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에서 제일 큰 주목을 받는 교통사고의 유형은 (1) 음주운전, (2) 졸음운전 대형차(버스, 트럭) 사고, 그리고 (3) 고령 운전자 사고인 것 같다. 일명 김여사 사고는 2010년대 초에 인천외고 운동장 사고와 인천대교 마티즈 사고 때 크게 논란이 일었다가 요즘은 잠잠해진 듯. 하지만 지난 2017년 여름에 발생했던 일산 백병원 차량 돌진 + 건물내 추락 사고는 오랜만에 또 발생한 김여사의 전형적인 운전 미숙 사고이다..;;

1. 음주운전

뺑소니와 더불어 죄질이 제일 나쁜 축에 들며 사람을 제일 빡치게 하는 사고이다. 이런 사고가 꼭 피해자는 차량 화재+몰살인데 가해자는 그냥 경상인 경향이 있다.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어서 가해자 처벌을 더 강화하라는 여론이 기세등등하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우리나라는 범죄자 인권에 너무 관대한 곳이어서 별 희망이 없을 것 같다. 이 글에서 음주운전 사고 사례는 생략하고, 더 소개하지 않겠다.

굳이 단속 기준을 지금보다 더 강화하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일단 대인사고가 났다 하면 가해자를 완전 작살을 내 줘야 할 것이다. 최소한 피해자 유족 측 변호사가 "저래 봤자 가해자는 고작 몇 개월~1년이나 살다 나올 텐데 그냥 합의해서 푼돈이라도 챙기시죠?" 이딴 식으로 유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기랄, 이게 나라냐? 오래된 생각이다.

2. 대형차 졸음운전

이건 2016년 7월의 봉평 터널 사고에 이어 작년에도 지난 7월에 경부 고속도로 상행선 양재IC 인근에서 거한 사고가 한 건 터지는 덕분에 또 이슈가 됐다.
버스와 승용차가 1차로에 엉겨 있길래 이것만 봐서는 "또 어떤 승용차가 자기 길이 막히니까 버스 전용 차선 침범하는 병신짓 하다가 뒤에서 달려오는 버스에 추돌 당했나" 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추돌 사고 자체는 2차로에서 발생했다. 오히려 버스가 웬일로 버스 전용 차선에 있지 않고 앞의 정체 구간을 못 본 채 앞의 승용차를 그대로 쾅 들이받고 타고 올라갔다. 승용차 과실 100%에서 버스 과실 100%로 원인이 완전히 반전되었다.

뒷차가 무게와 속도를 이기지 못해 앞차를 짓뭉개고 타고 올라가는 건 태생적으로 여러 객차들이 줄줄이 연결된 철도 차량의 중대한 충돌· 탈선 사고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렇게 될 정도이면 승객이 많이 죽거나 다친다.
"흰색 K5"가 졸음 운전 대형 버스에게 추돌 당해서 탑승자 전원 중상· 사망의 피해가 났다는 점은 봉평 터널 사고와 동일하다.

하루 10몇 시간씩 쉬지도 못하고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분들의 처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이 없는지? 근본적으로는 물류비 교통비의 인상으로 불가피하게 귀결돼야 할지도 모른다. 가해자인 운전사도 딸을 셋이나 둔 가장이고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무리하게 근무를 했다던데 말이다.

몇 시간 운전했으면 얼마 동안은 반드시 쉬라고 법으로 강제로 규정해도 현실에서는 빡빡한 운전 스케줄이 더 중요하고 제대로 지켜질 수가 없는가 보다. 운전 기사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처럼 버그와 싸우는 건 없지만 그래도 일정에 쫓기는 건 동일한가 보다.
물론, 아예 대형차의 최대 속도를 강제로 낮춰 버리는 건 미친 짓이며 개인적으로 적극 반대다. 자꾸 새 법을 만들고 규제만 더 넣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쉬는 걸 보장하는 법'부터 제대로 시행되게 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영업용 차량을 쉴 새 없이 운전하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미친 짓을 할 리는 없으니, 음주운전은 주로 자가용 승용차가 저지르는 편이다. 그 반면, 졸음운전 사망 사고는 운전이 생업인 대형차 운전자가 내는 편이니, 가해자의 성격과 양상이 서로 다르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버스 전용 차선 침범은.. 자기 차가 제로백을 5초 만에 달성 가능한 제네시스 프라다 같은 급의 차라든가, 무슨 1분 1초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응급 환자를 수송하는 거라도 아니라면 꿈에도 시도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이건 단순히 단속에 걸리고 과태료 벌금 무는 차원이 아니라 자기 생명을 거는 도박이기 때문이다.)

3. 고령 운전자

다음으로 이건.. 자가용과 영업용 차량을 딱히 가리지 않고 고령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손발 움직임 내지 판단 착오를 일으켜서 사고를 내는 빈도가 높아지는 편이다. 김여사처럼 '일부 예외적이고 운 나쁜 사례'만으로 치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2010년경이던가.. 면허를 4년 반 동안 필기 시험에서만 거의 무려 1000번 가까이 떨어진 할머니가 결국 턱걸이로 필기와 실기까지 간신히 합격했다. 이분은 전국적으로 매스컴을 탔고, 현기차에서는 축하한다고 이 어르신에게 경차를 한 대 기증도 해 줬으나..
저분은 그로부터 1년이 채 못 가 차가 반파되는 교통사고를 냈다고 한다. 그 뒤로 근황은 전해지는 게 없어서 알지 못한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15년의 일인데.. 어느 70대 모범택시 운전기사가 서울 소공동 소재의 롯데 호텔에 차를 몰고 들어가던 중, 이거 뭐 졸음운전도 아니고 갑자기 몸이 말을 안 들었는지 화단을 들이받고 근처에 세워져 있던 고급 승용차들 4대를 연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 보도 자료 링크)

인명 피해 없는 접촉사고 수준에 불과했지만, 문제는 피해 차량 4대 중에서 제일 저렴한 싸구려 차가 그랜저였다는 거. 나머지는 포르쉐 두 대와 에쿠스였다..;;
수리 견적이 거의 5억 가까이 나왔으나.. 기사분은 대물 한도 1억까지만 보장되는 보험에 들어 있었고, 나머지 보상비는 고스란히 개인 부담이 됐다.

내가 알기로 택시나 노선 버스 같은 영업용 차량은 대 "인"은 I, II 보상 모두 무한대인 보험에 의무적으로 들게 돼 있다. 하지만 대물은 아니었나 보다.
저분은 처음에는 급발진 핑계를 대며 발을 빼려 했으나, 블랙박스 영상을 판독한 결과 그렇지 않고 순수 자기 과실 100%인 게 빼박 입증됐다.

그야말로 집안 뿌리를 뽑아도 갚지 못할 액수 때문에 택시 기사는 식음을 전폐하고 그대로 주저앉았고, 거의 자살을 생각하는 지경까지 됐다. 이건 뭐 거의 빚보증 잘못 서서 인생 조진 것과 별 차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롯데 호텔 측에서 이 사정을 듣고는 보험 보상 범위를 초과하는 나머지 액수는 자기가 부담하겠다고 회장님이 초 대인배 조치를 취해 준 덕분에 구제를 받았다. (☞ 보도 자료 링크)

나름 모범 택시라는 것도 최하 5년 이상 무사고를 달성한 '모범 운전자'만 몰 수 있는 것일 텐데, 평생 쌓아 왔던 무사고 커리어를 저분은 저 사고 하나로 다 말아먹었다..;;
그러니 고령 운전자를 상대로는 적성검사를 더 자주 시키고, 일본처럼 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는 쪽으로 인센티브 주고 장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너무 젊은 애들은 철없고 객기 부리느라 사고율이 높아서 자동차 보험료가 비싸다지만, 반대편 극단의 노인은 다른 이유로 인해 사고율이 높은 게 현실이다. 다만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정말로 차가 없으면 안 되는 곳에서는 문제를 어찌 해결하면 좋을지 궁금해진다.

아울러, 고령자는 운전자로서 내는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보행자로서 신호 무시 무단횡단 교통사고도 좀 문제이다. 노인분들은 지금처럼 차들이 넘쳐나고 교통법규 준수가 절실하던 시절에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을 보내지 않았으며, 오랜 연륜에 따른 고집도 있어서 교통법규를 꼬박꼬박 잘 지키는 편이 아니다.

무단횡단을 할 거면 측면주시 잘 해서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남들과 다르게 잽싸게 건너기라도 해야 하는데, 이들은 몸이 민첩한 것도 아니니 문제다. 애초에 무단횡단도 빨간불 기다리는 게 귀찮다기보다는 횡단보도까지 쭉 우회하는 게 귀찮고 거동이 불편해서 하는 것일 테니 말이다.

* 기타: 긴급 자동차 관련

출동 중인 구급차나 소방차 같은 긴급자동차는 재량껏 눈치껏 신호 무시와 과속, 중앙선 침범과 버스 전용 차선 주행이 허용되며, 막히는 길에서 양보받을 권리도 인정받는 등 여러 특례가 보장된다.
하지만 긴급자동차도 운이 나쁘면 사고를 낼 수 있고, 과실 비율에서 언제나 면책되는 건 아니다. 옛날에 모닝와이드 블랙박스로 본 세상에서 이런 사고 사례가 방영된 게 있었다.

(1) 사이렌 울리며 출동 중인 구급차가 있었는데, 교차로에서 좌우로 당장 차가 없는 걸 보고는 신호 무시하고 슬금슬금 직진했다. 하지만 그 왼쪽에서는 파란불 신호만 보고 계속 달려오던 시내버스가 있어서 결국 둘이 충돌했다.

→ 구급차는 정말 합법적인 긴급자동차였던 관계로, 드물게 우열 없는 쌍방과실 50:50이 나왔다. 자기 차량 보험사가 각각 상대방 차의 손해를 물어주면 된다. 사설 견인차가 사고를 냈으면 이런 판정은 당연히 못 받는다.

(2) 화재 신고를 받고 여러 소방차들이 대열을 지어 사이렌 울리면서 출동 중이었다. 그 행렬이 지나가는 걸 못 참고 어떤 승용차가 소방차 중 대형 물탱크차를 추월해서 그 앞에 바싹 끼어들었다.
그런데.. 교차로에서 소방차들이 좌회전을 시작했는데 하필 그 승용차 앞에서 노랑-빨강으로 신호가 끊겨 버렸다. 단속 카메라가 있었는지 승용차는 우물쭈물 하다가 정지를 선택했으나, 무거운 물탱크차는 곧장 정차할 수 없어서 승용차를 추돌했다. 승용차가 없었으면 물탱크차는 선두 소방차들을 따라 꼬리물기쯤 해도 아무 문제 없을 상황이었을 텐데.

→ 승용차의 입장에서는 하필 노란불 딜레마 때문에 참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더구나 결과적으로는 소방차가 앞차를 추돌한 것이고, 크고 무거운 소방차보다 승용차가 훨씬 더 많이 부서지기도 했다. 그러나~~ 인과관계로 볼 때 승용차가 공익을 수행하는 긴급자동차를 상대로 거의 민족 반역자 급의 너무 큰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당연히 100:0 나왔다. 이거 방영된 동영상의 밑으로는 악플도(승용차 운전자 욕) 작살나게 많이 달렸다.

* 기타: 운전 면허 시험장에서 발생한 어이없는 사망 사고

지난 2016년 11월엔 도봉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참 어이없는 인명 사고가 났다. 시험을 치기 위해 배정받은 차량으로 가던 어떤 20대 여성이 다른 20대 남성 응시자가 탄 트럭의 앞을 슬금슬금 지나갔는데.. 이때 트럭은 출발 신호를 받고는 곧이곧대로 출발을 해 버렸다. 그래서 여성을 쳤다.

면허 시험장에서 차들이 무슨 쌩쌩 고속으로 달릴 리는 전혀 만무하다. 갓 출발하려던 상태였으니 곧장 사고를 감지하고 정지만 했으면 피해자는 기껏해야 좀 넘어지고 다치고 까지는 걸로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피해자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지고 말았다. 가해자는 너무 놀라고 당황했거나 아니면 반대로 상황 파악을 못 했는지, 넘어진 피해자를 바퀴로 깔고 간 것 같다.

세상에 차량 급발진도 아니고, 어느 미친 음주운전자와 정면충돌을 한 것도 아니고, 대형 사고가 도무지 날 것 같지 않은 저런 곳에서도 사람이 사고로 죽다니 참 허탈하다.
아니,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동차는 총기와 맞먹는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에 저런 곳도 군부대 사격장에 준하는 군기와 안전수칙이 철저히 지켜졌어야 했다.
모든 총기는 장전된 것처럼 다루고 절대로 사람을 향해 총구를 겨누지 말아야 하듯, 그와 동일하게 누구든지 차 앞을 얼쩡거리지 말았어야 했고 그러는 사람이 있으면 감독관이나 주변 직원이 철저히 제지했어야 했다.

내 발이 인도에 있다가 차도로 옮겨지는 순간이라면 반사적으로 측면을 응시해야 하며, 주차된 차들 주변을 얼쩡거릴 때는 보행자일 때든 운전자일 때든 왕창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이어폰 끼고 스마트폰 들여다보면서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심지어 무단횡단까지 하는 사람들은 안전불감증이 너무 심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멀쩡한 운전자를 인생 꼬이게 하지 말고 조심해야지. 사실 요즘은 블랙박스도 있고 해서 도를 넘는 막장 보행자는 마냥 약자라고 편드는 게 아니라 과실이 더 높게 나오기도 한다. 그래야 마땅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8/01/04 08:35 2018/01/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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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렁크에 싣는 물건들

차의 접지력을 위해서 일부러 무겁게 만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트렁크에 쓸데없는 짐을 싣지 말고 차를 가볍게 유지하는 게 연비 운전의 정석이다. 하지만 평소에 차의 트렁크에 늘 실어 놓을 만한 물건도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생각해 보니 다음과 같이 인간 편의용과 차량 비상용으로 범주가 나뉜다.

  • 어디 여행 간 뒤, 현장에서의 인간 편의용: 돗자리, 담요(비행기 담요 같은..), 우산, 슬리퍼, 손전등, 식수, 나무젓가락, 종이컵, 상비약, 휴지/티슈
  • 차량 비상용: 소화기, 비상 삼각대, 경광봉과 건전지, (간단한 공구류와 스페어 타이어는 당연히..)

