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순교자 기념관 이야기 계속..)
유명한 순교자 중에 손 양원 목사는 신사 참배 거부로 인한 투옥(일제)에다 빨갱이들에 의한 순교라는 박해와 순교 2관왕을 달성했다. 게다가 그는 자기 아들을 죽인 폭도를 양자로 입양했으며, 미국으로 유학 보내려던 친아들에 대해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으로 보내 주신 것을 감사, 이 미천한 가문에서 감히 순교자가 배출하게 해 주심을 하나님께 감사" 이렇게 간증했던 정말 넘사벽급의 크리스천이었다.

저분 말고도 몰년이 1950년 가을/겨울인 분들이 너무 많았다. 몇 가지 예를 들면,

  • 원 성덕 목사: 공산 치하의 의주 영산 교회를 시무하던 1950년 12월, 공산군에게 연행되어 살해당했다.
  • 이 창현 영수(領袖. 장로교의 직분 이름): 1950년 11월 18일 공산군에게 체포. 평원리 뒷산에서 "죽어도 예수님을 부인할 수 없다"라는 신앙 고백과 동시에 총살 당하고 구덩이에 매장됨.

북괴 공산 빨갱이 집단의 만행을 잊지 말아야겠다. 빨갱이의 만행을 용서하는 것과, 빨갱이를 빨갱이라고 인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딱히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여기는 반공 정신 함양을 위해서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좋은 곳이었다.
기념관의 밖에도 야외 예배 공간과 산책로가 있는지라, 반쯤은 기독교 수양관이나 기도원 같은 분위기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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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갖다 놓고는 "나도 순교자가 될 수 있다???" 엥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ㅜㅜㅜ 그런데 비록 대한민국이 지금 신앙의 자유가 마음껏 보장된 고마운 나라라고 해도, 이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관점에서 볼 때 마냥 웃을 일은 아니다.

첫째, 우리는 비록 옛날처럼 성경을 대놓고 불태우거나 성경 소지자를 국가에서 나서서 죽이는 시대를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성경이 변개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자꾸 그 믿음을 고집하면 죽는다"라는 위협은 없지만, "그 고집을 조금만 꺾으면 돈도 훨씬 더 많이 벌고 인생이 참 편해질 텐데?" 같은 유혹은 곳곳에 상존해 있다. 옛날에는 가야 할 길이 참 물리적으로 험난한 가시밭길이었겠지만, 지금은 가야 할 길이 뭔지조차 엄청 혼란스러워지고 전투 양상이 교묘해져 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좁은 길을 가고 진리를 수호하고 살면, 그게 곧 사육신에 준하는 생육신이 될 수 있다. "죽기까지 신실하라"(계 2:10)라는 말은 정말 피할 수 없는 경우 죽음까지 불사할 정도로 신실하라는 말이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100% 죽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실제로 죽이지는 않은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둘째로..
아직까지는 매우 극단적이고 비관적인 상상으로 비쳐질지 모르나, 대한민국 땅이라 해도 가까운 미래에 그야말로 물리적인 박해가 시작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전세계적인 반성경 반기독교 감정이 횡행한다면 다른 모든 정치 집회나 폭력 시위는 허용되면서 공개적인 거리 설교나 선교 행위만은 금지될 것이다. 동성애가 죄라고 공석에서 말하는 게 금지되고, 이걸 어기면 잡혀 가고 전과자가 되고 재산을 몰수당하고 공직에서 쫓겨날지 모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진보의 탈을 쓴 안티 대한민국 종북 성향의 흉악한 정치인· 국회의원· 법조인이 권력을 장악한다면, 저런 날이 훨씬 더 빨리 찾아오게 될 것이다.

비록 신약 크리스천들은 적그리스도 통치와 엄청난 자연 재해를 직접 경험하는 대환란까지는 겪지 않고 그 전에 휴거되겠지만, 대환란의 전이라 해도 어느 정도까지 세상이 맛이 가는 걸 보고 휴거될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만큼이나 세상은 주님께서 다시 오시기 직전까지 절~대로 성경 친화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러니 영적으로 정신 차리고 깨어 있어야 한다. 이것만 생각해도 끔찍한데 아예 교회가 대환란을 직접 겪는다는 말은 꿈에서도 생각하기 싫다.

...
자, 이렇게 경건한 곳을 들른 뒤, 마지막으로 간 곳은 용인에 있는 삼성화재 교통 박물관이었다. 마침 이 타이밍에 맞춰서 흐리던 날씨도 아주 맑아진지라, 분위기 전환용으로 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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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는 백 남준의 작품이라는데 흰색 칠을 씌운 옛날 자동차들이 쭉 세워져 있었다.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건 마치 패션 유행처럼 변해 온 것 같다. 마차와 별 차이 없던 빈약하던 시절, 저렇게 동글동글 두툼하던 시절 등등~ 나도 차 모양만 보고는 이건 대략 몇 년대 디자인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스페어 타이어도 한때는 차 뒤에 있다가 나중엔 측면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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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교통 박물관인데 이 물건이 없어서는 곤란하겠지. 1886년에 벤츠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4행정 휘발유 엔진 자동차이다. 오늘날의 어지간한 경차에 맞먹는 984cc 배기량으로 엔진 출력은 겨우 1마력이 채 되지 않았다.
컴퓨터 회로의 집적도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자동차 엔진도 100여 년의 세월 동안 엄청나게 발전해 왔다. 그런데 전자식 컴퓨터의 역사는 아직 100년이 채 안 됐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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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실물 전시는 자동차 위주이고, 거기에 철도와 선박 이야기가 약간 겉절이로 낀 정도였다. 비행기는 딱히 소개가 없고 야외에 옛날 소형 프로펠러기 두 대가 전시된 게 전부이다.
철도에 대해서는 증기, 디젤, 전기 기관차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옛날 열차 승차권 컬렉션도 있었는데.. 이런 물건만 전문적으로 구경하려면 의왕에 있는 철도 박물관을 가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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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언어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자동차인 '시발'. 미군 지프 부품을 이용해서 최초로 한반도에서 밑바닥부터 '생산'된 자동차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옛날엔 삼륜차가 있어서 지금의 다마스· 라보 같은 생계형 용달차 역할을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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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름 아주 어렸을 때(초딩~) 포니 2 말고 포니 1이 돌아다니는 걸 아주 가끔 본 적도 있는데.. 실물을 얼마 만에 다시 보는지 모르겠다. 반가워서 사진을 두 장 찍었다. 포니는 알다시피 우리나라에 최초의 '고유 모델' 승용차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올드카가 전시된 건 포니, 시발, 코로나, 기아 삼륜차 정도가 전부였다. 여기가 무슨 <금호상사>처럼 올드카 전문 전시관은 아니니까. 그래도 브리사나 봉고를 보지 못한 건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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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풍미했던 영국과 미국의 대형 고급 승용차가 전시되어 있다. 롤스로이스 팬텀(검정)이야 유명하고, 캐딜락 엘도라도는 미국식의 각진 디자인이 참 인상적이다. 자기네 본토가 독보적으로 땅 넓고 자원 풍부하고 내수 수요도 많다 보니, 차를 엄청 크게 만들곤 했다.

딴 얘기이다만, 역사상 최초로 전륜구동 승용차를 만든 곳은 프랑스의 시트로엥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복잡한 엔진 부품에 끼여 있고 조향 역할도 하는 앞바퀴에다가 구동축까지 집어넣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에 포니는 현실적으로 만들기가 더 쉬운 후륜구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포니 택시를 탔을 때 뒷좌석의 중앙 하부를 관통하던 커다란 구동축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러나 전륜구동이 개발되면서 중소형 승용차는 효율이 더 좋아지고 뒷좌석 공간도 더 확보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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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 전시된 '혀기형 증기 기관차'.
얘는 수인선과 수려선에 투입될 목적으로 생산된 협궤용 증기 기관차이다. 아까 보고 온 그 오천 역 일대를 실제로 지나며 달렸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두 개념이 이렇게 서로 연결이 된다. 이 증기 기관차는 디젤 동차의 등장과 함께 퇴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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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바깥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돗자리 깔고 텐트 치고 놀거나 쉴 수 있었다. 가족 단위로 애들을 데리고 오기도 좋고, 학교에서 단체 관광을 오더라도 끄떡없을 듯했다.
그런데 토요일에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이런 박물관보다는 근처의 에버랜드가 사람들로 터져 나갔을 것 같다. ^^

이상으로 이천· 용인 테마 여행을 아주 즐겁게 마쳤다.
여기 말고도 우리나라의 서쪽 끝, 남쪽 끝, 동쪽 끝, 중부 등 몇 군데 가 보려고 찜해 둔 곳이 있다.
거기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주요 기능 개발이 끝나고 박사 과정도 연구 학기로 들어갔을 때쯤 1년에 한 번씩 가 볼 생각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10/06 19:23 2015/10/0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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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범죄자
  • 기소유예, 선고유예, 집행유예
  • 구류, 금고, 징역
  • 교도소, 구치소, 유치장, 소년원
  • 밀입국, 불법체류
  • 과태료, 범칙금, 과료, 벌금, 추징금
  • 불법주차, 부정주차

법률 용어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관점이 서로 다른 개념들이 의외로 많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 운전과 관련된 것들을 좀 살펴보도록 하겠다.

신호와 속도는 딱히 악의적이지 않아도 운전자가 경미하게라도 종종 위반하기 쉬운 사항이다. 주변에 차가 없고 위험 요소가 보이지도 않는데, 고지식하게 기다리기 싫고 규정 속도대로만 가기가 싫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그놈의 노란불 딜레마 때문에 어영부영 하다가 본이 아니게 신호 위반에 걸리기도 하며, 이 때문에 면허 시험에서 떨어지기까지 하면 억울함과 짜증이 최악에 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교통법규 위반을 단순 경범죄 급으로 용인했다가는 도로가 난장판이 되고 교통사고가 폭증할 것이니 누군가는 이걸 단속도 해야 한다. 자동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무겁고 빠르고 단단하고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런 속도· 신호 위반에 걸렸을 때 우리는 국가에게 돈을 뜯기는데, 그 형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범칙금 또는 과태료라는 두 형태가 존재한다.
범칙금은 경찰이 실운전자에게 직접 징계를 내리는 관점인지라 돈+벌점 형태이다.
그러나 과태료는 실제 운전자가 아닌 차량 소유주에게 행정부가 제재를 가하는 관점이다. 같은 위반 아이템에 대해서 액수가 범칙금보다 약간 더 높지만(+1만원) 벌점은 없다.

이렇게 체계가 이원화된 이유는 단순히 "너 벌금+벌점 같이 받을래, 아니면 돈 더 내고 벌점은 안 받을래? 골라" 차원이 아니라 더 깊은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도로 위에서의 경미한 위반을 일일이 다 단속하면서 운전자들을 사법부 차원의 형벌을 내려서 범죄자· 전과자로 만드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그리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보다 아랫단에서 더 가볍고 뒤끝 없는(?) 처벌을 선택하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또한 더 근본적인 이유로는, 무인 카메라 단속에 걸린 건 현장에서 경찰에게 걸렸을 때와는 달리 면허증을 까고 실운전자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과태료 또는 범칙금 선택의 형태로 고지서가 날아온다. 교통법규의 위반에 대해서 실운전자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니까.
이런 단속 방식과 관점, 단속 명의의 차이로 인해 범칙금과 과태료라는 두 체계가 공존하는 것이다. 뭐,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원래는 범칙금이 원칙이긴 하지만.

