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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뒷차를 배려하지 않는 저속 차량은 사회악

나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 차로가 줄어드는 곳으로 합류하거나 어디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깜빡이를 켜고 아가리를 들이미는데도 집요하게 양보 안 해 주고 기어이 지가 먼저 지나가는 뒷차
  • 우물쭈물 하다가 갑자기 내 차 앞으로 끼어들고 차로 변경하는 차

이런 차를 보면 그렇게 크게 열받지 않는다.
뭐, 나도 저 상황에서 양보해 주기 싫기는 마찬가지이니 남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한다. “에라이 뭐가 그렇게 급하냐~” 한 마디 툴툴대기만 하고는 잊어버린다.

내 앞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는 어지간해서는 방어운전으로 대처한다. 운전 그따구로 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에서 빵빵 또는 상향등(더 심각한 경우)은 날리지만, 심하게 놀라거나 화난 상태에서 하는 건 아니다.
정말 어지간히 급브레이크를 밟게 만들고 내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할 정도가 아니라면 난 이것도 관대하게 넘어간다.
내 앞에 차가 끼어드는 게 싫으면 니가 앞에 틈을 안 주고 앞차에다 바짝 붙어서 운전했어야지? 이건 따지고 보면 내가 원인을 제공한 것도 있다.

내 옆으로 쌩~ 추월해 가는 차는? 아이고오 참 기백 있게 운전하는구나!! 응원도 해 주고 내가 N차로로 자진해서 비켜 주기도 한다. 빨리 가고 싶은 차가 1차로로 쭈욱~ 직진해야지.

그에 비해서 나를 제일 열받게 하는 놈들은 누구냐 하면 지 앞에 공간이 뻔히 있는데도 최선을 다해서 바싹 붙어서 빨리 진행하지 않는 앞차이다.
당연히 편도 1차로, 도로 정체, 진출입로 등 추월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어차피 앞에 빨간불 신호대기여서 빨리 가는 게 무의미한 상황인 건 제외, 그리고 빠릿빠릿 가감속하기가 어려운 대형 버스· 트럭의 경우도 논외로 친다.

저~~ 뒤에는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1~2km 가까이 줄지어서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는데.. 정작 앞의 분기점에서는 차들이 간격도 넓고 쌩쌩 나간다.
이러니 뒤에서 순순히 줄서는 차들은 바보가 되고, 앞에서 끼어들고 새치기를 하는 게 당연한 관행이 된다.
이런 꼬라지를 내가 전국의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들에서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이거는 끼어드는 차를 단속할 게 아니라, 빠릿빠릿 가지 않는 앞쪽 차를 단속해야 해결 가능한 문제이다.

2차로 이상의 도로에서 2대 이상의 차가 모든 차로를 점거해서 나란히 천천히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정말 성질 같아서는 총으로 갈기거나 미사일 날려서 박살내 버리고 싶다.

나는 끼어들기 양보를 해 주지 않는 차, 내 앞에 갑자기 끼어들어서 브레이크를 밟게 만드는 차보다도..
저렇게 답답하게 가는 차가 훨씬 더 짜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훨씬 더 싫다. 사고를 직접적으로 유발할 뻔한 차보다도 저런 무개념 저속 정속충이 훨씬 더 싫다.

과속, 난폭운전, 칼치기, 우측추월을 단속할 게 아니라 그런 운전을 유발하는 느릿느릿 원인 제공자를 척결해야 된다! 과속이 나쁜 게 아니라 도로의 흐름을 깨는 게 나쁜 거다.

그리고 교량과 터널이라 할지라도, 일정 규격 이상을 만족하는 곳은 차선을 점선으로 바꾸고 추월과 차로 변경을 제발 제발 좀 허용해야 한다.
요즘 고속도로 터널들은 정말 엄청나게 길다. 조명도 잘 돼 있어서 밝고 하나도 위험하지 않다.
수 km에 달하는 긴 구간을 이 민족의 웬쑤인 1차로 저속 차량 꽁무니만 바싹 쫓아가라는 건 그냥 운전하지 말고 포복으로 기어가라는 소리와 같다. 왜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없는 걸까?

이 사람들은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8시간이어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천천히 가는 걸까. 아니면 조센징들은 지능이 떨어져서 저런 말도 안 되는 통제 없이는 터널을 도저히 안전하게 주행할 능력이 없는 걸까?
국민성이 너무 순하고 착해 빠져서 저런 악법에도 군말없이 그냥 따르는 걸까? 막연한 안전이라는 미명 하에 과잉 규제에 까스라이팅 당하지 말아야 한다.

이거 뭔가
“도둑이 강도보다 더 나쁜놈이다” --강도는 남에게 당당하게 칼 들이밀고 위협해서 강제로 뺏는 수고(?)라도 하지만, 도둑은 치사하게 남 안 보는 데서 슬쩍 하는 상 찌질한 놈이기 때문-- 내지,
“남의 물건을 훔친 것 자체보다도, 그러고도 도망을 제대로 못 쳐서 멍청하게 붙잡힌 게 더 큰 잘못이다” (스파르타 -_-)
이런 사고방식 같은데.. -_-;;

적어도 나는 운전에 대한 알고리즘, 철학이 저렇다.
내가 빨랑빨랑 가고 싶어하는 것만큼이나 남이 빨랑빨랑 가고 싶어하는 것을 존중한다. 큰 권한과 큰 책임을 같이 추구한다. 최소한 내로남불은 절대 아니다.

2. 지나친 과잉단속도 사회악

새벽에 주변에 차가 없으면 아무 위험 요인이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세게 밟아도 된다.
반대로 차가 많으면 어차피 막혀서 과속을 하고 싶어도 못 한다.

차가 많건 적건 어떤 경우든 과속 단속 따위는 천하에 쓸데없고 필요하지 않다. 굳이 단속할 거면 시속 200km 이내로, 150km 이내 단속 정도만 하면 된다.
커브나 언덕 경사 때문에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곳에서 곧바로 교차로가 튀어나올 때..
이런 극단적인 지형이나 상황이 아니면 우리나라 90%~95%에 달하는 단속 카메라들은 내가 보기에 필요하지 않다.

안 그래도 이 사탄 마귀 구간단속 때문에 열받아 죽겠는데, 그런 곳이라도 추월차로는 비워 둬야 한다.
실제로 단속당하지 않는 최대한의 속도로.. 최선을 다해서 주행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런 곳에서 옳다구나 1차로 등 여러 차로를 막으면서 심지어 그 단속 속도만치도 내지 않고 세월아 네월아 저속 정속으로 가고 있는 미친X들도 생각보다 많다.

왜, 학교에서 누구 한명 잘못했다고 단체기합.
물건 훔쳐간 도둑이 자백할 때까지 아무도 집에 못 가게 하고 단체기합 주는 거..
전쟁 중에 누가 적군에게 협력했다는 죄목으로 마을 하나를 통째로 몰살하고 지도에서 지워 버리는 거 말이다.

구간단속이라는 것도 저런 단체기합이나 민간인 학살과 동급으로 비인간적 비인도적이고 야만적이고 폭압적인 조치이다.
몇몇 등신같은 사고 유발자 때문에 수많은 다른 선량한 운전자들이 다 잠재적인 사고 유발자로 매도당하고, 최선을 다해 빠르게 달릴 권리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천천히 가고 싶으면 그냥 맨 가 n차로만 이용하면서 뒷차에게 얼마든지 비켜 주기만 하면..
그리고 방향 전환할 때 깜빡이와 비상등(고맙, 미안)에 조금만 더 관대해지면..
지금 우리나라 교통사고의 70% 이상, 삿대질 보복운전 싸움질은 99.9%가 사라진다. 내가 장담한다.

"환경은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물건이고, 도로는 뒷차 운전자에게서 빌려 쓰는 공간이다"
이걸 전국 모든 자동차 운전 학원들의 원훈으로 삼고 뼛속까지 교육시키고 세뇌시키면 된다.

시속 150으로 쌩쌩 밟으면서 서울까지 2시간 걸릴 걸 1시간 만에 가고, 1시간 걸릴 걸 40분만에 갈 수 있으면
집이 서울에서 더 멀어져도 되고, 집값이 안정될 수 있고 출산율도 더 올라갈 수 있다.
교통문화 선진화 고속화 고도화만이 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고 살 길이다!!
이래야 대한민국이 노벨 과학상을 배출할 수도 있다!

미국, 일본 나라들은 100V 전압을 울며 겨자 먹기로 쓰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수십 년 간격으로 110, 120 이렇게 찔끔찔끔 승압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것처럼 우리나라 도로들의 제한속도도 100이던 것을 차차 110, 120으로 올려서 150~200 정도는 찍게 해야 한다. 요즘 차들 성능 얼마나 좋으며 도로도 얼마나 시원스럽게 잘 뚫려 있는데..

화 있을진저, 새벽에 무슨 어린이 보호 개소리 하면서 차들을 30km로 포복시키는 미친놈들이여!
그야말로 길거리의 사탄 마귀 아니겠나.
아니, 이런 정책이 시행되는 것 자체가 이 민족의 악에 대해 하나님이 내리는 심판이 아닐까 싶다. 회개해야 된다.

민식이법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구간 단속을 거의 다 없애겠다고, 시내 50km/h 제한을 6~70으로 완화하겠다고, 학교 주변 1년 내내 30km/h 제한을 폐지· 완화하겠다고 공약하는 대선 후보가 있다면..
난 누구든지, 정당 불문하고 정말 찢이나 허 경영에게라도 표를 줄 의향이 있다.

3. 시대별 혐오 트렌드

(1) 2010년대 초에는 '김여사'에 대한 대중적인 편견과 혐오가 기승을 부렸다.
인천대교 마티즈 사고와 인천외고 운동장 사고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면서 기폭제 역할을 했었다.

(2) 그리고 자동차의 세계에서 급발진이라는 게 거론되고 대중적으로 이슈화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이때는 도요타 리콜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왜, 미국에서 여느 운전자도 아니고 운전의 달인인 고속도로 순찰대원이 '진짜배기' 급발진 사고로 희생됐으며, 도요타에서도 자기 차의 페달 쪽 결함을 인정하여 대규모 리콜을 시행했었기 때문이다.

이때는 현대 같은 국내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들이 눈총과 욕을 많이 먹었다. 안 그래도 내수 차량을 수출 차량보다 훨씬 더 원가 절감해서 허접하게 만든다는 음모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데 "뭐가 켕기는 게 있어서 운전 기록 장치를 공개하지 않느냐, 무슨 결함을 숨기고 있느냐~~? 영업기밀 핑계 대지 마라" 이런 식으로 말이다.

