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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번역 스타일의 차이

이 글에서는 KJV 유일주의자가 주로 관심을 갖는 분야인 교리 분야의 텍스트 변개가 아니라, 그냥 번역 스타일의 차이(이역)에 더 가까운 주제들을 다루었다.

1. 비인격적(?)인 표현

영어 킹 제임스 성경은 현대에 번역된 성경들에 비해 뭔가 덜 인격적인(?) 대명사를 써서 번역된 구절이 좀 있다.

(1) 먼저 떠오르는 건 열왕기상 3장의 그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 장면.
영어를 잘 읽어보시면 문제의 갓난아기를 전부 it으로 가리키고 있다. 아기의 성별이 뭔지 모르는 문맥인 것도 아니고, 두 여인이 나름 아들이라고 거듭 거듭 얘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he/him을 쓰지 않았다.

아기 예수, 그리고 창세기에서 베레스와 세라(창38:27-29)의 출산처럼 다른 곳에서는 갓난아기에게 성별을 부여한 인칭대명사를 얼마든지 사용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도 솔로몬의 재판만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
히브리어 원어가 그렇게 쓰여 있어서? 아니면 진짜 엄마가 나서기 전까지는 왕이 아기를 진짜로 물건 취급하고 divide it, slay it 이런 명령까지 내렸기 때문일까? 잘 모르겠다.

(2) 성령님의 기도 중보를 말하는 유명한 롬 8:26에서 the Spirit을 itself라고 가리킨 것도 유명하고 심지어 오역 논란을 빚고 있기도 하다.
성령은 물이나 불, 바람, 기름 같은 무생물로 예표될 때가 있지만 그래도 명백하게 하나님의 삼위 구성원이고 인격적인 존재이다. 그런데도 himself가 아닌 itself라고 번역된 것은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단 원어가 그렇게 쓰여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3) 예수님 관련 예언인 눅 1:35에서는 다른 거의 모든 성경은 the Holy One (거룩한 이, 거룩하신 분)이지만 KJV만은 아예 the holy thing (거룩한 것)이다.
KJV를 번역했다는 흠정역조차 오래 전 초창기에는 '거룩한 이'라고 의역을 해서 출간됐었다. 그러다가 "우리 통념상 어색하더라도 KJV를 번역했다면 닥치고 KJV 단어에만 충실하게 옮겨야 합니다" 이런 설득과 권면이 받아들여져서 지금처럼 번역이 수정됐다.
그 예언은 예수님의 육신, 생물학적인 단백질 덩어리 몸만을 가리키는 문맥이기 때문에 thing이라는 것이 이쪽 진영의 입장이다.

사실, KJV는 요즘 영어처럼 하나님/예수님을 가리키는 대명사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표시하는 처리조차도 돼 있지 않다. 그런 관행 자체가 후대에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2. 더대오? 렙배오?

마 10:3은 예수님의 공생애 시절 제자들 명단의 일부이다.
다른 모든 성경들은 “빌립, 바돌로메, 도마, 세리 마태, 알패오의 아들인 야고보, 그리고 다대오(Thaddaeus)”라고 돼 있다.
그런데 킹 제임스 성경은 다대오가 그냥 다대오가 아니라 “다대오라는 별명을 가진 렙배오(Lebbaeus)”라고 돼 있다. 이 렙배오라는 명칭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본인은 KJV 유일주의에 입문한 지 어언 20년 가까이 돼 가지만, 이런 차이가 있는 건 꿈에도 몰랐다.;; 사실은 다대오가 가룟 유다와 동명이인인 제자 유다를 가리키고, 요 14:22에서 질문을 한 그 사람이란 것도 지금까지 별로 인지를 못 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이 사실을 내가 원래 다니던 교회가 아니라 여친 교회의 설교에서 처음 들었다는 것이다. (개역개정 쓰는 일반 기성교회)
이분들도 킹 제임스 성경에 대해서 모르시는 건 아니구나. 한 수 배웠다.

사실, KJV 유일주의 진영에 들어오면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라”, “하나님이 육체 안에 나타나셨고” 같은 교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고 더 자극적이고 치명적인 차이점/변개 내역에 대해서 자주 듣지, 저런 단순 정보 전달 쪽의 성경 번역 차이에 대해 들을 기회는 생각보다 드물다. (압살롬의 반역 본문에 나오는 40년 vs 4년 같은 것도..)
렙배오인지 랩배틀인지 저것도 뭐.. 루시퍼, 갈보리, 이스터처럼 유명한 명칭은 아니니까 말이다.

야고보와 유다는 신약 성경에서 헷갈리는 동명이인이 굉장히 많은 명칭 중 하나이다. 저 다대오 유다는 가룟 유다하고는 말할 것도 없고, 유다서를 기록한 유다하고도 다른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그나저나 다대오의 영어 스펠링을 보니.. 옛날에 애니매트릭스의 첫 에피소드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행”에서
Good bye, Thadeus / Good bye, Jue / Fly baby, fly!
대사가 떠오르는군..;; 매트릭스가 아예 삼위일체도 나오고 이것저것 성경에서 모티브를 딴 명칭이 여럿 있었던 걸로 내가 기억한다.

3. 한킹(말보회)과 흠정역의 차이는?

번역자의 인성과 자질 논란 같은 본질적이지 않은 문제를 몽땅 배제하고..! 순수하게 텍스트만 따져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 흠정역은 이집트, 페르시아, 에티오피아처럼 세속적으로 통용되는 것을 제외하면 책 이름과 고유명사 외래어를 개역성경과 동일하게 표기했다. 한킹은 그렇지 않다 '스카랴/슼, 판관기(사사기) 등'
  • KJV, 그리고 흠정역, 개역성경 등은 인용을 나타내는 여닫이 문장부호가 없다. 하지만 한킹은 어째 따옴표를 임의로 넣었다. 하나님/예수님 가라사대 같은 인용문들을 볼 것.

  • 흠정역은 번역 방침과 번역자의 신념으로 인해 KJV에서만 튀는 단어를 티 안 나게 최대한 보수적(?)으로 번역한 반면, 한킹은 튀는 쪽으로 번역했다. 창 1:28 replenish가 한킹은 '다시 채우다'이지만 흠정역은 그냥 '채우다'이다.
  • 한킹은 창 22:8 God will provde himself a lamb을 "하나님이 자신을 어린양으로 예비하실 것이다"라고 번역한 유일한 역본이다.
  • 흠정역은 노아의 흑역사, 잠 23의 극딜 같은 극도로 부정적인 상황이 아닌 한, wine을 몽땅 '주'가 아닌 '즙'이라고 번역했다. 그래서 요한복음 가나의 혼인 잔치에 포도주 대신 포도즙이 등장하는 유일한 역본이기도 하다. 한킹은 그렇지 않음.
  • 흠정역은 구약 여러 곳에서 등장하는 우상 숭배 장소인 grove(창 21:33)를 그대로 '작은 숲'이라고 번역했지만 한킹은 타 성경 같은 '아세라 목상'도 아니고 그냥 '아세라'라고 번역했다. 고증과 교리 특성상 그렇게 했다고 당당히 해명을 하고 있다.
  • 반대로 흠정역이 고증(?)을 이유로 달리 번역한 단어 중 하나는 candlestick이다. 한킹은 촛대, 흠정역은 등잔대임. (그 시절에 파라핀 양초가 존재했었느냐의 여부..)
  • 한킹은 신약의 경우, 영어 KJV가 아니라 TR 본문을 따라 번역한 곳도 있다. 이 점은 초판 서문에도 명시돼 있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고후 13:11 잘 있으라, 바이바이(farewell)를 뜬금없이 '기뻐하라'라고 옮겼다.

  • 흠정역은 2011년에 나온 제5판 400주년 기념 에디션이 최신이고, 조만간 마지막 6판 개정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킹은 2010년대 더 나중에 또 개정된 것이 있지 싶은데.. 이건 본인은 잘 모르겠다.
  • 요즘 나오는 한킹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킹은 한글 본문에서 고유명사를 고딕체로 표기하지 않아서 읽기 좀 불편한 감이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21 08:36 2021/10/2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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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상화

배우는 원래 없는 감정을 있는 것처럼 잘 몰입해서 연기하는 게 주업이었다.
그런데 CG가 발달하면서 드라마· 영화 배우에게 추가적으로 꼭 필요해진 능력은.. 없는 물건이나 배경을 있는 것처럼 인지하고 훼이크 치는 스킬임이 틀림없다.

뭐, 손바닥 펴서 앞에 가상의 벽면을 두드리는 흉내를 낸다거나, 손동작만으로 줄다리기 흉내를 내는 건 일반인들도 흔히 하는 장난이다. 그리고 기상 캐스터도 시퍼런 크로마 키 가림막밖에 없는 공허한 세트 안에서, 머릿속으로만 가상의 지도를 떠올리면서 여기저기를 혼자 가리키며 예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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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TV 드라마 "딸부잣집"의 오프닝 직전에 잠깐 나오던 무선 줄다리기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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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실사 영화의 촬영 장면 중 하나..)

하지만 전문적인 연기자는 더 정교한 동작을 소화해야 한다. 그것도 모션 캡처 장비를 치렁치렁 착용한 상태로 말이다. 공허한 세트에 있지만 지금 배를 타고 있거나 뉴욕 길거리 한복판에 있거나, 치열한 전장이나 우주 공간에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해야 하니 이것도 만만찮은 감정 노동일 것이다. 자기 내면뿐만 아니라 외부 배경까지 가상화를 해야 한다.;;

로보캅 같은 영화가 요즘 만들어졌다면 주연 배우는 센서가 달린 쫄바지 쫄티 차림으로 연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쟤는 무려 1980년대 말 작품이니.. 그 금속 분장이 레알 현물이었다. 분장을 걸쳤다가 벗는 수고도 장난이 아니었고, 분장의 무게도 무시 못 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Dead or alive, you're coming with me!"라는 로보캅의 대사는 아저씨에서 "결론부터 말할게. 넌 내가 잡는다."라는 치곤 형사의 대사와 아주 비슷해 보인다.

