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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이한 시내버스

(1)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어떤 시내버스 노선은.. 한번 다니면서 같은 지점으로 돌아오거나 심지어 같은 길을 같은 방향으로 또 경유하는 경우가 있다. 한 노선 갖고 여기저기 들쑤시는 굴곡 노선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버스는 같은 번호이더라도 A 방향, B 방향을 잘 구분하면서 타야 된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쪽에 2233과 2112, 그리고 성남 57 말이다.;; 지도 그림만 봐서는 저 노선의 필순을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지하철 노선을 이해하는 식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이해하려 해서는 곤란한다.

(2) 2022년 이후, 서울에 노란 순환 버스는 01 딱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버스 개편 당시엔 강남이나 여의도, 중구 도심 같은 곳을 짤막하게 도는 마을버스처럼 계획됐지만.. 그건 진짜 마을버스들의 역할로 넘어가고 색깔은 그냥 학원 학교 버스한테 넘어가면서 정체성이 너무 애매해졌다.
현재 유일한 순환버스 01은 그래도 남산 꼭대기와 청와대를 연결하는 굉장히 독특한 순환 노선이다.

서울 시내버스들 중에서는 파란색 110이 거의 유일하게 서울 강북을 ‘순환’하는 형태이다. 용산구 한남동에서 평창동, 정릉까지 간다.
노랑뿐만 아니라 빨강도 굉장히 보기 힘들다. 경기도 소속의 광역버스나 아예 중앙 정부 소속의 M 좌석버스가 있을 뿐, 서울 소속의 광역버스가 많을 리 없기 때문이다.

(3) 버스를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좌석형 시외/고속버스가 덩치가 제일 크고(길이 12m 이상), 입석형 시내버스는 그보다 약간 더 작다(11m급 에어로시티). 마을버스에서는 더 작은 8.5~9m급 차량이 투입되기도 하며, 아예 카운티 같은 중형 버스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성북 05는 현재까지 서울에서 아예 스타렉스 승합차가 투입되어 다니는 유일한 마을버스 노선이다. 노선 길이는 겨우 2.1km이고 차량 딱 한 대가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도대체 이런 애들 장난 같은 노선이 왜 필요한가 싶지만.. 저기 일대가 북한산 기슭이어서 골목길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셔틀버스에 가까운 마을 버스의 혜택을 입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굴린다.

2. 마을버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마을버스는 버스라는 대중교통 중에서 스케일이 제일 작은 시스템이다. (시외 > 광역 > 도시형 시내 > 마을..)
그래서 그런지 기본요금도 도시형 시내(초록색 지선, 파란색 간선 포함)버스보다 싸고, 운영 시스템이 그런 시내버스와는 따로 노는 감이 좀 있다. 이런 자잘하고 영세한 버스들까지 몽땅 다 환승 할인이 되고 버스 위치 조회가 되게 하고, 준공영제에 끌어들인 건 정말 대단한 조치였던 것 같다.

마을버스는 대도시의 깊숙한 구석 주택 골목을 꼼꼼히 돌면서 승객을 모아서는.. 인근의 대로변과 지하철역을 연계한다. 얘 한 번만 타서 어디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얘는 스케일이 더 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돕는 역할을 한다.
마을버스의 유사품으로 이런 게 있다.

(1) 도심순환: 서울 버스 개편 때 '노랑 버스'로 계획했던 물건이다. 대도시 내부의 단거리 셔틀이라는 점은 마을버스와 비슷하지만, 주거 지역이 아니라 상업 업무 지역만을 돌아다닌다.
앞서 얘기했듯이, 지금은 남산-청와대 셔틀 말고는 이 버스가 모조리 사라지고 사문화돼 있어서 아쉽다. 사실, 노랑 버스는 햇병아리 어린애들을 태우는 학원· 학교 버스 이미지로 굳어졌기 때문에 색깔도 좀 논란의 여지가 있다.

(2) 농어촌버스: 운행 거리가 길고 관할 지역이 왕창 넓지만.. 여기는 인구와 수요가 너무 적기 때문에 영세하다. 시골 마을 어귀 곳곳을 돌면서 승객을 태워서 시장, 철도역, 시외버스 터미널, 관청 따위가 있는 중심부를 연결한다.
대도시와 비교해 보면.. 시골에는 마을버스 같은 세심한 물건 따위는 없으며, 농어촌버스가 간선버스 내지 지하철 역할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정작 농어촌버스는 몇 시간에 한 대, 심지어 하루에 n번꼴로 운행되니 거의 시외버스 급의 배차이다.

이러니 시골은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자가용이 필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마을버스? 대도시에서도 적자가 심해서 난리인데 그런 게 시골에 있을 수가 없다. ㄲㄲㄲㄲㄲ
7, 80대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면서 면허 반납을 유도한다 해도, 시골에서는 그게 현실적으로 매우 난감하다.

3. 서울 지하철역

(1) 대청 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이 정확하게 수직으로 교차하는 곳이다. 하지만 주변에 이미 역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인해, 여기는 분당선은 역이 아예 만들어지지 않고 3호선 역만 있다.
둘 이상의 전철 노선이 환승 없이 지나치는 경우는 있지만, 역이 아예 대놓고 하나만 만들어진 경우는 좀 드문 것 같다. 아, 5호선 마장-답십리 사이에 2호선 신답이 환승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사례일까?

대청 역 주변에는 탄천 물재생센터가 있다. 장한평 주변에 중랑 물재생센터가 있는 것과 비슷한 관계이다.
저기도 분당선 역을 3개씩이나 만들지 말고 2개로 줄이고(구룡-개포동-대모산), 그 대신 대청을 환승역으로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

(2) 서울 지하철들은 지상 철교로 한강을 건넌 뒤에는 다시 터널로 들어가면서 아래로 내려간다. 아직 지상 구간인데 일부러 주변이 가려져 있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주변이 방음벽으로 가려져 있는 곳은 2호선 당산 철교를 지난 직후인 합정 역 근처가 거의 유일한 것 같다. 이 방음벽 때문에 선로 바로 옆에 있는 절두산 가톨릭 순교 성지는 거의 제대로 못 본다.

한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한강 철교를 건너서 강북에 진입한 거의 직후엔 차창 밖으로 거대한 기와집을 하나 보게 된다. 이거 정체도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새남터 순교지. 이것도 가톨릭과 관계 있는 건물이었다.
하긴, 한강 철교 남단은 노량진이고 거기 근처엔 사육신묘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죽은 사람을 기리는 시설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옛날에는 이렇게 한강 도성 바깥의 한강 근처까지만 가도 이미 서울을 벗어난 교외 깡촌이긴 했다. 사형장이 있고 무덤이 있었을 정도니까..

(3) 2호선에서 신설동은 서울 지하철 최초의 환승역인 데다 지하 유령 승강장의 존재 때문에 많이 유명하다.
걔 말고 역삼 역은 역사 내부에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라는 게 설치된 역(!!)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안 그럴 것 같지만 역세권에 나름 민간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보안 시설이 들어서 있다. 물론 군부대나 교도소 같은 곳은 아니고, 한국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1번 출구 바로 옆에 있다.

4. 고속도로 나들목과 철도역의 위상

각종 지방도나 국도의 이정표에서 무슨 시· 군까지 남은 거리(km 수)는.. 통상적으로 해당 지역의 시청· 군청까지의 거리라고 알려져 있다. 관청이 있는 곳이 해당 지역의 중심부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고속도로의 이정표에서 그 지역까지 남은 거리수는 당연히 그 지역 관청과는 아무 관계 없고 그냥 그 지역 이름을 딴 나들목까지의 거리일 뿐이다. 고속도로라는 건 그 지역의 중심부를 대놓고 관통하지도 않는다.

반세기 전에 경부 고속도로라는 걸 처음 만들던 시절엔 지역 공무원들도 이런 관념이 없었으니 "고속도로가 뭐야? 먹는 거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들목을 닥치고 우리 시내 중심부로 유치해야겠네!!" 이랬었다고 한다.
하긴, 철도역은 과거에는 저렇게 지역 중심부를 대놓고 지났지만 요즘은 다들 선로와 역사가 외곽으로 이설되면서 뭔가 고속도로 진출입로 같은 존재로 슬슬 바뀌어 가고 있다.

5. 길의 선형과 유래

(1) 지금 제1 수도권 순환 고속도로(100)라고 명명된 그 ‘외곽순환 고속도로’는 맨 처음에는 1991년 10월 31일, 동남부의 구리-판교 고속도로라는 명칭과 구간으로 시작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동남부의 신설동-종합운동장이었다(1980년 10월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역시 동부 말단의 왕십리-상일동이었다(1995년 11월 15일).
모두들 뭔가 동질감이 느껴진다. 날짜도 비슷하고..!!

(2)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에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경부 고속도로 신탄진-양재, 쉽게 말해 대전-서울 사이 구간이 최초이다. 1994년엔 명절에 시범 시행됐다가 1995년부터 전면 시행되었고 이때 파란 차선이라는 것도 처음 등장했다.
한편, 서울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위한 중앙(측면이 아닌)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1996년 2월, 천호대로 신설동-광나루 구간이 최초이다. 해당 구간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이 개통된 뒤, 파헤쳤던 길을 복구하면서 그 위에다 곧바로 중앙 버스 전용 차로를 아주 수월하게 만들었다.

(3) 전국의 고속도로 중에 단위 거리 당 건설비가 제일 높은 축에 드는 도로는 저 외곽순환 고속도로이다. 땅값이 너무 비싸서 토지 보상 비용이 많이 들고, 고가와 터널도 많이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것처럼 서울 시내의 간선 도로 중에서 건설비가 제일 높았던 도로는 내부순환로이다. 기존 도로나 지형과의 접점이 없이 온통 고가도로로 때우고, 북악산을 뚫기까지 하면서 서울 북부에다가 정말 힘들게 길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고육지책으로 하천 위로 그대로 고가도로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2010년대 이후엔 강남순환로라고 관악산을 몽땅 지하 터널로 통과하는 더 무시무시한 길이 생겼다. 고속도로에도 제2경인 고속도로의 동쪽 연장 구간이 청계산이고 관악산이고 몽땅 다 지하로 관통해 버리니, 비슷한 수준의 강적이 등장했다.

(4) 대구는 ‘동대구’ 역이 대구 역보다 더 크다는 것, 2010년대 이전에는 복합 버스 터미널이 없었다는 것, 그냥 평범하게 ‘대구’라는 이름이 붙은 고속도로 나들목이나 분기점이 없다는 것이 무척 특이하다.
철도 쪽이야 대구 역이 경부선 창립 멤버로 있었으니까 ‘동대구’라는 이름이 나중에 추가로 붙었겠지만, 근처의 고속도로 나들목도 ‘동’자가 붙은 이유는 뭘까? 아마 1969년, 경부 고속도로 대구-부산 구간이 한창 건설 중일 때 동대구 역도 같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똑같이 ‘동’자가 붙은 것 같다.
실제로 동대구 역은 1969년 7월에 완공됐고, 고속도로는 그 해 말에 완공됐다.

(5) 우리나라 고속도로 중에서 대놓고 ‘지선’이라는 말이 붙은 도로로 내게 개인적으로 익숙한 것은.. 호남 고속도로 지선 251, 그리고 중부내륙 고속도로 지선 451이다.
이것 말고 중앙 고속도로 지선 551, 서해안 고속도로 지선인 151도 있고.. 남해 고속도로는 짤막한 지선이 여러 개 있어서 번호를 102부터 104까지 차지하고 있다.
251은 대전에서 호남 고속도로로 가는 게 철도 대전선의 도로 버전인 것 같다. 451은 북쪽의 대구에서는 45가 아니라 근처의 중앙 고속도로 55와 훨씬 더 가까이 있는데.. 남쪽 기점에서는 실제로 45와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저런 번호가 붙었다.

고속도로 노선 번호가 정착된 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이 번호 체계도 너무 복잡해져 있다. 하지만 이름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니, 번호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고속도로도 그냥 국도처럼 아주 흔해 빠진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구분을 없애고 시스템을 다 통합하고.. 유인 톨게이트도 없애고, 통행료를 걷을 거면 그냥 다 하이패스 기반으로 바꾸고 말이다.