평소에는 워낙 조용하게 달리니 잘 모르겠지만, 자동차는 엔진 내부가 매우 뜨거우며 화재의 위험이 상존하는 물건이다. 굳이 냉각수 부족과 엔진 과열 때문이 아니어도, 운 나쁘게 엔진룸 속에 끼어들어간 종이· 나뭇잎 같은 이물질이 발화점 이상의 열을 받아서 불이 붙고, 그게 차량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식당도 굳이 누전이나 가스 누출 같은 일이 없이, 환풍기에 낀 사소한 기름때나 먼지만으로 불이 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큰 교통사고가 난 뒤에는 연료가 새서 케바케로 불이 나기도 한다. 승용차의 경우 엔진이 있는 앞쪽과 연료 탱크가 있는 뒤쪽 모두 안심할 수 없다.
이럴 때 소화기를 신속하게 꺼내서 연기와 불꽃이 최초로 모락모락 피어나는 곳을 적절하게 초기 진화해 주지 못하면.. 엔진 부분만 교체하고 끝날 것을 발만 동동 구르다가 차량 전체를 홀랑 태워먹고 전체 폐차라는 비극을 야기할 수 있다.

자동차는 뼈대만 쇳덩이일 뿐, 시트나 도색 등은 온통 가연성 화학물질이며, 불타면서 유독가스를 내뿜는 공해덩어리 그 자체다. 불 나서 좋을 것 하나도 없다.
말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PC에 보안 업데이트가 필요한 것만큼이나 차량에는 소화기를 비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사고가 난 뒤에 2차 사고를 예방하는.. (나 여기 있소) 도구들은 두 말할 나위도 없고 말이다. 자동차 학원에서도 이런 물건들의 필요성을 더 진지하게 가르쳐야 하지 않나 싶다.

돗자리나 우산, 슬리퍼 같은 수준을 넘어서 아예 낚싯대· 골프채, 커다란 악기, 자전거 같은 걸 차에다 상시 실어 놓는 건...;; 글쎄, 정말 차를 오로지 레저와 여가용으로만 활용하는 게 아니라면 "화물은 차를 무겁게 할 뿐이야!"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자전거를 차에다 싣는 게 가능하면 차와 자전거의 활용성이 더욱 커져서 상호 win-win이 되긴 하더라. 차 트렁크도 충분히 커야 하고, 자전거도 접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2. 자동차의 냉각수와 워셔액

자동차의 내부에 집어넣어서 비축하는 액체 중에 연료나 윤활유 같은 기름 계열 말고 '물' 계열 혼합물에 속하는 것은 엔진 냉각수와 와이퍼 워셔액 정도인 것 같다. 전자는 물의 높은 비열이 활용되고 후자는 물의 세척력이 쓰인다.
물론 두 액체의 용도와 성격은 서로 매우 다르다. 워셔액은 유리창이 깨끗하기만 하면 별로 쓸 일이 없는 선택사양이지만, 냉각수는 엔진의 가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필수품이다. 워셔액은 세척용으로 조금씩 소모되고 보충이 필요한 소모품인 반면, 냉각수는 누수 같은 이상 현상이 없는 한, 한번 주입해 준 게 반영구적으로 쓰인다는 차이가 있다.

순수한 물은 그리 낮지 않은 온도에서도 금세 얼어 버리며 금속류의 부식(녹)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두 액체 모두 부동액과 부식 방지 성분이 첨가된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공교롭게도 알코올 계열 화합물이 첨가되는데, 둘 다 인체에 아주 해로운 독극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동액의 첨가 성분인 '에틸렌 글리콜'은 물과 혼합될 경우 어는점을 영하 40도 아래로 크게 낮춰 준다. 성능 하나는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이것만 잔뜩 집어넣으면 반대로 물 고유의 냉각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부동액을 아무리 많이 넣어도 물보다 많이 넣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 에틸렌 글리콜은 독약임에도 불구하고 투명한 외형에 꽤 달콤한 맛과 냄새가 나서 사람이나 동물이 실수로 마시고 훅 가는 사고가 세계적으로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이거 무슨 농약도 아니고.. 그 맛과 냄새가 어떤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부동액이란 게 자동차에만 쓰이는 게 아니고 혹한의 건축· 건설 현장에서도 물이 들어가는 곳에 쓰이기 때문이다.
도로의 제설용으로 사용되는 염화칼슘도 물과 섞이면 수용액의 어는점을 역시 거의 영하 52도쯤으로 크게 낮춰 준다. 이 효과로 눈을 녹여 버려서 제설 효과를 낸다. 그러니 나름 제설에다 제습 효과까지 있는 물건인데.. 얘는 이미 짐작한 분도 계시겠지만 부식 문제가 있어서 부동액 용도로는 쓰이지 않는다. 뭐 부동액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와이퍼 워셔액은 비록 사람이 마시는 술 같은 액체는 아니지만 소독(?), 빠른 증발, 부동 효과를 위해 역시 알코올이 들어간다. 그런데 단가가 저렴하고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메탄올이 들어가기도 한단다.
메탄올은 보다시피 극소량만 인체에 들어가도 신경을 마비시키고 눈을 멀게 하고 궁극적으로 생명까지 잃게 만드는 맹독이다. 선박이나 실험실 같은 데서 술 취한 기분 내고 싶어서 메탄올을 에탄올인 줄 알고 물에 섞어서 들이켰다가 골로 간 사람들.. 역시 없지 않다. 정상적으로 팔리는 술을 구할 수 없거나, 세금 안 붙은 저렴한 알코올을 섭취하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2012년에는 워셔액을 술인 줄 알고 마시는 바람에 메탄올 중독으로 숨진 사람이 다윈 상 수상자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고의로 멍청한 짓을 한 게 아닌 단순 실수가 아니냐는 이견과 논란도 있다.

메탄올은 이렇게 입으로 들이키지만 않는다고 해서 장땡이 아니라고 한다. 앞유리에다 워셔액을 분사하는 경우, 메탄올이 소량이나마 기화한 형태로 차내에 유입되기도 한다. 워셔액 제조사들이야 그건 극소량이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제 대한 정밀한 임상 실험이 진행된 사례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정 불안하면 좀 더 비싸더라도 에탄올 성분의 워셔액을 쓰는 수밖에 없다.

3. 차량의 외형과 내부 구조의 차이

트렁크와 객실(cabin)의 구분이 없는 해치백형 차량(SUV 포함)이 공간 활용성이 더 좋은 건 사실이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거나 옮겨서 자전거를 접지 않고 그대로 실을 수 있고, 아니면 사람이 발 뻗고 눕는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무척 부러운 면모이긴 하지만, 이런 실용성과는 별개로 본인의 취향은 그래도 트렁크와 객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세단이 뭔가 안정적인 느낌이 들고 좋다.

하루는 회사 업무 때문에 짐을(컴퓨터 본체 여러 대 등..) 승용차의 트렁크와 뒷좌석에 이르기까지 잔뜩 실을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차는 회사의 이사· 사장급인 높으신(...) 분의 소유였고.. 그래서 대형 후륜구동이었다.
후륜구동은 잘 알다시피 뒷좌석 중앙 바닥이 구동축 때문에 위로 봉긋 솟아 있다. 요것 때문에 짐 싣는 데 의외의 어려움을 겪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일을 겪고 나니 뒷좌석 바닥이 그냥 평평한 내 차, 아니 요즘 대부분의 승용차들이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다.

하긴, 나 완전 어렸을 때 탔던 포니 택시도 뒷좌석 중앙이 봉긋 솟아 있긴 했는데, 저런 차를 참 오랜만에 다시 구경했다. 포니야 소형차 덩치밖에 안 되지만 아직 기술과 노하우가 부족해서 후륜구동으로 나온 것이다.

포니 1은 해치백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객실과 트렁크가 분리되어 있었으며, 트렁크를 열 때도 뒷유리는 고정된 채 아래의 몸체만 들려 올라갔다(4도어 일반 모델 기준). 즉, 사실상 세단이나 마찬가지였다. 해치백은 3도어 쿠페 모델에서 처음 적용되었으며, 그리고 후속작인 포니 2에서 완전히 해치백 형태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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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부 구조 말고 해치백은 세단과 달리 뒷유리에도 와이퍼가 달려 있는 게 특징이다. 뒷면의 유체역학적 구조상 트렁크가 튀어나와 있는 세단보다 뒷유리에 흙먼지가 더 잘 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4. 자동차의 동력원

(1) 내연기관이 발명되자 처음에는 자동차, 열차, 비행기가 모두 휘발유건 디젤이건 피스톤 왕복 엔진을 동력원으로 사용했다. 그러다가 20세기 중반부터 비행기는 제트 엔진이 대세가 되었으며, 철도 차량은 주 동력원이 전기 모터로 바뀌었다.
덕분에 털털털 붕붕붕~ 이러던 엔진음이 다 바뀌었다. 제트기는 그 특유의 공기 뿜는 소리 덕분에 한때 '쌕쌕이'라고 불렸을 정도이며, 전철은.. 뭐 VVVF 인버터가 도입되면서 완전 전자악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결국 오늘날은 자동차만이 왕복 엔진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왕복 엔진이 배기가스를 내뿜는 건 그냥 연소가 끝난 잔여 찌꺼기를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엔진 출력과는 무관한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제트 엔진은 배기가스를 엄청난 고압으로 뒤로 내뿜어서 추진력을 낸다. 자동차와는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동일한 재료나 부품이 한 기술에서는 그저 그런 존재감인 것이, 다른 기술에서는 동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인 경우가 있다.
배터리가 기름 자동차에게는 그냥 객실 전원 공급과 시동 모터+점화 플러그 동작용이지만, 하이브리드나 순수 전기차에게는 차를 가게 하는 동력원 그 자체인 것,
그리고 변속기 오일이 수동 변속기에서는 정말 단순 윤활 기능만 하지만, 자동 변속기에서는 엔진과 바퀴 동력을 중재하는 완전 핵심 매체인 것처럼 말이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 싶다.

(2) 그리고 자동차가 처음 발명됐을 때 차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전방 엔진, 후륜 구동인 일명 FR 방식이었다. 그러다가 승용차는 준대형급(대략 3000cc) 이하부터는 FF로 바뀌었고, 버스는 준대형급(35인승) 이상부터는 RR로 바뀌었다. FR은 이제 대형 승용차와 소형 승합차, 또는 크기 불문하고 트럭에서만 유지되고 있다.

(3) 전동차에 가변 전압 가변 주파수(VVVF) 인버터 기술이 있다면, 내연기관 자동차 엔진에도 공기를 흡입· 배출하는 밸브에 가변화 기술이 있다. 엔진 회전수에 따라 밸브의 여닫는 깊이를 지능적으로 조절하는 VVL (lift), 그리고 그 개폐 동작의 시점 자체를 조절하는 VVT (time). 흡기측과 배기측에 shaft를 구분한 DOHC 방식에 이어서 밸브 계통에 또 다른 발전이 이뤄졌다.

그리고 어느 분야건 양과 질, 주기와 강도를 조절하는 변수가 있다. 라디오에는 AM(세기)과 FM(주파수)이 있고, VVVF도 V는 전압(세기)이요 F는 주파수이다. 자동차에도 VVL은 강도이고 VVT는 타이밍이니까 동일한 개념이지 않은가?

5. 차량별 변속기 성향

자동차의 동력 변환 계통으로서 물리적으로 큰 바퀴와 작은 톱니바퀴를 맞물리게 돌아가게 하는 '기어'라는 건 꽤 간단하고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200~300마력짜리 자동차를 넘어서 열차나 거대 건설기계 수준이 되면 미세한 출력 조절을 위해서는 가히 어마어마한 크기의 기어비와 다양한 단계가 필요해지는데, 이건 톱니바퀴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 바퀴가 너무 커지거나 개수가 늘고 무겁고 복잡해진다.

(1) 그래서 철도 기관차는 동력을 일단 변압이 자유로운 교류 전기로 바꿔서 전동기를 돌려서 움직이는 디젤 전기 기관차가 대세이며, 드물게 자동 변속기 같은 유체 토크 컨버터로 동력을 변환하는 차종도 있다. 과거에 다녔던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이 범주에 속한다.
물론 이것들은 광원에다 비유하자면 직접조명에서 간접조명으로 바뀐 것과 같기 때문에 연비는 톱니바퀴 기어만치 좋지 못하다.

(2) 대형 버스와 트럭은 저 정도로 불가피한 상황도 아니고, 또 연비와 옵션 가격 같은 경제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여전히 수동 변속기 차량이 대세이다.

(3) 그런데, 이 와중에도 예외적으로 자동 변속기가 기본인 대형 상용차도 있으니 바로 “저상버스”이다.
바닥이 워낙 낮아서 버스 엔진 출력 정도의 동력비를 감당할 기어박스 내지 굵고 긴 샤프트조차(운전석에서 뒤쪽의 엔진까지)도 장착할 수가 없는 관계로 불가피하게 자동 변속기를 쓴다. 변속 명령은 기계 조작이 아닌 전기 신호로 전하고, 실제 변속 역시 톱니바퀴가 아닌 토크 컨버터로 행한다.

사실, 옛날에 버스가 트럭과 별 차이 없는 전방 엔진 방식으로 만들어지던 시절에는 바닥이 왕창 높았을 뿐만 아니라, 아예 구동축이 차체의 아래 중앙을 관통했다. 그래서 고속버스의 경우 바닥 아래의 화물칸까지도 좌우로 서로 단절돼 있을 정도였다.
그때에 비하면 버스가 바닥이 정말 낮아지고 사람이 타고 내리기 좋아진 셈이다. 철도로 치면 고상홈이 도입된 것과 비슷한 변화이다. 이런 차들에 비해 대형 트럭을 타는 건 지금도 거의 등산 수준으로 힘들다..;;

(4) 끝으로, 저런 대형차와는 상극의 체격인 오토바이는 또 반대로 수동이 대세이다.
글쎄, 리터급의 고성능 대형 오토바이라면 모를까 100~300cc대의 그저 그런 모델의 경우.. 그런 엔진 출력과 차체 크기에다가 크고 무거운 토크 컨버터를 장착하는 것부터가 삽질이고, 전통적인 기어박스를 장착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아주 쬐그만 스쿠터는 차라리 CVT가 달리면 달렸지, 어떤 경우든 통상적인 자동차용 자동 변속기 같은 물건이 달리는 일은 없다.

똑같이 공간이 없는데 그 양상이 저상버스와는 다르다는 것이 무척 흥미롭다. 대류권에서는 고도가 오를수록 기온이 내려갔다가 성층권에서는 다시 기온이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6. 동력의 취합과 분산

자동차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엔진이 죽어라고 피스톤 왕복운동만 한다고 장땡이 아니라..
여러 개의 피스톤이 균등하지 않은 주기로 만들어내는 불연속적인 힘을 한데 부드럽게 합쳐 주는 플라이휠 같은 부품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힘을 실제로 회전하는 바퀴에 부드럽게 분산해서 전달하는 주는 차동 기어도 변속기와는 별개의 계층으로서 필요하다. 커브를 틀 때는 커브 안쪽의 바퀴와 바깥쪽의 바퀴가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컴퓨터에다 비유하면 CPU와 램뿐만 아니라 파워 서플라이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자전거 중에는 크랭크가 둘 달려서 앞뒤 사람이 모두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물건이 있다. 이런 자전거는 개인이 구입해서 굴리기보다는 관광지 같은 데에서 대여하는 형태로 사용되는 편이다.
거기에서도 두 사람의 힘이 어떤 형태로 취합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사실 자전거는 페달을 뒤로 밟았을 때 후진하지 않는 것도 신기하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7/12/02 08:28 2017/12/0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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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동 변속기

자동차 운전을 오래 한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전자 기기 일색이 된 요즘 차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옛날 차량의 '단순무식하고 견고한 특성'에 대해 일종의 향수를 갖고 있는 편이다.

