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철도를 한 5년만 더 일찍 알았으면 학창 시절에 지리와 물리 공부를 훨씬 더 열심히 했을 것이고, 지금의 국어 정보학 대신 아예 이 진로를 선택했지 싶다. =_=;; 하지만, 그 경우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태어나진 못했겠지. (한숨)

글을 쓰고 보니 비행기 쪽 얘기가 너무 길어지긴 했다만..

1. 달리는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돌고 있는 팽이가 쓰러지지 않는 이유와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회전하는 모든 물체에는 잘 알다시피 원심력이 발생한다. 팽이는 좌우로 원심력이 발생하고, 돌고 있는 자전거의 바퀴도 상하로(=지면과 수직으로) 원심력이 응당 발생한다. 이는 바퀴 자체나 팽이가 크거나 무거울수록, 그리고 회전 속도가 빠를수록 더욱 커지며, 이 상태가 관성에 의해 유지되다 보니, 자전거의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진다. 이따금씩 발생하는 바퀴 좌우의 무게 불균형이 상하 원심력으로 극복 가능하고, 균형 보정을 위한 핸들 조작이 가해지는 한 자전거는 쓰러지지 않는다.

자전거는 고효율·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인간의 매우 유익한 발명 중의 하나이다.
여담이다만, 꼭 원심력 때문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이런 식으로 의문을 품을 법한 현상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 자전거 페달로는 전진만 가능하고 후진이 되지 않는 이유는?
- 고압선 위에 앉은 새가 감전되지 않는 이유는?
- 종이 그릇으로 물을 끓였는데 종이가 타지 않는 이유는?

2. 철로 만들어진 집채만 한 배가 어떻게 물에 뜰까?

잘 알다시피 그 이름도 유명한 부력(buoyancy) 덕분이다.
물은 공기와는 달리 그렇게 가벼운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물질이나 호락호락 가라앉히지 않는다. 아니, 질량을 가진 모든 유체(fluid)엔 원래 그런 특성이 있다. “너만 중력이 있냐? 나도 있다” 그래서 유체 속의 물체를 밀어낸다. 그 이름도 유명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되시겠다.

쇠로 만들어진 배가 물에 뜨는 것은, 그 배의 무게에 해당하는 물의 부피만치 배의 아랫부분이 이미 물에 잠겨서 힘의 평형이 상하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물의 밀도도 만만찮으며, 배도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물속에 가려져 있다.

물체 전체의 부피만 한 물의 무게로도 물체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야만 물체가 물 밑으로 한없이 가라앉을 것이다. 그래서 내부에 공기가 많은 깡통은 물에 뜨지만 찌그러진 깡통은 곧장 가라앉는다. 물이 새기 시작한 배가 침몰하는 건, 당연한 말이지만 물이 공기보다 훨씬 더 무겁기 때문.

물에 여러 물질을 녹여서 밀도를 키우면 부력도 응당 증가한다. 그래서 맹물에서는 가라앉을 물체가 소금물에서 뜨며, 최강의 소금 농도를 자랑하는 사해 바닷물은 사람까지 둥둥 띄우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배가 물에 뜨는 것은 어디서나 재연 가능한 과학 법칙일 뿐, 물 위를 걸은 예수님의 기적(마 14:25-26) 같은 현상은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

3.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기는 어떻게 하늘로 뜰 수 있을까?

이건 위의 질문보다 더욱 어렵다. 하긴, 18~19세기엔 저명한 물리학자들조차도 가능하다고 믿지 않았던 것이니 말이다. 비행기의 발명은 가히 어마어마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A4 용지를 준비해서 직사각형의 네 변 중 짧은(21cm짜리) 변을 이루는 두 꼭짓점을 손으로 잡고 입가로 가져간다. 잡고 있지 않은 맞은편 두 꼭짓점은 아래로 축 늘어질 것이다.
이 상태로 종이의 윗부분(아랫부분 말고)을 힘껏 훅~ 불어서 바람을 만들면...;; 놀랍게도 늘어졌던 종이가 벌떡 위로 펴질 뿐만 아니라 더욱 위로 올라가려 하면서 펄럭거리기까지 할 것이다.

종이의 아랫부분을 훅 불면, 아래로 쳐져 있던 종이가 바람을 직접 받아서 위로 펴지는 게 이해가 되겠다만, 종이가 닿지 않는 윗부분에 바람이 부는데 왜 아래의 종이가 붕 뜨게 될까??

바로 이것이 오늘날 고정익 항공기가 하늘로 뜨는 이론적 배경이라고 한다. 베르누이의 원리라고 불리는데, 비행기의 날개는 폼으로 있는 게 아니라 주변 공기의 흐름을 교묘하게 바꿔 압력차를 만듦으로써, 아까 저 종이와 같은 양력(lift)을 만들어서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존재한다. (잘 이해는 안 되지만, 뭔가.. 냉장고와 에어컨의 동작 원리만큼이나 신기하다) 날개 표면이 이물질로 인해 조금만 울퉁불퉁해지기만 해도, 생성되는 양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공기의 흐름부터 만들어야 이로부터 양력이고 자시고가 생길 것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비행기 자체가 무진장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것이 바로 비행기의 엔진이 하는 일이다. 비행기의 엔진은 공기를 뒤로 뿜음으로써 추력을 만들지, 자동차의 엔진처럼 피스톤을 회전시키는 방식은 아니다. 이 메커니즘 때문에 고정익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긴 활주로가 필요하며, 반대로 사뿐히 내려앉기 위해서도 활주로가 필요하다.
자동차의 고급 옵션 중 하나인 ABS 브레이크가 원래는 이런 비행기에서 쓰이던 기술이 자동차에도 덩달아 도입된 걸로 잘 알려져 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주변의 컨테이너나 소형 승용차마저 팬에 빨려들어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괴력으로 주변 공기를 빨아들인다. 그래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웽~’하는 엔진 내지 팬 소리보다도 ‘쿠르르릉!’하는 박진감 넘치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이다.

그럼, 고정익 항공기 말고 다른 비행체는 어떨까?

- 헬리콥터: 가벼운 바람개비를 빠르게 돌려 놓고 손에서 떼면, 이것도 잠시나마 하늘에 살짝 떴다가 떨어지는 걸 알 수 있다. 고정익 항공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발상으로 만들어진 이런 부류의 회전익 항공기는 비록 수송력과 경제성은 크게 떨어지지만, 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초고속 이동을 해야만 양력이 유지된다는 한계에 매여 있지 않다. 그래서 긴 활주로 없이도 손쉽게 이· 착륙을 할 수 있으며, 공중에서 3차원 여섯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공중에서 정지해 있을 수도 있다.

헬리콥터의 로터는 개념상 날개이지 프로펠러가 아니다. 회전익 항공기라는 개념은 수백 년 전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상상을 했을 정도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로터를 회전시킬 수 있는 가벼우면서도 출력이 굉장히 좋은 고성능 엔진이 먼저 발명되어야만 했다.

- 비행선: 물에 적용되는 배, 아니 어찌 보면 잠수함의 원리를 공기에다가 접목-_-한 것이다. 비행체의 밀도가 공기보다도 가벼워지도록 어마어마하게 큰 부피의 수소나 헬륨을 적재한다. 고도 조절은 잠수함이 심도를 조절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하며, 엔진은 방향과 속도 조절용으로만 쓴다. 매우 저렴한 동력비로 하늘에 조용하고 우아하게 뜰 수가 있고 심지어 엔진이 꺼져도 곧바로 추락하지는 않으나..... 역시 수송력이 열악하고 주행 속도가 매우 느리며(빨라 봤자 100~150km/h대. 자동차급밖에 안 됨), 비행 고도도 오늘날의 항공기보다 훨씬 낮은 데다가 덩치까지 엄청 크다 보니 보안에도 매우 취약한 게 흠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행선은 양력이 아니라 부력-_-으로 뜨기 때문에 날개는 없다.
그런데, 공기보다 밀도를 낮추기 위해 비행선이 얼마나 덩치가 커야 했냐 하면.. 위의 그림과 같은 정도이다.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를 집어넣었는데도! (그림은 과거의 수소 비행선 힌덴부르크 호, 보잉 747, 그리고 여객선 타이타닉 호) 그래 봤자 저 비행선의 승객 정원은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와 비슷한 겨우 100여 명 안팎으로, 무려 450명 가까이나 탈 수 있는 747의 1/4 수준도 안 됐다.

- 로켓: 다른 항공기들은 하늘로 떠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게 목적인 반면, 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하늘 위로 최대한 높이 뜨는 것 자체만이 목적이다. 유체고 나발이고 없이 오로지 작용· 반작용의 법칙만을 이용해서 나아가므로, 날개도 필요 없고 오히려 유체의 저항이 없는 진공이 유리할 것이다. 연료 소모가 매우 심하고 유인 로켓의 승무원은 발사 직후에 어마어마한 압력에 짓눌려야 하지만, 지구의 육중한 중력 가속도를 뚫고 수백 km 이상의 고도로 우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것만이 현실적으로 유일한 방법이다.

