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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터빈

터빈이란 직선 운동을 하는 유체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서 회전력으로 전환하는 기계 장치로, 프로펠러와는 개념적으로 정반대이다. (프로펠러는 회전력으로부터 직선 추진력을 생성)
이 정의에 따르면 물레방아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로부터 회전력을 내니 터빈의 범주에 든다. 바람개비나 풍차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생각하면 터빈은 생각만치 별것 아니다.

터빈 기반 엔진은 내연기관과 외연기관 형태로 모두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외연인 증기 터빈도 존재하고 내연인 가스 터빈도 존재한다.

2. 가스 터빈 엔진 vs 기존 왕복 엔진

터빈은 유체의 연속적인 직선 운동을 받아들이지만, 왕복 엔진은 말 그대로 피스톤의 직선 '왕복' 운동을 받아서 회전 운동으로 변환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터빈은 크랭크 같은 동력 변환 부품이 필요하지 않아서 구조가 더 간단하며, 진동도 더 작다. 엔진음은 털털털~ 대신 웨에엥~ 같은 소리이다.

왕복 엔진은 각 실린더마다 흡입-압축-폭발-배기라는 행정이 시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발생한다. 폭발이 일어나서 피스톤을 누르는 방향.. 다시 말해 생성된 동력을 전하는 방향과, 배기가스가 나가는 방향이 서로 별개이고 무관하다.

그 반면, 터빈 엔진은 연료가 섞인 압축 공기가 쭉 분사되고 폭발하고, 팽창한 배기가스가 분출되면서 터빈을 돌리는 게 행정 구분 없이 선형적으로 늘어서 있다. 한 엔진 내부에서 부위별로 각 행정들이 동시에 연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터빈 엔진은 왕복 엔진처럼 실린더를 여러 개 만들어서 각 실린더가 서로 다른 행정 상태를 나타내게 할 필요가 없다.

가스 터빈 엔진은 단순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고회전 고출력에 매우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장시간 고온 고압의 배기가스를 맞으면서 초고속 회전력을 줄곧 전할 수 있는 터빈을 만드는 것이 왕복 엔진의 실린더를 잘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가스 터빈은 증기 터빈이나 왕복 엔진보다 훨씬 늦은 20세기 중반에야 등장하고 실용화됐다.

가스 터빈은 꾸준히 시종일관 비슷한 출력으로 돌아가는 곳에서 유리하다. 현실의 자동차처럼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출력 강도가 널뛰기 하듯이 바뀌고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수시로 달라지는 것에 대한 대처는 왕복 엔진보다 불리하다. 연비도 2회전당 1회 폭발인 4행정 왕복 엔진보다 좋지 못하며, 연료 소모가 훨씬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육상 교통수단에서는 왕복 엔진이 여전히 주류이다. 가스 터빈 엔진은 탱크나 철도 차량처럼 덩치가 더 크고 출력 변화의 기복이 상대적으로 작은 물건에서만 제한적으로 쓰인다. 다만, 비행기와 선박 레벨에서는 터빈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으며, 덩치 걱정 없이 혼자 24시간 꾸준히 돌기만 하면 되는 발전기에서는 아예 외연기관인 증기 터빈이 세상을 완전히 평정해 있다. 오늘날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과반· 대부분은 화력이건 원자력이건 증기 터빈이 돌려 준 발전기로부터 생산된 전기이다.

가스 터빈 엔진은 왕복 엔진 같은 실린더가 있지는 않을 텐데 배기량 같은 엔진 덩치를 무엇을 기준으로 나타내는 걸까? 궁금해진다.

3. 자동차의 과급기

자동차의 엔진에서 배출된 배기가스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압력과 온도 그대로 외부에 배출하는 것 자체부터가 위험하다(소음, 화상, 화재 유발..). 즉, 화학적인 성분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상태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머플러에 통과시켜서 압력과 온도와 배출음을 크게 줄인 뒤에 배출한다.

그럼 요즘 일부 자동차에 달려 있는 터보차저(과급기)는 무엇이냐..?? 피스톤을 누르고도 아직 열과 힘이 좀 남아 있지만 그냥 버려지는 그 배기가스의 분출력을 활용해서 터빈을 돌린다. 그리고 그걸로 공기 압축기를 가동해서 엔진에다가 단위 부피당 더 고농도의 공기를 꾹꾹 눌러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얘는 순수 가스 터빈 엔진처럼 터빈 자체가 엔진에 연결되어 동력에 기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기를 더 많이 눌러 넣음으로써 왕복 엔진의 연소 효율을 올리고 엔진 출력을 크게 향상시켜 준다. 엔진의 물리적인 크기를 키우지 않고도 배기량을 키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출력이 올라갈 수밖에.. 관계가 그렇게 된다. 터빈까지 통과하고 난 배기가스는 열과 힘을 더 활용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버려진다.

앞으로는 터빈이라 하면 공기 압축기가 계속해서 따라다닐 것이다. 이것이 내연기관 가스 터빈이 물레방아 내지 증기 터빈하고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기 때문이다. 압축기 터빈은 바람개비의 깃이 프로펠러보다 훨씬 더 많고 조밀하다. 얘는 엔진 터빈의 동력을 받아서 공기의 흐름만 바꿔 놓지, 자기가 공기의 흐름으로부터 역으로 동력을 얻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느 내연기관이건 처음에 시동을 걸 때는 외력이 필요하지만, 터빈이 한번 돌아가기 시작하면 그걸로 앞쪽의 압축기도 돌려서 자기 자신이 공급받는 공기의 농도가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 애초에 자동차의 과급기도 비행기용 가스 터빈 엔진에서 쓰이는 원리를 차용한 것이다.

4. 프로펠러 비행기: 터보 샤프트와 터보 프롭

자동차는 구동축과 연결된 바퀴를 굴려서 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력으로 주행하는 반면, 비행기는 뒤로 뭔가를 밀어내거나 내뿜어서 얻은 반작용으로 주행한다. 그리고 비행기는 그 역할을 뱅글뱅글 돌아가는 프로펠러가 수행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선박도 과거에 외륜 달린 증기선 시절에는 자동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물을 박차고 나아갔다. 그 반면, 요즘 선박들의 뒤에 달린 스크루는 개념적으로 비행기 프로펠러와 동일하다. 회전면이 동체의 진행 방향과 동일하냐(바퀴), 수직이냐(프로펠러)의 차이가 있다.

초창기의 비행기, 또는 지금도 경비행기 수준에서는 프로펠러를 돌리기 위해 그냥 왕복 엔진이 쓰였고, 현재까지도 쓰이고 있다. 비행기에는 실린더가 자동차 같은 선형이나 V형도 아니라, 불가사리의 팔처럼 주렁주렁 분산된 형태로 달린 성형 엔진이라는 것도 있다. 이런 비행기는 엔진 소리도 자동차 엔진 소리와 비슷하다. (붕붕이)

그러나 같은 프로펠러기여도 왕복 엔진이 아닌 가스 터빈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물건이 등장했다. 터빈은 재래식 왕복 엔진보다 출력과 성능이 뛰어난 덕분에 일정 덩치와 속도 이상의 체급에서는 왕복 엔진을 순식간에 대체하게 되었다. 터빈은 워낙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자동차의 타이어가 아닌 프로펠러를 돌릴 때도 감속 기어를 한번 거쳐야 할 정도이다.

고정익 비행기에서는 터보 프롭이 쓰이고, 얘들만치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는 헬리콥터나 탱크 같은 다른 가스 터빈 엔진에서는 터보 샤프트 방식이 쓰인다. 후자는 동력을 전하는 터빈과 공기 압축기 터빈이 따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고속에서의 효율이 터보 프롭보다 더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야 동력비의 변환이 그나마 더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 프로펠러를 돌리건, 프로펠러기는 시속 400~600km대의 중속에서 효율적이지, 아음속 정도에만 근접해도 자동차로 치면 '레드존'에 도달하여 출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는 엄청나게 시끄럽다. 여기서 프로펠러라는 것은 헬리콥터의 로터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헬기 조종사들이 괜히 폼으로 헤드셋과 마이크를 끼고 있는 게 아니다.

프로펠러기는 총 격발 반동만큼이나, 혹은 자동 변속기 차량의 creeping 현상만큼이나.. 조종간을 놓고 있으면 프로펠러의 회전 때문에 동체의 roll이 프로펠러 회전 반대 방향으로 서서히 기울어지는 현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시뮬레이터를 한번 만져 보면서 경험했던 기억이 있다. 제트기에서는 볼 일이 없는 현상일 것이다.

5. 제트 엔진 (터보 제트)

가스 터빈과 비슷한 20세기 중반 타이밍 때는 내연기관의 배기가스로 터빈을 돌리고 프로펠러를 돌리는 게 아니라, 배기가스 자체를 그대로 세차게 내뿜어서 추진력을 내는 엔진이 연구되고 개발되었다. 이것이 이름하여 제트 엔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각해 보면 이건 무척 흥미로운 면모이다.
프로펠러나 압축기를 열나게 돌리는 것만이 목표라면 전기 모터가 내연기관을 대체할 수도 있다. 육상 교통수단인 자동차나 열차처럼 말이다.
하지만 연소 배기가스를 생성해서 내뿜는 것은 전기로 구현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터는 가벼운 드론 멀티콥터의 로터를 돌리는 용도로나 쓰이고 있다.

제트 엔진부터는 엔진 꽁무니에 '노즐'이라는 게 필요하다. 호스로 물을 뿌릴 때도 호스 끝을 쥐어짜서 부피를 줄이면 물이 세게 솟구치게 되는데, 노즐이 그와 비슷한 일을 한다. 앞의 터보 프롭/샤프트 엔진도 터빈을 돌리고 난 배기가스를 분출하는 게 있긴 하지만 얘는 추진력에 기여하는 것이 아주 미미하다.

'터보 제트' 엔진에서는 압축기를 통과한 짙은 공기가 연료와 섞인 채 폭발하여 배기가스로 바뀌고, 그게 앞의 압축기를 돌리는 터빈까지 돌린 뒤 노즐을 통해 세차게 뿜어져 나온다. 즉, 이 엔진에서는 터빈이 압축기를 돌리는 용도로만 쓰인다.

사실 로켓 엔진도 본질적인 원리는 동일하다. 로켓을 연구하는 칼텍/NASA 산학 협력 연구소의 이름이 괜히 '제트 추진 연구소'인 게 아니다. 이게 만들어지던 시절에는 '로켓'이야말로 천박하게(?) 들리는 신조어이기도 했고 말이다.
다만, 로켓은 산화제를 자체 내장하고 있어서 주변 공기를 흡입하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러니 터빈이나 압축기 따위가 없다.

또한 우주 발사체용 로켓은 추력을 먼저 아래로 발생시켜서 수직 상승했다가 나중에 지구 궤도를 돌기 위해 수평 이동을 하지만, 고정익 비행기는 추력을 뒤로 발생시켜서 일단 기체를 고속으로 수평 전진시키고, 그 와중에 날개를 이용해서 양력을 덤으로 발생시켜서 상승한다는 차이가 있다. 요컨대 수직 이동과 수평 이동이 발생하는 순서가 서로 반대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자동차와 비행기와 로켓에서 외부 공기라는 게 어떤 역할을 하는 존재인지 관계가 감이 올 것이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연료를 태우기 위한 산소 공급 뒤로 내뿜어서 동체를 전진시키는 매체 양력을 일으키는 매체
왕복 엔진 자동차 O. 그래서 배기가스 기반 과급기가 달려 있으면 출력이 더 향상될 수 있음 X. 자동차는 지면에 타이어를 굴려서 나아감. 배기가스는 과급기 정도에나 쓰고, 대체로 그냥 버려짐 X. 양력이 발생하면 고속 주행 중에 차가 떠서 접지력을 잃음. 스포일러 있음.
고정익 비행기 O. 주행풍 기반 과급기가 선택이 아닌 필수 O. 비행기 엔진이 터빈 친화적인 주 이유임. 엔진 종류에 따라 단순 통과 공기 vs 연소시킨 배기가스의 비율이 케바케이나, 일반적으로 전자가 더 큼 O. 비행기는 뜨기 위해서 날개에 맞바람을 받아야 하며, 굳이 산소가 아니어도 공기 자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주 로켓 X. 산화제를 자체 내장하고 있음 X. 자체 산화제와 연료를 태운 배기가스만을 내뿜음. 공기가 없는 곳에서도 비행 가능 X. 양력이 아닌 추력만으로 비행함. 공기는 그저 저항과 마찰열을 일으키는 존재일 뿐. 날개 없음.
초음속 자동차, 비행선 (비교용) O O X
글라이더 (비교용) X X O
헬리콥터 (비교용) O X O

자전거에게는 변속기가 없어도 상관없고 있으면 오르막과 고속 주행을 더 수월하게 해 주는 부품이지만, 자동차에게는 변속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처럼 자동차에게는 터보차저(과급기, 압축기..)가 없어도 상관없고 있으면 출력을 더 올려 주는 부품이지만.. 비행기에게는 무슨 램 제트 급이 아닌 이상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헬리콥터는 비행기계의 오토바이 같은 물건이 아닌가 싶다. 일반 사륜 자동차보다 더 작고, 자동차로 불가능한 기동이 가능한 반면, 더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뭐, 그렇다고 에어쇼 곡예 비행을 헬리콥터로 하는 건 아니니 회전익-고정익의 관계가 이륜-사륜 자동차의 관계와 완전히 동일한 건 아니다.

이런 기술 디테일을 생각해 보면..
온갖 SF물에서 우주를 날아다니는 전투기가 비행기와 너무 흡사하게 날개까지 달린 채로 묘사되었다거나..;;
심지어 팔· 다리 달린 보행 로봇이 공중에서 합체하는 장면이 현실과 얼마나 극과 극으로 동떨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6. 터보 팬

제트 엔진 중에는 오리지널인 '터보 제트' 말고도 바리에이션인 '터보 팬'이라는 게 있다.
얘는 터보 제트와 비슷하지만, 압축기보다도 앞인 제일 앞면에 엔진 자체의 직경보다 훨씬 더 큰.. '팬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바람개비가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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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자동차 타이어의 휠 같다..;; 참고로 저 바람개비 하나하나가 평범한 직선이나 프로펠러 같은 선형이 아니며, 유체역학적으로 아주 신경 써서 예술의 경지에 가깝게 디자인된 것이다.)

그래서 엔진의 뒤쪽에서는 (1) 연소까지는 되지 않고 팬 블레이드에 의해 빨려들어가서 밀쳐진 공기가, (2) 중앙에서 엔진에 들어갔다가 연료와 함께 연소되고 뿜어진 배기가스를 감싼 형태로 같이 분출된다. (1)의 양이 (2)의 양보다 훨씬 더 많으며, 그 비율을 일명 '바이패스 비율'이라고 부른다.

물론 같은 크기의 엔진에서 같은 양의 연료를 주입했을 때.. 터보 팬은 더 큰 블레이드를 돌리고 엔진 주변의 공기까지 건드려야 하니 엔진 내부에서 분출하는 배기가스의 속도는 어쩔 수 없이 감소한다. 그러나 분출되는 공기의 총량은 속도가 감소한 것을 보상할 정도로 더 많아진다. 운동 에너지 1/2 mv^2에서 v 말고 m 말이다.