2. 무인화

비행기 조종사의 자리를 무인기가 조금씩이나마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요즘은 사이버 모델이 다시 등장해서 인간 배우의 역할을 제한적이나마 대신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신한 라이프' CF에서 여성 사이버 모델 '로지'(오로지;;)가 전격 출연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웬 예쁘장한 무명 신인 모델이 격렬한 댄스를 선보였는가 싶었는데.. 이 처자는 실존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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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모델이라는 건 먼 옛날인 1990년대 중후반에도 미국, 일본 같은 나라에서 등장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담이니 루시아니 이러면서 데뷔했었지만.. 그때는 기술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해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망했다.
비주얼도 사실감이 부족하고 엉성하고, 또 출연 영상 한 회분을 만드는 데 드는 난관과 비용도 너무 커서 채산성이 안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 이상 시간이 지나니 CG 기술은 그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눈부시게 발달했다. 실사와 구분이 어려운 디테일을 자랑하는 사이버 모델이 진짜 사람처럼 격렬하게 댄스를 추는 영상을 훨씬 더 저렴하고 빠르고 쉽게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3D 그래픽 좀 만지려면 비싼 워크스테이션 급 컴터가 필수였다지만.. 요즘은 일반 PC가 그런 영역까지 진작에 다 흡수했으니 말이다.

사이버 모델이 출현할 거라는 건 이미 1990년대의 컴퓨터 잡지들에서도 예견했었다.
사이버 모델은 현실 연예인 같은 높은 인건비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고, 건강 문제 없고 요즘 같은 코로나19 영향도 전혀 받지 않을 것이며, 자기관리 실패 스캔들을 일으키지도 않을 테니..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눈독을 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이버 모델이 충분히 연기 잘 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말이다.
1990년대에는 아이디어가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감이 있었던 반면, 지금은 그때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

3. 몰입

자동차건 비행기건 자율 주행 기술이 현업 자동차 운전사나 비행기 조종사의 직업을 완전히 빼앗을 날은 아직은 요원하다. 기계 번역이 인간 전문 통번역사의 밥줄을 완전히 빼앗을 날 역시 가까운 미래엔 없을 것이다. 이 점에서는 사이버 모델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의 연예인들은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고도로 전문화된 업종의 종사자이다. 혼을 담은 연기를 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배역의 정체성을 그야말로 세뇌에 가깝게 주입하고 연습한다.
가령, 학대 범죄 피해자를 연기한다면 진짜로 밥을 굶고 얻어맞기도 하면서 범죄 피해를 경험하고.. 여느 운동 선수 만만찮게 키와 체중을 조절하고.. 실존했던 역사 인물을 연기한다면 그 인물의 모든 생애와 심리를 미주알고주알 공부한다.

이런 사례들이 한둘이 아니다.
예전에 일본 SEGA에서 버추어 파이터를 처음으로 개발할 때, 프로젝트 책임자이던 스즈키 유는 자기부터 중국 소림사에 가서 직접 무술 수련을 받으면서 격투 동작을 연구했음은 물론이거니와, 휘하의 팀원들끼리도 서로 개싸움이라도 시키고 주먹과 발로 때리고 맞게 하면서 게임 개발의 감을 잡게 했다지 않는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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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모탈 컴뱃이야.. 2D 시절에는 액션 배우의 실사 연기를 그대로 따서 만들어지기도 했고..
물론 게임 개발은 연기하고는 약간 영역이 다르지만, 어쨌든 이런 것들도 이 정도로 장인 정신을 동원해서 개발하고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굳이 영화· 드라마를 위한 연기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옛날에 김 대중 대통령이 남북 정상 회담 때문에 김 정일을 만나기 전에..
국정원에서 자체적으로 김 정일을 카케무사 내지 도플갱어 급으로 시뮬레이션( ...;; )한 북한 전문가를 양성해서 대통령을 독대하면서 리허설 예행 연습을 시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 사람은 북한에 대한 첩보란 첩보는 다 공부하면서 자기 원래 정체성을 삭제하고 북한 수괴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했다고 한다.
글쎄, 오늘날 같은 엄청난 머신러닝과 AI 기술이면 기계가 사람의 인격을 흉내 내는 것까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이건 그래도 AI 덕분에 의사· 판사 같은 직업이 필요 없어지는 정도까지는 돼야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4. 유행어

  • 김 영철: 4딸라 /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는가?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에서!)
  • 김 광규: 아부지 뭐 하시노??
  • 김 희원: 방탄유리 -_-;;;

어떤 배우가 단순히 흥행 대박 난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정도를 넘어서, 이렇게 국민 명대사의 주인공으로 각인되는 건 정말 엄청난 행운일 것이다. 사이다 아니면 병맛 중독성 중 하나 이상은 만족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명대사라는 게 해당 작품이 갓 상영됐을 때는 별로 주목을 못 받다가 뒤늦게 조명되어서 뜨는 경우도 있다.

<태조 왕 건>이나 <야인시대>가 본방 나오던 시절엔 코흘리개였거나 심지어 태어나지도 않았던 애들도 김 영철의 별명이 4딸라와 궁예인 걸 알 정도이다.
김 희원은 이제 자기 평생에 방탄유리-_-를 능가하는 다른 무언가는 더 나오지 않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댄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18 08:35 2021/10/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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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API에서 LoadLibrary는 말 그대로 실행 파일(exe/dll)을 현재 프로세스의 주소 공간에다 불러들여서 거기 있는 코드를 실행하거나 리소스를 추출하게 해 주는 함수이다.
그리고 얘의 심화 버전은 LoadLibraryEx이다. Ex 버전은 옵션을 추가로 받아서 절대 경로 없이 파일명만 주어졌을 때 디렉터리를 탐색하는 순서를 지정할 수 있고, 파일이 이미 load되어 있을 때 레퍼런스 카운트 변경 여부 같은 것도 수동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옵션들은 현업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 저 함수에서 실질적으로 자주 쓰이는 옵션은.. DLL에서 리소스를 추출할 준비만 하고, 코드를 실행할 준비--기준 주소 재배치, DllMain 함수 실행--는 생략해서 로딩 속도를 좀 더 향상시키는 LOAD_LIBRARY_AS_DATAFILE이다. 특히 x86, x64, ARM 같은 아키텍처를 불문하고 동일 DLL에 있는 리소스 데이터를 추출하려면 이 '간소화' 플래그를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다국어 UI 리소스 같은..).

그런데 문제는.. 이 DATAFILE 간소화 로딩이란 게, 과거에는 "리소스 추출에만 특화"이라는 자기 본연의 기능에도 모종의 이유로 인해 뭔가 2% 부족한 구석이 있었다는 것이다.

Windows 9x 시절에는 이 제약이 제일 심했다. 간소화 로딩된 DLL 핸들에 대해서는 (1) 리소스를 제일 저수준에서 탐색하는 EnumResourceLanguages/Names/Times 및 Enum/Find/LoadResource 계열 함수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들보다 상위 계층에서 동작하는 Load*계열 함수들은(string, menu, bitmap, image 따위) 지원되지 않았다. 그러니 간소화 로딩의 활용성이 부족했으며, 여전히 기존 full(?) 방식 로딩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허나, 한편으로는 저 제약이 그렇게까지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Windows 프로그램에서 리소스 전용 DLL을 사용하는 주 목적은 다국어 UI 제공.. 아니면 대화상자· 메뉴 같은 표준 리소스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 사용하는 custom 데이터의 저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준 리소스들도 특정 언어에 속하는 놈을 지정하려면 "DLL 핸들 + 리소스 ID"만으로는 어차피 충분치 않다. FindResourceEx와 LoadResource의 결과값인 메모리 포인터를 줘야 하며, 함수도 LoadMenuIndirect, DialogBoxIndirect처럼 뒤에 indirect라는 단어가 붙은 '저수준 버전'을 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리소스 추출용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한 DLL은 저수준 함수로만 다룰 수 있더라도 그럭저럭 사용할 만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다른 이상한, 자잘한 문제도 있었다.

DialogBoxIndirect 함수는 대화상자 리소스를 "모듈(인스턴스) 핸들 + 리소스 ID"가 아니라 대화상자 템플릿 포인터 하나로만 곧장 지정함에도 불구하고, 모듈 핸들을 여전히 인자로 받는다. 내부적으로 CreateWindowEx 함수를 호출할 때 모듈 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대화상자 자신, 그리고 내부의 child 컨트롤들 생성).

그런데 (2) 이때 리소스 추출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한 DLL의 핸들을 주면.. 구형 운영체제에서는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일단, 자기 자신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커스텀 컨트롤--표준 컨트롤이 아니고, CS_GLOBALCLASS 등록된 커스텀 컨트롤도 아닌 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건 CreateWindowEx 함수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귀결이지만, 그 이상으로..

내 기억이 맞다면 대화상자의 배경색이 일반적인 회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바뀌고 좀 만지다 보면 프로그램이 뻗었다. Windows 9x뿐만 아니라 나름 NT 계열인 2000에서도 말이다.
그 이유는 딱히 알 수 없었다. 그저 경험적으로 이런 DLL 핸들을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 소스의 주석에도 엄청 옛날에 적혀 있었다.

물론 이 역시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다.
윈도우의 생성과 관련해서 전달하는 인스턴스/모듈 핸들은 그 윈도우의 클래스를 등록한 주체를 식별하는 용도이다. 애초부터 리소스가 전혀 아니라 코드와 관계가 있다. 그러니 여기는 애초에 리소스 추출 간소화 방식으로 load된 DLL이 들어갈 자리가 아니다. 그런 DLL을 집어넣은 것은 사실상 프로그래머의 실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쯤 되니 의문이 생긴다. 프로그래머가 아무리 실수할 수 있기로서니, 그걸 넘겨주면 단순히 custom 컨트롤이 생성되지 않는 것 이상으로 왜 다른 이상한 부작용까지 발생한 것일까? 차라리 깔끔하게 에러와 실패 처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DLL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load하는 것과 datafile(리소스 특화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오늘날의 32비트 및 64비트 Windows 환경에서는 DLL을 로딩한 결과 핸들(HMODULE / HINSTANCE)은 그 파일 내용을 가리키는 데이터 포인터와 거의 동급이라고 여겨진다. 파일을 memory-mapped file 형태로 통째로, 혹은 약간의 보정만 거쳐서 읽어들인 첫 지점이다. 쉽게 말해 그 핸들이 가리키는 메모리에는 EXE 파일 시그니처인 MZ부터 쭉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행 파일은 메모리 주소가 언제나 64KB의 배수 단위로만 배당된다는 것도 이 바닥에서 프로그래밍 좀 한 사람들은 아실 것이다. 그 말인즉슨, 일반적으로 HMODULE 내지 HINSTANCE의 값은 64KB의 배수이며, 하위 word가 언제나 0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이런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핸들도 있을 수 있다.

