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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표준의 필요성

1. 새마을호 객차

옛날에(1980~2010년대) 우리나라에 새마을호 열차가 다니던 시절에..
새마을호는 기관차 견인형과 액압변속 디젤동차형 둘로 나뉘었던 걸로 유명했다.
동차형 새마을호는 동력분산이 아니라 동력집중식이었다. 즉, 맨 앞, 맨 뒤 양쪽의 동력차만 빼면 그 사이의 객차들은 엔진 같은 게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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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기관차 견인형 새마을호의 객차와 동차형 새마을호의 객차는 크기와 좌석이 동일하고 인테리어 동일하고 외형적으로 다를 것이 전혀 없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인해 전원 점퍼 같은 세부 규격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고 호환되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새마을호 객차이지만 기관차 견인형과 동차형을 서로 섞어서 편성할 수 없었다..!

물론 새마을호 전용 동력차로부터 전력을 받는 거랑, 그런 거 없이 통상적인 기관차나 발전차로부터 전력을 받는 게 내부적인 구현 형태는 많이 다르긴 했을 것이다. 그리고 동차 편성은 그 특성상 유동적인 객차수 조절을 별로 염두에 두지도 않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입출력 인터페이스가 달라야 할 필요가 없는 물건이 규격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 것은 좀 아쉬운 점이다.

이제 우리나라에 동차형 새마을호와 비스무리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는 열차는 경복호밖에 남지 않았다.

2. 아폴로 13호 우주선

1970년, 미국의 아폴로 13호 미션 때는 사령선에서 폭발 사고가 났다. 이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달 착륙선에 있던 전기와 산소까지 어떻게든 끌어다가 사령선의 승무원들을 생존시키고, 이들을 지구로 생환시켜야 할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사령선의 이산화탄소 제거기와 달 착륙선의 이산화탄소 제거기는 서로 다른 제조사에서 만들었는지 단자 모양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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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있던 엔지니어들이 단자 모양을 어떻게든 맞추는 방법을 찾아내 알려주고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이렇게 똥줄 타는 경험을 한 뒤, 아폴로 14호부터는 두 기계는 단자 모양이 당연히 서로 호환되게끔 시정 조치가 취해졌다.

3. 일본군의 육· 해군 대립

2차 세계 대전 시절에 일본군에서는 육군이 잠수함을 만들고 해군이 탱크를 만들기도 했던 게 아주 유명하다. =_=;;;;; 서로 노하우 공유나 부품 호환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전부 따로국밥..
해병대 상륙함이라든가 폭격기 같은 건 육· 해군 경계가 모호할 수도 있다고 치지만, 탱크와 잠수함은 너무했다. -_-;;;

구 일본군의 병크가 워낙 유명하긴 하지만, 컴터 업계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꽤 악독했다.;;; 구글, 애플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내부의 팀들끼리 경쟁하고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다. 정보 공유 같은 것도 없고 같은 기능의 중복 개발이 난무했다.

현재 시스템에서 실행 내지 load돼 있는 프로세스· DLL을 조회하는 API를 Windows 9x 팀과 NT 팀이 어떤 정보 공유도 없이 제각기 따로 개발했질 않나, (dbghelp vs psapi)
Visual C++ 팀과 Windows 팀이 C 런타임 라이브러리를 오랫동안 서로 따로 만들고 놀았다.
Office 팀은 파일 대화상자를 자체적으로 따로 개발하고 심지어 한중일 IME도 따로 자체 개발했었다. (Windows XP 시절까지)

4. C++ 표준 라이브러리

하긴, C++이라는 언어도 말이다. 처음부터 정교하게 설계된 언어가 아니라 "C에다가 객체지향만 살짝 얹은 그 무언가"에서 출발했다가 차츰차츰 아주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진화된(evolved) 언어이다.

얘는 처음 등장했을 때 자기만의 표준 라이브러리, 클래스 라이브러리라는 게 없었다. 언어 차원에서 기본 제공되는 모든 오브젝트들의 뿌리 기본 클래스라는 개념도 없다. 그저 void*만이 있을 뿐;;;

1990년대 초, C++ 3.0에서 템플릿이라는 게 추가되고 나서 이를 이용한 범용적인 알고리즘/컨테이너 구현체인 STL이라는 게 알음알음 등장하고, C++98이 돼서야 라이브러리의 표준화가 논의됐을 뿐이다. 다른 객체지향 언어들과 비교했을 때 표준 라이브러리가 너무 늦게 제정됐다.

그 와중에 C++ 컴파일러가 등장하고 컴퓨팅 환경이 DOS에서 Windows로 넘어가는 동안..
수많은 라이브러리 개발사들은 그새 자기만의 문자열 클래스, 자기만의 동적 배열, 자기만의 링크드 리스트 컨테이너 등등을 만들고 또 만들게 됐다. re-invent the wheel!! 뭐, 이거는 앞에서 언급했던 마소 부서들의 중복 구현과는 성격이 좀 다른 현상이지만 말이다.

5. 전기 플러그

전기· 전자는 표준 규격이라는 게 오만 데 다 필요한 분야임이 틀림없다. (1) 가정용 교류 전기의 전압(100, 220)은 대표적인 예이고, 교류의 경우 주파수도 말이다(50 또는 60hz). 난 직류는 뭔가 민물고기(강=도시철도?) 같고 교류는 바닷물고기(광역/일반/고속철도??) 같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 왔다.

(2) 전기 자체의 물리량뿐만 아니라 전원 플러그의 외형적인 모양도 어쩌다 보니 세계적으로 완전히 통합되지 못했다. 전부 합하면 10여 종이나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 모든 전원 플러그에 대응 가능한 뚱뚱한 플러그가 공항 면세점이나 잡화점에서 팔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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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기 플러그는 전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옛날 100V용으로 쓰였던 각진 type A형 플러그로 220V를 넣을 수도 있고, 반대로 오늘날 220V용으로 쓰이는 동그란 돼지코 type C 플러그로 100V를 넣을 수도 있다. 그냥 정하기 나름..
그런 맥락에서 만능 플러그 역시 변압은 해 주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그건 소비자가 알아서 변압기를 구비해서 해결해야 한다.

승압을 하면서 플러그의 모양까지 딴 걸로 바꾼 건 뭐랄까 마소에서 16비트에서 32비트로 갈아탈 때 실행 파일 포맷이라는 껍데기를 NE에서 PE로 바꿔 버린 것과 비슷한 변화 같다.

6. 충전 단자

전원 플러그 다음으로는 충전기도 생각해 보자.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핸드폰/피처폰들의 충전기와 짹 모양이 전부 제각각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폰을 통째로 받침대에다 찰칵 꽂아 놓고 충전했던 적도 있는데..

이제는 USB 포트가 전자기기 간의 연결뿐만 아니라 소형 전자기기들의 충전까지 책임지는 만능 단자로 등극했다. 오죽했으면 그 도도하던 아이폰까지 USB C를 도입할 지경이니까.
하지만 컴퓨터와의 접점까지는 없는 일부 저렴한 손전등이나 전동 면도기 중에는 여전히 듣보잡 고유 단자와 전용 충전기만을 고집하는 물건이 있다. 이런 것들은 차차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충전 상태를 나타내는 시각 피드백도 좀 통일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충전 중엔 적색이다가 완료 후엔 녹색.
  • 충전 중엔 녹색이다가 완료 후엔 녹색 점멸;;
  • 충전 중엔 황색이다가 완료 후엔 불빛 꺼짐
  • 충전 중엔 황색 깜빡이다가 완료 후엔 황색

옛날에 폰과 디카의 배터리를 따로 꺼내서 충전하던 시절엔.. 본인은 위의 케이스들을 전부 다 봐 왔다.;;;

7. 좌표계

국가별로 도로에 좌측/우측통행 기준이 다르다면, 컴퓨터에는 CPU 제조사에 따라서 비트 배열 순서(엔디언)가 차이가 있다. 그런데 컴퓨터에는 그것 말고 기하학적인 좌표의 취급 방향도 살짝 파편화된 구석이 있다.

2차원에서는 Y축의 양수가 아래로 가느냐, 위로 가느냐가 다르다. 아래는 글을 써 내려가는 방향과 일치하는 반면, 위는 수학 좌표계와 일치한다.
이건 뭔가 번호 다이얼(아래로)과 계산기의 숫자(위로) 배열 방향 차이와도 비슷해 보이는데..?

BMP 그래픽 파일은 위쪽(수학) 좌표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Windows에서는 원초적인 픽셀 기반의 MM_TEXT 좌표계만이 아래쪽이고, 나머지 현실 단위계와 대응하는 좌표계들은 위쪽이다. macOS 환경은 MM_TEXT라는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고 몽땅 위쪽인 걸로 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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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원을 넘어 3차원으로 가면.. XY 평면 위로 Z축의 양수가 어느 쪽으로 뻗느냐에 따라 왼손 또는 오른손 좌표계로 나뉜다. 오래된 표준 그래픽 라이브러리인 OpenGL은 오른손 좌표계이지만, 후발주자였던 DirectX는 왼손 좌표계를 채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상이다.
자고로 어떤 기계나 컴퓨터 프로그램은 겉으로는 똑같이 동작하더라도 내부 디테일은 어떤 규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제품의 유지보수라든가, 타사 제품과의 연계를 위해서는 산업 표준을 만들어서 그걸 따라 만들게 하는 게 좋다.

컴퓨터 세계를 더 살펴보자면, 유니코드라는 게 없던 1990년대 초까지는 한글 코드조차 조합형이니 완성형이니 난립해서 문제였었다. 21세기 초까지는 동영상 코덱도 난립(1990~2000년대)했었다.
철도는 궤간이 대표적인 문제이고.. 아날로그 TV 시절에는 디지털 동영상 코덱이 아니라 아날로그 영상 신호 내부 구조가 PAL이니 NTSC니 하는 표준 규격이 있었다. 이런 걸 다 다루기에는 시간과 지면이 부족하니 이 글에서는 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5/06/15 19:35 2025/06/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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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력이라는 출력의 의미

1마력이라는 건 75킬로그램짜리--정확히는 질량 75kg에 지구 중력가속도가 적용된 75kgf-- 물체를 초속 1m, 즉 사람이 천천히 걷는 정도인 시속 3.6km의 속도로 들어서 위로 끌어올리는 '일률'을 말한다.
마력에 대해서 문화권별로 HP냐 PS냐 하면서 자잘한 차이가 있긴 하다. 허나, 이 글에서는 그건 논외로 하고, 미터법을 기반으로 하는 프랑스/독일 스타일 마력(PS)을 다루기로 한다.

사실, 힘이라는 건 질량을 가진 물체의 운동 속도를 변화시키는 변화량을 나타낸다. 그 힘이 축적되어서 물체가 이동하면서 일을 하며, 일률은 그 일을 단위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하는지를 나타낸다.
가벼운 물체가 신속하게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체를 그에 상응하게 천천히 움직이면 일률이 서로 비슷하게 산출될 수 있다. 그러니 힘과 일률은 비슷한 것 같지만 엄밀히 따지면 서로 관점의 차이가 있는 개념이다.

그럼 1마력은 어느 정도 힘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일률일까?
비만이 아닌 성인 남자 하나, 혹은 지게 하나를 꽉 차지하는 쌀 한 가마 무게가 75kg 부근이다.
이건 리어카에 실어서 사람 보행 속도로 밀거나 끄는 것도 사람 혼자서는 쉽지 않은 무게일 것이다. 그런데 이걸 붙들고 위로 끌어올리는 거라면..???? 사람의 근육으로 범접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위력임을 알 수 있다.

올림픽 역도 선수는 75kg의 2~3배에 달하는 무게의 역기를 들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바닥에서 머리 위로 2m 남짓 번쩍 들어올리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를 한번 생각해 보자. 사람이 아니라 동물 말은 이 정도 일률이 평범하게 나오는가 보다.

건강한 성인 남자가 자전거로 페달을 최대한 죽어라고 밟을 때 발이 산출하는 일률이 대체로 0.1~0.2마력 주변이라고 한다.
사람은 체중이 있으니 쎄게 밟으면 페달질 중의 토크(돌림힘)는 그냥 휘발유 승용차 엔진의 최대 토크에 근접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잠깐만 말이다.
중형차의 최대 토크가 반지름 1m짜리 회전축 기준으로 거의 20kgf가량이다. 자전거 페달 크랭크암은 20cm가 채 될까말까이니 저 기준에 맞추려면 힘을 5배 가까이 곱해 줘야 한다.