(6) 같은 도로에 상행과 하행이 멀찍이 떨어져 있고 심지어 고저 차이도 있다거나.. 반대로 같은 길의 복제판이(= 상· 하행 모두) 근처에 따로 있는 것.
둘 다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둘 다 도로의 확장과 관련된 사연이 있어서 저렇게 됐다.
전자의 경우는 경부 고속도로 청주-남이 사이가 대표적이다. 수원 요금소는 상행과 하행이 분리되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로뿐만 아니라 경부선 철도도 일부 구간--특히 대구-부산 사이--은 상· 하행이 뚝 떨어진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는 제2 버전이 나란히 지나는 중부 고속도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인천 공항 고속도로도 상· 하행 복층 구간이 짤막하게나마 존재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29 08:35 2024/01/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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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자가 붙은 광역 자치단체

언제부터인가 강원도가 그냥 도가 아니라 '특별자치도'로 바뀌었더라. 제주도(섬이 아니라 광역 자치단체으로서)가 2006년부터 특별자치도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하긴, 요즘 각종 지역들이 '특'자 타이틀을 붙이는 게 유행처럼 번지는 듯하다. 경기도의 수원, 용인, 고양과 경남 창원이 '특례시'로 바뀌었다. 워낙 덩치가 커져서 광역시로 바뀌어도 이상할 게 없긴 한데, 그래도 나라에서 광역시를 더 만들지는 않는 대신 다른 감투를 씌워 줬다.

특례시는 그냥 '시'와 무엇이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특례시가 됐다고 해서 원래 소속된 도에서 이탈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하물며 특별자치도는 또 뭔지?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를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방보다는 중앙 정부의 입김이 월등히 더 강하다. 나라의 규모와 덩치가 너무 작아서 어설프게 지방 파편화보다는 중앙 집중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고 말이다.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완전 따로 노는 미국 같은 나라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 와중에 그냥 시건 특례시건.. 그냥 도건 특별자치도건.. 특례나 특별자치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궁금하다.

기억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먼 옛날에 '광역시'의 예전 이름은 '직할시'였다. 부산이 1963년에 국내 최초로 직할시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 '직할'이라는 말부터가 니들이 '직접 관할하라'라고 아주 지방자치를 표방하는 명칭이긴 했다.

2. 마지막

  • 아마 김 영삼 때부터이던가? 우리나라는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인서울에다가는 학부 과정 대학교를 더 신설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 울산(1997)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광역시 승격과 추가는 더 없을 것이다. 안 그래도 이미 있는 인구도 줄어드는 와중에..;;
  • 서울은 9호선을 끝으로 중전철 지하철의 건설은 더 없을 것이다. 그 뒤에 생기는 건 다 광역전철급 아니면 경전철이다.
  • 어쩌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중전철 지하철의 맥 자체가 대전 지하철 1호선 이후로 영원히 끊긴 건지도 모르겠다. 이젠 광역전철 아니면 경전철밖에 만들지 않으니 말이다.

3. 광역시들의 예외

  • 인천은 광역시들 중 유일하게 장거리 일반열차가 없다.
  • 대전은 유일하게 공항이 없다 (청주가 대신..)
  • 울산은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다.
  • 광주는....;; 광역시들 중 혼자 유일하게 여러 쇼핑시설이나 인프라가 없다고 들었다.
  • (그 반면, 부산은 광역시들 중 유일하게 노면전차가 다녔던 이력이 있고.. 6· 25 때 임시 수도 역할까지 한 적이 있다.)

4. 군위의 대구 편입

한번은 "영천-상주 고속도로(301)가 대구를 지나다니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라는 의문이 순간 들었는데
헐~ 아시다시피 군위군이 이제 경북에서 대구에 편입돼 들어갔다~~~
군위가 대구로 편입된 배후에는 공항 건설과 관련된 거래가 있었다고 한다.
대구 시내와 너무 가까워져서 민폐로 전락한 지금 대구 공항과 거기 공군 부대를 군위 정도 외곽으로 이전하려는가 보다.

이제 대구는 달성에 이어 군위까지 2개의 군을 위성(?)으로 갖게 됐다.
지금까지는 인천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을 2개 보유했는데(강화, 옹진), 대구도 그 반열에 올랐다.
부산에는 기장군이 있고, 울산에는 울주군이 있다.
대구와 인천은 1981년에 나란히 직할시로 승격된 광역시 동기(?)이기도 하다. 급이 비슷하다.

그 반면, 대전과 광주는 도시 규모가 비슷하고 직할시 승격 시기가 비슷하고, 지하철 개통 시기도 비슷하고, 군이 없다는 공통점까지 있으니 그렇게 둘이서 한데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군이었던 곳이 자기네 '구'로 편입됐을 뿐. 유성구처럼)
대구와 인접해 있는 칠곡이랑, 아예 대구로 편입된 군위는 처지가 서로 어찌 달라질지 궁금하다.

5. 각종 보안· 제한 구역들

(1) 안양 박달산 기슭, 성남 서쪽 청계산 기슭, 동두천과 양주, 고양 등 서울의 남북으로 여러 군부대들이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 분당 이매동에 아주 인텔리전스한 군부대(777 사령부)가 있다는 게 굉장히 흥미롭다. 역시 옛날에 우연히 마주쳤던 심상찮은 건물 입구가 바로 거기였다. ^^

(2) 청와대가 현역에서 물러난 뒤로 대통령 집무실은 용산에 있고, 대통령 관저는 한남동 쪽의 모 언덕 한구석에 있구나. =_=;;; 청와대뿐만 아니라 방대한 용산 미군 기지 부지도 풀리는 건 시간 문제일 텐데.. 저기는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그리고 서울 화력 발전소 부지도 풀리겠지?

(3) 파주 대성동뿐만 아니라 연천 횡천리, 철원 마현리 같은 다른 민통선 마을 주민들도 납세와 병역 의무가 면제인가? 난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대성동에 적용되는 특례나 제약 사항(통금, 8개월 이상 거주 의무 등)들은 무슨 법에 명시되어 있는지 근거 자체를 난 아직 모르겠다. 궁금하다.

(4) 하긴, 내 고향 경주는 상수원 보호도 아니고, 군사 시설 보호도 아니고 그린벨트도 아니고.. 도시형 국립공원이라는 초월적인 이유 때문에 건물 지을 때 고도 제한, 그리고 일부 지역은 전통 문화 보존 명목으로 반드시 기와집 의무 등..;;; 아주 특이한 개발 제약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반대로 관광 도시 육성 명목으로 혜택과 지원을 받은 것도 있으니(일찌감치 야간 통금에서 열외, 새마을호 운행, 심지어 경부 고속도로 경유..ㅋㅋ) 무조건 손해를 본 건 아니었다.

(5) 우리나라엔.. 군부대나 상수도· 원자력 시설이 아니면서 그에 준하는 의외의 보안 시설이 하나 있다.
'백두대간 seed vault'라고 지하에 야생 식물들의 종자를 영구보존 해 놓은 기지인데.. 나름 SF 만화 '호텔'에서 묘사된 호텔 같은 느낌도 든다.
이건 전국에서 손꼽히는 오지인 봉화군에 무려 2015년에 조성됐다고 한다. 노르웨이와 더불어 세계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시설인데 한짝이 우리나라에 만들어졌다니 참 대단한 일이다.

6. 나머지

(1) 강뿐만 아니라 산도 두 지역의 경계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산(서울-고양), 남한산(성남-광주), 아차산(서울-구리), 불암산(서울-남양주) 등.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본 산 중에서 가장 다양한 지역과 걸쳐 있는 산은 청계산이더라. 서울-성남-과천-의왕..

(2) 강원도, 그것도 북쪽 끝 전방에는 의외로 돼지에서 유래된 지명이 좀 있다. 양구 해안면(亥) 그리고 고성 현내면 저진리(猪). 우연인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3) 의왕, 이천, 옥천은 뭔가 거대한 창고가 있는 물류 허브 지역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안양, 의왕 이렇게 묶으면 구치소/교도소가 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천, 평택은 군사 도시라는 인상이 강하다. 평택과 동두천은 미군 냄새가 아주 짙게 난다.

(4) 우리나라에서 제주 공항은 유일하게 국내선 면세점이 있다.
강원랜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국민도 출입 가능한 카지노이다.
저런 건 원래는 외국인에게만 혜택을 주려고 만든 시설인데, 특별자치도 안에는 예외적인 시설이 하나씩 있는가 보다. 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4/01/26 19:35 2024/01/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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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사선. 흔히 말하는 ‘화생방’ 중에서 ‘방’은 물리적인 타격이나 화학 약품, 세균· 바이러스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인간 신체를 파괴한다.
세포가 방사능을 잘못 맞으면 자신의 설계도인 DNA가 망가지는 바람에 회복이나 분열, 재생 능력을 상실한다. 그 세포들로 구성된 생체는 오늘만 살 수 있고 미래가 날아간 시한부 인생으로 전락한다. 총알 구멍이 뚫린 게 아니라, 그야말로 분자/원자 레벨의 구멍이 세포에 수억 개씩 숭숭 뚫려서 벌집이 된 것과 비슷하다.

인간이야 70~100년을 산다지만 인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세포들은 수명이 훨씬 더 짧다. 혈액 속 적혈구는 수명이 4개월 정도밖에 안 되고, 피부 조직 세포라든가 백혈구는 한 달 남짓밖에 못 산다.
거시적으로 보면 인체에서는 1초 동안에도 수백만 개, 하루엔 수백억 개의 세포가 죽고 다시 태어난다. 끊임없이 세포 분열이 일어나서 죽은 세포를 내보내고 새 세포로 세대를 교체해야만 생체의 항상성이 유지되고 생명이 유지된다.

그런데 이게 안 되면 그 사람은 당장은 살아 있지만 이제 몸 여기저기가 탈 나고 썩으면서 고통스럽게 죽는 일만 남게 된다.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강이 아니라, 그냥 고인물 썩은물 웅덩이가 되는 것과 같다. 어떤 기계류가 지금 당장은 돌아가지만, 제조사와 서비스센터가 깡그리 망해 버려서 제품이 더 생산되지 않고 버전업도 되지 않으며, 기존 제품을 수리 받을 수도 없는 지경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섬뜩하지 않은가?

  • 그 지경이 되면 당장은 아무 병에 걸리지도 않은 것 같지만, 면역 체계가 무너지기 때문에 다른 합병증이 찾아오게 된다. 건강할 때는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을 사소한 병도 이기지 못하고 훅 가 버린다. 흠, 이건 '에이즈'와 아주 비슷하네..
  • 또한, 방사선 피폭 증세는 '암'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어느 부위건 세포가 망가져서 정신줄 놓으면 얼마든지 악성 종양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백혈병은 구조적으로 혈액의 암이라고 여겨진다.
  • 인간이 비타민의 존재라는 걸 모르던 시절에는 비타민 C의 결핍증인 괴혈병도 거의 방사선 피폭 급의 무서운 괴질로 여겨졌지 싶다. 장기 조직이 제대로 형체 유지가 안 돼서 스물스물 뭉개지고, 잇몸에 피 나고 내출혈 발생하면서 죽으니까 말이다. (물론 오늘날이야 잇몸에 피 나는 건 99.9% 치주염 때문이지, 비타민 결핍증 때문은 전혀 아님..)

2.
지난 1999년 5월 20일엔 우리나라 대구에서 어떤 6살짜리 아이가 골목길에서 어느 괴한으로부터 얼굴에 황산 용액을 뒤집어쓰는 극악무도한 테러를 당했다.
그 아이는 전신 3도 화상에다 실명이라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딱 7주(49일) 만에 결국 패혈증이 도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더구나 정말 안타깝게도 이 사건은 범인을 못 잡고 영구미제 사건으로 귀결됐다. 이걸 계기로 우리나라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같은 해 9월 30일, 도카이 촌의 핵연료 가공 시설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나서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중 가장 심하게 피폭 당한 '오우치 히사시'는.. 처음엔 제 발로 걸어서 입원할 정도로 멀쩡했지만 이미 염색체가 형체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는 며칠 못 가 백혈구부터 싹 전멸해서 림프구가 소멸하고, 에이즈 환자처럼 면역력이란 게 없어졌다. 피부가 재생되지 않고 다 벗겨져서 이내 중화상 환자처럼 붕대를 칭칭 감아야 하게 됐다. 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면 그냥 피부가 벗겨져 나왔다.;;
장기들도 형체가 유지되지 않아서 음식물 소화도 제대로 안 되고 여기저기서 탈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니 의료진들조차도 "우리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나, 차라리 깔끔하게 안락사 시켜 주는 게 더 나았으려나" 자괴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투병 83일 만에 결국 심장이 멈추고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진 황산 테러와 방사능 피폭.. 물론 전자는 범죄에 형사 사건이고 후자는 불의의 사고라는 차이는 있지만.. 피해자의 고통의 정도는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3.
1999년의 저 두 사건· 사고는 피해 규모가 개인 단위이다. 하지만 더 옛날 1980년대에는 집단 단위의 초대형 사고가 있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1986년 4월 26일의 전설적인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비원자력에서는 1984년 12월 2~3일, 인도에서 벌어졌던 보팔 가스 누출 사고를 꼽을 수 있겠다. 여기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다가 그냥 독가스 테러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피폭만 당하지 않았을 뿐, 정말 고통스럽게 죽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체르노빌 주변은 방사능 때문에 사람이 앞으로 반영구적으로 살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는데,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는 원폭 맞고 나서도 사람들이 다시 살고 있는 이유가 뭘까?"
꽤 그럴싸한 좋은 질문이지 않은가? 마치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사진을 찍어서 볼 수는 없는가?" 질문처럼 말이다. 내가 아는 한 그 답은 이러하다.