(1) 먼저, 과거의 Windows 9x 환경에서는 16비트 프로그램에서 호출한 LoadLibrary의 리턴값이 대표적인 예이다. 얘들은 핸들의 크기 자체가 16비트밖에 안 되니 리턴값과 내부 의미 역시 32비트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여야 한다.
물론 이미 32비트 형태로 빌드된 프로그램이야 이런 거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으며, 16비트와 32비트 프로그램을 모두 한데 관리하는 운영체제의 관점에서나 구분이 필요하다.

(2) 그리고 LoadLibraryEx + datafile 방식으로 불러들인 dll 핸들도 형태가 약간 달라진다. 운영체제의 버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단 해당 DLL의 preferred base는 완전히 무시되며, 굳이 64KB라는 큼직한 단위로 주소가 배당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는 최하위 비트에 1이 추가돼서(= 홀수!!) 얘는 datafile 방식으로 생성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메모리 주소로서의 DLL 핸들은 하위 16비트에 어차피 유의미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으니.. 그 잉여 공간에다 이런 정보를 보관한다는 뜻이다.

요컨대 HMODULE / HINSTANCE는 16비트 프로그램 또는 datafile 방식에 한해서는 64KB의 배수 단위인 깔끔한 포인터가 아니게 된다. 그런데 과거에는 운영체제 내부에서 이런 변칙적인 핸들을 취급하는 방식이 서로 충돌했던가 보다.

kernel32는 이 DLL이 datafile 방식으로 load되었다는 것을 식별하기 위해서 핸들값에다가 1을 추가했다. 하지만 user32의 대화상자 표시 함수는 datafile 방식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이 핸들값이 하위 16비트가 비영인 것을 보고는 이건 16비트 모듈이라고 인식해 버렸다. 그리고 16비트 프로그램과의 하위 호환을 위한 보정 처리를 수행했다.

그 보정 처리 중에는 대화상자 내부의 각 에디트 컨트롤들에 대해 고유한 데이터 세그먼트를 생성하는 것도 있었다.
아시다시피 에디트 컨트롤, 특히 multiline으로 동작하는 놈은 혼자서 수백, 수만 바이트에 달하는 텍스트를 저장할 수 있다. 모든 컨트롤들이 한 64KB 데이터 세그먼트를 공유할 게 아니라 각각이 고유한 세그먼트를 갖는 게 낫다. 이것을 대화상자 표시 함수가 내부적으로 해 줬다.

(그럼 이건 특별히 메모리가 많이 필요한 에디트 컨트롤에 대해서 고유한 스타일을 줘서 그 컨트롤이 알아서 처리하면 되지, 이런 걸 왜, 어떻게 상위 윈도우인 대화상자에서 처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식이면 에디트 컨트롤뿐만 아니라 리스트나 콤보박스도 수천 개의 아이템을 추가하느라 메모리가 많이 필요할 때가 있을 텐데 걔네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ㄲㄲ)

어쨌든.. 대화상자를 생성할 때 datafile DLL의 핸들이 지정되면 저런 복잡한 이유로 인해 16비트 보정이 수행되는데.. 실제로 대화상자를 돌리는 이 프로그램은 16비트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보정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프로그램이 죽는 등 갖가지 오동작과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군~!! (☞ 더 자세한 설명)

대화상자에도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이건 윈도우 스타일의 형태로 지정해 주는 게 아니고 DialogBox 계열 함수에다가 인자로 전하는 것도 아니며, 그냥 대화상자 리소스 템플릿에 박혀 들어가는 값일 뿐이다. 그러니 다른 스타일 플래그들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낮으며 프로그램 코드에서 볼 일이 없다시피하다.

이 대화상자가 다른 대화상자의 child로 들어갈 수 있음을 나타내는 DS_CONTROL, 용도가 좀 모호하긴 하지만 [?] 모양의 도움말 버튼을 우측 상단에다 표시하는 DS_CONTEXTHELP 같은 건..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하지만 16비트 시절의 잔재이고 오늘날은 아무 의미 없는 플래그도 있다.

대표적으로 DS_3DLOOK은.. Windows 95/NT4부터는 대화상자들이 처음부터 기본적으로 버튼과 동일한 은색/회색이고 각종 테두리도 양각 음각 입체(?) 효과가 적용되어 나오므로 존재의 의미가 없어졌다.
그리고 DS_LOCALEDIT라는 놈이 있는데.. 얘는 자기 내부의 모든 에디트 컨트롤들이 고유한 데이터 세그먼트가 아니라 기본 제공되는 단일 64K 세그먼트를 공유하게 해서 메모리를 아끼는 플래그이다. 에디트 컨트롤에 많아야 수십~수백 자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보장되면 사용해 볼 만한 옵션이었다. 32비트 이후부터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지만..

그리고 이렇게 DS_LOCALEDIT 옵션이 적용된 대화상자는 아까처럼 Windows 9x에서 datafile DLL 핸들을 지정해 주더라도 16비트 보정 처리가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오동작·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 문제는 Windows NT 계열을 넘어 16비트 프로그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64비트 운영체제의 관점에서는 더욱 무의미한 지나간 옛날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16비트에서 32비트로 넘어갈 때는 16비트 환경에서도 far이니 huge니 하면서 어떻게든 16비트 코드에서 64KB를 초과하는 메모리 영역을 다루려고 애썼으며, 반대로 32비트 주소 공간에서 16비트 코드를 수용하고 실행하려고 온갖 발악을 했었다. 하지만 32비트와 64비트는 서로 완벽하게 격리된 채 공존할 뿐, 상대방 영역을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이상이다.
여담이지만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소스를 뒤져 보니.. 어떤 DLL을 datafile 방식으로 읽어들인 상태에서는 그 DLL에 대해서 VerQueryValue 같은 버전 정보 확인 API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는 주석이 적혀 있다. 그래서 버전 리소스를 수동으로 직접 파싱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구현했다.
Windows Vista 이상 또는 심지어 9x 계열에서도 괜찮았으며 2000/XP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LoadLibraryEx 함수의 부작용이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과거에 일반 로딩과 datafile 특화 로딩은 내부 동작이 여러 모로 차이가 컸던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15 08:34 2021/10/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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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짐승의 표

요한계시록 13장에 나오는 그 이름도 유명한 짐승의 표, 그리고 짐승의 수 666은..

(1) 당연히 명백히 매우 부정적인 심상이다.
계 14:9-10의 구절로 미뤄 보건대 이건 구원을 상실한 영원한 고통과 형벌을 수반한다. 또한 20:4에 따르면, 반대로 이걸 받지 않아야만 예수님의 지상 재림 때 천년왕국에 들어갈 수 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승의 표가 무엇이고 수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실체는 “아직 우리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모른다”가 가장 가장 합리적인 해답이어 보인다.
바코드, 베리칩, 이상한 백신.. 지금까지 예상이 이만치 빗나갔으면 이젠 좀 회개하고 자기가 성경을 적용하는 방식을 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 때문에 지금까지 시험 들고 성경에 대한 믿음, 종말에 대한 믿음이 파괴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3) 짐승의 표는..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짐승 적그리스도에게 경배하고 나서 그 증표로써 받는 것이다.
영적인 가치 판단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단순 과학 기술 문명의 이기는 짐승의 표가 절대로 아니다. 이건 성경이 분명히 말하는 사실인데.. 1990년대부터 교회에서 종말 설레발 함부로 치지 말고 분간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

누군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지불식 중에 짐승의 표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치, 느부갓네살 왕 시절에 누군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지불식 중에 왕의 황금 형상에 절하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침례교회에서 누군가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침례를 주는 게 불가능한 것과도 같다. (유아세례야 뭐 애 당사자가 너무 어리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받을 수 있겠지만.. 침례는 그렇지 않다!)

(4)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구원받은 신약 교회 성도들은 이미 휴거되어 올라가고 없고 대환란을 겪지 않는다. 저런 짐승의 표 따위를 마주칠 일이 없다. 올레~!!!
신약 성도들은 적그리스도가 아니라 예수님을 볼 준비만 하면 된다.

그 대환란을 겪지 않는다고 해서 생활 속에서 예수쟁이로서 일상적인 십자가를 지지 않는다거나 환란과 고난을 겪지 않는다는 말은 절대 아닌데(행 14:22, 딤후 3:12, 벧전 4:12 따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안타깝지만 엄청나게 많다.;;

지금 우리가 "그때 짐승의 표를 절대 받지 않게 용기 주시옵소서. 고문 당하지 않고 단칼에 순교할 수 있게 도와 주시옵소서" 이런 기도를 열심히 하는 건.. 창세기 50장에서 요셉의 형들이 요셉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부디 우리를 해코지를 하지 말고 변함없이 너그럽게 봐 주시옵소서" 이런 간구를 하는 것과 비슷한 짓일 것이다.
예수님과 100가지가 넘게 닮았다는 요셉이 그때 펑펑 울었듯이, 저런 웃픈 기도는 분명 예수님을 울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너무 갸륵하고 기특해서 감동받아서 우시는 건 절대 아니다~!

2. 성경의 예언

본인은 성경의 예언들 중에 2000여 년 전의 예수님의 초림과 명백하게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 것, 긴가민가 뜬구름 잡는 것 같고 너무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처럼 보이는 것들은 그냥 “아직 이뤄지지 않은 예언, 재림 때 문자적으로 이뤄질 예언”이라고 본다. 특히 계시록 4~19장 사이 말이다.
전부 다 비유 은유 묵시이고, 지난 2000여 년 교회 시대 동안 서서히 이뤄져 왔다는 식으로 보지는 않는다. 문자적으로 사실이긴 한데, 시기와 장소와 적용 대상이 다르다.. 이게 더 건전한 관점이다.