대표적인 예 중 하나는 단연 수동 변속기이다. 수동은 엔진의 힘이 고정된 비율로 곧이곧대로 바퀴에 전해지며, 강한 힘이 필요할 때도 저단에서 밟으면 밟는 대로 곧장 나간다.
그에 반해, 자동은 가속 페달을 깊게 꾹 밟은 채로 1초 남짓 좀 기다려야 킥다운이 일어나면서 추진력이 올라간다. 특정 단이라는 개념이 없고 시동 꺼뜨리는 일도, 클러치 일일이 밟고 떼는 불편도 없는 대신, 차가 운전자의 의중을 '간보고' 보정하기 위해 어느 정도 딜레이가 필요하다.

이건 수동 운전의 사고방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불편하게 일일이 클러치 밟고 떼도 좋으니, 차의 모든 상태를 자기가 스스로 파악하고 통제하고 결정하기를 원하는 골수 기계덕이라면, 자동보다 수동을 모는 게 마음이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수동 운전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오르막에서 멈췄다가 뒤로 안 밀리고(특히 뒷차와 부딪치지 않고) 매끄럽게 출발하는 건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동 변속기의 등장 초창기에는 킥다운조차도 버튼이 따로 있어서 이걸 사용자가 수동으로 알려 줘야 하기도 했다.
오늘날도 자동이라고 해서 언제나 D에만 갖다놓고 때때로 킥다운만 하는 게 장땡은 아니다. 저단 고정이라든가 오버드라이브, 파워 모드 같은 미세한 제어 옵션이 달려 있다. 오르막· 내리막, 추월 같은 상황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주행 연비를 개선할 수 있다.
(오버드라이브는 끌 경우 3 또는 4단 이하 변속만 허용하는 그냥 또 다른 형태의 저단 고정 기능 아닌가? 그런데 옛날엔 왜 따로 특별히 소개했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참고로, 파워 모드는 단순히 자동 변속 조건을 평소보다 더 높은 rpm 시점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변속기의 수준에서 연비를 좀 희생해서 속도보다 가속력을 중시하는 결정을 내릴 뿐, 다른 마법을 동원해서 엔진에 힘을 더 불어넣는 건 아니다.

2. 카뷰레터

지금까지는 변속기 얘기를 했다. 그런데 옛날에는 자동차에 동력비의 변환만 수동· 기계식인 게 아니라 연료 분사까지 아주 원시적인 수동· 기계식이던 시절이 있었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에 힘을 내기 위해서 연료고 공기고 뭐든지 많이 공급해 줘야 하는데, 이거 비율을 적절하게 맞추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그게 적절하지 않으면 기껏 많이 공급한 연료가 제대로 연소하지 못해서 힘은 힘대로 안 나면서 연비는 안드로메다로 가고, 배기가스만 잔뜩 나올 수 있었다. 디젤의 경우는 이건 더 심각한 문제이다.

전동차로 치면 저항 제어만큼이나 가장 원시적인 연료 공급 메커니즘은 기화기라고도 불리는 카뷰레터 방식이다. 이건 아주 간단히만 설명하면, 전자 기기가 정밀하게 뭔가를 통제하는 것 없이, 공기의 흐름을 따라 물리 법칙에 의해서 연료가 저절로 기화되어 섞이고 혼합 기체가 되게 한 것이다.

이런 카뷰레터 방식의 자동차는 단순 무식하게 밟으면 밟는 대로 엔진 rpm이 막 올라가고 반응성이 좋았다고 한다. 이건 안 그래도 수동 변속기의 장점이기도 한 특성인데.. 옛날 카뷰레터 엔진 차량의 엔진룸을 열어 보면 둥근 밥통처럼 생긴 헤드가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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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시적인 카뷰레터의 단점은 아까도 말했듯이 연비와 환경 문제이다. 그런 단순무식한 방법으로 연료를 공급해서는 요즘 자동차 같은 효율을 절대로 달성할 수 없다.

또한, 굳이 가속을 안 하더라도 엔진이 돌면 도는 만큼 연료가 자연적으로 소모되는 매우 큰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즉, 퓨얼컷(fuel cut)이라는 게 없었다. 내리막에서 저단 엔진 브레이크를 걸어서 전적으로 바퀴를 따라 엔진 회전수가 올라간 건데도 연료는 그 회전수에 맞춰서 쿵짝쿵짝 소모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에는 긴 내리막을 갈 때는 시동을 끄는 것까지는 위험하지만 기어를 차라리 중립으로 맞춰서 rpm을 줄이는 게 연비에 좋다는 팁이 통용될 정도였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 시절 옛날 자동차들은 주변 기온에도 더 민감했다. 날씨가 너무 추우면 배터리 같은 전기 장치뿐만 아니라 엔진도 잘 안 돌았다. 그래서 시동을 건 뒤에 어느 정도 공회전 예열이 필요했고, 또 시동이 잘 안 걸릴 경우 '초크 밸브'라는 걸 당겨서 연소실에 공기를 강제로 더 불어넣거나, 반대로 줄여서 연료의 농도를 올려 줘야 했다. 같은 힘을 내는 적정 공기량은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편인데 그걸 기계식 카뷰레터만으로는 알맞은 값을 스스로 감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요즘 자동차들이야 ECU 기반의 전자식 인젝터에, 간접 분사도 넘어서 직분사 같은 다양한 연료 분사 기술이 개발되었고 저런 번거로운 절차들은 다 자동화되었다. 공회전은 쓸데없이 오래 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내리막길을 갈 때는 엔진 브레이크 잘만 쓰면 된다. 오히려 중립은 시동 유지를 위해서 공회전만치의 연료가 들지만, 바퀴에 의해 엔진이 저절로 돌아가고 있을 때는 연료가 진짜로 전혀 들지 않는 퓨얼컷이 실현된다.
즉, 약간의 단순무식 거칠고 날렵함을 희생한 대신, 요즘 자동차는 더 똑똑해지고 운전하기 편해지고 성능과 경제성, 친환경성이 더 강화된 셈이다.

비행기만 해도 주변 온도와 공기 밀도, 기체의 중량 같은 온갖 복잡한 변수를 고려해서 V1 속도와 활주거리가 결정되는데, 자동차도 비록 그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엔진 시동과 구동은 매우 섬세하고 복잡한 변수가 많은 메커니즘인 것 같다.
이런 옛날 자동차와 요즘 자동차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고연비 고효율, 차에 좋은 주행을 하는 요령을 몇 가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시동 건 직후에 워밍업 공회전 쓸데없이 오래 하지 말 것.

물론 엔진 오일의 점성과 냉각수 온도를 맞추기 위해 길어야 10~20초 정도.. 시동 직후의 엔진 rpm이 좀 낮아질 때까지는 기다리는 게 좋다. 하지만 혹한에서 디젤 차량 정도가 아닌 이상, 분 단위의 공회전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긴 공회전과 예열은 바로 저 옛날 카뷰레터(기화기) 엔진 시절의 잔재일 뿐이다.

2. 내리막이나 평지에서 기름 아끼고 싶다고 쓸데없이 N으로 바꾸지 말 것.

요즘 차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차라리 D를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다음 둘 중 한 테크닉의 혜택을 입는 게 훨씬 더 낫다.

(1) 액셀 페달을 아예 안 밟아서 엔진 브레이크 + 퓨얼컷: 비록 완전 중립 관성 주행일 때보다는 차의 속도 감소 폭이 더 크지만, 이때는 전적으로 바퀴 관성만으로 엔진이 돌아가면서 연료가 아예 소비되지 않는다(이미 1500rpm 이상 정도로 엔진이 돌고 있는 경우). 그 반면, 중립일 때는 아이들링 rpm 유지를 위해서 기본적인 연료는 소모됨.
긴 커브+내리막에서 저단 엔진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페달의 부담도 어느 정도 덜어 주는 굉장히 좋은 테크닉이다. 시속 100km 상태에서 1단.. 같은 미친 짓만 안 하면 된다.

(2) 액셀 페달을 얇게 꾸준히 밟아서 락업 클러치: 이러면 엔진 힘이 변속기의 토크 컨버터를 안 거치고 바퀴로 바로 전해진다. 특히 시속 60~80km급의 경제 속도에서 주기적인 재가속 없이 반쯤 크루즈 상태로 주행하면 가히 최강 연비를 달성할 수 있다.

3. 신호 대기처럼 작정하고 오래 정차가 예상된다면, D+브레이크 꿋꿋이 유지하는 것보다는 N으로 바꾸는 게 좋음.

요즘 차들은 D+브레이크 정차 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자동 중립으로 최적화도 해 준다고는 한다만.. 일단은 기계적으로 봤을 때, 가려는 차를 억지로 붙잡고 세워서 변속기를 열받게 하는 것보다는, 직접 엔진과 바퀴를 분리시켜서 불필요한 동력을 끊어 주는 게 더 낫다. 똑같이 정차 공회전을 해도 N일 때 연료 소모가 약간이나마 더 적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수동에서 저랬으면 차가 견디지 못하고 바로 시동이 꺼졌을 것이다.

2와 3을 한데 요약하면, 변속기의 본래 설계 취지에 맞게 D는 주행할 때만 쓰고, N은 정차할 때만 쓰면 된다.
컴퓨터에서도 과거에 통했던 성능 최적화 꼼수들이 멀티코어 병렬화 시대가 되면서 통하지 않게 된 게 많은데 뭐 그런 걸 보는 느낌이다.

4. 주차하느라 전진· 후진을 자주 전환할 때.. 차가 완전히 서기 전에 P 또는 반대 진행 방향 기어로 절대 절대 성급하게 바꾸지 말 것.

이건 옛날 차든 요즘 차든 공통으로.. 모든 자동차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당부사항이다.
엔진 브레이크야 변속기가 브레이크의 역할을 일부 도와주는 것이다. 하지만 엔진 브레이크는 애초에 아이들링 rpm의 크리핑 속도보다도 더 느리게 차를 완전하게 세우는 기법이 전혀 아니다. 아이들링 rpm 상태에서도 차가 내는 힘은 엄청나며, 브레이크의 제동력으로 감당해야 할 힘을 변속기가 받으면 변속기가 망가진다. "시속 100km에서의 1단"과는 반대 방향 극단으로 차가 무리를 받게 된다.

잦은 변속 자체는 변속기를 닳게 하거나 차의 수명을 떨어뜨리는 짓이 결코 아니다. 단지, 차가 완전히 서지 않았을 때 변속하는 것이 변속기에 무리를 줄 뿐이다. 위의 성질 급한 관행으로 인해 차가 고장 나는 것 때문에 정차 중에 정상적으로 N에다 두는 것까지도 차에 안 좋은 것처럼 오해받는 것이다.
그 밖에, 빨리 튀어나가려고 정지 상태에서 미리 rpm 왱알앵알 거리거나, 구동축 바퀴를 헛돌게 하는 것도 웬만하면 하지 말 것..;

Posted by 사무엘

2017/11/26 08:33 2017/11/2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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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덩치를 소형· 중형· 대형으로 분류할 때 이 등급은 탈 수 있는 인원수에 따른 절대적인 기준일 수도 있고, 승용차나 버스 같은 동일한 형태의 차량 중에서 상대적인 기준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이 5명이 타는 "소형" 승용차이더라도 모닝이나 레이 같은 경차는 소형차요, 아반떼는 준중형, 쏘나타는 중형이다. 그리고 그랜저 정도 되면 준대형이고 제네시스는 소형차 중에서는 대형이다. 하지만 제네시스라고 해서 같은 거리를 가는데 고속도로 통행료가 아반떼보다 더 비싸지는 않다. (경차는 별도의 혜택이 있는 차급이니 논외로 하고.)

승용차는 '스마트 포투' 같은 극단적으로 작은 차를 제외하면 경차라도 일단 4~5인승이다. 왜건· 해치백형 SUV 내지 밴 차량은 맨 뒤의 공간에다 좌석을 추가로 달면 9명 정도가 탈 수 있다. 뒷문은 여닫이가 아닌 미닫이(슬라이딩 도어)가 장착되기도 하며, 승용인지 승합인지 솔직히 좀 알쏭달쏭해진다. 아래의 차는 기아 카니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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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일명 봉고차라고 불리는 승합차는 일단은 좌석이 네 줄 있어서 최대 12명이 타는 게 표준이다. 하지만 세 줄만 있어서 9명이 타는 물건도 있고, 또 과거에 아시아 자동차에서 만들었던 '토픽'이라는 승합차는 이례적으로 줄이 하나 더 있어서 15명이 탈 수 있었다. 참고로 15인승이 1종 보통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의 인원수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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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5인승 승용차보다 사람이 약간 더 많이 탈 수 있는 차량은 자그마한 학원이나 교회에서 수송용으로 운용하기 좋은 물건이다. 그리고 9인승 이상의 차에 6명 이상이 탑승했다면 경부 고속도로에서 버스 전용 차선을 이용할 수 있다.
남산 터널은 승용차라도 3인 이상만 타면 혼잡 통행료가 면제되고, 서울 시내의 중앙 버스 전용 차선은 일단은 오로지 정규 노선 버스 같은 영업용 차량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정이 서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승합차보다 더 큰 차가 필요하다면 이제 미니버스 또는 마이크로버스라고 불리는 물건을 살펴볼 차례이다. 버스 중에서는 소형이지만 차량 전체의 덩치 랭크에서는 중형차 급에 속한다.
얘는 이제 한 줄에 좌석이 3개에서 4개로 늘어나며, 차에서 키 170~180급인 성인이 일어서서 차내 복도를 돌아다닐 수 있다. 작고 좁은 좌석에 25명 정도가 탈 수 있으며, 객실 아래의 별도의 짐칸과, 운전석에서 스위치로 곧장 개폐 가능한 자동문도 이 차급에서 최초로 등장한다.

