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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형 동차 DEC, EEC 쌍둥이

요즘 철도계엔 계속해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12월부터 서울-부산 무정차 KTX가 하루 1차례 시범 운행을 시작한 데(6년 만의 부활. 서울-부산 2시간 8분. 그것도 최신형 산천 차량으로!) 이어, 지난 15일엔 마산으로 가는 경전선 KTX가 등장했다. 게다가 KTX 2차 개통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새마을호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청량리-안동의 중앙선 노선에 새마을호가 4년 만에 부활했다!
사실 지금 중앙선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복선 전철화와 선형 개량이 진행되면서, 30여 년 전에 경부선이 그랬던 것처럼 전동차가 운행되고 운행 시간이 단축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오늘은 또 옛날 철도 얘기를 좀 하겠다.
여러분은 옛~날 사진이나 그림책에서 이렇게 생긴 철도 차량을 본 기억이 있는가? 이건 물론 한국에서 현역으로 운행된 적이 있으며, 본인이 철덕으로 빠져들기 훨씬 더 전에 이미 은퇴하여 자취를 감춘 열차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부분은 뭔가 선박 같은 느낌이 든다. 운전석 창문이 마치 2층이나 되는 듯이 좀 높다.
비슷한 디자인으로는 비행기 중에서 보잉 747 같은 기종이 있다. 이건 크기도 크거니와, 화물기 개조를 염두에 두고 전면부 뚜껑을 화물 적재를 위해 완전히 개방할 수 있게 하려고 조종석이 2층으로 올라간 형태로 설계되었다.
이렇듯, DEC, EEC의 모습을 보니까 선박 생각도 나고 비행기 생각도 난다. 일본의 신칸센 역시 앞부분의 디자인이 초창기인 0계부터 비행기(단, 여객기가 아닌 전투기-_-) 컨셉이었으니 나름 설득력 있는 추론인 듯하다. 어쨌든...

EC로 끝나는 이 두 종류의 차량은 비슷하게 1979~80년 사이에 도입되었다가 2001년 초에 모두 은퇴하였으나, 기관차-객차 일색이던 20세기 당시의 우리나라 철도계에서 아주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 신선한 차량이었다. 그때는 기관차가 아닌 동차 자체가 동력원을 불문하고 상당한 레어템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핵심 기술인 엔진이나 전동기는 수입이지만 어쨌든 이들 차량의 생산 주역은 대우 중공업이었다.

DEC와 EEC 모두 앞부분은 비슷하게 저렇게 생겼다. 차이가 나는 부분은 동력원으로, D는 기름으로 달리고 E는 전기로 달린다. 위의 사진은 EEC이다. EEC는 앞부분 끝에 운전석이 차지하는 공간이 마치 지하철 차량만큼이나 아주 작은 반면, DEC는 엔진이 차지하는 부분이 지금의 새마을호 디젤 동차 정도의 길이는 된다. 즉, 동력차 안에 딸린 공간은 DEC가 EEC보다 더 작다는 뜻. 이뿐만이 아니라 열차 한 편성의 차량 수(=수송력)도 10량 편성 EEC가 5량 고정 편성인 DEC를 훨씬 더 능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청이 EEC와 함께 DEC를 도입한 것은 일단 그때에는 한국 철도에 비전철화 구간이 월등히 더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전철화 여부를 넘어서 도입 목적 자체가 둘이 근본적으로 서로 달랐다. DEC는 새마을호 등급을 염두에 두고 역시 경부선, 전라선, 장항선 등에서 활약한 반면, EEC는 태백· 영동선 같은 전철화 구간에서 기존 전기 기관차의 느린 속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활약하던 지금의 8000호대 전기 기관차는 견인력이 무식하게 세서 화물용으로는 좋지만, 시속 80 남짓밖에 못 내는 느림보여서 속도를 중요시해야 하는 여객용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열차 이름을 구성하는 영어 이니셜에서, 첫째 글자는 상술했듯이 이 차량의 동력원을 의미하고, 다음으로 둘째 글자 E는 우등(excellent)을 의미한다. 물론 30년 전의 관점에서 우등이었을 뿐이지, 화장실이 비산식이고(오물이 선로 밖으로 그대로 배출..;;) 편의 시설은 지금의 누리로 비해서도 훨씬 더 열악한 건 여전했다.

한국 철도의 역사를 좀 아는 분이라면, 무궁화호와 통일호라는 명칭은 새마을호보다 나중에 등장했다는 걸 알 것이다. 새마을호라는 명칭은 ‘관광호’의 후속 명칭으로 1974년부터, 즉 EEC· DEC의 도입 이전부터 이미 있었기 때문에 훗날 DEC는 곧바로 새마을호라는 등급으로 운행되었다. 하지만 무궁화호· 통일호라는 명칭은 EEC가 도입된 뒤인 1984년부터 쓰였다. 그 전에 오늘날의 ‘무궁화호’에 해당하는 열차는 그냥 ‘우등 열차’였고 EEC의 도입 계급도 이 계급이었다. 둘째 글자 E가 이런 의미였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

요컨대 오늘날 가장 만만한 최하위 등급이 된 무궁화호가 원래는 우등이었고, 새마을호는 넘사벽 귀족 특급이었다는 뜻이다. 아울러, DEC는 외형은 좀 비슷해도 기술적으로는 EEC보다 한 수 아래였음에도 불구하고, EEC보다 더 고급 열차로 기획되었다는 것도 아이러니이다. 물론 이들은 다 세월이 흐르면서 비슷하게 무궁화호와 통일호로 강등을 거친 후 퇴역했지만 말이다.

DEC는 그냥 기름으로 달리는 열차가 아니었다. 유압 변속기를 이용하여 순수하게 디젤 엔진의 동력으로만 달리는 지금의 새마을호와는 달리, DEC는 디젤 동차이면서도 디젤 엔진으로는 전기를 생산하여 전기의 힘으로 달렸다. 기관차야 요즘의 특대형 기관차들은 다 디젤-전기 기관차이지만 동차 중에 디젤-전기 방식이 존재했던 것은 한국 철도 역사상 DEC가 유일했다.
그래서 기름으로 달리는 주제에 회생 제동 같은 전동차의 특징도 일부 갖고 있었다. 디젤 엔진은 동력 집중식으로 있고, 전동기는 동력 분산식으로 달린 아주 특이한 형태였다. 흠좀무..;; 새마을호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 등장한 NDC, CDC 같은 디젤 동차들은 디젤-전기 방식이 아니다.