사실, 성경에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예언이 더 많이 적혀 있다. 은사주의자들이 좋아하는 욜 2:28조차도 오순절 때 이뤄진 게 아니라 아직 이뤄지지 않은 예언이다.
그런데 당장 이해가 되지 않고 실감이 안 간다고 해서.. 성경이 문자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걸(예: 1천 년, 영과 혼의 구분 따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3. 구원의 확신

(1) 진심어린 동의 없이 영접 기도 달랑 읊고는 거짓 구원의 확신을 갖는 것은 매우 잘못됐지만..
반대로 성경에 뻔히 기록된 약속을 근거로 구원의 확신을 갖는 것 자체가 교만(!!!!)이라고 이상하게 몰아세우는 것도 매우 잘못됐다.

(2) 예수님이 언제 오시나, 내일 내게 무슨 일이 닥치나, 짐승의 표의 정체가 무엇이냐 이런 게 불가지론이지..
신이 존재 여부 자체 내지 하나님의 아들 신분으로서 신자의 구원 여부와 사후 세계가 불가지론인 건 절대 아니다.

(3) 신앙 생활이 우리 인간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는 건 믿음만으로 아무 값없이 우리의 노력이 전혀 없이도 구원을 공짜로 얻는 것, 먼저 쉬고 은혜를 누리고 나서 일을 하는 것, 구원이 영원히 탄탄히 보장되어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그 반면, 인간에게 불리하게 짜여 있는 건 개인의 미래에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고 예수님이 언제 오실지 알 수 없는 것, 성경대로 경건하게 살면 당장 세상적으로 불이익을 겪고 손해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다른 건 몰라도 "평생 죄 짓고 살다가 나 죽기 바로 직전에만 믿으면 되겠네?"가 호락호락 가능하게 해 놓지는 않으셨다.

(4) 비슷한 예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사랑과 공의를 겸비하신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계신 것,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 우리의 모든 인생 내역과 마음 속 생각이 하나님 앞에 다 드러날 거라는 사실이다.
그 반면, 잘못된 두려움은 하나님보다 인간을 두려워해서 죄에 동참하는 것, 하나님의 성품을 오해해서 "이러다 지옥 가면 어떡하나, 대환란 때 단칼에 죽지 못하면 어떡하나" 같은 자포자기 두려움이다.

  • 입문(쉬움): 중생, 죄의 형벌로부터 구원, 첫 성령 침례, 구원받은 죄인
  • 마스터(어려움): 성화, 죄의 권능/임재로부터 구원, 지속적인 성령 충만, 예수님의 제자

복음서에서 말하는 누구나 쉽게 값없이 은혜로 믿음으로 받는 구원에서 시작했다가.. “나보고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들어가는 것이 아니요, 부자가 하나님 왕국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런 오락가락 말씀을 보고는 헷갈려서 오류에 빠지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구약과 신약의 관계와 공통점과 차이, 세대적 진리 같은 얘기가 통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오락가락 구절에 대한 긴 설명을 이 자리에서 하지는 않겠다.

구원의 영원한 보장을 믿는 사람이 주장하는 것은 (2)를 다 완수하지 못했다고 해서 (1)마저 박탈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전부이다. (1)을 이뤘으니 (2)는 필요 없다는 둥 다른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본인의 비장의 무기인 “탈북자가 남한에 오면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남한 교도소에서 벌을 받지, 북한으로 도로 송환은 절대 되지 않는다.” 비유를 들어도 납득하는 분이 지금까지 본인의 경험상 거의 없었다.ㅠㅠㅠㅠㅠㅠ (우파인데도)

4. 이스라엘

교파에 따라서 견해가 일치하지 않기도 하는 주제를 다루게 되어 좀 조심스럽지만.. 뭐 본인의 소신을 말하라면,
본인은 교회(신자)와 이스라엘(유대인)은 서로 다른 존재이며, 이스라엘은 문자적으로 회복될 거라고 믿는다. 왜냐고..?? 그냥 성경에 그렇게 쓰여 있고 그게 다 이상한 비유 영해 묵시라고 생각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유대인이 예수 믿어 구원받으면 신약 교회 신자 신분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거부한 것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대체로 눈이 멀었고 심판 받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신자가 유대인들 징벌/심판의 도구를 자처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반유대주의는 잘못됐다. 본인은 영적 유대인 내지 대체 신학을 지지하지 않는다.
맨날 심판 심판 하지만 궁극적으로 회복된다, 완전히 끝나고 파멸되지는 않는다는 게 구약 성경이 맨날 마르고 닳도록 강조하는 내용이다.

다만, 1948년에 건국된 지금 세속 국가 이스라엘이 성경의 타임라인과 얼마나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민족 혈통 개념이 극히 희박해진 지금 유대인이 나중에 다시 열두 지파로 나뉘어서 계시록에 기록된 미래의 환란 성도 역할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겠는지..
이런 현실적인 디테일을 생각하자면 나도 이해되지 않고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면모가 있긴 한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다른 더 엄청난 초자연적인 기적도 믿는데 겨우 저 정도는 못 믿을 것까지는 없다고 본다.

옛날에 우리나라 할배 대통령은 늘그막에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여러 나라들과 교류하며 사이 좋게 지내야 한다. 하지만 일본하고는 특이한 과거사 때문에 우리만의 고유한 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양자인 이 인수 박사의 회고. 난 할배가 하야하지 않았으면 한일 수교는 언제쯤 어떻게 이끌었을지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하다. 박통이 암살 당하지 않았으면 핵무기까지 기어이 정말 만들어 냈을지 궁금한 것처럼..)

그런데 그런 것처럼 하나님 역시 유대인하고는 좀 색다른 고유한 경륜이 있을 거라는 건 매우 합리적인 추론이며 실제로 그러하다. 쟤들은 선민인 한편으로, 예수님을 대놓고 거부하고 십자가에 매단 민족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래서 걔들은 초대 교회 시절에 행 2:38 같은 회개의 침례가 따로 필요했으며, 그게 심지어 구원의 조건이기까지 했다. 저 침례는 우리처럼 먼저 구원받고 나서 신앙 고백 후에 받는 침례가 아니다.

요즘 유대인 중에는 뭔가 예수님을 믿긴 해 보이는데 예슈아 이러면서 이상하게 행하는 메시아닉 쥬라는 집단이 있다. 얘들이 부정적인 존재인지, 아니면 그 정도 믿는 거라도 감지덕지 여겨야 하는지 갖고 크리스천들이 다투는 건.. 마치 정치판에서 윤 석열이나 이 준석 같은 인물에 대한 견해 때문에 우파 진영 내부에서 호불호 갈리고 싸움 벌어지는 것과 쏙 빼닮은 현상으로 보인다.
정말 비슷해 보이지 않는가? ^^ 어쩌면 사도행전 15장에 나오는 바울과 바나바의 마가 논쟁하고 비슷한 건지도 모른다.

5. 심경의 변화

  • 마 11에서 침례인 요한이 별안간 예수님에게 자기 제자들을 보내서 당신이 정말 '그 VIP'가 맞는지 확인 질문을 함.
  • 삼상 27에서 다윗은 사울 왕에게 쫓기는 생활에 지쳐서 사울의 적에게 잠시 투항하기도 함. (그래도 그 계획은 나가리 나고 고국으로 잘 돌아옴)

성경에 이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그리고..

  • 하나님은 노아의 홍수를 앞두고 사람을 지으신 것을 repent 하셨다.
  • 하나님이 파라오의 마음을 더 강퍅하게 하셨다.

이런 것은 하나님도 무슨 실수· 후회를 한다거나 자괴감을 느끼고 잘못을 뉘우친다거나, 혹은 사람의 마음을 무슨 로봇처럼 마인드 컨트롤이라도 하시는 듯이 읽힐 소지가 있다. 그런 게 아니다.
하나님이 repent 하신 것은 근심하고 슬퍼하고 애통해하신다 정도의 뜻이다. 그리고 후자는 이미 마음을 한쪽으로 삐딱하게 굳힌 사람이 더 치우치게 내버려 두고 부추긴다는 뜻이지, 방향 자체를 사람의 자유 의지와 상관없이 조종한다는 뜻이 아니다.

또한, 하나님보다 자비로운 것은 자비가 아니고, 하나님보다 더 의로운 건 의로움이 아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보상을 바라는 것은 질 낮은 욕심이 전혀 아니며, 그 자체가 믿음을 행사하는 것이다. 보상조차 필요 없다는 건 마치 구원의 확신을 교만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지나친 의로움이며 오류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12 08:35 2021/10/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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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니 호박이니 하면서 한창 자연 얘기 시리즈를 진행하다가 프로그래밍 얘기가 중간에 부득이하게 끼어들었는데.. 마지막 아이템을 소개하면서 기존 시리즈를 완결하도록 하겠다.

올해 추석이 정말 좋았던 건.. 연휴의 시작 직전, 그리고 추석 당일에 비가 콸콸 내렸다는 것이다. 전자는 무슨 태풍이고 후자는 그냥 가을비인 듯.. 그래서 서울부터 경주까지 어딜 가든 계곡에 물이 졸졸 흐르고 있어서 물놀이를 원없이 할 수 있었다. 이게 정말 대박이었다.

(1) 먼저, 고향 경주에서는 무장산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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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갈밭 아래로 맑은 물이 흐르는 걸 보니 나까지 마음이 흥분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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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는 별로 티가 안 나지만 물에 온몸을 담궜다. 물에 들어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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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물가 모습을 좀 더 카메라에 담았다.

(2) 다음으로, 귀경 중에는 의성 빙계 계곡을 들렀다.
이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난 전혀 개의치 않고 여기서도 물놀이를 하면서 땀을 깨끗이 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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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계 계곡은 계곡 내지 개천을 따라 좁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지나는 형태로 조성된 유원지이다. 주변의 자연 경치가 정말 아름다우며, 그에 걸맞게 국립이나 도립까지는 아니어도 보기 드물게 ‘군립 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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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서 놀아도 되고 풀밭과 정자, 언덕 산책로도 듬뿍 있다. 그리고 계곡의 내부에는 ‘빙계 서원’이라는 옛날 건물도 있다.

