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기 전에, 심지어 철도를 빨기 전에.. 정말 까마득한 먼 옛날엔
자동차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마나 심취해서 진심으로 쪽쪽 빨고 지냈는지...;;

1991년, 지금으로부터 거의 23년 전에 혼자 다른 책을 베끼고 온갖 사견을 덧붙여서 만들었던 자동차 화보-_-;;가 고향집에서 뒤늦게 발견되었다. 나의 초딩 3학년 시절의 작품이다.
물론 사진 찍는 건 어머니께서 도와 주셨다. 디카가 없던 시절이니 당연히 필카로 찍고 현상해서 찾아 와서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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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눈에는 자동차별로 타코미터의 존재 여부, 파워윈도우의 존재 여부, 그리고 뒷좌석 중앙에 팔걸이의 존재 여부가 특별하게 다가왔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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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각그랜저, 그리고 콩코드, 로얄 시리즈 등.. 정말 추억의 올드카들이다. 지금은 저 차 번호들은 존재할 가능성이 0에 한없이 수렴하므로 번호판을 굳이 가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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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우리집 자가용이었던 엑셀의 카탈로그 내지 취급 설명서를 베껴서 그린 거지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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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액정 디지털 계기판, 그리고 헤드라이트에까지 와이퍼가 달려 있던 임페리얼을 무척 신기하게 여기고 인상깊게 관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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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내용.
걍 이 취미를 그대로 유지해서 현대 자동차에라도 입사했으면 돈은 더 많이 벌었겠다는 생각이 폭풍처럼 든다. ㅠ.ㅠ

Posted by 사무엘

2014/07/19 08:22 2014/07/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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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전 중에 수시로: 눈치껏 차선 바꾸고 잘 끼어들고 들이대기 (배짱과 순발력)
2. 운전하는 전체 시간 내내: 한눈팔지 말고 앞차가 갑자기 서 버리거나 길 옆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는 상황에 대비하기 (멘탈의 지구력이 뛰어나야 함)
3. 목적지에 도착한 후: 이 차가 차지하는 공간과 최소 회전반경을 숙지하여, 좁은 곳에서도 차 안 긁고 주차 잘 하기 (공간 감각)

(0. 운전하기 전 평소에 최소한의 자동차 점검 내지 정비 능력, 그리고 차량 고장이나 사고 발생시 멘붕·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능력)

이들이 서로 완전히 별도의 독립적인 영역을 차지하는 게 틀림없다.
운전 학원에서 교육하고 면허 시험을 치는 내용도 이런 분야에 맞춰서 편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각종 운전 잡설.
승용차는 내 몸뿐만 아니라 나만의 자그마한 개인 공간을 함께 이동시켜 주는 물건이며, 대중교통과는 달리 차를 타러 가고 기다리고 갈아타는 과정에서 까먹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굉장히 아껴 준다.

또한 이동 과정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나 온도 변화를 야기시키지 않아서 더욱 좋다. 그런 외부 요인으로 인해 몸에 피곤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업무 능률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가령, 밖에서는 추워서 옷을 껴입고 있다가 지하철 안에서는 더워서 옷을 벗는 식으로 온도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밖에 비가 내리고 있으면 대중교통에 비해 자가용의 아늑함, 안락함과 편리함이 크게 증가한다. 비록 도로 사정 때문에 신속함(속도)은 별로 증가하지 않을지 모르더라도 말이다.

본인도 비 내리는 밤에 차에서 야영을 하는 걸 매우 좋아한다. 그러나 비는 차의 외형을 매우 더럽힌다는 점에서는 악재이다. 그 빗물이 흐르다가 마르면 물방울 모양으로 온갖 더러운 흙먼지 자국이 차의 표면에 남기 때문이다.

본인은 처음에는 “어제 세차했는데 오늘 비 오네”라는 푸념이, 굳이 세차를 할 필요가 없는데 해 버렸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다. 저 말은 어제 기껏 세차를 해 놓은 게 또 아무 소용 없어지게(=차가 더러워지게) 생겼다는 뜻이다.

비 오는 날 밤의 운전은 비와 야간이라는 두 변수가 합쳐져서 매우 까다롭다. 빗물 때문에 도로가 미끄럽고 더 위험하니 평상시보다 감속이 필수인데, 시야 확보도 잘 안 된다. 단순히 전방 시야뿐만 아니라 본인이 현실적으로 가장 절실하게 체험한 애로사항은.. 도로의 차선이나 횡단보도 정지선조차도 제대로 안 보인다는 것이다.

* 에어컨
요즘 날씨가 날씨인지라 요 근래부터는 드디어 전구간 에어컨을 켠 채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정체 없는 자동차 전용 도로를 경제 속도로 원활히 주행하고 나면, 평소에 연비는 12km/l대는 거뜬히 나오는 편이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주 원활하게 주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찍힌 주행 연비는 10.xkm대.

에어컨이 연비를 10~20% 가까이 깎아먹는다는 말은 사실인 듯했다. 실험으로 입증됐다.
에어컨을 켰다고 해서 차가 딱히 더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지는 않았으나, 연비는 슬그머니 떨어져 있었다.

힘 좋은 디젤보다는 휘발유 차량이, 그리고 대형차보다는 저배기량의 소형차· 경차일수록 에어컨 틀 때 차가 타격을 받고 휘청이는 정도가 더 커진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엔진룸 쪽에서 무슨 기계가 추가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옛날에 만들어진 소형차의 경우 차 엔진 회전수가 대놓고 살짝 더 올라가기까지 한다.

자전거를 몰아 보면, 헤드라이트를 켜기 위해 바퀴에다 소형 회전 발전기만 좀 연결시켜도 그 발전기의 오버헤드 때문에 자전거 페달 밟는 게 약간이나마 더 힘들어진다. 하물며 자동차의 엔진에는 발전기가 상시 연결되어 있는데, 거기에다 에어컨 실외기뻘 되는 공기 압축기까지 연결되니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이다.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은 자동차에서 최상급으로 전기 많이 잡아먹는 부품인 헤드라이트보다도 수 배 이상 더 많다고 한다.
그러니 헤드라이트에 에어컨을 다 켜고 와이퍼까지 켜는 비 내리는 여름 밤에는, 성능이 시원찮은 소형차의 경우 주행 중에도 배터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고 한다.