땅은 좁은데 차가 너무 많은 관계로, 운전을 마친 뒤엔 불법 주정차도 운전자들이 꽤 자주 저지르는 위반 사항이다. 이로 인해 정부 기관에게 단속을 당했다면 그때는 운전자가 현장에 없으니 선택의 여지 없이 차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긴, 애초에 주정차 단속은 구청/시청 공무원이 하지, 경찰이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주차 위반 과태료는 일찍 내면 원래 내는 금액의 20%를 깎아 주는 듯하다.

과태료(행정부)와 범칙금(경찰)의 관계는 이렇게 설명이 됐는데..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을 때 뜯기는 돈은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니라 "벌금"이다. 이것은 집행 주체가 사법부이며(= 판사의 판결), 똑같이 돈을 내더라도 집행유예만큼이나 전과가 남는 대단히 무거운 처벌이다.
음주운전 정도면 사고 안 낸 초범이어도 액수부터가 수십~수백만 원급으로 나오니 단순 속도· 신호 위반 과태료와는 차원이 다르다. 또한 벌금형까지 받은 사람이라면 공무원 내지 직업 군인 진로에도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과료는 그냥 벌금의 다운사이즈 버전으로, 이 역시 과태료나 범칙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로 쓰레기 무단 투기나 노상방뇨 같은 경범죄를 저지르다 걸렸을 때 부과되는데, 현실에서는 이것도 사법부 주관의 과료보다는 경찰 주관의 범칙금 형태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주차 얘기가 잠깐 나왔으니 말인데, 불법주차와 부정주차의 차이는 이러하다.

  • 불법주차: 어떤 자동차라도 세워진 채 공간을 차지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다른 차의 교통 흐름에 지장을 주고 시야를 가려서 사고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대로변을 포함해 교차로,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 소화전의 근처는 더욱 그러하다.
  • 부정주차: 차를 세울 수는 있는 곳이지만 그 차가 네 차는 아니다. ㄲㄲㄲㄲ 주로 거주지 우선 주차 구역이나 골목길, 아파트 단지 안이 이런 곳에 속한다.

그러니 불법주차는 길에 대해서 public한 성격이 강한 반면, 부정주차는 어떤 공간에 대해서 private한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지방 정부가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을 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불법뿐만 아니라 부정 주차를 단속하기도 한다.

구석에 주황색 실선이 그어진 도로는 원래 주· 정차가 모두 금지되는 곳이지만 현실에서는 불법 주차된 차들이 많고 관례적으로 단속도 없이 그 관행이 묵인되는 곳도 왕왕 있다.

단, 위의 모든 규정에는 예외가 있다. 긴급 자동차를 비켜 주는 등 지극히 정당한 사유로 인해 정지선을 넘고 신호를 좀 위반한 거라면, 상황 입증만 가능하면 과태료 부과는 당연히 면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차 위반도 정당한 사유로 인해 불가피하게 한 것이 인정되면 마찬가지로 구제 방법이 있으니 더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아 보면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5/06/13 08:28 2015/06/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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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를 끌어올려 분사하는 일을 하는 물건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물뿌리개: 일면 주전자처럼 생겼지만 주둥이의 끝은 샤워기처럼 생긴 물통이다. 확 들이붓더라도 물이 넓은 면적에 고르게 퍼져 나오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만, 물을 내보내는 메커니즘은 중력밖에 없으니 딱히 신기할 게 없다. 이름 그대로 화단에 물을 주는 용도로 쓴다.
  • 펌프: 진공을 만들어서 압력차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리는 도구이다. 옛날에 오늘날과 같은 편리한 상수도 시설이 갖춰지기 전, 시골에서는 종종 볼 수 있었다. 두레박으로 우물물을 끌어올리던 시절보다는 많이 발전했지만, 그래도 수동식 펌프는 펌프질을 위해 여전히 사람의 체력이 필요했다.
  • 분무기: 물이나 향수 같은 걸 펌프와 같은 원리로 끌어올린 뒤, 안개처럼 조금씩 뿌옇게 분사한다. 손으로 손잡이를 눌러서 손잡이가 끝까지 들어갈 때까지 그렇게 동작한다. 그리고 정확하게 어떻게 조작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일부 분무기는 노즐 '모드'를 바꿔서 물을 뿌옇게 분사하는 게 아니라 물총처럼 가느다란 물줄기를 찍찍 갈기게 만들 수도 있었다.
  • 스프레이: 분무기보다 기술적으로 더 발달했다. 위의 분무기는 손잡이가 끝에 닿아서 멈춘 뒤엔 더 분사가 되지 않지만, 스프레이는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계속해서 액체가 분사되어 나온다. 스프링이나 태엽, 전기 동력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닌데 액체를 밀어내는 역할은? 같이 들어가는 압축 기체가 한다. 그 대신 여기에 들어가는 액체도 역시 단순한 물 같은 게 아니라 아무래도 살충제, 페인트 같은 화학 약품들이다. 아, 그러고 보니 소화기도 따지고 보면 이런 스프레이에 속한다.

총으로 치면 단순 압축 분무기는 반자동 모드이고, 에어로졸 스프레이는 연사가 되는 자동 모드에 해당한다고 봐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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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본인은 액체 연료와 고체 연료의 차이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액체를 끌어올려 뿌옇게 분사하는 기술은 액체 연료를 다루는 핵심 기술이며 기계공학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나 싶다. 유체역학과 열역학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세제, 치약, 샴푸 같은 것에 유체의 극미량 분사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흔히 찌익 짜서 쓰는 양보다 훨씬 적게 써도 씻는 데 부족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상의 이유로 과다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자동차 엔진에서 분사 기술의 중요성은 그야말로 물으면 잔소리이다.
<이연걸의 정무문> 영화의 맨 앞부분을 보면.. 주인공 진진은 설정상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내연기관이라는 신문물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게 나온다. (오오~ 기계공학..) 그때도 대사를 들어 보면, 선생이 '카뷰레터'라는 장치를 언급한다~!
서양 제국주의는 내연기관이 달린 기계와 총기를 통해서 이뤄진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그 당시로서는 엔진 기술이 오늘날의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기술만큼이나 최첨단 기술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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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잘 알다시피 공기 중에 연료를 아주 희박하게 분사한 뒤 이를 폭발시켜서 그 힘으로 피스톤을 누르고 바퀴를 굴린다.
이를 수행하는 가장 원시적인 장치가 바로 '카뷰레터'이다. 얘는 말 그대로 분무기처럼 동작을 하여 가솔린+공기 혼합 기체를 엔진에다 보내 준다. 참고로 카뷰레터는 탄소 carbon에서 유래된 탄화물 carburet의 파생어이다.

어린이용 과학 실험 중에.. 빨때를 ㄱ자로 꺾어서 수면에다 꽂은 뒤, ㅡ 모양의 한쪽 끝을 입으로 세게 불면 아래에 있던 물이 빨려 올라가는 실험이 있다. 바로 그 원리이다. 유식한 표현으로는 베르누이의 정리 내지 벤트리 효과이다.
더 나아가 바다에서 사람이 배의 스크류에 빨려 들어가서 사고를 당하는 것, 열차가 빠르게 달리는 쪽으로 사람이 빨려 들어가는 것도 다 유체역학적으로 같은 원리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옛날 이야기를 하겠다.
현대 자동차에서 예전에 만들었던 승용차인 '엑셀'. 그 기원을 찾자면 포니 엑셀, 프레스토 등 더 옛날 차로 거슬러 올라가긴 하는데, 그 중 가장 엑셀스러운 첫 모델은 1989년 4월에 나온 2세대 모델이다. (그러고 보니 저 시기는 아래아한글 1.0이 나온 시기와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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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엑셀은 1300cc, 1500cc GL, 1500cc GLSi 이렇게 세 모델로 출시되었다.
창문도 최하급은 전도어가 수동이고 중간급은 앞좌석 두 개만 자동, 고급은 전좌석이 파워윈도우였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차이는 연료 분사 방식인데, 앞의 둘은 기계식 카뷰레터보다 약간 더 발전한 전자식 피드백 카뷰레터인 FBC이고, 최고급 GLSi는 그 당시로는 최첨단 기술이던 다중분사 MPI 방식이었다.

GLSi의 경우, 차 측면에 Multiple Point Injection이라고 당당히 자랑하는 글귀가 붙어 있을 정도였다. DOHC 흡기 방식이거나 자동 변속기가 달린 차는 측면에 Automatic 내지 DOHC라고 자랑을 치던 시절의 얘기다.

흐음, 기계식 카뷰레터, 전자식 카뷰레터, MPI(완전 전자식)라는 세 계층의 기술을 보니..
이듬해 봄에 발표되었던 마소 Windows 3.0의 리얼 모드, 286 표준 모드, 그리고 386 확장 모드가 같이 연상된다!
그땐 자동차와 컴퓨터 모두 기술적으로 크게 발전하던 과도기이긴 했다. 전동차로 치면 저항, 쵸퍼, VVVF와 비슷하다.

카뷰레터는 전자 제어가 없이 전적으로 밟은 만큼 밸브가 열리고, 곧이곧대로 연료가 분사되다 보니.. 구조가 단순하고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정비성이 좋았다. 변속기도 수동이었으니 반응 하나는 정말 최강이었을 것 같다.
193,40년대에 미국에서는 퍼져 버린 차를 시골 깡촌의 소녀가 간단한 공구로 뚝딱 수리하는 걸 보고 미국으로 견학을 간 어느 일본군 장교가 경악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전국민이 저렇게 기계를 잘 다루는 나라와는 전쟁을 벌여서 이길 수 없다"라고 직감을 했다고.

미국이 (1) 193,40년대에 이미 마이카 시대가 열렸을 정도로 잘사는 나라이며, (2) 인건비가 높아서 어지간한 작업은 스스로 다 알아서 해야 하는 나라인 것도 있지만, (3) 한편으로 그 시절엔 자동차의 구조가 지금보다 훨씬 더 단순하기도 했다는 뜻이다.

물론 지금은 기계식 카뷰레터만으로는 요즘 정도의 엄청나게 까다로운 연비나 배기가스 기준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 지금은 MPI에 이어 직분사라는 GDI 엔진까지 출현했고, 또 그 동작을 제어하는 것 역시 옛날보다 훨씬 더 똑똑하졌다. 컴퓨터가 이것저것 따져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기계식 카뷰레터 기반이던 포니에는 초크 밸브를 개폐하는 스위치도 운전석에 있었다니 참 신기하다. 공회전 때 엔진 회전수를 조절하는 역할도 하고, 또 추운 곳에서 오랜만에 시동을 걸 때는 이거 제어를 잘 해 줘야 했던가 보다. 지금은 그런 밸브는 오토바이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인 듯.

Posted by 사무엘

2015/05/25 08:30 2015/05/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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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교 29중 추돌 참사

우리나라는 서해를 건너는 두 개의 대형 교량 위에서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에 초대형 연쇄 추돌 교통사고를 한 건씩 경험하게 됐다. (2006. 10. 서해, 2015. 2. 영종)

두 다리는 각각 2000년 11월 10일과 20일에 개통해서 개통 시기도 참 묘하게 비슷하다. 딱 그 중간인 11월 14일이 2001학년도 수능 전날인 동시에 비둘기호 열차가 마지막 운행을 마친 날이긴 했는데, 그건 일단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고.