이런 멋진 곳이 입장료나 주차료 따위 없고 전면 무료 개방이라니.. 역시 시골 오지의 인심은 후한 것 같다. 하지만 여기도 소문을 타서 유명해져서 피서객이 몰리면 그런 인심이 언젠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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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계 계곡이 특별히 유명한 이유는 신비로운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자연 동굴(빙혈, 풍혈)이 있기 때문이다. 계곡의 중간에 빙혈로 가는 길이 안내되어 있다.
본인이 방문했던 당시에는 빙혈 내부의 온도계가 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얼음이 얼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굉장히 신기한 현상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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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혈로 가는 길목에는 역시 넓은 풀밭과 함께 정자가 세워져 있었다. 마침 비도 오는데 여기서 더 오래 머물면서 정자 안에서 신선놀음을 하고 싶은 생각이 몹시 들었다. 하지만 다음 스케줄 때문에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3) 끝으로, 서울에 돌아와서는 아차산 기슭의 긴고랑 계곡을 오랜만에 들러 봤다. 이때도 멀리서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부터가 심상찮더니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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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경을 보기만 해도 속이 다 후련해질 지경이었다. 물이 끊겼던 시절의 모습과 비교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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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평소에는 움푹 패인 일부 경로로만 물이 흐르지, 이렇게 넓은 면적이 몽땅 침수되고 물이 흐르는 일은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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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셀프 물침례와 목욕재계를 실시했다. 웃통 벗고 코와 귀를 막은 뒤, 머리까지 싹 물에 쳐박아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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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는 이런 신선놀음까지 했다.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이렇게 5분 정도 있으니 추위가 느껴질 정도였다.
이런 계곡물을 볼 때도 푸른 초장을 볼 때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이 맑은 물을 하수 처리장으로 헛되이 흘러가 버리게 방치하는 건 자연에 대한 죄악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물을 뒤집어쓰러 들어갔다.

이상이다.
이번 시리즈는 시간 순이 아니라 호박, 풀밭 텐트, 멧돼지, 계곡 이렇게 4개의 키워드/테마 순.. 즉, 누가복음이나 마가복음이 아니라 마태복음, 요한계시록 같은 구성이 됐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여가와 취미 생활은 딱 저렇게 정리되는 것 같다.

난 나중에 은퇴하면 산 좋고 물 맑고 밤하늘에 별이 보이는 곳에서 취미로 코딩 열심히 하고, 멧돼지 한 마리 키우면서 타고 다니는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래머로 살고 싶다. ^__^

Posted by 사무엘

2021/10/09 08:34 2021/10/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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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에서 리스트뷰 컨트롤은 아이템 기반의 정보를 나열하는 용도로 굉장히 편리하고 유용한 물건이다. 본인은 수 년 전에 얘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리뷰를 한 적도 있다. (☞ 이전 글 보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에 대해서 본인은 Windows 프로그래머로서 다음과 같은 점을 아쉽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

(1) 먼저, ‘작은 아이콘’ 모드라는 게 정체성이 너무 어정쩡 모호한 건 둘째치고라도, 아이템 배치와 관련된 제어가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얘는 작은 아이콘의 옆에 텍스트가 한 줄 붙는다는 점에서는 목록 모드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얘는 그래도 횡대와 종대 아무 방향으로나 align이 되고, group도 적용된다는 것이 목록 모드와의 차이점이다. 즉, 나름의 쓸모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얘는 아이템의 간격 내지 폭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모르겠다.
LVM_SETICONSPACING은 큰 아이콘 모드의 간격이고 LVM_SETCOLUMNWIDTH는 목록 모드의 폭이고, LVM_SETTILEVIEWINFO는 타일 모드에서의 크기이다.
그런데 작은 아이콘 모드는 내가 아는 한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이런 API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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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이 이렇게 제멋대로 막장으로 출력되는 걸 막을 길이 없더라.
내가 날개셋 제어판의 외부 모듈 목록에다가 ‘작은 아이콘’ 모드도 추가해 볼까 하다가 이걸 보고는 단념했다.

(2) 그리고 악명 높은 화면 잔상 버그 말이다.
check list를 건드렸을 때 선택 막대가 진해지는 문제는 이미 이전 글에서도 지적했던 바 있다.
스타일을 바꿔서 우회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며, 원래는 그렇게 우회하지 않더라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Windows 10 이전에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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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모드에서 칼럼의 폭을 조절해도 이렇게 해당 칼럼이 덧칠되는 문제가..)

게다가 ‘작은 아이콘’ 모드일 때는 아이템에다가 마우스를 가져가기만 해도 글자가 사라져 버리는 치명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건 뭔가 내부 계산 로직이 대놓고 잘못된 거나 마찬가지이다. 마소에서도 자체적으로 작은 아이콘 모드를 쓰지를 않기 때문에 버그를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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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는 내 컴퓨터 내지 탐색기 UI에서 전통적으로 리스트뷰 컨트롤을 사용해 왔다.
초창기 Windows 95/98은 이 컨트롤이 제공하는 ‘큰 아이콘, 작은 아이콘, 목록, 자세히’라는 네 가지 보기 모드를 그대로 제공했었다.
그러다가 2000/ME에서는 그림이나 문서의 내용 thumbnail이 표시되는 미리 보기 모드가 추가되어 5개가 되었다. 이건 기술적으로는 물론 ‘큰 아이콘’의 확장판이었다.

XP에서는 정체성이 어정쩡한 작은 아이콘 모드가 삭제되고, 제5의 모드인 ‘타일 모드’가 ‘큰 아이콘’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기존의 ‘큰 아이콘’은 그냥 ‘아이콘’으로 바뀌었고.. 그러니 전체 개수는 5개로 변함없었다. 원래 있던 작은 아이콘 모드는 마소에서도 완전히 버린 자식 취급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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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Vista/7 이후부터는 아이콘의 크기를 매우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개념적으로 예전의 ‘작은 아이콘’에 해당하는 모드도 부활했다.
하지만 이건 리스트뷰 컨트롤이 제공하는 ‘작은 아이콘’으로 구현한 게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그냥 ‘타일 모드’에다가 아이콘만 작은 걸 준 게 아닐까..?? 작은 아이콘에서는 이렇게 길다란 아이템을 뒷부분을 생략해서 표시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 타일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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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굉장한 뒷북인 놀라운 사실이 있다.
무려 Windows 7부터는 운영체제의 탐색기와 파일 공용 대화상자에서 애초에 리스트뷰 공용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반인에게 스펙이 공개되지 않은 별개의 자체 구현 컨트롤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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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쩐지~~
(1) 원래 리스트뷰 컨트롤의 '목록' 모드는 이렇게 카테고리라고 해야 하나 그룹 분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목록 모드라는 것은 스크롤바가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난 것을 통해 알 수 있음..
탐색기의 저런 모양은 공용 컨트롤로는 구현 불가능하다. 또한, 저렇게 칼럼마다 폭이 유동적으로 다른 목록도 공용 컨트롤은 지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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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울러, '내용'이라는 이 특이한 보기 모드도 기존 리스트뷰 컨트롤로는 구현 불가능하다.
이런 걸 어떻게 구현했을지, 온통 owner draw 개조로 도배했을지 궁금했는데.. 답은 간단했구나. 그냥 자체 컨트롤을 만든 것이었다.;; 영문 위키백과에서도 Windows 7에서부터 바뀌거나 사라진 기능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An undocumented incompatible Item view control replaces the List view control used in Windows Explorer... The Item view also does not support custom positioning, custom ordering, or hyperlinks, which the Windows Vista list view did support.


아.. 옛날엔 Office 팀에서 파일 열기/저장 대화상자들 자체 제작해서 썼더니만, 그건 없어졌고 이젠 운영체제 셸 팀에서 뷰 컨트롤을 자체 제작해서 쓰기 시작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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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Vista와 7의 탐색기는 외형상 굉장히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Hard Disk Drives / Devices with Removable Storage"라고 아이템을 분류해 놓은 카테고리 부분을 보자.
아이템들을 몽땅 숨기거나 펼칠 수 있는 삼각형 마커가 Vista는 오른쪽 끝에 있는 반면, 7과 그 이후(현재의 10까지 포함)부터는 왼쪽 끝에 있다. 왼쪽 끝에 있으니 무슨 트리 컨트롤을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3) 마커가 왼쪽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아이템보다 글자 크기도 더 큰 건.. 내가 알기로 공용 컨트롤 리스트의 기본 옵션만 바꿔서 구현할 수 있지 않다. 비슷해 보여도 Vista는 리스트뷰 컨트롤을 썼지만 7부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트리와 리스트뷰 컨트롤을 적당히 배합해서 '탐색기' 짝퉁을 만드는 게 Windows UI/셸 프로그램의 정석 코스로 통용되곤 했는데.. 이젠 100% 동일하게 동작하는 탐색기를 이런 식으로 만드는 건 근본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단, 바탕 화면은 그냥 아이콘들만 늘어놓으면 되니 지금도 여전히 기존 리스트뷰 컨트롤 기반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마소에서는 자기들도 리스트뷰 컨트롤의 한계를 인지했는지 탐색기에서 얘를 더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작은 아이콘 모드의 활용성을 좀 강화하고, 목록 모드에서도 그룹 구분을 지원하고, 화면 잔상 버그들을 좀 고쳤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06 08:36 2021/10/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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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체에서의 묘사

유튜브를 뒤지다 보니, 세상에.. 대한뉴스 제1999호(1994년 3월자)에서는 지리산 어디 두메산골에서 멧돼지를 방목하는 농부 얘기가 소개되었다.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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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북실북실한 멧돼지와, 살색 피부의 집돼지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게 귀엽기 그지없다. ^^
게다가 소득 보소.. 지금도 연봉 8천은 절대로 작은 액수가 아니며, 그보다 못 버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이다.
그런데 30여 년 전에 연 소득 8천만 원이었으면 지금으로 치면 2억에 가까운 고소득일 것이다.