그런데 자동차 엔진은 그 힘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회전수는 사람의 자전거 페달링 회전수의 수십 배를 상회한다. 제원에 명시된 150~200마력이야 풀악셀을 밟을 때에나 나오는 최대 한계이지만, 악셀 안 밟고 공회전 아이들링 크리핑만 해도 기본이 10마력대이다.
그러니 자동차는 D 해 놓고 슬금슬금 기어가는 상태라도 힘을 절대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저 상태로도 사람 태우고 과속방지턱쯤은 우습게 넘으며, 아주 약간의 오르막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엔진 말고 다른 예로는..
(1) 15층 이하 건물에서 통상적인 속도로 주행하는 엘리베이터가 보통 분속 60m라고 한다. 즉, 초속 1m, 시속 3.6km인 마력의 레퍼런스 속도와 동일하다.
어떤 엘리베이터 모터의 최대출력 마력은 승차정원의 수와 얼추 비슷하며, 최소한 그와 선형적으로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는 카 자체의 무게라든가 다른 여유분도 추가되겠지만 말이다. 15인승 엘리베이터에는 20~30마력짜리 모터가 쓰인다고 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2) 통상적인 자동차 에어컨이 한여름 최대 출력(최저온?)으로 돌아갈 때 끌어다 쓰는 엔진 동력도 내가 알기로 얼추~~ 1인당 1마력꼴이다.
통계에 따르면 5인승 자동차에 들어가는 에어컨이 깎아먹는 출력 오버헤드가 3~5 마력.
그리고 40인승 이상의 대형 버스에 장착되는 에어컨이 최대 출력이 40~42마력 남짓이라니 꽤 정확하게 대응한다.

디젤 엔진에 지금처럼 커먼레일에 터보차저 같은 기술이 도입되기 전.. 옛날에는 6000~7000cc 배기량의 버스 엔진도 최대 출력이 고작 150~160마력 안팎이어서 요즘 중형 승용차보다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긴, 그때는 버스에 에어컨이 없고 천장 선풍기밖에 없었겠다만..;; 에어컨이 갓 장착됐던 시절에는 이게 차량의 성능에 주는 부담이 꽤 컸다. 에어컨을 쌩쌩 틀면 차가 오르막을 잘 못 오르고 가속이 잘 안 될 정도였다.

그런 배고픈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고속버스의 법적 정의에 "엔진 출력이 차량 총 중량 1톤 당 20마력 이상일 것"이라는 조건이 들어가 있다. 고속버스라면 그에 걸맞은 고성능 차량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생산되는 버스들은 저 조건을 당연히 아득히 충족한다. '현대 유니버스'가 차량 총중량 15톤에 엔진 최대 출력이 400마력에 달한다.

이상이다.
둘을 종합하면 엘리베이터 모터도 1인당 얼추 1마력, 에어컨의 압축기도 1인당 얼추 1마력..
여름에 에어컨을 돌려서 기온을 낮추기 위해, 머릿수 하나당 엘리베이터 타고 위로 올라가는 정도의 동력이 필요하다는 게 흥미롭다.
그리고 이건 성인 남자가 혼자 자전거 페달을 죽어라고(고속 때문이건 오르막 때문이건) 밟는 일률의 최소 10배 이상.. 보통 수십 배에 달하는 위력이라는 것 말이다.

초· 중등 학교에서 가르치는 고전역학 교육은 복잡한 식 계산도 좋지만 이 숫자들이 일상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게 사람의 힘보다 얼마나 더 엄청난 힘인지, 우리 주위의 각종 기계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애들한테 일깨우는 교육이었으면 좋겠다.

대전액션 게임을 만들려면 개발자들부터가 먼저 때리고 맞는 경험을 해 보고, 철도인이라면 철-철과 아스팔트-고무의 정지 마찰력 차이와 표준궤 궤간의 길이를 몸과 느낌으로 알아야 하듯이 말이다.
열역학은 하다못해 비빔면 끓였다가 물에 담가서 식히는 것과 접목하고 말이다. (물의 엄청난 비열!!)
비행기가 이륙하는 가속을 자동차 급가속으로 경험하려면 악셀을 얼마나 밟아야 할까~~? 이런 것도 좋은 소재가 될 것 같다. 아.. 자동차 운전은 애들이 경험하는 건 아니지만..;;

Posted by 사무엘

2025/06/13 08:35 2025/06/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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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화학이 인류의 삶을 마법처럼 바꿔 놓은 경이로운 시기였다.
자고로 유기물이라는 건 생명체가 아니면 얻는 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는데 그걸 인간이 부분적으로나마 인위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플라스틱, 합성 섬유, 합성 고무, 화학 비료, 농약, 살충제, 새로운 냉매 등등이 연이어 발명됐다. 없는 물질이 새로 만들어지기만 한 게 아니고, 기존 물질도 동· 식물의 부산물에 의존하지 않고 아주 저렴하게 팍팍 많이 찍어낼 수 있게 됐다.

하임 바이츠만이 아주 저렴한 아세톤 합성 방법을 개발한 것,
프리츠 하버가 질소 고정법을 개발해서 암모니아를 치트키처럼 대량 생산하게 된 것.. 이런 게 1910년대의 전설적인 업적의 예이다.

그런데 저런 것만 발명되면 섭섭하기라도 한지, 저 시절엔 그 과학 기술로 인간을 죽이는 물질도 응당 개발됐다. 이는 마치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 우주 로켓과 장거리 미사일과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20세기 이래로 인류 역사상 독가스라는 게 인명 살상용으로 쓰였던 큼직한 사건은 대략 이렇게 분류된다.

1. 정규군끼리의 교전: 1차 세계 대전 서부전선 (1915)

이건 참호를 뚫기 위해 발명된 양대 발명품 중 하나였다.
참호라는 벙커에다가 기관총이라는 시즈 탱크를 구축해 놓으니 이건 뭐.. 통상적인 알보병들 돌격으로는 도저히 뚫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근대 시절의 공성전이라든가 어지간한 해병대 상륙전에 필적하는 난이도였다.

소총도 아니고 대포도 아니고 기관총이라는 공용화기는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끔찍한 대량 살상 무기였다.
처음에는 제국주의 백인들이 미개한 식민지 주민들한테나 이걸 갈겼지만, 얼마 못 가 같은 백인들끼리 서로 쏴 제끼게 됐다.

참호는 병력을 지표면 아래로 짱박히게 해서 그들을 총알로부터는 생존률을 크게 끌어올려 줬다. 하지만 그 참호 속 생활이 얼마나 비위생적이고 끔찍하고 생지옥 같았는지는 두 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그래서 이 전쟁은 19세기까지 유럽에서 몇몇 나라들끼리 툭탁거리던 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전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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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호전을 파훼하기 위해서 1차 세계 대전 때 발명된 신무기가 바로 (1) 탱크와 (2) 독가스였다.
탱크야 기관총이나 소총의 총알에 뚫리지 않으면서 참호고 뭐고 다 짓밟으면서 전진하기 위한 물건이었다. 다만, 아직 자동차조차 허접하던 시절에 처음으로 개발된 탱크는 성능이나 안정성, 신뢰성 같은 게 많이 빈약했다. 가격도 너무 비쌌고..

다음으로 독가스는 물리적인 파괴력 없이 적군 병력을 고통스럽게 죽이거나 도망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탱크와는 완전히 다른 '화생방'이라는 영역을 개척한 셈이다.
초창기의 독가스는 호흡기를 망가뜨리는 염소 계열이 쓰였다. 시퍼런 쌩 Cl 염소 기체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포스겐(COCl2), 겨자가스((Cl-CH2CH2)2S) 같은 거. 이제는 병사들에게 방어를 위해 방탄조끼나 헬멧뿐만 아니라 방독면까지 필요해졌다.

선견지명인지 모르겠다만, "탄환에다가 독가스를 달아서 쏴서는 안 된다"라는 국제 협약은 놀랍게도 1차 대전 이전, 1899년부터 존재했다(헤이그 협약).
그래서 독일이 독가스를 투입하면서 "우리는 독가스를 총이 아니라 손으로 던지거나(수류탄), 혹은 바람에다 실어서 퍼뜨렸다. 그러니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 이렇게 둘러댔던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급이랄까.

전쟁에서 우리 다같이 쓰지 말자고 결의하는 무기는 단순히 위력이 너무 강하거나 적군을 너무 잔인하게 죽이기 때문에 금지하는 게 아니다. 위력이 아군/적군, 군인/민간인 통제가 안 되고 종전 이후까지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금지하는 것이다.

독가스는 위력이 바람 부는 방향의 영향을 받아 복불복이 심하며, 기껏 적진을 점령했는데 아군조차 독가스의 여파 때문에 거기서 제대로 못 있었다. 즉, 통제를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그 와중에 내가 독가스를 쓰면 상대방도 보복 차원에서 독가스를 썼다. 이러면 전쟁이 굉장히 골치 아파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독가스는 1차 대전 때 잠깐 등장하고 그 뒤에는 정규전에서 쓰이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그 인간 백정 악마 히틀러조차 전장에서 독가스를 투입하는 걸 반대했을 정도였다.
그래도 탱크에 독가스가 등장한 1차 대전의 모습은 이것만으로도 무슨 SF 소설이라든가 성경의 계시록에 등장하는 괴물, 살이 썩는 괴질 묘사를 떠올리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던 충격적인 전투 양상이었다.

2. 인종 청소 대량학살: 나치 독일 홀로코스트 (1941)

자, 나치 독일은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독가스를 군사용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다. 그 대신 그걸 인종 청소라는 더 정신나간 짓에 활용했다.
히틀러는 우생학에 근거한 극단적인 인종주의 망상에 빠졌다. 유대인, 집시 등 열등(?) 인종은 딱히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도, 군사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더라도 그냥 모조리 씨를 말려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신념을 몸소 실천했다.

맨 처음 1930년대 중반부터는 이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주고, 재산을 빼앗고, 격리 및 추방을 시켰다. 그러다가 2차 대전이 터진 뒤에는 대피를 못 하고 점령지에 있던 열등분자(?)들을 수용소에 가뒀다. 여기서도 처음에는 노동을 시켜서 알아서 병이나 굶주림으로 죽게 만들었지만.. 나중에는 노동력조차 필요 없는지 아예 대놓고 학살을 했다.
'명예훼손, 협박'이던 게 '사기, 절도, 강도'로, 그 다음은 '납치, 감금 치사'로, 마지막으로는 대놓고 '살인'으로.. 갈수록 죄질이 나빠지고 탄압의 수위가 더욱 올라간 것이다.

처음에는 학살을 위해서 이 많은 수용자들한테 기관총을 갈겼는데.. 생각해 보니 이건 그렇잖아도 전시에 총알이 아까운 짓이었다. 그리고 명령에 따라 밥 먹고 이 짓만 하던 병사들이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글쎄, 극심한 전투 스트레스도 shell shock 같은 장애를 남기겠지만, 저렇게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아무 명분 없이 저지르는 양학도.. 전투 스트레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사람 양심을 자극하고 정신 건강을 해쳤던 것이다. 피해자 유족의 보복을 대행하는 흉악범 죄수 처형도 아니고, 나라 지키는 전투도 아니고 도대체 뭔 짓이냐?

사람들을 구덩이에다 한데 몰아넣은 뒤 안전핀 뽑은 수류탄을 떨구는 건 소음, 진동, 뒷감당이 난감할 테고..
많은 사람들을 한 명씩이 아니라 한꺼번에 떼거지로 많이, 조용히, 저렴하게, 주변 건물 구조물에 대미지 가하지 않고.. 자기가 살해 당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만들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죽이는 방법은..???

해골 굴리면서 고민하다 보니 사람을 물리적으로 대미지를 가하는 유혈 공법 대신에 화학적인 독가스가 채택된 것이다.
처음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을 생각해 봤는데, 가성비가 맞지 않아서 최종적으로는 치클론 B 독가스 깡통이 선택됐다.;; 이건 HCN 청산가리를 주입시키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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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해 보시라! 이 시스템은 저놈들이 나름 엄청 "많이" 고민하고 애쓴 결과물이었다. 완전 싸이코 그 자체였다. =_=;;;
수용소에서 독가스를 이용한 최초의 집단 학살은 1941년 가을이니 태평양 전쟁과 독· 소 전쟁이 발발한 때와 시기적으로 비슷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소련군 포로, 폴란드의 반동분자, 몇몇 유대인들에게 베타테스트가 행해졌는데.. 결과가 괜찮았다!
그 뒤 1942년 1월, '반제(지명 Wannsee) 회의'에서 나치 수뇌부는 "유대인들을 이런 식으로 죽여서 완전히 씨를 말리자~! 절멸시켜 버리자" 이렇게 정식으로 결의를 했다.

이때부터 쟤들이 운용하는 살인 공장에서 가스실은 1945년 초까지 거의 3년 동안 쉬지 않고 꾸준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원래 치클론 B는 오늘날에도 선박이나 대형 창고처럼.. 엄청 넓고 사람이 상주하지 않고, 안전보다는 가성비와 위력이 더 중요한 공간에서는 살충제 구서제로 잘 쓰이고 있다. 나치 수용소에 납품되는 치클론 B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안전을 위해 원래 일부러 첨가하는 악취· 구토 유발제를 "빼고" 납품되었다.