서해대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서술하자면, 이 다리는 내게 소설 <상록수>와 소설가 심 훈을 떠올리게 한다. 일제 강점기 때는 서해대교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없었으니, 당진에서 안산 샘골을 찾아갈 때 저 작가가 훨씬 더 고생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 반면, 오늘날은 교통이 참 편리해졌다.

2006년 개천절은 북한이 핵실험 예고 선언을 했으며, 반 기문 씨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하네 마네 하던 날이었다.
그랬는데 그 날 아침, 짙은 안개 속에서 대형 트럭이 앞서가던 1톤 트럭을 추돌했으며, 최초 사고 유발 차량들이 차를 갓길로 안 빼고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뒤따라 오던 차들이 연쇄적으로 앞 차를 들이받았다.

영종대교 때와는 달리 서해대교 사고에서는 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사고 현장은 정말 헬게이트로 바뀌고 피해 규모가 더욱 커졌다. 공장에서 갓 출고된 새 승용차 여러 대를 싣고 가던 트레일러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그래서 거기 실려 있던 승용차들은 미처 팔려 나가기도 전에 깡그리 잿더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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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물적 손실보다 더 심각한 건 인명 피해이다. 초기에는 사망자가 총 11명이라고 집계되었지만 전신에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남성 1명이 치료 3개월 만에 결국 사망하면서 사망자는 최종적으로 12명으로 늘었다. 현장에서 혹은 구조된 후에 사망한 사람이 7명, 스스로 대피하던 도중에 2차 사고를 당해 사망한 사람이 5명이었다고 한다.

다른 차량에서는 보통 1대당 운전자 1명꼴로 사망자가 나왔지만, 유일하게 탑승자 일가족 3인이 전원 사망한 차량이 있었다. 이건 대형 차량들 사이에 끼여서 처참하게 으스러지고 완전히 박살이 난 소형 승용차였다. 그 상태로 불까지 붙어 활활 탔으니 탑승자는 도저히 살아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바로 저 차에서 운전자의 아내와 아들은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당사자만이 목숨만 겨우 건졌지만 나중에는 그도 사망했다. 화상이 워낙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내와 아들도 역시 생존해서 자신과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차 사고의 희생자 중에서도 기가 막힌 경우가 있다. 바로, 차량과 다리 난간 방호벽 사이에 끼인 채로 탈출을 못 하고 그대로 화마에 휩쓸린 사망자가 2명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고 현장 사진을 보니, 벽이 딱 그 지점만 사람 모양으로 검게 그을려 있어서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다.

이 사람들은 사고 직후에 현장에서 즉사나 기절을 한 게 아니라, 제 발로 대피하던 중에 변을 당했다.
그냥 사고 현장 주변만 배회하고 있었을 뿐인데 뒤에서 오는 차들로 인해 추가 추돌 사고가 나면서 근처의 차들이 앞으로 밀려나고, 이 때문에 정말 운이 나쁘게도 방호벽과 차량 사이에 몸이 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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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교 사고에 대해서는 2007년에 KBS 스페셜에서 사건을 CG로 잘 재현하고 분석한 다큐멘터리가 있어서 그게 유튜브와 각종 동영상 포털 사이트에서 나돌고 있다. 이 글에서 언급한 사망자 관련 정보의 출처도 여기이다. 대형차에 끼여서 사망한 3명(빨강), 그리고 트럭과 방호벽 사이에 끼인 채 사망한 2명(파랑)을 모두 확인 가능하다.

이런 사고 장면을 보면, 안개, 특히 해무는 살얼음 빙판 이상으로 위험한 존재이고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안개가 너무 짙을 때는 애초에 고속도로 같은 데에 차를 끌고 나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그렇게 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저런 데서 사고가 났다면.. 니가 10% 더 잘못했네 마네 같은 거 안 따져도 좋으니, 차량이 아직 운행 가능한 상태라면 걍 닥치고 차부터 가장자리로 빼야겠다 싶다. 100미터, 200미터 뒤로 거슬러 가서 삼각대를 놓고 올 배짱 같은 게 없다면 말이다. 또한, 초기의 단순 접촉/추돌 사고 정도라면 차가 운행 불가능한 상태가 되지는 않았을 테니까.

서해대교와 영종대교에서 9년 간격으로 사고가 한 번씩 났는데, 다음에는 이들보다 훨씬 더 긴 다리인 인천대교에서 시즌 3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5/13 08:28 2015/05/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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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역사뿐만 아니라 자전거, 자동차 같은 교통수단의 역사를 추적하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이다.

1.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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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정말 위대한 발명품이다. 엔진 같은 게 전혀 없고 구조도 간단하지만, 단순 가마나 수레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기계적으로 마냥 쉽게만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자전거의 역사는 자동차의 역사와 별 차이 없을 정도로 짧은 편이다. 아무리 일찍 잡아도 since 19세기이다.

자전거도 처음엔 발로 땅을 차면서 나아가다가 페달이 등장하고, 핸들과 브레이크가 등장하는 등 점진적으로 발전을 했다. 체인으로 뒷바퀴를 구동하고 고무 타이어까지 달린 현대 스타일의 자전거는 무려 1890년대는 돼서야 등장했다.

그런데 옛날 자전거 중에 꽤 주목할 만한 건 위의 사진에 등장하는 물건이다.
1870년대에 유럽에서 리즈 시절을 구가했으며, 옛날 자전거라 하면 곧장 떠오르는 '자전거의 상징'은 바로..
앞바퀴가 겁나게 큼직한 일명 'penny-farthing, 하이휠' 자전거이다. 그때는 지름이 거의 1.5m에 달하는 물건도 있었다고 한다. 검고 큼직한 마술사 모자를 쓴 19세기 영국 신사가 딱 타고 있어야 어울릴 것만 같은 바로 그 자전거.
자전거에 체인이나 변속기 같은 게 아직 없던 시절에 오로지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앞바퀴가 커졌다.

무슨 헬리콥터의 메인 로터와 테일 로터 같은 관계도 아니고..
저건 뒷바퀴에 자전거가 옆으로 쓰러지지 않게 고정하는 기능이라도 있지 않으면, 구조상 거의 외발자전거나 다름없다.
딱 보기에도 타고 내리기가 어렵고 위험하며, 탄 채로 정지해 있을 수가 없다. 당연히 젊은 성인 남자 정도의 전유물이었다.
진짜 외발보다 좋은 점은 딱 하나, 앞뒤로 자빠지지는 않겠다는 것뿐으로 보인다.

동력 전달의 측면에서 보면 저 자전거는 일종의 고단 고정이다.
정지 상태에서 첫 출발을 할 때나 오르막 오르는 건 정말 고역이었을 것 같다.
게다가 자명한 이유로 인해, 그 큰 바퀴를 상대적으로 짧은 크랭크암(= 같은 힘으로 밟아도 작은 토크)과 연결된 페달로 열나게 밟아야 한다.

그래도 이런 자전거가 자전거 경주 대회에서 다른 정상적인(?) 형태의 자전거들을 제치고 연전연승을 해서 성능을 입증받았고 10~20년간 유행을 탔다고는 한다. 속도를 위해 다른 편의성을 희생한 게 꽤 많았지만..;;

예전에 이색적인 하이브리드 교통수단이라든가 휴대용 교통수단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엔진이 없는 자전거도 생각보다 기상천외한 게 많다. 외발자전거인데 바퀴 위에 올라타는 게 아니라 커다란 바퀴 안에 들어가는 형태인 놈도 있고, 앉아서 운전하는 게 아니라 누워서 운전하는 자전거도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언젠가 글을 쓸 일이 있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며칠 전이 장애인의 날이기도 했는데, 당장 휠체어만 보더라도 사람이 팔로 열나게 바퀴를 돌려야 하는 수동 휠체어는 뒷바퀴가 겁나게 큼직한 반면, 전동 휠체어는 바퀴가 아주 작다. 수동과 전동의 외형상의 가장 큰 차이가 이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지는 각자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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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삼륜차

엔진이 달려서 단순히 차가 아니라 '자동차'라고 불릴 수 있는 물건이 최초로 개발된 것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륜차 형태가 아니었다. 그럼 오토바이 같은 이륜차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이, 엔진을 그 정도로 작고 균형 잡기 쉽게 만드는 것이 고역이었다.

사륜차도 아니고 이륜차도 아니면 남는 것은 바로 삼륜차이다. 프랑스의 퀴뇨가 1770년에 고안한 시속 4km짜리 증기 자동차는 삼륜차였고,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인 벤츠 모터바겐도 삼륜차였다.
우리나라도 한때는 기아 산업에서 삼륜차를 생산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동남아 개발도상국에서는 서민들이 온전한 형태의 4륜 승용차를 지를 구매력이 안 되기 때문에 오토바이 내지 툭툭이라고 불리는 삼륜차가 널리 굴러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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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뇨의 삼륜차를 보면 물탱크를 앞바퀴보다도 앞에다 배치한 게 무게 배치가 영 불안해 보인다. 물이 가득 차 있으면 차체가 앞으로 들려 올라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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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모터바겐은 1886년에 첫 생산되었는데, 지금도 재현품이 남아 있다. 차의 후방에서 뭘 힘을 줘서 빙글빙글 돌려 주면 시동이 걸려서 엔진이 '툭툭툭툭~!'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그 뒤 사람이 잽싸게 올라타서 기어를 중립에서 전진으로 바꾸면 엔진 회전이 바퀴에 전달되어 차가 달리기 시작한다. '툭' 소리는 실린더에서 미량의 가솔린이 폭발하면서 나는 소리일 테고. (☞ 관련 동영상)

4행정 엔진은 폭발이 크랭크축의 2회전마다 한 번 발생하니, 저 차의 엔진의 실제 회전수는 단위 시간당 '툭툭툭툭' 소리가 나는 횟수의 두 배일 것이다.
차가 가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커지니 엔진 회전수가 순간적으로 약간 감소한다.

영문 위키백과의 설명에 따르면, 최초의 모터바겐은 954cc 단(1)기통 4행정 가솔린 엔진을 얹어서 최대 출력이 대략 2/3마력이고 최대 속도가 16km/h 정도였다고 한다. 요즘 저 모터바겐보다도 배기량이 작은 경차조차 50~70마력대의 출력이 나오니(얼추 거의 12cc당 1마력??) 자동차의 기술 발전도 컴퓨터의 기술 발전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자동차는 실린더 하나의 부피를 저렇게 우악스럽게 크게 잡지 않는다. 경차는 3기통, 소형~중형차는 4기통, 대형차 이상은 6~8기통을 쓴다. (1) 한 실린더에서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연료를 폭발시키지 않게 하고, 또 (2) 4행정 엔진은 폭발이 일어나는 회전과 폭발이 없는 회전 때에 산출되는 토크가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서로 다른 연소 상태인 실린더를 여럿 두는 것이다. 그래야 시동이 걸린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줄어들고 승차감도 더 부드러워진다.