요런 버스는 대중교통에서는 주로 마을버스 형태로 다닌다. 현대 자동차의 브랜드명은 '카운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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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얘는 오늘날의 대형 버스와 비교하면 여전히 전방엔진이며, 승객이 타는 문은 중문 하나만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다. 옛날 버스의 구조와 더 비슷하다.
승합차와는 달리 미니버스부터는 뒷바퀴의 한 축에 타이어가 하나가 아니라 트럭처럼 두 개씩 연결되어 있다. (사실, 기아 자동차 봉고는 승합차 차급인데 1톤 트럭처럼 뒷바퀴가 둘씩으로 구성되어 있었음)

마이크로버스보다 한 단계 더 커진 버스는 35인승 중형 버스이다. 얘는 바퀴의 크기, 차량의 길이와 폭이 대형 버스보다 미묘하게 작다. 사실 마이크로버스와도 구분이 쉽지 않아 보일 정도다. 그래도 얘는 덩치만 살짝 작을 뿐 앞바퀴의 앞에 드디어 폴딩 도어가 달렸으며, 외형이 더 각이 졌고 후방엔진이기까지 하니, 버스로서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전체 차급의 관점에서는 준대형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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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과 다른 중형 버스도 있다. 시내버스 중에 폭과 타이어 크기는 대형 버스와 동일한데 길이만 오리지널 대형보다 약간 짧은 놈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긴, 연세 대학교 셔틀버스도 요런 차종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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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45인승'(4*10+5) 대형 버스는 이제 8톤 트럭과 얼추 비슷한 덩치가 되며, 한 줄에 좌석이 5개까지 배치 가능하다. 구체적인 스펙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대형 고속버스· 관광버스는 대형 시내버스보다 크기나 엔진 출력이 좀 더 크다고 한다. 아래의 에어로시티를 보면, 위의 중형 버스인 그린시티와 길이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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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을 일반이 아닌 우등 형태로 배치하면 '28인승'(3*8+4)이 되는데, 일부 시외버스는 좌석의 폭은 우등과 동일하지만 간격은 약간 조밀하게 해서 31인승을 구현하기도 했다.

45인승보다 더 큰 버스는 차축이 더 늘어나고 굴절 또는 2층 형태가 된다. 우리나라는 요 얼마 전부터 일부 경기도 광역버스에 2층 버스가 도입된 정도이지 차내에 화장실이 있거나, 운전사가 두 명 타서 정기적으로 교대 근무를 하거나(짐칸 옆에 교대 운전자용 간이침실이..), 엔진룸이 차체 앞에 달린 경우는 없다. 제일 큰 이유는 물론 국토가 그 정도로 장거리 운행 최적화 디자인이 필요할 정도로 크고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나라에 고속도로가 처음으로 생겼던 1970년대에는 미국의 유명한 버스 회사인 그레이하운드 사가 국내에도 진출했으며, 그때는 미국 스타일의 차축 3개 + 일부 2층에 화장실까지 달린 버스가 잠시 다니긴 했다. 비행기로 치면 팬암 사가 한국에 진출해서 광고를 내던 시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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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그 회사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버스 안에 굳이 화장실을 설치하느니 그냥 휴게소에 정차하면 되고, 도로의 상태와 차량의 성능도 향상되면서 흑역사가 된 것이다. 철도에서 야간 열차가 갈수록 없어지고, 침대차가 정규 운행 노선에서 퇴출된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단, 에버랜드에서 정문과 주차장 사이를 오가는 셔틀버스는 참 인상적이다. 차축이 3개이며 전문 중문 후문이 다 존재하여 거의 굴절 버스에 맞먹는 덩치이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굴절이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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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셔틀버스는 덩치가 너무 커서 우리나라 현행법상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없는 차량이라고 한다. 차량으로 등록할 수가 없어서 법적으로는 '놀이기구'로 등록했으며, 번호판 자리에는 '구내운송용'이라는 팻말이 달려 있다. 이 버스들은 주차장과 정문 사이의 셔틀버스 전용 도로만 오가며, 일반 도로에서는 일체 주행하지 않는다.

역시 삼성빨로 이런 특이한 차량도 들여올 수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공항 활주로에서 비행기와 여객 터미널 사이를 오가는 단거리 셔틀버스도 저렇게 성격과 용도가 특이한 차량이며, 인천 공항은 장기 주차장과 여객 터미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다니기도 한다. 주차장과 본 건물 사이에 버스가 다닐 정도로 거대한 시설은 인천 공항과 에버랜드 말고 국내에 또 있는지 궁금하다.

한편, 버스와는 달리 트럭은 대형 버스보다 작은 차종에도 추가적인 차축이 달린 게 많다. 특히 4~5톤급 중형 트럭에서 들었다 놓았다 하는 가변 차축의 형태로 말이다. 이렇게 차축이 더 달리면 4.5톤 덩치의 트럭에다가도 한 8톤 정도는 그냥 실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짐을 왕창 실으면 축중 하중이 여러 개로 분담되는 덕분에 도로 파손이라는 관점에서의 과적 단속에는 안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엔진 출력과 브레이크는 여전히 4.5톤 기준이기 때문에 차량이 무리를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 추가 설명: 자동문

버스에 존재하는 자동문은 시내버스에서 안내양을 퇴출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물건이다. 얘는 사람의 힘으로 여닫는 승용차 문들과는 달리, 뭔가 철컥 걸린 채로 꼭 닫아야 한다는 단서가 없다. 차를 타면 일반적으로 "문이 완전히 안 닫혀서 도어 경고등이 여전히 켜져 있으니 다시 똑바로 닫으세요" 이걸 신경 써야 하지만, 자동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문과 차체의 부품이 기계적으로 연결되고 걸린 것에 의존하지 않고, 공기압 같은 외력에 의해 문이 닫힌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걸림' 구조(충분히 세게 꽝 닫아야 하는 것)랑 '자동문' 메커니즘이 꼭 일대일 동치 관계인 것은 아니다. 자동문이야 자체적인 동력으로 문을 붙잡고 있는 게 '걸림' 구조와 연동하는 것보다 더 쉬우니까 일반적으로 걸림 구조를 채택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쿠스 내지 오늘날의 EQ900 같은 호화 고급차는 트렁크 정도에는 자동 개폐 장치가 달려 있다. 롤스로이스는 승용차이지만 아예 출입문도 자동 개폐 가능하다.

그리고 소형 승합차는 원래는 자동문이 없지만 3rd-party 업체에서 만든 자동문 시스템이 추가 장착되기도 한다. 옛날에, 대략 10년쯤 전에 1시간 간격으로 대전 지하철 월평 역에서 출발하던 KAIST 행 셔틀버스가 그랬다.
봉고차 크기이지만 좌석은 마치 우등 고속 좌석처럼 1인석 위주로 띄엄띄엄 리모델링하고, 운전사가 일괄적으로 문을 개폐할 수 있게 자동문 장치를 달아 놓은 형태였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25인승 미니버스로 차의 크기가 업그레이드 된 모양이다.)

* 잡설: 버스와 지하철의 차이

대중교통으로서 지하철에는 없고 버스에만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라디오 방송이지 싶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굉장히 큰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잠깐만~! 우리 이제 한번 해 봐요 사랑을 나눠요.." 이런 CM송으로 끝나는 무슨 공익광고? 미담 사례 방송은 25년쯤 전에 나 초딩 때도 들었던 것인데 지금도 똑같이 흘러나오는 걸 우연히 들었다. 옛날에는 "기아자동차 협찬" 이러던데.. 물론 그건 IMF 이전의 정말 옛날 얘기이다.

한편, 지하철에는 버스에는 없는 잡상인이 종종 등장한다. 그리고 문 곁에 서 있는 사람 때문에 승하차 무질서가 야기되는 편이다.
이건 자동차로 치면 횡단보도나 교차로 근처에 불법주차된 차들 때문에 차량 통행이 불편해지고 사고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같다. 이들 때문에 하차 승객이 나가기 어려우며, 심지어 동일한 문에서 승차와 하차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문의 양쪽에 서 있던 승객이 공평하게 승차하지 못하게 된다. 이 말인즉슨, 둘 중 한쪽은 좌석에 앉을 가능성을 공평하게 얻지 못한다.

이런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예측 가능한 정해진 위치에 정차하지 않는 게 문제이다(대로변에 버스 여러 대가 동시에 많이 들어오는 정류장 기준). 이 때문에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리기가 어려우며 더 큰 무질서가 야기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7/11/17 08:26 2017/11/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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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혼과 기혼의 차이

미혼자와 기혼자의 처지 차이는 자동차에다 비유하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미혼자는 처자식이 딸린 게 없기 때문에 매우 자유롭고 경제적인 부담이 덜하다. 이것은 자동차가 엔진이 돌아가지만 기어가 중립이어서 힘이 바퀴에 걸리지 않은 상태와 같다.
이 상태에서는 가속 페달을 정말 조금만 밟아도 '웽~~!!' 소리와 함께 엔진 회전수가 치솟는다. 그러나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 회전수 역시 곧장 곤두박질치면서 다시 공회전 상태로 돌아온다.

기혼자는 기어가 D로 들어가서 엔진의 힘이 바퀴에 전해지고 자동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다. 엔진이 굉장한 부하를 받고 있는 관계로, 액셀을 같은 강도로 밟으면 중립일 때보다는 엔진 회전수가 훨씬 더 더디게 증가한다.
그러나 이제는 엔진만 바퀴를 굴리는 게 아니라 바퀴가 굴러가는 관성도 엔진의 회전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 준다. 그렇기 때문에 주행 중에는 액셀에서 발을 떼더라도 엔진 rpm이 바로 곤두박질치지 않고 있다가 아주 서서히(평지 기준) 감소한다.

이 차이가 사람의 인생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가 실제로 굴러가서 일을 하고 자동차의 존재 목적을 실제로 수행하려면 결국은 N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D에서 주행을 하긴 해야 할 것이다.

교회에서도 홀몸인 2, 30대 청년일 때야 체력과 지능이 최고 뛰어난 시절이고, 직장 다니면서 돈도 벌 테니 얼마든지 교회 일을 별 부담 없이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제풀에 꺾이기도 쉽다. 이것은 마치 N 상태에서 액셀 페달을 밟았다가 떼는 것과 같다.

그 성경적인 사고방식이 자기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고를 때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고, 결혼과 가정이라는 어마어마한 부담이 지워진 뒤에도 변함없이 교회를 섬길 수 있을 때에야 그 신앙심이 진정 레알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배우자를 잘 만났다면 자신의 영적 상태를 배우자가 같이 돕고 유지시켜 주기도 할 것이다. 바퀴도 엔진을 퓨얼컷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회전시켜 주는 것처럼 말이다. 뭐 운전하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의 엔진에 가해지는 부하의 강도는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커진다.

  1. 애초에 엔진이 바퀴와 연결되지도 않은 채(기어 중립) 그냥 엔진 혼자 도는 것 (아무 부하 없음)
  2. 엔진과 바퀴가 연결은 됐지만 차체가 공중에 들려서 바퀴가 혼자 도는 것 (구동축 자체의 무게 말고 다른 부하 전무)
  3. 바퀴가 지면과 접촉하여 차체를 지탱하면서 돌지만, 바퀴와 닿아 있는 지면의 궤도만 돌아가고 차체 자체는 움직이지 않는 것 (그러면 바퀴가 아무리 고속으로 돌아도 공기 저항 받는 게 없음)
  4. 바퀴가 굴러가면서 차체가 그대로 움직이는 것 (실제 주행. 부하가 가장 큼)

2. 남이 올려 줘야 올라갈 수 있음

자동차의 원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인생의 원리는..
먼저 저단에서 엔진이 열심히 돌아서 rpm이 웽~~ 올라가야 더 높은 단으로 변속이 되고 차가 속도를 계속 낼 수 있다.
"쳇 겨우 1단? 쒜빠지게 몇천 rpm으로 돌아 봐야 시속 30도 채 못 낼 텐데 왜 돌아?" 이런 마인드로는 차가 결코 제대로 달릴 수가 없다.

사람은 모름지기 낮은 지위, 덜 중요하고 남이 안 알아주는 위치에 있을 때부터 자기 직분에 신실하고 성실해야 한다. 그래야 점차 더 화려하고 중요한 자리로 올라가고 책임감 큰 직분이 주어지고, 연봉도 덩달아 뛰게 된다.

남이 당신에게 보상을 주는 게 먼저가 아니라, 당신이 노오력하고 애쓰는 게 먼저다. 이것은 성경에도 거듭해서 등장하는 철칙 중의 철칙이다(눅 19:17, 눅 16:10, 눅 14:10, 마 25:23). 가령, 박봉 탓을 하기에 앞서 자기가 먼저 자기 월급보다 회사에 더 기여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당신이 무슨 기업의 경영자라든가 높은 사람 자리에 있어 봐도.. 누구한테 중요한 일을 맡기고, 누구에게 기업 기밀과 핵심 기술을 알려주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후계자로 삼고 싶겠는가? 답이 뻔한 노릇이다.

물론, 예외 없는 규칙 없다고, 이 악한 세상에서 당신의 노력이 반드시 금방 인정받고 보상으로 돌아온다는 된다는 법은 없다.
성실한 근로자를 호구로 삼아서 열정페이 착취를 일삼는 악덕업주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좌익들도 맨~날 이런 극단적인 예외 사례만 부각시키면서 반정부 반기업 선동을 벌인다.
허나 그건 법대로 처분하고 통계상의 outlier 상으로 생각할 문제이지 세상 전체에는 아직도 자기 월급보다 직원 월급을 더 생각하는 선량한 기업주가 더 많다.

이것이 인생이다.

3. 참교육

성경에 나오는 '참교육'이란 이런 거다.

"기드온이 이르되, 이런 까닭에 {주}께서 세바와 살문나를 내 손에 넘겨주신 뒤에 내가 '들가시와 찔레'로 너희 살을 찢으리라, 하더라." (삿 8:7)

그 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기드온은..

"그 도시의 장로들을 붙잡은 뒤 '들가시와 찔레'를 취하여 그것들로 숙곳 사람들을 가르치고" (삿 8:16)

기드온은 어렵고 위급할 때 자기를 무시하고 깔봤던 사람들을 예고했던 대로 그대로 되갚아 줬다.
타 성경들은 그냥 분위기 대로 응징, 징벌했다, punish, 방법(...!)했다.. 이런 식으로 번역했지만, 킹 제임스 성경만은 저걸 '가르쳤다' taught라고 번역했다.
기드온이 가시가 숭숭 박힌 식물 줄기를 폼으로만 들고 다니면서 무슨 강의를 했을 리는 만무하고 말 그대로 거기 사람들을 붙잡아서 자기가 말했던 대로 행했다.

"인생은 실전이야 이 존만아~" (퍽~퍽~)
"아 X발, 누구든지 작은 기드온을 건드리면 X되는구나, 아주 X되는 거구나.. ㅠㅠ"

그러니 당사자들은 이걸 가시에 찔리면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깨우치게 됐고, 성경은 그걸 '가르쳤다/가르침을 받았다'라고 표현했으니 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일진들을 참교육 시키는 걸로 유명한 천10호 천 종호 판사 아저씨의 호통 따위는 그냥 약과다.

