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 : 1 : ... 38 : 39 : 40 : 41 : 42 : 43 : 44 : 45 : 46 : ... 219 : Next »

1. 공기의 흐름과 저항

집에 창문이 열려 있으면 딱히 주변에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방문이 세게 닫히며, 심지어 방문이 스스로 꽝 닫히기도 한다.
본인 역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 현상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바람이 안 불어도 이런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를 단순 직관이 아니라 수식을 동원해서 제대로 설명하려면 중등 수준을 넘는 어려운 유체역학 이론이 필요할 것이다.

고속 주행하던 열차가 갑자기 좁은 터널로 들어갈 때 급격한 압력 변화와 저항을 경험하는 것, 그리고 물을 들이붓는 것도 공기가 같이 빠져나가게 해 줘야 더 빨리 되는 것 등.. 우리 주변에 공기는 아무 존재감 없는 ‘공기’ 같아도 실제로는 존재감이 생각보다 크다.

공기 저항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아도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 공기 저항은 교통수단이 주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그 무거운 비행기를 공중으로 띄우는 양력을 만들기도 한다. 그야말로 양날의 검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2. 열의 흐름

(1)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자동차를 창문을 꼭꼭 닫은 채 실외에 세워 놓으면 내부의 온도가 잘 알다시피 7, 80도까지 치솟는다. 사람이 거기에 장시간 있으면 열사병으로 졸도하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 차내에 놔 둔 음료수 캔은 팽창해서 터지며, 라이터는 연료에 불이 붙을 수도 있다. 차내에 비치된 블랙박스나 카오디오 같은 전자기기들은 그런 온도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게 온실효과이다. 유리창이 열을 붙잡아 두는 온실효과가 더 큰 듯하다. 그래서 유리궁전 형태로 만들어진 건물들은 냉방비도 많이 든다고 한다.
그럼 밀폐된 차내에서 사람이 계속 호흡을 해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의 농도가 더 짙어지면.. 같은 조건에서 차내의 온도가 더 빠르게 혹은 더 고온으로 올라가는 걸까? 기체가 일으키는 온실효과를 실험실 실험 수준으로 관찰하고 확인하는 방법이 좀 있으면 좋겠다.

온실효과는 단열재의 단열과는 다른 현상이다. 한여름에 아이스크림을 최대한 덜 녹이고 운반하고 싶으면.. 굉장히 의외이지만 차라리 패딩 점퍼나 외투로 감싸는 게 낫다. 유리창은 열을 일방통행만 시키지만 외투는 열의 이동을 어느 방향으로든 저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2) 환절기여서 낮과 밤의 일교차가 아주 크다던가.. 한겨울에 등산을 가서 와들와들 떠는 상태와 땀을 뻘뻘 흘리는 상태가 널뛰기 하듯 바뀌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면 우리는 옷을 어떻게 입을지 고민하게 된다. 얇은 옷 세 겹을 챙길지 네 겹 챙길지?
아주 얇은 옷 + 두꺼운 외투로 할지, 아니면 적당히 두꺼운 옷 두 겹으로 할지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이게 자동차로 치면 변속기의 단수와 각 단별 기어비를 어떻게 편성할지 고민하는 것과 개념적으로 굉장히 비슷해 보인다. 너무 두껍게 입어서 더워지는 것은 저단이고, 너무 얇게 입어서 추위에 떠는 것은 고단에 대응한다.
다만, 인간의 옷 중에는 자동이나 무단 변속기에 대응하는 물건은 아직까지 없어 보인다.

(3) 자동차 엔진 내부는 공기보다 열량이 월등히 더 많은 '냉각수'의 적정 온도가 70~95도대인 엄청난 고온 고압의 환경이다. 사람이 맞았다간 곧바로 화상을 입을 뜨거운 물이 엔진을 식히는 데 쓰인다는 뜻이다.
그러니 겨우 4~50도 정도의 한여름 땡볕만으로 차가 퍼지거나 엔진에 당장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가을· 겨울이라도 냉각수가 새어 없어졌거나 냉각 계통에 기계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곧장 과열되고 고장 난다. 그리고 엔진보다는 타이어의 공기압 부족으로 인한 과열이 한여름 땡볕에 취약할 뿐이다.

한편, 인간 같은 생물은 단백질로 이뤄져 있고 효소의 도움으로 물질대사를 하는 특성상 온도의 변화에 생각보다 매우 취약하다. 체온이 약간만 오르내려도 신체에 큰 탈이 나며, 체온보다 몇십 도 높은 액체나 고체에 접촉하면 화상을 입는다. 고온에 잠깐이든, 저온에 오랫동안이든 어느 것이든 말이다. 단, 같은 열을 얼마나 먹었을 때 온도가 얼마나 변하는지는 물질마다 케바케이다.

3. 물의 흐름

자연에서 물이 순환하는 원리, 그리고 강과 바다의 물리적인 차이 같은 것도 어린이용 교양 과학 서적에서 다룰 정도로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한편으로 성인 전공자가 아니면 그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잘 모를 것이다. 예를 들어..

(1) 근원: 전에도 몇 번 언급했던 적이 있지만 비가 오랫동안 안 오고 있을 때도 산의 높은 계곡에는 어떻게 물이 흐를 수 있을까? 강의 origin, 발원지라는 곳에 가면 무슨 광경을 볼 수 있을까? 그 지점을 정확하게 추적하는 게 가능은 한가? 뭐, 강물이 흘러오는 쪽으로 한없이 이동만 해 보면 되겠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2) 지하수: 평범한 지표면도 아니고 흙 아니면 돌밖에 없어 보이는 땅 속에서 어떻게 물이 고여서 흐르기까지 하는 지형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지하수는 지하철을 건설할 때 복병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지하 시설은 환기 시설뿐만 아니라 지하수를 딴 데로 퍼 내는 물 펌프가 상시 가동되어야만 유지 가능하다.

(3) 성분 차이: 강이 하류로 갈수록 물맛이 점진적으로 짜지는 게 아니다. 파도가 거슬러 올라오고 바닷물과 직접 마주치는 하구 지점부터 갑자기 확 짜질 뿐이다. 정황상 바다는 강물의 유입과 무관하게 처음부터 원래부터 짰던 것 같다.
물론 염호라는 곳도 있긴 하다. 하지만 바다는 그렇게 전통적인 방식으로 축적과 증발만 반복하면서 소금물이 되기에는.. 넘사벽급으로 너무 넓고 수량이 많다. 호수와는 별도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4) 음향: 작은 계곡이나 시냇물은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나고, 바다에서는 파도 소리가 난다. 그에 비해 강의 중· 하류는 물이 가장 조용히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

(5) 수위 상승: 전에도 한번 언급했던 바와 같이, 강물은 폭우와 댐 방류 때문에 수위가 올라가고, 바다는 기조력 변화와 쓰나미 때문에 수위가 올라간다. 힘의 원천이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셈이다. 강물에 수력 발전이 있다면 바다에는 조력과 파력 발전이 있다.

지표면에 물을 얼마나 넓고 깊게 많이 부어 놓으면 땅과의 온도차로 인해 수면에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물결이 일고 파도가 치기 시작하는 걸까? 그걸 수식으로 어떻게 유도 가능할까? 그나마 커다란 수영장이나 호수의 경우를 생각하면서 사고실험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문득 궁금하다.

끝으로, 강물은 직류 기반의 지하철, 바다는 교류 기반의 광역전철 내지 일반열차에 대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본인은 오래 전부터 해 왔다. 연어는 직· 교류 겸용 전동차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다. ㅡ,.ㅡ;;.

4. 불의 흐름

화재 현장에는 소방관을 순직시키는 데 매우 큰 기여를 하는 위험한 현상이 둘 있다.

  • 백 드래프트: 밀폐된 장소에서 불이 활활 잘 타다가 산소만 다 떨어지고 없어서 불길이 겉보기로 사그라들었는데.. 누군가 부주의하게 문이나 창문을 열자, 산소가 새로 유입되어 불길이 폭발적으로 확 살아나면서 문을 열었던 사람까지 덮치는 현상이다.
  • 플래시 오버: 불타던 기물들이 가연성 가스로 기화해서 천장에 자욱하게 떠 올라갔는데(나무로 치면 목가스 같은..).. 열기로 인해 주변 온도가 그 기체들의 발화점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 현장이 한꺼번에 화염으로 휩싸이는 현상이다.

둘 다 뭔가 화재계의 스탑 럴커 내지 얼라이 마인이나 마찬가지이다. 단지, 연소의 3요소 중에서 전자는 산소가 기폭제이고, 후자는 열이 기폭제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연료야 갑자기 더 주어지는 일이 없을 테니 논외이다.
실내 화재 현장이라는 게 건물· 구조물이 붕괴될 위험이 있고 또 밀폐된 공간도 있기 때문에 소방관이 접근하기가 더욱 위험한 것 같다.

야외의 산불은 절대적인 규모가 무식하게 너무 크고 불씨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면서 불을 퍼뜨리는 것 때문에 진화가 매우 어렵고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저런 플래시 오버 / 백 드래프트 같은 지뢰에 대비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느 산악 야전과 시가전이 전술이 다르듯이, 화재 진압 방법론도 실내와 실외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5. 의외의 미스터리

  • 얼음판이 미끄러운 이유는? (단순히 표면이 살짝 녹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하는데..)
  • 하품이 나는 이유는? (단순히 산소가 부족해서? 이산화탄소가 과다해서? 졸려서..??)
  • 천둥· 번개가 가능한 이유는? (물방울· 얼음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구름이.. 그 많은 전기 에너지를 어떻게 머금을 수 있지? 정말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인데..)

이것들은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의외로 원인이 아직도 딱 떨어지게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손으로 쇠붙이를 만졌을 때 나는 '쇠냄새'는 금속 자체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라 손에서 묻은 분비물(...;; )이 쇠에 닿아서 변질되면서 생기는 냄새라고 하는데.. 이게 밝혀진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12 08:35 2021/09/12 08:35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31

회사에서는 급한 개발 일정 때문에 가끔 야근을 넘어 밤 11시~자정을 찍는 철야가 이어질 때가 있는데..
이때는 회사에서 택시 귀가를 지원해 주고 이튿날 재량껏 몇 시간 남짓 지연 출근까지 허용하곤 한다.
그런데 하루는 내가 지금까지 탔던 택시들 중에 제일 세게 밟는 운전사가 걸려서 퇴근길이 스릴 있고 즐거웠다.

신호를 받아서 출발할 때 내가 이렇게까지 뒤로 쏠렸던 적이 없었다. 이런 G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정도에나 느꼈던 것 같은데.. ㅎㅎ
요즘 차들은 계기판에 초록-하양-빨강 3단계로 연비 효율(eco??)을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 차의 계기판을 보니 어찌나 밟아대는지 타코미터의 레드 존까지는 아니어도 eco 상태가 수시로 빨강을 드나들었다.

특히 압권은 앞차를 바싹 붙어서 달리다가 커브를 돌면서 바로 추월할 때였다(물론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내가 들은 게 정확하다면 단순 엔진 소리가 아니라 바퀴가 헛도는 특유의 그 끼익 소리까지 났다.

요즘은 시내버스도 무슨 이상한 연비 감시 장치가 달려서 한강 다리를 건널 때도 시속 60조차 절대 안 넘기고, 심지어 오르막에서도 완전 굼벵이 기어가듯이 힘없이 간다. 이 암울한 말세에 이런 큰 믿음과 기백을 지닌 택시를 타다니 기뻤다.

