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계획과 달 탐사 이야기

* 옛날 2012년에 썼던 글을 리메이크 한 것이다. 월면차와 도킹 관련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

1. 인간이 달에 가기까지

콩코드 여객기가 날아다니고 인간이 달에 갔다 오던 1970년대는 그야말로 항공 우주덕을 꿈꾸는 과학도가 많이도 생겼을 것 같은 시기이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인간이 달뿐만이 아니라 화성도 정복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할 것 같은 희망에 부풀지 않았었을까 싶다. 비록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지만 본인은 이 시절을 어느 정도 동경까지 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의 우주인인 일본의 모리 마모루 박사는 그 당시에 만화영화 아톰을 보면서 과학자의 길을 꿈꾸었으며, 세계적인 우주론 전문가로 손꼽히는 천문학자인 연세대 이 영욱 교수도 어렸을 때 비슷한 체험을 하고 아폴로 계획의 성과에 감화도 받으면서 이 분야의 진로를 선택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것을 봤다. 그 뒤 천문과 우주에 빠져 매일 하늘을 바라보게 됐다”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우주에서 쏟아지는 유성우(流星雨)를 본다고 3시간 동안 집 마당에 서있기도 했다. 마침 아폴로 달착륙 때 해설을 통해 ‘아폴로 박사’로 유명해진 고(故) 조경철 박사도 연세대 교수였다. 그렇게 연세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링크 클릭)

모리 박사는 13세이던 1961년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로 나가는 것을 보고 우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꿨다고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꿈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 링크 클릭)


이제 막 통신 위성을 통한 TV 중계 기술이 개발되어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이 역사상 최초로 지구 반대편으로 생방송 중계된 올림픽으로 기록되던 시절이었는데, 그로부터 겨우 5년 남짓한 시간 만에 인류는 달 착륙 모습을 라이브로 중계하는 데 성공할 줄이야! 대단하지 않은가?

물론 성경은 바벨 탑(창 11:4)이라든가 루시퍼의 반역(사 14:13)에서 볼 수 있듯, 하늘로 자꾸 오르려는 인간의 욕망을 부정적으로 디스하는 경향이 있다. 하늘이 인간에게는 금단의 영역이라는 심상은,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 이야기에도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순수하게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과학 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는 딱히 선악 대립 구도가 없는 이념 중립적 영역이라 하겠다. 아폴로 8호 승무원은 달을 돌면서 오죽했으면 감격에 겨운 나머지 1968년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하여 창세기 1장을 낭독하기도 했다. 바로 이런 광경을 보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로 아폴로 8호는 새턴 V 로켓으로 유인 우주 비행을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었으며, 아예 지구 궤도를 벗어나서 달의 궤도까지 가는 것도 완전 최초였던 미션이었다. 달 착륙선만 빼고 각종 위험한 모험은 다 하고 왔다. 오히려 그 다음 9호는 달까지 가지는 않고 지구 궤도에 머물면서 달 착륙선과 우주복의 안정성을 시험했다.

구소련은 1950년대 말에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쏴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기술까지 인증) 스푸트니크 쇼크를 일으키며 미국을 도발했다. 하지만 미국이 작정하고 NASA를 만들고 쇼미더머니를 치면서 이 분야를 무섭게 추격하자 10여 년 만에 전세는 역전되었다.

소련은 달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서 달 뒷면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달 표면까지 내려가서 월석을 채취해 오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달 표면에 사람을 착륙시키는 것까지는 차마 달성을 못 했고 천조국 미국이 대신 해냈다.

한때는(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갑자기 ‘달 착륙 구라설 / 아폴로 계획 자작극 음모론’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무슨 사진 모양이 이상하고 그림자 모양이 이상하다는 둥. 그 당시 기술로 우주선이 밴 앨런 벨트를 살아서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둥. 그리고 그때 달에 착륙했다가 다시 출발은 어떻게 했겠냐는 둥.

그러나 이것은 우주 개발 역사와 달 탐사 우주선의 메커니즘 디테일도 제대로 모르는 비전문가의 무지의 소치이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점진적인 연습과 리허설을 거듭한 끝에 이뤄진 과업이다.

  • 아폴로 8호와 9호를 거쳐서 10호 때는 드디어 착륙선을 내려서 승무원이 달 표면 고도 10km대까지만 내려갔다가 도로 되돌아와서 사령선에 합류했다. 그 당시 착륙선은 기술적으로 달에 착륙까지는 가능했지만 거기서 재이륙을 아직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니 최종 단계인 그것만 빼고 달에 갔다가 돌아오는 리허설을 다 수행했다. 10호 미션 도중엔 그 유명한 "이 똥이 누구 똥이냐"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그 후 아폴로 11~17호 중 13호만 빼고 미국은 무려 여섯 차례나 인간을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시켰다가 귀환시켰다. 13호는 중간에 발생한 문제로 인해 착륙은 포기하고, 달 궤도를 멀찍이 삥 돌기만 한 후 지구로 귀환했다. 그래도 목숨 부지하고 돌아온 것만 해도 어디냐. 13호의 승무원은 인류 역사상 지구에서 제일 멀리까지 나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되었다.
  • 사령선은 달의 궤도를 가까이서 빙빙 돌고 있고, 여기서 착륙선을 별도로 내려 보내서 착륙한다. 승무원 3명 중 1명은 모선인 사령선에 남아 있고, 2명만 달 표면을 밟게 된다. 사령관은 혼자 달을 빙빙 돌면서 고독스럽게 사령선을 지킨다. 어두컴컴한 달 뒷면을 도는 동안은 다른 승무원 내지 지구 기지와도 통신이 전면 두절된다.
  • 수 차례의 달 탐사가 진행되면서 인간이 달에다 남겨 놓고 온 흔적들도 많다. 가령, 착륙선의 발사대와 발사 흔적도 그렇고 아폴로 11호는 레이저 반사경을 달 표면에다 놔 두고 돌아왔으며, 이건 지금까지도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 아폴로 11호 때는, 미션 완료 후 착륙선이 다시 발사되어 올라가면서 발생한 배기가스의 강한 후폭풍 때문에, 인근에 꽂아 놨던 성조기가 쓸려 날아갔다. 어이쿠.. 그래서 그 뒤의 아폴로 미션 때는 성조기는 착륙선보다 최소 30m 이상 충분히 멀리 떨어진 곳에다 꽂게 되었다. 달 표면은 생각보다 딱딱해서 깃발을 꽂기가 힘들었다고 함.

이런 디테일을 모두 제대로 알기나 하고서 음모론, 자작극을 주장하는 사람을 난 못 봤다.
내가 기독교 식으로 좀 강한 비유를 동원하자면, 인간이 달에 갔다 왔다는 건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인 것만큼이나 확실한 사실이다. 마치 예수님의 부활을 부인하고 안 믿으려면 무수한 역사적 사실들을 부정해야 하듯, 달 착륙도 증거가 의혹보다 월등히 더 많다.

만약 NASA의 달 착륙이 진짜로 자작극이라면 미국의 모든 첩보 기관들은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전세계 수많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들을 입 막고 매수하는 일에 대부분의 예산과 정보력을 쏟아붓고 있을 것이다. 정말이다. 성경의 마 28:12-13이랑 완전 똑같은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요즘 NASA는 달 내부에서 아폴로 11호의 착륙 지점 같은 역사적으로 너무나 유서 깊은 장소를 있는 그대로 영구 보존하고, 훗날 이곳을 찾는 타국의 달 탐사선이 이를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려 하는 중이다.
다음은 역대 아폴로 계획 착륙선들이 달 표면에 착륙한 지점을 한데 나타낸 것이다. 무슨 사격 훈련 후에 표적지에 찍힌 탄착군을 보는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월면차

인간이 만들어 낸 전기차 중에 가장 독특한 임무를 수행한 물건은 월면차이지 싶다.
달은 공기가 없으니 기름으로 달리는 내연기관 차량을 운용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산소를 연료와 함께 섞어서 폭발 추진을 시키는 로켓을 만드는 것도 아니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면차는 아폴로 계획 11~17호 미션 중에서 15회 때부터 총 세 차례 투입되었다.
이게 없던 시절엔 기껏 쒜빠지게 고생해서 달에 갔는데.. 너무 힘들어서 승무원들이 좀 멀리까지 주변 지역 탐사를 하기가 어려웠다.
온갖 생존 장비들이 달린 우주복은 무게가 100수십 kg이 훌쩍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나마 중력이 1/6인 달이니까 부담이 군인의 '완전군장' 수준으로 줄어들었지, 지구였으면 자력으로 들고 일어서지도 못한다. 그 상태로 월석을 채취까지 하면 중량 부담이 얼마나 더 커졌을까?

월면차는 달에 간 우주비행사들의 기동성을 크게 올려 줬다. 같은 거리를 더 빠르게 가고도 산소 소모량은 1/3 수준으로 줄여 줬다! 달에 두 명이 내려갔으니 월면차 역시 두 명이 모두 같이 탈 수 있었다. 개인 월면차 두 대를 제각기 끌고 다닌 건 아님. 지구에서 테스트할 때보다 더 펄펄 날아다녔다는 것도 두 말하면 잔소리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없이 멀리 가지는 못했다. 혹시 월면차가 중간에 퍼지더라도 차를 버리고 착륙선이 있는 곳으로 걸어서 돌아올 수 있게, 착륙 지점으로부터 반경 6km 이내까지만 돌아다니게 FM에 명시를 했다고 한다. 달에는 보험사 긴급출동 같은 것도 있을 리 없으니까..!

월면차의 주행 장면은 달 착륙이 사실임을 매우 강력하게 입증하는 흥미롭고 감격스러운 영상이다. 저거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지구에서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영상이 아니다.
진공이니 (1) 바퀴가 튀긴 흙먼지조차도 연기를 형성하지 않고 마치 물보라처럼 착착 가라앉는다. (2) 차 속도 대비 흙먼지는 꽤 높고 큼직하게 생기며 지구보다 느린 속도로 가라앉는다. 그런데 사람의 동작은 슬로우 모션이 아님.

지구에서 CG 없이 1970년대의 아날로그 기술만으로 저런 걸 치밀하게 주작할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아예 무중력이어서 사람이 둥둥 떠다니는 건 와이어 써서 어설프게나마 만들었겠지만, 흙먼지가 저렇게 천천히 떨어지는 걸 어떻게 구현하겠는가? 훨씬 더 어렵다.

그 월면차들은 지구로 귀환할 때 회수한 게 아니라 전부 달에 버려져 있다..;; (오오~) 아예 월면차에다가 카메라를 장착한 뒤, 인근의 착륙선이 도로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건 월면차의 투입과 동시에 시도했던 것이지만, 카메라를 지구에서 원격 조종해야 하니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한다. 마지막 17호 때에야 간신히 성공했다. 아폴로 17호 때 촬영한 둥근 지구 사진(아프리카 대륙이 나온)만큼이나 아주 유명한 과업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면차를 두고 온 대신 아폴로 승무원들은 월석을 더 싣고 왔다. 월석은 지구의 사막이나 극지방에 있는 돌멩이는 물론이고 공기와의 마찰을 경험한 운석과도 성분이 다르고 유니크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3. 도킹과 재진입

달에 처음 갈 때는 어마어마한 지구 중력을 탈출하기 위해 인류가 발명한 가장 대형+고성능 로켓이 투입된다. 이름하여 새턴 V. 얘는 높이가 110미터, 연료 만재 중량이 3000톤에 달하며, 1단 엔진의 출력은 1억 6천만 마력이 넘는다!

지구의 중력뿐만이 아니라 공기의 저항까지 극복하면서 위로 올라가야 하고 하중은 기계선과 착륙선· 연료의 무게까지 전부 감안해야 하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로켓 한번 쏘는 데는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든다. 이걸로 달까지 가는데 3~4일 정도 걸린다.