단, 이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이라는 게 안 그래도 엔진 힘까지 쭉쭉 빼 쓰고서 그것도 모자라서 또 전기까지 추가로 그렇게 별도로 쓴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설마?
추운 겨울에 히터는 엔진열을 이용해서 송풍기만 가동하여 거의 공짜로 가동할 수 있지만, 반대로 열을 밖으로 빼내는 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인 것이다.

온도 말고 단순히 송풍기의 세기만을 바꾸는 건 어차피 연비에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걸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앗싸리 에어컨 트는 게 나은지, 아니면 창문만 열어서 차라리 공기 저항으로 인해 연비가 떨어지는 게 더 나은지는... 이렇다 할 답이 없는 듯하다. 둘이 어차피 비슷하게 비효율적이니, 차라리 에어컨 틀어서 정숙하게 주행하는 게 대체로 더 낫다는 게 중론인 듯. (물론 당장 차의 동력 효율뿐만이 아니라 지구와 환경까지 거시적으로 생각한다면, 에어컨이 치르는 대가가 더 크겠지만 말이다.)

또한 이건 바꿔 말하자면, 공기 저항이 에어컨에 필적할 정도로 차의 성능을 깎아먹는 주범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4/06/07 08:24 2014/06/0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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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옛날 차들

하루는 인터넷을 돌아댕기다가 심히 놀라운 사진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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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세상에~! 바로 이거다. 내가 초딩이던 시절,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런 이상하게 생긴 자동차가 시골이나 공사장 같은 데에서 종종 굴러다니고 있었다.
경운기 엔진에다 미군 지프 폐차 부품을 얹어서 급조한 소형 트럭. 일명 딸딸이 혹은 '영운기'라고 불렸나 보다. 어떤 건 짐받이를 들어올리는 '덤프' 기능도 있었다.

외형과 덩치는 군용 지프와 기아 세레스(과거 기아 자동차에서 생산한 사륜구동 1톤 트럭)를 짬뽕한 듯하다. 개인 작품인지, 아니면 어느 기업에서 이런 물건을 만들었는지 알 길이 없다. 옛날에 시발 자동차도 따지고 보면 이런 식으로 부품을 조립해서 만들어지기도 했을 테고.

난 실물을 본 적이 없는 삼륜차도 알고 있는데, 정작 실물을 본 적도 있는 영운기는 21세기 이래로 내 머리에서 존재감이 15년~20년 가까이 완전히 잊혀지고 봉인되어 있었다.
그랬는데 이 사진 덕분에 기억이 순식간에 싹 되살아났다. 너무 반갑다.

영운기는 등록증도 번호판도 없고 각종 세금이나 보험이 붙은 정식 자동차가 아니다. 그렇게 할 필요도 없는 것이, 겨우 저런 허접한 물건이 대포차로 둔갑해서 범죄에 악용되기라도 할 가능성은 0이나 마찬가지니까..
경운기 엔진이 최고로 돌아 봤자 단기통에 출력도 10마력대에 불과한데 힘과 속도가 얼마나 나오겠는가? 그래도 얘는 동력비를 조절해서 순수 경운기+트랙터보다는 빠르게 최대 시속 50~60km까지는 달렸다고 한다.

참고로 경운기의 엔진은 일반 자동차용 디젤 엔진보다 공기 압축비를 더 높여서 작은 덩치와 저회전 상태로도 성능과 연비를 더욱 무리해서 짜낸 형태이다. 농기계는 기름 덜 먹고 경제적이면 장땡이지, 필요 이상으로 고성능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 대신 경운기는 바로 그 특성 때문에 일반 자동차보다 털털거리는 소음과 진동이 더 심하며, 시동을 걸기도 더 힘들다고 한다.
다만, 승용차처럼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시동이 안 걸린다거나 밀어서 시동을 건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내 기억이 맞다면 뭘 손으로 빙빙 돌려 주면서 시동을 걸었던 것 같다.

자, 이것과 함께 문득 떠오른 추억의 대형 화물차가 있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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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 자동차가 내놓은 8톤 덤프 트럭이다. 혹시 얘 기억하시는 분?
1974년부터 1982년까지 생산되었던 물건이다. 참고로 새한 자동차는 오늘날 한국 GM의 할아버지뻘 되는 기업이다. (한국 GM의 전신은 대우 자동차, 그리고 대우 자동차의 전신이 새한 자동차임) 하지만 이 차의 원형은 이스즈(Isuzu) TX/D 시리즈로, 미국차가 아닌 일본차라고 한다.

내가 이 차를 기억하는 건 엔진룸이 운전석의 아래가 아니라 앞에 돌출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는 군용차가 아니면 거의 볼 수 없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앞에 SMC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것도 기억한다. 도색은 저렇게 국방색 아니면 파란색 두 종류였던 것 같다.

얘는 1990년대에도 이미 보기가 대단히 힘들어진 올드카였다. 그런데 하물며 2010년대는 어떠하겠는가?
하지만 지금도 극소수 포니가 굴러다니고 있는 것처럼 제주도 포함 일부 벽지에는 '아직도' 새한 트럭이 현역으로 뛰고 있긴 한가 보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용으로 국내외의 올드카를 대여하는 것도 사업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추억을 되살리니 참 훈훈하다. 게임도 페르시아의 왕자 같은 고전을 좋아하고 자동차도 고전...
난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물론이고 철도, 한글 세벌식, 킹 제임스 성경 같은 것도 하나도 까맣게 모르던 시절, 10살도 채 되기 전에는 월간 자동차생활과 승용차 취급 설명서를 읽으면서 자동차에 매달린 채 지냈다.