저때는 멧돼지가 지금 같은 유해조수 취급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저런 방목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동영상의 댓글들을 보면 도대체 이런 걸 왜 소개하느냐는둥, 옛날에 저런 짓을 했으니 지금 멧돼지 천지가 된 거라는둥.. 좋은 말이 별로 없다. >_<

그리고 이건 수 년 전의 비교적 최근 영상이다.. (☞ 링크)
역시 지리산 기슭의 어느 절에서 멧돼지들 먹으라고 주기적으로 짬밥을 부어 주고, 멧돼지 가족이 어슬렁어슬렁 찾아와서 그걸 먹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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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범 없는 골에 토끼..가 아니라 멧돼지가 왕이 된 지경이다. 멧돼지가 호랑이만치 힘 세고 포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좁은 땅에서 워낙 번식력이 좋다 보니, 종종 인간과도 부딪히고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는 한다.
허나, 멧돼지가 굶주리다가 한두 마리 도심에 좀 나타난 거 갖고.. 매스컴에서 무슨 '제보당의 괴수' 마냥, 당장이라도 사람을 해치지 못해 안달 난 괴물처럼 묘사하고 있는 건 개인적으로 좀 슬프게 생각한다. ㅠㅠㅠㅠㅠ

차라리 멧돼지가 애써 가꿔 놓은 밭을 파헤치고 망가뜨리고 있고 그것 때문에 시골 농촌에서 멧돼지를 엽총 쏴서 잡는다면야.. 그건 나도 차마 실드를 치지 않겠다.
하지만 도시에서야 쟤들도 힘없는 짐승일 뿐이지.. 사람을 해치기 전에 쟤들이 먼저 차에 치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지 않겠나.

사람이 먼저 꺅 놀라서 자극하고 도발하지 않으면 멧돼지도 어지간해서는 그냥 가만히 있는다.
내가 무슨 식당이나 가게에 들어가 있는데 멧돼지가 문을 쓰윽 열고 들어오면.. 내가 먹던 음식이라도 좀 쥐어 주고 먹여주고 쓰다듬어 주고 싶다. 불쌍한 것~~ ^^;;;

내가 평생에 온갖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보고도 "어 귀엽네" 그걸로 끝이었고 무덤덤이었는데.. 집채만 한 멧돼지를 보면서 일말의 동물 사랑/보호 정신이 생겼다니.. 사람 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 동화책

그래서 본인은 요 얼마 전에는 국립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에 들러서 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멧돼지가 쿵쿵, 호박이 둥둥” 동화책 실물을 입수했다. 오오~
본인이 뭔가 동화책을 열람하러 저기 간 건.. 옛날 반공 동화 “용감한 탈출” 이후로 5년 만의 일이다. 공교롭게도 두 동화 모두 등급이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용이며, 종이 크기와 분량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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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이야기에서 팥죽을 호박죽으로, 호랑이를 멧돼지로 바꿔서 요즘 감각에 맞게 재각색을 한 게 흥미로웠다.;;
그런데 멧돼지는 사람을 들이받아서 죽거나 다치게 할 수는 있겠지만 사람을 잡아먹기까지 한다..?? 이건 좀 비현실적이며 멧돼지를 필요 이상으로 나쁘게 묘사한 것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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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 먹는 멧돼지의 모습이 참 귀엽다~
“지리산 아래에서 호박죽을 제일 잘 끓인다는 호박죽 할멈” 이거 뭐 지리산이 현실과 창작물에서 공통으로 멧돼지 서식지의 거의 클리셰처럼 된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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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멧돼지가 묘사되는 건 저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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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부에서는 뭔가 판타지스러운 연출이 나타난다. 밭에 있던 늙은 호박이 엄청나게 커져서 무슨 '날으는 양탄자'처럼 사람을 위에다 태우고 날아간다. 원작 동화의 묘사를 그대로 반영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신데렐라에서는 늙은 호박으로 마차 객차를 만들어 내기도 했군.;;
그리고 돼지(동물)와 호박(식물)은 모두 외모와 관련해서 그다지 긍정적인 심상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도 생각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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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가 쿵쿵 달려올 때 아이들도 덩달아 쿵쿵 달려가고, 호박이 둥둥 날아갈 때 아이들도 둥둥 날아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가분은 내가 좋아하는 야생 전원적인 소재만으로 재미있는 동화를 (재)창조해낸 것 같다.

3. 돼지 박물관

본인은 이걸로도 모자라서 지난 추석 귀경길엔 이천에 들러 “돼지 보러 오면 돼지 돼지 박물관”을 구경했다.

소재지가 이천 동남부의 외곽 시골이며 본인도 영남 쪽에서 올라온 관계로, 고속도로 출구로는 평택제천 고속도로(40) 서충주 IC를 이용했다. 예전에 동락 초등학교 김 재옥 교사 기념관을 방문할 때 진출했던 나들목과 동일하다.
단, 저 학교는 고속도로 나들목 바로 근처에 있는 반면, 저 박물관은 이천 쪽으로 한참을 더 가야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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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나름 돼지의 품종개량 연구에 일가견이 있는 부부 개인이 사비를 들여서 설립한 거라고 한다.
온갖 희한한 테마 박물관들이 즐비한 제주도에 있을 것 같은 시설인데, 그래도 경기도이니 찾아가기가 좀 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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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저금통의 모델로 즐겨 쓰이며, 특히 머리는 고사를 지낼 때 즐겨 쓰인다.
  • 강원도 양구 해안면은 바닷가와는 전혀 관계 없고, 돼지를 풀어서 뱀을 퇴치했다는 믿기 힘든 고사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 돼지의 장기 구조가 인간의 그것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건 나도 어디선가 주워 들은 바 있다.

실내 전시는 돼지에 대한 설명이랑 각종 돼지 형상의 기념품들 위주이고, 바깥 마당이 무슨 농장 내지 동물원처럼 꾸며져 있다.

아무래도 국공립 박물관 같은 저렴한 입장료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좋은 일 하는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인 데다, 살아 있는 동물을 구경하는 비용인데 이게 마냥 바가지라고 볼 수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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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생각보다 지능이 좋아서 사람이 들어오면 바싹 울타리 곁으로 뛰쳐나와서 사도행전 3:5 기동을 즉시 취한다. ㅋㅋㅋㅋ 먹이를 줘도 줘도 끝도 없이 먹어댄다.
생각 같아서는 순서대로 줄을 세워서 주고 싶다만, 저렇게 먹이 하나 떨어질 때마다 아귀다툼을 벌이게 만들면 쟤들도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을까.;;
난 집안이 개판인 것보다는 돼지우리인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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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야 코로나19 때문에 지금도 난리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여기는 구제역도 아니고 무슨 아프리카돼지 열병 때문에 타격을 좀 입었다고 한다.
원래는 돼지를 더 많이 키우고 있었는데 저것 때문에 살처분을 좀 한 듯.. 그래서 구석 한켠에 돼지 위령비(?)도 세워져 있었고, 지금은 오리, 거위, 토끼, 왜골계 같은 다른 동물들도 많이 갖다 놓은 상태였다.

집돼지 말고 귀여운 멧돼지에 대한 더 자세한 소개가 전혀 없는 것도 좀 아쉬운 점이었다.;; “서로 종간 호환되고 교배 가능하다. 애초에 멧돼지를 품종개량 시킨 게 집돼지일 뿐이다” 설명이 전부였다.
돼지만 해도 외국산 살색 요크셔 계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토종 흑돼지 등 다양한 품종이 존재한다. 멧돼지도 내가 보기엔 어금니가 튀어나온 놈과 그렇지 않은 놈, 그저 시꺼먼 놈과 잿빛/갈색인 놈 등 다양한 품종이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도 생각보다 구하기 어렵다. 멧돼지가 다 같은 멧돼지들이 아닐 텐데..

뭐 그래도 구경을 잘 하고 돌아왔다. 돼지는 좋은 동물이다~ ^^

Posted by 사무엘

2021/10/03 08:36 2021/10/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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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라는 게 없어지고 새벽에 얇은 이불이라도 덮어야 하는 요즘 같은 시기는 야영 캠핑을 위한 그야말로 최적의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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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래에 서울에서는 상암동과 청담동의 모처에서 주차와 보안이 완벽에 가까운 아지트를 하나씩 개척했다.
여기는 보안을 위해 구체적인 위치와 방문 소감을 블로그에다 공개하지 못하니, 이 점을 양해 구한다. =_=;;

(2) 그리고 서울보다 한적한 고향 경주야 뭐 텐트 칠 만한 넓은 풀밭이 곳곳에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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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그마한 텐트와 돗자리만 펼치면 숲속이든 물가든 어디서든 나를 무더위와 추위와 비와 벌레로부터 보호해 주는 차단막이 생기고 나만의 개인 공간이 생긴다는 거다. 참 아늑하고 좋다~!

개인적으로는 꼭 쓰레기 버리고 환경 오염시키는 것만 죄가 아니며, 이렇게 좋은 날 정당한 사유 없이 밖에서 캠핑을 하지 않는 것도 자연에 대한 일종의 죄라고 생각한다. 부작위에 의한 죄에 가깝다.
반드시 집에서 가족을 돌봐야 하는 등의 정당한, 불가피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말이다. ㄲㄲ

물론 바깥 텐트는 전기와 상하수도, 와이파이 공급이 실내보다 열악하고 모기 같은 벌레에 더 취약하다는 일부 단점이 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 수는 없듯, 한낱 모기 따위 무서워서 이 좋은 텐트를 포기할 수는 없다.
요즘은 9월, 10월에도 모기가 기승이다. 그런데 내가 청각이 둔해진 건지 다른 변화가 생긴 건지 모르겠다만.. 모기에 물리기는 하는데 주변에서 모기가 날아다니는 특유의 불쾌한 웽~ 소리는 좀체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을 흔히 디버그/디버깅이라고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텐트와 돗자리 주변에 달라붙은 벌레들을 떼어내는 것도 debugging이라고 할 수 있다. 한겨울에 비행기의 주변에 쌓인 눈을 치우는 걸 디아이싱(de-icing)이라고 부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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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연 안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사람은 자연 안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사람은 자연 안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뜨앗~~ㅋㅋㅋㅋㅋㅋㅋ
텐트의 광고 카피로서는 매우 적절하게 잘 뽑은 문구이군..;;;
근데 중국산 아니랄까 봐, '있을떄' 띄어쓰기는 그렇다 쳐도 ㄸ 입력하고 나서 ㅐ 누를 때 Shift를 안 뗐나 보구나.. 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저거 폰트는.. HY필기이다. 아래아한글에 내장돼 있는 그 필기체와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서체.
요즘은 저것보다 훨씬 더 실감나는 손글씨체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그런데 딱 합성 조미료 같은 초보적인 스타일.. 응답하라 199x 쌍팔년도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필기체를 쓴 것도 참 안습하다.
곁의 '맑은 고딕'과 어우러져.. 이 인쇄물은 맥이 절대 아니고 일반 Windows 컴터에서 디자인알못이 아래아한글이나 MS 오피스 한글판 번들 서체만으로 대충 만든 거라는 티가 난다.