하지만 달 착륙선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이륙할 때는 차 떼고 포 떼고 아주 작은 로켓이 발사된다. 일차적으로는 달이 대기가 없고 중력이 작은 덕분이며, 또한 얘는 달을 돌고 있는 사령선이 있는 고도에만 도달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늘로 오르기만 하면 장땡인 게 아니다. 달의 공중에서 착륙선과 사령선이 정확하게 한 지점에서 만나서 도킹 합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이 가는가?
착륙선은 처음엔 수직 상승을 하다가 점점 수평으로 속도를 내야 하고, 그렇게 사령선과 상대 속도를 비슷하게 맞췄다가 착 합체를 해야 한다.

비행기로 치면 공중 급유, 혹은 지상으로 치면 말이나 오토바이를 탄 채로 옆에서 달리는 다른 자동차나 열차에 옮겨 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뭐 하나 삐끗 했다간 끝장이다. 그러니 아폴로 11호 이전 미션들이 달 궤도 진입 및 착륙선 분리와 합체를 차근차근 조심스레 리허설을 해야 했다.

달에서 도킹에 실패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달에 착륙했던 두 승무원은 달을 빠져나가는 데 실패하고 거기서 죽어 버리고, 사령선 선장만 혼자 돌아오는 참극이 벌어진다. 이건 어찌 보면 '깔끔하게 전원 사망'보다도 당사자에게 더 큰 트라우마를 안기지 않겠는가?

그것도 달 표면에 단번에 추락사 같은 부류라면 모르겠는데, 달 표면에 당장 생존은 한 채로 버려진다면 더 골치 아파진다. 그들은 굶어 죽거나, 아니 그 전에 산소가 먼저 고갈될 것이니 천천히 질식사한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청산가리 독약이라도 미리 챙겨 가지 않았다면 말이다. 아니, 이 사람들은 독약은 몰라도 최소한 유서는 미리 써 놓고 달에 갔다 왔지 싶다.

지구에서 이들에게 뭔가 도와 줄 수 있는 건 이제 없다. 그냥 통신을 끊고 미국 대통령은 "평화를 갈망하며 미지의 세계를 찾아갔던 영웅은 이제 그곳에서 평화롭게 영면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ㅠㅠ" 이런 담화문이나 발표하고 세계는 그냥 초상집 분위기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먼 미래에 남극에서 로버트 스콧의 시신, 에베레스트 산에서 조지 맬러리의 시신을 발견하듯이, 후속 발사된 발사된 유인 또는 무인 달 탐사선이 아폴로 우주선 승무원의 시신을 찾아낸 게 보도되거나 할 것이다.

뭐, 합류를 성공적으로 했다 하더라도, 그 다음으로 공기가 없던 곳에서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재진입도 묘기가 따로 없다. 속도를 낮춰서 천천히 발사의 역순으로 90도 강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재돌입할 때는 우주선에 아무 연료도 남아 있지 않다. 즉, 동력이 없이 지구의 중력에 그대로 끌려 들어오면서, 컬럼비아 우주왕복선 꼴, 유성 불쏘시개 꼴도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게 큰 딜레마이다. 그래서 재돌입이 어렵고 위험하다.

이런 걸 생각하면 인간이 우주로 나간다는 건 정말 유리몸을 가진 캐릭터를 조종하는 아케이드 퍼즐 게임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하나 잘못되어서 경로를 이탈하거나 트랩을 툭 건드리면 즉사다. 칼날 위로 외줄타기를 하는 거나 다름없다. 게임 오버인데 현실은 게임이 아니다.

이 와중에 그 우주 개발 시대 동안 그래도 지구 바깥에서 사람이 사고로 죽어서 시신이 우주로 유실된 게 없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중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도 다 지구에서 시신이 수습됐으니까.

아폴로 13호의 경우, 지구 중력은 완전히 벗어난 뒤에 달 착륙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 문제가 터진 게 정말 기적적인 천만다행이었다. 이미 사령선과 착륙선이 분리되어 달 착륙이 시작됐거나, 아예 지구 중력을 벗어나기도 전이거나, 지구 대기권 재진입 도중이거나.. 뭐 그랬으면 그 당시 귀환을 위해 동원되었던 테크닉의 대부분이 적용 불가능했을 것이고 승무원들이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필 13공포증을 극복하긴커녕 오히려 더 증폭시킨 미션이 돼 버린 건 안타까운 일이다)

50년 전의 기계· 전자 기술로 달까지 사람을 보내고 오는 기술을 개발했던 미국, 그리고 그에 준하는 기술을 보유했던 구소련이 정말 대단하고 경이롭게 보인다. 이런 기술과 오늘날의 인터넷· 통신 기술이 세상에 공존하지 않는다는 게 뭔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11/19 08:30 2016/11/19 08:30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296

1. 미래의 후손이 보라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옛 말이 있다. 비록 인간은 개인 단위로는 수명이 유한하지만,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존재가 잊혀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이런 기록 덕분에 인간은 과거 선조들의 경험을 전수받고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지식과 정보를 축적할 수가 있다.

조선 시대의 실록은 굉장히 값진 문화 유산이다. 오늘날은 컴퓨터가 발명되고 반도체 기반의 초소형 고밀도 기억장치가 등장한 덕분에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문자 및 멀티미디어 정보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단, 여기에 저장된 정보는 접근을 위해서 역시나 복잡한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며 열과 자성, 충격, 습기 같은 물리적인 악재에 취약하다. 충분히 백업을 하지 않으면 삽시간에 몽땅 소실될 위험도 있다.

비록 비효율적이고 저장 밀도도 안습하지만, 수백· 수천 년을 버티고 살아남은 정보 저장 매체는 결국 돌판이나 종이책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 반면, 수백 년 전의 인류가 사용한 플로피 디스크 내지 자기 테이프가 발견되었다면 후손들은 과연 해독이 가능할까?

뭐 아무튼, 굳이 정보뿐만이 아니라도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이런 걸 향유하며 살았다"라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종종 '타임캡슐'이라는 걸 만들어서 매립해 왔다. 한 시대를 대표하고 추억이 될 만한 물건들을 커다란 통에다가 넣어서 밀봉하고 땅 속에 파묻어 둔다. 그 뒤 지금으로부터 수십~수백 년 뒤에 개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4년에 서울시에서 서울 도읍 600주년을 기념해서 타임캡슐을 제작한 것이 유명하다. 다른 건 모르겠고 아래아한글 2.5 패키지가 포함된 것이 본인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요즘이야  플랫폼이 Windows로 넘어가면서 아래아한글의 점유율이 그 시절 만하지 않은데 나중에 그 2.5 패키지를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요 캡슐은 남산 한옥 마을 인근의 타임캡슐 광장에 매립돼 있다. 설정상의 개봉 예정일은 600에다가 400을 더해서 1000이 되는 무려 2394년. 그런데 미래의 서울시장이나 대통령이 수틀려서 자기 권한으로 그냥 조기 개봉해 버려도 할 말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 말고도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이것저것 타임캡슐을 만들어 묻은 게 의외로 굉장히 많다는 걸 본인은 처음 알았다. 이런 용도의 캡슐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가 있을 정도이니 자세한 건 여기를 참고하면 되겠다.

타임캡슐은 뭔가 킬로그램 원기 내지 인간의 냉동보존 같은 느낌이 드는데, 꼭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공기와 습기를 완벽하게 차단한 채로 보존이 잘 돼야 한다. 안 그러면 보관된 물건들은 수백 년 뒤에 낡고 썩는 바람에 후손들은 쓰레기밖에 건질 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매립된 모 타임캡슐을 겨우 50여 년 뒤에 조기 개봉했는데, 캡슐이 습기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바람에 매장품이 이미 다 폐품으로 전락한 사례도 있었다.

2. 외계인(?)이 보라고

자, 그럼 후손들이 보는 타임캡슐만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성격이 위의 것과는 좀 다르지만 일종의 우주 스케일인 타임캡슐(?)도 있다.
1972년과 1973년에 발사된 외행성 탐사선인 파이어니어 10호와 11호는 혹시 마주칠지 모르는 외계인에게 인간의 존재를 소개하기 위해서 요런 그림이 그려진 동판이 장착되었다. 유명한 그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시절에 이런 것까지 생각할 만한 사람은 외계인 덕후 과학자인 칼 세이건밖에 없다. ㄲㄲㄲㄲㄲ)

일단 외계인이 보는 게 목적이니 인간의 언어와 문자는 전혀 동원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는 GUI 운영체제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아이콘과도 비슷한 컨셉이 된다.
당장 보아하니 이 탐사선이 어디서 왔는지를 태양계와 지구를 통해 표현했고, 이걸 만든 주체인 호모 사피엔스를 그림으로 묘사했다. 옷을 그려 넣으면 옷까지 신체의 일부라고 외계인이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부득이 사람을 알몸 형태로 그렸다.
그것 말고 다른 의미도 있는데 귀찮아서 검색은 생략한다.

굳이 비주얼한 것 말고 다른 인위적인 의미를 외계인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우주 공통인 수학· 과학 원리를 동원하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그래서 영화 <컨택트>에서도 전파 신호가 2 3 5 7 11 13 같은 소수 수열 주기로 오는 걸 인지하고는 주인공이 "이건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신호야. 노이즈가 아냐!"라고 흥분· 감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수학이 문자이고 물리학이 언어가 되는 셈이다. "같은 우주에서 살고 있다면 이들도 같은 물리 법칙을 발견했을 것이고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이어니어 이후,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와 2호는 가히 외행성 탐사선의 끝판왕인데, 얘는 아예 축음기와 음반이 들어갔다.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서 금칠까지 한 엄청 비싼 음반이다.
이 음반에는 파도와 바람 같은 자연의 소리, 시대별 주요 음악, 세계 55개 언어로 발성한 인삿말(한국어도 포함) 등이 수록되었으며 음반 뒷면에는 파이어니어 금속판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다른 상징적인 그림도 그려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외행성 탐사선에 실린 물건은 기껏 지구의 땅 속에 묻힌 타임캡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먼 미래를 상정하고 만들어졌다. 물론 이걸 누군가가 실제로 발견하고 읽어 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저건 지구의 타임캡슐과는 달리, 사실상 그냥 상징적인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봐야 한다.

가까운 별이나 행성 하나까지 가는 데도 거리가 기본이 광년급이다.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차치하고라도 그 우주에서 좁쌀, 먼지보다도 작은 탐사선을 누가 발견한다는 기약이 있을까? 차라리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유리병에다 구조 요청 쪽지를 넣고 밀봉 후 병을 흘려보내는 게 훨씬 더 희망적이다.