게다가 그걸로도 충분치 않기 때문에 자동차나 오토바이에는 머플러가 장착되어서 엔진 소음을 추가로 상쇄시킨다. 이런 메커니즘 덕분에 툭툭툭툭 소리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부르릉(?) 소리로 바뀌는 것이다. 가솔린 엔진보다 진동이 더 심한 디젤 엔진은 털털털 정도로나 바뀌지만, 그래도 받침이 무성음에서 유성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디젤도 아닌 가솔린 엔진이 시동 직후부터 내부에서 너무 심한 떨림이 느껴지고 '들들들~ 두두두두 / 따다다다'거린다면 그건 아마 노킹 현상을 의심해야 할 것이다.
연료가 어떤 이유로 인해 실린더 안에서 정확하게 폭발을 해야 할 타이밍보다 먼저 폭발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엔진의 내구성에는 굉장한 악영향을 초래한다. 유연이니 무연 휘발유니 하는 것도 이 노킹 현상을 줄이려고 연료의 화학적 성질을 튜닝하는 첨가제를 나타내는 명칭이다.

우리나라 현대 자동차의 경우, '쏘나타'나 '그랜저'라는 승용차 브랜드명은 1980대 이래로 지금까지 쭉 잘 우려먹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만들었던 차량인 포니, 엑셀, 스텔라 같은 부류는 그저 구형 싸구려 이미지로만 치부하면서 자기들이 옛날에 만들었던 차량에 대해서 뭔가 정통성을 존중하려는 노력을 너무 하지 않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의 몇몇 자동차 매니아들이 아쉬움을 표현한 적이 있다.

월트 디즈니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모리스(벨의 아버지, 발명가)도 증기 기관 삼륜차를 발명한 듯하다. =_=; 비행기도 엔진이 2개도 4개도 아닌 삼발 엔진기는 뭔가 과도기스러운 물건으로 인식되듯, 삼륜차 역시 그런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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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타이어와 공기 주입구

다음으로 좀 다른 얘기를 꺼내 보겠다.
요즘 자전거와 자동차, 그리고 심지어 비행기의 랜딩기어에 이르기까지 단단한 땅 위를 굴러가는 바퀴의 테두리엔 거의 다 고무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똑같이 시꺼먼 합성고무인 것 같아도 타이어도 역사적으로 속에 튜브가 따로 없어도 공기가 새지 않는 튜브리스 타이어, 그리고 접지력과 주행 연비가 더 우수한 래디얼 타이어 같은 더 좋은 물건이 역사적으로 꾸준히 개발되어 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타이어 내부에 충분한 공기(압)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가 부족하면 타이어의 아랫부분이 차체의 무게 때문에 점점 짓눌리게 되는데, 그러면 바퀴가 점점 잘 굴러가지 않기 시작한다. 힘이 많이 든다. 자전거만 운전해 봐도 타이어에 공기가 충분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힘이 드는 정도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또한 타이어에 공기가 충분치 못하면 타이어는 주행 중에 열도 더 많이 받으며, 이 때문에 더운 여름에는 고속 주행 중에 갑자기 타이어가 펑크까지 날 수 있다. 그러면 차가 한데 쏠리고 제동력과 조향력을 상실하여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타이어의 공기압에 따라서 주행 중인 차량에 왜 그런 상태 차이가 발생하는지 단순한 직관 이상으로 물리적으로(아마도 유체역학적으로) 숫자와 공식을 이용해서 정량적으로 설명해 보라고 하면 난 잘 모르겠다. 그저 접지 면적에 차이가 생겨서 그러는지?

그리고 내가 타이어의 물리적인 특성에 대해서 아직도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건 타이어의 공기 저장 능력이다.
타이어는 구멍이 났다고 해서 무슨 수영 튜브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이 즉시 쪼그라들지는 않는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완전히 밀폐된 물건도 아니다. 아주 천천히 바람이 새긴 하는 것 같다. 자전거 타이어의 경우 수시로 바람을 보충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저질 싸구려 타이어여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타이어의 재질 자체뿐만 아니라 공기를 주입하는 단자도 사실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다.
자전거에서 흔히 많이 쓰이는 가장 저렴하고 단순한 단자는 '던롭' 방식이다. 검은 고무 마개(밸브 캡)로 입구를 봉인할 수 있지만 마개를 제거하는 것도 굉장히 쉽게 할 수 있으며 마개가 없다고 해서 당장 타이어가 바람이 술술 빠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마개 없이 자전거를 달리기도 꺼림칙하고.. 마개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이것 말고 '슈레이더' 방식 단자는 던롭보다는 더 고급형이다. 단자의 중앙에는 작은 핀이 꽂혀 있으며, 이 핀을 누르고 있는 동안은 밀폐 상태가 풀려서 공기가 빠지고 반대로 공기 보충도 가능한 상태가 된다. 마개는 이 핀이 외부 환경에 의해 손상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며, 마개 자체가 타이어 내부를 개방하지는 않는다.

얘는 '던롭' 방식보다 폐쇄 상태와 개방 상태가 더 확실히 구분되며 더 고압의 공기 주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자동차 타이어에 이 단자가 쓰인다. 그리고 자전거에도 일부 고급 모델의 타이어에 쓰이고 있다고 한다. 단, 던롭 방식만치 아무 펌프로나 쉽게 공기 보충을 할 수는 없는 듯하다.

그리고 또 고급 산악 자전거에는 '프레스타' 방식 단자도 쓰이는데, 이것은 슈레이더에서 핀 역할을 하는 게 별도로 돌출되어 있는 작은 나사이다. 단자 위에 또 나사가 들어있기 때문에 마개가 던롭 단자의 마개보다 더 길쭉한 편이다.

공기 주입구도 이런 차이가 있는 게 마치 컴퓨터에서 신호의 입출력용으로 쓰이는 각종 아날로그/디지털 단자들 규격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타이어와 공기 주입구 역시 자동차와 자전거 자체와 역사를 함께 하며 발전해 왔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4/25 08:23 2015/04/2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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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 수동 공통으로 변속기에 적용되는 주의 사항

(1) 차가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차의 진행 방향을 반대쪽으로 바꾸는 변속을 하지 말 것. (전진 ↔ 후진)
주차 중에 성질이 급해지면 이런 행동을 하기 쉬운데, 절대 금물이다. 변속기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2) 오르막(혹은 이와 비슷하게 차를 전진하지 못하게 막는 외부 저항)과 엔진 동력이 상쇄 평형을 이루는 상태로 차를 정지시키지 말 것.
자동은 D 상태이고 수동의 경우 반클러치 상태를 말한다. 이 역시 변속기에 굉장한 무리를 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 정석대로 중립+브레이크 상태로 정지해야 한다.

그리고 (2)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했을 때, 자동 변속기의 경우 신호 대기 때문에 차를 수십 초 이상 세울 일이 있으면 좀 귀찮더라도 변속기를 N으로 꼬박꼬박 바꿔 주는 게 좋은 걸로 본인은 안다.
시동 유지를 위한 엔진 공회전만 해도 성인 남자 5명이 탄 1~2톤짜리 쇳덩이를 슬금슬금 기어가게 할 수 있는 강한 힘이며, 사람 한 명이 이를 막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걸 브레이크가 막고 있고 그 부하를 변속기의 토크 컨버터가 받고 있는 건 결코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똑같이 정차하고 있어도 D가 아닌 N으로 하는 게 연비까지 미세하게 더 좋다는 걸, 무슨 케이블 TV에서 자동차 박사 김 필수 교수가 실험 결과까지 제시하며 입증하는 걸 본 기억이 있다. 다만, 요즘 자동차들은 ECU가 더 똑똑해졌기 때문에 외력이 아니라 브레이크를 밟아서 서고 있는 정도라면 자동으로 '중립'과 동일한 상태로 동작시켜 주기까지 한다는 반론도 있다.

※ 락업 클러치

수동 변속기 차량에 '반클러치'라는 (자동차 회사에서는 비추하는) 꼼수가 있다면, 요즘 자동 변속기 차량에는 '락업 클러치'라는 공인 상태 내지 테크닉이 있다.

아무래도 주행 연비를 올리려면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가능한 한 밟지 말고 최대한 관성만으로 슬금슬금 부드럽게 가게 하는 게 좋다. 이건 뭐 자전거만 타 봐도 경험적으로 체득할 수 있는 물리 법칙이다.
그런데 가감속을 할 일이 없는 구간에서 액셀을 1/3 정도만 살짝 밟은 상태에서 순항 상태를 수 초간 유지하고 있으면, 엔진 rpm이 살짝 내려가고 순간연비도 액셀을 밟고 있는 것치고는 올라가면서 자동차의 ECU가 나름 최적화 상태를 구축해 준다고 한다.

동력 손실이 있는 비효율적인 토크 컨버터를 거치지 않고, 엔진과 크랭크축이 그 기어비로 직결이 되는데 그걸 락업 클러치 상태라고 한다. 나도 경험적으로 그런 상태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된 상태였구나.
심지어는 관성 주행을 하다가 서서히 감소한 속도를 회복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액셀을 밟는 것보다, 차라리 락업 클러치 상태로 등속을 유지하고 있는 게 연비가 더 좋을 정도라고...;; 응?

아까 그 D/N 문제도 그렇고 락업 클러치도,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컴파일러나 CPU가 더 좋아진 덕분에 어설프게 온갖 포인터 테크닉으로 사람이 골치아프게 최적화하는 것보다 차라리 서로 다른 변수를 성큼성큼 불러다 쓰고 그걸 병렬화나 잘 시키는 게 성능이 더 좋아지는 것과 같은 그런 발상의 전환인 듯하다. 마치 멀티코어 아키텍처 하에서는 xor 꼼수가 더 병렬화가 안 되고 오히려 더 불리해진 것처럼 말이다.

※ 속도계에서 시속 30km에 찍힌 빨간 눈금의 정체

자동차 계기판에서 엔진 회전수 타코미터에 red zone이 있는 것이야 누구나 그 이유를 수긍할 것이다.
최대출력이 나오는 RPM을 넘어서도록 너무 세게 밟으면 엔진이 과열 등 여러 무리를 받기 쉽다. 레드 존은 당장 회전수는 높아도 토크가 이미 크게 떨어져 비실비실해진 상태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은, 액셀을 밟은 게 아니라 단순히 기어비가 너무 낮아서 바퀴 회전 속도를 따라 덩달아 야기된 과회전(내리막에서 엔진 브레이크)도 마찬가지로 해롭다.

그런데 현기차는 타코미터뿐만 아니라 속도계를 보면 시속 30km에 빨간 눈금이 콕 찍혀 있다.
타코미터의 red zone은 '영역'인 반면, 이건 '점'이다.
성경에서 창세기 1장을 읽으면서 왜 둘째 날에만 "보기 좋았더라"가 없는지 의문을 품을 정도의 눈썰미라면..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이런 궁금한 점을 찾아낼 수 있다.

인터넷 검색만 해 보면 해답을 바로 알 수 있듯, 이 30km/h는 자동차의 주행 성능이나 연비 같은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표시이다.
단지 스쿨존에서 이 속도를 초과해서 밟지 말라고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 차원에서 계기판에다 넣어 둔 애드립이라고 한다.

※ 난폭운전

내 경험상, 스케줄과 회전율에 쫓기는 버스나 트럭의 직업 운전 기사 말고 일반 자가용 운전자가 운전 습관이 점점 난폭해지는 이유는
(1) 똑같이 직진하는데 왜 내 차선만 차가 안 가고 막혀?
(2) 왜 하필 내가 갈 때만 자꾸 신호에 걸려?