앞서 언급했던 하임 바이츠만은 아세톤 합성으로 탄약· 폭약 생산을 혁신시켰다.
그러나 프리츠 하버는 1차 대전 시절에 군용 독가스의 개발을 주도했으며, 나중엔 저 치클론 B의 개발에도 참여했었다. 사람을 살리는 발명도 하고 죽이는 발명도 한 셈이다.

3. 불특정 다수 테러: 옴진리교 (1995)

이렇듯 독가스는 저렇게 1차 대전 시절의 끔찍한 군용 무기, 2차 대전 시절의 극악무도한 활용 사례로 인해 인간에게 정말 진절머리 나는 악몽을 안겼다. 이제 독가스라는 건 어디 공업 단지에서 산업 재해가 터졌을 때에나 유출되지, 국가 공권력이 대놓고 살포할 일은 없어졌다.
그나마 옛날에는 과격한 시위· 데모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이 최루가스 같은 걸 살포했지만 이건 사람을 대놓고 죽이려는 목적은 아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참 뒤, 일본의 옴진리교가 저지른 도쿄 지하철 ‘사린’ 가스 테러는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독가스를 대량 살상 무기로 사용한 테러 사건이었다.
이건 북괴? 알 카에다? ISIL? 그 어떤 악당들도 시도한 적이 없었던 또라이짓이었다.

옴진리교는 자기가 저지른 범죄가 수사되고 추적되는 걸 더 큰 사고를 쳐서 무마시키려고 한 미친놈들이었다. 빚을 빚으로 막는 것도 아니고..
하긴, 일본 제국이 옛날에는 자기가 전쟁 벌여서(중일 전쟁) 사고 친 걸(석유 금수 조치) 더 큰 사고를(태평양 전쟁) 쳐서 무마하는 상또라이짓을 한 적이 있긴 했다.

결국 옴진리교는 공권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고, 머리 치렁치렁하던 교주는 이때 체포돼서 2018년에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4. 요인 단독 테러: 김 정남 피살 (2017)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엔 북한 김 정일의 장남 김 정남이.. 말레이시아의 공항에서 괴한에 의해 VX라는 독극물을 얼굴에 강제 접촉 당하고는 곧장 목숨을 잃었다.

VX는 옴진리교 시절의 사린보다 독성이 훨씬 더 강하고 위험한 물질이다.
검색을 해 보니 사린은 화학식이 C4H10FO2P이고 VX는 C11H26NO2PS이네.. 어쨌든 VX가 더 복잡하고 정교하고 더 흉악한 물질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앞의 1~3처럼 호흡기로 독가스 주입이라기보다는.. 황산 테러 쪽에 가깝다. 그래도 화학 무기의 범주에 드는 건 변함없다고 하겠다. 화약의 힘으로 금속 파편을 박아 넣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사람을 죽였으니 말이다.

이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독가스의 사용 범위가 작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방면에 대한 위험이 완전히 없어질 수는 없으니 각종 군사 훈련이나 민방위에도 '화생방'은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같다.
다음은 이런 독가스· 독극물에 대한 자잘한 여담들이다.

(1) 위에서 소개된 저런 독가스들은 상당수가 반도체의 제조에도 쓰인다고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너무나 값싸고 흔하게 접하는 컴퓨터 부품들이 평범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겨우 인간문화재 장인 급 스킬과는 차원이 다른 복잡하고 정교하고 위험한 공정이 필요하다.

(2) 살충제는 사람에게 전혀 무해하면서 벌레만 골라서 죽여 주는 물질이 아니다. 사람이 죽기 훨씬 전에 벌레부터 먼저 죽게 해 주는 물질일 뿐.. 에프킬라는 파리· 모기의 입장에서는 극악의 독가스일 것이다.

(3) 독사의 독은 신경독 아니면 출혈독으로 나뉘는데, 독가스나 살충제도 신경을 조지거나 아니면 폐를 조져서 질식· 익사시키는 것으로 작용 기질이 나뉜다.

(4) 먹는 독이나 폐로 흡입하는 독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 독사의 독은 물려서 혈관에 다이렉트로 주입 당하는 게 아니라 입으로 평범하게 먹는다면 그냥 단백질로서 위장에서 소화될 뿐이라고 한다. 복어 독 같은 독이 아니랜다.

(5) 꼭 생물독이 아니어도.. 옛날에 인간이 과학 지식이 부족하던 시절엔 납이나 수은을 화장품으로 취급하면서 얼굴에 쳐발쳐발 했었다(으악~).
20세기 초에는 뭐.. 방사성 원소인 라듐 같은 걸 영롱한 빛이 나니 신비롭다면서 보석처럼 몸에 지니고 다녔다. 심지어 먹기도 했었나..?? 그러기도 했다.
제일 최근에는 석면이 위험성이 너무 늦게 알려져서 세계적으로 허겁지겁 봉인하고 없애는 추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5/05/29 08:35 2025/05/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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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드로 서신

본인은 와이프와 함께 성경 통톡을 하면서 올해 초쯤엔 베드로전후서를 쭉 지나갔었다.
그런데, 와~ 이건 신약의 주류(!!)인 바울 서신이 아니라고, 특정 수신자가 존재하지 않는 일반서신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볼 게 절대 아니라는 걸 특별히 느꼈다.

그 짧은 분량에 몇 절 간격으로 주요 암송/유명 구절들이 빵빵 터져나온다. 후서보다도 전서가 더한 것 같다.
비킹에서 매우 치명적으로 변개된 구절 중 하나인 '말씀의 젖 먹고 자라라' 벧전 2:2도 그 중 하나.

이들 책에서는 precious 보배로운, 귀중한 이라는 단어가 다른 어느 책보다도 자주 나온다.
왕가의 제사장과 특별한 백성, 남녀노소 주종 인간관계, 위의 권위에 순종, 목(회)자를 향한 권면, 시험과 인내, 올바른 행실과 선한 간증까지, 바울 서신 몇 권치 내용이 다 압축된 것 같다.

베드로전서가 특별히 강조하는 건 그냥 선한 행실을 하는 게 아니라 불신자 세상 사람들이 비방하고 악담을 하다가도 무안해져서 입을 다물게 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행실이다. 그들에게 너희의 소망을 증언하고 답변할 걸 늘 예비하라고..
이런 논조는 기존 바울 서신서나 심지어 야고보서에서도 딱히 못 봤던 것 같다.

거기에다 행실만 얘기하면 섭섭하니 벧전에는 지옥에 떨어진 천사, 죽은 자에게 선포, 감옥에 있는 영에게 선포, 구원의 모형으로서 물침례처럼.. 경륜이나 영적 세계 관련 어려운 구절까지 슬쩍 들어가 있다.

벧후 3장 끝부분을 보면 베드로가 바울 서신을 언급하면서 일부 내용이 참 질기고 난해했다고 얘기하는데..
"님이 기록하신 서신도 똑같이 난해해요"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베드로가 어려운 구절을 슬쩍 집어넣은 스타일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니, 벧후 3:6은 단순 노아의 홍수 얘기가 절대 아니겠다는 생각도 더욱 확실하게 들었다.

성경에서 element라는 단어는 갈라디아서 4장과 베드로후서 3장에서 각각 두 번씩만 등장한다.
전자는 유치한 '초등원리' 문맥인 반면, 후자는 온 우주가 불에 녹는 상황이다 보니 '원소'라고 번역되었는데..

사실 이것조차 1800년대 이후 돌턴의 원자설을 학교에서 배운 후대 사람의 선입견이 가미된 번역이 아닌가 싶다. 뭐, 만물이 분자건 원자건 미립자 근본 본질 차원에서 다 분해되고 포맷될 거라는 점은 변함없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이다.

베드로에 대해서 뭐 "쿠오바디스"라든가 물구나무서기 자세로 십자가형 당해서 순교~~ 이런 카더라 일화를 찾아보기 전에, "우리에게는 더 확실한 예언의 말씀이 있으니"라고 말하는 서신을 통해 기억하는 게 먼저이지 않겠나 싶다. 그 사람이 직접 후대의 크리스천들이 읽으라고 글을 남겨 줬으니 말이다.

2. 자동차

성경은 자동차가 발명되기 한참 전에 만들어진 책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자동차를 대입해 넣어도 싱크로율이 굉장히 높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세 곳 정도 있다.

(1) 출 20:17 십계명의 마지막 계명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종이나.. 소나 나귀나 소유 중 아무것도 탐내지 말라"
소나 나귀 대신에 "남의 차를 탐내지 말라~~"라고 생각해 보면 이 계명이 오늘날 기준으로 뭘 의미하고 어떻게 적용하면 되겠는지 감이 바로 올 것이다.

(2) 삼상 8:5 우리에게 왕을 주소서
"우리에게 붕붕이를 주소서"라고 생각해 보아라.
단순히 남 앞에서 간지와 가오 내세우려고 왕을 선출하고 나면.. 이제 왕의 유지보수 비용 때문에 세금 부담이 왕창 늘고 니들 등골이 휠 것이다.

그때 와서 후회하더라도 하지만 한번 권력 맛을 봐 버린 왕이 호락호락 하야를 하겠는가? 아니, 단순히 권력욕 때문이 아니더라도 자기 목숨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왕은 하야를 못 한다. 호랑이 등 위에 앉아버린 거나 마찬가지니까.

붕붕이는 물론 정치 권력과는 관계가 없지만.. 얘도 한번 지르고 나면 단순 차값+기름값과는 차원이 다른 지출이 발생하고 사람 생활 패턴과 씀씀이가 달라져 버린다. 카푸어 되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없다.

(3) 막 11:2 등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베드로야, 저 마을 어귀를 가 보면 공장에서 갓 출고된 새끈한 스타크래프트 밴이 키가 꽂혀 있을 것이다. 그거 몰고 이리로 돌아와라. 누가 뭐라 하면 '주님이 필요로 하신다'라고 대답해라. 내가 차주하고는 미리 입을 맞춰 놨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루살렘 입성 장면 때 카퍼레이드가 같이 떠오른다.
예수님 제자들 중에는 그 나이의 남자들답게 차덕 컴덕도 있을 것이고, 베드로는 가방끈은 짧아도 대형에 해기사 면허까지 보유하고 있고.. =_=;;; (훗날 저 베드로전서· 후서를 기록하게 될 바로 그 사람이!!)

솔로몬만 해도 살았던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그 머리로 차덕 총덕 컴덕 항덕이 아니라 자연덕 생물덕이었다는 게 흥미롭게 느껴진다.

3. 안티오크

나는 '안티오크/안디옥(Antioch)'이라는 지명을 난생 처음 접한 곳이 성경이 아니라... 고등학교 시절, 스타크래프트였다. =_=;;;
프로토스 외계인들의 본거지 도시 중 하나가 안티오크이기 때문이다. 프로토스 캠페인을 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프로토스의 영웅 중 한 명은 이름이 Fenix인데.. (질럿이다가 나중에 드라군으로..)
안디옥이 등장하는 성경 사도행전에는 벨릭스(Felix)라는 이름의 총독이 나온다. (행 23:24)

이에 대한 기억이 잠재의식 속에 깊이 박힌 관계로, 난 사도행전 후반부(= 바울의 예루살렘 방문 이후)를 읽으면 지금도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기억이 머리에 같이 어른거린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Fenix는 아마 불사조 phoenix를 베낀 명칭이었을 것 같지만, 본인은 그것보다도 성경 인물 Felix가 먼저 떠오를 정도이다. ㅠ.ㅠ

4. 호환, 마마, 전쟁

"내가 네게 기근과 ‘악한 짐승’들을 보내서 니 자식을 앗아갈 거다.
다음으로는 ‘역병’과 피가 니들을 지나갈 거고
그 뒤엔 내가 너에게 ‘칼’을 보낼 것이다.
나 곧 주가 이렇게 말한 줄이나 알아라." (에스겔 5:17~ 임의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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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름 3권 분립(lawgiver, judge, king)이 나뉘어 언급되는 구절이 있듯이,
성경엔 나름 옛날 어린이들의 3대 재앙이었다는 호환, 마마, 전쟁이 나오기도 한다! ㄷㄷㄷㄷ
세계 보건 기구(WHO)는 요즘이야 이것저것 욕 많이 먹고 있지만 한때는 그래도 국제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해서 천연두를 지구상에서 박멸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즉, 3대 재앙 중 ‘마마’를 없앴다.