그럼.. 터보 프롭의 프로펠러도 회전 운동을 통해 주변 공기를 뒤로 밀쳐 주는 건 마찬가지인데, 팬 블레이드가 프로펠러와 차이점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팬 블레이드는 공기를 더 집중해서 끌어모으기 위해서인지, 프로펠러와 달리 주변에 동그란 테두리(덕트)가 감싸져 있다. 그리고 날개깃이 프로펠러보다 훨씬 더 많으며, 회전 속도도 프로펠러보다 더 높다.

뭐, 얘도 프로펠러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물건이지만, 프로펠러와 동일한 방식으로 공기를 밀쳐내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팬 블레이드는 본진에 속하는 제트 엔진의 배기가스와 조화를 이루고 엔진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주변 공기의 흐름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엔진의 바이패스비를 올리려면 팬 블레이드가 엄청나게 커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크기를 무한히 키울 수는 없다.
터보 팬은 터보 제트와 같은 출력을 가정했을 때, 분출되는 엔진 배기가스의 역할의 일부를 바이패스되는 일반 공기에다가도 분담시킨 형태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속도의 역할을 질량에다가도 일부 분담시켰다.

이런 이유로 인해 터보 팬 엔진은 출력에 비해서, 특히 프로펠러 엔진과 비교했을 때 소음이 적으며 상대적으로 정숙하다. 터보 제트보다 연비도 더 좋다. 저소음 고연비라니, 이건 민간 여객기로서 매우 큰 장점이다. 그래서 오늘날 여객기들은 모두 터보 팬으로 물갈이됐다.

그에 반해 터보 팬의 단점으로는 터보 제트보다 엔진 구조가 더 복잡하고 비싸다는 것, 그리고 질량 지향에다 바이패스 공기에 의존적인 특성상, 오리지널 터보 제트만치 고속 지향적이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터보 제트는 프로펠러로는 가능하지 않던 마하 2~3급의 전투기에도 쓰이고 콩코드 초음속 여객기에도 쓰이지만, 터보 팬은 아음속~마하 1대의 속도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터보 프롭보다는 고속이지만 터보 제트보다는 저속 영역을 접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행기가 본격적으로 음속을 돌파하려면 어차피 엔진의 특성이나 성능 말고 다른 영역들에서도 극복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여객기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속 900~1000km대의 아음속을 유지하고 있으며, 뒷바람을 제대로 타거나 하강할 때에나 살짝 잠깐 초음속이 나오는 정도이다.

7. 램 제트

끝으로, 제트 엔진 중에는 로켓 엔진에 가장 근접하고 마하 3~5에 달하는 극초음속 최고속 비행에 최적화된 최종 단계의 물건이 있다. 이름하여 램 제트이다.
얘는 로켓 같은 자체 산화제 없이 외부 공기에 의존하지만(= 우주 비행은 불가).. 터빈과 압축기도 없다. 동체의 주행 속도가 워낙 상상을 초월하게 빠르기 때문에 그 압도적인 주행풍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공기가 유입되고, 초음속 충격파 발생 구간으로 압축도 자동으로 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터빈 없는 제트 엔진은 기계 구조가 더 단순하고 산화제 없는 로켓 엔진이라 볼 수도 있는데.. 그 대신 얘는 저속에서는 공기가 부족해서 연소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리고 램 제트조차도 마하 5 정도를 넘어서면 비실대기 때문에.. 연소실 내부의 공기의 흐름까지 초음속으로 증속시켜서 그 한계를 극복한 '스크램 제트'라는 파생형도 있다. 물론 그 상태로 엔진 점화 상태를 유지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램 제트급의 엔진이 사람이 여럿 타는 비행기에 적용된 예는 있을 리가... 아직까지는 가벼운 무인기나 미사일 같은 발사체용이다. 그래도 산화제를 안 실어서 더 가볍고 저렴한 상태로 외부 공기를 잘 활용해서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는 비행체이니.. 이쪽도 수요가 끊길 일이 절대로 없는 연구 분야이다.
아울러, 비행체가 처음부터 초음속 비행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속도대별로 한 엔진이 터보 제트와 램 제트로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엔진을 만드는 것도 어마어마한 개발비와 다양한 실험실, 주행 시험장이 필요한데 이런 비행기 엔진의 연구 개발과 실험·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될지 참 신기하기 그지없다.

  • 자동차: 주행하는 동안 언제나 시동이 켜져 있지만(수 시간), 시동 유지를 위한 최소 출력만 내거나 퓨얼컷까지 된 상태로 타력 주행인 시간도 많음. 운전하는 동안 내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게 아니므로.
  • 비행기: 주행하는 동안 엔진 상시 가동이며, 예외적인 활강 상태가 아니면 언제나 일정 수준 이상의 출력을 내고 있음. 고도를 현상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자동차로 치면 계속해서 오르막을 주행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비행선이 아님)
  • 로켓: 지구 궤도에 도달할 때까지, 혹은 궤도 수정이나 이탈 등을 위해 단 몇 분 동안만 가동됨. 그 짧은 시간 동안 그 많은 연료를 다 써 버림. 나머지 시간은 모두 그냥 천체의 중력에 이끌리는 관성 운동.

Posted by 사무엘

2019/11/28 08:33 2019/11/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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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경에 담긴 좌우 이념

(1) 성경에서 좌파적인 시각이 제법 느껴지는 책

  • 누가복음: 정치인 디스(헤롯 13:32, 3:19-20), 민생 안정 권고(3:14), 여성의 활약 부각, 시사 평론(13:1-5), 예수님의 인간적인 면모 등
  • 야고보서: 부자들 디스, 임금 착취 폭로(5:1-5), 선행 강조(2:14-24)
  • 미가서: 사회악과 진실 폭로(3:8), 귀족과 제사장들의 횡포 비판

(2) 성경에서 우파적인 책

  • 요한복음: 예수님을 외세나 종교 지도자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 백성들도 믿지 않고 배척했음을 유난히 부각시킴
  • 로마서: 부자나 정치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죄인임, 위의 권위에 순종하라. 오로지 믿음으로 구원

보다시피.. 기독교의 핵심 교리는 굳이 인간의 사상· 이념 성향에다 투영시켜 본다면 명백히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다. 오른쪽이 괜히 옳은쪽이 아니다.

저 좌파 우파 이념은 비행기로 치면 무슨 대등한 양 날개 관계(좌익 우익??)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우파가 주익이고 좌파는 미익(꼬리날개)에 가까운 관계"이다. 고정익이건 회전익이건 말이다.

양력을 생성해서 비행기를 뜨게 하는 것은 주익이 담당하고, 미익은 기체의 방향을 잡고 안정화시켜 주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신앙의 균형도 그런 구도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
(비행에선 미익도 물론 아주 중요하다. 미익이 박살나서 조종 불가 상태가 되자 JAL123 추락 같은 사고도 났었다)

하물며 나라 정체성을 부정하고 거짓 평화 명목으로 적에게 다 갖다바치는 건 좌도 진보도 아닌 개 쓰레기 반역질일 뿐이고 말이다.

2. 크리스천과 율법의 관계

(1) 일반인 민간인이라도 군대식으로 살아서 나쁠 것은 없다.
매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모든 물건을 철저하게 각 잡고 정리정돈하고 절도 있게 살면 몸과 정신 건강에 좋다.
더구나 나라 지키느라 고생하는 군인들을 평소에도 생각하며 감사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간인이 아무리 군기 빠져서 헬렐레 지내고 심지어 군대와 국방에 대해 온갖 무개념 헛소리를 내뱉는다 하더라도.. 너 그랬다가는 군대에 다시 끌려갈 거라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민간인이라도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대한 죄를 지으면 군법에 따라 처벌받는다는 황당한 소리를 해서도 안 된다.

(2) 100년 전에 3·1 운동은 고종 황제의 급사 때문에 흉흉해진 국내 분위기에다가 1차 세계 대전 종전과 '민족 자결주의'라는 일면 희망적인 국외 분위기가 맞물려서 벌어졌다.

그러나 민족 자결주의는 알고 보면 1차 세계대전 패전국들의 식민지들이나 각자 제 갈길 찾아가라는 소리였으며, 일본은 1차 대전 당시에는 연합국 승전국 진영에 속해 있었다.
고로 그 당시 조선은 일본의 아주 합법적인 식민지였으며, 국제 사회는 조선의 해방과 독립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그럼 3·1 운동은 아무 의미 없이 숱한 인명과 재산 피해만 야기한 헛된 희망고문 개뻘짓일 뿐이었는가..;; 그건 또 아니다.
조선은 국제법과 별개로 기를 쓰고 일본의 식민지 살이를 거부한다는 게 외신으로 타전됐고, 일제의 무식하고 잔학한 탄압 만행도 보도되어 대 일본 여론을 악화시켰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또라이 급의 집요하고 끈질긴 만세 시위는 안 그래도 식민 지배 노하우가 없던 일본의 입장에서 큰 트라우마를 안겼다. 조센징들은 이렇게 무식하게 다스려서는 안 된다는 게 각인됐다.

"우린 안 될 거야 아마"라고 자포자기했다면.. 나중에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핵폭탄 맞고 '졌더라도' 조선은 독립이 못 됐을 수도 있었다. 조선은 1차 대전 이전부터 식민지였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아 보여도 끊임없는 독립운동 자체는 필요했다. 단지, 그 사상적 근거를 민족 자결주의에다가 둘 수는 없었을 뿐이다.

위의 (1), (2) 예화에는 모두 "법적 지위"라는 개념이 들어있다.
크리스천에게 구약 율법이 지니는 의미, 효력, 관계도 이 개념을 동원해서 비유하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구원의 영원한 보장을 설명할 때도 동일한 방법론을 동원할 수 있다.
(탈북자 비유..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법적으로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임. 교도소나 사형장에 갈지언정 북송은 절대 되지 않음)

마 11:11에서 "하늘의 왕국에서 가장 작은 자가 침례인 요한보다 더 크니라"는.. 아주 거칠게 비유하자면.. "광나는 A급 전투복 전투화 차림의 초 S급 특등사수 모범병사보다도 차라리 전역한 껄렁껄렁 민간인이 더 낫다"와 비슷한 소리이다. 어떤 점이 더 낫다는 말인지는 알아서 상상하시고..

3. 성경과 과학· 논리와의 관계

수학· 논리적으로는 어떤 명제(p → q)에 대해서 이(~p → ~q)는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논리적으로 동치라고 100% 보장되는 것은 이가 아니라 대우(~q → ~p)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어떤 주장이나 규칙이라는 명제에 이가 "대체로, 암시적으로" 포함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짓 하면 처벌받는다"에는 "그런 짓을 안 하면 처벌도 없다"도 포함됐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고 자연스럽지 않은가? 단지, "그런 짓 대신에 다른 죄를 짓는다면 그건 여전히 처벌 대상이다"가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성경도 마찬가지이다. 신 18:22 "예언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거짓 가짜 대언자이다"라는 진술에는 '이'에 해당하는 "예언이 이뤄졌다면 진짜 대언자이다"가 포함돼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21절 "진짜/가짜 말씀을 분별하는 방법이 무엇이죠?"의 완전한 답변이며, 성경의 용례가 거짓 대언자의 예언이 적중하는 경우는 고려하지 않고 기록됐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사람을 미혹하는 가짜 거짓 대언자의 예언도 아주 부분적· 제한적으로나마 적중할 수 있다.
그리고 성경에도 요일 2:23 같은 구절은 "아들 부정 → 아버지 없음, 아들 인정 → 아버지 있음"처럼.. 강조를 위해서 동일 명제의 이를 꼼꼼히 친절하게 써 준 경우가 있다. 이건 KJV가 후반부를 이탤릭 처리까지 하면서 꼼꼼히 써 준 부분이기도 하다.

성경에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선에서 되도 않은 황당무계한 과학· 논리 오류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오로지 과학· 논리 체계와 그 관점에만 얽매여서 기록된 책도 아니다.
그러니 "고래는 포유류인데 fish라고 묘사한 것은 오류이다, 토끼를 되새김질 하는 동물이라고 분류한 건 오류이다" 이런 식의 트집에 너무 얽매일 필요 없다. 일부는 과학적으로 반박되기도 했지만, 어떤 건 굳이 과학적으로 반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이 온전하게 보전되었다는 말이 무슨 문법 parse tree 차원에서 의미가 고지식하게 싹 보전되었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성경의 원어에도 중의성이 있다. 어휘 의미의 중의성은 말할 것도 없고, and/or/not/of로 둘러싸인 A and B and C of X 같은 논리식에서 of가 어디까지 걸리는지, not A and B는 전체 부정인지 부분 부정인지, 수식으로 치면 괄호를 어떻게 쳐야 하는지 같은 문법적 중의성도 있다.

성경이 단어 단위로 보존되고 정확하게 번역되었다는 말은 원어에 담겨 있던 그런 중의성과 함축성마저 정확하게 전수되었다는 뜻에 가깝다. 추상적인 것은 모호하다는 말이 아니다.

4. 교회가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

(1) 예배, 그리고 이미 구원받은 성도를 양육시키기

성경의 최우선 기록 목적은 복음과 구원이 아니다. 기독교 음악의 주요 존재 목적도 찬양, 경배, 교리 암송이지 불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복음 전파는 순위가 한참 낮다.
이런 것처럼 교회 역시 불신자가 아니라 신자가 우선인 곳이다. 신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그리스도의 심판석을 대비하게 만들기. 하늘나라에서의 삶을 이 땅에서 리허설 하기. 이게 교회가 수행해야 할 제~일 중요한 임무이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라는 질문에서 성경의 답변은 '닭'이다.

(2) 복음 전파, 선교

정말 FM대로 원칙대로라면.. 나가서 전하는 게 원칙이다. 교회로 사람들을 부르는 게 아니라. 교회는 예외적으로 초대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일단 구원은 받은 사람만이 모이는 곳이다.
박해가 극심했던 옛날 초대 교회는 아무나 개나 소나 받기는커녕, 다른 교회 지도자의 보증 추천서가 있어야 새로운 사람을 받아 줬다. 끄나풀 첩자를 잡아내는 일이 급선무였다는 걸 기억하라.

(3) 세상 복지

고아원· 양로원, 벼룩시장 바자회, 노숙자 식사, 불우이웃 구제 등... 이런 건 선교를 자연스럽게 병행할 수 있는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부터 한 뒤에 여력이 남아 있을 때에나 해야 한다. 우선순위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 바른 교리에 입각한 하나님 사랑이 이웃 사랑보다 먼저이다.

난 이들 비중이 9:3:1 정도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공비가 최소한 3~4는 넘는 등비수열 급의 차이가 나야 한다.
교회라는 건 여느 세상 동호회나 비영리 단체들과 달리, 세상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괴상망측(?)한 교리를 믿고 가르치고 실천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정체성과 순수성을 유지하는 게 그야말로 0순위 급선무가 돼야 한다.

이름· 껍데기만 남은 채 영적 생명력을 완전히 잃고 여느 NGO/자선 단체처럼 변질되는 것은 교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5. 크리스천의 정치 참여

"크리스천은 하늘나라에 소속돼 있으니 그 어떤 세상적인 일에도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매우 잘못된 극단이다. 저걸 문자적으로 실천하느라 집총까지 거부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는 유명한 이단 교파가 국내에 이미 있다. 허나 저건 "기도만 열심히 하면 공부 안 해도 시험 100점 맞는다"만큼이나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반대로 "사탄 마귀 권세 물리치고 이 나라를 복음화하자, 반공 기독교 정당 만들자..!" 이것도.. 취지와 의도는 일면 이해가 가지만 반대편의 잘못된 극단에 근접해 있으며, 대체로 불신자들에게 간증 상실하고 병신 소리 듣는 짓으로 귀착된다.