이제 와서 뒤늦게 -EC 차량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쓰니, 마치 모아(moa)라든가 여행비둘기처럼 멸종해 버린 옛날 동물을 책으로 대하는 것 같은 애환이 느껴진다.
DEC의 명목상 후손은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라는 두 계열로 나뉜다. 먼저 그 이름도 유명한 새마을호 디젤 동차이다. 유압 변속기가 특징이라고 하여 DHC라고도 불린다. DHC는 1987년에 6량 편성이 첫 선을 보인 후 8량으로 확장되었고 대우뿐만 아니라 현대와 한진 중공업에서도 1994년까지 생산했다. 이들 동차는 동력차와 객차가 거의 일심동체이고 자기네만의 인터페이스가 있기 때문에... 객차가 기관차형 새마을호의 그것과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고 한다. 둘은 규격이나 좌석이나 인테리어 같은 외형은 서로 거의 동일한데도 말이다.

과거의 새마을호 객차 중에는 훗날 무궁화호로 강등되어 ‘유선형 무궁화호’가 된 놈이 있긴 했지만, 지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새마을호들은 내장재가 비정상적으로 너무 좋아서 하위 열차로 강등될 수가 없다. 강등은커녕 그대로 놔두기만 해도 KTX와 경쟁하는 위치에 있게 되니 이거 원...;; 요즘은 전철이 대세여서 기름으로 달리는 차 자체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새마을호는 앞으로 수 년 내에 내구연한이 끝나면 바로 폐차될 것이다.

DEC를 2~4량 짤막한 무궁화호 등급으로 계승한 열차는 두말 할 나위 없이 NDC이다. 1984년에 대우 중공업에서 생산한 열차이지만 현역으로 있으면서 고장이 굉장히 잦았다고 하며, 2006년부터 은퇴와 폐차가 시작되어 2010년 초엔 한국 철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NDC를 뒤를 잇는 한국의 마지막 디젤 동차는 바로 1996~1997년에 도입된 CDC인데, CDC 역시 경의선과 경원선에서는 전철에 밀려 입지가 매우 좁아졌고 여타 지방에서는 2008년부터 개조 무궁화호 RDC로 승격되어 운행 중이다. NDC, CDC들은 모두 동력 분산식이다.

여기까지가 DEC 설명이다.
EEC와 DEC 모두 레어템임에도 불구하고 철도 동호계에서는 EEC의 가치와 희소성을 더 높게 평가한다. 20세기에 수도권 지하철 내지 광역철도가 아니면서 장거리 간선에 동력 분산식 전기 동차가 운행된 유일한 사례였기 때문이다. 철도 선진국인 일본은 1960년대에 운행한 신칸센부터가 동력 분산식 전기 동차이고, 장거리 간선에도 지하철 같은 고상홈 전동차가 일상화되어 있었는데도...

2001년에 철도청이 DEC와 EEC의 운행을 중단하고 두 차량을 모두 폐차 처분하기로 결정했을 때, 다음 카페 철도 동호회 회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DEC는 몰라도 EEC는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최소한 한 량 정도는 철도 박물관에 보존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건의를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건의가 받아들여져서 철도 박물관에 EEC 선두차 하나가 보존된 것이다.

EEC의 그 독특한 구조를 계승한 열차는 한국에 한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2006년에 도입된 공항 철도 직통 열차가 장거리 간선형(롱시트처럼 단거리 지하철 형태가 아닌) 객실을 갖춘 동력 분산식 전동차의 첫 사례이며, 지금은 2009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누리로 열차가 한국에 EEC스러운 열차로 활약을 시작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여객은 동차가 대세가 되고, 기관차는 화물 위주로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다.

21세기부터, 혹은 KTX 개통이나 코레일 출범 이후부터 우리나라의 철도 트렌드가 크게 바뀌었다. 철도는 복선 전철과 장대 레일, 고가 입체 교차는 필수가 되었다. 우리나라에 마지막으로 기름으로 달리는 열차가 도입된 게 90년대 중후반의 CDC이고, 마지막으로 단선 철도가 건설된 건 경전선 정도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관차형 무궁화호 객차가 도입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거기까지가 끝이고 그 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철도를 목격하고 있다.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0/12/21 15:29 2010/12/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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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1차 개통 시절에 대한 회상

지금으로부터 6년 반 전이던 2004년 4월, KTX가 1차 개통하던 시절의 기억이 본인에겐 아직도 생생하다.
본인은 아직 대전에 있고 학부도 졸업하기 전.
지하철 기본요금이 700원이고 서울에 아직 4색 GRYB 버스가 등장하기 전.
아직 코레일이 아닌 철도청 시절이고 바로타라는 사이트가 있던 시절. (우와!)
수도권 전철은 아직 천안이 아닌 병점까지만 가던 시절.

http://info.korail.com/ROOT/news/board_view.jsp?boardType=&bbs=bbs5&seq=94
그 당시 철도청은 정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KTX 광고를 해 댔다. 장대 레일과 관절 대차 자랑은 가히 침이 마르도록 했던 듯. 그땐 ktx.korail.go.kr 이런 사이트도 있었다.
사실, 고속철의 등장은 극도로 정체해 있던 한국 철도계에 획기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사건이긴 했다.
위의 링크는, 그때 철도청에서 제작한 홍보 동영상 중 하나인 <KTX 이젠 우리가 뜬다>로, 나름 인상적으로 봤다.
오프닝 음악이 참 역동적이지 않은가? “빰빰!”
“KTX, 이젠 우리가 뜬다. Let's speed up Korea” ㄲㄲㄲㄲㄲㄲㄲㄲ

KTX가 자기 부상 열차라는 루머가 그 당시엔 굉장히 많아 나돌았으나, 기존선을 달리는 구간이 엄청 많다는 것만 생각해 봐도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냥 재래식 바퀴식 열차이다.

그런데, 동영상의 기술 수준을 보면 KTX가 1차 개통하던 시절이 얼마나 까마득한 옛날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동영상 보기 위해 전용 ActiveX 설치해야 된다. 게다가 이 녀석은 윈도우 비스타/7의 Aero를 꺼 버린다. 이런~ ㅠ.ㅠ
참고로 저 때는 아직 유튜브도 없었고, 플래시 7이 이제 갓 flv 기술을 개발했지만 아직 그게 대중화는 못 돼 있던 시절이다.
저 동영상도 파일로 뽑아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KTX 개통 때문에 본인은 한편으로는 심란했다.
“난 전적으로 새마을호 Looking for you 때문에 철덕이 됐는데, 앞으로 새마을호는 몰락의 길을 가는구나.” 때문이었다.
그래도 프로게임계도 언제까지나 스타 1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듯, 우리나라 철도 역시 언제까지나 재래식으로나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철도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KTX에다 사운을 걸고 일반열차들은 KTX 연계용으로 개편해야 한다. 그런데 새마을호는 KTX의 하위 열차로 굴리기에는 내장재가 비정상적으로 너무 좋아서 오히려 KTX의 경쟁 상대가 될 여지가 있는 열차이다.