전세계에서 천연두 감염 발병이 마지막으로 보고된 게 1977년 10년경이다.
참고로 인류 역사상 마지막으로 단두대에 의한 사형이 집행된 것도 1977년 9월이니 꽤 비슷하다.;;;

유엔이야.. 잘 알다시피 ‘전쟁’을 없애려고 만들어진 단체이지만~~ 그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긴, 먼 옛날에 한번 연합군 진영이었다고 그 나라들이 언제까지나 영원히 우방 동맹인 건 아니니까 말이다.

5. 머신러닝

데이터 → 정보 → 지식 → 지혜의 관계를 피라미드 계층으로 묘사한 그림이 있다. 이거 무슨 과학 → 수학 → 철학 → 신학 같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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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머신러닝에서 다루는 개념이지만~~
성경 공부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커 보인다.

성경이란 게 무슨 학술논문, 수학 교재처럼 막 수리논리적으로 ‘엄밀하게’ 쓰여진 책은 아니다.
용어와 개념 definition부터 시작해서 lemma, theory, proof.. 이런 게 나오지는 않는다. 그나마 로마서가 일부 구간에서 그런 형태를 흉내만 비스무리하게 냈을 뿐이다.

  • 죄라 함은 *****한 것을 말한다.
  • 이 교리의 적용 대상으로서 닝겐이란 이러이러한 특성을 가진 검은 머리 이족 직립보행 포유류를 말한다. 최초의 시조는 아담이다. 생물학적 분류는 호모 사피엔스이다.

성경 여기저기에 흩어진 내용들을 분야별 주제별로 한데 모으고 체계화하면 조직신학 교재가 된다.
그럼 성경이 처음부터 조직신학 교재처럼 쓰여졌으면 좋겠지만, 그런 식으로 저술해서는 성경이 그야말로 동서고금 보편적인 텍스트가 될 수 없어진다.
조직신학 자체도 당대 인간의 학문 패러다임이 반영되어 만들어진다. 하지만 성경은 그런 패러다임보다 더 위에 있는 텍스트이지 않은가?

그야말로 일자무식 농경시대부터 지금 과학혁명 정보화 혁명까지 동서고금 남녀노소 모든 인간이 보편적으로 읽을 수 있는 텍스트가 만들어질 수 없다. 인류가 언제부터 그런 엄밀함을 따지기 시작했다고 감히 그런 배부른 소리를 지껄이나.

그리고 뭐랄까, 후세에게 사이드이펙트/나비효과를 끼치지 않으면서 수백~수천 년 뒤를 내다본 예언을 정확하게 담을 수가 없다. 이 주제만으로도 할 말이 많지만.. 일단 이 글의 주제가 이건 아니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결국은 평범한 스토리 ‘데이터’들을 담으면서 거기에다가 하나님의 성품을 슬쩍 담아 넣고, 여러 시대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역사 패턴도 찔끔 담아 넣는 게 성경 기록자의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성경은 추상적인 데이터로 가득한 책이며, 독자들에게 데이터를 통한 학습과 패턴 추출.. 일종의 머신러닝을 요구한다. 이걸 신앙 용어로는 “성령님을 통한 조명”이라고 표현한다. ㄲㄲㄲㄲㄲ

머신러닝에 underfit과 overfit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동일한 오류 유형이 성경 공부도 존재한다.
6일이라든가 1천 년을 문자적으로 안 믿는 거, 개나 소나 영적 해석에 비유로 치부하는 건 underfit이다.

반대로 본질적이지 않은 디테일에만 너무 문자적으로 꽂혀서 난리를 치는 건 overfit이라 하겠다.
솔로몬의 재판을 읽고는 “요즘은 CCTV와 유전자 감식 기술이 발달했으니 괜찮아요! 아 그럼 나도 앞으로 남의 아기 몰래 뺏어서는 저 사람 주라고 연기하면 되겠네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overfit인 듯. ㅋ

성경이라는 데이터가 점들이 저렇게 콕콕콕 박혀 있는 걸 말한다면.. 하나님이 의도한 선형이 과연 무엇일까 판단하는 건 닝겐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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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5/05/23 08:35 2025/05/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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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엔 예로부터 무시무시하고 끔찍하고 일본에 대한 증오 적개심이 풀풀 생길 전시물이 좀 있었다.

일본은 일제시대의 시작과 끝 시기에 서로 다른 양상으로 반인륜적인 짓을 저질렀다. ‘끝’은 731 부대처럼 중일/태평양 전쟁 때 이판사판 인간이기를 포기한 짓거리이고..
‘시작’은 초기 헌병 무단통치 시기에 누구든 말 안들으면 닥치고 무식하게 다 총칼 휘두르면서 위협하고 찍어누르고 고문도 하던 걸 말한다. 둘의 차이는 ‘흉악’과 ‘흉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독립기념관은 3· 1 운동이나 독립군을 성역화하고 띄워주는 곳이라는 특성상, 일본에 대한 포커스는 ‘끝’이 아니라 ‘시작’, 흉포 쪽에 맞춰져 있다. 옛날에는 전용 전시관의 이름부터가 ‘일제침략관’이었는데 지금은 ‘겨레의 함성’(제3관)이라고 바뀐 듯하다.
“3· 1 운동 당시에 만세 시위에 참여하던 사람이 잡혀가서 이런 일을 당했다~~”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는 이게 기억에 남아 있다.

(1) 남자는 팔 하나 짤린 모습 사진.
(2) 여자는 머리는 다 풀어헤쳐지고 양팔 묶인 채 매달려서 상반신이 인두로 지져지는 모습 인형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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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렁탕 물고문이나 손톱 뽑기, 길다란 벽관에다 며칠 세워 놓는 비교적 평범한(?) 케이스는 서대문 형무소에서 봤던 것 같다. 그러나 저거는 진짜 독립기념관 ONLY 전유물인 것 같다.

자고로 고문이라는 것의 목적은 “혐의를 인정해! 자백해!” 아니면 “니 동료들 있는 곳을 불어!” 둘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저 때 일제 왜경· 헌병이 자행한 고문의 의도는 그냥 “너 이 X끼 이래도 만세질 할 테냐? 오냐 오늘 누가 이기나 보자!”였다. 법대로 집행하는 형벌이 아니라, 조폭 양아치마냥 그냥 해코지· 가혹행위를 동반한 공갈협박일 뿐이었다. 여자한테는 성희롱 추행 폭행까지 추가해서 말이다.

고문 하는 놈도 “이런 독한 연놈을 봤나!” 하면서 악에 받쳤겠지만, 당하는 쪽은 더 악에 받쳐서 “내가 죽으면 죽었지 네놈한테는 절대로 고개 안 숙인다 이 천추의 원쑤놈아!!”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유 관순 정도는 워낙 예외적이니까 “이런 짓을 여고생 혼자서 벌였을 리가 없다~ 진짜 주동자를 불어!”도 추가됐겠지만 말이다.

아니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백이나 정보를 받아내려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대한 독립 만세 외쳤다고 무장도 안 한 생사람 사지를 짜르고 인두로 지지나? 그건 좀 이해가 안 된다.

(1) 남자는 나도 먼 옛날 학창 시절에 학교 수학여행 때 어렴풋이 봤던 기억이 난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2) 여자는 본인이 직접 본 기억은 남아 있지 않고.. ‘콩숙이의 일기’에서 독립기념관 관람 에피소드에 저 고문 장면 사진이 있는 걸 봤던 기억이 있다. 1~3편 중 뭐더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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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에피소드에서는 콩숙이도 울고불고 하면서 “너무 끔찍하고 잔인해~~ 저 쳐죽일 일본 나쁜놈” 한다. 그리고 친구 중에 온통 일제(일본산) 전자기기를 쓰던 애가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걸로 이야기가 끝나더라. 1990년대 초엔 아동용 개그 수필집에도 저런 반일 코드가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ㄲㄲㄲㄲㄲㄲㄲ
심지어 내가 “아리가또 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라는 일본어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문헌이 바로 이 책이기도 했다. 그건 그렇고..

세월이 흐르니 이젠 유 관순뿐만 아니라 노 순경, 어 윤희, 임 명애 같은 서대문 형무소 여옥사 8호실 동료들에 대해서도 영화 같은 매체를 통해 제법 알려졌다.
천안 말고 수원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한 여학생인 이 선경 같은 사람도 발굴됐다.
그러나 먼 옛날부터 독립기념관에서 저렇게 인두로 지져지는 고문을 당하는 걸로 묘사된 여성은 누구로부터 모티브를 딴 걸까..??

3· 1 운동 때 누구누구가 일제로부터 온갖 참혹한 고문, 폭행, 가혹행위를 당했다~~ 요렇게 독자에게 빡침을 유발하는 기록들은 대체로 박 은식 지은 "한국독립운동지혈사"가 출처이다. 거의 기독교회사 “피 흘린 발자취” 같은 냄새가 나지 않는가?
이 문헌을 훗날 국가기록원에서 발간한 "여성독립운동사 자료총서"(2016)에서도 많이 인용했다.

거기 기록에 따르면(pp. 90~93)..
출신과 나이가 불명인 노 영렬이라는 여성이 저 모형에서 묘사된 것을 포함해 그보다 더한 악형을 당했던 사례라고 나온다. 소속은 학교인데 정확한 명칭도 불명이고 그냥 '여자고등보통학교'(여고!) 소속이라고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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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안 먹이고 며칠 간격으로 고문이 계속되었지만 악에 바친 노 열사가 "독립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죽어서라도 다시 태어나서도 끝까지 만세를 부를 것이다~ 너희 왜놈은 물러가라!" 이런 식으로 소리질렀다고 한다. 결국은 일본 경찰인지 헌병인지 걔들도 기세에 질려서 풀어는 줬다.

그 뒤 저 노 영렬이라는 사람이 어찌 되었는지는 전혀 전해지지 않는다.
저 사람은 처음에는 심지어 학생으로 소개됐다가 나중에.. 1946년도 신문 보도 자료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교사였다고 신분이 정정됐다(!!). 그만큼 베일에 싸인 인물이고, 훈장 추서 같은 것도 당연히 전무하다.

노 열사는 3· 1 운동 참여로 인해 경찰서인지 헌병대인지 끌려가서 잠깐, 어설프게 린치만 당하다 풀려났을 뿐, 정식으로 투옥돼서 형벌을 받았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울나라에서 보상을 해 주고 싶어도 못 한다.

그리고 또 생각할 점이 있다.
요즘 독립기념관 제3관엔 저 열사의 모습을 포함해서 고문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모형들이 없어진 것 같다. 최소한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말이다. 끔찍하고 섬뜩한 수위에 비해 당사자에 대한 '물증'이  불분명하기 때문인 듯?

제3관을 독립기념관 홈페이지에 있는 VR 디지털 관람 기능으로 쭉 살펴봤는데.. 앞서 언급했던 팔 짤린 남자 사진이 제일 잔혹한 모습이다. 안타깝지만 이분도 정확한 신원은 불명이다.
요즘은 항일 관련 전시관에도 애들 트라우마 생길 고문 장면 묘사, 심지어 고문 체험(!!) 시설은 빼는 추세인 것 같다. 비슷한 변화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도 있었다고 한다. (고문 신음소리 재생, 벽관 고문 체험 등등..)

이상이다. 갑자기 하나 꽂혀서 별 걸 다 찾아봤네. +_+;;
아무쪼록.. 1910년대 무단 통치 치하에서 일제가 한국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엔 저런 것도 있었다는 걸 생각하고 싶다. 3· 1 운동 시위대에다가 총질하고, 붙잡아서 투옥만 시킨 게 아니다.
한편으로 기록이 없어서 발굴되지 못하고 잊혀져 버린 무명의 독립운동 참여자 기여자들은 저 때 얼마나 있었을까~ 이것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조선/대한제국의 말기도 서민들에게 절대로 살기 좋은 시절이 아니었다. 동족의 무능한 암군과 탐관오리들이 자행한 트롤짓도 절대 무시 못 할 수준이었는데.. 그 뒤의 일제도 통치를 얼마나 등신같이 했으면 차라리 조선 왕조가 더 나았다고 저런 대규모 저항이 발생했겠는가? (2등 신민이라고 차별은 차별대로 하면서 비슷하게 억압, 수탈..) 이 또한 생각할 점이다.

(1)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으니 오늘날 일본은 헌법 차원에서 공무원에 의한 고문과 잔학한 형벌은 그냥 금지가 아니라 "절대 금지한다"라고 적혀 있다(제36조).

(2) 3· 1 운동은 비록 표면적으로는 일제의 총칼에 완전히 제압되고 진압되는 걸로 끝났지만 이건 일본의 국제 위상을 실추시키고 걔네들에게 멘탈 대미지를 꽤 크게 입혔다. 코리언인지 누군지 어디 듣보잡인지는 모르겠지만, 쟤들이 일본의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지가 세계로 전파됐다.