(1) 절대적인 방사능의 유출량부터 원자력 발전소가 일본 원폭보다 훨씬 더 많았다.
원폭은 단지 그걸 순식간에 훨씬 더 빨리, 짧고 굵게 반응시켰을 뿐이다.
자동차처럼 기름 수십 리터를 자그마한 실린더에서 수 시간 동안 서서히 폭발시키고 태우느냐, (원전)
아니면 유증기가 한꺼번에 폭발해서 순식간에 건물이 다 날아가 버리냐.. 그 차이일 뿐인 거다. (원폭)

사실 원폭은 방사능 자체 때문에 위험한 것보다는, 폭탄으로서 원자력을 등에 업고 발생한 살인적인 폭압과 고열이 훨씬 더 위험했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겨우 4.5톤짜리 리틀 보이가 TNT 15000톤(15킬로톤) 급의 위력을 냈다고 여겨진다.

(2) 그리고 또 결정적인 차이.
원자폭탄들은 다들 지상 500~600미터. 어지간한 서울 주변 산들의 정상에 가까운 공중에서 터졌다. 그래서 방사성 물질들이 상당수가 바람과 비를 타고 흩어져 날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 폭발 사고들은 완전 지상에서 일어났고, 저런 일이 일어나지 못했다.

원전과 원폭은 이런 차이가 있다.
하긴, 핵 실험을 했던 곳도 마냥 방사능 오염 황무지로 영원히 방치되는 건 아니랜다. 비키니 섬의 경우, 핵실험 후 수십 년 뒤부터는 사람이 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난 개인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적극 찬성 소신이고,
옛날 일본에 원폭도 전쟁을 빨랑 끝내기 위해 잘 터뜨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전 정권의 탈원전 쑈를 매우 혐오한다.
지금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는 애초에 우리나라 쪽으로 가는 것도 아니구만 과거의 광우뻥과 다를 바 없는 반일팔이 선동이 매우 심하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18 19:35 2024/01/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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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변증 예화와 비유

0.
세상엔 "니 남대문 열렸다, 니 이빨에 고춧가루가 잔뜩 꼈다~
오랫동안 안 씻어서 그런지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입냄새 발냄새가 심하다" 처럼..

당사자는 스스로 자각할 수 없지만 주변에 민폐는 분명 끼치고 있고, 이 상태로 어디 파티나 높으신 분 만나러는 절대 갈 수 없고..
지적하는 사람도 참 민망하고, 당장 "듣기에는 기분 나쁠 수 있지만" 그래도 알려는 줘야 되는.. 그런 게 있다.

그리고 인간이 죄인이라는 지적도, 이 상태로는 죽으면 지옥 간다는 것도 예수 믿어야만 구원 받는다고 복음을 전하는 것도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하는 지적이다..!
이런 식으로.. 복음과 관련된 성경 원리를 세상 다른 물건이나 시스템에다 적절히 빗대서 설명하면 복음을 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1.
Chick 출판사에서 복음 전도용으로 만든 만화 전도지 중에 The long trip라고 꽤 유명한 전설적인 작품이 있다. 국내의 어느 미디어 선교팀에서는 얘를 무빙툰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에다가 올리기도 했다. "씨 뿌리는 자"에서 모티브를 딴 Sower TV라는 유튜브 채널이다. (☞ 링크)

만화 스토리가 "이 주인공(존)은 커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제 인생이 앞으로 40년 남았습니다. / 중년이 되었고 자녀도 많이 컸습니다. 이제 10년 정도 남았네요." 이렇게 전개되는데..
10년 남았다고 해 놓고는 그로부터 1년 뒤에 주인공은 사고로 꽥 죽어 버린다. 구원 못 받은 채로.. 요게 꽤 참신한 점이다.

남은 시간 카운트다운을 하고 나중에 꽝 사고가 터지는 게 마치.. 유튜버 다큐9분의 항공 사고 재구성 영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예제: 대한항공 801편 추락 사고 편 링크)
다큐9분은 특유의 BGM이 있는데, 이걸 저 This was your life 무빙툰에다가 넣으면 비슷한 느낌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잘 날 것 같다.

2.
어떤 사람은 "당신은 예정 섭리를 강조하는 칼빈주의냐, 아니면 자유 의지를 강조하는 알미니안주의냐?"라고 신학 노선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십자가 이전(= 구원받기 전)엔 알미니안주의이고, 그 뒤부터는 칼빈주의입니다."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뭐 그런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답변이 있느냐?"란 반문엔 "댁이 먼저 이상한 질문을 했으니까 그렇죠"라고 받아치고.. =_=;;

엄밀히 말하면 칼빈주의와 알미니안주의는 진리라는 큰 그림의 서로 다른 부분만을 집어서 말하고 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말이다.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느냐는 질문에 전자는 코만 만져 보고는 길쭉한 뱀 같다고 말하고, 후자는 다리만 만져 보고는 굵직한 건물 기둥 같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님이 인간을 택하시는 것도 맞고, 인간도 하나님을 선택하는 게 맞다. 둘 다 상대방을 선택해야 된다. 특히 구약에서 맨날 하나님 편이냐 바알 편이냐 진영 논리 편가르기 하듯이 말이다.

자유 의지를 너무 고려하지 않고 전부 예정과 섭리로 치부해 버리면 죄악도 전부 하나님의 섭리가 되며, 죄에 대해서 인간의 책임이라고는 없게 된다. 아니, 일일이 주변에 복음 전하고 말씀 선포하러 나갈 필요조차 없어져 버린다.
그렇다고 인간의 행동과 자유 의지만 너무 강조하다 보면 행위 구원 내지 구원 상실 같은 또 다른 이상한 오류에 빠질 수 있으며,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무효화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그러니 이건 바르게 나눠서 분간할 필요가 있다.

3.
휴먼버그 대학교 영상툰은 요즘이야 그냥 허구의 야쿠자 시리즈로 정체성이 바뀌었지만, 처음엔 세상 곳곳에서 벌어진 재미있는 단편 스토리 위주였다. 그런데 이건..? (☞ 링크)
어떤 바보가 국민연금 안 내고 존버하다가 갖고 있던 재산을 전부 압류 당하고 뺏기게 된다는 얘기이다. 주인공이 월급쟁이 회사원이 아니라 알바생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연금 납부 독촉장이 또 날아왔다. 내용물 같은 건 볼 필요도 없다"
"처음에 전화와 엽서가 왔는데 무시했더니 '특별 독촉장'이라는 게 왔다"
"인터넷으로 물어 보니 대부분 '낼 필요 없다'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독촉장을 무시하고 며칠 후 연금 관계자가 압류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서류가 왔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결국..

"당신이 내지 않은 국민연금 미납분을 보충하기 위해 재산을 압류한다고 사전 통지가 있었습니다!"
"... 당신이 뭐라고 생각했든 관심 없습니다. // 당신은 뭔가 착각을 하고 있군요. 연금은 단순히 개인의 적립금이 아닙니다."
담당자의 눈은 무서울 정도로 냉정했고 내가 하는 말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에서 무책임한 글들에 놀아난 내가 너무 바보였다. 세상을 너무 몰랐다.


난 경제알못 돈알못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제도에 대해서 잘은 모른다.
단지, 물가가 계속 오르고, 저출산에 노인이 너무 많아지고, 옛날처럼 막 경제가 성장하고 투자해 대고 통화량이 증가하던 시즌도 끝났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가성비 효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그것만으로 노후대비가 "충분치 못하게" 된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다.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 때문에..!!!

그 이상으로 무슨 본전도 못 건질 거라느니, 국민연금이 님하의 돈을 일부러 악의적으로 떼먹는다는 얘기는 검증되지 않은 괴담 음모 선동인 것 같다. 은행보다 니 집 안방 금고가 더 안전하다는 식의 얘기처럼 들린다.
이 자리에서 국민연금의 효용이나 정치적 의미에 대해서 논평하고 싶지는 않다.
허나, 저 영상툰은 얘기 전개 방식이 기독교 복음 전도 만화의 클리셰를 놀라울 정도로 빼닮은 거 같다. -_-;;;

독촉창을 무시하는 건 전도지와 거리설교를 무시하는 거고,
재산 압류 당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건 죄 가운데 죽어서 지옥 가는 거고..
백보좌 심판석에서 듣는 말도 딱 저거 판박이.. "당신이 뭐라고 생각했든 관심 없다. // 나는 너에게 지금까지 무수히 많이 경고를 미리 해 줬다. 하지만 니가 그걸 다 무시했다."

당연히 저런 스토리 전개에도 논리적인 헛점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세상에는 제아무리 내 신념과 내 방식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어도 기본적인 규칙을 안 지켰기 때문에 그게 싹 다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거, 인터넷 넷심 집단지성을 마냥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건 성경이 아니라 일개 병맛 휴먼버그조차도 분명하게 교훈을 주는 것 같다.. ^^

휴먼버그는 배후에 도대체 무슨 돈줄이나 수익 모델이 있어서 이 방대한 분량의 영상툰을 유튜브에다 공짜로 뿌리고 외국어로 번역까지 하는 걸까..??
야쿠자를 너무 긍정적으로 묘사하던데. 악당들은 다 야쿠자에서도 파문당하고 짤렸거나, 야쿠자가 아닌 한구레(준폭력단) 양아치들이라고 몰아세우던데.. 혹시 야쿠자가 자기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제작비를 지원해 주기라도 하는가 싶다. ^^

그래도 휴먼버그는 코로나 시절에 방역 시책을 적극 권장하기도 하고, 세상 공권력에 적극 순응하는 친정부(?) 모범 시민 성향이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03 08:35 2024/01/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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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강을 활용하거나 가공· 변형하는 방법으로는 이런 게 있다.

1. 강물을 취수해서 정수· 여과 후 수돗물로 공급한다.

수도 시설 덕분에 인간이 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다가도 도시를 건설할 수 있게 됐고, 보건· 위생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지하수를 겨우 겨우 끌어올리는 우물이나 수동식 펌프, 물장수 같은 옛날 유물을 생각해 보자.;;
한반도에 건설된 최초의 현대적인 상수도 시설은 지금의 서울숲· 성수대교 부근의 한강 강물을 취수해서 썼다. 지금이야 더 상류인 팔당댐, 구리· 암사대교 부근으로 취수 지점이 이동했고, 잠실대교가 진짜 마지노 선이다.

이런 취수 지점의 반경 n km 이내는 '상수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서 정말 어지간한 그린벨트나 군사시설 보호 구역을 능가하는 살인적인 개발 규제가 걸린다. 땅을 갖고 있어도 안에서 진짜 아무것도 못 하고 개나 소나 허가를 받아야 된다.
세차 하나 마음대로 못 한다. 하수도가 다 연결되어 있어서 오· 폐수가 어차피 강 쪽으로 갈 일이 없는데도 규제가 비현실적으로 너무 심한 면모도 있다.

강가에서 야영을 하다가 적발되면 여느 도시공원법이나 하천법, 산림법보다 더 빡센 수도법에 저촉되어서 더 강하게 처벌받는다. 가령, 과태료가 아니라 벌금· 징역을 먹게 된다.
한강이 서울의 동쪽에는 상수원 보호 때문에 철조망이 쳐져 있고, 서쪽에는 군사시설 보호 때문에 철조망이 쳐져 있으니 좋은 대조를 보인다. 그나마 서쪽의 철조망들은 북괴의 군사 위협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철거하는 추세인 반면, 동쪽은 별 가망 없다.

2. 댐을 만든다.

강물을 마냥 흘러가게 만들지 말고, 커다란 버퍼에다 한데 모아서 홍수· 가뭄에 대비시킨다. 하긴, 농업용수의 조달을 위해서 저수지라는 게 존재하긴 했는데, 댐은 강물을 모아서 더 거대한 호수를 만든다.
이렇게 물을 많이 모아 놓은 데서 상수원 공급도 하고, 물을 떨구는 힘으로 수력 발전도 겸사겸사 한다. 이러면 그냥 댐이 아니라 '다목적 댐'이 된다. ^^

댐의 건설은 어지간한 건물이나 공장, 교량 건설을 능가하는 정말 거대한 토목공사이다. 저 길고 넓고 높은 면적을 몽땅 커버하는 벽을 만드는 데 콘크리트가 얼마나 들겠는가??
물길이 확 달라지고 멀쩡하던 마을 하나가 통째로 수몰되기도 한다. 댐 하나 만들면 주변의 기후가 달라질 정도이다.

위의 둘은 아주 쉽게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인데.. 저게 전부가 아니다.
물을 이용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것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진 과업도 있기 때문이다.