내가 택시 앱에서 운전사를 평가할 때 보통은 별 5개 중에서 4개를 주는데.. 이 아저씨에게는 5개 만점을 줬다. 승객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택시가 앞으로 더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매우 싫어한다.
커브를 틀자마자 바로 횡단보도나 신호등 교차로가 나오기 때문에 정말로 주의해야 하고 속도를 줄여야 하는 곳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그 정도로 극단적인 곳을 제외하면 지금 전국에는 단속 카메라가 불필요한 곳에도 너무 많다.

이것들 대부분은 그냥 변태적이고 악랄한 쓰레기 장비일 뿐이다. 멀쩡히 잘 가고 있는 차들을 괜히 불필요하게 브레이크 밟게 만들고, 시간 낭비 기름 낭비 유령 정체 유발시키고, 교통사고 예방엔 별 도움도 안 되고..
이것도 남이 나보다 잘 사는 꼴 못 봐 주는 빨갱이 공산주의 사고방식에서 유래된 게 아닐까? 남이 나보다 먼저 빨리 가는 꼴 못 봐 주는 거 말이다.

특히 구간 단속은.. 아오 빡쳐.. 미친놈들. 세금이 어지간히도 고픈가 보군.
경부 고속도로 경주-영천 6차로 확장 구간에도 하나도 위험하지 않은 구간에 영천-건천 사이에 길다란 구간 단속 때문에 톨비가 아까워지고 고속도로를 이용할 마음이 싹 사라진다. 그냥 근처의 4번 국도를 타고 말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던 시절엔 갓길도 없고 길이 구불구불 진짜로 위험했기 때문에 시속 100도 아닌 80으로 구간 단속을 했던 것을 이해한다. 이 구간에서 실제로 사고가 잦기도 했는지.. 거의 애원하는 수준으로 "제발 천천히 가삼"이라는 표지판이 곳곳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길이 멀쩡하게 넓게 다 뚫린 뒤에 도대체 저기를 특정 지점도 아니고 구간 단속을 시켜 놓은 이유가 도대체 뭘까..?

감포로 가는 긴 토함산 터널도 멀쩡하게 길 닦아 놓으면 뭐하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꼴랑 시속 80 구간 단속..;; 아예 포복으로 기어 가라고 해라.. ㅡ,.ㅡ;;
이건 “과학고 애들은 의대 진학 무조건 금지 / 대형 마트는 특정 요일 특성 시간대에 무조건 셧다운”에 맞먹는 막장 악법 폭거이다.

요즘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어느 분야건 일어나는 현상 그 자체만 찍어누르고 금지하고 규제하고 벌 주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바보들 같아서 몹시 답답하다.
교통사고도 나기만 하면 맨날 하는 짓은 닥치고 속도 제한 걸고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를 늘리는 것뿐.. 문제의 본질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다른 비효율과 부조리와 꼼수 편법만 늘린다.
그럼 음주운전 교통사고 가해자 같은 범법자에게 벌이라도 속 시원하게 엄청 세게 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니 더 열불 날 지경이다.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난 에스컬레이터 주행 속도는 지금보다 2배 이상 좀 올려 놓은 뒤에나 “걷거나 뛰지 마세요” 캠페인을 하든가 하고..
굳이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거면 시속 150 이하(고속도로), 120 이하(국도) 정도로나 해야 한다는 소신이다. ㄲㄲㄲㄲ
과속보다 10배 100배까지는 아니어도 2~3배 이상 더 단속해야 하는 건 지정 차로 안 지키는 애들, 1차로에서 버젓이 천천히 지속 주행하는 애들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하루는 비가 철철 내리는 날에 자동차 전용 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날씨가 안 좋다지만 차들이 인간적으로 너무 천천히 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겨우 이 정도 젖은 건 요즘 자동차로는 100~120씩 밟아도 미끄러질 일 없고, 커브도 약간만 감속하면 안전하게 돌 수 있다.

어떨 때는 나는 커브의 더 안쪽에 있고(더 작은 회전반경) 앞차는 더 바깥쪽에 있는데... 나는 70~80의 속도로 브레이크 안 밟고 쓰윽 커브를 돈 반면, 앞차는 더 완만한 커브를 더 천천히 돌면서도 뭐가 그리 불안한지 브레이크 경고등이 수시로 켜지는 게 보였다.

내 경험상, 이렇게 어두컴컴 비 내리는 날씨에 100 넘게 밟는 차보다 더 위험한 민폐는.. “헤드라이트 안 켠 스텔스” 차들이다!!
안 그래도 백미러도 물방울이 달라붙어서 시야가 안 좋은데.. 낮이더라도 불을 켜 줘야 안전하다.

이런 식으로 무식하게 과속 탓만 할 게 아니라 지정 차로, 헤드라이트 등 도로의 안전을 저해하는 더 치명적인 요인은 얼마든지 있다. “아우토반은 아예 속도 무제한이고 150~200씩도 막 밟는데 어떻게 사고가 거의 안 날까?” 한국인이 독일인보다 유전자 차원에서 열등하고 선천적으로 운전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인 게 아니라면, 그건 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의 차이 때문인 것이다.

혹시 오해할까 봐 얘기하는데, 내 차는 무슨 외제차 슈퍼카 따위가 절대 아니다. 그냥 평범한 국산 양산차일 뿐이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유령 정체를 유발하지 않고 도로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면 지정 차로를 반드시 지키고, 브레이크를 쓸데없이 밟지 않아야 한다.

본인의 경우, 평소에 차를 아주 부드럽게 천천히 모는 건 전적으로 기름을 아끼기 위해서일 뿐이다.
연료비를 전혀 생각할 필요 없이 오로지 안전만이 목적이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빠르게 몰아도 충분히 안전하다.

* 참고

(1) 단속 카메라의 단속 조건

길거리에 있는 신호· 속도 위반 무인 단속 카메라들의 단속 기준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관대한 편이다.
신호의 경우, 빨간불이 된 뒤에 정지선을 넘어가고 교차로의 중앙까지 통과해서 완전히 건너가야만 신호 위반으로 처리된다.
단순히 노란불일 때 교차로를 통과한 것, 또는 급히 정지는 했지만 정지선을 살짝 넘은 것만으로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다만, 노란불에 교차로를 급히 통과하느라 과속을 하기 쉬우니 이건 주의해야 한다. 신호에 안 걸리는 대신 과속에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카메라에 단속은 되지 않더라도 그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골치 아파지는 건 변하지 않는다.. 정말 예상 불가 회피 불가였다는 정황을 입증하지 못하면 신호 위반 때문에 과실이 추가될 수 있다. 특히 도로 주행 시험 중이라면 노란불 딜레마 상황에서 대처를 잘못하는 바람에 운 나쁘게 실격당할 수 있다.

신호 다음으로 과속은.. 난 얼추 10%까지 유도리인 줄로 알고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더 관대하더라.
시속 60인 시내 도로에서는 71까지, 시속 100인 고속도로에서는 122까지, 거의 20% 초과까지는 단속하지 않고 봐 준다.
다만, 이 역시 카메라가 단속하는 기준은 법적으로 과속인 조건(+10km/h 초과)보다는 약간 더 널널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0이라는 숫자는 측정 오차를 감안한 유도리일 뿐이다.

(2) 과속방지턱

잘 닦인 도로에 저렇게 신호등 교차로와 단속 카메라가 있다면, 시골길에는 회전 교차로와 '과속방지턱'이 있다.
과속방지턱은 단속 카메라와는 완전히 다른 원리로 차들이 속도를 못 내게 만드는 물건인데..
사실 도로에 칠만 해 놨지 실제로 봉긋 튀어나오지는 않은 허수아비 훼이크 과속방지턱도 적지 않다.

운전을 하면서 저 무늬가 진짜 방지턱인지 아니면 훼이크인지를 최대한 빨리 인지하는 게 속도를 즐기는 드라이버에게 꼭 필요한 눈썰미 덕목이라 하겠다.

(3) 안전벨트

안전벨트 착용이 법적으로 강제 의무인 곳

  •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전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필수이다. 이 때문에 도시형 시내버스 말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광역 급행 좌석형 버스는 입석 전면 금지가 논란이 됐던 것이다. (법과 현실의 괴리)
  • 비행기 이착륙: 이 때문에 여객기는 아무리 가축수송 노선이라도 육상 교통수단 같은 입석이 있을 수 없다.

반대로 안전벨트가 없는 곳

  • 시내버스: 시내에서 워낙 천천히 다니면서 처음부터 좌석보다는 입석 승객 위주로 운용되므로. 벨트가 의미가 없음.
  • 오토바이: 처음부터 탑승자가 실외에 노출되는 교통수단은 결박을 해서 더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 이륜차는 벨트 대신 헬멧 착용이 상시 의무이다.
  • 철도 차량: 평소에 워낙 잘 통제되어 있어서 자동차 같은 급커브 급제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더라도 입석이 얼마든지 허용된다.

열차가 달리다가 누가 죽을 정도의 큰 사고가 난다면(탈선· 추락) 그건 정말 안전벨트 따위로 감당 가능한 사고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륜차는 고속도로를 포함한 자동차 전용 도로에 들어갈 수 없다. 단, 이건 우리나라가 세계 추세 이상으로 법이 너무 경직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4) 과적/정원 초과

자동차에는 속도 규제뿐만 아니라 승차 정원 초과(사람)나 과적(물건)에 대한 규제도 있다. 둘 다 법적으로 10% 초과까지는 봐 준다.

그러니 법적으로는 최소한 10인 이상 타는 봉고 승합차부터는 합법적인 승차 정원 초과가 가능하다. 단, 13세 이하 초등학생은 2/3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5인승 승용차에 어른 3 + 초딩 3이 탄 것은 10% 유도리와 무관하게 합법이다.
그리고 승차 정원의 10% 유도리는 고속도로를 주행하지 않을 때에만 허용된다. 입석형 시내버스는 이런 승차 정원 제한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예외이다.

택시에 운전사를 제외하고 4명 이상 승객의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승차 거부이다. 트럭에 위험한 과적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는 것만큼이나 정원 초과도 승객이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09 08:34 2021/09/09 08:34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30

1. 자동차의 역사와 성경 번역의 역사

우리나라 자동차

  • 한국 땅에서 자체 조립-_-되어서 굴러간 최초의 자동차: 시발(1955)..;;
  • 시발 같은 영운기 야메 조립이 아니라, 국내에서 정식 면허 생산된 최초의 자동차: 코티나(1968)
  • 국내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1975)
  • 최초로 전륜구동: 프레스토(1985)
  • 최초로 전자제어 다중 연료분사(MPI): 엑셀(1989)
  • 최초로 DOHC 흡기 방식: 엘란트라(1990)
  • 최초로 자체 개발 엔진 탑재: 스쿠프 터보(1991. 알파 엔진)
  • 최초로 로열티 전혀 없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100% 독자 개발: 액센트(1994)

영어 성경

  • 최초의 중세 자국어 신약 성경(그 자체가 문화충격): 위클리프(139x.. 조선 건국과 비슷)
  • 종교 개혁 이후, 바른 원문 계보에서 최초로 번역: 틴데일(153x.. 신약+모세오경+알파.. 아직 전서는 아님)
  • 최초로 왕이 허락한 신구약 전서: 커버데일(1535.. 이제 번역자가 순교자가 되지 않아도 됨..;;ㅜㅜ )
  • 외국 인쇄 후 밀반입이 아니라 최초로 잉글랜드 내부에서 자체 인쇄: 매튜(1537)
  • 최초로 국비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공역: 그레이트(1540)
  • 최초로 라틴어가 아닌 원어 기반 번역, 오늘날과 같은 장절 구분 도입: 제네바(1560)
  • 모든 논란 종결: 킹 제임스(1611)

이 성경들 중에 바로 제네바 성경이..
잉글랜드 메리 여왕의 박해를 피해서 칼빈이 접수하고 있던 제네바로 망명한.. 청교도 개혁주의 학자들이 만든 성경이다.
칼빈도 선 넘는 신성모독자나 이교도를 사형에 처하긴 했지만.. 그래도 “죽여도 내가 죽이지, 교황이나 가톨릭 군주한테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정도의 지론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중간에 성공회 계열의 비숍(157x) 성경도 있긴 했는데 얘들의 특징은 당장 기억이 안 난다.
유럽의 많고 많은 언어들 중에 영어만이 저렇게 16세기 성경 번역 계보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자세한 설명은 이 링크를 참고하시라. "칼빈과 영어 제네바 성경"

그렇다. 자동차 얘기는 밑밥으로 던졌던 것일 뿐이었다. 둘이 같이 외우면 꽤 재미있다~! ^^

2. 다수와 소수

법을 공부하다 보면 "이런 상황에서는 그래도 A가 가해자라는 것이 다수설이다"..;; 이런 식의 문장을 종종 접한다. 그런데 다수설 소수설이라는 건 도대체 누구의 설을 가리키는 걸까?