지구 중력의 탈출 속도는 초속 11.2km가량 된다. 지표면에서 이 정도 속도로 공을 던지면 지구로 되돌아오지 않을 경지에 이른다는 뜻. 하지만 이 속도는 음속의 무려 30배를 상회할 뿐만 아니라, 공기와의 저항과 마찰, 그리고 엔진 기술의 한계 때문에 지표면에서 결코 낼 수 없는 속도이다. 성층권에서 겨우 마하 2.x 정도로 비행한 콩코드만 해도 소닉 붐 같은 충격파에, 공기 마찰 때문에 열받아서 수백 도로 벌겋게 달아오른 기체의 유지 보수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로켓은 그 탈출 속도보다는 당연히 훨씬 느리게 뜬다. 하지만 발사 후에도 연료 배기 가스를 뿜어서 동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그 밑천으로 지구 대기권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 새들-_-: 비행기를 연구하고 설계한 사람들이 새의 날갯짓을 매우 세밀히 관찰하고 벤치마킹 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새들은 인간이 만든 비행기처럼 주변 공기를 다 빨아들이지도 않으며, 헬리콥터처럼 날개에 이물질이 닿는다고 해서 바로 박살이 나지도 않는다. 항공계의 영원한 골칫거리인 조류 충돌(bird strike)이나 연료 폭발 같은 건 더욱 없다. 새의 놀라운 비행 원리에 대해 이런 거야말로 진화의 산물로는 결코 만들어질 수 없으며 지적 설계와 창조의 증거라고 특히 창조 과학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주장을 하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11/27 08:26 2011/11/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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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라 하면, 흔히 주류 대중 교통수단과는 완전히 소외되어 있는 오지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역세권을 넘어서 아예 전철역의 코앞에 닿아 있는 군부대도 있다. 보안상, 그게 지도에 표기되어 있지가 않을 뿐. 다음 예를 살펴보자.

1. 세류(1호선)

공군 부대가 바로 옆에 붙어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수원 비행장이 바로 이것임. 민간용 위성 지도로 보면 역 서쪽이 온통 논밭뿐이지만 이는 훼이크이다. 지상에서 위장(?)도 잘 해 놨는지 열차 차창 밖만 봐서는 주변에 군부대나 비행장이 있다는 걸 거의 눈치챌 수 없다. 나도 몰랐으니까.

세류는 전철의 시종착역 중 하나인 병점과, 일반열차를 취급하는 수원 사이에 낀 마이너 콩라인 역이긴 하나 군부대로 인한 고정 수요가 있는 중요한 역이다. 면회 가는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곳에 항공유를 수송하여 공급하는 수단 역시 응당 철도이다. 부대 내부로 이어지는 선로가 있음.
이곳엔 미군 부대도 있기 때문에 국군 공군 장병뿐만 아니라 카투사 역시 이쪽으로 발령 가는 경우가 있다.

2. 녹사평(6호선)

민간 지도에서 녹사평 역 주변으로 아무것도 없는 방대한 공간(위성 지도에서는 다 숲으로 땜질-_-)을 차지하고 있는 건 잘 알다시피 미군 부대이다. 서울 용산구의 금싸라기 땅이라니, 아마 대한민국에서 땅값 가장 비싼 곳에 있는 자신만의 신세계일 것이다.

녹사평은 군부대 근처에 있는 역치고는 너무 으리으리하고 화려하게 지어진 감이 없지 않다. 내가 예전 글에서도 썼듯, 서울 지하철 11호선과의 환승에다 서울 시청 신청사 이전을 염두에 두고 화려하게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둘 다 계획이 흐지부지되었으니 역만 저런 신세가 됐다. 마치, 통합 글꼴 HFT가 제정되었지만 오늘날까지 그걸 쓰는 건 결국 아래아한글밖에 안 남았고 아래아한글 전용 글꼴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된 것처럼 말이다. ㄲㄲㄲ

3. 남태령(4호선)

서초구와 관악구의 경계인 동작 대로에 자리잡은 이 역은 역세권 수요 때문도, 환승 때문도 아니요 그냥 서울 지하철 4호선과 과천선의 직결 사업의 산물이다. 동쪽의 서초구 방면으로는 방배2동 전원 마을이 있는데 산으로 뒤덮인 서쪽에 있는 것은... 무려 그 이름도 유명한 수도 방위 사령부이다. 참고로 국가 정보원과 거의 같은 위도상에 있다.

전원 마을은 진짜 말 그대로 단독 주택 일색이며, 3층 이상의 건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서울 안에 있는 시골 마을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 코앞의 군부대로 인한 고도 제한+개발 제한 크리 때문. 다만 여느 그린벨트 지대와 크게 다른 건, 코앞에 전철역도 있다는 점 되겠다. 마을 어귀에 나 있는 남태령 역 1번 출구의 모습은 짤방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업 시설이 아닌 한가한 주택가에 덩그러니 놓인 지하철 출입구는 역시나 이색적이다.

참고로 남태령 역은 서울의 최남단 역은 아니다. 1호선의 금천구청 역이 최남단이었는데, 이 기록을 신분당선의 청계산입구 역이 또 갱신했다.
남태령 역은 깊은 섬식 승강장이며 에스컬레이터 형태를 포함해 전반적인 구조가 이대 역을 쏙 빼닮았다. 이쪽 구간은 1기 지하철로서는 드물게 개착식이 아닌 터널식으로 만들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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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질문: 수방사와 미군 본거지는 저쪽에 있는데, 그렇다면 육본은 어디 있을까?
대전의 위성 도시이면서 국방 도시로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독립한 충남 계룡시에 있다(원래는 논산시 영역이었음).
그리고 여기에 육본뿐만 아니라 육해공 3군의 본부가 모두 자리잡아 있다.
이래저래 논산을 비롯해 이쪽 일대는 육군 훈련소도 있고, 군사 이미지가 굉장히 강한 듯.

계룡 역의 예전 명칭은 두계 역이었다. 무궁화호 중에도 무정차 통과 열차가 있을 정도로 태생이 마이너한 작은 역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 덕분에 현재는 일부 호남선 KTX가 정차하는 이색적인 위상이 되었다. 그렇다고 육본이 그 역에서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있는 건 아니다. 거기서 북서쪽으로 직선 거리로 4km남짓 더 가야 된다.

육본, 아니 3군 본부가 있는 곳은 그 호남선 개태사-신도 R400짜리 드리프트가 있는 곳과 상당히 가깝다. 즉, 계룡보다도 과거의 신도 역에서 더 가까웠지만 현재 그 역은 폐역되었음.
군 본부는 민간 지도에는 당연히 표기되어 있지 않으므로 지도에서 찾을 생각은 하지 말라.

Posted by 사무엘

2011/11/25 08:28 2011/11/2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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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성경 드립

1.
창세기 48:13-14를 읽으면서 주인공의 자세로부터 우리나라의 유명하고도 기괴한 어느 철도 시설을 떠올릴 수 있다면, 당신은 성경과 철도에 모두 통달한 용자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바로 지하철 4호선 남태령-선바위 사이의 꽈배기굴 되시겠다.
궁금하신 분은 본문을 직접 읽어 보시길.
실제로, 본인은 남에게 꽈배기굴이 뭔지 설명을 할 때 저 야곱 같은 포즈를 취하기도 하기 때문에 저 묘사가 아주 친숙하다.

2.
유모레스크를 작곡한 체코의 낭만파 음악가 안토닌 드보르작(드보르자크)은 잘 알다시피 타의 귀감이 되는 극렬 철도 덕후였다. (당시는 증기 기관차 열차 시대!)
차량 계보와 열차 시각표를 줄줄 외운 건 물론이고, 음대 교수가 된 뒤에도 열차가 들어오는 시각이 되면 인근의 철도역으로 달려가서 서성거렸으며 대륙 횡단 열차 타 보러 미국까지 갔다는 흠좀무스러운 일화가 전해진다.

당대의 유명인사가 이런 기괴한 행각을 벌이니, 동시대를 살았던 프로이드 파 심리학자들이 이런 개드립을 쳤던가 보다. “당신이 철도 덕질을 하는 이유는, 열차 바퀴의 피스톤 왕복 운동으로부터 성행위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에 빡친 드보르작은 “그럼, 열차가 터널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건 고래의 성행위이기라도 하냐, 이놈아?”로 일갈했다고 한다.

예수님도 이 땅에 계실 때 딱 저런 스타일의 모함을 받은 적이 있다. 마 12:24, 막 3:22, 눅 11:15를 읽어 보시라!
바리새인들의 개드립이 저 심리학자들의 개드립과 완전히 똑같은 차원이지 않은가? ㄲㄲㄲㄲ

3.
본인은 교회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형제가 철도 덕질을 할 때마다 성령님은 탄식한다”, “철도냐 주님이냐 하나만 고르라” 이런 식의 드립(?)을 듣는다. 마치 철도와 신앙이 모순되는 듯한 가정이 잘못된 질문을 받을 때면 본인의 공식적인 답변은 언제나 동일하다.