3. 바닥을 파서 수심을 늘리고(준설),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강물이 어떤 여건에서도 원래 흐르던 선형과 규모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안정되게 흐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폭우 좀 쏟아졌다고 금세 범람하지도 않고 말이다. 이렇게 해야 땅과 물의 영역 구분이 더 명확해지며, 강 주변의 땅을 더 많이 홍수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해방 이래로 서울 한강은 이런 쪽으로 왕창 개조되어 왔다.
조선이나 일제 시대에는 한강 이남은 애초에 한양/경성부에 속하지도 않았으니 한강은 그냥 아오안이었다. 강가는 반쯤 바닷가 같은 뻘밭 모래밭일 뿐이었고, 홍수가 나면 주변이 온통 수시로 물바다가 되곤 했다. 평균 수심도 지금보다 얕았고, 어정쩡한 하중도가 지금보다 더 많았다. 잠실, 뚝섬, 난지도 등~~
한강이 이런 상태였기 때문에 6· 25 사변 1· 4 후퇴 때 강이 통째로 꽁꽁 얼 수 있었고, 시민들이 그 위로 자동차까지 몰면서 피난 갈 수 있었다.

그랬는데 서울이 북쪽을 피해(북한산 + 지리적으로 북한과 너무 가깝)서 한강 이남 쪽으로 확장됐고, 그 과정에서 한강의 서울 시내 구간에 대대적으로 칼질이 가해졌다. 홍수에 대비한답시고 단순히 제방을 쌓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바닥을 더 파는 건 물론이고, 밤섬을 폭파하기까지 했다. 여의도를 개발하는 대신 그쪽으로 물길을 내기 위해서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바닷가에서는 간척이란 걸 해서 땅을 확보하는데, 잘 범람하는 강가는 이렇게 준설에 사방 공사를 해서 땅을 확보했다는 게 흥미로운 차이점이다.

그리고 1980년대 5공 시절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한강 종합 개발 사업'이 진행되어 한강의 서울 시내 구간이 총체적으로 정비됐다. 땅과 물의 경계에 다들 시멘트가 발라지고 뻘밭이 없어졌으며, 강가의 저지대 곳곳에 한강 공원.. 옛날 이름으로 고수부지/둔치라는 게 생겼다. 이게 추진된 이유는 자국민의 복지 이상으로,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가 한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를 대비하는 비중이 컸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 뭐, 밤섬은 한번 폭파되긴 했지만, 그 뒤로 계속 퇴적이 진행돼서 지금은 폭파 전보다도 덩치가 더 커졌다. ^^ 도심 속의 아주 희귀한 자연 생태 무인도가 됐다.
  • 서울에서 한강 다음으로 가장 길고 큰 강.. 더 정확히는 한강의 인서울 지류 중에 가장 큰 강은 중랑천이다. 거기도 언젠가 보니 중장비를 동원해서 바닥을 파내고 삼각주 모래톱을 없애서 물길을 트는 '준설' 공사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 저런 건 왜 하나 싶었는데, 홍수 대비와 유속 확보, 수질 보전이 목적이지 싶다.

이렇듯, 지금 우리가 보는 한강 등의 강변 모습이 자연 그대로가 아니며, 그냥 저절로 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농산물로 치면 품종개량을 왕창 한 것과 같다. 단지, 지금은 옛날처럼 닥치고 불도저 식으로 시멘트질을 하지 않으며, 주변 환경을 생각하고 야생 동물의 생태를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할 뿐이다. 100% 자연 그대로 방관 방치하는 게 아니다.

4. 위를 덮어 버린다. (복개)

이건 개천· 시내 수준의 자잘한 물줄기에 대해서 과거에 행해졌던 방법이다. 물을 몽땅 덮어서 그 위에다가 주차장이나 도로, 심지어 도시철도를 만든다.;; 그 개천은 졸지에 지하수.. 아니 하수도처럼 돼 버리며, 햇볕이 차단되기 때문에 주변 생태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확보한 부지에다가 무슨 건물을 올릴 수는 없다. 그건 다리 위에다가 건물을 짓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그렇잖아도 땅값 비싼 대도시에서 도로를 만들 부지만 공짜로 확보할 수 있어도 아주 감지덕지이다. 개천을 따라 자동차 전용 고가도로를 만드는 건 20세기 대도시 개발의 주요 트렌드이기도 했다. 뭐, 고가도로는 완전한 복개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리고 옛날에 하천 복개가 일리 있는 방법론이었던 이유는.. 그 시절 어차피 대도시의 하천들이 더러운 똥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수 처리 시설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꼭 공장 폐수여야 할 필요가 없다. 바글바글 한데 몰려 사는 사람들의 분뇨와 생활하수가 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었기 때문에 도저히 감당을 할 수 없었다. 어차피 냄새 나고 미관에도 안 좋은 똥물은 위에서 덮어서 아예 안 보이게 하는 게 더 낫다.

2000년대 이후부터야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이 좋아져서 옛날에 복개했던 하천을 다시 복원하는 추세이다. 옛날에 만들었던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여기서 강과 관련된 마지막 아이템이 등장한다.

5. 하수처리장과 빗물펌프장을 설치한다. 생활하수, 오· 폐수가 강에 직접 흘러들지 않게 한다.

과거에 끔찍한 수질오염으로 악명을 떨쳤던 시화호나 울산 태화강 같은 걸 생각해 보시라. 그게 다 옛날 이야기가 되고 지금 우리가 주변에서 그럭저럭 깨끗한 강물을 보며 지내는 이유는..
인간이 산업화 문명의 이기를 포기했기 때문이 아니다. 결국은 대규모 하수 정화 기술이 발달하고, 오염된 물이 강으로 직접 흘러 들어가지 않게 조치를 취한 덕분이다. (반대로 인도 갠지스 강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똥물의 상징이 된 것이고 말이다. ㄲㄲㄲㄲㄲ)

액체인 물뿐만 아니라 기체 공기든, 고체 쓰레기든 다 마찬가지다. (자동차 환경 규제, 쓰레기 재활용 기술..)
결국 과학기술이 환경에게 병 주고 약 주고를 다 하는 셈이다. 물론, 아무런 규제 없이 방임만 하면 인간들이 과학기술을 환경을 보전하는 쪽으로 개발하질 않을 것이니.. 밖에서 환경 운동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도 아무 의미가 없는 건 아닐 것이다.;;

서울에는 하수 처리장.. 요즘 말로는 '물 재생센터'가 총 4곳이 있다. 제일 먼저 만들어진 중랑 물 재생센터(중랑천과 청계천 합류 지점) 이후로 동남부(탄천과 양재천 합류 지점), 서남부, 서북부(난지) 이렇게 말이다.
물론 더러운 물은 지하의 하수도관을 타고 거기로 도달하지, 거기까지 기존 하천을 타고 가는 건 아니다. 얼추 정화돼서 자연이 처리 가능한 수질로 올라간 물이 거기서 방류될 뿐이다.

굳이 상수원 보호 구역이 아니더라도 아무 하천이나 개천에서 비누· 샴푸를 써서 몸을 씻거나 대소변을 방류=_=;;하는 건.. 처벌 수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디에서나 금지돼 있다. 꼭 우물에다 독 타는 짓만 민폐인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씻고 싸는=_= 건 하수도와 연계돼 있는 화장실에서 해야 한다. ㄲㄲㄲㄲㄲ

상수도보다는 싸고 수질 안 좋고, 농업용수나 변기 물 정도로는 쓸 수 있는 '중수'를 따로 만드는 게 어떻냐는 제안이 있다.
그런데 하수도에 대해서도 비슷한 고민거리가 있다. 땅에 떨어진 빗물은 돌고 돌아서 하수도로 가는데, 이걸 몽땅 다 사람에 의해 적극적으로 오염된 하수와 100% 동급으로 취급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고 처리 비용이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도시에는 물 재생센터뿐만 아니라 '빗물 펌프장'이라는 것도 있다. 그리고 지대가 낮은 곳엔 하수도관이 아니라 빗물이 빠져나가는 용도로만 쓰는 배수관이 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릴 때 개천· 하천에는 단순 흙탕물을 넘어 거품 낀 똥물이 흐를 때가 있는데.. 이건 그런 시설들에서 넘쳐나는 빗물이 감당이 안 돼서 처리가 덜 된 더러운 물까지 불가피하게 방류하기 때문이다. 이때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뭐, 이 때다~ 하고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비양심적인 공장장도 있긴 한데.. 쌍팔년도 시절엔 그런 게 뉴스를 자주 탔었다.
아무쪼록, 폭우가 쏟아지면 주변에 물이야 넘쳐나지만 전부 드러운 똥물밖에 없다. 접촉해서 좋을 게 없다고 하겠다.

이상이다.
청계천 같은 작은 개천부터 시작해서 한강 같은 거대한 강까지.. 인간이 강을 두고 어떤 가공을 했는지를 살펴보니 참 흥미롭다.

우리나라는 쌍팔년도 시절까지만 해도 폭우나 태풍 하나 겪고 나면.. 지금처럼 개나 소나 정부 탓 나랏님 탓을 하는 게 아니라 수재민 돕기 성금 모금을 했다. TV에서는 성금 낸 사람 목록이 액수의 내림차순으로 쭉 소개되곤 했었다. -_-;; 그리고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물 부족 운운하면서 공중 목욕탕에서 자동 연사가 아니라 수동이나 반자동 연사만 되는 불편한 절수형 샤워기가 의무 장착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지구온난화니 뭐니 하면서 기후가 더 지X맞아졌는데도 저런 관행들이 다 없어진 건 우리나라가 치수 사업을 잘 한 덕분인 걸 알아야 한다. 4대강 정비 같은 거 말이다.

강의 수위를 올리는 건 폭우나 댐 방류이지만, 바다의 수위를 올리는 요인은 지진해일이나 달 인력 변화 같은 것들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바다에 간척이 있으면 강에는 준설이 있고.. 바다는 바다에 적용되는 활용 방법이 있고, 하천은 하천에 적용되는 고유한 활용 방법이 있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12/31 08:35 2023/12/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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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중호우와 태풍

집중호우는 비만 죽어라고 많이 내리는 것이고, 태풍은 비뿐만 아니라 강풍을 동반해서 해일까지 일으키는 놈이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후자는 따로 이름도 붙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강뿐만 아니라 바다까지 동시에 범람시킨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는 단순 침수가 아니라 월파 피해를 많이 겪는 편이다.
아무리 파도가 높고 강하기로서니 설마 물 자체가 도로 아스팔트를 박살내는 건 아니고... 파도에 같이 실린 다른 단단하고 무겁고 딱딱한 물체들 때문에 그 난리가 난 것이다. 근처에 폭탄이 터졌을 때 폭압보다는 파편에 더 큰 대미지를 입는 것과 같으며, 운동 에너지만이 아니라 그게 수반한 충격량이 커진 셈이다.

그러니 겨울에 눈싸움을 할 때, 던지는 눈덩이 안에다 돌멩이를 집어넣어서도 안 될 것이다.

2. 화재와 비슷한 점

물난리 침수도 물의 반대편인 화재와 아주 대등한 피해를 끼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불은 새까만 재를 남긴다. 재는 인간에게 아무 소용 없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물도 불타지만 않았을 뿐, 흙탕물 먹어서 어차피 못 쓰고 못 먹고 다 버려야 하는 쓰레기만 남긴다. 기계류든, 농작물이든 가재도구든 음식이건 무엇이든.
침수 쓰레기들은 시꺼멓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썩고 악취가 나고 위생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흉측하다.

화재 현장도 소화기 한 대로 혼자 초동진압에 실패했을 정도라면 포기하고 현장을 바로 탈출하고 신고나 빨랑 해야 된다.
그것처럼 지하에서 무릎만치라도 물이 차면 이제 뭘 건질 생각 말고 바로 빠져나와야 목숨이라도 건질 수 있다.
불이 번지는 거, 물이 불어나고 차오르는 거.. 둘은 정말 대등하게 경계해야 할 듯하다.

불에 대비해서 방화벽이 있다면, 물에 대비해서 차수판이라는 것도 있다.;;
비슷한 위치에서 비슷한 물난리를 겪었는데 저수지가 돼 버린 지하주차장과 그렇지 않은 지하주차장은..
형태는 좀 다르지만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의 현대판을 보는 것 같다.

