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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가, 수백 개의 작은 그림 파일들을 엑셀을 써서 카탈로그처럼 일목요연한 표 모양으로 한데 정리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그림들을 일일이 Alt+I, P, F로 삽입하는 건 사람이 할 짓이 못 되었기에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제가 좀 도와 줬습니다. 셀마다 각 파일들을 이미지로 담고 있는 HTML 표 코드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짠 후, 그 표를 엑셀에서 import하는 방법을 썼지요.

쉘 스크립트라든가 하다못해 엑셀의 매크로를 능숙하게 다루는 분이라면 더 쉬운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을지 모르나, 저는 그런 지식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까지 비주얼 C++을 동원해서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부터였습니다. 이렇게 만든 엑셀 문서는 다른 컴퓨터에서는 그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림이 문서에 완전히 내장(embed; by value)되지 않고 링크만 저장되었던 것입니다(by reference).

저는 굉장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래 MS 오피스의 제품에서 그림을 자체 기능으로 삽입하면, 그림은 기본적으로 문서에 완전히 내장됩니다. 링크라는 개념 자체가 사실상 없는 걸로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림을 주로 링크로 취급하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과거 아래아한글이었지요. 그래도 얘는 링크가 깨지면 그림이 있는 경로를 다시 묻기라도 했으며, 3.0부터는 그림을 문서 안에다 내장하는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그림을 링크만 할지 문서에 내장시킬지를 얼마든지 쉽게 지정할 수 있으며, 한번 그렇게 한 후에도 한 상태로 된 그림을 다른 상태로 전환 역시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어려울 게 없었습니다.

xlsx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고는 저는 기겁을 하고 말았습니다. 압축 파일 내부의 media 디렉터리에 아무 파일도 없는 걸로 보아 내장이 안 된 건 확실했는데, 이놈의 링크는 또 C:\로 시작하는 완전 절대 경로로 저장되더군요! 이런 이유로 인해, 상대방 컴퓨터에다가 그냥 그림 파일만 던져 준다고 해서 그림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디렉터리 구조까지 완전히 일치해야 했습니다.

진짜로 문서 내부에 내장된 그림과, 이렇게 링크만 달랑 걸린 그림이 제각기 어떤 방식으로 저장되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만, 엑셀 프로그램 내부에서는, 아래아한글처럼 어떤 그림이 링크인지 내장인지 알려주거나 그 속성을 바꾸는 기능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었습니다! 이거 뭐 나더러 어쩌라고?

한국어 검색 엔진으로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거의 찾을 수 없어서 구글에게 영어 검색어로 의뢰를 해 봤지요. 통상 구글링을 해 보면 여러 해외 IT 분야 '지식인' 내지 포럼 사이트들이 검색되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지식인 류와는 또 다른 게, 질문만 쏙 보여주고서 답변을 보려면 결제 내지 최소한 회원 가입은 해야 하는 형태인 게 많습니다. 딱 본인처럼, 그림이 들어간 HTM 표를 엑셀로 가져왔다가 나중에 낭패 본 케이스가 하나 있긴 했는데 답변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썅~

그래서 다음으로 생각해 본 방법은, xlsx의 내부 xml 코드를 고쳐서 문서 내부의 '링크 그림'을 '완전 삽입 그림'으로 인위적으로 수정하고 media 폴더에다 강제로 그림 파일도 추가한 후, 이를 다시 zip으로 압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랜만에 OpenXML 덕을 좀 보는가 싶었는데...

문제는 이 방법마저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압축을 푼 내부 구성 파일을 수정 없이 그대로 빵집 같은 유틸로 재압축만 했는데도, 엑셀은 오류가 있다면서 그 압축(=xlsx) 파일을 읽어들이길 거부한 것입니다. xlsx뿐만 아니라, 오피스 2007 SP2에서 추가된 OpenDocument (역시 xml+zip 기반) 방식 역시 마찬가지. 얘네들은 zip 압축이긴 하지만, 일반 압축 유틸리티가 생성하지 않는 메타 정보도 같이 집어넣는 것 같습니다. 이쯤 되니까 진짜 꽤 열받기 시작했죠. MS 제품이 이 정도로 개념 없는 줄은 몰랐는데.

또 한 30분을 삽질하다가 꽤 허무하게 문제를 해결은 했습니다.
htm 문서를 파일-열기로 열면 그림이 링크로 삽입되는 반면, 웹브라우저에서 이 htm을 연 것을 Ctrl+C로 복사하여 엑셀에다 붙여넣으면, 그 그림들은 완전히 내장으로 삽입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놔~ ㅁㄴㅇㄹ

MS 제품과 아래아한글 사이의 넘사벽 이질감을 또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이놈의 MS 제품들은 내가 문서라든가 프로그램의 내부를 확실하게 제어(under my control)한다는 느낌을 주질 않고 제멋대로 붕 뜬 상태로 알아서 하다가, 그걸 응용/변형해야 할 상황이 생길 때 사람 완전 낭패 보게 만듭니다. 좋게 말하면 당장 사용하고 결과물 만들기엔 편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용자를 바보 만들고 일정 실력 이상은 오르는 게 거의 불가능하게 돼 있는, 좀 사악한(?) 기능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MS 워드도 97 시절부터 10년을 넘게 써 왔지만 개요/스타일이라든가 특히 개체를 배치하는 방식에 대해, 저는 독학만으로는 절대 완전히 적응 못 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포기했습니다. 그 반면 아래아한글은 97은 물론이고 워디안/2002 급 이후 버전도 손에 착 잘 맞는 편입니다. MS 워드에만 있던 고급 기능을 아래아한글 특유의 세밀한 스타일로 잘 배치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지금도 아래아한글이 기술적으로 워드에게 뒤지는 면모는 있으나, 아래아한글에도 MS 워드가 절대로 흉내낼 수 없는 디자인 상의 안정성과 편안함이 있습니다.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한글 표현 같은 것 말고요. 한글 표현마저도 엄밀히 말하면 오히려 MS 워드가 좀더 앞서 있습니다.)