"...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겠지만 10여년 전 학술 기자로 법학계의 표절 문제를 취재하면서 접했던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각종 법학 개론서를 보면 다수설, 유력설, 소수설이란 항목이 나온다. 그런데 그 다수라는 게 우리 학계의 다수가 아니었다. 일본 법학 개론서에서 하나의 조항에 대해 이런 해석을 한 사람은 누구누구 실명으로 거론돼 있는데 그것을 통째 베끼는 과정에서 일본 교수 이름을 쓸 수가 없으니 15명 정도 되면 다수설, 7~8명이면 유력설, 2~3명이면 소수설로 탈바꿈한 것이다.

하긴 당시 국내 최고의 법학과 교수라는 사람은 일본 교과서를 통째 베끼는 과정에서 과감하게도(?) 자신이 쓰지도 않은 일본 저자의 책을 '졸저'라는 이름으로 주(注)에 달아놓기도 했다." (원문이 있는 곳)


끄응....;;;
성경 원문비평학에서 맨날 나오는 다수 사본, 소수 사본 이런 개념과 논쟁거리가 법학 쪽에도 거의 똑같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_<
원문비평학에서도 "더 오래된 / 신뢰할 만한 필사본에는 이 구절이 없음" 이러는데.. 저기서 말하는 오래된 필사본이 정체가 뭔지 실제로 뭔지 알게 되면 역시 경악하게 될 것이다.

3. 다양한 번역과 의미

신학이나 종교학 쪽에 학술적으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성경을 읽을 때도 둘 이상 여러 역본을 참고하며 읽곤 한다. 동일 구절이 역본마다 미묘하게 다르게 번역되었으면 그 차이점을 곱씹으면서 "음 역시 성경의 원어를 현대인의 언어로 옮긴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구나!" 이러며 넘긴다. 다양한 번역본들의 대동소이한 다양한 의미를 섭렵하면 그에 비례해서 옛날 성경의 원래 의미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KJV 유일주의자의 생각은 이와 좀 다르다.
인간이 저술한 다른 평범한 문학 작품이나 고전이라면 모를까, 하나님의 영감을 통해 기록된 유일한 텍스트인 성경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일꾼을 사용해서 온전히 보존해 주셨다.

굳이 다양한 번역을 통해서 다양한 의미를 곱씹을 필요가 없다.
텍스트를 KJV 단 하나로 고정시킨다 하더라도, 성경엔 거기서 또 다양한 번역이 나올 수 있는 중의적인 표현이 이미 넘쳐나기 때문이다.

제일 대표적인 예로 창 22:8 God will provide himself a lamb이 있다. 이건 "하나님이 자신을 어린양으로 예비하신다"일까, "자신을 위해 어린양을 따로 예비하신다"일까..??
이건 KJV가 모호하거나 부정확하게 번역된 게 아니다. 원어에 원래 들어있던 중의적인 표현까지 통째로 영어로 정확하게 번역된 것이다.

그거 말고.. '사탄의 왕좌'이냐 '사탄의 자리'이냐?? '맏아들'이냐 그냥 '아들'이냐? '이스터'냐 '유월절'이냐?
'순교자'냐 '증인'이냐? '주여'냐 '예수여'냐 같은 것은 맞고 틀림의 문제이다. 둘 다 옳을 수가 없다.
성경이 변개됐느냐, 성경에 오류와 모순, 혼란과 혼돈이 생기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풍성한 의미 차원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

그런데 현대 역본들은 정작 KJV의 함축· 다의· 중의적인 번역은 읽기 힘들고 난해하다는 이유로 다른 표현으로 바꿔 버리곤 했다. 창 22:8은 God will provide FOR himself a lamb이라고 해서 하나님 자신을 어린양으로 예비한다는 의미는 제거했으며, KJV에서 대명사로 번역한 단어는 문맥상 실제로 가리키는 인물 이름으로 치환해 버린다거나 했다. 이것 역시 생각할 점이다.

4. 전하는 방법

주변에 KJV라는 성경을 소개할 때.. "이건 지난 수백 년 동안 영어권 국가에서 읽혀 왔으며 유명하고 위대한 옛 설교자와 복음 전도자들이 사용했던 고전이에요. 종교개혁 성경이에요. 한번 읽어 보세요" 이렇게 여러 좋은 옵션 중 하나로서 권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날을 세워서 "KJV만 옳고 다른 성경들은 변개된 곳이 적어도 한 군데 이상 있습니다"라고 강하게 팩트폭격을 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도 더 세분화하면 KJV를 단순히 가장 뛰어나고 정확한 번역본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는가 하면, 아예 절대무오 최종 권위이고 원어 원문과 동급, 아니 그걸 능가한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이렇게 KJV를 좋은 성경 역본이라고 소개하는 것과 KJV만이 옳은 성경이라고 주장하는 것 두 모드는 내 경험상, 상황에 따라 적절히 잘 선택해서 구사해야 할 것 같다. 복음 전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성경은 최소한 사람의 구원을 가르는 문제는 아니니 유도리의 폭이 넓다.

다만, 예수 믿어 구원 받았다면서 하나님이 오늘날까지 자신의 말씀을 오류 없이 정확하게 보존해 주셨다고 믿지 않는 것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되다", "예수님이 가까운 미래에 문자적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 "하나님이 지금 당신의 삶에 관심을 갖고 개입하고 계신다"를 차마 못 믿는 '구원받은 불신자'에 가까운 안타까운 모습이긴 할 것이다.

5. 음모론이 개입한 성경 역본

본인은 KJV 유일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진영으로부터 KJV에 대한 온갖 반대 주장과 트집들을 접해 왔다.
이 구절은 오역이고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판은 차라리 나은데.. 그 중에는 제임스 왕에 대한 온갖 중상모략도 적지 않았다. 왕권신수설 꼴통 꼰대, 호모 변태, 심지어 프리메이슨...

그럼.. 같은 방식으로 동성애 옹호, 예수님 신성 부인 등 그들이 지지하는 현대 역본 번역자들의 놀라운 사상과 신앙관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살펴봤나 모르겠다. 차라리 엄청 보수적이던 옛날 사람인 제임스 왕이 훨~~씬 더 건전할 정도인데..
이렇게 맞불을 놓을 수도 있지만, 사람에 대한 호불호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므로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그리고 세상이 돌아가는 뒷배경엔 돈줄을 쥔 악한 빅브라더 조직이 있다는 식의 음모론이 지금까지 늘 존재해 왔다.
성경 역본 분야에서는 원래 KJV 유일주의의 강경 지지자들이 New Age Bible Versions 운운하면서 음모론을 제기하곤 했는데..
본인은 완전히 반대로 제임스 왕이 무슨 프리메이슨이고 둥근 눈깔과 컴퍼스가 그려진 KJV 책이 있네 하는 낭설도 접하고는 크게 놀랐다. 허허.. 이런 식의 음모론 놀이는 나도 자신 있는데..;;

석공이라고 하니까 성경적인 심상이 곧바로 떠오르는 건 성경에서 자체적으로 매우 자주 인용한 예언 중의 하나인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이다. (막 12:10 등)
오늘날 가장 인지도 높은 영어 성경인 NIV는 cornerstone을 capstone이라고 번역한 유일한 역본인 거 다들 아실랑가 모르겠다? 피라미드나 오벨리스크 제일 꼭대기에 얹히는 그 삼각형 뿔 모양의 돌멩이 말이다. 모퉁잇돌은 건축물의 아래에 놓이지만, 캡스톤은 건축물의 위에 놓인다.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다~!

NIV는 히브리서에 나오는 '개혁의 때'도 'new order'이라고 대놓고 '새 질서'라고 번역하기도 했다.
여기서 길게 글을 쓰지는 않겠지만.. 나도 프리메이슨, 뉴에이지 음모론 한때 왕창 공부했던 사람으로서..
깔 게 없어서 제임스 왕을 프리메이슨이라고 깐다면, 나는 같은 방식으로 얼마든지 더 받아쳐 줄 수 있음을 밝힌다. NIV 정도는 돼야 프리메이슨이 개입한 역본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시대에 프리메이슨은 그냥 상류층 인사들의 사교 클럽에 가까웠다.
일제 시대에 창씨개명을 한 사람이 다 반민족 악질 친일파는 아니듯이, 프리메이슨이라는 것 자체에 그렇게 또 너무 과민반응을 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에도 가 봐도.. 저런 컴퍼스가 그려진 묘비를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상이다. 이 글에서 나열한 여러 아이템들이 성경 역본 문제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본인은 프리메이슨 음모론보다 대한민국 철도청의 새마을호 Looking for you 음모론을 훨씬 더 진지하게 믿는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06 08:35 2021/09/06 08:35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9

자동차가 나아가면서 그리는 궤적은 직선 아니면 원호이다. 핸들을 꺾은 채로 가만히 있으면 좌우 어디로든 원호 궤적을 그린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의 커브 역시 이런 모양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다. 고속도로는 커브의 회전 반경이 더 크다. 하지만 직선과 원호만이 궤적의 전부가 아니며, 그 중간 단계에 속하는 궤적도 쓰인다.

그것은 바로 클로소이드(clothoid curve)이다. 얘는 정속 주행하면서 핸들을 일정한 각속도로 돌릴 때 차량이 그리는 궤적이다.
핸들이 돌려져 있긴 하지만 그 각의 변화가 없는 채로 차가 정속 주행하면 잘 알다시피 원호가 그려진다. 그러나 그 곡률도 일정하게 변하면 저런 더 복잡한 곡선이 나온다는 것이다. 간단히 코딩을 해서 궤적을 그려 볼 수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를 몰고 이런 커브를 돈다고 생각해 보자. 핸들을 서서히 더 꺾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이 궤적은 보다시피 각에 정비례해서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를 일정하게 줄였을 때 나오는 소용돌이 궤적과는 다르다. 매개변수를 통해 수학적으로는 이렇게 표현된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호라면 [cos(t), sin(t)]라고 너무 간단하게 표현되겠지만, 움직이는 동안 각도가 계속 변하다 보니 식이 저렇게 이상하게 바뀌었다.
극좌표로는 어째 표현할 방법이 없는가 모르겠다. 원호는 아예 상수가 되어 버리는데 말이다. 다만, 얘는 직교좌표에 친화적인 직선과도 접점이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극좌표를 동원한다고 해도 더 간편· 간단한 형태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cos(x)^2가 아니라 cos(x^2)라는 걸 유의하시라. 이건 고등학교 수준의 삼각함수 덧셈 정리의 제곱 법칙 등으로도 전혀 요리할 수 없다. 저 함수의 부정적분은 같은 초등함수들의 조합으로 나타낼 수 없다.