물난리 때는 사람 폐에 유독가스가 들어가서 질식해 죽는 건 없다. 폐에 물이 들어가서 익사할 뿐.
물난리는 연기나 열기, 유독가스 같은 건 확실하게 없지만..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바람에 시체가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서야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3. 타 매체에서의 묘사

(1) 일본의 국가 "기미가요"는 가사가 "임의 대는 천 년 만 년,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이다.
그런데 좀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는가? 육지 지형과 관련해서 장구한 시간을 말할 때는 보통은 퇴적보다 풍화를 언급하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느냐 말이다. 조약돌이 바위가 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바위가 다 쪼개져서 모래알이 되는 거.. "바윗돌 깨뜨려 돌덩이" 동요처럼 말이다. 글쎄, 이것도 내 편견일 뿐일 수도 있지. ㄲㄲㄲ

(2) 성경에도 뭔가 물이 불어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겔 47:3-5에 따르면 발목, 무릎, 허리, 사람 키보다 더.. 이렇게 단계적으로 더 깊어진다.
깊이에다가 유속, 물에 섞인 이물질의 농도라는 변수를 추가로 고려하면 이 물을 건너는 난이도를 얼추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걷기만 하면 되는지, 아니면 작정하고 헤엄을 쳐야 하겠는지 등..

4. 기조력

지구는 공전과 자전을 하면서 자기 주변의 물질이나 심지어 위성 달과 여러 힘을 주고 받고 있다. 그리고 여러 자잘한 물질들이 지구로 들어오기도 하고, 여러 물질들이 우주 밖으로 빠져나간다.
가령, 운석 같은 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들어온다. 그러나 지구에 있는 수소와 헬륨 같은 아주 가벼운 물질들은 반대로 아주 천천히.. 수십~수백 년에 걸쳐서 지구를 탈출해 우주 밖으로 나간다고 한다.

얘들은 아무리 가볍기로서니, 로켓을 쏘면서 온갖 애를 써서 우주로 힘겹게 나가는 인간에 비해 지구의 중력 가속도를 너무 잘 극복하는 것 같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좀 느려서 원심력이 덜하면 이렇게 빠져나가는 속도도 좀 느려질지?

그리고 달의 인력이 바닷물을 끌어당긴다는 건 뭘 의미할까? 이것 때문에 전세계의 그 육중한 바닷물이 통째로 요동 치면서 밀물 썰물이 발생할 정도이며, 이건 정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이다.
그런데 그 에너지에 비해서 바닷물 말고 우리 인간이나 다른 가벼운 물체들이 딱히 달의 인력 때문에 어디 끌려간다거나 무게가 달라지는 걸 느끼는 건 없다시피하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난 여전히 직감적으로 본질적으로 이해를 못 하고 있다.

지구는 이례적으로 크고 묵직한 위성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일단 자신도 자전하는 축과 형태가 극도로 안정되는 효과가 난다. 먼 옛날에 뭔가 우주적인 격변이 벌어졌을 때, 금성은 이런 게 없었기 때문에 혼자 자전축이 180도에 가깝게 뒤집혀 버리고 자전 속도도 극도로 느려진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지구는 기조력을 따라 수시로 드나드는 바닷물이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에 자전 속도가 아주 미세하게나마 느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여파 때문에 달은 지구로부터 1년에 수 cm 남짓 더 멀어지고 있다. 이런 건 도대체 어떻게 알아 냈는지 신기하기 그지없다. 나는 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지는 건 이해가 되는데, 달이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건 왜 그런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 이것도 잘 납득이 안 된다.

5. 물의 나머지 특성

(1) 냇물이 모여서 강이 되고, 강물들은 하류 끝까지 가서 모두 바다로 흘러든다. 하지만 강과 바다는 특성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제일 간단하게는.. 전에도 한번 얘기했었지만, 강이 하류로 점진적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짜워지는 게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강은 그냥 민물이고 바다는 처음부터 그냥 짠물이다. 처음부터 상태가 다르다. 이것도 뭔가 창조냐 진화냐 같은 소리처럼 들린다.
강이 바다의 염분에 기여를 하고 있었다면, 짠 바닷물이 강으로 역류하는 걸 막는 하구둑 같은 걸 인간이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2) 그리고 음향 효과도.. 바다는 24시간 내내 파도 소리 때문에 시끄럽고 작은 계곡이나 개울은 졸졸 소리가 나서 시끄러운 편이다.
적당한 크기의 강은 물이 아무 소리 없이 흐르니 제일 조용하다.

(3) 강은 너무 빨리 많이 흐르면 흙탕물과 온갖 잡탕 이물질 천지가 된다. 그러나 너무 천천히 적게 흐르면 그것대로 고인물 썩은물이 된다. 그러니 적당한 유속으로 흘러아 가장 깨끗한 상태가 된다.
전반적으로는 상류에서 계곡· 개울 상태일 때가 제일 차갑고 깨끗하다. 하류로 갈수록 물이 마시는 건 물론이고 담그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더러워지는 편이다.

(4) 바닷물의 수질은 동해와 서해가 정말 유의미하게 차이가 많이 난다. 그리고 한여름에 바닷물은 계곡· 개울에 비하면 훨씬 더 따뜻하다.
그렇잖아도 지구 온난화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서 난리인데, 수온까지 올라갈 정도이면 열이 좀 받고 있는 게 아니다.;;

(5) 강은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댐에서 물을 방류하기 시작하면 수위가 확 올라가고 범람한다.
그러나 바다는 지진이나 태풍 때문에 해일이 발생했을 때, 그리고 달에 의한 기조력이 커졌을 때 일시적으로 수위가 확 올라가서 주변 땅이 물폭탄을 맞을 뿐이다. 서로 근본 원인이 완전히 다르다.
특히 기조력으로 인한 수위 상승은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악천후 징후가 전혀 없이 슬그머니 발생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더욱 신기하게 느껴진다.

(6) 물은 그냥 무색 투명한 물질인데 대외적으로는 물의 상징색이 파랑으로 굳어져 있다. 태양의 상징색이 빨강이나 노랑으로 굳어진 것처럼 말이다.
물은 하늘 색깔을 투영해서 자신도 파랗게 보이는 것인데, 어지간히 규모 있는 물이 파란 하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흐르는 일은 극히 드물긴 하겠다.

(7) 일상생활에서 늘 드는 의문인데.. 물 같은 유체는 한 곳에서 다른 곳에다 옮겨 부어도 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몽땅 다 깔끔하게 흘러가지 않고 잔당이 남아 있는 걸까? 분자 구조 차원에서 표면장력인지 뭔지가 작용해서 지구의 중력까지 거스르는 걸까? 이건 곤충이 천장이나 벽에 착 앉을 수 있는 이유와 비슷하게 생각보다 굉장히 신기한 현상이다.
하긴, 물이 절대로 스며들지 않고 물방울이 동글동글하게 맺히는 특수한 재질을 쓴다든가.. 액체 자체가 물이 아니라 수은 같은 것이면 남김 없이 마치 모래알 붓듯이 옮겨 붓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8) 물과 땅의 엄청난 비열 차이 때문에 바닷가 내지 바다에서는 바람이 장난 아니게 많이 분다. 이렇게 공기가 많이 흐르고 바닷물이 증발도 많이 하기 때문에 바다 한복판에서는 비구름이 형성되고 태풍이 힘을 얻기도 한다.
바다에서 이안류가 사람 안전을 위협한다면, 항공에서는 급변풍이라고 불리는 윈드시어가 비행기의 이· 착륙 때 안전을 위협한다.
이걸 생각하면 그러고 보니 물뿐만 아니라 상승기류와 하강기류, 빌딩풍처럼 공기의 흐름에도 신기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유체역학의 위대함을 느낀다.

Posted by 사무엘

2023/12/28 08:35 2023/12/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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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1. 기원전 500년대 부근

유대인 바빌론 포로기 때 갑자기 불교와 유교가 생겼고, 중국 대륙에서는 제자백가 어쩌구 하면서 사상계가 리즈 시절을 찍었다.
이건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트렌드였으며, 뭔가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우연히 발생한 일이 아니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지구 연대기에서 다뤄지는 선캄브리아 시대랑, 우리나라 고조선 시대가 뭔가 좀 비슷하게 느껴진다. ㅋㅋㅋ

2. 고대의 여성 군주

어째 서기 600년대에..

  • 당나라 측천무후(690-705).. 물론 황제로 정식 등극하기 전, 황태후 시절에도 사실상 여왕 포스였음
  • 신라 선덕여왕(632-647), 진덕여왕(647-654)
  • 일본 천황 스이코, 고교쿠(642-645), 사이메이(655-661), 지토(690-697)

한중일 모두 군주 내지 통치자에 여풍이 강하게 불었던 것 같다!!! 신기하지 않냐? 더구나 한중일 중에서 일본의 여성 천황이 최초이고 원조였다고 한다. 일본은 에도 시대에 예외적으로 잠깐 배출된 예외 2명을 말고는, 여성 천황이 600~700년대에 집중적으로 배출됐었다!
우리나라는 전 역사를 통틀어 여왕은 신라 시대에 3명만 나왔고, 800년대 말의 진성여왕이 마지막이다.

측천무후는 자기 아들도 죽였고, 남편의 첩인가 다른 여자도 정치적 라이벌이라고 사지를 짤라서 항아리.. 아, 그냥 항아리도 아니지. 술독에다 담아서 죽였었다.;;; 라이벌들한테는 악마 그 자체였지만 백성들 통치는 그리 나쁘지 않게 했댄다.
그리고는 죽을 때 다 돼서는 인생무상을 느꼈는지 자기를 황제라고 부르지 말고 황태후라고만 부르고, 묘비에 글 남기지 말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특이한 여자다.;;

여왕이라 하니 성경에서 솔로몬을 알현했다는 스바의 여왕이 생각난다. 마치 제사장 멜기세덱만큼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인물인 것 같은데.. 이게 웬걸, 예수님이 저 사람을 실존 인물로 언급하면서 "심판의 날 때 스바의 여왕이 너희를 책망할 것이다"라고 인증을 하셨다. 이는 그녀가 가공의 허구 인물이 절대 아님을 시사한다.

3. 전간기와 2차 세계대전

1933년부터 1945년은 일제의 폭주 흑화와 중일 전쟁,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집권기, 나치 독일의 집권기와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참 암울하던 시기였네.. 일본에 2· 26 쿠데타가 있었다면 독일에는 수정의 밤, 장검의 밤 같은 사건이 있었다.
미국은 경제 대공황을 뉴딜 같은 자체적인 공공 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서 그럭저럭 건전하게 극복했다. 그러나 추축국 전범국들은 이 시국을 남의 나라 침략을 통해 해결하려 했다. 그러면서 세계를 지옥의 불구덩이 나락으로 빠뜨렸다.

그 뒤 2차 세계 대전은 1939년 9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는 걸로 시작됐다. 여기에 영국과 프랑스가 얽히고 소련이 얽히고 일본과 미국 태평양 전선까지 얽히면서 캐 난장판이 돼 버린 거다. 폭탄만 유폭하는 게 아니라 전쟁 양상 자체도 확전으로 치닫기 쉽다.

이런 전훈 때문에 훗날 우리나라 6· 25 때도 트루먼 대통령은 너무 호전적인 장성들을 찍어누르면서 전쟁이 세계 대전급으로 번지는 걸 막으려 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도 세계 각국이 확전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일본 항복이 1945년 9월 2일이었으니.. 2차 세계 대전은 진짜 딱 6년 걸렸다. 8월 15일 이후에도 일부 전선에서는 짜끄레기 전투가 있었는데, 이때 전사한 군인은 정~~~말 운 없고 안타까운 사람이긴 하다. >_<
단, 2차 대전의 실질적인 시작에 대해서는 태평양 전쟁과 독소 전쟁까지 시작된 1941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고, 더 이전 1937년 중일 전쟁까지 포함시키는 견해도 있다.

4. 전쟁의 종결과 지도자의 사망

  • 임진왜란의 말기엔 침략자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었다.
  • 2차 세계 대전의 말기엔 연합국 지도자인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죽었다.
  • 6· 25 전쟁의 말기엔 침략 전쟁을 승인하고 지원해 준 쏘련 스탈린이 죽었다.

5. 20세기 후반에 한중일의 정치 행태

  •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1987년까지 25년이 넘게 군사 정권을 경험했다.
  • 대만은 1949년부터 1987년까지 무려 38년 동안 계엄 상태였다.
  • 일본은 1955년부터 1993년까지 자민당이 38년 동안 독주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1955년은 원조 쌍팔년도(단기 4288)라고 불리면서 뭔가 의미가 부여되어 있으니 흥미롭다.

※ 우리나라 -- 20세기

6. 20년 텀

20세기에 기가 막히게 정확하게 적중한 “20년 텀 예상/예언”이 둘 정도 있다.

(1) 먼저, “이 베르사유 조약은 영원한 평화는 개뿔이고 기껏해야 20년 정도의 시간밖에 못 벌어 줄 것이다” (by 페르디낭 포슈)
양 세계 대전 사이의 전간기는 정말로 2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1918~1938) 저 사람은 예언이 성취되는 걸 못 보고 1929년에 죽었다.