똑같이 애를 두들겨 패도 사랑의 체벌과 아동 학대는 종이 한 장 차이이다.
똑같이 사람을 죽여도 누가 무슨 명분으로 죽이느냐에 따라 한쪽은 나라를 지키는 숭고한 행동이거나 사회 정의를 행하는 사형 집행인 반면, 다른 한쪽은 흉악 범죄인 것이다. 정말 똑같은 화학 작용인데 발효와 부패의 차이와도 같다고 봐야 할 듯하다.
그리고 이 사회는 필요악만 없애고 절대악은 그대로 방임하고 놔두는 지경으로 가고 있다. 인간이 하나님보다 자비· 자애로운양 코스프레 해서 인간에게 좋을 건 하나도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7/11/14 19:32 2017/11/1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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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견인차

다른 자동차를 끌거나 수송하는 자동차는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다.
사다리차가 크게 (1) 이삿짐을 나를 때 혹은 (2) 불 끌 때로 용도가 나뉘듯, 견인차는 크게 (1) 사고· 고장 차량 견인과 (2) 불법· 부정 주차 차량 견인으로 용도가 둘로 나뉘는 것 같다.
그리고 (1)용 견인차는 유난히도 '현대 리베로' 개조 차량이 눈에 많이 띄는 듯하다. 국산차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엔진룸이 앞에 돌출돼 있는 그 트럭 말이다.

사고가 한번 나면 어디서 정보를 입수했는지 정말 광속으로 견인차들이 벌떼같이 달려온다고 한다. 하지만 견인료 바가지를 피하려면 반드시 자기 차의 관할 보험사가 운영하는 견인차를 이용하는 게 좋다.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차가 퍼졌다면 도로 공사도 자체적으로 인근의 휴게소나 톨게이트 정도까지는 무료 견인을 제공한다고 한다.
승용차 말고 대형 트럭이나 버스를 견인하는 더 크고 아름다운 견인차도 있으나 이런 건 더 보기 어렵다.

한편 이들과는 달리, 공장에서 갓 출고된 신차(특히 승용차 같은 소형차)는 여러분도 모양을 기억하고 있을 거대한 트레일러에다 최하 대여섯 대씩 통째로 싣고 운반한다. 액션 영화에서는 달리는 신차 수송 트레일러를 주인공이 폼나게 탈취해서 거기 있는 차를 곧장 시동 걸어서 달려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수리의 여지가 없는 폐차는? 차량을 한 치의 손상도 안 나게 곱게 수송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 생채기가 나건 말건 상관없이 차들을 같은 공간에라도 더 우겨넣어서 나르는 편이다.

자동차 다음으로 철도를 살펴보면.. 기관차는 애초에 동력이 없는 다른 객차들을 견인하라고 만들어진 물건이다. 특히 전기로 달리는 차량들은 디젤 차량보다 퍼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디젤 기관차가 '구원 운전'용으로 쓰인다. 또한, 본격적인 장거리 주행이 아니라 단순히 역이나 기지 내에서 차량의 분리· 결합, 선로 전환용으로 잠깐 잠깐 쓰이는 소형 기관차를 '입환기'라고 따로 부른다. 오늘날의 특대형 기관차가 아니라 옛날에 도입되었던 상대적으로 소· 중형, 저성능 기관차 중, 4400호대가 오늘날까지 이례적으로 입환용으로 쓰이는 중이다.

끝으로, 선박에도 견인이라는 게 물론 있다. 예인선이라는 선박도 있는데 있는데 이건 구조가 어찌 되나 잘 모르겠다. 오로지 비행기만이 한 기체나 다른 기체를 물리적으로 어찌할 방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전투기를 동원해서 아예 격추시키는 것 말고) 다만, 고정익 비행기는 아직 공중에 뜨기 전에는 타 자동차의 견인을 받는 게 관행이다.

2. 비행기 tow car

고정익 비행기는 주변의 공기를 거세게 빨아들이고 내뿜으면서 움직인다는 특성상, 여객 터미널 주변에서는 자기 엔진으로 자력 이동을 하지 않는다. 특히 후진도 기술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여러 여건상 무리라고 판단하여 그냥 봉인하고 지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타는 여객기들은 출발 직후에 주기장부터 활주로의 자력 주행 구간까지 잠시 동안은 별도의 견인차의 도움을 받아서 움직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항 활주로에서 납작한데 바퀴는 엄청 크게 생긴 이상하게 생긴 트랙터가 바로 비행기 견인차이다. 나름 비행기의 운행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다. 크기는 다양한 편이며, 보잉 747이나 A380 같은 크고 아름다운 여객기를 견인할 정도의 견인차는 최대 시속은 겨우 32.2km인 주제에 엔진은 무려 10400cc 배기량에 1000마력대를 자랑한다. 가격은 억~10억 원대.

비행기는 움직이지 않고 자기 바퀴만 헛도는 현상을 방지하려면 엔진 힘만 강한 게 아니라 자기도 엄청 무거워서 접지력이 좋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견인차의 자체 중량도 수십 톤에 달한다. 또한 철도 차량이 아닌 것이 이례적으로 후진 역시 전진과 거의 대등한 다양한 단수로 할 수 있게 돼 있다.
대형 비행기 견인차는 가격과 엔진 성능으로만 따지자면 이거 무슨 외제 슈퍼카 스포츠카와 별 다를 바 없다. 단지 제로백이나 속도만이 천지차이일 뿐..

3. 스페이스 셔틀의 셔틀

비록 오래 전에 퇴역해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 분야의 최고 특별한 사례로는 우주왕복선을 실어 날랐던 보잉 747 개조 화물기를 꼽을 수 있겠다.

이게 왜 필요하냐 하면.. 우주왕복선은 착륙은 여러 곳에서 할 수 있지만 발사는 반드시 한 곳(케네디 우주 센터. 플로리다 주 소재)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뭐, 착륙 지점도 여러 곳이라고 해 봤자 실제로는 두 곳뿐이긴 했다만(에드워즈 공군 기지 추가. 캘리포니아 주 소재).. 한때 NASA에서 남아메리카의 이스터 섬조차 우주왕복선의 착륙 공항으로 개척할 생각을 했을 정도이니 우주왕복선이 활발히 운용된다면 착륙 가능 공항이 더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

지구로 재진입하는 우주왕복선 사령선은 그냥 글라이더일 뿐, 동력 비행이 가능하지 않다. 그러니 발사 기지 외의 다른 곳에 착륙한 사령선은 재활용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다시 발사 기지로 수송해 줘야 된다.
그런데 얘는 크기도 엄청 큰데 일일이 분해해서 육로 수송을 하기에는 기계의 신뢰성 차원에서 리스크가 너무 큰지라, 있는 그대로 항공 수송을 선택하게 됐다.

세상에서 가장 큰 단일 세포가 타조알이듯, 우주왕복선 사령선은 세상에서 가장 큰 단일 항공 화물이라고 기네스북에도 올랐다고 한다. 세계에서 제일 큰 화물기는 AN225이긴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그냥 보잉 747 개조기로 수송된다. 우주왕복선을 기체 안에 집어넣을 수는 없으니 저렇게 위에다가 특수한 방법으로 고정해 놓는다. 그리고 화물을 실은 뒤의 항공역학적인 최적화를 위해 이 비행기는 수직미익이 추가로 달려 있다.

우주왕복선을 위에다 얹는 작업도 특수한 크레인을 동원해서 며칠씩 걸리는 굉장히 까다로운 작업이다. 고정을 잘못했다가 우주왕복선이 공중에서 비행기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라도 나는 건 생각도 하기 싫은 악몽일 테니까.
게다가 이 비행기는 우주왕복선을 실은 상태에서는 미국 대륙 횡단조차 한 번에 못 하고 중간에 착륙해서 급유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굉장히 충격적이다. 747은 그냥 승객만 가득 실었을 때는 나름 한국· 일본에서 뉴욕까지도 직항이 가능하지 않던가?

물론 우주왕복선은 승객 400명보다 더 무거운 80톤에 달하는 무게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셔틀 수송기가 빌빌대는 더 큰 이유는 연료 탑재량, 엔진 출력 등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 저렇게 우주왕복선을 등짝에다 업은 외형으로는 오리지널 비행기와 같은 수준의 양력이 발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리지널 747 여객기의 순항 고도보다 훨씬 낮은 고도에서 더 낮은 속도로 조심스럽게 비행해야 하며, 항속 거리도 몇 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그러니 수백만 달러가 깨지는 온갖 번거로운 두벌일을 안 하려면 우주왕복선은 어지간해서는 그냥 발사지인 케네디 우주 센터로 곧장 착륙하는 게 바람직했다. 그러나 하필 거기가 날씨가 안 좋고 폭풍이라도 분다면 이는 활강을 하는 우주왕복선에게 안전상의 악재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불가피하게 에드워즈 공군 기지로 가야 했다.

사실, 자체 동력이 없는 우주 비행체를 잘 조종해서 특정 지점에 딱 맞춰 착륙시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보통 우주에 다녀온 사람들은 자그마한 캡슐에 탄 채 대서양 망망대해에 낙하산 달고 퐁당 떨어진 뒤, 군함이 좌표를 받고 구조하러 오지 않던가? 그리고 우주왕복선은 이렇게 지구에서 수송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발사되는 과정도 모두 아주 경이로운 물건이다. 연료가 분출되어 기체가 나아가는 방향과 사령선이 달린 곳이 일직선이 아니기 때문에, 무게와 각도 배분이 아주 까다롭다..

4. 유니목/우니모크 -- 만능 자동차

메르데세스 벤츠에서 개발한 '우니모크'(Unimog)라고 바퀴가 굉장히 크고 범퍼와 차체가 높고, 길이는 짧아서 좀 특이하게 생긴 트럭이 있다. 그런데 이게 보통 물건이 아니다. 얘는 유연성, 확장성, 플러그 인 연계, 험지 주행 능력.. 이런 것들이 지구의 그 어떤 육상 교통수단의 추종도 불허하는 세계 최강의 다기능 다재다능 다용도 자동차이다. 뭔가.. 자동차계의 맥가이버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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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을 보면 서스펜션부터가 비범해 보이는데.. 어지간한 험지에서도 하부가 긁힐 걱정 따윈 안 해도 된다.
45도 경사를 오를 수 있으며, 기어도 최저단은 가속 페달을 밟고도 사람 걷는 속도보다 느리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이다. (자동차가 보통은 idle creeping조차도 사람 걷는 속도와 대등한데..)

휠을 교체하면 레일 위 주행쯤은 당연히 가능하고, 심지어 운전대도 작업 편의를 위해서라면 좌핸들과 우핸들 실시간 전환이 된다. 그리고 덤프 트럭, 타 차량이나 비행기 견인 등 온갖 파트를 붙여서 작업용 차량으로 개조 가능하다.
이런 차는 군대에서 최고로 환영받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100% 정답이다. 독일군 내부에서 당연히 제식용으로 쓰이고 있다.

5. 바거 288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에 이어, 지상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자력 이동 가능(= 다른 교통수단으로부터 견인받지 않아도 되는) 기계는..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독일에서 제작한 초대형 광산 굴착기인 Bagger 288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공돌이들의 발상과 능력에도 경의를 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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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법적으로는 교통수단이 아닌 건설기계일 테고,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에 일반 도로를 주행하기란 어차피 불가능하다. 과거에 나치에서 만들었던 열차포 따위와도 비교가 안 되는 규모이니까... 자력 이동은 광산 지대에서 이동하라고 넣은 기능이지, 도로를 달리라고 넣은 게 아니다.

굴삭기의 경우 바퀴식은 그냥 도로를 달려서 주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타 자동차들보다는 주행 속도가 훨씬 느리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들에게는 추월을 강요하는 약간의 민폐를 끼친다. 무한궤도식은 도로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평소에는 그냥 다른 대형 트럭에 실린 채 수송되기도 한다.

하지만 Bagger 288은 뭐 다른 교통수단에 싣거나 견인 받는 것 자체가 절대 불가능하고.. 자력 이동이 가능은 하지만, 주행 속도는 시속 1km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0.1~0.6km/h, 분당 2~10m)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지만 움직이는 기계에 다른 차가 부딪치면 그냥 통째로 뜯겨져 나가고, 사람은 스치기만 해도 사망이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7/11/06 08:32 2017/11/0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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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원자력 발전소가 처음으로 지어지고 가동된 건 고리 원자력 발전소로, 박통 말기인 1970년대 말이다. 그게 법적 설계 수명이 다 된지라 이제 가동 중단과 해체 단계에 진입해 있다.

원자력 발전의 건설과 운영은 당연한 말이지만 엄청난 과업이며,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결코 아니다. 박통 이전에 할배 대통령부터가 원자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저게 이렇게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반도에서 나라를 먹여 살릴 기적의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 자기 조국의 숙적 원수요 전쟁 미치광이였던 일본을 단번에 거꾸러뜨리고 항복시킨(결과적으로 대한민국 해방과 독립을 가져다 준!!) 무시무시한 폭탄이 바로 원자폭탄이지 않던가? 그러니 원자력을 보는 할배의 눈빛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할배 대통령은 그 열악한 전쟁 폐허 여건에서도 서울대에 원자력 공학과를 신설할 것을 지시하고, 미국을 설득해서 시험용 원자로를 도입했으며 원자력 연구원의 전신인 원자력 연구소(1959)를 만들었다. 박통이 70년대에 KIST와 국방 과학 연구소(ADD)를 만들었으나, 할배는 그보다도 전에 원자력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점을 밑줄 치고 외우시길 바란다.

그리고 국비 장학 유학 제도를 통해 원자력 공학 공돌이 전문가들을 양성했다. 외화 한 푼이 아까울 정도로 가난하던 시절에도 교육을 위해서는 저렇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사전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훗날 박통 때 이 땅에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될 수 있었다. 핵무기나 만들어서 북괴처럼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깽판 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먹고 살기 위해서,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원자력 기술을 도입했다.

본인은 원자력 발전의 적극 찬성론자이다. 화석 연료는 산림 황폐화를 예방해 주고, 원자력 에너지는 화석 연료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원리를 왜 다들 모르는 걸까? 우리나라는 그저 품종 개량하고 나무를 무작정 심기만 해서 산림 녹화에 성공한 게 아니다. 땔감용으로 나무를 벨 일을 없게 만드는 과업이 성공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녹화를 성공할 수 있었다. 바로, 런던 스모그의 주범이기도 한 그 더티한 석탄의 대규모 보급이 전국적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인해 우리나라의 산림 녹화 성공 사례가 아무 못사는 민둥산 나라에나 선뜻 도입 가능하지가 않은 것이다.