(3)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대형 버스· 트럭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부각됐다. 영동 고속도로 봉평 터널(2016)이라든가 그리고 경부 고속도로 양재 IC 인근 사고(2017)가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졸음운전 사고는 고의성 없는 안타까운 실수라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혐오 여론이 조성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4)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엔 디젤차, 전기차 등 특정 제조사 차량(엔진이건 배터리건)에서 화재가 유난히 잘 발생한다는 루머가 기승을 부렸다.
글쎄, 그 루머가 통계 오류로 인한 부당한 편견인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기름차도 비슷한 빈도로 불이 났다, 타 제조사 차량 대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등등~)

다만, 요즘 자동차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 명목으로 제품의 품질 관리를 옛날처럼 빡세게 꼼꼼하게 한땀 한땀 장인 정신을 발휘해서 하지도 않는 것 같다.
뭐 이건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도, 항공 등 여러 산업· 공업들의 공통적인 트렌드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상한 현상까지는 아니다. 오죽했으면 굴지의 여객기 제조사이던 보잉조차 일부 기종에서 2~30년 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어처구니없는 품질 결함을 방치해서 추락 사고를 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리고 요즘은 교통수단들도 온통 컴퓨터의 통제를 받는 전자기기이고 제조 공정이 극도로 정밀하고 민감해져 있다는 것도 감안할 점이다. 옛날 자동차처럼 마냥 무식하게 튼튼하고, 신뢰성이 보장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옛날 자동차에는 존재하지 않던 급발진이나 자연발화 같은 이슈가 간혹 발생하는 것 같다.

(5) 그리고 2020년대 이후 요즘은 고령 운전자에게 비난과 혐오의 화살이 많이 쏠리는 추세이다. 김여사나 자동차 제조사가 욕 먹던 시절과 비교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가 악셀과 브레이크를 헷갈렸으면서 개나 소나 양치기 소년마냥 급발진 호소를 해 댄다. 이러니 진짜 급발진조차 주장하기 어려워지고 급발진을 공식 부인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오히려 대중적인 실드를 얻을 지경이 됐다.

늙은이들은 어지간하면 운전 면허를 반납하라고 나라에서 호소를 한다.
수십 년 뒤에 저출산 대비 넘쳐나는 노인들 복지를 감당 못 하다 보면 나라에서 면허에 이어 생명도 자진 반납하라고.. 품위 있는 죽음을 미화하는 캠페인도 많이 내보내지 싶다.;;
철딱서니 없는 젊은이들은 킥라니 사고가 문제이고, 늙은이는 머리가 깜빡깜빡 해서 자동차 사고를 내는 게 문제이다. 성별 젠더 갈등이던 게 연령 세대 갈등으로 바뀌는 것 같다.

(6) 저런 것 말고 천인공노할 음주운전 인명 사고는 예나 지금이나.. 2010년대 초나 2020년대나 변함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왜 이렇게 솜방망이인지.. 이 나라의 법은 도대체 누구의 인권을 지켜 주고 있는 건지 알 길이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24/11/02 08:35 2024/11/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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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한번씩 했던 말들이긴 하지만 그걸 이런 식으로 나열하고 한데 대조· 비교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주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니 이렇게 한번 더 개념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1. 비킹: 예정 vs 자유의지

난 기회가 된다면 킹 제임스 진영의 밖에 있는 제도권/일반 교회 신자와 다음 주제들에 대해 언제든지 진지하게 토론해 보고 싶다.

  • 님 다니는 교회· 교파에서는 예정과 자유의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
  • 구원의 영원한 보장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냐?
  • 선과 악을 분간 못 하는 어린 아기는 병이나 사고로 죽으면 어찌 될까? 이런 의문에 대한 댁들의 생각은 어떤가..?

난 이 주제에 대해 극도로 단순화시켜서 비약해서 말하자면..
"십자가 이전에는 알미니안(자유의지), 그 이후부터는 칼빈(섭리, 예정, 영원한 구원)"설을 개인적으로 지지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과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뜻을 분간한다.

성경에는 당연히 절대자 하나님의 주권과 재량, 예정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마다 환경 처지가 제각각이고 신체· 지능 리소스도 제각각이다. 하루 종일 일한 품꾼이건 마감 1시간 전에 온 품꾼이건 동일한 일당을 받았다는 포도원 비유도 있다. 모태신앙 구원도 있고, 십자가 강도 같은 끝물 구원도 있다.

(1) 그러나 이건 개개인의 구원 여부가 엿장수 마음대.. 아니, 하나님 마음대로라는 얘기가 아니다.
미리 아심도 있고 구원받은 사람의 신분 변화가 '예정'된 건 있지만, 그게 로보트 마냥 개개인의 구원 여부를 말하는 건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예정을 수학 집합에다 비유하자면 원소나열법이 아니라 '조건제시법'이다. 울나라 법에다 비유하자면 특별사면이 아니라 일반사면을 말하는 거다.

"파라오의 마음을 더 강퍅하게 만들겠다" 이건 스스로 삐딱서니 타기 시작한 악인의 벡터의 크기 정도나 하나님이 더 키워 버리시겠다는 얘기이다, 아예 벡터의 방향을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의 시험이나 함정수사는 기회제공일 뿐, 아예 대놓고 죄 지으라고 꼬드기는 범의유발이 아니다.

어떤 경우건 "신이 누구누구는 처음부터 죄인 역할극을 하게 만들려고, 지옥불로 떨굴려고 창조했다", "하나님이 악도 필요해서 같이 창조했다" 같은 식의 결론은 난 절대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아 그래서 하나님이 악도 필요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 독가스실도 냅두고, 북괴 정치범 수용소도 저렇게 냅두고 731 부대와 캄보디아 킬링필드도 다 묵인한 건가?
그러면 죄의 책임이 인간이 아니라 신에게 있는 꼴이 된다. 그런 하나님 믿으라고 불신자한테 복음을 참 잘도 전할 수 있겠다.

저걸 믿을 바에야 차라리 진화론이 낫다!! 진화론은 "서로 죽고 죽이고 속고 속이고 중독시키고 말려 죽이는 자연의 적자생존 약육강식을 신이 만든 게 아니라면 오랫동안 스스로 진화해서 저리 된 거다"라고 이렇게 변명하는 거라도 있다! 알겠는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죄악까지 전부 하나님이 의도한 빅픽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건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착각하는 거다.

(2)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아기· 영유아가 병이나 사고로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가 도대체 신학적으로 왜 논란이고 논쟁거리인지 난 이해되지 않는다.
예수님 탄생 당시에 헤롯 왕에게 학살당했던 2살 이하 아기들이 다 원죄 때문에 지옥 갔다면.. 나는 정말 기독교 안 믿었을 거다. 나부터가 부끄러워서라도 그런 신 믿으라고 주변에 못 전한다.

성경에 따르면 그 어떤 흉악범죄자라도 회개하고 예수 믿으면 죽어서 천당 갈 수 있다. 반대로 예수 안 믿고 자기 죄 가운데 죽었다면 그 범죄자를 체포한 경찰이나 사형 판결을 내린 판사 검사, 심지어 그 범죄자에게 희생당한 피해자라 해도 지옥 간다.
이건 불신자 입장에서는 선뜻 동의나 납득이 안 될 수 있지만, 이게 기독교 교리이다. 허나, 이런 기독교조차도 예수님을 선택하거나 거절할 능력조차 아직 없는 아기까지 몽땅 지옥으로 보내는 미친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3) 내가 간극 재창조를 적극 지지하는 이유도 겨우 젊은 지구 오래된 우주 같은 과학 연대기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6천 년 전 6일 창조가 전부라면 사탄 마귀는 도대체 언제 창조됐고 언제 타락했는데? 인간은 죄를 짓는 바람에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고 후손들이 대대로 고생하게 됐구만, 그럼 저놈은 언제 어디서 반역해서 무슨 처분을 받았는데? 최소한 인간보다는 훨씬 더 큰 스케일의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는가?
이게 이전 세상의 멸망과 간극 없이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

이러니 성경에는 하나님의 주권 예정도 있고, 인간 쪽의 자유의지도 있다. 가중치가 반반이고 상호 보완적이다. 마치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 세 분과 한 분.. 빛의 입자성과 파동성.. 거의 그런 급이다. 서로 자기만 옳다고 피터지게 싸울 주제는 아니어 보인다.

이것 말고도 킹 진영과 비킹 진영 간에는 교회와 이스라엘(유대인)의 관계, 전천년주의 vs 무천년주의 같은 관점도 차이가 있다. 더 깊게 들어가면 세대주의도 나온다만, 이 이슈는 이 글에서는 일단 논외로 하련다. 벌써 글이 너무 길어졌으니 말이다.

2. 킹: 영어 vs 원어

자, 킹 제임스 진영은 한킹이고 흠정역이고 표킹이고 어느 역본 진영을 가건, 위에서 논했던 저런 교리 문제는 그럭저럭 다 일치한다. 이견이 없고 교통정리가 돼 있다. (적어도 난 그런 걸로 알고 있음) 나는 저 관점이 매우 합리적이고 건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좁디좁은 진영을 지지하고 있는 거다.

하지만 킹 제임스 진영들이 시급하게 필요한 게 뭐냐 하면.. 원문과 원어, 원어와 영어 사이의 개념정리 교통정리이지 싶다.
이게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자체적으로 승패가 가려지질 않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작은 킹 진영들이 더 쪼개지고 분열되는 거다. 그러면서 자기 역본이 제일 짱이네 하면서 도토리 키 재기 대립이 끊이질 않는다. 이거 심각한 지경이다.

일단, 원문 레벨은.. 정말 더 말이 필요하지 않다.
루터고 칼빈이고 옛날 종교개혁자 대선배들은 마 5:22가 "누구든지 자기 형제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화내는 자"라고 적혀 있는 바른 본문 계열의 성경을 봤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오늘날의 비킹들은 그렇지 않다. 그냥 무조건 화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다.

요일 5:7 요한의 콤마 삼위일체 구절도 마찬가지. 비킹이 삭제한 게 아니라 오히려 킹이 후대에 첨가한 거라고 반박하는 분도 있다. 근데.. 이때는 킹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아예 가톨릭 예수회의 두에 랭스 성서조차도 이 구절이 들어가 있었다. 빼면 뺐지 도대체 누가 언제 왜 뇌피셜을 펼쳐서 첨가를 했다는 말인지..??

킹 유일주의를 반대하고 반박하는 그 어떤 목사, 신학자도 벧전 2:2가 "말씀의 젖을 사모하라, 영적으로 자라려면"이 틀렸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려면"이 사본학적으로(?) 맞다고 자신의 학자적 양심과 손모가지를 걸고 맹세하는 사람..? 난 못 봤다.

이런 것들 말이다. 이건 번역 오역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원문 내용이 변개되고 달라진 사항이다. 다시 말하지만 옛날 칼빈이나 루터나 에라스무스 이런 사람이 번역했거나 봤던 성경이랑, 지금 현대인들 대다수가 보는 성경이 이런 건 서로 같지 않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나는 킹 쪽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말씀 보존 학회가 다른 행실이나 언변에서 제아무리 깽판을 쳤어도 걔네들이 이 주제에 관해서 말하는 건 절대적으로 맞다. 나는 저쪽을 지지한다.

자 여기까지는 한킹 흠정 표킹 어느 진영들도 일치한다. 그러나 그 뒤에 번역을 함에 있어서 영어와 원어의 비중을 서로 어떻게 둘 것인가 하는 것에서 또 예송 논쟁 노론 소론, 탕수육 부먹 찍먹 같은 당파싸움이 벌어져 있다.