에 대한 피해의식과 보상심리 때문으로 보인다. 딴 거 없다.
저 의문 제기가 정말 사실이고 합리적일 수도 있는 반면, 정말로 아무 치우침 없는 복불복일 뿐이고 남들도 다 별 차이 없이 겪는 현상인데 자기만 그렇게 망상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자주 다니는 길이라면 운전 경험에 대해서 통계에 기반한 데이터와 좀 더 똑똑한 신호 패턴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 자동차 내비

내 경험상, 내비를 켜고도 길을 잘못 드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1. 좌우 중 어느 한쪽으로 가긴 해야 하는데 그 쪽으로도 길이 여러 갈래여서 더 안쪽으로 도는 길을 잘못 선택함
  2. 어느 한쪽으로 가는 길이 일정 간격을 두고 여러 개 등장하는데 그걸 잘못 선택함. (주로, 가야 하는 길보다 먼저 등장하는 분기로 진입)
  3. 복잡한 분기가 계속되는데, 분기 후에 다음 분기에 맞춰 차를 어느 차선에다 둬야 할지를 알지 못해서 다음 분기를 실패함

내비가 어떤 목적지의 근처까지 가는 길을 안내는 하는데 목적지의 반대편 차선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서 실제로는 유턴이 필요한 등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에 대한 보정을 하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또한, 유료 도로를 최소화하는 옵션으로 경로를 검색했더라도 경로가 유료 도로보다 가성비가 현저히 떨어지고 톨비 절약보다 기름값 손실이 더 큰 지경이라면 이런 제약은 적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사용자에게 권하는 기능이 있어야겠다.
이런 게 내비게이션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 기타

20여 년 전, 부모님이 1500cc짜리 소형차를 굴리시던 시절에 본인은 수동 3~5단이 각각 시속 35, 45, 60km 이상부터 권장되는 기어비라고 취급 설명서에서 봤었다. 그리고 시속 80 정도로 달리면 엔진 회전수가 2000rpm을 넘어가고, 100 이상은 3000rpm 근처까지 갔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요즘 차는 확실히 옛날보다 더 낮은 속도에서 고단으로 달릴 수 있고, 더 낮은 rpm에서 높은 속도가 나온다.
차가 힘이 얼마나 좋은지를 따질 때 흔히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제로백'을 거론하곤 하는데, 본인은 그것보다는 지구력에 가까운 잣대에 더 관심이 있다. 평지에서 시속 100으로 달릴 때의 엔진 rpm이 얼마 정도 되느냐 하는 것.

내 차는 2000+알파 rpm 정도 되는 듯하다. 경제 속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엔진 회전수가 1000~2000대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저단에서 고단으로 변속이 되고, 그보다 속도가 더 올라가면 이제는 더 고단으로 변속이 되지 않고 차의 속도에 비례하여 엔진 rpm도 쭉쭉 올라간다.

하지만 힘 좋은 디젤 차량은 당연히 더 낮은 rpm에서 시속 100이 거뜬히 나오고, 에쿠스 같은 워낙 고배기량 고성능 고급 차량도 1000rpm대 중후반에서 바로 시속 100을 찍는다고 한다. 내가 직접 본 적은 없다. 배기량 짬밥이 어딜 가는 게 아니긴 하다. 똑같이 5명이 타는 승용차이더라도 오르막이나 고속 주행에서 경차하고는 차이가 확연히 나게 돼 있다.

또한 요즘 자동차들은 그렇게 강한 힘이 필요할 때는 연료를 마구 태워서라도 강한 힘을 뿜어 내지만, 반대로 신호 대기 같은 정차 공회전 중에는 시동 유지만 가능한 수준으로 연료를 극미량만 뿌리면서 연비를 최대화하게 만들어진다. 컴퓨터가 아이들링 중일 때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연비를 최대화했다는 말은 엔진의 출력도 최소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 변속기라 하더라도 오르막 정지 상태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순간 차가 뒤로 밀릴 수 있다. 사람이 자전거를 모는 상황을 생각해 보더라도 처음 출발하는 게 어려우며, 오르막은 조금만 있어도 왕창 힘든 게 느껴진다. 사람에게 힘든 건 자동차에게도 똑같이 힘들다.

또한, 신호 대기 때문에 정차와 출발이 잦으면, 정지 상태에서 차가 처음 출발할 때 연비가 정말 안습하기 때문에(큰 힘+저속) 아무리 아이들링 타임의 연료 소모를 줄인다 하더라도 평균 연비가 저하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시내가 막힐 때는 직선 최단 거리보다 심지어 2배가 넘게 우회하더라도 안 막히는 자동차 전용 도로를 이용하는 게 답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4/22 08:22 2015/04/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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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 프로그래밍

1.
예전에 본인은 시스템 종료 중에라도 사용자가 무슨 동작을 취하면, 컴을 아주 꺼 버리는 시스템 종료가 아니라 그 뒤 '재시작'으로 종료 모드를 바꾸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그것과 비슷한 제안인지도 모르겠는데, 또 하나 아이디어를 내자면 이렇다. 사용자가 한동안 컴퓨터를 건드리지 않아서 모니터가 꺼지거나 컴퓨터가 절전· 최대 절전· 종료 등으로 바뀌게 되면, 그 모드로 진입하기 전에 화면에 10초나 5초 정도 카운트다운을 좀 띄웠으면 좋겠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처럼 화면을 빤히 보고 있으면서 키보드· 마우스만 안 건드리고 있는데 화면이 갑자기 꺼져 버려서 당황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화면 보호기 정도는 카운트다운 없이 바로 진입해도 상관 없겠지만 아예 하드웨어적인 변동이 생기는 저런 모드는 예고가 있으면 좋겠다.

2.
동영상 엔진인 '코덱'과 과거의 컴퓨터 통신 장비인 '모뎀'이 정확히 같은 조어법에 의해 거의 같은 구조의 이니셜을 가진 단어이구나.

3.
식당에서 주문을 한 뒤에야 "아 손님, 죄송하지만 재료가 떨어져서 그 메뉴는 지금 제공이 안 됩니다"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허탈하잖아. 애초에 메뉴판에 그런 메뉴는 disable된 상태로 시각 피드백이 있으면 좋겠다.

4.
공동 작업을 하는 코드의 명칭에 영어 스펠링이 틀린 게 많아서 작업에 지장을 적지 않게 받은 적이 있었다. 검색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분명 availableItem이런 단어가 있는 걸 봤었는데 나중에 보니 avalible이라고 돼 있는 식.
이건 당장 버그나 성능 같은 동작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또 다른 형태의 민폐이다. 도서관으로 치면, 책을 보고 나서는 자기 분류 코드상으로 있어야 할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다 책을 꽂은 것과 같다. "잘못 꽂힌 책은 없는 책과 같습니다. 정리는 사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열람하신 책은 그냥 여기에 놔 두세요" ;;;;

5.
관광 가이드를 매뉴얼과 스케줄 대로 승객들을 안내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다가 비유한다면, 이 사람이 수행하는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는 정말 그야말로 try ... catch문으로 빽빽이 무장하고 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갑자기 아플 때, 뭔 물건을 놔 두고 왔을 때, 여권을 잃어버렸을 때, 긴급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행 중 일부가 없어져서 못 찾을 때 등등.. 그 어떤 예외 상황에서도 패닉과 스케줄 펑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의연히 대처가 가능해야겠다.

6.
Windows 환경에서 응용 프로그램이 자기 영역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 주소는 64KB 이상부터이다. NULL 포인터인 0자체뿐만이 아니라 첫 64KB는 가상 메모리 영역 설계 차원에서 봉인되어 있으며, 이 주소에 메모리를 읽거나 쓰는 건 무조건 에러가 난다. 사실, 0 자체뿐만 아니라 64KB 정도까지는 막혀 있어야 NULL포인터 자체뿐만 아니라 NULL로부터 구조체 멤버를 참조한 포인터도 에러로 처리될 수 있을 것이다. ((POINT *)NULL)->y처럼.

아울러, 과거의 Windows 9x는 이보다 제약이 더 커서 64KB가 아니라 상위 4MB까지가 추가로 막혀 있었다. 64K부터 4M까지의 영역은 16비트 프로그램(도스용 & Windows용 모두)이 사용한다. (☞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

이런 이유로 인해 전통적으로 32비트 Windows 프로그램들은 시작 주소(preferred base)가 딱 4MB로 맞춰지곤 했다. NT 계열에서는 꼭 4MB가 아니라 64KB 이상 아무 지점이어도 상관이 없지만, 4MB 이상이어야 윈도 9x와 NT계열에서 모두 실행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오늘날까지도 하드디스크가 C로 시작하는 디스크 드라이브 관행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다.
플로피 디스크가 완전히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A, B 드라이브는 사실상 결번으로 남아 있으니 말이다. 요즘은 하다못해 USB 메모리 드라이브를 거기에다 할당해도 될 것 같은데!

※ 알고리즘

7.
longest common subsequence를 구하는 문제와 longest increasing subsequence를 구하는 문제는 서로 관련이 있는 무척 흥미로운 문제인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후자는 임의의 sequence와, 그 입력을 오름차순으로 정렬한 sequence와의 longest common subsequence를 구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후자는 전자 문제로 다항 시간 만에 변환 가능한 special case이다.

두 문제는 일단 다이나믹 프로그래밍으로 O(n^2)의 복잡도로 풀 수 있지만, 더 작고 특수한 케이스인 후자는 O(n log n)의 해법도 있다.
전자 문제는 문장의 정확도를 구하는 알고리즘, 소스 코드의 diff 툴 등 활용되는 분야가 굉장히 많다. 지금은 어떤가 모르겠는데 내 때에는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의 첫째 날 1번 문제가 해법이 이 형태로 귀착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1999년도의 꽃병 문제는 대놓고 저런 타입이었고, 2000년도의 palindrome 문제도 자신과 자신을 역순으로 뒤집은 단어와의 longest common subsequence를 구하는 것과 동일하다.

8.
엑셀에서 파이 모양 차트를 그리면 아이템별로 파랑, 빨강, 주황 등 알록달록한 색깔이 배당되어 차트가 그려진다.
그런데 최초의 색깔인 파랑부터 아이템 N에 이르기까지, 색깔을 선별하는 방식이 과연 무엇일까?
Office 2003까지는 뭔가 보라색 위주의 우중충하고 칙칙한 색깔 위주였는데 2007부터는 그래도 예전보다 훨씬 더 세련되게 바뀌었다.

이건 뭔가 RGB나 hue 같은 색공간에서 최대한 균등하게, 마치 흑에서 백으로 디더링 픽셀을 하나씩 채워 나가듯이 색깔을 뽑아낸 것 같다(관련 링크). 그 구체적인 알고리즘이 궁금하다.
그리고, 이런 픽셀 채우기 문제의 domain을 2차원 평면이 아니라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하면 문제의 난이도가 어찌 되는지도 궁금하다.

※ 자동차

9.
자동차 차량 취급 설명서의 각종 선택사양에만 적용되는 설명들은 C/C++ 코드에서 #if #endif 전처리기에 대한 아주 좋은 예시라 여겨진다.