너희가 철도도, 철도의 권능도 알지 못하므로 잘못하느니라. (마 22:29, 막 12:24)

저건 마 22:23-28만큼이나 의미가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실제로 본인의 교회 청년부 친구들도 저 답변에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_-;; 그저 “네가 나를 설득하여 거의 철도 덕후가 되게 하는도다”(행 26:28)로 쉴드를 칠 뿐. ㄲㄲ

4.
다만, 요 21:15를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식사를 마친 뒤에 구로 차량 기지에 있는 수많은 전동차들을 보면서 베드로에게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철도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시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는 건 아니다. -_- 졸지에 베드로가 철덕이 되어 버렸군.

Posted by 사무엘

2011/11/23 08:28 2011/11/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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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C++ 관련 잡설

1. 비주얼 C++ 한글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한글화한 프로그램의 UI에서 이런 저런 오역이 발견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뭐, “안녕하신가, 힘세고 강한 아침!” 수준의 막장 발번역-_-은 아니지만, 이런 오역이 간간히 발견되는 주된 이유는, 번역자가 해당 소프트웨어가 다루는 분야의 용어를 잘 알지 못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어떤 문장이나 단어가 실제로 프로그램의 어느 부분에서 등장하는지를 모르는 채, 그냥 번역 리스트만 쭉 보면서 아무 문맥 정보가 없이 기계적으로 번역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툴 중 비주얼 베이직은 5던가 6 시절부터 이미 한글화가 되었다. 그 반면, 가장 어렵고 하드코어한 개발툴인 비주얼 C++ 6은 한글화되지 않았으며 닷넷에서부터 통합 IDE가 제공되는 과정에서 드디어 한글화가 됐다. 그러나 베테랑 개발자 중에 한글판 IDE를 선호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이 점에서는 본인도 마찬가지이다.

옛날에 유니코드라는 것도 없고 PC의 환경이 극도로 열악하던 시절에는 한글판이 대놓고 영문판보다 성능이 열등했다. 텍스트 모드에서 한글 바이오스를 띄웠을 때와 띄우지 않았을 때의 성능 차이는 말할 나위도 없고, 도스 시절에 한글 QuickBasic은 성능은 둘째치고라도 그야말로 퀵라이브러리(qlb) 파일 포맷이 영문판과 호환조차 되지 않던 쓰레기-_-였다.

영문 윈도우 95는 4MB 램에서 그럭저럭 돌리는 게 가능했던 반면, 각종 무거운 한글· 한자 글꼴을 얹어야 했던 한글 윈도우 95는 최하 6~8MB 램이 필요했다. 그것도 어지간한 PC의 메모리가 4~8MB 사이이던 시절에!
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게, 펜티엄급 노트북에서 IE4를 띄웠는데 빽빽한 영문으로 된 사이트는 비교적 매끄럽게 스크롤된 반면, 빽빽한 한글이 적힌 사이트(그냥 굴림체 비트맵 글꼴 크기)는 스크롤이 상당히 굼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윈도우 세계에서는 '한글'이 그것만 특별 취급해 줘야 하는 문자가 아니었으니, 당시의 도스용 프로그램들처럼 효율적인 조합형 한글 입출력 메커니즘이 쓰이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완성형이 주류 표준이다 보니 다국적 소프트웨어라면 한글을 2350자 내지 11172자의 그림문자처럼 취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세월이 흐르고 흘러 지금은 언어에 따른 성능 격차는 없기에 앞서서 측정 자체가 무의미해진 건 사실이다. 지금은 성능 격차 때문에 일부러 영문 원판 소프트웨어를 찾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비주얼 C++ 같은 프로그램은 어차피 아무나 쓰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핵심 용어들에 대한 어설픈 번역에 이질감과 거부감이 들어서 한글판을 안 쓴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다.

단적인 예를 들어 보겠다. 아래 스크린샷을 보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output 창에 있는 컴파일 에러 로그를 보자. Illegal case를 '대/소문자가 잘못되었습니다'라고 오역한 건, 비주얼 C++이 처음으로 한글화된 200x 이래로 지금의 무려 2010에서까지 고쳐지지 않았다. 번역자가 C++ 프로그래밍에 전혀 무지하거나, 이 문장이 어느 문맥에서 쓰이는지를 하나도 알지 못한 채 번역했음이 분명하다. 세상에 C++이 컴파일러 차원에서 코드의 대소문자 오류를 분간해 주는 언어였던가. ㄲㄲ

비주얼 스튜디오 2010은 C#에 이어 C++까지도 코드의 오류가 있는 부분에 빨간 점선을 그어 준다. 물론 C++ 코드는 C# 코드보다 분석하기 훨씬 더 힘들기 때문에, 이는 내부적으로 완전한 형태의 컴파일러를 백그라운드로 돌림으로써 상당한 양의 CPU 오버헤드와 디스크 용량을 대가로 치른 끝에 구현된 편의 기능이다.

마우스를 case문 에러가 있는 곳으로 가져가 보면, 에러 메시지가 뜻밖에도 컴파일러가 뱉은 것과는 표현이 다르다. 그런데 '스위치'라고? 이건 case를 대소문자라고 옮긴 것보다는 덜 심각한 오역이지만, 이 역시 번역자가 문장을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번역한 것 같다. 혹시 기능을 켜고 끄는 물리적인 스위치를 생각한 건 아닐까? 스위치를 음역하지 말고 그냥 'switch문'이라고 옮기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2. 비주얼 스튜디오 2010의 GUI customization

비주얼 스튜디오와 MS 오피스 제품(지금처럼 리본 UI가 도입되기 전)은 그야말로 자신만의 화려하고 강력한 GUI를 갖추고 있었다. 메뉴와 도구모음줄은 운영체제가 자체 제공하는 녀석이 아닌 독자 구현 버전을 썼으며, 정말 과잉 투자 잉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GUI 구성 요소를 사용자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었다. 도구모음줄의 배치는 두말 할 나위도 없고, 등록해 놓을 명령, 그리고 심지어 아이콘 그림과 기능 명칭까지도!

내 기억이 맞다면 이거 원조는 MS 오피스 97이다. BCG나 Xtreme toolkit처럼 이런 GUI 엔진만 짝퉁으로 구현하여 미들웨어 형태로 파는 업체도 응당 있을 정도였다.

이런 GUI 엔진이 탑재된 프로그램은 메뉴에 Tool(도구) - Customize(사용자 지정)라는 명령이 있었고, 이 대화상자는 약간 특이하게 동작을 했다.
보통 modal 대화상자가 떠 있는 동안은, 상위의 응용 프로그램 윈도우는 그 대화상자를 닫을 때까지 전혀 반응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그 Customize 대화상자는 비록 modal 형태이지만, 그게 떠 있는 상태에서 마우스로 도구모음줄을 클릭하거나 메뉴를 누르면 도구모음줄이 반응을 했다. 도구모음줄 아이콘을 드래그하여 배치를 바꾸거나 없애거나, 콤보 상자의 경우 폭을 조절할 수 있고 우클릭하여 아이콘이나 설명문을 고칠 수 있었다.

즉, 평소에 도구모음줄을 우클릭하면, 나타내거나 감출 도구모음줄을 선택하는 메뉴만 뜨지만, Customize 중에 도구모음줄을 우클릭하면 해당 도구모음줄 아이콘을 고치는 더 세부적인 명령이 떴던 것이다.
메뉴에서 자주 쓰는 기능을 도구모음줄에다가도 좀 올려 놓으려면, 메뉴를 연 뒤에 해당 기능을 원하는 도구모음줄에다가 Ctrl+드래그만 하면 끝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그런데... 비주얼 스튜디오 2010은 GUI 엔진이 싹 바뀌면서 저런 예외적이고 특이한 기능을 다시 구현하기가 대략 곤란했는지..
Customize 대화상자와 도구모음줄이 자연스럽게 연동하는 기능이 완전히 없어졌다.
대화상자가 떠 있는 동안은 도구모음줄을 전혀 건드릴 수 없다.