내가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 바닥 대안 성경 1호라 할 수 있는 말보회 한킹은 영어 킹을 그대로 곧이곧대로 중역한 성경이 아니라, 영킹과 동일한 원어 대본을 번역하고 영킹을 일부 참고만 한 성경이다. 그래서 여기에 만족하지 못해서 원어 누룩(?)을 좀 뺀 게 흠정역이고, 흠정역보다도 더 과격하게 영어 직역을 추구한 역본이 표준역.. (심지어 도량형까지 마일, 파운드 그대로 썼을 정도로. =_=)

예를 들자면 "영어로 같은 단어이면 우리말로도 (가능한 한 어지간해서는 몽땅) 다 같은 단어로 번역돼야 한다", "it came to pass도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 "God forbid는 하나님이 금하신다라는 뜻을 넣어서 번역해야 한다" 이런 거 말이다. 영어 KJV는 영어권 화자에게만 최종 권위인가, 아니면 원어 원문과 대등한 전세계의 최종 권위인가???

사실 성경 원어 원문은 우리 생각 이상으로 꽤 함축적이고 모호성이 많다. 뜬금없이 나오는 it he 대명사가 뭘 가리키는지 애매한 게 많고, 시제가 과거 미래 중 뭔지, 대화 인용이 어디까지이며 어디부터가 내레이터인지.. 알쏭달쏭한 게 많다.
이런 부분에서 한킹은 영킹과 자잘하게 미묘하게 일치하지 않는 게 있다. 그러니까 오역 변개는 분명 아닌데 어쨌든 영킹과는 미묘하게 다른 이게 오로지 영킹 최종 권위 순수주의(!!!) 성향인 분들한테는 성이 안 차는 거다. =_=;;

그럼 원어가 헷갈릴 때는 무조건 영킹대로 번역만 하면 되느냐? 그런데 영어는 또 영어만의 중의성이 있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자면 전치사. for을 '위하여'라고 할지, '인하여'라고 할지?? of나 in은 또 얼마나 뜻이 다양한가?
제아무리 교리적인 편견 없이 기계적으로 곧이곧대로 번역만 했다고 한들, 교리와 해석을 전혀 가미하지 않고 번역을 옳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킹 제임스 영어는 현대 영어와는 뜻이 달라진 것도 여럿 있고, 이럴 때도 번역자의 해석과 취사선택이 필요하다.
제아무리 영킹이 단어 뜻을 스스로 정의하는 내장사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대로 엄밀한 뜻 구분 없이 단순히 운율이나 패러프레이징 차원에서 비슷한 단어를 일부러 다르게 늘어놓은 것도 있다. slay와 kill, create / form / make 같은 거.

시간과 지면이 부족하고 이 블로그는 킹이나 비킹, 심지어 불신자까지 다 보는 공간이니 내가 내막을 자세하게 다 늘어놓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거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앗싸리 오로지 영킹 그대로 번역만 할 수 있다면 모든 문제가 진작에 해결됐을 텐데 그것도 아니니 참 문제다.;;

그러니 이 동네에서는 아까처럼 예정이냐 자유의지냐 이런 거 논쟁은 할 필요 없고, 그 대신 비킹 입장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 할 희한한 주제를 갖고 논쟁을 벌이는 지경이다.

아 끝으로.. 영킹에 하나님 영감이 또 짠~~ 임했건, 자필원문에 임했던 영감이 번역과 필사 과정에서도 쭉 내려오고 '보존'되어 왔건.. 결과물은 어쨌든 지금 우리말 성경도 영감으로 주어져 있다는 얘기 아니냐?
이거 갖고도 너무 쓸데없이 머리 쥐어뜯고 싸우지는 말자구우~~ 아멘!

Posted by 사무엘

2024/10/30 08:35 2024/10/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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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과 듣는 것의 차이

1.
그래픽 사진에 대해서 피부 주름 제거, 색감 명도 채도 보정 같은 온갖 '뽀샵질'이 존재한다.
그것처럼 사운드에도 잡음 제거는 말할 것도 없고, 노래 중에 쓸데없이 들어간 "헉 / 쓰읍" 숨소리 제거, 음량-음역 보정, 너무 커서 찢어지거나 뭉개진 파형 보정 등 갖가지 보정이 존재한다. 음반 음원도 그냥 만들어지는 게 절대로 아니다.

2.
그래픽에는 비트맵을 계단현상 없이 부드럽게 확대하는 휴리스틱 알고리즘이 있고, 산술 연산이나 AI를 동원해서 흐릿한 상을 복원하는 필터도 있다.
그것처럼 사운드에는 음고를 유지하면서 재생속도만 바꾼다거나, 재생속도를 유지하면서 음고를 변형하는 휴리스틱 알고리즘이 있다. (음파는 일반적으로는 음고와 속도가 같이 증가하거나 같이 감소하기 때문. 둘 중 하나만 변형하기가 어렵다)

3.
컴퓨터의 성능이 발달하면서 디지털 영상은 더 고화질로 리마스터링이 행해져 왔다.
3D 모델 소스가 있으면 렌더링과 영상 인코딩을 다시 하면 되고, 아날로그 영화 필름도 화질이 아주 좋기 때문에 이걸 그대로 다시 디지털화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오히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의 영상이 상대적으로 화질이 안 좋아 보인다. 종횡비도 16:9가 아니라 4:3이니 더 이질감이 느껴진다.
화질이 안 좋거나 아예 흑백인 옛날 영상의 경우 AI를 동원해서 '창작'을 해서 화질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음성은..??? 쌍팔년도 시절에 정립된 CD 음질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얘만 리마스터링 하는 경우는 딱히 없는 것 같다.
단.. 옛날에 PC 스피커로 어설프게 자연 사운드를 구사했던 게임 효과음들은 필요하다면 실제 사운드로 리마스터링 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도스용 황금도끼 게임의 효과음 말이다.;;

4.
음속은 광속보다 훨~~씬 더 느리다.
번갯불과 천둥 소리 사이의 텀까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비행기만 해도... 관악산 같은 데서 좀 낮게 날아가는 걸 보시라.
비행기의 엔진 소리는 지금 비행기가 있는 곳보다 더 뒤에서 들리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 말과 사진을 같이 보내다 보면..
발신자는 '말-사진-말-사진' 이렇게 보냈지만, 수신자는 '말-말-사진-사진' 이렇게 받게 되는 수가 있다. 사진은 아시다시피 용량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송이 훨씬 더디다.
빛의 속도와 소리의 속도도 이런 부류의 차이가 존재하는 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곤 한다.

5.
대부분의 우주 사진, 천체 사진은 노출을 분~시간 단위로.. 심지어 며칠 단위로 하면서 빛을 어마어마하게 모으고 쬐어서 간신히 찍은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 암흑천지에서 무슨 풍경을 건지겠는가?
그렇게 노출하는 동안 한 곳만 뚫어지게 안정되게 보고 있어야 사진이 흐려지거나 망가지지 않는다.

그 반면, 태양 흑점 사진은..??? 정반대로 빛을 미치도록 줄이고 또 줄이고 특수하게 걸러내서 찍은 것이다.
현실의 태양은 겨우 저런 누런 주황색이 아니며, 흑점도 시꺼먼 색이 절대 아니다. 흑점이고 나발이고 아무 구분 없이, 맨눈으로는 차마 볼 수도 없는 미치도록 희고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올 뿐이다.
모든 광학 기기는 아무 조치 없이 태양을 직접 겨냥하는 건 마치 박격포 90도 직사와 동급으로 절대 금지이다.

그런 것처럼 빛뿐만 아니라 소리에도 비슷한 부류의 극한이 있다.
개인적으로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건 평범한 장비로는 제대로 녹음을 하기 어렵다. 쿠르르르릉~~ 소리가 워낙 웅장(..)해서 파형이 다 넘치고 뭉개지기 때문이다.

영화나 게임에서 각종 총소리, 폭발 등을 보면 화염 비주얼은 실제보다 훨씬 더 과장해서 묘사하고, 폭음 같은 소리는 줄여서 묘사한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남자들 군대에서 수류탄 투척까지 갈 필요 없이.. 차끼리 부딪히는 교통사고 현장 근처에만 있어 봐도 쾅 소리에 크게 놀라게 된다.

6.
음파가 가청 대역을 넘어가면 초음파라고 불린다.
그러나 전자기파가 가시광선 대역을 넘어가면.. 그건 자외선 등 다른 전파가 된다.

7.
철길 근처에 서서 열차가 쌩~~ 지나가는 걸 들어보면 말이다.
같은 소리가 멀리서 날 때는 더 작게 들리고, 가까이서 날 때는 더 크게 들린다는 거야 당연히 상식이다.

그런데 이때 소리를 잘 들어 보면 음량만 작아지는 게 아니라, 음높이까지 변할 때가 있다.
까놓고 말해 ‘솔’ 소리가 그대로 fade out되는 게 아니라 “솔~~~ 파# 파 미..” 이렇게 된다는 뜻이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 보시라.
주행 중인 철도 차량 출사 덕질을 많이 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음향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왜 그렇지..???

이게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도플러 효과이다. 단순히 열차가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는 게 아니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소리의 진동수까지 변한다는 것이다.
이거 마치.. 지구가 둥글다는 걸 설명할 때.. 배가 멀어지면서 단순히 작아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없어져 버린다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_=;;

도플러 효과가 우주 레벨로 올라가면 음파뿐만 아니라 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시광선까지 색깔이 바뀐다. 적색편이, 청색편이가 이것과 관계가 있다.
자동차나 야구공의 속도를 측정하는 스피드건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동작하며, 생각보다 굉장히 정확한 결과를 낸다. 색깔만 보고 온도를 측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4/10/15 08:35 2024/10/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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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보 저장, 상태 보관이란 걸 몽땅 실물로 해야 했음

세상에 컴퓨터와 정보 저장 매체라는 게 없던 시절엔..
길고 빽빽한 텍스트가 아니라 겨우 수 바이트, 수십 비트가 채 되지 않을 '객체 상태'도 일일이 다 실물로 관리해야 하니 참으로 번거롭기 그지없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 보드 게임의 말들은 잡히면 몽땅 다 즉사이지, HP 같은 건 없다. 윷놀이, 바둑, 체스, 장기..
그도 그럴 것이 각 말들의 HP가 깎이는 걸 또 별도의 기물로 구현하는 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 하다못해 죄수의 볼기를 줘 패도 매번 때릴 때마다 늘 "n대요~!!" 라고 크게 복명복창을 해야 했다. 정해진 횟수를 절대 틀리지 말라고.
(물론 단순 숫자 한두 개 정도는 마치 운동 경기 스코어 x:y처럼 종이 판떼기로도 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태형을 집행하는 국가에서 굳이 그런 물건까지 동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

-- 교통수단에서 환승 할인이란 걸 구현하는 게 참 난감했다. 기껏해야 승차권에다가 특수한 구멍을 뚫어서 인증하는 정도?