하나님이 크리스천들끼리의 모임을 교회라는 비영리 조직으로 따로 분리시키고 한정시킨 이유를 생각해 보아라.
지금 이 상태로 크리스천들만의 정치 공동체(국가),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 교회 안에서 신자들끼리 돈거래를 시작하고, 공통된 사업 아이템 하나 발굴해서 이윤을 내는 고용주/직원 관계를 만들어 보자. 과연 세상 불신자들이 만든 조직보다 잘 돌아갈까?

네버.. 모임만 폭파되는 걸로 끝나면 다행이고, 아마 얼마 못 가 온갖 소송에 살인도 나지 싶다.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진리를 다루는 본분에만 충실하면 되지, 하나님께서 그런 것까지 요구하지는 않으신다.

물론 반공은 매우 건전하고 성경적인 이념이다. 좌우 균형이라는 건 국가 정체성과 관련된 게 아닌 단순 경제· 정치 성향 수준에서나 필요한 개념이다.
크리스천은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건전한 정치인에게 표를 줘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예수쟁이들은 기본적으로 세상 권위에 순종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적군을 기꺼이 죽인다. 그건 "살인하지 말라" 내지 "혈과 육에 속한 싸움은 악한 싸움이니 하지 말라" 등등이 적용되지 "않는" 열외 영역이다.
또한, 예수쟁이도 교회 바깥 세상에서는 얼마든지 사업가나 정치인이 될 수 있고, 그 커리어를 전· 현직으로 유지하면서 목회도 할 수 있다.

단지 교회에서 따로 세상에서 따로 위선 부리지 말고, 불의한 멍에를 지지 말고(결혼, 단순 취업 이상의 사업 동업), 태극기 집회 같은 데는 그냥 개인 명의로만 가면 된다. 태극기 집회가 아니라 3· 1 운동 만세 시위라 해도 그냥 개인 명의로만 참여하면 된다.

세상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교회 명의로 하지 말고, 개인이 해야 할 일에 굳이 교회를 내세우지 않으면 된다.
반공을 하되, 북괴 정권을 아직 존속시키고 계시는 하나님이 나빠 보일 정도로 오버하지만 않으면 된다.

지금 대통령이 빨갱이인 것을 입증하려면 세상 일에서의 각종 의혹이나 팩트를 들춰야지, 성경 구절을 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 태극기 집회에서 굳이 예배니 기도니 하는 말을 꺼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런 게 정교분리이다.
"주여 저 새끼를 구원하소서"처럼 "저 빨갱이 대통령이라도 주께서 허락하신 권위이니 임기 중에 제발 적당히 대충만 깽판 치게 인도해 주소서" 이런 기도라도 할 게 아니라면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11/19 08:36 2019/11/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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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전에 개최되었던 서울 올림픽은 운동 선수들만 잘 뛰어서 성공한 게 아니었다. 마스코트 호돌이와 주제가 "손에 손잡고" 같은 예술 감성 마케팅도 완벽했다.

개인적으로는 자국의 음악가 대신 일부러 외국인에게 주제가 작곡을 맡기고, 공연도 한국인이지만 외국에서 활동한 그룹에게 맡긴 것이 선견지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음악의 퀄리티가 더욱 올라갈 수 있었다. 고유 모델 자동차를 개발할 때도 첫 단추를 끼울 때 돈 아깝다는 생각을 접고 쿨하게 외국 일류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맡겼으며, 이름도 군사정권이나 북한스러운 시덥잖은 국뽕물 형태로 짓지 않고, 수출을 의식해서 '포니'라고 지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벤 존슨 선수의 약물 도핑을 잡아낸 기술력, 그리고 자체 개발한 통합 전산 시스템 같은 운영도 아주 성공적이었다. 정말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저력을 세계를 상대로 보이기에 손색이 없었다. 물론 이런 노하우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고, 자국의 전국체전, 그리고 86년 아시안게임이라는 베타테스트 기회가 먼저 있긴 했다.

오늘은 본인이 서울 올림픽 개막식 동영상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좀 열거하고자 한다. 어쩌다 보니 기계 이야기와 사람 이야기가 하나씩 모였는데, 일단 기계 이야기부터 먼저 늘어놓겠다.

1. 전산 시스템의 디지털 서체

본인이 예전부터 강조한 바와 같이, 1953년의 휴전 협정 문서는 한글이 기계식 타자기로 찍혀서 국제적인 역사 기록이 만들어진 거의 최초의 사례이다.
알파벳을 쓰는 서양에서는 학술 논문은 말할 것도 없고 전쟁 중에 삐라 찌라시를 만들 때도 타자기를 써서 일을 아주 신속하게 진행했지만 동양은 아직.. 심지어 펜보다도 더 느리고 불편한 붓을 썼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30여 년 뒤,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 전광판에 떴던 자막은 한글이 디지털 컴퓨터의 화면에 표시되어 국제적인 역사 기록으로 남은.. 완전 최초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초창기 축에 드는 사례이지 싶다. 특히, 내부적으로 단순무식 그림이 아니라 진짜 문자로 처리되어서 출력된 것 말이다.
(화면은 모두 대한뉴스 유튜브 영상들 캡처해서 적당히 짜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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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숫자와 마찬가지로 모든 획을 수평 수직 45도 대각선만으로 구성한 단순한 디자인이요, 확대 계단 현상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투박한 비트맵이다. 좀 허한 느낌이 드는 ㅅㄷㅈ 같은 초성의 배치를 보면.. 조합 벌수가 그리 많지도 않은 구조로 보인다.

전광판 말고도 그 시절의 대한뉴스 동영상을 열람해 보면 기자나 운영자들이 자료 입력용으로 사용한 전산 시스템의 접속 화면을 볼 수 있다. 일명 GIONS인데.. 난 1980년대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환경은 어떠했을까 아는 게 없으니 신기하기 그지없다. 저 때는 PC 환경에서는 온갖 한글 코드들이 난립하고 조합형이니 완성형이니 하면서 싸우던 때였다. 한글 카드라는 하드웨어(!!)가 있었으며 소프트웨어적으로 한글 입출력을 구현하는 건 고난도 프로그래밍 테크닉이었다.

개인이 단말기 용도로 쓰던 컴은 그냥 IBM XT급인지, 아니면 다 IBM 워크스테이션급인 건지, 16비트인지 32비트인지, x86인지 아닌지(아마 아닌 듯)... 같은 것 말이다. 더구나 GIONS는 그 이름도 유명한 코볼 언어로 작성됐을 거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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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에서 쓰인 한글 폰트는 비교적 친숙하다. 글자가 전반적으로 홀쭉하고 영문· 숫자도 전각으로 표현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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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본인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은 이 화면이다. 이건 분명 모니터 화면인데 영문· 숫자는 반각으로 표현되었을 뿐만 아니라 고해상도이다. 화면용 폰트가 아니라 24픽셀급의 도트 프린터 인쇄용 폰트가 쓰였다.
그 시절에 텍스트 모드 화면에서 인쇄용 폰트를 볼 일은 PC 레벨에서는 없었을 텐데.. 이건 도대체 무슨 기기인지 궁금하다.

서울 올림픽의 통합 전산 관리 시스템(모든 경기들의 진행 상황 파악, 선수들 기록 등록, 기사 전송 등...)인 이 GIONS는 순수하게 국산 기술로 개발되었고 대회 중에 한 번도 오류 없이 성공적으로 잘 돌아갔다. 서울 올림픽의 개최를 성공으로 이끈 숨은 일등공신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이 솔루션은 전혀 유지보수 되지 못한 채, 완벽하게 잊혀지고 사라져 버렸다. 심지어 후대의 올림픽 개최국 중에서 GIONS를 구매해서 도입하고 싶어하는 곳이 있었는데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때 한데 모였던 개발 인력은 각자 자기 먹고 살 길을 찾아 이직하고 흩어졌다. 이거 무슨 거북선도 아니고 뭐냐..

물론 지금이야 최신 웹과 DB 기술을 이용해서 그 정도 SI를 구축하는 것은 30년 전 그 시절만치 대단하고 거창한 일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신기술이 아직 가치가 있던 시절에 그게 더 널리 쓰이지 못한 것은 애석한 노릇이다.

2. 고등학생들의 개회식 매스게임

올림픽의 개회· 폐회식 때는 주최국에서 준비한 온갖 화려 현란한 공연들이 펼쳐져서 흥을 돋우고 관객들에게 잔치 분위기를 내는 것이 관례이다. 서울 올림픽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런 건 주최국에서 내로라 하는 예술가들이 국가로부터 의뢰를 받아서 컨텐츠를 만든 뒤, 전공자 전문 무용수들이 대가를 받고 공연한다. 그런데 서울 올림픽의 경우, 거기에 덤으로 '동대문 상업 고등학교', '서울 여자 상업 고등학교' 이렇게 남녀 실업계 고등학교 두 곳에서 총 1100명이나 되는 2학년 학생들이 소집되어 매스게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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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은 처음에 전문 무용수들이 '태초의 빛'이라는 창세기 1장스러운 공연을 할 때는 들러리로 자리 채우는 역할만 했지만, 그 다음 '어서오세요' 편에서는 자기들이 직접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구르면서 88, WELCOME, 어서오세요, 오륜기 등등 글자 픽셀을 만들고 심지어 색깔띠(?)를 펼쳐서 펄럭이기까지 했다.

아예 체조 선수나 발레리나 같은 레오타드도 아니고 반쯤 운동 선수 같은 희고 짧은 복장에, 색깔띠는 저렇게 머리에 두르고 있는 게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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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게임은 그 특성상 민주· 인권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잘 안 하고 사회· 공산주의 집단· 전체주의 똥군기스러운 곳에서 체제 선전과 단결력 과시(?)를 목적으로 많이 하는 편이다. 가령, 북한의 아리랑 공연은 그야말로 HD급 해상도를 자랑하는-_- 카드섹션을 선보이는 걸로 유명하다. 그 대가로 침해되는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개인 시간과 건강, 학습권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

우리나라는 북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옛날엔 주변에서 선진 문물이랍시고 보고 배운 게 온통 일본물밖에 없고, 또 생존을 위해서라도 멸사봉공 군대 문화와 전체주의 분위기가 오랫동안 쩔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나 대기업 같은 데서 맛보기 수준의 매스게임은 종종 행해졌다. 당장 전국체전 때만 해도 운동부 애들의 운동 경기뿐만 아니라 여학생들 집단군무가 관행이었다는 것을 옛날 대한뉴스를 보면 알 수 있다.

군대는? 제식부터가 일종의 집단군무이다. 카드섹션 같은 건 없겠지만 그 대신 무릎을 안 굽히고 걷는 거위걸음 행군이 있다.
그리고 국군의 날 기념 퍼레이드 연습이 통과의례였다. 퍼레이드에 선발된 부대의 일반 보병들이야 각 잡고 광낸 군장 메고 행군만 하겠지만 사관 생도나 특전사들은 뭔가 더 특별한 걸 보여줘야 하니 연습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요즘이야 대규모 특별 행사를 5년마다 한 번씩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만 하지만, 옛날 군사 정권 시절에는 그 짓을 여의도 광장과 서울 종로에서 매년 해야 했다.

자, 그런 와중에.. 서울 올림픽 개회식의 매스게임에 참여했었다는 익명의 서울여상 졸업생의 회고 인터뷰가 어째 딴지일보에 올라와 있어서 본인은 재미있게 읽었다. 참고로 딴지일보 기사도 무려 2004년작이니, 올림픽 당시와 지금의 중간 사이인 엄청난 옛날이다.;;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개회식은 보셨나요?"라는 인터뷰 질문에서 세월의 격차를 느낄 수 있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 그 아이들은 1학년 2학기에 들어갔을 무렵부터 거의 1년을 연습했다고 한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는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연습날은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 내내 해 떨어질 때까지.. 이 때문에 수업 시간이 펑크난 건 방학을 줄여서 메워야 했다.
  • 자기 학교가 뜬금없이 개회식 매스게임에 참여하기로 결정된 것은 자기 반이 배틀로얄 시범 학급으로 지정된 과정과 다를 바 없다. 학생들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그 시절엔 세계가 지켜보고 있으니 그냥 나라와 학교에서 시키면 애국이라는 명목으로 해야 했다. 까라면 까야 했다.
  • 두 학교가 같이 모여서 연습할 때는 연습 장소로 효창 운동장이 주로 쓰였다.
  • 세 번 정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막식 폐막식 총연습 리허설이 있었는데, 마지막 '최종' 리허설 때는 학부모들도 공식적으로 초청받았다고 한다.
  • 조금 씁쓸한 얘기이지만, 실업계고가 선택된 이유는 일반 인문계고에서는 애들 공부하는 데 방해 된다고 학부모들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랜다. (그 전의 86년 아시안게임 때의 선례)
  • 올림픽이 끝난 뒤에 모든 참가자들은 고생했다고, 수고 많았다면서 나중에 국가로부터 자그마한 기념 훈장쪼가리를 받았다.

그래도 강제 동원된 것치고는 저 클로즈업 영상에 나오는 학생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아 보인다.
개회식 이후에 폐회식 때는 또 다른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매스게임을 했다. 학교명은 공주농고, 해성여상이라고 뜨는데, 지금은 두 학교 모두 특성화 고등학교를 표방하며 이름이 바뀌어 있다. 지방에 있는 학교이면 이동하느라 연습하기가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

정말 88 올림픽을 소재로 영화 좀 나오는 게 없으려나 모르겠다. 운동 선수, 운영 인력 등 무엇 하나를 집어도 드라마틱한 소재는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참, '태초의 빛'을 지도한 이화여대 무용학과 교수는 성명이 어째 '유 관순' 열사랑 발음이 같다..; 일부러 노린 작명인지 진지하게 궁금해진다.

서울 올림픽은 전세계 지구촌 축제를 표방하며 개최되었고, 실제로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다. 자유 진영과 공산권 국가들이 모두 참가해서 그 전의 모스크바· LA 올림픽의 한계를 훌륭하게 극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북괴는 펜대 굴리며 곰곰이 계산을 해 보니.. 결국 자기 주민들에게 미칠 여파를 생각하면 안 되겠다 싶었는지 불참했다. 불참만 한 게 아니라 KAL858편 테러나 일으키면서 남한의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고 해코지나 했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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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9/11/10 08:35 2019/11/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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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매년 8월에 자연의 정취가 살아 있는 곳으로 2박 3일간 하계 수련회를 간다.
거기서 대부분의 교인들은 특정 주제를 두고 진행하는 담임목사님의 성경 특강을 시리즈로 듣는다. 하지만 불신자 내지 초신자들을 위한 복음 전도 집회를 따로 진행하는 분도 있고, 어린애들 주일학교를 진행하는 분도 있다. 이분들은 목사님의 특강을 못 듣는다.

그리고 본인은 언제부턴가 주일학교 강사 중 하나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주일학교 공부 주제가 "하늘나라 heaven", 즉 미래 시제였다. 그랬는데 올해는 이와 대조적으로 주제가 "교회사"로, 어째 과거 얘기가 됐다.
형제들 세 명이 번갈아가며 2, 30분 남짓 강의를 하기로 했다.