도구모음줄을 고치는 걸 전적으로 대화상자 안에서만 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명령을 도구모음줄에다가 좀 추가하려고 했는데, 내가 원하는 도구모음줄과 내가 원하는 명령을 일일이 복잡한 리스트에서 찾으면서 정말 불편하고 번거롭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콤보 상자(빠른 찾기, 솔루션 플랫폼, 빌드 configuration 바꾸는 것 등)의 폭을 좀 바꾸려고 했는데 세상에나...
폭을 픽셀 단위 숫자로 입력해야 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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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마우스 드래그로 간편하게 됐던 것이 상당히 퇴보한 게 아닐 수 없다..;;
난 개인적으로 GUI 운영체제에서, 화면으로 결과를 당장 볼 수 있는 값을 숫자 하나 달랑 입력받게 해 놓은 UI를 싫어한다. 가령, 객체를 회전하는 것만 해도 MS 오피스는 회전축을 잡고 마우스로 드래그함으로써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쉽게 할 수 있는데, 아래아한글 2007은 각도를 숫자로 입력해야 하고, 만족스러운 각도가 나올 때까지 사용자가 시행 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불편한 방식을 비주얼 스튜디오 2010이 답습한 셈이다.
Customize 기능을 없앨 수는 없으니까, 그냥 이런 형태로 대충 대체 UI를 집어넣은 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딱 하나 좋아진 게 있다면,
예전의 customize 방식은 편리한 대신, 편법 UI인 만큼 오로지 마우스로만 접근 가능하고 키보드로는 하는 게 아예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대화상자를 다루는 것이니 키보드로도 얼마든지 가능해졌다는 것.
사실, 가장 이상적인 건 둘을 모두 갖추는 것이긴 한데 이건 비주얼 스튜디오 2010에서 아쉬운 면모가 아닐 수 없다.

아울러 덧붙이자면, VS 2010도 Alt+F11을 눌러서 매크로 편집기를 열어 보면 그건 하나도 안 바뀌었고 예전의 VS 2008 IDE가 거의 그대로 뜬다.

Posted by 사무엘

2011/11/21 08:32 2011/11/2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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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출입구 이야기

성경 66권 중에는 장(chapter)이 하나밖에 없는 책이 있다. 구약 중엔 오바댜서가 유일하고 신약에는 요한이서, 요한삼서, 빌레몬서, 유다서가 있어서 총 다섯 권이다. 그래서 그런 책의 구절을 표시할 때는 장의 표기를 생략하기도 한다. 창 10:1은 창세기 10장 1절이지만, 유 7은 유다서 (1장) 7절 같은 식.

자, 그런데 지하철역 중에도 그런 레어템이 있다. 바로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역이다.
보통 사람과 만날 약속을 잡을 때는 'xxx역 n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고 말하는데, 이런 역에서 위치를 설명할 때는 'xxx역에서 내려서 나오라'고만 말해도 된다.

지하역보다는 지상역이, 그리고 한적하고 접근하기 영 좋지 않은 지형에 만들어진 역일수록, 또 단순 시종착역일수록 출구 수가 적어지고 심지어 1개밖에 없는 경향이 있다.
다만 요즘은 지상의 일반 철도역도 선로 이쪽편과 저쪽편에서 모두 접근 가능하게 출입구를 최소한 2개 이상 만드는 게 관례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법칙도 잘 통하지 않는다. 동부와 서부 출입구가 모두 존재하는 오늘날의 서울· 대전 역을 생각해 보자. 바다를 끼고 막다른 곳에 지어진 인천 내지 부산 역 정도나 출입구가 하나뿐이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 2호선 신답: 한적한 지선의 지상역이기도 하고, 뒤로는 청계천이 지나기 때문에 출구가 한 쪽밖에 없다. 인근의 용답 역은 청계천을 건너는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서 출구가 2개이지만 이 역은 그렇지 않다.
- 3호선 학여울: SETEC때문에 만든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종의 잉여역. 출입구도 거기 들어가는 통로밖에 없고, 주변역과의 거리도 600m 남짓이다. 하지만 코믹월드가 열리는 날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급이 된다고 함.
- 5호선 마곡: 주변 도로는 국도 6호선이자 크고 아름다운 8차선짜리 공항로. 주변이 개발되면 출구가 더 생길 여지는 있다.
- 6호선 독바위: 언덕 위이고, 주변은 꼬불꼬불한 2차선 도로. -_-

가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덧붙여 7호선 장암, 분당선 보정, 경인선 인천, 경원선 소요산 같은 말단의 지상 종착역들도 출구가 하나뿐이다.

출구 개수 얘기를 좀 더 하자면,
환승역은 출구 개수가 늘어날 확률이 커진다.
그래서 출구가 무지무지하게 많은 역의 대표적인 예로 종로3가 역이 잘 알려져 있다. 왕십리 역도 드디어 코레일의 민자역사까지 건설되면서 출구 수가 크게 늘었다.
7호선 청담 역은 한 역이 두 역 역할을 하게 만들려고 역을 이례적으로 쫙 늘어뜨려서 건설한 관계로, 단일 노선역치고는 출구 개수가 굉장히 많다.

다만, 현재 전국의 지하철 중에서 출구 수가 가장 많은 역은 무려 23개의 출구를 자랑하는 대구 지하철의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 역이다.
지표면으로부터 가장 깊은 역 기록도 이제는 서울· 수도권 전철이 아니라 부산 지하철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3호선 만덕)

환승역이라고 해도 두 역이 동시에 건설되어서 환승 거리가 짧고, 한 역이 다른 역의 중심에 완벽하게 포개지기라도 하면 지상의 출구 개수가 그렇게 늘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첫 사례가 충무로 역이고, 복정 역도 환승역임에도 불구하고 출구가 4개밖에 없다.

끝으로, 지하철역은 응당 자동차가 씽씽 다니고 사람이 많이 보이는 번화가와 큰길에 건설되는 것이 통념일진대, 그 통념을 깨는 사례가 존재한다.

신길 역은 애초에 역세권이 아니라 오로지 환승을 위해서 억지-_-로 건설된 만큼, 1호선과 5호선 모두 원래 역이 있을 만한 곳에 있지가 않다. 1호선 신길 역만 해도 신길 역 주변과, 인근의 영등포· 노량진 역 주변의 도로 선형이 어떤가 차이를 생각해 보자.
더구나 5호선 신길 역은 전용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고(3번 출구), 게다가 나가 보면 승객을 반기는 것은 엄한 주택가와 골목뿐이다.

비슷한 예로 3호선 잠원 역도 유명하다.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겼지만 아파트 단지 내부의 2차선 도로 아래에 역이 만들어져 있다. 아파트 거주민 말고는 이용할 사람이 없는데다, 인근의 신사와 고속터미널 역에 밀려서 이용객 수는 매우 적음. 게다가 인근역과 거리도 아주 가깝다..

* 뭐 어쨌든... 이런 식으로 출입구뿐만이 아니라 서울 시내에서 역간 거리가 1.5km가 넘는 역, 지하 통로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 역(종각-종로3가, 고속터미널-반포 등) 등 글쓸 거리는 많은데 시간이 없다. -_-;; 오 나의 철덕 근성이여. -_-

Posted by 사무엘

2011/11/19 08:35 2011/11/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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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슈퍼스타K> 라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인기였다. 작년의 시즌 2에 이어 올해의 시즌 3이 지난 주에 끝났다. 결과는 울랄라 세션의 압승.

본인은 평소에 연예· 오락 쪽은 완전히 담을 쌓고 신경을 끄고 지내는데 이런 걸 어떻게 아냐 하면, 누나가 그걸 매주 즐겨 봐서이다. ‘울랄라 세션’의 팬이다. ㅋ 저 사람들은 나이가 좀 많은 것만 빼면, 장르를 불문하고 폭발하는 가창력에 댄스까지 정말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이긴 하다. 애초에 심사위원들도 이 팀은 아마추어급이 아니고 수준이 다른 팀과 너무 차이가 난다고 인정했을 정도이니까.

그런데 TOP 3에까지 오른 팀 중엔 남녀 듀오인 ‘투개월’이라는 팀이 있다. 미국 교포인지라 뉴욕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팀원이 모두 겨우 10대 고등학생 나이인데, 잘생기고 예쁘고 노래도 잘 부른다(男 도 대윤, 女 김 예림).

특히 김 예림은 뭐랄까 낮으면서 몽환적인 목소리가 포인트인데, 심사위원 중 한 분인 윤 종신은 김 예림에 대해 ‘뉴욕 예선 참가자들 중 가장 독특한 목소리의 소유자’라고 평한 바 있다. 나도 그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울랄라세션보다는 투개월에 더 호감이 가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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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 예림의 목소리가 곁들어진 남녀 듀엣을 여러 번 듣고 있다 보니, 나의 잠재의식 속에서 오랫동안 파묻혀 있던 먼 과거의 어떤 기억이 깨어나는 것 같았다. 이거 뭔가 익숙한 분위기의 노랫소리라는 느낌이 든 것이다.

한참동안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내가 동질감을 느낀 원본의 검색 결과는 바로 주찬양 선교단이었다.

9집 <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여>의 5번 트랙 <와서 우릴 도우라>.
이 앨범은 전반적인 주제가 선교· 헌신이며, 저 트랙은 행 16:9의 표현을 근거로 당대로서는 좀 파격적인 리듬과 멜로디의 곡이었다(1993년 4월에 발매된 앨범임).