이 궤적은 그래도 중심점에 완전히 붙어 버리지는 않고 뱅글뱅글 돌게 된다는 게 특징이다. 그래도 현실의 자동차는 핸들을 무한히 꺾을 수 없기 때문에 도로에서는 이 궤적의 극히 일부만을 이용해서 직선과 원호를 연결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직선과 원호만 적절히 연결해도 수학적으로는 연속이고 미분 가능한 궤적이 나온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치 않아서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는 속도까지 감안한 완화 곡선이 쓰인다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이 개념은 심지어 핸들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철도에서도 예외 없이 쓰인다. 그래서 R=400, R=3000짜리 커브라고 해도 그 지도에다가 반지름이 그만 한 원을 그려 봐도 철길의 선형은 그 원보다 훨씬 더 완만해 보인다.

이게 천체의 운동이나 우주 탐사선의 궤적을 기술하는 식과 접점이 있으려나..?? 당장 사고실험을 해 봐도 그건 운동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른데 같을 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심상이 서로 미묘하게 비슷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듯, 몇백 년 전에 유럽의 수학자들은 자연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어지간한 운동들을 몽땅 다 미적분 해석학으로 기술해 냈다. 예전에 다뤘던 사이클로이드, 현수선 같은 것 말이다. 그것도 컴퓨터나 계산기가 없던 시절에 머리와 종이만으로 증명을 해 내다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경이롭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04 08:35 2021/09/04 08:35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8

1. 과학의 날

일제 강점기이던 1930년대에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이 자체적으로 제정해서 기렸던 과학의 날은 무려 찰스 다윈의 기일인 4월 19일이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의 날은 과학기술처의 신설을 기념한 4월 21일이다. 이거 뭐 이스터와 유월절처럼 시기만 비슷할 뿐 유래는 서로 완전히 다른 셈이다.
일제 시대 조선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4월 19일은 뭐.. 의미가 완전히 딴판으로 바뀌었다.

2. 어린이날,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우리나라는 처음엔(무려 1949년부터~!) 성탄절 공휴일만 있다가 1975년부터 석가탄신일도 형평성 차원에서 공휴일로 추가되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1956년부터 5월 8일 어머니날을 시행해 오다가 1973년부터 형평성 차원에서 아버지도 기념 대상으로 추가했다. 그래서 어째 '부모의 날' 대신 '어버이날'이라고 공식 명칭이 바뀌었다.
그런데 외국은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따로 있는 경우가 더 많다니 참 뜻밖이다.

석가탄신일은 명절인 설과 추석 말고 우리나라에서 음력으로 기념하는 유일한 공휴일이다.
어린이날은 명절인 설과 추석 말고 우리나라에서 대체공휴일이 인정되는 유일한 공휴일...이었는데, 올해는 광복절 등의 주요 국경일들이 몽땅 주말과 겹치자 이것들까지 대체 공휴일로 추가되었다. 이전의 박 근혜 시절에는 주말 광복절 부근에 임시 공휴일이 지정된 적이 있긴 했다.

3. 양력과 음력 설

197~80년대까지만 해도 음력 1월 1일과 그 주변이 공휴일이 아니었다니 정말 레알인가..?? 믿어지지 않는다. 난 그 시절을 살았던 세대가 아니어서 말이다.. ㅋㅋㅋㅋㅋ
옛날에 나라에서 설을 양력 1월 1일로 대체하려고 엄청 애썼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오랜 국민 정서를 거스를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옛날에는 민족 정기가 어떻고 신토불이가 어떻고 하던 정서가 강했다. 오죽했으면 운동권 같은 데서도 '음력 설 쇠기'를 주장하고 제안했을 정도였댄다.
결국 음력 설은 1980년대 중후반에 '민속의 날'이라는 정말 희한한 이름을 거쳤다가 1989년부터 3일짜리 공휴일로 부활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한때는 양력 설에 1월 1과 2일 이틀을 쉰 적이 있었다. 그러나 1999년부터는 1월 1일 하루만 쉬게 바뀌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4. 근로자의 날

이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뒤부터 존재감이 느껴지는 휴일이다.
날 자체는 무려 1963년부터 있었지만 지금처럼 국제 표준(?)에 맞춰 5월 1일에 쉬기 시작한 건 무려 1994년부터라고 한다. 이름도 노동절을 일부러 피해서 '근로자의 날'이라고 붙였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일제 시대 대신 '일제 강점기' 정도까지는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고 봐 주겠지만, 이 날을 굳이 '근로자의 날' 대신 '노동절'로 공식 명칭 변경이라.. 이건 우리 정서상 너무 불순하고 노골적으로 선 넘는 짓인 것 같다.

그냥 로동절이라고 하지 그래..?? ㅉㅉㅉ
학교 교과서에 아름다운 순우리말이라고 얼음보숭이.. 는 아니고 동무부터 슬금슬금 넣고 말이야?
'근'과 '로'라는 한자가 무슨 일본어에서 유래됐고 일제 식민지 잔재니 얘기하는 건 너무 작위적이다. 아직도 일제 잔재 타령이냐? 국민학교의 명칭을 바꾼 것 정도로 족하다.

명칭에 관해서는 할 말이 더 많다.
개인적인 소신은 "4 19 의거, 6 25 사변, 여순 반란, 5 16 구국 군사혁명, 4 3 / 5 18 사태" 같은 옛날 용어가 훨씬 더 정확하고 정직하게 만들어진 용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일단 넘기자.

그리고 본인은 근로자의 날은 사기업 생업 현장에 고용돼 있는 사람들이 쉬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나 공공기관이 쉬는 건 반대다.

우리나라는 어째 근로자의 날 부근에 괴이한 사건들이 벌어진 게 몇 건 있었다.
2002년 5월 1일엔 세계 철도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괴이한 3연속 건널목 사고가 났고, 2011년 5월 1일엔.. 기억하시는가? 정말 초 엽기 미스터리인 문경 십자가 시신 사건이 보도되었다.
그리고 2019년 5월 1일 부근엔.. 어느 여성이 부산에서 알몸으로 소화기 난동을 벌였다가 창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었다. 이건 뭐 그냥 우연힐 뿐이겠지? =_=;;

노동자, 로동자와 관련해서는 옛날에 재미있게 봤던 3cf 삼류만화에도 화끈한 컷이 좀 있었다. "죽어라 노동자! 멸공~" ㄲㄲㄲㄲㄲ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국경일과 국경일 노래, 제헌절

우리나라의 각종 기념일들 중에서 격이 가장 높은 날은 아무래도 국경일일 것이다. 여기서 '경'은 꼭 경사스럽다기보다는 중요하다는 뜻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공서에서 국기를 게양하고 나라에서 기념 행사를 열며, 대통령 같은 높으신 분이 연설을 하기도 한다.
뭐, 현충일이나 6 25 사변일도 매우 중요한 날이긴 하지만 그 날은 국경일하고는 약간 다른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해방되자마자 곧장 교육 제도부터 개편해서 왜색을 빼고 자체 교과서를 편찬했다. 일선 학교에서 부를 '졸업식 노래'도 제정해서 1946년에 발표했다. 그리고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하고 관련이 있는 국경일들을 제정한 뒤, 이런 날을 기리는 노래도 만들었다.

국경일들 중에 개천절은 뭐.. 좀 유래가 길고, 한글날은 조선 시대, 삼일절은 일제 시대가 배경이다. 제헌절과 광복절만이 1940년대 후반의 대한민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그리고 한글날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국경일 노래의 가사를 몽땅 작사한 사람은 바로.. 독립운동가 겸 역사학자인 위당 정 인보(1893-1950) 선생이다.

한글(날) 노래의 작사자야 외솔 최 현배 선생이니.. 연세대는 문과대학 건물이 전부 국경일 노래의 작사자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셈이다. (외솔관, 위당관)
그런데 정 인보는 정작 자기가 가사를 써 준 대상인 새 나라에서는 고작 2년 남짓밖에 못 살았다는 게 아이러니이다. (6 25 때 납북되고 얼마 못 가 병사)

국경일 노래들 중에 삼일절과 개천절은.. 흔한 계이름 도가 아니라 솔로 끝난다.
그리고 삼일절과 제헌절은.. 가사 중에 우리나라 인구 수를 의도한 듯한 숫자인데 '삼천만'이 등장한다.

제헌절 노래 가사인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 옛 길에 새 걸음으로 발맞추리라"는..
정말 울컥하고 감격스럽지 않냐..?? 언약에다 old, new 이러니까.. covenant, testament 같은 단어도 떠오르고 무슨 히브리서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

참고로, 공식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남한은 1948년 당시에 인구가 3천은커녕 2천만이 채 안 됐다~!!
6 25 사변 중이던 1952년쯤에 간신히 2천만을 넘었고, 1967~8년 사이에 3천만을 넘었다.
4천만을 넘은 건 1982~83년 사이이고, 2012년경에 5천만을 넘게 됐다.
거의 15년 주기로 인구가 1천만씩 증가해 왔는데, 4천에서 5천은 30년이나 걸리면서 속도가 굉장히 더뎌진 셈이다. 가족 계획의 위력인 건지..??
어쨌든 노래 가사에서 3천만은 그 당시에는 적어도 북한 동포까지 합쳐야 달성할 수 있는 숫자라 하겠다.

개인적인 생각은 제헌절이 아니라 차라리 개천절이나 빨간날에서 뺄 것이지 싶다. 단군이야말로 너무 옛날이고 별 존재감도 없는 인물이구만.. 게다가 개천절은 한글날하고도 1주일이 채 안 될 정도로 가깝기도 하잖아~!
한민족이 반만 년 역사 이래로 도대체 언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같은 법을 가져 본 적이 있었단 말인가? 피똥 싸는 가난을 극복하기에 앞서 이런 법을 처음으로 스스로 제정한 것도 충분히 기쁘고 뜻깊으며.. 대한민국이 한낱 북괴 집단 따위와는 하늘과 땅 급으로 다름을 만천하에 입증하는 날이다.

대한민국의 못돼먹은 '자가 정체성 홀대' 풍조는 지폐에 정작 대한민국 인물이 없는 것 하며, 제헌절 같은 뜻깊은 날을 빨간날에서 쏙 빼 버린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다만, 할배가 있었던 1948년 당시에는 대한민국부터가 연호도 단기 연호를 썼었고, 일제시대 임시정부 기간까지 끌어들여서 건국 30주년 이러면서 연도 부풀리기를 했다는 것 역시 감안할 점이긴 하다~! '쌍팔년도'는 4288, 즉 원래는 1955년을 의미하던 단어였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01 08:35 2021/09/01 08:35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7

1960년대에 우리나라와 일본과 미국이 건축· 교통 분야의 기술 격차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고속도로: 고속철: 우주선이라는 비례식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겠다.
이 글에서는 그 시절에 대한 영상 기록을 좀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신칸센

다음 링크는 1964년에 개통했던 일본 도카이도 신칸센의 건설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 보기) 이런 귀한 기록을 굉장한 고화질로 유튜브에서 볼 수 있구나~! 1970년도 아니고 1960년대의 컬러 영상이다. 감동 감동~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객실에 "1963년 3월 30일, 256km/h 달성" 인증 패찰이 붙어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13분 50초 부근)
그러니 신칸센이 아직 정식으로 개통하기도 전이었던 1963년작 만화영화 봉팔...아니 에이트맨에 벌써부터 신칸센 모양의 열차가 등장했던 것이다. "나를 이길 자 그 무엇인가 자동차보다 빠르고 기차보다 더 빠른.."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분 25초. 어설픈 손글씨 숫자가 적힌 아날로그 계기판을 보면 엄청난 옛날인 걸 알 수 있긴 한데, 문제는 속도가 300까지 찍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20년 뒤인 1984년에 경부선 천안-평택 사이에서 시속 140km 시운전 성공 이러는 수준이었는데.. =_=;;

쟤들은 1960년대에 시속 200 이상 고속철을 세계 최초로 100% 순수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는 거다.. 늘 감탄이 나온다.
1960년대에 우리나라는 기를 쓰고 시속 100짜리 경인과 경부 고속도로를 닦았고, 일본은 시속 200짜리 고속철을 만들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천조국은 음.. 우주선을 만들어서 인간이 달에 다녀왔다..;; 뭐 그건 그렇고..