그래도 인간이 이런 식으로 땅 속과 우주로, 서로 다른 방식과 목적으로 미래에 누군가가 보라고 자신의 족적을 남긴 내역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뭐, 성경적으로야 우주 공간에 지구 말고 다른 곳에 지적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란 없을 것이고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건 별로 권장할 만한 행동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아는가. 기독교를 변증할 때도 "인간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무수히 넓은 영역 안에 하나님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십니까?" 이런 말을 하는데, 같은 논리로 "인간이 아직 탐사하지 못한 무한히 광대한 우주 안에 인간 말고 다른 지적 생명체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되십니까?" 이건 종교색을 떠나 자연을 탐구하는 관점에서만 보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니까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엔 만화가 박 무직 씨가 그린 <호텔>이라는 만화가 꽤 히트 쳤다. 거기서는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멸망하기 전에, 거대한 '호텔'을 지어서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해서 남긴다. 그걸 까마득히 먼 미래에 외계에서 온 지구인의 후손(?)이 발견한다. 뭔가 지구 버전과 우주 버전을 합친 느낌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10/03 19:35 2016/10/03 19:35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279

1. 초음속 자동차

예전에 한번 하이브리드 교통수단에 대해 논하면서 초음속 자동차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저 바닥도 이제 시속 1000km를 훌쩍 넘어 서양권의 상징인 시속 1000마일을 추구하는 경지에 가 있다. (☞ 전투기 엔진에 티타늄 바퀴.. 초음속車, 시속 1609km 돌파하라)

시속 200~400 정도까지를 내는 통상적인 스포츠카 슈퍼카도 아니고 초음속 자동차 정도까지 되면 실용적인 관점에서야 당연히 돈지랄의 극치일 뿐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수(프라임)를 발견한다거나 원주율을 몇백억 자리까지 더 구한다거나, 액체 질소까지 동원한 극한의 오버클럭질로 컴터 속도를 8GHz가 넘게 끌어올린다거나, 멀쩡한 코드를 마개조해서 난잡한 코드 경연대회(IOCCC) 출품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그냥 그 분야의 지적 호기심과 기술의 극한을 추구하는 연구라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

차는 적당하게 빠르게 달려서 맞바람을 맞으면 일반적으로는 아주 좋다.
사람만 시원한 게 아니라 엔진도 라디에이터를 통해 그렇게 바람을 쐬어 줘야만 냉각이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냉각수를 사용하는 수랭식이지만, 그 냉각수를 식히는 데는 이런 공랭식 메커니즘이 기여하는 게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해도 자동차가 엔진 공회전을 너무 오래 하고 있으면 위험한 이유는.. 그런 맞바람에 의한 라디에이터 냉각 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엔진이 계속 돌아가며 열을 받기 때문이다. 단순히 연료 절약이나 배기가스 환경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땅에서 차량이 상상을 초월하게 얼마나 빠르게 움직여야 도대체 '공기와의 마찰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되고, 심지어 타이어가 구름 마찰력조차 감당을 못 해서 타 버리는 처지가 되는지 나로서는 실감이 안 간다.
콩코드 정도로 날면 성층권에서도 공기와의 접촉 부분이 섭씨 몇백 도대로 올라간다고 그러고, 무슨 재돌입하는 우주왕복선쯤 되면 공기와의 마찰열이 심각한 수준이 된다고는 하는데, 어쨌든 어느 것이든 감이 안 잡히긴 마찬가지이다.

저런 초음속 차량은 엄청난 가감속 거리 때문에 자동차 회사 연구소 안의 도로에서도 테스트를 할 수 없으며, 미국이나 호주 같은 넓은 대륙 안에 있는 사막에서 최하 30km에 가까운 직선 코스를 만들어야 한다. 하긴, 소닉 붐 소음 문제도 있으니 비행기는 바다 위에서만 초음속 비행이 가능할 것이고 자동차의 초음속 주행 가능 장소는 먼 사막 아니면 답이 없겠다.
아니면 아예 지하로 내려가든가. 육상 교통수단이 일말의 실용성을 유지하면서 저렇게 초음속으로 달리려면 진공 튜브 속을 달리는 궤도 기반 대중 교통수단으로 가야 하지 싶다.

오로지 찰나의 순간이나마 최고 속도만을 최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초음속 자동차는 피스톤 회전 엔진이 아니라 제트/로켓 엔진 기반이며, 정지 상태에서 대략 55초 정도면 최고 시속 1609km에 도달한다고 한다. 같이 참고할 만한 비교 대상은 다음과 같다.

  • 나로 호는 발사 54초 만에 음속을 넘어섰다. 물론 얘는 수평 주행이 아니라 중력을 정면으로 거스른 수직 상승부터 시작한다는 게 감안할 점이다.
  • 한편, 프랑스의 슈퍼카 '부가티 베이론'은 1000마력짜리 엔진으로 정지 상태에서 최고 시속 400km까지 55초가 걸린다고 한다.

부가티 베이론은 시속 400이 55초니까 4로 나눠서 제로백은 13초냐 하면.. 그건 당연히 전혀 아니다.
얘는 제로백은 무슨 오토바이가 튀어나가듯이 단 2.9초 만에 달성된다. 200km/h가 7.3초, 300km/h가 16.7초여서 속도가 증가할수록 추가적인 가속은 기하급수적으로 느려지고 힘들어진다. 공기 저항과 엔진의 역학적 한계 때문에 경제 속도와는 갈수록 멀어지는 셈이다.

준중형급의 일반 양산형 승용차는 연비 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야 제로백이 10초대에 나올까 말까다. 그런데 작용/반작용 비행기 엔진도 아니고 피스톤 왕복 엔진만으로 그 커다란 차체가 3초 이내에 시속 100에 도달하는 건 가히 사기적인 성능이 아닐 수 없다. 아예 비행기 엔진을 표방하는 초음속 자동차라면 운전자는 처음엔 거의 누운 자세로 있어야 하며, 출발인지 발사인지 직후엔 무슨 전투기 급가동 때처럼 몇 G의 가속도에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걸 견디야 한다.

부가티 베이론의 경우, 시속 400km 상태로 30분을 달리면 믿거나 말거나 타이어가 홀랑 타 버린다고 한다. 고속 주행에 최적화돼서 비행기 랜딩기어급으로 무진장 비싼 전용 타이어를 써도 그런다. 하지만 시속 400km 상태로 15분을 달리면 연료가 먼저 바닥나 버리기 때문에 타이어가 타는 걸 실제로 볼 일은 없다고 한다.;;;

초음속 자동차야 고무 타이어로는 아예 택도 없고, 티타늄이라고 100% 금속 재질인 타이어를 쓴다고 한다.
시속 500~600km를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고무 타이어가 마찰열을 버티지를 못하는데, 사실은 쇠바퀴로 쇠 레일 위를 달리는 철도 차량도 비슷한 속도 영역에서 비슷한 원천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자동차와는 달리 마찰 때문에 바퀴가 타 버리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지만, 그 반대가 문제다. 마찰이 너무 작은지라 바퀴가 레일 위를 미끄러지고 혼자 헛돌아 버리기 때문에, 더 가속을 할 수 없다.

그러니 궤도 교통수단이 그 이상 속도를 내는 건 아예 지상에서 살짝 뜨는 자기 부상 열차 쪽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건 철저히 통제를 받으면서 지상에서 정~말 조금만 미묘하게 뜨는 걸 말한다.
도로를 달리는 초음속 자동차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한편으로, 고속 주행 중에 차체가 떠 버리지 않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비행기처럼 아예 이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뜨면 조향이 안 되고 차를 통제할 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초음속 자동차는 제동도 여느 자동차처럼 디스크/드럼 방식 브레이크로 하는 게 아니다. 초음속을 달성한 후엔 최대한 어서 감속하고 안전하게 정지해야만 테스트 도로에서 오버런으로 인한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후방으로 낙하산까지 펴면서 별 짓을 다 해야 한다. 여러 모로 통상적인 자동차의 개발 방법론이 통하지 않으며, 공중에 뜨지만 않을 뿐 비행기나 다름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왕복 엔진에 고무 타이어를 쓰는 자동차가 그냥 몇백 m 깊이까지만 들어갔다가 나오는 일반적인 잠수함이라면, 초음속 자동차는 경제성을 희생하고라도 1만 미터 아래의 해구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게.. 작고 둥글고 단단하게 아주 극단적으로 특수하게 설계된 잠수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잠수정은 내려갈 때는 추를 달고 내려갔다가 뜰 때는 그걸 버리고 와야 한다. 그리고 너무 강한 압력을 버텨야 하는 관계로 유리창도 못 만든다. 초음속 자동차가 최고 속도를 찍었다가 금세 낙하산 펴고 허겁지겁 감속을 해야 하듯, 저것도 정말로 내려갔다가 허겁지겁 올라오는 것 자체에만 의미가 있다.

2. 비행기의 실속

그럼 다음으로는 진짜 비행기 얘기이다.
지난 2013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공군 기지를 출발한 보잉 747 기반의 미국 화물기가 추락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비행기는 이륙하여 잘 상승하나 싶었는데 얼마 못 가 실속에 빠져 공중에 멍하니 있더니만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쳐 버렸다. 추락 지점엔 대폭발이 발생했고, 승무원 7인은 안타깝지만 전원 끔살을 면치 못했다. 이 추락 과정은 주변을 주행하던 자동차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화되어 기록으로 남았다.

이 비행기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발생할 것일까?
녹화 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아마 테러 공격을 의식해서(아프가니스탄임) 고각으로 무리하게 급상승을 시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것 자체는 블랙박스 영상만 보고 판단 가능한 사항이다.

그런데 이 비행기에는 장갑차가 몇 대 적재돼 있었서 굉장히 무거운 상태이기도 했다고 한다.
인제 와서는 확인을 할 방법이 없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급상승 중에 장갑차를 고정하던 장치가 풀려서 화물들이 와르르 구르고 무게중심이 엉망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 이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고서야 비행기가 저렇게 어처구니없게 땅으로 떨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거 무슨 세월호 침몰과 비슷한 과정인 것 같았다.
급상승은 배로 치면 급선회, 급변침이다. 세월호는 그걸 시도하다가 짐들이 와장창 굴러서 한데 쏠렸으며, 이 때문에 배 전체가 기울고 급기야 벌러덩 나자빠져 침몰해 버렸다.

저 화물기도 급상승으로 인해 화물 쏠림 → 기우뚱 → 실속 → 추락이라면 정말 세월호와 비슷한 방식으로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기계 자체의 결함이나 외부 피격이 아니라 스스로 잘못된 조작으로 인해 파멸을 맞이했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비행기와 배는 땅 위를 굴러가는 게 아니라 유체 위 또는 속을 주행하는 물건이니 무게 배분과 중심 잡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고정익 비행기는 한번 자세가 잘못돼서 양력을 잃었으면 무슨 자동차마냥 액셀을 밟아서 엔진 출력만 낸다고 해서 바로 다시 뜰 수 있는 게 아니다. 충분히 하강하면서 공기를 타고 속도를 얻어야 다시 뜰 수 있다. 그럴 만한 충분한 고도가 없으면 그냥 추락.;;
그러니 비행이 참 어려운 것 같다. 뭐, 헬리콥터는 고정익은 아니지만 고정익보다 더 불안하고 위험하면 위험했지 사정이 나은 건 절대 아닐 테고.

3. 우주로 가는 방법

물체를 단순히 양력을 이용해서 잠깐 공중에 띄우는 게 아니라, 아예 지구 대기권 밖의 우주로 보내려면 로켓 말고는 사실 답이 없다. 자동차와는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양의 연료를 싣고 그걸 순식간에 다 태워 버려야만 그런 힘이 나올 수 있다.
다만, 비행기 이전에 비행선이라는 게 있었듯이 옛날에는 로켓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우주에 가는 것도 특히 쥘 베른의 SF 소설 같은 데서 종종 소개되곤 했다. 하긴 그때는 화성의 외계인이 지구로 쳐들어 온다는 <우주 전쟁>이라는 소설도 있었고, 금성 정도면 극지방에 충분히 사람이 건너가서 살 만하겠다고 상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1) 대포: 초고성능 초대형 대포를 쏴서 물체를 처음부터 지구 탈출 속도를 능가하는 가속도를 줘서 날려 보낸다. 이 대포야말로 둠 코믹에 나오는 BFG(X나게 큰 총포)여야 할 것이다. 제랄드 불 박사가 이 방식의 끝판왕인 space gun이라는 걸 발명해서 부분적으로 성공도 했다.

우주 대포는 복잡한 로켓 엔진이 필요하지 않으며 방대한 양의 연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큰 매력이다. 실제로 우주로 나가는 로켓들은 부피와 무게에서 십중팔구가 연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사 직후에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짜부러뜨리는 살인적인 G는 뭐 어찌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인간 같은 생명체는 원천적으로 탑승 불가이며, 무생물이라 해도 실을 수 있는 물체의 크기와 무게는 어마어마한 제한을 받게 된다.

(2) 엘리베이터: 아예 저 높은 하늘 끝 우주까지 바벨 탑처럼 근성으로 우주 사다리 + 엘리베이터를 만들자는 발상이다. 하지만 잘 알다시피 그런 구조물을 만들기가 대단히 어려우며, 건설 중 또는 운용 중에 사고가 났을 때의 위험성이 너무 치명적이다. 아울러 저 위험성에 비해서는 작은 단점이겠지만, 우주로 나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인간이 하늘을 날아서 우주로 나간다는 건 지금으로부터 150년쯤 전에는 여전히 실현 불가능한 꿈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다. 당대의 쟁쟁한 물리학자 석학이 "공기보다 밀도가 높은 기계 기반의 비행체란 존재 불가능하다"라고 대놓고 그랬을 정도이다.
그러니 어차피 불가능한 일인데 이와 관련해서 그 무슨 현실성 없고 황당한 상상인들 못 했겠는가?