사실 이런 비슷한 느낌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쓰면서도 받습니다. C/C++ 이외의 언어, 특히 type이 굉장히 느슨한 언어로 코딩하다 보면 이 개체가 과연 value로 전달되는지, reference로 전달되는지, new만 있고 delete가 없는 언어들은 도대체 언제 이 개체가 garbage collect되어 소멸되는지?
내가 짜는 건 한 줄이지만 이게 내부적으로 어떤 알고리즘으로 구현되며 데이터가 100개가 아니라 10만 개가 넘어가면 성능이 어떻게 될지?
이런 게 신경쓰여서 불안해서 코딩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와 언어가 일심동체가 못 되고 붕 떠 있는 느낌.

그런 상위 계층 언어들이 how보다 what을 중시하게 하고, 익숙해질 경우 생산성은 더 뛰어난 것은 사실이나 저는 C/C++스러운 저수준 면모가 더 마음에 들고 편안하더군요.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9:46 2010/01/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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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한글 2007은 2006년 한글날에 출시되었던 초창기 RTM 판을 어둠의 경로로나 잠깐 구해 쓰다가 다시 2005로 돌아와 버렸고, 저는 그 존재감을 1년이 넘게 잊고 지내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지인께서 보내 주신 아래아한글 2007은 정말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아래아한글이 그 때 이후로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아직까지 메이저 버전업이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품 개선은 정말 꾸준히 돼 오고 있었습니다. MS 식으로 표현하자면, 단순한 버그/보안 업데이트 수준을 넘어 서비스 팩 정도는 된다는 거지요.

각종 패치와 업데이트를 다 받고 나니 버전은 7.5.8.527이 되었습니다. 아래아한글도 날개셋과 마찬가지로 비주얼 C++ 2003 (7.1)로 개발되고 있는 건 여전하고요.
윈도우 비스타에서 “시스템 스타일” 테마를 쓰면드디어 Aero 반투명 프레임이 적용된 대화상자가 나오더군요. (2005는 그렇지 않았음.) 윈도우 XP 시절엔 MS 오피스 2003 테마가 그럭저럭 볼만 했으나 비스타에서는 아주 밍밍하고 보기 안 좋은 모양이 돼 버리기 때문에 차라리 아래아한글 2007 특유의 기본 블루 메탈 테마나 시스템 스타일 테마가 낫습니다.

지금까지 아래아한글은 대화상자에서 숫자만 입력 받는 에디트 컨트롤의 동작이 정말 기괴했습니다. 글씨 크기나 여백량 등. 세벌식 자판을 쓰고 있으면, 2004 이하에서는 Shift+알파벳의 고유 숫자도 동작을 안 하고, 0~9의 쿼티 숫자 배열도 동작을 안 해서 꼼짝없이 글자판을 바꾸거나 numlock 키패드만 써야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5에서는 Shift+알파벳 숫자는 인식되도록 개선됐고, 2007에서는 숫자 입력란에서는 아예 한글 글자판이 동작 안 하고 무조건 0~9 숫자만 인식하게 바뀌었던데 저는 차라리 이런 결정을 환영합니다. 정말 속 답답하던 동작 방식이었는데 무척 잘 했습니다.

글꼴을 고르는 콤보 박스가 화살표 키 선택만 가능한 게 아니라 이름을 입력도 해서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기능. 비주얼 C++ IDE는 2003에서 2005 이후로 넘어가면서 이런 점에선 오히려 퇴보했죠. (물론 글꼴이 주류인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그리고 운영체제 한글 IME로 비완성형 문자가 ?로 바뀌고 제대로 입력되지 않던 버그.. 드디어 고쳐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아래아한글로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띄워서 각종 확장 한자나 옛한글까지 그대로 입력할 수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유니코드를 얼마나 잘 대비해서 만들어졌는지 측정하는 좋은 척도 중 하나는 파일 이름 인식인데요.
제가 보기엔 아래아한글은 아직도 윈도우 9x를 지원하느라, 혹은 TCHAR 같은 범용 자료형으로 Unicode-prepared된 코드를 작성해 놓지를 못해서... 하이튼 이 둘 중 한 이유로 인해 과감하게 스위치를 유니코드로 바꿔서 빌드 못 하고,
당장 유니코드 문자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에다가만 유니코드 함수를 임시방편으로 끼워넣은 거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윈도우 XP sp2 이상만 지원하는 MS 오피스 2007과는 달리, 한컴 제품은 똑같은 2007이 무려 윈도우 98 이상을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지요.. 물론 날개셋은 윈도우 95/NT4까지 다 지원.. 그러고도 유니코드도 100% 지원하죠.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를 말씀드리자면..
영문 윈도우에서 HWP 파일은 한글이 섞인 파일도 잘 불러옵니다. 한글이 섞인 디렉터리 이동도 되고 파일 열기도 대화상자와 drag/drop 방식 모두 잘 되더군요. 이것만 해도 크게 개선된 것입니다. 하지만 HWP가 아닌 TXT 파일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다른 프로세스가 파일을 사용 중이어서 열 수 없습니다”라고 에러 메시지도 ‘잘못’ 나오고요.따로 처리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파일 타입에 따라 유니코드 API 사용 여부를 따로 처리하고 있으니, 일관성 있는 처리가 아니라 HWP에다가만 임시방편 처리를 추가한 거라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린 것이죠. 또한 ‘열기’ 대화상자라든가 타이틀에 뜨는 문서 파일 이름이 여전히 ???? 로 바뀌어 나온다는 것도 개선돼야 할 것입니다. 진짜로 여기서는 Ansi, 저기서는 유니코드 API를 섞어 쓴 것입니다.