끝으로 하나 더.
우리나라는 서울 시내를 지나는 고가 철도가 도시철도인 지하철 2호선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은 대도시 도심 구간에 온통 고가 철길이 놓여서 신칸센이 마치 지하철처럼 다닌다.

왜냐..? 우리나라는 서울 시내에서는 KTX도 그냥 기존선으로 다니지만, 신칸센은 도심 구간에서 기존선 직결 운행이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궤간이 아예 다르니까.
이런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일본의 고속철은 기존선 직결 운행이라는 개념이 그냥 없다. 이름조차 열차가 아닌 선로 지향적으로 '신간선'이라고 지은 게 다 이유가 있다.

2. 아폴로 13

영화 “아폴로 13”.. 무려 25년도 더 전, 라이온 킹이니 포카혼타스니 이러던 시절의 옛날 영화인데.. 본인은 요 얼마 전에야 드디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진지하게 봤다. 이런 명작을 이제야 접하다니..

난 이런 영화가 있다는 걸 처음 접한 건.. Windows XP 다음으로 나온 Windows Vista에 기본 내장돼 있던 예제 동영상이었다. 보신 적 있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
그때 내셔널 지오그래픽 해저 생물 영상 클립이랑, 저 영화에서 폭발 사고가 난 아폴로13 우주선을 어떻게 지구로 귀환시킬지 지상 관제 요원들이 토론하는 장면 클립. 이렇게 두 개가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강제 유턴: 우주선이 얼마나 손상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엔진 시동 걸었다가 더 큰일 나면 어쩌려고?
  • 자연 선회: 물과 전기가 부족하고 보급 물자도 달에 실제로 내려가는 2명분밖에 없는데.. 며칠 동안 3명이 달 착륙선(LM)에서 어떻게 버티려고?

그 외에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다음과 같다.

(1) 그 시절에도 컴퓨터라는 기계 자체는 존재했지만.. 너무 크고 희귀하고 비싼 몸이었기 때문에 인간 계산수와 계산자라는 물건 역시 아직 현역이었다. 주판으로 지수와 로그를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참 격세지감이다. 인간이 50년 전에 겨우 이런 기술만 갖고도 달에 갔다 왔었다는 거다.

(2) "안녕하세요 지구에 계신 여러분. 우주선 안의 무중력 상태가 어떻냐면요~"
유튜브 브이로그라는 게 유행이 되기 40년도 더 전에 이 아저씨들은 저런 거 생중계를.. 아날로그 비디오 카메라로 했었다~!

(3) 우주 공간에서 달 착륙선(LM)이 유턴 후 사령선(CM)과 주둥이를 맞추는(도킹) 절차가 실제로 저렇게 진행됐구나. 조종사들이 조이스틱 당겨서 테트리스의 작대기 블록 집어넣듯이 구멍 맞춰 주고..;;
새턴 로켓이야 지표면에서 발사되는 거니까 일반인들도 발사 장면을 볼 수 있지만, 달 착륙선도 소형 로켓이다. 이게 돌아가는 장면은 영화가 아니면 일반인이 제대로 볼 일이 없다.

(4) 21세기를 사는 후대의 사람 중 일부는 "그때 인간이 진짜 달에 가긴 했었냐? 별로~" 이런 음모론을 제기하는 반면, 그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아폴로 11호와 12호를 거치고 나니 이제 달에 가는 건 전혀 특별하지 않은 당연한 일상이 돼 버렸다. "아 그래? 또 갔나 보네" 마치 군 입대를 한 친구의 휴가가 반복되자 "아 그래? 또 나왔어?" 이러는 것처럼 말이다.
마치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너는 기적을 보고 나서도 딱 사흘 만에 감격이 싹 식고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던 것처럼 달 착륙에 대한 감격과 국민적 관심도 놀라울 정도로 금방 가라앉았다.

오죽했으면 우주비행사의 부인이 기레기들의 행태에 분노해서 "달에 착륙하는 것 따위는 전혀 드라마틱하지 않고 매스컴 탈 일이 아니라더니, 달에 착륙을 못 하는 건 어째 드라마틱한 일이 되나요?"라고 쏘아붙이는 장면도 나온다.
평소엔 관심이 없다가 임무가 실패하고 승무원들이 죽게 생기자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에 빡친 것이다.

(5) "내가 책임자로 있는 한 우주에서 희생되는 미국인 같은 건 없다. Failure is not an option. (이건 뭐 군인이 전투에서 2등이란 없다.. 뭐 그런 어감의 대사..)" ㅠㅠㅠㅠㅠㅠ

(6) 지상 관제센터로부터 지시를 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객차를 떼어내고 이것저것 하는 건 영화 튜브와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아폴로13이 튜브 '따위'와는 비교가 안 되는 명작이지만.. 지하철 객차 정도나 분리시키는 허구 픽션이랑, 우주선 SM(기계선)을 떼어내고 최종적으로 LM도 떼어내는 '실화' 영화가 어째 비교가 되겠나. (CM만이 지구로 돌아옴)
승무원들은 지구 재진입을 앞두고 자기 목숨을 부지해 줬던 LM까지 떼어낼 때 "she was a good ship" RIP를 읊었다..;;

(7) 재진입하는 절차, 이산화탄소 제거기를 야메로 돌리는 절차.. 장삐쭈의 '유격' 시리즈에서 말 끝마다 "...하는 절차를 밟아 보도록 하자" 이러는 그 쏘가리 생각이 나더이다..;;; ㅋㅋㅋ.

(8) 재진입을 앞두고 한 승무원이 동료들에게 “Gentlemen, it's been a privilege flying with you” 라고 말하는데..
이건 영화 타이타닉에서 바이올린 악사들이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순간까지 찬송가를 연주하다가 결국 “Gentlemen, it has been a privilege playing with you tonight” 이렇게 말한 뒤 작별하는 것과 굉장히 비슷해 보인다. 이렇게 같이 뭔가를 수행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다는 끝인사이다.

(9) 아폴로 13호가 통상적인 우주선과 달리 왜 3분이 넘도록 한참동안 응답이 없고 재진입 딜레이가 길었는지는.. 내가 아는 한 정확한 이유가 밝혀져 있지 않다고 한다. 달 뒷면으로 들어갈 때, 그리고 재진입 하느라 엄청나게 열받고 있을 때.. 우주선은 관제소와 통신이 완전히 끊긴다.

(10) "나는 지금도 밤하늘의 밤을 볼 때마다 우리를 생환시키기 위해 애썼던 수많은 관계자들의 노고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류는 앞으로 누가 언제 달에 다시 가게 될지 늘 기대해 봅니다." (결말부 주인공의 마지막 나레이션) ㅠㅠㅠㅠ ♥♥♥

Posted by 사무엘

2021/08/29 08:35 2021/08/29 08:35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6

패러디, 개드립 등

1. 4딸라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중립국."
"동무, 중립국도, 마찬가지 자본주의 나라요. 굶주림과 범죄가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중립국."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중립국."
"동무, 지금 인민공화국에서는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는데, 동무는 가기만 하면 인민영웅이 될 거요."
"중립국."


최 인훈의 유명한 소설인 <광장>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4딸라 드립이랑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같은 패턴이다. ㅋㅋㅋㅋㅋㅋㅋ

"네, 세트 하시면 가격은.."
"4딸라."
"이러시면 안 돼요.. 여기 버거킹이에요."
"4딸라."
"더블패티인데..."
"4딸라."
"이거 세트 메뉴인데.."
"4딸라!"
(그럼 4900원으로 하시죠~! / 오케이 땡큐! 는... -_-)


원작 소설은.. 무려 1960년작이라는 게 굉장히 놀라운 점이다.
6· 25 사변이 끝난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던 시절인데.. "난 남한도 북한도 싫고 제3 중립국으로 갈 거야!"는 자칫 잘못하면 코렁탕 먹기 딱 좋은 민감한 소재였다.

이 작품은 할배와 원조가카 사이의 과도기 때 절묘하게 발표됐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다.
작가는 20대 중반일 때.. 딱 존 카맥이 둠을 만들고 윤 봉길 의사가 폭탄을 던지고 손 기정이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나이 때 저 소설을 썼다.

2. 텐트와 강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라고 제안을 했더니 울 어머니와 누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변에 텐트가 아니라 아파트였으면 거절하지 않았겠지 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진에서 텐트의 오른쪽뿐만 아니라 왼쪽에도 작은 도랑이 있어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돗자리와 텐트가 젖을 수도 있었다.

내 경험상, 나의 텐트 운용 엔진은 전진 7단, 후진 3단 정도 된다.

더우면

  • -1 옷 최대한 벗기
  • -2 텐트 창문 덮개 개방
  • -3 물 적시기

0 중간: 텐트 창문 다 닫고 아무 준비물 없이 그대로 잠듦

추우면

  • 1 얇은 여름 이불(모시)
  • 2 여름 침낭
  • 3 담요
  • 4 담요는 밑에다 깔고 겨울 침낭
  • 5 침낭 두 겹 (여름 침낭까지 추가 동원)
  • 6 내복과 패딩 잠바
  • 7 보조 이불까지 추가

2018년의 폭염 속에서 해변에다 텐트 쳤을 때는 -3으로도 부족해서 더위에 허덕였으며..
올해 초, -15도의 혹한 속에서 꽁꽁 언 강물 얼음판 위에다 텐트 쳤을 때는 7까지 다 하고 잤다. (갈 때부터 해외여행 캐리어에다가 담요를 쑤셔 넣었..)

나의 목표는 인위적인 냉· 난방 전혀 없이 체온만으로 자연 속의 한 마리 멧돼지마냥 푹 잘 자고 컴퓨터 작업도 겸사겸사 하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그냥 에어컨이나 난로를 켜 버리는 건 맨손 무술이 아니라 총 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과 같으며, 마라톤 선수가 중간에 그냥 버스· 지하철을 슬쩍 타 버리는 것과 같다. 그냥 반칙 실격이다. ㄲㄲㄲㄲㄲㄲㄲ

요즘 날씨는 처음 텐트를 쳤을 때는 -1.5 정도에서 시작했다가 새벽과 아침엔 0.5에서 1까지 가는 듯.. 쉽게 말해 밖에서 자기에 정말 정말 좋은 날씨이다. 이런 때에 겨우 집에서 선풍기나 틀어 놓고 자는 건 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뭐, 울 어머니나 누나 등 가족은 저 등급에다가 +1 ~ +1.5쯤 더해서 인식하는 편이더라만..