그 시절에는 현실성으로 따지자면 로켓이나 우주 대포나 우주 엘리베이터나 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동등한 SF의 영역에 있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오늘날 가히 우주 기술의 근간으로 정착한 액체 로켓 기술(by 로버트 고다드)마저도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병맛 취급받았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만치 답이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종 승자는 로켓으로 굳어졌다. 엘리베이터 같은 시설물이 없어도 되고 그것보다 상승 속도가 빠르고, 그렇다고 우주 대포만치 강한 G를 야기하지도 않으려면 결국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힘을 발사체가 직접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4/03 08:39 2016/04/03 08:39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210

기원에 대한 논의 외

* 예전에 이미 했던 말도 있겠지만 중요한 사항이니 다시 정리하겠다.

1. 언어의 기원

기원을 알기가 제일 난감한 분야이다. 화석이고 뭐고 물리적인 형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문자 기록으로는 음운 계층에서의 통시적인 변화만을 추적할 수 있을 뿐, 그 문자의 저변이 되는 그 시절의 실제 음성 기록을 100% 정확하게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 시절에 녹음기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다못해 중세 국어에서 옛한글 자모의 음가조차도 여러 학자들의 추정만이 존재할 뿐 실제 발음이 딱 부러지게 어떠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음운뿐만이 아니라 형태· 어휘· 문법 쪽으로 간다 해도, 동물적인 꽥꽥 끼릭끼릭 의성 의태어로부터 추상적인 개념에다 복잡하고 재귀적인(안은 문장, 이어진 문장) 문법이 저절로 등장한다는 건 아무리 긴 시간이 흐른다 해도 실현 불가능이다. 그건 아메바로부터 원숭이를 거쳐서 사람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만큼이나 불가능이다.

고대까지는 몰라도 중세급의 과거 언어는 현대의 언어보다 더 음운이 다양하고 복잡하면 복잡했지, 오늘날보다 더 단순한 구조는 아니었다는 게 통론이다. 한국어만 해도 과거에는 '여덟'에서 ㅂ이 실제로 발음되었고 받침 ㅎ도 발음되었고 자음이 두 개, 세 개씩 있는 등 지금보다 스케일이 더 컸으리라 여겨지고 있다. 언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저것 탈락하고 생략되고 중화되고 제약이 생기는 쪽으로 변하는데 그럼 처음에 그 복잡한 시스템은 언제 어떻게 갖춰질 수 있었겠는가? 통상적인 진화론과는 정반대 경향이 아닐 수 없다.

언어야말로 걍 GG 치고 신수설을 주장한대도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가장 난감한 분야이다. 그냥 신앙· 신념의 영역일 뿐이다. 언어에서 기원은 언어학계에서도 불가지론으로 간주되며 더 구체적인 논의 대상이 아니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해서 연구할 거리 자체가 없다.

2. 생명의 기원

생명은 무생물로부터 저절로 생겨나지 않으며, 스스로 유전자 차원에서 더 고등한 종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이건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자.
유기물· 단백질처럼 생명을 담는 껍데기 그릇을 일부 겨우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거기에 생명이 생기는 것 역시 아니다. 다른 무생물 기계는 부품들의 상호 연결이 끊어지면 곧바로 작동이 멈춰 버리는 반면, 생명은 세포 단위로 쪼개도 각각의 단위들이 다 생명이 있어서 스스로 살려고 발버둥치고 노력한다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 중 이런 고증을 반영한 것이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와 테란의 대미지 컨트롤 능력이 아닌가 한다. 저그는 건물과 유닛 공히 체력이 1만 남아도 아주 천천히라도 자동 회복되는 반면, 테란은 그런 게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 서플라이가 없는 건물은 체력을 2/3 이상 잃은 뒤부터는 스스로 파괴돼 버리기까지 한다.

이걸 인간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내겠는가? 지구 안에서는 빛도 산소도 없고 도저히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척박한 수천 m 아래 초고압 해저에도 심해어가 존재하지만, 반대로 지구 밖의 광활한 우주에는 생명이란 게 일단은 전혀 없다는 것 역시 진지하게 생각할 점이다. 이건 뭔가 인위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다음으로 연대기 문제로 넘어가면,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은 할아버지에 할아버지를 거듭해서 거슬러 올라가면 6천여 년 전의 6일 창조에서 딱 끝난다고 일단 본인은 믿는다. 세속 역사에서도 인간의 문명이라는 건 천 자리 범위를 넘어서는 연도의 과거로는 절대로 가지 않는다.

단, 그 전의 엄청 옛날, 이전 세상에서도 생명체가 있긴 했다. 그러다 이전 세상이 멸망한 뒤 대부분의 품종은 원래 있던 종류대로 다시 창조되긴 했는데(after his kind), 다만 고래나 인간 같은 일부 종은 예전에 없었다가 6천 여 년 전에 새로 등장하기도 했다. 성경이 말하는 이전 세상의 멸망은 지질 시대에서 다루는 '대멸종'과 관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3. 지구의 기원

방사성 원소· 탄소 원소 측정법 등 다양하게 교차 검증되는 방법을 통해 지구의 나이는 수십억 년 정도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인간이 달에 실제로 간 적이 없다고 믿는 아폴로 계획 음모론자들은 달 착륙 미션이 오로지 아폴로 11호밖에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오로지 한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루는 우라늄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해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데 이상하게 실험 진행이 잘 안 돼서 원인을 찾다 보니, 공기 중에 납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이게 자동차의 배기가스 때문이라는 것까지도 알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20세기 후반에 무연휘발유가 발명될 수 있었다. 납은 인체에 몹시 해로운 중금속이기 때문이다. 연대 측정법이라는 게 저런 사소한 변인까지도 찾아낼 정도로 정밀하니, 창조 과학회의 주장만치 그렇게 호락호락 허술한 체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인류 이전에도 죽음 자체는 지구상에 존재했다. 이전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했지만, 그 시절의 흔적은 화석이나 지층에 남아 있다고 본인은 믿는다.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더 거대한 스케일로 말이다.

4. 우주의 기원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주의 기원은 화석이나 지층 같은 '흔적'만으로 추론을 하는 게 아니다. 이 바닥은 수십억 년 전에 출발하여 수십억 광년 거리를 달려서 우리 눈에 도달하여 2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는 빛을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하면서 현상을 해석한다! 방법론이 다른 기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관측 가능한 우주"라는 개념이 있으며 대폭발설 내지 130억 년~200억 년 같은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전산학에서 계산 가능한 문제, 과학에서 재연 가능한 현상, 철학에서 반증 가능한 명제처럼..)

이 연구 방법론이 근본적으로 부정되려면 (1) 예전에는 우주의 본질 자체가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빛의 속도 자체가 지금과는 넘사벽급으로 달라질 수가 있어야 하거나, (2) 아니면 저 옛날 별빛의 모습이 실제 별빛이 아닌 페이크 가짜여야 한다. 허나 (1)은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없으며, 과거라 해도 광속의 변화는 무시할 수 있는 아주 미미한 수준일 뿐이다.
그리고 (2)는 과연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연 계시를 설마 그렇게까지 속임수를 동원해서 남기셨을까 하는 신학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아무리 아담도 성년으로 창조됐고 닭과 달걀 중에 닭이 먼저라 해도, 저건 성년 창조설이라는 명목으로 실드 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여겨진다.

덧붙이는 말

0.
기원과 관련된 기독교계와 세속 과학계의 논쟁은 가장 먼저 잘 알다시피 "2. 생명의 기원"에서 시작되었다. 언어의 기원은 양쪽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 보니 별로 이슈가 되지도 않는 것 같고(걍 서로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말자), 생명에 비해서는 지구나 우주의 기원은 비록 서로 전혀 무관한 건 아니지만 일단 부가적인 문제이다.
각각의 기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건, 일단 언어, 생명, 지구, 우주의 기원은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다르고 연구하는 방법론이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라는 것을 인지해야 할 듯하다.

창조 과학회는 진화론만 반박하다가 "젊은 우주"를 주장하면서 생명 영역뿐만 아니라 지구와 우주 영역에까지 주변에 온통 적을 만들었다. 자기 학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이비 유사과학 취급을 받는 게 온통 진리를 일부러 거부하는 부패한 무신론자 학계의 음모 때문이라는데... 진실은? 과연 글쎄다.

이들은 6천 년 전 문자적인 24시간 6일을 사수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성경과 과학에서 모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병크로 인해서 오류를 저지른 것도 적지 않다. 결국은 이전 세상과 현 세상을 구분하고 6천 년 전 문자적인 6일 창조도 인정하되, 창 1:1-2 사이에 간극을 설정하는 것이 성경 교리도 문자적으로 정확하게 사수하고(특히 물과 어둠, 사탄 마귀의 기원) 세속 과학의 관찰과도 조화를 이루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젊은 생물(현 세상의), 오래 된 지구"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것 말고는 답이 없다.

1.
성인 형태로 어제 갓 창조된 따끈한(?) 아담을 생각해 보자. 그는 덩치와 지능, 떡대만이 30대 청년이지 피부 표면은 가히 갓난아기처럼 뽀송뽀송하고 노화의 징조는 통상적인 30대 성인 수준으로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활성 산소나 각종 해로운 찌꺼기 같은 것도 전혀 없었을 것이고 심지어 응가를 해도 우리와 같은 끔찍한 악취 없이 태변과 비슷한 분비물이 나왔을 것이다. (동안· 꽃미남· 미소년 이런 것과는 별개의 얘기임!) 그러니 생물학적 나이라는 것도 무슨 관점에서의 나이인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는 30대 성년의 형태로 갓 창조됐다고 해서 자신이 직접 겪지도 않은 유년기, 10· 20대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런 것을 거짓으로 주입해 넣으셨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주요 성품 중 하나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딛 1:2).

비록 기술적으로야 가능은 하겠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성품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그저 "오래 된 것처럼 보이게 창조를 하셨겠지"라고 기원에 대해 넘겨짚기 전에 이런 면모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공장에서 갓 생산된 따끈한 새 자동차에 적산거리계만 한 10만~20만 km로 조작해 놨다고 해서 그 차가 진짜 오래 된 차인 것처럼 보일까?

2.
만화영화 라이온 킹의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거기에 나름 우주를 논하는 대화가 있기 때문이다.
심바· 품바· 티몬 일행이 거하게 저녁 식사를 한 뒤 풀밭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품바가 티몬에게 "야, 넌 저 밤하늘에 빛나는 점(별)들이 정체가 뭔지 궁금하지 않냐?" 라고 묻는다.
티몬은 자기는 답을 확실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궁금하지 않다고 의기양양하면서, 저것들은 시꺼먼 표면에 달라붙은 반딧불이라고 얘기한다. 휴.. 시골에서 반딧불이를 직접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품바는 "아 그래? 난 저것들은 수십억 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가스 불덩어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이렇게 얘기함.
품바의 말이 정답임에도 불구하고 티몬은 "ㄲㄲㄲ 넌 그냥 모든 게 가스인 것처럼 보이지?" 이렇게 면박을 준다. 이전의 하쿠나 마타타 씬을 보면 품바는 배 속에 가스가 가득찬 지독한 방귀쟁이여서 어린 시절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나오니까..;;

이 대화에서 심바는 어린 시절에 부친에게서 언뜻 들은 종교 주술적인 대답을 했는데(돌아가신 선왕들이 별이 돼서 우리를 지켜본다) 이건 완전히 가루가 되도록 폭풍처럼 까인다.
그런데 영화 전체를 보면, 티몬의 말은 실제로 맞아서 적중한 게 별로 없었다. 오버와 허세가 좀 쩌는 듯..