신약 교회사에서 대격변에 달하는 큰 사건은 콘스탄틴 (313), 종교 개혁 (1517)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기준으로 시기를 나누면 별다른 고민할 필요 없이 세 명의 강의 구간이 딱 정확하게 갈라지게 된다.

1부는 침례인 요한, 예수님의 승천과 교회 태동, 사도행전, 네로 황제의 박해, 최근 영화 '바울'의 고증 분석, 로마 제국에 의한 맹렬한 박해, 예수님 제자들의 최후, 초기 교부들.. 이런 게 나올 것이다.
다루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짧으나, 첫 타인 만큼 기본 개념을 얘기해 줘야 되는 게 많다. 유대인과 교회의 차이, 세례와 침례의 차이, 기독교 천주교 개신교의 관계 등.

2부는 중세 암흑기, 종교 재판, 위그노· 노바티안· 왈덴시스 등 "개신교가 아닌 계통의" 기독교 크리스천들의 계보, 위클리프 이래로 틴데일 등 킹 제임스까지 영어 성경 번역 역사, 성 바돌로메 대학살, 에라스무스의 공인 본문, 루터가 나올 것이고..

그리고 3부는 미국 건국, 18~19세기의 부흥, 그리고 "한국의 교회사", 성경 변개 내력, 20세기 이후의 거대한 배도의 물결이 다뤄질 것이다.

내가 강의를 전부 맡는다면 내용을 저렇게 편성할 것이다.
본인은 셋 중 하나만 하라면 제일 최근인 3부를 맡아서 어린 꿈나무들에게 특별히 반공 교육을 해 주고 싶었다.

우리나라의 1948년 5월 10일 총선거일은 주일을 피해서 일부러 월요일로 정해졌는데 북괴는 1946년 11월 3일 총선거를 일부러 일요일로 정했다는 것을 얘기하고,
제헌 국회 기도문을 북괴의 제2차 로동당 대회와 대조해서 소개하고 싶었다.

일제 말기뿐만 아니라 1950년 가을과 겨울에도 반도에 순교의 피가 얼마나 많이 흘려졌는지, 북괴가 왜 저렇게 기독교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 수밖에 없는지 본질적인 이유를 얘기할 생각이었는데..

형제 중 한 분이 사정상 마지막 날 3부 시간대에만 강의가 가능하다고 해서 3부는 그 형제에게 양보하게 됐다. 나는 그 대신 2부를 맡았다.
하지만 그 형제도 나 만만찮은 반공 보수 우파이니 안심이 된다. 사실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되는 게 정상이지.. 특히나 요즘 같은 나라 꼬라지라면 더욱 말이다.

좀 수위가 쎈 슬라이드 몇 장만 빼고 대부분을 내 블로그에다가도 공개하도록 하겠다. 도움 되셨으면 좋겠다.
다만, 듣는 애들이 대부분 초등학생이다 보니, 강의를 하던 당시에는 문장들이 전반적으로 여전히 너무 길고 어렵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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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피 흘린 발자취'인데 슬라이드 배경은 응당 어두운 색으로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진작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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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의 강사가 모두 다르지만, 강의하는 주제와 내용과 범위를 얼추 합의했기 때문에 '지난 줄거리'를 짤 수 있었다.
교회, 박해, 침례.. 모두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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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와 기독교는 그저 구원 교리나 마리아나 연옥 같은 교리만 다른 게 아니라 역사관부터가 극과 극으로 다르다.
콘스탄틴의 기독교 공인은 일제 시대 무단 통치가 문화 통치로 바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조할 만한 다른 사건은..

  • 예수님이 받으신 사탄 마귀의 마지막 시험 "내게 절하라. 그럼 내가 이 모든 걸 너에게 주겠다."
  • 파라오가 출애굽과 관련해서 모세에게 제안했던 온갖 타협 절충안들. "애들은 놔두고 성인들만 가라", "가축들은 놔두고 가라" 등등등..
  • 사사기 후반부에서 벌어지던 온갖 성직자들의 타락, 예배의 왜곡
  • 겨자씨가 거대한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가지에 앉는 사건 비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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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침례교인들은 유아 세례 반대 같은 이유로 인해, 카톨릭뿐만 아니라 장로교 같은 종교 개혁 개신교 교파들로부터도 박해를 받았다. 쟤들을 가만 놔두면 자기 교리가 틀린 꼴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박해는 스페인 종교재판소 같은 것하고는 규모나 스케일이나 맥락이 좀 다른 박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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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유한 과부들이 제일 호구였다. 마 23:14 / 막 12:40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교도 마녀로 몰아서 죽여 버리고 재산 몰수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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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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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개혁은 유익하고 선한 결과물도 있던 한편으로, 한계도 있었다.
성경 번역 내력과 관련된 슬라이드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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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강의를 마무리 하는 퀴즈 차례이다.
처음엔 '아닌 것은'이라고 문제를 만들었다가.. 교육학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옳은 것은'이라고 형태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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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를 총망라 정리하는 마지막 문제이다. 나름 머리를 굴려서 만든 문제이긴 한데...

  1. 돌탕질 -- 율법을 어긴 죄인을 처형하는 방법으로, 유대인 동족끼리 행함. (예: 스데반의 순교)
  2. 십자가형 -- 고대 로마 제국에서 행하던 가장 잔혹한 처형 방법. 로마 시민에게는 하지도 않았음. 그래서 로마 시민권이 있었던 바울은 로마 대화재의 주범이라는 극악 죄인으로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십자가형까지는 아니고 참수형을 당했다.
  3. 화형 -- 이건 뭐.. 종교 재판소가 1순위이고, 로마 제국도.. 인간 횃불이라는 방법으로 행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동족 유대인이 행한 건 절대 아니므로 오답이다.
  4. 로마 제국 시절에 콜로세움에서 행해졌으니 이게 정답이고..
  5. 로마 제국은 몽둥이질 채찍질을 하고 잔인하게 처형을 했지만, 중세 종교 재판소만치 별 희한한 변태적인 고문까지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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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음 강의자의 내용 예고도 해 줬다~ 이상. ㅎㅎ

Posted by 사무엘

2019/11/07 08:31 2019/11/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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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흡연과 재떨이

오늘날은 옛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정도로 금연이 당연한 사회 풍조로 정착했다.
군대에서 보급 담배는 진작에 없어졌으며, 담뱃갑에는 끔찍한 사진과 함께 경고문이 반드시 일정 크기 이상으로 부착되는 게 의무가 됐다.

버스 정류장을 포함한 모든 공공장소와 대중교통 내부에서는 담배를 일체 피울 수 없다. TV 드라마 같은 데서 담배를 뻑뻑 피우는 모습을 내보내는 것조차도 금지됐으며, 부득이하게 흡연 동작이 포함된 영화 장면 따위를 인용할 때는 담배가 무슨 흉기이기라도 한 것처럼 모자이크 처리를 하게 됐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강하게 규제를 걸고 금기시해도.. "흡연은 폐암을 유발합니다", "당신이 지불한 담뱃값은 국회의원들 월급 주는 데 쓰입니다" 등의 온갖 기발한 문구로 경고를 해도..
그래도 담배를 피울 사람은 여전히 피운다.. =_=;; 수 년 전에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폭등했어도 담배 판매량과 매출은 이내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하니 말이다.

옛날에는 그런 풍조를 반영하여 승용차에도 앞쪽 대시보드의 아래엔 시거라이터 잭(...)과 재떨이가 있었으며, 좀 고급 승용차는 뒷좌석 도어의 안쪽에도 재떨이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에 반해 요즘 차는 뒷좌석 재떨이까지는 없다. 전국 지도(< 내비게이션)라든가 돌돌이 닭다리 창문 개폐 크랭크(< 파워윈도우)만큼이나 이제는 찾아볼 수 없어진 물건이다.

그래도 내 차를 살펴보니 시거라이터는 있다. 지금까지 동전통으로 사용했던 자그마한 통이 알고 보니 재떨이였구나..;; 물론 지금까지 이 통에는 담뱃재가 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옆에 하이패스 단말기를 연결해 두는 소켓은.. 자동차에만 존재하는 전자기기용 플러그이기라도 한가 모르겠다.

자, 비행기와 관계 없는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
이런 강력한 금연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여객기의 화장실 안에는 재떨이 비스무리한 물건이 2019년 현재까지도 의외로 여전히 남아 있다.
기내엔 흡연은커녕 액체 연료 라이터조차도 반입을 못 할 텐데, 그리고 기내 금연은 여객기의 내구연한보다 더 오래 전부터 시행되었을 텐데?
심지어 금연 표지판 바로 옆이나 밑에 재떨이가 버젓이 비치되어 있기도 하다. 왜 그런 걸까?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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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화장실에다 연기 감지기를 설치하고 제발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계도를 해도 말 안 듣고 담배를 몰래 피우는 사람이 수많은 탑승객들 중에 꼭 한둘씩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노선이면 그 긴 시간 동안 담배를 전혀 피울 수 없으니 괴로울 법도 하다. 비행기에 고속버스처럼 휴게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기어이 피울 거면 일말의 양심을 발휘해서 담뱃재와 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지 말고 여기에다가 버리기라도 하라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재떨이를 남겨 놓은 거라고 한다..;; 버릴 곳이 없어서 담배 꽁초가 휴지통을 포함한 아무 데나 떨어지면 최악의 경우 다른 쓰레기에 불이 붙어서 기내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재떨이는 기내에서 흡연이 가능하던 시절의 잔재 레거시가 아니며, 새로 만들어진 비행기도 반드시 갖춰야 하는 법적 의무 사항이다. 마치 자동차에 법적으로 방향지시등과 헤드라이트, 안전벨트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만큼이나 말이다. 흡연자들을 배려해서가 아니라 화재 예방을 위해서 갖다 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육해공 대중교통 중에서 그나마 흡연이 제일 자유로운 곳은 역시나 선박인 것 같다. 갑판이 있으니까..;;.

여담이지만, 극장에서 영화 본편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때 불이 켜지는 것도 '금연 비행기 내부의 재떨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존재하는 관행이다. 영화 제작자들이 엔딩 크레딧을 아무 이유 없이 만드는 게 아니고, 도의적으로 원칙적으로는 모든 관객들이 이것까지 다 진지하게 봐야 영화가 완전히 끝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을 켜건 말건 엔딩 크레딧이 나오기 시작하면 자리를 뜨고 나가는 관객이 적지 않으며, 이때 조명이 없으면 깜깜한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그런데 이러다 사람이 다치면 극장에 대한 고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빗거리를 없애기 위해 "조기 조명 ON"이라는 권장되지 않는 관행이 극장에 존재하게 되었다.

2. 비행기 이모지

유니코드에는 U+1F6EC Airplane Arriving이라는 이모지가 있는데..
본인은 이걸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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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비행기는 다들 아시다시피 착륙할 때도 이륙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수가 위를 향하고 있다. 뒷쪽이 앞쪽보다 먼저 착지한다.
이와 달리 저 그림처럼 기수가 아래를 향한 채로 하강하는 건 아무리 봐도 착륙이 아니라 추락하는 모습이다..;;;

일출 노을 풍경과 일몰 노을 풍경을 일반적으로 서로 구분할 수 없듯이.. (그림자 방향이나 지형 같은 단서가 없다면)
정지 사진만으로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을 구분하는 건 내가 알기로 불가능하다. 굳이 따지자면 이륙이 착륙보다 미세하게나마 더 고각이긴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모지에서는 그냥 편의상 기수의 방향과 랜딩기어의 수납 여부로 이륙과 착륙을 구분시켜 놓은 것 같다.

3. 우주 발사체와의 차이

고정익 비행기와 우주 발사체(인공위성? 로켓?)는 모두 지표면에서 끊임없이 수평 이동을 해야 고도가 유지되며, 속도가 너무 느려지면 추락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 둘은 당연한 말이지만 요구되는 속도의 수준과 추락 조건이 서로 완전히 다르다. 급이 다르고 차원이 다르다.
마치 육상 교통수단들이 고속으로 갈수록 더 가속하기가 어려워지는 건 공기 저항 때문일 뿐이지, 무슨 광속에 가까워지면서 상대성 이론에 따라 질량이 증가하기 때문은 전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비행기가 빠르게 이동하는 이유는 날개의 상하로 공기의 압력 차이를 만들고 이로부터 양력을 얻어야 뜰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연료를 연소시키기 위해서 공기 중의 산소가 필요하지만, 비행기는 엔진을 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뜨는 것 자체를 위해서도 공기라는 유체가 필요하다. 이걸 유지할 만한 속도를 못 내어 비행기가 양력을 잃고 조종성까지 상실하는 것을 실속(stall)에 빠졌다고 말한다.

한여름에 날씨가 너무 더워지면 공기가 부피가 커지고 밀도가 낮아지는데, 이러면 비행기도 뜨기가 어려워져서 활주거리가 길어진다. 그래서 작은 공항에서는 폭설도 아니고 폭염 때문에 큰 비행기가 뜨지 못해서 결항될 수 있다. (이륙 활주 공간 부족)
또한, 이륙 후에도 공중에서 공기가 갑자기 희박해지는 곳을 지나면 비행기가 고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아래로 주저앉게 된다. 이건 폭염으로 인한 레일의 팽창 때문에 고속철이 서행 운행하는 것만큼이나 비행의 악재로 작용한다.

이런 비행기와 달리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발사체는 공기와 전혀 무관하게 움직인다. 실속이고 상승 기류고 난류고 나발이고 없다. 애초에 공기를 받는 날개가 있지도 않으며, 로켓은 양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추력만으로 날아간다. 비행기의 제트 엔진과 달리, 로켓은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연료와 함께 산화제를 자체적으로 내장하고 있다.

그리고 로켓은 그야말로 공기와의 마찰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그나마 돌파해 봤다는 지구 적도 표면의 자전 속도보다도 10배 이상 빠르게 이동한다.
지표면으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속도보다 수평 이동하는 속도가 커야 지구를 향해 "한없이 추락"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우주 발사체가 추락하지 않고, 그리고 연료도 거의 쓰지 않으면서 비행(?)하는 비결이다.

달로 가는 로켓이라고 해서 무슨 위를 바라보고 달을 향해서 한없이 쭉쭉 올라가는 게 아니다. 우주로 나가는 모든 로켓들은 단별로 가동 시간이 보통 겨우 몇 분, 길어야 10분을 채 넘기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그 많은 연료를 몽땅 소모하면서 수직으로는 겨우 수십~수백 km 위로만 올라가며, 발사체가 지상의 시야에서 사라질 즈음에는 기수를 기울여서 수평으로 필사적으로 가속한다. 지구 궤도를 도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로켓의 목적인 것이다.