(2) 그리고 우리나라의 원자력 개발이다.
'워커 리 시슬러'(1897-1994) 박사는 1956년, 한국을 찾아와서 할배에게 "우라늄 1g이 석탄 3톤을 태운 것과 맞먹는 열량을 낼 수 있다. 이 자원 없는 나라에서 에너지 걱정 없이 사는 길은 원자력 육성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인재를 육성하면 된다. 지금 시작하면 한 20년 뒤에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는데... 그 말이 진짜 씨가 되었다.

이 말을 들은 리 승만 할배는 서울대와 인하대에 원자력공학과를 신설하고, 없는 나라 살림으로도 국비 유학생을 보내서 원자력 전문가를 양성했다.
1959년 7월 14일에는 지금의 서울 과학기술대, 그 당시엔 행정구역상 경기도 양주이고 서울대 공대가 있던 자리에 한국식 원자로의 건설을 시작했다.
(거의 두 주 뒤인 7월 27일엔 인천-안산 앞바다에서 3단 로켓 발사 시험까지 한 건 덤.. 1959년 7월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사에서 기념비적인 시기였다)

이런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로부터 거의 20년 뒤인 1978년에 부산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건설에 거의 6년이 걸렸으니 박통의 제8대 유신 임기 내내 건설된 거다.
경부 고속도로나 포철과 달리, 원자력 발전은 전임 대통령의 인재 육성 없이는 이뤄질 수 없었다. 아무튼 이것도 전간기만큼이나 기막힌 20년이었다는 거다.

7. 1982년의 반일 트렌드

이때 일본에서 고등학교의 역사 교과서에서 동아시아 근현대사 설명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형태로 잔뜩 변개를 했는가 보다. 침략을 진출이라고 바꾸고 자기들이 한국과 중국을 근대화시켰다고 쓰기라도 했는지?
아무튼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난리가 났고, 오죽했으면 다음과 같은 일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벌어졌다~!

  • 독립기념관 건립 시작
  • 조선어 학회 사건의 당사자였던 박 영희 여사가 커밍아웃하여 일본를 공개 규탄
  • 독도는 우리땅 노래 발표

물론, 82년에는 반일이었고, 이듬해 83년에는 아웅 산 테러와 007 피격 사건 때문에 반공으로 트렌드가 금세 바뀌었다. -_-;;

8. 1994~1996년 사이에

  • 1995년 1월부로 방위병 제도가 폐지되고, 대한뉴스가 없어졌다.
  • 그리고 이때부터 지금 당연시되고 있는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어서 유료 쓰레기 봉투라는 게 보편화됐다.
  • 행정구역이 개편되어 직할시가 광역시로 바뀌었고.. 서울에 광진구, 금천구, 강북구가 신설되었다.
  • 1996년부로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었고..
  • 우리나라는 WTO(세계 무역 기구, 1995)와 OECD(1996)에 가입했다.

9. 1999~2000년 세기말에 잠깐 불었던 이집트 트렌드

  • 만화영화 이집트의 왕자
  • 게임 툼 레이더 4
  • 영화 미이라 시리즈
  • 이 정현 3집 '너'

이건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신기하지 않은가? 옛날 추억 돋는다. ^^

※ 우리나라 -- 21세기

10. 2002년의 IT 업계

2002년은 월드컵과 제2 연평해전뿐만 아니라, 국내 컴퓨터 업계에서 이런 흑역사가 만들어졌다.

  • 이스트소프트에서 alz 포맷 도입 (정확히는 01년 말)
  • '다음'에서 온라인 우표(4월) 도입. 엄청난 반발과 부작용 끝에 3년쯤 뒤에 폐지
  • 프리챌 유료화 선언(11월).

하지만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프리챌은 유료화를 잘못 밀어붙였다가 완전히 망했다.
한때 우리나라 압축 유틸을 선점했던 이스트소프트의 알집은 주도권을 반디소프트 반디집에게 완전히 빼앗겼다.
슬그머니 유료화해 놓고는 기업· 관공서를 상대로 불법복제 고소질=_=, 거기에다 알집과 알FTP는 한때 사용자의 데이터를 날려먹는 치명적인 안정성 버그까지 있어서 컴터 매니아들로부터 호감을 완전히 잃었다. 뭐, 이것도 다 10수 년 전 과거의 일이지만 말이다.
이스트는 이제 알툴즈 브랜드를 버리고, 온라인 게임이나 AI로 먹고 살려고 노력 중이다.

다음도 온라인 우표 때문 '만'은 아니지만 검색, 카페, 블로그까지 차례차례 경쟁사 네이버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현재는 2류 포털 정도의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 반면, 네이버는 저 2002년 10월경에 지식인이라는 걸 최초로 도입하면서 도약· 약진을 시작했다. 자연어 검색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저 서비스가 벌써 20+n주년이라는 게 믿어지는가?

저건 서포카 출신의 컴공 병특 엔지니어들을 갈아넣으면서 개발한 거라고 전해진다. 그 전엔 자연어 검색은 엠파스가 강자였었는데.. ㅎㅎ
다만, 네이버도 세계구 급의 영원한 강자는 절대 아닌지라, 구글과의 검색 결과 격차는 이미 너무 벌어진 듯하다. ㅠㅠㅠㅠ "아래아한글 vs 마소 워드"이던 게 지금은 "네이버 vs 구글"처럼 돼 간다.

11. 나머지 2000년대 국내 전반

2003년은 국내 과학기술인의 부고 소식이 내 기억에 남아 있다.
카이스트 풍동 실험실 폭발 사고, 그리고 그 해 말, 남극에서 전 재규 대원의 조난과 순직.

2005년에는 박 정희 대통령과 관련된 이념 논쟁이 갑자기 좀 불거졌다.
민문연에서 펴낸 "만화 박 정희", 시스템클럽 지 만원· 진 중권 토론,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2002~05년은 뭔가 우리나라 영화의 중흥기였던 것 같다. 본인의 대학 시절과도 일치하는데, "태극기 휘날리며", "지구를 지켜라"(!!!!), "살인의 추억" 등, 명작 영화가 유난히 많았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영화 중흥기는 1966년 부근과 저 2004년 부근이다.

2004~08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주40시간 근무, 일명 주5일제가 시행되고 정착했다. 그 전 44시간 시절에는 격주로 일토· 놀토 이러는 과도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대학 졸업 후에 직장 생활을 시작한 시기와 딱 일치한다.

2007년에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개정됐다. 악명 높던(?)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이 '그냥 충성'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5000원부터 시작해 신권 지폐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2009~2010년 무렵엔 우리나라의 보행자 통행 방향이 우측통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자전거의 핸들 브레이크도 오른손이 앞바퀴, 왼손이 뒷바퀴에 대응하다가 이때부터 반대로.. 오른손이 뒷바퀴로 바뀌었다.

2010~2011년엔 국군 전투복이 지금 형태로 싹 바뀌었다.
그리고 2010대 동안은 IE6 퇴출, 주민등록번호 수집 폐지, 플래시 퇴출, 도로명 주소 시행, 대체공휴일 도입 같은 일이 있었다. 2020년대에 와서는 IE 자체가 퇴출됐고 말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3/12/25 08:35 2023/12/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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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애굽기의 강한 손

성경에서 출애굽기의 앞부분은 모세라는 인물이 태어나고 광야로 도피 중이다가 하나님으로부터 자기 동족을 이집트에서 구출해서 나오라는 소명을 받는 내용이다. 모세는 자기는 인간적으로는 이집트 왕가를 맞닥뜨릴 면목이 없는 상태라고 변명하면서 뒤로 빼지만, 하나님은 겁먹지 말라고 다그친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파라오에게 이러쿵저러쿵.. 말하면서 내 백성을 놓아 주라고 얘기해라. 하지만 파라오는 처음에는 네 말을 절대로 호락호락 듣지 않을 거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걔는 강한 손이라는 초월적인 파워로 쳐맞기 전까지는 절대로 너희를 놓아 주지 않을 것이다."
라고 얘기하는 것이 출 3:19의 핵심이다. 즉, 하나님이라는 강한 손이 개입해야만 놓아 준다는 뜻이다.
이게 언뜻 보기엔 문맥상 굉장히 자연스러운 서사인 것 같다.

게다가 뒤의 6:1에서 '강한 손'이 다시 나온다. 이때는 모세가 파라오에게 겁먹어서 선포가 아니라 애원· 당부· 네고와 비슷하게 얘기를 하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하고 완전히 의기소침해 있을 때이다.
"파라오는 강한 손한테 혼쭐이 단단히 난 뒤에 네 백성을 거의 추방하다시피 진절머리를 내며 내보낼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 3:19도 '강한 손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놓아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워딩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다.

그런데... KJV의 출 3:19는 not let you go, no, not by a might hand이다. '강한 손이 있어야 풀어 준다'가 아니라 '강한 손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풀어 주지 않는다'라는 반대의 뜻이다.
no, not은... 로마서 3장에서 "의인은 없나니, 단 한 명도 없다", 시 14와 시 53에서 "선을 행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백부장의 믿음에서 "이와 같음은 이스라엘 전체에서 단 한 건도 못 봤다" 등.. 의심의 여지 없이 시종일관 전체 부정을 뜻한다.

이런 점이 감안되어 킹제임스 흠정역의 경우, 작년 여름에 출간된 6판 마제스티 판에서야 "강한 손으로도 가게 하지 않는다"라고 번역이 수정되었다. 딱히 변개 이슈와 관련된 구절이 아니다 보니, 흠정역도 얘는 오랫동안 별 생각 없이 타 성경의 번역을 그대로 따랐던 것 같다.

그 반면, 말보회의 한글 킹제임스 성경은 오래 전부터 저렇게 번역되어 있었다. 그쪽은 '하나님이 자신을 어린양으로', '다시 채우다 replenish' 등, 진작부터 KJV의 튀는 번역을 과감하게 수용하는 성향이어서 그런 듯하다.

2. 삼손이 빡친 이유

사사기 15장에는 이스라엘의 천하장사 재판관이었던 삼손이 적국 여자와의 사랑에 실패해서 사고뭉치로 흑화하는 과정이 기록돼 있다.
우선 3절.. "선 넘네.. 이제는 내가 승질대로 깽판 쳐도 니들은 할 말 없을 줄 아쇼~~" 이거는 성경에서 제일 빡친 사람의 대사이지 싶다. 삼손이 빡친 구체적인 이유는 이 글에서 설명하지 않을 것이므로 관심 있는 분은 성경을 직접 찾아 보시길..

블레셋 사람들은 앵그리 삼손으로부터 불여우 테러를 당한 뒤, 맨 처음엔 의외로 삼손이 아니라 원인 제공자인 저 여자네 가족을 보복하고 응징했다. 집을 불질러서 그 집안 사람들을 몰살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6절)

그랬는데.. 삼손은 화를 푼 게 아니라 여자네 가족을 죽인 블레셋 사람들에게도 양학을 벌였다. 그 이유가 뭘까..??
어지간한 다른 성경들에 따르면, 삼손은 그래도 여자 집안에 대한 연민이 있어서 그들을 죽인 블레셋 사람들에게 보복을 했다. "이런 잔인한 살인극을 벌이다니 내가 보복을 하겠다" (because, since) (7절)

그러나 킹 제임스 성경의 묘사는 다르며, 싸이코패스 급으로 더 잔혹하다. "니들이 이렇게 하더라도 내 성에 안 찬다. 나는 더 보복하고 말겠다" (though)라는 도발이다~!!!
즉, 7절이나 앞의 3절이나 동일하게 '-하더라도' though가 나란히 쓰인 것이다. 이것 말고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다.

성경엔.. 특히 구약을 보면 사건의 묘사가 동심파괴스럽고 잔혹한 경우가 가끔 있다. "입다의 딸이 궁극적으로 어찌 됐는가?", "피지배민들을 톱으로 잘랐는가, 아니면 톱으로 노동을 시켰는가?" 같은 것 말이다. 성경 자체가 그러한데, 내 경험상 킹 제임스 성경은 그런 강도가 조금 더 높게 느껴질 때가 있다.
다만, 아무리 당장 이해가 안 되고 수긍이 안 된다 해도 말을 뜯어고치고 성경을 변개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3. 욥기의 영과 독

욥 6:4를 보자. "전능자의 화살이 내 안에 들어와서(박혀서/있어서)" 보통은 '내 영이 그 독을 마셨다' 인데,
킹 제임스 성경만 혼자 '그 독이 내 영을 마셨다' 라고 돼 있다.
우와.. 러시아식 도치 유머가 성경 역본에도 존재하는구나.;;;

이거 뭐

  • 미국에서는 시민이 대통령을 암살합니다. 하지만 소련에서는 대통령이 시민을 암살합니다~!!
  • 미국에서는 당신이 파티를 찾아 다닙니다. 하지만 소련에서는 당원(party)이 당신을 찾아 다닙니다!!
처럼..
  • 개역/NIV에서는 당신의 영이 독을 마십니다. 하지만 KJV에서는 독이 당신의 영을 마십니다~!
인 것이다. ㄲㄲㄲㄲㄲㄲㄲ the poison whereof drinketh up my spirit

일각에서는 "도치됐을 뿐 KJV도 영이 독을 마신다는 뜻이다, 이건 한국어 번역 문제일 뿐이다"라고 실드 치기도 하는데..
글쎄? 그건 아닌 것 같다. 도치를 하더라도 "the poison whereof MY SPIRIT drinketh up" 정도가 돼야 주어가 '영'이 되지, 저건 누가 봐도 평이하게 독이 영을 마신다는 뜻이다.