한편, 아래아한글도 드디어 2007 나중판에서는 문서를 PDF로 저장? 인쇄? 하는 기능이 자체 포함되었습니다. 예전에 별개의 제품으로 팔던 PDF converter 엔진이 그대로 포함되어, 자체 글꼴인 HFT까지도 깔끔한 PDF로 바꿔 줍니다! 2.5 확장팩 시절의 추억의 신명 시스템 글꼴과 3.0/96 때의 #로 시작하는 수많은 글꼴들을 이제 깔끔한 PDF로 만날 수 있어 무한 감개무량하며 앞으로 아래아한글 쓸 일이 더욱 늘 것 같습니다.

단, 하나 옥의 티를 찾았는데요.
HFT 영문 이탤릭 글꼴이 PDF로 제대로 인쇄되지 않고 그냥 normal 글꼴을 기울인 형태로 바뀌어 버리더군요.
아래아한글이 내장하고 있는 신명조와 윈도우 운영체제가 내장하고 있는 바탕은 둘 다 ‘한양 시스템’에서 제작했으며 원도가 거의 일치합니다. 물론 후자가 영문의 폭이 좀더 크긴 하지만 비슷하죠.

하지만 둘의 큰 차이를 하나 꼽자면 전자는 영문에 이탤릭 전용 글꼴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아래아한글 2.5 정도에서 추가된 걸로 기억하는 수식 전용 글꼴은 당시 교과서와 문제집 같은 출판물에서나 볼 수 있던 그 자형을 재현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습니다. 이것도 이탤릭체가 없으면 거의 무용지물이죠. 이것이 PDF로 만들면 여전히 되살아나지 않으니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끝으로 이건 극소수 매니아 계층 이외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을 내용이지만 제품의 완성도 차원에서 하나 언급하겠습니다. 아래아한글의 한자 코드 체계와 관련이 있는 내용입니다.
아래아한글 2.0 이후에서부터 추가된 약 11000여 자의 제 2 수준 한자는 유니코드 BMP 영역에 대부분 이미 존재하지만(A급), 어떤 건 BMP에 없고 무려 surrogate 영역(B급)까지 가야 하는 것도 있으며 어떤 건 아예 유니코드 자체에 아직 정식 등재되지 않은 것(C급)도 있습니다. 물론 유니코드 버전이 계속 올라가면서 C급 한자라는 집합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지요. 지금도 C급 한자는 거의 10여 자 남짓밖에 안 됩니다.

아래아한글은 이미 제 2수준 한자와 유니코드 사이의 변환 테이블도 다 갖추고 있고 이를 문자표에다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한컴 2바이트 코드로 저장된 파일을 가져와 보면 아래아한글이 지금처럼 유니코드 surrogate를 정식 지원하기 전에 워디안/2002 시절에 임시로 사용하던 변환 테이블을 여전히 수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령 B급 한자에 속하는 0x531C는 한중일 통합 한자 확장 B인 U+20850 (surrogate 영역)이지만 이 글자를 한컴 2바이트 코드로 저장하여 불러와 보면, 옛날의 임시 주소인 U+A700이라는 엉뚱한 문자가 되지요.

아래아한글은 97에서 워디안으로 넘어갈 때 정말 큰 진통을 겪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 고비를 잘 넘긴 것 같습니다. 그때 HWP 파일 포맷이 딱 바뀐 이후, 지금은 아랍 어, 세로쓰기, 문서 워터마크 등 문서의 뼈대 구조를 결정하는 굵직한 기능이 엄청 많이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디안부터 2007까지 파일 포맷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일 없이 하위/상위 호환성이 잘 유지되고 있으니까요.

다음 버전(아마 2010)은 지금 MS 오피스 다음 버전이 추구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ODF 스펙 구현이 몰두 중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아래아한글도 어서 워드처럼 개체가 사각형이 아닌 모양으로 본문을 감싸는 기능이 지원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지적했지만 유니코드 지원도 강화돼야 할 것이고, 좀더 욕심을 부리면 워드처럼 TSF A급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 한양 PUA가 아닌 유니코드 낱자 결합 방식으로 옛한글을 지원해야 할 텐데, 참 가야 할 길이 멀군요!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9:43 2010/01/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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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기: 1.x 커널

아래아한글 1.x 시절의 에디팅 엔진입니다. 잘 알다시피 단순한 plain text에다가 약간의 서식만 붙은 것 같은 초보적인 형태였죠.
글씨의 크기 조절은 가로 확대/세로 확대만 되고 가변폭 글꼴은 사실상 지원되지 않았으며, 문단 여백도 그냥 칸 수로 지정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표는 선그리기 기능으로 그려야 했습니다.
문서의 파일 포맷은 최소한 1.0, 1.1, 1.2 이렇게 세 방식 이상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아래아한글 1.5x는 1.2 방식과 문서 파일 포맷이 동일하며, Alt+V (새 이름으로 저장)를 누르면 과거 1.1 방식으로 저장도 할 수 있습니다.