(3) 오늘날 한국을 찾아온 일본인 관광객이 서대문 형무소 같은 델 들어가면.. “에에에에? 이런 잔인한 시설을 우리 선조가 만들었다고요? 그럴 리가!” 기겁을 하면서 당장 관광 가이드한테 무릎 꿇고 사죄를 하고 난리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물론 국가 간의 관계와 개인 간의 관계는 서로 별개로 봐야 할 것이고, 선조의 잘못을 굳이 후손이 도의적인 것 이상으로 심각하게 연연하면서 난리 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옛날에는 조선총독부 청사가 헐린다고 하니까 그건 놓치지 않고 꼭 보러 일본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잠시 크게 증가한 적도 있었고 말이다.

(4) 콩숙이라는 사람은 지금은 어디서 뭘 하며 살려나?? 문득 궁금하다. 근황올림픽 같은 데서 취재 가능하면 좋겠다!

지금은 일본 대중 문화도 다 개방되고, 반일 감정도 콩숙이의 일기가 출간됐던 저 시절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그 대신 반중 감정이 저때보다 훨씬 더 강해졌으니.. 격세지감이다. 세월 앞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고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5/05/20 08:35 2025/05/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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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0년 전의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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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T(모델명)라고 불리는 이 골동품은 지금으로부터 100~110년 전, 1910년~1920년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자동차였다.
얘는 자동차 기계 기술뿐만 아니라 철저한 산업공학 방법론도 적용되어 만들어졌다. 그래서 세계 최초의 서민 자가용 국민차로 엄청 저렴하게 많이 대량 생산 보급되었다.

1차 대전이 끝나고 대공황 직전까지 1920년대 미국 황금기의 역사를 포드 T 없이 논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가 마이카 시대이고 일본은 1960년대였던 반면, 천조국은 1920년대가 그러했다.
한반도에서 일제 시대 문화 통치 이러던 시절에 천조국에서는 서민들이 주식 해서 돈 불리고, 라디오 장만하고 포드 T 자가용을 뽑았었다는 거다.

뭐, 엔진이 4기통 2900cc 배기량으로 200마력이 아니라 20마력이었다는 건=_=;;; 100년 전의 시대상이라는 걸 감안하고 넘기도록 하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던 순종 어차 캐딜락이 8기통 5100cc 배기량으로 31마력이었으니 배기량 대비 출력이 서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 110년 전 자동차는 오늘날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핸들과 브레이크만 비슷할 뿐, 운전하는 게 훨씬 더 복잡하고 더 어려웠다.
차체 밖에 있는 크랭크를 돌려서 시동 거는 건 경운기와 비슷했다.
악셀 페달이 없고 스로틀 레버로 엔진 출력을 조정하는 건 오토바이나 경비행기와 비슷했다.

얘도 표면적으로는 페달이 세 개 있지만.. 좌 클러치와 우 브레이크 말고 중앙의 페달은 후진 모드 전환 페달이었다.;;
가속을 위해서 연료와 공기를 적절히 배합하는 거, 시동을 걸기 위해 외력을 엔진에다 전할 준비를 했다가 내리는 거.. 이런 절차들이 다 자동화돼 있지 않아서 일일이 수동 제어를 해야 했다. 그런데 변속은 달랑 2단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 MZ 세대의 C++ 프로그래머는 뭐 세그먼트가 어떻고 메모리 모델이 어떻고 far/near 포인터가 어떻고 하는 16비트 잔재 같은 건 전혀 모를 것이다.
총기에다 비유하자면.. K2, M16 같은 현대의 소총만 쏴 본 사수는 총구에다가 직접 화약과 쇠구슬을 넣던 구닥다리 전장식 머스킷을 격발할 수 없을 것이다. 총처럼 생겨도 다 같은 총이 아니다.

그것처럼 오늘날의 운전자한테 덥석 포드 T를 몰아 보라고 하면 당연히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옛날에 천조국에서는 여성 주부들도 이런 자동차를 몰고 마트 가서 장도 잘 보고 왔다고 한다.;;

1930~40년대쯤 돼서는 자동차의 타이어가 이때보다 더 굵직해지고, 필러도 더 두꺼워지고.. 변속기도 3단 정도가 등장하고 평지에서 시속 100 정도도 낼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서민형 양산형 자동차가 말이다. 그 시절에도 카레이싱이란 게 있었고, 특수한 경주용 머신들은 훨씬 전부터 이미 100~150을 찍었기 때문이다.

키만 돌리면 시동이 걸리는 전자식 스타트 모터, 원시적인 형태의 자동변속기, 엔진 노킹을 막아 주는 유연휘발유(무연이 아니라)는 1920년대에 발명됐다.
후륜구동보다 더 만들기 어려운 전륜구동은 1930년대에 유럽에서 처음으로 발명되고 실용화됐다.
안전벨트나 ABS 같은 건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 이후에나 슬슬 보급됐고, 일부 기술은 비행기에 있던 것이 자동차로 전파되기도 했다.

2. 자동차의 구동축

후륜구동 승용차는 뒷좌석에 타 보면 구동축이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바닥 중앙이 볼록 삐져나와 있다.
개인적으로 먼 옛날 어린 시절에 포니 택시를 탔을 때, 그리고 커서 직장 생활 하면서는 아주 가끔 높으신 분의 고급 외제차를 같이 탈 일 있을 때에나 요런 삐죽 튀어나온 부위를 구경했었다. =_=;;
오늘날이야 어지간한 서민들이 모는 승용차는 몽땅 다 전륜구동으로 바뀌었으니 저런 구동축을 볼 일이 없다.

전륜과 후륜은 이런 내부 말고도 외부에도 자잘한,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전륜은 구동축인 앞바퀴가 엔진룸 뒤의 앞좌석 도어 쪽에 최대한 밀착해 있는 반면.. 후륜은 그렇지 않다.
앞바퀴와 앞좌석 도어 사이에 한 뼘 이상 공간이 있으면 후륜차.. 이 공식이 얼추 잘 맞는다. (아래 그림에서 A는 전륜, B가 후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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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 K7과 K9
  • 기아 오피러스 vs 쌍용 체어맨
  • 현대 그랜저 vs 대우 슈퍼 살롱/임페리얼
  • 현대 포니 vs 포니엑셀(프레스토)
  • 에쿠스 1세대 vs 2세대

이렇게 비슷한 차급과 비슷한 시기이면서 구동축 위치만 다른 차들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얘는 공간이 있는 걸 보니 후륜이겠군" 하고 고개를 들어 보면 진짜로 제네시스 아니면 독일제 대형 외제차이더라.;;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하느냐 하면.. 전륜구동은 앞바퀴를 무거운 엔진의 바로 뒤에다 배치하려 하기 때문이다. 접지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후륜구동은 구동축이 엔진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 빙판길에서 맥을 못추는 거고.. 전륜구동 정도로 냅두는 게 적당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차를 앞으로 굴려 주는 구동축이 엔진보다도 앞에 있으면 구동축이 혼자 헛돌기 너무 좋아 보인다. 안 그래도 앞으로 가속을 하면 무게중심이 더 뒤로 쏠릴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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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최초의 증기 자동차라 일컬어지는 퀴뇨의 삼륜차(1770)는 FF였다. 아예 물탱크가 통째로 앞바퀴보다 앞에 배치돼 있었다. 그 프랑스에서 전륜구동 나중에 승용차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게 흥미롭다.
그 반면, 최초의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라 일컬어지는 다임러 모터바겐 삼륜차는 RR에 가까웠다. 엔진과 구동축이 모두 뒤에 있고 앞바퀴로는 조향만 했으니까.

그런 초창기 이후엔 현대적인 자동차들은 FR이 대세가 됐다. 그러다가 20세기 중후반쯤부터 승용차는 FF, 대형 버스는 RR로 분화됐고, 그 사이 대형 승용차나 트럭, 소· 중형 승합차만이 FR을 고수하게 됐다.

그런데 여느 차가 아니라 굴절버스조차도 엔진과 구동축이 중간의 꺾인 부위보다 더 뒤에 있는 건.. 뭔가 역학적인 순리를 거스른 것이고 엄청난 기술의 산물인 것 같다. 잭나이프 현상을 어찌 제어하려고?
마치 우주왕복선이 역학적인 순리를 거슬러서 엄청 어렵게 만들어진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발사체의 앞이 아니라 위에다가 payload를 얹고도 수직· 수평 비행 때 모두 균형을 맞추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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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륜구동 승용차라는 '시트로엥 트락숑 아방'을 보면.. 앞바퀴의 배치가 의외로 전혀 전륜구동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건 엔진의 실린더들이 요즘 전륜구동 차들처럼 진행 방향 기준 수직이 아니라.. 평행으로.. 나란히 배치됐기 때문이다.

전륜구동이라면 보통은 엔진이 수직(가로)으로 배치되며, 그게 몽땅 앞바퀴보다 앞에 놓이곤 한다. 실린더 배치가 수직(세로)이면 크랭크축은 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직관적인 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평행(세로) 배치이면 실린더가 진행 방향과 동일하게 나란히 놓이고, 크랭크축과 바퀴 사이의 방향을 바꿔 줘야 한다. 이건 후륜구동과 더 잘 어울린다.

옛날에 대우 자동차는 V형도 아닌 직렬 6기통 엔진으로 전륜구동을 구현한 적이 있다. 특히 아카디아의 경우 전륜구동이면서 전륜답지 않게 앞바퀴와 앞문 사이에 틈새도 있는 편이었는데, 이 역시 엔진이 평행 배치되어 있어서 저런 모양이 가능했다.

전륜, 그리고 직렬 6기통.. 이건 전부 엔진 공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이걸 전부 구현해 낸 건 마치 동력분산식 철도 차량에서 정화조 화장실까지 구현한 누리로 전동차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

3. 30여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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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옛날에 대형 트럭· 버스의 이마 부위에 달려 있던 자그마한 불빛 3인방은.. 속도 표시등이었구나..!
저건 뭐 차폭등도 아니고 용도가 뭘까 궁금했는데 근래에야 처음으로 알게 됐다. ㅠㅠㅠ
시속 100을 넘어가면 중앙의 적색까지 포함해서 모든 램프가 켜진다. 그래서 자기가 과속 중이라는 걸 주변으로 자진신고 해 준다.

저건 당연히 무인 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던 낭만적인 시절의 산물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저거 장착이 의무였다가 2000년대에 와서 폐지됐다.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제도를 우리나라도 따라했던 거라고 한다.

오늘날 속도 표시등 대신 저런 대형차(4.5톤 이상 트럭)에 존재하는 규제는 아예 속도 리미터(최대 90)라든가 유로6 배기가스 규제이다.
차주의 입장에서는 성능이나 연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안전이나 환경 쪽=_-) 이런 잉여 장비는 몰래 떼 버리고 싶을 것이다. 그런 걸 적발하라고 자동차 검사라는 게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하긴, 대형차와 관련해서는 아래의 아이템들도 아련한 추억이 돼 있다.

(1) 현대 8톤 트럭
그냥 '5톤 트럭 + 가변축 + 과적'이라는 꼼수에 밀려서 사라진 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아예 11.5톤 트럭을 쓰고 말지(1종 보통 면허로 운전 가능한 가장 큰 차), 8톤은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다만, 대우 8톤 트럭은 지금도 있다.

(2) 고속버스 타이어에 은색 휠캡
고급 승용차에 엔진룸 후드 오너먼트(체어맨, 에쿠스 등등..)가 있다면 고급 버스에는 휠캡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샌가 사라지고 없어졌다.

Posted by 사무엘

2025/03/02 08:35 2025/03/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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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속도로의 특성과 요금제

고속도로 지도/노선도라면 이런 정보가 표시돼야 할 것이다.

  • 운영 주체가 민간 또는 국가
  • 요금제가 개방식 또는 폐쇄식
  • 최대 속도 (100이 아니라 110~120이거나 8~90인 곳도 있으므로)
  • 차로 수 (4~10차로),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특수 차로의 존재 여부
  •  준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는 고속화도로도 필요하면 같이 표시

고속도로 톨비의 계산 방식은 단순히 차종이나 주행 거리 이상으로 다양한 변수들이 감안되며,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다. 출퇴근 할인, 주말 승용차 할증, 화물차 심야 할인, 친환경차 할인, 국가유공자 할인, 개방식 구간에서 또 폐쇄식 요금소로 나갈 때 추가 요금 면제 등등..

거기에다 심지어 이용 구간의 차로 수까지도 감안된다. 4차로 도로가 기본형이라고 여겨져서 100%인데, 2차로는 50% (옛 88 올림픽 고속도로처럼) 할인이고 6차로 이상 도로는 120%로 할증된다.
오늘날은 2차로 고속도로는 마치 삼륜차만큼이나 사문이 돼 버렸으니 어지간하면 기본형 아니면 할증만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런 건 재래식 통행권만으로는 정확한 처리가 도저히 안 되니 가까운 미래에는 유인 톨게이트가 없어지고 종이 통행권도 없어질 것이다. 대중교통에서 현금 승차가 없어지고 있듯이 말이다.