내가 지난 10여 년 동안 KJV 특유의 그 복잡하게 꼬인 도치 문장을 파헤쳤던 경험으로는, 저 문장은 통사론적(= 문법)으로 영이 독을 마신다고는 절대로 읽히지 않는다.
해석은 독자 마음대로.
의미상으로는.. 영이 독을 마시든 독이 영을 쭉쭉 흡입해 버리든 어쨌든 털리고 X된다는 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_+

얘는 의외로 흠정역이 영어대로 번역돼 있고 한킹은 '내 영이 독을 마셨나니'라고 non-KJV 스타일로 번역돼 있다. 아까 출애굽기의 강한 손과는 좀 반대의 면모이다.

4. 물리 치료

사람을 두들겨 패서 질병이나 못된 심보를 고치는 걸 시쳇말로 참교육 내지 '물리 치료'라고 부른다. 뭐, 참교육은.. 엄밀히는 패는 것뿐만 아니라 경찰서 정모나 소송, 금융 치료까지 포함 가능한 더 큰 용어이지만 말이다.
성경에도 물리 치료라는 게 나온다. 그런데 KJV와 non-KJV가 사용한 방식이 서로 정반대인 곳이 있다.

바울의 비장한 심정이 담겨 있는 고전 9:27에서 KJV는 "억제하여 keep".. 단순히 욕구 절제, 자제.. 이런 뉘앙스가 강한 반면, 타 역본들은 beat, discipline, 심지어 punish라고.. '쳐서 복종하게 한다'라고 돼 있다. 기독교 외의 타 종교에서 행하는 고행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왕하 5:11에서 나아만 장군이 빡쳐서 내뱉는 말을 보자. "이야, 엘리사가 직접 날 찾아와서 썩은 부위를 팍팍 치고(strike) 신나게 푸닥거리를 벌이면서 나병을 고칠 줄 알았는데.. 꼴랑 강에 가서 목욕을 하라고? 이거 뭐야..?"
이건 반대로 KJV는 '치다, 때리다'인데 다른 역본들은 몽땅 다 '손을 흔들다'(wave)라고 수위가 약화됐다. 참 흥미로운 차이점이다~!

오늘날 2020년대까지도 이상한 데서 신앙 치료 한답시고 사람을 때려죽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KJV는 이를 정확하게 통찰한 것 같다. ㄲㄲㄲㄲㄲㄲ

5. 이익이 경건인가, 경건이 이익인가??

딤전 6:5는 킹 제임스 성경과 타 성경 간의 차이점이 두 가지 존재한다.
"마음이 부패하고 진리가 없어진"이라는 수식은 동일한데, 그 다음.. 대개는 "경건을 이익의 수단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말이 저렇게 쓰여 있으면 십중팔구 삯꾼 목자 정도를 떠올리게 된다. 영적인 거, 종교심 이런 걸 갖고 돈벌이나 하려는 사람.. 목회를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이 범주에 들지 않겠는가? 나도 이전 성경을 보던 시절엔 오랫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킹의 번역은 단어의 배치가 타 성경과는 반대다. (1) "이익을 경건이라고 여기는 사람들".
이건 쉽게 풀이하자면 예수 믿으면 복 받고 이 세상에서 일 잘 풀리고 잘 살게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신자 수가 늘고 헌금 많이 걷히고 교회 팽창하고 이익 많이 남기는 것이 '곧' 하나님 뜻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것이 경건이다.. 이렇게 실용주의를 적극적으로 접목한 사고방식이다. 더 뼈때리게 비유를 들자면 발람의 사고방식.

그냥 삯꾼 목자이기만 한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잘못된 사고방식임이 명백하다. 아니, 저건 삯꾼 목자의 사상을 본질적으로 저격한 게 아니겠는가?
킹은 이익이 경건인 게 아니라, 반대로 '만족함이 있는 경건에 큰 이익'이 있다고 바로 다음 6절에서 말한다. 둘의 차이를 명심하시길 바란다.
빌 1:21 '죽는 것이 이익'과 더불어 신약 성경에서 예수쟁이의 '이익'에 대해 언급하는 둘뿐인 구절이다.

(참고로: 성경은 말씀 사역자가 물질적으로 보상받는 것 자체는 지극히 정당하다고 몇 번이나 말한다. 비현실적으로 물질 자체를 부정하고 죄악시하면서 무소유 위선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사 해서 이익 남기는 것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기도 하는걸... 하지만 이 딤전6은 그와는 다른 문맥을 말하고 있으니 오해 마시기 바란다.)

그리고 킹은..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쓰잘데기없는 논쟁이 발생하니까, 독자 여러분은 (2) 저런 자들로부터 떠나고(withdraw 발 빼라) 쟤들과는 상종을 하지 말라고, 분리되라고 추가로 명령한다!!! 살후 3:6처럼 말이다.
그러나 킹 말고 다른 성경들은 '쓰잘데기없는 논쟁이 발생한다'까지만 말하고 5절이 끝난다. 왜 이렇게 차이가 발생했는지는 난 모르겠고, 어쨌든 그렇다는 거.

요즘 안 그래도 킹을 우리말로 번역했다는 역본들이 여럿 난립해서 정신 시끄러운 상태다. 근데 어떤 역본은 차이가 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이 간단명료한 구절의 (1) 파트의 번역이 갑자기 뜬금없이 달라져서 독자들에게 많은 혼란을 야기했는가 보다. 킹의 번역본을 표방했다면서 non킹 스타일로 돌아간 거다.

난 그렇게 달라진 줄도 몰랐는데 최근에야 얘기를 듣고는 놀랐다. 도대체 왜 바꿨지? 딤전 6:5가 무슨 아세라/grove도 아니고, replenish도 아니고, baptize for the dead도 아니고, 해산함으로 구원도 아니고.. 하나도 어려운 구절이 아닌데 말이다.
부디 착오였길 바라며, 다음 판이나 쇄에서는 도로 원복 됐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3/12/17 08:35 2023/12/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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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단위, 진행 방향 규격

1. 온도 단위 등

섭씨 온도는 잘 알다시피 물이 어는 온도가 0으로, 물이 끓는 온도가 100으로 잡혀 있다.
그러나 화씨는.. 뭔가 실생활에서 어지간히 겪는 한겨울 혹한 저온이 0도, 어지간한 한여름 폭염이 100도에 근접하게 잡혀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 같은 미국 문화권 알못이 화씨를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섭씨 -18도, 꽁꽁 얼어붙은 냉동실이 화씨 0.4도이다.
그 반면, 섭씨 36.5도 체온이 화씨로 97.7도이다.
덤으로 물이 어는 온도는 화씨 32도.. 0과 100에서 얼추 1:2쯤 되는 지점이다.

옛날에 '금광을 찾아서' 고전 게임에서도 화면에 온도계 그림이 있었는데.. 미국 서부 사막이 배경이다 보니 수은주가 수시로 100도 부근을 오르내렸던 걸로 기억한다.. ^^ 이제 그 숫자의 의미가 좀 이해가 된다.
킬로미터가 딱 100km/h부터가 도로교통법 상의 고속을 나타낸다면, 온도에서는 100이 이런 의미를 지니는 셈이다. (물이 끓는 온도 내지 체온보다 더 고온)

옛날 만화영화 "All dogs go to heaven"에는
"천당은 온도도 73도로 유지되는 아주 쾌적한 곳이에요~ 화씨로요 ^^" 이런 대사가 있다.
저 셈법을 적용하면 굳이 5/9니 9/5니 32니 따지지 않아도 화씨 73도는 섭씨로 얼추 20도 초반의 쾌적한 기온이라는 걸 어림할 수 있는데.. 실제로 계산한 정확한 값은 22.7도이다.

20 중후반의 숫자가 80 중후반의 숫자로 매핑되는 건 섭씨-화씨뿐만 아니라 평-제곱미터와도 살~짝 비슷하게 느껴진다. (26평 - 85.8제곱미터 ... 섭씨 29도 - 화씨 85도). 특히 섭씨 27도는 절대온도로 300이어서 계산하기 편할 뿐만 아니라 화씨로도 80.6으로 얼추 직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그나저나 섭씨와 화씨가 값이 일치하는 지점은 -40도이다. 흐음.. 얼음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 레벨은 돼야 생성할 수 있는 저온이다. (얼음, 드라이아이스 다음은 액체 질소요, 액체 질소 다음 최종 테크는 액체 헬륨.. ㄲㄲㄲㄲ)
서양에서는 '공자'를 음역해서 '컨퓨셔스'라는 명칭을 만들었고, 동양에서는 '셀시우스'를 음역해서 '섭씨'라는 한자어 명칭을 만들었다는 게 참 흥미롭다.

과학계에서야 SI 단위가 적극 권장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일상적으로 SI 단위만 사용하도록 지난 2010년대에 표준 도량형이 대대적으로 개편됐었다. (1) 주민 등록 번호 수집 금지, (2) 도로명 주소와 비슷한 시기이지 싶은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평'이 3.3제곱미터라고 형태만 바뀐 채로 좀체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비표준 단위 중에서 '인치'도 종주국의 산업 인프라의 특성 때문에 좀체 없어지지 않고 있다. 모니터 크기, 옷 치수, 하드디스크 단자 크기 등에서 말이다.

집의 면적은 평인데 임야· 필드의 면적은 꼭 헥타르라고 많이 부르는 편이었다.
옛날에는 대기압은 '밀리바'라는 단위를 써서 표기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파스칼로 바뀌었다. 열량 단위는 칼로리니 J줄이니 하면서 좀 혼선이 있고.. 도량형이 사정이 좀 복잡하다. ^^

교통 분야에서는 피트(항공), 노트(해상), 해리 같은 독특한 단위가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 표준으로 정착해 있기 때문에 바뀔 가능성이 없다. 미국의 도로에서만 쓰이는 마일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20세기 중후반에야 새로 개척된 우주로 나가면 얄짤없이 SI 단위인 킬로미터 세상이 찾아온다. 인공위성의 고도에 무슨 비행기 고도처럼 피트가 쓰이지는 않으니 말이다.

2. 비트 순서

컴퓨터에서는 숫자를 0/1비트의 나열로 표현할 때 큰 자리수부터 작은 자리수로 내림차순으로 표현하느냐(big), 반대로 작은 자리수부터 큰 자리수 오름차순으로(little) 표현하느냐, 일명 endian-ness 문제가 있다. 이건 세상 교통에서 좌측· 우측통행 문제와 거의 같은 형태의 문제인 것 같다.

Big endian은 우리가 숫자를 표기하는 방식과 일치하기 때문에 직관적이며, 비교 연산에 더 유리하다. 비교는 큰 자리수부터 먼저 하니까.
그 반면, little endian은 형변환 연산과 산술 연산에 더 유리하다. 덧-뺄-곱셈을 생각해 보면, 작은 자리수부터 오름차순으로 연산을 하는 걸 알 수 있다. (나눗셈은.. 혼자 너무 독보적으로 어렵고 복잡한 초등산수의 끝판왕.. ㄲㄲㄲㄲ)

이 두 방식은 CPU 설계의 관점에서 볼 때 서로 일장일단이 있고 그냥 정하기 나름일 뿐, 절대적인 우열이 있는 관계가 아니라 여겨진다. 이걸 언어에다 비유하자면 big 엔디언은 뭔가 영영어, little 엔디언은 미국 영어인 것 같다.

현실에서는 제일 대중적인 인텔 x86 계열 CPU가 little을 채택한 덕분에 완전 little 엔디언 천하통일처럼 됐다.
그러나 컴퓨팅 업계에서는 외형 면에서 더 직관적인 big 엔디언이 더 “formal하고 official한.. 격식 있는 방식”으로 간주된다. 정말 미영어와 영영어의 관계와 비슷해 보이지 않는가? =_=;;

이 인터넷 시대에 정보 교환용 네트워크 표준은 big 엔디언이다.
이 세상 네트워크 패킷에 binary 형태로 들어간 숫자들은 모두 big 엔디언 방식이어야 한다. htons 뭐 비스무리하게 생긴 C 함수들은 전부 이런 로컬 컴퓨터와 네트워크 간의 비트 순서를 보정해 주는 함수이다.