쉽게 말해 비행기는 한국에서 미국까지 날아가는 10몇 시간 내내 엔진이 켜져 있다. 그러나 로켓 내지 우주 발사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 달로 갈 때는 지구를 도는 타원 궤도의 이심률을 키우고 달 궤도로 끌려가기 위해서 또 가속을 하지만, 그 가속 시간 역시 단 몇 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며칠 동안 날아가는 건 전부 관성 무동력으로 행해진다.
비행기와 로켓이 서로 얼마나 다른 존재인지를 알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9/11/01 19:34 2019/11/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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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석유(휘발유, 등유, 경유..)가 아니고 전기도 아니고 뭔가 석유에 준하는 연료인 '가스'에 대해서 그 특성과 기술적인 디테일을 지금까지 잘 모르고 지냈다.
가스라는 건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한 물질이며, 종류별로 끓는점에도 차이가 있다. 끓는점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공기업에도 가스 공사와 석유 공사가 괜히 분리돼 있는 게 아니다. 채굴하고 다루고 사업을 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영어에서 egg가 계란도 되고 더 보편적인 알도 되듯(저그 럴커 에그..), gas는 보편적인 기체라는 뜻이 있는 한편으로 특별히 가연성 기체 연료 가스라는 뜻도 있고, 심지어 미국 한정으로는 가솔린 휘발유의 준말 역할까지 한다(gas station). 물론, 석유는 상온에서 액체인 반면(끓는점이 수십~수백 도), 가스는 끓는점이 얼마이건 상온과 지표면 대기압 하에서 말 그대로 기체라는 점은 공통이다(끓는점이 -수십 도).

알코올이 에탄올과 메탄올 두 종류로 나뉘는 것처럼, 연료--가열과 동력원 모두--로 쓰이는 가스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천연 가스인 LNG, 또는 석유 가스인 LPG. 두 이니셜에서 L은 모두 액화했다는 뜻이다.
LPG는 석유의 범주에 드는 추출물 중에서 그나마 분자량이 작고 제일 낮은 온도에서 기화· 증류되어 나오는 놈인 반면, LNG는 그보다 더 가볍고 석유의 범주를 벗어나는 물질이라는 차이가 있다. 다들 탄화수소 계열의 화합물인 건 동일하지만 말이다.

LNG의 주성분은 흔히 메탄 가스라고 불리는 메테인이며, LPG의 주성분은 프로페인(프로판..)과 뷰테인(부탄)이다. 하지만 뷰테인 같은 물질은 천연 가스와 같이 섞여서 추출되기도 하고 석유 원유에 녹아 있기도 하다. 그러니 출처의 경계가 모호한 구석이 있다.

석유는 장구한 시간 동안 화석화와 탄화까지 거친 뒤에야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메테인 정도는 식물 유기물이 잔뜩 부패할 때도 간단하게 생성된다. 괜히 '천연' 가스라고 불리는 게 아니며, 매장량도 석유보다 훨씬 더, 석탄 급으로 매우 풍부하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 동해에서 많이 채굴되고 있는 것 역시 이것이다.

사실, 천연 가스는 애초에 유전 근처에서도 많이 채굴된다. 하지만 천연 가스를 따로 수집하고 내보내는 전문적인 시설이 없다면, 얘는 아깝지만 불태워서 없애 버리곤 한다. 가만히 놔두면 불시에 화재· 폭발 사고를 일으켜서 유전을 통째로 날려먹는 골칫거리 지뢰가 되기 때문이다.

LNG와 LPG 중 더 작고 단순한 설비로 인간이 당장 활용하기 더 용이한 것은 LPG이다. LPG가 좀 더 묵직한지라, 액화시켜서 작은 부피로 저장하고 수송하기 더 쉽기 때문이다.
LPG는 공기보다 무겁지만 LNG는 공기보다 가볍다. 그래서인지 단위 분자량당 열량도 LPG가 조금 더 크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가스레인지에서 사용하는 가스가 LPG였다. 얘는 무겁고 두꺼운 금속으로 만들어진 길쭉한 '가스통'의 형태로 배달하곤 했다. 본인은 어린 시절에 살던 집에서 가스 배달(?)이 오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석유를 담는 통이 제리캔이나 드럼통이라면 가스는 저런 통에다가 담았던 셈이다.
또한 휴대용 가스레인지에서 쓰이는 일명 '부탄 가스', 그리고 라이터에 들어있는 액체 연료도 다 LPG 계열의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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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요즘은 집집마다 가스통을 교환하던 번거로운 관행이 진작에 사라졌으며, 수도관이나 송유관처럼 가스관을 통해 가스 레인지나 가스 보일러에 가스가 손쉽게 공급되고 있다. 이건 도시 차원에서 '도시 가스'라는 명목으로 각 가정에 천연 가스를 연료로 공급하는 인프라가 구축된 덕분에 가능해진 일이다.

생각해 보면 이건 매우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긴, LPG는 가스 레인지에 쓰이고 난방용으로는 안 쓰였던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연탄 아니면 등유 기름 보일러를 썼겠지?
국내에서는 제주도만이 2019년까지 도시가스 인프라가 없어서 LPG 가스통과 기름 보일러가 여전히 현역인 최후의 보루이다가.. 2020년에야 드디어 도시가스가 개통했다고 한다.

물론 집집마다 가스관을 구축하고 연결하는 초기 비용은 분명 만만찮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일단 이뤄지고 나면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 가스 대신, 더 풍부한 천연 가스를 굳이 힘들게 '액화'시키거나 압축할 필요 없이 기체 상태 그대로 손쉽게 공급할 수 있다.
천연 가스는 LPG 가스통 수준의 용기에 담기에는 효율과 경제성이 매우 떨어지며, 가스관이 저렇게 구축됐다면 그 관으로 굳이 석유 가스를 공급할 필요가 없다. 이는 전기 교통수단으로 치면 배터리 대신 전차선이 쫙 깔리는 것과 같다.

또한, 천연 가스가 약간이나마 더 안전한 것은 덤으로 얻는 장점이다. 얘는 누출돼도 공기보다 가벼워서 하늘로 싹 올라가 버리는 반면, 석유 가스는 누출되면 지면에 내려앉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이고 쌓여 있다가 불꽃을 만나면 한꺼번에 펑 폭발해서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다. 연탄이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있다면 LPG는 이런 식의 누출과 폭발 위험이 있다.

이렇듯, 천연 가스는 액화시켜서 많은 양을 한데 저장하고 수송하는 기술이 개발된 뒤에야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1) 파이프를 통해 있는 상태 그대로 공급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 정도 시설까지 구축할 여력이 안 된다면 (2) 온도를 -160도 가까이 낮춰서 액화시킨 LNG 형태로 수송한다(부피 1/600 감소).

선박만 해도 LNG선은 유조선보다 만들기 훨씬 더 까다롭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탄소가 붙은 천연 가스가 이 정도인데, 하물며 압축이나 액화가 더 어려운 쌩 수소는 연료로서의 실용화가 얼마나 더 난감할지가 같이 상상이 될 것이다. 그을음 없고 해양 오염 걱정도 없는(유조선의 기름 유출 사고..) 깨끗한 에너지원을 개척하는 일은 어떤 형태로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유전에서 아까운 천연 가스를 그냥 불태워 없애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것이다.

위의 (1), (2)보다 소규모 설비로 천연 가스를 꽉꽉 쑤셔넣는 방법은 저온 대신 고압을 미는 것이다. 일명 (3) 압축 천연 가스.. CNG이다. 이건 같은 부피의 탱크에 저장 가능한 가스의 양이 LNG의 1/3 남짓밖에 안 되지만(부피 1/200 감소) 천연 가스를 기술의 힘으로 기존 석유 가스처럼 활용 가능하게 하는 나름 합리적인 tradeoff이다. 얘는 짐작하다시피 교통수단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럼 이제 가스로 다니는 차량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자.
가정용 연료에 LPG가 먼저 쓰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차량용 연료도 LPG가 먼저 쓰였다. LPG 차는 토크가 딸리는지 가속력이 약간 부족한 것 외에는 휘발유 차와 기술적으로는 그다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석유 연료를 통한 세수 확보 문제 때문에, LPG 승용차는 택시나 렌터카 같은 영업용 차량 형태로만 허용되었다. 자가용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만이 아무 제약 없이 소유 가능했다. 일반인은 경차, 7인승 이상의 큰 차, 아니면 5년 이상 차령의 중고차라는 괴상한 형태로만 LPG 차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점점 제약이 완화돼서 올해 4월부터는 일반인도 자유롭게 LPG 차를 굴릴 수 있게 됐다. 자가용 굴리는 서민들에게 석유 차만 강요해서 유류세를 걷는 것보다, 친환경 차를 타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나랏님이 판단한 모양이다. 안 그래도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이만저만 고달픈 게 아니니 말이다.

참고로 다마스와 라보는 같은 경차 승용차들처럼 연료가 휘발유일까, 아니면 여느 승합차와 트럭처럼 경유일까 문득 궁금했는데.. 어느 것도 아닌 LPG 전용이라고 한다. 휘발유는 돈 한 푼이 궁해서 생계형 경차 상용차를 뽑은 서민에게 어울릴 것 같지 않고, 디젤 엔진은 그 작은 차체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 결국은 이도 저도 아닌 제3의 선택을 한 셈이다.

LPG 차량은 처음부터 제조사에 의해 LPG 전용으로 나온 것, 아니면 휘발유 차량이 개조되어 휘발유/LPG 겸용이 된 것 이렇게 두 계열로 나뉜다. 겸용의 경우 오지에서 가스 충전소를 못 찾으면 아쉬운 대로 휘발유로 달릴 수 있으니 좋긴 하지만.. 마치 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평소에 차가 더 무거워지고, 가스통 때문에 트렁크의 용량이 줄어든다는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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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가스는 디젤이나 하이브리드처럼 평소에 차를 엄청 많이 굴리는 운전자가 연료비 절감을 위해 고려하는 여러 카드들 중 하나인 것 같다. 초창기의 LPG 엔진은 마치 디젤처럼 추운 겨울에 시동이 잘 안 걸리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것은 LPI라는 직분사 기술이 개발되면서 그럭저럭 해결된 모양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천연 가스 차량이다. LPG 차량은 있어도 LNG 차량은 없다. 천연 가스는 자동차 수준 크기의 설비에서 액화해서 굴릴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CNG 형태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CNG 엔진과 LPG 엔진은 서로 호환되지 않으며, 충전소도 서로 다르다. 동일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같이 팔듯이 동일한 가스 충전소에서 석유 가스와 천연 가스를 같이 제공하는 건 가능하지 않다.

CNG 엔진은 LPG 엔진과는 차원이 다른 신기술로 여겨지며, 국내에서는 시내버스의 형태로 먼저 등장했다. 마치 전국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단기간에 쫙 깔린 것처럼, 우리나라는 전국의 시내버스들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단기간에 CNG 기반으로 싹 물갈이 됐다.
이건 도시의 대기 오염을 완화하는 데 실제로 매우 큰 기여를 했다. 엔진이 달린 버스 뒷면에서 시커먼 그을음을 볼 일이 없어진 것이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버스 말고 소형차 승용차가 처음부터 CNG 형태로 만들어진 건 현재로서는 없다. 안 그래도 LPG 충전소도 부족해서 난리인데 CNG는 뭐.. 버스에서도 CNG가 시내버스 수준에서만 머물고 시외· 고속버스 버전이 없는 이유는 엔진 출력 문제라기보다는.. 충전소 문제, 항속 거리 문제, 그리고 커다란 가스통으로 인한 짐칸 공간 감소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 CNG 차량이 늘어난다면 천연 가스 충전소는 오히려 건물의 기존 도시가스 인프라를 이용해서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기존 승용차를 CNG 겸용으로 개조하는 건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게다가 이건 진작부터 LPG 같은 일반인 접근성 제약이 없고 누구나 개조 가능했다! 같은 가스차여도 LPG와 CNG는 이렇게 법적· 기술적 계보가 달랐던 셈이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으니 CNG 승용차는 그냥 아는 사람만 사용하는 전유물이 돼 왔다.

CNG도 몇 년만 굴리면 개조 비용을 회수하고도 남을 정도로 연료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절약된다고 한다. 다만, CNG는 충전소가 더 부족한데 항속 거리는 LPG보다 더 짧은 것이 분명 큰 단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잘 생각해 보고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등 자동차의 에너지원은 더욱 다양해지고, 시대의 변화에 맞게 관련 법이나 규제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가스 엔진은 석유 가스건 천연 가스건 압축 착화가 아니라 휘발유 엔진처럼 점화 플러그가 쓰인다고 한다. 얘는 아무래도 경유보다는 근처의 휘발유와 성격이 비슷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걸로 디젤의 전담 영역인 커다란 버스까지 굴린다니 대단한 노릇이다.

여담으로..

  • 천연 가스를 수송하는 LNG선에는 원양어선의 생선 냉동 기능을 아득히 초월하는 초강력 초저온 냉동 기능이 필요하며, 천연 가스 기반 엔진도 덩달아 존재한다. 수송하던 LNG가 온도 관리가 안 되어 조금씩 기화해서 부피가 커져 버리고 팽창을 감당을 못 하게 되면, 그걸 엔진으로 보내서 배를 움직이기 위한 연료로라도 써먹게 해야 덜 아깝기 때문이다.
  • 석유는 저런 가스들과 달리 상온에서 액체이지만, 그래도 이런 일반적인 특성과 별개로 '유증기'라는 게 있기 때문에 여전히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물이 일반적인 기압에서는 100도에서야 끓지만 그래도 일정량은 상온에서도 수증기 형태로 존재해서 공기 중의 습기를 형성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 그리고 가스를 보충하는 건 주유라고 안 하고 충전(??)이라는 용어가 정착해 있다. 교통카드의 돈도 충전하고 가스도 충전하고... 이때는 한자가 電(전기)이나 錢(돈)이 아니라 塡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10/24 08:33 2019/10/2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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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교통수단

1. 기술 디테일

자동차가 자그마한 승용차 급이다가 대형 버스나 트럭 내지 그 이상으로 커지면 내부 구조가 다음과 같이 바뀐다.

(1) 엔진
휘발유 기반이다가 디젤로 바뀐다.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보다 더 복잡하고 무겁고 비싸지만 저속 토크가 더 강하며, 실린더의 개당 부피에 제약이 없어서 엔진의 대형화에 근본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가령, 4기통만으로 4000cc에 달하는 엔진은 디젤로는 구현 가능하지만 휘발유로는 가능하지 않다. 이런 차이는 양 엔진의 점화 방식의 차이 때문에 존재한다(점화 플러그 vs 압축 착화).

물론 디젤 엔진 정도야 대형차 전용인 건 아니며 소형 승용차에도 쓰인다. 하지만 반대로 휘발유 엔진이 대형차에서 쓰이는 일은 없다. 휘발유 엔진의 GDI와 디젤 엔진의 CRDI는 둘 다 direct injection으로 끝나는데 각각 자기 분야에서 무엇을 크게 개선한 기술인지 궁금해진다.

참고로, 자동차 말고 타 교통수단들도 작은 놈은 자동차 같은 왕복 피스톤 엔진을 사용한다. 그러다가 덩치가 더 커지면 철도 차량은 아예 전기 모터로 갈아타고 비행기는 제트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2) 브레이크
승용차 수준에서는 방열 성능과 정비성이 더 뛰어나고 제동력 조절도 용이한 디스크 방식이 앞뒤 바퀴에 모두 쓰인다. 그러나 대형차로 가면 닥치고 제동력이 더 좋은 드럼 방식이 적어도 뒷바퀴에는 여전히 지존이다. 다만, 대형차 말고 아예 경차도 원가 절감을 위해 드럼 브레이크가 쓰이곤 한다.