10.
오늘날 "일찍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보다 훨씬 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 말은 "일찍 움직이는 차가 주차 자리를 차지한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기타 미분류

11.
공항 안에 개인 물품 보관함 같은 게 있으면 단독 여행 시에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과 계절이 크게 다른 지역을 여행 갈 때 지금 입은 옷을 보관해 놓는다거나, 반입 금지 내지 무게 제한에 걸린 물건을 귀국 때까지 임시로 보관할 수 있게 말이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당사자가 보관함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게 곤란하니, 추가 비용을 부담해서 보관 대행을 맡길 수 있어야 하겠다.

12.
비행기와 열차의 큰 차이:
열차는 출발 15분 전부터 승강장으로 입장이 가능한 반면, 비행기는 출발 15분 전에 탑승이 종료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담인데, 내 경험상 인천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견인차에 끌려 터미널을 떠난 순간부터 활주로에 진입하여 이륙을 시작할 때까지도 거의 정확히 15분이 소요된다.

13.
"바탕체 레귤러"라는 서체 이름을 보고는 바탕체 볼드가 아니라
"바탕체 라지"가 순간적으로 먼저 떠올랐다.
요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보다....? =_=;;
하긴, 아메리카노가 생각이 안 나서 순간 "아프리카노요"라고 주문을 했다는 사람 얘기도 있으니..;;

14.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우측통행, 도로명 주소 등 일상생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여러 규범이 바뀌었으며, 이런 차원에서 단위도 비표준 단위가 통상적으로 쓰이던 곳까지 SI 단위가 강제 추진되었다.
고기의 무게는 오래 전부터 '근'이 거의 전멸하고 100그램 단위로 다 정착을 한 것 같지만 여전히 오락가락하는 곳은 부동산에서 다루는 건물이나 땅의 면적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도 '1평'을 '3.3제곱미터'로 바꿔서 실생활에서 유리한 게 없다.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음절수도 너무 많아서 발음하기가 불편하다. 바꿀 거면 사람이 실제로 생각하는 넓이의 덩어리도 1제곱미터나 10제곱미터 단위로 업데이트가 돼야 할 텐데.
참, 그나저나 화면의 크기를 표기할 때 으레 쓰이는 '인치'는 센티미터로 바뀌기라도 했는지 궁금하다. 여기도 평이나 근 만만찮게 좀 이상한 단위가 관습적으로 쓰여 온 곳이니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4/19 08:36 2015/04/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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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발명한 교통수단은 그 형태가 자동차(육상-도로), 열차(육상-철도), 비행기(하늘), 그리고 배(물)라는 네 종류로 크게 나뉜다. 각 교통수단은 일반적으로 자기가 다닐 수 있는 형태의 길 위에서만 다닐 수 있는데..
군사 같은 특수한 용도를 목적으로 두 분야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하이브리드 교통수단도 드물게나마 있다.

1. 자동차+열차

도로도 달릴 수 있고 레일 위도 달릴 수 있는 차량이다.
바퀴에다가 밖으로 툭 튀어나온 채 레일에 닿는 특수한 휠캡을 끼우는 방법이 있고, 아예 레일 주행용 대차를 타이어의 전후에 따로 갖추고 있다가 필요할 때 내리는 방법도 있다. 전자는 사람이 휠캡을 착탈하는 게 골치아픈 일이겠으며, 후자는 엔진 구동축 자체가 도로 바퀴용과 철도 바퀴용이 둘 존재해야 하니 기술적으로 구현하기가 더 어렵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로+철도 겸용 차량은 군용 내지 선로 시설 보수용 차량으로 일부 존재한다. 우리나라 군용 트럭들은 특수한 휠캡을 끼워서 유사시에 레일 주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어디에선가 들었는데, 그게 사실인지 확인은 못 해 봤다.
하긴, 과거에는 굳이 동력 엔진이 없는 인력거나 마차조차도 열차 버전이 없지는 않았다. 오늘날도 관광· 레저용으로 레일바이크가 있고 말이다.

2. 열차+열차

사실은 철도는 길에 대한 제약이 가장 심하기 때문에 도로가 아니라 같은 철도끼리라 해도 궤간이 다르면 차량이 못 다닌다. 우리나라야 육로로 인접하는 나라가 사실상 없는 지형에다가 표준궤 단일 궤간이 잘 정착하여 궤간 혼란이 존재하지 않지만, 당장 러시아의 시베리아 철도만 해도 표준궤가 아닌 광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한 선로에다가 궤간이 다른 궤조를 동시에 여럿 설치하는 것이다. 전차선이 아니라 협궤/광궤용 제3궤조가 생기는 셈이다. 이건 이것대로 몹시 힘든 일이며, 선로가 분기라도 하는 곳에서는 작업 난이도가 답이 없는 수준으로 치솟는 걸 감안해야 한다.

궤간 문제를 선로가 아닌 차량을 바꿔서 해결하는 방법은 가변궤간 대차를 설치하는 것이다. 틸팅열차가 대차 위의 객실의 기울기를 조절해서 원심력을 상쇄한다면, 가변궤간 대차는 양 바퀴 사이의 간격을 궤간 변경 구간 사이에서 조정한다.
튼튼하게 꽉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부품의 유격이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가변궤간 대차는 일반적인 고정형 대차보다 수명이 짧고, 정비불량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이것도 마치 앞의 도로+철도 겸용 차량처럼 그냥 A궤간용 바퀴와 B궤간용 바퀴를 둘 다 들고 다니면서 필요한 것을 들었다 놓았다만 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둘 다 들고 다니기엔 철도 차량의 대차 부품들은 너무 무겁다는 게 흠일 것이다. 일반적인 화차나 객차를 다 그렇게 만들기에는 경제적이지 못하다.

3. 자동차+비행기

사실, 자동차와 비행기는 한 물건에 다 구겨넣기에는 엔진 구조가 서로 너무 다르고 차체/기체의 외형도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이런 이유로 인해 flying car 같은 물건은 SF 창작물에서나 볼 수 있는 상상의 산물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엔진 출력이나 차의 덩치, 연비 같은 실용적인 제약이 없다고 치면.. 고정익기와 회전익기 중 어떤 형태가 자동차와의 융합에 더 어울리는지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고정익기 겸용 자동차가 있다면 미국처럼 땅 넓은 데서 원래부터 자가용 비행기를 굴리고 살던 부자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다. 한 기계만으로 하늘과 땅에서 모두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차량은 도로를 달릴 때는 날개를 잘 접어 두는 기능이 있어야 할 것이고 완전한 고정익 비행기처럼 연료를 날개 안에다 집어넣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착륙을 위해서는 온전한 형태의 활주로가 필요하며 타이어 역시 도로 주행뿐만 아니라 랜딩기어 역할도 할 수 있게 아주 튼튼한 고가의 제품을 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비행이라는 게.. 단순히 보조용을 더 원한다면.. 다시 말해 차가 꽉 막히고 있을 때 정체 구간이나 사고 지점만 폴짝 뛰어 넘어갈 수 있고 주차장에서도 옆 차를 밀 필요 없이 원하는 지점에 쏙 드나들 수 있는 걸 원한다면.. 헬리콥터 같은 회전익기 형태의 비행 겸용 차량이 더 유용할 것이다. 고정익기는 뜨고 내리기 위해 활주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역할은 할 수 없다.

아니면 아예 자동차용 제트팩이라도? =_=;;
평소에는 제트 가스를 후방으로 분출해서 가속력을 얻는 데 쓰지만 그걸 아래로 분출하면 차를 뜨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수한 용도로 쓰이는 초음속 자동차 같은 건 조금만 개조하면 비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4. 비행기+비행기

비행기 중에는 뱅글뱅글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고정익기의 프로펠러로도 쓸 수 있고, 회전익기의 로터처럼도 쓸 수 있게 한 '틸트로터' 형태의 하이브리드가 있다. 바람개비가 향하는 각도를 바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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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면서도 헬리콥터보다 더 많은 중량을 더 빠르게 수송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구현하기가 어렵고 전반적인 가성비는 어느 한쪽에 특화된 비행기보다 열악하다는 단점도 있어서 널리 쓰이지는 않고 있다.

5. 자동차+배

다음으로 배 이야기를 해 보자.
자동차와 선박 사이의 교배는 '수륙양용'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친숙한 개념이다. 물론 십중팔구 군용차 형태로 말이다. (1) 물에 뜨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방수 처리가 되기 때문에 차체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운행 가능한 차, 아니면 아예 (2) 물에서도 뜬 채로 달릴 수 있는 차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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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가 민수용 자가용으로 양산되면 일단 낚시꾼들이 무진장 좋아하겠다. 저 차의 이름은 Python이라고 한다. 전산업계에서는 '파이썬'이라고 명칭이 통일되다시피했는데, 다른 업계에서는 '톤', '손' 등 여러 표기가 혼재하는 듯.)

6. 열차+배/비행기

철도 차량은 그 배타성으로 인해 육지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과의 하이브리드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배는 제끼고 랜딩기어가 철도 차량 형태인 비행기가 있어서 활주로가 철길 형태인 상황만을 한번 가정해 보자.

쇠는 고무보다는 착륙 충격과 마찰열에 더 강하겠지만, 그래도 일반 철길도 매일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판에 레일 활주로가 maintanance-free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활주로 이탈 사고를 크게 예방해 주는 것도 아니고 딱히 유리한 게 없다. 오히려 쇠로 만들어진 바퀴와 대차는 아무래도 중량면에서 불리할 것이고 착륙 후 제동을 거는 데도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음, 그나저나 하늘을 날 수 있는 열차라니 은하철도 999 생각도 나고 철덕으로서 이색적인 느낌이 든다.

7. 비행기+배

사실, 20세기 이래로 하이브리드가 가장 잘 발달한 조합은 비행기와 배끼리이다.
지금과 같은 잘 닦인 공항과 활주로가 없던 시절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강, 호수, 바다에서 쉽게 뜨고 내릴 수 있는 비행기가 있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또한 옛날에는 엔진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던 관계로, 장거리 비행기는 비행 중에 엔진이 퍼져서 망망대해로 떨어질 위험이 높았다. 그러니 이걸 감안해서라도 물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는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이었다.

먼저, 다리에 바퀴 대신 뗏목이나 스키처럼 생긴 플로트가 달려서 물에 뜰 수 있는 자그마한 수상기(floatplane)라는 게 있다.
그리고 이것보다는 규모가 크고, 동체 자체가 하부가 둥그렇게 생겨서 물에 뜰 수 있는 비행정(flying boat)이 있다.
A380이나 심지어 An-225보다도 더 커서 역사상 가장 거대한 비행기로 간주되는 휴즈 H-4 허큘리스도 비행정이다. (참고로 '휴즈'의 철자가 Hughes인데.. gh는 알다시피 영어에서 발음이 가장 기괴하게 다양한 걸로 악명 높은 철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비행기 기술이 발달하고 육지에도 공항과 활주로 시설이 구축되면서 배의 기능을 겸하는 비행기는 인기를 잃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수상기든 비행정이든, 물에 뜨는 데 쓰이는 장비들이 일단 기체가 하늘로 뜬 뒤부터는 항공역학적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무게만 차지하는 잉여가 되어 비행 가성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한 물에 착륙(응? 륙?)하면 활주로나 랜딩기어 타이어의 정비는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착수 충격도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이로 인한 기체의 정비가 여전히 불가피했다. 바닷물이라면 염분 부식 문제도 있고 말이다.