KTX 개통 당시엔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
2004년 4월 1일은 KTX 개통에 발맞추어 서울교외선 정기 열차가 폐지되었고 통일호가 없어졌다.
경춘선 통일호가 모두 무궁화호로 승격되었고(=비싸졌고), 특히 국내 최장시간 운행 열차이던 청량리-부전 전역정차 통일호도 없어졌다. 이로써 청량리 밤차를 제외하고는 중앙선을 전구간 직통 운행하는 열차가 없어졌다.
물론 당시 통일호 객차는 내구연한도 거의 끗발 수준이었고, 화장실 오물이 정화조 없이 곧바로 밖으로 배출될 정도로 정말 낡은 물건이었기 때문에 버릴 때가 되긴 했다.

전라선의 기관차형 새마을호에 있던 전무후무한 2:1 특실도 고속철 개통과 함께 현역에서 물러났다. 이거 기억하시는 분은 정말 철덕 인증. ㅋ (KTX 특실도 2:1이긴 하지만 KTX 특실의 좌석은 새마을호 일반실보다도 훨씬 못하다.)
또한 전객차가 특실 좌석이고 대전과 대구에만 정차하던 ‘구특전 새마을호’도 경부선에서 물러나 장항선에 대체 투입되었다. 장항선은 운행 거리가 짧아서 지금까지 카페 객차 같은 각종 일반열차 서비스들의 베타테스트가 우선적으로 적용되어 온 노선이기도 하다.

KTX 개통과 더불어 새마을호는 갑작스럽게 정차역이 무궁화호 수준으로 늘어서 서울-부산이 5시간 20분대까지 가기도 했고, 무궁화호는 과거 통일호가 정차하던 안양, 부강 같은 역까지 무차별 정차함으로써 서울-부산이 6시간대에 달했다. 게다가 일반열차의 운행 횟수 자체가 갑작스럽게 너무 줄었다. 소요시간의 증가보다도 더욱 나쁜 점이었다.
그 반면 KTX는? 내가 늘 강조하지만.. 서울-부산 무정차 직통 2시간 32분짜리 엽기 열차까지 있었다. 한국 철도 역사상 서울-부산 셔틀이 다닌 적이 2004년 저 때이다. ㅎㄷㄷㄷ;;; 서울-부산 4시간 10분 새마을호만큼이나 역사 속의 추억이며, 저 열차는 2004년 말의 1차 다이아 개편 때까지 다녔다. ㅋㅋㅋ

게다가 기술적으로 미비했던 점, 잦은 지연과 고장 때문에 KTX는 언론에 대차게 까였고, 광명 역도 3천억짜리 간이역이라고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2004년 가을이던가 그때쯤 열차 다이아가 1차 패치를 겪으면서 서울-부산 셔틀 KTX는 사라지고 새마을호도 서울-부산이 5시간은 안 넘게 일말의 개선이 이뤄졌다. KTX의 평균 정차역 수도 그때부터 야금야금 늘어 갔다. 그때는 아직 대전 통과 KTX는 있었으나, 2005년 11월 다이아 패치 때부터는 대전 통과도 없어져서 동대구나 대전은 무조건 정차하게 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이아는 점점 똑똑해졌다. KTX 이용객은 충분히 늘었고, 국민들 의식도 성숙했으며 열차를 ‘골라 가며 갈아 탄다’는 관념이 정착했다. 경춘선은 이제 곧 수도권 전철로 부활하고, 중앙선 전구간 직통 열차는 무궁화호 형태로 2008년쯤에 다시 생겼다.
그리고 2010년 11월, 우리나라 철도계는 다시 변혁을 겪을 예정이다. 6년 전보다는 더 스마트한 모습으로 국민을 맞이하길 기대한다.

* * * * * * *
크리스천이 아니거나 성경 교리에 관심 없는 분이라면 이 단락은 읽지 말고 skip하라.
본인의 철덕 기질 중에 Looking for you 연구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거의 나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을 거라 추정되는 똘끼가 뭐냐 하면, 철도와 성경의 융합-_-이다.

2004년은 고속철의 초림, 2010년은 고속철의 재림에다가 비유를 해 봤다. 그 6년간은 교회 시대 되겠다. ㄲㄲㄲㄲㄲㄲㄲ

성경에서 사 61:1-3은 예수님에 대한 예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초림하신 예수님도 훗날 그 구절을 읽으시면서 자기 입으로 그 예언이 드디어 성취된 거라고 선언을 하셨다(눅 4:16-19).
그런데 문제는 그 구절을 다 읽은 게 아니라 앞부분만 읽고 끊었다는 것. 보복하고 원수 갚는 건 초림 때 이루어진 일이 아니며 재림으로 미뤄졌다. 저 예언은 다 성취된 게 아니며, 사실 구약 성경에는 예수님의 초림 행적 덕분에 성취된 예언보다는 아직 안 이뤄진 예언이 더 많다.

사실, 구약 성경 시절에는 ‘주의 날(Lord's day)’이라는 개념만 있었지 그게 예수님의 초림과 재림이라는 선로 분기가 이뤄질 거라는 걸 생각할 수 없었으며, 그 과도기에 존재할 교회라는 개념도 있을 리 없었다.
콤마 하나로 쭉 나열된 예언들이 어떤 건 무려 2천 년 뒤에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명되고 인간이 달에 갔다 온 뒤에야 성취될 거라는 사실이 정말 엄청나지 않은가?

성경에서 이런 간극을 아주 평이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은, 창 1:1-2 사이의 간극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재창조 간극 지지자들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이건, 철도 예언-_-으로 치면 이렇다.
“21세기에 한국에 고속철이 건설되어 서울-대전이 50분, 대전-대구가 50분, 대구-부산이 40분 걸리는 날이 오리라.”
이렇게만 써 놨다면, 이 예언은 아직까지는 부분 성취이며, 1차와 2차 개통이라는 개념(6년간의 간극)이 들어가 있지 않은 문장이다. 1990년대에 고속철 기공식 하던 당시에는 공사 예상 기간도 실제로 걸린 것보다 훨씬 더 짧게 잡았다. 인천 공항 개항과 비슷한 시기에 서울-부산을 2시간대에 왕래하는 날이 올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게 질질 끌다가 실제로 대구-부산은 아직 미완성인 채로 1차와 2차로 나누어 개통하게 된 것이다.

물론, 하나님의 경륜이 무슨 인간 사업의 진척처럼 이리저리 휘둘린다는 말은 아니지만, 뭔가 비슷한 맥락의 비유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상, 헛소리 끗.
* * * * * * *

Posted by 사무엘

2010/10/30 19:57 2010/10/3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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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는 여러 분야에서 굵직한 철도 개통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생각만 해도 즐겁다.