※ 2기: 2.0 커널

1992년에 출시된 2.0부터 97까지 굉장히 장수하여 안정화한 한컴 2바이트 코드 기반의 에디팅 엔진입니다. 글씨 크기를 포인트로, 여백은 mm 같은 단위로 지정할 수 있게 되고 색깔도 8종류 중 하나로 지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변폭 글꼴의 표현이 가능해지고 그림, 표 같은 각종 개체를 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개요, 스타일 같은 개념도 생겼죠.

문서 파일 포맷은 2.0, 2.1, 3.0으로 나뉩니다. 사실 아래아한글 2.1은 기능면에서는 2.0과 그렇게 큰 차이가 없으나, 글꼴 쪽으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생겼고 또 2.1에서 문서 압축 저장이 추가됐기 때문에 포맷이 바뀐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래아한글 2.5는 파일 포맷의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2.1과 포맷이 동일합니다.
3.0은 하이퍼텍스트라든가 자체 벡터 드로잉 기능, 그리고 윈도우 OLE 데이터 같은 것을 저장해야 하는 데다, 때마침 2.1 방식 문서 파일의 암호가 크랙되어서 큰 논란을 겪기도 했기 때문에 바뀌었지 싶습니다.

※ 3기: 21세기 커널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워디안 때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는 에디팅 엔진 겸 파일 포맷입니다. 아마 아래아한글은 앞으로 이 방식에서 더 바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문자 인코딩이 시대의 조류를 따라 드디어 유니코드로 바뀌고 글씨라든가 용지의 크기 제한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색깔도 RGB 어느 색으로나 줄 수 있게 되었으며, 여러 쪽에 걸치는 표처럼 MS 워드의 앞선 기능을 대폭 수용하여 2.0 시절 커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많은 기능들이 추가됐습니다.

더구나 워디안 이후로 아래아한글은 과거에 없던 여러 기능이 추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과는 달리 파일 포맷의 하위 호환성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것 역시, 처음에 파일 포맷 설계를 확장성 있게 잘 한 덕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아한글도 이제 open xml 기반 문서 파일 포맷도 적극 도입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과연 실현될지?

- MS 워드의 경우 97~2003 커널이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쓰이다가 2007에 와서는 에디팅 엔진과 파일 포맷이 또 크게 바뀌었지요. 95 그 이전 기수는 잘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워드보다도 엑셀에서, 편집 가능한 셀 수가 크게 증가하고 색깔 제한이 없어진 것을 매우 환영합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37 2010/01/1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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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메 타자 교사(HTT).
정말 전설적인 타자 연습 프로그램이며, 이후에 등장한 동일 분야 프로그램들의 근간을 제공했습니다.

아래아한글 1.x와 비슷한 연배의 프로그램이죠. 90년대 초반에 개발된 도스용 응용 프로그램들이 90% 이상 볼랜드 터보 C 2.0 기반이었고 그래픽 모드 동작을 위해 BGI 라이브러리를 사용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HTT는 MS C 6.0 기반입니다. (비주얼 C++ 6.0이 아님!)

  당시에 통용되던 프로그램들을 좀더 살펴보면,
페르시아의 왕자도 1, 2 모두 MS C로 개발되었고 볼랜드 계열 빌드가 아닙니다.
아래아한글은 16비트 바이너리들은 전통적으로 볼랜드 컴파일러를 써 왔지만, BGI 라이브러리 기반은 물론 아니지요.

HTT는 제가 두벌식을 쓰던 시절과 맥을 함께 했습니다. 세벌식 연습은 도스용 한컴 타자 연습으로 주로 했고 HTT를 쓰지 않았거든요. 390에서 최종으로 갈아타던 시절에는 박 정만 님이 개발한 <광타>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때가 얼마나 불모지였냐 하면 390 말고 최종 연습을 정식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었습니다.” 윈도우 운영체제는 말할 것도 없고 아래아한글 97이 제공하던 최종 자판에도 오류가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워디안 때부터 최종 자판이 제대로 지원되기 시작했고, 윈도우용 한컴 타자 연습에도 최종 배열이 추가되긴 했지만, <날개셋> 타자연습이 첫 등장하던 시절엔 정말 제 프로그램의 지위가 더욱 독보적이었었습니다.

한메 타자는 일부러 이렇게 만들기라도 했는지 문장 연습하는 감이 묘하게 좀 좋지 않았습니다. 키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 글자가 생기는 느낌이 더디고 좀 latency가 느껴집니다. 아마 이것 때문에 그 당시 세벌식 연습을 한메 대신 한컴으로 사용하지 않았던가 생각됩니다.

두벌식으로는 단문도 700 이상은 정말 무리였지만 지금 세벌식으로 연습해 보니 800 넘는 것도 가뿐하군요. “드는 정은 몰라도 나는 정은 안다.”라는 문장은 완전 세벌식 최적화 문장이어서 1000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베네치아 게임을 오랜만에 해 보니,
<날개셋> 타자 게임의 혹독하기 그지없는-_- 지옥 훈련에 단련돼 있는 저한테는 정말 애들 장난도 아니었습니다. 떨어지는 속도도 느리고 단어도 훨씬 더 짧고 쉬운 것들이고..!
1단계부터 시작해 보니 2만점대의 점수로 끝탄을 깼습니다. 껑충 바이러스가 두 번이나 걸렸습니다.

8단계부터 시작하니 클리어 시 보너스가 더욱 붙어 47000점대의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물론 단 한 번도 HP를 소모한 적이 없었으므로 재건 바이러스는 아무 의미가 없었죠.