그 기질은 훗날 컴퓨터를 비롯한 다른 관심 분야들에 밀려서 점차 봉인되었으나, 그 봉인이 2010년도에 들어서 다시 풀렸다.
(1) 일단 철도 때문에 교통수단간의 체계적인 비교 분석이 시작되었고, (2) 실제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딱히 기계 뜯어보는 걸 좋아하는 공돌이가 아니며, 딱히 자동차가 남자의 로망이고 능력의 상징이어서 그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20여 년 전의 옛날 생각이 나서 추억을 회상하는 그 느낌이 좋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4/04/09 19:37 2014/04/0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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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자동차

요즘 교통수단이라는 건 사람이 단순히 말 타듯이 위에 타는 형태가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조종하는 형태를 가정하고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큼직하고 안에 공간도 제법 있으며, 이걸 또 다른 교통수단에다 싣는 건 거대한 화물선이나 트레일러급이 아니면 일반적으로 가능치 않다. (자전거는 엔진이 달린 '자동차'는 아니니까) 그러니 배는 말할 것도 없고 승용차 정도만 돼도 법적으로 준부동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컴퓨터도 들고 다니고, 전화기도 들고 다니는 세상에 휴대 가능한 1인용 초소형 교통수단에 대한 연구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제트팩도 있는데 하물며 더 저렴한 자동차가 휴대용 버전이 없겠나?
쉽게 생각해 보시라. 막히는 곳에서는 사람이 그냥 차를 들고 성큼성큼 걷다가, 도로가 나오면 다시 차를 펼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면,
주차를 따로 하는 게 아니라 차를 접어서 같이 들어갔다가 나오는 게 가능하다면 이 또한 매력적일 것이다.

내가 아는 휴대용 교통수단은 크게 두 가지이다.

1. 일본 마쓰다 자동차에서 여행용 캐리어 정도 크기에 쌀 한 가마니 남짓한 무게의 1인용 휴대용 자동차를 만든 게 있다. 초소형 1기통 2행정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시속 30km 남짓을 낸다고. 기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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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난 저거 굉장히 옛날에, 20년도 더 전에 봤었다. 1990년대, 초등학교 시절에 월간 자동차생활 잡지에서 처음 본 거니까..
내연기관 대신 그냥 전기 모터를 썼으면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전동 휠체어랑 뭐가 다르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환자가 타는 용도가 아니니까 탑승자가 더 꾸부정하게 불편한 자세로 앉아도 되고, 그만큼 차지 면적과 기계의 크기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그리고 최근에 개발된 물건으로는 외륜 오토바이가 있다. 얘는 전기로 달린다.
타이어 폭이 크고 손잡이도 있기 때문에 외발자전거보다야 타거나 중심 잡기는 쉬울 것 같다. 외발자전거 타는 게 취미인 분에게는 무척 흥미로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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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모습이 좀 스카이 콩콩처럼 생겨 보인다만, 그건 그냥 착시다. ^^

여타 장거리 교통수단에 휴대가 가능하면서 한편으로 자전거보다 오르막을 더 잘 오르고 빠르게 갈 수 있는 편리한 소형 교통수단이 있다면 분명 유용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4/03/30 08:27 2014/03/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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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교통수단

1. 마일 트레인 (mile train)

철도와 관련하여 진정한 미국의 기상을 느껴 보고 싶다면 역시나 이런 걸 직접 봐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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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1마일을 넘는다고 해서 마일트레인이라고 불린다만, 어디 1마일 뿐이겠는가? 2~3마일에 달하고 건널목에서 다 지나가는 데 수 분 이상이 걸리는 열차도 있다. 화차만으로 그야말로 만리장성을 쌓을 기세다.

2. 로드 트레인 (road train)

마일 트레인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땅 넓고 자원 많은 나라들은 도로 위의 트레일러도 열차처럼 운영한다. 일명 로드 트레인이라고 부르는데, 이 분야의 종주국은 미국이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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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가 정말 장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궤도도 없이 차량을 저렇게 길게 이어 놓으면 조향(회전)을 어째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 그리고 감속을 하는 것도 말이다.

도로에서 가장 긴 차량(수십~100여 m)과 레일에서 가장 긴 차량(2~3km)을 한데 비교해 보니 느낌이 새롭다.

Posted by 사무엘

2014/02/24 08:29 2014/02/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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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내리막 길가에다 차를 평행주차로 세울 일이 있었다.

주차를 막 마쳤는데, 내 차의 앞에 세워져 있던 차가 곧 출발하여 나갔다. 그래서 나는 내 차를 앞차가 있던 자리로 옮기려고 마음먹었다.
내리막길이니까 차를 움직이기 위해 굳이 시동을 켜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키를 on으로만 옮기고, 변속기를 N으로 옮겼다. 차는 슬슬 미끄러져 내려갔으며, 어느 정도 이동했을 때 난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기를 P로 바꿨다.

그런데, 이때 무심코 핸들을 돌려 봤는데 난 굉장히 놀랐다. on 상태이니 핸들이 완전히 잠긴 건 아니지만 조향하기가 끔찍할 정도로 힘들어져 있었다. 차 핸들이 이렇게 무거울 수도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체험했다.

우와, 이것이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파워스티어링의 위력이었던가. 원래 그게 공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게 없는 차는 무거운 핸들 조작 때문에 특히 주차가 정말 어려웠겠다. 파워스티어링은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서 핸들을 가볍게 하기 때문에, 엔진 공회전 중에 핸들을 급조작해 보면, 심지어 엔진 회전수가 살짝 올라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에어컨만 엔진 동력을 잡아먹는 게 아니다.

또한 얘는 핸들을 가볍게만 하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역으로 조작을 무겁게도 바꾼다. 고속 주행 중에는 반대로 핸들 조작이 너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겪은 후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조금 더 앞으로 가게 해도 될 것 같아서 변속기를 다시 N으로 바꿔서 차를 미끄러져 내려가게 해 봤다. 이번엔 차의 다른 반응 때문에 놀랐다. 아까 전까지 동작하던 풋 브레이크가 더 밟히지 않고 동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히 주차 브레이크와 변속기 P 모드로 차를 다시 세웠다.

역시나 듣던 대로 자동차의 풋 브레이크는 무슨 자전거의 브레이크처럼 오프라인 상태에서 언제나 동작하는 게 아니다. 시동이 꺼진 뒤에는 마치 리드 오르간처럼 공기압이 남아 있는 동안만 일시적으로(한두 번 밟는 것) 작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움직이는 동안 강하게 제동을 거는 풋 브레이크와, 세워진 차를 미끄러지지 않게 고정하는 역할만 하는 주차 브레이크 계통이 둘 다 존재하는 것이다. 후자는 전자보다 제동력이 약하지만 그래도 stateless하고 언제나 동작한다.