오히려 비행 원리가 적용되어 수면을 수~수십m 남짓 떠서 매우 빠르게 달리는 선박으로는 호버크래프트나 위그선 같은 부류가 있다.
고정익기는 "공기를 거슬러 빨리 달린다 → 날개에 양력이 생긴다"의 순인데 이런 선박의 원리를 설명할 때는 "뜬다 → 물의 저항이 없어서 빨리 달린다"로 순서가 바뀌는 것 같다.
성능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조종을 위해 선박과 항공기 면허가 모두 필요하고 안전 같은 문제가 있어서 이쪽 역시 생각만치 실용화는 못 돼 있다.

* 교통수단간의 이종교배 하나만 생각했는데 글 쓸 것, 생각할 거리가 무척 많고 재미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5/02/16 08:25 2015/02/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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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호등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보행자용 신호등, 자동차용 신호등, 심지어 철도 차량용 신호등이 다 있다. 신호등은 처음 등장한 건 19세기 말이고, 지금과 같은 전기식 신호등에 지금과 같은 색깔 관행이 정착한 건 20세기 초쯤이다. 처음에는 정지 신호가 빨강이 아니던 시절도 있었는데, 철도던가 자동차던가 어디서 한번 신호 오인 때문에 대판 사고가 난 뒤에 빨강으로 변경됐다는 걸 읽은 기억이 있다.

다른 신호등은 그냥 별 특징 없는 색깔등에 불과하지만 보행자용 신호등은 색깔뿐만 아니라 사람이 선 모양과 걷는 모양이 추가적으로 그려져 있다. 모든 나라에서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우리나라는 그렇다. 색깔뿐만 아니라 정말 motion으로도 이때는 건너도 되거나 반드시 서야 한다는 걸 표시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단순히 X나 O 모양도 아니고 굳이 사람 모양을 그렸다.

그런데 이것 아시는지? 우리나라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처음에는 색깔이 배경으로 그려져 있고 사람 형상은 검정 고정이었다. 그랬는데 나중에 신호등이 쫙 교체되면서 검은 배경에 사람 형상이 빨강 내지 초록인 형태로 바뀌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특별한 이유는 없고, 신호등이 단순한 전등에서 전기를 덜 잡아먹는 LED 소자 기반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전구 하나를 켜는 게 아니라 사람 그림 모양의 픽셀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신호등의 점등 모양도 지금처럼 바뀌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보행자 신호등에는 남은 시간도 게이지 내지 숫자로 표시되게 UI가 개선되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이런 신호등을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어느 샌가 다 교체되었다.

신호등은 전국의 교차로와 횡단보도에 이거 뭐 한두 개가 있는 게 아니며, 마치 냉장고처럼 사실상 24시간 반영구적으로 가동되는 물건이다 보니 거시적으로 볼 때 전력 소모가 엄청나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전기를 덜 먹는 방식으로 교체하면 투자 비용을 생각보다 짧은 시간 만에 회수할 수 있다.
백열등도 효율이 너무 안 좋다고 국가에서 나서서 퇴출시키는 마당에 하물며 신호등이겠는가. (그나저나 처음 켤 때 깜빡거리는 형광등도 마지막으로 본 지 굉장히 오래 됐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보행자에 이어 자동차용 신호등에도 빨간불이나 파란불에 남은 시간이 표시된다면 어떨까?
악명 높은 노란불 딜레마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데 유리해지는 면이 분명 있겠지만, 운전자들이 저걸 보고는 더 조급해져서 사고가 날 가능성도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모르고 있으라고 도입을 안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경상북도 봉화군은 얼마나 차량 통행이 없고 한적했으면, 대부분의 도로 교차로가 그냥 황색 점멸일 뿐이라고 한다. 그 지경이라면 차라리 로터리를 만들면 신호등을 운영할 필요가 없고 좋을 텐데. 단, 로터리는 공간 소모가 더 크다는 단점이 있다.

빠른 교통수단은 단위 시간 동안 더 긴 거리를 이동하며 더 많은 공간을 점유한다. 그렇기 때문에 얘가 차지하는 트래픽 때문에 느린 교통수단은 신호 대기 때문에 표정속도가 더 떨어지는 효과가 난다. 이것도 일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인지는 모르겠다.
자동차 신호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보행자는 교차로에서의 신호 대기 때문에 동일 구간에서의 통행 소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철도만 해도 KTX 때문에 기존선 구간에서는 일반열차들의 통행 시간이 더 길어진다. 영등포 역에서 KTX를 먼저 보내 주고 출발하느라 하위 열차들은 몇 분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교통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현상이다.

2. 자동차의 국제화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국제화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각 나라의 언어마다 달라지는 GUI 요소들을 별도의 파일로 분리하곤 한다. 소스 코드를 고쳐서 재빌드를 하지 않고도 이 데이터만 추가하거나 교체하면 새로운 언어에 대한 지원을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말이다. 그나마 문자 코드 하나는 유니코드 덕분에 천하통일이 이뤄진 관계로 일이 예전보다 많이 수월해졌다.

그런데 자동차에도 이렇게 각 국가별로 따로 세팅을 해야 하는 요소가 있다. 물론 자동차 내부에서 동작하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같은 건 프로그램 차원에서 다국어 UI를 갖춰야겠지만, 그런 것 말고 대시보드나 계기판에 있는 간단한 표현들은 그냥 영어 원어 표현을 냅두지 그런 걸 일일이 다 현지 언어로 바꾸지는 않는다.
그것보다 더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1) 운전대의 위치와 (2) 속도계 숫자의 단위이다.

세계적으로는 자동차가 우측통행을 하는 나라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좌측통행을 하는 소수의 나라들이 영국과 영연방, 과거에 영국 식민지였던 나라, 그리고 영국식으로 근대화를 한 일본처럼... 존재감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나라들이다. 그러니 좌측통행용 우핸들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건 마치 글자를 쓰는 방향이 L2R이냐 R2L이냐 하는 문제 같다. 아랍권에서는 프로그램의 세로 스크롤 막대가 창의 오른쪽 구석이 아니라 왼쪽 구석에 있다.

요즘 자동차 중에는 운전석 쪽 대시보드와 조수석 쪽 대시보드의 외형이 대칭이 되게 해서 좌핸들과 우핸들을 동일 생산 라인에서 최대한 저렴하게 동시 처리 가능하게 설계된 경우가 있다. 이건 마치 양손잡이용 가위 내지 마우스 같은 컨셉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가 더 오래 지속되고 일제 치하에서 도로 시설이 확충되고 자동차가 대중화됐다면, 한반도까지 좌측통행 지역으로 굳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해방 당시까지 한반도에는 등록된 자동차 수가 1만 대가 채 되지 않았으며, 서울을 제외하면 압도다수의 길이 여전히 차선이고 신호등이고 뭐고 없는 비포장이다 보니 여전히 자동차의 통행 방향은 그냥 정하기 나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미군정이 들어선 지 얼마 안 되었던 1946년 4월에 한반도에서 자동차의 통행 방향은 우측으로 개정되었다. 그래야 우측통행을 하는 미국에서 들여온 좌핸들 차량들이 별다른 불편 없이 한반도에서 곧장 다닐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럼 철도는 사정이 어떨까? 철도야 조향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대가 어디에 있든지 별 의미가 없다. 국내에는 수도권 전철 4호선처럼 한 전동차가 좌측통행 구간(국철 과천· 안산선)과 우측통행 구간(서울 지하철 4호선)을 아예 직통 운행까지 한다. 자동차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또한 해방 당시엔 통행 방향의 구분이 필요한 복선 철도 자체가 경부· 경의선 말고는 없었기 때문에 그때 마음만 먹고 좀 매몰비용을 감수했다면 철도의 통행 방향도 우측으로 과감하게 확 뜯어고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철도는 여전히 좌측통행으로 그대로 유지되었다. 자동차처럼 차량의 운전대 방향을 꼭 맞춰야 할 필요가 없었고, 또 기존 철도역들의 시설을 고치는 게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또한 이건 정말로 그냥 하나로 정하기 나름일 뿐, 무슨 협궤-표준궤 개궤라든가 100-220V 승압처럼 미래를 내다보고 꼭 바꿔야 할 과업까지는 아니기도 하니까.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근대화· 산업화가 한 박자 늦었던 대신, 그래도 전압이나 철도 궤간 같은 건 깔끔하게 통일이 잘 됐고 승압 같은 것도 너무 늦어지기 전에 잘 해냈으니 이건 다행스러운 점이다.

좌측 우측 얘기가 길어졌고, 다음으로 속도계 단위이다. 이건 잘 알다시피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미터법을 안/못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가 세계 최강대국이다 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생긴 고려 사항이다.
미국의 자동차 속도계를 보면 바깥에 큰 숫자로 마일이 적혀 있고, 안쪽에 작은 숫자로 킬로미터가 적혀 있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다니는 자동차에다가는 굳이 그렇게 안 해 줘도 된다. 미국의 프리웨이는 속도 제한도 시속 55~65마일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게 얼추 시속 100km에 대응한다.

3. 차선의 색깔, 가변 차로 등

외국의 자동차 주행 동영상을 보면서 본인이 굉장히 놀란 점이 있는데..
중앙선 차선이 우리나라처럼 황색 실선이 아니라 그냥 흰색 실선이기 때문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북한도 그랬던 것 같다. (물론 거기는 아예 차선이 안 그려지고 길만 덩그러니 놓여 있거나, 그냥 중앙분리대가 따로 있는 경우가 더 많지만)

흰색 실선은 같은 방향인데 차선 변경을 할 수는 없는 터널 같은 구간에서 쓰는 게 아닌가?
하나만 그은 것과 두 줄을 그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 같은 사람은 좀 혼동할 것 같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차를 외국으로 수출할 때, 고급차에 들어가는 중앙선 침범 감지 장치의 알고리즘까지 고쳐야 한 사례가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중앙선이 아니라 도로의 가장자리에 그어진 황색 실선은 이 도로가 주· 정차 금지 구간임을 뜻하고, 황색 점선은 잠시 정차만 가능하다는 걸 뜻한다. 흰색 선이거나 가장자리에 선이 없으면 그런 제약이 없다는 뜻이고.
차선 색깔의 구분이 없으면 그런 것도 표현을 못 할 텐데 말이다.

다음으로 생각할 만한 사항은 가변차로이다.
가변차로는 양쪽의 방향이 같은 것이 있고 다른 것이 있다. 전자는 고속도로에서 시간대별로 갓길과 차로를 병행하는 구간으로, 점선이든 실선이든 흰색 선이 그어져 있다. 예전에 고속도로에 간간이 있었던 버스 정류장 부지가 지금은 진짜 갓길 내지 졸음 쉼터로 재활용되는 추세이다. 갓길이 차로 모드가 아니라 갓길 모드일 때 무단으로 통행했다가는 나중에 피본다.

한편, 후자는 시간대별로 상· 하행의 교통량의 편차가 큰 시내 구간에서 중앙의 몇 개 차선을 방향별로 가변적으로 운행하는 구간이다. 차선으로는 황색 점선이 그어져 있다. 전체 차선 수가 애매하게 홀수 개가 됐다거나 할 때도 가변차로를 검토할 만하다.