고속도로의 톨비 징수는 99% 하이패스에다가 극소수 일부 차량에 대해 번호판 판독+사후 요금 청구 형태로 바뀔 것이다. 전자를 유도하기 위해 전자는 후자보다 요금을 더 할인하든지, 아니면 반대로 후자를 전자보다 몇 % 더 할증해서 말이다.
선거에다 비유하면 하이패스는 당일 투표이고 사후 요금은 뭔가 사전투표와 비슷한 것 같다.

2.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시스템 통합 필요

예전에 이미 몇 번 했던 말이고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만..
오늘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구분이 전혀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몽땅 통합해야 한다.
고속버스의 법적 명칭은 '고속형 시외버스'이다. 중간 정차가 없고, 인승 대비 몇 마력 이상의 고성능 차량을 쓰고, 노선의 70% 이상인가를 반드시 고속도로로 주행하는 시외버스를 특별히 고속버스라고 부르고, 운임에다가 부가세를 붙인 것이다.

고속버스는 고속도로라는 게 아주 특수한 물건이고, 이걸 이용하는 게 뭔가 고급스럽고 사치스럽다고 여겨지던 사고방식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 방방곡곡에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깔렸고, 집집마다 전부 자가용을 굴리는 시국이다. 저건 완전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다.

시외버스를 고속버스라고 부르는 건 열차를 기차(= 증기 기관차)라고 불렀던 것처럼 옛날 시스템의 잔재라고 봐도 된다.
철도야 시설을 고도화해서 고속철도라는 걸 만들 수 있지만 시외버스는..?? 고속도로에서 무슨 시속 150이라도 밟는 익스프레스 버스를 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터미널들은 그냥 행선지별로만 구분하고, 시스템은 시외버스 하나로 통합하는 게 옳다.

3. 휴게소의 방향 구분 폐지

고속도로 휴게소는 이미 만들어진 건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것들은..
걍 굴다리나 고가를 뚫어서 양방향 차들이 한 시설을 같이 이용하고, 아예 방향 바꿔서 회차도 가능하게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굳이 상행 하행 휴게소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으며, 주차장을 방향별로 따로 만들 필요도 전혀 없다.

휴게소의 상· 하행 분리는 옛날에 상· 하행 운전자가 휴게소에서 만나서 통행권을 바꿔치기 해서 통행료를 삥땅 하는 것을 막으려고 도입됐던 관행이다. (예: 서울 → 대구, 부산 → 수원 운전자가 중간에 휴게소에서 만나서 티켓을 서로 바꿔침. 각각 서울 → 수원, 부산 → 대구 톨비만 냄)

요즘 세상에 저런 건 가능하지 않다. 더구나 도로공사의 빅 픽처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도입해서 모든 고속도로에서 톨게이트를 없애고 통행권 자체를 없애고, 모든 고속도로 나들목을 폐쇄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고속도로 안에서 차가 어떻게 움직였건 동선이 다 자동으로 추적되고 통행료가 적절하게 계산된다. 그러니 휴게소의 동선을 저렇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

정식 휴게소보다 시설이 더 단촐한 주차장 휴게소 내지 졸음쉼터 정도만이 간편하게 빨리 출입 가능하게 상하행을 따로 만드는 형태가 될 것이다.

4. 오토바이의 통행

운전과 관련해서 초짜가 갖기 쉬운 통념과 현실이 정반대인 게 두 가지 정도 있다고 한다. 후면 주차가 전면 주차보다 더 쉽다는 거, 그리고 고속도로 주행이 시내도로 주행보다 더 쉽다는 거.
물론 당장 운전의 난이도를 떠나서.. 사고가 났을 때 더 참혹한 결과가 야기되는 건 고속도로이다.
그리고 이런 식이면 자동차 운전이 오토바이 운전보다 더 쉽다고도 볼 수 있다. 같은 자동차끼리는 큰 차가 작은 차보다 운전하기 더 까다로워지겠지만 오토바이와의 비교는 비교 잣대가 좀 다르다. 자동차는 일단 자빠지는 게 없으니..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 이상으로 이륜차를 푸대접하고 있다. 고속도로는 물론, 자동차 전용 도로에도 이륜차는 배기량 불문 무조건 금지이기 때문이다.
그건 일면 너무 융통성 없는 과잉 규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맨 오른쪽 n차로만 한정해서라도 허용하면 안 될까?

오토바이는 번호판이 뒤에만 있는 것(각종 단속 카메라), 갓길 주행 위반도 훨씬 더 간편하게 저지를 수 있겠다는 것, n차로에는 오토바이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는 대형 화물차들이 우글거린다는 점 때문에 통제 가능성 차원에서 금지된 것 같다.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밤에 해가 진 뒤에는 이륜차를 정말로 허용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뒤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보고 뒷차의 차폭감을 예측하는 방식이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5. 나머지 잡다한 이야기들

(1) 글쎄, 고속도로의 건설과 관련된 법 규정에 가로등에 대한 언급은 없는지 모르겠다. 일정 조도 이상의 가로등을 일정 간격으로 설치해야 된다는 식으로..
내 경험상 고속도로는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서 밤에 암흑천지가 되는 구간도 있고, 가로등이 빽빽이 켜져 있어서 하나도 어둡지 않은 구간도 있다. 둘 다 공존한다. 가로등은 그냥 케바케이고 관련 법 규정이 없는 것 같다.

(2) 오늘날 고속도로에 비상활주로 같은 건 다 해제되고 없어지는 추세이다.
이건 자동차로 치면 옛날 쌍용 코란도 같은 SUV와 비슷한 조치였다. 유사시에 국가가 군용차로 징발하는 것에 동의하는 대신, 평소에 차주한테 각종 세금을 깎아 주고 등화관제 장치도 설치해 놓는 것 말이다.;; 이것도 다 지나간 이야기가 됐다.

Posted by 사무엘

2025/02/27 08:35 2025/0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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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천 공항 고속도로의 독특한 점

고속도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라도 신호대기 없이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곳이며, 물류· 산업 도로의 성격이 강하다. 그야말로 국토의 대동맥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는 강철 코일을 실은 트레일러, 기름을 잔뜩 실은 유조차, 컨테이너를 하나 짊어진 트레일러, 승용차를 5대쯤 실은 카캐리어 등..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하고 험악하게 생긴 차량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건 고속도로가 대도시 고속화도로와도 사뭇 다른 면모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평택-안성(40) 고속도로를 달려 보니 정말 대형차의 기상이 느껴졌다. 이 많은 트레일러들은 다 평택항을 오가는 화물 셔틀일 것이다.
인천공항(130) 고속도로는 인천을 경유해서 나름 황해 바다 쪽으로 가는 선형임에도 불구하고, 저런 대형차는 타 고속도로들 대비 눈에 훨씬 덜 띈다. 그도 그럴 것이 얘는 공업단지나 항만이 아니라, 공항으로 가는 도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화물이 아니라 여객이 주 수요처이다.

그리고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영종도 구간에서 '공항입구 JC'는 딴 '고속도로' 노선과 교차하는 곳이 아닌데도 IC 나들목이 아니라 대신 JC 분기점이라고 분류되어 있다.
여기서 고속도로와 연계되는 '영종해안북로'라는 도로를 고속도로와 대등한 도로라고 보고 이 지점을 분기점이라고 정의한 것 같다. 얘도 자동차 전용이고 전용 나들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긴, 공항입구 JC의 바로 근처에 금산 IC가 있고 둘은 1.5km 남짓한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금산 IC에서 고속도로와 만나는 도로는 진짜 평범한 시내 도로인 자연대로이기 때문에 공항입구 JC하고는 주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공항철도의 영종도 구간 중에서 주변이 가장 번화하고 많이 개발돼 있는 곳은 단연 운서 역 주변이다. 그런데 여기는 공항 고속도로가 바로 코앞에 지남에도 불구하고 나들목이 없고 다들 분기점밖에 없다. (공항입구 JC, 공항신도시 JC)
그래서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해서 먼저 연결 도로를 타야 하고(영종 IC, 운서 IC, 운북 IC 등), 그러려면 가까운 거리도 엄청 멀리 빙빙 우회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몹시 비효율적이라 느껴진다.

끝으로, 공항 고속도로에 포함돼 있는 영종대교는 복층 형태이다. 중부 고속도로는 수도권 구간이 제1과 제2로 나뉘어 있고 노선의 번호까지 다른 반면(35, 37).. 저거는 도로가 아닌 교량 차원에서의 바리에이션이다.

평소엔 더 넓고 하늘도 볼 수 있는 상부로 다니면 된다. 하부는 4차로밖에 안 되고 차로가 더 좁기도 해서 차가 상부처럼 빨리 달릴 수 없다.
그러나 햇볕이 너무 강하거나 비가 내리면, 혹은 상부에서 사고 정체가 발생한다면 하부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부는 공항철도 열차라든가 주변 바다 경치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좋다.

2. 경부 고속도로의 특이한 차로

우리나라 고속도로 중 일부에는 특별히 유의해야 할 특별한 차로가 두 종류 있다.
하나는 맨 왼쪽(1차로)의 버스 전용 차로이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 끝(n차로)의 소형차 전용 가변 갓길 차로이다. 전자는 202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경부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듯하고, 후자는 경부뿐만 아니라 60 서울-춘천 구간에서도 시행 중이다.

전자는 주말· 공휴일에는 서울 양재에서 대전 신탄진까지이고, 평일에는 경기도 오산까지 적용되니 가변적이다.
적용 시간도 24시간 무조건은 아니고,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이다. 단, 설· 추석 등의 연휴 기간에는 새벽 1시까지 연장 적용된다. 룰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지난 2017년에는 영동 고속도로의 수도권· 경기도 구간에서 주말 한정으로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됐었으나.. 결과는 영 시원찮았다. 그래서 2024년 6월부로 완전히 폐지됐고, 얘는 오로지 경부만의 전유물이 됐다.

자, 이런 구간을 달릴 때 반드시 유의하고 골수에 새겨야 할 금언이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죽어도 절대로.. 버스 전용 차로 쪽으로 핸들을 꺾지 말아야 한다. 졸다가 전방에 막히는 구간을 뒤늦게 발견해 버려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차라리 그냥 앞차만 꼬라박는 게 낫다. 버스 전용 차로 차선은 그냥 죽음의 선이라고 각인이 돼야 한다.

서울· 수도권 구간의 버스 전용 차로에는 말 그대로 대형 버스들이 우글거린다. 대형 트럭이 아니다.
뒤에서 달려오던 버스와 사고가 나면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다칠 수 있고.. 대인은 대물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취급된다.
과실치사상으로 인한 금고 형량은 사람 죽인 숫자에 정비례해서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행정 처분인 벌점은 사망· 중상· 경상의 수효에 정비례해서 올라간다!

버스 운전사들 역시 옆 차로는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이 안심하고 시속 110씩 쭉 밟으면서 달리는 게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철도 차량이나 긴급자동차에 준하는 특권이 주어져야 한다.
무단으로 튀어나온 차 때문에 사고가 났다면 버스는 무과실이고 저 차가 무조건 100이 보장돼야 한다. 기왕 버스 전용 차로를 만들었다면 이렇게 운영해야 하지 않겠는가?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수송 효율이 더 높은 버스를 우대해서 교통량을 조절하는 시스템이라면, 가변 갓길 차로는 정반대로 소형차 자가용들을 위한 공간을 더 터 주는 시스템이다. 경부 고속도로는 왕창 넓을 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을 구경할 수 있는 독특한 고속도로이다. 그나저나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상습 정체는 도대체 어떡해야 해소할 수 있을지..????

3. 강원도로 가는 고속도로의 터널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횡축 고속도로는 영동(50)과 서울-양양(60) 이렇게 둘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들을 짧은 시간 간격으로 나란히 주행해 보니.. 같은 고속도로여도 둘의 퀄리티가 서로 적지 않게 차이가 나는 게 느껴진다.

영동은 나름 2000년대 초에 대대적으로 선형이 개량된 바 있다. 그래도 서울-양양에 비하면 커브나 경사가 훨씬 더 심하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단순 국도가 아니라 고속도로 규격을 만족하는 완만한 선형이겠지만 말이다.

서울-양양은 길이 곧고 좋은 대신, 태백산맥을 넘는 구간이 그야말로 온통 터널, 터널, 또 터널이다. 영동은 해당 구간이 터널보다는 고가 위주였던 걸로 기억한다.
50과 60은 건설된 시기가 그렇게 길게(30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자본과 기술 배경이 이렇게 달라졌다는 게 인상적이다.