<날개셋> 타자연습의 게임은 베네치아를 전혀 어려움 없이 가뿐하게 엔딩 보는 개발자 본인도 만신창이로 간신히 다 클리어할 정도로 월등히 더 어렵게 짜여 있습니다. 옛날 버전은 지금보다도 더 어려웠어요. -_-;; 난이도와 각종 주인공 밸런스들은 거의 05~06년 이후로는 더 수정 없이 완전히 정착한 듯합니다. 지금 이 상태가 딱 적당하며, 더 어렵게도, 더 쉽게도 만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타자를 치는 인구가 훨씬 더 늘었으니 국민 평균 실력도 영어 실력만큼이나 더욱 상향 평준화해 있을 거라는 점, 모아치기 같은 세벌식 고급 입력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죠.

옛날에 두벌식 쓰던 시절엔 베네치아도 6~8단계 정도만 되면 글자 떨어지는 게 무서워서 차마 못 할 정도였는데 정말 격세지감입니다. 그나저나 “에이즈 바이러스 퇴치!”와 “지뢰 바이러스”는 도대체 뭘 하는 놈이고 왜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자는 아무 효과 없는 꽝인 것 같고, 후자는 글자들이 지뢰에 부딪히면 점수가 깎이는 것 정도밖에 모르겠네요.

<날개셋> 타자연습 1.x를 개발하던 초창기 시절엔 한메, 한컴, 광타는 물론이고 신의 손, 번개손, 천타를 꿈꾸며 같은 당대의 경쟁(?) 프로그램들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스용 <신의 손>이 정말 완성도가 높다고 인정하며, 그 열악한 640*480 16컬러에서 어지간한 게임을 방불케 하는 비주얼 디자인을 연출해 낸 것에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게임도 나름 테마를 갖춰서 무척 잘 만들었죠.

아무튼, 한메 타자 연습을 보니 이런 저런 여러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세벌식 만세입니다. =_=;;;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35 2010/01/1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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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MS 워드가 다른 기술이 월등하고 훨씬 더 프로페셔널하고 무엇보다도 파일 포맷이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고 다 좋다고 하나, 아래아한글의 비장의 무기들.

글자 모양/문단 모양을 구분할 수 있는 속성 복사 Alt+C

그리고 Alt+B 키매크로. MS 제품에도 심지어 비주얼 스튜디오에는 키매크로가 있습니다. Visual Basic 기반의 더 복잡하고 전문적인 매크로 이전에 이런 게 없나 궁금합니다. 키매크로는 차라리 과거의 도스용 아래아한글만한 시절이 없었죠.
사실 매크로, 핫키 정도는 과거 윈도우 3.1의 “레코더”처럼 운영체제 차원에서 유틸이 하나쯤 있어야 합니다. 너무 초보자 위주의 마우스 GUI에만 치중하다 보니 GUI 운영체제들은 컴퓨터를 정말로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해 주는 자동화, 프로그래밍, 일괄 처리 기능이 너무 미약하죠.

하나 더, 특정 스타일을 바로 지정하는 Ctrl+숫자 단축키. 이거 정말 워드에는 없나 궁금합니다.
사실 이따금씩은 도스 시절의 잔재인 “글꼴 단축키”가 아쉽기도 합니다. 블록 잡고 Alt+L, K, T, C, D 끗. (한글 폰트를 ‘견명조’로 바꾸기 ^^)

단축키가 더욱 빛을 발하는 또다른 분야는 표입니다. 저는 비슷한 난이도의 표 문서를 아래아한글과 워드로 모두 작성해 봤습니다. 셀 블록 잡기, 병합, 분할, 서식 지정 등등.
지켜보는 사람도 말하더군요. “님은 아래아한글 쓸 때는 대부분 양손이 키보드에 가 있고 단축키로 하는데, 워드는 꼭 스타 하는 것처럼 마우스 움직임이 복잡하고 많네. ㄳ”

워드 2007에서 표 작업 정도 하려면 ‘아래에다 셀 삽입, 셀 제거’ 같은 자주 쓰는 기능을 간추려서 Quick Access Toolbar에다가 옮겨놓기부터 먼저 해야 합니다. Home, Table 이런 리본들 왔다갔다하다 보면 정신 없습니다.

물론 워드가 훨씬 더 합리적으로 기능 잘 제공하는 것도 많습니다. 가령, 여러 아이템을 클립보드에다 복사해서 골라가며 붙이는 게 실무에서 이렇게 유용한 줄은 몰랐습니다. 오피스 2000부터 추가된 기능이죠.

아래아한글은 기본적으로 2.0 시절부터 표를 그림이나 문자 같은 동일한 개체라는 개념으로 봐 왔습니다. 그래서 여러 페이지에 걸치는 표는 2002에서 에디팅 엔진을 새로 디자인할 때에야 드디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워드는 애초부터 표는 레이아웃의 일종으로 구현되었으며, 아래아한글처럼 표 전체를 한 글자처럼 취급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이건 HTML의 구조와도 비슷하죠.

아래아한글이 2.0 이래로 별다른 변화 없이 제공해 온 개체 배치 방식은 저는 완전히 이해하여 프로그램과 제가 일심동체가 되어 있는 반면, MS 워드가 개체를 배치하는 방식은 저는 나름 97 이래로 워드를 쓰고도 아직도 알쏭달쏭입니다. 내가 이렇게 바꾸면 프로그램이 이렇게 딱 동작할 거라는 확신이 없습니다. ㅜㅜ

서식 지정하는 방식, 특히 불릿/개요 같은 문단 속성도 마찬가지. 아래아한글은 딱 프로그래머스럽게 동작하는 반면 워드는 정말 제멋대로.. 그 미묘한 감각 차이는 아래아한글처럼 독학 자습만으로는 도저히 습득을 못 하겠습니다.