그리고 승용차와 소형 트럭에서는 제동력을 전하는 매체가 브레이크액이라는 액체인 반면, 중형급 버스나 트럭(4~5t쯤?)부터는 역시나 성능이 좋다는 이유로 압축 공기가 쓰인다. 대형차에서 걸핏하면 '축~ 취익~' 방귀 소리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브레이크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 자주 많이 밟으면 엔진만큼이나 과열될 수 있다. 브레이크액이 끓을 정도가 돼서 페달을 밟아도 쑤욱 들어가기만 하고 제동이 전혀 안 걸리는 것은 vapor lock 현상이다. 그리고 브레이크 패드가 달궈져서 제동력이 떨어지는 건 fade 현상인데, 디스크보다는 드럼 방식이 더 취약하다.
대형차는 브레이크액 방식이 아니니 vapor lock 현상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fade 현상과 아예 공기압의 고갈을 조심해야 한다. 계기판에 브레이크 공기압 게이지가 달려 있다.

(3) 변속기
승용차급에서는 자동 변속기가 대세가 된 반면, 대형 상용차(트럭, 버스)에서는 차량 가격과 성능, 연비 같은 효율 문제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수동 변속기가 주류이다.
그리고 100~400마력짜리 자동차 레벨에서 수동 변속기라면 그냥 톱니바퀴만으로 감당 가능하다. 철도 차량도 짤막한 디젤 동차는 이런 식으로 동력을 변환한다.

그러나 수천 마력의 출력으로 여러 객차를 끄는 기관차에서 기어만으로 동력 변환을 하려면 변속기가 너무 커지고 복잡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은 약간 떨어지지만 동력을 간접적으로 전해서 변환하는 유체 변속기 내지 토크 컨버터가 쓰이며, 자동차에서도 자동 변속기는 이 방식을 쓴다.

아울러, 전기도 교류는 같은 전력에서 전압-전류 출력 변환이 용이하니, 대형 디젤 기관차는 변속기 오일 대신 전기를 중간 매체로 사용해서 디젤 전기 기관차 형태인 게 보통이다.

사실은 철도 차량까지 갈 것 없이 버스 중에도 저상 버스는 커다란 물리적인 기어박스를 원하는 형태로 밑에 장착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인해, 불가피하게 자동 변속기가 장착되어 왔다. 허나 최근에는 그런 기술적인 한계가 극복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저상 버스에도 수동 변속기가 널리 보급되면 기사가 운전하기는 더 힘들지만, 버스 회사의 입장에서는 구입 단가가 저렴해질 수 있겠다.

(4) 서스펜션
세상의 자동차들은 바퀴와 차체가 곧이곧대로 딱딱하게 붙어 있는 게 아니다. 한쪽으로 충격을 받으면 그걸 흡수하여 반대편으로 들썩거린다. 마치 초고층 빌딩이 바람을 맞으면 미세하게나마 흔들리게 설계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 같다.

육상 교통수단에는 이걸 담당하는 서스펜션 내지 현가장치라는 게 있어야 좋은 승차감이 보장될 수 있다. 자동차가 아닌 마차 시절에도 초보적인 형태의 현가장치는 고안되어 쓰여 왔다.
철도는 길이 워낙 곧고 부드러우니 차량에 이런 게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만, 그래도 거기에도 간략하게나마 자동차와는 다른 형태의 현가장치가 있다. (철도 차량에는 차동 기어는 없음. 커브를 돌 때 좌우 바퀴의 회전수를 달리하여 동력을 전하는 장치)

승용차의 바퀴 주변을 보면 지면과 수직으로 코일 내지 스프링이 둘러진 막대기가 보이는데, 그게 서스펜션이다. 더 세부적인 방식으로는 multi-link 방식, rigid axle 방식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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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면, 대형 트럭의 뒷바퀴를 보면 통상적인 스프링이 아니라 무슨 활 모양의 휘어진 작대기가 지면과 수평으로 여러 겹 둘러진 게 보인다. 요것은 대형차에서 주로 쓰이는 판(leaf) 스프링 서스펜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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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스프링 서스펜션은 코일 스프링보다 승차감이 별로이지만, 그래도 역시나 저렴하고 강한 충격과 하중에도 안 부러지고 버티기 때문에 천상 대형차용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정비를 제대로 안 하다가 판 스프링 중 일부가 주행 중에 부러져서 떨어지고, 그걸 뒷차가 밟는 바람에 휙 튕겨 날아가서 주변의 차들에게 사고를 유발하는 민폐를 종종 끼치곤 한다.

특히 지난 2018년 1월, 중부 고속도로 이천시 구간에서는 달리던 승용차의 앞으로 웬 철판이 날아들어 신혼 부부 신랑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고가 났는데.. '죽음의 철판'이라고 불린 그 물체도 바로 불상의 화물차에서 부러지고 떨어져 나간 판 스프링 조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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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밟아서 반대편 차로로 튕긴 주범은 어느 관광버스였다. 경찰에서 두 달이 넘게 빡세게 CCTV를 판독하고 조사한 끝에 기어이 찾아냈다. 하지만 깜깜한 밤에 길쭉한 철판 조각이 떨어진 것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 버스 기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철판을 떨어뜨린 차량은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2. 특수한 대형 자동차

세상에는 엔진이 달렸고 바퀴가 굴러가지만,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일반 도로에서 주행할 수 없는 자동차가 있다. 이런 차들은 특수한 구역 내부만 주행할 수 있으며, 통상적인 등록 절차를 거친 '바사아자'(자가용일 리는 없을 테니) 번호판이 달려 있지도 않다.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없는 이유는 대체로 길이나 폭 같은 크기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의 주차장 셔틀버스가 좋은 예이고, 더 일반적으로는 공항 계류장에서 이런 특수한 자동차들이 여럿 볼 수 있다. 비행기를 활주로까지 밀고 당겨 주는 토잉카라든가, 탑승교가 없는 공항에서 승객을 비행기까지 단거리 수송하는 일명 램프 버스/에이프런 버스 말이다.

전자의 경우, 보잉 747급의 대형 여객기를 옮겨 주는 물건은 공사장이나 탄광에서 쓰이는 어지간한 중장비· 건설 기계보다도 출력이 훨씬 더 높다. (거의 1000마력 근처) 토잉카는 바퀴의 공전 현상 없이(= 충분한 접지력) 비행기를 견인하기 위해 자기 자신부터 엄청나게 무겁게 만들어지며, 엔진도 그에 상응하는 출력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램프 버스는 어차피 경사가 전혀 없는 공항 계류장만 다닐 테니 기존 시내버스보다도 바닥이 극도로 낮다. 폭과 길이는 도로교통법에서 규정된 한계를 씹어먹을 정도로 더 크지만(비행기 승객을 한번에 모두 태우기 위해서) 좌석은 아예 전혀 없다. 도시형 입석 시내버스보다 더 단거리 가축 수송에 최적화돼 있는 셈이다.

얘들은 차량 크기뿐만 아니라 배기가스 규제 쪽도 통상적인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오래된 연식의 차량도 계속 굴러다닌다고 한다. 글쎄, 아예 전기차로 바꿔 버려도 될 것 같다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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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국내의 경우 원주 공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터미널과 활주로가 1.7km 가까이 멀리 떨어져 있으며, 중간에 일반 차도를 지나야만 두 장소를 왕래할 수 있다. 그래서 램프 버스도 일반 자동차들과 동일한 번호판에 동일한 체격인 일반 버스이다. 뭐, 저기는 국제 공항도 아니고 제주도 행 대한 항공 여객기가 하루 한 편 다닐까 말까인 군소 공항이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기면 된다.

공항을 벗어나서 여객이 아닌 화물· 중장비· 건설 기계 분야로 가면 역시나 엄청나게 크고 아름다운 특수 차량을 볼 수 있다.
Mack Titan처럼 road train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트레일러는 그래도 그 나라의 도로교통법에 맞게 설계되었고 일반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이다. 그것 말고.. 광산에서 쓰이는 트럭 중에는 통상적인 길이· 높이· 폭과 축중량 한계를 몽땅 무시한 괴물이 있다. Terex Titan, Komatsu 930E, CAT 797F 이런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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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은 공장에서 생산되고 나서 광산 현장으로 이동은 어떻게 했겠는지 궁금하다.
하긴, 가끔은 여러 개의 차선을 점유하는 초대형 화물--로켓 부품 같은?--을 일반 도로에서 트레일러로 불가피하게 수송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는 미리 허가를 받은 뒤에 앞뒤로 에스코트 하는 차량을 두고 옛날 적기 조례가 적용되었던 것처럼 진짜 살금살금 조심조심 움직여야 한다. 이런 짓은 주변에 끼치는 민폐가 크기 때문에 한밤중에 몰래 하는 편이다.

3. 쌍동체 비행기

지금까지 글이 대부분 초대형 특수 자동차 위주로 진행됐는데, 초대형 특수 비행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글을 맺도록 하겠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는 An-225 내지 에어버스 A380이 1위를 다투고 있다. 비행정까지 포함하면 옛날의 휴스 H-4 허큘리스가 명목상 최대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마치 아이스크림 쌍쌍바처럼 꼬리날개를 포함한 동체가 둘로 구성된.. '쌍동체' 비행기가 있었다. 뭐 그때는 쌍동체라고 해 봤자 기체 전체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복엽기만큼이나 당대의 제한된 기술만으로 비행기의 성능과 수송력을 끌어올리려던 여러 시도 중 하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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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상 과학 소설에서는 보잉 747 같은 대형 여객기가 2개 내지 3개의 동체로 편성돼서 한번에 무슨 타이타닉처럼 1000~2000명씩 타는 게 묘사된 걸 본인은 읽은 기억이 있다. 무슨 열차도 아니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얼추 비슷하게 현실이 된 게 있다.
Stratolaunch라는 회사에서 로켓을 완전 지상이 아닌 공중에서 저렴하게 발사하기 위해, 로켓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특수 쌍동체 비행기를 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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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폭이 117m에 달한다고 한다. 기체 대비 저 깨알같은 사람의 크기를 비교해 보시라..;;
얘도 통상적인 규격 하에서 만들어진 공항 활주로에서 이착륙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휴스 H-4 허큘리스를 제치고 전세계에서 폭 하나는 제일 큰 비행기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폭만 무식하게 크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가녀리게 생긴 저 비행기에서 로켓 발사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엔 이런 식으로 특이하게 거대하게 생긴 특수 목적 교통수단이 분야별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선박이야 원래부터 워낙 거대한 놈 천지이며, 뭔가 외형이 크게 특이하게 바뀌면서 덩치가 커지는 게 없으니 논외로 하자.

Posted by 사무엘

2019/10/06 08:33 2019/10/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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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보다 더 악한 것

내가 나이가 들면서, 특히 20대 나이에서 30대가 되면서 생각의 패러다임이 바뀐 게 뭐냐 하면..
이 세상이 탐욕스러운 신자유주의(자), 자본가, 거대 다국적기업, 재벌에 의해 조종되고 이놈들 때문에 세상이 요 모양 요 꼴 됐다고 생각하던 게 달라진 것이다.

성경적으로도 내가 믿는 전천년주의 세대주의라는 게.. 인간의 힘으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뤄서 예수님 재림을 앞당기기는... 개뿔. 세상은 갈수록 타락하고 배도하고 망가지고 교회조차도 그렇게 다 망가질 거라고 인간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본다. 하나님의 모든 경륜은 심판으로 끝나 왔다고 말이다.

물론 그건 크게는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심상에다가 인간적인 감정이 가미되니.. 나 역시 무슨 막장 시한부 종말론까지는 아니어도 세상관이 필요 이상으로 염세 회의주의적으로 가긴 했다. 이에 대한 반감 때문에 세대주의에 대해서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편견이 만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생각이 큰 줄기가 아닌 작은 가지 수준에서 조금 바뀌었다.
그 기업가들보다 더 부패했고, 그 기업가 같은 돈과 권력을 얻었으면 비리를 훨씬 더 저질렀을 놈들이 넘쳐난다.
그런 기업들이 생기기 전, 현대와 같은 의· 약학 체계가 등장하기 전, 근대화· 산업화가 이뤄지기 전의 세상이 그렇게 깨끗하고 해피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게 됐다.

탐욕스럽고 부패한 기업보다는.. 기업만 나쁜놈으로 몰아가고 나눔 분배 복지 외치면서 정작 자기는 자본주의 잘 이용해서 떼부자 돼 있고, 그러면서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자기 돈"으로 적선 기부 기증 따위는 한 푼도 한 적 없는 위선자들이 훨씬 더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100배 1000배 그 이상.. 비교도 할 수 없이 더 사악하고 나쁜놈이라는 것을 절실히 실감하게 됐다. 특히 정치 분야에 있는 놈들 말이다.

비대하고 부패한 기업보다 훨씬 더 나쁜 건 비대하고 부패한 정부라는 것을 절감한다.
기업이야 당연히 자선단체가 아니고 무슨 "믿습니다" 신앙을 실천하는 종교 단체도 아니고, 그저 이윤 추구가 최우선 순위인 조직일 뿐이다. 다 착하기만 한 게 아닐 테고, 다 해먹는데 자기만 안 해먹으면 바보 되고 아무도 안 알아주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지저분한 선택을 할 때도 있다.

허나, 우리나라는 현재 정체성과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절대악과 필요악을 교란시키는 놈뿐만 아니라 작은 악과 큰 악을 교란시키는 놈과도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음이 명백하다.

2. 낙수효과

"부자가 훨씬 더 부자가 될 수 있어야 가난하던 사람도 중산층이 될 수 있다."
일명 낙수효과인데.. 이건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엄연한 팩트이다.

나 역시 금수저나 부자 출신 따위는 전혀 아니며 딱히 부자들 편을 들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내 양심과 지능으로는 저 말을 반박할 수 없으며 다른 대안을 내놓을 수도 없다. 저 길이 아니면 그냥 다같이 거지 되고 조선시대나 석기시대로 돌아가는 것밖에 없다.

물론 인간의 경제라는 건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젠가 게임을 진행하는 것 같은 위험한 면모가 있다. 무작정 시장에다가만 맡기고 가만히 놔두면 치킨 게임 무질서 막장으로 동반 타락할 수 있다.
그러니 겉으로 대놓고 사기 치는 것, 법을 지키는 착한놈만 바보 멍청이가 되는 꼴은 세상 정부가 개입해서 강제로 막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재물만이 다가 아니라고 인간의 위험한 사리사욕에 제동을 거는 건 '종교'가 해야 할 일이다. 후자는 전자와 달리 세상 정부나 정치인들이 꼰대질 오지랖 부리면서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낙수효과에 대해 얘기하면 택도 없는 소리라고, 우리나라의 악독한 재벌이 어떻고 대기업이 어떻고 하면서 발끈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그런 부류들이 한편으로는
"북괴 정부를 도와주고 지원해 줘야 되고, 군인들부터 배불리 먹여 줘야... 일반 민간인 주민들한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 이런 말을 태연히 해 댄다.

기업의 낙수효과보다 100배 1000배는 더 황당하고 말이 안 되는 이상한 낙수효과 궤변을 늘어놓는 종북 빨갱이 하수인들은 어떻게 처치해야 좋을까? 생각 같아서는 진짜 오함마로 뚝배기를 깨 버리고 싶다.

3. 일본

일본은 1592년, 조선을 침략했을 때는 조총이라고 불리던 머스킷으로 조선군을 쳐발랐다.
그리고 그로부터 거의 300년 뒤에는 훨씬 더 발전된 자동화기인 기관총을 들고 와서 동학 농민군을 일방적으로 학살했다. 이웃 나라가 저렇게 하는 동안 조선의 군사 국방은 300년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뭔가 바뀌고 발전한 게 있었는가?