※ 경부 고속철 2차 개통(1차가 2004년)

1차 개통을 한 지 거의 6년 반 만의 일이다. G20 정상 회의 때문에 진행 속도가 좀더 붙었다.
이번 개통의 가장 큰 변화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드디어 대구-부산 구간에도 신선이 개통된다는 것이다. 서울-부산 운행 시간이 더욱 단축된다. 대전과 대구에만 정차하는 걸 기준으로 서울-부산을 1시간 56분으로 예측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2시간을 약간 넘긴 시간으로 좀 더 길어진 모양이다.

이것 때문에 항공 업계는 서울-부산 비행기가 더욱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대구 비행기가 이미 KTX에게 발리고 닥버-_-했듯이 말이다. 단적인 예로, 부산 김해 공항을 경유할 예정인 김해 경전철의 공항 역은 국내선을 배제하고 국제선 청사와 더 가까이 연결되게 건설된다.

앞으로 경부 고속철에는 신선뿐만이 아니라 기 개통 구간에도 김천구미와 오송 역이 신설되며, 아직 기존선을 사용하는 대전과 대구 시내 구간에도 시내를 관통하는 선로가 새로 생긴다. 사실, 대전-대구 사이에는 기존선 주행 구간이 너무 긴 게 문제이긴 했다. 대전의 경우 이미 옥천에서부터 고속선이 끝나고 기존선으로 빠지니 말이다.

대전과 대구의 시내 통과 구간을 지상으로 만드냐 지하화하냐 때문에 지금까지 말이 많았는데, 아마 모르긴 몰라도 조삼모사 식으로 일이 진행된 것 같다.

A: 고속철은 시내 구간을 지상으로 통과할 예정이다.
B: 꺅 꺅~ 소음과 진동 때문에 싫단 말야!
A: 싫으면 지하화할 사업비나 대던가.
B: 이미 지상 노반 다 확보해 놨습니다.
ㄲㄲㄲㄲㄲㄲ

※ 공항 철도 2차 개통(1차가 2007년)

김포-인천 공항 사이의 1차 구간이 3년 반쯤 전에 먼저 개통한 뒤, 이제 공항 철도도 서울 역으로 들어온다. 지하철들(1, 4호선)이 역의 동쪽에 있다면 공항 철도는 지금 경의선 전철이 있는 자리인 서쪽으로 입주하게 된다. 사실 공항 철도의 서울 강북 구간의 노선 자체도 경의선과 꽤 비슷하다. 둘 다 지하로 건설되지만 공항 철도가 경의선보다 더 깊게 건설된다.

환승역이 될 홍대입구, DMC, 공덕 같은 곳은 대략 대박. 이제 공항 철도도 이용객이 더욱 늘길 기대해 본다.

그런데 노선이 더 길어지는 것 이상으로 기대되는 떡밥이 있는데, 바로 공항 철도에 KTX 산천 차량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이미 경의선과 공항 철도 사이의 연결선의 건설도 확정된 상태. KTX를 타고 공항까지 간다니 뭔가 흥미롭지 않은가?

이건 코레일의 공항 철도 회사 인수, KTX 산천 도입, 공항 철도 2차 구간 등 여러 요인이 한데 어우러진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거미줄처럼 구축된 공항 리무진 버스 인프라에 맞서, 단군의 후손들에게 “기차 타고 공항 간다”라는 인식을 심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항과 서울 시내를 연결하는 철도 자체는 꼭 필요하다. 강남은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으로, 강북은 공항 철도로, 이렇게 양분된 구도가 될 예정이다.

더구나 KTX 산천은 편성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굳이 한 편성에 무려 935명씩이나 태울 만한 지역이 아닌 곳에도 좀더 구석구석까지 고속철의 혜택을 줄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임률이 가장 높은, 쉽게 말해서 가장 비싼 철도는 KTX가 아니다. 명목상으로는 공항 철도 직통 열차-_-가 임률이 가장 높다. 1km당 새마을호가 93원, KTX는 기존선이 100원이고 고속선은 158원인데, 직통 열차는 무려 209원으로 잡혀 있다(일반 통근 열차는 82원). 그래서 김포에서 인천 공항까지 40km가 채 안 되는 거리를 가는 데 직통 열차는 무려 8천 원이 넘는 운임을 징수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하도 이용객이 너무 없어서 FM대로의 직통 운임 징수를 몇 년째 보류하고 있지만 말이다.

물론 공항 철도는 무슨 박리다매 출퇴근 통근 컨셉이 아니라, 어차피 돈 많이 쓰고 오는 여행객이 주 고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좀 비싸고 내장재가 호화로워도 된다. 또한 무거운 짐을 취급하는 시설이 더욱 발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KTX가 공항 철도에 투입된다면 운임이 어떻게 산정될지 흥미롭다. 공철 직통 열차는 KTX 1과 동일한 좌석을 쓰고 있고 임률이 이미 KTX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2차 구간이 개통되면 이런 임률도 조금 개선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어쩌면 옛날에 임진강 라이너 새마을호가 독자적인 운임 체계를 썼듯이 공항 철도를 달리는 KTX는 좀 독자적인 운임 체계를 쓸 가능성도 있다.

공철에 KTX가 투입되고 나면 열차 운행 속도나 좀더 빨라졌으면 좋겠다. 영종 대교를 달리고 있노라면 열차가 일개 공항 리무진(딱 규정 속도대로만 달리고 과속을 절대 하지도 않는!) 버스들에게도 추월당한다. 원래 공철 자체도 시속 150 이상도 낼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좋은 선형으로 건설되었다고 한다.

또한, KTX가 공철에 투입된다 하더라도, 서울과 공항 사이만 오갈 뿐, 인천에서 바로 부산 방면으로 가기란 쉽지 않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이런 점에서는 차라리 인천 대교를 따라 철도를 건설해서 KTX를 인천 공항에서 서울 역이 아니라 차라리 광명 역으로 가게 한 후 경부 고속선으로 진입시키는 게 필요할 것이다.

※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춘천 역은 2005년 10월부터 폐쇄됨)

이것도 꽤 오래 됐다. 세상이 참 많이도 바뀌어, 30년이 넘게 수도권 전철의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던 경의선마저 2009년부터 광역전철로 편입되었고 심지어 천안 이남의 장항선 구간까지 전철 1호선의 일부가 되었다. 중앙선과 경원선의 발전도 놀랍다. 이제 다음은 경춘선 차례이다!

그런데 성북은 물론이고 청량리 역까지 경춘선 취급 기능을 상실한다면 청량리 민자 역사 관계자들이 많이 섭섭해할 것 같다. 상봉이라는 웬 듣보잡 신설역이 경춘선의 시종착역으로 과연 굳어질까? 뭐, 선로 용량 부족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는 하던데.