  • 처음에 사막 한복판에서 쓰러진 심바를 발견했을 때 "사자를 키우면 위험하니 얘를 데려가서는 안 된다" → 심바는 전혀 위험하지 않았으며 품바· 티몬 일행과 잘만 친한 사이가 됨
  • "저 별들은 반딧불이다" → 네버.
  • 극중에서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노래가 끝나고 결말부. "심바와 날라가 서로 상봉했으니 우리 우정은 이제 끝장났다" 엉엉 ㅠㅠ → 그 뒤에도 전혀 끝장나지 않음.

콜?

Posted by 사무엘

2016/02/24 08:36 2016/02/24 08:36
, , ,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96

뉴 허라이즌스 호, 명왕성 접근

지난 7월 14일, 인류는 드디어 "명왕성과 카론의 모습을 실제 컬러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 관련 링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 세상에~!! 우주덕 천문학 덕후라면 저 사진 보고 감격에 눈물이 줄줄 흐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위키백과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은 지금까지 상상도 아니면 작은 점으로만 존재하던 명왕성 그림/사진들을 죄다 레알 표면 사진으로 업데이트한 지 오래이다.

내가 대학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어 병특 회사에 다니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 버전이 3.x 후반대이던 2006년 1월, 뉴 허라이즌스 호가 발사되던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그게 우주 공간에서 총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무려 9년 반을 날아간 뒤에야 인제 명왕성에 그럭저럭 도착했다. 욕봤다. 몇 년 전에는 "쟤는 아직도 토성과 천왕성 사이의 방대한 허허벌판을 열나게 뺑이 치며 날아가고 있겠구나!"하고 생각했더랬다.

뉴 허라이즌스 호가 있는 곳은 여기서는 빛이나 전파로도 가는 데 거의 5시간 반이나 걸린다. 그리고 지난 14일 저녁에 명왕성을 제일 가까이 통과했다.
명왕성에 무슨 착륙을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인증샷 찍고 제대로 관측과 탐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단 몇 시간에 불과함.

뉴 허라이즌스는 1970년대의 작품인 보이저 1, 2와 파이어니어 10, 11에 이어 21세기에 오랜만에 발사된 외행성 탐사선이다.
옛날에 보이저 2호는 때마침 외행성들이 쭉 늘어선 시기에 발사를 잘 한 덕분에, 명왕성은 말고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천왕성과 해왕성의 근접 사진을 유일하게 전해 줄 수 있었다. 토성에서 천왕성, 천왕성에서 해왕성까지 가는 데 2, 3년씩 걸렸다. 그만큼 거기는 공간이 방대하다.

그 뒤, 명왕성은 나름 유일하게 미국인이 발견한 태양계 행성이라고 해서 미국에서 애착을 많이 가졌다.
하지만 해왕성 이후로 거기는 뭔가 행성다운 행성이 없고, 명왕성은 너무 작았다. 더구나 유사 궤도에 명왕성과 비슷하게 생긴 왜소행성들이 연달아 발견되면서 명왕성은 행성 지위를 잃게 됐다. 그렇게 결정된 게 하필 뉴 허라이즌스가 발사된 지 얼마 안 된 2006년 8월인 것도 참 절묘하다. 그래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시명문 사립정글고>라는 웹툰에서는 명왕성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저렇게 멘붕해서 열폭· 자폭하는 장면도 나왔다. =_=;;

한편, 킹 제임스 성경 신자라면 친숙할 라킨의 <세대적 진리>라는 책에도 행성들이 늘어선 태양계 그림이 있다. 그런데 거기에는 해왕성까지만 있고 명왕성이 없다.
그 이유는 그 책 자체가 명왕성이 발견되기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명왕성은 1930년, 1차 세계 대전도 끝나고 대공황 이러던 시절에 클라이드 톰보라는 천문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아마 은하의 생성 방식도 성운설이 대세이던 시절이었을 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인의 모교 고등학교에는 천문 동아리가 있었는데 이름이 POP (명왕성 너머의 행성)였다. 지금도 같은 이름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태양계에서 태양이 전체 물질들의 질량의 99%를 넘게 차지하는 중력 끝판왕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그 중력이 내는 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서 급격하게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해왕성보다도 더 먼 거리에 설마 단독 궤도를 가질 정도로 충분히 무거운 행성이 또 존재할 수 있을까? 행성이 딱 8개가 있다는 건 마치 정다면체가 딱 5개 있다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리고 끝으로.. 명왕성의 '명'은 한자가 '어두울 명'(冥)이다.
'사다'와 '팔다'가 형성자로 같은 '매'이고 '주다'와 '받다'가 역시 형성자로 같은 '수'인데 '밝다'와 '어둡다'까지 같은 '명'이라니 본인은 한자 내지 중국어가 참 이상한 문자와 언어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 저런 반의어의 소리가 동일해도 될 정도로 중국어는 성조가 음운 변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 같다. 물론 한국어에서는 '어둡다'라는 한자어는 '암'(暗)이 더 많이 쓰이긴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7/18 08:32 2015/07/18 08:32
, , ,
Response
No Trackback , 5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17

대변 처리 관련 이야기 외

1. 하수도 시설

사람이 사는 환경에서 배설물의 처리는 생각보다 굉장히 골치 아프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오늘날과 같은 위생적인 상하수도 인프라가 없던 시절엔 정말 말도 못 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에서는 농촌과는 달리 퇴비로 활용할 수도 없으니, 오물을 그냥 바로 길거리에다 버렸다고 한다. 그럼 길거리는 대변 썩는 냄새로 진동하고 온갖 해충과 불결한 동물들이 들끓었으니 전염병이 돌기도 딱 좋았다. 길거리에서 똥을 안 밟으려고 하이힐이 만들어졌고, 구린내를 가리려고 향수가 발명되었다니 그 시절을 생각하면 무섭기까지 하다.

닥치고 기름 끼얹고 불태워 버리면 악취는 좀 줄어들지 않으려나 싶지만, 갓 배출된 대변은 수분이 상당히 많은 물질이어서 소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매번 그렇게 처분하기엔 비용도 많이 들고 이산화탄소-_- 배출 측면에서도 별로 좋을 것 같지 않다.

잘은 모르겠지만 다른 동물보다도 사람의 X이 유난히 더 독하고 구리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다. 성경에서도 이 점이 감안되어, 에스겔이 징징대자 하나님이 인분 대신 소똥을 말려서 연료로 쓰라고 대체제를 제안하신 장면이 나오는 게 아닐까? (겔 4:12-15)
또한 같은 인분이어도 요즘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육식 섭취가 늘면서 단백질 때문에 더 구려지기도 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이 문단에 나오는 말들은 다 개인적인 추측임을 밝힌다.

우리나라도 조선 구한말 때 한양에 인구가 크게 늘었을 때는 인구 대비 도시 기반 시설이 너무 열악했던 관계로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오물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조선이 미개하고 일제에 의해 망해도 할 말 없는 개막장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진영에서는 이런 사진도 제시하는 모양이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붉은 원이 전부 X이라고 한다. 노면전차가 다닐 정도로 사대문 안의 최대 번화가인데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21세기까지 지구상에 존속하고 있는 최악의 생지옥인 북한에서는 다른 깡촌도 아니고 평양의 상류층 아파트에서까지 안습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에 한번 얘기한 바 있다.
수돗물과 전기, 가스 따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겨울에 이불 뒤집어쓰고 냉방으로 지내는 건 차라리 양반. 수십 층 위에서 노인들은 집 밖으로 나오질 못하고(계단!), 게다가 수세식 변기도 물을 내릴 수가 없어서 신문지 위에다 응가를 본 뒤 오물을 밤에 몰래 베란다에서 아래로 투척한다.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감시를 해도 주변에 남조선처럼 가로등 불빛이 있나, CCTV가 있나, 그 암흑천지 속에서 누가 몰래 갑자기 투척하는 걸 잡아 내는 건 불가능하다. 그게 크기가 아주 큰 것도 아니고..
그러니 매일 아파트 근처 바닥에 철퍼덕 떨어진 똥을 치우는 사람들이 고역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밤에 길을 지나가다가 똥벼락을 맞는 사람도 있다. 밤에는 아파트 근처에는 접근을 안 하는 게 상책이다.

우리나라는 그 정도까지 막장은 아니지만 철도 차량이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소변이 그대로 선로 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비산식 화장실' 객차가 다니곤 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미개한 객차는 전국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말이다.

2. 극지와 험지, 특수한 직업

이런 상하수도 시설과는 별개로, 직업적으로 제때에 화장실에 갈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가깝게는 화장실이 없는 교통수단을 운전하는 택시/버스 운전사나 지하철 기관사이다. 지하철 기관사의 경우, 정말 급할 때는 소변 정도는 섬식 승강장역에 정차했을 때 승강장 쪽이 아닌 벽 쪽 문을 열고 몰래 처리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객기가 아닌 전투기 조종사는 장시간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별 수 없다. 기저귀를 챙긴다고 한다.

성경에도 지금으로 치면 야전에서 싸우는 육군 보병에게 적용되는 말이 있다. 필드에서 볼일을 보고 나면 삽으로 흙을 파서 오물을 잘~ 덮어서 은폐를 하라고(신 23:12-14) 말이다. 마치 옷을 입어서 신체의 부끄러운 곳을 가리듯, 더러운 배설물도 안 보이게 잘 가려 놓으면 하나님이 전쟁 중에 복을 주실 거라고까지 약속했다. 의외로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가 모세 율법에 기록돼 있다.

옛날에 아문센과 스콧 시절에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남극 조약까지 다 체결된 지금 남극을 탐험하는 팀은 사람이 안 사는 곳이라고 해서 주변에 무단 방뇨· 방변을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인원의 배설물은 고이 회수해서 정화 처리를 한 후, 남극의 밖에다 버려야 한다.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인체의 생리 현상으로도 주변을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 협정이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달 포함 우주에 갔다 온 사람들도 자기 배설물을 감히 지구 밖으로 방출하지 않았다. 단, 이와 관련해서 황당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안습한 사건이 1969년 5월 말에 발사된 아폴로 10호 미션 때 있었다.

아폴로 10호는 달에 최초로 착륙을 한 11호의 직전 미션이었다. 달의 궤도에 진입하여 사령선과 착륙선이 분리를 하고, 착륙선이 달 표면 기준 15.6km 고도의 상공까지 내려갔다가 도로 사령선으로 합류한 뒤 지구로 돌아왔다.

달 탐사 우주선은 우주 정거장이 아니며, 화장실을 따로 만들 공간이 없다. 사람이 재량껏 엉덩이에다 봉지를 요강 삼아서 오물을 잘 담아야 한다.; 그런데... 사령선 안에서 누군가가 대변을 보는데 뒷처리를 제대로 못 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주인을 알 수 없는 똥이 그 좁은 우주선 안의 무중력 공간에서 둥둥 떠 다니는 참극(...ㅠ.ㅠ)이 벌어졌다!