후자 가변차로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지는 않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곳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상왕십리-왕십리 구간의 지상 도로 정도이다.
여기는 운전자가 헷갈리면 차선을 잘못 진입해서 자동차끼리 정면충돌 사고가 날 수 있어 88 올림픽 고속도로 뺨치게 대단히 위험하다. 위에 지금 진입 가능 방향과 금지 방향이 전광판으로 표시되어 있으니 그걸 잘 봐야 한다. 오거리· 육거리에서 어느 신호등이 우리 방향 것인지를 헷갈려서 잘못 진입하는 식의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물론 가변차로라고 해서 대책 없는 막장으로만 운영되는 건 아닌지라, 한 차로의 통행 방향이 바뀔 예정이라면 그로부터 한참 전부터(거의 10분 가까이) 완충 타이밍을 둔다. 모든 방향으로부터 차들의 통행을 금지시키 시작하여, 해당 구간 전체가 텅 비었을 때 비로소 방향을 반대로 바꾼다. 재미있지 않은가?

지하철만 해도 승강장이 섬식이면 한 승강장을 양방향 승객이 모두 공유하는 관계로, 출퇴근 때처럼 방향별 이용객 수의 편차가 클 때 공간 활용 효율이 더 올라간다. 그리고 선로가 단순히 복선이 아니라 3선이라면, 한 선로를 무정차 회송 선로로 활용하여 몰리는 방향의 열차를 반대 방향 열차보다 더 자주 투입시키는 게 가능하다.

가변차로는 자동차의 통행에서 비슷한 효과를 노린 발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설을 구축하는 데 든 노력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고 심리적으로 위험하다고 느껴지는지라 요즘은 더 만들지 않고 기피되는 추세이다. 마치 옛날에 산업화·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서울 시내 고가도로들이 요즘은 반대로 철거되는 추세이듯이 말이다.

아이고, 차선 하나만 갖고도 색깔부터 시작해서 할 얘기가 굉장히 많았다.
자동차가 어느 정도 신호 대기 없이 쭉쭉 달리는 곳이라면 어지간한 4차선짜리 국도에도 요즘은 단순 중앙선 대신 중앙분리대가 설치되곤 한다.

졸음운전 내지 빗길에 미끄러진 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춰선 경우가 지금까지 한둘이었던가. 중앙분리대는 중앙선 침범 정면충돌 교통사고를 예방해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중앙분리대는 밤에 반대 방향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가려 주는 역할도 해서 더욱 좋다.
양방향 사이에 화단을 조성하거나 아예 방향별로 도로를 따로 만든 경우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흔치 않다.

실선 차선 구간이라 하더라도 자동차 운전 중에 차선을 변경하려면 C/C++에서 서로 다른 타입의 포인터끼리 대입할 때처럼 깜빡이라는 형변환 연산자를 꼭 넣어 줘야 할 것이다. 안 하면 최소한 쌍라이트+쌍욕+경적이라는 warning과, 최악의 경우 사고라는 에러가 날 가능성이 커진다.

Posted by 사무엘

2015/02/08 08:25 2015/02/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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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세기 초· 중반이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다면 그 당시 길거리를 달리던 옛날 자동차들도 재연되어야 한다. 이런 '올드카'들은 상업적인 임대 수요가 있으며, 이를 대여해 주는 업체도 응당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원하는 올드카를 못 구하면, 외국으로 진작에 수출된 옛날 국산차를 다시 역수입해 와서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진작에 처분된 차들이 외국에서는 아직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1990년대 이전의 옛날 자동차는 지금의 자동차하고는 당장 연료가 호환되지 않을 텐데 그런 건 어떻게 극복했나 모르겠다. 당장 휘발유만 해도 유연과 무연의 차이가 존재하며 경유 역시 유황 성분이 더 줄어들고 이것저것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는.. 어차피 화면에는 올드카의 외형만 비치면 되니까 엔진은 요즘 차량의 것으로 싹 갈아 버릴 수도 있다.
요즘 관광용으로 일부러 도입해서 굴리는 증기 기관차는 겉모양만 증기이지 석탄이 아닌 석유로 물을 끓인다거나, under the hood는 아예 내연 기관이 달린 디젤 기관차인 경우가 대부분이듯이 말이다.
하지만 자동차의 경우 엔진 교체는 쉽게 가능한 일이 아니며, 엔진이 다른 것으로 교체되어 버리면 엔진음은 옛날 차의 것이 그대로 재연되지 못할 것이다.

본인은 지난 올해 상반기 중에 서울 시내에서 포니 2를 한 대 구경한 적이 있다.
그렇게 한 차를 20년, 30년씩 굴린 차주들은 당연히.. 주변에서 “그랜저를 줄 테니, 그 포니를 내게 파시오.” 식으로 제안하면 절대로 응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엄청나게 길게 길러서 기네스북급의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 해도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그걸 안 자른다. 하물며 자기 인생을 함께한 올드카 애마를 돈 몇 푼에 처분하겠는가?

우리나라의 올드카 수집가로 유명한 사람은 이걸로 아예 직업을 삼은 금호 상사의 대표 백 중기 씨이다. 금호 렌터카와 혼동하지 말도록. 이미 1970년대부터 길거리에서 소리없이 사라져 가는 올드카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시발 자동차 택시, 기아 삼륜차, 이 승만· 박 정희 대통령의 관용차 등 까마득한 올드카들을 수집해 왔다고 한다.

단종되고 제조사로부터 A/S가 더 없고 부품을 정상적인 통로로 구할 수 없는 자동차는 소프트웨어로 치면 지원이 완전히 종료된 abandonware나 마찬가지이다. 저분은 수백여 대의 올드카를 보유하고 있다는데 단순 정태보존인지, 아니면 운전이 가능한 동태보존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세금· 보험료 같은 굴레 없이 수집이 가능했는지도 궁금하다.
거기에다 평상시에 보존· 유지를 위해 물리적으로 깨지는 비용을 생각하면 올드카 임대를 통해 그렇게까지 많이 수지 맞는 장사를 해 온 건 아니라고 함. 아무튼 덕업일치에 좋은 일을 해 온 대단한 분이다.

2.
그리고 올드카 얘기 하나 더.
예전에 이 블로그에서 새한 자동차 시절의 구닥다리 8.5톤 덤프 트럭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한 자동차계의 노인학대가 존재한다는 정보를 엔하위키를 통해 전격 입수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에서 생산한 바퀴 10개짜리 카고트럭.
무려 1940년대 중반에 생산된 군용차인데, 현역에서는 1970년대에 물러나고 민수용으로 풀린다.
그런데 그런 차가 충북 내지 강원도의 오지에서 적어도 2000년대 중후반까지 혹사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 차의 애칭은 '제무시 트럭'이다. GMC를 일본식으로 읽으면 '지-에무-씨'가 되는데 그걸 줄여서 '제무시'라는 기괴한 명칭이 된 것.
군용차는 무겁고 완전 기름 먹는 하마 급의 연비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어마어마하게 튼튼하며 어지간한 트럭이 지나갈 엄두를 못 내는 험지나 오르막도 거뜬히 오른다.
시간이 정지한 듯한 이 트럭의 활약기를 살펴보시기 바란다.

3.
세워진 자동차에 주차료가 부과되는 것만큼이나 공항에 세워져 있는 비행기에는 시간에 비례하여 주기료가 부과된다. 이거 생각보다 꽤 비싸다. 인천 공항에 보잉 747 여객기를 세워 놓는 비용은 하루 기준으로 거의 1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지금은 더 올랐을지도 모름)

물론 보잉 747은 어마어마하게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거대한 물건이긴 하나, 어쨌든 금액의 스케일이 10분당 1천원 꼴로 주차료를 받는 서울 시내의 좀 비싼 유료 주차장의 임률도 아득히 초월하는 셈이다. 게다가 인천 공항 정도면 주기료가 합리적이지, 공항 이용 비용이 악랄하게 비싼 축에 드는 공항도 아니다.
비행기는 하늘을 날면서 승객과 화물을 나를 때는 돈을 벌어다 주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만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수 년 전엔 인천 공항의 주기장 한쪽 구석에는 태국, 이란 등 운영이 제대로 못 되고 있다가 사실상 망한 항공사의 여객기가 최대 4대 무단 방치된 적이 있었다. 2년 넘게 방치된 비행기는 당장 운용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기료도 수억원 대가 넘게 밀렸을 텐데... 2010년대 이후로는 뉴스 기사가 더 보도되지 않는 걸로 보아 지금쯤은 인천 공항 측에서 그런 흉물을 임의로 압류· 매각을 해서 처리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도 남북 관계가 안 좋아져서 개성 공단이 가동이 몇 달 중단된 동안 기계들이 다 망가졌다고 공장주들이 울상이었다. 자동차만 해도 한 달 정도만 안 몰고 있으면 상태가 어찌 될지 알 수 없는데 기계라는 게 참 그런 특성을 가진 물건인 것 같다. 장기간 가동을 안 할 거면 연료를 빼내고 장기 보존 가능한 특수한 처리라도 해야 할 터.

4.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모하비 사막에는 '모하비 공항'이라는 생소한 공항이 있다. 얘는 세관· 검역 시설을 갖춘 국제공항도 아니고 정기 운항 비행기도 없이 사막에 덩그러니 놓인 듣보잡 공항일 뿐인 것처럼 보이나, 다른 공항에는 없는 특별한 속성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식 타이틀이 단순 airport가 아니라 air and space port라는 것. 즉, 여기는 단순 항공기뿐만 아니라 민간 우주선(Spaceship One 같은)이 이착륙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는 바로 민항기의 양로원 내지 무덤이다. 건조하고 땅값 저렴한 사막이다 보니 전세계에서 퇴역한 항공기, 혹은 망한 항공사로부터 매각된 항공기들이 여기에 수두룩하게 쌓인다. 아직 현역으로 구를 만해서 다른 항공사로 저렴한 중고로 팔려간다면 다행이지만, 상품성을 상실할 만큼 심하게 노후한 항공기는 여기서 폐기되어 부품이 뜯겨 나간다.

5.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근처(근처..래 봤자 수백~천수백 km 떨어져 있지만)에 있는 아리조나 주의 데이비스 몽선(Davis-Monthan) 공군 기지 인근에는 '노후 전투기 보관소'가 있어서 수천 대에 달하는 퇴역 군용기들이 보존되어 있다. 미 해군, 공군, 해병대가 쓰다가 퇴역시킨 군용기들은 거의 다 여기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에 남아 있는 항공기들은 대략 70%가량은 약간의 수리를 거친 뒤 다시 비행이 가능한 정도라고 한다.
모하비 공항은 인근에 에드워즈 공군 기지가 있긴 하지만 공항 자체는 민간 공항이다. 하지만 여기는 주 보존 대상도 군용기들이고 엄연한 공군 시설 내부이다.

이 보관소의 항공 사진을 보노라면 “전투기는 많지만 조종사가 없습니다(부족합니다)!”라고 하는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의 대사가 고증에 굉장히 충실하게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여러 조종사가 한 비행기를 굴리가면서 타는 게 일반적이지, 전투기가 조종사보다 더 많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과연 show me the money 국가인 미국이니까 가능한 스케일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4/11/07 08:27 2014/11/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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