느리고 무거운 무궁화호가 다니던 단선 비전철 노선이 복선 전철로 바뀌고, 루머에 따르면 심지어 2층 전동차까지 투입된다고 하는데 나름 경춘 고속도로와 경쟁한답시고 대비를 많이 한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9/29 08:25 2010/09/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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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UI 변화 추이 복습

2010년 여름 현재,

- 2009년 말~2010년 초: SMRT와 서울 메트로 공히, 서울 지하철 모든 역들의 스크린도어 설치를 완료함
- 2010년 봄~여름: SMRT가 갑자기 승강장의 열차 진입 안내 방송을 전격 교체. 때르르릉~ 땡땡땡 소리까지 없앤 것이 놀랍다. "항상 5678 서울 도시 철도를 이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2010년 봄~여름: 서울 메트로가 천연색 전광판 안내 시스템을 다시 교체하기 시작함. 문자의 글씨체가 바뀌고 특히 다음에 오는 열차가 지금 몇 단계의 전역에 있는지까지 숫자로 표시해 준다.

- 2010년 여름: 코레일이 열차 안내 방송을 서울 메트로 스타일로 전격 교체. 환승역 안내 음향까지 '얼씨구나'로 변경했으며, 시종착 때 클래식 음악이 아닌 회사 CM송 교체 트렌드에 동참을 시작했다. "달려라 코레일, 에코(eco-)레일 푸른 내일" 나름 롸임 맞춘 건가? ㅋㅋㅋㅋㅋ
- 2010년 여름~: 스크린도어의 불모지이던 코레일도 각종 역들에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시작.

- 앞으로.. SMRT도 승강장과 열차 내부의 전광판에, 청색을 표현할 수 없는 LED가 아닌 올컬러 스크린 기반 안내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8호선에서 이 서비스가 시범 도입된 차를 가끔 탄 적이 있다.
또한 2호선의 트레이드마크이던 아날로그 시계+플랩식 전광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일반 철도역에서 플랩식 전광판의 최후 보루이던 청량리 역의 전광판도 역사가 리모델링되면서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

코레일, 서울 메트로, 도철(SMRT) 중에서
- 코레일만이 아직 스크린도어 설치가 가장 미비하다. 사실 스크린도어 시범 설치는 1호선 신길 역에다 국내에서 제일 먼저 했으면서 말이다. (무려 2003년에!)
- 서울 메트로만이 The doors on your left/right 대신, You may exit ... 를 쓰고 있다.
- SMRT만이 '얼씨구나'가 아닌 클래식을 환승역 도착 음향으로 쓰고 있다. 환승역 도착 음향은 서울 2기 지하철에서 녹음된 성우 목소리가 방송으로 등장한 이래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안 바뀐 걸로 알고 있다.

서울 지하철 상식 페이지를 좀 업데이트해 줘야 하는데.. 할 엄두가 안 나서 일단 블로그에다가 기록으로만 남겨 둔다.
이 세 회사들의 전철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경쟁은 앞으로도 '현재 진행형'일 것으로 보이며, 다들 상향 평준화할 것이다.

21세기에 코레일이야 광역 전철이 워낙 많이 개통했으니 생긴 역이 많았지만 거의가 지상이다. 지하에 새로운 코레일 역 개통은 분당선이 전부이다.
서울 메트로는 5년쯤 전에 용두(2)와 동묘앞(1) 역이 개통한 적이 있고, 9호선의 개통 후에 3호선 수서-오금 연장 구간이 개통했다.
그 반면 SMRT(도철)는 21세기에 딱히 새로 문을 연 역이 아직 없다. 그 대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이 마치 새 역처럼 완전히 리모델링되었고, 앞으로 5호선 강일, 8호선 우남(복정-산성 사이의 신역), 그리고 더 먼 미래에 7호선 온수-부평구청 연장 구간 떡밥이 남아 있을 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8/23 09:08 2010/08/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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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에서 서울 메트로 방송이!

2010년 7월 1일. 분당선 전동차를 타고 출근하면서 본인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코레일이 안내 방송을 완전히 서울 메트로 스타일과 동일하게 고쳤기 때문이다.
성우 목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환승역 도착 음향도 수 년째 전통적으로 써 오던 클래식 대신, 서울 메트로의 퓨전 국악 ‘얼씨구나’로 바뀌어 있었다!

모란· 복정 역에서 ‘얼씨구나’를 듣다니, 이 어색함은 직접 들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분당선은 1기 지하철처럼 서울 메트로와 코레일이 직결 운행을 하는 곳도 아니고 100% 코레일 관할 구간인데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렇게 바꿨는지는 모르겠다.
코레일은 지금 영어 방송에서 유일하게 남자 성우 목소리를 쓰는 회사이다. 이 추세라면 그 개성도 앞으로 없어질 것 같다.

그나저나 도철(SMRT)은 21세기 이래로 환승역 도착 음향은 단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다. 멜로디가 유일하게 단조여서 좀 냉정한 느낌이 든다. 지난달엔 승강장 도착 멘트가 바뀌고 더 옛날엔 시종착역 알림 음향도 CM송으로 바뀌었는데, 앞으로 환승역 도착 음향이 바뀔 일만 남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 행복미소 마케팅 공세가 시작된 2008년 하반기 이래로 한동안 도철 구간 지하철 역에서는 노조의 회사 비판 포스터를 볼 수가 없었는데 역시 비슷한 시기인 이 달 초에 드디어 하나 출현했다.
한동안 음 사장은 무리한 에너지 절약 정책으로 인해 철도 동호인들로부터 가루가 되도록 까였으나, 최근엔 그런 병크가 상당수 해소되었고 또 스크린도어 기술 국산화 같은 업적이 드러나면서 안티가 다소 줄어든 추세라고 들었다. 그런데 다시 회사 정책을 비판하는 포스터를 보게 됐다.
노와 사의 관계는 마치 군대에서 병과 간부의 관계만큼이나 영원히 가까울 수가 없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10 09:19 2010/07/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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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이래로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으리라 추정되는 서울 2기 지하철, 즉 SMRT(도철) 관할 5~8호선 역들의 승강장 안내 방송이 슬슬 개정되고 있는 듯하다.

역시,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덕분에 열차의 진입이 승객에게 전혀 위험을 끼치지 않게 된 것이.. 방송에도 반영되었다.
‘때르르릉~’(상행), ‘땡땡땡땡’(하행) 경보음이 사라진 건 무척 충격적이다.
그리고 서울 메트로에 이어 SMRT도 드디어 “손님 여러분께서는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멘트를 없앴다.