워드와 아래아한글은 서로 정말 극과 극에 가까운 다른 철학으로 디자인된 프로그램이라는 건 두 프로그램을 모두 중급 이상 활용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저는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 때 그림, 표, 메일 머지, 목차, 각주, 스타일, 개요 등등 아래아한글 2.X 전기능을 마스터한 반면 워드는 성인이 된 지금도 아직까지 그 동작 알고리즘이 뿌옇게 흐리게만 보입니다. 한 프로그램의 철학에 익숙한 사람이 다른 프로그램에도 능숙해지기는 어려운 장벽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프로그램 중 하나가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워드에는 아래아한글처럼 매 언어별로 글꼴의 상대 크기와 장평, 자간을 세밀하게 맞추는 기능이 아쉽고, 아래아한글에는 워드처럼 사각형이 아닌 개체의 실제 모양대로 글자가 흐르는 어려운 기능, 아주 정교한 서식들(덧말, 첫 글자 자동 키우기 등, 아래아한글에도 없지는 않으나 글자 배치가 워드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짐) 같은 게 아쉽습니다.

아래아한글이 2004에서야 surrogate를 지원하기 시작하고 2005부터 아랍/히브리 문자를 제대로 지원하기 시작한 건 굉장히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향상이라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2005는 2007에서 잘 쓰던 과거 신명 시스템 글꼴들을 왜 인식을 못 하나 모르겠습니다. 태 시스템 것만 인식되네요. (태 가는 헤드라인) ㅜㅜ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3:52 2010/01/1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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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오나전 아련한 추억이 됐죠. ㄱ-

1. 포트 충돌이 일어나면 모뎀과 마우스를 동시에 못 쓰던 것. ㄲㄲㄲㄲㄲㄲㄲㄲ
(시스템 종료 후 컴이 자동으로 꺼지기 시작,
마우스 휠과 USB 포트, 키보드와 마우스 단자가 PS 포트로 변경...
한 97~99년을 전후해서 다 그렇게 바뀐 것 같더군요.)

2. 도스를 완전히 못 벗어난 윈도우 9x 특유의 블루 데드 스크린과
64KB 리소스 제약..
이건 지구상의 어떤 운영체제에도 없던 이상한 제약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6비트에서는 도스, 아니면 풀 32비트에서 유닉스, OS/2급의 빵빵한 운영체제 이런 구도였지, 둘을 저렇게 짬뽕한 OS는 윈도우 9x 부류가 유일했으니까요. MS가 고객 수요에 맞춰 장사를 정말 잘 한 것입니다.

3. 물론 이건 운영체제라기보단 드라이버 탓이 더 크겠지만
윈도우 98 시절까지만 해도 멀티웨이브 안 되던 컴도 많았어요. -_-;;
사운드 카드가 동시에 한 프로그램밖에 쓸 수 없는 자원이었던 캐암울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ㄱ-

윈도우 2000/ME로 넘어오면서부터

- 소프트웨어 시뮬만으로 미디 신시사이저 지원
- 멀티웨이브 본격 지원
- 메모리 스틱, 외장하드 등 어지간한 USB 기억장치를 자동 인식. "이 장치를 안전하게 제거" 메뉴 자체가 생김 (98 SE는 아직 그런 거 없음.)

꽤 많은 변화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과거의 제약이 차츰 사라졌죠.
윈도우 ME는 비록 악명은 높지만 최신 하드웨어 인식 잘 하는 건 98보다 뛰어나다는 걸 확실히 인정함.

그리고 마우스 포인터.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윈도우 2000은 VGA 640*480 16 컬러에서 돌아갈 때도 마우스 포인터가 그래픽이 바뀌는 곳에서 깜빡거리지 않을 거에요. 그거 보고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XP부터는 이제 안전 모드에서도 VGA 16컬러는 볼 일이 없어졌고... ㄱ-

하드웨어 지원을 받아서 마우스 포인터가 깜빡거리는 게 없어진 것이 한 90년대 중반부터인데, 이때도 지원이 완전하지는 못해서 흑백 monochrome 기본 커서가 아닌 커스텀 포인터는 여전히 깜빡거리기도 했었습니다.

CD롬 부팅 후 곧바로 운영체제 설치가 가능해진 것도 2000부터이죠?
NT에 그런 기능 있었을 리는 없고,
9x 계열에도 그런 거 없습니다. 그래서 vmware에서 세팅할 때도 먼저 도스 + fdisk 파티션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3:21 2010/01/1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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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IR 회상기

MDIR은 도스 시절에, 특히 컴퓨터 깨나 하는 사람들의 거의 필수품인 쉘 겸 통합 유틸리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작고 가벼운 크기에 굉장히 편리한 인터페이스. 단축키에 중독되고 나면 이거 없이는 불편해서 못 살았죠. 기본적으로 텍스트 영문 모드였지만 한글 바이오스도 인식하고 나중 버전은 윈도우 95 아래에서 긴 파일 이름도 그럭저럭 잘 인식했습니다.

도스 시절엔 더 말할 필요도 없었고
한 확장자를 상대로 단일 연결 프로그램밖에 바로 실행 못 하는 윈도우 쉘과는 달리,
압축 파일 내용 바로 보는 기능, 드라이브를 바로 바꾸는 단축키(Shift+C, D), 특정 프로그램을 바로 실행하는 펑션 키 연결, 노턴 유틸리티 NCD를 필요 없게 만든 F10 MCD, 그리고 특정 단축키로 바로 디렉토리를 바꾸는 QCD, 그리고 두 창 열어서 보는 기능.