이런 큰 효과에 비해 대기오염이나 방사능 위험은 각각 따로 대책을 수립해서 해결해야 할 작은 부작용일 뿐이다. 다른 대안도 없는 주제에, 석기 시대로 돌아갈 생각도 없으면서 원자력 발전을 굳이 핵 발전이라고 부르면서 정작 북핵과 미사일엔 절대 침묵하는 애들을 난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한다. 그 대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도 저 트루먼 대통령처럼 껄껄 웃어 보고 싶다~!! ㅋㅋㅋㅋㅋㅋ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말은 아주 젠틀하고 부드럽게, 공손하고 댄디하게 하되, 허리춤에는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있으면 된다.
요즘은 저 리스트에다가 "둠가이와 존나 크고 아름다운 총" 컷도 하나 더 들어가야 할 것 같긴 하다.

(뭐, 트루먼 대통령은 실제로는 잘 알다시피 마냥 저런 대마왕이 아니었다. 미국의 너무 호전적인 장성들이 6· 25 전쟁 중에 한반도에다 핵을 또 터뜨리려는 걸 오히려 저지하기도 했다.. ㅎㅎ)

아무튼.. 원자력은 이 승만 때 이래저래 뿌려졌던 씨가 박 정희 때 결실을 거뒀다. 그런데 그 다음으로 컴퓨터는... 박통 때 뿌려졌던 씨가 그 다음 전대갈 때 결실을 거뒀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다.
물론 컴퓨터 자체야 박통 때 국내에 첫 도입됐으며, 70년대부터 각종 행정 서비스의 전산화가 찔끔찔끔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의 컴퓨터는 관공서와 연구소에서나 볼 수 있는 크고 아름다운 기계였지, 개인이 쓸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천공 카드, 자기 테이프.. 아직 뭐 이러던 시절이다.

그러다가 1980년대에 와서야 일반 서민들도 정보화 시대라는 걸 체험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터져나왔다. 1983년에는 삼성 전자에서 반 년간 공돌이들을 갈아넣은 끝에 64K디램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했고 그와 별개로 SPC-1000이라는 8비트 컴퓨터를 만들어 냈다. 경쟁사인 금성사에서도 곧 금성 패미콤을 만들었다.

1984년에는 철도청에서 최고급 열차인 새마을호부터 승차권 전산 발매를 시행했다. 지하철 승차권 같은 딱지(에드몬슨..) 말고 일명 전산 승차권이라는 게 이때부터 최초로 발급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전산화 이전에는 열차의 좌석 배당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모르겠다. 행정 착오로 인해 한 좌석에 두 사람이 중복 배당되기도 했을 테고, 아니 옛날에는 애초에 지정석보다는 자유석 위주로 승차권이 발매됐지 싶다.

또한 이 해엔 한국 정보 올림피아드의 전신인 전국 단위의 PC 경진대회가 최초로 개최되기도 했다. 이건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서 거절할 수 없는 규모의 상을 걸고 정말 성대한 규모로 치러졌었다. 이 당시에는 심지어 일반부(대학부를 초월하여!)까지 있었는데, 1990년대 중반부터 정보 올림피아드로 바뀌면서 대회의 범위가 국제 규격에 맞게 대학 미취학 연령으로 조절되었다.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뭐, 컴퓨터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박 정희 때 이제 막 고속도로가 닦이고 자동차도 일정 수준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한 생산이 시작됐다. 하지만 서민이 체감할 정도의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는 잘 알다시피 1980년대에 가서나 이뤄졌다.

그렇게 우리나라는 분야별로 차근차근 산업화하고 발전해 왔다. 지금이야 어디 깡촌에 고속도로가 개통하면 "또 어디 개통하나 보네~ 내비 업데이트나 해야겠네" 짤막하게 뉴스로 나오고 말지만.. 옛날에 경부 고속도로가 처음 개통했을 때는 임팩트와 포스가 지금과는 가히 넘사벽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경부 고속도로 같은 길이의 거대한 고속도로를 한번에 만들 일 자체가 없어졌기도 하고 말이다.

또한, 옛날에는 탈북자의 귀순은 대대적인 뉴스감 및 선전거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탈북자가 1년에 몇만 명씩 내려오고 체제 선전이나 경쟁 따위도 전혀 할 필요가 없으니, 이제는 아주 유명한 사람이 아닌 이상 그냥 "병사 1명 군사분계선 넘어서 귀순, 서해상으로 탈북" 한 줄 보도로 끝이다. 이름 같은 신상은 밝히지도 않는다. 63 빌딩과 서울 타워를 구경시키면서 남조선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관행 역시 없어진 지 오래이며, 그냥 국정원 소속의 탈북자 신문 센터와 하나원으로 직행이다.
초딩 시절에 김 만철 씨 가족의 해상 귀순과 <광호의 일기> 책을 봤던 세대로서 이것도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Posted by 사무엘

2017/10/17 08:34 2017/10/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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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생방

공중이나 바다가 아닌 평범한 육상 재래전 전쟁터에서 군인을 가장 많이 죽이는 것은 폭발물 파편이다. 근원지가 수류탄이든 지뢰이든 포격이든 폭격이든, 어쨌든 날아가서 박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터져서 넓은 면적에 파편을 날리는 폭탄이 짱이다. 단순 총알은 파괴 면적이 너무 작은 관계로, 저격이 아니라면 그 자체가 사람을 죽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도 총은 여전히 군인의 상징이며, 소총 사격은 화망을 형성해서 아군을 엄호하거나 적군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충분히 한다. 당장 kill 수를 많이 못 낸다고 해서 개인화기가 일체의 쓸모나 필요가 없는 건 결코 아니다. 지금 세계가 명목상 교류와 평화를 추구하고 옛날 같은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지향하지는 않는 시대가 됐다고 해서, 군사력 자체가 당장 필요하지 않게 된 건 절대 아니듯이 말이다.

그런데,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게 하는 방법은 폭탄이나 총알, 심지어 총검을 이용한 물리적인 충격만 있는 게 아니다. 파리를 굳이 손바닥이나 파리채로 쳐서 잡는 게 아니라 에프킬라를 뿌려서 잡듯, 방탄조끼나 헬멧이 아니라 방독면으로 방어해야 하는 방식의 전투도 있다. 이를 특별히 '화생방전'이라고 한다. 이건 공격 수단들의 근간 원리에서 각각 첫 글자를 딴 명칭인데, 마치 군사의 육해공처럼, 물리 화학 생물이라는 과학의 세 분야를 두루 아우르는 용어이기도 하다.

단, 보다시피 '물화생'은 아니고 '화생방'이다. 물리는 분야가 너무 넓어서 그런 것 같다. 과학의 각 분야에 대응하는 공학을 생각해 봐도 화학공학, 생명공학은 있지만 물리공학이라는 말은 없으니 말이다. 그 대신 기계공학, 전자공학, 원자력공학, 항공우주공학 등이 있을 뿐이지.
스타에서 테란의 물리학 연구소는 배틀크루저의 야마토 포를 개발하는 곳인데, 물리학의 어느 분야를 주로 연구하는지가 문득 궁금해진다.

스타에도 응당 화생방에 해당하는 개념이 있다. 디파일러의 플레이그가 생물에 해당하고, 베슬의 이레디는 방사능에 속한다.
원래는 고스트의 핵도 방사능이어야 하지만, 설정과 밸런스 문제 때문에 게임엔 반영 안 됐고 그냥 크고 무시무시한 폭탄이라고 구현돼 있다.
화학은 잘 모르겠다. 스타에 딱히 독가스 같은 게 등장하지는 않으니까.. 단지, 광범위 대량학살용으로는 독가스보다 더 고차원적인 프로토스의 싸이오닉 스톰이 존재할 뿐이다.

난 태어나서 화생방(전)이라는 단어를 처음 본 곳은 아마 초딩 시절 전화번호부 끝부분 부록에 적혀 있던 '전시 국민 행동 요령'이었지 싶다.
성경에도 계시록뿐만 아니라 슥 14:12처럼 사람이 산 채로 눈과 살과 혀가 녹아/썩어 없어지는 묘사는 뭔가 화생방전을 떠올리는 섬뜩한 장면으로 보인다.

2. 전쟁의 주요 양상

  • 고지전: 나로서는 이거 뭐 6· 25 말고는 다른 고지전 자체가 떠오르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한반도 중부의 서쪽은 평지 위주였지만 우리에게 지형적으로 불리하고 판문점도 가까이 있어서 제대로 싸울 수 없었던 반면, 동부의 첩첩산중에서는 고개를 하나 점령해서 조금이라도 영토를 더 수복하려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니 말이다.
  • 참호전: 1차 세계 대전 당첨이다. 여차여차 하다 보니 서로 평지에서 땅따먹기를 한 뒤, 참호 파고 지겹도록 시즈 탱크 우주 방어만 벌이는 지경이 벌어졌다. 무슨 FPS에서 캠핑처럼.. 공격이 방어보다 너무 불리하다 보니, 참호 하나 점령하려고 갈려 들어간 병사들이 그 당시에 얼마였나 모르겠다. 그 교착 상태를 해소하려던 와중에 원시적인 탱크와 전투기가 발명됐고 독가스도 동원됐다.
  • 상륙전: 바다에서 육지로 상륙하면서 섬을 하나씩 점령하는 형태의 전투는 2차 세계 대전 중에서 태평양 전선이 대표적이다. 전쟁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미군 해병대의 비중이 본격적으로 커졌다. 뭐, 거기 말고도 본토 진출을 위해서 서부 전선의 노르망디 상륙이 있고 나중에 6· 25 때 인천 상륙도 전쟁사의 한 획을 그었지만..

오늘날은 세상에 고층 건물이 즐비한 대도시가 많기 때문에 전쟁이 나면 '시가전'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만약 북괴가 다시 남침해서 서울로 쳐들어온다 해도, 2017년의 서울은 1950년 당시의 그 허접한 서울이 절대 아니다.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복잡하고 빽빽해진 건물숲 속에서 시가전을 제대로 치러야 할 것이며, 그렇게 호락호락 사흘 만에 서울 점령이란 절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 속의 전쟁 중에 시가전으로서 내가 딱 떠오르는 건 없다. 그리고 2차 대전은 동부(vs 러시아)나 태평양 전선(vs 일본..) 말고 서부 전선에 대해서는 내가 딱히 기억이나 존재감이 느껴지는 게 없다.

3. 탄피 처리

공기총 같은 거 말고 화약으로 격발하는 총들은 탄두와 화약이 탄피로 감싸져 있는 탄환을 사용한다. 음식을 먹고 나면 그릇이 남고 커피를 마시고 나면 컵이 남듯, 총을 쏘고 나면 탄피 껍데기만 남아서 사출된다.
탄피 부분까지 싹 폭발해서 없어지거나, 아니면 같이 발사되어 날아가는 총알이 있다면, 마치 손잡이 부분까지 몽땅 과자로 돼 있어서 다 먹어치울 수 있는 길거리 아이스크림 콘만큼이나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총알을 그렇게 만들었다간 화약 부분이 평소에는 어지간히 열받아도 절대로 폭발하지 않고 안전하게 있다가 원하는 순간에만 격발하게 만들기가 도저히 불가능하다. (실용적인 가성비 수준에서..)

탄피 처리라는 게 군대에서 골치아픈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얘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가능한 한 몽땅 회수해서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경 보호(?)나 물자 절약 따위 말고 좀 더 social한 이유로는..
평시에는 탄약의 무단 유출을 감지하고 자살· 프래깅 같은 부정 사용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총을 몇 발 쐈는지 알고 싶을 때 탄피 개수를 세는 것만치 단순무식하고 효과적이면서도 정확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전시에야 적에게 총 쏘는 게 병사들의 재량 영역이 되며, 수십· 수백 발의 총알이 순식간에 없어진다. 그러니 실탄 사용 내역을 평시만치 일일이 파악하고 통제하면서 탄피를 챙길 여유가 없다. 그 대신, 적군에게 아군의 위치 내지 이동 경로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흔적을 치우는 과정에서 탄피도 눈에 띄는 것 정도는 다 줍고 치운다.
그리고 전투가 끝나고 병사들이 병영으로 복귀한 뒤에는 모든 병사들을 일일이 정말 빡세게 몸수색을 해서 잔여 실탄을 몰래 짱박아 둔 게 절대 없도록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토벌 작전이 끝났을 때에도 이런 후처리 절차가 응당 행해졌다고 한다.

4.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

사람을 죽이는 전쟁 얘기를 했으니 다음으로는 사람 살리는 얘기로 넘어가 보겠다.
멀쩡하던 사람이 어디로 추락하거나 뭘 맞거나 부딪치지 않았는데 외상 없이 의식을 잃고 픽 쓰러지는 건 아무래도 흔히 보는 장면은 아니다. 신경계나 뇌 쪽의 문제로 인해 몸이 셧다운 된 게 아니라면 저런 건 대체로 (1) 호흡기 아니면 (2) 순환기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목에 생선 가시 같은 게 걸려서 숨을 못 쉬고 쓰러지는 건 기도 폐쇄로 인한 질식이니 (1)번 계열이다. 본인이나 어린 자녀가 갑자기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뒤늦게 네이버에서 검색하려 든다면 너무 늦을 것이다. 평소에 숙지해 둬야지.
그리고 물에 빠진 건 숨을 못 쉰 질식에다 폐에 물이 들어간 것까지 복합이다.

호흡과 무관한 순환 계통 문제는 부정맥 같은 심장의 지병 때문이다. 그런데 혈액 순환이 잠시만 중단돼도 어차피 호흡기 문제와 마찬가지로 뇌에 산소가 제대로 못 가게 되고, 뇌세포가 죽기 시작해서 몸에는 심각한 트러블이 발생한다.
물에 빠져서 질식으로 인해 의식을 잃어 가는 거나, 심장 박동이 중단되어 쓰러진 거나 원인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며, 단 몇 분간의 golden time 이내에 최소한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건 동일하다.

이거 하냐 못 하냐에 따라 사람이 사냐 죽느냐, 혹은 살더라도 온전히 살아나냐 반신불수가 되느냐가 갈린다. 그래서 소위 '심폐소생술'(CPR)이라 하는 기법이 도입되고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있다.
누군가가 쓰러지면 먼저 "괜찮으세요?" 물어 보고, 의식이 없으면 주변 사람을 지목해서 "왼쪽 저 여자분은 당장 119에 신고해 주세요, 저기 흰 옷 입으신 분은 근처의 심장 제세동기를 가져와 주세요" 지시를 한다. 그 뒤 CPR 실시다.