그리고 Java 언어. 얘는 바이너리 차원에서 어느 CPU에서나 똑같이 구동되는 가상 기계(VM)라는 걸 제공하는데, 얘 바이트코드도 처음부터 big 엔디언 기반으로 설계됐다.

예쁜 트루타입 폰트(ttf)들도 내부적으로 글자의 곡선을 기술하는 좌표들은 다 big 엔디언이다. 스펙 문서에는 모토롤라 CPU 방식이라고 적혀 있는데, 쌍팔년도 시절엔 저 CPU가 현역이었고 자체적으로 big 엔디언을 사용했었다..!
TTF를 만든 애플 매킨토시가 초창기엔 모토롤라 68000 기반이기도 했고.. 그 말인즉슨, 매킨토시는 IBM PC와 달리 빅 엔디언 동네에서 시작됐다는 뜻이다.

문자를 표현하는 표준인 UTF-8도 글자 코드 포인트를 여러 바이트로 쪼개긴 하는데, 큰 자리수부터 앞부분에 먼저 들어가니 개념적으로 big 엔디언이나 다름없다.

에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인텔도 그냥 big 엔디언을 쓰지 싶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은 주변의 압도 다수의 지상 광역전철 구간들이 다 교류이구만, 겨우 10km도 안 되는 서울역-청량리도 다 같이 교류로 만들어 버리지? 이런 것처럼 말이다. (거기 때문에 괜히 더 비싼 직교류 겸용 차량 도입하느라 두고두고 고생을..)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UTF-16 big 엔디언은 진짜 UTF-7이나 심지어 UTF-32만큼이나 완전 듣보잡이 된 듯하다.;; 오랜 관행을 생각하면 UTF-16도 정보 교환용으로 저장하고 전송할 때는 LE가 아니라 BE를 쓰는 게 원칙일 텐데.. 잘 안 지켜진다. UTF-16BE를 쓸 거면 아예 그냥 UTF-8을 쓰고 말 테니까.;;

3. 통행 방향

(1) 처음에 영국이 좌측통행을 밀었고, 이 관행히 산업화와 제국주의 트렌드를 타고 세계로 전파되었다. 영연방 국가라든가 영국 입김 하에 근대화한 일본은 좌측통행이 정착했다.
그러나 프랑스나 미국 같은 나라는 영국 스타일에 반발했는지 우측통행을 밀었다.

(2) 우리나라처럼 열강의 대열에 들지 못하고 산업화 근대화가 한 박자 늦은 나라들은 철도는 좌측, 자동차 도로는 우측인 하이브리드가 정착했다. 중국이나 북한도 마찬가지..
그런데.. 도로가 좌이고 철도가 우인 정말 특이한 나라가 전세계에 딱 하나.. 인도네시아라고 한다. 얘는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세계에 미국 말고 미터법을 안 쓰는 정말 마이너한 나라가 미얀마와 '라이베리야'라는데.. 그런 나라와 비슷해 보인다.

(3) 뭐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제 시대까지만 해도 교통수단의 통행 방향은 별 의미가 없었다.
복선 철도 자체가 일제 말기에 건설된 경부선밖에 없었고, 그나마 경인선은.. 복선화 논의가 있긴 했지만 사정상 결국 못 했다.
도로도 마찬가지.. 조선총독부가 있는 경성 시내에조차도 포장되어서 차선이 그어진 차도가 없었다. 노면전차 내지 두 차량이 가끔 교행할 때에나 좌측으로 했지..
그러니 해방 직후인 1946년, 미군정 때 한반도의 차량 통행 방향이 우측으로 곧바로 바뀔 수 있었다. 영향을 받는 도로 시설 인프라가 없었기 때문이다.

(4) 세계적으로는 오키나와가 미국 것이다가 일본으로 반환되면서 1978년 7월 29-30일 사이에 도로 시설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전격 변경된 적이 있었다. 좌측통행과 우측통행 기준의 신호등과 도로 표식들을 모두 만들어 놨다가.. 하루 날 잡아서 밤에 6시간인가 8시간 동안 모든 도로들의 차량 통행을 금지한 뒤, 공무원들이 좌측통행용을 가리고 있던 덮개를 우측통행용으로 싹 옮겼다고 한다. ㄷㄷㄷㄷ 참 특이한 operation이 행해졌다.

(5)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부터 자전거· 오토바이 같은 이륜차의 핸들도 왼손이 앞바퀴 브레이크, 오른손이 뒷바퀴 브레이크로 전격 변경됐다. 이건 보행자의 우측통행하고는 별개의 조치인 것 같다.

(6) 세계적으로 우측통행과 좌측통행의 점유율은 마치 안드로이드와 iOS의 점유율과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소수 진영도 점유율이 충분히 유의미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거..
그런데 비행기와 선박은.. 교행할 때 우측통행이 국제 표준이라고 한다. 이건 의외로 좌측이 아니다.
다만, 다들 탑승 때는 마치 좌측통행인 것처럼 진행 방향 기준 왼쪽 문으로 드나드는 것 같다. ^^

Posted by 사무엘

2023/12/03 08:35 2023/12/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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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에 대한 진술

성경은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다"(레 17:11)라고 말하는데, 이건 단순한 문학 서사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팩트이다.
아울러, "피는 땅을 더럽힌다"(민 35:33)라는 진술도 굉장히 일리가 있는 사실이다.

피는 아무리 씻고 닦아내도, 아주 특수한 화학약품을 뿌리지 않는 한 죽어라고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요즘 기술이 발달해서 루미놀 반응으로 아주 미세한 혈흔을 검출해서 엄청 옛날에 벌어진 살인 사건 현장도 잡아내고, 거기 남아 있는 DNA로 수십 년 전에 죽은 사람의 신원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걸 생각해 보시라.

사람이 죽은 현장을 완전히 불질러 버려야 이런 흔적도 지울 수 있는가 보다. 그래서 살인 다음에 방화가 뒤따르는 경우가 이리도 많았던 것이다.

이걸 성경은 "땅이 입을 벌려 아벨의 피를 받았은즉.. / 피가 부르짖나니.."라고 아주 초월적으로 표현한다.
세상에서는 저 워딩이 과학적 디테일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저걸 비유, 은유 과장 같은 문학 수사로 치부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과 바이블 빌리버의 관점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 오감이 감지하지 못할 뿐이지, 진짜로 피가 부르짖는 것이고 하나님이 그걸 들으시는 것이다.

"피로 더럽혀진 땅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를 통해서만 깨끗해질 수 있다"(= 사형 제도) 이런 것도 과학으로는 알 수 없는 면모이다.
성경의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피가 환경을 오염시키지, 무슨 플라스틱이나 방사능 폐기물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2. 영적 접근성

예수님과 시간·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살았던 사람이라고 해서, 예수님의 행적을 직접 봤다고 해서, 심지어 예수님의 친인척이었다고 해서 특별히 예수 잘 믿고 신앙 생활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무슨 성경 시대의 언어를 모국어로 쓴다고 해서 특별히 성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처럼 예수님보다 한참 후대를 살고, 지역적으로도 아무 연고가 없는 곳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온전히 보존되고 번역된 하나님의 말씀이 있기 때문에 그 당대를 살았던 사람과 아무 차이 없이 복음을 접하고 그분의 뜻을 알 수 있다. 성경은 이게 예수님 당대 시절 체험보다도 더 확실하다고 자가증언한다. (벧후 1:18-19)
이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나오는 엉뚱한 질문들이 바로 "세종대왕 이 순신도 지옥 갔냐느니", 아니면 "이 히브리어 그리스어의 뜻은 그 시절 사람을 불러서 물어 보고 싶다" 같은 부류들일 것이다.

예수님은 사역 당시에 혈육 가족으로부터의 청탁 내지 찬스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공과 사를 구분하여 공평하게 사역을 하셨다. 이는 요한복음의 그 "여자여" 발언 말고도 복음서 여러 곳에 나온다.

  • 그분께서 이것들을 말씀하실 때에 무리 중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그분께 이르되, 당신을 밴 태와 당신이 빤 젖이 복이 있나이다, 하거늘
  • 그분께서 이르시되, 그러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느니라, 하시니라. (눅 11:27-28)

언뜻 생각하기에 감히 하나님을 잉태하고 낳고 젖을 먹여 준 마리아의 신체는...;;; 얼~~~~마나 복되고 은총이 가득하고 특별하고 성스럽고...;;; 그 유니크함이 이루 말로 형언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특히 가톨릭 같은 곳의 사고방식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심상을 지지하지 않는다.

  • ... 내 모친과 형제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이라 ... (눅 8:21)
  • ...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그 사람은 나의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막 3:35)
  • ...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그 사람이 나의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마 12:50)

"내 모친과 형제 자매가 별 거 있냐..??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이 다~~ 내 모친과 형제 자매인걸 뭐??" ...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하나님의 영적 접근성은 시대나 장소, 출신에 얽매이지 않으며 차별이 없다. 아멘~

3. 성경에 나오는 반전

난 개인적으로 이 두 구절을 읽을 때 아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아주 의미심장한 반전 전개를 암시한 게 아닌가?

  • 그러나 그가 머리를 깎인 후에 그의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더라. (삿 16:22)
  • 그러나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주를 불쾌하게 하였더라. (삼하 11:27)

삼손의 경우는 머털도사에서 머털이의 머리카락이 다시 자란 장면이 떠오른다. =_=;;;; 한편, 악역인 꺽꿀이는 지 스승한테도 반역하고 나중에 죽은 것, 그리고 장발미남이라는 점으로 인해 압살롬을 묘하게 연상시킨다.

다윗의 경우는? 살인을 통해 간음을 언뜻 보기에 재혼으로 완벽하게 은폐했다. 살인은? 전쟁터에서의 영예로운 전사로 완벽하게 은폐했다. 요즘으로 치면 아군 껀지 적군 껀지 알 길이 없는 수류탄 프래깅과도 비슷해 보인다. ㅡ,.ㅡ;;;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군가를 자연스럽게 없애는 계획이 성공했지만.. 하나님은 그 흉계조차도 완벽하게 다 간파하고 계셨다.

삼손은 천하장사였고, 다윗 시대에는 골리앗이라는 또 다른 천하장사가 있었다. 시기는 좀 차이가 있지만, 이렇게 천하장사가 나오는 성경 본문에서 심상은 각각 긍정적 vs 부정적으로 다르다만, '그러나' 반전이 있다는 걸 생각해 보자.

4. 사도행전

(1) 사도행전 6장에서 사도들의 역할을 분담하기 위해 집사를 선출하는 건.. 출애굽기 18장에서 모세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중간 간부를 뽑는 것과 비슷한 장면인 것 같다.

(2) 흔히 천사라고 하면 무슨 예쁜 미소녀나 생글생글 미소년, 심지어 아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성경에서 딱 한 번 '천사의 얼굴' 같다고 예를 든 건 바로 스데반.. (행 6:15) 건장한 남성 청년이었다.
행 7:59는 스데반이 순교하면서 하나님께 부르짖었는데.. "예수님, 내 영을 받으시옵소서"라고 말하는 걸 보니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라는 걸 보여주는 위대한 구절이다. 그리고 성도들이 죽는 것은 그냥 잠드는 것과 같다는 것을 바로 다음 구절에서 보여주기도 한다.

(3) 사도행전에 기록된 바울의 행적은.. 퀘스트를 수행하는 RPG 게임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대제사장을 찾아가라 -- 체포영장을 받아서 다마스쿠스로 가라.. -- (도중에 이벤트 발생.. 예수님 만나는 컷씬)
(다마스쿠스에서 아나니야 만남) -- 등등등등... 로마로 가라

(4) 바울과 바나바가 격렬히 싸우다가 갈라선 건.. 옛날에 id 소프트웨어에서 존 로메로와 존 카맥이 결별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존 로메로는 치렁치렁한 장발인 게 압살롬 같은 인상이 느껴지기도 하더라만.. ㄲㄲㄲㄲ

5. 나머지

  • '하나님의 가족'에 대한 찬가인 시편 45편은 뭔가 성경의 용비어천가 같은 느낌이 든다.
  • 누가복음 15장에는 그 유명한 탕자의 비유가 수록돼 있다. 눅 15:17는 요즘 시쳇말로 '현타'라는 게 무엇인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구절이라 하겠다. 스바의 여왕은 솔로몬의 너무 엄청난 부귀영화를 보고는 멘탈이 털려 버렸는데, 탕자는 맨 밑바닥 인생 돼지우리에서 멘탈이 제대로 돌아왔다. ㄲㄲㄲㄲ
  • "라떼는 말이야"의 진짜 원조는 최초의 인간 아담일 듯하다. 그리 오래 지내지 못했던 에덴 동산 시절에 대한 기억이 있을 테니까.. "라떼는 말이야 힘들게 농사 안 지어도 식물들이 큼직하게 열매 잘도 맺었는데.. 후손들이 고생 많군" 이런 할 말이 많았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11/22 19:35 2023/11/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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