간단합니다.
원하는 디렉토리로 빨리 가고,
선택된 파일에 대해서 다양한 조작을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키 조작만으로 바로 실행하는 것.

저도 처음부터 M 사용자는 아니었는데 94~95년경에 M 거의 광신자인 한 친구의 영향을 받아 쓰게 됐습니다. 아주 편리하더군요.
등록판으로 바꿔 주는 크랙도 한동안 쓰고 지냈지만, 98년에 그렇잖아도 도스용으로는 마지막 버전이 된 3.10이 나왔을 때 나름대로 돈 주고 정품을 구입했습니다.

등록판은 About 화면의 강제 딜레이가 없으며 서로 다른 드라이브로 디렉토리 통째 복사가 가능하고, 보라/mcopy 같은 보조 유틸들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MDIR은 컴을 잘 못 다루는 개발자의 여자친구를 위해 개발되었던 걸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그 두 사람은 결혼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MDIR은 여자친구의 전유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개발된 끝에, 01년 말에는 드디어 윈도우용도 나왔고, 개인 명의가 아닌 회사 제품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MDIR 정도면 EditPlus처럼 세계적으로 셰어웨어로 내놓고 팔아먹어도 손색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미국 같은 데서는 솔직히 제가 지금까지 개발한 프로그램보다도(날개셋, WordTech 등) 규모가 작은 프로그램도 당당히 개인 개발자로서 이름 걸고 홈페이지 운영하면서 셰어웨어로 팔아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운영체제 쉘 구조부터 시작해서 상당 수준의 하드웨어 지식, 인내심과 노가다 코딩까지 통달해야 했을텐데 놀랍기 그지없었죠.

하지만 2003년경, MDIR이 소속되어 있던 회사는 경영수지 악화로 인해 없어졌고, 개발자 역시 그 회사를 나와서 이제는 완전히 "은퇴"하고 말았습니다. MDIR의 소스는 갖고 있으되 공개할 의향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얘를 유지보수할 여건은 안 되고.. 한 마디로 그렇게 개발이 중단되고 묻혀 버린 것입니다.
개발자는 MDIR 개발만 중단한 게 아니라 IT계에서 완전히 은퇴했고, 이제 완전히 다른 사업을 하면서 산다고 합니다. (안습)

MDIR은 상당히 이색적으로 C/C++이 아닌 파스칼(볼랜드)로 개발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윈도우용은 자연히 델파이로 개발됐죠. 도스용은 EXE 파일이 아주 빡세게 암호화-압축돼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분석 방법으로는 빌드 개발툴을 알 수 없는데, 저는 처음에 이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6비트 EXE이기 때문에 메모리 제약이 좀 있었고, 특히 MCD에서 1000개가 넘는 디렉토리를 표시할 수 없고, 한 디렉토리에서 2000개가 넘는 파일을 표시할 수 없는 게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후자는 단순히 파일이 다 안 보이는 걸로 끝이지만 전자는 디렉토리 스캔하다가 프로그램이 뻑났거든요. 도스용도 32비트 컴파일러로 재개발됐으면 참 좋았을텐데, 쉘 유틸리티의 특성상 하드웨어에 종속적인 명령이 많아서 개발툴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윈도우용은 32비트이다 보니 메모리 제한은 없지만, 이제 유니코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5.0에서 추가될 기능 중 하나이기도 했는데, 5.0은 끝내 나오지 않은 채 MDIR의 개발은 중단됐습니다.
이 때문에 MDIR 정식 등록자들이 무척 좌절하고 허탈해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MDIR의 개발자도 극심한 불법복제의 피해자이기도 했습니다.

등록판을 불법복제 하려면 최소한의 부끄러운 줄은 알고 혼자 조용히나 쓸 것이지 대놓고 개발자한테 시리얼 번호 알려 달라고 메일 보내는 골빈녀석도 부지기수였다고 하더군요.

MDIR 역시 뭐 복사방지 락이라도 달고 나온 건 아니고, 전적으로 소프트웨어적인 방법만으로 등록판 판별을 해야 했기 때문에, 등록판 판별 방식을 여러 번 변경하고, EXE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막기 위해 복잡한 방법으로 실행 파일 암호화/압축을 거쳤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도스용 게임 Titus Fox이 컴퓨터별로 레벨 코드 생성을 어떤 원리로 하는지가 무척 궁금하기도 합니다.)

윈도우 비스타에서도 WinM이 돌아가긴 합니다. 하지만 32비트 어플의 특성상, 64비트 윈도우 시스템 디렉토리 같은 곳엔 접근이 되지 않습니다. 32비트 윈도우 시스템 디렉토리로 그냥 리다이렉션 돼 버리죠. (속임수)

어쨌거나 컴퓨터 세계는 이제 진짜로 기술이나 아이디어만으로는 자본력을 도저히 못 당해 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컴퓨터의 힘을 입어 컴퓨터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도 다 저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50 2010/01/1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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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x 시절

윤곽선 폰트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엔 도트용과 레이저용이라는 기묘한 구분이 있었습니다.
레이저용이라고 해 봤자 겨우 300dpi짜리 프린터였는데, 그때는 그 고해상도 비트맵 글꼴만 해도 제작 비용이라든가 컴퓨터 상의 처리 부담이 만만찮았습니다.
레이저 프린터용 자형의 존재 여부가 한 프로그램의 에디션을 구분하고 복사 방지장치 장착 여부를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2.0, 2.1

일반용과 전문용으로 구분했습니다. 가격 차이는 거의 2.5배 정도.
글씨를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일단 레이저 프린터용 비트맵 자형도 일반용에 기본 내장은 되는 '거저 먹는' 양상이 되었습니다.
아래아한글 2.0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역사에 그야말로 획기적인 한 획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컬러 인쇄와 윤곽선 글꼴, 맞춤법 검사기 같은 기능은 전문용에만 있었지요. 윤곽선 글꼴이 없었으니 일반용은 글씨 크기 조절이 사실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전문용은 락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2.1 전문용은 386 전용 코드로 개발되었습니다.