요컨대, 자동차가 엔진 시동이 꺼지면 핸들이 무거워지고 풋 브레이크가 시한부로 바뀐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느냐 하면..
차가 급발진을 하면 시동만 끄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시동이 꺼지면 급발진의 동력원만 끊어지는 게 아니라, 파워스티어링과 브레이크의 동작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도 끊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보다 강하게 핸들을 돌려서 안전한 곳으로 차를 잘 조향해야 하며, 브레이크도 유압이 남아 있을 때 기회가 한 번뿐이니 이때 필사적으로 세게 밟아서 차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내리막에서 차를 시동 안 켜고 약간만 미끄러져 내려가게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해야겠다. 덜덜~

Posted by 사무엘

2013/12/28 19:36 2013/12/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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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분석

* 모닝와이드 -- 블랙박스로 본 세상 시리즈.
운전 중에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주변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시청자의 블랙박스 제보 영상을 소개하는 프로이다.
가끔은 현직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구해서 저런 상황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과실 비율이 법적으로 얼마 정도 되는지 해설도 해 준다.
비록 TV 본방 형태는 아니지만, 본인은 안전운전 자가교육(?) 차원에서 유튜브로 저걸 종종 즐겨 본다. 사실, 저 프로는 나 말고도 운전자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고 시청률도 높다고 한다.

핸들이나 브레이크를 급하게 조작하다 보면, 차가 평소에 내가 조작한 대로 나아가지 않고 정말로 뱅글뱅글 돌고 미끄러지면서 저렇게 패닉 상태에 빠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 차가 패닉이면 운전자도 “아, 내가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에 완전 멘붕에 빠진다.
특히 주행 중에 타이어가 터지면 조향과 제동이 모두 맛이 가서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저 프로에서 방영되는 교통사고들은 다음과 같은 여러 패턴들 중 하나로 정리된다.
먼저, 좀 빨리 가려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이다.

1. 안쪽 차선이 빈 것만 보고는 무리하게 교차로 꼬리물기를 시도하다가, 바깥쪽 차선에서 질주하던 차와 박는 것.. 아슬아슬한 꼬리물기 정도가 아니라 빨간불로 바뀐 지 꽤 오래 됐는데도 대놓고 신호를 위반하는 경우도 있다. 딱 내가 교차로를 지나려 할 때 신호가 노랑-빨강으로 바뀌는 거 정말 짜증나며 그 심정 나도 누구보다도 이해한다. 하지만 반대편 방향 차량들도 자기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마자 총알같이 튀어나가려고 매의 눈으로 대기 중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2. 직진 차선(혹은 일반차로)에 차들이 멈춰 선 것만 보고는 무단횡단하거나 U턴 시도하다가 좌회전 차선(혹은 버스전용 차로)으로 달리던 차와 부딪히는 것..

1과 2는 전형적인 병신인증 패턴이다. 단순 과속 차량뿐만 아니라 구급차 같은 긴급자동차, 그리고 사고 현장을 향해 경쟁자들을 제치고 필사적으로 제일 먼저 도착하려는 견인차(wrecker)도 무법 난폭운전 하다가 종종 사고를 내곤 한다.
그 밖에,

3. 답이 없는 졸음운전, 음주운전.;;;
차가 옆 차선을 밟으면서 들썩들썩 불안하게 움직이거나 갑자기 길을 벗어나 도랑으로 푹 빠져 버린다. 사고가 날 때까지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조차 없으니 더욱 끔찍하다.
한편 음주운전은 좀 강하게 처벌할 수 없나 싶다. 만취 운전자들은 보통 멘탈도 맛이 가 있어서 사고를 내고는 뺑소니를 치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 경우 처벌이 더욱 무거워진다.

4. 고속도로나 그에 준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급정거 및 급격한 차선 변경.
도로에 갑자기 동물이나 장애물이 튀어나와서 그거 급히 피하느라 차가 중심을 잃고 뒤집히고 도랑으로 빠진다. 아니면, 그 때문에 멈춰 섰다가 뒷차로부터 쾅 추돌을 당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옆에서 갑자기 쓱 들이대는 차를 피하려다 혼자 덤탱이를 쓰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어느 고문관 운전자가 진출로를 놓쳤다고 차를 길 한가운데서 세우거나 아예 후진· 역주행을 한 것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하고.

5. 무단횡단. 다른 것보다도,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보행자(특히 어린애)는... 전혀 예측 불가이고 한 마디로 답이 없다. 말 그대로 '갑툭튀'다.
아무리 운전자가 갑이고 보행자가 을이어서 어지간한 차-보행자 교통사고는 운전자에게 불리하게 법적 책임이 매겨진다지만..
우리나라는 운전자에게 너무 불리하고 가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차들이 잔뜩 주차되어 있고 옆의 보행자를 확인할 수 없는 곳에서는 자동차는 닥치고 옛날에 영국에서 적기 조례가 있던 시절처럼 슬금슬금 기어가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다.

이유야 어쨌든 보행자를 친 운전자에게 거의 무조건 더 많은 과실이 매겨진다면, 반대로 운전자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안 치려고 핸들/브레이크를 과격하게 꺾다가 더 처참한 사고를 당했을 경우, 이번엔 그 보행자에게 더 큰 과실을 규정하는 법규라도 있어야 서로 공평하지 않겠는가?