-- 고속도로 톨비도 말이다. 요즘 고속도로는 국영과 민영 구간이 오락가락이고, 대도시에서는 개방식과 폐쇄식이 왔다갔다 한다. 거기에다 차종과 이용 시간대별 할인이 있고, 심지어 차로 수가 적은 고속도로와 많은 고속도로 간에도 미세하게나마 요율이 다르다..!! 이거 정확한 계산을 재래식 종이 통행권으로 하려면 톨게이트를 엄청 많이 만들어 놓고 매번 차를 세워야 할 것이다.

-- 대중교통은 자리를 알아서 찾아서 앉는 자유석 형태로만 운용 가능할 것이다. 좌석 지정 탑승권은 거의 불가능. 1980년대에 새마을호 열차에서 전산 승차권(고정석) 발매가 그만큼 파격적이었던 조치였다. 그 반대급부로, 새마을호는 일부 객차만 자유석을 운영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행정에서 이 복잡한 state 계산의 끝판왕은 운전자 벌점이지 싶다. 이건 3년이라는 유효기간이 존재하는 마일리지와 비슷한 개념이다.
유효한 벌점이 40점 이상이 되면 면허가 정지되는데, 면허정지에 기여한 벌점은 처분벌점에서는 빠지지만 누산벌점에는 남아 있고 이건 또 뭐 어떻게 해야 없앨 수 있고... 나도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

게임에서 이렇게 하면 HP가 깎이지만 이렇게 하면 HP와 관계없이 즉사(면허 취소)...;; 이렇다.
행정 전산화가 되기 전엔 이런 거 어떻게 관리했을까...?? 경이롭다.

2. 오늘날 같은 획기적인 무선 고속 통신 인프라가 없었음

-- 휴대폰이 없었을 때는 차를 운전하다가 사고 나면 보험사에다 연락을 어떻게 했을까..??
고속도로의 경우, 일정 거리 간격으로 긴급 통화가 가능한 전화기가 비치됐으며 일정 시간 간격으로 순찰차가 다니기는 했다. 그러나 고속도로처럼 잘 관리되는 도로가 아니라 시골 깡촌 농로나 산길이라면 정말 난감할 것이다.

참고로 카폰은 아직 엄청난 사치품이었다.
기계값도 값이지만 지금처럼 제한된 주파수를 쪼개고 쪼개서 수많은 사용자들에게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통신 기술과 인프라가 없었다. 카폰은 전화국과 교신하는 무전기보다 크게 나은 게 없던 지경..

그래서 지금처럼 전 국민이 무선 통화를 하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하긴, 더 옛날에는 유선 전화조차도 회선이 부족하고 자동 교환 기술이 부족해서 집집마다 개통하는 게 불가능했었다.

-- 쌍팔년도 시절, '브레인 바이러스'라는 악성 코드는 1985년에 파키스탄 사람이 만들었는데, 그게 1987년에 미국에서 첫 발견됐고,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에야 발견됐다.
무선 인터넷이 없던 시절엔 컴퓨터로 뭔가가 퍼져나가는 속도도 정말 끔찍하게 느렸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경.

-- 좀 더 옛날 얘기를 꺼내자면 레이더나 무전기라는 것도 2차 대전 시기에 발명됐다.
그 전 제1차 세계 대전 때만 해도 아직 전령이라는 게 현역이었다! 목숨 걸고 발품 팔아서 전방 소식을 후방에다 전하는 병과 말이다. 히틀러가 이 시기에 전령병 출신이었고 그것만으로도 부상 당하고 훈장도 받았을 정도였다.
심지어 비둘기 발에다가 편지를 묶어서 전하는 구닥다리 테크닉까지 쓰였었다.

하긴, 2차 대전 때는 말 탄 기병이 아직 현역이었다. 자동차라는 게 있긴 했지만 아직 너무 비싸고 귀했기 때문.. 우리가 누리는 교통 통신 인프라가 지금 같은 가성비를 갖추게 된 건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3. 금융 거래도 전산화되지 않았음

-- 월급을 직접 현찰로 봉투에 넣어서 나눠줬다. 월급날 시즌에는 회사들마다 현금을 수송하느라 분주했다.
심지어 국제선 여객기를 조종하는 기장들도.. 도착지 공항에서 유류비를 지불하려고 돈다발이 들어있는 가방을 조종실에 싣고 다녔다.;;;

-- 신용카드라는 게 있긴 했으나.. 지금 우리처럼 간편하게 긁고 통신이 되는 형태가 아니었다.
가게에서는 손님이 카드를 긁었음을 입증하는 종이 전표 실물 뭉치를 잘 보관했다가 카드사에다 직접 청구하고, 카드사는 그걸 보고 대금을 지급했다. 옛날 신용카드에 카드 일련번호가 양각으로 돌출됐던 이유는 이걸 일종의 도장처럼 쓰기 위해서였다.;;; ㄷㄷㄷㄷㄷㄷ

단순히 음성과 영상을 주고받는 통신뿐만 아니라 금융 거래가 전부 무선 자동화 전산화된 것도 세상을 정말 편리하게 바꿔 놓았다. 종이 없는 사무실보다는 현금 없는 세상이 더 많이 실현됐다.
물론 통신으로 돈 거래를 몽땅 가상화시킨 배후에는 디지털 서명을 가능케 한 비대칭 암호화라는 특급 보안 기술이 있었다. ^^
영상· 음성을 디지털로 주고받는 배후에는 압축 알고리즘(코덱..)이 있듯이 말이다.

4. 정보 검색 인프라

지금 같은 학술 정보 검색 인프라가 없던 시절에는 논문을 어떻게 쓰고 참고문헌을 어떻게 찾아봤을까??
뭐 그 시절에는 학계마다 분야별 최신 논문 목록이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종이책 형태로 주기적으로 발간되기는 했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 완전 골동품이겠지만..

그래서 그 시절 옛날 논문들은 참고문헌 목록이 21세기 이후 논문들처럼 풍부하지는 못했던 편이라고 한다.
이런 게 '정보 고속도로'니, 'information at your fingertip' 이런 90년대 구호가 실현되기 전의 모습이다. 유비쿼터스, IoT니 하는 구호는 2000년대 이후에나 등장했다.

하긴,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학위논문들이 타자기로 작성되곤 했다. 타자기로 수학식을 표현하려면.. ㄷㄷㄷ
좀 얼리어답터인 사람이 몇백만 원짜리 컴퓨터를 장만해서 아래아한글 1.X로 논문을 써 보겠네 마네 하던 지경이었다.

갤럭시니 아이폰이니 하는 오늘날의 스마트폰은 "둥그런 브라운관 화면을 통해 상대방을 보면서 영상 통화" 정도를 상상했던 쌍팔년도 시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됐다. ^^

Posted by 사무엘

2024/10/12 08:35 2024/10/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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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70년대: 시점의 변경

우리나라의 대표 고속도로라고 일컬어지는 경부 고속도로는 1970년에 전 구간이 4차로 크기로 만들어졌다.
옛날 사진을 보니, 그 당시엔 중앙분리대에 화단이 꾸며졌거나, 아니면 비상활주로 운용을 염두에 두고 중앙분리대가 이동식으로 허접하게 꾸며진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1970년대 개통 초기에는 경부 고속도로의 법적 시점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즉 도심 한복판이었다.
그때는 한남대교와 그 이북 제1 남산 터널까지(남산 1호 터널) 합쳐서 '서울부산선'으로 쳤던 것 같다. 마침 얘들 역시 1969년 말(한남대교)과 1970년 광복절(터널), 경부 고속도로와 거의 같은 시기에 개통했으니 말이다.
그 당시로서는 저 교량과 터널도 어마어마한 토목 공사였고 "조국 근대화 잘 살아 보세, 우리는 할 수 있다" 국뽕 아이템이었다.

경부 고속도로 덕분에 한국에는 고속버스라는 것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초창기에는 서울 구시가지의 근처인 신촌이나 종로5가 같은 곳에 고속버스 터미널이 회사와 행선지별로 듬성듬성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지만..

그러다가 1970년대 말에 강북 구간은 이 고속도로의 법적 시점에서 짤렸다. 지금으로 치면 한남IC 부근으로 시점이 남하했다. 옛날에 철도는 경부선 서울 역이 서대문에서 남대문으로 남하하기는 했었다만.. 고속도로는 아예 한강 이남으로 내려간 게 흥미롭다.

이때는 몇 차례 북괴의 도발을 겪고 나서(땅굴, 무장공비, 판문점 도끼 만행..) 가카께서 수도를 통째로 남쪽으로 옮길까 하는 극단적인 고민까지 하던 시절이었다.
그 정도 남하까지는 아니어도 이런 시국 덕분인지 서울 강남이 집중적으로 개발됐다. 그리고 이 시기에 서울 강남 반포에 최초의 통합 '고속버스 터미날'이 만들어져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당시에는 엄청난 외곽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지금은 이 터미널조차 주변이 너무 비좁다면서 이전 요구가 나오는 실정이다.

2. 1980년대: 서울 요금소의 남하, 최초의 확장 공사

(1) 경부 고속도로에 처음으로 확장 공사가 행해진 시기와 구간은 바로 1987년.. 중부 고속도로(35)와의 분기· 합류 지점이다. 회덕(대전)-남이(청주) 사이가 처음으로 6차로로 확장됐다. 그 뒤 나라에서는 중부 고속도로도 좀 이용하라고 강남 고텀에 이어 강변 동서울 시외버스 터미널을 개장했다~!

쌍팔년도 이전엔 경부 고속도로가 심지어 서울-판교-수원 구간조차도 아직 겨우 4차로였다는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 역 주변 역시 쓰레기 매립지였을 정도로 엄청난 미개발 황무지였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
다른 이름을 붙일 게 도무지 없어서 걍 밋밋한 '강변'이었던 거다. 마치 대전광역시의 이름이 과거에 '한밭' 뻘밭이었던 것과 비슷한 작명이다. 1987~88년 사이에 울나라 고속도로 업계에 참 많은 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경부 고속도로의 최북단 요금소인 서울 요금소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래 이 요금소는 양재 IC 부근에 있었다. 그러던 게 1987년 말에 훨씬 더 남쪽인 지금의 성남 궁내동으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른다.
기존 요금소는 명색이 서울의 관문인데 매표소 차로가 겨우 7개 밖에 없어서 너무 너무 비좁았기 때문이다. 주변에 더 확장할 부지는 없고.. 더 남쪽 외곽으로 이사 가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오늘날 서울 요금소는 행정구역상 서울에 있는 게 아니다. 거길 통과하고도 한참을 더 달려야 인서울이 나온다.
옛 서울 톨게이트가 차지하던 부지는 만남의 광장 휴게소로 바뀌었다.

(3)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경부 고속도로'라는 명칭이 공식 명칭으로 정착한 것도 1980년대 초의 일이다. 그 전에는 얘는 그냥 서울부산선, 서울-부산간 고속도로라고 불렸기 때문이다.
남침 땅굴도 1970년대 당대에는 '지하 터널'이라고 불렸고, 한강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도 1980년대 이전에는 그냥 제1~3 한강교라고 불렸듯이 말이다. 1980년대에는 이런 아기자기한 명칭들이 많이 확립됐다.