‘와서 우릴 도우라’ 코러스가 몇 차례 반복된 후 남녀 듀엣이 나오는데, 그때 곁들어지는 여자 가수의 목소리도 저것처럼 낮고 중후한 편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가수의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어지간 한 거 다 외우고 있는데..;;

자, 더 말이 필요 없으니 직접 듣고 비교해 보시라.

(1) 투개월의 <Brown city> 中


(2) <와서 우릴 도우라> 中

물론 두 곡 자체는 분위기가 서로 사뭇 다르긴 하지만, 두 가수의 목소리에서 좀 동질감을 느낄 만한 공통분모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지?
참고로, 주찬양 선교단의 싱어와 슈스케의 김 예림의 현재 실제 나이 차이는 아마 거의 모녀지간-_- 수준일지도 모른다.

내가 학교에 가서 슈스케 얘기를 꺼내자 주변 친구들은 “오, 너도 그걸 봤구나” 하면서 신기해하는 반응이었다. 평소에 내가 TV를 전혀 안 보고 지낸다는 걸 아니까.;;

본인은 고등학교 시절엔 주찬양 선교단만 듣다시피하면서 앨범 내용을 머리에 다 집어넣고 지냈다. 오히려 주변의 어른들이 “어, 이건 우리 세대 때 즐겨 듣던 음반인데 네가 더 잘 알고 있네” 이러실 정도였다.

우리 누나는 예전엔 H.O.T.를 좋아했고 다음으로 Back Street Boys를 좋아했고, 특정 농구 선수나 외국의 영화배우를 좋아했다가 그게 사그라지는 등, 연예인 아이돌을 좋아하는 평범하고 전형적인 타입이었다.

그 반면, 나는 그런 데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내 할 일밖에 안 했다.
그러나 뭔가 하나를 일단 좋아하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말리며, 그게 평생 지속되고 그 분야의 완전히 끝장을 보고 작살을 내 버리곤 했다.

어렸을 때 ‘빠돌이, 빠순이’ 기질을 적당히 발산하던 사람은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서 그게 없어지고 다시 평범한(?) 사회인으로 돌아가는 반면, 나는 그렇지 않다.

새마을호에서 흘러나왔던 Looking for you 음악을 듣는 감흥은 2004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함이 없고 나를 철도에 미치게 만들고 있다. 나는 철도에 관한 한은 첫사랑이 전혀 식지 않았으며(계 2:4) 시종일관 동일하다. 이 기질이 평생, 아니 하늘나라에서까지 지속될 걸로 예상된다.

어쩌면 나 같은 부류가 정말 무서운 걸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가 철도 음악보다 먼저 접한 건 그래도 주찬양 선교단이었으니, 이건 불행(?) 중 다행인 걸까? ㅋ

Posted by 사무엘

2011/11/17 08:41 2011/11/1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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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1. 바쁘고 잠 부족

매일 5시간 이하로 자는 나날이 3일 이상 지속되었을 때 사람 정신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를 요즘 체험하면서 지낸다. 미치겠다. 조금만 틈만 나면 정신줄을 확 놓고 싶어지고, 짜증나고 일의 집중도와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말년이 표현했듯이 생명체의 4대 의무 중 하나가 잠의 의무이다. -_-;;

1999년쯤, 당산 철교가 재시공 중인 관계로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서쪽 고리가 끊어져 있던 시절, 노조가 파업까지 해서 비전문가인 대체 기관사가 투입된 적이 있었다. 그랬는데 그 중 어떤 사람은 극심한 과로로 인해 눈 뜨고 잠드는 경지에까지 이르렀고, 두단식 승강장이 되어 버린 합정 역의 수동 운전 구간에서 열차를 못 세우고 선로가 끊어진 곳으로 열차를 탈선시키는 아찔한 사고를 냈었다. 조금만 더 갔으면 열차는 끊어진 다리를 넘어 강으로 추락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 심정이 이해가 된다. 난 잠에 약하니, 아무래도 나폴레옹 같은 위인은 못 되는 게 틀림없다. 덕분에 블로그 글 비축분도 예전에 비해 줄어드는 중.

그런 와중에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 다음 버전 개발은 틈틈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열몇 가지에 달하는 개선 사항들 중, 요 근래엔 굉장히 좋은 성과가 있어서 하나 소개하겠다. 프로그램의 모든 과정에서, 운영체제의 known, system DLL 말고 일반 DLL을 로딩할 때는 언제나 절대 경로를 지정하게 개선함. 이것은 아주 바람직하고 진작에 취했어야 할 조치인데, 이로써 얻은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 fake DLL을 잘못 로딩하거나 인식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여 프로그램의 잠재적인 보안 위협을 크게 줄였다. 가령, <날개셋>과 전혀 관계가 없는 동명이인(namesake) NGS3.DLL을 로딩하는 프로그램 내부에서도 이제 <날개셋> 외부 모듈이 잘 동작할 수 있다.
- FireFox Nightly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 외부 모듈이 전혀 구동되지 않는다는 버그 신고가 들어와 있었는데, 이를 덩달아 해결. (FireFox 구버전에서는 그런 현상이 없었다 함)
- 드디어.. 서로 API가 호환되지 않는 <날개셋> 버전을 사용하는 타자연습과 입력기 외부 모듈이 “동시 구동이 가능해졌다!” 이제 앞으로는 타자연습에서 외부 모듈을 같이 쓰기 위해서 두 프로그램을 항상 동시에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가 없다.

2. 국어 정보 처리 시스템 경진대회

국어 정보 처리 시스템 경진대회라는 게 있다. 문화 체육 관광부와 국립 국어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가장 직접적으로는 방대한 양의 세종 말뭉치를 효율적으로 조회하고 의미 태깅을 똑똑하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한국어· 한글과 관련된 뭔가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는 무엇이든 응모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공모전인데 왜 경진대회라는 표현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2009년부터 시행해서 올해로 3회째이다.
한 달도 더 된 뒷북이긴 하다만, 본인은 <날개셋> 한글 입력기 6.3을 출품해서 은상을 받았다. 대상과 금상에 이은 3등.

사실, 내 프로그램은 다른 작품들과는 체급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11년 전에 1.0이 이것보다 더 큰 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는 걸... 그리고 내 프로그램은 말뭉치라든가 사전, NLP 같은 분야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도 않는다. 이런 프로그램이 나올 거라고 심사 위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소재의 프로그램이다만(오히려 심사 위원 중에 내가 과거에 두벌식 제정 위원 중 하나였다고 말한 분도 있었다-_-)...
그래도 내 프로그램은 국어 정보 처리와 분명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 정도로 입상을 했으니 옛날 생각이 나고 기분은 좋다. 입상작들의 수준도 그렇게 호락호락 허접한 편은 결코 아님.

금상을 받은 분은 나이 지긋한 개인 개발자이신데 세종 전자 사전 통합 검색 시스템을 만들었다.
대상을 받은 울산 대학교 팀은 전산학과의 한국어 처리 연구실에서 한국어 형태소 분석기를 개발하면서 몇 년째 작정하고 이 대회만 공략한 경우이다. 한 우물만 파면서 2010년 금상에 이어 이번에 대상을 수상했다.

3. 늦가을의 불청객, 모기

11월이 꺾여 가는 와중에도 아직까지 날씨가 별로 춥지가 않다. 특히 이상 고온이 기승을 부리던 월초엔 집에서 여전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본인은 이놈의 모기 때문에 홍역을 치르며 악몽 같은 가을을 보냈다. 하긴, 뉴스에서도 보도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저녁에는 가능하면 선풍기· 에어컨을 가동하기보다는 문을 개방하여 집안을 냉각시키고 싶은데, 그럴 때면 정말 어김없이 모기가 기어들어오곤 했다. 피 빨아먹지, 게다가 귓가에 날아다니는 소음은 사람 기분 잡치기에 최적이다. 차라리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는 문을 열 생각 자체를 안 하고 무조건 에어컨 콜인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 보니 모기가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때려잡자니 피 빨아먹은 모기는 벽에 지저분한 혈흔을 남기고, 살충제는 사람에게도 무척 해로운 화학 약품이고... 처리하는 방법도 딜레마이다.

하루는 한밤중에 한적한 주택가에다 차를 세워 놓고 차 안에서 잠을 잤다. 냉각과 환기를 위해 창문을 약간만 열어 놨는데... 그게 실수였다. 그로부터 30분이 채 되기 전에 팔뚝에 가려움이 느껴졌고, 실내등을 켜서 차내를 둘러봤을 때 나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그 좁은 틈새를 타고 모기가 이 작은 승용차 안에 서너 마리씩이나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ㅜㅜ 이런 썩을..;; 이놈들은 잠도 안 자나.;;

제아무리 살생을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박애주의자라 하더라도 파리· 모기를 죽이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체벌 반대, 사형 반대, 채식주의, ‘자연으로 돌아가자’ 이런 식의 주장에 본인은 성경적으로 100% 동의하지 않는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해도, 이미 죄로 인해 타락하고 저주받은 자연은 인간에게 어차피 좋은 것만 선사하지는 않는다. 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해진 필요악이나 그 말단의 나쁜 결과만 지워 보려 애써도, 그 본질적인 원인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4. 노트북 키캡 이탈

지금 쓰는 제 4대 노트북은 용하게도 최초로, 3년이 넘게 키캡 하나 안 빠지고 잘 쓰고 있었는데
드디어 키캡 하나 이탈.. ㅜ.ㅜ
보통 단골로 빠지던 키캡은 Space나 화살표 키, 엔터 같은 부류인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문자 키인 기본 자리 F 키가 빠졌다. 문자 키의 키캡이 빠진 경우는 본인의 노트북 인생 13년 만에 처음이다.