승무원들 3명이 모두 자기가 싼 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되고 문서로 기록됐고=_=;;, 그게 수십년 뒤에 비밀이 풀려서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됐다. 예기치 않게 실수로 초대형 민폐를 끼친 당사자만이 그 똥이 누구 똥인지에 대한 진실을 죽을 때까지 혼자 간직하다 갈 것이다.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착륙선의 분리는 없이 최초로 달을 돌고 오는 것까지 성공했던 아폴로 8호 미션(1968년 크리스마스) 때는.. 창세기 1장 낭독 애드립이 있었다. 그 뒤 10호 미션 때는 저런 똥 해프닝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3. 저격수 비유

본인은 예전에 군대에서의 전문직인 전투기 조종사와 저격수를 비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저격수의 경우 총만 기가 막히게 잘 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혼자 몰래 잠입해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특성상 간첩, 무장공비, 공작원과 같은 성격도 지닌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저격수는 수풀 속에서 위장을 한 후 목표물이 나타날 때까지 꼼짝도 안 하고 근성으로 기다리는 훈련을 한다. 공작원이 적진에서 비트를 파고 잠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위장을 잘 하면 적군들이 자기 위를 밟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그 긴 시간 동안 정말로 꼼짝도 안 하고 있을까? 밥과 물은 안 먹는다 쳐도 대소변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지난 2011년 9월에는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저격수 특수부대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격수: 위장을 한 채로 표적이 나타날 때까지 3박 4일 동안 한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견뎌 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 생리현상 같은 건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저격수: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인데, 최대한 자제를 하며... 정말 어려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든 절대 움직이지 않고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인생이고 현실이며 실전이다. 현실의 전쟁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며 저런 임무에도 간지 나고 아름다운 모습만 있는 게 아니다.
머뭇머뭇 쭈뼛거리면서 "정말 어려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저격수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별 수 없다. 도저히 어쩔 수 없으면 결국은 바지에다 싼다는 얘기다.
그런 것까지 대비해서 저격수 훈련 중에 기저귀까지 미리 지급해 주는지는 난 모르겠지만, 결국 대놓고 직접 얘기를 안 할 뿐이지 뻔한 결말인 것이다.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하기는 민망하지만, 직접 말 안 해도 결국 그 말이 그 말인 사례는.. 성경에도 많다.

  • 가인은 누구와 결혼했는가? (여동생 중 하나와 결혼했다. 그 시절엔 근친 결혼이 이상한 짓이 아니었으니까.)
  • 함은 술 취해 잠든 아버지 노아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검열삭제를 했다)
  • 입다는 자기 딸에게 결국 무슨 행동을 했는가? (결국 딸을 이삭 죽이듯이 죽였다)
  • 6일 창조가 있기 전에 이전 세상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물의 넘침으로 멸망했다)
  • 노아의 홍수 이전에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유전자가 교란된 반신반인 괴생명체가 태어나게 되는 짓을 함)
  • 민수기 24장과 25장 사이에 발람이 무슨 짓을 했는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열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역이용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실족시켰다)

"에이, 저 멋진 정예 군인인 저격수가 바지에 똥을 쌀 리가 없어. 저건 문자적인 배설물이 아닐 거야, / 문자적인 3박 4일이 아닐 거야" 이런 반응을 할 게 아니라면, 성경에 기록된 엄연한 사건을 문자적으로 믿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도 민망해서 굳이 일일이 디테일을 기록할 필요가 없고 정황상 안 봐도 뻔하니 간접적으로 기록을 해 놓은 것이다.

이상. 성경을 읽고 내용을 믿는 태도에 대해서 얘기하기 위해서 먼저 똥 얘기부터 장황하게 늘어놓게 되었다. ^^

Posted by 사무엘

2015/07/04 08:28 2015/07/04 08:28
, , , , ,
Response
No Trackback , a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12

지난 2004년 8월에 발사된 수성 탐사선 메신저 호가 그로부터 거의 11년 뒤인 2015년 5월 1일, 수성 표면에 충돌함으로써 장렬히 산화했다. 이것은 굉장히 의미심장한 소식이다.
20세기 중반부터 인류의 우주 개발이 시작된 이래로 수성을 탐사한 우주선은 저 메신저,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무려 40여 년 전(1973-1974)에 발사된 마리너 10호 "단 두 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와는 공전 주기나 궤도가 다른 행성이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워지고 탐사하기 좋아지는 시기가 언제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그 시기를 놓치고 나면 오랜 기간 동안 탐사선을 '안' 보내는 게 아니라 '못' 보내는 면모도 있음을 감안하도록 하자.

마리너와 메신저는 모두 미국 NASA의 작품이다. 소련은 지구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천체인 달(최초로 뒷면 촬영)과 금성(수 차례 착륙!) 전문이었지만 그보다 더 안으로 가거나 더 밖으로 가는 일에서는 크게 재미를 못 봤다. 특히 화성은 숱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접근 도중 실패하거나 착륙 직후 통신이 두절되는 등 '화성의 저주'라는 징크스가 업계에서 나돌 정도로 악전고투를 면치 못했다. 물론 미국도 실패의 고배를 여러 번 마셨지만 말이다.

그렇게 화성으로 가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지만, 태양 쪽 내행성으로 가는 것도 만만찮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성은 반지름이 달보다 1.4배 남짓밖에 크지 않을 정도로 작은데 태양과는 또 너무 가깝다. 태양은 혼자서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를 넘게 점유하고 있는 깡패가 아니던가.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이 일렬로 쭉 늘어서면 무슨 균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천지에 할 필요가 없으며 '기우'를 능가하는 쓸데없는 걱정임..;; )

수성을 제대로 관측하려면 탐사선이 수성의 궤도에 진입해서 수성을 뱅글뱅글 돌 수가 있어야 하는데, 저런 상황에서는 탐사선은 수성을 스치기만 한 후 수성보다 훨씬 더 무거운 태양의 중력에 끌려가기 십상이었다. 애초에 탐사선들이 긴 거리를 연료 없이 빠르게 가는 데는 다른 행성의 중력을 이용한 스윙바이 기법을 사용하는데, 중력의 끝판왕인 태양의 영향력를 어떻게 피하고 수성에만 곱게 진입을 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마리너 10호는 금방 도착한 대신에 수성과 금성 사이를 몇 차례 근접 비행만 하다가 곧 태양의 궤도로 끌려갔다. 수성의 모든 표면을 들여다보지는 못하고, 전체의 절반 남짓 정도밖에 촬영을 못 했다.

메신저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성과 금성 사이에서 오랫동안 스윙바이를 하며 감속을 했다. 스윙바이는 보이저나 파이어니어 같은 외행성 탐사선에서는 가속을 위해 사용하며, 특히 질량이 큰 목성 근처에서 가장 크게 가속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내행성 탐사선에서는 일종의 역추진 감속을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속도를 줄이고 줄인 끝에, 메신저는 선배인 마리너 10호가 하지 못한 수성의 궤도에 사뿐히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수성을 4천(신문 기사를 보니 정확히는 4104회) 회가 넘게 돌면서 10만 장이 넘는 분량의 사진을 지구로 보냈다.

그 대신, 이런 속도 조절을 위해 메신저는 수성까지 가는 데, 아니 정확히는 수성의 궤도에 진입하는 데 발사 이후 무려 6년 반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지구에서 수성은 가장 가까워졌을 때의 거리가 0.6~0.7 천문단위 정도이다. 패스파인더 화성 탐사선(1996-1997)이 최단거리로 약 0.5 천문단위 정도 떨어진 화성까지 가는 데 약 7~8개월이 걸렸음을 감안하면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 셈이다. 우주선을 수성의 궤도에 진입시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우주 탐사선들의 이런 묘기들은 다 연료 없이 활강이나 스윙바이만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다.
가령, 지구 중력의 탈출 속도가 초속 11.2km라고 하는데 이건 현실의 대기권에서는 당연히 실현 불가능한 속도이다(엔진 성능의 한계, 공기 저항). 더구나 이건 한번 발사 후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이 없는 스페이스 건 같은 걸 운운할 때에나 의미가 있다. 현실의 로켓들은 끊임없이 연료를 추진해 주기 때문에, 초속 11.2km와는 비교도 안 되는 느린 속도로도 지구 중력을 잘만 탈출하며 우주로 나간다.

그 대신 9.8m/s^2에 달하는 지구의 중력을 탈출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구만 빠져나가고 난 뒤부터는 우주 발사체들은 연료 부족에 시달린다. 달에 갔다가 지구로 재진입할 때도, 연료 걱정만 없다면야 역추진 감속을 해서 공기와의 마찰열을 줄이면 되며 착륙도 비행기처럼 우아하게 하거나(우주 왕복선), 아예 로켓 발사의 역순마냥 슬금슬금 수직 강하를 해도 된다. 연료가 없이 글라이더 활강만 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 각도 걱정을 해야 하고 공기와의 마찰열 걱정을 하는 등, 재진입이 어렵고 위험천만한 묘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내행성 탐사선도 자체적으로 가속을 할 수 있는 연료만 충분하다면 저런 6년 반짜리 삽질을 안 해도 된다. 태양 근처까지 갔다가 자체적으로 속도와 방향을 바꿔서 태양 대신 수성의 궤도에 쏙 들어가도 됐을 것이다. 그 가속 제어를 안 하면 헬리오스 탐사선(1974년 1호, 1976년 2호)처럼 된다.

얘는 이름도 그리스어로 태양이라는 뜻이고, 처음부터 내행성이 아닌 태양의 탐사를 목표로 NASA+서독 합작으로 발사된 탐사선이다. 그러니 스윙바이 감속 같은 거 필요 없고, 수성보다도 태양에 더 가까이 접근하여 가속을 받은 끝에.. 공전하는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져서 초속 무려 70.2km, 시속으로는 25만 2천 km를 넘어갔다. 이것은 외행성 탐사선 중에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보이저 1호의 진행 속도의 4배를 넘는 수치이다. 메신저 호의 입장에서는 자체 동력 없이 이걸 막아야만 수성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메신저는 발사체 말고 자체적으로는 엔진 같은 게 전혀 없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지구의 인공위성에도 궤도 수정을 위한 최소한의 연료 분사 엔진은 달려 있으며 이는 메신저 역시 마찬가지였다.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그 궤도가 언제까지나 평행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 태양으로 끌려가지는 않는 대신 조금씩 수성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고, 이를 보정하기 위한 연료 분사가 필요했다. 구체적인 역학 원리는 본인도 잘 모르지만, 어쨌든 이것 때문에 수성을 반영구적으로 도는 건 기술적으로 안 되는 듯. 메신저 역시 그 연료가 떨어지면서 수성의 지표면에 충돌하게 됐다. 천지창조 이래로 내행성 수성에 인공 구조물이 최초의 흔적을 남기게 된 것이다. 충돌은 수성의 표면 중 지구 쪽이 아니라 반대편 태양 쪽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지구에서 관측할 수 없었다.

인간이 만든 우주 탐사선이 (1) 사뿐히 착륙 또는 (2) 불의의 사고로 추락이 아니라 고의로 충돌한 적이 있는 천체는 달(소련 루나 2호, 1959 이래로 여럿 있음), 목성(NASA 갈릴레오, 1989-2003)에 이어 수성이 하나 추가됐다. 임무가 다 끝나서 충돌시키거나 충돌 그 자체가 목표인 것 둘 중 하나이다. 금성은 마젤란 호가 연료 고갈 후 1994년 10월에 금성의 대기권 안으로 추락하면서 최후를 맞이한 적이 있다. 내 생각엔 잔해가 땅에 닿지도 못했을 것 같다. (금성의 대기압은 90기압이 넘음!)

끝으로, 우주 탐사선의 외형의 차이에 대해 생각할 점이 있다. 외행성 탐사선은 닥치고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니 그냥 원자력 발전기가 달렸고 지구의 인공위성은 태양광 발전판이 달렸다면, 내행성 탐사선은 뜨거운 태양열로부터 전자 기기들을 보호하는 커다란 방열판이 탑재되었다는 차이가 있다.
뭐, 지구 인공위성도 모든 부위가 고르게 태양에 노출되도록 자신을 뱅글뱅글 돌려 주는 장치 정도는 들어가 있다. 한쪽만 너무 열받아서 배터리가 폭발이라도 하면 끝장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5/07 08:27 2015/05/07 08:27
, , ,
Response
No Trackback , 4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092

우주 개발과 관련하여 일반적인 항공· 우주덕, 역덕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유명한 사고는 아폴로 1호나 13호, 그리고 챌린저와 컬럼비아 우주왕복선처럼 유인 우주선에서 발생한 인사사고 위주이다. 그게 임팩트가 크다.