3. 1990년대: 계속되는 확장과 버스 전용 차로

경부 고속도로는 '빨리빨리 선개통 후개량'의 산물인지라 찔끔찔끔 땜질과 확장 공사가 끊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이걸 악의적인 졸속 부실시공이라고 폄하하는 건.. 열악했던 예산과 부족한 시간과 온갖 시행착오 속에서 고생했던 작업자들에 대한 모독일 터. 그땐 고속도로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쌩판 처음이던 시절이었다는 걸 감안할 필요가 있다.

(1) 저렇게 최초의 확장 공사가 행해진 뒤, 1990년대 초엔 터져나가던 수도권 양재(서울)-수원 구간에 드디어 칼질이 가해졌다. 얘는 도로의 양쪽 끝에 차로를 더 만드는 게 아니라, 옆에다가 똑같은 4차로 도로를 하나 더 만드는 식으로 한꺼번에 8차로로 확장됐다.

같은 시기에 오늘날 수도권1순환(외곽순환) 고속도로의 전신인 구리-판교 고속도로도 건설이 시작됐다. 서울 요금소를 남쪽으로 옮긴 것은 쟤를 '개방식' 톨게이트 구간으로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도 있었다.
그리고 이와 동시기에 철도 업계에서는 경부선에 구로-서울 3복선화 공사가 시작됐다. 경인선 2복선화와 경부선 수원-천안 2복선화도 시작됐지만 얘들은 2000년대가 돼서야 완료됐고..

(2) 1995년부터는 이렇게 넓어진 차로를 바탕으로 경부의 수도권 구간에서 버스 전용 차로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서울 시내의 천호대로에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것과도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 시내버스와 고속버스는 분야가 완전히 다른데도 말이다.
천호대로는.. 서울 지하철 5호선을 건설하느라 어차피 파헤쳤던 도로를 복구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정류장을 설치할 수 있었다. 타이밍이 잘 맞았던 셈이다.

4. 2000년대 이후

(1) 2003년에는 김천-영동-옥천 쪽에 대대적으로 선형이 개량되었다. 산 타면서 꼬불꼬불 위험하게 가던 길이 고가 교량으로 바뀌었다. 30여 년 전에 그렇게도 고생하며 힘들게 만들었던 구닥다리 대전육교와 당재터널(옥천터널)이 드디어 현역에서 은퇴했다.

2000년엔가 추풍령 일대에서 연쇄 추돌 교통사고가 거하게 난 뒤에야 과업에 속도가 붙었다. 단, 얘들은 4차로로 만들어져 버려서 추후에 차로 확장이 꽤 난감해졌다.
비슷한 시기에 경부선 철도에서는 수원 역에서 전철의 평면교차 회차를 없애려고 수원-병점간 2복선화 공사가 한창이었다.

(2) 서울 수도권 구간은 10차로 더 확장됐고 대전· 대구 구간도 다 이런 식으로 확장됐다. 수원신갈 IC의 경우, 넘쳐나는 차들을 감당치 못해서 톨게이트가 상행과 하행별로 따로 분리되는 기괴한 구조가 됐다. 모든 차들이 종이 통행권 대신 하이패스가 장착돼 있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2010년대 중후반에는 아직도 4차로인 구간은 옥천 부근과 영천-경주-울산 두 곳밖에 남지 않았다.

그랬는데 드디어 경주 부근도 엄청 오랫동안 공사를 한 끝에 6차로로 확장됐다. 경부 고속도로 최초의 터널이라 일컬어지는 경주 터널도 옆에 광폭 터널을 하나 더 뚫어서 확장됐다.
이제 경부 고속도로 전체를 통틀어서 4차로는 20여 년 전에 개량됐던 옥천 구간이 유일하다.

(3) 그리고 2020년대에는 경부 고속도로에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칼질이 가해졌는데.. 바로 지하화다.
동탄 부근 1km 남짓한 구간이 잠깐 지하 터널로 내려갔다. 으음~~~
앞으로 이런 구간이 얼마나 더 생길지는 모르겠다.

이상이다. 경부 고속도로에 대해서 지금까지 글을 많이 썼지만 이런 식으로 역사를 정리하고 종합한 건 처음이지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24/10/09 08:47 2024/10/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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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편

성경의 시편은..

  • 하나님 쪽은 내가 죄 때문에 너무 더러워서 차마 나아가기가 민망하고
  • 인간 쪽은 당장 악인 원수들로부터의 해코지가 두렵고..

이렇게 양측으로부터 샌드위치 신세가 된 사람의 처절한 고뇌가 많이 담겨 있다.

물론 시온이 어떻고 땅 상속이 어떻고 하는 건 구약 관점의 보상 얘기이다.
원수에 대한 저주나 보복이 종종 언급되는 건 하나님 관점 내지 재림 관점에서이다. 신약 크리스천의 행실 교리로 참고할 사항은 아니다.

허나, 신약 크리스천도 정규분포 안에 드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영적 전쟁을 치른다면.. 저렇게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낀 시편 기자의 심정을 거의 똑같이 경험하게 되는 게 정상이다. 시편 얘기가 지금이라고 해서 별개가 절대 아니다.

죄에 대해서 "그래서 뭐 어쨌다고? 어차피 남들도 다 똑같이 하는데?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잖아? 니 혼자 도도하게 굴어 봤자 밥이 나오나 돈이 나오나?" 이렇게 치부하는 게 아니라~~~
"이런 죄를 하나님이 싫어하시는구나~! 이런 죄를 지은 대가가 누군가의 피흘림과 죽음이구나! 이런 더러운 마음 상태로 어찌 주 앞에 나아갈 수 있으리요?"

이렇게 하나님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하나님이 싫어하는 것을 같이 싫어하는 거.
"세상에서 부귀영화 누리면서 1천 일보다, 주와 함께 초막에서 단 하루가 더 낫다~~ 금은보화보다 더 낫다"
이러는 그 심정, 그 영성을 시편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이건 정말 평범한 상태로 기록할 수 있는 시가 아니다.

복음서 이후 신약 성경의 상당수를 바울이 기록했다면, 시편 대부분은 다윗이 기록했다.
왜 하나님이 다윗을 사용하셨는지(한때 간음 살인이라는 흉악한 죄를 지었는데도), 반대로 사울이 인간적인 평가 대비 하나님이 왜 학을 떼 버리셨는지? 이런 것들을 알 수 있다.
이래서 성경은 겨우 인간의 생각대로 막연하게 “그냥 우리끼리 차카게 살자” 스타일로 써 갈긴 책일 수가 없는 것이다.

2. 찬송가

우리가 부르는 찬송가들 중에는 작사자가 주변 가족, 친지, 연인을 질병이나 사고로 잃고 나서 극심한 슬픔과 고난 가운데 가사를 지은 것이 여럿 있다.

(1)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 내 영혼 평안해 (호레이쇼 스패포드)
작사자의 4살짜리 아들이 병으로 죽고, 나머지 네 딸들을 여객선 충돌 사고로 모조리 익사.. (19세기 말. 인제 증기기관 여객선이란 게 처음으로 등장했던 시절임)

(2) 죄짐 맡은 우리 구주 (조세프 스크리븐)
작사자의 약혼녀가 결혼식 바로 전날에 강물에 빠져 익사함. 그 뒤 모친이 중병에 걸려서 위독하다는 소식까지..

(3) Near to the Heart of God (Cleland B. McAfee)
작사자의 어린 조카딸 2명이 디프테리아에 걸려서 죽음 (19세기 말, 이런 후진국형 전염병이 아직 현역이던 시절)

(4) 그 날 다가오네 - 얼마나 영광스러운 날일까 (제임스 힐)
작사자의 장모가 갑자기 근육마비에 걸리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남

이것 말고도 다른 예들이 또 있겠지.
본인은 교회에서 집회 전 준비찬송을 인도할 때 가사 내용이 서로 비슷한 거, 조나 박자가 비슷한 것, 단조로만 이뤄진 것, 혹은 뒤에 이어질 설교 및 강의 주제와 관련 있는 것, 후렴에 ‘주여’가 나오는 거, 같은 작사-작곡자 쌍인 것 이런 것들을 묶어서 편성해 봤다.

그랬는데 한번은 "작사자가 가족· 친지를 잃고서 지은 곡들"만 골라 보니 저렇게 아주 그럴싸한 조합이 나왔다. 심지어 카테고리도 기도와 간구, 위로와 평안, 천국과 재림 이렇게 다양하다.
물론, 그 특성상 즐겁고 경쾌한 곡은 별로 없고 장송곡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저런 찬송가를 굳이 장례식장에서만 불러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3. 여담

- 성경에 주석 성경이 있다면 찬송가에는 해설 찬송가가 있다. 원래 영어가사라든가 이 곡이 만들어진 계기와 배경과 사연, 작사자와 작곡자에 대한 신상 정보 같은 것들을 알면 그 곡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길 수 있다.
물론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검색으로 저런 것들을 대번에 다 찾아볼 수도 있지만 말이다.

- 요즘 사람들은 아예 19~20세기 클래식 찬송가가 아니면 마커스니 어쩌구 하는 2010년대 이후 CCM이다.
그 사이에 낑겨 있는 1980~90년대 초창기 CCM/복음성가는 차차 잊혀지고 못 들어 본 세대가 늘어나는 것 같다. =_=;;

- 성경에 따르면 철저하게 "하나님의 왕국과 그분의 의를 먼저 구하라", "하나님 사랑" 그 다음에 "이웃 사랑"이다. 비싼 향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 자선을 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 발에다가 향유를 끼얹어 버린 것은 허비 낭비가 절대로 아니었다. 정반대.. 주님이 귀하게 받으시는 경배로 인정됐다~!!

- 사도행전에 기록된 베스도와 아그립바(행 26:24,28)의 반응은.. 오늘날에도 복음을 거부하는 불신자들의 전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정말 동일한 패턴이다.

- 성경에 기록된 기도들 예시만 갖고도 설교나 강해를 하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니엘서 9장이나 사도행전 4장은 고난이 깃든 가운데 정말 기도를 예쁘게 잘한 것이다. 왕상 8 솔로몬의 기도도 이런 범주에 들까?
그에 비해 삼손이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기도는.. 그냥 안습하고 처절한 기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13 08:35 2024/09/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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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글이 부쩍 늘었군. 이런 거 한데 정리하는 게 재미있다. 한번 꽂혔을 때 몽땅 다 정리하고 글을 마무리 지으련다. =_=;;;

1. 시동

자동차 엔진은 타이어 구동축은 물론이고, 발전기나 에어컨 공기 압축기, 파워 핸들과 브레이크(!!!), 냉각수 펌프 등 동력을 필요로 하는 여러 쇳덩어리 payload들이 한데 연결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돌리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강한 토크가 필요하며, 동력 공급이 끊기면 관성이고 뭐고 없이 금세 멈춰 서 버린다. 자동차 엔진 크랭크축은 선풍기 날개 회전축 같은 물건이 아니다.

자동차는 시동을 걸려면 처음에 그 무거운 크랭크축을 외부에서 돌려 줘야 한다. 그런데 스스로 4행정을 반복하면서 그 시동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정 속도 이상 '빠르게' 돌기도 해야 한다.
그러니 차 시동을 걸 때는 순간적으로 꽤 많은 힘이 필요하며, 배터리의 경우 꽤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크랭크를 수동으로 죽어라고 돌려서 시동을 걸던 100년 전 자동차나 옛날 경운기를 생각해 보시라.