6. 끝으로, 저 동영상 시리즈를 보면서 본인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유형은 이것이다.
바로, 정비 불량 상태인 대형 트럭/트레일러가 주행 중 갑자기 타이어가 터지거나 심지어 타이어가 빠져나와 굴러가는 것... 이거 정말 무시무시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형차의 타이어는 개당 무게만 이미 수십~100여 kg에 달하는데, 데굴데굴 구르느라 어마어마한 운동 에너지를 갖고 있다. 게다가 동글동글 엄청 잘 굴러간다는 점에서, 단순 적재 불량 화물이 떨어지는 것보다도 더욱 위험하다.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15:35 이후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타이어가 위험하다> 편을 보기 바란다.
3~4차선을 달리던 화물차에서 타이어가 빠져나와서 굴러가더니 통통 튀면서 중앙분리대까지 넘어 반대편 승용차의 앞유리를 내리찍고, 이 때문에 2차 추돌사고까지 냈다. 이게 웬 날벼락이냐.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

게다가 대형차와 얽힌 이런 교통사고는 이 휘소 박사(1935-1977)가 당한 교통사고와 거의 똑같은 패턴이다!
그래서 오래 살았으면 노벨 상까지 받았을 위대한 물리학자가 그렇게 허망하게 도로에서 목숨을 잃었다.
어떤 자료에서는 트레일러의 타이어가 날아와 차 운전석을 강타했다고 하고, 어떤 자료에서는 트럭 자체가 이 박사의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고 하니, 의외로 설이 일치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타이어로 인한 사망 사고라 해도 이는 실제로 불가능한 일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 별첨 1: 잡설

- 사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도 타이어의 회전과 관련된 고려 사항이 있다. 대형 여객기쯤 되면 어지간한 대형 트레일러보다 덩치가 더 크며, 랜딩기어의 바퀴도 더 많고 더 크고 더 무겁다. 비행기가 이륙하여 땅에서 뜬 뒤에도 10수 개가 넘는 바퀴들은 관성 때문에 시속 300km에 가까운 맹렬한 속도로 한동안 계속 돌게 된다.
랜딩기어를 접어서 기내로 집어넣은 뒤에도 무거운 바퀴들이 그렇게 계속 돌아가고 있으면 비행기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비행기가 뜬 뒤에는 랜딩기어에다 일부러 브레이크를 걸어서 바퀴의 회전을 중단시킨다고 한다.

- 블랙박스 영상들을 보니, 자동차의 앞부분이 파손되는 사고가 난 뒤에는 사고 차량의 앞유리에 갑자기 와이퍼가 동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하다. 와이퍼 스위치나 센서에 자극이 가기라도 하는지, 왜 그렇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 아무리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에 인색하다고 해도, 자동차 손해 보험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재정이 그리 넉넉치 못하고 적자라고 한다. 들어오는 돈보다 사고 수습을 위해 지출하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결국 교통사고가 잦으면 운전자가 차를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출해야 하는 보험료 부담이 더 늘 수밖에 없고, 국가와 사회의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
정말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안전 운전 방어 운전을 해야겠다.

* 별첨 2: 대형차의 전방주시 태만 사고

지난 12월 14일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 경주 휴게소 인근에서 끔찍한 교통사고가 났다.
보도블록을 가득 실은 25톤 트럭이 앞의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4중 추돌 사고로 번졌다.
접촉사고 때문에 정체 서행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트럭 운전자가 이를 발견을 못 한 것.

문제는 승용차는 그 25톤 트럭과 자기 앞의 25톤 탱크로리의 사이에 끼였다는 점이다.
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박살났다.
승용차에는 두 집안의 어머니와 각각의 자녀 2명, 총 6명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대형차 두 대에 끼여 으스러진 차 안에서 전부 즉사하고 말았다..;;

하루아침에 처자식을 다 잃은 남편 두 명은 완전 멘붕에 빠졌을 것이고, 한편으로 가해 운전자도 업무상 중과실치사상죄로 인해 직장 짤리고 구속되고, 처자식들이 멘붕에 빠질 것이다. 최소한 세 개의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됐다.
사고의 원인은 비록 음주운전은 아니지만 트럭 운전사가 라디오 조작하느라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거라고 한다.

사실, 이 사고는 작년 5월에 발생했던 상주 여자 사이클 선수 교통사고 참사와 판박이다.
그때 역시 규모도 똑같은 25톤 트럭 운전사가 DMB를 보거나 조작하다가 전방의 선수단 SUV 차량과 사이클 선수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선수 세 명이 사망하고 다른 세 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종일 차만 굴리느라 무료하고 따분한 건 이해하지만..
다른 일에 신경 쓰기 전에 자기가 모는 차량이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무겁고 운동 에너지가 큰 물건인지를 물리 법칙에 입각하여 절대로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3/12/19 08:37 2013/12/1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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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이야기

롤스로이스(Rolls Royce)는 잘 알다시피 영국의 명차로, 세계 톱클래스급의 간지를 자랑하는 대형 초호화 고급 승용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그룹 회장님이 마이바흐와 더불어 개인용으로 굴리는 차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웹툰에서는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에서 정 안봉 이사장의 자가용이 저 차라고 설정되어 있다..;; (220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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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엔진룸이 매우 두툼한데 비해 헤드라이트는 모양이 작다. 수 년 전 모델은 헤드라이트 아래에 있는 미등이 원형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바뀐 듯하다.
참고로 지금으로부터 한 30년쯤 전에는 차 모양이 이랬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라디에이터 그릴은 파르테논 신전을 형상화한 형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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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는 공장에서 마구 찍어내고 재고를 쌓아 놓는 양산이 아니라 주문 생산만 되었으며, 그 공정도 다 장인 수작업이었다고 한다. 더구나 지금 당장 돈만 있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차를 덥석 팔아 주는 것도 아니었고 안정적인 소득과 지위, 평판이 있는 고객에게만 팔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명차를 구입만 덥석 해 놓은 뒤에 차주가 쫄딱 망해 버리면 차는 처분해야 하는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 같은 차가 겨우 중고 매물로 나도는 건 롤스로이스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체면상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인 것이다.

그 대신 한번 고객에게 판매하여 넘겨 준 차는 폐차하는 순간까지 제조사에서 끝까지 책임을 졌다고 한다. 그래서 롤스로이스가 소재로 등장하는 이런 예화가 있을 정도이다.

롤스로이스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퍼져 버려서 차주가 무슨 보험사 긴급 출동도 아닌 차량 제조사에다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제조사에서는 곧바로 헬기를 띄워 다른 멀쩡한 롤스로이스를 공수해 줬는데, 나중에 그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기는커녕 그런 일 자체가 없었다며 완전히 입 싹 씻고 함구했다. “롤스로이스는 애초에 고장이 나지 않는다”고 말이다(고장을 공식적으로 고장이라고 취급하지 않으며, 따라서 고장 수리비 같은 개념도 없다).

