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의 대량 리콜 사태.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 대해서 한두 번 들은 게 아닌지라,
지금까지 뉴스에서 그냥 흘려들으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만 해 왔는데
이번 사건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특히 회사는 줄곧 사용자 잘못이라고 일관하면서 차량 결함에 대해서는 쉬쉬했는데,
2009년 8월에 미국에서 차를 세우질 못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운전자가 911에 도움을 요청하는 육성 녹음 방송이 공개되면서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니!
(그 말만 남긴 후 쾅...
한번 밟은 액셀러레이터 페달이 떼어지질 않았다. 차는 시속 190에 가까운 속도로 돌진하다 다른 차량과 충돌한 후 전복, 화염에 휩싸였다. 일가족 4명 몰살.)
작년 5월의 한티 역 택시 역주행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끔찍한 사고이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articleId=44116&bbsId=S103
이것도 오르막을 시속 100~140으로 돌진하다가 차는 두 동강 나고, 운전자와 승객 2명이 모두 숨진 괴이한 사고이다. 택시 기사가 그 전의 접촉 사고 때문에 발을 액셀러레이터에다 얹은 채 의식을 잃기라도 했는지, 아니면 다른 기계 결함 때문인지...
의혹이 무진장 많이 나돌았으며 방송에서는 액셀과 브레이크를 둘 다 밟으면 차가 설 수 있는지 실험까지 하면서 연구를 많이 하긴 했다.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진실은 여전히 미스터리이다.
여튼...
알고 보니 미국에서 지금까지 급발진 사고가 제일 많이 보고된 차가 도요타 차였고,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가 속속 폭로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결함의 정확한 원인이 아직도 딱 부러지게 파악이 못 된 상태라고 한다.
일본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의 위신이 무너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규모 리콜에 동종 모델 차량 판매 금지.
덕분에 미국이나 한국의 자동차 경쟁사들은 반사 이익을 챙기는 중이다. "도요타 고객이 우리 회사 차로 이전할 경우 특별 할인" 같은 마케팅까지 구사하고 있으니 정말로 "난 라이벌은 일찌감치 밟아 주는 주의"(개그만화 4기 1화)임이 틀림없다.
일본 항공의 자존심이던 JAL도 저 지경 됐고, 그렇게도 품질 하나로 승부해 온 일본이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게 뜻밖이다.
차가 사람 말을 안 듣고 급발진을 시작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정상적인 제동 방법만으로 차를 세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러지 못할 경우 시동을 끈다거나 P 위치, 주차 브레이크처럼 타이어나 자동차 부품을 손상시키면서라도 어떻게든 세워야 할 것이다. 자동차보다야 사람 목숨이 더 소중하니 말이다.
다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차를 세울 경우.. 특히 시동을 끌 경우 차는 핸들도 잠기고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다. 차가 감속하더라도 앞으로 가면서 서는 게 아니라 빙글빙글 돌고 심하면 전복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겠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