옛날에 배터리가 방전된 수동 변속기 차량을 밀어서 시동 걸 때도.. 잘못해서 박았다가는 큰일 날 정도로, 세우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밀어야 했다. 최소한 사람이 다리로 달리는 것과 비슷한 속도이다. 주차된 차를 겨우 밀어서 옮기는 정도하고는 급이 다르다.

2. 엔진 과열

인간이 발명한 동력 기계 중에 자동차 내연기관은 엄청난 괴력을 내서 수 톤에 달하는 차량을 앞으로 굴려 준다.
한편, 에어컨 실외기는 공기를 압축해서 냉매가 빼앗은 실내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 준다.
다들 물리학적으로 '열기관'이다 보니, 열을 수반하고 열을 취급한다.

40도에 가까운 한여름 땡볕에 이런 기계들을 빡세게 굴리다 보면.. 곧 과열되고 퍼지지 않을지 우려될 때가 있다.
하지만 얘들은 처음부터 인간보다 훨씬 더 뜨거운 곳, 더운 곳에서 동작하게 만들어진 물건이다.
지금이 기계 품질이 들쭉날쭉하던 쌍팔년도 시절도 아닌데, 통상적인 폭염? 40~50도쯤은 기계 동작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자동차 엔진의 냉각수는 애초부터 적정 온도가 무려 85도에서 100도대이다. 사람이 일사병 걸렸을 때 냉찜질용으로 쓰는 냉수가 전혀 아니다.
컵라면을 끓일 수 있고 사람 피부에 닿으면 바로 화상을 입을 정도의 물이 엔진을 식히는 데 쓰인다. 이게 단백질 생체와 금속 기계의 차이이다.

엔진오일이나 냉각수가 갓 시동 건 직후의 너무 차가운 상태이면 오히려 그게 엔진에 안 좋다.
130~140도는 돼서 냉각수가 펄펄 끓고 증기가 나올 정도가 돼야 엔진 과열 위험 징조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냉각수가 새거나 냉각 계통이 통째로 고장 났을 때나 발생한다. 그러면 뭐 한여름이 아니라 한겨울이라도 차 엔진이 과열되고 퍼질 수 있다.
단순 폭염 속에서 통상적인 주행만으로는 절대로 저렇게 과열되지 않는다. 한여름에는 엔진보다는 타이어나 브레이크의 과열을 더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주행풍을 받을 수 없는 정지 상태에서 엔진 공회전을 몇 시간씩 시키면 역시 엔진이 과열될 수 있다. 풀악셀만 차에 무리를 주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수랭식이지만, 그 냉각수를 식힐 때는 주행풍(공랭)에도 어느 정도 의존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즉, 자동차를 원래 쓰라는 용도대로만 잘 쓰면 과열 걱정 안 해도 된다.

자동차 계기판의 냉각수 온도계는 온도를 곧이곧대로 표시하는 게 아니다. 어지간해서는 꼼짝 않고 가만히 있게 만들어져 있다. 진짜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운전자의 주의를 끌지 말라고 말이다.
(사실, 연료계나 속도계도 이런 식의 보정이 살짝 들어가 있다. 자동차 계기판에서 언제나 현재 상황을 100% 있는 그대로 표시하는 유일한 계기는 엔진 회전수 타코미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으로 에어컨 실외기도.. 땡볕에서 더 더운 공기를 내보내느라 고생 많아 보이지만, 어설프게 식혀 주려 애쓸 필요 없다. 바람이 잘 빠져나가게 주변에 통풍만 신경 써 주면 된다.
실외기 주변이 꽉꽉 막혀 있으면 그거야말로 사람이 배설 배변을 제대로 못 해서 몸이 붓고 탈나는 것과 같은 심각한 상황을 야기한다.

그리고 특히..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바람? 폐열을 이용해서 뭐 딴 기계를 돌리고 무슨 활용을 하겠다느니 그런 헛짓이나 절대 하지 말고, 그런 데(사업 아이템????)에 속지 마시라.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짓일 뿐만 아니라, 그거 갖고 뭔가 유의미한 동력이 나올 정도이면 에어컨 실외기의 동작이 심각한 지장을 받는 상태일 것이다!!

3. 과부하

인간이 발명한 모든 교통수단들은 0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 100에서 2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야말로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더 길다.
가속이 더 안 되는 이유는 일단은 공기 저항이 급격하게 너무 커지기 때문이고, 그리고 엔진도 점점 힘이 부치면서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엔진의 배기량은 제한돼 있는데 거기에다 연료나 공기만 무식하게 퍼 넣는다고 해서 그에 상응하는 출력이 나오는 게 아니다. 엔진 부품이 못 버텨서 퍼지고 터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애초에 연소가 제대로 안 되고 과열도 되는 등 온갖 부작용이 터진다.

내연기관들은 일정 회전수 이후부터는 토크가 떨어진다. 그리고 회전수가 더 올라가면 토크의 감소폭이 더 커지고, 이제는 토크에다가 회전수를 곱한 출력조차도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된다.
자동차 타코미터를 보면 최대 출력을 찍고 역으로 출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회전수부터가 레드존으로 지정돼 있다. 휘발유 승용차는 보통 6000rpm 이후부터이다.

4. 바퀴의 차이

철도 차량의 쇠바퀴는 고무 타이어와 달리, 공기압을 관리하는 게 없다.
안 그래도 쇠와 쇠 끼리는 마찰이 작은데, 굴러가면서 바퀴 내부의 마찰로 인한 운동 에너지 손실도 없다. 바퀴의 부피나 형체가 달라지는 게 없으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도 차량은 평지에서 한번 가속되고 나면 아주 길게 오랫동안 타력(관성) 주행이 가능하다. 자동차보다 더 적은 엔진 출력으로도 그 무거운 객차와 화차를 줄줄이 꿰어서 견인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그 대신 철도는 오르막 경사에 자동차보다 훨씬 더 취약하고, 길 상태에도 더 민감하다. 레일 표면이 자동차 도로 정도로 울퉁불퉁 까끌까끌하면 뭐.. 바퀴가 못 견디고 작살이 날 것이다.
그런데 도시철도 중에는 고무 타이어로 레일 위를 달리는 철도 차량도 있다. 얘는 연비가 쇠바퀴 정도로 좋지는 못하지만 승차감이 좀 더 좋고 접지력도 더 좋아서 더 높은 경사도 오를 수 있다.

아무쪼록 덜컹덜컹 이음매 없는 레일과, 켜질 때 깜빡거리지 않는 형광등은 둘 다 2000년대 이후 비슷한 시기에 대세가 된 것 같다.

5. 서스펜션

도로건 심지어 철길이건 교통수단의 바퀴가 굴러가는 길들은.. 모든 구간이 한 치의 요철이나 기복이 없이 매끄럽고 반들반들 평평한 이상적인 평면이 아니다.
그러니 비가 잔뜩 내리기만 해도 빗물이 고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생긴다. 제아무리 쇠로 된 레일이라 해도, 제아무리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됐다고 해도 예외가 없다.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주행 때는 아주 미세한 요철이라도 차체를 큰 충격과 함께 들썩거리게 만든다. 탑승자에게는 당연히 엄청난 불쾌감을 야기한다.
레일의 경우, 매일 연마를 하지 않으면 그 다음날에 열차의 승차감이 바로 차이가 날 정도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육상 교통수단에는 바퀴로부터 전해진 충격을 흡수하고 완화하는 서스펜션, 쇼바=_=라는 현가장치가 있다. 이건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도 차량, 심지어 마차나 수레에도 있고 그 느린 자전거에도 어떤 형태로든 있다.
이게 없으면 차량은 조금만 빨리 달리다가 조금 요철을 만나면 탑승자가 들썩 떠 버리고.. 과속방지턱을 조금 빠르게 넘었다가는 앞바퀴가 통째로 들려 올라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체에서 서스펜션의 중요성은 생각보다 크다.

서스펜션은 그 특성상 탄성이니 스프링이니 하는 장치와 접점이 있다. 다만, 소형 승용차의 서스펜션과 대형 트럭· 버스의 서스펜션은 방식이 다르다.
둘은 엔진도 다르고(휘발유 / 디젤), 브레이크도 다르고(브레이크액 / 에어, 디스크 / 드럼), 그것처럼 서스펜션의 종류도 다른 셈이다. 다만, 대형차에 적용되는 서스펜션은 저렇게 부품이 빠지고 부러지는 것에 더 취약한 것 같다.

쌍팔년도 시절 옛날 차들은 2000년대 이후 요즘 자동차에 비해 유리의 썬팅이 더 연해서 차량 내부가 더 잘 보이고.. 그리고 또 서스펜션도 더 물렁물렁 들썩들썩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라면 스프의 맛이 미묘하게 바뀌었다는 식의 얘기 같은데, 이런 것들도 옛날 차와 요즘 차가 마냥 같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물렁물렁할 때와 딱딱할 때의 장단점이 있다고 들었는데 난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

6. 원격운전

컴퓨터에서 완전 자동 번역과는 별개로, 단순히 '컴퓨터 보조 번역 CAT' 기술이란 게 있다. 실제 번역은 사람이 하지만,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방대한 텍스트를 나눠서 번역할 때 각종 번역 용어들이나 번역 문체가 일관되게 유지되게 체크 정도는 컴터가 해 준다.
그것처럼 자동차도 완전 자율주행 이전에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로 유지, 정체 구간에서의 가다 서기 반복, 아니면 주차 같은 일부 덜 위험한 노가다성 운전 정도만 사람을 보조하는 기술이 개발돼 있다.

그런데 원격운전..?? 이건 지향하는 바가 자율주행과는 좀 차이가 있지만 뭔가 그럴싸해 보인다.
전투기도 무인 원격조종을 하는 세상인데 자동차 원격운전이야 당연히 하위호환으로 가능할 듯하다.

운전자가 현장까지 굳이 가지 않고도 오피스에서 남의 차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자동차(신차/렌터카) 탁송이라든가, 대리운전 쪽은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운전자 인증, 보안이나 신뢰성 문제 같은 것만 해결되면 말이다.

컴터에서 '원격 데스크톱 접속 허용' 옵션을 켜듯이.. 차에도 그런 걸 켠다. 자동차가 일종의 서버처럼 되는 거다.
인증된 사용자 "xxxx가 님하의 자동차를 운전하고자 합니다. 허용하시겠습니까?" 이거 동의해 주면 끝.
대리 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고, 대리 기사도 힘들게 발품 팔 필요 없다.