서울 메트로는 물러서라는 멘트가 그냥 “안전하게 승차하시기 바랍니다”로 대체된 반면,
도철은 “하차 승객부터 모두 내린 후에 승차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현재 9호선의 도착 안내 방송과 비슷한 레퍼토리를 도입했다.

또한, 한국어와 영어 공히 예전보다 더 고운 목소리로 바뀌었다. 성우가 누군지는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02 16:44 2010/06/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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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도어

지금까지 전문 지하철 회사들에 비해 스크린도어 설치에 인색한 편이던 코레일도,
올해부터 전철 승강장 -- 그것도 분당선이나 과천선 같은 곳이 아닌 지상 승강장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용산과 가산디지털단지 역에 설치 중인 걸 확인했고, 경인선은 역시 이용객이 많아서인지 송내 등 상당수의 역이 이미 공사가 시작되어 있다.

앞으로 이런 지상 국철 구간 승강장에서 일반열차가 주행하는 걸 촬영하기도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
지하 구간인 분당선· 과천선· 일산선엔 저런 거 언제 들어오려나?

일본은 전동차 운전실 모습까지 유리창으로 보여준다. 대부분의 역에 스크린도어 같은 건 없다. 누가 승강장 투신 자살이라도 하면, 사회에 민폐 끼친 책임을 지라고 유족에게 되려 벌금을 매긴다. 이런 일본과 한국은 철도 인프라도 다르지만 그 문화 내지 정서도 상당히 다르다. ^^;; (일본이 운임도 더 비싸고 승객을 더 자비심 없이 대하고 더 짐짝 취급한다. 단지 철도로 갈 수 있는 곳이 더 많고 정시성이 더 뛰어난 정도?)

스크린도어 관련 추가 잡설:
- 가까운 미래에 개통을 앞두고 있는 용인 경전철은 이례적으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는다. 어차피 차량이 레일 위를 달리는 1량짜리 버스 수준에 불과한지라 선로 추락 사고가 나도 차를 급정거로 세우기 쉬운 편이며, 그런 사고라도 나면 무인 통제실에서 신속하게 대처가 되기 때문이라 한다.

- 아무리 그래도 차량 기지 임시역에까지 값비싼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주지는 않는다. (7호선 장암, 9호선 개화) 그런데 광주 지하철 1호선의 녹동 역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한 로프 셔터(?)가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는 이게 마치 상가의 셔터처럼 내려와서 승객과 선로 사이를 차단하고 있다가 열차 문이 열리면 그게 스르륵 위로 올라간다. 그러므로 선로와 승강장 사이에 공기는 통하기 때문에 열차풍 차단 효과는 없지만, 어쨌든 선로 투신은 확실하게 방지 가능하며, 로프 사이에다 카메라를 집어넣어서 선로를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꽤 저렴하고 실속 있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 중국· 일본어 안내방송

최소한 2009년쯤부터 SMRT 도철 5~8호선의 안내 방송에 묘한 변화가 생겼다.
잘 알다시피 환승역이나 비환승이더라도 이용객이 많은 주요역에는 중국· 일본어 방송이 추가됐다.
그리고 시종착역 뿐만 아니라 환승역 방송 후에도 일부 노선은 '5678 서울 도시철도' CM송이 끝에 추가됐다. 이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본인이 예전에도 비슷한 글을 블로그에 남긴 적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모든 노선에서 그러고 있지는 않다는 것.

(거의) 모든 환승역에서 중국어와 일본어 안내방송을 덩달아 하는 곳: 6, 7호선
5호선도 종로3가, 공덕, 광화문 등 주요역에서는 중국어와 일본어 방송을 하지만 왕십리 이후의 동쪽이나 여의도 이후의 서쪽에서는 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도 안 하며, 8호선에은 유일하게 그런 방송이 전혀 없다.

환승역 방송 후 "5678 서울 도시철도" 로고송이 나오는 곳: 7, 8호선
거 참 신기하지 않은지? 오로지 저 두 노선에서만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두 방송을 모두 적극 실시하는 7호선이 안내방송 러닝 타임이 제일 길어져 있다.
본인은 시도 때도 없이 서는 지하철에서 일일이 4개 국어 방송이 다 나가는 거 별로 찬성은 안 한다. 역 안내 방송은 언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역명이라는 고유명사--특정 언어와 별 관계가 없는--가 더 중요한데 굳이 일일이 외국어 번역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차라리 공항 철도가 4개 국어를 다 방송하는 건 말이 된다. 거기는 음성뿐만 아니라 LED 화면 자막까지 4개 국어로 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역 간격도 일반 지하철보다는 훨씬 길기 때문에, 4개 국어 방송을 내보낼 시간적 여유도 되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4/28 18:26 2010/04/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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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매니아 사무엘 님이 정리한 서울 지하철 인터페이스의 역사!
전적으로 기억에 의지해서 나열한 것이므로 세세한 배열 순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음.

1999~2000년: 서울 지하철 모든 역명판에 한자가 병기되고 로마자 표기도 2000년에 개정된 표기 체계대로 바뀜.
2000년: 1호선은 지하철과 국철의 구분 없이 군청색으로 노선색 통일. 굉장히 큰 변화였음
2001년: 6호선까지 전구간 개통하면서 서울 2기 지하철까지 완전 개통.

-- 아마 이 시기에 지하철 내부의 영어 안내방송도 원어민 성우로 바뀜 --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 전동차 좌석을 전부 불연재로 교체 시작. 상당한 대공사였기 때문에 거의 2005~06년이 돼서야 작업이 모두 끝날 수 있었다. SMRT는 이때 행해진 전동차 리모델링을 빌미로, 현 전동차들의 수명을 25년에서 40년으로 늘려 잡았다.
(한편, 1호선 국철 신길역. 이때 국내 최초로 스크린도어 시범 설치)

2004~2005년: 선로 안쪽 기둥에 프로젝터 스크린을 설치하여 광고를 보여주기 시작. SMRT가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하지만 스크린도어의 등장으로 인해 이런 설비는 이내 무용지물이 됨. 경마, 복권 광고가 얼마나 많이 나왔나 모른다. -_-;; 한전 <빛으로 만드는 세상> CF도 2006년에 지하철 역에서 엄청 자주 봤었다.

2005년: 서울 지하철 역사상 의미심장한 변화가 굉장히 많던 해였다.
사당 역과 김포공항 역에 스크린도어 시범 설치.
서지공 대신 서메로 사명 변경.
2호선 신형 전동차 첫 도입!
서메 구간에 1호선 동묘앞과 2호선 용두 역 개통. 승강장에 최초로 LED가 아닌 천연색 LCD 전광판 도입. 서메가 혁신적인 변신을 시작한 해이다.