HERC는 지금까지 아무리 찾아봐도 제조사 홈페이지라는 게 안 나오고 도대체 무슨 업체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본인은 지금까지 이 텐트 안에서 수백~수천 회에 달하는 밤을 보냈다.

(3) 끝으로.. 본인은 이번 추석 때는 귀경길에 오랜만에 중앙 고속도로를 타면서 단양팔경 휴게소 상행 방면을 밤이 아닌 낮에 들를 수 있었다.

여기는 중앙 고속도로에서 경부 고속도로의 추풍령/금강 휴게소와 얼추 비슷한 역할을 하는 휴게소이다. 건설 당시 기준으로 고속도로의 시종점에서 얼추 중간 지점에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도 영동-옥천 만만찮은 험준한 산지이며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부 고속도로의 거기 부근에 금강이 지난다면, 여기 부근엔 남한강이 지난다~! 정말 비슷한 관계이지 않은가?

단, 단양팔경 휴게소는 언덕 위에 만들어진 관계로 진출입로의 압박이 좀 있으며, 상행과 하행이 서로 7km가 넘게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리고 하행이 아니라 상행 휴게소가 원조라 여겨진다.
하행도 휴게소 건물 뒤에 꽤 근사한 정원이 꾸며져 있긴 하지만, 상행이 볼거리가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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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준공탑도 여기에 있고, 남한강이 보이는 전망대도 근처에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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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휴게소 뒷산을 올라서 '단양 신라 적성비'에도 가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2년 전에 가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깜깜한 밤이어서 경치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서울 부근 하남시에 있는 이성산성은 아마도 신라 것이 아닌가 추측만 하는 정도이지만, 단양적성은 아예 적성비까지 세워져 있고 확실하게 신라의 리즈 시절 흔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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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오르는 길은 이렇게 생겼다. 적성비는 이 언덕의 꼭대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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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목적지 도달..!! 길게 잡아도 15분 정도만 오르면 도달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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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뒷산 등산 산책을 하면서 옛날 문화재 답사까지 할 수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전국에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이 휴게소는 장거리 여행을 갈 일이 있을 때 일부러 들러 볼 가치가 충분하다. 하행 말고 상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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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단양적성 부근의 이 넓은 풀밭에서도 텐트 치고 밤을 보내 보고 싶다~!!! ^^;;

Posted by 사무엘

2021/09/30 19:34 2021/09/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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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초가을 근황 PART 1/4 -- 호박

요즘 날씨가 참 좋다.
일교차가 커서 심야와 아침에는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덥고 반팔 차림이 유효하다. 그래도 9월 말이 아니랄까 봐, 이제 낮기온이 30도를 넘어가지는 않고 밤 기온은 확실하게 20도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올해 여름은 심한 기복이 없이 무난히 잘 지난 것 같다.
덥긴 했지만 2018년 폭염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초여름 장마가 너무 메롱이었던 게 아쉽지만, 그래도 잊을 법하면 비가 종종 내려 줘서 도저히 못 견딜 가뭄을 겪은 것도 아니었다.

또한, 장마건 태풍이건 작년 같은 정신나간 물난리도 전무했다. 이 정도면 올해는 날씨 하나는 확실하게 무난한 평타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올해는 신이 인간에게 전염병 재해와 날씨 재해를 동시에 한꺼번에 내리지는 않으신 것 같다.

추석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어 가니, 앞으로는 몇 차례에 걸쳐 소소한 근황과 관심사 얘기, 그리고 추석 때 다녀온 곳 얘기를 늘어놓도록 하겠다. 호박이랑 돼지 얘기, 텐트 얘기 등이 나올 것이다. 특히 취미로 알음알음 시작한 호박 농사가 생각보다 재미있고 쏠쏠해서 이 얘기부터 먼저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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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상자에서 외로이 자라던 호박 덩굴을 모처의 텃밭에다 옮겨 심고, 물 주고 거름 주고 친구들도 더 붙여 줬다.
그랬더니 언제부턴가 잎과 줄기만 생기는 게 아니라 꽃이 쓱 피었다. 밤에는 펜촉 같은 꽃대가 삐죽 솟더니만 그게 아침엔 활짝 피는 게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냄새를 맡았는지 아침마다 꿀벌도 날아와서 꽃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그 뒤 암꽃이 진 자리에 호박 열매도 하나 둘 맺히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두 달 동안 따서 요리를 만들어 먹은 것만 10여 개가 넘으며, 낙과는 그보다 더 많았다.
심지어 좀 서글픈 일이지만 서리· 절도로 잃은 것도 최소 대여섯 개는 된다. 이건 그래도 자연재해 내지 병충해로 식물 자체가 통째로 소실되거나 죽은 것보다는 나은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냥 동그란 양파, 사과, 배 크기를 넘어 진짜 둥글동글하고 윗부분이 살짝 패인 호박 특유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기 그지없다. 저 줄기는 무슨 전자 기기의 케이블도 아닌데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면서 열매가 부풀어오르고 커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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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길이가 14cm 남짓하던 놈이 1kg을 좀 넘더니, 18cm 정도인 얘들은 2kg을 훌쩍 넘어서 2400g쯤 한다.
근래에는 최대 길이가 27cm에 달하고 무게가 4.7kg이나 되는 대박 월척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했다.
잘 자라 줘서 고맙다~! ^^ 호박이 채소 호박이 아니라 보석 호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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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본인이 딴 호박들의 길이(cm)-무게(g) 상관관계를 그래프로 그려 본 것이다.
그러고 보니 호박은 유전자 조작.. 없이도 지구상의 식물들 중 가장 거대한 열매가 맺히는 게 가능한 식물이기도 하다. 수백 kg에 달하는 슈퍼호박도 있으니까..

식물은 그저 물과 비료와 햇볕만 필요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꽃가루도 묻혀 줘야 열매가 맺힌다는(충매화) 너무 당연한 원리를 비교적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꽃가루를 묻혀 주는 작업의 효율 면에서 곤충을 능가하는 존재는 이 지구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호박꽃에 암꽃과 수꽃이 차이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가 이제야 알게 됐다. 그리고 그냥 암수가 아니라, 뿌리가 다른 덩굴/그루 출신의 암꽃과 수꽃이 수정돼야 열매가 맺힌다는 것도..

9월이 되니 식물들이 날씨가 추워지고 자기 명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끼고 더 열심히 열매를 맺어서 씨를 남기려는 것 같다. 한여름일 때보다 호박이 훨씬 더 많이 맺힌다.
단, 여름엔 좀체 볼 일이 없던 흰가루병 같은 병충해도 더 늘어난 것 같다. 밤에 날씨가 쌀쌀해져서 그런지, 잎들이 수명이 다하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평범한 누런색이 아니라 이상한 색깔과 형태로 말라죽는 잎이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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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수박은 시뻘건 내부 중심 위주로 먹고, 껍질은 전혀 먹을 수 없어서 버리는 물건이다.
그러나 호박은 반대로 씨가 들어있는 중심은 못 먹고, 껍질을 포함한 가장자리 위주로 먹는다는 차이가 있다.

부모님이 요리를 하시는 걸 보니, 호박은 상태에 따라 요리해 먹는 형태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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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단호박은 노란 가장자리를 쪄서 고구마 먹듯이 먹는다.
  • 1kg 후반대 정도의 덩치는 돼야 중심부까지 살이 좀 차고, 썰어서 국이나 전처럼 초록색 과육이 보이는 형태로 요리 가능한가 보다.
  • 그러다가 누런 늙은 호박은 단맛이 나서 그런지, 그 이름도 유명한 호박죽이라는 노랗고 걸쭉한 즙을 만드는 데 즐겨 활용된다.

이런 바리에이션들이 전부 같은 품종인 채소의 상태 차이로부터 유래된다는 게 솔직히 지금까지 별로 실감이 안 갔었다. 그러고 보니 동그란 전통 호박도 있고, 가지처럼 생긴 길쭉한 서양 호박도 있는데 걔들은 식품으로서 어떤 차이가 있는 거지..??
뭐, 늙은 호박은 누런 주황색으로 바뀌니 색깔이 얼추 '호박색'과 비슷해진다고 볼 수도 있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28 08:35 2021/09/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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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가

2021년 현재, 우리나라의 서울 지하철과 버스의 기본 요금은 2015년 이래로 6년째 동결돼 있다. 그 동안 경기도 버스나 신분당선 같은 주변의 다른 물건들은 한두 차례 요금이 올랐지만 서울만은 주변에 끼칠 여파를 고려해서 요금을 강제로 찍어누르고 있는 듯하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기름값이 상반기에 비해 싸진 것은 호재이지만 좌파 정권 집권 이후 급격히 상승한 인건비, 그리고 우한 폐렴 창궐은 경영 관점에서 악재라 하겠다. 전염병만 아니었으면 19~20년쯤에는 서울도 요금을 인상을 했지 싶다.

그런데 대학교 등록금은 서울 대중교통 요금을 능가하는 지경으로.. 지난 2010년대 내내 거의 10년 가까이 유의미한 인상이 없었다! 신기하지 않은가?
그동안 점심 밥값이나 이발비는 성큼성큼 올라서 전자는 5~6천원이던 것이 이미 8천원대가 일반이 됐고, 성인 남자 평범한 스포츠형 이발비도 9천~1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하물며 그런 거 말고 아예 집값은...?? 에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러나 대학교 등록금은 인상을 거의 금기시 죄악시하는 방향으로 여론 분위기가 흘러가면서 인상할 엄두를 못 내는 지경이 된 것이다. 안 그래도 애들 대비 학교가 너무 많아져서 상위권이 아닌 대학들은 경영이 어려운 지경인데.. 고충이 많지 싶다.

2. 쓰레기 배출

자가용을 몰다가 주차를 한번 잘못 하면 과태료 명목으로 생돈 몇만 원을 뜯길 수 있다. 물론 불법 주정차도 잘하는 짓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 한번 끌고 나갔다가 실수로 차라리 택시 타는 게 더 나았을 정도의 금전 출혈이 발생해 버린다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살림살이를 하는 주부도 딱 정확하게 이런 식으로 생돈 몇만 원을 뜯길 수 있다. 바로 쓰레기를 잘못 버렸을 때이다.