아니면 자가용이 아니라 정규 노선만 다니는 대중교통· 영업용 차량 한정으로만 원격운전을 한다면? 그건 뭐 배터리 전기차가 아니라 가공전차선 트롤리버스나 다름없는 운용이니 더 쉽게 정착 가능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10 08:35 2024/09/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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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태 이상

자동차는 오랫동안 정비를 받지 않으면 주행 중에 여러 형태로 외형적인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 방향지시등 램프가 일부 고장 나면 릴레이들에 걸리는 전기 저항이 줄면서 깜빡거리는 주기가 몹시 짧아진다. 일부 버스나 트럭이 그런 상태가 된 것을 본인은 몇 번 본 적이 있다.
  • 급브레이크가 아닌데 제동 중에 하이톤의 ‘끼익~’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건 브레이크 패드가 오늘 내일 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저런 소리가 안 나야 정상이다.
  • 엔진 공회전 중에 ‘두두두두.. 드드드드~’ 소리가 깊고 강렬하게 들리는 것은 노킹 현상이며 이건 심각한 문제이다. 조속히 엔진 정비를 받아야 한다.
  • 엔진 작동 중에 주기적으로 하이톤의 ‘휙휙휙.. 끌끌끌..’ 소리가 들리는 것은 팬 벨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면 바퀴 말고도 엔진의 동력에 의지해서 동작하는 발전기, 에어컨 공기 압축기, 냉각 라디에이터 등의 동작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본인이 지난 10여 년 동안 내 차를 기준으로 겪었던 상태 이상과 조치 내역은 다음과 같다.

(1) 언제부턴가 시동이 되게 힘겹게 끼룩~끼룩끼룩 간신히 걸렸음. 그로부터 며칠 뒤, 아예 시동 안 걸림.
==> 배터리 교환. 3~4년 정도 썼는데, 긴급출동 기사의 말에 의하면 전압이 이미 위험 수준으로 팍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2) 핸들을 놓고 가만히 주행하고 있으면 핸들이 좌우로 덜덜 떨렸음. 차가 대놓고 삐딱하게 치우쳐서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 타이어 교환. =_=;;;
저 증상만을 해결하는 게 목적이었으면 휠 얼라인먼트 정도만 해도 충분했을 듯하다. 하지만 그 당시 차 구매 이래로 타이어를 한 번도 교환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가게 아저씨의 말대로 좀 호구짓에 응해 줬다. 어쨌든, 타이어를 다 교환했더니 문제도 해결됐다.

(3) 처음 출발하면서 기어가 차차 고단으로 올라갈 때 꿀럭꿀럭 변속 충격
==> 큰맘 먹고 변속기 오일을 최초로 교환하고 나니 증상이 싹 없어졌다.
참고로 엔진 오일을 교환해도 처음에 잠깐 동안은 이런 현상이 없어졌다. 하지만 곧 재발함.

(4) 시동이 걸린 직후에 엔진 회전수가 불안정하고 부들부들 떨림. 조금 지나면 안정화됨
==> 점화 플러그를 교체하니 문제 해결.

(5) 날씨 더울 때 차 시동 건 직후에 에어컨이 찬바람이 너무 안 나옴. 한참 주행을 많이 해야 나옴
==> 찬바람이 전혀 안 나오는 건 아니니 냉매 쪽 문제는 아니고.. 그냥 압축기의 노후 고장 문제였다. 이것도 차를 구매하고 나서 처음으로 전면 교체를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다만, 본인은 직접 몰았거나 탑승했던 자동차에서 엔진 과열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겪거나 목격한 적이 없다.

2. 배터리 방전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빳데리의 방전도 화상처럼 경미한 거, 중대한 거 구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 빳데리의 출력 부족 때문에 스타터 모터가 시동 유지 속도를 만족할 만치 돌지 못하는 건 1도. (끼룩끼룩끼룩끼룩..)
  • 출력이 더 약해져서 스타터 모터가 아예 돌지 못하고 까탁까탁 더 거칠고 기분 나쁜 소리만 내는 건 2도..
  • 아예 전기가 완전히 나가서 차내의 모든 전기 공급이 끊기고 차의 이모빌라이저도 동작하지 않고, start로 돌려도 아무 반응이 없는 건 3도.

본인은 내 차에서 저 세 현상을 모두 겪어 봤다. ㄲㄲㄲㄲㄲ

그리고, 모든 화학 배터리들은 실제 사용 여부와 별개로 저온에 취약하다. 전기차는 -10도 이하의 혹한에서 과연 잘 켜진다는 보장이 있을까?
마치 수도관이 혹한 속에서 동파되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에 수돗물을 약하게 틀어 놓듯, 배터리가 혹한 속에서 퍼지는 걸 막기 위해 평소에 전기를 써서 열선 같은 걸로 배터리를 보호해야 하지 싶다.

3. 제동 이상

(1) 브레이크 계통이 너무 열받으면 베이퍼 락(vapor lock) 또는 페이드(fade)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자는 브레이크액이 과열된 나머지 기화해 버려서 사람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게 브레이크로 전해지지 않는 현상이다. 마치 브레이크가 기계적으로 망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페달이 쑤욱 깊게 밟히는데.. 제동이 발생하지를 않는 거다.

대형 버스나 트럭은 브레이크액이 아니라 압축 공기를 매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베이퍼 락 현상으로부터 자유롭다. 그 대신 브레이크 페달을 너무 자주 밟아서 압축 공기의 소모량이 충전량을 상회하게 되면 언젠가 제동력이 고갈되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차량들은 계기판에 브레이크의 압축 공기 게이지가 반드시 존재한다. 이게 엔진 냉각수 온도계에 맞먹는 매우 크리티컬한 정보이다.

(2) 페이드 현상은 그냥 브레이크 패드 등의 제반 부품들이 달궈져서 마찰이 작아지고 제동력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이건 디스크 브레이크건 드럼 브레이크건, 액압식이건 압축 공기이건 보편적으로 발생 가능한 현상이다. 압축 공기의 고갈이나 베이퍼 락 같은 더 심각한 현상의 전조 증상으로 먼저 발생하는 편이다.

4. 주행 이상

여기서 말하는 주행 이상이라는 건 엔진이나 전동기의 기계적인 고장과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얘기이다. 그냥 차가 주행하는 것만으로 핸들과 브레이크로 통제가 안 되어 위험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빙판에서는 차가 미끄러지기 쉽고, 블랙아이스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아주 위험하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위험 요인이 더 있다.

(1) 비행기는 활주로를 고속으로 질주할 때 양력을 받아서 하늘로 뜨라고 옆구리에 날개가 달려 있다. 그러나 자동차, 특히 스포츠카 같은 건 정반대.. 시속 200~300의 고속으로 달리더라도 양력이 절대로 생기지 말라고 뒷쪽에 '스포일러'라는 공기 흐름 제어 장치가 달려 있다. 자동차가 떠 버리면 조향력과 접지력을 상실해서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 핸들 조작 중에 차량의 뒤쪽이 접지력을 상실해서 좌우로 요동치는 것.. 일명 fish tail (피시테일) 현상도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도로의 상태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
사태를 극복하려고 핸들을 좌우로 요리조리 꺾다 보면 진동이 상쇄되는 게 아니라 더 커지고, 결국은 차가 전복돼 버린다.
상황에 따라서는 브레이크를 밟을 게 아니라 오히려 가속을 해서 뒤쪽에다가 무게를 실어 줘야 하기도 한다.

피시테일의 철도 버전은 바로 사행동(snake)이다. 그 무거운 철도 차량이 고속 주행 중에 좌우로 구불구불 요동치면 선로나 대차가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심하면 탈선 사고까지 날 수 있다.
자동차도 단독으로 달릴 때보다 캠핑카나 트레일러 같은 걸 끌고 다닐 때 피시테일 현상에 더 취약해진다.

(3) 흔히 빗길 운전이 위험하다고 다들 그런다.
도로에 비가 많이 내려서 물이 고이면 시야가 흐려지며, 특히 밤에는 차선이 잘 안 보여서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얼음도 아니고 그냥 물이 특별히 길의 마찰을 줄이고 길을 더 미끄럽게 만드는 게 있을까?? 비가 내린다고 딱히 스노 타이어나 체인을 장착하지는 않는데 말이다.

물이 고인 딱딱한 도로 위를 차가 쌩~ 달리면 그 물 위로 차가 얇게나마 떠 버릴 수 있다. 일명 수막 현상. 앞서 말한 공기 양력이나 빙판과는 다른 별개의 현상이다.
글쎄, 물이 살짝 고인 밥상 위에서 가끔씩 밥그릇이 정지 마찰이 없어진 채 쓰윽 움직이는 것도 수막 현상의 일종인 건지? 부력이 어떻게 작용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5. 급발진

개인적으로 자동차 급발진의 존재 가능성은 UFO의 존재 여부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가능성이 0은 물론 아닐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UFO 신고가 99.99%는 전부 착각이나 불빛 오인 신고인 것처럼.. 자동차 급발진 주장의 신빙성도 거의 그런 급인 것 같다. 인간이 악셀과 브레이크를 저렇게 헷갈릴 수 있구나..!

전국민이 주머니에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오늘날이.. 198~90년대 가정마다 필름 카메라 한 대씩 겨우 들고 다니던 시절보다도 UFO 주장 사진이 더 없다니 매우 신기한 노릇이다. 초능력이나 외계인 같은 게 유행이 한물 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처럼 요즘은 차의 전자 장비들이 운전자의 성별도 아니고 나이를 너무 가리면서 편파적으로 맛이 가는 것 같다. 내가 현실을 알고 나니까 옛날처럼 마냥 대기업 악덕기업(?) 욕만 할 수가 없다.

나는 정말 만에 하나 차가 폭주하면서 브레이크만으로 통제가 도저히 안 된다면 시동 강제로 끄기, 옆을 긁으면서(가드레일, 담벼락 등) 강제로 세우기, 앞차 들이받기 등 파괴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그것마저도 도저히 시전할 수 없으면 최후에 최후의 마지막 극단적인 수단으로 핸들을 확 돌려서 내 차를 강제로 전복시키는 것까지도 각오하고 있다.

아무도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극약 처방이지만.. 차라리 저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어떻게든 바퀴를 지면에서 떼어내는 거니까. 차가 데굴데굴 구르느라 안의 탑승자가 경상을 입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에어백과 벨트의 도움으로 대미지를 줄일 수 있는 사항이다.
최소한 어설프게 요리조리 피하다가 시속 150으로 인도로 돌진해 버린다든가, 산길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는 것보다는 전복 자폭이 더 나을 거라고 본다.

수동 변속기 시절에는 운전자가 실수로 시동 꺼뜨리는 일이 잦았는데 요즘은 차가 정반대로 시동이 안 꺼지고 브레이크도 안 밟히고 엔진이 폭주한다고 그런다. 참 격세지감이다.

요즘 고령 운전자에게 면허 반납을 장려한다고 하는데, "페달 블랙박스 의무 장착"을 조건으로 내걸고 허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실수로 사고 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거짓 급발진 호소는 못 하게 말이다.
25살 이하 젊은 애들은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차를 못 모는데,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노인들 대상으로도 자동차 보험료가 지금보다 크게 오를 것 같다.