2006년: SMRT가 5, 7, 8호선 역 승강장의 전광판을 모두 교체하여 꼬마열차 표시기를 추가함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출입문 닫습니다"뿐만 아니라 "출입문 열립니다" 방송도 매번 나오기 시작. 영문 안내방송에서 The exit doors for this stop ...에 있던 exit가 삭제됨. 콩글리시라는 지적이라도 있었는지?

2007년: 아마 이 무렵이지 싶다. SMRT가 5678 행복미소 마케팅 시작! 시종착 때 나오던 음악도 비발디 사계+하이든 트럼펫 협주곡이던 것이 SMRT CM송으로 교체.
5호선 답십리와 장한평 역을 지날 때는 "SMRT는 n번 출구 근처에 있습니다" 멘트와 함께 SMRT 로고송이 나온 적까지 있었는데 곧 삭제됨.

2008년: 에스컬레이터에서 걷지 말아 달라고 전국적인 캠페인.
5호선 마곡 역 개통. 급격히 늘어 가는 스크린도어. 그리고 스크린도어를 벽보 삼아서 온갖 지하철 상식과 명랑한 읽을거리로 이미지 마케팅 시작. 노조의 살벌한 포스터를 이제 더 볼 수 없게 된 것도 이 무렵부터이다. (지금은 서메도 따라하는 중임)
서메, 환승역 진입 음향을 차임벨에서 "얼씨구나" 퓨전 국악으로 교체
지하철 방송에서도 이제 주요역에선 가끔 중국어, 일본어 멘트가 나오기 시작

2009년: 3호선에도 신형 전동차 도입
서메도 1234 행복열차 마케팅 적극 시작
우측 통행 트렌드. 에스컬레이터 방향 급변경
기존 지하철 역에도 9호선 컨셉 디자인 리모델링이 속속 등장 (서울남산체 등)
안전을 빌미로 인공 암반 인테리어이던 역들도 리모델링. 버티고개, 옥수 같은 역도 스크린도어로 경관이 다 가로막히게 됨

2009년 말~현재: 이제 2호선과 3호선에 구형 전동차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됨
서울 지하철 구간 전역에 스크린도어 설치 완료

SMRT 전동차에서 가끔씩 "마이크를 들고 스위치를 누르면 기관사와 통화가 가능하오니 비상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멘트가 흘러나오는데,
한 3, 4년 전엔 분명 남자 목소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 목소리로 바뀌어 있음.

Posted by 사무엘

2010/02/25 18:11 2010/02/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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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역의 흑역사

1905년, 경부선이 개통한 당시부터 영업을 시작한 수원 역은 가히 경기도 남부의 교통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지금은 새마을호 이하 모든 열차가 정차하며 백화점이 인근에 있는 민자 역사이다. 구로와 수원은 애경 백화점(AK 플라자)이, 영등포, 안양, 청량리는 롯데 백화점이 접수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덧붙이자면 서울 역은 갤러리아 백화점이다.

수원 역은 한때는 수인선과 수려선이 만나서 수직인 경부선뿐만 아니라 수평의 철도까지 교차하는 지점으로, 즉 경부 고속도로로 치면 신갈 분기점 같은 환승역이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그 철도는 없어졌지만 걱정 마시라. 분당선이 다시 수원으로 연장되는 중이고, 수인선은 복선 전철로 재건될 예정이기 때문에 옛날의 영광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수원은 대전과 마찬가지로 경부선 덕분에 급성장한 도시이다. 비록 인천만치 터져 나가지는 않지만 인구도 100만 명을 돌파하고 광역시급 덩치가 됐다. 단순 철도뿐만 아니라 1974년에 수도권 전철이 개통한 것이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한 선로 위의 동일한 역에서 과금 체계가 다른 두 종류의 열차를 취급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예 선로별 복복선인 서울 시내 구간은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영등포, 용산, 서울, 청량리 같은 역은 여기에 속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하 모든 그림에서 파란 선은 일반열차를, 빨간 선은 전동차를 의미함)

하지만 방향별 복복선 구간에서 열차를 정차 내지 대피시킬 공간마저 충분하지 않은 역은 일반열차 승객과 전철 승객을 분리시키기 위해 머리를 좀 써야 한다. 지금의 수원과 평택 같은 역을 생각해 보면 된다. 수원 같은 경우, 전철 승객은 지하도를 통해 지하로 나가고, 일반열차 승객은 계단을 통해 윗층으로 나가고 있다. 광명 역은 이런 시설이 없기 때문에, 셔틀 전동차 이용객은 개집표기를 통과하지 않고 반대편 승강장으로 갈 수없다.

이에 덧붙여, 드물지만 바로 역의 앞뒤로 전철 승강장과 일반열차 승강장을 분리하는 경우도 있다. 좌우 공간이 충분하지 못한 역이 쓰는 방식인데 경부선 안양과 중앙선 덕소 역이 이에 속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전철 개통 당시 수원 역의 배선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열악했다. 사실 1호선의 또 다른 종점인 인천 역도 아직까지 인상 선로조차 없는 열악한 역이긴 마찬가지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원에서 운행을 마친 전동차는, 부산까지 가는 경부선 일반열차보다 먼저 방향을 바꾸고 반대편 방향으로 ‘회차’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원 역은 중앙에 전동차 승강장이 섬식으로 있고 양 끝에 일반열차 승강장이 존재하는 형태였다. 위의 그림에서 아래쪽이 부산 방면이요, 위쪽은 서울 방면이다.

그림을 보노라면, 당시 수원 역의 배선 구조는 문제가 많았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전동차를 증차하기 위해 경부선 수원 이북 구간은 이미 1980년대 초에 2복선으로 확장되었다. 그래서 전동차는 새로 생긴 외선으로, 일반열차는 기존 내선으로 방향별 복복선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원 역에서는 전동차가 회차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열차--정확하게 말하면 수원에서 정차하는 열차--가 외선으로, 그리고 전동차가 내선으로 자리를 바꿨다. 철도에서 만악의 근원인 평면교차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것 말고도 진정한 재앙은 따로 있었다. 그렇게 내선과 외선을 바꿔치기한 후에, 수원 역의 전동차 승강장의 선로는 그럼 전동차만의 전용 공간이기라도 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외선은 일반열차 중에서 수원 역에 정차하는 열차만이 이용했고 무정차 통과하는 열차는 여전히 그대로 내선을 통과했다. 전동차 승강장을 스쳐 지나가면서 말이다. 그렇다. 그 선로는 경부 본선이었다. 흠좀무.

이 때문에 전동차는 화서에서 수원으로 진입하기 전에(X자형 교차 지점) 늘 일반열차 눈치를 봐야 했고, 심지어 회차선에서 전동차 승강장으로 진입할 때도 일반열차 눈치를 봐야 했다. 마음 편하게 지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경부선 선로를 2복선으로 확장한 뒤에도 이것 때문에 전동차를 도무지 충분히 증차할 수 없었다.