일반 쓰레기를 지정된 유료 종량제 봉투에 넣지 않고 슬쩍 버린 것이라든가, 심지어 집안 쓰레기를 작정하고 지하철역 승강장 쓰레기통에다가 상습 대량 투기한 정도의 얌체 진상 민폐짓이라면 반드시 잡아내서 금융 치료를 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가족이나 지인이 걸린 사례를 생각해 보면 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귤 껍질을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일반 쓰레기에다 몇 개 좀 넣었다고 과태료..
일반 쓰레기인지 재활용인지 매우 애매한 딱딱하지 않은 비닐 기반 포장지 같은 게 종량제 봉투에 들어갔다고 과태료.
주변에서 들은 실제 사례다. 이건 너무 융통성 없는 어거지 같다.

주변 CCTV를 분석하는 건 물론, 쓰레기를 일일이 뒤져서 영수증 같은 개인 신상 정보를 찾아내서 이 쓰레기를 누가 버렸는지 색출해 낸다고 한다. 쓰레기 봉투가 무슨 자동차는 아니니, 자체적으로 개인 정보가 담겨 있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군대에서 필적감정으로 소원수리자를 색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걸렸겠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건 교통법규 위반 익명 신고로 걸린 것보다 더 섬뜩하고 기분 나쁠 수 있다.

재활용이나 음식물 같은 특별 쓰레기에다가 일반 쓰레기를 집어넣는 것은 특별 쓰레기의 재활용 효율을 저해하는 짓이니 더 적극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차피 모든 쓰레기들의 상위 호환인 일반 쓰레기에다가 특별 쓰레기가 좀 섞여 들어가는 것은 그렇게까지 과태료 먹이면서 저지할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쓰레기 봉투 자체도 정당하게 내돈내산이지 않은가.

내가 알기로 동식물 생체로부터 유래됐다고 해서 다 음식물 쓰레기인 건 절대 아니다. 정확하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남았거나 변질돼서 못 먹게 된 것만이 음식물 쓰레기이다. 각종 껍질, 뿌리, 뼈 따위는 일반 쓰레기이다.
그리고 플라스틱은 좀 애매한데.. 최소한 딱딱한 상자의 형태만 있는 것만 재활용이고, 그렇지 않은 비닐류 내지 설거지가 난감할 정도로 심하게 더러워진 것은 그냥 일반 쓰레기로 처리한다. 형태가 매우 연약한 상자 형태는 케바케이며, 깨진 유리 조각 따위도 다 일반.

C언어에다 비유하면 특별 쓰레기는 int* char* 따위이고 일반 쓰레기는 void*인 셈이다.
음식물과 플라스틱에 대한 정말 논란의 여지 없는 엄밀한 기준을 홍보· 교육하지도 않고서 쓰레기 좀 섞여 들어가면 분리배출 불량이랍시고 10만원 이하 과태료... 좀 형평성이 어긋난 것 같다.

3. 결혼에 대해서

결혼 내지 이성교제라는 건 형사소송-_-에다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상대방의 신분이 용의자 피의자 피고인 범죄자로 바뀌듯이,
저기서도 상대방의 신분이 썸남 썸녀 맞선 상대방이다가 남친-여친, 약혼남/녀, 최종적으로는 남편 마눌이 되니까 말이다. -_-;;
결혼이란 게 일종의 속박도 수반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싱크로가 잘 맞아 보인다.

수사가 시작되는 게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 시작.. 정도 될까..??
파토 나는 건 시기에 따라 무혐의, 불기소, 무죄 판결 등에 대응하고, 동거는 집행유예...??

그리고 결혼하기 전 솔로인 사람은 차의 기어가 중립에 놓인 상태와 같다.
엔진이 아무런 부하가 안 걸린 자유로운(?) 상태이기 때문에 가속(악셀)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웽~!! 소리와 함께 회전수가 치솟는다. 그러나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그 회전수 역시 아주 신속하게 공회전 상태로 되돌아온다.

그에 비해 결혼하고 처자식이 생긴 사람은 가족 생계라는 엄청난 부하가 걸리고, 운신에 여러 제약이 걸린다. 이건 자동차가 D 상태로 주행이 시작된 것과 같다. 가속 페달을 같은 강도로 밟아도 N일 때만치 세차게 증가하지 못한다. 하지만 주행이 시작되면 엔진만 바퀴를 일방적으로 굴리는 게 아니라, 반대로 바퀴도 엔진을 돌려 준다.

N일 때는 악셀에서 발을 떼자마자 회전수가 다시 곤두박질친다. 그러나 주행 중일 때는 악셀에서 발을 떼도 차가 관성으로 나아가면서 엔진 회전수가 훨씬 더 천천히 감소한다. 요즘 차는 속도가 충분히 높다면 이때 심지어 연료를 차단까지 하는 여유를 부린다. 이런 차이도 미혼과 기혼의 차이와 비슷해 보인다.;;;

(물론 이때 차의 속도 자체는 N에서 100% 타력 주행을 할 때보다는 더 빠르게 감소한다. 엔진이 바퀴를 따라 같이 돌아가는 데 드는 비용은 당연히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오버헤드는 기어가 저단일 수록 꽤 커지기 때문에 이게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엔진 브레이크라는 테크닉으로 통용된다.)

홀몸으로 자유롭고 돈도 벌어서 여유가 있을 때의 신앙보다는.. 결혼을 하고 재정 압박과 여러 제약이 많은 상태에서도 꾸준히 유지되는 신앙이 진짜 그 사람의 신앙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연애와 신혼 초창기의 콩깍지가 평생 결혼 생활의 밑천이 절대 될 수 없는 것만큼이나.. 구원받은 직후의 감격이나 알량한 그 개인 믿음만으로 평생 신앙 생활을 지속할 수는 없다. 새로운 믿음을 계속 공급받아야 한다.

4. 정치/선거

사재를 털어서 뿌리면 선거법 위반 중죄 철컹철컹이지만,
자기 돈이 아닌 세금을 제멋대로 뿌리면 합법 포퓰리즘 복지이다.
이거 무슨 "1~10명을 죽이면 살인마이지만 10만, 100만 명을 죽이면 영웅"도 아니고 뭐냐..

이 말도 안 되는 역설, 역차별, 딜레마, 모순, 모럴 해저드를 추방하지 않고는 우리나라의 정치판에 미래는 없지 싶다.
안 해먹는 놈이 바보 되는 모럴 해저드라는 게 굳이 교통사고 과실이나 보험 분야에만 있는 건 아닌 게 틀림없다.

옛날 1950년대에 우리나라 자유당은 계속 집권하려고 투표 용지 조작, 정치깡패 같은 공작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돈 주고 물자도 왕창 뿌렸다고 들었다.
난 지금이 70년 전에 비해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 '잘' 모르겠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대놓고 정치깡패는 뭐 없다 치자.. 그런데 투표 용지/투표함 조작은.. 흠... 그리고 향응은 형태만 바뀌어서... 읍읍읍~~

5. 코로나19

코로나19의 창궐이 6· 25 사변이라면..
백신 하나 믿고 분위기가 한창 희망적이었던 지난 6월 말은 국군이 평양까지 잠시 수복하고 압록강 물을 떠 왔던 시절과 비슷해 보인다. 그때는 백신 접종자는 각종 모임 시설의 인원수 집계에서 열외시키고 마스크 착용조차 점진적으로 면제하려 했었으니 말이다.

그 반면, 델타 변이는 중공군의 참전에 대응한다. 얘 때문에 감염자를 다시 확 늘어나고 저런 일체의 희망도 싹 사라졌으니 말이다. 이제는 백신 접종자라고 뭐 봐주는 것도 없다.

중공군의 참전을 계기로 전쟁이 고지에서의 장기 소모전으로 고착됐듯, 코로나 방역도 전선이 고착된 채 기약 없는 소모전만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대만, 뉴질랜드, 이스라엘처럼 한때 방역 모범국, 청정국이었던 나라들, 혹은 짧은 시간 동안 백신을 압도적으로 많이 맞혀서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우린 조만간 마스크 벗는다~!”라고 자랑을 쳤던 나라들도 상황이 몽땅 리셋 됐다는 게 섬뜩하기 그지없다. 하물며 'with 코로나' 이거는 뭐 휴전 상태나 다름없는 거고..

변이라는 게 도대체 뭐길래..? 바이러스가 무슨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자가 업데이트 버전업이라도 하는 건가?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본인은 무슨 원숭이가 인간으로 바뀌는 그런 진화를 믿지는 않지만, 저런 건 분명히 진화의 범주에 든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백신은 코로나19의 창궐을 막는 것과 관련해서 상황을 더 좋게 만들면 만들지, 최소한 더 나쁘게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백신을 2차까지 다 맞은 뒤에도 코로나19에 걸려 버리는 정말 운 나쁜 사람이 있고, 부작용이 나타나서 장애를 얻거나 심지어 죽은 사람도 극소수 없지는 않다.

백신의 부작용은 무슨 자동차 급발진과 비슷한 현상 같다. 이게 소비자의 잘못이 아니라 백신/자동차의 결함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게 몹시 까다롭다는 것, 그래도 그 빈도는 극히 드물며, 일반인이 부작용/급발진이 무서워서 백신을 아예 안 맞거나 자동차 운전을 아예 못 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점에서 말이다.

둘 다 지금 시국에서는 현대인의 거의 필수품이기도 하다. 둘 다 그렇게 호락호락 만만하게 만들어지는 건 아니니, 제조사에 대해서 불필요한 괴담 음모론을 믿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이걸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으니.. 접종자 비율을 무슨 하이패스 장착 차량의 비율과 비슷하게 끌어올리려는 것 같다.

각종 음모론들 중에서 지구 평평이나 아폴로 계획 자작극 음모론은 내가 보기에 수준이 제일 낮고..=_=;;
안아키 수준의 일반 백신 음모론은 그 다음으로 저질.
지구 온난화 회의론이나 코로나19 백신 효과 회의론은 심정은 이해가 되는 음모론인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25 08:33 2021/09/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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