하지만 컴퓨터공학 관련 수업에서 종종 언급되는 우주 사고는 저런 것들보다는 덜 알려진 무인 우주선의 오동작· 자폭 사고 두 건이다. 바로 (1) 1999년에 미국이 발사한 화성 기후 탐사 인공위성의 추락 사고와, (2) 1996년 유럽 우주국에서 발사한 정지 궤도 진입용 아리안 5호 로켓의 자폭 사고이다. 이것들은 다른 기계 구조적인 실수· 결함이 아니라, 전적으로 발사체 포함 로켓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의 버그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자는 서로 다른 팀의 엔지니어들이 같은 물리량에 대한 단위계를 제각각 다르게 가정하고 코딩을 하는 바람에, 계산 결과의 scale이 산으로 가 버려서 위성이 추락한 정말 안습한 사례이다. 흔히 길이(미터 vs 인치)의 착오라고 알려져 있는데, 더 자세한 문헌을 찾아 보니 사실은 단위 시간당 힘(킬로그램힘 vs 파운드)의 착오이다. 뭐 어느 것이든 표준 단위계와 비표준 단위계의 착오인 건 마찬가지이고 우리나라로 치면 제곱미터와 평, 킬로그램과 근 같은 게 헷갈린 것과 동일하다.

이 때문에 무려 9개월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기껏 화성까지 잘 가서 궤도에 진입하려던 위성은 예상보다 고도가 급격히 낮아졌으며, 화성의 뒷면으로 들어가는 예상 시각보다 더 일찍 통신이 끊어졌다가 다시는 통신이 회복되지 못했다. 화성의 대기권에까지 들어가 버린 위성은 대기와의 마찰열로 인해 파괴되고 추락했다.

지구로부터 수천만 km나 떨어져 있는 다른 행성에서 벌어진 사고이다 보니, 사고 장면도 전해지는 게 없다.
사고의 원인이 어처구니없는 실수 때문이었음이 밝혀지자 미국 내부에서도 “우리도 미터법의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라는 여론이 당연히 일었다. 그러나 오랜 관행을 바꾸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한편, 후자의 사고도 사연이 만만찮게 안습하다.
로켓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의 내부에는 64비트 float 부동소수점을 16비트 int로 형변환을 하는 루틴이 있었다. 알다시피 이건 양 자료형의 표현 범위의 차이가 엄청나다. 단순히 소수점이 잘리는 것 이상으로 수의 표현 가능한 범위 자체가 잘릴 위험이 높다.

다만, 이전의 아리안 4호에서 이게 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던 관계로 이 부분을 맡은 엔지니어는 앞으로도 오버/언더플로우가 발생할 일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성능 향상을 위해 범위 검사를 하는 옵션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을 빌드해서 우주선에다 탑재했다.

그런데 아리안 4호와 5호는 로켓의 규격이 서로 달랐으며, 일어나지 않으리라 예상했던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완전히 엉뚱하게 형변환된 정수 숫자가 예외 처리도 없이 계산식에 들어가면서 프로그램의 내부 상태는 엉망이 되었으며, 사태 극복을 할 수 없던 컴퓨터 프로그램은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설정되어 있던 자폭 모드로 진입했다. 그래서 아리안 5호 로켓은 발사된 지 겨우 37초 만에 기수를 아래로 숙이면서 추락했다.

중앙 통제실은 싸늘한 초상집 분위기로 변함. 망연자실한 직원들..;; (☞ 동영상 링크)
무인 우주선인 관계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둘 모두 수억 달러급의 손실을 초래했다. 나로 호의 발사 실패하고도 급이 다른 게, 아리안 5호만 해도 나로 호보다 5배 이상 더 무거운(= 크기도 더 큰) 로켓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고스란히 폭죽으로 전락해 버렸으니.

학부 시절에 소프트웨어공학 수업 시간 때 들은 얘기를 먼 훗날 대학원에서 프로그래밍 언어 수업에서 다른 교수로부터 또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전자 시간에는 체계적인 소프트웨어의 테스트/검증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후자 시간에는 프로그래밍 언어 차원에서 타입 검증과 예외 처리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 저것들이 타산지석 사례로 소개되었다.

그나저나 아리안 5호에 들어가는 프로그램도 Ada로 작성되었다고 한다.
Ada에는 배열 첨자 범위라든가 형변환 overflow 예외를 감지하는 기능이 있고, 그걸 끄는 옵션도 별도로 존재한다.
C/C++처럼 무작정 프로그래머에게 모든 걸 맡기기보다는 적당히 언어 시스템이 개입해서 안전을 추구하는 것도 많다 보니 Ada가 프로그래밍 언어계에서는 꽤 noble한 대접을 받는가 보다. 하지만 배열 첨자를 마치 함수 호출처럼 ()로 하고, 명칭에 대소문자 구분이 없는 것은 좀 Basic스럽고 요즘 언어가 아닌 구시대 언어 같은 느낌이 든다.

참고로 Ada는 명칭 자체가 여자 이름인 반면, 코볼은 주 설계자가 수학자 출신의 여성 해군 장성이다(그레이스 호퍼).

Posted by 사무엘

2015/02/19 08:36 2015/02/19 08:36
, , ,
Response
No Trackback , 4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064

※ 의식주

인간이 살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요소를 가리키는 용어로 '의식주'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먼저 의(의복).
사람은 누구나 알몸으로 태어나지만,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 해도 최소한의 옷 한 벌은 무조건적으로 갖추고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우주 공간이나 사막이나 극지방 같은 극도의 악천후에서 살지 않는 이상, 벌거벗고 지낸다고 해서 당장 생물학적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지지는 않는다. 옷이 무슨 물이나 산소나 음식 같은 물질도 아닌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옷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과 결코 제대로 생활할 수 없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오직 인간만 말이다. 성경은 그렇게 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옷은 착용자의 신분과 격식을 나타내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옷차림은 문화와 예절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의상이 갖춰져 있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상당히 난감해진다. 오죽했으면 성경에서도 결혼식 예복을 갖춰 입지 못한 사람이 예식장에서 강퇴 당하는 비유가 등장한다(마 22:11-13). 교리적으로 담고 있는 메시지는 따로 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다음으로 식(음식)이다.
사람은 일차적으로는 물론 체력을 얻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밥을 먹는다. 그러나 식생활은 단순한 연명 활동을 넘어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하고 좋은 기분과 컨디션을 유지시키는 등,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서 의외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문명이 존재하는 사회에는 식사 예절이라는 것도 문화에 따라 아주 정교하게 발달해 있다.

인간이 하루에 두어 차례 일과 활동을 중단하고 식사를 해야 하는 건 사실 생산성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비효율과 손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에게 필요한 열량과 영양분을 단번에 주입할 수 있는 알약 같은 게 개발된다 하더라도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인간의 전통적인 식사 관행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명되고 달과 화성으로 우주선을 보내는 오늘날 21세기에조차도 인류의 식량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전세계에는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이 많으며, 인간의 식량은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땅의 소출, 다시 말해 농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농업은 예나 지금이나 하늘을 바라보고 의지해야만 돌아갈 수 있는 산업이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끝으로 주(집)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집 문제 때문에 결혼조차 엄두를 못 내게 될 정도로 이와 관련된 사회적 병폐가 심각하다. 땅의 절대적인 면적이 좁은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너무 좁게 사는 게 문제이다. 아무 곳에나 덥석 정착해서 사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입지 조건을 안 따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은 의와 식에 비해서 '주'는 상대적으로 덜 강조하는 것 같다. 산상수훈인 마 6:25라든가 만족을 명령하는 딤전 6:8을 봐도, 의와 식은 명시되어 있지만 주는 누락이다. 예수님 역시 변변한 거처가 없이 사셨다(마 8:20).

이는 다른 이유는 없고, 크리스천들이 세상에서는 영적으로 나그네· 순례자로 산다는 사상이 반영되어서 그런 것 같다. 진짜 본향은 하늘에 따로 있으니까. 집이 그렇게도 중요하다면, 누구 말마따나 성경도 이렇게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가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집을 장만하고,' 자기 아내와 연합하여 그들이 한 육체가 될지니라.” (창 2:24 패러디)

※ 휴대용 식량

그럼 이제부터는 의식주 중에서 '식'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전통적으로 인간의 식사는 현장에서 갓 조리된 따끈한 음식을 충분히 가까운 곳(동일 건물)에서 바로 느긋하게 먹는 형태였다. 사실 여건이 허락한다면 그게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학교나 일터에서, 혹은 야외에서는 일일이 음식을 조리해서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근처에 식당조차 없다면 남는 선택은 도시락밖에 없다. 남의 행동이나 생각을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저지시키고 싶을 때,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라는 관용구가 쓰이는데, 이게 도시락의 어떤 특성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표현이겠는지를 잘 생각해 보자. ㅋㅋ

그나마 학교는 이제 전부 급식 체제로 바뀌었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무료 급식까지 시행되고 있다 하니,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도시락을 일일이 싸 줘야 하는 부담은 덜게 되었다. 저게 무슨 돈으로 가능하겠는지에 대한 정치적 견해의 차이는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아무래도 도시락은 정식으로 차려 먹는 밥보다야 덜 따뜻하고 덜 신선하며, 원하는 형태의 요리를 마음껏 먹을 수 없다는 제약이 존재한다. 더구나 단순히 점심 한 끼나 그렇게 때우는 정도가 아니라 뱃사람이나 군인의 식단은 어땠을까? 지금 같은 냉동이나 식품 보존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고기 같은 건 닥치고 소금에 절이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보존성을 위해 맛을 크게 희생한 식품만 맨날 섭취해야 하는 건 당사자들에게 큰 고역과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오늘날 단순 도시락 이상의 위상으로 통용되는 휴대용 식량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비행기 기내식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행 속도가 느리고 공간이 넉넉한 배야 장거리 여객선에는 주방이 있다. 열차에도 식당칸이 있다. 고속버스는 그냥 휴게소에 들르면 끝..;; 그러나 비행기는 그런 것까지 갖출 여건은 안 되니, 8시간 이상 장거리 노선을 뛰는 여객기에서는 미리 납품받은 기내식을 승객들에게 공급하게 된다.

기내식을 받아 먹는 느낌은 참 독특하다. 비록 비행기에서 직접 조리를 한 음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회용 용기에 달랑 담긴 한솥 도시락이나 예비군 점심 도시락 수준의 '대충'도 아니다. 기내식은 항공사의 이미지와도 큰 관련이 있다 보니,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은 기내식을 최대한 맛있고 싸구려 티 안 나고 실제 식사와 비슷하게 만들려 애쓴다.

하지만 공중에서는 단순히 데우는 수준 이상의 조리를 하기가 힘들고, 또 기내에 배기는 냄새와 뒷처리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기내식을 한없이 고급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내식은 일반 식사보다 의도적으로 고지방· 고칼로리를 추구하며 제조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극단적인 상황에서 승객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한 끼가 거의 1000kcal에 달한다니 말 다 했다. 그리고 지상보다 더 기압과 습도가 낮은 곳에서 먹는 걸 염두에 두기 때문에, 입맛을 돋우려고 조미료와 기름도 더 많이 넣고, 더 짜거나 더 달게 만든다. 보기와는 달리, 기내식만 많이 먹으면 건강에 별로 안 좋을 것 같다.

2. 전투 식량

식량의 조달은 식욕이 왕성한 수많은 장정들을 거느리는 군대를 운영하는 데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군대에서도 주둔 중이나 평시에는 실시간으로 조리된 밥과 국과 반찬을 식판으로 퍼서 먹는 '일반 식사'가 나온다. 그러나 야전에서 훈련이나 작전 수행 중일 때는 역시 portable한 전투 식량이 배급된다.

야전에서 음식을 취급하는 속도는 행군 속도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전투 식량은 휴대성과 보존성이 좋아야 하고 최소한의 물이나 불로 조리가 가능하며, 정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날로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병사들이 먹는 음식이니, 굉장한 고열량이어야 하는 건 두 말할 나위도 없고.

그러고도 전투 식량은 병사들의 입맛에 착 맞고 절대적으로 맛있어야만 한다. 참혹한 전장에서 병사들에게 일말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은, 밥이라도 잘 먹여 주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알고 보면 총포의 기술 발달에 만만찮게, 식품 가공 기술의 발달도 군의 선진화와 현대화에 굉장히 큰 기여를 한 셈이다.