이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새마을호였다. 이때 새마을호는 오늘날의 KTX의 위상을 능가하는 호화 귀족 열차였고, 모 사이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트로트 가사에 정확하게 맞춰 신나게 질주하던 괴물이었다. 수원 역 플랫폼쯤은 최고 시속 140km로 통과해 버렸다. 전철을 타는 승강장이니 완전히 막아 버릴 수도 없고.. “전동차 승강장으로 열차가 통과할 예정이오니 부디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경부선 수도권 전철 구간이 여전히 복선이던 1970년대에나 들을 수 있을 법한 희귀한 경고 방송이 세 번째 반복되는 순간, 쌩....! 했다.

수원 역에서는 전동차 기관사의 고충도 더 컸다. 수원에서 하행 전동차가 운행을 마치면 회차선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상행 방면 선로로 진입한 뒤부터 승객이 타야 되는데, 수원에서 상행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차에 빨리 타서 앉아 가겠다는 심보로, 이제 종착해서 회차선으로 들어갈 예정인 전동차에도 무자비하게 타 댔다(섬식인 덕분에 상하행 승객이 동일 플랫폼 사용!). 용산에서 종착한 급행 전동차도 지금까지 비슷한 이유로 인해 골치를 썩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회차선에 들어가 있는 동안 직원이 차량을 청소도 하고 특히 기관사와 차장은 200m에 가까운(10량 편성 기준) 거리를 걸어 반대쪽으로 위치 교대도 해야 한다. 그런데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승객이 많이 타 버리면 이들은 부득이 차 밖으로 내려서 옆 선로로 걸어가야 했다. 바로 경부 본선으로 말이다! 그런데 거기로 새마을호가 통과해 버리면? 이건 그야말로 기관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짓이나 다름없었다.

이렇듯, 수원 역은 위상에 걸맞지 않게 열악한 회차 구조 때문에 문제가 많았고 실제로 2002년엔가 03년에는 선로 작업 차량이 대기 중이던 지하철 전동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이 모든 일들은 이제 옛날의 추억이 되어 있다. 회차 시설은 입체 교차 시설이 잘 갖춰진 병점 역으로 옮겨지고 이제 수원 역은 종착역이 아닌 단순 통과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005년에 수도권 전철이 천안까지 연장 개통하기에 앞서, 2년 전에 중간 지점인 평택도 아니고 병점까지만 서둘러 연장 개통한 것은 그만큼 수원 역의 평면교차 문제 해소가 시급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2/20 18:28 2010/02/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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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3호선 수서-오금 연장

작년 여름에 드디어 서울 지하철 9호선이 개통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 3기 지하철의 윤곽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오늘은 만년 떡밥이던 3호선 수서-오금 연장 구간이 드디어 개통하여 아침 11시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사실, 3호선이 처음 갓 만들어진 당시에는 남쪽은 무려 양재에서 끝이었다.
그러다가 2기 지하철 계획이 수립되고 나서 4호선이 당고개 역이 건설된 것과 같은 시기(1993)에 3호선도 그 이남으로 수서까지 연장되었다.
그 일이 있은 후 17년이 지나서야 3호선의 남쪽 끝이 더욱 연장된 것이다.

가락시장(8호선 환승) - 경찰병원 - 오금(5호선 마천 지선).
아주 짧은 거리에 비해서 어마어마한 네트워크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애시당초 경제 타당성 평가도 높게 나왔으며, 3기 지하철 계획에 응당 포함되었다.
거리도 얼마 안 긴데 9호선보다도 먼저 진작에 개통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7호선 연장이야 부천시의 재정 악화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 쳐도 말이다. (사실 부천은 경마 공원이 있는 과천과 더불어 서울 위성도시 중에는 재정 자립도가 높은 곳이라고 들었다. 인구가 워낙 많아서 세금도 많이 걷히기 때문이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서-오금 사이는 그렇잖아도 원래 비밀 선로가 있었고 5, 8호선 전동차의 반입 경로로 쓰이기도 했다. 왜 진작에 거기까지 노선을 만들 생각을 안 했는지도 의문이다.

언론에서는 마천에서 수서까지 이제 요금도 1100원에서 900원으로 200원이나 싸졌다고 홍보하는데, 이건 별 영양가 없는 탁상공론이다. 지금까지 마천에서 수서까지 지하철을 이용해서 가는 바보가 어디 있었겠냐 말이다. -_-;; 마천 쪽은 지하철 배차 간격도 살인적으로 길지 않은가.

이로써 8호선은 천호, 잠실, 가락시장, 복정 이렇게 3정거장 간격으로 환승역이 규칙적으로 등장하는 노선이 되었다.
그리고 가락시장은 잠실, 모란과 마찬가지로 환승 통로가 모란(하행) 방면 맨 끝에 존재한다. 그러니 이쪽 객차의 혼잡은 여전히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2기 지하철은 3기 지하철과의 환승도 대비하고 가능한 한 역을 교차로에 골고루 퍼지도록 건설했다고 하는데 가락시장 역만큼은 문정 역과의 거리를 감안해서 그런지 골고루 안 만들고 여전히 한쪽에 치우치게 만들어졌다.

그런데 앞으로 9호선이 동쪽으로 더욱 연장되면 8호선과 5호선 마천 지선은 환승역이 또 하나 생기게 된다. 이쯤 되면 5호선 지선은 이용객이 더욱 늘 텐데 배차 간격을 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방화-상일동 열차를 상시 운행하고 차라리 강동-마천만 다니는 지선도 본선과 동일한 배차 간격으로 운행시키는 건 어떨까?

끝으로 하나 첨언하자면, 3호선 신규 역사들은 보아하니 너무 9호선틱하게 디자인됐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요즘 디자인 패턴이 바뀌었다고 해도 3호선 역이라면 좀 기존 3호선 역과 일관된 인테리어를 갖춰야지 역명판의 색깔과 글씨체, 배경색까지 똑같으니 정말 분간이 안 된다. 1, 2기 지하철 인테리어가 채택하고 있는 초롱테크 지하철 서체와 노선 색깔띠가 그립다.

아무튼 철도가 더 개통했다는 건 기쁘며 축하할 일이다. 20년 가까이 통용되어 온 수서-대화가 오금-대화로 바뀌려니 어색할 것 같다. 하긴, 이런 느낌은 아예 30년 가까이 통용되어 온 수원-청량리가 병점 내지 천안으로 바뀌었을 때도 경험했을 것이다. ^^

Posted by 사무엘

2010/02/18 13:19 2010/02/1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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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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