물론 오늘날은 롤스로이스가 그 정도까지 극단적으로 도도하지는 않다. 이런 극소수 엘리트 고급차는 양산차에 비해 수지가 안 맞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언제까지 그런 고집만 부릴 수는 없다.
마치 오늘날은 슈퍼컴도 저가 양산형 CPU를 병렬로 연결해서 쓰지, 슈퍼컴만의 전용 아키텍처 같은 개념은 없어진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과거의 수제형 슈퍼컴인 크레이 시리즈가 맥이 끊어진 것을 생각해 보시라.

그래서 요즘은 돈만 내면 누구라도 롤스로이스를 사서 굴릴 수 있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예전보다야 이 차 구경하기가 쉬워졌다. 게다가 롤스로이스 역시 뒷좌석만 고급화시키는 게 아니라, 차주가 직접 앞좌석에서 운전을 하는 오너 드라이빙 트렌드를 더욱 반영하는 쪽으로 변모하고 있다.

비록 그 정도로 격이 낮아졌다(?) 해도 롤스로이스의 가격은 여전히 최하 수억 원대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 내지 에쿠스 네댓 대(5000cc 최상위 모델 기준으로!) 이상 값은 충분히 하는 비싼 가격이다. 게다가 구매한 후에도 어마어마하게 깨질 세금과 기름값, 보험료 따위는 어찌 감당하려고?

롤스로이스는 리무진 형태가 아니라 4명밖에 못 타는 세단 주제에 차의 길이가 5.6m에 달한다. 1톤 트럭 특장차보다는 확실히 더 길고, 2.5톤 트럭의 길이와 얼추 비슷하거나 약간 더 짧다. 그러니 일반적인 승용차 자리엔 주차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크다. 그 대신 뒷좌석에 탄 사람은 앉은 채로 다리를 쫙 들어서 뻗어도 될 정도로 공간이 완전 넉넉하다. 좌석에 앉은 채로 다리를 다 뻗을 수 있는 교통수단은 새마을호 특실, 비행기 1등석 등 극히 드물다.

엔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롤스로이스는 예로부터 V형 12기통 엔진에 6000~7000cc에 달하는 배기량을 자랑한다. 3000cc대의 6기통 엔진만 달아도 대형 승용차인데 롤스로이스는 그 크기의 두 배라는 뜻이다. 차의 무게는 1톤대는 당연히 아니고 공차 중량만 약 2.5톤가량. 여러 통계를 보면 공인 연비는 1리터에 거의 5~6km대라고 한다. 마티즈를 보고 출력이 약하다고 탓해서는 안 되듯, 롤스로이스는 확실히 경제성을 보고 굴려서는 안 되는 차임이 분명하다.. ㅎㅎ

롤스로이스는 전통적으로 엔진의 정확한 출력 한계를 함구하고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던 것 같다. 옛날에 자동차생활 잡지에서 취재를 할 때도 회사 관계자는 “충분히 큽니다”라고만 얼버무렸지 정확한 숫자 얘기를 안 했었다. 일종의 신비주의 전략인 걸까?
그래도 지금은 롤스로이스에 대한 베일이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벗겨졌다. 제원을 검색해 보면 460마력대의 최대 출력과 70kg대의 최대 토크가 곧장 뜬다. 최대 성능이 나오는 rpm은 여느 가솔린 엔진 차량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롤스로이스의 계기판에는 엔진 회전수를 표시하는 통상적인 타코미터는 지금까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이 엔진 최대 성능의 몇 %를 뽑아 쓰고 있는지 백분율만이 표시되며 이것이 타코미터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그런다. Windows Vista부터는 작업 관리자에서 메모리 사용량을 바이트 단위가 아니라 백분율 단위로 보여주는데, 마치 그런 걸 보는 것 같다.

롤스로이스는 뒷좌석 문이 앞좌석과 같은 앞쪽으로 열리는 게 아니라 뒷쪽으로 열리는 게 특이하다. 그리고 타이어 휠의 중앙에 있는 휠캡은 바퀴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차가 움직일 때도 데굴데굴 같이 따라 구르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한다. 차 문과 트렁크는 버튼 하나만 눌러서 전동 개폐가 되며, 뒷좌석엔 좌석별 개인 비디오 장비와 우산 거치대도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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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 고급차 소리를 들으려면 단순히 내장재만 호화로운 게 아니라 닥치고 승차감이 좋아야 할 것이다.
승차감에 관한 한 롤스로이스는 정말 본좌급이라고 한다. 탑승자는 엔진음을 도무지 들을 수 없으며 주행 중에도 워낙 진동이 없어서 차가 가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라니 말 다 했다.

오죽했으면 롤스로이스는 정숙성을 내세우기 위해 내부 모델명을 다 유령과 관계 있는 이름으로 정해 왔다. 그래서 고스트, 레이쓰, 팬텀 따위.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그 단어이며, 고스트와 레이쓰는 스타크래프트 테란 유닛 이름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클록킹 스킬이 있는 유닛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말이다. 이들 중 '팬텀'이 바로 가장 비싼 최상위 기함급 모델이다.

끝으로, 명차 고급차의 앞부분에 관례적으로 상징처럼 붙어 있는 마스코트(hood ornament)를 생각해 보자.
현대 차 중에는 제네시스에도 없고 오로지 에쿠스에만 그런 마스코트 비스무리한 액세서리가 붙어 있다.
롤스로이스는 '환희의 여신상'이라고 불리는 마스코트가 달려 있으며 내력도 굉장히 길다. 공식 명칭은 the spirit of ecstasy.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그 이름을 보니까 역시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spirit of ecstasy는 도로가 아닌 철도에 있지 않던가!
새마을호 Looking for you를 빼 놓고서 교통수단에서의 황홀감, 엑스터시를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불가능이다.

정말, 새마을호에서 Looking for you 음악이 흘러나왔던 건 한글 창제 내지 예수님의 부활의 복음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이다. 혁명, 혁신,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하필 저 음악을 골라 넣은 그 당시의 철도청 고위 간부는 그야말로 심리학, HCI, 인지과학 분야의 어마어마한 전문가였을 것이다. 그야말로 사람을 낚기 위해, 미래의 철덕 양성을 위해 치밀한 음모를 꾸미면서 Looking for you를 선곡했을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해서는 정말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된다.