강원도 가는 길 말고도 2010년대 이래로 우리나라에는 아차산 터널, 강남순환로, 제2경인 고속도로의 의왕 구간처럼 산이나 도심을 지하로 관통하는 긴 터널길이 부쩍 늘었다. 서울 말고 남쪽의 울산-밀양 사이 14번 고속도로도 그야말로 20km에 달하는 구간이 몽땅 터널이던데..
이 긴 구간을 몽땅 실선으로 차선을 그어 놓은 건 도대체 무슨 심보인가 싶다. 2km가 넘는 터널은 안에 차선을 점선으로 바꾸고 차로 변경과 추월을 좀 허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터널 앞에서 차들이 쓸데없이 브레이크를 밟아서 유령 정체가 유발되는 게 정말 심각한 지경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앞차는 브레이크를 밟은 게 아니라 헤드라이트를 켰을 뿐인데.. 후미등이 켜진 걸 브레이크등으로 오인해서 차들이 연쇄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것도 있는 것 같다.
터널이 많아지는 것에 걸맞게 유령 정체를 예방하기 위한 계도와 홍보, 운전 습관 개선, 운전 문화의 선진화가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25/02/24 19:35 2025/02/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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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향유의 가격

성경에서 오병이어 기적 장면을 보면.. 5000여 명의 군중들한테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비용 견적이 200 데나리온 정도로 산출됐다. (요 6:7, 막 6:37)
그런데 예수님에게 어떤 여인이 쏟아부은 향유라고 해야 하나.. 그거 가격 견적은 300 데나리온이 나왔다! (요 12:5, 막 14:5) 이걸 비교하니 무슨 생각이 드시는지?

당시 로동자 평균 일당이 1데나리온이라는 거, 그리고 요즘 밥값 물가를 같이 생각하면 200~300데나리온은 아주 러프하게 어림잡아도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다. 자동차 한 대는 너끈히 살 수 있는 돈이고 사회 초년생이나마 직장인 연봉에도 근접한다.

우와~ 저 여인은 정말 예수님을 얼마나 진심으로 사랑했는지 느껴진다. 요즘으로 치면 가히 초호화 고가 브랜드 명품 화장품이나 로션, 향수를 통째로 예수님 머리인지 발인지에다 끼얹어 없앤 격이다.

이러니 이건 성경에 기록되고 박제될 만도 한 사건이었겠다. 두 렙돈을 바친 과부 이야기는 “절대적인 양은 적으면서 진심”인 거고, 이 옥합 깨뜨린 여인 이야기는 “절대적인 양도 많으면서 마음도 진심”이랄까? 주님께 허비하는 건 허비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이 여인에 대해서 “아니 그 비싼 향유를 살 돈으로 차라리 가난한 사람 자선을 하지 무슨 저런 낭비를?” 이렇게 비아냥거린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진짜로 가난한 사람을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한 게 절대 아니라는 게 포인트다. 교회 가기 싫고 예수 믿기 싫어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사고방식이다. 그냥 "으으~ 난 솔직히 저렇게까지 몽땅 다 바칠 자신은 없다~"라고만 말하고 마는 게 훨씬 더 정직하고 나았을 것이다.

사도행전 19장에 나오는 은 세공업자들이 바울 일행을 적대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은 다이아나 여신을 정말 진지하게 위대한 신, 자기의 절대자 구원자로 섬기는 게 아니었다. 그냥 자기들이 제조하는 다이아나 형상이 안 팔리게 되고 자기 밥줄이 끊기게 생겼으니 빡쳤을 뿐..
진짜 오로지 신념 이념에만 미쳐서 폭탄 들고서 "알라후 아크바르!!" 이러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 상당수의 우상 숭배는 그냥 돈이 얽혀 있다. 물론 요즘은 예수 믿고 교회 댕기는 것조차 그런 마인드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이지만 그건 별도로 생각할 사항이다.

2. 누가복음(눅)과 요한복음(요)의 관계

(1) 눅에는 “사람들이 모세와 선지자들의 말(기록)을 믿는다면 지옥에 대한 증언도 믿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눅 16:29-31)
요에서는 사람들이 모세를 제대로 믿었다면 예수님도 응당 믿었을 거라고 말한다. (요 5:46)

(2) 눅에는 죄인인 여인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무슨 죄인인지는 언급이 없다. (눅 7:37)
요에는 간음하다가 현행범으로 붙잡힌 여인이 나온다. (요 8:3)

(3) 눅에서는 침례인 요한이 회개의 열매를 촉구하면서 혈통상의 아브라함 후손 드립을 치지 말라고 말했다. (눅 3:8)
요에서는 예수님도 아브라함 같은 믿음이나 행실도 없는 주제에 아브라함의 후손 부심 따위 가질 자격 없다고 말씀하셨다. (요 8:39-40)

(4) 눅에는 사람들 가운데서 높이 평가받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가증스럽다는 말이 있다. (눅 16:15)
요에서는 사람을 두려워해서 사람의 칭찬을 하나님의 칭찬보다 더 우선시했다는 진술이 있다. (요 12:43)

(5) 요에서 소경이 눈 뜨고 “주여, 내가 믿나이다!” (요 9:38)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왠지 눅에서 십자가에 매달렸던 강도가 “주여, 당신의 나라로 가실 때 부디 저도 기억해 주십쇼~!” (눅 23:42) 이러던 것과 심상이 아주 비슷해 보인다.
“그 참혹한 십자가에 주 달려 흘린 피”라는 찬송가는 2절에서 그 강도를 언급하는 한편으로, 후렴 가사는 “나 믿노라, 나 믿노라”라는 걸 생각해 보자.

3. 복음서의 기적과 사도행전의 기적

요한복음 9장에는 선천적인 소경이 나온다면, 사도행전 3장에는 선천적인 하반신마비 앉은뱅이가 나온다. 대충 이런 장면이다.

“이 불쌍한 장애인 거지에게 한푼 좀 줍쇼~~ 네에에? ㅠㅠㅠㅠ”
“나는 당신이 누군지 모른다. 니가 뭘 원하는지는 얼추 알 거 같다만, 난 돈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내가 가진 건 아주 특출난 스킬이지. 예수 싸부님을 3년간 따르면서 습득된 스킬이야. 당신 같은 사람이 놀라서 까무러칠 스킬이지. (손 내밀며) 나사렛 예~쑤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일어나 걸을지어다!”

“아니 다 큰 어른이 장애인을 갖고 노나~ (손을 탁 뿌리치며) 아 돈 안 줄 거면 됐네 이 사람아..!!
어?? 어라? 뭐야, 다리에 힘이.. 일어서지네?? 엇 세상에 내가 걸을 수 있게 됐잖아!!”

이게 복음서에서 줄곧 등장하는 예수님의 기적과 차이점으로 내 눈에 와 닿는 건 두 가지이다.

(1) 이때가 그놈의 안식일은 아니어 보인다는 거. 안식일에 병 고친 거 갖고 예수님이 트집 잡힌 걸 생각하면 진짜 안식일 트라우마라도 생겼을 것 같은데 말이다.
오늘날로 치면 예수님을 무슨 무면허 의료행위 했다고 고소할 각이다. ㄲㄲㄲㄲㄲㄲㄲ 예수님은 그야말로 현대 의학을 아득히 뛰어넘는 일을 하셨는데도 말이다.
아니면 인공위성 우주발사체를 보고 영공통과료를 안 냈네, 비행계획 신고를 안 하고 멋대로 우리 머리 위를 날아다니네, 항공법 위반이네 어쩌구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2) 사두개 인이 본격적으로 악역으로 등장한다는 거. 복음서 시절에는 사두개 인은 그냥 “칠형제와 한 번씩 다 잤던 형수는 최후에 누구 아내가 되는 겁니까?” 잔머리 정도나 굴렸던 분파였다. 저 때 악역은 그냥 바리새 인, 서기관 정도였었는데..
하지만 사도행전의 타임라인은 예수님이 부활하고 승천하신 이후이다. 그러니 부활이란 걸 믿지 않는 사두개 사람들도 본격적으로 제자들을 고발하는 적대세력으로 등장하게 됐다.

하긴, 예수님뿐만 아니라 사도들도 무려 죽은 사람을 살리는 기적을 행하기도 했다.
사도행전 9장에서 ‘다비다’라는 여인, 그리고 20장에서 졸다가 건물 밖으로 추락사한 ‘유두고’. 하지만 이건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행한 기적보다 존재감이 훨씬 작고 사람 이름도 생소한 편이다. ㄲㄲㄲㄲ

4. 사도행전과 복음서의 추가적인 유사점과 차이점

(1) 사도행전은 저자의 특성상 아무래도 누가복음의 연장선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복음 전파 사명이 계승되는 부분을 생각하면 마태복음의 끝과 사도행전의 시작이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누가복음의 끝에 묘사되는 승천 장면과 사도행전 시작의 승천 장면은 살짝 다른 묘사도 있으니 말이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동안 변모도 하고 승천도 했다고 묘사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2) 타 복음서들은 바리새 인이나 서기관 같은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적대시하고 배척했다고 묘사하는 편이지만 요한복음은 그냥 유대인들이 지위 막론하고 전반적으로 예수님을 배척했다고 묘사한다.
그것처럼 사도행전은 믿지 않는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자주 나온다. 이건 사도행전이 누가복음이 아니라 요한복음을 꽤 닮은 면모인 것 같다.

(3) 예수님은 체포되고 나서 온갖 황당한 거짓 고소 내용에 대해서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않아서 침묵하셨고, 오로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에만 집중하셨다. “니가 그리스도냐?” 이런 부류의 질문에만 짧게 핵심만 답변하셨을 뿐이다.

그 반면,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울은 아무래도 예수님과는 처지가 다르니 거짓 고소에 대해서 예수님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하고 자기 권리를 챙긴 면모가 보인다. 자신이 골수 바리새 인 출신인 것과 한편으로 로마 시민권자인 것을 잘 활용했고, 심지어 적절한 타이밍 때 부활 드립을 쳐서 바리새 인과 사두개 인 사이의 내분 팀킬도 조장했다. 이런 건 뭔가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무해하라”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4) “저놈을 없애 버려라!!” Away with him, Away with this man도 뭔가 요한복음과 사도행전만의 공통분모라 하겠다. (요 19:15, 행 21:36, 행 22:22)

특히 fellow는 출 2:13이나 욘 1:7 같은 곳에서 친근한 동료, 동기라는 뜻이 있지만, 가끔씩은 그것보다 더 멸칭으로 놈, 작자, 새X라는 뜻도 얼마든지 들어간다.
아합이 미가야를 부를 때도, 그리고 베드로가 “이놈도 예수와 한 패였어요!”라고 정체를 폭로당하려 할 때도 다 fellow가 쓰였었다.

5. 나머지 미분류 얘깃거리들

(1) 성경에서 예수님이 분노하신 건 제자들의 불신, 성전 장사꾼들(두 번이나!!),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 악행 이렇게 얼추 세 갈래로 나뉜다. 나름 서로 다른 분야인데 이걸 조목조목 분석하고 세분화해서 “주님의 빡침” 같은 설교나 강해를 만들어도 될 것 같다.

(2) 예수님이 죽으심과 관련해서 사용하신 물건, 들렀던 장소들은 공교롭게도 전부 다 새거다. 당나귀, 다락방, 무덤.. 신기하지 않은가? 남이 썼던 중고는 전혀 없다.

(3) 성경에 나오는 현타의 대표적인 예는 탕자의 비유라고 할 수 있다. (눅 15:17)

(4) 성경에서 뭔가 찢어진 게 좋게 등장하는 건 예수님의 죽으심 직후에 성전 휘장이 찢어진 것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나머지는 암곰이 애들을 찢었다거나, 웃사가 천벌 받아 죽으면서 찢겼다거나..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얘기들이다.

(5) 성경은 믿지 않는 유대인들에 대해서 저렇게 말하지만 한편으로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나고(요 4:22), 하나님의 말씀이 맡겨졌다고도 말한다(롬 3:2).
유대인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잘못됐고 척결되고 없어져야 할 대상인 건 절대 아니다.

Posted by 사무엘

2025/02/15 13:35 2025/02/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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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뒷차를 배려하지 않는 저속 차량은 사회악

나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 차로가 줄어드는 곳으로 합류하거나 어디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깜빡이를 켜고 아가리를 들이미는데도 집요하게 양보 안 해 주고 기어이 지가 먼저 지나가는 뒷차
  • 우물쭈물 하다가 갑자기 내 차 앞으로 끼어들고 차로 변경하는 차

이런 차를 보면 그렇게 크게 열받지 않는다.
뭐, 나도 저 상황에서 양보해 주기 싫기는 마찬가지이니 남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한다. “에라이 뭐가 그렇게 급하냐~” 한 마디 툴툴대기만 하고는 잊어버린다.