1964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서 일본에서는 시속 200km 이상으로 상시 운행하는 고속철 신칸센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그것도 '자체 기술'로 개발해서 말이다.
참고로 1960년대 초면 한국에선 서대동부만 찍는 최고속 우등열차 재건호(since 1962)가 서울-부산 소요 시간이 아직 6시간대였다. 이제 막 순간 최대 시속 100을 넘었으며, 1930년대 중반에 일제의 아카츠키 호가 무려 증기 기관차로 달성했던 소요 시간을 디젤 기관차로 이제야 따라잡았네 마네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거의 반세기 뒤, 도쿄 올림픽 시즌 2를 앞두고 일본에서는 시속 500을 찍는 자기부상열차를 개발· 건설하고 있다(츄오 신칸센).
물론 이건 올림픽에 맞춰서 개통은 절대 못 하고 2030년대는 돼야 볼 수 있을 물건이다. 하지만 저건 계획대로 개통된다면 세계 최초의 도시 간 장거리 초고속 자기부상열차가 될 예정이다.

두 가지 예만 들었지만 일본은 뭔가 "발전"을 한다는 저력이 느껴진다.
뭐, 우리나라도 바퀴식 고속철이 시속 400 돌파 시험 주행까지는 성공했지만, 기술적으로 일본의 도움 없이 가능한 것일까..?
이래서 경제와 기술에서 극일을 달성한 현대, 삼성 같은 기업들이야말로 정말 진심으로 진정한 애국자인 것이다.
맨날 조선 피해자 코스프레 반일 선동이나 하는 골빈 선동꾼 빨갱이들 말고!

4. 미국

(1) 이 반도의 한국이라는 나라는 민족으로 따진 역사는 4천이니 5천 년이니 할지 모르지만, 국가· 헌정 체제는 20세기 이래로 상전벽해 급으로 널뛰기를 반복하며 격변했다. 조선에서 대한제국, 일제 식민지 조선, 대한민국 1~6공화국.. 국가 건국은 겨우 70년 남짓이요, 지금과 동일한 헌정 체제가 정립된 지는 인제 30년 남짓 됐다.

그러나 천조국은 1700년대 말 조선 정조 무렵에 신대륙에 한번 건국된 이래로 처음부터 공화정이었으며, 쿠데타 한 번 없었고 그때의 대통령제가 지금까지 정말 곧이곧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나라가 얼마나 안정적이었으면 20세기에 각종 세계 대전과 대공황을 겪으면서도 달러의 화폐 개혁 이력 또한 전무했다!

(2) 반도에서는 현충일 때 맨날 이 좁은 땅덩어리를 북괴의 침략으로부터 지킨 호국영령을 기리고, 아니면 기껏해야 일제 독립운동가들만 기린다. 삼면이 바다인데도 육군이 비대하다.
그러나 천조국은 재향군인의 날 때 1, 2차 세계 대전 참전용사, 한국전 참전용사, 베트남전 이라크전 참전용사 분야별로..
자국의 안보는 애초에 걱정할 필요도 없고 남의 나라들을 공산주의나 추축국 등 악의 진영으로부터 지킨 영웅들을 기린다.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 섬 나라가 전혀 아닌데도 해군과 해병대가 발달해 있다.

(3) 반도는 1945년 해방 당시에 전국에 등록된 자동차 수가 남북한 지역을 통틀어 딱 8천여 대였다. 경성 시내조차도 도로가 포장되어 있지 않고 신호등 따위 없었다. 아무 시설도 없었기 때문에 그 이듬해에 미군정이 자동차 통행 방향을 좌에서 우로 곧장 변경할 수 있을 정도였다. 마이카 시대는 1980년대는 돼서야 시작됐다.
그러나 천조국은 1920년대에 이미 마이카 시대가 시작됐고 뉴욕엔 고층 마천루들이 즐비했다. 1930년대엔 대공황 때문에 좀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1940년대의 LA의 길거리와 자동차가 이미 반도의 1970년대 서울 중심부와 대등할 지경이었다.

(4) 반도는 1969년 여름에 서울-인천간 몇십 km 남짓한 경인 고속도로를 전구간 개통했다. 이게 반도 최초의 고속도로이다.
그러나 천조국은 192, 30년대에 이미 경부 고속도로보다도 더 긴 freeway들이 대륙 전역에 거미줄처럼 깔렸으니.. 너무 많아서 처음부터 이름 따위 없이 번호를 붙였다.

그리고 반도에서 고속도로 하나 겨우 만들어 냈던 1969년 여름에, 천조국에서는 아예 인간을 달에다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그 당시 반도에서 경인 고속도로의 개통 소식은 완전히 묻혀 버렸다.

아 물론.. "김 태희보다 못생긴 주제에.."라든가.. "박 태환보다도 수영 못 하는 주제에..", "폰 노이만보다 머리도 나쁜 주제에.."가 딱히 욕설이나 험담은 아니잖은가? 너무 자괴감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기보다 잘난 사람, 잘난 나라와 친하게 지내고 배우려 하기만 해도 시간과 여건이 부족할 판에, 생 찌질하게 시샘 질투하고 험담이나 하고 같은 양아치들하고나 놀면서 정신승리 하고 자빠져서는 세상을 보는 눈높이도 평생 그 따구 레벨에 머물 것이고, 발전이나 개선 따위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시절 그 여건에서 무려 "독립정신" / "Japan inside out"이랑.. 꼴랑 "백범일지"가 비교가 되나..??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5. 조선

저런 이웃 나라들에 비해 조선은 정말 한글 말고는 대단한 것, 자랑스러운 것, 선한 게 나온 게 도대체 뭐가 있었나 싶다. 특히 말기에는 너무 치욕스럽고 남부끄럽고 민망한 사건들밖에 없어서 보는 내가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 을미사변: 한 나라의 궁궐이 외국 자객들에게 뚫리고 털려서 왕비가 암살됨.. (왕비가 그리 존경스러운 인물이 아니긴 했지만, 일단 그와 별개로 "we salute the rank, not man" 지위를 생각했을 때..)
  • 아관파천: 군주가 무서워서 남의 나라 대사관으로 피신..

이놈의 조선 왕조는 임오군란과 동학 농민 운동을 잔혹하게 진압하고 오로지 자기 체제만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시 말해 자국민을 죽이기 위해 외세의 군병력을 끌어들였다. 그러면서 결국은 자기 무덤을 파고 조선이 멸망할 빌미를 주게 됐다.
이 정도면 연산군만 폭군 암군이라고 욕할 처지가 아니다. 자, 여기에 팩트 말고 무슨 일제의 식민사관 왜곡이 담긴 게 있으면 누구든지 얼마든지 지적해 보아라! (나도 김 정호 옥사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알고 있다.)

썩은내 풀풀 나는 나라 사정이 도저히 답이 없어서 전면 개혁을 부르짖었던 개화파 지식인들은 조선 정부에 의해 어떤 험한 꼴을 당했던가? 그야말로 멸문지화를 당했다. 김 옥균이 험한 꼴 당하는 걸 보고는 자국에 정나미가 뚝 떨어져 버려서 신념형 친일파로 돌아선 사람도 있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일본도 이걸 계기로 조선은 자신들과 대등한 방식으로 손잡을 수 없는 대상이라고 인식이 바뀌었지 싶다.

이런 조선에 비하면 그나마 국력이 다해서 역성혁명으로 깔끔하게 망한 고려가 훨씬 더 나아 보인다.
아, 그러고 보니 조선은 타 왕조들과는 달리, 건국 초기에 이전 고려 왕족에 대한 보복과 학살 말살도 꽤 잔학무도했다. 시작부터가 그랬다.

이것이 내가 조선을 대한민국으로 개조하려고 애썼던, 시대를 너무 앞서간 두 거인 지도자를 눈물나게 존경하는 큰 이유이다. 그 업적에 비하면 일부 불가피한 피해자 내지.. 겨우 독재자라는 오명 따위는 내겐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하다못해 일제 시대도 말기의 전쟁 관련 수탈과 반인륜 범죄만 아니었으면 흔히 생각하는 것 정도까지의 막장 생지옥은 아니었다. 일제만 욕하기에는 그 이전도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선 왕실은 합병 후에도 일본 왕실에 복속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잘 먹고 잘 살았으며, 국권 회복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독립 후에도 정말 아무도 왕실 복원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인들은 자기 손으로 조선 왕실을 무너뜨리지 않아서 그런지, 비정상적으로 조선 왕실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이건 올바른 분별력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다.
옛날 이 승만 정권을 생각해 봐라. 자기 손으로 직접 무너뜨린 정권에 대해서는 평가가 얼마나 가혹하고 박한데, 조선 왕조를 그 동일한 잣대로 평가했으면 무슨 결과가 나올까?

며칠 전에 유 관순에 대한 글을 썼다가 바로 다음에 곧장 "21세기에 반일은 정신병이고 종북 빨갱이이다"라고 쓴소리를 하자니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만.. 지금은 그게 관찰과 재현 가능한 과학이고 불편한 진실이다. -_-;;
성경의 같은 챕터에서 "판단받지 아니하려거든 판단하지 말라"와 "거짓 대언자를 조심하라"가 거의 곧장 동시에 등장하는 것과 같다. (저 사람이 거짓 대언자인지 판단을 해야 함..) 둘은 서로 별개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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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언제쯤 나왔더라? 한 10몇 년 됐나?
지금도 변함없는 미래예언이구만.. ㄲㄲㄲㄲㄲ
내가 2, 30년쯤 전 초딩이었을 때 일본에 대해 가졌던 감정을 5, 60세 아재가 다 되도록 갖고 있고, 리얼 정치 외교판에서 그대로 표출하고 써먹는 정신병자 미치광이가 권력을 잡게 될 줄은 몰랐다.. -_-
조선 개돼지들에게 최고의 참교육 수단은 가난과 자유박탈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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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9/09/25 08:33 2019/09/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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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의 천체들 중에 (1) 인간이 지구 말고 직접 착륙하고 다녀온 적이 있는 천체는 2019년 현재 달이 유일하다. 그럼 사람 말고 (2) 탐사선이 사뿐히 착륙해서 활동이라도 한 적이 있는 천체는 더 먼 금성과 화성이 있다.
그런데 금성은 극심한 고온 고압 때문에 탐사선이 한두 시간 버틸까말까인 지경이다. 앞으로 정말 그럴싸한 명분과 떡밥이 생기지 않는 한, 금성 착륙 미션이 가까운 미래에 또 행해질 것 같지는 않다.

즉, 무인 탐사선이 성공적으로 착륙해서 며칠~몇 주 이상 동안 탐사 가능하고, 실제로 그런 내력이 있기도 한 천체는 태양계에서 화성이 유일하다.

그리고 착륙이 아니라 (3) 탐사선이 추락· 운지한 적이 있는 천체는 더 멀리 수성과 목성, 토성까지 간다. 수성은 메신저(2015. 4. 30.), 목성은 갈릴레오(2003. 9. 21.), 토성은 카시니-호이겐스(2017. 9. 15.) 딱 한 번씩이 유일하며, 그것도 시기가 다 21세기로 생각보다 최근이다!

물론 이것들은 10~20년씩 돌면서 해당 행성의 자료들을 왕창 보내 준 뒤, 추진체의 연료가 다 떨어져서 궤도 유지가 안 되는 지경이 되자, 통제불가 우주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최후의 연료를 사용하여 궤도 이탈과 소멸을 선택한 것이다. 마치 전쟁터에서 적군에게 포로로 잡히지 않기 위해 마지막 총알로 자기 머리를 쏘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다..;
메신저야 대기가 없는 수성의 표면에 떨어져서 박살나고 표면에 자그마한 크레이터라도 남겼겠지만, 목성과 토성으로 뛰어든 탐사선들은 짙은 대기 마찰로 인해 그냥 아무 흔적도 없이 불타고 짜부러져 사라졌을 것이다.

천왕성 이상부터는 보이저, 파이어니어, 뉴 호라이즌스 같은 외행성 탐사선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사진만 찍었지, 착륙이나 충돌 같은 방식으로 인간이 접근한 내력이 전무하다. 접근은커녕 관측부터가 너무 어려우며 드문 실정이다. 이미 토성에서 천왕성 사이가 태양에서 토성까지의 거리에 맞먹을 정도로 거리가 살인적으로 멀다는 것을 우주덕이라면 감을 잡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2)에 속하는 천체, 다시 말해 무인 탐사선이 착륙한 천체가 태양계에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이다.
카시니-호이겐스 호는 1997년에 발사되어 7년에 달하는 비행과 스윙바이 끝에 2004년에 토성의 궤도에 진입했는데, 그 중 '호이겐스' 호에 속하는 부분은 분리되어서 2005년 1월 14일에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 착륙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우주 탐사선이 화성과 목성까지 초월하여 가장 먼 천체에 착륙한 기록인 동시에, 행성이 아니라 달 외의 또 다른 행성 위성에 착륙한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럼 타이탄은 어떤 위성이며 과학자들은 왜 타이탄을 선택한 것일까?
타이탄은 토성에서 가장 큰 위성이며, 태양계 모든 행성들의 위성 중에는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에 이어 둘째로 큰 위성이다.
크기로만 따지면 얘는 행성인 수성보다도 약간 더 크다. (수성은 달보다 약간 더 크고..) 다만, 밀도는 수성보다 훨씬 더 작아서 전체 질량이 수성의 40% 남짓이라고 한다. 사실, 수성은 태양과 너무 가까운 관계로 딱딱하고 무거운 금속 핵 위주로만 남아서 밀도가 커진 편이다. 옛날에 원래는 수성이 지금보다 더 큰 행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타이탄은 토성에 딸린 수십 개의 위성 중 하나이지만, 땅이 있는 천체들 중에서 이례적으로 짙은 대기가 존재한다. 겨우 그 크기와 질량 주제에 표면 대기압은 1.41기압으로 지구보다도 더 높으니 놀랍기 그지없다. 대기의 98%는 질소라고 하는데, 나머지를 차지하는 메탄 가스, 그리고 -180~-170도대의 낮은 기온 때문인지 대기는 금성처럼 온통 누렇다.

그리고 관측 결과에 따르면, 타이탄의 내부에는 대기뿐만 아니라 액화(= 액체) 탄화수소가 강, 바다, 호수의 형태로 흐르고 구름을 형성하고 비가 내리는 등 나름 순환까지 한다고 한다.
저기는 태양으로부터 너무 멀어서 끔찍하게 춥고, 물과 산소가 아니라 온통 메탄밖에 없는 불모지이지만, 그 먼 곳에 액체와 대기가 있는 천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과학자들을 흥분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태양으로부터 엄청 멀리 떨어져 있으니 그런 대기 같은 물질도 달라붙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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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호이겐스가 착륙한 타이탄 표면은 금성이나 화성 같은 행성과 마찬가지로 온통 돌밭 뻘밭이었다. 하강하는 동안에는 타이탄의 상공에서 내려다본 표면 사진도 보내 줬는데.. 무슨 산맥 같은 지형이 보였다.
참고로, '호이겐스'(현지 발음으로는 하위헌스)라는 이름부터가 타이탄을 최초로 발견한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겸 천문학자 이름에서 딴 것이다.