뭐, 화살표나 엔터도 이미 키캡이 덜렁덜렁하고 상태가 위험하긴 마찬가지임.
노트북 키보드는 이거 좀 튼튼하게 만들 수 없나 아쉽긴 하다.
나중에 키캡이 세 개째까지 빠져 버리면 키캡을 전면 교체할 생각이다.
그나저나 키보드 밑에 껴 있던 먼지와 온갖 솜털의 양을 보고 기겁함. 먼지는 그렇다 치지만 이 털들의 정체는 뭐냐!!

5. VMware로 녹음하기

VMWare에서 돌리고 있는 guest OS에서 마이크 녹음이 안 되는 걸 보고 놀랐다.
guest OS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하는 게 아니라, host에서 꽂은 마이크의 소리를 guest에다가 전달하여 녹음하는 것 말이다.

host는 비스타이고 guest는 XP. 물론 하드웨어 계층의 차이가 많이 나는 OS이긴 하다만, USB에 네트웍에 별걸 다 잡아 주는 천하의 VMWare가 마이크를 못 잡아 주다니?
녹음을 시키면 마이크 소리는 없이 그냥 잡음만 녹음될 뿐이다.
한국어와 영어 키워드로 인터넷 검색을 해 봐도 딱히 답이 안 나온다..;; 원래 잘 안 되나 보다.
윈도우 XP에서만 돌아가는 음성 인식 관련 기능을 좀 테스트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11/15 08:29 2011/11/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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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크리스천이라면 인간의 '탐욕'이라는 심보에 대해서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특히나 오늘날 같은 자본주의 황금 만능주의 사회에서는 말이다.
영어 성경에서는 covet-ous-ness (동-형-명사)이라는 단어가 주로 쓰이고, lust도 그 자체가 동사도 되고 명사도 되는 단어이다.

살인· 간음보다야 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종종 간과될 뿐이지, 탐욕도 살인· 간음만큼이나 십계명의 마지막 10째 계명으로 당당히 등재되어 있는 금기 사항이다.
아니, 저걸 충족하기 위해서 살인(6)· 간음(7)· 도둑질(8)이 저질러지며, 그걸 합법의 이름으로 위장하거나 은폐하기 위해 거짓 증언(9)이 저질러지는 게 태반이니, 알고 보면 탐욕은 정말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잠시 첨언하자면, 본인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인간이 저지르는 무수한 죄들이 죄라는 n차원의 벡터 공간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여러 점· 선· 면이라고 했을 때, 십계명의 각 계명이 커버하는(금지/정죄하는) 영역은 그 벡터 공간의 기저 벡터들이 아닐까?
물론 기저 벡터이니 각 계명들은 벡터 공간 안에서 서로 선형적으로 독립(linearly independent)일 것이다.

아놔 갑자기 웬 선형대수학 드립이냐.. 어쨌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다: 마치 삼원색의 각 색을 여타 색깔의 혼합으로 얻을 수 없듯이, 탐욕은 여타 다른 죄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원천이라는 것.
살인과 도둑질은 몸으로 짓는 죄요, 간음은 몸'에다' 짓는 죄요, 거짓 증언은 입으로 짓는 죄라면,1) 탐욕은 마음만으로 지을 수 있는 죄이다.
그럼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자.

성경은 구약 율법 시절에서부터 지도자의 요건으로 탐욕을 미워하는 성품을 제시하고 있으며(출 18:21),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고기 드립 범죄 역시 그 원인이 탐욕이었다고 거듭해서 말한다(민 11:4, 시 106:14). 아간은 또 어땠던가(수 7:21)?
성경 66권을 통틀어 최악의 양다리 회색분자요 잔머리 굴리기의 달인으로 기록된 발람을 보라. 성경은 그도 탐욕이 문제였다고 지적하면서 신약에서까지 그를 두고두고 깐다(벧후 2:15, 유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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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도 이런 사람은 '싫은 녀석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출처는 개그 만화 일화 종말편.

이 탐욕 앞에서는 그 대인배인 사도 바울마저 GG를 쳤다! (롬 7:7) 이거 내가 보기엔 꽤 심각한 사실이다. 자기는 지금까지 어지간한 기독교인들보다 의롭고 선하게 살았기 때문에 죄인이 아니며 예수 따윈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하지만 탐욕이 출동하면 어떨까? ㄲㄲㄲㄲ 타! 암! 욕!

그렇게도 육신의 스펙이 완벽한 엄친아이고 하나님 앞에서 자기 의가 충분했다고 생각한 바울도, 그 계명으로 인해 고꾸라지고 자신이 죄인임을 인지한 것이다.
뒤이어 유명한 골 3:5는 탐욕이 우상숭배와 같다고 선언하며, 딤전 6:10은 돈을 사랑함이 그야말로 모든 악의 축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과 세상이 원수지간(약 4:4)이며 세상에 태양이 둘일 수 없는 것만큼이나,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길 수도 없다(마 6:24, 눅 16:13).

한국의 일부 몰지각한 '교인'들이, 돌부처 앞에서 절하고 조상신 숭배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고 각종 무례한 짓(병크라고 부르는-_-)을 저질러서 세상 사람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난 그 친구들이 지능안티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쉴드를 치고 싶다만, 뭐 지능안티가 아니라 해도 거기까지는 좋다 이거다.

그런데 그러는 당신도 하나님을 들러리 삼아서 돈님을 더 섬기고, 예수 믿어서 삼박자 축복 받고 팔자 펴고 예수 이름으로 주식 대박이나 나고 로또가 당첨되고 벼락부자 되길 바라고 있다면, 당신의 마음 상태도 그런 돌부처 섬기는 미개한(?) 부류들과 똑같다. 동일한 목적인데 추구하는 방법만 다를 뿐, 극과 극은 통한다! 이것이 성경의 판결이다. 아시겠는가?

남과 비교하면서 나도 더 열심히 살고 분발해야겠다고 단순히 긍정적으로 다짐하는 걸 넘어...!
자신의 정당한 수입에 만족하지 못하며 자기 신세 비관하고, 남이 잘 되는 걸 배아파하고 그게 미움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탐욕이며 죄악이다.
엄친아· 엄친딸이라는 말 자체가 그런 심보가 어떤 형태로든 반영된 말이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라)

“누구누구는 강남에 번듯한 아파트 장만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월세야, ㅆㅂ” 라고 한탄하는가?
당신은 '너는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를 정확히 위반했다. 근거는 출 20:17을 찾아보면 다 나온다.
“누구누구는 30대 나이에 벌써 그랜저 뽑았는데 우리는 아직도 마티즈야” 하면서 부럽고 갖고 싶고 배가 아픈가?
약간 transform을 하자면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네 이웃의 소유 중 아무것도 탐내지 말라.' 저촉이다.
자기도 유부남인데 친구나 친인척의 배우자가 너무 예뻐 보이고 같이 자고 싶은가? 이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내가 보기엔 요즘 TV 광고, 인터넷이 전-_-부 저걸 조장하고 있다. 그러나 칼 들고 강도짓 하는 걸 금지하는 것만큼이나 하나님은 저런 것도 금지하신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교과서적으로 훈계조로 “그러니 넌 무조건 닥치고 꾹 참고, 욕심이라곤 부릴 생각도 하지 마”로만 결론을 낼 거라면 내가 이런 글을 길게 쓸 필요도 없었을 터이니, 이제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보자.

어디까지가 인간의 정당한 욕구 충족이며 어디부터가 죄악인 걸까?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도 일부 아주 완전 막장 인생이 아닌 이상, 자기도 욕심 부리고 싶어서 부리는 건 아니다.
이렇게 안 하면 이 험악한 세상에 눈 뜬 채로 코 베이고 바보 신세 되고, 뒤쳐지고 도태하는 것 같으니까 치열하게(?) 산다.