철도가 나의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기회가 된다면 강연, 저술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다.
아아, 롤스로이스 얘기를 하면서도 철도가 연결됐구나.. ㅋㅋㅋㅋㅋ
아무튼, 롤스로이스를 직접 타면서 열차와의 승차감을 상호 비교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3/12/04 08:30 2013/12/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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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지하철역과 주차장

지하철은 역에 접근하는 여러 교통수단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계를 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도보는 trivial, self-explanatory이다. 설명이 더 필요하지 않다.
버스는 교통 카드를 이용할 경우 잘 알다시피 환승 할인이 된다(30분 이내에 환승시. 그리고 최대 5회까지). 외국에서도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 시스템을 배우러 올 정도로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잘 바뀌었다.

그리고 자전거가 있다. 저탄소 녹색 성장이라는 구호 아래 나라에서 나름 권장은 많이 한다. 역 주변에 자전거 주차대를 많이 설치해 놓았으며, 일부 역은 전동차에다 자전거 휴대도 가능하게 계단에 경사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몰기는 위험한 곳이 많고, 자전거를 휴대하여 승차하는 것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자전거는 스마트폰만큼이나 도난에도 취약한 편이고 말이다. (공공 자전거 주차대에는 CCTV 정도는 장착해 둬야 할 듯.)

허나, 지하철이 대중교통으로서 진짜로 자가용의 수요를 흡수하려면 버스나 자전거 같은 것뿐만 아니라 역설적으로 승용차와의 연계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딴 게 필요한 게 아니라 주차 시설 말이다. 버스 이용자가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자가용 이용자가 지하철로 전향하는 게 훨씬 더 성공적인 현상이지 않은가? 교회로 치면 불신자가 교회로 새로 유입되어야지, 한 교회의 기존 신자를 다른 교회로 옮기기만 하는 제로썸 게임은 성장에 한계가 있단 말이다.

서울 중심부보다는 변두리 외곽의 역들이 이런 식으로 승용차를 맞이할 채비를 더욱 갖출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이 열악한 경기도 외곽에서 서울 근교의 전철역까지는 승용차를 타고, 거기서 서울 도심까지는 지하철을 타는 식의 통근 패턴이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정착되어야 한다.

그 주차장은 기본적으로 유료이지만 지하철 환승객에게는 주차료를 아주 크게 깎아 주는 식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굳이 좁아 터진 서울 시내까지 스트레스 받으면서 차를 직접 끌고 가느니, 그냥 여기에 세워 놓고 주차료+지하철비가 시간과 비용면에서 훨씬 더 수지가 맞게끔 장점이 와 닿을 수 있어야 한다.

복정 역은 외곽+2개 노선 환승+주차장이라는 세 변수를 두루 갖춘 좋은 사례이다. 주변이 허허벌판이다 보니 주차장은 그냥 평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건물의 주차장은 보통 지하에 있는 편이고 지하철은 승강장도 지하에 있는데, 두 시설 다 지하에다 넣는 게 승객의 동선면에서 더욱 유리할 것이다. 이미 주차장 없이 완공되어 버린 기존역들은 어쩔 수 없고.

그러니 주차장이 갖춰진 지하철역은 사람이 드나드는 출입구뿐만 아니라 자동차가 드나드는 출입구도 어딘가에 생기게 된다. 개화산(5호선), 잠실(8호선. 2호선 말고), 동묘앞(1호선)처럼 인근에 지하철 관련 건물이 따로 있는 역들은 바로 그 건물의 지하에 주차장을 갖추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지하 승강장 + 지하 주차장이 갖춰진 역은 내가 알기로 공항 철도 서울 역, 그리고 신분당선의 판교 역 정도이다. 특히 판교의 경우 아직 지어지지 않은 건물의 내부에 있는 역으로 형태가 변모할 예정이니 지하 주차장이 미리 건설되는 게 당연한 이치이다. 상업 시설이 같이 갖춰져 있는 민자 역사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인해 주차장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내 경험상 성남의 8호선 수진 역은 출입구 바로 옆에 노상 공영 주차장이 있어서 본인 역시 몇 번 편리하게 이용한 적이 있다. 관리 요원이 퇴근한 저녁과 심야 시간대에는 무료 개방이기도 해서 더욱 좋았다.
다만, 도심 지하철이 아닌 광역전철들은 사정이 좀 낫다. 특히 지상 고가역들은 고가 아래가 주차장으로 개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경춘선 갈매 역이 좋은 예. 물론 무료이다.

중앙선 전철역들도 대체로 역 주변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북 최동단에 있는 양원 역의 주차장을 유용하게 이용했다. 장애인 차량 주차 구역만 안 건드리면 된다. 물론, 무료이기 때문에 자리가 언제나 있다는 보장은 못 한다. 운빨이 작용해야 된다.

공항 철도도 역마다 주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료이더라도 요금이 공항 주차장보다 무척 저렴하기 때문에, 영종도를 내 기름값과 톨비를 들여서 자가용으로 직접 힘들게 건너느니, 차라리 차를 역에다 두고 공항까지는 열차로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든다. 이 전략에 대해서는 교통 평론가 겸 철덕인 한 우진 님께서 정리해 놓은 게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영종도 공항 화물 터미널 역의 근처에는 소규모 '무료 주차장'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료인 만큼 관리인도 없고, 차량 파손 및 도난 우려도 감수해야 한다고.

이렇듯, 현재 전철역들의 주차 편의는 역마다 케바케인 편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교통수단들이 힘을 합쳐서 파이의 크기를 키우고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철도역들도 주차에 대한 배려를 좀 더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울 2기 지하철들은 내부가 깊어서 공간이 많아서 사업 아이템이랍시고 물품 보관 서비스 같은 것까지 한다는데, 자전거나 자동차 주차에 대한 배려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사무엘

2013/03/19 19:36 2013/03/1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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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 관련 이야기

※ 자차를 굴리면서 예전에 겪은 에피소드들을 한데 엮었다. SNS에다가는 꽤 옛날에 올렸음. 본격 사무엘 님 차덕 인증글. ㄲㄲ

1.