내 앞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는 어지간해서는 방어운전으로 대처한다. 운전 그따구로 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에서 빵빵 또는 상향등(더 심각한 경우)은 날리지만, 심하게 놀라거나 화난 상태에서 하는 건 아니다.
정말 어지간히 급브레이크를 밟게 만들고 내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할 정도가 아니라면 난 이것도 관대하게 넘어간다.
내 앞에 차가 끼어드는 게 싫으면 니가 앞에 틈을 안 주고 앞차에다 바짝 붙어서 운전했어야지? 이건 따지고 보면 내가 원인을 제공한 것도 있다.

내 옆으로 쌩~ 추월해 가는 차는? 아이고오 참 기백 있게 운전하는구나!! 응원도 해 주고 내가 N차로로 자진해서 비켜 주기도 한다. 빨리 가고 싶은 차가 1차로로 쭈욱~ 직진해야지.

그에 비해서 나를 제일 열받게 하는 놈들은 누구냐 하면 지 앞에 공간이 뻔히 있는데도 최선을 다해서 바싹 붙어서 빨리 진행하지 않는 앞차이다.
당연히 편도 1차로, 도로 정체, 진출입로 등 추월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어차피 앞에 빨간불 신호대기여서 빨리 가는 게 무의미한 상황인 건 제외, 그리고 빠릿빠릿 가감속하기가 어려운 대형 버스· 트럭의 경우도 논외로 친다.

저~~ 뒤에는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1~2km 가까이 줄지어서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는데.. 정작 앞의 분기점에서는 차들이 간격도 넓고 쌩쌩 나간다.
이러니 뒤에서 순순히 줄서는 차들은 바보가 되고, 앞에서 끼어들고 새치기를 하는 게 당연한 관행이 된다.
이런 꼬라지를 내가 전국의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들에서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이거는 끼어드는 차를 단속할 게 아니라, 빠릿빠릿 가지 않는 앞쪽 차를 단속해야 해결 가능한 문제이다.

2차로 이상의 도로에서 2대 이상의 차가 모든 차로를 점거해서 나란히 천천히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정말 성질 같아서는 총으로 갈기거나 미사일 날려서 박살내 버리고 싶다.

나는 끼어들기 양보를 해 주지 않는 차, 내 앞에 갑자기 끼어들어서 브레이크를 밟게 만드는 차보다도..
저렇게 답답하게 가는 차가 훨씬 더 짜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훨씬 더 싫다. 사고를 직접적으로 유발할 뻔한 차보다도 저런 무개념 저속 정속충이 훨씬 더 싫다.

과속, 난폭운전, 칼치기, 우측추월을 단속할 게 아니라 그런 운전을 유발하는 느릿느릿 원인 제공자를 척결해야 된다! 과속이 나쁜 게 아니라 도로의 흐름을 깨는 게 나쁜 거다.

그리고 교량과 터널이라 할지라도, 일정 규격 이상을 만족하는 곳은 차선을 점선으로 바꾸고 추월과 차로 변경을 제발 제발 좀 허용해야 한다.
요즘 고속도로 터널들은 정말 엄청나게 길다. 조명도 잘 돼 있어서 밝고 하나도 위험하지 않다.
수 km에 달하는 긴 구간을 이 민족의 웬쑤인 1차로 저속 차량 꽁무니만 바싹 쫓아가라는 건 그냥 운전하지 말고 포복으로 기어가라는 소리와 같다. 왜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없는 걸까?

이 사람들은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8시간이어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천천히 가는 걸까. 아니면 조센징들은 지능이 떨어져서 저런 말도 안 되는 통제 없이는 터널을 도저히 안전하게 주행할 능력이 없는 걸까?
국민성이 너무 순하고 착해 빠져서 저런 악법에도 군말없이 그냥 따르는 걸까? 막연한 안전이라는 미명 하에 과잉 규제에 까스라이팅 당하지 말아야 한다.

이거 뭔가
“도둑이 강도보다 더 나쁜놈이다” --강도는 남에게 당당하게 칼 들이밀고 위협해서 강제로 뺏는 수고(?)라도 하지만, 도둑은 치사하게 남 안 보는 데서 슬쩍 하는 상 찌질한 놈이기 때문-- 내지,
“남의 물건을 훔친 것 자체보다도, 그러고도 도망을 제대로 못 쳐서 멍청하게 붙잡힌 게 더 큰 잘못이다” (스파르타 -_-)
이런 사고방식 같은데.. -_-;;

적어도 나는 운전에 대한 알고리즘, 철학이 저렇다.
내가 빨랑빨랑 가고 싶어하는 것만큼이나 남이 빨랑빨랑 가고 싶어하는 것을 존중한다. 큰 권한과 큰 책임을 같이 추구한다. 최소한 내로남불은 절대 아니다.

2. 지나친 과잉단속도 사회악

새벽에 주변에 차가 없으면 아무 위험 요인이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세게 밟아도 된다.
반대로 차가 많으면 어차피 막혀서 과속을 하고 싶어도 못 한다.

차가 많건 적건 어떤 경우든 과속 단속 따위는 천하에 쓸데없고 필요하지 않다. 굳이 단속할 거면 시속 200km 이내로, 150km 이내 단속 정도만 하면 된다.
커브나 언덕 경사 때문에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곳에서 곧바로 교차로가 튀어나올 때..
이런 극단적인 지형이나 상황이 아니면 우리나라 90%~95%에 달하는 단속 카메라들은 내가 보기에 필요하지 않다.

안 그래도 이 사탄 마귀 구간단속 때문에 열받아 죽겠는데, 그런 곳이라도 추월차로는 비워 둬야 한다.
실제로 단속당하지 않는 최대한의 속도로.. 최선을 다해서 주행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런 곳에서 옳다구나 1차로 등 여러 차로를 막으면서 심지어 그 단속 속도만치도 내지 않고 세월아 네월아 저속 정속으로 가고 있는 미친X들도 생각보다 많다.

왜, 학교에서 누구 한명 잘못했다고 단체기합.
물건 훔쳐간 도둑이 자백할 때까지 아무도 집에 못 가게 하고 단체기합 주는 거..
전쟁 중에 누가 적군에게 협력했다는 죄목으로 마을 하나를 통째로 몰살하고 지도에서 지워 버리는 거 말이다.

구간단속이라는 것도 저런 단체기합이나 민간인 학살과 동급으로 비인간적 비인도적이고 야만적이고 폭압적인 조치이다.
몇몇 등신같은 사고 유발자 때문에 수많은 다른 선량한 운전자들이 다 잠재적인 사고 유발자로 매도당하고, 최선을 다해 빠르게 달릴 권리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천천히 가고 싶으면 그냥 맨 가 n차로만 이용하면서 뒷차에게 얼마든지 비켜 주기만 하면..
그리고 방향 전환할 때 깜빡이와 비상등(고맙, 미안)에 조금만 더 관대해지면..
지금 우리나라 교통사고의 70% 이상, 삿대질 보복운전 싸움질은 99.9%가 사라진다. 내가 장담한다.

"환경은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물건이고, 도로는 뒷차 운전자에게서 빌려 쓰는 공간이다"
이걸 전국 모든 자동차 운전 학원들의 원훈으로 삼고 뼛속까지 교육시키고 세뇌시키면 된다.

시속 150으로 쌩쌩 밟으면서 서울까지 2시간 걸릴 걸 1시간 만에 가고, 1시간 걸릴 걸 40분만에 갈 수 있으면
집이 서울에서 더 멀어져도 되고, 집값이 안정될 수 있고 출산율도 더 올라갈 수 있다.
교통문화 선진화 고속화 고도화만이 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고 살 길이다!!
이래야 대한민국이 노벨 과학상을 배출할 수도 있다!

미국, 일본 나라들은 100V 전압을 울며 겨자 먹기로 쓰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수십 년 간격으로 110, 120 이렇게 찔끔찔끔 승압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것처럼 우리나라 도로들의 제한속도도 100이던 것을 차차 110, 120으로 올려서 150~200 정도는 찍게 해야 한다. 요즘 차들 성능 얼마나 좋으며 도로도 얼마나 시원스럽게 잘 뚫려 있는데..

화 있을진저, 새벽에 무슨 어린이 보호 개소리 하면서 차들을 30km로 포복시키는 미친놈들이여!
그야말로 길거리의 사탄 마귀 아니겠나.
아니, 이런 정책이 시행되는 것 자체가 이 민족의 악에 대해 하나님이 내리는 심판이 아닐까 싶다. 회개해야 된다.

민식이법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구간 단속을 거의 다 없애겠다고, 시내 50km/h 제한을 6~70으로 완화하겠다고, 학교 주변 1년 내내 30km/h 제한을 폐지· 완화하겠다고 공약하는 대선 후보가 있다면..
난 누구든지, 정당 불문하고 정말 찢이나 허 경영에게라도 표를 줄 의향이 있다.

3. 시대별 혐오 트렌드

(1) 2010년대 초에는 '김여사'에 대한 대중적인 편견과 혐오가 기승을 부렸다.
인천대교 마티즈 사고와 인천외고 운동장 사고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면서 기폭제 역할을 했었다.

(2) 그리고 자동차의 세계에서 급발진이라는 게 거론되고 대중적으로 이슈화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때는 도요타 리콜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왜, 미국에서 여느 운전자도 아니고 운전의 달인인 고속도로 순찰대원이 '진짜배기' 급발진 사고로 희생됐으며, 도요타에서도 자기 차의 페달 쪽 결함을 인정하여 대규모 리콜을 시행했었기 때문이다.

이때는 현대 같은 국내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들이 눈총과 욕을 많이 먹었다. 안 그래도 내수 차량을 수출 차량보다 훨씬 더 원가 절감해서 허접하게 만든다는 음모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데 "뭐가 켕기는 게 있어서 운전 기록 장치를 공개하지 않느냐, 무슨 결함을 숨기고 있느냐~~? 영업기밀 핑계 대지 마라" 이런 식으로 말이다.

(3)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대형 버스· 트럭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부각됐다. 영동 고속도로 봉평 터널(2016)이라든가 그리고 경부 고속도로 양재 IC 인근 사고(2017)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졸음운전 사고는 고의성 없는 안타까운 실수라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혐오 여론이 조성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4)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엔 디젤차, 전기차 등 특정 제조사 차량(엔진이건 배터리건)에서 화재가 유난히 잘 발생한다는 루머가 기승을 부렸다.
글쎄, 그 루머가 통계 오류로 인한 부당한 편견인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기름차도 비슷한 빈도로 불이 났다, 타 제조사 차량 대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등등~)

다만, 요즘 자동차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 명목으로 제품의 품질 관리를 옛날처럼 빡세게 꼼꼼하게 한땀 한땀 장인 정신을 발휘해서 하지도 않는 것 같다.
뭐 이건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도, 항공 등 여러 산업· 공업들의 공통적인 트렌드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상한 현상까지는 아니다. 오죽했으면 굴지의 여객기 제조사이던 보잉조차 일부 기종에서 2~30년 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어처구니없는 품질 결함을 방치해서 추락 사고를 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리고 요즘은 교통수단들도 온통 컴퓨터의 통제를 받는 전자기기이고 제조 공정이 극도로 정밀하고 민감해져 있다는 것도 감안할 점이다. 옛날 자동차처럼 마냥 무식하게 튼튼하고, 신뢰성이 보장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옛날 자동차에는 존재하지 않던 급발진이나 자연발화 같은 이슈가 간혹 발생하는 것 같다.

(5) 그리고 2020년대 이후 요즘은 고령 운전자에게 비난과 혐오의 화살이 많이 쏠리는 추세이다. 김여사나 자동차 제조사가 욕 먹던 시절과 비교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가 악셀과 브레이크를 헷갈렸으면서 개나 소나 양치기 소년마냥 급발진 호소를 해 댄다. 이러니 진짜 급발진조차 주장하기 어려워지고 급발진을 공식 부인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오히려 대중적인 실드를 얻을 지경이 됐다.

늙은이들은 어지간하면 운전 면허를 반납하라고 나라에서 호소를 한다.
수십 년 뒤에 저출산 대비 넘쳐나는 노인들 복지를 감당 못 하다 보면 나라에서 면허에 이어 생명도 자진 반납하라고.. 품위 있는 죽음을 미화하는 캠페인도 많이 내보내지 싶다.;;
철딱서니 없는 젊은이들은 킥라니 사고가 문제이고, 늙은이는 머리가 깜빡깜빡 해서 자동차 사고를 내는 게 문제이다. 성별 젠더 갈등이던 게 연령 세대 갈등으로 바뀌는 것 같다.

(6) 저런 것 말고 천인공노할 음주운전 인명 사고는 예나 지금이나.. 2010년대 초나 2020년대나 변함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왜 이렇게 솜방망이인지.. 이 나라의 법은 도대체 누구의 인권을 지켜 주고 있는 건지 알 길이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24/11/02 08:35 2024/11/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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