착륙하는 지점이 혹시 액체 바다는 아닌가 우려되었으나 그렇지 않았다.
옛날에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할 때도 혹시 흙먼지에 파묻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다행히 그렇지 않았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기가 너무 짙어서 하늘에 모성인 토성이 뜨고 지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나 모르겠다. 그리고 태양에서 그렇게도 먼 곳인데 깜깜한 암흑 천지는 아닌지, 저 정도의 풍경 사진 촬영이 가능한 광원이 주변에 있는지 궁금하다.

호이겐스는 착륙 후에 각종 데이터들을 지구로 직통으로 보낸 게 아니라 모선인 카시니에게로 보냈으며, 카시니는 그걸 지구로 보내 줬다.
허나, 호이겐스와의 교신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교신은 착륙 후 약 90분 남짓 지속되다가 두절되었으며, 그 뒤로 호이겐스는 연락이 영원히 끊어졌다. 공식적인 사유는 호이겐스 쪽의 통신 장치가 극저온에 오래 노출되면서 고장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이탄이 무슨 금성 같은 고온 고압 불지옥도 아닌데 왜 탐사선이 2시간을 채 버티지 못했는지는 난 잘 모르겠다. 광활한 우주 공간도 어차피 극저온이긴 마찬가지인데?
다만, 진공에서의 저온과 지구 같은 대기가 있는 곳에서의 저온은 여파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마치 뜨거운 공기와 뜨거운 물의 열전달 여파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또한 스마트폰과 자동차만 해도 날씨가 영하 수십 도 이하로 추워지면 배터리가 방전되고 난리가 나는데.. 하물며 훨씬 더 저온에서는 정교한 전자 기기가 분명 탈이 나긴 할 것이다.

타이탄이 금성 같은 곳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화성처럼 착륙한 탐사선이 수 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활동 가능한 곳도 아니었나 보다.

이렇듯, 카시니-호이겐스 탐사선은 인류에게 토성에 대해 굉장히 많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 줬다. 결말만 얘기하자면 호이겐스는 2005년에 위성 타이탄에 착륙했고, 카시니는 2017년에 토성으로 떨어져서 각자 자기 임무를 마치고 산화했다. 얘는 상당수의 비용은 미국 NASA에서 부담했지만 그래도 명목상으로는 유럽과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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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매끈한 아름다운 토성 사진도 카시니-호이겐스 호가 찍은 것이다. 물론 그 전의 보이저 탐사선도 토성 사진을 찍긴 했다만..
목성은 고리가 딱히 보이지 않고 온갖 울퉁불퉁 나뭇결무늬로 가득한 반면, 토성은 표면이 아주 매끈하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외행성 탐사선들은 어째 태양계 공전면의 위· 아래로 잘도 드나드는 것 같다. 토성을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상하가 일부러 뒤바뀐 건 아니라고 가정하면..). 자세한 이론 배경은 잘 모르지만, 스윙바이만으로 공전면의 위나 아래로 진행하는 것 자체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9/08/16 08:37 2019/08/1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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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신구약 성경이 다 완성됐으며,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뒤 아직 재림은 하지 않은 신약 교회 시대이다. 이런 지금이야 흔히 말하듯이 예수 믿어서 구원받는 가장 평범한 시기이다. 예수님의 어떤 면모를 믿어야 하는지, 복음이 무엇인지, 인간의 영· 혼· 몸이 어떤 구원을 받아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또 다루지 않고 생략하겠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을 구원하는 주체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리고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마음 상태가 믿음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큰 틀 말고 세부적인 여건과 절차 디테일은 다음과 같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1. 과거: 예수님의 초림 이전, 또는 복음이 전파되기 전

이때는 로마 제국이고 십자가형이고 골고다 언덕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유대인들이야 율법과 성경이 있으니 아주 간접적인 메시야 강림 예언 약속 정도는 믿고 붙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방인들은 그것조차 없고 양심과 자연 계시가 전부였다.

자연 계시로 알 수 있는 것은 그냥 막연히 이 대단한 자연과 우주 만물이 절대로 우연히 저절로 생기지는 않았겠다는 것, 도둑질과 음행과 살인은 나쁘다는 것 정도이다. 성경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알 수 있다고 말하며(롬 1:19-20),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 이교도도 살인죄와 천벌(?)과 인과응보라는 개념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을 언급한다(욘 1:14, 행 28:4).

허나, 이런 비언어적인 계시로는 유신론자까지는 될 수 있어도 특정 절대자 인격체까지 알고 믿게 될 수는 없다. 이건 과학으로 입증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말씀 계시가 없다면 예수라는 그 인물을 믿고 싶어도 그 존재 자체를 알 수 없고 믿을 수도 없었다.
그럼 성경이라는 말씀 계시가 완성되기 전의 사람들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구원받을 수 있었을까? 이건 세종대왕이니 이 순신이니 조선 시대 사람은 어땠느니 하면서 복음을 거부하는 전형적인 어거지 논리로도 이어진다.

일단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이렇게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분이 생긴 것 자체가 하나님이 임의로 일부러 취한 조치라는 것이다. 전인류를 단일 언어 단일 민족 형태로 놔둬 보니까 어차피 인간들은 한데 모여서 하나님을 잘 믿고 경배한 게 아니라 훨씬 더 빠르게 죄 짓고 동반 타락하곤 했다. 그 극치가 바벨 탑 사건이고 말이다.
복음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서 세종대왕 이 순신 드립이 나오는 것보다, 인간들을 서로 떼어 놓고 상호 견제와 경쟁을 시키는 게 유익이 더 크기 때문에 하나님이 언어와 민족을 분리시키신 것이다.

말씀 계시에 대한 물리적인 접근이 불가능했던 시대와 장소를 산 사람들은.. 그 여건에서 믿을 수 있는 최대한 선한 것을 믿고 따랐는지, 그 상태에서 예수님 복음이 제시되기만 했다면 곧장 믿었을 것인지 같은 마음과 양심 상태를 감안하여 구원 여부가 결정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그냥 단순히 외형적으로만 '차카게'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므로 오해 없기 바란다.

하나님의 심판은 공의롭다. 어떤 경우에도 복음 접근성에 대한 차별은 없다. 지옥행은 전적으로 인간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결정되지, 인간에게 불가항적인 여건만으로 답정너 예정되고 집행되는 일은 절대 없다. (지옥은 애초에 인간을 집으려고 만들어진 장소조차도 아니었음) 하지만 말씀 계시 없이 예수님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살았던 사람도 있으니 그들에게는 저런 식의 판단 잣대가 적용되었을 것이다.

물론 저런 계시에 따르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소수였으며, 상당수의 사람들이 남 하는 대로만 살다가 죄 가운데 죽고 구원받지 못해서 지옥에 갔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사가 파송되고 그 알지 못하는 신이 누군지에 대해 전하고 복음을 전해야 했다.

그럼 구약 성경과 율법이 있는 유대인들은 구원 방식이 이방인들과 완전히 다르냐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특히 걔네들이 율법을 지키는 행위로 구원받았다고 생각하는 일은 절대 없길 바란다. 그런 식으로 구원받는 건 인간의 능력으로 가능하지 않다.

율법을 안 지키면 성경에 기록된 바와 같이 민족 가운데서 짤리고 형벌을 받고 죽기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구약에서 나오는 '구원'은 거의 다 이 세상에서의 외형적인 목숨을 보전하는 맥락이지, 죽은 뒤에 하늘이냐 지옥이냐 하는 구원이 아니다. 그게 사후 세계 구원이라면 성실하게 살고 똑바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구원이 가능할 것이다. (잠 28:18)

말년에 매우 추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울, 하나님의 벌을 받아 급사한 웃사 같은 사람도 죽어서 아예 지옥을 갔을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 소수의 이방인들이 그냥 양심과 자연 계시를 따라 믿음을 행세해서 구원 받았다면, 유대인들은 그보다는 더 분명하게 구약에서 약속된 메시야를 추가로 믿는 정도.. 어떻게든 그 여건에서 더 분명한 구원의 길이 계시된다면 바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던 사람들이 구원받았을 것이다. 율법을 따르고 헌물을 바치는 것은 외형적인 소속감을 표출하는 형식에 가까웠다.

2. 미래: 예수님의 재림 이후

예수 믿는 사람들치고 예수님이 이 세상에 다시 오실 거라는 재림 신앙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단지 그 형태와 시기와 조건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요한계시록 19~20장의 기록에 따르면, 미래에는 예수님이 이 땅에 재림하셔서 사탄을 무저갱에 결박하고 1천 년 동안 이 땅을 직접 다스리게 된다.
그때는 예수님이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나 미국 대통령이나 교황이나 UN 사무총장보다 더 유명하고 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실존 인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저 사실을 믿는다면.. 정말 상식적으로 직관적으로 생각해 보아라. 그때는 시퍼렇게 눈에 보이고 정치 권력을 꽉 쥐고 있는 예수님이 과연 지금 같은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 보지 않고도 믿은 자들은 복이 있도다." 요 20:29 참고) 예수님을 몰라서 못 믿는 과거와는 완전히 정반대 상황이 된다.

지금 도널드 트럼프라는 미국 노인이 지구에 존재하고 그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건 세계 공통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 사실은 신문과 방송에서 알려주기만 하면 되지, 그걸 인지하기 위해서 무슨 양심이니 영적 안목이니 신앙심 종교심 그딴 게 필요한가? 무슨 거리 설교라도 해서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담대하게 일깨워 줘야 되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예수님이 바로 그런 사람처럼 된다는 것이며, "{주}를 아는 지식이 땅에 충만해질 것"이라는 예언(사 11:9)은 그런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는 지금 우리가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예수를 믿는 게 의로 인정되고 그걸로 구원받는 시대가 될래야 될 수 없다.
그때는 지금 같은 땅의 저주가 몽땅 풀리고, 인간의 수명도 확 늘어나고, 사탄 마귀는 무저갱에 감금돼 있고.. 정치· 종교로 인한 일체의 다툼이 없으며 그야말로 에덴 동산 급으로 환경이 최상으로 좋은 때이다. 더구나 예수님까지 지상에서 세상을 직접 공의로 다스리고 계신다.

천년왕국 시대에 새로 태어난 사람들은 지금과는 차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대신에, 세계 통치자인 예수님을 지지하고 신뢰하고 따르고 존경하는 것을 가시적인 행위로 직접 입증해야 한다. 산상수훈을 다 문자적으로 지키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구원받을 수 있다.

이때는 예수님이 신앙의 대상으로서 존재하지 않으며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환경이 안 좋아서, 사탄 마귀가 유혹해서 죄를 짓는다고? 좋다. 장애물을 다 없애 줄 테니 너도 내 말을 다 지키면서 스스로 구원을 이뤄 봐라" 일종의 테스트를 하는 기간이 된다. 그리고 그 좋은 환경에서도 예수의 통치를 반대하는 악한 민주화(?) 운동꾼은 또 튀어나올 거라는 게 성경의 예언이다.

감정적으로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자기보다 외모 스펙이 형편없는 사람도 믿음만으로 너무 쉽게(?) 구원받는 것을 납득하지 못해서 선행 없으면 구원 상실 같은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기독교계에 많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행위 구원은 세상이 이 정도로 바뀐 뒤에나 실현될 것이며, 그 전에 구원받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천년왕국이 끝날 때까지 아직 생존한 사람은 계 20:11-15에 기록돼 있는 큰 백보좌 심판에서 영원을 보낼 행로가 결정될 것이다. 물론, 죽어서 이미 지옥이라는 구치소에 가 있던 사람에게 이 심판은 최후 변론 후에 최종 유죄 판결을 받고 불못이라는 감옥으로 옮겨지는 자리일 뿐이지만 말이다.

이상이다.
시대별로 구원 방법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건 시대별로 성경의 완성도와 예수님에 대한 인지도의 차이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차이일 뿐, 저변에 깔린 믿음의 근간이 서로 딴판으로 달라지는 게 결코 아니다. 동일한 하나님이 자기 기분대로 이랬다 저랬다 믿음 덕후였다가 행위 덕후가 되고, 과거엔 "엄격 진지 근엄" 공의 모드이다가 나중에 샤방샤방 "나는 관대하다" 사랑 모드로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다고 무슨 아담 이래로 "전인류가 예수님에 대해 동일한 분량의 계시를 받고 이걸로 구원받았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는 나도 몰라~~" 인 것도 아니다. 차라리 저렇게라도 하면 세종대왕 이 순신 드립 트집을 상대하기도 참 쉽고 좋겠는데.. 내가 보기엔 저건 그냥 유체이탈 화법처럼 보인다.

신약 교회 시대는 컴퓨터에다 비유하면 뭐랄까 하드웨어(물질 육신..)적인 것이 거의 없고 전적으로 소프트웨어(영적)에 의존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제일 큰 은혜를 받았고 하드웨어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없고 제일 쉽게 구원받는다는 메리트가 있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를 사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자.

율법을 어기고 신성모독을 저지른 자를 돌로 쳐 죽이던 신정국가 유대인하고, 반대로 자기가 국가로부터 박해받고 순교도 할 수 있는 정교 분리 신약 교회를 사는 크리스천이.. 믿음을 행사하는 세부 방식이 서로 도저히 같을래야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건 논리적으로 너무 당연한 이치이다.

이런 것만 생각해도 어떻게 신약 교회에서 십일조 같은 걸 헌금 명분으로 시행하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같이 든다. 구약 유대인에게 약속됐던 물질적인 보상은 신약 시대엔 전혀 해당되지 않는데 왜 권리는 없이 의무만 내세우는지? 군인처럼 절도 있게 사는 게 민간인에게도 유익하다고 해서, 민간인이 군법의 적용을 받는 건 아니다.

세대주의라는 게 이런 걸 이성적으로 구분하고 분별하는 성경 해석 노선인데 도대체 뭐가 이단이란 말인가?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기성 교단에도 성경보다 어거스틴의 책을 더 떠받들고 칼빈이니 웨슬리니 하는 인간의 교리를 더 떠받드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왜 이쪽 진영만 제임스 왕 추종자니, 럭크만 추종자니 하는 이상한 낙인이 붙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글쎄, 그쪽 성향의 사람들이 과거에 2000년이 어떻고 베리칩 666이 어떻고 이스라엘 성전 재건이 어떻고 하면서 종말과 관련해서 너무 설레발을 쳤던 경향이 있었으며, 그게 부정적인 심상을 각인시켰을 수는 있다. 그건 인정한다. 허나, 성경보다 신문과 과학 기술 디테일에 너무 집착했던 지엽적인 오류 이상으로 성경 예언과 그걸 분간하는 패러다임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각 시대별로 구원받은 사람들이 구성하는 일명 '하나님의 가족'을 정리한 표를 소개하며 글을 맺겠다. 알고 보면 결혼 제도에도 굉장히 많은 영적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율법 이전 시대와 신약 교회 시대만이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분이 없다.

  유대인 이방인
율법 이전 왕비들 -- 아담, 노아, 에녹
(아 6:9, 시 45:9)
구약 율법 신랑의 친구 -- 침례인 요한
(요 3:29, 눅 16:16)
후궁들 -- 라합, 룻
(아 6:8-9, 시 45:12)
신약 교회 신부. (신랑이 누군지는..??)
(아 6:9, 고후 11:2, 엡 5:31,32)
대환란기 처녀들
(아 6:8, 마 25:9-10, 계 14:1)
손님/하객
(마 22:10, 눅 14:13, 계 7:9

Posted by 사무엘

2019/07/21 08:34 2019/07/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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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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