동부 간선 도로는 의정부에서 시작하여 중랑천을 따라 서울 지하철 7호선과 비슷한 선형으로 쭉 내려가다가 한양대 근처에서 강변북로와 합류하는 걸로 끝난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잠시 강변북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청담 대교로 빠지는 곳부터 다시 동부 간선 도로가 계속된다. 이 길은 잘 알다시피 분당-수서 고속화도로와 직결되어 성남, 분당, 판교 방면으로 간다.

동부 간선 도로(서울)와 분당-수서 고속화도로(경기도 성남)는 딱히 구분 없이 동일한 길인 것 같지만 주변을 잘 관찰해 보면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딱 복정 교차로를 지나고부터 행정구역이 서울에서 성남으로 바뀐다. 그리고 서울 구간은 최대 시속이 80km이던 것이 성남부터는 90km로 상향 조정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밤에 몰아 보면 두 도로는 가로등의 색깔도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서울 구간은 불빛이 흰색 계통인 반면, 경기도 구간은 노란(혹은 오렌지색) 나트륨등이다. 그리고 밝기도 서울 구간이 더 밝아서 지역이 바뀌면 도로 주변의 분위기까지 달라지는 느낌이다.

흰색 불빛이 노란색 불빛으로 바뀌는 경험이 웬지 낯익고 익숙한 것 같아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잠재의식 속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떠올랐다. 일반 지하철 터널 내부엔 흰 형광등이 있지만 하저 터널(마포-여의나루, 광나루-천호) 내부엔 노란 나트륨등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이런 것을 보니 광경이 꽤 낯익고 친숙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에도 철도는 언제나 나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

2.

그건 그렇고 난 올겨울은 차에서 자는 데 재미 붙이며 보냈다. 운전하는 것 자체만큼이나 이것도 좋다.
밖은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지만, 차 안에서 옷 껴 입고 이불 뒤집어쓰고 뒷좌석에 누우면 따스함과 아늑함 그 자체이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욱 차에서 지내고 싶어진다.

게다가 요즘은 차에서 지내도 땀으로 흠뻑 젖을 걱정, 모기에 물릴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모른다.
차는 내 이동식 텐트(장막??)이고 아지트이고 내 사무실이기도 하다. 독서와 프로그래밍, 웹서핑도 차에서..

3.

작년 말엔 주유를 한 뒤 한 달 동안 소비한 기름의 양과 차가 달린 거리를 토대로, 내 차의 평균 연비를 한번 계산해 봤다.
일주일에 한두 번 운전하는 꼴이고, 37리터를 주유해서 370km를 좀 덜 갔기 때문에, 어림잡아도 리터 당 거의 9.5~10km 가까이가 나왔다.
이것은 차가 도로 정체 때문에 제대로 못 가고 삽질한 것, 주차장에서 뺑뺑이 친 것, 골목길을 헤매던 것 등 말 그대로 차가 겪었던 모든 상황을 감안한 전체 연비이다.

그런데 경차급이 아닌 크기의 휘발유 차로 전체 연비가 그만치 나왔다고 내가 얘기하자, 회사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너 정말 곱게 몰고 천천히 가고, 정속 주행만 했나 보구나?”라고 내게 물었다.

내가 차를 몰고 가는 목적지는 대부분 교회나 회사이다. 이때는 대부분의 구간을 강변북로와 분당-수서 고속화도로라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정체 시간대를 최대한 피해서 딱 시속 80~90km을 유지하며 쌩쌩 달린다. 평균 이상의 연비는 이런 데서 다 나왔음이 틀림없다.

물론 나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 뻗지, 민폐 끼치면서까지 무작정 천천히만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급가속· 급제동을 안 하고 부드럽게 출발하고, 언제든 관성을 이용하려 애쓴다. 어지간해서는 엔진 rpm을 2000을 안 넘기려 한다.
아무튼, 내 운전 습관이 좋았다는 걸 연비를 통해 입증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4.

그리고 차를 몰면서 피할 수 없는 주차 문제.
하루는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구청 직원이 불법 주차 단속을 하는 장면을 처음으로 직접 목격했다.
저녁 7시 무렵이었는데 이 시간대에도 실제로 이렇게 불시에 단속을 하는구나.

유니폼도 안 입고 겉으로는 전혀 티가 안 나는 중년 남자 두 명이 PDA를 두드리고 휴대용 프린터로 과태료 고지서를 즉석에서 인쇄하더니, 차 와이퍼에다 끼워 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디카로 위반 장면 인증샷을 찍어 갔다.
길가에 세워져 있던 10여 대의 차들이 모조리 다 과태료크리를 맞았다. 승용차는 4만원. 하지만 빨리 내면 20%가 감경되어 3만 2천원.

나도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기 귀찮아서 차를 한번 길가에다 한 3시간쯤 댔는데 결국 과태료를 먹은 적이 있었던지라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교차로나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이야 가중 처벌을 해도 시원찮을 주차 금지 구역이지만, 한적하고 어차피 주변 차량 통행에 지장 안 주는 곳은 좀 봐 주면 안 되나 싶기도 하고.. -_-;;;

그런데 내가 과태료를 먹었던 위치에는 나중에 가 보면 또 다른 차들이 세워져 있고 또 어김없이 단속을 당해 과태료 고지서가 끼워져 있곤 했다. 다른 차들이 쭈욱 세워져 있는 걸 보고는, 나도 되는 줄 알고 세웠다가 싹 다 큰코다치는 일이 반복된다. 한 운전자의 경험이 다른 운전자에게 전수가 안 되니, 이게 국가 세수의 증가에는 도움이 되는구나.

그래도 과태료만으로 끝나는 게 일반 커피라면, 아예 견인까지 당하는 건 TOP이다.. -_- 차량 보관소까지 찾아가는 데 드는 교통비와 시간, 견인비, 보관료 등등.. 마치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범죄를 저지르다 걸려서 형량이 늘듯이, 깨지는 돈과 스트레스와 멘탈 붕괴 정도가 왕창 뻥튀기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2/06 08:21 2013/02/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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