그러니 전투 식량은 앞서 언급한 기내식만큼이나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고, 일반인들이 많이 먹으면 비만에 걸릴 요소가 듬뿍 가미된다. 한국군에서는 굳이 야전에 안 나가고 내무 생활을 하는 중에도 이따금씩 정규 식사 대신에 전투 식량이 병사들에게 식사로 지급되는 때가 있는데, 이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전투 식량 재고분을 소진하기 위해서이다.

밀덕 중에는 국군이나 미군의 전투 식량을 구해 먹으려고 벼르는 사람도 있다. 일반 음식보다 열악한 여건에서 먹으라고 만들어진 음식을 일부러 찾아서 먹는 이유는, 자신이 민간인이 아닌 군인이라는 특권 의식을 경험하고 싶어서인 것 같다. 전투 식량은 포장과 내용물 등 봐야 할 게 여럿 있기 때문에, 링크를 하나 소개하는 걸로 그림 소개를 대신하겠다.

참고로 전투 식량은 진짜 비상 식량과는 다른 개념이다. 비상 식량은 추락한 비행기의 조종사나, 조난 당한 선원이 구조될 때까지 무인도나 망망대해에서 생존을 위해서 섭취하는 고농축 영양제 같은 음식이다. 단순히 야전에서 작전 수행 중에 먹는 게 아니라, 작전 수행 중에 돌발상황이 불가피하게 생겼을 때 먹는 것이다. 비상 식량은 먹게 될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오로지 보존성과 휴대성만이 강조될 뿐, 맛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3. 우주 식량

우주인은 군인만치 그렇게 격렬한 육체 활동을 하지는 않으므로, 우주 식량은 전투 식량만치 고열량을 추구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중력 내지 우주 공간에서는 지상에서처럼 음식 맛이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우주식은 역시 기내식 만만찮게 조미료 도배가 되어야 한다. 또한 무중력 공간에서 인체가 잃기 쉬운 칼슘 같은 영양소를 우주식이 특별히 보충해 줘야 할 필요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으로 물리적인 형태를 살펴보면, 우주식은 같은 영양 성분이면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공 건조가 잘 되어야 하며, 그리고 가루· 부스러기가 날리는 형태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 무중력 상태에서 음식 파편이 날리면 심각하게 골치 아파지기 때문. 그런 게 기계 내부로 빨려들어가 기계의 고장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니 초기의 우주식은 닥치고 튜브+빨대 형태였다. 먹을 때 입을 크게 안 벌려도 되고, 파편 유출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가장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계와 영양학적 효율을 위해 맛을 크게 희생한 초기의 우주식은 우주 비행사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으며, 기술의 발달 끝에 지금은 어지간한 형태의 음식들은 다 우주식으로 개량이 가능해졌다. 김치, 라면, 불고기, 비빔밥, 미역국 같은 것도 모두 우주에서 먹을 수 있다.

우주식은 무중력 상태에서도 음식과 식기가 흩어지지 않게 식판에 이례적으로 벨크로(찍찍이)와 자석이 붙어 있다.
이렇듯, 비행기 기내식과 군대 전투 식량, 그리고 우주 식량은 대체로 영양이 보강되어 있고 휴대성과 보존성이 강화되어 있다는 큰 공통점이 있으면서 세부적인 조건은 살짝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2/10/07 08:32 2012/10/07 08:32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4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741

우주로 나간 개, 라이카

2003년에 콩코드 여객기가 퇴역한데 이어 2011년엔 미국의 우주 왕복선들도 전량 퇴역했다. 이제는 천조국 미국도 우주 정거장으로 사람을 보내려면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택시 삼아 얻어 타야 한다. 그래도 우주 왕복선이 소유즈보다 더 커서 사람이나 짐을 더 많이 실을 수 있었는데, 아쉬운 점이다.

오로지 학술 목적으로만 우주선을 띄우던 미국 NASA와는 달리, 돈맛을 알아 버린 러시아는 세계의 민간인 억만장자들을 상대로 우주 관광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이 소연 씨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우주 관광객들도 다 미국이 아니라 러시아를 통해서 우주에 갔다 온 사람이다.
누구든 한 200억 원 정도만 주면 갈 수 있다. 참 쉽죠?

요즘은 그래서 다시 러시아의 우주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인데, 그 러시아, 아니 구소련은 냉전 시절에 얼마나 공돌이들을 갈아 넣으면서 빡세게 기술을 개발했을지 상상이 되겠는지?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겠다.

전산학계에 앨런 튜링이나 폰 노이만 같은 괴수가 있었다면, 항공 우주 공학계에는 로버트 고더드(액체 연료 로켓의 근간을..)부터 시작해 미국에는 폰 브라운, 소련에는 세르게이 코룔로프 같은 진짜 우주덕, 우주 괴수들이 있었다. 일반 항공기처럼 하늘에 잠깐만 떴다가 다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아예 지구 중력을 벗어나서 궤도에 진입하려면 가히 넘사벽급의 동력이 필요하고 이를 제어하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거기에다 '재돌입 성공' + '사람까지 태우고' 같은 단서가 추가되면 흠..;;

그런 우주 시대의 서막을 연 것은 1957년 10월,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이다. 이에 고무된 소련은 우주에 생명체를 보내는 게 가능하겠는지를 실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직 1호가 지구를 돌고 있을 때에 소련은 1호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워진 스푸트니크 2호를 뒤이어 발사했는데, 이때는 개를 한 마리 실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라이카'라는 암캐이다.
약을 하나 새로 개발해도 임상실험은 먼저 동물에게 하지 않던가. 라이카는 지구 궤도로 나간 최초의 포유류가 되었다.

원래 라이카는 모스크바 길거리에서 주인을 잃고 배회하는 '똥개'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소련의 과학자들의 눈에 띄여서 나름 우주의 상황을 상상한 여러 훈련을 시켰다. 물론 얘만 수집한 건 아니지만 여러 후보들 중에서 라이카가 훈련 성적이 가장 좋았다. 사람 말을 잘 듣고 험악한 환경에서도 돌발행동 안 하고, 좁고 어두운 곳에서 얌전히 잘 견디는 성격이었던지라 최종 실험 대상으로 선택되었다.

전해지는 일화에 따르면, 라이카를 맡아서 훈련시키는 일을 한 모 과학자는, 그 개를 발사체에 태워서 공중에 잠시 띄웠다가 다시 돌아오게 하는 줄로만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알려진 사실은 예상과 달랐다. 그 당시 소련은 우주 발사체를 무사히 재돌입시켜서 귀환시키는 기술이 아직 없었기 때문에, 스푸트니크 2호는 1호와 마찬가지로 지구를 빙빙 돌다가 대기권으로 떨어져서 마찰열로 인해 유성처럼 불타 없어질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주선에 탄 개에게는 발사 1주일 후에 독극물이 든 마지막 식사를 제공하여, 인공위성이 아직 지구 궤도에 있을 때 먼저 안락사시킬 계획이었다.
이 사실을 안 과학자는 통곡했지만, 국가의 프로젝트 계획이 그러한데 딱히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

스푸트니크 2호는 1957년 11월, 1호가 발사된 지 거의 정확히 한 달 뒤에 발사되었다. 라이카는 온몸이 묶여 감금되다시피하고, 생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전달하는 장비가 부착되었다. 이거 무슨 카미카제 특공대에 출격하는 전투기 조종사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공위성 자체는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지구 궤도에 잘 진입했다. 1호도 모자라서 1개월 간격으로 2호까지 성공하자 미국은 가히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불리는 충격과 공포를 경험하면서 소련의 발달된 우주 기술에 전율하게 되었다.
이에 기세등등해진 소련은, 스푸트니크 2호가 성공적으로 잘 발사되었으며 안에 태운 라이카는 잘 살아 있다가 (유감스럽지만 그래도) 계획대로 1주일째에 안락사를 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나서야 폭로된 비밀 문서에 따르면, 라이카는 며칠 못 가 더 일찍 죽었다는 것이 드러났으며, 궁극적으로는 발사된 지 겨우 5~7시간을 못 넘기고 고온· 고압과 굉음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꼼짝도 못 한 채 고통스럽게 죽었음이 드러났다.

고온이라는 게 화상을 입을 정도의 뜨거운 온도이다. 수 시간 후부터 라이카의 심장 박동은 이미 감지되지 않았으니, 그때 진실을 알고 있었던 과학자들의 상심이 컸겠다. 그 원인으로는 선실에다 산소를 공급하고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제대로 동작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스트레스가 극심했을 때는 라이카의 심장 박동수는 평소의 3배가 가깝게 뛰었다고 한다. 죽기도 그렇게 죽었을 뿐만 아니라 시체도 재돌입 과정에서 인공위성과 함께 공중분해되었을 터이니 확실한 끔살 인증이다.

라이카는 비록 살아서 돌아오지는 못했으나, 이 실험을 통해 지구 생명체가 지구 궤도에 진입하는 과정과 무중력 상태에 견딜 수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과학자들에게 우주공간에서 생명체 반응에 대한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하였다. (출처: 위키백과) 라이카의 죽음은 '개죽음'으로 그치지 않았다.
짧게나마 그래도 궤도에 진입하여 무중력 상태가 될 때까지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사람이 아니라 동물부터 먼저 보내 보길 잘한 것이다.

라이카에 대한 비화가 알려지면서 라이카는 일약 영웅이 되었다. 좀 감수성 예민한 사람이 들으면 눈물이 핑 돌 정도의 스토리이지 않은지? 노래나 만화 같은 매체에도 등장하였으며 외국의 어느 동물 보호 단체에서는 이런 식으로 우주 개발을 강행한 소련 정부를 비판하는 한편으로 라이카의 기일에 맞춰 묵념까지 했다고 한다.

인류의 우주 개발을 위해 희생된 개 한 마리에게도 사람들이 이렇게 연민과 동정을 아끼지 않는다.
그 반면,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희생된 어린양을 믿는 게 성경의 기독교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다음은 추가 설명들.

1. 인간을 우주에 보내기 위해서 진공 상태가 생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무중력 상태에서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필수였다. 이 분야는 인류 역사상 정말로 경험 데이터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긴, 과거에 일본군 731 부대가 행한 생체 실험 중에도 진공 실험이 있긴 했다. ㄷㄷㄷ

2. 소련의 도발에 다급해진 미국은 자기네도 황급히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려 뱅가드(Vanguard) 로켓을 몇 차례 발사하였으나 발사 2초 만에 폭발해 버리는 등,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그 뒤에 공돌이들을 더 갈아 넣으면서 연구한 끝에 1년 남짓 뒤인 주노 로켓으로 1958년에야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를 띄운다..

3. 소련에서는 그 뒤 1960년 8월 스푸트니크 5호에 스트렐카와 벨카라라는 2마리의 우주견을 태웠는데, 이들은 지구궤도를 17바퀴 돈 다음 귀환함으로써 지구 궤도 비행 후 살아 돌아온 최초의 생명체가 되었다.

4. 라이카처럼 저렇게 사람을 살리고 자신은 죽은 유명한 개로 한국에는 군견 헌트가 있다. 1990년 3월, 현재로서는 마지막으로 발견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인 제4 땅굴이 발견되었다. 당시, 헌트는 갱도 내에서 화약 냄새를 맡고 뛰어가다가 땅굴 내부의 목함 지뢰를 밟고 산화하였다. 소대원들의 목숨을 구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군대에서 선임병이 후임을 놀릴 때 “군견이 너(졸병)보다 계급이 높기 때문에, 보면 경례해라”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말은 물론 농담이다. 하지만 헌트는 사후에 진짜로 소위 계급이 추서되었으며, 땅굴 입구에 무덤과 동상, 추모비까지 건립되었다.

5. 라이카는 참고로 사막의 인간 식인범인 라이’타’하고는 관계 없다. 혼동하지 말 것.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사무엘

2012/06/04 08:24 2012/06/04 08:24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690


블로그 이미지

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1/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1676172
Today:
88
Yesterday:
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