게다가 사실 알고 보면,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오로지 자식 먹여 살리고 자식을 잘 되게 해 주려고 나쁜짓 하는 사람도 많다. 성경에도 마 7:11과 눅 11:11-13에서 이런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듯이 말이다.
이런 케이스들 때문에, 직업 종교인들은 사리사욕을 안 품으려면 아무래도 가정을 아예 안 꾸리고 평생 동정-_-으로 사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천주교나 불교를 옹호하는 사람까지 있다. 음, 그럼 사랑의 열매를 허락해 준 하나님이 나빴던 것이군. -_-

인간이 말세에 자동차와 컴퓨터 같은 눈부신 기계 문명의 혜택을 입으면서 나타나고 있는 분명한 추세가 있다. 인간의 심성 내지 양심을 이젠 도저히 믿을 수 없고(그러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 대신 눈에 보이고 분명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위주로 사회 구조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반면, 하나님은 인간에게 정말 필요한 덕목과 심성은 눈에 절대 보이지 않고 측정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는가?

우리나라 교육 제도의 본질적인 문제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니 아무리 제도를 개혁해도 입시 병폐는 없어질 수가 없으며, 이렇게 땅 좁고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 낀 콩라인인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려면, 그런 형태로라도 애들 교육을 빡세게 안 시킬 수가 없다. 정말 측정해야 하는 걸 인간의 기술로 측정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 경제와 자유 경쟁 구조에서 그나마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건 돈뿐이니, 영적 조명이 없이는 세상은 결국 황금 만능주의와 양극화로 당연히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게 효율적이니까. 고삐 풀린 탐욕은 바이러스의 효과적인 매개체이다. 욕 얻어먹어도, 남들도 다 똑같이 하는데 나도 안 하면 나만 바보 되니까 어쩔 수 없다.

이제 세상은 적당히 먹고 살 만하게 지내는 중산층이라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잠 30:8의 기도 제목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의식주' 중에 주(집!)조차도 빠진 채, “생명이 붙어 있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는 걸로 만족하라”는 성경 말씀은 너무나 고리타분하고 비현실적이고 지킬 수 없는 명령인 것 같아 보인다. (딤전 6:8)

누구는 손 하나 안 더럽히고 돈으로 돈을 벌고 지내는 반면, 평생 뼈빠지게 일하고도 가난을 못 벗어날 것 같은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가난 구제는 나랏님이라도 못 한다”란 속담은 신 15:11로부터 미뤄 봤을 때 굉장히 성경적인 근거가 있는 명언이다.3) 그래서 성경이 말하는 이삭 줍기 같은 복지 제도는, 부자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독려함과 동시에 수혜자도 직접 나가서 활동을 함으로써 생존할 만큼만 식량을 모으는 등, 여러가지 바람직한 면모를 갖추고 있긴 한데... 지금은 그조차도 시행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이 악해졌으니 문제이다.

다만,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한 구조라고 해서 그 대안이, 정부에서 부자들 재산을 강제로 빼앗아서 나눠 주는 것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교도소 인권이 아무리 좋아지더라도 “어차피 할일도 없는데 사고 한번 치고 빵에나 갔다 와야지”가 될 정도로 좋아져서는 안 되고, 복지 제도가 아무리 좋아져도 신체 멀쩡한 인간이 “연금만 받으면 되니 이제 일할 필요가 없네”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 그건 정말 망조가 단단히 든 미친 사회이다.

자본주의의 온갖 병폐를 만든 것도 탐욕이지만, 사악한 사회주의· 공산주의 체계를 만든 것도 탐욕이다. 난 개인적으로 그런 식으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부추기는 복지 포퓰리즘을 혐오 수준으로 굉장히 싫어한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나라를 무슨 유럽의 복지 국가들과 비교하면서 이상하게 열등감과 피해의식 조장하는 글 내지 통계도 싫어한다. 자세한 이유는 이 자리에선 언급을 생략함.

이제 슬슬 글을 맺겠다.
지금 전세계 국가들이 경제가 어렵다고 하고, 특히 막대한 빚에 허덕이고 있다. 세계 패권 국가인 미국조차도 빚이 억소리 나는 수준이라고 하니, 이 세상에 그럼 도대체 진짜 채권자는 누구인지 궁금하다. 극소수 석유· 에너지 재벌? 돈놀이를 세계적으로 잘 하는 은행? 도대체 누굴까?

결혼을 위해 집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누가 갑자기 불치병에 걸렸다거나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어지간하면 없으면 그냥 없는 대로 분수껏 살고 싶은데 이 세상의 신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다가 돈 돌아가는 통로 어디선가 지뢰가 빵! 터지기라도 하면, 전세계 경제가 가까운 미래에 수습 불가능의 막장 패닉으로 빠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성경을 통해, 인간의 탐욕이라는 관점에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해 보았으나, 그 처방은 영적 전투를 야기하며 결국은 역시 개인의 믿음과 영적 상태에 달려 있음을 느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다고 탐욕이라는 번뇌가 극복되는 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고.. ㄲㄲㄲㄲㄲ

Notes:

1) 성경은 당연히 거짓말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며 사탄 마귀가 거짓의 아비(요 8:44)라고 말한다.
하지만 십계명의 제9계명은 쉽게 말해, 돈이나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곳에서 부당한 이익을 위해 거짓말--특히 법정에서 위증--을 하지 말라는 문맥이다. 일체의 거짓말을 무조건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가령, 좋아하는 여자를 꼬시려고-_-, 데이트 분위기를 매끄럽게 유지하려고 당장 마음에 없는 말을 좀 한 걸 갖고 나중에 하나님이 “너 임마, 그때 왜 거짓말 했어?” 라고 책망을 설마 하시겠는가?
성경의 하나님은 그렇게까지 기계적이고 융통성 없고 deterministic하기만 한 분이 아니라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ㄲㄲ

뭐 그렇다고 해서 모든 white lie가 성경적으로 다 바람직하기만 한 건 또 아닌데.. 대표적인 예로는 불치병에 걸린 환자에게 그 사실을 솔직하게 알려 주는 게 좋겠냐 하는 문제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나열하자면 글이 또 길어지니 일단은 여기까지만 쓰자.

2) 발람의 길, 발람의 잘못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까지.

3) 천년왕국은 절대로 공산주의의 이상향처럼 운영되지 않는다. 예수님이 이 세상을 다스리는 동안에도 사유 재산 제도는 건재하며, 가난한 사람과 빈부 격차는 존재한다! 사유 재산은 마치 부부간의 사생활만큼이나, 그리고 보호 모드 운영체제에서 각 프로세스의 메모리 공간만큼이나 철저하게 개인별로 보장된다.
구약 성경에 '네 포도원', '네 우물'에서 잘 먹고 잘 산다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나오던가.

Posted by 사무엘

2011/11/10 19:21 2011/11/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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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차량의 등판· 회차 요령

Q.
(1) 철도 차량이 급격한 오르막을 오르는 법
(2) 종착역에 도착한 철도 차량이 진행 방향을 돌리는 법 (대칭형 동차가 아닌 기관차+객차형 열차)

철도는 쇠로 된 궤도 위를 쇠바퀴가 구른다는 특성상 마찰이 작다. 그래서 수송 효율이 우수하여 일반 자동차보다 훨씬 더 길고 무거운 대형 차량이 연료를 적게 들이고도 쉽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특성 때문에 철도는 자동차보다 가감속이 더디고, 경사를 오르는 데도 훨씬 더 취약하다. 또한, 길이 없는 곳엔 아예 가질 못하기 때문에 회차를 할 때도 선로 차원에서의 특별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이런 크고 아름다운 덩치와 무게를 자랑하는 철도 차량은 위와 같은 두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동차에는 없는 대응 방식을 취해 왔다. 그런데, 대응하는 방식의 근본 사상이 서로 비슷한 구석이 있다.

A1. 차량 분리가 필요한 방식

(1) 인클라인: 열차를 한 량씩 별도의 크레인 시설로 끌어올렸다. 한국은 잘 알다시피 영동선 통리-심포리 사이에 딱 한 군데 있었다. 영동선이 갓 개통한 1940년부터 1963년까지 말이다. 아래는 현재까지 전해지는 유명한 사진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정도 경사의 기울기가 약 270퍼밀이었다고 한다. x축으로 1km (1000m) 이동하는 동안 y축인 위로 270m를 오르는 기울기라는 뜻이다. 일종의 탄젠트값인데, 각도로 환산하면 15도 정도 됐다고.

이건 철도 차량의 등판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기울기였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기관차+객차형 열차가 무리 없이 버티는 오르막의 기울기는 고작 35퍼밀. 각도로 환산하면 겨우 2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시절엔 기관차의 엔진 출력도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했을 텐데.

철도를 요 모양으로 만든 덕분에, 당시 영동선은 결국 이 언덕 앞뒤로 쪼개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철도로 통과할 수 없는 철도 구간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기술과 자원으로는 길을 이렇게밖에 낼 수 없었나 보다. 어지간한 요즘 버스의 공인 등판능력이 320~400퍼밀 남짓(약 18~20도)이니, 저 구배는 자동차로도 1단 기어가 필요한 만만찮은 코스이다. 아예 30도가 넘어가는 급경사는 4WD 차량 정도나 오를 수 있다.