심폐소생술은 배터리가 방전된 차를 시동이 걸릴 때까지만 밀어 주는 게 아니다. 의료진이 와서 환자를 인계할 때까지 시술자의 손으로 심장의 역할을 얼추 대신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가슴을 눌러야 한다. 하다못해 사람이 수 분 동안 숨을 참으면 참았지, 심장 박동이 그만치 멈춰 버리면 어찌 되겠는가?
약한 갈비뼈는 부러뜨리는 것도 감수한다는 심정으로 굉장히 세게, 분당 110~120회 남짓한 주기로 생각보다 빠르게, 오래 해야 한다.. 이건 수~10수 분 간격으로 옆 사람과 주기적으로 교대도 해야 할 정도로 꽤 힘든 노동이다.

전문적인 의료· 보건인이라면 몇 차례의 CPR 후 환자 상태를 봐서 인공호흡을 재량껏 시도할 수도 있으나, 일반인을 상대로 한 매뉴얼에서는 그런 건 물에 빠진 가족을 구한 정도가 아니면 안 해도 된다고 진작에 빠졌다. 환자가 독극물에 중독돼 있는 경우 구강 접촉은 시술자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거니와, 명백한 호흡기 쪽 이상이 아니라면 심장 압박만 잘 해 줘도 산소 전달은 그럭저럭 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CPR이 그만큼 더욱 중요하다고 보는 셈이다.

CPR과 인공호흡은 의식을 잃은 사람을 구명하는 양대 조치로 여겨지고 있는데, 취지와 목적과 효과가 이렇게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와 닿았다. 호흡과 혈액 순환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참고로 사람의 목을 졸라 죽이는 교수형도 흔히 생각하는 호흡의 차단이 아니라, 그에 앞서 뇌로 가는 혈류를 막아서 훨씬 더 신속하게 사형수를 죽이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집행을 잘못하면 여전히 켁켁거리면서 더 고통스럽게 죽게 될 수도 있다.

5. 보건의료인과 군대의 관계

아군을 살리는 일은 적군을 죽이는 일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고 어렵고 책임감이 큰 스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 스킬의 보유자는 어떤 형태로든 소총 들고 전장에서 뛰어나니는 알보병 소총수 같은 보직에는 결코 투입되지 않는다. 그 대신,

  • 군 소속의 의사가 돼서 장교 계급으로 병역을 수행하는 방법이 있다.
  • 아니면 군대와는 빠이빠이 하고 그냥 공중보건의 신분으로 스킬의 난이도 대비 굉장한 저임금과 널널함으로 병역을 수행할 수도 있다.
  • 보건의료 계열 출신이긴 하지만 정식 의사보다 낮은 급이거나(물리치료사..) 미묘하게 다른 계열이라면(의공, 수의학 등등..) 의무병으로 빠질 수 있다. 위생병은 의무병의 옛 명칭 되겠다.

단,

  • 공보의로 병역을 마친 의사들은 여느 보충역들처럼 명목상 예비역 이등병이며, 예비군 훈련을 받는다. 의사들은 직장인(봉직) 내지 자영업자(개원)이지, 무슨 보건소 직원 같은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군· 경이나 교사, 소방관만치 전시 보직이 국가 차원에서 완전히 동일하게 보장되지 않는다.
  • 의사라도 극소수 만학도 의대생이나 의전 출신처럼 군대를 다른 경로로 이미 다녀온 사람이 예외적으로 있다. 이들은 여느 의사들 같은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 경험이 있지 않다.

6. 주유와 충전의 차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기계들은 동력의 원천이 기름 먹는 (1) 내연기관이 아니면 전기 먹는 (2) 모터이다.
에너지 공급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주유는 사람에다 비유하면 식량을 그냥 가방이나 창고에 넣고 비축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아무리 많은 양도 비축이 금방 끝날 뿐만 아니라, 공간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해도 문제 없다.
그러나 충전은 실제로 사람 몸에다 밥을 먹이는 것과 얼추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며, 인간이 소화하고 비축할 수 있는 양만큼만 가능하다.

전기는 에너지 그 자체이다. 배터리의 전기가 소모될 때 발생하는 화학 메커니즘을 역방향으로 가해 줘야 충전이 된다. 세상엔 공짜란 없으니 말이다. 충전 아니면 방전, 그리고 전동기 아니면 발전기.. 전기는 이렇게 상호 가역적인 에너지 이동 메커니즘이 있는 게 신기하다. 마치 생물에서 광합성 아니면 세포호흡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사람이 손으로 수동 발전기를 죽어라고 돌려 가지고 그 알량한 전기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얼마 없다. 결국 기계가 필요하다.
반대로, 아무리 힘이 넘쳐나도 배터리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과다한 에너지가 짧은 시간 동안 가해지면 배터리가 터진다. 충전 시간을 무슨 주유 시간마냥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사람은 오랫동안 굶은 상태에서 갑자기 기름진 음식을 막 먹으면 몸에 큰 탈이 나고 심하면 그걸로 죽기까지 한다. 그것처럼 배터리도 무슨 탱크 안에 잘 밀폐· 보관돼 있는 석유처럼 stable한 물건이 아니다. 완충과 완방 반복 시의 내부 상태 변화, 충전 가능 용량의 감소, 너무 추운 환경에서의 자연 방전처럼 까탈스러운 변수들이 존재한다. (아 하긴, 석유조차도 휘발유 같은 건 생각만치 오래 보관 가능하지 않으며, 증발과 변질 때문에 몇 년밖에 못 간다고는 하더라..)

이런 전기와는 달리, 석유는 그 자체는 에너지가 아니라 평범한 액체일 뿐이다. 엔진이 돌아가야만 그제서야 석유가 연소와 폭발을 통해 에너지로 바뀐다. 엔진은 연료의 공급과 비축이 신속하고 간편하고 안정된 반면, 그 엔진을 최초로 돌리기 위해서는 전기 같은 외부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관계가 이렇게 설명된다.

순수 전기차가 배터리의 용량과 무게· 가격 문제 때문에 도저히 실용화가 못 되고 소형차 수준에 머물러 있는 건, 과거에 브라운관이 화면 크기에 비례해서 급격히 두꺼워지고 무거워지는 것 때문에 30인치대 이상의 대형화는 도저히 엄두를 못 냈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요즘의 왕창 크고 넓으면서 두께는 왕창 얇은 텔레비전과 얼마나 비교되는가?

과거에는 전기 자동차는 소형차보다도 더 작은 경차 수준에 머물다가 그나마 기술이 발전해서 이젠 소형이나 준중형 승용차까지는 노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가 순수 전기만으로 지금처럼 힘차게 달리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전기차는 자체 동력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 엔진의 힘과 열의 도움을 받아 자연스럽게 얻던 냉난방마저 추가로 자력으로 해결해야 하니 그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획기적인 배터리나 무선 송전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전기차는 대형차· 군용차까지 몽땅 대체하지는 못하고 그냥 개인용 자가용 수준에 머무르면서 기름 자동차와 공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철도에서는 전기 기관차가 대형차 영역인 여객과 화물 수송에서 그야말로 디젤이 넘보지 못하는 차력쇼를 선보이고 있는 것과 무척 대조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부피 당 에너지 축적 능력 면에서 석유를 능가하는 원천은 없는 듯하다.

참고로 하이브리드 차는 엔진이 어중간하게 크고 무거워지고 비싸지기 때문에 경차나 소형 승용차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고, 심지어 이미 더 크고 무겁고 복잡한 디젤과도 그리 궁합이 안 좋다. 승용차 중에서 최하 준중형 이상은 가야 하고, 적당히 비싸면서 가성비도 챙긴 쏘나타-그랜저급 승용차가 하이브리드를 얹기 제일 적당하다.
하지만 아예 최고급 기함급 대형 승용차는 오로지 성능만 추구한다거나 돈이 썩어나는 부자들만 공략하는 너무 고매한 컨셉이어서 그런지, 휘발유 말고 다른 동력원을 얹은 사례가 없다. (에쿠스 디젤이나 롤스로이스 하이브리드 같은 건.. ㅡ,.ㅡ;;)

* 이상, 위의 모든 아이템들은 민방위 교육 가서 떠올랐던 생각과 글감들이다~
그러고 보니 육군 대령이나 준장급은 예편한 뒤에 예비군 내지 민방위의 안보 강사로 종종 빠지는 것 같고, 대위· 소령급은 예편 후에 군무원으로 취직해서 예비군 동대장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7/09/28 08:34 2017/09/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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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매우 위험한 물건이며(무게와 속도..) 그걸 운전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이다.
또한, 현실은 컴퓨터 속 게임이나 매트릭스처럼 0과 1의 배열을 바꿔서 undo가 가능한 가상 공간이 아니다. 생명체를 포함해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들은 속도가 붙었다면 물리 법칙을 거슬러 움직일 수 없으며, 한번 죽은 생명은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운전자는 자동차를 몰기 전에 사고에 대비해 최소한의 undo buffer 장치를 돈의 힘으로 마련해 놔야 한다. 차 굴리면서 실컷 잘 살다가 교통사고 한 방에 가해자 집안이 사고 피해를 보상하느라 기둥 뽑히고 훅 가 버린다면 무서워서 아무도 운전을 선뜻 할 수 없을 것이다. 보험이라는 게 이래서 필요하다.

옛날에 보험이라는 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위험한 바다로 나가는 뱃사람(선원· 선주)에게 주로 필요한 것이었다. 그 영향으로 지금도 보험 회사의 이름에 무슨무슨 '화재'뿐만 아니라 무슨무슨 '해상'이 있다. 저 해는 손해(害)가 아니라 말 그대로 바다(海)이다.
현대 사회에 자동차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배와는 달리 팔다리 멀쩡한 일반인이 대부분 굴리는 흔한 존재가 돼 있다. 그래서 여기에 붙는 보험도 여러 계층으로 나뉜다.

1. 자동차 보험 - 책임보험 (의무보험)

이건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안 그러면 처벌을 받는다. 가입만 안 하고 있으면 과태료, 그 상태로 운전까지 하다가 걸리면 징역/벌금이니, 무보험은 사실상 무면허 운전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험사의 입장에서도, 차를 소유하고 있고 면허가 살아 있는 고객이라면 사고를 자주 내는 진상이라 해도 이거 가입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 단지 보험료를 좀 비싸게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보험의 존재 목적은 보험 가입자인 나 자신이 아니라 사고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민사상의 보상이다. 병원 치료비를 대거나 부서진 차량· 시설을 물어주는 대인1과 대물배상으로 끝이다. 액수 한도도 유한하다.
자기 차야 보험 안 들고 버티다가 사고 나면 자비 들여 몽땅 수리하건, 아니면 평소에 보험료 내고 보험 들어 놨다가 사고 때 저렴하게 수리하건 차주 마음이다. 단지 남에게 입힌 피해는 반드시 보상해 줘야 하기 때문에 가입이 의무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책임보험은 간단하게 의무보험이라고도 불린다.

자동차 보험은 여타 분야의 보험과는 달리 1년 주기로 갱신이 필요하며, 보험료는 운전자의 연령과 사고 경력, 자동차의 가격과 옵션과 연식 등의 영향을 받아 업데이트된다. 해마다 적산거리계를 검사해서 운행을 그리 많이 안 하는 운전자(가령, 1년 10000km 이내), 블랙박스가 있어서 보험사의 과실 따지는 부담을 덜어 주는 운전자에게는 보험료를 살짝 할인하거나 사후환급하기도 한다. (남 조금, 나 없음)

2. 자동차 보험 - 종합보험 (의무보험 + 임의보험)

책임보험은 말 그대로 정말 최소한의 법적으로 기본필수 보험일 뿐이기 때문에 보상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운전자들은 돈 더 내고 종합보험 형태로 자동차 보험을 든다.
종합보험은 책임보험의 superset 상위 호환이다. 대인2 (치료비 자체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손해와 기회비용까지), 그리고 '자차 보상'이 종합보험의 대표적인 혜택이다. 드디어 자기 차량까지 보험 혜택을 받아 수리가 가능해지며, 여기에는 굳이 교통사고가 아닌 도난이나 침수 같은 피해에 대한 보상이 포함된다. 또한 사고가 아닌 고장 처리의 범주에 드는 긴급출동· 견인 같은 서비스도 이 계층의 옵션으로 신청 가능하다.

대인2의 보상 한도가 '무한'인 종합보험에 들면, 사망· 중상해 발생 내지 11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실드가 생겨서 형사 처벌이 되지 않는다. 보상의 한도가 충분히 크므로 피해자와 언제나 합의가 된 걸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를 규정하는 것이 그 유명한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이다. 어지간히 악질적이거나 심하지 않은 교통사고들은 다 형사 처벌 없이 보험빨로 민사 보상 수준에서 끝내서 운전자를 졸지에 전과자로까지 만들지는 않겠다는 취지이다.

이 등급의 보험부터는 법적으로 필수가 아닌 option이 된다. 대물 보상 한도도 옛날에는 최대 몇천만 원이 고작이던 것이 요즘은 억대~수십억도 나온다. 대물 한도를 올리면 보험료가 몇만 원 오르겠지만 그래도 외제차 잘못 건드렸다가 집안 파탄나는 꼴을 면할 수 있다. 고급 외제차와 사고가 나면 내 과실 0%가 아닌 한, 단 10%라도 수리비가 억소리 나는 수준이기 때문에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종합보험에서 책임/의무에 속하지 않는 자차 보상 같은 파트를 임의보험이라고도 부른다. 사고 몇 번 내서 보험 처리를 했더니 이듬해부터 자동차 보험의 가입이 거절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건 대인 대물이 아니라 다 자차 얘기다. (남 많이, 나 조금)
사실, 자가용에는 대인1의 유한한 수준인 책임보험까지만이 법적인 필수이지만, 버스나 택시 같은 영업용 차량에는 대인2까지 무한인 보험이 필수이다.

3. 운전자 보험

자동차 보험 말고 운전자 보험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자동차 보험의 수준에서 감당이 안 되는 사망· 중상해 및 11대 중과실 사고에 대해서 벌금, 합의 비용, 변호사 선임 비용, 의료비, 자기가 일 못 해서 얻는 경제적 손실 등을 보상한다. 자동차 종합보험 대인2의 '자기 자신' 버전뻘 된다.

운전자 보험이 위력을 발하는 건 내가 자동차 보험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의 실드 범위를 넘는 심각한 사고를 내 버렸을 때이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음주운전, 도를 넘는 과속 같은 11대 중과실로 인한 사고를 냈다면.. 그리고 굳이 그런 걸 어기지 않았더라도 고속도로에서 깜빡 졸다가 정체 구간에서 앞차를 고속으로 들이받아서 누가 죽거나 사지절단· 평생 휠체어 급의 장애인이 됐다면? 혹은 갑툭튀한 무단횡단자를 좀 고속으로 쳐 버렸다면..?