지난번에 서울 시청 부근에서 큰 사고를 친 그 아저씨는 정말로 통제 불가능한 급발진이었다 하더라도 대처를 너무 못 했다. 오죽했으면 나도 "에라이 너 죽고 나 죽자!!" 흥분해서 인도로 일부러 돌진한 부부싸움설을 의심했을 정도였다. 그게 아니면 도저히 설명이 안 되니까.
아무리 고의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사람이 9명이나 죽은 건 사고를 너무 크게 쳤다. 하물며 급발진 주장조차 거짓이었음이 밝혀졌으니.. 이건 몇 년 감방에 가는 건 감내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07 08:35 2024/09/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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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관련 개드립들

1. 세상 학문과의 관계 #1

- 성경 수비학의 관점에서는 3이나.. 특히 7이 완전한 수라고 간주된다.
그러나 수학에서 말하는 perfect number 완전수는 6, 28 같은 수이다. (자신을 제외한 약수들의 합이 자신과 같은 수)

- 성경에서 말하는 tree of life는 에덴 동산에 있었던 생명나무.. 그야말로 환상의 아이템이다.
그러나 진화생물학에서 말하는 tree of life는 생물들의 진화 계통을 나타낸 트리 네트워크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세상 역사에서 말하는 그리스 아테네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는 수학· 기하학이 발달하고 헬라 문화가 태동하고 민주주의가 발생했던 곳이다.
그러나 성경에서 그리스(헬라)나 알렉산드리아의 평판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급이다.

2. 세상 학문과의 관계 #2

계 7:1 땅의 네 모퉁이를 보고는 “성경에 따르면 지구는 평평하다”라고 어거지 부리는 건..
대하 4:2 같은 구절을 근거로 “성경에 따르면 원주율은 3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과 아주 비슷해 보인다. =_=
(거대한 원형 놋쇠 대야--솔로몬의 바다--가 지름은 10큐빗인데 둘레가 30큐빗이라고 나와 있음)

나는 성경에 수학· 과학적으로 고증오류가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전혀 아니다.
성경은 수학· 과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이 아니며, 과학 저널 논문 문체가 아니라는 거.
오히려 수학· 과학의 영역 밖의 초월적인 주제를.. 문과 이꽈 불문하고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용어와 문체로 다뤘다는 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학과 접점이 있는 주제를 언급한다면 그건 절대로 오류가 없이 맞다는 거. (예: 흐르는 물에다 손 씻으라는 권면 하나만으로도 엄청 시대를 앞서갔었음)

이렇게만 알면 된다.

3. 난폭운전

오~~ 성경에도 난폭운전이란 게 있구나!! 완전 마음에 든다. ^^

"저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병거를 모는 폼이 님시의 아들 예후 같습니다. 그 친구는 평소에 병거를 미친 듯이 격렬 난폭하게 몰잖아요." -- 왕하 9:20

심지어 영어로는 furiously이다...!!!
분노의 질주 fast and furious 할 때의 그 단어이다. 내 차에다 인쇄해서 붙여 놓을까 보다.
주변 옆 차로는 씽씽 잘 가는데 내 차로만 못 가고 멈춰 있는 걸 차마 눈 뜨고 못 봐 주는 것.
바로 이것이 모든 과속 난폭운전의 기본 발상이다.

4. 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왓~~ 문구가 대박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도대체 어디서 만들었냐??
이제 전도서 3장을 읽다 보면 이태리타올이 생각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색깔

사용자 삽입 이미지

blue, purple, scarlet.
어쩌다 보니 집에 진열돼 있는 수건들의 색깔 순서가 출애굽기 성막을 떠올리게 한다..!!
성경 덕후는 별의 별 현상이나 패턴을 보고도 성경과 연관시킬 수 있다. ㅋ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4/09/05 08:35 2024/09/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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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터널은 자동차가 다니는 곳이고 지하주차장은 차를 세워 두는 곳이다.
터널은 산을 꼬불꼬불 힘들게 넘을 필요 없이 두 지점을 아주 편리하게 연결해 준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은 비좁은 도시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땅을 효율적으로 쓰게 해 준다.

그러니 둘 다 유용하기는 하지만.. 지형적인 특성상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뭐, 교량도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거기는 공기라도 탁 트여서 유독가스 질식 우려는 덜하다. 사람이 길 밖을 벗어나기가 여의찮은 게 문제일 뿐..

(1) 좀 오래된 일이지만 지난 2013년 1월, 용인 기흥구에서는 어떤 20대 정신이상자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지하2층)에서 종이와 플라스틱을 태우는 불장난을 하다가 거기 차들 39대를 깡그리 태우는 초대형 깨스를 쳤었다.
당사자는 심신미약 감형을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뒷감당과 손해 배상은 누가 어떻게 했으려나 모르겠다.

(2) 2021년 8월, 기억하시는가? 천안에서는 출장 스팀 세차 차량의 LPG 가스통에서 가스가 새어 나오고 폭발하는 바람에.. 지하주차장에 세워졌던 차량 수백 대가 불타고 그 지하주차장 전체가 쑥밭이 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이거 원인은..? 세차 기사가 설마 담뱃불까지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당사자의 과실 때문으로 여겨진다.

(?) 그나저나 2010년대 말에는 BMW 520d 모델에서 화재가 유난히 잦아서 주차장에서 이 차를 거부하거나 최소한 지하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얘는 지하에서 초대형 화재 한 건보다는 여기저기서 자잘한 화재를 여럿 일으켰다.

(3) 그리고 최근인 8월경엔 인천 청라의 어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도 하고 있지 않았던 벤츠 전기차가 지 혼자 배터리가 연기와 함께 폭발하면서 불이 났다. 차량 70여 대가 같이 불탔고 그냥 초토화가 됐다.
글쎄, 불이 발생한 것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스프링클러가 동작하지 않아서 화재가 주변으로 더 크게 번지고 피해가 너무 커졌다는 변명도 있다.

실화, 가스 폭발, 배터리 폭발.. 가지가지 나오네. 게다가 외부 요인인 것도 있고, 차에서 자체적으로 불이 난 것도 있다.
군대에서 탄약고에 불이 나면 유폭이 발생해서 정말 큰일 나는데, 지하주차장도 전부 기름이나 배터리가 탑재된 자동차들로 가득하니 넓은 의미에서는 위험한 탄약고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니 이런 곳은 건축법이나 소방법 상으로 소방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조건이 지상 평지보다 더 빡세게 붙는다. 앞으로 전기차가 늘어나면 그 조건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 다음으로 자동차를 논하자면..
요즘 천하의 독일차도 품질이 예전 같지 않아서 논란이 많다. 보다시피 기름차와 전기차에서 골고루 사고를 쳤다. 하긴, 자동차뿐만 아니라 보잉 사의 여객기도 단순 정비불량이 아닌 결함 사고가 속출해서 체면을 구겼는데 말이다.
이런 사고는 아마 인건비 아끼고 제조 원가 줄이려고 예전에 FM대로 정규직 쓰면서 하던 검사를 생략하거나 비전문 비정규직한테 얼렁뚱땅 때워서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 비행기건 자동차건 업종 불문하고 말이다.

끝으로, 문득 드는 생각인데.. 차가 불에 홀랑 타고 나면 유리창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없어져 있다. 이건 녹아서 없어진 건지, 깨져서 없어진 건지.. 무슨 작용이 먼저 발생하는지 궁금하다. =_=;;

2.
저 청라 아파트 화재 때문에 요즘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안 좋아졌다.
본인은 몇몇 로또 급의 극단적인 사고 몇 건에 혹해서 전기차포비아를 조장하거나 동조할 생각은 없다. 모든 전기차들이 일각에서 오바하고 떠드는 것처럼 그 정도로 허술한 시한폭탄 위험물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무서워서 못 탈 정도이면 비행기도 추락할까 봐 무서워서 못 탈 것이다. 뭐 그런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인은 그렇다고 해서 무슨 "내연기관 기름차도 화재 나는 건 마찬가지다, 비율상으로는 기름차가 오히려 화재가 더 잦았다"는 식의 원천봉쇄 물타기 반박에도 내 소신상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기름차가 더 잦았다고 하는 그 화재 건수 통계에는.. 그냥 엔진룸에서 연기 풀풀 나고 차량용 소화기를 투입해서 진화에 성공한 자잘한 화재들까지 다 포함돼 있지 않을까?
전기차가 그렇게 불이 붙었으면 그렇게 끌 수 있지 않았을 것이다. 화재의 양뿐만 아니라 질을 같이 비교해야 된다.
기름차가 불이 나면 저렇게 무슨 특수 질식포를 씌우고 물을 수만 리터를 쳐 붓고.. 그렇게 해야 되나? 아니잖아.

그러니.. 저런 전기차포비아가 아주 터무니없이 생겨난 미개한 편견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사진 찍히면 내 혼이 빠져나갈까 봐 무서워했던 그런 부류가 아니다.
업계에서 이에 대해 해명하고 보상이나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뭐,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전기차를 말살하려는 기름차 업계 정유 업계의 음모 따위는 100년 전에도 없었으며 지금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서 전기차를 무작정 옹호하는 논리는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곤란하다.

고농축 배터리는 인간이 아직 모든 면모를 100% 다 통제하지 못하는 물질인 것 같다.
지난 2011년 7월엔 리튬이온 배터리를 싣고 가던 아시아나 항공 화물기가 화재에 휩쓸려 추락한 적이 있었다.
2016년, 갤럭시 노트 7이 배터리 불량과 폭발 문제 때문에 엄청난 흑역사로 전락했던 바 있다. 그리고 지난 6월에 화성시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끔찍한 화재도 생각해 보자.
겨우 스마트폰 배터리가 그 정도인데, 같은 리튬이온 기반이면서 용량이 훨씬 더 큰 전기차 배터리는 얼마나 더 위험하겠는가?

과거엔 인류가 백린 성냥이나 니트로글리세린 폭약 관련 사고들 때문에 고생했는데, 21세기의 인류는 배터리 때문에 비슷한 고역을 겪는 것 같다.
사고가 났을 때(= 배터리가 물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무슨 비행기마냥 불이 잘 나고, 게다가 불이 금세 꺼지지도 않고 몇 시간째 활활 탄다니.. 유증기가 없다는 것만 빼면 휘발유보다 더 위험한 건지도 모르겠다.

거기에다 벤츠니 BMW의 보유국인 독일도 말이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자동차 생산국이기는 하지만, 걔들은 기본적으로 내연기관이 전문이고 원조이다. 전기 모터나 배터리 쪽에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그런 쪽은 우리나라 현기차 같은 업체들과도 거의 같은 선상에서 처음부터 다시 경쟁해야 하지 않나 싶다.

전기차에 옹호적인 분들은 일부 극단적인 사례만 갖고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고, 통계의 오류에 속지 말고 언론의 편파보도에 현혹되지 말라고 항변한다.
나는 그런 개방적인 마인드를 딴 분야에도 적용해서 고속도로 터널에서 차로 변경과 추월을 좀 허용했으면 좋겠다.

요즘은 3~4차로 이상 터널도 많고 터널 안도 길이 엄청 넓고 곧고 조명도 잘 돼 있다. 전혀 위험하지 않다. 게다가 엄청 긴 터널도 많다.
1차로에서 저속으로 답답하게 다니는 몰상식한 차들도 얼마나 많은데 구시대적이고 억압적인 규제를 좀 완화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터널 부근에서 쓸데없는 유령 정체를 예방하는 방법이나 좀 AI 기술 동원해서라도 좀 개발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02 19:35 2024/09/0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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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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