독자 여러분도 기회가 되는 대로 밤에 으슥한 산이나 강가에서 자연을 많이 즐겨 보셨으면 좋겠다. ^^ 특히 비 예보가 있는 날 밤에 계곡이나 강물 바로 옆에 텐트 치는 게 내 경험상 제일 좋다.
보안을 위해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하지 않지만-_- 내가 텐트 치는 숙소는 한두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분산돼 있다. 이것들은 다

  • 접근성: 도보/자전거/차로 몇 분
  • 편의시설: 화장실, 식수대, 공공 와이파이
  • 방수 가능 여부: 비가 올 때..
  • 주변 소음: 자동차 도로에서 가까운 곳은 밤에도 시끄러운 편
  • 은폐/보안성: 사람 발길이 잦은 곳이면 해가 뜨자마자 철수해야 함

등으로 자체적으로 점수가 매겨져 있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돌아가며 이용한다. 온도별 대처 요령도 그렇고.. 이게 일상생활이 되니 분야와 상황별 매뉴얼이 다 구축된다. ㅋㅋㅋㅋ
아침엔 입을 옷을 고민하고 점심 때는 밥 먹을 식당을 고민하고, 밤에는 텐트 칠 곳을 고민하니 의식주가 골고루 갖춰진다.

3. 흑돼지

하루는 근처 식당 간판에서 "팔공산에서 방목한 흑돼지"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약간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팔공산이라고 하면 대구에 있는 산이지 않은가. 그 대도시에도 한켠에 돼지 농장이 있나..? 그리고 흑돼지는 제주도가 유명하지 않나..??

알고 보니 전라북도 장수군과 진안군 사이에도 팔공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고, 거기서도 흑돼지를 키우고 심지어 한우도 키우는가 보더라.
산의 인지도로나 돼지의 인지도로나 다 콩라인...이어 보인다만, 그래도 기회가 되면 여기 돼지를 먹을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 ^^

4. 성경 이야기 패러디

이런 게 요 근래에 떠올랐다. ㄲㄲㄲㄲㄲㄲ

(1)
이세벨: 어이 아합 (우리 자기~^^)
아합: 이세벨, 어서 오고.
이세벨: 아침부터 왜 이렇게 죽상이야.
아합: 나봇이 꼴받게 하잖아. 씨X 젓X색X가.
이세벨: ㅋㅋ 떨 한 대 할래? (왕상 21:4-6)

(2) 탕자의 비유
작은아들은 타지에서 아버지의 자산을 탕진하여 알거지가 됐다. 그는 돼지가 먹는 사료도 얻어먹지 못하던 와중에 불현듯 현타가 왔다. “우리집은 먹을 게 너무 많아 썩어날 지경인데 난 이렇게 굶어 죽는구나 ㅠㅠㅠ” (눅 15:16-17)

Posted by 사무엘

2021/08/26 19:34 2021/08/26 19:34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5

신기한 소리들

1. 자동차의 후진 소리

자동차로 후진을 하는데 막 악셀을 밟으면서 사람이 달리는 속도라도 낼 일은 매우 드물 것이다. 공회전 크리핑 속도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악셀을 밟는다면 속력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르막을 후진으로 오르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후진으로 가속을 해 보면.. 차의 엔진음이 일반적인 전진 출발 때와는 약간 다른 걸 알 수 있다. 평범한 부우웅에다가 뭔가 '웨에엥~~' 같은 음향이 섞여 있다. 요놈의 정체는 뭘까..?
바퀴에다 동력을 전하는 방향을 반전시키기 위해 덧붙여지는 기어 장치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 걸까..? 이 부분은 심지어 자동 변속기도 수동하고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자동차와 달리, 철도 차량은 이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얘는 오로지 선로의 앞뒤로만 움직일 수 있는 1차원 교통수단인 대신, 기관차형이건 동차형이건 전진과 후진 자체는 기술적으로 아무 구분이 없다. 아무 방향으로나 자유자재로 동일한 성능과 속력으로 주행 가능하다.

그 대신 철도 차량도 전· 후진을 막 아무 때나 부담없이 금방 쉽게 전환할 수 있지는 않아 보이는데.. 그리고 자동차도 완전히 정지하지 않았을 때 전· 후진을 함부로 전환하는 게 변속기에 좋지 않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2. 버스의 공기 압축기 소리

버스가 신호에 걸려서 몇 분간 엔진 공회전을 하는 걸 들어 보면.. 소리가 단일 균일하지가 않은 걸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까타까타까타까타..' 뭔가 간질이는 듯이 돌아가는 소리가 나다가 기사가 에어 브레이크를 조작해서 '취익~~!' 하고 나면 까타까타 소리가 없어지고 일반적인 웅웅웅웅~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버스건 트럭이건 대형 차량은 소형차와 달리 축축 췩췩 소리를 달고 지내는데, 이건 브레이크가 액이 아닌 압축 공기 기반이기 때문이다. 왜 저렇게 간질거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건 공기 압축기의 동작과 관계가 있긴 해 보인다.

버스나 열차 같은 대형 여객 교통수단들은 문도 자동문인데, 걔들도 압축 공기 기반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거나 닫힐 때 우리에게 익숙한 취익~ 소리가 난다. 뭐,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옛날에 비해서는 그런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말이다.
평소에 문이 열리지 않도록 문을 꽉 잡고 있는 게 압축 공기인데.. 그 동일한 매체와 동일한 원리가 차량 자체를 서게 하고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키는 용도로도 쓰인다는 게 핵심이다.

그나저나 저 까타까타 소리는 시내버스에서만 유난히 자주 들은 것 같다. 똑같이 멈춰 서 있어도 격이 더 높은 광역/고속버스 같은 데서는 별로 못 들어 봤다.

3.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

전쟁터에서 포탄이나 항공 폭탄이 떨어질 때 '피유우우우웅' 휘파람 소리는.. 그 탄두가 바람을 가르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소리는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그건 영화나 게임에서만 일부러 과장 연출을 위해 넣은 100% 허구의 존재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옛날에, 대략 2차 대전 정도의 시절에는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겁을 주기 위해서 쏘는 쪽에서 일부러 그런 음향 장치를 장착하는 게 관행이었다고 한다. "으악 또 공포의 피유유웅 소리!!! 어서 피해!!" 이런 식의 트라우마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미사일도 요격하는 시대인데 저렇게 친절하게 "나 날아간다" 티를 내는 장치를 포탄에다가 장착하는 일은 없다. 적군은 그냥 어디서 언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포탄을 맞고 비명횡사할 뿐이다.
무기 기술이 발달할수록 옛날처럼 자신을 적에게 가까이 드러내고 노출시키면서 싸우는 건 없어지는 법이다. 군인과 무인의 차이는 갈수록 커진다.

4. 비행기 소리

비행기의 터빈 내지 제트 엔진은 자동차의 왕복 엔진(붕붕붕 털털털)과는 소리가 많이 다르다.
1950년대에 제트기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는 이것도 굉장히 신기하고 인상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에 제트기가 쌕쌕이라는 별칭으로 불렸을 정도였다.

육상 교통수단 중에도 탱크는 왕복 엔진이 아닌 가스 터빈의 일종인 터보샤프트 엔진 기반인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탱크의 엔진 소리도 여느 중장비나 건설 기계의 소리와는 달라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다음으로.. 초음속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면서 내는 충격파 소리인 소닉붐은 말 그대로 폭음이다. 화약 같은 걸 터뜨리지 않고 물체가 유체 안에서 고속으로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쾅 소리가 난다는 게 신기하다.

육지의 적을 비살상 제압을 할 필요가 있을 때 전투기를 비교적 저공에서 초음속 비행시켜서 이 소리를 들려주는 전술이 쓰인다. 이것만으로도 어지간한 군인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도망치기 때문이다. 이건 대포 소리로도 오인하기에 손색이 없는 엄청난 폭음이다.

5. 나머지

그 밖에 내가 직접 들어 본 적이 없고 정체가 궁금한 소리로는 이런 게 있다.

  • 강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먼저 발생한다는 굉음: "우르르릉~ 쾅" 천둥 소리가 하늘이 아니라 지하에서 지층이 깨지면서 난댄다.
  • 고압 송전선 주변에서 발생한다는 이상한 소리: 따다다다닥, 혹은 웅웅~윙윙윙?? 교류 전기는 혼자 곱게 흘러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면서 주변에 온갖 영향을 끼치는가 보다. 다만, 과격 환경 운동꾼들이 현상을 왜곡· 과장하는 것도 있다.

영화나 게임에서 전기 지지미 무기를 사용할 때, 혹은 누구를 전기 고문할 때 흘러나오는 '지지지직' 소리는 아무래도 왜곡 과장이 좀 있을 것이다. 영화· 게임에서의 총포 소리는 실제 총포 소리보다 반대로 훨씬 더 부드럽게 축소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24 08:35 2021/08/24 08:35
Response
No Trackback , 3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4

1. 중국

세계사 중에서 중국의 역사는 1음절로 O나라 이런 말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재미있는 분야이다. 은나라 주나라 금나라 요나라.. 특히 요나라 위에는 이불나라가 있다는 개드립이 나돌기도 했다. -_-;;

내가 보기에 중국의 역사는 대략 4개의 큰 구획으로 나뉘는 것 같다.
시즌 1은 춘추 전국 시대에다가 만리장성과 진시황으로 유명한 옛 진나라, 그리고 漢나라 정도까지다.
그 이름도 유명한 삼국지는 시즌1의 끝물 정도가 배경이다. 춘추 전국 시대인 줄 알았는데 거기랑은 다르다.

시즌 2는 진(위진 남북조)-수-당.
바빌론이 니므롯 시절의 왕창 고대 바빌론이 있고 유대인이 포로로 끌려갔던 후대 바빌론도 있듯이..
중국 역사에는 같은 이름의 나라가 나중에 중복 등장하는 게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 정도나 그렇다. 단군조선, 이씨조선.. =_=;;

진나라가 존재감이 컸던지 중국을 뜻하는 Sino-계열 접두사 음운은 여기에서 유래됐을 거라 추정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Korea처럼 말이다.

안록산의 난, 사사명의 난은 당나라 후기에 등장한다.
안록산 - 안경서(아들) - 사사명(부하) - 사조의(부하의 아들) -_-;; 의 순으로 죽이고 죽이는 게 되풀이됐던 것은 성경에서 엘라 - 시므리 - 오므리의 순으로 부하가 하극상을 벌이던 북이스라엘 왕 역사와 비슷하기도 하고, 또 "케네디 - 오스왈드 - 잭 루비"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당나라 군대가 왜 어쩌다가 무슨 20세기 초중반의 이탈리아군처럼.. 군기 개 빠진 막장 군대의 대명사가 돼 버렸는지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의문이다. 당나라 당나라 하니까 당나귀가 떠오르는데.. ㄲㄲㄲ 당나귀조차도 '당나라에서 들여온 품질 좋은 나귀'에서 유래된 명칭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시즌 3은 중세-근대라고 할 수 있는 송-원-명-청이다.
대륙은 한족뿐만 아니라 만주족이니 거란족이니 심지어 몽골 민족이니.. 여러 민족이 번갈아가며 차지했던 적이 있다.
캐세이 패시픽 항공.. 이러는 cathay.. 이것도 '거란족'에서 유래된 또 다른 중국 명칭이다.