※ 2.5

드디어 2.5에서 일반용과 전문용이란 구분도 없어지고, 대신 86, 386 코드 에디션 구분이 생겼습니다. 86 에디션은 제 기억으로 덧실행, 맞춤법 같은 기능이 없는 거 빼고 문서를 만드는 기능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286 AT 기종에서도 드디어 컬러 인쇄와 윤곽선 글꼴을 구현해 냈습니다. 눈물나게 감동스럽습니다.
다만, 2.5부터는 영한사전, 추가 확장 글꼴 같은 '확장팩'이란 개념이 생겼고, 확장팩에만 락이 걸렸습니다. 락이 없으면 영한사전 메뉴는 비활성화됐고, 신명시스템 글꼴은 아무 말 없이 그냥 동작하지 않고 명조로 대체되어 나왔죠. "한글과컴퓨터 2"라는 폰트 드라이버 자체가 락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 몇 가지 중요한 사실

- 아마 2350자에 없는 비완성형 한글에 대해 최초로 동작한 윤곽선 글꼴은 2.1에서 추가된 휴먼 안상수체 계열의 조합형 글꼴입니다.
- 신명조가 비완성형 한글과 옛한글까지 윤곽선화한 건 2.5나 3.0때부터입니다. 제 2수준 한자가 윤곽선화한 것과 시기가 비슷합니다.
- 1.X 시절부터 있던 샘물과 필기체는 정확하게 2.5에서 윤곽선화했습니다.

- 윈도우용 아래아한글 3.x에서부터 2.5 확장팩 글꼴이 락이 풀린 형태로 제공되기 시작했습니다. 윈도우용 버전은 기존 도스용 2.5의 락이 걸린 확장팩 글꼴도 바로 읽어들였을 뿐만 아니라, 3.0용 확장팩 자체도 락이 풀려서 도스용 2.5에다가 복사하면 바로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글꼴이 들어있었다는 뜻입니다. 사용하는 폰트 드라이버가 "한글과컴퓨터 2" 대신 일반 "한글과컴퓨터"로 바뀌었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43 2010/01/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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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게 좋아

한강: 사람이 만든 시설은 아니지만, 폭이 800미터가 넘는 큰 강..! 세계 대도시 중에서는 서울이 유일하죠. 정말 복받은 겁니다.

문제는 강뿐만 아니라 뭐든지 큰 걸 좋아한다는 것.

  도로: 서울 강남이나 도심에 있는 육중한 8차선, 10차선 간선도로는 세계 다른 대도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우악스러운 대로입니다.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가 아니라 시가지에 있는 도로)
차선 수만 많다고 해서 그에 비례해서 교통 소통량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넓은 도로는 지역을 양분시키고 보행자 횡단을 힘들게 만들기 때문에 도시/교통공학상으로 좋지 않습니다. 차라리 차선 수는 적어도 지금처럼 너무 대기시간이 긴 4현시 교차로 신호 대신, 비보호 좌회전, 로터리 등으로 교차로 신호 체계를 개선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시험지: 기본이 B4이고 수능 시험지 같은 건 아예 신문지 수준의 A3 용지여서 책상에 다 펼치기도 못하죠. 미국 SAT나 토익, 토플 시험지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지폐: 신권은 그나마 좀 개선이 됐지만, 옛날에 쓰던 지폐는 더 말이 필요없었지요. 지갑 수입업자들이 사이즈 제일 큰 것만 골라서 수입해야 했습니다.

  전동차: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중교통에는 경전철이란 개념이 없었습니다. 전철 하면 언제나 표준궤에, 육중한 대형 전동차를 10량씩이나(서울 1~4호선) 끌고 다니는 중전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지방 광역시 지하철만 타도 전동차가 비정상적으로 너무 작고 불편하다고 여기죠. 반대로 서울 지하철이 엄청 크다고는 거의 생각 안 합니다. ^^;;
그 반면, 일본만 해도 신칸센 같은 장거리 고속 노선을 제외하면 아예 협궤도 만만찮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에 철도가 처음 부설되던 당시의 일제 군부의 무서운 선견지명도 작용했습니다. 당장 건설비 좀 더 들더라도, 한반도에다가는 중국, 러시아 대륙 침략을 위한 철도 직결운행을 염두에 두고 애초부터 표준궤를 썼던 것입니다. 예상은 적중.

  자동차: 우리나라처럼 땅 좁고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철도가 이토록 홀대받고, 자동차 중에서도 경차가 이토록 홀대받는 경우도 없을 겁니다. 그나마 요즘은 기름값이 워낙 너무 비싸져서 다시 경차 찾는 분위기가 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책: 전세계적으로 같은 책이 출판, 번역되어도 한글판이 종이 크기가 제일 크고, 재질도 고급이고 값도 제일 비쌉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서점에서는 주머니에 넣고 다닐 만한 책이 거의 전멸했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33 2010/01/1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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