 궁예만 자기 마누라를 죽인 줄 알았더니..=_=;;
여러 모로 가정사가 비범하고, 도라이 정신병자 같은 기질도 있었지만.. 저 사람을 통해 종교 쪽은 결과적으로 좀 선한 결과가 나왔다.

이 사람의 재위 때(1530년대) 윌리엄 틴데일이 순교했다. 그가 유언으로 남긴 "주여, 영국 왕의 눈을 열어 주소서!" 기도가 응답되어 커버데일, 매튜, 그레이트 같은 영어 번역 성경이 출간되어 나왔다.

이때는 훗날 킹 제임스처럼 왕이 자기 이름을 걸고 국비로 번역자들을 50여 명이나 소환해서 성경 번역을 추진한 단계까지는 아직 아니었다. 그저 "개인이 성경을 번역하고 출간할 자유 정도는 국가에서 보장한다. 이제 성경 번역자가 순교자가 되지는 않아도 된다" 정도만 이뤄진 것이었다.

헨리 8세는 1536년에 낙마 사고를 크게 당한 적이 있었다. 이때 2시간 동안이나 의식을 잃었으며, 한쪽 다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그 뒤로 평생 제대로 못 쓰게 됐다. 이를 계기로 이 사람은 더욱 심신이 피폐해지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싸이코처럼 흑화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1547년에 세상을 떠났다.

2.
어 그런데 1547년엔.. 프랑스에서도 '헨리'라는 이름의 새 왕이 즉위했다. 현지 발음으로는 '앙리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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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잉글랜드 저 동네의 추세와는 정반대로 골수 가톨릭이었다. 유럽을 휩쓸던 종교 개혁을 온몸으로 반대하는 소신이었다.
그는 개신교를 이단으로 규정해서 대놓고 금지했으며, 종교개혁자고 개신교 신자들이고 눈에 띄면 잡아서 화형에 처했다. 심지어 죽는 동안 비명을 제대로 못 지르게 하려고 혀까지 미리 자르고 죽였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앙리 2세(1519-1547-1559)(출생;즉위;사망)와 아주 비슷한 시기에 잉글랜드에서는 메리 1세(1516-1553-1558) 여왕이 재위 중이었다. 저 아줌마도 'bloody Mary'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개신교 박해에는 한 끗발 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째 저 시기엔 프랑스와 잉글랜드에서 군주의 종교 성향이 똑같이 저렇게 갔는지가 흥미롭다. 어떻게든 종교 개혁을 짓밟고 없애 버리고 싶긴 했는가 보다.

다만, 메리 1세는 재위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죽인 것으로 확인된 사람도 일단은 몇백 명 단위가 전부(!)이다. 무슨 스페인 종교재판소에 비할 바는 아니었고, 또 저 사람은 종교 박해만 빼면 세상적인 통치는 그리 나쁘지 않게 했던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쪽에서는 아무래도 자기를 박해한 군주를 아주 나쁘게 기록할 수밖에 없고.. 폭스의 순교사 책에서도 재위 기간 대비 그녀의 악행(?)이 굉장히 길고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폭스 자신의 자국 얘기이기도 하니 기록이 많이 남아 있고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뭐 그건 그렇고..

앙리 2세는 여자인 메리 1세와 달리, 아주 마초스럽고 스포츠 승부를 즐기는 기사 스타일이었다. 허나 이 기질 때문에 사고를 당해 요절했다.
1559년, 그는 자기 장녀와 자기 여동생이 나란히 결혼--어떻게 이런 일이 동시에 가능??--하는 이벤트가 있어서 국내외 여러 왕족· 귀족들과 먹고 마시며 놀았다. 분위기가 좋아지자 그는 자기 부하인 가브리엘 몽고메리 백작과 나란히 말 타고 창술 시합을 벌였는데..

격렬히 싸우던 중에 몽고메리 백작의 창이 빠직 부서졌다. 그런데 창 자루가 부러진 날카로운 파편이 앙리 2세의 투구 틈새로 튀어서 그만 국왕의 눈 바로 옆을 찌르고 관자놀이 근처까지 박혀 버렸다.
앙리 2세는 얼굴이 피칠갑이 됐다. 당대 최고의 명의들이 동원돼서 파편을 빼내고 치료에 수술에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상처가 세균에 감염되고 곪고 그 독소가 바로 근처의 뇌까지 퍼지는 걸 막지는 못했다.

앙리 2세는 끙끙 앓다가 사고 후 11일 만에 만 40세의 나이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대의 위생과 의술이 있었다면 겨우 이 정도로 죽지는 않았을 텐데..
그는 고통 속에 죽어 가면서도 몽고메리를 사면하고, 사고의 책임을 저 사람에게 묻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앙리 2세는 말에서 떨어진 헨리 8세보다 더 큰 사고를 당해서 결국 목숨까지 잃은 셈인데..
당시 노스트라다무스가 4년쯤 전에 이 사람의 죽음을 아주 막연하게나마 예언을 했다고 여겨진다.
"젊은 사자가 늙은 사자를 이길 것이다. 단 한 번의 전투를 치르는 전장에서 그는 황금빛 새장 너머 그의 눈을 찌를 것이다. 그는 두 상처가 하나 되어, 참혹한 죽음을 맞으리.."라고 썼다고 한다.

몽고메리는 이 사고에서는 무사했지만, 훗날 앙리 2세가 싫어했던 '위그노'--당시 프랑스에서 칼빈파 개신교도를 일컫던 멸칭--로 전향하고 잉글랜드 쪽으로 정치 입장까지 바꿨는가 보다. 그는 프랑스의 종교 내전이었던 위그노 전쟁에 참여했다가 잡혀서 처형 당했다.

프랑스는 종교 개혁이나 개신교 따위와는 영 접점이 없어 보이는 동네인데 웬 칼빈인가 싶지만.. 애초에 칼빈부터가 처음에 프랑스 출신이었다. 그러니 대외적으로 '쟝 깔뱅'이라는 표기도 통용되는 것이다.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나라도 종교 개혁의 영향을 받기는 했다. 그러나 거기는 이런 투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여전히 가톨릭 국가로 남게 됐다.

Posted by 사무엘

2023/02/18 08:35 2023/02/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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