황건적(한나라 시절에 활약)이랑 홍건적(원나라를 멸망시킴)은 정말 이 정도로 서로 완전히 다른 시대에 출몰했었구나. 까먹고 있었다. ㄲㄲㄲㄲㄲㄲ

강시처럼 땋은 머리에 동그란 모자 쓰고 있는 변발.. 이건 마치 흰 두루마기에 갓 쓴 조선 선비만큼이나 판에 박힌 중국 의상인데.. 당연히 청나라에서 유래된 것이다.
우리 조선은 임진왜란 때까지는 명나라와 동맹도 맺었지만, 얼마 못 가 병자호란 때는 후신인 청나라한테 털렸었다.

마지막으로 시즌 4는 현대에 속하는 통일 중화민국, 그리고 1949년 이래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공 vs 대만 구도가 되겠다.
소련은 무너지고 나서 러시아로 국호가 완전히 바뀌었지만, 중국은 지금도 국호와 정체성이 동일하다. 그저 경제를 개방했고 한중 수교를 한 덕분에.. 옛날 정도로 날을 세우는 적성국가까지는 아니게 됐기 때문에 중공 대신에 중국이라고 편의상 불러 줄 뿐이다. 중공의 본질은 현재까지도 바뀐 게 없다.

저 많고 많은 나라들을 거치면서 쟤들은 일본처럼 해가 뜨는 동쪽 근원도 아니고, 무려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국'이라는 자뻑 칭호를 스스로 쓸 생각을 언제부터 했나 모르겠다. 서양에서 지중해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듯이 말이다.

쟤들은 공산당 시절에 전통 문화를 많이 단절시켰다. 현대의 글자(간체자)와 발음 표기(한어병음)는 시즌 1~3시절 것과 호환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용어도.. 옛날 중국어는 중문이라고 부르고, 현대 중국어는 '한어'라고 부른다. 's (~의)가 중문에서는 之이지만 한어에서는 的인 것.. 다들 아실 것이다.

역사가 유구하니 문화재가 많이 전해지기야 하겠지만 아편 전쟁 때 털린 것, 문화대혁명 때 자폭시킨 것=_=;; 장 제스가 망명 떠나면서 싹싹 긁어 간 것도 많다. 오히려 장 제스가 긁어 간 것들이 문혁 때 파괴되지 않고 잘 보존됐을 지경이니..

나도 동심이 있던 시절에는 중국은 대륙의 기상 같은 재미있는 게 많은 동네이고 우리와 같은 일제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호의적인 쪽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도와준 건 대만의 장 제스이지 마오는 1도 기여한 거 없잖아? 오히려 북괴 편만 들었지.

요즘 같은 시국에서는 난 중공의 행패를 놔두고서 반일만 할 생각은 1도, 추호도 없다. 게다가 쟤들은 사실 1970년대 우리나라 유신 독재 시절보다도 더 국민의 자유를 제약하고 온갖 매체들을 검열하고 심한 독재를 하고 있다.
중공은 짝퉁이나 미세먼지, 바이러스 같은 거 말고 제발 선한 것 유익한 걸 갖고 세계에 기여 좀 했으면 좋겠다.

여담으로, china와 japan은 소문자 보통명사로서 각각 도자기, 옻 칠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korea는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스크래블 게임에서 만들 수 없는 단어이지만, china와 japan은 허용된다.

2. 프랑스의 역사

(1) 일반적으로는 1940년대에 세계의 악역으로 엄청난 깽판을 쳤던 일본과 나치 독일이 많이 부각되는 편이다. 하지만 1800년대 초에는 프랑스도 유럽을 몽땅 전쟁터로 몰아넣었었다. 나폴레옹이 히틀러나 도조 히데키 이상의 전쟁광이어서 말이다.;;;
그는 자신은 군인으로서 전략 전술의 천재였고 타 인종 학살 같은 전쟁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나 많은 자국 젊은이들을 강제로 징집하고 사지로 몰아넣어 죽게 만들었다. 러시아에 쳐들어갔다가 동장군에게 나가떨어진 것조차도 프랑스나 독일이나 똑같았다. 그리고는 나중에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몰락했다.

(2) 독일이 전간기 때 "우리가 1차 대전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질 리가 없었다. 이게 다 배후에 깔렸던 유대인, 빨갱이, 간첩 같은 놈들 때문이다"라는 인지부조화 합리화에 빠졌던 것처럼.. 프랑스도 과거엔 은근히 그런 감정이 있었다. 20세기 초, 마녀사냥 희생양을 찾는 분위기에서 벌어졌던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드레퓌스 누명 사건이다.
또한, 쟤들도 민족 순수주의 국뽕이 나치 독일(아리안 인종 게르만 민족..) 만만찮게 쩔어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수업" 같은 소설도 지어졌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보면.. 독일이 아~~무 배경이나 맥락 없이 전적으로 혼자만 망상에 빠져 맛이 간 건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3) 프랑스 혁명 시절의 로베스피에르 아저씨에 대해 읽다 보면 옛날 이탈리아의 수도승 사보라롤라가 강하게 같이 떠오른다.
개인은 아주 금욕적이고 도덕적이고 청렴했는데, 뭔가 지도자로서는 진짜 피도 눈물도 없이 자기 신념을 밀어붙이고 다 때려부시고 죽이다가(?) 결국은 폭발한 민중에 의해 축출되고 처형 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사보라롤라는 하드코어 종교인 수도승이었던 반면, 로베스피에르는 그 프랑스 스타일의 계몽주의에 심취해서 오로지 인간의 이성만 따지던 무신론자 내지 이신론자였다는 차이가 있다. 극과 극은 통했던 걸까.

(4) 난 대외적으로 칭송받는 것만치 프랑스 대혁명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그 전 구제도가 정말 조선 말기 같은 X같은 상태이긴 했던 게 사실이지만, 혁명 진행 과정도 마치 6 25 도중의 광기어린 민간인 학살이라든가, 중국 문화 대혁명, 러시아 공산 혁명 같은 냄새가 느껴지는 게 많다. 마리 앙투아네트조차 "빵이 없다고? 그럼 고기를 먹으면 되지?" 이 정도로 막장 개썅년은 아니었다는 건 후대에 밝혀지지 않았던가..??

공포정치 시절에 단두대로 사람 목을 하도, 너무 많이 짤라서 뭐 어찌할 지경이었다~~ 이런 말이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 스탈린 뺨치는 수준이었다. 과학자 라부아지에까지도 괜히 브루주아로 몰려서 목이 뎅겅 날아갔던 게 아니다.

(5) 쟤들은 뭘 그렇게 맨날 투쟁을 해대는지.. 프랑스 국가, 공산당 인터내셔널가(!!), 라 미제라블 영화에 나오던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노래.. 세 곡이 다 뭔가 비슷한 심상이 느껴진다.
종교적으로는 유럽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정도를 골수 가톨릭 국가 3인방으로 칠 수 있겠다. (러시아는 정교회)
다만, 2차 대전 때 프랑스는 연합국이고 이탈리아는 추축국이 돼서 행로가 갈렸다. 스페인은 색깔이 좀 애매한 편..

3. 보너스: 고대 중국의 사상가들

먼 옛날 시즌 1에 속하는 시기인 기원전 5xx~4xx년대엔 중국 대륙에 공자를 비롯해 제자백가 사상가들이 뜬금없이 확 출현했었다. 왜 그랬을까?
더 나아가 인도에서 석가모니의 탄생과 불교의 창시조차도 얼추 이 시기이다.
이건 본인이 생각하기에, 비슷한 시기에 먼저 벌어졌던 남유다 왕국의 멸망과 유대인 바빌론 포로기하고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잠언과 전도서의 전파)

내가 무슨 세계사 고대사 전공자는 아니니 이런 식으로 성경을 세상 지식에다가 끼워맞추는 건 좀 조심해서 최대한 신중하게 언급하려 한다만.. 저 정도면 유의미하게 설득력이 있어 보이긴 한다.
"한자 속에 담긴 창세기" 이런 것도 좀 무리수 어거지가 없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양 양(羊) 자가 아름답다, 의롭다 등의 굉장히 좋은 뜻의 부수로 쓰이는 건 우연이 아니어 보인다. 물론 이런 건 다 심증일 뿐이다~~

4. 보너스: 프랑스와 중국에서 역적의 최후

1757년, 프랑스의 ‘로베르 프랑수아 다미엔’은 행차 중이던 국왕인 루이 15세에게 난입해서 칼을 휘둘려 시해하려다가 실패하고 붙잡혔다.
그는 사형 집행에 앞서, 다리 주리 틀기, 뜨겁게 달군 쇠집게로 꼬집히기, 그렇게 꼬집힌 상처 부위에다가 뜨거운 액체 유황이나 납 들이붓기 같은 끔찍한 고문을 무려 두 달 동안이나 당했다.

공범이나 배후가 없이 단독 범행임이 밝혀진 뒤엔 이 사람도 말의 뒤에다가 팔다리와 목을 연결하고 잡아 당겨서 뽑아 버리기, 즉 거열형으로 처형 당했다. 판결문부터가 깔끔하게 “피고인을 사형에 처한다”가 아니라 “피고인을 …이렇게 죽인다”로 커스텀 맞춤형-_- 처형 방식이 아주 디테일하게 적혀 나왔다.

왕인 루이 15세 당사자조차 “짐이 실제로 죽거나 다친 것도 아닌데 이건 너무 잔인하지 않냐”라고 이의를 제기했을 정도지만, 주변에서 일벌백계를 보여야 된다면서 만류해서 형이 저렇게 집행됐다.

한편, 1864년엔 중국 청나라에서 태평천국 운동이 완전히 진압됐다. 이때는 나라가 태평천국이라는 내란과 아편 전쟁이라는 외환 때문에 대단히 어렵던 시절이었는데..
창시자인 홍 수전이 자살 내지 타살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아들 ‘홍 천귀복’은 도망쳤다가 붙잡혀서 겨우 15세의 나이로 능지형을 당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

사실, 도망을 잘 쳤으면 시골에서 자기 정체를 깔끔히 세탁하고 잠적해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고 그런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너무 곱게 자란 금수저였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다시피한 코흘리개 응석받이였다. 시골에서 궂은일을 도저히 할 수 있지 않았다.

얘는 태평천국이니 정치니 아무 관심도 없이 평범하게 살고 싶어했고, 고문 도구들을 보고는 무서워서 울면서 자기가 아는 것을 몽땅 다 술술 불었다. 그래서 투옥 기간 동안 딱히 험악한 고문을 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비의 죄를 물려받는 바람에 꼬박 하루 동안 산 채로 1000군데가 넘는 칼빵을 당하면서 살점이 파였고, 아파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면서 정말 비참하게 죽었다. 아편을 잔뜩 먹이거나 심지어 미리 죽여 버린 뒤에 살을 파내는 자비 같은 것도 없었다.

태평천국은 뭔가 태조의 입맛대로 마개조된 사이비 신정국가를 지향했다는 점, 기존 왕조의 정통성을 계승하지 않은 점, 10수 년 남짓밖에 못 가고 망했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태봉 궁예와 좀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원본이 기독교냐 불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다만, 사건이 발생한 시기의 유사성(1800년대), 그리고 관군과 반군 사이에 악에 받쳐서 항복한 포로까지 몽땅 몰살했다는 점에서는 홍 경래의 난과 공통점이 있다고 하겠다.