그러면 가해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가 아닌 저 특례법에 대한 위반 혐의로 기소된다. 피해자 앞에서 싹싹 빌고 합의를 봤다 해도 양형에 참작만 될 뿐 여전히 형사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집행유예로 끝난다 해도 구속과 구치소 생활은 피할 수 없으며, 사람이 여러 명 죽었을 정도이면 판례로 볼 때 수 개월~수 년 금고형이 나온다. (2016 봉평터널 사고, 2010 인천대교 사고)

11대 중과실은 과정 관점이고 사망· 중상해는 결과 관점이다. 보통은 바늘과 실이 따라다니듯이 둘이 따라다니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아까도 언급한 졸음운전이다. 졸음운전은 음주운전 같은 악질적인 교통법규 위반이 아니라 고의성 없고 불가항적인 실수로 여겨지기 때문에 11대 중과실에 속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차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졸아 버리면 얼마든지 처참한 사고가 나며, 이 정도면 고의성이 없다는 것만으로 형사 처벌을 면하는 수준은 넘어서게 된다.

자차를 아무리 탄탄하게 들어 놨더라도,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동차 보험 수준에서 자신에게 보상해 주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병원비나 차량 수리비, 중고차 렌트비 정도이다. 그 이상의 무형의 비용까지 보상 받으려면 운전자 보험이 필요하다. 그러니 정말 조심성과 대비성이 많고 평소에 운전 왕창 많이 하고 고속도로를 밥 먹듯이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보험까지 드는 편이다.

다시 말해 운전자 보험은 남에게 끼친 피해를 보상하는 게 아니라 전적으로 운전자 자신의 피해만을 보상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1년마다 갱신하는 식의 체계도 아니고 자동차 보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보험이다. (남 없음, 나 많이)

이상.
자동차에서 보험료는 기름값이나 자동차세와 거의 동급인 고정 지출 유지비인 셈이다. 자동차를 굴리려면 이런 어마어마한 유지비가 깨지는데 그러고도 남는 유익과 이익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이렇게 많이 존재 가능할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 보면 책임과 종합보험의 차이, 자동차와 운전자 보험의 차이 이렇게 둘끼리는 많이 설명돼 있는데 셋을 다 연계해서 설명한 곳은 거의 없더라.

당연한 말이지만 그 어떤 보험도, 심지어 운전자 보험이라 해도 신호· 속도· 주차 위반 범칙금 딱지 같은 걸 보상해 주지는 않는다. 그건 애초에 형사상의 벌금도 아니니. 그리고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자차의 보험 처리 보상이 되지 않는다.

* 보너스: 명백하게 비현실적이고 허점이 있지만, 딱히 현실적인 대안도 여의찮은 안습한 교통 관련 규제들

1. 한여름에 시내에서 대기 중인 관광· 전세 버스의 엔진 공회전 단속: 버스 기사들이 아무 이유 없이 공회전을 하는 게 아님. 차내에서 에어컨이라도 틀 수 있게 전기나 그에 준하는 동력 공급을 따로 해 줘야 될 듯하다.

2. 노란불: '이미 정지선을 넘어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는 경우엔 신속하게 밖으로 진행' 이건 너무 당연한 얘기지, 그 상태로 서 버릴 수는 없으니 말이다.
아직 정지선을 넘지는 않았지만 지금 그대로 감속하더라도 정지선 앞에 맞춰 서는 게 불가능한 '애매한'(=모호한) 상황에 대한 규정이 명문화돼 있지 않아서 문제다. 그래서 사람들 헷갈리게 하고, 단속 카메라 통과하는 기분을 괜히 찝찝하게 만들고, 도로 주행 시험에서 '애매한'(=억울한) 신호위반 불합격자를 양산하고 있다.

차라리 파랑 노랑 어느 불이든 신호등 차원에서 시간 제한을 명문화하는 게 나을지도.. 아니면 비행기에 이륙 결심 속도가 있는 것처럼 자동차도 교차로 통과 결심 속도와 거리라는 개념이 필요할 거 같다. (이 지점 이후에서 이미 최대 속도 상태였다면 중간에 노란불이 됐더라도 서지 말고 교차로를 빨랑 지나가라)

3. 하이패스 통과 속도: 고속 주행 중이라도 차량 인식과 과금에는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니, 당연히 겨우 시속 30km보다야 훨씬 더 상향 조정해 줘야 한다. 그리고 일부러 감속을 유도하려고 입구의 폭을 아주 좁게 만든 게 아니라면 이 역시 넓혀 줘야 한다.

4. 고속도로 사고 시 후방에 삼각대 설치 규정: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규정인 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차량을 갓길로 옮기지도 못하고 불가피하게 도로에다 세우게 됐을 때, 사람이 혼자 뒤로 그만치 이동해서 삼각대를 설치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일이다. 삼각대에 원격조종으로 자체 이동하는 기능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2차 추돌 사고가 났다면, 잘 안 보이는 커브나 언덕 내리막에다 차를 내버려 둔 것, 비상등 켜거나 트렁크 열어 두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해당 차량의 과실을 더 크게 부여해야 할 것이다.

5. 이륜차
(1) 자전거: 차도에서 역주행을 하는 것만 엄격히 금지하고(특히 교차로 부근..), 다른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인도냐 차도냐 선택 유도리를 줘야 한다고 본다. 또한, 이미 자전거 차로가 그어져 있는 인도라면 통행 방향을 분명히 정하고, 사고 시 과실 비율을 이를 감안하여 정해야 할 것이다.

(2) 오토바이: 고속도로까지는 몰라도 평범한 자동차 전용 도로는 특정 배기량 이상, 특정 시간대에 한해서라도 허용해도 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차로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걸 허용하는 조건을 제한적으로나마 명문화해야 한다고 여겨짐.

Posted by 사무엘

2017/09/06 19:34 2017/09/0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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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신호등 이야기

※ 신호등에서 황색 또는 노란불은 빨강이나 파랑에 비해서 보기 훨씬 어려운 색이다. 하지만 문맥에 따라서 의미하는 바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1.
자동차 교차로의 3색 신호등에서 노란불은 잘 알다시피 초록불이 곧(대략 2~3초 뒤에?) 끝난다는 걸 알리는 신호이다.
보행자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노란불이 없고 그 대신 청색 신호가 훨씬 더 오랫동안 깜빡거리기만 하니 이와 대조적이다.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빨리 건너가라는 뜻에서 청색 점멸이지만, 자동차 교차로는 빨리 건너가기보다는 여기서 속도 줄이고 멈추라는 뜻에서 황색이다.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호등이 갑자기 노란불로 바뀌었을 때가 참 난감하다. 원래 FM대로라면 "정지선을 아직 지나지 않았다면 멈춰라"이긴 하지만 이것도 자동차 제동거리의 특성상 현실에서는 무리인 경우도 있다. 신호· 과속 무인 단속 카메라가 있는 교차로라면 이 딜레마가 더욱 커지며, 이것 때문에 운전 면허 도로 주행 시험에서도 신호 위반 때문에 꽤 억울한 탈락자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신호 위반은 페르시아의 왕자로 치면 피 한 칸만 깎이는 대미지가 아니라(2층 추락) 즉사 트랩이다(3층 이상 추락). 일단 면허를 딴 뒤에는 노란불에도 교차로를 과감히 통과하고 배째라 운전을 눈치껏 할지라도, 일단 연습생 입장에서는 굽신굽신 닥치고 서야 합격할 수 있다.

2.
정말 믿어지지 않지만 옛날에, 1978년 이전에 우리나라는 노란불이 "좌회전 신호"였다고 한다. 그리고 자동차 신호등도 초록불이 중간 알림 없이 곧장 빨간불로 바뀌었다고 하니 40년 전엔 도대체 운전을 어떻게 했나 싶다. 지금처럼 좌회전용 청색 왼쪽 화살표 + 직진용 청색등 체계는 1978년 9월 이후부터 도입되었다고 그런다. (1978년 9월 11일 동아일보 보도)

이를 보도한 그 당시 신문 기사는 "서울 시내에는 현재 168개소에 신호등이 있다."라는 문장으로 끝나니 이 역시 지금으로서는 굉장한 압권이다. 서울시 전체에 교차로 신호등이 꼴랑 168개만 있었다니. =_=;;

3.
한편, 3색이 아니라 그냥 노란불이 [OXO]와 [XOX], 또는 [OX]와 [XO] 반복하는 곳이 있는데 그건 교차로가 아니라 커브나 비탈길에서 그냥 주의해서 진행하라는 정보 제공의 성격이 강하고..

4.
밤에는 차량 통행이 매우 드문 교차로의 3색 신호등이 적색 점멸 또는 황색 점멸로 바뀌기도 한다. 이건 각각 '반드시 정차 후 주위를 살피며 통과', '꼭 완전히 정차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주위를 살피며 조심해서 통과'라는 뜻이다. 자동차 신호등이 그렇게 바뀌고 나면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아예 꺼진다.

이건 약간 리스크를 올린 대신 쓸데없는 신호 대기를 줄여서 피차 편하게 잘 통과하라는 취지로 도입된 시스템이다. 그러니 비보호 좌회전과도 좀 비슷한 위상이다. 그런데 저게 초록불과 완전히 동일한 신호인 줄 알고, 혹은 도로에 나 혼자밖에 없기라도 한 듯이 전속력으로 쌩 질주하다가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

사람이 발이 인도에 있다가 차도로 이동할 때(횡단보도 건널 때, 차에서 내릴 때 등등), 그리고 차가 측면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길과 길이 만나는 곳으로 진입할 때는 모름지기 "겁대가리"라는 게 발동해야 한다. 총기를 다룰 때 모든 총은 장전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다뤄야 하듯, 도로에서는 옆에서 무엇이든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고 횡단하거나 차를 몰아야 한다.

더구나 점멸 신호는 초록불의 보호를 정식으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더욱 몸을 사려야 한다. 특히 보행자가 이유 불문하고 갑이며 왕이다. 저런 곳에서 보행자를 치기라도 하면 인생이 더 꼬이게 된다.

5.
끝으로, 철도는 (1) 궤도 위만 달리며 (2) 가감속이 자동차보다 훨씬 더 더딘 교통수단이라는 특성상, 신호등을 운용하는 방식이 자동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초록은 정상 주행, 노랑+초록은 조금 감속, 노랑은 많이 감속+서행, 빨강은 완전 정지 순으로 의미가 통용된다. 쉽게 말해 "이 신호등이 곧 빨강으로 바뀔 것이다"가 아니라 "이걸 지나친 뒤에 다음에 마주치는 신호등은 빨강일 테니 미리 감속하라"라는 뜻이다. 매우 신기한 차이점이다!

그나마 ATC급 이상 신호 체계에서는 기관사가 창 밖으로 신호등을 볼 필요도 없고 아예 차내의 계기판에 지금 선로 구간의 신호가 곧장 표시된다.
비행기는 한번 뜨고 나면 밖에서 전혀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 기껏 격추만이 가능하다. 우주 발사체도 최악의 경우 주변에 다른 피해를 끼치지 말라고 자폭 명령 정도만 내릴 수 있으며, 한번 연소가 시작된 뒤부터 제어가 안 되는 고체 연료 로켓은 그 위험성이 더하다.

그러나 철도는 선로와 차량과 신호 시스템이 일심동체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신호를 어기고 폭주한다면 강제로 차량을 세우는 장치가 다 구비돼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잘 통제받는 교통수단이 바로 궤도 교통수단인 철도이다.

6.
신호등을 보면 컴공과의 운영체제 이론 수업 시간에 배우는 스레드 동기화(도로라는 리소스에 한 방향의 차량만 접근)와 스케줄링(시간 배분) 생각이 난다.

강제로 적록으로 차들의 흐름을 제어하는 신호등은 컴퓨터로 치면 각 프로그램마다 강제로 CPU 시간을 할당해 주는 선점형 멀티태스킹이라 볼 수 있다. 그 반면 로터리나 점멸 신호등은 협력형 멀티태스킹이다.
로터리는 신호대기가 없어서 좋긴 하지만 그래도 교통량이 너무 많아지만 강제 신호보다 비효율적인 체계가 된다.

미래에 도로는 신호 시스템이 교통 상황을 감안하여 더 융통성 있고 똑똑해지는 쪽으로 발전하지 싶다. 중앙선 가변차로 같은 건 옛날에 잠깐 시도되었다가 운전자가 헷갈리기 쉽고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폐지되었는데, 만약 자동차가 대로 한정으로라도 무인 운전 시스템 기반으로 완전히 물갈이되고 중앙 관제 센터가 도로의 모든 자동차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면 가변차로도 얼마든지 재등장 가능할 것이다. 철도로 치면 선로가 그냥 상하행 고정 복선이던 것이 첨단 신호 시스템 덕분에 단선병렬로 바뀌는 것과 같다.

본인은 그런 것 말고도 교통 효율을 위해서는 인적이 드문 곳의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요청을 했을 때에만 신호를 주는 것, 그리고 자동차 신호등에도 신호 변경 예상 시간을 안내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7.
비행기에는 상하 고도를 변경하여 이륙, 순항, 착륙이라는 절차가 있다. 그런데 자동차 운전은 비록 상하는 아니지만 좌우로 차선을 변경하는 게 개념적으로 이착륙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태우고 제일 바깥의 4~5차선에서 출발한 뒤, 수 km 이상 지속적인 고속 주행을 할 때는 중앙선 근처의 1~2차선으로 간다. 바깥 차선은 정차하거나 끼어드는 차들이 많아서 원활한 주행이 어려우니까 말이다.
그 뒤 정차하거나 타 IC로 진출할 때가 되면 슬슬 차선을 바꿔서 다시 바깥 차선으로 돌아간다. 이게 비행기의 착륙과 비슷한 절차인 것 같다.

8.
그런데, 검색을 해 보니.. 신호등이 고장 나거나 회로가 꼬여서 그냥 곱게 꺼지기만 한 게 아니라, 양방향이 "모두 초록불"이 돼 버려서 차량들끼리 측면충돌 사고가 난 경우가 있더라!! 이건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먹는 우물· 상수도에 독이 들어갔다거나 신호등계의 급발진 사고가 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완전 생사람 잡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슨 소프트웨어의 버그도 아니고 하드웨어· 환경 여건으로 인한 전자기기의 오동작· 폭주를 예방하는 방법이 없을까..;

그리고 사실은 신호등이 제 기능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호등이 파란불이더라도 건너편 차들이 못 빠져나가고 있어서 들어갈 공간이 없으면 교차로를 통과해서는 안 된다. 꼬리물기는 차량 소통의 데드락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로에 다른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경찰이 수신호를 하고 있다면 그 수신호가 신호등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기 때문에 경찰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서로 다른 쪽에서 신호를 하고 있던 경찰들이 실수로 일관성 있게 신호를 못 내려서 사고가 날 때도 있다. 이건 국가에다 소송을 걸어서 보상받는 길이 있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7/08/09 08:25 2017/08/0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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