인클라인은 통과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 동안 승객은 저기 왼쪽의 행렬에서 보듯, 열차에서 내려서 1km 남짓한 거리를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같이 뒤에서 열차를 민 건 아니고.. 요즘 같았으면 차라리 연계 셔틀버스라든가, 스키장처럼 언덕을 오르는 리프트나 에스컬레이터라도 만들었을 텐데 그 시절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었고... -_-;;; 정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게다가 승객은 그렇다 치고 화물은 어떻게 하려고?

이 악명 높던 인클라인은 이미 반세기 전에 없어져서 아래에서 설명할 루프 터널로 바뀌었다. 1km 남짓한 거리를 8.5km로 우회하여 오른다. 그래도 그렇게 우회하는 게 철도의 입장에서는 훨씬 더 월등히 낫다.

그런데 어째, 철도의 등판 한계인 35퍼밀은 바닷물의 평균 소금 농도와 같은 값(3.5%)이다. 어?? 경부 고속철의 설계 최대 구배도 이 정도이며, 오늘날 지하철이 지상-지하를 오르내리는 구간(대표적으로 뚝섬유원지-건대입구, 남영-서울역 같은) 역시 그 정도 구배라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영동선 옛 인클라인의 구배 퍼밀값 : 일반 철도 차량의 구배 한계 = 사해의 소금 농도 : 일반 바닷물의 소금 농도 = 250~270 : 35 얼추 비슷하다! 세계 지리 상식과 철도 사이의 유사점을 찾아 내는 데 성공했다. ㅋㅋㅋㅋ

(2) 전차대: 턴테이블이다. 열차를 한 량 떼어낸다는 점, 그리고 공간이 가장 적게 든다는 점에서 인클라인과 같은 급으로 분류했다. 옛날 철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골의 종착역--가령, 과거의 장항 역--에서 이런 시설을 볼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관차만 방향을 바꾸며, 객차는 위치 고정이다.
전차대는 여러 모로 옛날 철도의 유물인 게, 전기 기관차에는 팬터그래프 방식이든 제3궤조 집전식이든, 적용하기가 좀 므흣하다. 왜 그런지는 이유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기차 스핀
을 만든 용자가 있었다. 100톤이 넘는 기관차가 진짜 저 속도로 뱅글뱅글 돌면 그 원심력은... ㅎㄷㄷㄷㄷ 저기 맞으면 바로 끔살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A2. 전진· 후진과 선로 전환이 필요한 방식

(1) 스위치백: 큰 경사를 여러 작은 경사로 쪼개서, 쉽게 설명하자면 Z 자 모양으로 전후진을 반복하며 지그재그로 경사를 오른다. 우리나라는 잘 알다시피 영동선 흥전-나한정-도계 구간에 유일하게 스위치백이 있다.

이 방식은 인클라인보다야 훨~씬 더 나아졌지만, 열차를 몇 번이나 세워야 하고 진행 방향을 바꾸고 선로 전환도 하는 등, 1차원 교통수단인 철도가 수행하기에는 번거로운 절차가 많아서 불편하다. 선로가 끊어지는 곳까지 후진을 하는 건 기관사의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있는 작업이고, 뒤를 봐 주는 승무원도 필요하다.
그래서 스위치백을 아래의 루프 터널로 대체할 거라고 5~6년 전부터 얘기가 있었지만 2010년 현재까지도 영동선의 스위치백은 건재한 실정이다.

(2) 스위치백과 비슷한 발상으로 열차를 회차하는 방식은 바로 삼각선이다. 간단하다. Y자 모양의 선로에서 전진→선로 전환→후진→선로 전환→전진. 자동차로 치면 수직 T자형 주차와 비슷한 동선이다.
이 역시 주행과 정지를 반복해야 하고 선로가 끊어지는 곳까지 추가 진행이 필요하기 때문에, 덩치 큰 철도 차량에는 위험 부담이 있다.

A3. 루프

(1) 오늘날 대세가 되고 있는 방식은, 마치 나사처럼 경사를 빙글빙글 돌면서 오르는 루프이다(터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로는 똬리굴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열차의 동선이 마치 뱀이 똬리를 동그랗게 튼 꼴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중앙선에는 금교1터널, 죽령 터널이 이 방식으로 건설되어 있다.
건설하는 데 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선로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흠이 있지만, 열차를 세우지 않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통과시킬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2) 회차를 하는 데도 동일한 아이디어가 적용된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응암 순환 구간을 생각하면 바로 이해될 것이다. 루프를 한 바퀴 돌면 자동으로 열차의 방향이 바뀌니 얼마나 좋은가?
부지가 충분히 넓은 일부 철도 차량 기지(지하철 포함)에도 변두리에는 차량을 이렇게 돌릴 수 있는 선로가 존재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1/11/08 19:29 2011/11/0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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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 인증샷

본인은 개인 홈페이지를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시기에 이곳으로 유입되는 걸 목격했다. 그들 중 일부는 다시 이곳을 떠나고 발길을 끊기도 했으나, 본인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그런데, 이거 참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해야 하나?
이 홈페이지의 창립-_- 순간부터 함께하면서 본인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상당수 공유해 온 친구가 있다. 그야말로 이 홈페이지에서의 짬밥 서열로 치면, 가히 압도적인 랭킹 1위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A class에 속하는 사람이 그 친구뿐인 건 아니다. 지금도 A class에 속하는 분들이 매일 내 홈페이지에 온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현역-_-에서는 물러났고, 딱히 이곳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댓글은 거의 안 남기거나 아주 가끔 단다. ^^;;; 본인은 활동을 안 하더라도 그들의 시선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적절한 상황에서는 전관예우(?)도 할 것이다.

그 A class 중, 본인이 언급하고자 하는 그 친구가 내 홈페이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을 때 그는 겨우 초등학생이었다. 허나, 그가 육신의 연령을 초월하여 내가 쓰는 각종 어려운 글과 민감하고 질긴 글들을 잘 이해하고 개념 있는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나에게 적지 않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본인의 부모님조차 칭찬하셨을 정도이다.

그 친구가 최근, 군복무를 잘 마치고 제대했다.
걔가 군대에 간 동안 내게는 자가용이 생겼다. ㅋㅋ
걔를 1년이 넘게 못 보기도 했고, 내 홈페이지 VIP의 제대를 축하하기 위해 본인은 선뜻 차를 몰고 나가서 드라이브를 시켜 줬다.

믿거나 말거나 그 친구도 철덕이다.
경춘선 전철은 군 복무 기간 도중에 개통했는데, 휴가 나와 있을 때 이미 전구간 다 타 봤다고 한다. ㄷㄷㄷ;;

그래서 나는 이왕 차를 가져간 김에,
영업 중인 열차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철도를 답사하는 코스를 제안했다.
바로...

서울 교ㅋ외ㅋ선ㅋ

서울 외곽에 천혜의 경치를 자랑하던 이 철도 노선은 수지가 안 맞아서 지난 2004년 고속철 개통과 함께 여객 영업을 중단한 비운의 노선이다. 게다가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그쪽까지 전구간 개통하면서 이 철도는 더욱 잉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주 장기적으로는 여타 서울 우회 간선 철도들과 연계하여 복선 전철로 개량될 거라고는 하던데...)

말로만 듣던 교외선을 자가용으로 답사하다니!
기대에 찬 마음으로 서울 북부로 향했다. 국도 39호선이 교외선 구간을 나란히 따라간다.

아래 사진은 벽제 역 주변 사진이다.
답사를 간 당시, 날씨는 최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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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은 다들 단선 승강장 형태인가 보다.
일본에 있는 1량짜리 디젤 동차라도 다니면 무척 운치 있을 것 같은데.
교외선은 폐선이 분명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로의 상태가 생각보다 열악해서 녹이 슬고 잡초가 나 있었다.

언젠가는 가 보고 싶었는데 혼자 가기에는 좀 뭣했던 곳엘 후배 철덕 동지와 함께 가서 인증샷을 남기게 되어 기쁘다. 그 친구에게도 좋은 선물이요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는 곳이 서울 서남쪽이면 광명 역이나 김포 공항 근처, 7호선 천왕 차량 기지 일대를 생각하고 있었고
동남쪽이면 철도는 없으니 외곽의 각종 그린벨트 지대를 가려고 했다.
하지만 강북에서는 교외선, 중앙선, 경춘선 코스가 적절하다. ^^

시내는 도로가 너무 막히고 반대로 대중교통도 잘 돼 있으니, 차를 몰고 가는 메리트가 거의 없다. 그러니 교외로 나가는 게 이익이다. 거기가 주차 걱정도 없고.
차가 있으니까 좋긴 정말 좋다. ㅋ 이동의 무한한 자유는 정말 느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것이다. 세상에, 내게도 차를 몰고 교외선을 답사하는 날이 오다니!

Posted by 사무엘

2011/11/06 19:16 2011/11/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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