한편, 중국에서 능지형이 공식적으로 마지막으로 집행된 건 1905년 2월, Fou Tchou-Li (또는 Fu Zhu-Li)라는 죄수라고 한다. 이 사람도 VIP를 살해한 정치범..
이건 서양 선교사가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 흑백이 아니라 컬러였다면.. 굉장히 끔찍할 것이다.
저런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인권 천국이 따로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21 08:35 2021/08/21 08:35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3

1. 나치 독일, 일본 제국, 차우세스쿠의 몰락

1945년 4월 말, 히틀러는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처형 당하고 처참하게 시신 능욕을 당하는 걸 보고는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자기는 절대로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으며, 자살한 자기 시신을 철저히 화장해 없애서 적에게 신원 확인이 안 되게 하라고 부하들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으며, 치열 대조를 통해 히틀러의 시신이 확인됨)
무솔리니가 죽은 지 겨우 이틀 뒤에 히틀러도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 뒤 1989년 12월 말, 루마니아의 공산 독재자 니콜라 차우세스쿠가 시민 혁명에 의해 축출되고 처형 당했다. 20세기의 독재자 중에서는 그야말로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멍청한 짓을 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이번엔, 이 사건을 접하고는 평소에 켕기던 게 많아서 “우리도 까딱 잘못했다간 이렇게 되는 거 아냐?”라고 와들와들 떨고 당황했던 인간들 중 하나는 북괴 김씨 일가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니 당연히 주민들이고 군인이고 서로 더욱 감시하고 밀고하게 만들고, 그런 비생산적인 짓거리에 세금과 공권력을 더욱 투입하고..
북한은 그야말로 역대급으로 폐쇄적이고 내부에서 항쟁, 혁명, 쿠데타 같은 게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형태로 사회 구조가 더욱 썩고 곪아 버렸다.

영화 “Downfall/몰락”(2004)은 히틀러가 전쟁에서의 패색이 짙어지자 부하들을 탓하며 광분하다가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행적이 잘 묘사되어 있다.
다음으로 “일본 패망 하루 전”(2016)은 역시 항복 열흘쯤 전부터 원자폭탄 두 방 맞은 것 하며, 히로히토 천황은 어린 신민들을 위하야 어엿비 너겨 항복을 결단하는데 밑에서 또라이 같은 장교들이 항명하여 쿠데타를 벌이는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일본에서 스스로 ‘일본 패망’ 이딴 식으로 영화 제목을 붙인 건 당연히 절대 아니다.. ㅋㅋ 저건 우리나라 개봉 때 붙은 로컬라이즈된 제목이다.
이 둘은 동양과 서양에서 제각기 2차 세계 대전의 추축국 전범국이었던 두 나라가 말기에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영화들이라 하겠다.
독일의 히틀러는 총통으로서 국가 원수와 군 사령관 역할을 겸한 반면, 일본 천황은 신민들에게 얼굴조차 안 비치는 신이고 밑에 육군과 해군이 제멋대로 놀면서 폭주했다는 차이가 있다.;;

독일이 패망하는 영화가 제목이 Downfall인데.. 일본이 원폭 두 방을 맞고도 끝까지 항복하지 않았을 때 일본을 상대로 시행되려 했던 특급 전면전 작전의 이름도 Downfall이었다.
북괴 정권이 일제나 나치 독일처럼 멸망하지 못하고 김씨 일가가 차우세스쿠 같은 최후를 맞이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2. 중요한 개념 정리

(1) 남한과 북한이 이산가족들의 눈물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서로 왕래를 금지하는 이유는..

  • : 간첩, 공작원들이 지령 받고 와서 불순한 짓을 할까 봐 두려워서
  • : 자기 주민들이 바깥 사정을 알게 되고 자기 체제의 치부도 알게 될까 봐 두려워서

그렇기 때문에 북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고 이념 앞에서 가족도 없고, 남한 체제에 동화되지 않을 정도로 멘탈이 강제 개조된 인간흉기만을 남한에 공작원으로 보낸다.
그리고 반대로 남한에서는 그 어떤 종북분자들도 아예 북으로 가서 눌러앉아 살라는 말은 절~~~대로 안 듣는다. OK???

이게 반박불가인 팩트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어디 반박할 테면 반박해 보셔~)
그러니 이 본질적인 방해 요인을 해소하지 않고서 남북 교류니 협력이니 개방이니 헛짓 하는 건 전부 그냥 돈지랄 정치 쑈 사기극일 뿐이다. 정권이 바뀌거나 국제 정세가 바뀌면 언제라도 파토 날 수 있다.
자유로운 서신 왕래나 전화 통화 하나 없이 무슨 개방이여 미친..

(2) 종북과 좌빨은 엄밀히 말하면 서로 다른 속성이다.

  • 좌빨: 북괴에 대한 호감도나 충성도와는 무관하게 그냥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증세, 공유 위주로 사회주의 공산주의처럼 바꾸고 싶어함. 부자들 증오하면서 자기는 부자가 되고 싶어함.
  • 종북: 우리나라 정치 경제 구도와는 무관하게 그냥 우리나라 정체성을 부정하고 북괴 수뇌에게 충성하고 저쪽에 못 퍼 줘서 안달. 미국/일본 잣대와 중국/북괴 잣대가 심각하게 일관성 없음.

그러니 서로 다르긴 하다. 종북은 아니고 좌빨만 강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둘이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하나만 해당하고 다른 하나가 완전 강경하게 정반대인 사람은 거의 없다. 미사일 아니면 발사체, 간첩 아니면 활동가(!!)라는 차이밖에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3) 오늘날의 북괴는 무슨 스탈린, 레닌이 어떻고 하는 공산주의 집단은 아님.
공산주의 이념보다는 '공산주의자의 수법'만 그대로 계승해서 자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집단이다. 이게 핵심..

3. 현실 직시

(1) 고래잡이를 근절시켜 준 것은 그린피스의 무식 과격한 시위가 아니라 고래기름 대체재의 개발이었다.

(2) 고문과 강압수사를 이만치라도 없앤 건 DNA감식, CCTV 등의 과학수사이지, 민주팔이 데모꾼들의 깽판 시위가 절대 아님.
민주화를 골백 번 한다 해도 고문과 강압수사를 동원해서라도 용의자를 잡아내야 할 강력 범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3) 산의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되게 하고 벌거숭이 민둥산을 푸르게 지키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은.. 무슨 자연 보호 운동 따위가 아니라 화석연료이다(땔감의 역할 대체). 그리고 그 더티한 화석연료조차 쓰지 않아도 되게 해 준 것은 정말 역설적이게도 원자력이다!!

(4) 1940년대의 일제를 굴복시킨 것은 사랑의 원자탄 fat man과 little boy이지, 무슨 아가리 파이팅이나 맨주먹 항쟁 따위가 아니었다.
(아 물론, 일제를 굴복 항복시켰다고 해서 한반도가 100% 자동으로 해방되지는 않을 수 있었고, 일제만 물러난다고 해서 거기가 자동으로 한국인 소유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었다. 거기부터는 한국인의 독립 운동이 기여한 것도 약간 있음)

(5) 우리나라가 민주주의가 잘 정착한 건 그나마 독재 흉내나 좀 냈다는 대통령들부터가 사실은 민주주의를 적극 추구했으며, 호구에 가깝게 너무 착하고 선량하고 순진해 빠졌던 덕분이다. 세상에 어느 정신나간 바보 등신 독재자가.. 자기더러 물러나라고 시위를 하던 학생들이 다치자 문병을 갔으며, 너희들이 장하다고 칭찬을 했느냐 말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선량하지 않았다면, 제아무리 데모질 좀 해 봤자 옛날의 북한, 중공, 헝가리, 캄보디아처럼, 요즘 미얀마처럼 총칼과 탱크에 진작에 싹 다 진압되고 갈려 나갔을 것이다.

아이고 이런 예가 얼마나 더 있을까? 현실을 좀 똑바로 직시하도록 하자.
현실을 직시할 줄 모르니까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오로지 "일제와 독재에 항쟁"밖에 없는 줄 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은 민주 의식 저항 의식이 부족해서 김씨 왕조를 무너뜨리지 못했다느니, 열심히 일하지 않고 게을러서 남한보다 못살게 됐다느니(혹은 미국놈들이 경제 봉쇄를 해서-_-) 같은 개 헛소리가 찍찍 나오는 것이다. 이건 사상과 분별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4. 사상 단속

본인의 지인 중에는 현역 군 장교도 있고 국· 공립대의 교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보아하니 이분들은 소속의 특성상 개인 SNS에서 정치· 종교 분야의 자기 사상과 견해를 표현하는 것에도 좀 제약을 받는 것 같다. 상부에서 자기들의 SNS 계정까지 모니터링이라도 하는지, 몸을 사리시는 게 느껴진다.

내가 알기로 공무원은 타 영리 활동 겸직(사교육 교사, 대리운전, 알바 등..)이나 노조 설립, 정당 활동 정도가 금지이다. 비영리로는 시인 등단까지도 가능한 걸로 아는데.. 왜 업무 외의 영역인 사생활에 저런 제약이 가해지는지 난 잘 모르겠다.

그리고, 저런 지엽적인 사상 단속은 그리도 꼼꼼히 하면서..
지금 공립 학교에서 어린애들한테 철저하게 정치 이념을, 그것도 매우 해롭고 악하고 불순하고 잘못된 쪽으로 주입해 넣고 있는 전교조 교사들 단속은 교육계에서 제대로 하고 있는가? 난 이에 대해 깊은 회의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교사를 뽑을 때 인성 면접에서 다같이 “김XX 개XX”를 소리내어 복창하고 동의시키든가, 그게 민망하고 남사스러우면 임용 시험에서 필적 확인 문구로라도 저걸 필사시켜야 하지 않나 싶다.
민망하고 남사스럽다고 최소한의 인증을 안 하다 보니 지금은 교육계가 정말 심각한 수준으로 적화됐기 때문이다.

사상이 저쪽으로 불량한 놈들은 사형, 추방, 삼청 교육대, 정신병원 중 하나가 마땅하겠지만, 사정상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법조인, 성직자, 정치인, 교육자 같은 직업은 절대로 가질 수 없게 해야 한다. 그냥 사기업 월급쟁이나 자영업 장사로 자기 전공 기술만 이용해서 밥벌이를 할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권위와 영향을 행사하는 직업은 절대로 넘볼 수 없게 해야 한다.

5. 죄책감??

또한 본인은 군인(특히 일개 병사가 아니라 사관생도나 장교)이나 사형 집행관이라는 사람이 자기 직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쓸데없이 죄책감 운운하는 게 굉장히 싫고 마음에 안 든다.
그건 의대생이나 현업 의사가 무섭거나 비위 상한다고 해부 실습 내지 수술을 못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그럼 애초에 그 업계로 가질 말았어야지..

사형수한테 밧줄 씌우고 교수대 버튼 누르는 교정직 공무원은 자기 감정이 아니라 불쌍한 피해자 유족을 대변하는 심정으로 일을 해야 한다. 어디 뱃대지가 불러서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고 자빠졌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남북 통일이니 협력이니 하기 전에, 먼저 북한에 올바른 통치 체제를 이식하고 개방을 시키고 서신과 통신 왕래라도 시켜야 된다. 그게 억만 배는 더 중요한 일이다.
인과관계와 우선순위를 이렇게 따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나?? 이런 게 정치 성향이나 종교관에 따라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사항인가..?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비정상인가..?? ㅡ,.ㅡ;;;

내 경험상 필요악을 없애자고 선동하는 놈들은 그놈들이야말로 진짜 절대악이 아닌 적이 없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18 08:35 2021/08/18 08:35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22

« Previous : 1 : ... 38 : 39 : 40 : 41 : 42 : 43 : 44 : 45 : 46 : ... 219 : Next »

블로그 이미지

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4/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ite Stats

Total hits:
2887636
Today:
404
Yesterday: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